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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영재 발굴하고 키우는 '전북음악아카데미'

무지개는 하늘에만 뜨는 게 아니다. 전북대학교 음악과 교수들이 음악 영재를 발굴하고 키워내기 위해 분투하는 찰나에도 무지개는 반짝 스친다. 연습실과 강단에서 교수들이 흘린 땀과 그리고 그들이 맛본 행복과 보람의 결정체가 만들어 낸 무지개. 그러니 얼마나 농도 짙은 무지개일까. 전북음악아카데미 백희영 센터장과 강효정 부센터장이 무지개를 본 건 국제콩쿠르 무대도 객석 1000석 규모의 클래식 전용 극장도 아니었다. 전북대학교 예체능관에 마련된 10평 남짓한 연습실이었다. 전북음악아카데미 수업을 듣기 위해 매주 토요일 연습실을 찾는 초등학교 2~3학년 학생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고, 반짝이는 눈빛으로 집중하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사명감을 느꼈다. 1988년부터 전북대 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인 백희영 센터장은 “전북지역 학생들이 서울로 올라가지 않아도 질 좋은 음악 교육을 받고 더 큰 꿈을 펼치길 바랐다”며 “열악한 교육 현실을 개선하고 싶던 찰나에 전북교육청에서 음악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제안해 음악아카데미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전북대학교와 연계해 추진하고 있는 ‘전북음악아카데미’사업은 2020년에 시작됐다. 도내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학생 중 클래식 음악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전북음악아카데미는 봄 학기와 가을학기로 나눠 매주 토요일에 4시간씩 총 20주간 진행된다. 피아노와 현악, 관악, 성악, 작곡 등 전공분야를 5개로 세분화해 전문 교육과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 여름방학에는 마스터클래스와 오케스트라 집중교육, 예술융합 교육 등을 무료로 진행해 음악적 성장에 집중한다. 첼리스트인 강효정 부센터장은 “각종 연주회가 서울에만 집중되어 있어 학생들이 예술적 안목을 키우는 게 쉽지 않다”며 “그래서 더욱 좋은 강사를 섭외하고 여름방학에 다양한 커리큘럼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희영 센터장과 강효정 부센터장은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토요일 하루를 온전히 전북음악아카데미에 투자한다. 대학교 못지않은 커리큘럼과 멘토제를 도입해 학생끼리 소모적인 경쟁을 막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이 고액의 교습비용이 부담돼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교육비 전액을 지원한다. 음악아카데미 사업은 단순히 경제적 도움을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프로그램을 거친 학생들은 대부분 음악 이상의 배움을 얻었다고 입을 모은다. 아카데미를 수료한 한 학생은 “비슷한 꿈을 꾸는 친구들과 서로 교류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 아카데미를 수료한 학생들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선화예고 서울예고 예원학교 등 국내 유수의 음악대학에 진학해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들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묵묵히 예술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꾸준히 도움을 주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백 센터장은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지역에서는 음악하기 어려운데 이런 프로그램이 정말 필요하다”며 “교육청 지원으로 6년째 사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프로그램을 확대하기엔 예산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교육은 연속성이 생명이다. 전북대 음악과를 중심으로 영재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단순 지원을 넘어 대학교가 흡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5.22 17:42

7만명 발길이 만든 한옥마을 속 문화공간, 하얀양옥집 개관 1주년

53년 만에 도민의 품으로 돌아온 ‘하얀양옥집’이 개관 1년 만에 약 7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며 전북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22일 재단에 따르면 1971년 준공돼 역대 전북도지사 관사로 사용되던 2층 양옥집이 지난해 5월 도민에게 개방되며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개방 이후 전시·공연·체험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운영됐고 1년 간 약 7만여 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추석 연휴와 5월 황금연휴 기간에는 일일 평균 1000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된다. 재단은 하얀양옥집을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닌 도민 모두가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하반기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화 할 계획이다. 개관 이후 청년 예술작가 전시회를 비롯해 인구소멸 위기 지역인 완주 화정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전시를 기획 진행하는 등 공간에 삶의 이야기를 더해 특별한 감동과 경험을 제공했다. 또한 전주세계소리축제, 전주국제영화제, 전북여성단체연합 등과 협력해 연계사업을 진행했고 아트마켓, 팝업스토어, 마술쇼 등 도민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문화행사도 꾸준히 운영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장애인 및 장애 예술인 전시 △전주의 옛 사진전 △인구소멸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공간 활용 프로젝트 등 도내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기획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가정의 달을 맞아 세이브더칠드런과 협업해 ‘어린이가 쓰는 어린이날 선언문’을 활용한 체험형 전시와 아동권리영화제 수상작을 상영하는 팝업 영화관 등 아동권리 증진을 위한 참여형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5.22 17:41

“그날의 광주를 걷다”⋯ 5·18 민주화운동 45주년, 현장을 찾아서

광주는 늘 멀리 있었다. 책 속에서, 교과서의 한 구절에서, 뉴스 화면 너머에서 1980년 5월을 바라보았을 뿐이다. 하지만 그날, 흐린 하늘 아래 광주 땅을 직접 밟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됐다. 이곳의 시간은 단지 과거에 머물지 않고, 여전히 오늘을 울리고 있다는 것을.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직접 그 현장을 찾고 나니, 그날의 광주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5·18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광주광역시(당시 광주직할시)에서 벌어진 대규모 민주화 항쟁이다. 시민들은 계엄령 해제, 전두환 군부 퇴진, 자유와 인권 보장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주관한 ‘2025 전국 기자 초청 5·18 역사 기행’에 참여해 지난 15일 하루 동안 광주의 주요 사적지를 둘러보았다. 첫 일정은 오전 9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는 참배로 시작됐다. 빗줄기 속에 울려 퍼진 ‘님을 위한 행진곡’은 가슴 깊숙한 곳을 울렸다. 비가 내렸다 멈추기를 반복했고, 그 속에서도 참배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묘역 한가운데, ‘고교생 시민군’ 문재학 열사와 친구 안종필 군의 묘 앞에 섰을 땐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했다. <소년이 온다> 속 소년은 실제로 존재했고, 꽃도 피우기 전에 스러졌다. 이름 모를 열사들과 더불어, 어린 희생자들의 묘도 줄지어 있었다. 어떤 묘비에는 ‘비상계엄령’이 무엇인지도 모를 아이의 이름이 남겨져 있었다. 마음이 내려앉았다.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던 사람들이 이 땅의 자유를 위해 그렇게 떠났다는 사실이, 그제야 피부에 와닿았다. 참배를 마친 뒤, 전남대학교로 향했다. 오늘의 전남대는 여느 캠퍼스처럼 평화로웠다. 학생들이 삼삼오오 걷고, 벤치에 앉아 웃고 떠드는 모습은 일상 그대로였다. 그러나 이날 해설을 맡은 5·18기념재단의 김용철 오월지기는 이렇게 말했다. “전남대 곳곳이 당시 항쟁의 현장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이 평화는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그날의 젊은이들은 총칼에 맞섰고, 거리로 나섰으며, 때로는 숨죽이며 도망쳐야 했다. 현재와 과거가 겹쳐지지 않던 그 풍경 속에서, 오히려 과거의 시간이 더욱 또렷이 다가왔다. 마지막 일정은 전일빌딩245. 시민군의 주요 거점이자, 지금은 5·18 당시 헬기 사격의 흔적이 남은 공간이다. 벽과 천장 곳곳에 박힌 총탄 자국은 그 자체로 역사의 증언이었다. 해설이 없어도, 설명이 따로 필요 없어도, 콘크리트를 뚫고 남겨진 탄흔은 1980년 5월의 광주가 단순한 슬픔의 공간이 아니라, 치열했던 저항의 장소였음을 말해주었다. 짧은 하루였지만 그 울림은 오래 남는다. 타지역 출신 기자로서 처음 마주한 광주의 5월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의 민주주의는, 그렇게 목숨을 걸고 지킨 누군가들의 용기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을 절감한 하루였다. 기억은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광주는 광주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날의 시간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자, 내일을 살아갈 이들의 유산이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5.18 15:52

전주전통술박물관, '2025 길 위의 인문학' 공모사업 최종 선정

전주전통술박물관(관장 박소영)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도서관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2025 길 위의 인문학'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박물관은 '알코올 노마드를 위한 소믈리에 입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 유일하게 와인, 사케, 전통주를 통합한 독창적인 구성으로 △와인 인문학(4강) △사케 인문학(3강) △전통주 인문학(4강)으로 이루어진다. 각 강의는 술의 역사와 문화, 양조 방법, 테이스팅 기법 등을 아우르며, 이론 교육뿐만 아니라 시음, 체험, 탐방이 결합된 입체적인 참여형 인문학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특히 세계 각국의 술 문화를 비교하며 지역성 ,기후, 사회적 배경까지 아우르는 강의 내용은 일반 대중에게 술을 통한 문화의 상대성과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그램은 오는 6월 21일부터 9월 6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전주전통술박물관 및 외부 탐방지에서 진행된다. 만 19세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각 과정별 수료자에게는 '소믈리에 인문학 수료증'이 발급된다. 참가 신청은 6월 초 박물관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접수할 수 있으며, 각 과정 정원은 24명으로 선착순 마감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술을 통해 사람과 지역, 문화를 연결하는 인문학적 여정"이라며 "국비 지원을 통해 시민들에게 더욱 심화된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뜻깊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5.18 15:50

전주 '공예문화' 꽃 피우다…2025 공예주간 16일 개막

전주에서 지역 공예인과 시민, 관광객이 함께하는 공예 문화축제 막이 오른다.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최락기)은 16일부터 25일까지 ‘2025 공예주간 거점도시’ 행사 일환으로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공예주간 행사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공예마을여정 : 유람기’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공예주간은 지역 공예인과의 공생을 바탕으로 공예문화를 공유하고, 즐기는 공락의 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예주간에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공예유람 스팟 △지역 작가와 함께하는 ‘놀공’체험 △공예 유람 마켓 △공예 유람단 △공예 놀이터 등 다채로운 체험과 전시, 마켓 프로그램 등이 운영된다. 공예놀이터 모습. 사진=전주문화재단 제공 ‘공예유람 스팟 전시’는 공예품전시관 마중관, 인형극 체험관, 탐미주의 등 한옥마을 내 3개 전시 공간을 순회하며 관람하고 스탬프 투어도 즐길 수 있는 복합체험 콘텐츠로 구성됐다. 이외에도 지역 공방이 참여하는 체험 프로그램과 마켓 등 일반 참여처 중심의 행사도 함께 열려 공예주간의 풍성함을 더할 전망이다. 최락기 대표이사는 “이번 공예주간은 전주만의 정체성과 색깔이 담긴 공예문화를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지역 공예의 가치를 높이고 보다 많은 이들이 공예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꾸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최·주관하는 공예주간은 손으로 빚어내는 예술, 생활 속에서 피어나는 공예문화를 주제로 매년 전국 단위로 열리는 공예문화 축제이다. 지역 중심의 공예 콘텐츠를 발굴해 대중에게 공예문화를 확대하고자 기획됐다. 올해는 공예 거점도시로 전주를 포함해 강원도 고성과 부안 등 3곳이 선정됐다. 전주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선정돼 대한민국 대표 공예 거점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5.15 16:07

'애니메이션 산업' 뜨는데 전북은 거북이 걸음, 중장기 전략 필요

애니메이션 산업이 국가 전략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어 전북에서도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요구된다. 애니메이션 산업은 영화∙게임∙광고 등의 영상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캐릭터 상품과 테마파크 등 연관 산업으로의 확장성이 높아 성장 잠재력이 크다. 더욱이 국가와 문화의 영향을 적게 받고 수용성이 높아 세계 시장 진출에 용이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애니메이션산업 백서’를 보면 전년도 애니메이션 매출액은 1.1 조원으로 전년(2022년)대비 23.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디어 환경이 OTT 등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애니메이션 수요가 청∙장년층으로 넓어지면서 최근 3년간 온라인 애니메이션 제작도 연평균 57.9%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애니메이션 산업 진흥계획을 수립하고,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전북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걸음마 단계 수준이다. 13일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도내에서 활동하는 애니메이션 기업 수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624개 기업 중 9개 기업(1.4%)에 불과했다. 애니메이션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매니지먼트사와 플랫폼 기업 등이 부재하고, 콘텐츠 개발을 위한 제작 지원 사업도 3~4건에 불과해 타 시도와의 경쟁에서 차별성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도내에서 활동 중인 토스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장인복 대표는 “지역에 (애니메이션) 기업이 없다 보니 지자체에서도 지원을 소극적으로 한다”며 “애니메이션 산업에 지원과 투자가 이뤄져야 창작자들도 전북으로 눈을 돌리는 데 아예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려면 사람이 모이고, 지원이 활발해야 하지만 현재 지역 애니메이션 산업은 그저 콘텐츠 산업의 한 꼭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부터 부천국제만화마켓을 지역특화 마이스 육성 사업으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으며 네이버 웹툰 등 대기업을 보유한 IP(지적재산권)를 중소기업이 함께 활용하여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전남도 역시 2023년부터 순천에 애니메이션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에는 애니메이션 클러스터가 기회 발전 특구로 선정돼 올해 6월까지 관련 기업 18개사가 입주할 예정이다. 전남에서 제작 지원한 애니메이션 ‘금마 왕자와 월출산 낭자’는 모스크바 국제 어린이영화제 상영작으로 선정되며 유의미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광주에서도 애니메이션∙웹툰∙게임 등 콘텐츠 분야 실무교육과 기업 연계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GCC(광주 실감 콘텐츠 큐브)사관학교’를 운영하며 지역기업 발굴과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은 ‘애니메이션’ 한 분야에만 지원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입장이다. 지역 콘텐츠 산업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산업만 특화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오준교 진흥원 문화 콘텐츠사업 팀장은 “홀로그램, 일러스트, 웹툰 등 콘텐츠 산업이 여러 가지이다 보니 애니메이션 산업만을 위한 활성화 전략은 아직 없다”며 “산업이 구축되려면 인재 양성이 가장 핵심이다. 진흥원에서도 (애니메이션) 예비 창작자들을 지원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5.13 17:19

남원 출신 무용가 장순향, 제1회 이애주 춤 문화상 수상

남원 출신 무용가 장순향(63) 씨가 제1회 이애주 춤 문화상의 주인공으로 선정돼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애주문화재단은 지난 10일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장 씨가 ‘시대창작’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고(故) 이애주 선생은 국가무형문화재 ‘승무’ 보유자로, 승무·살풀이·태평춤·태평무 등 우리 전통춤의 맥을 계승하고 법통을 지켜온 인물이다. 한성준-한영숙-이애주로 이어지는 한국 무용사의 굵직한 계보를 만든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1980년대 민주화 열기 속에서 ‘바람맞이춤’, ‘썽풀이춤’ 등 시대춤을 선보이며, 현실 사회에 예술로 참여한 실천적 전범이자 ‘시대의 춤꾼’으로 불렸다. 2021년에는 이애주문화재단을 설립했고, 같은 해 5월 타계했다. 그의 고귀한 춤 철학과 실천 정신을 계승하고, 한국 춤 발전에 공헌한 무용인을 선정해 수여하는 이애주 춤 문화상은 이애주문화재단(이사장 유홍준)이 제정했으며,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한다. 장순향 씨는 이애주 선생의 실천적 춤 활동 정신을 잘 구현하며, 오랜 시간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수많은 ‘시대창작춤’을 무대에 올린 헌신과 열정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장 씨는 “무턱대고 선생님을 찾아갔던 1983년, 하룻밤 연습 후 한양대 노천극장에서 춘 춤이 제 첫 시대춤이었다”며 “이 상은 저뿐만 아니라 거리에서 외롭고 힘들게 활동하는 후배들과 동료 민중 춤꾼 모두에게 주시는 상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생전에 백기완 선생이 해주신 ‘기죽지 마라’는 말이 제겐 가장 큰 응원이자 ‘빽’이었다. 오늘의 이 상도 그와 같은 큰 응원이라 생각하며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유홍준 이사장은 “전통춤과 시대춤의 흐름을 이어가는 후배들을 격려하고, 이애주의 춤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세상에 알리고자 이 상을 제정했다”며 “제1회 수상자가 상의 방향을 정한다. 앞으로도 이 정신이 다음 세대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전통계승’ 부문 수상자로 김연정 씨(이애주한국전통춤회 부회장, 국가무형문화재 승무 이수자)가 함께 선정돼 상을 수상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5.13 16:41

세종대왕 나신 날이 스승의 날?⋯국민 10명 중 8명 "몰랐다"

국민 10명 중 8명이 세종대왕 나신 날이 스승의 날의 유래라는 것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처음으로 맞이한 세종대왕 나신 날을 축하하기 위해 국어문화원연합회와 온라인으로 세종대왕의 생신과 업적에 관한 국민의 생각을 조사했다고 13일 밝혔다. 조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일주일 동안 총 1077명이 참여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고 문화국가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2025년부터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날인 5월 15일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조사에서는 세종대왕이 태어난 날을 아는지, 여성 관노비에게 130일의 출산 휴가를 준 왕이 누구인지, 논밭의 세금 제도에 관한 대규모의 여론조사를 시행한 왕이 누구인지 등 업적에 관해 물었다. 조사 결과 국민 76.3%는 세종대왕 나신 날이 언제인지, 세종대왕 나신 날과 스승의 날 간 관계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었다. 국민 10명 중 8명은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만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국가기록원 자료 등에 따르면 스승의 날은 1958년 충남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병을 앓고 계신 선생님을 보살피는 봉사활동에서 시작됐다. 1964년 5월 26일을 은사의 날로 기념하다가 1965년부터 교원단체가 중심이 돼 겨레의 참 스승을 본받자는 뜻을 담아 세종대왕 나신 날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한 것이다. 당연히 올해부터 세종대왕 나신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는 사실(78.7%)도 대부분 몰랐다. 조사에서는 농업 장려, 출산 휴가, 인재 양성, 최초의 여론조사 시행, 과학 수준 향상 등 세종대왕의 업적에 대한 국민 생각도 확인했다. 세종대왕은 1426년 관청에서 일하는 여성 노비의 출산 휴가를 7일에서 100일로 늘렸다. 1430년에는 아이를 낳은 달의 30일을 추가해 모두 130일의 출산 휴가를 줬다. 1434년에는 아이 낳은 여성 노비의 남편에게 30일 휴가를 주는 등 백성의 복지 정책에 힘을 쏟았다. 이러한 세종대왕의 출산 휴가 정책을 알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 국민 60.7%는 세종대왕의 업적을 정확히 알고 있다고 답했다. 나머지 39.3%는 정조·영조 등 다른 왕의 정책이라고 잘못 응답했다. 또 세종대왕은 1430년 3월 5일부터 8월 10일까지 전국 백성 17만여 명을 대상으로 논과 밭에 대한 세금 제도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를 처음 시행하기도 했다. 당시 찬성 9만 8657명, 반대 7만 4148명의 결과를 얻어냈다. 이 사실을 국민 58%는 알고 있었으며 42%는 모르고 있었다. 연령별로는 50∼60대가 평균 66.2%로 비교적 많은 사람이 알고 있었지만 10대는 36.3%만 알고 있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여성 관노비에게 출산 휴가 130일을 주고 토지 세금 제도에 대한 대규모 여론조사 등을 시행한 세종대왕의 정책은 모두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왔다. 당시 상황을 생각하면 정말 존경스럽다"면서 "세종대왕의 업적을 널리 알리고 앞으로 5월 15일 세종대왕 나신 날이 온 국민이 함께 축하하고 기리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5.05.13 13:55

전북 곳곳에서 펼쳐지는 거리극 축제…'노상놀이야' 공연 시동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이 '2025 전북특별자치도 거리극축제 노상놀이야' 공연을 도내 5개 시군에서 74회 펼친다고 12일 밝혔다. 거리극축제 노상놀이야는 도내 대표 거리예술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2017년부터 시작해 올해 9년째를 맞았다. 오는 5월부터 11월까지 전주, 익산, 남원, 진안, 고창의 주요 관광지에서 펼쳐진다. 올해 참여하는 시·군 및 수행단체는 △전주 합굿마을문화생산자협동조합 △익산 국악예술원 소뢰뫼 △남원 협동조합 지리산권마실 △진안 전라좌도진안중평굿보존회 △고창 아트컴퍼니 고풍 등 5곳이다. 각 지역은 고유의 역사와 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특색 있는 거리극을 구성했다. 전주에서는 5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30분 전주한옥마을 청연루와 경기전 일대에서 동학군 이야기를 기접놀이와 마당극으로 풀어낸 '한옥마을 전통연희 퍼레이드'를 선보인다. 다만 7월과 8월은 혹서기로 인해 공연을 쉬어간다. 익산에서도 5월부터 10월까지 매월 지정된 날 오후 2시에 익산미륵사지에서 백제무왕의 이야기와 즉위식을 취타대 및 마당극 형식으로 재현한 '백제무왕 납시오'를 공연한다. 6월부터 8월은 휴연한다. 남원 광한루 일대에서 삼수관과 도예이야기를 주제로 한 연희극 '도자기 둥딱!'이 5월부터 9월까지 열린다. 매주 일요일 오후 3시에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진안에서는 6월부터 11월까지 월별 공연 일정에 맞춰 오후 1시 진안 마이산 탑사 거리 일대에서 '마이산 놀이길 산울림' 무대를 선보인다. 마이산 탑사 거리 일대에서 마이산과 금척 관련 설화를 농악 퍼포먼스로 구성한 공연이다. 마지막으로 5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에 고창읍성에서 '흥따라 멋따라 딴따라' 공연이 열린다. 고창읍성에서 대형 깃발과 함께하는 대규모 농악 퍼레이드 형태의 공연이다. 자세한 공연일정은 재단 누리집 문화관광달력을 참고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5.12 14:47

신석정기념사업회 '윤동주 시인·윤봉길 의사 항일투쟁 발자취 따라'

신석정기념사업회(이사장 윤석정)는 지난달 28일부터 5월 1일까지 ‘조국의 별을 헤아리다’ 역사문화기행을 개최했다. 이번 기행은 ‘독립운동의 자취를 따라서’를 부제로 우리나라가 주권을 잃었을 때 일본 땅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했던 윤동주 시인과 윤봉길 의사의 자취를 찾았다. 기행은 일본 교토 도시샤 대학에 자리한 윤동주 시비와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 윤봉길 의사 임장지적비(묘비) 등 일본 땅에서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독립운동의 역사 유적을 둘러보며 독립을 위한 숭고한 희생을 느끼고 감사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기행에 함께한 도내 문인들은 도시샤 대학에 위치한 윤동주 시비에 방문해 시를 낭송하고, 윤동주 시인이 하숙집에 세운 교토예술대학 다카하라 캠퍼스로 이동해 일어판으로 된 사화전도 열였다. 또 이들은 윤봉길 의사 임장지적비도 찾아 헌주하고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석정 이사장은 “주권을 되찾기 위해 타국에서 투쟁과 헌신으로 독립운동을 펼친 윤봉길 의사와 윤동주 시인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선열들이 지켜주신 아름다운 대한민국 국민으로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 잊지 말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 석정문학회 회장은 "윤봉길 의사의 기념비 주변 낮은 산에서 벌목하는 기계 소리가 크고 무서웠다. 그래도 동백꽃은 붉디붉게 피어나고 있었다"며 "우리가 대한민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계속 피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5.11 16:49

19세기 조선시대 '어벤저스'⋯동학농민혁명 숨겨진 영웅은

프랑스에 봉건 제도의 막을 내린 ‘프랑스 대혁명’이 있다면 한국에는 항일 전쟁과 독립운동의 밑거름이 된 ‘동학농민혁명’이 있다. 현대 촛불 운동의 전신이나 다름없는 한국 최초의 민중항쟁, 동학농민혁명이 131주년을 맞았다. ‘동학농민혁명’ 하면 먼저 녹두장군 전봉준과 그와 뜻을 함께하는 민중의 비장한 얼굴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전봉준의 이름과 달리 함께하는 민중의 이름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 실정이다. 전북일보가 동학농민혁명 131주년을 맞아 역사 속 숨겨진 영웅 이야기를 소개한다 동학농민혁명은 19세기 초 반봉건·반외세의 가치를 내걸고 일어난 민중항쟁이다. 당시 민중은 부패한 봉건 사회 지도층과 외세의 조선 침략에 대항해 들고 일어섰다. 억압과 폭정에 억눌려있던 민심이 폭발한 시작점은 지금의 정읍시인 전북자치도 고부였다. 1894년 초, 고부의 군수였던 조병갑이 탐관오리로서 온갖 폭정을 저지르자 전봉준을 필두로 들고 일어선 민중이 그를 몰아내고 수탈의 상징인 만석보를 허물었다. 만석보는 조병갑이 농민을 강제로 동원해 만든 보로 그동안 농민에게 상당한 규모의 물세를 받아왔다. 이후 조정은 조병갑을 처벌하고 임시 파견 관리 이용태를 파견해 사건을 수습하고자 했으나 이용태는 사건을 일으킨 농민들을 동학교도로 몰며 억압을 이어갔다. 이에 1894년 9월 전봉준을 비롯한 농민들은 사발통문을 띄워 궐기를 호소해 대규모 농민군을 형성했다. 그러나 훈련을 받은 군인이 아니었던 그들은 이어진 1차, 2차, 3차 봉기에서 패배하며 후퇴를 거듭했다. 그해 말 전봉준이 순창 피노리에서 체포되어 한양으로 압송되자 그와 뜻을 함께하던 민중들도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전봉준을 순창 피노리까지 안내한 동학군의 선봉장 차치구 장군 또한 쫓기는 신세를 면할 수 없었다. 차치구는 전봉준의 체포 소식을 듣자마자 정읍군 소성면 광주골에 위치한 그의 친우 최재칠의 안내로 근처 산속에 은신했다. 동학농민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1893년, 전봉준은 차치구를 찾아와 동학군 선봉장 자리를 제안했다. 그러나 차치구가 이를 완강히 거절하자 전봉준은 그의 친우 최재칠을 찾아가 설득을 부탁했다. 최재칠의 간절한 설득으로 차치구는 동학교도로 입적하지 않는 조건으로 선봉장 자리를 승낙했다. 당시 최재칠은 독자로 태어나 노부모를 모시고 어린 아들과 사는 탓에 출정하지 못했다. 대신 자신의 삶터인 광주골에서 대나무 죽창 1000개를 깎아 차치구에게 전달했다. 그 결과가 차치구 장군의 피신으로 이어지니, 최재칠은 가족들도 모르게 은신처를 마련한 후 그를 한 달 동안 보호해 행동에 책임을 졌다. 그러던 중 차치구 장군과 절친인 최재칠을 의심한 지방 관료 윤석진이 그를 붙잡아 고문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끝없는 고문에도 최재칠은 차치구의 은신처를 발설하지 않았지만, 이를 보다 못한 차치구가 스스로 나와 붙잡혔다. 그러나 격분한 윤석진은 일본군 입회 참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차치구 장군을 그 자리에서 즉결 처형하고 만다. 최재칠 또한 죽음을 직감하고 있던 때, 그들의 우정에 감읍한 일본군 입회 참위가 호의를 베풀어 참형을 면하게 되었다. 현재 차치구와 그의 친우이자 조력자였던 최재칠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로 등록돼 있다. 이들을 비롯한 독립운동·민중항쟁 역사 속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는 그들의 주변인·후손의 구술을 하나의 책으로 엮은 <원군교를 감시한 어느 한국인 순사의 증언>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문채연
  • 2025.05.11 00:06

[안성덕 시인의 '풍경'] 눈을 막고 귀를 뜨고

깍깍 깍 미루나무 우둠지 까치네요. 포르릉, 놀란 참새가 날아갑니다. 개개비는 마른 갈 숲에 내려 팥알보다 작은 심장을 할딱거립니다. 징검돌 틈을 빠져나가는 냇물, 있으나 없었습니다. 가끔 물멍이나 하던 삼천 변에 앉습니다. 한나절 눈을 막고 귀를 뜹니다. 여태 못 본 안 보이던 게 들립니다. 자꾸만 목청을 돋우는 까치에 놀란 왜가리가 행여 제 숨 새어 나갈세라 입을 틀어막습니다. 버들치에게 들켰을세라 먼산바라기 딴청입니다. 건너편 친구네 마당엔 벌떼 붕붕거리던 모과나무 분홍 꽃잎이 하롱하롱 내렸겠지요. 꽃진 자리에 딱지 앉았겠지요. 문풍지 바르는 가을이 오면 세상은 노랗게 모과 빛으로 밝겠지요. 가까워졌다 멀어지는 구급차가 바쁠 것 하나 없는 봄날을 재촉합니다. 구구거리는 재 너머 멧비둘기 세레나데도 어제보다 한 뼘은 더 깊어졌고요.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으나 놓친 것 많았습니다. 비행기나 기차만 보이던 유년의 관성이겠지요. 이제 어떤 시인처럼 “비 가는 소리”도 챙겨야겠습니다. 새 만년필에 초록 잉크 가득 넣은 갈대처럼 또박또박 개개비 노래 받아적겠습니다. 꾀꼬리 날아든 오동나무는 분명 거문고 가락 들려줄 겁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5.05.10 08:00

어린이날 맞이, 도내 문화기관 가족 맞춤 프로그램 '풍성'

어린이날을 앞두고 지역내 문화기관들이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시와 공연, 체험행사 등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를 한눈에 정리했다. 의미 있는 하루를 계획 중이라면 참고해볼 만하다. △전주문화재단, 시민 참여형 문화 프로그램 ‘풍성’ 전주문화재단(대표 최락기)은 가정의 달을 맞아 전주를 무대로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팔복예술공장에서는 유아 대상 예술놀이 프로그램 ‘유아예술놀이터’가 5월 한 달간 매주 토·일요일 정규 상설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같은 공간에서는 3일부터 5일까지 ‘2025 전주호주문화주간’의 일환으로 호주 아트플레이와 협력한 어린이 대상 워크숍도 진행된다. 또 17일에는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에서 전주시립극단의 낭독극 ‘청개구리 또또와 꾸러기들’이 공연돼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우리놀이터 마루달, 공예품전시관, 한지산업지원센터 등 재단 내 다양한 공간에서 문화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자세한 정보는 전주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립미술관, 전통 놀이 현대적 체험으로 재해석 전북특별자치도립미술관(관장 이애선)은 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특별 행사를 연다. 미술관 야외광장에서는 전통 놀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화전(畵展)놀이’가 진행된다. 관람객들은 분필을 이용해 바닥에 꽃을 그리며 자연을 배경으로 자유롭게 예술을 창작하는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우천 시에는 실내 체험으로 대체되어, 1층 체험실 옆에서 클레이를 활용한 ‘니 똥, 내 똥, 칼라똥’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현재 전시 중인 ‘박민평: 변주된 풍경’ 전은 7월 13일까지 이어지며, 전북미술사의 흐름을 담은 풍경화 105점이 소개된다. 행사 및 전시 관련 정보는 미술관 누리집 및 인스타그램(@jeonbuk_museumofart)에서 확인 가능하다. △국립민속국악원, 국악뮤지컬 ‘별이와 무지개다리’ 재공연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김중현)은 어린이날인 5일, 어린이 국악뮤지컬 ‘별이와 무지개다리’를 다시 무대에 올린다. 반려견과의 만남과 이별을 주제로, 국악과 동화적 상상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지난 3월 초연 당시 큰 호응을 얻었다. 공연은 36개월 이상 관람 가능하며, 전석 무료다. 약 70분간 진행되는 공연은 관객 참여 요소와 감정 표현 활동도 포함되어 있어 가족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다. 예매는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전주시새활용센터, 창의 체험 ‘돌연변이 워크숍’ 운영 전주시새활용센터(센터장 이은주)는 현재 진행 중인 기획 전시 ‘플라스틱 정글탐험대–장난감의 역습’의 연계 프로그램으로 ‘돌연변이 워크숍’을 5일 개최한다. 참가자들은 버려진 장난감을 분해하고 새롭게 조합해 자신만의 예술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새활용을 경험하게 된다. 자원 재활용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는 기회다. 자세한 문의는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063-231-6600, 6601)으로 하면 된다. △국립전주박물관, 공연과 체험이 어우러진 ‘어린이축제’ 개최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어린이축제’를 개최한다. 오후 3시에는 ‘버블쇼’, 4시 30분부터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한 ‘전북소리숲오케스트라’의 특별공연이 이어진다. 이외에도 △어린이박물관 관람(‘참방참방 휙휙’) △페이스페인팅 △캐리커처 △풍선아트 등 어린이의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행사 관련 정보는 국립전주박물관 누리집 또는 전화(063-220-1009)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5.01 18:31

낡음이 품은 '새로움'⋯청년들이 새 생명 불어 넣은 '전주 고물자골목'

낡고 허름해 모두의 무관심 속 잊혀 가던 전주 원도심의 한 골목이 ‘낡음을 품은 새로운 문화’로 채워지며,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해방 이후, 구호물자가 거래되며 ‘고물자골목’이라는 이름을 얻었던 골목에 최근 청년 창업가들이 등장해 ‘청년층의 문화 연대’로 채우며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것. 고물자골목은 지난 2015년 국가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된 이후 전통문화 중심의 도시재생이 본격 추진되며 본격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남부시장부터 명산약국, 라온호텔까지 약 270m에 이르는 고물자골목에는 국비 7억 5000만 원을 포함해 총 15억 원이 투입되며, 환경 정비는 물론 전통공예 공방, 소규모 갤러리, 커뮤니티센터 조성 등을 목표로 한 사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고물자골목은 계획된 틀을 넘어, 보다 자연스럽고 입체적인 변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최근 청년 창업가들이 골목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낡은 점포들 사이에는 독립 서점을 비롯해 창업주의 개성으로 가득한 수공예 공방 등이 들어섰고, 골목 곳곳에서는 마켓과 예술 전시 등이 열리며 ‘살아 있는 문화 생태계’가 형성되는 등 이제 이곳은 단순한 ‘구경’의 공간이 아닌, ‘머물고 싶은’ 골목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의 핵심에는 ‘사업 종료 후 자생력’이라는 원칙이 있었다. 당시 도시재생을 총괄한 소영식 전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우리는 변화를 직접 주도하지 않고, 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만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골목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기보다 ‘둥근숲’ 같은 거점 공간을 조성해 청년들이 스스로 실험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조건 설계’ 방식은 기존 도시재생 모델과는 사뭇 달랐다. 외형 중심의 정비나 단발성 지원사업이 아니라, 현장의 주체들이 자율적으로 형성한 네트워크가 변화를 이끌도록 한 것이다. 이와 같은 열린 구조 속에서 고물자골목은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변화했다. 특히 고물자골목의 변화를 이끈 현장에는 과거 한옥마을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을 경험했던 청년 기획자 윤슬기 씨(36·바늘소녀공작소대표)와 같은 기획자들이 중심이 됐다. 윤 씨는 “처음에는 고물자골목의 깊은 사연과 특색을 지워버리는 ‘획일화된 도시재생사업’을 막기 위해 기획자로 나섰다”며 “돈을 좇아 골목을 바꿔버린 다른 사례를 보며, 우리는 정반대의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장 수익을 목표로 삼으면 골목은 특색과 생명력을 금방 잃는다. 정서적 가치가 먼저 쌓여야 사람들이 모이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이 생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낡은 점포를 청소해 전시 공간으로 만들고, 동네 어르신들의 삶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등 골목을 새로 꾸미기보다는 원래의 시간과 결을 지키는 방식을 택했다. 이러한 문화 프로그램과 청년들의 뚝심은 고물자골목을 새로운 청년 창업의 거점으로 만들었다. 윤 씨는 “고물자골목은 현재 완성형이 아닌. 수십 년 동안 골목을 지켜온 기존 주민들과 새롭게 유입된 청년들이 세대교체를 이루며 여전히 도전과 실험을 거듭하는 ‘과도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누군가의 기획으로 ‘만들어진 거리’가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의 골목인 이곳이 계속해서 뭉근하고 확실하게 자라나길 원한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4.29 17:25

정정렬 명창-정원섭 명고수 '형제였다'...선양사업 추진 필요

각종 후문만 난무하던 판소리 근대 5대 명창 떡목 정정렬 명창과 당대 최고의 명고수 정원섭이 형제라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확인된 제적부에는 명창 정정렬은 정명섭(丁明燮)으로 고수 정원섭은 정중렬(丁仲烈)로 나오기 때문에 그동안 확인이 어려웠으나, 오랫동안 판소리 연구에 전념해 온 최동현 군산대 명예교수가 그 둘이 부모가 같은 형제간으로서 정정렬과 정원섭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28일 최동현 군산대 명예교수는 “최근 정정렬 명창과 정원섭(정중렬)이 형제라는 사실과 그들이 함께 살았던 주소지를 확인했다”며 “당시 사람들은 다양한 이름을 썼기 때문에 제적 확인이 어려웠으나 부모의 성명과 정정렬 명창의 묘지 사진, 정정렬과 정원섭의 생년월일 등의 비교를 통해서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형 정정렬과 동생 정원섭의 본적지가 파악됐고, 이들 모두 익산시 망성면을 본적지로 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정렬(1876~1938) 명창은 익산 망성면(현재 미동마을)에서 태어났다. 오랜 수련을 통해 ‘국창(國唱)’으로 이름을 날렸고 서편제 명창으로 유명하다. 7세부터 정창업 문하에 들어가 소리 공부를 시작했고 10세부터 이날치에게 배운 뒤 오랜 기간 독공을 하여 마침내 근대 5명창으로 일컬어지는 대명창이 됐다. 훗날 미륵산의 심곡사와 부여 무량사, 공주 갑사 등지를 떠돌며 40세까지 소리를 공부했다고 한다. 성음이 탁하고 음량이 부족하며 상성(上聲)이 막혔으나 수십 년간 수련한 결과 명창으로 성공해 ‘떡목’ 정정렬로 부르고 있다. 특히 정정렬 명창은 서편제의 맛깔 나는 성음과 교묘한 부침새로 춘향가를 새로 만들다시피했다. 그의 춘향가는 당시 신식 춘향가로 일컬어졌는데 정정렬 명창의 제자인 동초 김연수 선생이 “정정렬 나고 춘향가 새로 났다”고 말할 정도였다. 정원섭(1878~미상) 명고수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에 활동한 판소리 고수다. 처음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형인 정정렬 명창의 북을 도맡아 치면서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일제 강점기에 나온 많은 음반에서 장단을 맡았다. 익산국악원에서는 그동안 정정렬 명창을 기리고 추모하는 ‘떡목음악회’와 ‘익산 판소리‧고법 경연대회’ 등을 개최하며 그의 업적을 알리는 데 집중해 왔다. 지역사회에서도 정정렬 명창에 대한 연구와 추모 사업을 이어갔지만 정원섭 명고수에 대해서는 업적이 잘 알려지지 못했다. 실제 정정렬 형제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선양사업은 시작도 못한 상황이다. 솜리예술회관에 ‘국창 정정렬 명창 추모비’를 세운 것이 전부이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한 사실을 바탕으로 정정렬 명창과 정원섭 명고수의 선양 사업을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동현 교수는 “정정렬과 정원섭 형제의 제적과 살던 위치 등이 확인됐으니 그들을 기억할 수 있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며“정정렬은 1930년대 우리나라 최고의 소리꾼이자 판소리를 창극으로 바꾸는 작업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화 이후 서구화가 진행되면서 판소리가 절멸의 위기에까지 이르렀으나 , 이제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 판소리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고 가장 중요한 우리 민족문화의 하나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며 "판소리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되어 세계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판소리 역사상 불멸의 대명창과 명고수에 관한 선양사업이 지금부터라도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4.28 17:27

제45회 전국고수대회 대통령상에 김준영 씨

한국국악협회 전북특별자치도지회와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가 주최한 '제45회 전국고수대회' 영예의 대통령상인 대명고수부 대상이 김준영 씨(40·전남 완도)에게 돌아갔다. 대회는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렸다. 학생부, 노인부, 신인부, 일반부, 명고부, 대명고수부 등 6개 부문에 107명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 역시 참가자가 직접 명창을 추첨해 진행됐다. 집계 방식은 이명식 제29회 전국고대회 대통령상 수상자를 비롯한 서용석 대전무형유산 판소리고법 이수자, 임영일 국가무형유산 제5호 판소리고법 이수자, 정준호 국가무형유산 판소리고법 이수자, 신호수 제30회 전국고수대회 대통령상 수상자, 김지숙 전북대 예술대 한국음악학과 교수, 박종훈 제39회 전국고수대회 대통령상 수상자 등 심사위원 7명의 점수가 참가자 경연 후 현장에서 공개되는 전자 집계로 이뤄졌다. 여기에 대명고수부 심사에는 대회 전 참가 신청 의사를 밝힌 5명의 청중평가단도 함께해 공정성을 높였다. 명창으로는 왕기석·김세미 전북특별자치도문화재를 비롯해 대통령상 수상자인 박미선·박지윤·방수미·김찬미·임현빈·김미진·노해현·김윤선·박현영 등 총 11명의 명창이 무대에 올라 출전한 고수들의 북장단에 호흡을 맞췄다. 심사 결과 대통령상의 영예는 대명고수부에 도전장을 내밀어 593점을 받은 김준영 씨가 안았다. 대명고수부의 최우수상은 580점을 받은 오홍민 씨가, 우수상에는 579.80점을 받은 이민형 씨, 장려상은 578.05점을 받은 임용남 씨가 받았다. 명고부 대상은 안태원(국무총리상), 일반부 대상은 정준필(문체부장관상), 신인부 대상은 바서정 씨, 노인부 대상은 김영자 씨, 학생부 대상은 김상아(교육부장관상) 학생의 품에 안겼다. 이번 대회의 심사를 맡은 임영일 심사위원장은 “먼저 45회까지 전국고수대회를 이끌어주신 전북국악협회의 고생에 감사를 드린다. 전통의 뿌리가 깊은 전주에서 열린는 전국고수대회의 심사위원장을 맡게 돼 영광이었다"며 "올해 전국고수대회에 참가한 모든 분들은 아주 뛰어난 기량을 지닌 고수였다. 앞으로도 창자의 소리를 위한 장단을 치는 더 훌륭한 고수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심사총평을 밝혔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4.27 17:34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