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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에버그린밴드' 일곱번째 정기연주회

실버 브라스밴드(brass band)의 탄생으로 창단부터 화제를 모았던 에버그린밴드(단장·지휘 황병근).에버그린밴드의 제7회 정기연주회가 7일 오후 5시 전북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열린다.2003년 7월 5명으로 발족, 같은해 12월 창단 기념 정기연주회를 열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에버그린밴드는 장애인과 노인 행사를 비롯해 교도소 등 전국의 그늘진 곳을 찾아다니며 7년 동안 300여회의 공연을 펼쳐왔다.황병근 에버그린밴드 단장은 "짧게는 20~30년씩, 길게는 50~60년씩 악기를 다뤄온 전라북도에서 제일 노련한 연주자들"이라며 "에버그린밴드가 완숙기에 접어들면서 음악 전 분야를 소화해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일상적인 공연이 대중적이고 편안한 곡들로 생활에 위로와 활력을 불어넣는다면, 정기연주회는 수준 있는 곡들로 청중들에게 고급화된 무대를 선물하는 자리. 황 단장은 "이번 정기연주회에는 클래식, 팝, 아리아, 가곡, 라틴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준비했다"며 "새롭게 선보이는 곡들인 만큼 관악기에 맞춰 편곡해 에버그린밴드만의 색깔을 낼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그 중에서도 설장고 명인 배난경씨와 함께 하는 공연은 국악의 세계화를 위해 에버그린밴드가 특별히 마련한 무대. 소프라노 이경선, 가수 김종교 김종윤씨도 초청됐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11.05 23:02

[전시] 돌에 새긴 인간의 존재, 그리고 삶의 터전

'피는 물보다 진하다.'9일까지 전주서신갤러리(관장 박혜경)에서 열리고 있는 조각가 이세덕씨의 설치 조각전'혈의 기원'의 근간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주제로 풀고, 그동안 작업해온 철 대신 돌로 깎고 다듬어 표현했다."경남 거창에 갔다가 간지석 돌무더기를 보고 저거다 싶었습니다. 철은 새기고, 용정하는 까다로운 작업을 해야 하지만, 돌은 정하고 망치만 있으면 뚝딱뚝딱할 수 있거든요."간지석(터를 잡거나 축대를 쌓는데 쓰이는 돌)에 250여개의 지명과 150여개의 성씨를 새긴 돌 400여개가 전시됐다. 작가는 "아버지로부터 내려온 성씨와 삶의 터전을 이뤄온 지명은 과거에 뿌리를 두지만, 변화를 거듭하며 이어져 오기 때문에 미래를 지향하는 소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좋은 돌을 고르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런데 워낙 비싸서요. 섬세한 미적 감각이 요구되는 작품을 구상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값싼 돌을 구했고, 틈 나는대로 작업했습니다. 미련하지 않으면 못하는 작업이죠."남·북의 지명 2만7000개 중 250여개만 새겨놓은 상태. 빨간색 락카로 덧칠해 강렬하고 숭고한 이미지가 강조됐다. 전시장에 검은색 천을 깔아 그 위에 작품을 흩어놓는 방식을 취했다.작가는 "검정은 두려움과 그리움, 삶과 죽음을 뜻하는 반면, 빨강은 분노와 열정의 색"이라며"빨강과 검정의 조화로 유한한 인간의 존재와 삶의 터전에 대한 애환을 승화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성씨와 지명을 소재로 한 '혈의 기원'은 앞으로도 계속된다.군산 옥구 출신인 그는 현재 전북대 미술학과와 군산대 건축학과에 출강중이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11.04 23:02

[전시] 사진작가 민병헌 "아날로그 사진은 계속될 것"

"아날로그 사진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거에요. 전 오히려 지금이 '흑백의 전성시대'라고 생각합니다." 11일부터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을 앞두고 만난 사진작가 민병헌(54)은 "앞으로도 재료가 허락하는 한 흑백사진을 찍을 것"이라며 흑백사진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안개에 쌓인 듯한 화면 속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흑백의 풍경 사진으로 유명한 그는 이번 전시에서 '나무'(tree) 연작과 '폭포'(waterfall) 연작 등 20여 점을 선보인다. 이전 작업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들이지만 흑백의 대조가 더 뚜렷해져 대상이 훨씬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10년 전쯤에는 작품의 크기를 작게 해서 밀도 있게 보여줬는데 점점 작품의 크기가 커졌죠. 톤(색조)도 40대에는 더 흐리고 (대상이) 더 안보였는데 조금 더 나이가 드니 좀 더 솔직한 톤으로, 본질적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군요."그는 디지털 사진이 시대의 대세가 된 지금에도 필름 사진을 고집하는 몇 안 되는 사진가 중 한 명이다. 필름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인화에서 현상까지 전체 작업 과정을 조수 없이 직접 자신이 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제 사진은 누구에게 맡겨서 나올 수 있는 사진이 아니에요. 제 손으로 마지막까지 작업하지 않으면 그 기분을 느낄 수가 없어요. 제 작업에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작은 한 부분일 뿐입니다. (사진찍은) 그 뒤로도 인화와 현상 등 할 일이 너무나 많거든요."디지털 시대 필름 작업에는 난관이 많다. 당장 인화지나 필름 현상액 등 필름 작업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하기조차 어려워졌다. "처음에는 무척 걱정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남들이 다 손을 놓는 상황에서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아요. 전 세계 곳곳에는 고집있는 사람들이 미미하지만 있거든요. 그런 사람들을 위해 중소 규모로 인화지를 만드는 회사도 새로 생겨나기도 하죠. 아날로그 젤라틴 실버프린트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겁니다."물론 디지털의 유혹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많은 돈을 줄 테니 길이 4m 정도 되는 벽을 채울 수 있는 대형 사진을 만들어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사진 인화지의 크기 때문에 가로 1m20cm 정도가 한계인 아날로그 작업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저도 디지털로 뽑은 제 대형 사진을 보고 싶었어요. 돈도 많이 준다고 하고 힘들게 인화하고 현상할 필요도 없고 해서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결국 거절했습니다. 한 번 (아날로그 작업에서) 손을 놓으면 다시는 못 돌아올 것 같았거든요.""어렸을 적부터 비 오는 날이 가장 좋았다"는 작가는 지금도 화창한 날에는 거의 작업하지 않고 새벽이나 안개 낀 날, 눈이나 비가 오는 날처럼 육안으로 봐도 명암 대비가 별로 없는 날을 골라 작업한다. "특별한 기법이나 재료가 있는 건 아니에요. 노출의 미묘한 차이를 이용하는 겁니다. 카메라 노출을 일단 이용하고 필름 현상할 때 이를 극대화하는 것뿐이죠."국내 풍경을 찍은 사진이지만 민병헌의 렌즈에 잡힌 풍경은 어쩐지 낯설다. 어디에서 이런 사진을 찍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사진 그 자체를 하나하나 어딜까 보기보다는 마음으로 읽는 기분으로 느껴달라"고 말했다. 풍경을 주로 찍어온 작가는 최근에는 누드 초상 작업을 시작했다. 2000년대 초 잠시 시도했던 누드와는 달리 모델의 얼굴과 벗은 몸을 찍는 작업이라고 한다. 전시는 30일까지. ☎02-730-7817.

  • 전시·공연
  • 연합
  • 2009.11.03 23:02

[전시] 서울역사박물관, 은평뉴타운 발굴 특별전

서울역사박물관은 4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은평뉴타운의 발굴조사를 통해 나온 유물 8천여점으로 조선시대 서울 사람들의 장례 풍속을 보여주는 '은평 발굴, 그 특별한 이야기' 전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전시는 5개 마당으로 구성되며 첫째 마당(옛 은평을 향하다)에선 은평의 역사와 무덤이 많은 이유를 알아보고 둘째 마당(옛 서울사람을 만나다)은 이말산에 남아 있는 비석으로 무덤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살펴보고 사람 뼈를 통해 과거 서울 사람들이 앓았던 질병을 추적해본다. 셋째 마당(예법과 풍습을 돌아보다)은 한 서울 사람의 죽음에서 매장까지 과정을 추적해보고 발굴된 유물을 통해 조선시대 장례를 알아보며 넷째 마당(발굴현장을 찾다)에선 발굴 성과를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유물과 모형이 전시된다. 다섯째 마당에선 무덤 이외에 절터와 가마터 등의 유적이 전시된다. 한강문화재연구원과 중앙문화재연구원은 2005년부터 지난 7월까지 은평뉴타운 지역 발굴 조사를 벌여 조선시대~근대 무덤 5천기와 통일신라시대 가마터 등이 발굴됐으며 분청사기어문매병, 백자명기세트, 유리제 구슬 등 유물 8천여점이 출토됐다. 북한산 서쪽 자락에 있는 은평뉴타운 지역은 조선시대 개경에서 한양으로 들어서는 경계이자 도성과 서북지방을 잇는 서북대로의 출발점이었다. 전시 개막식은 3일 오후 3시 개최되며 일반관람은 4일부터 시작된다. 관람 시간은 평일은 오전 9시~오후 9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6시며, 관람료는 19~64세는 700원, 그 외에는 무료다.

  • 전시·공연
  • 연합
  • 2009.11.03 23:02

[공연] 전통춤으로 풀어낸 달의 변화상

차고, 기울고, 이지러지고, 다시 차고…. 변화무쌍한 달의 모습은 희노애락이 쉴새 없이 교차하는 인간의 삶과 비슷한 면이 많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달이 문학의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달이 인간의 감정을 투영하기에 적합한 대상이었기 때문일 터. 서울시무용단(단장 임이조)이 6-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달을 소재로 한 '만월(滿月)'을 공연한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삭(음력 초하룻날)부터 초승달, 상현달, 보름달까지 달의 변화상에 맞닿은 삶의 다양한 양상을 한국적 미를 간직한 전통춤으로 풀어낸다. 어둠만이 존재하는 1장 '삭'에서는 텅비었지만, 새로운 달을 잉태한 삭의 신비를 정중동의 멋이 살아있는 보살춤 '천불(天佛)', 성스러운 의식무 '영산회상(靈山會上)', 절도 있는 춤사위와 깊은 호흡이 어우러진 '선무(禪舞)'를 통해 표현한다. 2장 '초승달'에서는 꽃봉오리 같은 생명력을 화려한 부채춤이 이끌어가는 '백화(白花)', '만화(滿花)'로 보여주고, 3장 '상현달'에서는 남녀간 사랑을 표현한 춤 '연(緣)'과 마을잔치 분위기의 '탈놀음'을 통해 반달이 상징하는 신명과 흥을 나타낸다. 4장 '보름달'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강강술래 '월하(月下)', 농부들이 가을걷이 후 풍년의 결실을 즐기며 추는 춤 '신명걷이'를 선보인다. 임이조 단장이 안무하고,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를 연출한 김동혁이 연출을 맡는다. 2만-5만원. ☎02-399-1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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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11.03 23:02

[전시] 전주 아카갤러리 '김용택 시인의 시와 함께 보는 그림전'

붓끝으로 시(詩)를 그린다.전주아카갤러리(관장 박지혜·전주한방문화센터 옆)가 마련하는 '김용택 시와 함께 보는 그림전'. 김용택 시인의 시를 그림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시와 함께 나란히 걸린다.초대 작가는 김병종 석철주 오용길 이왈종 이종상 이철량 원문자 장현재 장혜용(동양화), 김일해 김재학 김찬일 이두식 이석주 유휴열 전준엽 정현숙 정희주 주태석 지석철씨(서양화). 작가들의 면면이 화려하다.제주에서 무위자연의 삶을 신명나게 옮기는 동양화가 이왈종씨, 극사실주의 선구자격인 서양화가 이석주씨(숙명여대 교수), 나무숲 그림인 '자연·이미지'으로 유명한 극사실주의 서양화가 주태석씨(홍익대 교수), 글로 화폭으로 지명도를 갖춘 동양화가 김병종씨(서울대 교수)가 대표적. 도내 출신의 서양화가 유휴열씨와 동양화가 이철량씨(전북대 교수)도 함께 한다.이왈종씨는 18년 전 추계예대 교수를 그만두고, 결연하게 제주에 뿌리를 내렸다. 작품 '서귀포 생활의 중도'엔 눈 감으면 살구꽃이 바람에 하얗게 날리고, 목화송이 같은 눈이 내릴 것만 같은 시'그 여자네 집'이 형상화됐다.주태석씨는 극사실주의로 나무를 묘사하고, 스프레이로 그림자를 표현해 고요·평안의 이미지를 극대화한 작품'자연 이미지'를 선보인다. 삶의 근심과 고단함에서 돌아와 거니는 고요한 솔숲엔 시'그대 생의 솔숲에서'가 담겼다.이석주씨는 70년대 극사실주의로 매번 주제를 달리해오며 변신한 작가다. 벽돌부터 익명의 도시인, 삶의 현장을 담아오다가, 최근엔 자연과 인간으로 옮겨졌다. 작품 '부재'엔 커다란 하얀 꽃 위에 의자가 얹어져 적막하고 고독하다. 시 '미처 하지 못한 말'의 여운이 느껴진다.입체와 평면 작업을 자유롭게 오가는 유휴열씨는 작품 '은행나무'를 내놓았다. 사랑하는 이가 멀리 있어 무거워하는 마음이 담긴 시'너무 먼 당신'를 풀어냈다. 이철량씨는 버거운 사랑에 어둠이 얹혀지는듯한 느낌의 시 '노을'을 수묵으로 표현했다. 무거운 바윗덩이를 짊어지는 것과도 같은 사랑이 담겼다.박지혜 관장은 "전주아카갤러리가 개관식도 따로 갖지 않아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섬진강 시인'과 귀한 작가들을 함께 초대한 그림전을 통해 전주아카를 알리고, 작지만 내실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개막식은 13일 오후 5시. 이날 출품 작가들이 함께 하며, 시낭송과 성악 연주회도 따로 마련된다.전시는 7일부터 12월27일까지 계속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11.03 23:02

[공연] 비주류 인생의 삶…"그래도 행복해"

서민들의 다친 가슴에 '안티프라민'과 '빨간약'이 되고 싶은 연극.대한민국의 80%를 차지하는 비주류를 위한 '뽕짝 브라더스'의 노래가 시작됐다.문화영토 판의 백민기 대표가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한 '뽕짝 브라더스'에는 클럽에서 웨이터를 하며 트로트 가수의 꿈을 키워가는 '춘식'과 '달식'이 있다. 우연히 다른 가수가 펑크낸 무대에 서게 되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냉정하기만 하고 클럽은 신인가수를 보강하며 영업에 박차를 가한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춘식'과 '달식'은 뽕짝에 탭댄스를 결합시킨 야심찬 무대 '탭트롯'을 준비한다.세상 대부분은 비주류. 가게 보증금을 날린 여인, 누구도 찾지 않는 아줌마 가수, 쓰러져 가는 클럽의 지배인, 아이돌을 꿈꾸는 나이 어린 가수 지망생 등 '뽕짝 브라더스' 속 인물들은 그래도 꿈이 있다.백 대표는 "서민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을 트로트라는 음악 장르를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며 "만만치 않은 삶의 고단함을 웃음으로 풀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중간중간 나오는 음악들 역시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아까운 곡들. 전북의 명소를 담은 트로트 '내사랑 전라북도'를 비롯해 여덟 곡의 트로트가 허귀행씨에 의해 새로 작곡됐다.'뽕짝 브라더스'는 15일까지 소극장 판에서 계속된다. 사랑을 전할 수 있는 프로포즈 이벤트와 카메오로 출연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 문의 063) 232-6788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11.03 23:02

[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⑧브람스, 전통 위에 꽃 피운 창의

창의는 전통에서도 빛나고 혁신에서도 빛난다. 전통을 기반으로 창의로운 작품세계를 구현한 19세기 독일 음악가 브람스는 시, 무대, 연기,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는 총체예술작품 즉 음악극(Music drama)을 창안하여 혁신적인 창의를 구현한 같은 시대의 음악가 바그너와 그래서 곧잘 비교되곤 한다.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에 의해 이룩된 클래식 음악의 전통은 후대의 음악가들에게 전통으로서의 훌륭한 표본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은 그 음악에 비교되며 버금하거나 모자람의 비교 준거가 되기도 하니 굴레이기도 하다. 바그너는 그 굴레를 벗어버리며 전통 오페라가 아닌 새로운 창의의 음악극으로 음악 세계를 펼친 셈이고 브람스는 그 굴레를 이어받으면서 새롭고 매력적인 독창적 창의의 음악 세계를 펼친 것이다. 그래서 브람스를 신고전주의 음악가라고 하기도 한다.창의는 세상을 새롭게 하는, 변화시키는,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브람스는 그런 창의를 전통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서 구현했다. 오페라를 제외한 모든 장르의 음악에 훌륭한 걸작들을 남긴 브람스! 그는 20세기 음악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그는 어려서부터 호른과 더블베이스 연주자로 댄스홀과 지역 실내악단에서 활동하던 아버지에게 피아노, 첼로, 호른을 배웠고 음악 이론도 배웠다. 그리고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음악을 열심히 공부하여 클래식 음악에 정통하게 되었다.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주의, 초기 낭만주의 시대를 이어오는 모든 과거 음악에 능통하게 되었으며 거기에 민속적, 고전적 어법을 용해하여 창의로운 음악세계를 펼친 것이다.젊은 시절 돈을 벌기 위해 레스토랑이나 선술집에서 대중 음악을 연주하기도 했던 그는 민속 음악과 대중음악에도 능통했다. 그래서 그는 슈베르트처럼 교회 양식에서 집시 음악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모든 음악 어법을 그의 작품에 투영할 수 있었던 것이다.'브람스'하면 대개 '어려운 음악'이라며 선입견을 갖게 된다. 그러나 아니다. 브람스는 음악을 어렵게만 썼던 작곡가가 아니다. 그는 편하고 쉬운 음악도 많이 작곡하였다. 그의 네 교향곡은 비교적 어렵게 느껴지지만 <대학축전서곡> <항가리안댄스> <자장가> 등은 쉽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인 것이다. 하이든과 모차르트처럼 그도 전문성과 대중성을 함께 확보한 음악가인 것이다. 그래서 브람스 음악은 전문가에게도 사랑을 받지만 아마추어에게도 사랑을 받는다.낭만적 감수성이 넘치는 호소력이 있는 음악! 일반 사람들은 그의 서정적 아름다움과 성실한 표현에 감동을 느끼고 전문가들은 완벽함과 세련된 기법에 경탄하는 것이다.그의 작품 34 피아노 5중주 3악장 스케르초를 듣고 있노라면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가 인생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얘기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아름답게 수놓아져 있는 요사이의 가을 하늘을 얘기하는 것 같다고 생각해도 좋다. 실내악은 그렇게 악기로 얘기하는 음악이다. 사이좋게 살고 싶은 예술적 표현이다. 의견을 합쳐 함께 얘기하기도 하고 따로따로 자기 주장을 얘기하기도 하고….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는 선율로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20세때 만나 계속 돈독한 우의를 갖게 되는 당대 명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하임의 조언을 받기도 한 바이올린 협주곡의 유려하면서 감성 풍부한 음악을 듣다 보면 브람스 음악은 어렵다는 생각을 바꾸게 될 것 같기도 하다. 전통 위에 꽃 피운 브람스의 창의는 클래식 음악의 정치한 아름다움을 한껏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그를 세상에 알린 슈만 부부와의 우애, 클라라 슈만과의 얘기는 만인이 다 아는 얘기. 우정이면 어떻고 순애보면 어떠리. 아름다운 얘기로 남겨 두면 더 좋을 우정과 사랑의 인간 사연인 것을……. 슈만이 정신 질환으로 입원한 후에는 브람스가 클라라의 피아노 연주 활동을 재개하도록 도왔고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로서도 활동한 그는 클라라 슈만이 죽자 얼마 안 되어 세상을 떠났다. 지금 비엔나의 중앙 묘지, 그가 평생 존경하던 베토벤과 슈베르트 가까이에 잠들어 있는 것이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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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9.11.03 23:02

판소리 독립 열사가 40년대 필사본 발견

월북한 판소리 명창 고(故) 박동실(1897~1968)은 일제 강점기에 안중근, 유관순 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다룬 창작 판소리 '열사가(烈士歌)'를 만들었다.익산 출신 중앙대 창작음악학과 노동은 교수는 박동실이 만든 안중근ㆍ유관순ㆍ윤봉길ㆍ이준 등 4명의 '열사가' 판소리 필사본을 1일 공개했다.이 필사본은 소리꾼인 고(故) 서동순(1910-1982)이 광복 무렵에 박동실로부터 '열사가'를 배우면서 노트에 직접 가사를 적은 것으로 '박동실 작곡, 서동순 씀'이라고 적혀 있다. 군데군데 가사를 일부 고친 흔적도 남아 있다. 필사본은 A4용지 절반 크기의 노트에 잉크로 적었으며 모두 40쪽 분량이다.이 가운데 '안중근 열사가'는 의거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안 의사가 순국하기 전 감옥에서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만나는 모습을 비통하게 그려냈다.'뜻밖에 어떤 사람이 권총을 손에 들고 번개같이 달려들어, 기세는 추상같고 심산맹호 성낸 듯 이등 앞으로 우루루루. 이등을 겨눠 쾅, 쾅, 또다시 쾅, 쾅. (중략) 감추었던 태극기를 번듯 내여 휘두르며 '나는 원수를 갚었다. 이천만 동포들 쇠사슬에 얼궈놓은 우리 원수 이등박문, 내 손으로 죽였오. 대한독립 만세' 우렁찬 소리로 외치니 할빈역이 진동'노 교수는 "민족주의자였던 박동실은 1930년대말 고향인 전남 담양에 초당을 짓고 박석기라는 거문고 명인과 함께 김소희, 박규희, 한승호 등 제자들을 가르쳤다"며 "이때 판소리 다섯 마당을 가르치는 것 외에도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민족영웅을 소재로 한 판소리를 만들어 비밀리에 전수했다"고 말했다.당시는 판소리 공연도 일본어로 해야 했던 상황이라 '안중근 열사가' 등은 실제로 공연되지는 않고 전승만 됐을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광복을 맞았지만 박동실이 한국전쟁 때 월북했기 때문에 '열사가'는 널리 퍼질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묻혀버렸다. 이후 월북 예술가들의 작품이 해금되자 1990년대에 음반이 녹음되기도 했지만, 일반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노 교수는 "일제강점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음악인들이 애국지사들을 그려 민족정기를 확립하려 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면서도 "박동실 선생이 월북하고 나서 '열사가'가 묻혀버린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노래들이 조명받지 못한 것이 많은데 이런 노래가 많이 알려져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연합
  • 2009.11.02 23:02

[전시]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 오방색으로 빚었죠"

최근에 보여지는 서양화가 이창규씨(원광대 교수)의 화두는 '전통성 회복'이다.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쫓되 형식이나 수법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자유롭게 재해석된 그만의 방식은 추상화된 문양과 오방색(五方色)의 접목.5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고 있는 이창규 개인전은 정년 퇴임을 앞둔 그의 화단 40여년을 정리하는 자리다.줄곧 그림이 좋아서 내달려온 시간.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아우러진 작품 5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70년대는 묘사 중심이었어요. 자연이건 사물이건 무조건 열심히, 닮게 그리는데 충실했죠. 80년대엔 색채나 형태의 재현에서 저만의 개성이 드러난 것 같습니다. 파란색 계열이 쓰여지기 시작했구요."재수를 거듭해 우여곡절 끝에 원광대 미술교육과에 진학하면서 1막을 열었다.2막의 시작은 1980년. 강의를 해오면서, 이론과 실기의 균형을 위한 고집이 작업에도 반영됐다. 미술해부학 강의로 누드 습작을 했고, 서해안 바다 풍광을 주제로 한 논문을 쓰면서 바다도 실컷 그렸다."(저는) 사진 놓고는 안 그립니다. 기계가 고정시켜 놓은 이미지를 보고 무슨 감동이 올 수 있겠어요. 1년간 서해안 일대를 훑고 다녔습니다. 참 행복했죠."'생로병사'(1990)엔 백마를 타고 날고픈 청운(靑雲)의 꿈을 지닌 청년기, 모래시계를 통해 마치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듯한 중·장년기 불안한 영혼의 그가 담겼다. 하지만 이 작품은 미완성. 시기를 놓쳐 방치됐던 것을 제자들의 부추김으로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90년 반추상 작업과 함께 3막을 맞이했다. 1990년 미국에 교환교수로 가게 되면서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고민이 비로소 생겼다고 했다. 불교미술을 이해할 때에만 한국적인 정서를 표현할 수 있다고 여겨 2년간 화엄불교대학에 다니기도 했다. 그리고 현재, 궁과 사찰의 기둥머리 장식을 추상화한 문양이 한국의 가장 원초적인 생명력을 드러내는 '무엇'이라고 여기고 있다.1996년 그는 구이면 백여리에 절간 같은 작업실을 마련했다. '텅빈 충만'(1997), '나는 누구인가'(2001),'깨달음'(2005) 등 일련의 작품은 끝모를 구도자의 길을 걷는 또다른 그가 반영됐다.학교를 떠나게 될 무렵 그는 또 한차례 가슴을 쓸어내릴 것이다. 비워내고 비워낼수록 더 가득해지는 '텅빈 충만'에 다름 아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11.02 23:02

[최동현의 명창이야기] ⑧인물이 잘났던 장재백

판소리 소리꾼 중에는 인물이 잘난 사람이 많았다. 지난 주에 소개했던 김세종도 인물이 잘났다고 했고,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이동백도 인물이 잘나서 창원부사의 애첩이었던 기생이 야반도주를 할 정도였다고 한다. 물론 사진을 보면 소리꾼들은 인물이 거의 다 좋다. 요새도 가수들의 인물이 다 잘난 것을 보면, 인물 잘난 사람들이 노래를 잘하는 것인지도 모른다.장재백은 김세종의 제자로 전북 순창 출신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름도 '장재백'이 아니라 '장자백'이라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남원시 월락동에서 '장재백'이 나오는 호적이 발견되었다. 이름도 '장자백'이 아니라 '장재백'으로 되어 있었다. 지난 주에 소개한 <연수전중용하기>에도 '장재백'으로 나온다. 따라서 '장자백'은 '장재백'으로 수정되어야 한다.장재백의 부인도 대단한 미인이었는데, 장재백의 소리 솜씨가 좋지 않은 것을 못마땅해 하다가 대성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옥구의 어떤 사람의 첩으로 가버렸다고 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장재백은 다시 공부를 열심히 하여 친신만고 끝에 마침내 명창이 되었다고 한다. 장재백이 명창으로 이름을 날리게 되자 여기저기 다니면서 소리를 하게 되었는데, 하루는 옥구의 잔치집에 초청을 받아 가게 되었다. 장재백이 온다는 소문을 들은 전처는 몰래 잔치에 참여하여 장재백의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인물 좋은 장재백이 소리마저 잘하게 되자 다시 솟아나는 연모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여, 소리를 끝내고 돌아가는 장재백의 소매를 붙잡고 다시 인연을 맺자고 사정을 하였다. 그러나 장재백은 끝내 이를 거절하였다고 한다.장재백은 남원 판소리의 역사에서 대단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람이다. 남원의 판소리는 가왕 송흥록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그의 동생 송광록이 구례로 이사함으로써 남원의 판소리는 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한다. 이때 남원의 판소리를 이은 사람이 바로 장재백과 그의 가문이다. 장재백의 누이 장주이는 유성준의 처이다. 유성준은 송만갑의 아버지 송우룡의 제자로 <수궁가>와 <적벽가>를 잘 불러서 후대에 전한 사람이다. 유성준의 제자로는 임방울 김연수 정광수 박동진 등이 있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유성준의 소리가 현대 판소리에 끼친 공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유성준의 동생 유준은 김정문의 어머니이며, 김정문의 처 장봉선은 장재백의 막내 동생인 장봉순의 손녀이다. 김정문은 송만갑의 제자로 남원 판소리를 대표하던 사람이다. 강도근 박록주 박초월이 그의 제자이다. 장봉선의 언니 장봉임은 전라북도 문화재였던 성운선의 어머니이며, 장재백의 동생의 아들(조카)인 장득진은 이화중선의 남편으로, 이화중선을 가르친 사람이다.김정문 이후 남원 판소리를 대표하던 명창 김영운은 김정문의 조카이며, 강도근의 매형이기도 하다. 강도근의 집안에서는 또 여러 명의 명인 명창이 배출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보면 장재백의 가계가 남원과 순창 일원의 판소리 명창들과 혈연으로 이어지면서, 이 지역 판소리를 면면히 이어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기록에 의하면 장재백은 남원군 주생면 내동리에서 살다가 1907년 사망하여 그곳에 묻혔으며, 현재 그 묘지가 남아 있다. 그러나 장재백의 부친을 비롯한 가문의 여러 사람들이 순창에서 살았고 묘지도 순창군 인계면에 있는 것이 확인된다. 따라서 장재백 또한 순창 사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현재로서는 출생지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는 없다.장재백의 후손 중에서 1970년대까지 전주에서 활동하면서, 전주를 대표하던 소리꾼 중의 한 명이었던 장녹운이 그의 증손녀이다. 장녹운은 명무에 명창이었는데 소리를 그만두고 어렵게 살다가 별세하였다. 말년의 장녹운은 상청이 잘 나지 않았지만, 공력만은 대단했다. <춘향가> 중에서 어사와 장모 상봉하는 하는 데를 기막히게 잘하였다. 춤도 잘 추어 국립극장 명무전에 초대되기도 했었다.장재백은 1887년 무과에 급제하여 교지를 받았다. 이 교지는 소리꾼이 받은 교지로는 아마 전라북도에 남아 있는 유일한 교지일 것이다. 이 교지에는 장재백의 이름이 '장기성'으로 되어 있는데, 이 이름은 족보에 나오는 이름이다. /최동현(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09.11.02 23:02

[공연] 기돈 크레머의 클래식 유쾌하게 비틀기

'엄숙하고, 딱딱한 클래식은 잊어라'연주자들이 무대 위에서 옷을 갈아입고, 발을 구르고 춤을 추는가 하면, 낄낄거리며 서로의 음악을 조롱한다. 이 시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 기돈 크레머가 유쾌하고 파격적인 무대로 클래식 음악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한다. 내달 10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기돈 크레머 되기(Being Gidon Kremer)'를 통해서다. 음악과 코미디를 결합, 마치 흥미진진한 쇼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작품은 크레머가 요즘 한창 주가를 날리는 '클래식 코미디 듀오' 리처드 형기 주(한국이름 주형기), 알렉세이 이구데스만과 의기투합해 2008년 첫선을 보인 새로운 개념의 클래식 공연이다.기돈 크레머와 그가 1997년 창단한 크레메라타 발티카의 빼어난 연주, 주형기-이구데스만 듀오가 주도하는 웃음과 해학이 깃든 상황극이 결합돼 관객을 색다른 클래식의 세계로 이끈다. 영국 메뉴인 음대 동문인 피아니스트 주형기와 바이올리니스트 이구데스만은 코믹 클래식 퍼포먼스 '어느 작은 악몽같은 음악'(2004년)으로 유튜브에서 1천500만 건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연주자 겸 배우다. 막이 오르면 모차르트, 바흐, 쇼스타코비치가 작곡한 정통 클래식부터 엔니오 모리코네, 한스 짐머, 존 윌리엄스, 찰리 채플린의 영화 음악에 이르기까지 귀를 사로잡는 매력적인 선율이 흐른다. 이 음악을 배경으로 클래식 연주자의 인생 여정이 우스꽝스럽게 펼쳐져 '클래식 음악가의 흥망성쇠(The Rise&Fall of the Classical Musician)'라는 부제가 붙었다.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파가니니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를 연달아 석권하며 일찌감치 거장의 반열에 오른 크레머는 정통 클래식의 틀에 갇히지 않고, 현대음악, 영화음악, 탱고 등 끊임없이 인접 장르와 소통해온 대표적인 예술가다. 옛 소련에 속해있던 라트비아 출신이지만 서독으로 망명했다. 이제까지 행보로 볼 때 그가 '기돈 크레머 되기' 같은 공연으로 클래식의 파격을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재미와 웃음이 두드러지지만, 한 겹 들어가면 현재 클래식 음악계에 대한 자각과 자성이 담겨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크레머는 "시장 경제가 예술을 점령하는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클래식 공연계도 감성과 지성의 조화, 영혼의 울림 같은 진정한 음악의 가치를 놓친 채 상업적인 '하향평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희극은 비극이 더 이상 소용이 없을 때 시작된다"고 말한다. 4만-15만원. ☎02-318-4301.

  • 전시·공연
  • 연합
  • 2009.10.30 23:02

신종플루로 '찾아가는 미술관' 등장

신종플루로 학생들의 단체활동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학교나 유치원으로 직접 찾아가 미술 교육을 하는 '찾아가는 미술관'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9일부터 전국의 초등학교를 직접 찾아가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학교로 찾아가는 어린이미술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어린이미술관' 프로그램은 매주 목요일마다 국립현대미술관 어린이미술관의 전시작품 일부와 미술은행 작품 등 10여점의 작품을 가지고 직접 초등학교로 찾아가는 1일 전시프로그램으로, 전시장에 가지 않고도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을 학교에서 보면서 무료로 전문 강사와 에듀케이터들의 자세한 설명까지 들을 수 있도록 꾸며졌다. 29일 오산 대오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첫 프로그램에는 박형진의 렌티큘러 작품이나 안윤모의 호랑이 그림 등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정식 운영에 앞서 의왕 갈뫼초등학교와 부천 송일초등학교에서 실시된 두 차례 시범운영에서도 특히 최근 신종플루 때문에 외부활동이 중단된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승미 국립현대미술관 교육팀장은 "최근 신종플루 때문에 미술관을 찾는 초등학생 단체 관람객이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학교 현장에서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라며 "어린이미술관 관람객이 해마다 15만~20만명 수준임을 고려할 때 한 번에 1천~1천500명을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교육 효과도 뛰어나고 보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올해까지는 서울ㆍ경기 지역의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내년부터는 전국 초등학교로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31일부터는 중ㆍ고등학교로 찾아가 교과서에 등장하는 미술품을 소개하는 '교과서 속 미술의 이해'라는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는 학교는 미술관 홈페이지나 이메일(92ksh@korea.kr)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02-2188-6071. 강남구 역삼동의 어린이미술관인 헬로우뮤지움도 신종플루로 바깥 활동을 꺼리는 어린이들을 위해 직접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찾아가 미술교육을 하는 '헬로우 아트' 프로그램을 이달부터 운영하고 있다. 루이즈 부르주아의 '거미 여인'(spider woman) 그림과 사진작가 매기 테일러, 한국화가 서은애의 작품 등 헬로우뮤지움의 소장작품을 전문 에듀케이터가 설명하고 감상 작품을 모티브로 창작활동을 해보는 식으로 진행된다. ☎02-562-4420.

  • 전시·공연
  • 연합
  • 2009.10.30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