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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장 최승범)'가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혼란을 겪고 축소 운영되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내용적으로는 상당한 성과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올해 주제는 '소통'. 서예의 전통을 지켜온 아시아 3국의 흐름과 역사를 살피는 기획전 '동아시아 서예의 유파전'을 통해 스승 중심의 구태의연한 계파에 갇혀 있기 보다 작품 성향에 중심을 둔 유파로 나아가기 위한 폭넓은 소통을 시도했다.족자 속 서예가 책표지 디자인과 만난 '책표지 문자 디자인전' 역시 예술과 생활과의 '소통'을 시도한 기획으로 주목을 모았다. 광복 이후 출간된 책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전통 서예 책표지들과 손글씨 열풍에 힘입은 책표지들을 추린 의미있는 전시였다.서예의 필획을 살려 새기는 전각 기법을 활용한 '도법서예전' 내 '금석수전'도 보기 드문 전시였다. 대형 돌판에 정성 들여 금강경을 칼로 새긴 작품은 서예와 조각 사이의 독특한 예술 장르로 거듭났다는 평가.대만의 장병황 교수가 개발한 '신래e필'은 임서에서 창작, 전각까지 체험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서예를 즐기는 색다른 체험으로 이목을 끌었다.올해 첫 선을 보인 '서예, 불을 밝히다 - 서예와 한지등'은 마음의 등불로 삼고 싶을 만한 명구절이 서예의 필획으로 정밀하게 새겨져 공예와 서예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얻었다.하지만 올해도 서예비엔날레 전용관 확보에 대한 목소리는 거셌다. 소리전당과 예술회관의 전시공간이 멀어 전시의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지적. 해를 거듭할수록 참여작가들의 기증작품과 소장품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서예비엔날레만의 독립된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김병기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은 "한국 서예의 세계화를 위해 작품들을 엄선해 해외 순회전을 갖거나 소더비 경매시장을 통해 수준높은 작품을 국제무대에 내놓는 작업도 구상중이기 때문에 서예비엔날레만의 독립된 공간 확보는 절실하다"고 말했다.전문 인력 부족도 보완돼야 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라도 상근 큐레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 김 감독은 "예산이 대폭 삭감된 상황에서, 무작정 인건비 비중을 높일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급작스레 연장 전시가 결정나서, 자원봉사자들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백제로와 백제교 인근에 마련됐던 깃발서예전은 아쉽게도 올해로 마무리되며, 내년초로 연기됐던 국제 학술대회와 국내 포럼, 서예를 중심에 둔 음악과 무용이 어우러지는 퍼포먼스 '필가묵무(筆家墨舞·붓이 노래하니 먹이 춤춘다)'는 12월 중에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술집과 다방, 만화방, 찐빵집, 방앗간, 전파사…. 상암동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한콘진)이 사옥 1층에 새롭게 단장해 문을 연 '문화콘텐츠전시관'은 1960년대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향수 어린 변두리 골목 풍경으로 그득하다. 전시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첫 기획전인 '추억의 붕어빵'전은 심형래 감독이 2011년 개봉을 목표로 추진 중인 동명의 3D 애니메이션 영화가 근간을 이룬다. 영화는 아버지가 퇴근하면서 사들고 오는 달콤한 붕어빵을 기다리며 행복하게 살던 서울 어느 변두리 지역의 여섯 남매가 연이어 부모를 잃고 뿔뿔이 입양되는 이야기가 줄거리다. 심형래 감독은 "요즘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저 어릴 때는 더 힘들었다. 그때 먹었던 붕어빵은 잊을 수 없다"며 "한국만의 얘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세계에 내보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준비 중인 영화"라고 설명했다. 전시장은 1960년대의 허름한 판잣집, 골목, 거리 풍경 등을 재현한, 영화 촬영을 위해 만든 미니어처 20여점과 6남매의 캐릭터, 프리뷰 영상 등으로 꾸며져있다. 한콘진 이재웅 원장은 "미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신선한 소재라는 조사 결과가 있듯이 우리만의 이야기를 자신있게 작품화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료. 전시는 23일까지. ☎02-3153-1302.
빈센트 반 고흐가 이유 없이 격분해 캔버스를 난도질했던 미치광이였다는 통념이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편지들이 8일 공개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박물관에 처음 전시된 이 편지들은 고뇌에 빠진 고흐의 걸작 이면에는 고도로 훈련된 이성적인 기법이 숨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물관 큐레이터는 "이 편지들은 고흐가 자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으며 시대를 한참 앞서갔다는 것을, 또 사람들이 그를 미치광이로 여겼던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반 고흐가 직접 쓴 편지 819통과 동생 테오 및 화가 고갱 등으로부터 받은 편지 93통 등 총 100여 통이 그의 명작들과 함께 전시된다. 이를 모두 편집하는 데에는 15년이 걸렸다. 편지 속에는 고흐의 생각과 말이 그리려는 작품의 스케치 및 도해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1888년 10월16일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는 그해 완성한 명작 '고흐의 방'의 스케치가 포함돼 있는데 그는 동생에게 의자가 신선한 버터처럼 노랗고 침대 시트와 베개가 매우 밝은 레몬빛 초록색이라고 알려주면서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에 평안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 레미 정신병원에 자진해 들어갔던 고흐는 함께 지낸 환자들에 대해 "이따금 큰 소리로 울부짖고 사납게 절규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진정한 우정을 지니고 있다"고 적었다. 37살이던 1890년, 자살 6일 전 또박또박 쓴 마지막 편지에서는 "나는 내 작품에 생명을 걸었으며 나의 이성은 그 안에 반쯤 잠겨 침몰했다"고 적으면서 자신의 예술이 정신상태에 끼친 영향을 돌이켜 보고 있다. '반 고흐의 편지들:예술가는 말한다'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회는 내년 1월3일까지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며, 내년 1월27일 영국 왕립 미술원으로 자리를 옮겨 이어질 예정이다.
가을과 어울리는 서정. 레인보우성악연구회(지도교수 박양숙)가 10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여섯번째 정기연주회 '삶과 사랑을 노래하며…'를 연다.전북대 평생교육원에서 성악을 공부한 아마추어 성악가들이 중심이 된 레인보우성악연구회는 2002년 첫 연주회로 활동을 시작, 지난해 '레인보우'란 이름을 새로 얻었다.'레인보우'는 신이 빚은 가장 위대한 악기로 불리는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나 함께 어우러지고 조화를 이뤄낸다는 의미. 하지만 연주회는 중창이나 합창이 아닌, 독창 무대로만 꾸며진다.출연은 소프라노 김상희 김정은 김영숙 이지인, 테너 이명호 이경희 최우종, 바리톤 최영호씨. 한 때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웠거나 현재 합창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로 짧게는 2~3년 길게는 5~6년까지 탄탄하게 다진 기초를 바탕으로 깊은 울림을 준다.곡은 지도교수인 소프라노 박양숙씨(전북대 평생교육원 성악 및 뮤지컬 전담교수, 한국가곡학회 이사)가 연주회 주제와 출연자들의 목소리 색깔에 맞춰 선곡한 것들. 모짜르트의 '고요함은 미소 짓고' 등 우리 삶에 위로가 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곡들이다.박씨는 27일 소리전당 모악당에서 공연되는 칸타타 '새만금 33km'에 '제명여왕'역으로 캐스팅되면서 이번 연주회는 출연하지 않기로 했지만, 청중들의 반응을 보고 커튼콜 때 무대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박씨는 "음악에 대한 열정과 노력으로 이미 아마추어 수준을 뛰어넘은 이들"이라며 "음악으로 마음을 여유롭게 하고 순수하게 만드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아노는 전주 호성동성당 성가대 반주자와 전동 세실리아성가대 반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최희원씨가 연주한다.
영화 '티벳에서의 7년'때문이었을까. 티벳은 몇 년 사이 배낭 여행객들이 손꼽는 여행지로 알려졌다. 옛이름이 '송주'로 불렸던 '송판'은 세계 3대 말 트래킹지역이 됐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구채구(九寨溝)'의 물을 보고 나면 다른 물을 보지 않는다는 말까지 생겨났다.직장인 사진 동호회 이너포커스(회장 김호영)가 올해 출사 여행을 떠난 곳이 바로 티벳. 까다로운 입국 절차, 두통과 소화불량을 동반하는 고산병이 악재이긴 했어도, 회원들은 8박9일(7월25일~8월2일)의 여정이 말 그대로 행복했노라고 전했다. 10일부터 18일까지 전주시민갤러리에서 열리는 사진전'동티벳에서 온 편지'엔 이들을 달뜨게 했던 티벳의 아름다운 풍광과 사람들이 빼곡히 담겼다.겔룩 종단의 6대 사원이자 동티벳의 종교 중심지인 라푸렁사, 평균 해발 2000m 고지대 주자이거우에 위치한 9개의 장족 마을 구채구, 하늘로 가는 길 천장터가 있는 랑무스, 아름다운 습지 화호 등 빼어난 비경 앞에서 회원들은 넋을 잃곤 했다."티벳 사람들은 '라싸(신의땅)'로 가는 게 생애 최대 행복이라고 하더라구요. 어디를 가든 오체투지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경건해하는 마음으로 라푸렁사를 도는 이들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경외심 같은 게 생겨났어요."(회원 권은선씨)"주자이거우에 위치한 Y자 모양 계곡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모양과 색깔이 달라지더군요.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100여개나 되는 크고 작은 호수는 가히 환상적이었어요." (회장 김호영씨)스튜디오를 운영했던 회원을 주축으로 눈인사로 오가던 이들이 눈 맞은 것이 1997년. 매년 함께하는 출사와 사진전 외에도 이들의 열병은 2년을 주기로 반복된다. 전주천과 삼천천 등 전주의 풍광에도 빠졌다가 몽골, 동유럽을 돌면서 평범한 출사여행을 거부했던 것.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아름다운 곳은 한국이고, 이들이 몸 담고 있는 전주라고 여겼던지, 내년 전시는 다시 전주 풍광이 될 거란다. 전주 풍광의 또다른 여운이 기대된다.
"할머니의 약값이 필요한 동동이. 이웃집 아저씨 일을 도와주고 새끼당나귀를 선물로 받았는데, 언젠가 할머니가 말씀해 주셨던 대로 당나귀를 종이에 싸서 어깨에 메고 가려고 합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마음씨 착한 동동이가 할머니 약값을 모으기 위해 이웃들을 도와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서정오 작가의 「종이에 싼 당나귀」가 한지인형극으로 변신했다.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민영) '왁자지껄 문화놀이터' 아홉번째 작품으로 인형극단 까치동의 한지인형극 '종이로 싼 당나귀'가 초대됐다. 10일 오후 3시·5시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인형극단 까치동은 인형들로만 이뤄지는 인형극에서 탈피해 공연자가 적절히 무대에 등장하며 인형과 하나가 되는 새로운 형식의 인형극을 선보이고 있다. 인형들을 오색빛깔 한지로 만드는 것도 까치동만의 특징. 이번 작품 역시 따뜻함과 소소함을 잃지 않으며 아이들에게 조상들이 삶 속에서 가꿔온 지혜와 덕목을 전해준다. 문의 063) 280-7006
▲ 작은산사음악회 - 10일 오후 7시 금산사템플스테이로 인기가 높은 김제 금산사가 '추억의 템플스테이' 일환으로 '작은산사음악회'를 연다.조상훈과 동남풍의 비나리공연, 대금연주자 이창선의 퓨전국악, 유미경의 재즈피아노, 김소라의 판소리 '적벽가', 비보이팀 '소울 헌터스', 가수 김은희의 무대가 마련된다. 부대행사로 템플스테이 사진전, 전통 등 전시, 탁본 체험전, 금산사에서 제공하는 사찰음식 3선,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직접 운영하는 풍물장터가 열린다. 문의 063) 548-4441▲ 2009 가락축제 - 9~10일 오후 6~10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음악을 코드로 만난 평범한 직장 동호인들의 모임 전북음악동호회네트워크의 '2009 가락축제'. 전북지역의 대중문화를 직접 디자인하기로 뜻을 모은 이래 3년째 '가락축제'를 열고 있다.전주노래모임 우리동네, 전주직장인밴드 즐거운인생, 락고을, 월남뽕, 시즌원, 야망, 익산직장인밴드 락담, 뮤직앤피플, 군산직장인밴드 에너지, 뮤즈 등이 출연, 락과 아카펠라, 통기타 등 다양한 장르의 대중음악을 펼쳐보인다. 문의 010-6791-3139▲ 우리가락, 우리마당 - 10일 오후 7시 전북도청 야외공연장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3년 연속 최우수공연 지역으로 선정된 전라북도와 전문예술법인 전통문화마을의 '우리가락, 우리마당'이 10일 공연을 끝으로 폐막한다.폐막공연에서는 전주 청소년문화의집 어린이들이 장구를 연주하고 남녀혼성그룹이 통기타로 7080 노래를 들려주는 등 특별히 일반 도민들이 참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밖에도 한국무용가 김안윤의 독무, 온소리국악실내악단의 국악실내악 등을 비롯해 BUY전북 상품들을 선물로 받고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가 준비된다.
▲ 장지성 개인전 - 12일까지 전주교동아트센터장지성 전주교육대 미술교육과 교수의 전주 진경(眞景)을 담은 전시회다. 전주 한옥마을 오목대 작업실을 통해 바라본 치명자산, 전동성당, 오목대, 한벽루 등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대가였던 겸재를 정선을 지향하는 화폭이 담겼다.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의 고화(古畵)를 그대로 묘사한 정제된 그림 12점도 선보일 계획.▲ 벽천 나상목전 - 25일까지 김제 벽골제 내 벽천미술관벽천은 남화의 전통과 한국 진경산수화 전통을 현대적인 미감과 양식으로 탈바꿈시킨 독보적 존재다.스케치에 대한 애착은 한국화가로서는 보기 드문 일. 산수화의 거목으로 우뚝 섰던 그의 미공개된 스케치 80여점과 유작들을 선보인다. 관념적인 산수화에서 벗어나 산과 물의 현장감 있는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전남 해남군은 '땅끝 해남 전국국악경연대회'가 오는 11~12일 해남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고 7일 밝혔다. 이 대회는 판소리와 무용, 민요, 고법 등 6개 분야로 나뉘어 진행되며, 전국에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국악인들이 대거 참가해 치열한 경연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상인 '국회의장상'에는 300만원의 상금을 준다.
"올해가 음악 활동 30주년, 한국 활동 10주년이고, 한국 나이로 50살이 된 해여서 감회가 새롭습니다."의사 출신 재일 한국인 2세 피아니스트 양방언(49)이 한국 활동 10주년을 맞아 19일 6집 '타임리스 스토리(Timeless Story)'를 발표하고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기념 공연을 개최한다. 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연 그는 "한국 활동 후 음악의 밀도가 높아지는 등 큰 변화가 생겼다"며 "이전까지는 상업적인 팝을 제작할 기회가 많았지만 10년간 다양한 작업을 펼칠 수 있었다. 또 이 10년은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간 KBS 특별기획 '차마고도', 영화 '천년학',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 온라인 게임 '아이온(AION)'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 작업을 해왔고, 6집은 5년 만의 솔로 음반이다. 그는 그간 주제가 정해진 작업을 했기 때문에 솔로 음반 작업은 자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주제를 잡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고심 끝에 정한 6집의 주제는 인간의 양면성. 인간의 화려하고 밝고 빛나는 모습, 어둡고 무거운 그림자 같은 모습 등 양면성을 담았다. 또 전작과 달리 다양한 악기를 배제하고 영국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대표곡은 '위시 투 플라이(Wish to Fly)'와 '블랙 펄(Black Pearl)'. '위시 투 플라이'에 대해서는 "영화 'E.T'에서 주인공이 자전거를 타고 달을 향해 날아가는 마지막 장면이 떠올랐다"며 "달로 날아갈 때의 주인공의 심정이 내가 50살이 되도 새로운 걸 시작할 때의 설레고 불안한 마음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블랙 펄'은 인간 내면의 어두운 부분을 담았는데 어두움을 추구하는게 아니라, 승화하고 싶은 생각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음악성이 후천적으로 길러져 천재가 아니다"며 "상상력을 풍부하게 유지하게 위해 나를 관리한다. 클래식, 록, 팝 등 다양한 음악을 좋아해 야외 록 페스티벌에 가서 큰 자극을 받거나, 공연, 미술관에 가기도 한다. 솔로 음반을 내는데 5년이 걸린 것도 영감을 얻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인으로서 음악의 내면적인 뿌리가 더욱 깊어졌다는 그는 10주년 기념 공연에도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악기 편성이 큰 현악기를 통해 광고에 쓰인 곡 같은 한국인의 기억에 많이 남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요. 또 새음반 수록곡도 몇곡 연주할거고요."그는 10년을 넘어 앞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할 것이라고 했다. "보컬 음반을 낼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여러 도전 중 보컬도 우선 순위가 높은 것 중 하나"라며 "상상만으로도 재미있어 혼자 스튜디오에서 웃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관람료 4만4천-9만9천원. ☎ 02-2195-4699, 1544-1555, 1588-7890.
유난히 격동적이었던 한국의 근현대사, 그 심장부였던 서울의 모습은 외국인의 눈에 어떻게 비쳤을까? 서울역사박물관은 9일부터 내달 8일까지 세 명의 외국인이 각각 1919년과 1947년, 1973년에 서울의 모습을 담은 사진 120여점을 중심으로 '세 이방인의 서울 회상'전을 연다고 7일 밝혔다. 독립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져가던 1919년 UPA(UPI의 전신)의 한국특파원으로 서울에서 근무했던 앨버트 테일러 씨가 1919년 3월 3일 고종의 장례 행렬을 찍은 사진들은 당시 분위기와 종로통에 운집한 백성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또 테일러 씨가 수집한 1920년대 말 서울의 파노라마 사진을 통해선 지금은 띄엄띄엄 있는 서울성곽의 전체 윤곽을 확인할 수 있다. 1947년 미 7사단 보병으로 서울에서 근무하던 프레드 다익스 씨가 촬영한 사진은 유엔군을 환영하는 구호탑과 이승만 지지집회 현장을 고스란히 담아 당시의 혼란했던 정치상황을 짐작케 한다. 철거 직전의 남산 조선신궁 입구와 황국신민서사지주탑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통해선 일제의 유흔을 확인할 수 있다. 1970년대 초 청계천 판자촌에서 빈민구제활동을 벌인 노무라 모토유키 씨가 촬영한 사진들 속에는 당시 경제성장을 경험하던 서울 도심과 청계천 판자촌의 모습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선 1945년 일제 패망 때까지 서울시청(당시 경성부청)에 일장기와 함께 걸려있던 나치 깃발의 실물이 최초로 공개된다. 이는 당시 한국에 상륙한 미군이었던 로저 마요트 씨가 직접 수습해 보관해오다 기증한 것이다.
우석대학교(총장 라종일) 태권도학과가 만든 익스트림 태권도 뮤지컬 퍼포먼스 '타타 IN 붓다'가 서울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17일부터 11월 27일까지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우석대 태권도학과와 개그맨에서 뮤지컬 제작자로 변신한 백재현이 만나 완성한 '타타 IN 붓다'는 세계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익스트림 태권도 뮤지컬 퍼포먼스'.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인 데다가 대학교 작품이 국립극장에서 공연되는 경우가 거의 없고 40여일에 이르는 장기공연이란 점에서 전국적으로도 이슈가 되고 있다.'타타 IN 붓다'는 인간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역사적 사건과 기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잘 살린 작품.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태권도의 역동성으로 에너지 넘치는 공연으로 바꿔놓았다.태권도의 아름답고 수려한 품새와 절도, 기품 넘치는 기술에 봉술, 검술, 쌍절곤 등 화려한 볼거리도 더했다. 특히 '타타'가 열반하고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국내 유일의 천장개방형 극장인 국립극장 KB청소년 하늘극장의 특성을 살려 하늘이 열리는 장관을 연출할 예정이다.28곡의 노래가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새로 만들어졌으며, 태권도 기술이 돋보일 수 있는 120벌의 의상을 제작됐다.'타타 IN 붓다'에 출연하는 배우 35명은 모두 10년 이상 태권도를 배운 유단자들. 우석대 태권도학과 재학생들로, 일부는 국가대표 소속 시범단원이나 국기원 시범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나라의 왕자인 '싯다르타'역은 이랑(국기원 대표 시범단)과 오형균(2007 전국종별태권도선수권대회 2위)이, 노예 출신 장군으로 '싯다르타'에게 깨달음을 주는 '타타'역은 정일성(대한태권도협회 국가대표 시범단)과 최호경(2009 K리그 축구 개막전 태권도 초청공연 출연)이 더블캐스팅됐다.'싯다르타'의 스승으로 이번 작품에서 유일하게 전문 뮤지컬 배우가 캐스팅된 '아시타'역은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조연상에 빛나는 임춘길과 2009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카리스마 여배우 전수미가 맡았다.최상진 우석대 태권도학과 교수는 "태권도도 단순한 시범형태의 공연에서 나아가 태권도를 소재로 한 완벽하고 프로페셔널한 공연상품이 필요한 시기"라며 "태권도 수련인들만이 즐기는 것이 아닌, 좀더 대중적이면서도 예술적 가치가 강조된 최강의 문화상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이와 남편 밖에 모르던 평범한 주부들이 취미로 배운 만돌린 연주로 다문화 가정 돕기에 나선다.연주는 아직 서툴지만, 열심히 하고자 하는 열의 만큼은 프로 못지 않다.한울림 만돌린 합주단(단장 정선옥)이 10일 오후 6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건지아트홀에서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한울림 만돌린 앙상블 정기연주회'를 갖는다.지난 2004년 3월에 창단된 합주단의 정단원은 30명을 포함해 100여명. 인후문화의집 소속으로 일주일에 두 번 씩 연습하며 착실히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정드림 요양병원을 비롯해 금암복지회관 경노잔치, 삼례은빛사랑요양원 등을 방문해 신바람 연주를 이어가면서, 현재 정기 연주회를 앞두고 맹 연습중.이번 연주회에선 영화 O.S.T인 '도레미송', 가곡'신아리랑'과 고 김수환 추기경 추모곡이기도 했던'천개의 바람이 되어'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선보인다. 전주 YWCA합창단(단장 김영희)의 우정 출연, 전주시 다문화 가족지원센터 회원인 태국 출신 티타펀, 바자리잠험, 싸이폰, 빠니씨의 태국 전통춤과 이주민 여성으로 구성된 레인보우 합창단의 합창도 곁들여진다.정선옥 단장은 "만돌린은 바이올린과 비슷하지만 활 없이 손으로 연주하기 때문에 주부들도 쉽게 배울 수있는 악기"라며 "봉사의 기쁨을 알아가는 더 많은 회원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연주회는 무료. 단원 모집은 수시로 진행된다.문의 010-9457-0708. 010-9538-5500. cafe.daum.net/mandorln..cafe
▲ 태극기를 단 시골집 (1970년대 진안)이번 한글날에는 태극기를 얼마나 볼 수 있을까. 1970년대만 해도 국경일에는 마을 이장들의 강요로 집집마다 태극기를 달곤 했다.▲ 들판의 염소들 (1970년대 진안군)▲ 냇가의 징검다리 (1970년대 완주군 구이면)
일반인들의 미술품 소장에 초점을 둔 그림장터인 마니프(MANIF)서울국제아트페어가 14~25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1995년 시작해 15회째를 맞는 행사로 올해는 국내외 작가 165명의 작품 2천500여점이 정찰제로 판매된다. 본전시 외에 특별전으로 참여작가들의 100만원짜리 소품을 모은 100만원 소품전이 열리며 과장 명함을 가진 개인이나 동반 가족 등을 무료로 입장시켜 큰 호응을 얻은 '김과장, 전시장 가는 날' 행사도 변함없이 진행된다. 지난해 마니프 참여 작가 중에서 관객들의 투표와 미술 전문가의 자문으로 선정한 유희영(대상)과 김만근(우수작가상) 등 마니프서울국제아트페어 수상작가들의 작품도 전시되며 매일 관람객 2명을 추첨해 10호 크기의 판화를 선물하는 행사도 진행된다. 마니프 조직위 사무국측은 "이번 전시는 특히 젊은 작가들의 한국화와 조각 작품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입장료 일반 5천원. ☎02-514-9292.
네가지 색깔의 민속음악이 모자이크처럼 조화로운 짜임을 이루는 무대.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이영우)이 기획공연 국악모자이크 '사인사색'을 올린다.국악모자이크 '사인사색'은 국악원 연주단원들의 개인 역량이 돋보이는 공연. 10일 '김대일의 동초제 판소리 춘향가'를 시작으로 31일 '고성득의 대금 독주', 11월 21일 '송세운의 동초제 판소리 심청가', 28일 '정상현의 피리 독주'가 이어진다.김대일과 송세운이 부르는 동초제 판소리는 동초 김연수 선생이 1930년대 초 여러 명창들의 소리 중 좋은 점만을 골라 새로 짠 소리. 정교한 너름새와 정확한 사설, 다양한 부침새, 분명한 사설 등이 특징이다.'춘향가'를 부르는 김대일은 전북대 한국음악과를 졸업, '제5회 임방울국악제' 일반부 대상과 국립국악원 '전국국악경연대회' 성악부문 금상 등을 수상하며 일찍부터 주목받아 왔다. 민속국악원에서는 '창극 춘향전'의 '이도령'역을 비롯해 창극 주역을 도맡아 하고 있는 젊은 소리꾼. 현재 창극단 부수석으로 조소녀 명창을 사사했다. 고수는 박추우.'심청가'를 선보이는 송세운은 전북대 한국음악과를 졸업했으며 임화영 박양덕 명창을 사사했다. '완도장보고축제' 고수 일반부 대상, '창원국악경연대회' 판소리 일반부 대상 등 소리꾼과 고수로서 고르게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고수는 국악원 기악단원인 김성주.대금 연주자 고성득은 대금 정악 독주의 백미 '청성곡'으로 무대를 연다. 섬세하면서도 기교가 높은 '서용석류 대금산조'를 비롯해 대금과 가야금, 대금과 아쟁의 만남으로 대금의 폭넓은 소리 세계를 펼쳐보인다. 고성득은 무형문화재 이리향제 줄풍류 전수자로, 신용문 원장현 이철주 서용석을 사사했다.피리 연주자 정상현은 다른 악기로 연주하는 산조에 비해 꿋꿋하고 시원한 음색이 특징인 피리 산조를 내세웠다. 음량이나 음색 등에 있어 악기 자체를 최대한 이용하는 '서용석류 피리산조'를 시작으로 강원도 민요를 기악곡으로 재구성한 '민요연곡'과 향피리관을 중심으로 저음연주를 위해 개량한 대피리관과 고음연주를 위한 피리 등 세 종류의 피리가 함께 연주하는 '춤을 위한 메나리' 등을 들려준다. 정상현은 전남대 국악과를 졸업, 신경환 김광복 이중대 한세현 등을 사사했다.고성득과 정상현의 무대에는 민속국악원 국악연주단이 함께 한다. 공연은 모두 오후 3시 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열리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63) 620-2328
학습 그림책 전집과 해외 그림책 번역본이 주를 이뤘던 국내 그림책 시장에 국내 작가들의 독립적인 창작 그림책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 년 전부터다. 실력 있는 그림책 작가들이 속속 등장하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최근에는 작품에 앞서 이름 석 자를 내세울 수 있을 정도로 자리를 잡은 작가들도 꽤 많다. 비정기간행물(무크지) 그래픽 플러스(Graphic Plus)는 최근 내놓은 2호에서 국내 대표적인 그림책 작가 31명을 만나고 출판사 10곳을 찾아가 국내 창작 그림책의 현재를 살펴본다. 작가 인터뷰와 대표작 소개를 통해 여느 회화 작품 못지않은 풍부한 감수성과 주제의식, 철학을 갖춰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이 보기에도 손색없는 작품들을 일부 맛볼 수 있다. 옛 그림의 미감이 느껴지는 정겨운 그림들로 주목받는 작가 권윤덕(49)씨의 경우 평범한 가정의 생활상을 세심하게 잡아내 '우리가 사는 이야기'를 들려준 '만희네 집', 제주도 마을의 해녀 모녀 이야기를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으로 표현한 '시리동동 거미동동' 등 대표작들의 일부 그림이 소개된다. 권씨는 인터뷰에서 "내가 정말 기량이 뛰어난 작가에 비해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책 전체를 볼 수 있는 것, 책 내용에 마음을 담으려고 하는 것 때문에 사람들이 봐 주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경숙(37)씨는 그림책들과 원화가 유럽에까지 소개된 작가로, 그의 대표작으로는 '나의 아틀리에', '위대한 뭉치', '마법에 걸린 병' 등 풍성한 색감과 자유로운 상상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고씨는 "언제나 어제와 다른 새로운 이미지와 형상들이 끊임없이 나를 자극하고 그것을 온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놓았다. 그 밖에 이수지, 오승민, 신동준, 노석미, 권혁도, 소윤경, 최숙희, 이태수, 강혜숙 등 작가들과 웅진주니어, 사계절출판사, 보리, 초방책방, 느림보, 재미마주, 천둥거인, 길벗어린이, 시공주니어, 보림 등 어린이책 출판사의 근황과 철학도 소개된다. 프로파간다. 232쪽. 2만2천원.
음악사 길을 따라가며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을 살펴보려고 했는데 문득 들리는 벨리니의 '정결한 여신(카스타 디바 Casta Diva)'! 아름다워라! 애절하고 간절한 기도의 노래가 진한 감동을 준다.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Norma)'에 나오는 카바티나(서정적인 독창곡) '정결한 여신'!빈첸조 살바토레 카르멜로 벨리니(Vincenzo Salvatore Carmelo Francesco Bellini)는 이태리 남쪽 섬 시칠리 태생으로 34세의 짧은 생을 살다 간 오페라 작곡가이다. 음악 선생님이자 작곡가인 아버지와 할아버지에게 음악 공부를 한 그는 열 여덟살에는 나폴리 콘서바토리에 입학하여 당시 유명한 작곡가 칭가렐리에게 배웠다. 재학중 이십대 초반에 오페라 '아델손과 살비니'를 작곡하여 당대의 가장 유명한 작곡가 롯시니의 후계자란 칭송을 듣기도 했다.그는 4년 먼저 태어난 도니젯티와 함께 롯시니의 전통을 받아 베르디로 이어주는 오페라 작곡가로서 비록 34세의 짧은 생애였지만 그가 작곡한 오페라 10곡은 모두가 걸작으로 인정받는 명예를 누린 음악가이다.벨리니 음악은 애조를 띤 표현의 우아한 선율이 매력적이다. 기품있으면서도 우수에 찬 선율은 많은 작곡가들에게 깊은 영향릉 주었으며 바그너, 고티에도 매료되었다고 하고 베르디도 고도의 성악적 기교가 있는 자연스런 표현에 감탄했다고 한다. 스트라빈스키는 아예 베토벤과 함께 '2대 B'로 칭송하기도 했다.쇼팽이 피아노 음악에서 누리는 고귀한 귀족적 명성을 벨리니는 오페라에서 누렸다. 유려한 선율 뿐 아니라 음악 구성의 극적 내용까지도 둘은 비교의 대상이 되곤 한다.기원전 1세기의 이야기를 극화한 오페라 '노르마'에서 주인공 노르마는 드루이드 지도자의 딸이자 여사제로서 정결서약을 했지만 점령국 로마의 총독을 사랑하여 아이까지 낳게된다. 그러나 그 총독은 노르마 휘하의 젊은 여사제와 다시 사랑에 빠지니…. '정결한 여신'은 드루이드인들이 총궐기하여 로마와 결사 항쟁을 하려하자 노르마가 정결한 여신 달에게 로마와의 평화를 간절히 기원하며 부르는 노래인 것이다. 노르마의 간절한 기도에 각 부분에서 조용히 접응하는 군중들의 합창도 감동적이다.당시 이태리 오페라의 흥행 성공에는 가수의 역할이 컸기에 벨리니도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작곡을 했으며 작곡 당시 노르마 역은 벨리니와 우정이 각별한 파스타(1797~1865)가 맡았었다. 파스타는 당시 유럽에서 적어도 10년간 최고의 소프라노로 명성을 누린 가수였다.음악사상 가장 아름다운 선율을 창조해 낸 작곡가 벨리니! '정결한 여신'은 가히 감동으로 가슴을 꽉 채우는 평화를 기원하는 노래인 것이다. 그 벨리니의 노래인 것이다. 가사도 벨리니가 마음에 들어 할 때까지 여덟번이나 고쳤었다고 한다. 벨리니는 시칠리 민속음악을 예술음악에 동화시키며 아름다운 노래의 서정과 극적인 긴장을 균형있게, 절묘하게 표현한 것이다. 선율을 반복하여 긴장을 고조시킨 후 극적인 클라이막스를 이루며 듣는 이의 심금에 잊지 못할 감동을 주는 것이다. 높은 음역의 긴장을 호소력 짙은 콜로라투라로 꽃피우는 것이다.'노르마'는 훌륭한 작품이면서도 공연이 드물었다. 절묘한 선율에 감정을 실어 노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란다. 1950년대의 세기적인 소프라노 가수 마리아 칼라스(1923~1977)가 노래하면서 다시 큰 사랑을 받게 되었다. 이제는 삼각 관계의 세속 드라마에도 비교하며 아는 척하는 이들이 있으니 나름 대중성도 얻었다고 반겨야 할까?진정한 아름다움의 향수는 우리의 감정을 정화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카타르시스 얘기처럼 '정결한 여신' 노래를 들으며 느끼는 감동은 우리들의 오만한 마음까지도 정화해 줄 것도 같다.여보게 우리 이제 그만 다투세이번 한가위에 본 보름달이 하나이지 않던가?우리도 하나이니 함께 조화롭게 사세아름다운 음악 들으며 평화롭게 사세'노르마'의 내용을 몰라도 좋다. '정결한 여신'의 가사 내용을 몰라도 좋다. 들으면서 아름다움을 느끼면 아름다운 것이다. 클래식 음악의 아름답고 유려한 노래는 우리 사회 갈등의 앙금을 씻어내 줄 것도 같다. 세상에 있는 얘기인 것을, 세상에 있는 노래인 것을….정결한 음악이 세상에 가득하면 세상이 정결해 질 것도 같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수의는 생애 마지막 옷이다. 그래서 '예'와 '효'를 갖춘 예복으로 여겨졌다. 9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천연 염색 한지 섬유 전통 수의전'은 전통 수의의 현대적 복원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군산대 천연염색 디자인학교기업 '물빛'이 전시한 전통 수의는 총 40여점. 유골이 변색되지 않도록 한 전주 한지에 쪽, 홍화씨, 밤 등을 이용한 천연 염색을 하고, 전통문양을 수놓았다.'물빛'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애순 군산대 교수는 "조선시대 말까지 비단 수의를 입었다가 일제 시대부터 삼베를 입게 됐다"며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90%가 중국산 삼베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상품이 없다고 판단해 한지로 전통수의를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매장에서 화장으로 장례문화가 변화된다는 점에서도 한지 전통수의는 친환경적인 대안.중국산 삼베에 비해 염색도 쉬운 데다 땅에 묻었을 땐 완전히 분해되고, 화장했을 땐 매연이 발생되지 않으면서 완전히 탄다는 장점이 있다.남·녀, 사이즈 선택이 가능토록 제작한 것도 이들 작품의 뛰어난 점이다. 품질인증과 등급 표시가 돼 있지 않는 수의 제작업체에 분명한 기준을 제시하고, 유통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황색빛이 나는 옻나무 염색은 특허까지 받았을 만큼 색 재현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김 교수는 "보통 수의 한 벌을 제작하는데 삼베로 하면 30~40마가 들지만, 남자용 한지수의 한벌을 만들면 60마에 가깝게 든다"며 "가시는 마지막 길에 가장 좋은 옷을 입히기 위한 정성과 노력이 그만큼 소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현대인의 정서에 맞게 개발된 한지 전통수의를 만나볼 수 있는 보기 드문 전시다.
563돌을 맞는 한글날(9일)을 맞아 한글을 주제로 하는 전시회가 곳곳에서 열린다. 한글서예가 최민렬씨는 30년 넘게 소장한 한글 서예작품들을 공개한다. 조선 중기 이후부터 50~60년전 작품까지 인쇄본과 목판본 한글 서예작품이 선보인다. 1632년 주자가례(朱子家禮) 한글 번역 목판본을 필사한 가례언해(家禮諺解)를 비롯해 19세기 초에 필사한 불경, 사대부가의 편지 등 130여점의 한글 서예 자료가 8~14일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전시된다. 인사동 인사아트플라자갤러리에서는 한글문화산업디자인연구소 주최로 한글을 테마로 한 회화와 컴퓨터 그래픽, 공예 작품 등이 전시되고 있다. 백승정과 하재열, 김경숙, 윤혜원, 조영희, 민미경, 백대은, 이정선, 손정영, 강소영, 최이선, 장연정 등 작가가 참여해 한글 자음과 모음이 염색된 천주머니 등의 작품을 소개한다. 창천동 근현대디자인박물관 갤러리모디움은 한글과 캘리그래피(손글씨)를 주련(柱聯. 옛글에서 따온 명구 등을 써 건물기둥 양쪽에 걸어 놓은 현판)으로 표현한 '아름다운 한글 주련전'을 18일까지 연다. 사단법인 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 소속 디자이너 100여명이 한글 캘리그래피로 디자인한 주련을 통해 한글의 뛰어난 조형성을 이야기한다. 압구정동의 크래프트하우스는 한글을 주제로 한 장신구들을 선보인다. 김승희와 이건만 등 유명 디자이너를 비롯해 강정현과 강혜림, 박성숙, 박인영 등이 한글을 주제로 한 장신구와 패션 액세서리 등을 17일까지 소개한다. 한글 장신구전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에서도 동시에 열리고 있다.
이종희 회장 “‘인화(人和)' 의 자세로 전북 수필문학 부흥 시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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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존재들이 건넨 말들…지연 ‘모든 날씨들아 쉬었다 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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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작가, 따뜻한 위로의 여정 담은 그림동화책 ‘소녀와 일기장’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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