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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축제] '3국3색' 문자향, 전주를 적시다

묵향 속에서 하나된 한국·중국·일본이 새로운 사조를 꿈꾸고 있다.19일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개막한 '제7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위원장 최승범)'의 화두는'소통'.특히 '동아시아 서예의 유파전'은 아시아 3국의 서예 동향을 살필 수 있는 전시로 한국(56명)과 중국(20명), 일본(25명) 계파를 정리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모았다. 전통 서법에 충실한 한국과 추상성이 강한 일본, 호방한 필획이 두드러지는 중국 서단의 흐름과 역사를 한눈에 아우르는 기획전.김병기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은 "'동아시아 서예의 유파전'은 스승 중심의 구태의연한 계파에 갇혀 있기 보다 작품 성향에 중심을 둔 유파로 나아가기 위한 취지”라며 "새로운 사조로 세계 서단을 이끌어가자는 야심한 계획이 담겼다”고 강조했다.특히 일본의 경우 계파끼리 소통을 거부해 함께 전시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동아시아 서예의 유파전'은 화제가 되고 있다. '앵포르멜(격정적이고 주관적인 호소력을 갖는 표현주의적 추상예술)' 영향을 받아들여 추상성이 강한 서예가 전통 서법에 충실한 작품과 함께 일본 서단에 자리잡은 상태.서예비엔날레에 취재온 마사토시 키리야마 마이니치신문 학예부 기자는 "일본 서단도 소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한 문제의식은 갖고 있지만, 해결할 방안이 없는 상태”라며 "젊은 작가 중심으로 계파끼리 소통하기 위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서예비엔날레의 시도가 의미있게 다가온다”고 말했다.행·초서 쪽이 상대적으로 많은 중국 서단은 자유분방하고, 호방한 필획이 많다. 공산주의 영향으로 주춤, 80년대 이후부터 서단이 형성돼 계보의 근간이 약하다는 평가.이용 전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은 "'동아시아 서예의 유파전'은 아시아 삼국의 계파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작업”이라며 "계파 문제는 예정됐던 대로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공론화과정을 거쳐 건설적으로 검토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9.21 23:02

전국국악대전 대상에 손영준(판소리)·박정아(무용)씨

'제27회 전국국악대전' 종합대상에 판소리부문 손영준씨(56·대전)와 무용부문 박정아씨(35·경기)가 선정됐다. 함께 열린 '제28회 전북 시·군 농악경연대회'에는 총 13개팀이 출전, 임실군농악단이 대상을 차지했다.전북국악협회 주최·주관으로 19일 순창군민복지회관에서 열린 '제27회 전국국악대전'에는 판소리·무용·기악·연희·시조 등 5개 분야에 총 143명이 출전했다.판소리부문 이명희 심사위원장은 "전국적으로 여자 소리꾼들이 많은데, 손영준씨는 남자인데다가 오랜만에 수리성을 타고난 소리꾼을 찾은 것 같아 기쁘다"며 "'심청가' 요소요소를 잘 소화시켰다"고 평했다. 무용부문 김숙 심사위원장은 "박정아씨의 '진도북춤'은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동작들이 끊기지 않고 여유로운 멋이 돋보였다"고 말했다.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전국국악대전▲판소리=대상 손영준(56·대전) 최우수상 문현정(32·군산) ▲무용=대상 박정아(35·경기) 최우수상 김민지(21·경북) ▲기악=대상 서희성(19·전남) 최우수상 정보람(19·전주) ▲연희=대상 양지영(26·전남) 최우수상 권인경(45·서울) ▲시조=대상 최운권(61·순창) 최우수상 염옥순(48·충남) △ 농악경연대회▲일반농악=대상 임실군농악단, 최우수상 남원주천면농악단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9.21 23:02

[최동현의 명창이야기] ②소리꾼의 구비요건

판소리를 잘하는 사람을 우리는 명창이라고 부른다. '잘한다'고 할 때는 무언가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기준에 비추어 잘한다든지 못한다든지, 혹은 부족하다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명창을 판별하는 기준이 있을까? 어떤 사람을 명창으로 부를 것인지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또는 판소리를 하는 집단마다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집단에서는 성음을 중요시하는데, 어떤 집단에서는 너름새를 중요시할 수도 있다. 그런가하면 어떤 사람은 사설을 중요시할 수도 있다. 그래서 가사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무슨 명창이 될 수 있겠냐고까지 말한다.그러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명창을 가려내기 위한 기준을 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도 이미 130여 년 전에 신재효는 명창의 구비요건을 네 가지로 제시하였다. 신재효가 들고 있는 구비 요건은 인물치레, 사설치레, 득음, 너름새이다. 이 네 가지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네 가지가 명창이 구비해야할 중요한 조건이 된다는 데에는 별다른 이의가 없다.'인물 치레'는 인물이 잘나야 한다는 것이다. '인물이 잘나다'라는 말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우선 생김새가 잘 생겨야 한다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다. 판소리는 공연 예술이기 때문에 창자의 용모가 주는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판소리사에는 용모가 기형적으로 생긴 소리꾼들도 얼마든지 등장한다. 서편제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박유전은 애꾸눈이었다고 하며, 동편 소리의 대가였던 박기홍은 명창은 한 쪽 눈이 기형적으로 튀어나왔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들은 명창이 되었다. 그러므로 인물은 잘 생기면 좋지만, 인물이 못생겼다고 해서 명창이 못되는 것은 아니라는 정도로 이해하는 게 좋을 것 같다.'사설 치레'란 사설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좋다'는 것은 '적절하다'는 뜻으로 보아야 한다. 판소리는 성악이다. 따라서 어떤 가사(사설)를 노래로 부르는 양식이다. 그리고 판소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는 사설이 먼저 있고, 거기에 곡을 붙인다고 보아야 한다. 판소리의 사설은 판소리에서 노래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표현하는 것이어야 하며, 판소리적 표현 양식에 적절해야 한다. 판소리 사설은 또 문학적으로도 훌륭한 것이어야 한다. 사설이 판소리로 부르기에 적합하지 않다거나, 내용이 훌륭하지 못하다면, 거기에다가 아무리 훌륭한 음악을 붙인다고 해도 결코 좋은 판소리가 될 수 없다. 판소리에서 유명한 대목들은 모두 사설의 문학성도 뛰어나다. 흔히 '문장 나고 명창 난다'고 하는데, 이는 바로 사설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득음(得音)'은 판소리에서 필요로 하는 음색과 여러 가지 발성의 기교를 습득하는 것을 가리킨다. 득음을 위해서 소리꾼이 택하는 방법은 '독공'이다. 독공이란 판소리를 어느 정도 배운 사람이 혼자 깊은 산 속이나 절에 들어가 수련하는 것을 가리킨다. 독공과 비슷한 것으로 '백일 공부'라는 것이 있는데, 소리꾼이 100일을 기약하고 외딴 곳에 가서 수련하는 것을 가리킨다. 독공이니, 100일 공부니 하는 것이 모두 득음을 위한 피나는 수련 과정의 일부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득음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너름새'는 판소리 창자가 소리하는 도중에 하는 춤이나 몸짓을 가리킨다. '발림'이란 말도 있어 '너름새'와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는데, 너름새가 소리꾼이 하는 모든 육체적 동작을 가리키는 데 반해서, 발림은 춤동작에 한정하여 쓰이는 일이 많다. 신재효는 너름새에는 구수한 맛이 깃들고, 맵시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변화무쌍한 판소리적 상황에 따라 신선도 되고, 귀신도 되는 수많은 변화를 통해서 청중들을 울게 하고 웃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너름새는 연기에 접근한다. 신재효가 너름새를 강조한 것은 판소리가 연극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현대에 오면 너름새는 더욱 더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이상의 네 가지를 다 갖추면 명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득음이다. 나머지는 혹 좀 부족해도 괜찮지만 득음을 하지 못하고서 명창이 될 수는 없다. 판소리는 일단 음악이기 때문이다. /최동현(군산대학교 국문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09.09.21 23:02

[행사·축제] "서예의 세계화 전북의 위상 보여주고 싶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것들을 취소하려니, 속이 쓰리죠. 발표하기 전날까지 고민했습니다. 한국 서예의 세계화, 그 선봉에 전북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김병기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54·전북대 중문과 교수)은 신종 플루 영향으로 서예비엔날레를 축소시켜 열기로 결정했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한듯 했다. 총감독을 맡은 지난 1년간 서예비엔날레만을 위해 모든 시간과 노력을 바쳐 '올인'했으니, 그럴만도 했다."서예비엔날레는 아무래도 전시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다양한 볼거리를 원하는 관람객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다층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세계 석학들과 열심히 준비했던 국제 학술대회와 국내 학자들과 함께 하는 포럼, 서예와 음악, 무용이 어우러진 퍼포먼스 '필가묵무'는 그런 고민의 연장선에서 마련됐죠. 너무 아까워서 내년초로 간신히 미뤄뒀습니다."그는 한국서예의 대중화, 세계화를 위해 서예비엔날레가 갖는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했다."공산주의 정부와 문화혁명 영향으로 뒤쳐진 중국 서예, 추상미술화된 일본 서예와 비교할 때 한국 서예는 전통서법에 충실하면서 필획이 힘이 있습니다. 서예비엔날레가 소장한 작품의 수나 품격, 행사 규모면에서도 여타 국제서예비엔날레보다 우위예요. 이때 전북이 서예의 종주국으로 치고 나가자는겁니다."순수서예를 원심력으로, 응용서예를 구심력으로 보는 그는 양자의 발전을 추구하되 구심력을 먼저 키우고 구심력에 비례해 원심력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나 한국서단의 거목이었던 창암 이삼만, 석전 황욱, 강암 송성용 선생이 타계하면서, 전북서단이 스승들의 후광효과에 힘입어 스스로의 발전은 게을리했던 점은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그의 바람은 한국 서예의 세계화를 위해 작품들을 엄선해 해외 순회전을 갖는 것. 소더비 경매시장을 통해 수준높은 작품을 국제무대에 내놓는 작업도 구상중이다."서예는 단순히 글자를 쓰는 행위가 아닙니다. 일회성 획을 긋는다는 점에서 미술이고, 선율의 흐름을 감동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음악이자 무용입니다. 한자문화권 최고의 예술인 서예의 세계화에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앞장서고 싶습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9.18 23:02

[행사·축제] 묵향과 교감, 축제의 장 열린다

한국 서예의 세계화와 대중화. 시·공간의 경계를 넘어선 문자예술의 아름다움이'제7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위원장 최승범)'를 통해 재조명된다.신종 플루 확산을 대비해 19일부터 10월18일까지 30일간 4개 분야 27개로 예정됐던 행사는 19일부터 30일까지 12일간 3개 부분 18개 행사로 축소됐지만 서예의 진수는 올해 축제에서 고스란히 살아난다.올해 주제는 '소통'. 서예문화의 전통을 지켜온 아시아 3국의 흐름과 역사를 살피는 기획전을 통해 폭넓은 교감을 나누며 서예의 예술적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굴, 오늘의 생활과 감각에 맞도록 아름다운 변용을 추구한다.국외 석학들의 연구물이 집결되는 국제 학술대회 '동아서예 유파의 형성과 서방서예의 맹아에 대한 이해'와'서예와 한지'를 주제로 한 국내 포럼은 아쉽게 내년초로 연기됐고, 서예를 중심에 둔 음악과 무용이 어우러지는 퍼포먼스로 주목을 모은 '필가묵무(筆家墨舞·붓이 노래하니 먹이 춤춘다)'도 미뤄둔 상태.그러나 참여작가는 15개국 1400여명에 이른다. 한·중·일 3국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본 전시 외에도 응용 서예전과 부대행사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과 전북예술회관, 국립전주박물관, 강암서예관 등 전주의 전시공간을 가득 메운다.개막식도 간소화해 19일 오후 2시에는 그랑프리 시상식만 간소하게 열린다.▲ 새로운 사조를 꿈꾸다'동아시아 서예의 유파전'은 아시아 3국의 서예 동향을 살필 수 있는 전시회. 한국(56명)과 중국(20명), 일본(25명)의 계파를 정리했다. 서양의 추상화 경향을 이어받은 일본 계파, 전통서법 대신 조형성을 강조한 중국 계파와의 조우는 계파를 넘어 유파로 나아가기 위한 도약. 세대·연령·지역별 다양한 작가층을 통해 전통의 재창조를 위한 현대 서예의 실험정신을 만날 수 있다.▲ 장르의 경계를 넘는다'한국가곡 & 한글서예'는 서예의 대중화를 위한 시도. 전시의 즐거움을 더해줄 피아노와 현악 4중주단의 즉석 연주, 해설을 덧붙인 '시와 서예, 해설을 곁들인 가곡 음악회'는 취소됐지만, 가곡의 아름다운 노랫말을 단아한 한글 서예 작품으로 풀어 대중들의 감성에 다가간다.대만의 장병황 교수가 개발한 '신래e필'은 임서에서 창작, 전각까지 체험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컴퓨터로 서예를 즐기는 색다른 체험이 기대된다.▲ 생활속으로 들여놓는 서예서예의 문화상품화는 대중화를 위한 또다른 씨줄과 날줄이다. 서예의 필획을 정밀하게 새긴 아름다운 한지등 40여개가 전시되는 '서예, 불을 밝히다 - 서예와 한지등'이 대표적. 90~240㎝에 이르는 높이에 마음의 등불로 삼고 싶을 만한 명구절이 새겨진 한지등은 관객들에게는 큰 선물이 될 듯.한국소리문화의전당 2층 복도에 500여권의 표지를 전시한 '책 표지 문자 디자인전'도 주목을 모은다. 과거엔 책의 제호를 서예작품으로 쓰는 것이 일상화됐지만, 최근 손글씨가 유행하면서 서예가 아닌 서예가가 쓴 책표지가 늘어나는 추세. 광복 이후 출간된 책표지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서예작품에 나무와 돌, 대나무를 새긴 '도법 서예전'도 서예의 생활용품화를 위한 코너. 전시실 1층과 3층에는 전각으로 꾸민 설치예술작품이 전시된다.▲ 참여하고 즐기는 비엔날레전북예술회관에서는 묵향의 본향인 전북의 서예 발전을 구심점을 찾는 '전북서예의 새로운 모색전'을 비롯해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기념공모전이 10년간 배출한 '초대작가전', '기념공모전 수상작품전', '2007 대상 작가전'이 열린다.국립전주박물관은 '석전 황욱 선생 특별전'을, 전주 강암서예관은 '강암 송성용 선생 특별전'을 연다.백제로와 백제교 인근에 마련된 깃발서예전을 통해 깃발 서예의 장관을 구경할 수 있다. 29일 오후 1시부터 KBS 'TV쇼 진품명품' 출장감정도 서예비엔날레를 찾는다. 고미술품을 누구나 무료로 개별감정할 수 있다. 방송은 10월18일 방영될 예정이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9.18 23:02

그의 깊은 주름 위로 흐르는 지혜를 보라

젊은이들은 나이 든 이들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노인들이 살아온 길고 질긴 세월과 그로부터 얻은 삶의 지혜란 말 한두 마디로 전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2007년 서른 살이었던 사진ㆍ영상 작가 앤드루 저커먼은 65세 이상의 명사들을 찾아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넬슨 만델라, 주디 덴치, 클린트 이스트우드, 앤드루 와이어스, 데이브 브루벡, 나딘 고디머, 제인 구달, 존 흄 등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이들은 '이제껏 살아보니 어떻더라'라는 이야기를 들려줬고 카메라 앞에서 조용히 웃었다. 저커먼은 이들의 말과 얼굴에서 인생의 지혜를 찾아내 책에 담았다. 이 책이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위즈덤'(샘터아트북 펴냄)이다. 정치인이나 예술가, 작가, 인권 운동가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았으나 이들은 명사이기 이전에 평범한 사람이며 지혜로운 노인이다. 사진도 아무런 배경이나 소품 없이 온전한 자연인의 모습으로 찍었으며 이들의 주름 팬 얼굴에서는 이제껏 살아온 세월이 묻어난다. 이들은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자신의 삶을 진정 풍요롭게 한 것은 헛된 명성이 아니라 사람과 일을 향한 사랑과 열정이었다고 귀띔한다.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로버트 레드포드는 "명성은 섀도복싱 정도나 할 상대이지 온몸으로 씨름할 상대는 아닙니다. 이름이 알려질수록 그 명성을 앞질러 가세요"라고 권한다. 무심한 표정의 헨리 키신저는 "무리한 야망을 키우지 마세요. 해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만 하면 커리어는 알아서 굴러갑니다"라고 말하며, 당당한 표정의 매들린 올브라이트는 "매들린 올브라이트는 유리천장을 부수는 데 기여한 사람이지만, 자식과 손주들한테 나는 그냥 나예요"라고 말한다. 명사들은 진심을 담아 인생의 조언들을 들려주지만 "이렇게 살아라"라는 잔소리를 늘어놓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들은 나이가 든다고 어느 날 번쩍 득도하는 것은 아니며 그저 묵묵히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이라고 말한다. "나이가 들수록 멍청해져서 지혜란 게 뭔지 모르겠어요. 그저 내가 아는 뭔가를 물려줘서 누구든지 거기서 영양가 있는 걸 꺼내 쓰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주디 덴치)"나이가 들면 이런저런 것에서 손을 떼고 맘 편하게 뒤로 물러나 절로 지혜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보다 더 큰 착각이 없더라고요. 노년이란 두 번째 사춘기더라니까요." (나딘 고디머)명사들은 야심 차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하는 대신 '순수하게' 살아가라고 권한다. 사랑과 배려, 남을 위해 사는 삶을 강조하는 것. 귀에 보청기를 낀 채로 부처 같은 미소를 짓는 넬슨 만델라에게서는 그야말로 '부처님 말씀'이 쏟아져 나온다. "눈에 보이고 의사가 고칠 수 있는 상처보다 보이지 않는 상처가 훨씬 아픕니다. 남에게 모멸감을 주는 것은 쓸데없이 잔인한 운명으로 고통받게 하는 일이란 걸 알았습니다.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이기는 것이라는 걸 배웠습니다."책장을 후루룩 넘기며 단번에 읽는 것보다는 51명의 얼굴을 직접 마주하듯이 한명 한명 만나보면 좋을 책이다. 지면의 한계를 뛰어넘으려 인터뷰 영상을 담은 60분짜리 DVD를 부록으로 넣었다. 이경희 옮김. 216쪽. 12만원.

  • 전시·공연
  • 연합
  • 2009.09.17 23:02

[행사·축제] 10월 서울엔 디자인 향연 펼쳐진다

서울시가 세계 디자인의 중심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마련한 종합 디자인축제인 '서울디자인올림픽(SDO) 2009'가 다음달 9일부터 29일까지 21일간 잠실종합운동장과 한강공원, 도심 곳곳에서 열린다. 서울시는 'i DESIGN(우리는 모두 디자이너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의 세부 프로그램을 16일 공개했다. 올해는 ▲디자인서울 국제 콘퍼런스 등 4개 콘퍼런스 ▲디자인장터 등 30개 전시회 ▲ 서울디자인공모전 등 2개 공모전 ▲아이디자인(i-design) 놀이터 등 29개 페스티벌 등 총 65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디자인올림픽의 주요 무대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선 디자인이 경제불황을 극복하는 해결책이라는 주제로 디자이너와 기업, 바이어, 마케터를 서로 연결해주는 '디자인 장터전'과 '2009 월드디자인마켓_서울'이 열린다. 한ㆍ중ㆍ일 3국의 문화 차이에 따른 디자인을 이해할 수 있는 '한중일 휴(休)디자인전'과 서울의 2020년 모습을 디지털영상을 통해 만나보는 '서울 비전 2020', '세계건축디자인초대전' 등도 마련된다. 우수 공공디자인 제품 전시회 등 시민들이 참여하는 11개 전시회도 열린다. 또 신진 디자이너와 디자이너 지망생을 위한 맞춤형 취업박람회가 15~16일 주경기장 옆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다. 디자인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아이디자인 놀이터'와 '서울디자인올림픽 퍼포먼스' '에코 디자인 퍼포먼스' '푸드 디자인 페스티벌' 등 취향에 따라 골라서 참여할 수 있는 부대행사도 다양하다. 디자인의 경제적 가치를 모색하는 '디자인서울 국제 콘퍼런스'도 9~11일 지안프랑코 자카이 컨티늄사 회장과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 가구 디자이너 폴 켈리 등 디자인 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된다. 12일 열리는 '배려하는 디자인 국제 경진대회'에선 신진 디자이너들이 48시간동안 노인과 장애인, 어린이 등 소외계층을 배려하는 디자인을 제작해 실력을 겨룬다. 행사기간 잠실종합운동장 1ㆍ3층의 3만4천여 관람석은 친환경 제품으로 장식되며,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등지에는 디자인올림픽의 축소 전시관인 '디자인서울 튜브'가 선보인다. 시는 행사기간 대규모 인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 신종플루에 대비해 행사장 곳곳에 소독기를 설치하고 전문인력이 상주하는 종합방역센터 두 곳을 운영하는 등 위생검역을 철저히 할 계획이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http://sdo.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연합
  • 2009.09.17 23:02

[행사·축제] 바로크음악의 향연 '서울국제바흐페스티벌'

깊어가는 가을, 정갈하고, 풍성한 바로크 음악에 빠져보자. 한양대학교 음악연구소(소장 권송택)가 내달 16-31일 다채로운 바로크 음악을 소개하는 '제3회 서울국제바흐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2005년 이래 격년제로 열리는 이 페스티벌은 아시아 유일의 바흐 음악 축제로, 지난 두 차례의 행사에서 청중과 평단의 한결같은 호평을 받으며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바로크 음악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해왔다. '바흐와 헨델'을 주제로 하는 올해 행사는 세계적인 바로크 음악 스타들이 펼치는 음악회, 바흐를 조명하는 학술대회로 나뉘어 열린다. 영국의 젊은 건반 연주자 매튜 홀스가 이끄는 '레트로스펙트', 유럽에서 먼저 진가를 인정받은 소프라노 임선혜는 10월16일 금호아트홀, 17일 세종체임버홀에서 함께 무대를 꾸민다. '레트로스펙트'는 1980년 창단 이후 무려 95장의 음반을 발매, 전세계적으로 1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린 '킹스 콘소트'를 전신으로 지난 5월 창단된 고음악 앙상블. 헨델을 주제로 한 16일 음악회에서는 '리날도' 중 '나는 싸우리', '줄리오 체사레' 중 '제기도를 들으소서', '합주협주곡 4번' 등을 들려주고, 바흐 음악을 소개하는 17일 연주회에서는 '칸타타 84번', '칸타타 202번', '관현악모음곡 1번' 등을 연주한다. 7만-10만원. 같은달 25일에는 세종체임버홀에서 근원까지 탐색하는 깊이있는 연주로 정평이 난, 쳄발로 거장 봅 판 아스페렌의 독주회가 열린다. 바흐의 '프랑스 모음곡 1번', 헨델의 '파사칼리아 G장조' 등을 들려준다. 5만-8만원. 기량이 절정에 오른 류트 연주자 홉킨슨 스미스는 28일 금호아트홀에서 바흐의 '바이올린소나타 1번', 산츠의 '제2선법의 파사칼리아'로 꾸미는 독주회를 열어, 섬세하고 기품있는 류트의 세계로 관객을 이끈다. 5만-7만원. 축제의 피날레는 3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전세계 합창인들의 우상' 헬무트 릴링의 내한 공연이 장식한다. 평생을 바흐 음악, 독일 합창의 전통을 지키는데 헌신해온 지휘자 릴링이 자신이 창단한 합창단 게힝어 칸토리아,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를 이끌고 바흐와 헨델의 합창곡을 들려준다. 4만-12만원. 앞서 24일 한양대 백남음악관에서 열리는 제3회 바흐 국제학술 심포지움에는 크리스토프 볼프(하버드대 석좌교수), 피터 볼니(라히프치히 바흐 아카이브 선임연구원) 등 세계적인 바흐 전문가들이 참석, 바흐의 인간적 면모, 창작 과정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다. 권송택 한양대 음악연구소장은 "어려운 음악이라는 인식과는 반대로 굉장히 자연스럽고, 단순해 초보자도 듣기 편한 음악이 바로크 음악"이라며 "무대와 객석이 가까워 연주자와 관객이 말 그대로 함께 호흡하며, 깊이 몰입하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바로크 연주회에서는 인공적인 음향 장치를 배제하고, 현대 악기에 비해 악기 소리가 작기 때문에 관객은 음악가들의 연주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연주자들이 숨쉴 때 함께 숨쉬는 것이 관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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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09.17 23:02

[전시] 백제에 가려진 마한의 역사 시작된다

백제에 가려졌던 마한의 역사가 재발견된다.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영원)이 22일부터 11월29일까지 여는 기획특별전 '마한, 숨쉬는 기록'은 논란이 분분했던 마한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조명하는 국내 첫 전시다.54개의 소국 연맹체로 이뤄진 마한은 진한·변한과 더불어 삼한을 이끌었을 만큼 영향력이 막강했으나, 세력이 약화되면서 백제 공격을 받아 멸망했다. 하지만 전남 나주에서 대형 항아리로 만든 옹관묘가 발굴돼 369년 이후에도 마한이 존재했을 거라는 주장이 제기, 마한의 잊혀진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이번 전시는 마한이 탄생되면서부터 백제에 통합되기까지를 시기별로 4개 주제로 구분해 총 320여점의 유물을 선보인다.첫 번째 주제는 '마한, 그 시작'. 기원전 3세기경에 등장한 마한은 철기문화 영향을 받아 태동했던 모습을 보여주는 칼·창·거울 등의 청동기 유물과 쇠도끼, 낫 등 철기들이 전시된다.두 번째 주제는 '삼한의 으뜸, 마한' . 중부, 호서, 호남지방에 뿌리내린 마한의 지역성을 엿볼 수 있는 토기, 쇠도끼·화살촉 등을 비롯해 마한 우두머리의 위세품인 고리자루칼과 말모양허리띠고리를 통해 지배구조를 살펴볼 수 있다. 마한에서 출토된 일본 야요이토기, 중국 동전인 오수전·화천 등은 마한이 일본·중국과 지속적인 교류를 해왔음을 방증하는 사료다.'마한, 삶과 신앙'은 세번째 주제다. 발달된 토기, 단야구(철기를 가공해 쓰는 도구) 등 생산도구, 금보다 귀하게 여긴 구슬 장신구, 신성하게 여긴 '새'를 형상화한 토기들을 차례로 선보여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과 신앙을 보여준다.네 번째 주제 '백제 속의 마한'은 가장 주목을 모으는 코너. 충남 서산 부장리 금동관모를 비롯해 백제 위세품을 통해 마한이 백제로 통합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항아리 2개를 연결해 시신을 넣어둔 옹관묘에선 길이 3m, 무게 500㎏까지 나가는 항아리가 발굴됐다. 이런 대형 독을 만들기 위해 뛰어난 기술이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 6세기 중반에야 사라진 옹관묘를 통해 마한이 6세기 중반까지 존재했을 거라는 학설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조규택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마한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전시장 입구에 마한의 지도, 마한의 성립·소멸과정에 관한 설명을 덧댔다"며 "마한 특별전 도록엔 마한 관련 유적과 유물, 마한 연구 성과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연구자들의 특별논고도 수록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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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9.09.17 23:02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 뮌헨콩쿠르 우승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17)이 제58회 뮌헨 ARD(독일 공영 제1방송) 국제음악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우승했다. 박혜윤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결선에서 오스트리아 태생의 미국 현대 작곡가 코른골드의 '바이올린협주곡'을 연주, 상금 1만유로가 주어지는 1등을 차지했다.2위와 3위는 나란히 버르톡의 '바이올린협주곡'을 협연한 일본의 시라이 게이와 미국의 릴리 프랜시스가 각각 차지했다. ARD 국제음악콩쿠르는 현악기, 관악기, 성악 등 클래식 전분야를 망라하는 독일 최고 권위의 음악 콩쿠르로, 이 대회 기악 부문에서 한국인이 1위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기악 부문 한국인 입상자로는 정명훈(1973년, 피아노 2위), 조영창(1982년, 첼로 2위), 서혜경(1983년, 피아노 3위) 등이 있었다. 성악 부문에서는 2006년 바리톤 양준모가 우승한 적이 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영재 출신의 박혜윤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 학교 수료 후 2001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며 바이올린 신동으로 떠올랐으며, 이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신시내티대 음대에서 수학했다. 2003년 비에냐프스키 국제콩쿠르 3등, 2007년 누이스스포국제콩쿠르 1등을 차지한 그는 현재 독일 베를린에 있는 한스아이슬러 음대에 재학 중이다. 한편, 13일 끝난 이 콩쿠르의 성악 부문에서는 소프라노 서선영이 2위, 이혜정이 3위를 각각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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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09.16 23:02

[행사·축제] 부천에서 만화의 바다에 빠져 보세요

국내외 만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흥겨운 축제인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가 23-27일 부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펼쳐진다. 부천국제만화축제 운영위원회(위원장 박재동)는 15일 서울 경운동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만화 100주년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개원(23일)에 맞춰 '한국만화 100년의 힘'을 주제로 여는 올해 축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만화(漫畵), 만화(滿話)전-만 가지 이야기' 전시에서는 한국만화 100년을 되돌아보는 작품들과 만화가들의 손때가 묻은 원고, 습작들을 선보이며 공상 만화가 주를 이루던 시절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로 현실주의 만화를 이끈 만화가 이희재 씨 특별전도 열린다. 금기에 도전하는 '19금 전시회'도 마련됐다. 유럽 에로티시즘의 대표적 작가인 밀로 마나라의 작품을 소개하는 '에로틱 판타지아'와 국내 성인만화 작가들이 성을 소재로 그린 작품들을 모은 '살내음전' 등 2가지 성인만화 특별전에는 19세 이상 관람객만 입장할 수 있다. 또 운영위는 아시아유럽펀드(ASEF) 주최로 해마다 열리는 '링구아 코미카 프로젝트'의 내년 행사 유치에 도전하는 뜻으로 '링구아 코미카 리플레이' 기획전을 열어 그동안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아시아ㆍ유럽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형민우, 정준호, 박현수, 현태준 등 국내 작가와 존 윅스, 레이마 마키넨 등 해외 만화가들이 꾸민 전시 공간이 손님들을 맞이하며, 국내외 만화산업 관계자들이 모여 만화의 미래를 모색하는 콘퍼런스도 열린다. 만화가들이 하룻밤을 함께하며 교류하는 자리인 '만화가 1박2일'과 만화 속 주인공 따라 하기 경연대회인 '코스프레 최강자 대회'도 진행된다. 한편, 신종플루 확산 방지를 위해 일부 행사는 취소됐다. 주최 측은 어린이들을 미래의 작가로 키우기 위한 체험 행사인 '스쿨존 새록새록 페어' 등 청소년들이 한데 모일 만한 대규모 행사는 취소했다. 박재동 위원장은 "꾸준히 해 왔더니 벌써 축제가 12년째가 됐다"며 "올해는 한국 만화산업의 미래인 아이들이 많이 몰리는 행사가 빠져 아쉽지만, 다른 기획과 전시는 원래대로 진행해 알차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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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09.16 23:02

첼로 예비 거장, 통영에 모인다

'2009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가 오는 11월 14-21일 경남 통영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세계적인 현대 음악의 거장 윤이상을 기억하고, 재능있는 젊은 연주자를 발굴하기 위해 2003년 시작된 콩쿠르로, 그동안은 경남국제음악콩쿠르라는 이름으로 열렸으나 올해부터 명칭을 바꿨다. 올해 대회는 첼로 부문에서 열어 약 3대1의 예선을 통과한 13개국, 27명의 젊은 첼리스트가 출전한다. 참가자들은 1차 본선에서 윤이상의 '활주'를 필수곡으로 연주하고, 2차 본선에서는 윤이상의 '공간 I' 또는 1950년 이후 작곡된 현대 음악 중 하나를 골라 연주해야 한다. 21일 열리는 결선에서는 김봉 성남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지휘하는, 통영국제음악제 상주 단체 팀프 앙상블과 협주곡을 협연하는 것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입상자에게는 총상금 7만2천달러(우승 상금 3만달러)와 함께 매년 3월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기회를 준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첼리스트 정명화(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15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콩쿠르 간담회에서 "첼리스트 출신인 윤이상 선생님은 특히 첼로를 아끼셨다"며 "첼로 부문에서 열린 지난 두 차례의 콩쿠르에 비해 올해는 유난히 좋은 연주자들이 많이 지원, 기대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 올해 심사위원으로는 정명화와 함께 윤이상의 '활주'를 국내 초연했던 이종영(경희대 음대학장), 리처드 아론(줄리아드 음악원 교수), 옌스-페터 마인츠(베를린 국립예술대 교수), 지안 왕 등 국내외 첼로 거장 9명이 참여한다. 재단법인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의 김승영 이사는 "콩쿠르 역사가 비록 길지는 않지만, 첼로 부문에 있어서는 세계 5위권으로 성장했다"며 "앞으로 콩쿠르 위상을 더욱 끌어올려 아시아를 대표하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첼로, 바이올린, 피아노 부문을 돌아가며 여는 이 콩쿠르가 배출한 수상자로는 줄리 알버스, 이정란(이상 첼로), 빅토리아 코르친스카야, 소피아 굴리악(이상 피아노), 이보경, 하익 카자지안(이상 바이올린) 등 31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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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09.16 23:02

[전시] 국내 최대 화랑 장터에 '전북 미술의 꽃' 피우다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하는 국내 최대 미술품 장터인 '제8회 한국국제아트페어(조직위원장 이성낙·이하 키아프)'에 도내 갤러리들이 참여한다.전주 서신갤러리(관장 박혜경)는 김제 출신 조각가 강용면씨, 전주 아카갤러리(관장 박지혜)는 익산 출신 조각가 국경오씨를 비롯해 타지역 작가인 이석주 지석철 안광식씨, 올해 처음 참여하는 완주 오스갤러리(관장 전해갑)는 완주 출신 임대준씨를 비롯해 타지역 작가인 이주원, 곽남신, 이관우, 오원영, 노자영씨가 나란히 함께 한다.그간 주요 갤러리들은 미술시장의 침체기 속에서도 젊은 작가들을 발굴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올해 키아프에 참여한 국내 화랑은 122곳으로 지난해 116곳 보다 조금 늘었지만, 국외 화랑은 46곳으로 절반에 머물러 미술 경기는 여전히 침체기라는 평가.'전통의 현대화'로 중심 잡기에 힘써온 조각가 강용면씨는 '온고지신-신목'展을 선보인다. 민화, 무신도, 보가지 무늬 등 전통적인 소재에 근거, 미송을 말린 뒤 조각해 강렬한 오방색으로 채색하는 그만의 독특한 작업 방식을 고수했다. 불교·민화·신화적 도상이 7000~8000여개의 조각으로 연결된 작품 'Taking a lesson from the past'를 비롯해 9점을 출품, 한국인의 신명을 끌어내 비움의 철학을 역설적으로 풀어냈다.감수성이 물씬 풍기는 서정성을 바탕에 둔 조각을 내놓았던 조각가 국경오씨는 '바라보다'展을 통해 극사실에 천착한 작품 8점을 출품한다. 작품 '바라보다 - 석공의 눈'은 섬뜩할 만큼 까만 눈동자를 통해 사물의 본질을 꿰뚫고자 하는 작가의 눈이 표현된 작품. 가로 2m, 세로 5m50㎝에 이르는 대작이다.임대준씨는 '전승된 신앙'展을 통해 솟대를 소재로 한 수묵채색화 4점을 내놓는다. 그에게 있어 솟대는 희망의 안테나. 2001년부터 시작한 솟대 작업은 수묵에서 채색으로 옮겨지면서 한국적인 미감이 재발견됐다.22일까지 '아시아미술시장의 허브'를 목표로 한 올해 키아프는 국내·외 작가 1200여명의 작품 4600여점이 전시·판매된다. 올해 주빈국인 '인도 특별전'을 주축으로 작고 작가인 김환기, 유영국씨 등을 비롯해 젊은 작가 장석수, 강용운씨에 이르는 40여명의 작품이 곁들여지며, 한국 현대미술의 현대성을 조명하는 '한국현대미술과 모더니즘, 모더니티'展도 마련된다.'2010년 미술시장 전망' 포럼(18일 오전 11시)과 인도와 오스트레일리아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강연(18일 오후 3시)도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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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9.09.16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