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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에 '빌보드 코리아 차트' 신설된다

미국 빌보드와 제휴해 '빌보드 코리아(Billbaord korea) 차트'가 만들어진다. 한국연예제작자협회(회장 안정대, 이하 연제협)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음악 차트의 신설과 한국 음악의 세계화 및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115년의 신뢰와 노하우를 쌓아온 미국 빌보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와 관련, 빌보드와의 제휴 및 라이선스 사업을 위해 이미 지난 6월 ㈜빌보드 코리아(대표 이희석)가 설립됐다. 이 회사는 지난달 빌보드 사업을 총괄하는 미국 닐슨 비즈니스 미디어(Nielsen Business Media)와 '빌보드 코리아 차트' 신설 등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및 계약을 맺었다. 연제협은 ㈜빌보드 코리아에 음반과 가수에 대한 자료 제공 등 협력자 역할을 한다. 빌보드 코리아가 연제협을 통해 취합한 국내 가수의 음반 및 음원 매출 자료는 미국 빌보드에 보내져 빌보드 고유의 방식에 따라 차트 순위가 매겨진다. 이를 위해 ㈜빌보드 코리아는 서비스 인프라 구축, 유무선 플랫폼 개발 등 시스템 준비작업을 거쳐 10월 빌보드 코리아 사이트(billboardk.com)를 오픈한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 소개되는 빌보드차트에는 12월께부터 주간으로 집계될 코리아 차트가 소개되며, 한국 음악과 가수들의 콘텐츠와 뉴스가 온. 오프라인 빌보드 잡지를 통해 전달된다. 빌보드 관계자는 "한국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음악시장"이라며 "음반, 온라인 및 모바일 수치를 근거로 한 빌보드 코리아 차트를 만들게 된 만큼, 한국과 미국 음악 시장 간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빌보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음악 브랜드로, 빌보드 차트는 모든 음악 장르를 포함하는 75개 차트를 매주 발간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연합
  • 2009.09.24 23:02

[공연] 창덕궁서 '진작례' 완성본 복원 공연

순조 무자년(1828년) 창덕궁 연경당에서 펼쳐진 진작례(進爵禮)의 완성본 복원 공연이 창덕궁에서 열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부설 세계민족무용연구소와 서울국제문화교류회, 율가한국전통예술기획은 "28일 오전 11시, 오후 5시 두 차례에 걸쳐 창덕궁 연경당 본채에서 순조 무자년의 진작례 완성본을 재현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진작례는 왕실의 경축 행사 때 신하들이 임금에게 술과 음식을 올리고 예를 표하는 의식으로, 순조는 1827년 창덕궁 후원에 연경당을 창건해 이듬해 이곳에서 어머니 순원왕후의 40세 생일에 축하 진작례와 정재(궁중 행사용 춤과 노래)를 베풀었다. 당시의 연회 의식이 수록된 '진작의궤'를 바탕으로 2006년부터 3년에 걸쳐 순조 무자년 진작례를 고증해온 세계민족무용연구소는 지난해까지 복원한 17종의 궁중 정재 외에 이번 공연에서 6종의 정재를 추가로 선보여 진작례 완성본을 보여준다. 세계민족무용연구소는 "실제 연경당 진작례에서 23종목의 정재가 공연됐을 가능성을 고려해 '진작의궤'의 '악장' 편에 의거, 고구려, 포구락, 공막무, 무고, 아박, 향발 등 6종목을 추가로 복원했다"고 설명했다. 세계민족무용연구소는 복원 첫해인 2006년에는 망선문, 헌천화, 보상무, 춘앵전, 가인전목단, 2007년 경풍도, 향령무, 영지무, 박접무, 침향춘, 첩승무, 지난해에는 만수무, 연화무, 춘광호, 무산향, 최화무, 춘대옥촉을 연행했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복원 공연에도 무용, 음악, 의상, 음식 등을 망라한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해 180여년 전의 의식을 고스란히 재현할 계획이다. 오전 11시 공연은 전화 예약을 통해 일반에 개방하고, 오후 5시 행사는 비공개로 치러진다. 세계민족무용연구소측은 "완성된 연경당 진작례 공연을 내년부터 상설화해 일반 대중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보여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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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09.24 23:02

[행사·축제] 청주 공예비엔날레 개막…40일간 열려

세계 최대 공예축제인 '2009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가 23일 개막돼 11월 1일까지 40일간 다양한 전시·문화·체험행사에 들어갔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조직위는 이날 오후 3시 청주예술의 전당 광장에서 초대작가, 지역 문화.예술인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식을 열었다. 조직위원장인 남상우 시장은 개회사를 통해 "1999년 시작해 6회째를 맞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공예분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다"며 "만남을 찾아서를 주제로 한 올해 비엔날레도 수준 높은 작가가 참여, 공예라는 인류 공통어를 통해 세계인이 하나가 되는 시간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식에서는 1-5회 비엔날레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영상을 상영하고 '스틸라인의' 타악 퍼포먼스 공연, 청주 시립무용단의 축하공연이 펼쳐져 축제분위기를 돋웠다. 이날 오후 6시에는 상당산성 남문 잔디광장에서 국제공예공모전 시상식을 갖고 목공예가 현병연씨와 독일의 금속공예가 노라 로첼씨에게 그랑프리를 시상한다. '만남을 찾아서(outside the box)'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는 53개국에서 3천여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본전시, 공모전시, 국제공예페어, 교육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청주예술의 전당 일원 등에서 진행된다. 본전시는 도자, 목칠, 금속, 섬유, 유리 등 공예분야에 활동하는 작가뿐 아니라 공예적 가치를 표현하는 다른 장르의 작가도 다수 참여해 '인공의 지평', '오브제, 그 이후'. '프로젝트 생활 속으로' 등 3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공예페어는 8개국 60여명의 작가가 참여해 고품격 공예작품을 전시.판매하고 초대 국가인 캐나다에서는 205명의 작가가 참가해 다인종, 다문화로 살아가는 캐나다인들의 삶과 문화를 선보인다. 국제공예공모전에 출품한 작품을 전시하는 전시회와 신영 지웰시티 모델하우스에서 생활 속의 공예를 보여주는 내 마음의 집-귀가(貴家), 청주 공예비엔날레의 10년을 볼 수 있는 '공예비엔날레 10년의 리포트', '국제 북아트 특별전' 등의 전시행사도 열린다. 또 공예체험장에서는 '40일간의 아름다운 공예이야기'가 펼쳐져 도자, 목질, 유리, 한지 등 공예의 다양한 장르를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지며 지역 공예인들의 릴레이 워크숍이 열린다. 예술의 전당 대공연장과 소공연장, 야외무대에서는 홍명희 문학제, 명사 시낭송회, 디자이너 이상봉의 시민 데이트, 청주 한정식 시연회, 시립예술단 특별 공연, 춤·음악·패션 등의 예술단체가 참여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이와 함께 행사 기간에 국립 청주박물관의 '금속공예, 전통과 현대의 만남 특별전', 청주 미술창작스튜디오의 '리빙퍼니쳐전', 신 미술관의 '아름다운 도시, 메트로시티 특별전', 스페이스몸 미술관의 '소장품 특별전' 등도 열린다. 조직위원회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신종플루 차단을 위해 행사장 입구에 5대의 열 감지기를 설치하는 등의 대책을 세우는 한편, 행사장 내에 보건의료서비스센터를 운영해 건강검진을 해주고 각종 안전사고 등에 대비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연합
  • 2009.09.24 23:02

[전시] '화폭에 녹아든 자연의 일상' 선기현 예총회장 개인전

"달포 전에 박 관장으로부터 초대전 제의가 왔습니다. 예총 회장 맡으면서, 개인전에 대한 미련이 왜 없었겠어요. 박스갤러리 분위기를 알고 싶어 갔다가 노란 건물에 반했고, 전시장 조명이 칼라를 쿨하게 쓰는 제 그림과도 잘 맞겠다 싶었죠. 그때부터 '전라예술제'랑 막 밀어부쳤습니다."지난 15일 선기현 전북예총 회장(52)은 열두번째 개인전을 가졌다. 바쁘다는 핑계가 통했던 시간. 그게 벌써 4년이 흘렀다. '이거다!' 싶으면, 붓을 잡고 '쭉' 그려내야 하는 성향상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던듯 했다."한 번 막혀 버리면 못 그려요. 수없이 덧칠하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또 해도 또 해도 퇴작이 돼버립니다."화려한 색감과 다채로운 문양은 그가 온몸으로 새긴 일상의 기록이다. 패션과 디자인에 관심 많았던 어머니의 영향도 컸고, 어떤 것을 대충 봐도 단숨에 붓질해버리고 마는 '안복(眼福)'도 있었다. 대학 졸업장을 따기까지 걸린 시간이 자그마치 8년.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창을 열기 위한 방황 덕분에 '선기현 다운' 그림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개막식 날 박남재 선생님이 축사 하시면서 학생 시절 말썽 많이 부렸다고 하시대요. 한참 웃었습니다. 지켜보시면서 애 많이 태우셨겠죠."이번 전시에 선보인 작품은 20여점. 추상성과 구상성이 공존된 화면. 평면이지만, 3차원적 화면 구성으로 긴장감도 살렸다. 소, 닭, 소나무 등 한국적 소재에 힘차고 강렬한 색감이 어우러지면서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다. 부제까지 붙어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비가 갠 뒤 바람과 달처럼 청쾌한 분위기가 드러난 '광풍제월(光風霽月) ', 색의 대비와 여백을 살려 춤추는 듯한 소나무를 형상화한 '트위스트', 민화에서 따온 호랑이에 알록달록한 옷을 입힌 'Miss 호(虎)'까지 이색적 화폭이 줄줄이 꿰어진다.오랜 기간 숨가쁜 길을 오르고 나서야 탁 트인 캔버스를 만난 것 같다는 그는 그러나 올해 역시 예고편에 불과하고, 내년쯤 제대로 된 개인전을 구상중."사실 다음 작품은 어디로 튈지 몰라요. 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거리낌 없는 캔버스를 선물할 겁니다."전시는 10월15일까지 전주 서신동 박스나비갤러리(관장 박경숙)에서 계속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9.24 23:02

"빛 바랜 사진, 내 인생이나 다름없지" 원로 사진작가 김학수 씨

"녹슬면 기름칠해 가면서 썼던 기계예요. 얘도 나만큼 늙었네요."35년된 확대기를 쓰다듬는 늙은 사진작가의 손길을 따라 떠나보낸 시간, 잊혀져간 기억이 되살아난다.매주 목요일 전북일보에 '김학수의 오래된 기억'을 연재하게 된 사진작가 김학수 선생(76). 어수선한 세상, 사진 재료상을 크게 하던 집안 어른 밑에서 일을 배우다 사진을 알게 됐고 지도를 제작을 하는 부대로 군대를 가게 되면서 사진과 가까워 졌다. 라이카 카메라 한 대가 쌀 20∼30가마 하던 시절부터 그렇게 그의 사진 경력은 50년이 됐다."옛날 사진들을 보면 빛 바랜 사진이 내 인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사진 덕분에 애들도 가르쳤고, 상도 받았고, 사진일 한 게 내 인생의 전부지요. 흑백으로 고집스럽게 마감짓는다 생각하니 퍽 즐겁고 고맙고 행복합니다."그 때는 다 흑백이었다. 호기심으로 몇 번 해봤던 칼라사진은 애들 돌사진이나 찍어주는 정도. 그는 "우리 주변은 총천연색인데, 흑과 백으로만 찍어서 보면 단조로우면서도 강렬해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더 잘 나타낼 수 있었다"고 했다. 실루엣을 좋아해 역광사진이 많은 것도 특징. 작품 거의가 역광으로, 그림자가 전부 앞에 있다."우리 할아버지는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셨죠. 어머니는 군대 끌려간 형을 위해 새벽이면 우물에서 물을 떠다가 장독에 올려놓고 빌었고요. 그런 기억들이 제 의식 속에 남아있었던 것 같습니다."허리 굽혀 수확을 하고 있는 농부들, 늦여름 소금을 걷어들이는 염전, 뿌연 먼지를 일으키는 방앗간…. 그의 카메라에는 옛 풍경들이 담겨있다. 간첩 올라온다고 철조망을 쳐놨던 서해안을 카메라 들고 기웃거리다 끌려갔던 일, 주막에서 막걸리잔을 기울이던 어르신들에게 담배 한 갑 사드리고 찍은 사진들, 개가 교미하는 장면부터 개장수에게 팔려가는 운명까지 개의 일생을 사진으로 찍어 전시했던 일, 50년이 지난 지금도 사진과 관련된 기억들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좋다."2007년 국립민속박물관에 사진을 기증하고 나서 사람들로부터 이왕이면 우리 지역에다 남겨놓지 그랬냐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민속박물관에서 전시도 해주고 사진집도 잘 만들어 줬지만, 신문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면 책꽂이 장서로 있는 것보다 훨씬 낫겠다 싶습니다."원로 사진작가는 "교과서 같은 이야기지만, 세상이 아무리 좋아져도 뿌리는 잊지말아야 한다"며 "한 장의 사진이지만 독자들에게 온고지신의 지혜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982년 전북일보와 첫 인터뷰를 했었다"며 "그 때의 인연으로 전북일보 독자들과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고도 덧붙였다.전주가 고향인 선생은 대한민국사진대전 초대작가로, 국내에서 여러차례 개인전과 초대전을 가졌으며 미국과 중국에도 초대돼 한국의 풍경들을 낯선 땅에 옮겨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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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9.09.24 23:02

지난해 10억이상 미술품 6천억대 수입

지난해 작품당 가격이 10억원이 넘는 그림, 조각 등의 고가 미술품이 6천억원어치 넘게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관세청이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술품 수입건수는 3천396건, 수입액은 7천759억원에 달했다. 미술품 수입액은 2005년 995억원(1천387건), 2006년 2천82억원(1천886건)에서 2007년 7천119억원(3천255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회화 수입액은 6천436억원으로 전체의 83%를 차지했고 조각 1천208억원(16%), 판화 115억원(1%)이었다. 이 가운데 작품 한점의 가격이 10억원이 넘는 미술품은 103건이 수입됐고 금액은 6천155억원에 달했다. 품목별로 수입액은 회화 5천333억원, 조각 822억원이었고 10억원이 넘는 판화는 없었다. 회화의 경우 작품 한점의 평균 가격이 62억원인 셈이다. 10억원 이상 미술품 수입액은 2005년 482억원(22건)에서 2007년 5천289억원(127건)으로 2년만에 11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수입건수가 103건으로 조금 줄었지만 수입액은 6천155억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는데 이는 비싼 작품이 더 많이 들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품 한점의 가격이 5억~10억원인 미술품도 수입액이 562억원(84건)에 달했고 1억~5억원 684억원(312건), 5천만~1억원 161억원(225건), 1천~5천만원 154억원(651건), 1천만원 이하 43억원(2천21건) 등이었다. 고가 미술품 수입이 증가하는 것은 미술품이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편 올해 미술품 수입은 크게 줄어들어 1~8월 수입액은 2천47억원(1천297건)으로 지난 한해의 26% 수준에 그치고 있다. 10억원 이상 미술품 수입도 29건, 1천548억원에 머물고 있는데 경기침체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전시·공연
  • 연합
  • 2009.09.23 23:02

[전시] '눈물 머금은 찰나의 기록' 김대중·노무현 추모사진전

"서민 지도자를 잃은 슬픔, 뒷걸음치는 민주주의. 분노의 추모 현장을 담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습니다. 몇 달 사이 벌써 아득한 것만 같네요. 그날 우리가 흘렸던 눈물을 잊고 지내면 안 될 것 같아 기획했습니다."아마추어 사진작가 오준규씨(38·전북장애인종합복지관 근무). 몇 달 사이 두 지도자를 잃자, 그가 받은 충격은 컸다. 그도 부모님을 일찍 잃었고, 손바닥만한 빵을 먹기만을 희망했던 지난한 시절이 길었다. 사진이 좋았지만, '밥벌이' 때문에 '사진쟁이'가 될 수는 없었던 그이기에 굴곡진 그러나 파란만장하게 살아온 두 대통령을 보내며 '울컥'했다. 눈물을 머금고 가슴에 큰 비석을 세웠던 이들을 향한 셔터가 쉴새없이 눌러졌다.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 사진집 「그 아름다운 힘, 무릇 살아서」 출간은 진한 눈물을 흘렸던 시민들을 위한 또다른 '희망가'다."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기간 카메라 둘러메고 서울로 직행했습니다. 2박3일간 길에서 먹고, 자고 했죠. 생수통 하나 들고, 8시간동안 한자리에서 꼼짝없이 갇혔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 장면 놓칠까봐 얼마나 노심초사 했는지. 전경들과 대치하다가 손도 다쳤죠. 하지만 원하는 사진을 얻게 되면, 힘든 건 싹 잊혀져요."본래 그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통해 민중들의 희노애락이 담긴 사진들을 기록해왔다. 느닷없는 두 대통령 서거로 인한 전국의 추모열기가 도화선이 된 것."진심으로 슬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한국 현대사가 먼 과거 이야기로 여겨져, 잃어버린 역사가 되는 건 안될 말이죠."사진작가 최민식씨의 사진에 '꽂혀' 군대를 제대하자마자 무작정 부산으로 내려가 그를 만나기도 했다. 치열한 열정으로 살아온 그를 마음속 큰 스승으로 섬기면서, 리얼리즘 사진에 관한 조언을 많이 참고했다."사진을 업으로 하진 않지만, 그래도 돈되는 사진에 연연해하고 싶진 않습니다. 이왕 찍을 거 돈 좀 되는 거 하란 말도 많이 듣지만, 어쩌겠습니까. 의미있는 작품 남기는 게 차라리 낫지 않겠어요?"추모사진집은 저가로 출간해 지인들에게 무료로 배포할 참이었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선배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 추모사진집과 사진전(19~25일 전주시민갤러리에서)까지 열 수 있게 됐다."아마 제 직업이 기자였다면, 기아자동차 파업현장에 가서 밥 먹고 살았을 거예요. 앞으로 다양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담은 사진전을 열고 싶습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9.23 23:02

[공연] 널마루 무용단, 이번엔 흥부가로 화려한 나들이

이번에는 '흥부가'다.'춤으로 풀어내는 판소리 다섯바탕'을 이어가고 있는 널마루무용단(단장 장인숙)이 '흥부가'를 한국 창작춤으로 새롭게 해석한 무용극 '제비제비 흥부야'를 올린다. 25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2007년과 2008년 각각 '춘향가'와 '심청가'를 풀어낸 '춤추는 춘향'과 '청의 눈물'을 잇는 창작초연작. '춤으로 풀어내는 판소리 다섯바탕, 세번째' 역시 전 곡을 새로 작·편곡해 국악실내악단이 공연장에서 현장연주하고 판소리 도창이 더해지는 방식을 택했다.'제비제비 흥부야'는 '흥부'나 '놀부' 보다 '제비'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특징. 군락을 지어 살아가는 제비의 모습을 선과 악에 둘러쌓여 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의 나약한 모습에 빗대었다.총구성과 안무를 맡은 장인숙 널마루무용단장은 "'흥부가'는 창극으로도 많이 만들어져 관객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이미지로부터 탈피할 필요가 있었다"며 "안무에 있어 재미 보다는 감동을 줄 수 있는 쪽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춤추는 춘향'이 빨강, '청의 눈물'이 파랑이었다면 '제비제비 흥부야'는 노랑이 주요 이미지. 춘향이나 청이 화려함을 부각시켰다면 이번 작품은 소박함과 간결함 속에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잃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제비들의 군무 '제비춤'과 흥부가 집 짓는 장면에서 기와를 들고 추는 '황금기와춤'은 이번 공연의 포인트로 스펙터클하다.무대에서 비중이 클 뿐만 아니라 무용과 연기를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제비'역은 선이 곱고 맵시가 있어 한국적 춤의 특징을 잘 표현해 내는 양세화씨가 맡았다. '흥부'역은 깊이 있는 춤사위가 필요한 장면과 힘과 흥이 넘치는 장면으로 나눠 송형준씨와 정준원씨를 함께 캐스팅했다.장단장은 "'춤으로 풀어내는 판소리 다섯바탕' 시리즈 중 세번째 작품을 올리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판소리를 춤으로 재창조하는 작업을 하며 개인적으로는 예술가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것처럼 보람되다"고 덧붙였다. 널마루무용단은 2010년에는 '수궁가'를, 2011년에는 '적벽가'를 무용극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9.23 23:02

[전시] 돌과 자연의 대화 '깊은 울림을 찾다' 소찬섭씨 '마음길' 展

정과 망치로 수없이 돌을 두드리고 쪼느라 석조각가 소찬섭씨(41)의 손은 굳은살 투성이다.투박하고 거친 돌과의 '수담(手談)'만이 마음길을 닦아가는 과정.10월4일까지 전주교동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마음길'展.22일 개막 당일에도 그는 전시장에서 땀을 비오듯 흘리며 분주하게 움직였다."어제부터 꼬박 전시장에 붙어 있었어요. 이놈들이 얼마나 무거운지. 석조각은 저처럼 미련하지 않으면 못한다니까요."이번 전시에 소개된 작품은 25점. 종교적인 색깔이 짙었던 2007년 '명상전' 대신 올해는 맑고 투명한 마음길을 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분히 명상적이다. 고개를 숙인 채로 생각에 잠겨 있거나 손을 모아 무언가 갈구하는 형상. 여신의 머리 위에 얹은 구름과 새, 달은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가장 애착을 갖는 작품'마음 - 저녁달'은 섬세하면서도 부드럽게 질감을 표현, 구름과 초승달이 어우러져 평화로운 분위기를 드러낸다.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머리위에 짊어진 '여신 - 관조'는 평화로운 시선으로 지친 삶에 쉼표를 건넨다.작가는 "돌은 참 과묵하다"며 "최소한의 조형미로 다듬어 내밀한 속내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내가 의도한 서정적 울림이 고스란히 전해진다"고 말했다.그는 처음부터 조각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대학 시절 서양화도 해봤지만, 한번도 자신의 작품에 만족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하지만 돌은 달랐어요. 맘에 안 들어도 부수기도 힘들고, 버리지도 못하니까요.(웃음)"일부 작품은 육중한 무게 때문에 전시하기가 곤란해 한지로 뜬 작품을 대신 걸었다. 작가는 의도했던 질감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며 아쉬워하는 말투."커다란 변화보다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작가는 말을 아꼈다. 과묵한 돌과의 대화에 길들여진듯 보였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9.23 23:02

[공연] 빈필 예술의전당 공연 야외무대 생중계

29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Ⅵ-빈필하모닉&조수미' 공연이 예술의전당 야외무대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된다. 공연 주최사인 현대카드는 예술의전당 내 비타민스테이션 야외무대에 700여석의 무료 좌석을 마련해 공연을 생중계한다고 21일 말했다. 빈필 공연이 야외무대에서 생중계되기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주최사측은 티켓이 조기 매진된 탓에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이 속출하자 이같은 행사를 기획했다. 야외무대 입장은 공연 당일 오후 6시부터 선착순으로 진행한다. 빈필 공연 티켓은 지난달 31일 프리비아, 클럽발코니, 티켓링크, 인터파크 등 인터넷 사이트 4곳에서 티켓 판매를 개시한 지 55분 만에 일반 판매분 약 2천장이 모두 팔려나갔다는 것이 공연 주관사 크레디아측의 설명이다. 이 가운데 현대카드의 서비스 브랜드인 프리비아와 주관사 크레디아의 예매 사이트 클럽발코니를 통해 발매된 티켓이 1천500장에 이른다고 크레디아 관계자는 밝혔다.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빈필과 조수미가 호흡을 맞추는 이날 공연은 브람스 '교향곡 4번', 하이든 '교향곡 104번-런던', 요한 슈트라우스 오페레타 '박쥐' 중 '여보세요 후작님',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아, 그이인가?' 등으로 꾸민다. 오전 11시에 열리는 리허설에는 발달장애 청소년들로 구성된 '하트-하트 윈드 오케스트라' 단원과 지도교사 등 50명이 초청돼 참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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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09.22 23:02

[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②멘델스존의 누나

멘델스존 탄생 200주년을 축하하는 음악회가 많이 열리고 있다. 선율이 유난히 아름답고 우아한 펠릭스 멘델스존 음악은 이 초가을에 딱 어울리는 음악이리라. 열한살에 작곡하기 시작한 멘델스존은 열네살까지 노래극 네 곡을 비롯 종교, 세속 성악곡 수십곡, 현악 교향곡 여덟곡, 실내악 작품 여섯곡, 다수의 피아노곡, 오르간곡 등을 작곡하여 음악 신동으로 모짜르트에 비견되곤 하였다.그러나 지금 만인에게 잘 알려진 펠릭스 멘델스존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여성이기 때문에 자기의 천재를 마음껏 펼치지 못한 펠릭스의 누나 파니 멘델스존 헨젤의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아마추어 피아니스트였던 멘델스존 어머니는 멘델스존 남매의 음악 공부를 처음에는 본인이 시킨 후 바로 훌륭한 선생들에게 철저한 음악 수업을 받게 했다. 파니는 동생 펠릭스 못지않은 뛰어난 음악적 천재가 있었으나 19세기 초 당시 시대 분위기는 상류층 여성이 음악가로서 활동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게 생각하였다. 그래서 아버지와 동생 펠릭스는 파니의 공개적인 음악 활동을 반대하였다.파니는 스물네살까지는 아버지의 의견을 따랐으나 화가 빌헤름 헨젤과 결혼하면서 아버지의 영향에서 벗어난 뒤에는 그녀가 주최하는 살롱에서 음악활동을 하였다. 피아노에 능숙한 그녀는 자신이 작곡한 피아노곡을 연주하고 동생 펠릭스 피아노곡 '무언가'를 연주하기도 하였다. 그녀는 작곡 재능 또한 뛰어났기에 살롱 음악회에서 연주할 곡들을 다수 작곡하였다. 그녀가 주최한 살롱은 그래서 당시에 가장 유명한 살롱이었다고 한다.여성으로서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의무도 열심히 하다 보니 어찌 인생에 회의가 없었을까? 그래서인지 그녀가 작곡한 작품들은 다소 쓸쓸한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살롱에서 선보인 그녀의 작품들은 노래 250여 곡, 피아노곡 125여 곡 등 500곡이 넘으나 아버지와 동생의 만류로 출판되지 못했으니, 안타까와라. 어떤 곡들은 동생 이름으로 출판되기도 했다고 하니 그녀는 음악가로서의 명성과 자유로운 창작 행복을 마음껏 누리지 못했던 것이다.근래 음악학자들이 그녀의 작품을 계속 찾아내고 있고 그녀가 활동했던 살롱의 중요성이 밝혀지면서 그녀가 펠릭스 누나로서보다 당당한 한 여성 클래식 음악 작곡가로서 귀한 음악적 공헌을 한 것이 평가받게 된 것은 참 다행스런 일이다.하긴 우리네에게도 자녀가 음악을 하겠다고 하면 극구 반대하던 때가 있었다. 특히 나름 상류층이고 싶은 집에서는 딸인 경우는 결혼 잘하기 위한 덕목으로 교양을 돋보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허락했지만, 아들인 경우는 극심하게 반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고보면 멘델스존 남매 얘기는 우리와 반대인 셈이다. 아버지가 반대하더라도 아버지를 설득하여 남매가 공개적인 음악 활동을 했더라면 얼마나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의 향연이었을까!귀하게 알게 되어 누리는 즐거움은 쉽게 알게 된 앎보다 훨씬 더 큰 기쁨을 누리게 하는 법,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공기가 기분좋은 이 초가을에 펠릭스의 음악과 함께 누나 파니의 음악도 찾아 들으면서 파니의 애잔한 정서 속에 클래식 음악과 친해질 수 있으면 참 의미있는 정성이겠다.파니는 실내악 작품을 여러곡 썼지만 작곡한 지 4년 후, 세상을 떠난 지 3년 후에야 출판된 '작품번호 11, 피아노 삼중주'가 동료들간의 대화라는 실내악의 이상을 잘 표현하고 있으니 한번 들어보시기를…. 혹은 '피아노 소나타 마단조'도 좋겠다. 인터넷에서는 파니 보다 화니로 검색하면 더 많은 작품들을 들어볼 수도 있다. 아름다운 음악에 대해 상대적인 우열을 어떻게 운위할까? 확인할 수 없는 한 얘기는 펠릭스는 누나가 자기보다 음악재능이 더 뛰어나다고 얘기하곤 했단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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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9.09.22 23:02

"전통 지키면서 우리 소리 나누고 싶어" 안대우씨

"소리를 게을리할 때에도 끝까지 저를 믿어주신 선생님(방성춘 명창)께 감사드립니다. 아직도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해요.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제14회 완산전국국악대제전'에서 판소리 일반부 대상을 차지, 국회의장상을 수상한 안대우씨(전남대 국악과4)는 "선생님이 있었기에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며 "이 대회를 목표로 연습해 온 만큼 큰 상을 수상해 기쁘다"고 말했다.예선에서 부른 '춘향가' 중 '들었던 촛불을'은 대입 시험을 위해 준비했던 대목. 본선에서는 '춘향가' 중 '초경이경'을 불렀지만, 목이 쉬어 예선에서 보다 실력발휘를 하지 못했다."대학 졸업 후에는 국공립 단체에 들어가고 싶어요. 전통을 지키면서도 보다 많은 사람들과 우리 소리를 나누고 싶습니다."중학교 2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소리를 시작한 안씨는 전남 나주 출생. 평소 목이 잘 나온다는 평을 받아왔으며, 이번 대회에서는 전통적인 법제를 정확하게 펼쳐보여 심사위원들로부터 고른 점수를 받았다.한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이 걸린 기악부 대상은 아쟁을 연주한 강보영씨(전북대 한국음악학과2)가 수상했다.사단법인 완산국악제전진흥회(이사장 조소녀) 주관으로 20일과 21일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 올해 제전에는 지난해 90명보다 늘어난 133명이 출전했다. 판소리 48명(초등부 9명, 중등부 6명, 고등부 15명, 일반부 18명), 기악 85명(초등부 9명, 중등부 21명, 고등부 35명, 일반부 20명). 신종플루로 인해 다른 대회들이 취소 또는 축소되는 가운데 완산전국국악대제전의 경우 대회 수준이나 운영 면에서 안정적으로 치러지면서 참가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수상자 명단◆ 판소리 부문△ 일반부 대상 안대우(전남대4) 최우수상 김지현(동국대4) 우수상 최재구(전북대3) △ 고등부 대상 이진우(국립전통예고2) 최우수상 김수지(전주예고3) 우수상 이설아(전주예고1) △ 중등부 대상 조종익(국립국악중1) 최우수상 신지은(전주예중2) 우수상 정윤형(전주예중1) △ 초등부 대상 김한슬(정읍초6) 최우수상 박지원(전주용흥초6) 우수상 심지훈(순천황전북초2)◆ 기악 부문△ 일반부 대상 강보영(아쟁·전북대2) 최우수상 권한송이(대금·이화여대3) 우수상 김지윤(대금·전남 여수) △ 고등부 대상 서수진(해금·한국전통문화고3) 최우수상 유연(대금·한국전통문화고3) 우수상 최유진(대금·전주예고3) △ 중등부 대상 이명진(대금·광주서강중3) 최우수상 김보석(아쟁·전주예중2) 우수상 오경철(해금·전주예중3) △초등부 대상 김혜민(가야금·화성노진초4) 최우수상 유명성(대금·정읍한솔초5) 우수상 전경철(해금·대전신계초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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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9.09.22 23:02

[행사·축제] '손글씨의 美學' 서예와 만나다

족자 속 서예가 책표지 디자인과 만났다.올해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책표지 문자 디자인전'을 통해 예술과 생활과의 '소통(疎通)'을 시도했다.서예에 디자인적 요소를 더한 캘리그래피(calligraphy·손글씨)는 책표지를 비롯해 영화 포스터, 옥외 광고물까지 응용되는 추세다. 한비야씨의 수필 「그건, 사랑이었네」를 비롯해 신경숙씨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 공지영씨의 소설 「도가니」 만 봐도 베스트셀러 상당수가 제목을 손글씨로 썼다.'책표지 문자 디자인전'은 한국적 아름다움과 감성을 함께 담은 서예를 책에 접목시켜 서예의 대중화로 나아가자는 취지다. 광복 이후 출간된 책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전통 서예 책표지들과 손글씨 열풍에 힘입은 책표지들을 꼼꼼히 추린 의미있는 전시. 작고한 강암 송성용, 소전 손재영, 원곡 김기승 선생을 비롯해 현존작가 우산 송하경, 하서 박원규 선생 등 500여점의 작품들이 책표지로 선보였다. 도내 작가로는 산민 이용, 공제 진영근, 김병기 서예비엔날레 총감독의 유일한 출품작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김병기 서예비엔날레 총감독은 "손글씨 중에서도 정교하고 경지가 높은 서예로 책표지 디자인을 한다면, 서예의 수요도 자연스레 늘어나지 않겠느냐"며 "서예가들의 상당수도 서예가 이런 쪽으로 빨리 치고 나가야 한다고 동감했다"고 설명했다.손글씨와 서예는 글씨를 쓴다는 점에서 같다. 글씨의 균형감각, 아름다움, 개성 있는 글꼴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도 마찬가지. 하지만 서예가 작가의 정신세계를 강조하는 예술인 반면 캘리그래피는 상업적 고려가 우선된다는 점이 확연히 다르다. 작가의 주관 보다 시장의 선호도를 바탕으로 한 글씨를 써내야 하기 때문.'서예가 아닌 서예'로 쓴 책표지가 범람하면서 서예의 전통성을 잃게 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여기에서 비롯된다.서예의 대중화와 생활화를 외쳐왔던 여태명 원광대 교수는 "책의 경우 활자로 돼 있어 딱딱한 느낌을 주는 데다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는지 다 읽어보기 전까진 알 수 없기 때문에 손글씨와 같이 감성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며 "손글씨는 서예가 과거에서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것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김 총감독은 "대중들이 생동감 있고 기운찬 손글씨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서예의 대중화를 위한 또다른 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전시는 30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 2층 복도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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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9.09.22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