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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 "영혼 털어 캐릭터에 몰입"

"저는 연기에 기교를 넣을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저 영혼을 털어서 캐릭터에 몰입할 뿐입니다."지난 2월 '만추' 개봉을 앞두고 내한한 탕웨이(湯唯)가 또다시 한국을 찾았다.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무협물 '무협'이 부산국제영화제의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받으면서다. '무협'은 1960년대 풍이 나는 본격적인 무협물에 미국드라마 열풍을 주도한 과학수사극 'CSI' 같은 수사극을 덧입힌 새로운 무협 영화다. '첨밀밀'(1996)의 천커신(陳可辛)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액션스타 전쯔단(甄子丹)과 진청우(金城武)가 탕웨이와 호흡을 맞췄다. 탕웨이는 시골로 은거한 무림고수 진시(전쯔단)의 아내 아유 역을 맡았다. 영화는 진시와 바이유(진청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유는 촘촘한 드라마에힘을 보태지만 어디까지나 전쯔단과 진청우를 보조하는 역할이다. 10일 오후 부산의 한 호텔에서 만난 탕웨이는 명성에 비해 역할이 작다는 질문에 대해 "칸 영화제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했다. 그때 이렇게 말한 기억이 있다"며 말을 이었다. "예전에 연극을 본 적이 있어요. 참 좋은 연극이었는데, (주인공보다 정작) 인상이 남는 장면은 마지막에 등장해서 탁자를 한 번 내리치는 배우였습니다. 배우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거죠. 배우로서의 길을 걸어오며 그런 경지에는 다다르지 못했지만, 무협을 통해서 그 같은 강렬한 인상을 남길수 있었다는 점에서 배우로서 만족합니다."탕웨이는 리안(李安) 감독의 '색,계'(2007)로 데뷔했다. 처음부터 주연을 꿰찬이례적인 케이스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듯, 갑작스레 주목받은 탕웨이는 그간 연기적인 측면에서 해갈하기 어려운 갈증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저는 처음부터 주인공 역을 맡았습니다. 량차오웨이(梁朝偉), 장만위(張曼玉)같은 배우는 초창기에 B급 영화에도 출연했죠. 엑스트라와 조연을 거치면서 연기가꽉 차올랐습니다. 부러웠어요. 이번 영화를 통해서 그런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그는 전작 '만추'에서는 김태용 감독과, 이번에는 천커신 감독과 함께 영화를 찍었다. 둘 다 멜로드라마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들이다. 둘의 스타일을 비교해달라고 하자 "천커신 감독은 경험이 많은 편이다. '첨밀밀'을 중국에서 싫어하는 관객이없다. 그는 대중적인 스타일"이라고 한 후 "반면 김태용 감독은 젊은 감독이면서 도자기 색깔과 주관이 확실하다. 두 분이 걷는 방향이 약간은 다른 듯 하다"고 부연했다. "공통점도 많아요. 두 분 다 안경을 쓰셨고, 별자리가 사수자리로 같아요. 생각이 좀 특이한 4차원 같은 감독들이죠." 탕웨이는 전작 만추에서 사연 많은 여인으로 등장한다. 과장하지 않는 섬세한연기로 영화의 격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받았다. '무협'에서도 격렬한 감정을 담은눈빛이 인상적이다. 눈빛 연기가 인상적이라고 하자, 즉각적으로 "저는 연기에 기교를 부릴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말이 돌아왔다. "저는 기교가 없어서 연기하려면 가슴 속 깊숙이 파고들어서 감정을 빼내야 해요. 눈빛 연기가 좋았다면, 다른 걸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였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영혼을 털어서 캐릭터에 몰입합니다. 그렇게 순진하게 몰입하는 것 때문에 감독님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기도 해요. 연기 기교는 정말 몰라요. 눈빛 연기는 저의 약점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험 많은 감독과 훌륭한 배우들과의 작업을 통해연기를 많이 배우고 싶어요." 미모가 돋보이는 아시아의 스타로, '만추'에서도 '무협'에서도 노메이크업에 가까운 모습이다. "7년간 교도소생활을 한 여자가 화장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산촌에 사는 아낙네도 화장하는 방법을 모르겠죠. 화장을 안 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는 여배우로서 외모가 돋보이는 것보다는 연기에 몰입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는 의미인가라고 재차 묻자 "감사하다"며 웃었다. 영화에서 진시와 바이유 중 어떤 남자를 선택하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영화 결말에 도달하기 전의 진시와 바이유는 모두 싫다. 끝날 때쯤에는 두 남자 모두를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허심탄회에게 내려놓을 수있는 남자가 진짜 남자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에만 세번 째 한국을 찾았다. "공항에서 내리면 느낌이 너무 친숙하다"고 밝힌 그는 "아시아 문화권이 문을열고 자유롭게 (배우들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좋다. 현빈도 중국에서 아주 인기가있다"고 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10.11 23:02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의전당서 개막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6일 개막해 9일간의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세계적인 영화감독, 배우, 관객 등 5천여명이 참석했다. 개막식은 하이라이트인 유명 영화배우와 감독의 입장에 이어 아시아 영화인 상시상식과 조직위원장인 허남식 부산시장의 개막선언으로 진행됐다. 개막식 사회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배우 엄지원ㆍ예지원씨가 맡았다. 영화제 조직위원장인 허남식 부산시장은 "새롭게 개관한 영화의전당에서 개막식을 하게 돼 더욱 뜻깊다"면서 "앞으로도 부산영화제가 세계 최고의 영화제로 성장할수 있도록 사랑과 성원을 보내 달라"고 말했다. 화려한 불꽃이 영화제 개막을 알리면서 곧바로 개막작인 송일곤 감독의 '오직그대만'이 상영됐다. 수영만 시대를 마감하고 16년 만에 전용관인 영화의전당을 마련한 부산영화제는 올해 70개국에서 총 308편의 작품을 초청했다. 세계 첫 공개작품인 월드프리미어 89편과 자국 외 첫 공개작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46편이 포함됐다. 전체 작품 수는 지난해(67개국 308편)와 비슷하지만 월드 프리미어와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다소 줄었다. 올해 영화제는 거장 감독의 화제작을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8개국 7편),아시아 영화의 에너지 넘치는 현재를 엿볼 수 있는 아시아 영화의 창(16개국 49편), 아시아 영화계의 인재 발굴을 주도하는 뉴커런츠(15개국 25편) 등 11개 부문에 걸쳐진행된다. 한국영화 회고전에는 1960년대 한국 대중ㆍ장르 영화 최전선에 섰던 김기덕 감독의 작품 8편이 선보이며 세계 여러 나라의 영화를 상영하는 월드 시네마 부문에도 40개국 73편이 초청됐다. 홍콩의 거장 감독 '욘판 특별전',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감독 6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극한의 시네아스트들', 아시아의 서부영화 '동부의 사나이들', 한-호주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호주 영화의 또 다른 얼굴' 등 특별기획 프로그램도 눈여겨 볼 만하다.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에는 홍콩의 욘판 감독이, 플래시 포워드 심사위원장으로는 호주의 질리안 암스트롱이 각각 위촉됐다. 올해 영화제 기간에도 유명 해외 영화감독과 배우가 대거 부산을 찾는다. 프랑스의 거장 감독이자 제작자인 뤽 베송, 홍콩의 서극 감독, 말레이시아 배우양쯔충(양자경), 일본의 이와이 지 감독, 오다기리조, 태국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 중국 배우 판빙빙 등이다. 국내 유명 배우와 감독 120여명도 영화제를 방문할 예정이다. 영화제 기간인 10일부터 4일간 벡스코에서는 영화 기획 단계에서부터 투자와 배급, 로케이션, 장비, 기술 등 명실상부한 영화 토털마켓인 부산국제필름커미션ㆍ영화산업박람회(BIFCOM 2011), 아시아필름마켓, 아시아프로젝트마켓 등이 함께 열린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10.07 23:02

유운성 JIFF 프로그래머, 산 세바스찬 영화제 심사위원 위촉

유운성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가 16일부터 24일까지 스페인에서 열리는 제59회 산 세바스찬 영화제(San Sebasti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산 세바스찬 영화제는 스페인에서 열리는 시체스 영화제와 함께 가장 중요한 영화제로 손꼽히고 있으며, 하반기 유럽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 중 주목해야할 영화제중 하나.산 세바스찬 영화제에서 올해 유운성 프로그래머가 심사를 담당할 섹션은 데뷔작이나 두 번째 영화를 연출한 신인감독을 대상으로 한 'Zabaltegi-New Directors' 섹션. 올해의 심사위원은 제7회 전주국제영화제 인디비전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던 미국의 저명한 영화평론가 조너선 로젠봄을 포함한 4명의 영화 전문가와 함께 전주국제영화제 유운성 프로그래머가 공정한 심사를 펼칠 예정이다.유운성 프로그래머는 "다양한 유럽영화와 더불어 같은 언어권인 라틴 아메리카의 영화들도 많이 만나 볼 수 있는 산 세바스찬 영화제에 심사위원을 맡게돼 영광"이라면서 "심사과정에서 현재 유럽과 라틴 아메리카 영화들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보석 같은 영화들을 발굴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위병기
  • 2011.09.15 23:02

'가문의 수난', 평점은 바닥·흥행은 최고

코미디 영화 '가문의 영광 4: 가문의 수난'이네티즌들의 평점은 최하 수준을 기록하면서도 추석 대목에 100만 명 넘는 관객을 끌어모으는 기현상을 연출했다. 이 영화의 투자ㆍ배급사인 뉴(NEW)는 지난 7일 개봉한 '가문…'이 5일 만에 127만8천494명을 동원했다고 13일 밝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도 13일 오전 6시까지 누적관객수 120만8천574명으로, 추석 연휴인 9일부터 현재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극장가에서의 흥행몰이와는 반대로 영화의 인터넷 평점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1천564명이 참여한 네티즌평점은 4.24점, 다른 포털사이트에서 516명이 참여한 네티즌 평점은 3.2점이다. 흥행에 성공한 대부분의 영화들이 7~9점대를 기록한 것과는 차이가 크다. 언론 시사회에서도 이 영화는 혹평을 받았지만, 흥행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런 현상은 "명절엔 역시 코미디 영화"라는 흥행 공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명절 연휴에 극장가를 찾는 관객층이 평소처럼 친구나 연인 사이의 20~30대 젊은층이 아니라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 관객이 많다는 점이 누구나 볼 수 있는 코미디장르에 대한 선호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가문…'의 경우 전편들의 흥행으로 인지도가 높은 시리즈인 데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 영화 중 유일한 코미디 영화라는 점이 대중들의 선택을 가장 많이 받은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입증하듯 이 영화는 가족 관객들이 가장 많은 추석 당일(12일) 40만5천921명(배급사 기준)을 동원했다. 배급사 측은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도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3대가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로 '가문의 영광4'는 대한민국대표 가족 영화로서 존재감을 당당히 드러냈다"고 전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9.14 23:02

출품작 다채로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도 부산국제영화제를 수놓는 작품의 진용이만만치 않다. 3D로 옷을 입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부터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트리 어브 라이프'(테렌스 맬릭 감독)까지 다채롭다. 우선 국내 최대 흥행기록(1천301만명)을 가진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3D로 변환돼 관객들을 찾아간다. 해외에서 옛 명작을 3D로 컨버팅한 경우는 많지만 국내에서 이런 시도를 한 건 처음이다. 영화제에서 한국영화를 담당하는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8일 "한강이 주는 입체효과가 대단하다"며 "화제가 될만하다"고 말했다. 뤽 베송이 메가폰을 잡은 '더 레이디'도 시선을 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산증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삶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올 한해 세계 영화의 흐름을 포착한 작품들이 다수를 이루는 월드 시네마 섹션은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들이 포진했다. '트리 어브 라이프'를 비롯해 '르 아브르'(아키 카우리스마키), '멜랑콜리아'(라스 폰 트리에), '자전거를 타는 소년'(다르덴 형제),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난니 모레티), '어바웃 케빈'(린 램지) 등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들이 대거선보인다.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후예라는 평가를 받는 알렉산더 소쿠로프 감독의 '파우스트', 독일 영화를 대표하는 빔 벤더스 감독의 '피나', 미국의 구스 반 산트 감독이메가폰을 잡은 '레스트리스' 등 거장들의 신작은 물론 마티외 카소비츠 감독의 '질서와 도덕', 필립 가렐의 '댓 썸머'도 주목해서 볼만하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하네즈',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할복', 소노 시온 감독의 '두더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기적',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뱀파이어'등 작가주의와 상업주의의 경계에선 일본 감독들의 작품도 흥미를 끈다. 이밖에 모험과 개척이라는 주제를 담은 서부영화를 아시아와 동유럽 감독들이재해석한 '아시아 웨스턴: 동부의 사나이들', 홍콩 독립영화의 살아있는 전설 욘판감독의 특별전, 각각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상영하는 '포르투갈 6인의 감독전:극한의 시네아스트들'과 '호주 영화 특별전: 호주 영화의 또 다른 얼굴'부문에 포함된작품들도 새로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9.09 23:02

홍서연 감독, 美 댈러스아시안영화제서 수상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인 영화감독 홍서연(33)이 단편영화 '팀워크(Teamwork)'로 '제10회 댈러스아시안영화제'에서 베스트내러티브 단편상을 받는 등 해외 영화제에서 잇따라 수상했다고 한예종이 7일 전했다. 지난 7월 14일부터 21일까지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이 영화제에는 단편부문 본선에 총 13개 작품이 진출했으며 이 중 한국작품으로는 홍 감독의 '팀워크'가, 장편부문에는 '댄스 타운' '심야의 FM' '시라노 연애조작단' 등이 포함됐다. 18세 소녀 연희가 임종 직전의 할머니와 극적으로 화해하는 과정을 담은 12분짜리 영화인 '팀워크'는 이 영화제에서 베스트 내러티브 단편상을 받았다. 영화는 앞서 지난 5월 6일 폐막한 미국 LA아태영화제 단편 부문에서도 대상을 받았다. 홍 감독은 1997년 한예종 연극원 연기과에 입학해 2000년 졸업 후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대학원을 거쳐 미국 뉴욕대학교(NYU)에서 다시 석사과정을 밟았다. 뉴욕대 재학 시절 교내 스크립트 리딩(대본 낭독) 페스티벌에서 입상, 미국의 거대 영화사인 워너브라더스사로부터 영화제작 지원금을 받아 '팀워크'를 만들었다. 현재 장편 영화를 준비 중인 홍 감독은 "성장, 사랑, 소외 등 세 가지 이야기를 완성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한국과 미국의 영화산업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예종이 전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9.08 23:02

'마당을 나온 암탉', 200만 관객 돌파

한국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 200만관객을 돌파했다. 이 영화의 제작사인 명필름은 '…암탉'이 4일 오후 1시 기준으로 총 관객수 200만119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지난 7월 27일 개봉돼 보름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새로 쓴 데 이어 다시 20여일 만에 100만을 더 모아 200만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에서 개봉된 전체 애니메이션 중 10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역대 애니메이션 중 '쿵푸팬더2'가 507만으로 가장 흥행기록이 좋았고 '쿵푸팬더1'(467만), '슈렉2'(330만), '슈렉1'(서울관객수 108만, 전국 300만 이상 추정),'하울의 움직이는 성'(302만), '슈렉3'(284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937만),'드래곤 길들이기'(259만), '슈렉 포에버'(223만)가 2~9위를 차지했다. '슈렉1'의 경우는 2001년 개봉돼 영진위의 전국 집계치가 없으나 서울관객수로 '슈렉2'보다 적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보다 많다. '…암탉'은 종전 10위에 올라있던 '마다가스카'(162만)를 훌쩍 제치고 10위 권에 진입했다. 명필름 측은 "할리우드와 일본 애니메이션이 독식하고 있던 흥행 시장에서 탄탄한 스토리와 독창적인 캐릭터, 차별화된 그림체, 전 세대가 함께 만족하는 뛰어난 완성도로 국내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의 최초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명필름은 '…암탉'이 개봉 6주차에 들어서도 꾸준한 흥행 뒷심을 발휘하고 있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석까지 연휴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화는 이달 말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중국에서도 대대적으로 개봉될 예정이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9.05 23:02

'마당을…' 100만 돌파…韓 애니역사 새로 썼다

명필름이 제작한 '마당을 나온 암탉'이 한국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개봉한 '마당을 나온 암탉'은 개봉 15일만인 이날 오후 5시를 기준으로 100만392명을 동원하며 '100만 관객' 고지를 점령했다. 이는 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이 개봉한 이래로 41년만에 이룬 쾌거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흥행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받아들여진다. 명필름은 "'마당을 나온 암탉'의 성과가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객들의 시각을 변화시키고,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작은 불씨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영화는 개봉 이후 각종 기록을 새로 쓰며 여름 극장가에서 조용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개봉 첫주부터 한국 애니메이션 개봉 첫 주 최다 관객(33만 5천명)을 동원한 데이어 최단 기간 50만명 돌파(8일), 한국 애니메이션 최다관객(73만명) 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한 것. 특히 이 같은 결과는 '고지전' '퀵' '7광구' 등 100억원대 제작비를 투입한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와 해리포터 시리즈의 최종판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등과 경쟁한 성과여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 같은 '마당을…'의 성공은 100만부를 돌파한 원작이 주는 이야기의 힘, 충무로에서 명품 영화를 만들어온 제작사 명필름의 제작 노하우, 한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1년을 노력한 스태프들의 땀이 일궈낸 결과로 분석된다. 영화평론가 정지욱 씨는 "토종 애니메이션이 오랜만에 거둔 쾌거"라며 "흥행뿐아니라 암탉과 오리가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아름다운 화면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내용도 뛰어난 애니메이션"이라고 평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11.08.11 23:02

다큐멘터리 전주 만든 푸른 눈의 이방인

다큐멘터리 감독인 클레르 알비 프랑스 에스트에른대 교수(58·영화학과)에겐 전주는 각별하다. 2009년 그가 몸담고 있는 대학교와 전북대와 MOU를 맺은 이후 매년 전주를 찾았다. 한옥마을과 영화·영상산업이 어우러진 전주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미지의 세계였다. 푸른 눈의 이방인은 급기야 전주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감행했다. 전주영상위원회와 전주MBC의 지원으로 지난 5월 전주 한옥마을, 남부시장, 전주국제영화제 등을 돌아보면서 전주 시민들을 인터뷰한 그는 현재 프랑스에서 다큐를 마무리하고 있다."100년 전 불편한 가옥을 멋으로 알고 지내는 사람들도 있었고, 불편할 것만 같은 전통시장을 꿋꿋이 지켜나가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런가 하면 전주영화제를 통해 전세계 영화인들을 불러 놓고 뛰어난 미학을 보여준 영화들을 보여주는 이들도 있었죠. 미래지향적·역동적인 사람들과 전통적·고집스런 사람들이 공존하는 도시가 매력적이었습니다."그는 누구를 막론하고 인터뷰 내내 "'찍어도 되느냐'고 물으면, 환하게 웃으면서 '어서 찍으라'고 답변하는 사람들이 인상적이었다"며 이곳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얼마나 담아낼 수 있을 지 오히려 염려가 된다고도 했다.나치 정권과 예술의 결탁을 비판한 다큐를 통해 잊혀진 역사에 대한 각성을 주창해온 그에게 이번 다큐는 전혀 다른 시도. 그는 "자신의 다큐를 통해 가장 한국적인 맛과 멋을 간직한 전주를 널리 알릴 수 있게 되면 좋겠다"며 "다큐는 프랑스 공중파 방송에 소개될 예정이지만, 전주에서도 이방인의 눈으로 본 도시를 소개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11.08.09 23:02

박해일 "활과 사극…새롭고 흥미로웠죠"

"활이란 소재 자체가 매력적이었습니다. 사극자체가 처음이라서 이 영화를 통해 하는 모든 경험들이 흥미로웠어요."3일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박해일은 영화 '최종병기 활'을 찍은 소회를 이렇게 표현했다. 오는 11일 개봉되는 이 영화에서 그는 조선시대 초야의 신궁(神弓) '남이' 역을 연기했다. 이 영화는 그에게 여러 가지를 처음으로 경험하게 해줬다. 사극도 처음, 본격적인 액션 장르도 처음, 활쏘고 말타고 만주어를 접하게 된 것도 처음이었다. "사극이란 장르도 그렇고 승마에 궁술, 만주어까지…뭔가 배워야할 게 굉장히 많았어요. 저라는 사람이 그 시대(조선시대) 사람이 돼 보는 것 자체가 생소해서 전통의상을 하나씩 여미고 하는 느낌이 남달랐어요. 낯선 데로 여행을 가본 것 같은 느낌이랄까. 사극이란 장르를 언젠가는 해보겠지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만난 것 같아요. 액션 장르는 처음인데, 제가 운동신경이 없다고는 할 수 없고 가르쳐주시는 분들한테 빨리 배운다는 얘기는 들었어요(웃음)."사극을 하고 싶었다고 해서 그가 쉽게 작품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방송에서 편성되는 사극 드라마가 많고 나날이 퀄리티도 좋아지고 있지요. 그런데 사극을 영화적으로 표현했을 때 어떤 매력이 있을까, 차별점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어요. 여름에 개봉하는 영환데, 사극이 좀 고루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면서 활을 통해 사극임에도 역동적인 부분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빠른 호흡으로 가게 되면 남다른 지점이 있겠다 싶어서 해볼 만하겠다고 느꼈습니다."그는 특히 영화의 핵심 소재인 '활'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그는 영화에 나온 활쏘는 장면을 거의 직접 해냈다. 촬영 전에 궁술을 비롯한 승마, 만주어 등을 3개월여간 집중적으로 배웠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액션이 활이어서 저에게 더 흥미롭게 다가온 지점이 있어요. 힘들고 안 힘들고를 떠나서 활을 활용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어요. 특히 포즈를 신경써서 배웠어요. 양궁이나 서양식 활과는 차별점을 두고 싶었고 전통 기법을 제대로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죠. '반지의 제왕'의 레골라스나 '로빈후드' 캐릭터가 몸을 측면으로 완전히 틀어서 활을 쏜다면 국궁의 기본자세는 고구려벽화에서 보이는 것처럼 '기마사법'이라고 해서 말을 타고 정면을 보면서 쏘는 개념이라고 배웠습니다. 뉘앙스의 작은 차이지만, 최대한 자세를 잃지 않고 해보려고 노력했죠."영화에서 그가 맡은 역 '남이'는 역적의 자식으로 여동생과 함께 어렵게 목숨을 부지한 뒤 초야에 묻혀 궁술을 연마하다가 병자호란이 터지면서 청군에 끌려간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혈혈단신으로 청군과 맞서 싸우는 인물이다. 동생을 구하기 위해 다급하게 청나라 부대를 쫓아가고 이후 어쩔수 없이 청나라 왕자를 해치게 되면서 적장인 '쥬신타'(류승룡)에게 숨가쁘게 쫓기는 처지가 된다. 영화 내내 추격전이 계속되기 때문에 배우들의 고생이 필연적인 영화다. "보통은 (일상에서) 산에서 잘 안 뛰잖아요. 그런데 이 영화는 계속 산을 가로질러 뛰어다니면서 내리막길을 오르내리고 굴러떨어지는 것의 연속이다보니 정말 힘들었어요. 같은 장소에서 류승룡 선배가 쫓는 장면을 찍고 제가 쫓기는 장면을 찍고…그런 촬영이 거의 무한반복됐다고 할 수 있거든요." 그는 이어 "사실 시간이 지나면서 몸은 가볍고 좋아지는데, 위험한 순간들이 많아서 다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긴장감이 컸다"며 "험한 산에서 찍다보니 잔부상도 많았고 큰 사고 없이 끝난 게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완성된 작품을 보고 얼마나 만족스러웠냐고 묻자, 그는 답하기 어려워했다. "작품 전체를 냉정하게 보기는 사실상 힘들어요. 속도감에서는 예상했던 만큼나왔고 음악적인 부분은 기대 이상이었어요. 내가 해낸 물리적인 연기의 질이 음악을 통해서 더 효과를 받은 느낌이에요. 그런데 제가 연기한 부분은 참 낯설었어요. 작품 할 때마다 제가 해놓고도 늘 낯선 게 있어요. 내 연기를 보면 너무 쑥쓰럽고 아쉬운 부분을 생각하게 되죠."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는 올해로 영화 데뷔 10년을 맞은 노련한 배우다. 그간 주ㆍ조연으로 출연한 영화가 모두 20여편. 내공이 간단치 않은 배우로 꼽힌다. 특히 '살인의 추억'이나 '이끼' 등에서 보여준 속을 알 수 없는 의뭉스러운 캐릭터는 그가 아닌 다른 배우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들어맞는다. "각 배우마다 기질적인 부분이 있잖아요. 한 사람이 갖고 있는 부분이 개성으로 드러났을 때 짙게 보일 때 감독들이 그걸 캐릭터로 활용하는 게 있는데, 제 안에 그런 면을 많이들 보시는 것 같아요. 특히 최근 몇 년간 스릴러 장르에 많이 나오다보니까 그런 이미지가 좀 쌓이는 측면도 있는 것 같고요. 스릴러 자체를 좋아해서가아니라, 이야기 자체가 흥미가 있는 작품을 택했는데 알고 보니 장르적으론 스릴러인 경우들이었어요." 그런 그지만 스스로 스릴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했다. "사실 저는 스릴러의 본질을 잘 몰라요. 한 장르에 치중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요. 실제 성격이요? 평범하죠. 부담 없고 남한테 해 안끼치고…(웃음). 평소엔 표정에 다 드러나요. 잘 감추고 그런 성격은 아니에요."데뷔 10주년을 맞는 소회는 어떨까."변화가 있겠죠. 필모그래피가 쌓이면서 매 작품을 하며 바라보게 되는 생각들이나 현장에서의 움직임이나 그런 것들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시간이, 나이가 주는 변화도 있고 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쌓이는 부분도 있고…그런 것들이 연기를조금씩 변화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는 이어 "물론 사람이 쉽게 변하진 않지만, 그런 영향들은 분명히 크다고 본다"며 "20대 때 했던 멜로나 로맨스가 있다면 같은 이야기라도 30대에 바라보는 느낌은 사뭇 다를 것 같다"고 말했다. "나도 궁금해요. 내가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해나갈지…."

  • 영화·연극
  • 연합
  • 2011.08.04 23:02

"'블라인드', 질문하고 고민하며 견딘 영화"

로맨틱 코미디부터 공포영화까지 김하늘만큼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소화한 여배우도 드물다. 최근에는 '배우' 김하늘이라는 이름에 새로운 인장을 새겨넣었다. 오는 11일 개봉되는 스릴러 '블라인드'에 출연하면서다. 그녀가 연기한 첫 스릴러물이다. 차곡차곡 연기의 폭을 넓혀가는 김하늘을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영화에 대해 대뜸 "수아와 함께 이 여정을 잘 끝낸 것 만으로도 만족한다"며 "'블라인드'는 어떤 잣대도 들이대고 싶지 않은 유일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13년에 이르는 연기 공력을 생각하면 다소 의외의 대답이다. '블라인드'는 끔찍한 범죄현장의 유일한 목격자가 '시각장애우'라는 설정의 상업 영화다. 김하늘은 살인마 명진(양영조)의 범죄를 인지하고 경찰과 함께 범인을 추적해가는 수아 역을 맡았다. 인터뷰 시작과 함께 김하늘은 시각장애우에 대해 무지했다고 털어놨다. 거리에서 지나다니면서 본 게 그들에 대해 아는 거의 전부였다. 이야기를 나눠본 기억도, 그들의 삶을 다룬 책을 읽어본 기억도 없었다. 원점에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기본부터 다졌다. 책을 읽고 시각장애인 학교에 가서 실제 장애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행동을 머리에 담고, 몸으로 익혔다. "백지상태에서 시작했어요. 먼저 그분들에 대한 책을 읽었어요. 연기 때문에 무턱대고 만나기에는 조심스러웠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본 지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후에 시각장애인 학교에 가서 제 또래의 여자분들을 만났습니다."그는 머릿속에 가지고 있던 수아의 이미지와 장애우들을 봐온 연구를 포개서 연기했다. "'블라인드'는 질문하고 고민하며 견딘 영화"라고 했다. "수아는 영화에서 자신이 가진 트라우마를 나름대로 극복하죠. 일련의 사건을 통해서 성숙해집니다. 그런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영화를 찍으면서 '과연 내가 수아의 감정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계속 저 자신에게 던졌고, 그런 문제를 견디면서 끝냈어요. 그것만으로도 다른 영화랑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 같아요."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심리적으로 훨씬 더 힘들었기 때문일까. 수아라는 캐릭터에 너무나 깊이 들어갔기 때문일까. '수아'의 잔영은 계속 그녀 주위를 맴돌았다. 뭔가 변곡점이 필요했다. '블라인드'가 주는 침울함에서 벗어나야 했다. 연하남과의 알콩달콩한 사랑을 그린 로맨틱코미디 '너는 펫'을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다. '너는 펫'에서 그녀는 장근석과 호흡을 맞췄다. '블라인드'의 유승호에 이어 아역에서 '잘 자라' 성인 배우로 연기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두 남자배우다. 유승호와 장근석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김하늘은 유쾌하게 웃었다. "둘은 굉장히 달라요. 승호는 겉으로는 어른스러운 구석이 있죠. 자기 캐릭터도 잘 소화해요. 일하는 모습을 봤을 때는 딱 그런 이미지죠. 하지만, 아이같은 모습도 있습니다. 맑고 순수하죠. 근석이는 '너는 펫'이란 영화가 원래 그렇기도 하지만 굉장히 귀엽고, 살갑게 행동해요. 그러나 내면을 보면 무척이나 성숙해 있는 배우입니다."나이 어린 남자 배우들을 이끌며 극을 진행할 정도로 김하늘의 '공력'도 상당하다. 1998년 영화 '바이준'으로 데뷔했으니 연기 경력만 13년이다. "로맨틱코미디가 제일 편하다"는 그는 결혼 계획에 대해 질문하자 "20대 때는 결혼 생각을 많이 했는데, 결혼할 시기가 되니까 오히려 여유로워졌다"며 "지금은 오직 '블라인드' 생각뿐"이라며 웃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나이가 드는 좋은 점에 대해 물었더니 "별로 없다"고 했다. "여유로워지고 배려하는 마음과 시야의 폭이 넓어진 점은 있죠. 그렇지만, 어릴 때 좁은 폭 안에서 아등바등하면서 발산했던 에너지도 좋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세상을 많이 알게 됐잖아요. 예전보다는 더 다듬어졌지만 어쩌면 다듬어지지 않을 때가 더 편하고 좋았던 것 같아요."그는 '동감'(2000) 같은 멜로, '령'(2004) 같은 공포, '7급 공무원'(2009) 같은 코미디까지 지난 13년간 쉼없이 달려왔다. 그래도 연기는 어려움의 연속이란다. 그러나 "연기하는 제 모습이 좋다"고 말할 정도로 연기에 대한 애정의 뿌리는 깊었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배우로 남고 싶다"고 했다. 짧지만 자존심과 단호함이 짙게 배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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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1.08.04 23:02

'마당을…' 한국 애니 최다관객 기록 세울까

오성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마당을 나온 암탉'이 한국 애니메이션 최다 관객 기록을 넘어설지 관심을 끈다. '마당을…'은 한국 애니메이션으로는 개봉 첫주 최고 성적을 거뒀고 제작사인 명필름 측은 이런 성적에 고무돼 '마당을…'이 부진의 긴 터널에서 헤매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재도약에 밑거름을 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 개봉 첫주 최고 성적 =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마당을 나온 암탉'은 지난달 27일 개봉된 이래로 5일간 33만5천여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이는 지금까지 개봉된 한국 애니메이션 가운데 개봉 첫주 최고 성적이다. 역대 1위는 약 22만5천명을 동원한 김청기 감독의 2007년 디지털판 '로버트 태권 V'(2007)다. 특히 '고지전' '퀵' 등 100억원대 제작비를 투입한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와 해리포터 시리즈의 최종판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등과 경쟁한 결과여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평일 6만-7만명 정도의 관객을 동원 중인 '마당을..'은 이 같은 기세를 유지할 경우 이번 주 안에 50만명을 돌파하고, 다음 주 초 국내 애니메이션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한 애니메이션은 디지털로 재개봉된 김청기 감독의 '로버트 태권V'로, 전국에서 72만명 끌어모았다. 명필름 마케팅실의 심명희 실장은 "다음 주 초쯤 기록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상영관 상황에 따라 시기는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 '비주류' 국내 애니메이션 = 사실 국내에서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일본이나 미국처럼 주류 장르로서 인정받지 못했다. 최초의 극장용 국산 애니메이션인 신동헌 감독의 '홍길동'(1967) 이후 반짝인기를 구가하던 한국 애니메이션은 1970년대까지 침묵을 지켰다. 돌파구를 마련한 게 '로버트 태권 V'(1976)다. '태권 V'는 18만명(서울관객 기준)을 기록하며 당시로써는 빅히트를 쳤다. 이후 '84 태권V'(1984) 까지 로봇 계열의 애니메이션이 극장가에 속속 선보였으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이런 탓인지 1985년 이후 근 10년간은 애니메이션이 아예 제작되지도 않았다. 그러다 새롭게 극장가에 선보인 애니메이션이 '성인 애니'를 표방한 '블루시걸'(1994)이다. 이 장편 애니메이션은 45만명을 모았다. 이후 '마리이야기'(2001), '천년여우 여우비'(2006), '아치와 씨팍'(2006) 등이 평단의 지지를 얻었으나 이성강 감독의 '천년여우 여우비'(47만명) 정도만 어느 정도 관객이 들었다. 올해 나온 한혜진ㆍ안재훈 감독의 '소중한 날의 꿈'도 교차 상영 등으로 약 4만5천명을 끌어모으는 데 그쳤다. 기획부터 개봉까지 11년이 걸린 것에 비하면 '조촐한' 성적인 셈이다.◆ 국산 애니메이션 돌파구 마련하나 = '마당을 나온 암탉'은 이 같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오랜 부진을 털고자 제작된 작품이다. 제작 기간만 6년이 걸렸다.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등을 제작한 명가 '명필름'이 공동제작에 참여했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할리우드나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우리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다"며 "그동안 국내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 성공한 사례가 없었지만, 불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도전했다"고 말했다. 관객과 평단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인 편이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까지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는 평이 대부분이다. 오 감독과 제작사 측은 원작의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측면을 살리는 한편, 유머 코드와 캐릭터에도 중점을 뒀다. 성인과 아이들 모두를 잡기 위해서다. 현재까지 이러한 '투트랙' 전략은 성공적이다. 그러나 순제작비만 30억원, 마케팅 비용까지 더하면 50억원이 든 이 애니메이션이 손익분기점을 넘길 150만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을 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관객 150만'이 한국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고지인 까닭이다. 심 실장은 "대부분 낮 시간대에만 상영되는 것에 비하면 현재까지는 좋은 성적"이라며 "입소문이 나 저녁시간대까지 영화 상영시간을 확대한다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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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1.08.02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