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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원 전 전북도립미술관장 ‘아름다운 착각’ 초대개인전·출판기념회

인생은 짧고 허무하지만 그렇기에 아름답다. 예술도 인생의 가장 빛나는 한 순간이 그곳에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모든 일을 접고 그 순간을 즐기기로 했다. 가장 편안하게 진실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그것이 아름다운 착각이다. 장석원 전 전북도립미술관장이 미술 에세이 <아름다운 착각>(신아출판사) 출판기념회를 겸한 초대개인전을 열고 있다. 12일까지 서울 명동 요갤러리. <아름다운 착각>은 장석원 전 관장이 지난 2014년 미술 평론집 <소통의 비밀>을 펴낸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저서다. 장석원 전 관장이 25년 전 지역일간지에 1년 동안 연재했던 글 현대 미술산책을 모아 엮은 것으로 총 46편이 실렸다. 어찌 보면 깨어있으려고 노력하는 자체가 바보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 이해타산을 버리고 자기다운 모습으로 우뚝 서려는 자아, 그것은 바보이자 동시에 깨달음의 길을 가려는 자의 모습이다. 가다가 죽을지언정 한걸음, 한걸음 가다 보면 뻥 뚫리는 순간이 있으리라 - 미술 에세이 <아름다운 착각> 중. 이 책에는 추상화가 박길웅오지호조방원김흥수박서보하인두황재형 등 국내 예술가에서부터 까미유 끌로델, 피카소의 우는 여자, 앤디 워홀의 침묵, 바스키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미술 이야기가 담겨있다. 장석원 전 관장은 서문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평론가가 얄팍한 지식과 무모한 열기로 좌충우돌 써 내려간 글이 부활하게 됐다며 모자란 점이 많지만 25년 전 열정만큼은 부러워서 고치지 않고 출간키로 했다고 밝혔다. 초대 개인전에서는 아름다운 착각을 주제로 바보 달마, 청춘 달마, Blue Portrait, I Love You 등 다양한 인물상을 펼쳐놨다. 장석원 전 관장의 자화상인 듯하고 또는 우리들의 초상인 듯 하기도 한 인물상들이다. 자기부정과 새로운 모습을 향한 간절한 갈구와 그 흔적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장석원 전 관장은 홍익대학교와 같은 대학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객원교수, 전남대학교 미술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을 맡기도 했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1.03 17:54

전주 gallery숨 신진작가 후원전 ‘두근두근’ 문 연다

전주 gallery숨(대표 정소영)이 4일부터 2019 두근두근전을 시작한다. 두근두근 전은 gallery숨이 지난 2014년부터 미술대학 졸업 1년 차와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작가를 선정하고, 1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개인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신진작가 후원전이다. 올해는 작가 2명이 선정됐다. 전북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김하윤 작가와 원광대에서 도예를 전공한 안태균 작가가 그 주인공. 먼저 김하윤 작가의 개인전 느린 꽃놀이 II - 길 위에서가 16일까지 진행된다. 김하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삶 속으로부터의 사유를 나무늘보와 그 삶의 터전인 나뭇가지에 투영한 자화상적 상상화들을 선보인다. 비슷비슷하지만 미묘히 다른 지점에서 새롭고 다양한 몸짓으로 또 다른 시공간을 향해 울퉁불퉁 뻗은 형상과 이를 따라 걸어가는 모양새는, 늘 실체 없는 위협과 염려에 고민을 더하며 살아가는 나의 오늘날을 닮았습니다. 김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그래도 눈앞의 두렵고 아름다운 이 길을 나는 계속해서 걸어 보려 한다고 고백한다. 그가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또 어떤 길을 가고자 하는지 작품을 통해 엿볼 수 있겠다. 두 번째 2019 두근두근 전은 18일부터 30일까지 안태균 작가가 이어갈 예정이다. 관람 문의는 063-220-0177.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1.03 17:54

제5회 부안문학상 수상자에 박갑순 시인

수필가이자 아동문학가인 박갑순 시인(54)이 제5회 부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문인협회 부안지부(회장 김영열)는 최근 부안문학상 심사위원회를 열고 작품 수준, 참여 및 기여도, 작품집 발간 등을 기준으로 3명의 후보자를 심사한 결과 박갑순 시인을 제5회 부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영 심사위원은 박갑순 시인은 부안문인협회의 창립에 앞장서서 열정을 쏟는 시인으로 지금은 고향을 떠나 살지만 고향 문학발전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며 특히 그의 시집 <우리는 눈물을 연습한 적 없다>는 아무리 지치고 힘들지라도 슬픔에게 지지 않겠다는 의지의 선언이다. 누구라도 마음을 기대고 싶은 작품집이다라고 평가했다. 박갑순 시인은 때 이른 감기몸살을 칭칭 감고 쉬고 있을 때 수상 소식을 듣게 되었다며 부안에서 비둘기문학동인을 결성해 퇴근 후 바삐 움직였던 시절이 생각난다. 주산부면장이셨던 고 고관석 선생님, 배금자, 김기찬, 양정숙, 전안숙 선생님 등등. 그때는 겁 없이 쓰던 시절, 시가 되는지 되지 않는지 일단 써서 동인을 이끌어주시던 김기찬 선생님과 함께 합평을 하면서 한 편 한 편 쌓아갔던 시절이 오늘의 영광을 가져온 것 같다. 언제 어디서나 부안 사람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고향 부안문인협회에서 주는 상을 수상하게 되어 한없이 기쁘고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박갑순 시인은 지난 1998년 <자유문학>과 2005년 <수필과비평>을 통해 시인과 수필가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시집으로 <우리는 눈물을 연습한 적 없다>, 수필집 <꽃망울 떨어질라>, 투병기 <민머리에 그린 꽃핀>, 동시집 <아빠가 배달돼요>가 있다. 월간 <소년문학> 편집장을 지냈으며, 현재 교정을 전문으로 하는 글다듬이집 주인으로 있다. 시상식은 8일 오후 3시 부안 부안컨벤션 웨딩홀 3층에서 부안문학 제25집 출판기념회와 함께 열린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1.03 17:54

[리뷰] 남원에 모인 창극의 별…명인·명창들 진한 호흡 확인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다! 창극 무대를 종횡무진 누벼온 우리 소리와 기악의 별들이 남원에 모여 푸진 잔치를 벌였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이 창극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던 2019 대한민국 판놀음이 지난달 30일 한 달간의 여정을 마무리 지었다. 10월 9일부터 30일까지 창극, 오늘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예음헌, 놀이마당에서 매주 다채로운 창극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지난달 30일 오후 7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열린 폐막공연은 20세기 최고의 공연 양식이라 불리는 창극의 전성기를 누비며 역사를 써내려온 명인과 명창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귀한 자리여서 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국악인 박애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무대는 명인명창 21명의 진한 호흡으로 채워졌다. 국립민속국악원 무용단의 진도북춤과 기악단의 반주로 구성한 여는 무대 이후 창극의 별을 한 명씩 차례로 무대로 불러냈다. 첫 창극 무대는 흥보가 박 타는 대목과 각설이 타령으로 꾸몄다. 흥보의 큰아들 역을 맡은 윤충일 명창은 이날 출연자 중 최고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넘치는 열정으로 재치 있는 연기를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지는 흥보가 화초장 대목에서 놀보로 분한 조통달 명창은 시원한 목청과 익살맞은 연기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김일구서진희 명창이 부녀로 만난 심청가 심봉사 눈 뜨는 대목에서는 애틋한 감정이 전해졌다. 일부 관객들은 눈시울을 붉히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수성반주로 명불허전의 이름을 빛낸 김무길김청만원장현한선하이태백김성아 명인의 활약도 눈길을 끌었다. 2부 첫 순서인 시나위를 연주해 식지 않는 국악의 혼을 입증했다. 이날 가장 큰 호응을 이끌어냈던 무대를 꼽자면 토끼 역의 안숙선 명창과 용왕 역의 왕기석 명창이 함께 한 수궁가 토끼 배 가르는 대목이 있다. 두 명창은 본래 제 옷을 입은 듯 섬세한 소리를 뽐냈다. 안숙선 명창이 선보인 토끼의 앙증맞은 발맵시는 관객들의 흥을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왕기철 명창과 박애리 명창의 만남, 춘향가의 사랑가는 몽룡과 춘향의 풋풋한 사랑을 보여줬다. 이어 왕기석 명창이 춘향가 어사장모 상봉 대목을 통해 몽룡 역으로 등장, 월매 역의 김영자 명창과 능청스러운 이야기를 풀어냈다. 대한민국 여류명창의 오늘을 담아낸 남도민요 육자배기, 흥타령 무대는 이날 마지막 순서를 장식했다. 흥보가, 심청가, 춘향가, 수궁가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눈 대목만을 모아 들려준 이번 공연은 국내 최고의 명인명창을 한 자리에서 만나며 귀 호강한 특별한 자리로 남았다. 왕기석 국립민속국악원장은 창극의 살아있는 역사인 명인명창을 망라하는 명불허전으로 2019 대한민국 판놀음의 대미를 장식했다며 이 시대 우리 소리와 기악의 별, 명인명창분들의 건강과 천행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1.03 17:54

“35세 이상 여성들 모여 두달간 연습한 연극 시작합니다”

35세 이상 여성들이 모여 완성한 프로젝트 립스틱 짙게 바르고가 전주한옥마을 연극무대 위에서 그 결과물을 선보인다. 재인촌 우듬지가 주최하고 한옥마을아트홀이 주관하는 연극 순정이 블루스가 오는 2~3일 양일간 총 4회에 걸쳐 한옥마을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립스틱 짙게 바르고 프로젝트에는 한옥마을아트홀이 단순히 공연장의 역할에서 나아가 지역 커뮤니티와 연극을 통한 문화교류의 공간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노력이 담겨 있다. 지난 여름 청년들의 에너지로 만들어낸 젊은 연극제의 뒤를 잇는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9월 일반시민인 김희성(70), 최보경(54), 김경화(53), 장현정(51)씨가 참여하며 첫 단추를 끼웠다. 이들은 한옥마을아트홀 단원들과 함께 지내며 두 달간 하루 3시간씩 호흡, 발음, 발성 등 기본적인 연기 훈련을 진행했다. 35세 이상의 여자들만 모여서 연극공연 한 번 해보자는 의도로 시작한 이번 프로젝트는 전주시민 중에서도 30대 중반에서 60대에 이르는 여성들에게 주요 배역을 맡겼다. 배우 모집조건은 배우로 활동한 적이 없으며, 책임감을 가지고 팀 활동에 참여할 사람으로 했다. 관객으로서 문화를 향유하던 이들이 직접 연극인을 참여하는 기회를 경험함으로써 연극에 보다 가까워졌으면 하는 기대 때문이다. 참가자 중 최고령인 김희성(70) 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연극에 대한 애틋함이 있었기에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돼 대단히 만족한다며 재주가 있는 사람이 아니어도 몸과 마음을 집중한다면 연극을 완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영오 한옥마을 아트홀 대표는 12년째 한옥마을을 바라보고 있는 소극장을 운영하는 제작자의 입장에서 볼 때 증가한 관광객에 비해 전주시민들은 복잡해진 교통상황으로 한옥마을 찾기를 꺼리고, 다양한 공연혜택과 멀어졌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전주시민을 위한 문화향유 사업이자 오랜 고민의 결과물 중 하나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0.31 17:59

전북예총 회장 선거, 전북문인협회 소속 후보 단일화 여부 촉각

소재호 시인이 내년 1월 17일 치러지는 (사)한국예총 전북연합회(회장 선기현, 이하 전북예총) 제24대 회장 선거 출마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전북예총 회장에 뜻을 둔 전북문인협회(회장 류희옥, 이하 전북문협) 소속 입지자는 김상휘 소설가, 안도 시인을 포함해 총 3명으로 늘게 됐다. 전북문협 소속 입지자가 3자 구도로 재편되면서 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에 대한 안팎의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반대로 실패할 경우 봉합하기 쉽지 않은 내부 갈등도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뜻을 세우고 얼굴 알리기에 나선 김상휘 소설가와 안도 시인은 소재호 시인의 등판이 부담스럽지만, 후보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단일화 방법을 놓고 입지자들 사이에 입장차는 있어 보인다. 김상휘 소설가는 도덕성을 바탕으로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선거 목전이기에 단일화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그렇지만 공개적인 정책 토론을 통한 후보 단일화는 찬성이다고 밝혔다. 공개 정책토론회는 전북문협에서 주관하고 100명 이상의 회원이 참여해야 한다며, 오는 15일까지 투표 형식으로 단일화 후보를 정한다면 따를 수 있다고 전했다. 안도 시인은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있지만, 조정위원회가 구성되고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따르고 승복하겠다고 말했고, 소재호 시인은 전북문협 차원의 조정위원회 결정이든 정책 토론을 거친 단일화든 그 뜻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북문협 원로중견 문인들은 회원 화합을 핵심 가치로 들고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한 원로문인은 전북예총 회장 선거에 문인 3명이 나와 경쟁하는 모습은 부끄러운 일이다. 문인 화합을 위해서 단일화는 꼭 필요하다며 출마의사를 가진 문인들의 정책이나 공약을 공개적으로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한 모든 회원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전북문협 류희옥 회장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중견문인은 전북예총 발전을 위해 가장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 사회 각계 인맥이 원만한 사람으로 단일화해야 한다며 15일께 후보 단일화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될 전망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전북문협 류희옥 회장은 현재 단일화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다. 일단 상황을 지켜볼 생각이다며 말을 아꼈다. 전북문협 소속 입지자들이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앞서 출마 의지를 밝힌 이석규 전 전북사진가협회장과 최무연 전북예총 부회장을 포함해 5명이 본선에서 경쟁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한편 전북예총 제24대 회장 선거관리위원회는 규정에 따라 수석부회장인 김영규 익산예총 회장이 위원장을 맡아 11월 말께 구성될 전망이다. 선거인단은 11개 시군지부 회장 및 협회 지부장 83명과 10개 협회 83명 등 166명이다. △소재호 시인, 전북예총 회장 출사표 새 시대 더 큰 틀의 문화예술진흥 한걸음 천천히 출사표를 던진 소재호 시인은 전북예총 화합을 위한 강한 자의와 왕성한 타의를 받아들여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했다. 전북예총은 지금까지 잘 운영되고 성취도 높았지만, 새 시대에는 더 큰 틀의 문화예술진흥을 도모해야 하고, 이 역할에 스스로 적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소재호 시인은 자신을 낮추어 널리 포용하고, 예술인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주춧돌이 되겠다고 했다. 소재호 시인은 어떻게 전북예총을 이끌 것인지 주요 정책 방향도 소개했다. 먼저 협회 상호가 화합적 교류 증대와 예산 확보의 배가에 정려, 협회간 협치로 종합예술의 성격을 띤 협연합동전시 등 예술행위의 미래지향적 승화 도모를 들었다. 전북예총에 속하지 않은 타 예술단체와 연대해 궁극적으로 전북예술의 진흥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또한 김상휘 소설가안도 시인과 마찬가지로 무주장수순창 예총 설립을 지원 계획도 제시했다. 소재호 시인은 남원 출신으로 전북문인협회 회장, 석정문학회 회장, 석정문학관 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석정문학상 운영위원장, 표현문학회장 등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이용수 기자

  • 문화일반
  • 이용수
  • 2019.10.31 17:59

전통공연 젊은 연출가들, 전주서 출사표 던진다

젊은 연출가들이 무형유산 공연분야 전문가로 입문하기 위한 출사표를 던진다.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원장 김연수)이 2일부터 23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공연장에서 전통공연 연출가 발굴 공모를 통해 선정된 2019 출사표 공연을 연다. 올해 4회째를 맞이하는 출사표는 전통공연 분야의 신진 연출가와 무형문화재 전승자를 대상으로 무형유산 공연분야 전문연출가로 입문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공모 공연이다. 김문겸의 꿈탈꿈탈, 선영욱의 봄내굿, 김시화의 토끼외전, 김종희 강(江), 사랑 저편 등 올해는 총 4명의 연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2일 첫 무대에 오르는 김문겸의 꿈탈꿈탈은 버려진 탈들이 하나둘씩 깨어나는 상상의 이야기를 표현한다. 9일은 선영욱의 봄내굿무대가 펼쳐진다. 국가무형문화재 제82-1호 동해안별신굿 중 춘향놀이 마당의 익살맞은 놀이 요소를 극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세 번째 공연은 16일 김시화의 토끼외전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중 수궁가에 나오는 충(忠)의 본래의 의미와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인물들의 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극으로 풀어내었다. 주인공 토끼와 토끼의 간을 취하려는 용왕의 이야기를 현대사회의 강자와 약자가 존재하는 계급사회의 이면으로 풍자한 작품이다. 마지막 공연은 23일 김종희의 강(江), 사랑 저편으로 고대시가인 공무도하가가 지닌 서정성을 무대화한 판소리극이다. 국립무형유산원은 공연되는 4편의 작품 중에서 심사위원 평가와 관람객 만족도 평가를 합산해 최우수작을 최종 선정하며,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연출가는 국립무형유산원 상설기획공연 등 다양한 전통공연의 연출가로 활동하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된다. 공연은 무료이며 국립무형유산원 홈페이지(www.nihc.go.kr)와 전화(063-280-1500, 1501)로 사전예약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이용수
  • 2019.10.31 17:59

[2019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 (4) 전통·종교·고전·현대적 실험으로 가득한 소리축제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분명히 한국을 전혀 접해보지 않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한국문화를 매우 다양하게 그리고 많이 경험할 수 있는 최상의 장소이다. 24시간의 비행 끝에, 나는 완전히 미지의 문화 속으로 뛰어들었다. 소리문화의전당 8곳과 편백나무숲에서 펼쳐진 공연은 모든 세대의 구미에 맞는 전통, 종교, 고전적인 음악과 실험적이고 현대적인 음악으로 가득했다. 이 모든 음악들이 5일 동안 빈틈없이 짜여진, 그야말로 엄청난 규모의 축제이다. 소리축제의 프로그램은 모든 세대와 어린이들에 맞게 기획되었으며, 첫 공연이 아침 10시에 시작하기 때문에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하루 종일 즐길 수 있게 마련되었다. 특히 방문객이 천막아래서 낮잠을 한 숨 자거나 소풍을 즐길 수 있도록 휴게시설을 설치한다는 생각에 찬탄을 금치 못했다. 나를 가장 놀라게 했던 것은 소리축제가 기획한 프로젝트인 전북영산작법보존회의 불교음악 공연이었다. 이런 종류의 경험은 인생을 바꿀만한 것이다. 승려들이 소박하게 장식된 공연현장의 무대에서 선택된 종교의식의 중요 대목들을 공연했다. 그들의 순수한 목소리는 내 가슴과 영혼에 깊은 울림을 주었으며, 불교 사원을 방문해 영혼과 육신을 정화할 수 있도록 잠시나마 머무르고 싶다는 욕망까지 일게 했다. 나는 소리축제에 올 때까지 판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유태평양이라는 젊은 판소리 스타의 공연을 보고 있을 때, 나는 여태 경험하지 못했던 문화적 충격을 느꼈다. 그와의 인터뷰에서 판소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고, 또한 그 경험은 한국문화에 대한 내 지식의 변곡점이 되었다. 나는 판소리를 파고들고 싶다는 느낌을 갖기 시작했다. 외국인인 내게는 관객이 판소리의 구절구절에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경험이었다. 올해 축제에서 인상 깊었던 공연 중 하나는 농악이었다. 춤과 곡예, 여러 타악기, 그리고 무속적 특색을 띠는 농악은 각각 안무와 화려한 복장이 세세한 면에서 서로 차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농악패의 동작은 아주 정교한데, 특히 막대기와 긴 띠가 달린 신기한 모자 (상모)를 쓴 무용수들(상모잽이)의 동작을 보노라면 완전히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 농악에 대한 한국인들의 사랑과 자긍심은 매우 인상 깊었다. 왜냐면 그것이 일제강점기 저항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배경지식이 없는 외국인 구경꾼에게 농악은 마치 전주의 명물인 뜨거운 그릇에 담긴 매콤한 비빔밥처럼 많은 즐거움과 긍정적인 에너지가 섞인 대단한 볼거리를 선사해주었다. /샤샤 간킨(Sasha Gankin) BBC 월드 저널리스트

  • 문화일반
  • 기고
  • 2019.10.31 17:59

2019 미당문학제, 11월 2일 고창 미당시문학관서

질마재 신화를 간직하고 서해바다와 갯벌, 강, 바람, 산, 들이 숨 쉬는 고창 소요산에서 2019 미당문학제가 펼쳐진다. 1일부터 3일까지 미당시문학관에서 열리는 이번 문학제는 미당시문학관 이사회(이사장 경우 선운사 주지)가 주최하고 2019 미당문학제 추진위원회(추진위원장 송하선 시인)가 주관한다. 기념식과 시상식은 2일 오후 12시 30분부터 미당시문학관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 3일간 열리는 이번 문학제에서는 환영의 날, 기념의 날, 추모의 날 등 매일 다른 주제를 준비했다. 문학제를 풍성하게 할 기획전시와 공연체험프로그램도 다채롭게 마련했다. 질마재 바다와 갯벌, 강, 바람, 산과 들 체험마당, 미당 시 기획전, 시인들의 거리 등 미당 문학의 향기를 느끼며 질마재 국화밭을 둘러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기획공연은 1일 오후 6시 30분 진행되는 미당기념사업회 이사장인 김원 건축가의 미당시문학관 계획안을 비롯해 이남호 문학평론가의 늘푼수 많은 미당 시의 매력, 장석남 시인의 시인과의 대화, 박정욱 명창의 질마재 신화와 이야기꾼의 노래로 채워진다. 또한 행사 기간 질마재 음악회를 여러 차례 열고 클래식, 인더소울, 오리엔탈 파이프, 색소폰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함께 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미당 시 백일장, 질마재 주민들 시낭송, 꿈꾸는 마을 그리기, 시인과의 밥상, 지역 특산품 코너 등 지역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 체험 마당이 진행될 예정이다. 경우 미당시문학관 이사장과 송하선 추진위원장은 우리들 마음의 고향과 같은 이야기가 있고 삶을 기쁨으로 회복할 수 있는 곳에서 2019 미당문학제를 연다며 소요산 그늘 질마재에서 추억 한마당 그려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0.31 16:57

“동시집 읽고 끝말 이어 재미난 동시 써보세요”

끝말이 이어지면서 상상의 세계가 생겨난다. 어린이를 위한 끝말잇기 놀이가 동시를 만났다. 박성우 시인의 새 책 <끝말잇기 동시집>(비룡소)에는 시 짓기 원리에 쉽게 접근함으로써 아이들이 폭넓은 어휘를 확장할 수 있도록 동시 40편을 재미난 만화와 함께 실었다. 이 책의 탄생기는 이렇다. 끝말잇기 놀이를 가지고 더 재미있고 신나게 노는 방법은 없을까 궁리하던 중 끝말에 어울리는 낱말을 이어 끝말잇기 동시 쓰기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박성우 시인은 초등학생인 딸에게 숙제 검사를 받듯 보여주고 아이가 재미있어하던 것으로 골라 넣었다고. 초등학교 2학년 국어교과서에 소개된 말 잇기는 아이들이 다양한 어휘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기도 하다. 끝말과 끝말을 이어 누구나 재미난 시를 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동시에 우리말이 얼마나 아름답고 신비로운지 새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에 실린 만화는 <눈물바다>, <커졌다!>, <간질간질> 등 다양한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려온 그림작가 서현 씨의 작품이다. 정읍 출신인 박성우 시인은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과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서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거미>,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웃는 연습>과 동시집 <불량 꽃게>, <우리 집 한 바퀴>, <동물 학교 한 바퀴>, <박성우 시인의 첫 말 잇기 동시집> 등을 펴냈다. 이밖에도 청소년 시집, 산문집, 어린이책, 그림책 등 청소년을 위한 여러 책을 쓰고 있다. 신동엽문학상, 윤동주젊은작가상, 백석문학상 등을 받았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0.30 16:1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아현 소설가 - 김형미 시집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

아침에는 겨울의 찬 기운이 코끝을 간질이다가도 한낮이 되면 여전히 땀이 은근하게 맺힌다. 날씨처럼 도통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어느 날, 시집 한 권을 펼쳐 들었다. 시인의 시에는 저마다의 향기가 짙게 묻어났다. 다양한 향기가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지금, 이 계절에 딱 읽어야 할 시집이 있다. 김형미 시인의 시집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이다. 시집을 넘기고 있으면 찬바람을 맞으며 헛헛해진 속이 따뜻한 다독임을 받는 것 같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김형미 시인의 시집을 펼쳐보시라. 시집은 자꾸만 지나간 것을 곱씹어보게 한다. 책장을 넘길수록 점점 더 시를 향수(享受)하게 된다. 바다는 끊임없이 출렁이는 진한 소금 내가 난다. 짠 내를 걷고 나면 붓의 진한 묵향이 휘감고 지나간다. 빗소리가 들리는 바닥에 피는 꽃은 비를 맞은 것들의 향기가 난다. 시원한 바람 분다고 여름이 다 간 것은 아니야 / 꽃이 지고 말랐다 해서 그 나무가 죽은 건 아닌 것처럼(입추(立秋) 中)이라는 시인의 말처럼 자꾸만 떠나며 잊은 것들에 대한 기억이다. 다 지나갔다고 해서 내가 아니었던 적이 없는 것처럼. 시인의 시는 후각으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시인이 마주한 향기가 독자의 눈앞에 펼쳐진다. 조기 떼 우는 소리를 듣습니다 / 서해 바닷가 하늘 한 귀퉁이 물고 / 해가 집을 잡아 들어가는 게 보입니다 / 다 두고 돌아와 / 온 산이 욱신욱신 단풍 들어가는 것도 / 사나흘 안으로 큰 비가 오려는 것이겠지요(수성당 中) 시인의 시어는 자꾸만 오감을 예민하게 만든다. 들리지 않는 것이 들리고,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인다. 마치 이전에 본 적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그렇게 낯선 풍경들을 따라 시인의 기억을 쫓으면 어느새 독자는 마음 가장 안쪽까지 도착할지도 모른다. 속절없이 잊고 지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책을 닫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무엇에 쓰겠다고 당장 그리도 많은 것들을 붙잡고 싶었는지. 딱 한 가지만 떠올리며 사는 삶을 살아야겠다, 다짐하게 된다. 딱 한 가지씩만 용서하며 살고 싶다(가을 中)라고 하면서도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시월 中)하고 바라던 시인의 마음처럼. * 최아현 소설가는 20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분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공저로 <천년의 허기> 등이 있다. 현재는 꿈다락 일상의 작가 교육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10.30 16:12

국토종주 그랜드슬램 체험기 '배낭 메고 따르릉'

여행은 걷기보다 빠르고 자동차보다 느린 자전거가 제격이다. 여행지의 풍경을 천천히 둘러보고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끝없이 이어진 자전거 길을 따라 힘차게 페달을 밟고 달리는 기쁨을 아는가. 여기 자전거와 함께라면 새로운 세상을 만난 듯 휘파람이 절로 나온다는 에너지가 있다. 자신의 국토종주 그랜드슬램 체험기를 담은 책 <배낭 메고 따르릉>(신아출판사)을 펴낸 오동표 씨는 자신을 자전거와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 라이더라고 칭한다. 시간만 있으면 산악자전거를 타고 길 위에서 땀을 흘렸다는 오 씨는 미치도록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를 그냥 지나친다면 얼마나 아까운 손실인가 생각했다며 자전거와 함께 천리길을 달리며 보고 느낀 생각을 기록으로 남겼다고 말했다. 이 책은 △국토종주 자전거길 633㎞ △4대강 자전거길 538㎞ △그랜드슬램 자전거길 606㎞ 등 3부로 나눠져 있다. 13차에 이르는 라이딩을 통해 만난 전국 곳곳의 풍경 사진도 함께 실어 여행기에 생동감을 더한다. 그동안 여행 중 겪은 생생한 이야기와 경험담을 비롯해 다양한 여행노하우를 꼼꼼히 메모해온 덕분에 풍부한 이야깃거리가 담긴 책이 완성됐다. 부록으로는 즐거운 자전거 여행을 위한 준비물과 행동요령을 비롯해 국토종주 자전거길 인증센터 안내도를 수록했다. 오동표 씨는 은퇴 후 자기계발과 도전정신을 위한 값진 경험을 채우고자 25년간 꾸준히 도전해온 백두대간 그랜드슬램 종주 산행을 마무리했다. 그 과정에서 다져진 체력 덕분에 자전거 페달을 자신 있게 밟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오동표 씨는 1956년 전남 화순 출신으로 전북일보 총무관리국장으로 30년간의 직장생활을 마쳤다. 전주에서 생활하며 방화관리 대상, 신문협회 대상, 에너지절약 전북도지사 표창, 한국도로교통안전공사 교통안전 감사패 등을 받았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0.30 16:12

잊혀져가는 공존의 가치 회복을 꿈꾸며

기억이 인간을 만든다. 기억을 지우면 그 존재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그가 형성한 인간관계도 그가 꾸었던 꿈도 그가 경험한 세상의 모습도 하나도 남지 않기 때문에. 황준 시인의 첫 시집 <기억의 바다>(지성의 상상 미네르바)에는 기억을 주제로 지은 시가 자주 등장한다. 세월호 청문회장에서 / 울분을 삭히지 못해 / 일침을 가하던 잠수사가 / 기억의 바다로 떠났다 - 기억의 바다 중. 그의 시는 우리가 잊고 지냈던 것들을 소환하고, 그것들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운다. 황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사랑과 절망, 욕망을 자극하는 한줄기 빛이 되어 어둠이 깊어질수록 꺼질 줄 모르른 불꽃, 시는 인간을 불타게 한다며 삶의 이야기를 모아 시집 <기억의 바다>에 싣고 푸른 영혼의 섬을 향해 출항 신고를 한다고 밝혔다. 시집은 1부 감꽃 필 때, 2부 어머니의 강, 3부 겨울밤의 이야기, 4부 꽃을 위한 관음 등 4부 114쪽으로 구성됐다. 황정산 문학평론가는 황준 시인은 상실과 결핍을 벗어나기 위해 점점 사라져 가는 공존과 사랑의 가치를 회복하고자 한다며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시의 특징이고 장점이다고 평했다. 전주에서 태어난 황 시인은 지난 1988년 시 세계 동인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변호사 황선철 사무소에서 일하며 시를 쓰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0.30 16:12

고요한 작가, 단편소설 ‘오래된 크리스마스’

이 소설은 내가 태어난 진안을 배경으로 썼습니다. 천변을 따라 들어선 오래된 가게인 양조장, 장시계점과 쌍다리 다방 같은 곳들. 지금 이 순간 다시 읍내의 풍경이 떠오릅니다. 그 풍경 속으로 들어가 그때 헤어진 사람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고요한 작가가 단편소설 오래된 크리스마스를 발표했다. 이 소설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아직 잊지 못하고 있는 과거의 사랑, 그리고 또 새롭게 시작될지도 모를 그런 사랑. 주요 등장인물은 마흔을 앞둔 주인공 은석, 크리스마스에 은석과 맞선을 본 이름 모를 여자, 은석의 첫사랑 요안나, 요안나와 결혼한 은석의 친구 우영. 세상에 내려놓지 못할 건 없어요. 사랑했던 남자를 잊기 위해 페루의 마추픽추에 갔다며 주인공 은석에게 건네는 맞선녀의 이 말은 꽤 긴 여운을 남긴다. 맞선의 공간이자 재회의 공간인 진안 마이산 돌탑 아래, 과연 은석은 옛 사랑 요안나를 내려놓을 수 있을까. 맞선녀는 내려놓음을 통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준비가 됐지만, 은석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진다. 작가는 진안에는 어머니가 살고 계시다. 소설집을 준비하면서 오랜만에 어머니와 시간을 보냈다며 오랜만에 돌아온 시골집이 평온했다고 했다. 작가는 자신의 삶을 처음으로 소설 속에 끼워 넣었다고 했다. 이 소설에 실린 사랑 이야기는 아마도 작가의 그것과 닮았을지도. 이서안 소설가는 리뷰를 통해 오랜 시간 속에서도 만남과 헤어짐의 애틋한 서정성은 사랑의 본질로 치달아 지금까지 계속된다며 마이산 돌탑과 마추픽추를 병렬해 사랑의 단면을 호소력 있게 보여준다고 했다. 이 소설 오래된 크리스마스는 다른 도시에 살고 있는 소설가 다섯 명의 작품과 함께 <나, 거기 살아>(문학나무)로 엮어졌다. 강이라문서정박지음이서안정정화 작가가 각각 아름답고 낯선 사랑 이야기를 전한다. 고요한 작가는 진안에서 태어났으며, 원광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배웠다. 지난 2016년 <문학사상>과 <작가세계>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으며, 미국 번역문학 전문저널 <애심토트>에 그의 단편소설 종이비행기가 번역 소개됐다. 부지런히 작품을 준비해 내년에는 단편소설집을 펴낼 계획이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0.3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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