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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순창출신 신형식 전북대 화학공학부 교수, 네번째 시집 출간

세 번째 시집을 낸 지 어언 이십년, 화학공학 연구자이자 대학교수로 업을 삼다보니 시를 소홀히 한듯해 지난날이 아프게 느껴진다는 시인. 순창 출신의 신형식 시인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을 거쳐 1998년부터 전북대 화학공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그러던 중 올해 대학을 휴직하고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원장직을 맡았다. 강의와 연구에 사로잡힌 탓에 미처 시를 가까이 하지 못했지만 오랜 세월 틈틈이 써둔 시 50여편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최근 출간한 그의 네 번 째 시집 <쓸쓸하게 화창한 오후>(모악)이다. 세상의 온갖 소리와 묘향산 소풍을 두 갈래로 놓고 삶의 일부와도 같은 시를 담아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쓴 시들이라 철지난 옷처럼 추레하다는 시인의 말은 사뭇 쓸쓸하지만 화창한 가을날 정경과 닮았다. 이병천 소설가는 신형식 시인의 시세계에 대해 변함없이 가족과 고향과 주변 인물과 스쳐지나가는 사소한 풍경들까지 모두 그의 자랑이자 애정의 대상이 된다며 이런 막무가내 식의 사랑 퍼주기가 세상이 인정하는 저명한 한 화학자를 밤이면 몸을 잔뜩 웅크리고 앉아 시를 짓게 하는 명백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형식 시인은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전북민예총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시집 <빈들의 소리>, <추억의 노래>, <정직한 캐럴 빵집>과 산문집 <무공해가 힘이다> 외 전공 관련 편저서 다수가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0.23 16:4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기우 작가 - 김경희 수필집 ‘사람과 수필 이야기’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 수필이지만, 문학성을 지닌 수필을 짓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필가의 도반(道伴)은 사람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이며, 수필은 오랜 연륜에서 묻어나는 삶과 인생의 맛을 전할 때 문학의 한 장르로 더 당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지가 있으면 마침내 이룬다.는 유지자사경성(有志者事竟成)을 되뇌며 공부하는 수필가 김경희. 그는 시냇물에 비추어 보는 내 얼굴이 수필의 얼굴이고, 수필 쓰는 이들의 자화상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람이 글이요, 글이 곧 그 사람이라는 문장의 무게를 아는 것이다. 김경희는 언어의 색과 문장의 숨결을 생각하고 수필을 짓는다. 글의 숙성을 위해 자신의 성숙을 고민한다. 그래서 그의 수필에는 잘 여물고 삭은 문장의 세련미와 경건함이 있다. 성숙한 주제 의식과 깊은 사유로 일관된 세계도 잘 노정돼 있다. 주장이 아닌 사색이며, 깨우침이다. 그는 늘 나는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드러내놓고 작품을 앞세우지도 않는다. 섣불리 문학을 앞에 놓고 목소리 높이는 일에도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그의 글에는 무심히 흘러가는 세월을 넉넉한 가슴으로 대하며 나이의 무게만큼 의연해져야겠다고 스스로 다잡는 사내가 있다. 겨울나무처럼 꺼칠하고 밋밋해도 세상을 향해 칭얼대지 않는, 패기 있는 사내다. 따끔하거나 간질이거나 하면 주저 없이 연필심으로 밑줄을 그어가며 살아온 삶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경희에게 수필은 생활을 되돌아 마음에 새기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헛물켠 시간이나 헛짚은 날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헛발질 다음에야 길을 열어주는 세상이지만, 그가 가진 예민한 촉수는 상처와 결핍을 단단하게 붙드는 서정으로 더 튼실한 옹이를 만든다. 그래서 문학적 상상에 스며드는 체험에도 무게가 느껴진다. 자신의 문학을 일으킨 텃밭의 소중함을 아는 그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생각하게 되듯, 어제의 글보다 좋은 오늘의 글을 쓸 수 있다는 데 즐거움과 고민이 있다.면서 일백여섯 번의 공정을 거치는 합죽선 제작 과정과 수필 인생이 같다고 말한다. 그만큼 수필은 세월을 두고 묵혀 정신을 다듬이질하고, 영혼을 다리미질하는 일과 같다는 뜻이다. 그가 지은 수필집 <사람과 수필 이야기>(수필과비평사2015)를 펼치면 그 의미는 더 깊고, 간결하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10.23 16:39

음악극으로 만나는 동학농민혁명 민초들의 삶과 꿈

1894년 동학농민혁명이라는 격변의 시기를 살았던 민초들의 삶과 그들이 꿈꾼 세상을 음악극으로 재조명하는 귀한 무대가 마련됐다. 녹두꽃은 영원하리 24일 오후 7시 30분 정읍사예술회관. 정읍시와 (사)수제천보존회(이사장 이영자, 예술감독 이금섭)가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이 정읍 황토현 전승일인 5월 11일로 제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특별기획공연이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꺾이면 나라가 피폐해진다. 우리들은 비록 초야에 버려진 백성이나 나라의 위태로움을 앉아서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음악극은 풀뿌리를 삶아 먹는 농민들의 굶주림, 농민군의 봉기, 승리와 진군, 패배와 좌절, 독립운동과 해방을 들려준다. 이어 새날은 왔건마는 어찌 이리 변하는 것이 없을고라고 안타까워하며, 모두가 주인되는 평등세상을 만들자는 내레이션으로 막을 내린다. 이번 음악극에는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들과 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가 힘을 보탰다. 장기철 전북도민회 상근부회장이 전체 시놉시스를 정리해 초고를 만들고, 박성우 시인이 대본을 완성했다. 신동엽김용택안도현도종환김인태 시인 등이 시를 지었다. 작곡은 수제천보존회 이금섭 예술감독이 공을 들였다. 수제천연주단이 음악극 배경 연주를 하고 조광희 수제천 지도위원이 피리 솔로로 전체적인 선율을 이끈다. 염광옥 전북무용협회 회장이 안무를, 태무용단과 예진예술원이 무용을 선보인다. 연극배우 최경원 씨가 연출과 내레이션을 맡았다. 이밖에 정읍시립농악단의 연희와 성악국악가요 등 다수의 출연진이 음악극을 풍성하게 할 예정이다. 특히 박홍규 작가의 판화 작품이 음악극의 배경으로 사용돼, 각 장면의 극적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홍규김대성김용련 작가의 로비 전시도 진행된다. 이금섭 예술감독은 동학농민혁명 정신은 31운동을 비롯한 독립운동으로 이어졌고, 민주화를 향한 촛불로 계승되어 왔다. 정읍이 동학농민혁명과 수제천의 발상지임을 음악극을 통해 널리 알리고 싶다며 서울부산 시립국악단과 협연무대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람 문의는 수제천연주단 063-536-0712.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0.22 19:33

소리의 맥 잇는 ‘2019 전주 판소리 완창무대’

소리의 고장인 전주시가 판소리를 전승해온 각 유파별 특징을 담은 판소리 완창무대를 선보인다. 전주시는 판소리 맥을 이어가기 위해 오는 25~27일 전주소리문화관에서 2019 전주 완창 판소리 다섯바탕 유파 대제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전주의 문화 우수성을 알리고 시민과 여행객에게 전통음악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완창무대다. 공연은 △권하경, 방수미, 지선화(심청가) △박양덕, 정옥향, 김소영, 이난초, 주소연(수궁가) △박정선, 윤진철, 김경호(적벽가) △전예주, 천희심, 정상희(흥보가) △송재영, 서정민, 전인삼, 박성희, 김나영(춘향가) 등 전주대사습놀이 장원자를 비롯한 19명의 명창들이 대거 참여한다. 3시간에서 길게는 8~9시간이 소요돼 창자와 청자 모두에게 극한무대로 정평 난 기존 판소리 다섯바탕 완창 무대와 달리 이번 완창무대는 명창들의 다섯바탕 유파별 소리를 들려주는 변화로 특별함을 만날 수 있다. 황권주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새로운 판소리 문화를 이끌기 위해 건립된 전주소리문화관에서 전국 최초 판소리 유파별 완창무대를 개최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 판소리를 통해 우리 소리의 맥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강인
  • 2019.10.22 18:27

“만민이 한마음” 3.1운동 100주년, 전북인의 역할 돌아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전북지역 40여개 박물관과 미술관이 역량을 모았다. 전북지역 만세운동과 전북인의 역할을 조명하는 특별전 덕분이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과 전북박물관미술관협의회가 공동주관하는 특별전 만인이 한마음 萬衆一心 대한독립만세가 오는 24일부터 12월 22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24일 오후 4시. 이번 전시의 기획과정에는 전북지역 40여개 박물관과 미술관 외에도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독립기념관, 일제강점기군산역사관 등이 힘을 보탰다. 또 전북민족미술인협회에서 출품한 이기홍, 진창윤, 오동욱, 김미경, 한숙, 정하영 작가의 작품 10여점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박물관 로비와 야외 잔디밭으로 전시공간을 확장했다. 전시 섹션은 크게 3.1운동의 배경, 민족대표33인과 3.1운동, 일제의 탄압과 수감생활, 전북에 울려퍼진 대한독립만세,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으로 나눠 구성했다.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와 2.8독립선언, 고종의 승하 등 3.1운동이 일어난 시대 배경을 정리했으며 2.8독립선언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고창출신 백관수와 관련된 유물을 만나볼 수 있다. 만주에서 간재 전우 등이 서명한 독립선언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러 종류의 선언서와 선언서 우송봉투, 태극기 등 민족대표 33인의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 함께 전시된다. 한강 이남 최초의 만세운동이라 일컬어지는 군산 만세운동을 비롯해 전북 곳곳에 퍼진 만세 물결도 기록했다. 전주 3.13만세운동을 이끈 김인전목사의 장례식 사진과 신흥학교기전학교 관련 문서를 비롯해 임실과 정읍의 만세운동 모습이 담긴 유물을 선보인다. 서대문형무소에서 사용한 여러 물품을 통해 일제의 탄압상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진다. 3.1운동 이후 국내외 동포들에게 독립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임시정부가 발행한 유인물을 비롯해 김구의 한글편지, 신익희의 글씨 만중일심(萬衆一心)도 한자리에 모였다.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독립운동에 목숨을 던진 선열을 기리며, 일본정부의 망발이 극심한 지금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생각해보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0.22 18:13

‘아동친화도시’에서 가족과 함께 즐기는 ‘체험전시’

올해로 개관 7년차에 접어든 군산예술의전당이 문턱 낮은 예술의 장을 지향하며 공연과 전시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등 시민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전당은 그간 대관전시로 진행되기 어려운 작품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기획전시를 선보여왔다. 특히, 내년 1월 21일부터 2월 20일까지 한 달간 무료로 진행할 기획전시 레프리카전- 태양의 반고흐는 국비공모사업에 선정됐다. 교과서에서만 볼 수 있었던 명화를 가까운 자리에서 만나보고 도슨트의 설명을 더해 누구나 쉽고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전당은 선호도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을 선정했다. 특히, 전당은 지난 2013년 5월 개관 이후 현재까지 체험전시를 통해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확인했다. 마술학교 컨셉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카멜롯의 마법학교, 미지의 나라 아프리카의 모든 것을 알아보는 Hello, 아프리카전, 버려진 고물들이 새롭게 탄생한 반쪽이의 상상력 박물관전이 대표적인 사례. 이 모두 주로 수도권에서만 관람할 수 있었던 다양한 장르의 전시프로그램을 선보여 지역의 문화향유권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았다. 아이들의 주도적인 참여로 빛났던 체험전시 모래랑 빛이랑은 유료관람객 5667명을 유치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AR 트릭아트전은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나만의 개성 있는 사진찍기로 남녀노소의 흥미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올초에는 서울예술의전당 기획전시로 진행된 바 있는 영국의 수중 사진작가 제나 할러웨이의 워터베이비전을 유치해 1만342명의 관람객들의 발길을 모았다. 지난 6~7월 여름방학기간에 맞춰 진행한 브릭 사이언스 파크 체험전시 또한 영유아부터 초등생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사랑받았다. 이같은 체험전시의 활성화에 대해 한유자 군산예술의전당 관리과장은 다채로운 체험전시를 지속 운영해 모든 아동이 동등하게 놀 권리를 누리고 유니세프 인증 아동친화도시로서 군산시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일반 시민들 또한 수도권에서만 접하던 수준 높은 기획전시와 체험을 지역에서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전시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고 시각예술의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0.22 18:13

"지역 무형유산 전승교육 위해 무형문화재 활동무대 넓혔으면"

지난해 12월부터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열려 전북지역 무형문화재들의 예술철학과 공예문화의 진수를 엿보게 한 전시가 10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지었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선태)은 지난달 29일 마무리된 상설 기획전시 여유, 명장이 빚어낸 솜씨에 참여한 무형문화재 장인들과 함께 결산 형태의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기획전시에 참여한 전북지역 무형문화재 장인 19명은 전시와 체험 등 다양한 전통문화콘텐츠를 전시프로그램에 활용한 것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전주에 위치한 국립무형유산원과 전주공예품전시관이 다양한 협업을 통해 지역의 무형문화재를 적극 활용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전주공예품전시관을 중심으로 공예 교육과 전통문화 시연을 펼치는 등 장인들의 활동공간이 더욱 확대됐으면 한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참석자들은 이전에 운영됐던 명인관이 올해 운영되지 않아 무형유산의 전승교육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전주공예품전시관으로 단일화해 운영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김선태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전주공예품전시관 운영에 있어서 지역의 무형문화재 장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양한 전통문화 분야와 우리 고장의 문화보루로서 무형문화재분들이 왕성히 활동할 수 있도록 전통문화 브랜드 창출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0.22 18:13

장영애 작가 개인전 ‘Super-Happy’

동양화를 그리는 장영애 작가가 11월 4일까지 전주 누벨백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Super-Happy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장 작가는 갈망의 초상과 몰입 연작 등 15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자신의 모습을 소재로, 목을 길게 하고 몸을 조각내는 등 형태의 왜곡과 색채의 변형을 통해 결핍을 표현했다. 또한 이러한 결핍의 초상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자신에 대한 몰입이 매개가 되어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한다. 장 작가가 말하는 성장이란 어떤 목표나 이상에 도달하는 최종적인 모습이 아니라 그것을 향해 나가는 모든 행위 그 자체다. 성장이라는 것은 과정이고, 진리 그 자체가 아니라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우리가 기울이는 노력이라는 것. 작가는 성장은 변화해가는 과정 그 흐름에 올라타고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행위라며 성장을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자기 몰입이다고 했다. 작품들은 대부분 천과 동양화의 전통재료인 분채를 이용해 완성했다. 장 작가는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다수의 그룹전과 부스전 등에 참여했고, 지난해 전국청년작가 선정작가상을 받았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0.22 18:13

선자장 이수자 송서희, 연꽃와 연잎 주제로 전통민화채색 선면화 선봬

커다란 돋보기 안경을 쓴 할아버지가 두꺼운 한지를 켜켜이 접어 섬세하고 작은 칼로 문양을 따라 한지를 도려내는 모습은 어릴 적 제 눈에 꼭 마술처럼 보였어요. 커다란 산처럼 높게만 느껴지던 이 길을 든든한 어머니와 함께 걸으려 합니다. 전북무형문화재 방화선 선자장의 맥을 잇고 있는 송서희 이수자가 전주부채문화관의 파일럿 프로그램 전주부채의 전승과 확산展으로 관람객들과 만난다. ㈔문화연구창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는 전주부채의 맥을 잇고 부채문화의 예술적 확산을 위한 연작시리즈로 지난 16일까지 일러스트레이터 유경희의 전시를 마치고 17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송서희 초대전을 열고 있다. 외할아버지 故 방춘근 명인, 어미니 방화선 선자장을 이어 3대에 결쳐 전주부채의 맥을 이어가는 이수자 송서희의 단선부채는 전주부채의 대중성과 다양성이 담겨 있다. 이번 전시에서 송서희는 80여점의 부채 작품을 선보인다. 연꽃과 연잎을 주제로 한 곡두선과 전통민화채색 선면화 시리즈다. 대나무살을 이용해 연꽃과 연잎, 연밥의 다양한 형상을 선면에 표현한 연꽃 시리즈는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하다. 연꽃의 아름다움을 세밀하게 표현하기 위해 대나무 살을 얇게 깎아 곡선을 만들어 표현한 작품들에는 간결하고 단아한 연꽃의 형상이 담겨 있다. 민화전통채색기법을 기반으로 모란도, 국화도, 책가도, 단청도, 초충도 등 전통민화의 이미지를 선면에 담은 전통민화채색 선면화 시리즈도 주목할만 하다. 20대 초반부터 전통민화에 관심이 많아 민화수업을 받으며 그림을 익혔다는 송서희 씨는 이번 연꽃시리즈의 형상에 대한 영감 또한 민화에서 얻었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0.21 18:08

[박물관 유물로 읽는 옛 이야기] 대나무 그림 속에서 선비 정신을 읽다

6폭에 걸쳐 대나무를 그리고, 마지막 폭 끝에 1909년 정월 초사흘에 호서실好書室에서 그렸다고 적었다. 1909년은 69세 이정직이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이고, 호서실은 책을 좋아하는 방이라는 뜻의 서재 이름이다. 6폭의 병풍은 3개의 종이를 이어 160.032.0cm의 화면을 만들고 그 안에 대나무를 담았다. 병풍 상태로 보면 2미터를 넘는 대작大作이다. 화폭 속 대나무는 비가 온 뒤 대나무, 우죽雨竹에서부터 새로 돋아나는 신죽新竹에 이르기까지 모양도 자세도 다양하다. 댓잎은 위로 뻗기도 하고, 아래로 쳐지기도 하며, 하나하나에 날카로운 필력의 내공이 담겨져 있다. 또한 농묵으로 그린 댓잎과 담묵의 댓잎이 어우러져 자연스러운 공간감을 살려주고 있다. 자연 속 실제 대나무는 보통 숲을 이루는데 그림 속 대나무는 한두 그루씩 쓸쓸하게 그려진다. 댓잎도 소략하다. 숲을 이룰 때보다 한두 그루씩 홀로 서 있는 모습은, 묵향墨香을 머금고 멋스러운 느낌을 준다. 여백에는 중국 당시唐詩 가운데 대나무를 노래한 시를 골라 적었는데, 그림의 전체 윤곽을 따라가며 글의 시작 위치를 조절함으로써 전체적인 조화를 이끌어냈다. 이정직은 「종죽기種竹記」에서 국화, 파초와 함께 대나무를 직접 재배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그 효용성을 논한 바 있다. 6폭 병풍에서 대나무 그림 옆에 곁들인 중국 시를 보면, 어울리는 시를 잘 찾아 매칭 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그가 직접 대나무를 노래한 시 또한 문집에 많이 전하고 있어, 이정직이 그만큼 시문학에 조예가 깊었음도 알 수 있다. 이정직에게 글을 받으러 찾아오는 이들도 많았고, 제자가 되고자 찾아오는 이들도 많았지만, 그는 세상에 이름이 나는 것에 연연해하지 않았다. 시대를 관통하는 힘을 고법古法에서 발견하고 철저한 학습과 끊임없는 탐구로 자신만의 세계를 열어갔다. 6폭의 대나무 그림에서는 그러한 꼿꼿하고 철저한 선비 정신을 읽어낼 수 있다. /민길홍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 문화재·학술
  • 기고
  • 2019.10.21 17:51

전주시립극단 명작시리즈, 셰익스피어 4대 비극 꺼낸다

올해부터 4년간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전주의 연극무대에서 만나게 됐다. 전주시립극단은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고전 명작시리즈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오델로, 햄릿, 리어왕, 맥베드를 매년 한 작품씩 가을 정기공연을 통해 선보인다고 밝혔다. 첫 주자는 현대판으로 각색한 오델로다. 시대의 흐름과 감성에 맞춰 새 옷을 입혔다. 전주시립극단 제116회 정기공연으로 22일부터 27일까지 덕진예술회관에서 막을 올린다. 평일은 오후 7시 30분, 주말은 오후 4시 공연. 오델로의 원작 속 17세기 전쟁을 진두지휘하던 베니스의 장군을 21세기로 데려오면서 천재 영화감독이라는 새 역할을 부여했다. 고결한 심성과 순수한 사랑을 간직한 여주인공 데스데모나는 영화제의 스타 무비 퀸으로 변신했다. 이종훈 전주시립극단 예술감독은 낯설고 어렵다 생각하기 쉬운 고전을 현대판으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원작 원형의 모습을 잃지 않고 더 풍성한 작품을 구성함으로써 관객들의 이해도를 높이고자 했다며 연극만이 가질 수 있는 순수예술의 특성을 살려 연극의 진미를 무대 위에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번 무대에서 원형을 기반으로 현대극 각색을 감행했지만 세익스피어 4대 비극의 큰 특성인 인물의 내적 갈등과 내면적인 투쟁은 그대로 살렸다. 오델로의 조감독이 되어 충실한 척 위선을 떠는 이아고는 사탄과도 같은 간악한 꾀로 오델로의 머릿속을 의심과 질투심으로 가득 채운다. 극의 중심인물 오델로 역시 군인의 세계에서 영화인의 세계로 옮겨왔을 뿐, 음모와 의혹에 둘러싸인 질투심으로 자기 스스로와 연인 데스데모나의 숨통을 옥죄인다. 늙은 흑인이라는 콤플렉스에 집착하며 점차 심화되는 내면적 투쟁은, 급기야 오델로를 괴물로 만들어 죽음의 벼랑 끝으로 몰고 간다. 특히, 이번 공연의 백미는 흑백 대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포스터에도 잘 드러나 있듯 인물들은 무대 위에서 자신을 흑과 백 둘 중 하나에 맞춘다. 극 초반부터 오델로와 이아고가 만나는 장면에서는 선과 악의 대립이 관객들의 시선을 끈다. 데스데모나의 순수한 열정은 선으로 대표되는 백색 그대로인데, 그를 의심하는 눈초리는 검은 악으로 오염돼있다. 또한 극과 극으로 치닫는 오델로의 내적갈등은 그를 땅바닥에서부터 하늘꼭대기까지 내동댕이친다. 전주시립극단 관계자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듯 고귀한 인물이 행복의 절정에서 별안간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인간의 여러 선택과 갈등을 읽을 수 있다며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현대극으로 각색한 이번 오델로 공연을 비롯해 4년간 매년 가을 선보일 고전명작시리즈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0.21 16:41

‘2019 관객전도 영화제’ 관객 프로그래머 이달말까지 모집

관객들이 직접 영화제를 기획하고 진행해 다른 관객들에게 전파한다는 취지의 관객전도 영화제가 오는 12월 5~8일 전주 영화의거리를 물들인다. 이에 전주영화제작소에서는 한국독립영화로 프로그래밍한 기획전을 공모선정해 소규모 영화제 형식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관객들이 영화관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구성하는 과정에서 심층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오는 31일까지 총 1개 팀을 모집하며 11월 4일 최종 선정결과를 통보할 방침이다. 선정 이후 매주 1회 이상 영화관 팀과 함께 지행하는 영화제 실무회의에 참여해야 한다. 최종 선정팀에게는 영화제 홍보진행시 영화제 관객 프로그래머로 명시하며 프로그램 기획에 대한 활동비와 활동증서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전체 영화제 상영작을 무료 관람할 수 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전주영화제작소 홈페이지(www.jeonjucinecomplex.kr) 내 공지사항 게시물에서 첨부파일을 내려 받아 작성한 후 이메일(theque@jeonjufest.kr)로 제출하면 된다. 단, 관객전도 영화제로 기획하고 싶은 영화제 프로그램 및 명칭과 상영작은 2순위까지는 필수로 작성해야 하며, 최종 선정시에는 1개 프로그램만 진행된다. 한국에서 제작된 독립예술영화로만 구성할 수 있다. 관련 문의는 063-231-3377.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10.21 16:41

“국립전주박물관서 전통 목공예 기술 배워보세요”

조상들의 지혜 담긴 우리 전통 목공예 기술 체험해보세요.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천진기)이 문화체험 전통연귀맞춤 목필갑 만들기를 오는 11월 2일 오후 2시와 4시 박물관내 열린공간 온에서 두 차례 운영한다. 이 체험행사는 앞서 지난 3월 큰 호응을 받으며 치러진 바 있다. 박물관은 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우리 전통 목공예 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체험행사를 다시 마련했다. 필기도구인 문방사우(文房四友)를 넣어 보관하는 필갑을 전통 소목제작 방식인 연귀맞춤 기법으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목재결구의 특성을 활용한 목물 문화의 짜임 구조와 조형, 전통기능을 알아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연귀맞춤은 기존 목공예와는 달리 못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큰 특징이다. 액자틀처럼 모서리 부분을 45도로 맞춤해 작품을 완성하는 기술이다. 국립전주박물관 관계자는 소목 필갑을 제작하면서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기술을 엿보고 전통 공예의 가치와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체험은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오는 23일부터 30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홈페이지(jeonju.museum.go.kr)를 통해 성인을 대상으로 1회당 20명씩 총 40명을 모집한다. 문의는 박물관 문화행사팀(063-220-1003).

  • 문화일반
  • 김태경
  • 2019.10.21 16:41

임택준 작가 개인전 ‘마법사’

당신은 세상을 둥그렇게 잘도 깎아내는 것 같아요. 모나고 날카롭고 세밀해서 복잡한 것보다는 쓸데없는 군더더기는 다 잘라내고 남은 것들이 당신의 예술인가 봅니다. 미술평론가 최은희 씨는 임택준 작가의 예술세계를 이렇게 평했다. 애초에 만들고 싶은 의도에 그 중심이 있다기보다는 대상에서 보기 싫거나 불필요한 것들을 깎아내고 남은 우연성에 기인한다고. 전북을 대표하는 행위예술가로 꼽히는 임택준 작가가 서른일곱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마법사전 11월 3일까지 전주 기린미술관. 이번 전시에서는 마법사를 주제로 소품 7점, 중품 23점, 조형 3점 등 총 33점을 펼쳐놨다. 입과 코 없이 오로지 눈만 그려진 작품 속 인물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관람객을 응시하고 있다. 임 작가가 이번 전시를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마법사다. 마법사는 판타지 세계에서 보통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인간과는 다른 존재이며, 마법을 만들고 사용하는 호기심 많은 존재로 여겨진다. 임 작가는 우리는 마법사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잠들어 있는 내면의 기억을 깨우는 것은 지극히 쉽고 단순하다. 그저 숨 쉬는 일처럼 자연스럽게 과거 기억의 에너지를 허용하는 것이다며 영감의 세계를 마법사를 통해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임 작가는 원광대학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다. 1986년 중앙일보 미술대상전에 입상해 전업작가로서 길을 걸었고, 1987년에는 중화민국 국제판화전 초대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1990년 전북청년미술상을 받았다.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영화의 거리에서 행위예술을 펼쳤으며, 1998년부터 올해까지 서울 홍익대 거리에서 열리는 한국실험예술제에 참여해 왔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0.21 16:41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