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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내달 5일 제 103회 어린이날을 맞아 국가유산청이 전국 곳곳에서 어린이들과 가족들이 문화·자연·무형유산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공연과 체험 행사 등을 운영한다. 국립무형유산원 ‘모여라 우리들!’ 및 ‘연희도깨비’ 포스터/사진=국립무형유산원 제공 먼저 전통문화와 공연예술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낸 특별한 무형유산 콘서트가 지역에서 열린다. 국립무형유산원이 어린이날을 맞아 다음 달 3일과 10일, 전통연희와 국악, 전래동화를 재해석한 무료 공연을 선보인다. 먼저 3일에는 어린이 무형유산 콘서트 ‘모여라, 우리들!’이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오후 2시와 4시, 총 2회 진행된다. 이 공연은 전통연희와 국악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새롭게 구성한 무대로,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어 10일에는 창작 인형극 ‘연희도깨비’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펼쳐진다. ‘흥부놀부’와 ‘도깨비와 개암나무’ 등 친숙한 전래동화를 현대적으로 각색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대를 구성했다. 이 공연은 전통과 창작의 조화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무형유산의 재미와 감동을 전한다. 두 공연 모두 무료로 진행되며,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www.nihc.go.kr)을 통해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모여라, 우리들!’은 23일 오전 9시부터, ‘연희도깨비’는 이달 30일 오전 9시부터 예약이 시작된다. 문의는 전화(063-280-1500, 1501)로 가능하다. 또 궁능유적본부는 어린이날 당일 4대궁과 종묘, 조선왕릉, 세종대왕릉을 방문하는 12세 이하의 동반 보호자 2인에 대해 내·외국인 관계없이 무료관람을 실시한다. 이 밖의 국가유산진흥원과 국립고궁박물관,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창경궁관리소 등 전국에 위치한 국가유산청 산하 문화 시설에서 평소 접하기 어려운 어린이날 특별행사와 공연이 예정됐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앞으로도 어린이를 포함한 국민이 모두 우리 국가유산을 가까이에서 친숙하게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참신하고 유익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제가 추구하는 서예작품들의 (특징은) 서제의 문자와 문장을 아름다운 붓글씨로 표현하여 서예 감상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위로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서예문화 개혁의 선구자 우산 송하경(84) 서예가는 22일 진행된 ‘2025 한‧중 서예양인전’ 기자간담회에서 “작품들의 주된 주제는 아름다운 마음의 진정성이 지향하고자 하는 인류사회적 관용과 안녕, 평화와 공생, 자유와 같은 인문 정신”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보다 바르고 올곧게 표현하기 위해 힘썼다”고 설명했다. 송하경 서예가는 오는 4월 30일부터 5월 6일까지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2025년 한중 서예 양인전’을 갖는다. 중국의 우석 장해(장하이) 선생과 함께 여는 2인 전으로 문자를 매개로 작가의 심상을 풀어낸 서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전‧예‧해‧행‧초’라는 특유의 다섯 가지 서체를 한국 대표 서예가 송하경과 중국 대표 장해가 가지각색으로 변주해 선보인다. 고향인 김제로 돌아와 집필활동과 전시회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낸 그는 이번 전시에서 장르 간 구분법을 무너뜨리고 작가의 상상력만으로 창작하는 ‘신서예문화정신’이 담긴 작품들을 다수 전시한다. 서체와 법첩에 얽매여 답습하는 전통서예 학습방법 대신 서예가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길 바라는 열린 마음에서다. 그는 서예 전시를 관람하러 갔을 때 서예 작품을 읽지 말고 보고 느낄 수 있는, 회화 같은 예술 작품으로 관람객들이 받아들였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예술품을 감상할 때 화풍이나 역사적 배경을 처음부터 알 필요 없듯이 화랑을 거닐며 그림을 보게 됐을 때 관람자가 작품 안에 담긴 감정을 짚어볼 수 있길 바란다는 것이다. 선생은 “이웃 나라 중국 금세기의 일대 서사인 우석 장해 선생께서 한국을 방문해 서예양인전을 열게 됐다”며 “이번 전시에서는 간단한 문자에 행서체 중심의 소품들이 주를 이룬다. 서예의 미적 가치와 형식을 대중 친화적인 방식으로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우산은 성균관대에서 34년간 후학 양성에 힘썼으며, 강암서예학술재단 이사장, 대한민국 문화재위원회 위원, 세계서예비엔날레 제1·2·3대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25 한‧중서예 양인전’ 개막식은 4월 30일 오후 4시 30분 한국미술관 2층에서 열린다. 개막식 행사에 이어 송하경 저서 <화향소호(花香所好) 우산의 서예여정 70년> 출판기념회가 진행된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3년 만에 전주를 찾아 낭만의 선율을 선사한다. 2036 하계올림픽 전북 유치 성공 기원 일환으로 전북자치도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마련한 ‘The Magic 조수미&위너스’ 전주 공연이 오는 6월 19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자신의 이름을 건 국제 콩쿠르 수상자들과 함께하는 갈라 콘서트로,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조수미와 미래의 오페라 무대를 이끌 라이징 스타들이 펼치는 정통 아리아 공연이다. 이날 무대에는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차세대 주역으로 선정된 바리톤 지하오 리, 테너 조르주 비르반, 테너 이기업, 소프라노 줄리엣 타키노 등이 올라 특별한 에너지를 선사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베르디, 푸치니, 로시니, 비제 등 클래식 음악사에서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거장들의 명곡으로 구성됐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반주와 함께 펼쳐지는 극적인 드라마와 가슴을 울리는 선율, 정상급 성악가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이번 공연은 단순한 성악 공연을 넘어 완벽한 예술적 서사를 완성시킨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소프라노 조수미는 30세 이전에 세계 5대 오페라극장 주연, 동양인 최초 국제 6개 콩쿠르 석권, 동양인 최초 황금기러기상(최고의 소프라노), 동양인 최초 그래미상(클래식부문)’ 이탈리아인이 아닌 유일한 국제 푸치니상을 수상했다. 조수미는 30년 넘게 세계 최고 프리마돈나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후학을 양성하며 자신의 음악적 유산을 널리 알리고 있다. 지난해 7월 프랑스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를 성황리에 개최했고 다양한 마스터클래스를 열거나 2023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 나서는 등 재능 있는 후배 음악가들을 발굴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이번 ‘The Magic 조수미& 위너스’ 전주 공연 예매는 예스 24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가능하다.
분식점, 피자집 등 길에서 마주한 상점들이 등장했다. 그런데 알록달록 강렬한 색감이 일상에서 흔히 보던 상점의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귀여운 느낌마저 드는 상점들에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 걸까. 밝고 또렷한 색감의 작품을 선보여 온 김누리 작가가 개인전 '상점의 초상'을 24일부터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연다. 원광대에서 금속공예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전주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공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소화하며 개성 넘치는 작품들로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작가다. 2023년부터 그룹 포지노마드를 설립해 운영중이며, 2025년 우진청년미술상을 수상했다. 금속공예를 전공한 작가답게 다양한 재료를 혼합합하고, 뚜렷한 색과 질감이 나타나는 작업물을 선보여왔다. 2022년부터 '상점의 초상' 연작을 중심으로 꾸준히 개인전을 열었고, 도시의 기억과 감정을 기록하고 있다. 연작의 연장선인 이번 전시에서는 길 위에 놓인 상점의 감춰진 모습을 자신의 색깔과 철학을 담아 개성 있게 표현했다. 특히 전시에 내놓은 작품들은 이전보다 한층 부드럽고 밝다. 단순 건물이 아닌 개인의 서사가 녹아든 공간으로 주인과 손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주목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어린시절 향수 등을 엿볼 수 있다. 전시 제목 ‘상점의 초상’도 도시의 풍경 속 붙잡아야 할 것들, 잊히기 전에 남겨야 할 기억들을 전하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다. 오랜 시간 걸쳐 관찰하고 기억해 온 상점의 이미지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회화 작품들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에 귀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김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새로운 장소는 빠르게 익숙해지고 또는 익숙해질 겨를 없이 사라진다”며 “사람이든 장소든 기억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잊혀질 것들이 너무 많은 요즘이다. 언제부턴가 나의 인연들을 기억하려 기록한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거대한 생태계의 파운데이션이 되어주는 상점이 부디 우리 곁에 오래도록 존재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오는 5월 7일까지. 월요일은 휴관.
동시대 사진예술의 흐름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2025 전주국제사진제가 26일부터 서학동예술마을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는 ‘Making not taking(찍지 않고 만들다)’를 테마로 △주제전(국제‧국내) △로컬문화사진전 △페스티벌 인 페스티벌 △갤러리 참가전 △자유발언전 등 8개 섹션으로 사진제가 구성된다. 미국 대표 여성작가 빅토리아 삼부나리스를 비롯해 한국여성작가협회 등 국내외 사진가들의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해외 사진예술의 경향을 읽을 수 있는 주제전(국제전)에는 사회적 관심과 역사·문화적 해석, 현실 관찰과 심리적 은유, 의미를 포착한 12명의 작가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 예술감독을 맡은 에릭윅스(Eric Weeks)는 "사진은 외부세계를 기록하는 동시에 예술가의 내면을 표현하는 매개체"라며 "과정 중심적이며 신속하고, 매개적인 동시에 집단적으로 이뤄지는 예술적 탐구의 흔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주국제사진제 특별전에 미국 여성 대표 사진가 '빅토리아 삼부나리스'가 참여해 눈길을 끈다. 작가는 지난 25년 동안 오토홈이 장착된 자동차를 타고 미국 남서부를 여행하며 풍경을 기록했다. 5×7인치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 대형판화로 제작했고, 최근에는 비디오카메라를 함께 활용하는 사진기법을 구사하고 있다. 그는 단순한 기록이 아닌 환경문제와 촬영장소의 역사에 대한 연구와 성찰을 병행하며 공간과 환경적 변화를 이미지로 풀어냈다. 국내 사진가들의 예리한 시각을 엿볼 수 있는 국내전 ‘New Portfolio’도 인상적이다. 올해는 ‘경계를 넘어서 현실과 초현실 탐구’를 주제로 김태환, 안준, 이고은, 조현택, 정현목, 심재현 작가가 함께한다. AI(인공지능)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현실에 대한 인식이 복잡해진 오늘날 현실과 비현실, 초현실과 초실재의 경계를 조명한다. 벨기에 사진가 겸 기획자 제롬드 펠링기가 기획한 스트리트 포토 전시를 전주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미국 윌슨에서 개최되는 사진 축제 ‘Eyes on Main Street Wilson’의 일부로 100인의 사진작품 중 16점을 선별해 전주에서 선보인다. ‘페스티벌 인 페스티벌’ 프로그램 일환으로, 도시와 거리의 생생한 순간을 포착한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사진을 학문적으로 탐구하고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예비 예술가들의 창작 과정을 지지하는 ‘자유발언전’ 프로그램도 열린다. 올해는 후지필름의 ‘Seed Collection’프로그램과 협력해 선정된 학생들이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연계 프로그램으로 2024 자유발언 최우수상 수상작가전을 5월 6일까지 선재미술관에서 연다. 지난해 최우수상을 수상한 조혁준 서울예대 학생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여성사진작가협회(KOWPA)도 이번 사진제에 ‘얽힘’을 주제로 참여한다. 인간과 물질, 비물질이 얽혀 실제에 변화를 주는 현상을 탐색하고 포착했다. 삶이 하나의 시스템이라면 흙, 물, 공기와 같은 자연과 역사와 개인의 의식 기억에 어떻게 상호 연결되는지 질문한다. 이밖에 전주로컬문화사진전 섹션에서는 ‘아~대한민국’을 주제로 8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지역 문화와 정서를 각자의 시각으로 기록하는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갤러리 참가전에 지역에서 왕성히 활동중이 에프갤러리가 참여한다. 올해 18회째를 맞는 전주국제사진제는 5월 11일까지 이어지며 축제 세부일정은 홈페이지(jpf.c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판소리 무대 위에서 수백 년간 효를 노래해온 ‘심청’이, 이번엔 인간 ‘청’으로 무대에 섰다. 전통을 깨고 새로운 이야기를 하겠다는 선언이었지만, 그 목소리는 너무 작거나 혹은 너무 분주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길을 잃는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이 지난 18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제58회 정기공연 ‘청’을 무대에 올렸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정기공연 ‘춘향’에 이은 정통 창극 시리즈로, 전통 판소리 어법을 바탕으로 하되 서양 화성을 접목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엿보였다. 제작총괄에는 유영대 도립국악원장이, 작창과 총감독에는 김차경 창극단 예술감독이 직접 나섰으며, 양수연 연출가가 무대디자인을 책임졌다. 작곡·지휘에는 이용탁 관현악단 예술감독이, 안무에는 채향순 세종전통예술진흥원 이사장이, 대본에는 안선우 극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힘을 보탰다. 특히 이번 공연은 김차경 예술감독의 부임 이후 첫 연출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약 3시간에 걸쳐 진행된 공연은 창극단 예술 3단 단원들의 개별 기량이 돋보이며 전통 창극의 음악적 기반을 충실히 따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주요 배역을 맡은 단원들의 탄탄한 소리와 몰입도 있는 연기는 무대의 기본기를 잘 지켜냈다. 그러나 작품의 중심 서사인 ‘인간 청’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는 다소 실패한 인상이 짙다. 공연 전 홍보에서 강조됐던 ‘효녀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청’을 조명하겠다는 기획 의도는 무대 위에서 충분히 구현되지 못했다. 또 서사의 핵심을 흐리는 산만한 장면 구성과 관현악의 과도한 개입은 서정성과 몰입감을 저해했고, 관객이 청이라는 인물에 공감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무대 연출 또한 여러 아쉬움을 남겼다.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무대 장치가 부족했고, 조명과 영상 활용은 오히려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일부 장면에서 낮은 퀄리티의 무대영상 효과는 무대 전체의 완성도를 떨어뜨려, 극 전개를 방해했다는 평도 심심치 않게 들어볼 수 있었다. 또 극 중 인물 구성에서도 불균형이 드러났다. 제목은 ‘청’이었지만, 정작 무대에서 더욱 부각된 인물은 심봉사였다. 인간 청의 서사를 중심에 두기보다는 심봉사의 감정선과 이야기 전개에 비중이 실리면서 작품의 의도가 흐릿해졌다. 여기에 약 3시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 음향의 불균형, 그리고 관객과의 거리감을 만든 중국풍의 음향과 무대 영상도 지적이 필요하다. 전통과 현대, 전형과 탈전형을 넘나들고자 했던 의도는 분명했지만, 그 시도가 완성도 높은 결과로 이어지진 못한 것으로 읽힌다. 전반적으로 이번 ‘청’은 창극단 내부 단원들의 기량을 확인한 무대이자, 새로운 예술감독 체제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 공연이었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국악의 중심지인 전북특별자치도에 뿌리를 둔 도립국악원이 앞으로도 풍부한 자원과 전통의 깊이를 바탕으로, 보다 완성도 높은 무대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길 기대한다.
수년 간 호랑이만을 화폭에 그리는 청년 작가가 있다. 전북대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스물여덟의 김채연 작가다. 그가 이토록 호랑이에 천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호랑이는 동물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세상의 힘찬 기운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범이 주는 매서운 야생성 이면에 자연주의적 따스함이 공존하는 신비로운 동물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호랑이띠이기도 한 작가는 한국화의 전통적인 문법을 비껴가는 독특한 호랑이 작업물을 선보이고 있다. 누벨백미술관은 청년작가발돋움전의 일환으로 김채연 작가의 ‘범이 사는 숲’ 전시를 29일까지 연다. 작가는 작품에서 화폭 위를 유영하는 호랑이들은 단순한 형상이 아닌, 작가의 내면 에너지와 자연에 대한 깊은 교감을 표현하는 존재로 시각화한다. 숲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명상적 세계로, 관객을 조용히 끌어들이는 공간으로 설정된다. 특히 용명하면서도 부드러운 범의 이중성을 작가만의 감수성으로 표현해 관객에게는 ‘수호’라는 묘한 안정감을 전한다. 작가는 “무수한 선택과 망설임 속에서 나아가는 여정, 때로는 두려움에 머뭇거리고 때로는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공간. 그 속에서 호랑이는 나의 내면을 상징한다”며 “성장과 재발견의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풀어내 흔들리면서도 끝내 길을 찾는 의지의 형상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전북대 예술대학 미술학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김채연 작가는 사범대학 교육학과(미술교육)를 졸업했다. 지난해 첫 개인전 'Record : make me'(예술공간 결, 전주)를 열었고, 단체전은 신진작가발굴 기획전 Young ArtistⅡ(최북미술관, 무주), 호랑이 그림전(연석산미술관, 완주), 누벨백미술관 특별전 '젊은 고뇌 서로를 잇다'(누벨백미술관, 전주) 등 다수 참여했다. 전시 관람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이다.
‘제21회 전북자치도 서도대전’에서 한문 부문 김윤수(51‧전주시) 씨가 작품 ‘왕유 선생시(王維 先生詩)’로 대상을 수상했다. (사)한국서도협회 전북자치도지회(지회장 서홍식)는 14일 ‘제21회 전북자치도 서도대전’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에 걸쳐 작품 접수를 진행했고 올해는 한문부, 한글부, 문인화부, 서각부, 캘리그라피, 원로부, 삼체부 등 7개 부문에 총 372점이 출품됐다. 특히 올해 서도대전에는 75세 이상의 원로부 출품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시작된 서각 부문과 지난해 생긴 캘리그라피 부문에 회화적이고 독창적인 출품작들이 적국 각지에서 모여들어 한국 서예의 미적 요소와 대중성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1일 책임심사제로 심사를 진행한 결과 대상 1명, 우수상 3명, 특성상 및 삼체상 22명, 특선 95명, 입선 175명이 선정됐다. 올해 대상작인 김윤수씨의 작품 ‘왕유 선생시’는 한나라의 사신비체를 기본 바탕으로 장천비의 강직한 필선을 가미한 예서이다. 특히 낙관 글씨가 세련돼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대상작에 뽑혔다. 문인화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권을미(69‧부산광역시) 씨의 작품 ‘청국(靑菊)’은 간결하고 소박한 구도로 먹색이 맑고 필선이 안정된 작품이라는 평가다. 같은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김길임(77‧군산시) 씨의 ‘붉은 목단’은 꽃의 구성이 자연스럽고 잎의 처리가 속도감 있게 처리돼 경쾌한 필력으로 표현된 작품이라는 게 심사위원의 설명이다. 캘리그라피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정상숙(69‧경남 양산시) 씨 작품은 ‘사박걸음으로 가오리다 중에서’는 강직한 필선의 찬란이라는 큰 글자를 조화롭게 배치했다. 심사위원들은 “부드럽고 자연스런 세필을 적절하게 배열한 작품”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김진돈 심사위원장은 “전국 각지에서 전통 서예의 기본에 충실한 작가의 작품이 다수 출품됐다”며 “올해 출품작들이 우수하여 단순한 모방 수준에 머문 작품은 적고, 개성과 창의적인 우수한 작품들이 넘쳐서 서도대전이 신뢰성 있는 공모전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상식은 5월 3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다. 입상작은 5월 31일부터 6월 5일까지 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제21회 전북서도대전 심사에는 김진돈, 조상래, 양시우, 김연 등 12명이 참여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가 전통예술의 ‘세계화’를 위한 제2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리축제는 14일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장르별 시장 거점화 지원사업’에 선정된 사실이 지닌 의미를 설명하며,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전통예술인의 글로벌 진출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공유했다. 이번 공모 선정으로 소리축제는 연간 국고보조금 4억 5000만 원, 최대 3년간 총 13억 5000만 원의 지원을 받게 된다. 해당 사업은 장르별 특화 축제를 시장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3개년 스케일업 기획 사업으로, 소리축제는 전통 예술 분야에서 유일하게 선정돼 그 의미를 더했다. 이번 사업의 핵심 목표는 ‘유통 확산’으로, 심의 기준은 사업 목표의 실현 가능성, 수행 역량, 예산 계획의 타당성 등이었다. 특히 전국 단위의 확장 가능성과 국내 예술가들의 해외 진출 거점으로서의 역할 수행 가능성이 중요하게 평가됐다. 소리축제는 이번 공모 선정으로 25년간 쌓아온 축제 운영 노하우와 전 세계 5만여 명의 예술가 그리고 국내외 프리젠터 네트워크, 해외 축제 및 기관들과의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한 타깃 시장 활로 개척 및 해외 시장 대상 브랜드 확립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소리축제만의 강점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소리축제는 ‘장르별 시장 거점화 지원사업’의 국고보조금의 활용한 신규 프로그램과 사업을 추진하며, 예년과 다르게 더욱 확장된 축제의 면모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전통예술의 해외 유통’이라는 큰 방향성 외에 구체적인 사업 구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김희선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국내 유일의 전통 장르 해외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전통과 창작, 신진 및 중견 예술가들이 함께할 수 있는 국제 유통 허브가 되겠다”며 “전통예술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실현하겠다는 소리축제의 아젠다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리의 고장 전주를 대표하는 판소리 공연 콘텐츠인 ‘2025 전주 판소리 완창무대’가 막을 내렸다. 지난 12일 열린 동초제 심청가 공연을 끝으로 지난달 15일부터 5주간 매주 토요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진행된 ‘2025 전주 판소리 완창무대’가 마무리됐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전주 판소리 완창무대’는 지난 5주간 △박녹주제 흥보가(소리 박가빈, 고수 박종호·신동선) △박봉술제 적벽가(소리 이성현, 고수 송대의), △만정제 춘향가(소리 박민정, 고수 고정훈·정준호), △박초월제 수궁가(소리 유하영, 고수 김태영), △동초제 심청가(소리 조희정, 고수 조용안·조용복)가 각각 펼쳐졌다. 특히 이번 전주 판소리 완창무대에는 전주시와 (재)우진문화재단에서 보다 많은 시민에게 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주 티켓박스 및 전화예매 등 사전예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온·오프라인 매체를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에 임한 결과 전국 각지의 판소리 관계자와 가족, 외국인 등 다양한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했다. 시는 이번 ‘전주 판소리 완창무대’ 공연장을 찾지 못한 시민들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5주간 펼쳐진 수준 높은 완창공연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완창공연은 유튜브(Woojin Arts TV) 다시보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다.
한국유네스코유산 기록프로젝트 ‘천 개의 카메라' 전북특별자치도 1기 사진전이 20일까지 아트갤러리 전주(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9)에서 진행된다. 후지필름이 주관하고 다큐멘터리사진가 성남훈이 협업한 ‘천 개의 카메라’는 사진으로 오늘의 역사를 기록해 내일을 전하겠다는 사회공익 프로그램이다. 유네스코 유산을 보유한 지역으로 대상으로 진행되는 ‘한국유네스코유산 기록프로젝트’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진가와 사진에 관심이 높은 일반인들이 참가해 4개월에 걸쳐 유네스코 유산을 촬영했다. 이들은 지난 1월부터 고인돌, 무성서원, 서해갯벌, 백제 역사유적지구, 전주한지, 판소리, 태권도 등 한국의 다양한 유형·무형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1기 작가들은 △강승규 △구의진 △김명자 △김영진 △남경선 △문명환 △문선희 △민정홍 △박세정 △박종훈 △유혜숙 △이병호 △이상민 △이석준 △정명식 △최유리 △한가연 등이다. 전시는 참여 작가와 관람객 그리고 후지필름 유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형식으로 이뤄진다. 이들은 2025 전주국제사진제를 비롯해 후지필름 포토페스타, 발리 교류전 등 다양한 전시회를 통해 국내·외 대중들에게 소개될 예정이다.
전주현대미술관 JeMA 전시장이 부산했다. 김준권(69) 판화가의 그림을 넉넉하게 품은 전시장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11일 늦은 오후에 열린 ‘작가와의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를 비롯해 유대수 판화가, 박종렬 기린미술관 대표, 양청문 서각가 등 20여 명의 관람객들이 현장을 찾았다. 곧바로 다음 일정이 예정되어 있어 일찍 자리를 떠야 하는 관람객도 있었다. 잰걸음으로 작품을 둘러보다 아쉬웠는지 전시장에서 한참을 머물다 발걸음을 돌렸다. 전주현대미술관 JeMA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초대전 ‘김준권 판각(板刻)여정’의 풍경 한 컷이다. 김준권 판화가의 40년 창작여정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는 ‘산의 노래’, ‘꽃비 2015’, ‘숲에서’ 등 미발표 작품 32점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 땅과 이웃들의 풍경을 대작 중심으로 선보여 온 작가는 이번에는 작품 크기를 다양하게 선별해 전시한다. 80년대부터 시작된 그의 창작 여정은 항상 반짝였다. 작업은 힘겨웠지만 힘이 들수록 작품은 빛났다. 먹의 농담만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한 판에 5~6번씩 먹을 덧칠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고행에 가까운 작업 끝에 ‘산운’, ‘이산~저산’ 과 같은 작품이 우리 앞에 놓였다. 작가는 작품의 스밈과 미감을 살리기 위해 직접 안료를 발색하고, 종이를 선별하는 등의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돌아보니 그의 작업에 미술평론가들이 주목하는 이유가 있었다. 하나의 장르에만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실험하고 도전해 온 예술정신이 한국 판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날 작가와의 대화에 참여한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는 “김준권 판화가의 판화는 동양화‧서양화‧문인화 기법 등 다양한 장르를 내포하고 있는 유일한 작품”이라며 “(붓으로 그린) 그림보다도 정교하게 보이는데, 정말 놀랍고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김준권 작가는 “전업 판화가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만난 사람들과 자연이 창작의 원천이었다"며 “현장을 가슴에 담아 작업실에서 되새김하여 그려낸 풍경들을 전시한다. 특히 이번에는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작품 규모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2025 봄 기획초대전 '김준권 판각(板刻)여정'은 오는 29일까지 전주현대미술관 JeMA에서 진행된다. 월요일 휴관.
개관 18주년을 맞은 교동미술관(관장 김완순)이 올해부터 개관일에 맞춰 교동미술상 수상작가전을 연다. 2007년 4월, 소통을 모토로 교동(橋動) 문패를 걸었던 미술관은 그동안 걸어온 예술적 성장 시간을 토대로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전시일정을 연말에서 4월로 옮기게 됐다. 이를 통해 전북 지역 작가들에게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의 기틀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2025 교동미술상' 수상작가전은 15일부터 24일까지 미술관 본관 1, 2 전시실에서 열린다. 교동미술관은 2011년부터 전북을 거점으로 창작 열의를 갖고 자신만의 예술영역을 구축해오고 있는 지역의 미술가들을 선정하고 창작지원금과 기획초대전 후원을 통해 창작활동이 지속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교동미술상’을 시행해 왔다.이제는 다양한 세대의 작가들에게 창작의 길을 열어주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했다. 올해는 차유림(56‧장년부문) 작가와 박성수(45‧청년부문) 작가가 교동미술상 수상작가전을 갖는다. 차유림 작가는 ‘기록된 신체’를 주제로 본관 1전시실에서 전시를 진행한다. 작가는 ‘여성-젠더-신체’를 중심으로 여성 신체의 해체-재조립을 통한 주체성 회복과 다양성 담론 확장을 시도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중문화에서 대상화된 여성 신체를 재현하고 이를 다시 해체해 조립하는 과정을 통해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 ‘구분짓기’의 경계를 제안한다. 작가는 이분법적 사고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해 디지털 합성 이미지와 대중문화의 잡지를 활용해 회화적 변용과 콜라주 형식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는 전주대 미술학과와 홍익대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하고 전북대 미술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번 교동미술상 수상작가전 ‘기록된 신체’에서는 여성의 욕망, 자유, 금기, 성적 지향 등을 사이보그와 결합하고 결혼, 출산, 육아와 관계없는 새로운 존재로 새롭게 정의한다. 박성수 작가는 '영겁의 생'을 주제로 본관 2전시실에서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인다. 작가는 동서양의 철학을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비인간의 객체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영겁의 생을 살아가는 유기적 형태의 새로운 존재들을 사유한다. 작가는 동서양의 철학을 토대 삼아 영겁의 생을 살아가는 지구 공동의 생명체의 형태를 상상하고, 유무형의 신체와 정신, 관념, 사회, 문화 등이 유연하게 변화 가능한 존재라는 사실을 한지를 이용해 표현한다. 전북대 예술대학 미술학 석사를 졸업한 박성수 작가는 전남대 미술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김완순 교동미술관장은 “이번 전시에서는 사회적 관념에 대한 깊은 통찰과 존재론적 사유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며 “교동미술관이 추구하는 예술적 성장과 창작의 다양성을 음미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오는 17일 오후 5시 미술관 본관 1전시실에서 ‘교동미술관 개관 18주년 기념식’ 및 전시 개막 리셉션 행사가 진행된다.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문을 여는 개막공연 ‘심청’이 오는 8월 관객들과 만난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이하 소리축제)와 국립극장이 공동 제작한 이번 작품은 판소리 <심청가>의 전통에 현대적인 해석을 더한 새로운 무대다. 소리축제는 1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소리드라마 ‘심청’ 제작발표회를 열고 작품의 방향성과 제작 비하인드, 주요 제작진을 소개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이왕준 소리축제 조직위원장, 박인건 국립극장 극장장, 연출을 맡은 요나 김을 비롯해 무대디자이너 헤르베르트 무라무어, 의상디자이너 팔크 바우어, 영상 및 라이브카메라 감독 벤야민 뤼트케 등 주요 제작진이 참석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작품은 기획 초기 단계부터 해외 제작진과의 협업을 통해, 한국 고유의 음악극을 세계 보편의 언어로 풀어내고자 했다. 특히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가로 활동 중인 요나 김이 판소리를 기반으로 한 작품에 처음 도전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심청’의 해석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요나 김 연출은 “‘심청가’뿐 아니라, 유사한 한국의 설화와 어린이용 동화까지 폭넓게 읽으며 극본을 구상했다”며 “심청이라는 인물은 매우 한국적인 동시에,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인류사의 상징 같은 존재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눈먼 아버지를 위해 희생하는 캐릭터는 전 세계 어디에나 존재한다. 이번 작품은 겉으로는 ‘심청’이라는 옷을 입고 있지만,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은 유교적 가치관에 저항하는 새로운 시각으로 심청을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처럼 효녀의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억압받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존재로 심청을 그려내며 동시대적 메시지를 강조한다. 작품은 ‘심청가’의 여러 유파 중 강산제와 동초제를 바탕으로 하며, 러닝타임은 약 2시간이다. 국립창극단 전 단원을 포함해 총 13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무대로 제작된다. 음악에는 창극 ‘보허자(步虛子): 허공을 걷는 자’, ‘리어’ 등 다수의 창극 음악을 맡아온 한승석이 작창을, 실험적인 현대음악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넘나드는 작곡가 최우정이 작곡을 맡았음과 동시에 음악감독으로 공동으로 참여해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이왕준 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은“2년 가깝게 인큐베이팅을 시작으로 제작발표회가 현실화 돼 감회가 새롭고 의미가 크다”며 “공동제작의 형태가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아서 어려움이 있지만, 이러한 새로운 시도에 대해 많은 지지와 성원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이번 제작 작품은 20여 년간 유럽에서의 연출 경험과 한국에 대한 이해가 있는 요나 김(극본/연출)이 중요한 매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작품이 국내 공연에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공연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심청’은 2025 소리축제 개막공연으로 8월 13일과 14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이어 9월 3일부터 6일까지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진다.
박서보는 국내 미술사에 중요한 인물로 꼽힌다. 서양의 모노크롬, 일본의 모노파에 빗대 불러졌던 한국의 단색화를 그 자체로 인정받게 만든 인물이기 때문이다. 1970~1980년대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화풍으로 자리 잡은 단색화는 2010년대 박서보, 이우환의 단색화가 세계를 휩쓸며 주목 받았다. 절제된 색과 넓은 여백, 반복된 작업과 독특한 물성을 한두 가지 색으로 표현한 작품은 세계무대에서 독자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사물이나 생물, 풍경 등 구체적인 대상을 그리는 구상미술이 상대적으로 설 자리를 잃은 듯 보였을 정도였다.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관장 한리안)에서 단색화 거장, 박서보를 조명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한국의 앵포르멜(informel‧비정형의) 미술 운동의 구심점이자 단색화를 이끈 화백의 화업을 아우르는 ‘수행을 담은 描法(묘법‧Ecriture) 박서보’ 전을 6월 10일까지 연다. 월요일 휴관. 화백의 대표 연작 ‘묘법’은 거장의 작업 방식과 철학을 함축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선 긋기는 목적 없는 반복 행위로 동양적 세계관에 기반한 내적 수양과 수신(修身)을 품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선보이는 판화작품은 묘법 연작들이다. 한국의 전통 방식으로 제조한 한지 섬유를 캐스팅해 실리콘 젤몰드로 주조한 후, 에어브러시와 핸드페인팅으로 완성시킨 작품은 화백의 독창적인 기법을 보여준다. “단색화는 목적 없는 행위를 반복하며 존재와 시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예술”이라 정의한 화백의 말처럼 이번 전시는 박서보의 작품세계를 톺아보며 한국미술사의 층위를 두텁게 다지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리안 관장은 “박서보 작품의 중요한 매체인 한지의 본고장인 전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박서보 개인전”이라며 “묘법 시리즈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자기를 비워내는 동양의 무위자연 이념을 작업에 담은 것으로 인간의 고뇌와 비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박서보 화백은 지난 2023년 향년 92세 나이로 별세했다. 1931년 경북 예천 출생인 화백은 무수히 많은 선을 긋는 '묘법' 연작으로 단색화 대표 화가로 불렸다. 그는 어린 둘째 아들의 낙서에서 착안한 묘법에 50여 년을 집요하게 매달리며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이하 소리축제)가 실력파 차세대 소리꾼을 찾는다.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청춘예찬 젊은판소리’ 무대에 오를 젊은 소리꾼을 모집하는 것. ‘청춘예찬 젊은판소리’는 실력있는 젊은 소리꾼들을 발굴하고 차세대 소리꾼들의 무대 경험을 넓히기 위해 마련된 소리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판소리 다섯바탕 각 바탕별(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적벽가, 수궁가)로 1명씩 총 5인의 소리꾼을 모집한다. 참가 자격은 1989년부터 2006년생으로 60분 이상의 소리가 가능하고 소리축제 일정에 참여가 가능한 소리꾼이라면 누구든 지원이 가능하다. 공연은 바탕별 60분씩 연창하는 형식으로 해설이 있는 판소리 공연 형태로 진행된다. 접수 기간은 오는 30일 오후 3시까지이며, 참가신청서 및 개인정보동의서와 최소 15분 이상 30분 이내로 녹음된 소리녹음 음원 파일을 구글폼(https://bit.ly/4jlHU7R)으로 접수하면 된다. 심사는 해당 음원 파일을 토대로 판소리 전문가 3인의 블라인드 심사로 진행되며, 5월 9일 소리축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최종 선정 결과가 발표된다. 참가신청서 다운로드 및 자세한 사항은 소리축제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종 선정된 소리꾼 5명에게는 출연료와 공연을 위한 장소 및 장비, 홍보 등이 지원되며, 올해 소리축제 기간(8월 13일~17일) 중에 펼쳐지는‘청춘예찬 젊은판소리’무대에 설 기회를 갖는다.
전북특별자치도의 2036 전주하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축제가 열린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사)한국이벤트협회 전북특별자치도회와 함께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소리전당 놀이만당에서 ‘2025 전북 All Festa(올페스타)’를 개최하는 것. 올해로 4회째를 맞은 ‘2025 전북 올페스타’는 지난해보다 더욱 다채롭고 풍성한 문화 콘텐츠로 돌아왔다. 도민들에게 더욱 새롭고 특별한 시간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축제에는 2036 전주하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며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북 All Festa 콘서트’, ‘소리버스킹’, ‘EDM 댄스 NIGHT' 등 장르와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또 다문화가족과 해외 유학생이 자신의 끼와 재능을 발산하는 ‘다문화 All Stage', '전북도민 힐링콘서트’,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하나 되는 ‘패럴림픽 기원: 하모니콘서트’ 등 이웃과 함께 정을 나누고,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시간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행사를 찾은 도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가족대항: 오징어게임’, ‘레이저 서바이벌’과 같은 참여형 프로그램부터 아트 프리마켓, VR체험버스, 어린이 놀이기구 등 상시 운영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마련됐다.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는 “2036 전주하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며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으니 도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섬진강의 사계절이 먹으로 물든다. 섬진강은 지리산과 남해가 한데 어우러져 별천지 같은 절경을 이루는 금수강산의 본고장으로 유명하다. ‘섬진강 화가’ 송만규가 섬진강의 비경을 화폭에 담아 선보인다. 12일부터 경남 하동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섬진강 서시(序詩) 삶과 역사에 대한 예찬’을 주제로 송만규 초대전이 열린다. 송 화백은 지난 20년 간 섬진강 500리 물길을 오르내리며 강의 사계를 수묵의 붓질로 화폭에 담아왔다. 쪽창만한 크기에서 최대 20미터에 달하는 작품까지 강의 면모를 다채롭게 표현하며 ‘강의 사상’을 펼쳐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치유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강(江)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하동 군민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희망을 주기 위한 마음에서다. 화백은 섬진강의 풍광이 화폭에 드러날 수 있도록 먹의 농담을 조절하고, 안료를 배합하며 정성을 들여왔다. 그렇게 수십 년 동안 섬진강을 그려온 그의 시간들은 장대한 서시가 되어 공간에 깃든 철학으로 확장됐다. 전시에는 섬진강 은모래길, 평사리 부부송, 하동 송림, 하동 포구 등 섬진강의 비경만이 아닌 만경강과 한탄강, 임진강, 두만강, 해란강까지 굽이굽이 이어지고 펼쳐진 강들을 감상할 수 있다. 강 너머의 산세는 웅장하고, 생동감 넘치는 강줄기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치유의 감정을 선물할 예정이다. 조은정 미술 평론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작가가 천착해온 ‘물의 길’이 사실은 상처와 아픔을 이겨내는 ‘삶의 길’이고 ‘역사의 길’이며 그에 대한 담담한 사랑이고 예찬”이라며 “인간의 공간에 깃든 시간과 사유, 역사와 삶에 대한 성찰의 분무(噴霧)며 핏줄이나 젖줄과 같아서 생명과 평화를 성찰하게 한다”고 평했다. 송만규 초대전은 오는 5월 14일까지 이어진다. 작가와의 대화 및 오픈식은 4월 14일 오후 3시 하동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오픈식 행사에는 송광식 피아니스트가 참석해 축하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불효여식 청이는 부친 눈을 띄우려고 삼백석 몸이 팔려 제수로 가게 되니 불쌍한 아버지를 차마 어이 잊고가리.”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 ‘청’의 시연회가 8일 오전 11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4층 대연습실에서 열렸다. 시연회는 관현악단의 반주에 맞춰 창극단원들과 무용단원들이 공양미 삼백석에 팔려 가기 전날의 청의 모습을 그리며 시작됐다. 이어 행선 날, 생이별을 맞이한 청과 심봉사, 동네 처녀들이 절규하는 모습 등 주요 장면이 공개됐다. 20여 분간 진행된 이날 시연회에서는 단원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애절한 소리로 채워져, 본공연 못지않은 수준을 선보였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의 제58회 정기 공연 ‘청’이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과 19일 오후 3시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다. 올해 정기공연 역시 지난해 정기공연 창극 ‘춘향’과 같은 정통 창극 시리즈로 마련됐다. 지난해 정통 창극 ‘춘향’으로 주목할 만한 완성도의 무대라는 평과 동시에 지루한 극의 전개, 확장된 공간에 대한 비효율적 활용 등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던 전북도립국악원의 두 번째 도전에 도내 창극 마니아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연에서는 전통판소리 어법을 살리면서도 서양 화성을 붙이는 등 새로운 곡 해석을 통해 청자들에게 극적인 흐름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 창극 ‘청’은 기존의 심청이 강조하던 효(孝)의 수식어를 걷어내고자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심이라는 성씨를 떼어내고 열다섯이라는 어린 나이에 죽음을 마주한 한 인간의 서사에 집중한 것. 이번 창극은 ‘길’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심청의 서사에서 삶과 죽음, 환생의 3가지 구성에 주목해 첫 번째 삶에서 ‘평범한 인간’으로, 두 번째 죽음에서는 ‘자기 희생’, 마지막 환생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영웅’으로 인물을 그려간다. 장면은 총 2막 12장으로 구성됐으며, 예상 소요 시간은 2시간이다. 공연의 가장 큰 볼거리는 3D 영상 작업을 통해 입체적으로 구현해 낸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지는 장면으로 꼽힌다. 이 외에도 다양한 영상 효과를 다이나믹한 요소가 더해져 작품의 서사를 빛낸다. 주요 배역은 더블캐스팅으로 꾸려졌다. 18일에는 한단영 단원이 심청 역에, 김도현 단원이 심봉사 역으로 출연한다. 19일에는 국립창극단 청년단원을 역임한 채정원 소리꾼이 심청 역을, 심봉사 역에는 임현빈 남원시립국악단 악장이 열연을 펼친다. 작창에는 김차경 창극단 예술감독이 직접 나섰으며, 양수연 연출가가 무대디자인을 책임졌다. 작곡·지휘에는 이용탁 관현악단 예술감독이, 안무에는 채향순 세종전통예술진흥원 이사장이, 대본에는 안선우 극작가가 참여해 무대를 구성한다. 공연은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다. 티켓 가격은 1층 1만 원, 2층 5000원이며, 나루컬쳐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로비에서 K-뮤직 공연여권 발급 및 스탬프 날인도 가능하다.
사진과 AI(인공지능) 그리고 기후변화의 교차점에서 피어난 감성 예술의 세계가 펼쳐진다. 정순교 사진전 ‘AI의 감성, 사람의 손길로 꽃피우다’ 가 4일부터 10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차오름1실에서 열린다. 디지털 이미지와 인공지능 기술의 융합이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오늘날, 정순교 작가는 따뜻한 위로와 깊은 성찰을 전하는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감성 예술의 신세계를 선사한다. 이 때문에 작가는 추억을 담은 감성 사진부터 기후변화의 현장을 담은 생태 사진, AI 이미지와 인간 감성을 융합한 작품들로 전시장을 구성했다. 단순한 이미지 기록이 아닌, 감정이 담긴 기억의 창(窓)으로서 사진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다. 기후 변화와 생태적 위기, 그리고 AI 기술을 지닌 감성적 가능성을 한 편의 이야기로 풀어 시각적 즐거움을 극대화한다. 정순교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사람들의 일상 공간과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며 “나아가 빙하의 붕괴, 사라지는 숲과 메마른 호수 등 기후 위기의 현장을 담은 작품들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전시 의도를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마주해야 할 지구의 변화와 생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각적 메시지임을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정 작가는 사람의 감정을 담아내는 따뜻한 시선으로 오랫동안 사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개인의 추억을 보존하는 동시에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관람객과 깊은 정서적 교류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한다. 최근에는 AI 기반 예술과 자연 생태 기록에 주목하며 예술의 확장성과 시대적 책임을 담아내는 작업에 몰두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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