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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헤라자데, 을사년으로 향하다… 전주시립교향악단 신년음악회 개최

문화의 도시 전주를 대표해 다양한 기획연주를 선보이며, 문화로 지역의 삶을 바꾸는 예술단체, 전주시립교향악단이 을사년 힘찬 출발을 알린다. 전주시립교향악단이 오는 10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올해 첫 정기연주회 ‘2025 신년음악회’를 연다. 전주시향은 이날 공연을 통해 러시아 작곡가 글라주노프와 독일 작곡가 라이네케의 음악 세계를 조명하고 현재까지 걸작으로 뽑히는 ‘천일야화-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4가지 이야기를 선보인다. 먼저 전주시향이 새해 첫 연주곡으로 합을 맞출 노래는 글라주노프 작곡가의 ‘중세 시대로부터’의 모음곡 중 <전주곡>으로 짧고 간결하지만, 깊은 감정을 담은 연주로 청중을 사로잡는다. 이어 라이네케 작곡가의 감정적 깊이와 드라마를 잘 표현한 ‘플루트 협주곡 D장조’를 선보이며, 플루트의 아름다운 음색을 극대화해 전한다. 또 이번 무대에서는 세계적인 고전 ‘아라비안나이트’를 음악감상만으로 즐길 수 있는 ‘세헤라자데’가 연주될 것으로 예정돼,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끈다. ‘세헤하자데’는 러시아 출신 림스키코르사코프 작곡가가 ‘아라비안 나이트’를 소재로 관능적이고 동양의 정취를 담은 환상적인 형태의 교향적 모음곡을 구상한 것으로 총 4악장으로 구성됐다. 먼저 제1악장: ‘바다와 신드바드의 항해’를 통해 바다와 신드바드의 배에서 뱃전을 위협하며 우르릉대는 바다를 묘사하며, 제2악장: ‘칼랜더 왕자의 이야기’로 자유롭고 흥미진진한 어느 왕자의 모험 이야기를 그려낸다. 가장 인기 있는 악장인 제3악장: ‘젊은 왕자와 젊은 공주’로 아름답게 묘사되고 신비로운 현악의 선율을 통해 왕자와 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우아하고 이국적인 색채로 표현한다. 마지막 제4악장: ‘바그다드의 축제-바다-조난’으로 바그다드의 이교적인 축제와 해양의 높은 물결에 뒤집히는 신드바드의 배와 앞으로의 여정을 묘사해 낸다. 유료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의 입장권은 일반 1만 원(S석), 7000원(A석)이며, 공연예약은 나루컬쳐에서 가능하다. 공연과 관련한 자세한 문의는 전주시립교향악단(063-274-8641)에 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1.02 17:50

2025년 새해, 달라지는 전북 경제 정책은

2024년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 현상'의 장기화로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진 채 한 해를 마무리했다. 여기에 연말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 제주항공 참사 등 연이은 악재가 겹치며 2025년 전북 경제는 더욱 불확실한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정부는 2일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전례 없이 확대돼 경제성장과 금융·외환시장, 서민경제 전반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러한 엄중한 경제 상황 속에서 전북자치도는 2025년 경제정책의 핵심 축을 '지역상권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설정했다. 침체된 지역경제와 소상공인들의 경영난을 해소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도가 발간한 '2025년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 책자에서, 도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경제 분야의 주요 변화 사항을 살펴본다. △생계형 1인 자영업자 고용·산재보험료 지원 확대 3월부터 생계형 1인 자영업자 대상 고용·산재보험료가 지급된다. 도내 약 1950개 업체가 대상이며, 자영업자가 납부한 1~7등급의 월별 보험료 20%~50%를 지원한다. 고용보험은 정부의 50~80% 차등 지원애 도가 20%를 추가 보조한다. 산재보험은 도에서 50%를 부담한다. △중소기업 육성자금 한도 상향 중소기업 육성자금의 기업별 융자한도가 확대된다. 창업 및 경쟁력강화자금의 시설자금은 최대 한도를 10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상향된다. 경영안정자금은 운전자금 최대 한도를 기존 3억 원(우대 5억원)에서 5억 원(우대 7억원)으로 증액된다. △전북청년 함께 두배적금 수혜 확대 '전북청년 함께두배적금' 사업의 수혜 대상이 1000명에서 1300명으로 늘어난다. 도내 거주하는 중위소득 140% 이하 18~39세 청년들에게 금융·부동산 기초교육과 컨설팅을 병행 제공해 종합적 자산형성도 도모한다. △인구감소지역 주택 취득세 감면 신설 인구감소지역 내 주택 취득에 대한 취득세 감면 제도가 신설됐다. 무주택자나 1가구1주택자가 해당 지역에서 3억 원 이하의 주택 매입 시 취득세의 50%(법 25%+조례 25%)가 감면된다. 단, 수도권과 광역시, 특별자치시는 제외되며 3년간 의무 보유해야 한다. △의료급여 지원체계 개선 의료급여 본인부담 체계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개편하고 건강생활유지비 지원액이 인상됐다. 1종 수급권자의 병원급 본인부담금이 1500원 정액제에서 6% 정률제로 변경되며, 건강생활유지비는 월 6000원에서 1만 2000원으로 상향된다. 2만 5000원 이하는 정액제를 유지하며, 약국은 부담금액 5000원을 초과할 수 없다. △학교 무상급식 지원단가 인상 학교 무상급식 식품비 지원단가가 인상된다. 인원 구간별로 지원단가는 상이하다. 3월부터 1인 1식 기준으로 유치원은 2690만 3610원, 초등학교는 2840만 4270원, 중학교는 3380만 5030원, 고등학교는 3480만 5140원, 특수학교는 4270원이 각각 적용된다. △식품 내용량 변경 사실 표시 의무화 제품의 내용량이 줄고 단위가격이 상승하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관련 표시 제도가 시행된다. 내용량 감소와 단위가격 상승 시, 변경한 날로부터 3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제품의 내용량과 내용량 변경 사실을 함께 표시해야 한다. △신혼부부 및 청년 임대주택 임대보증금 확대 3월부터 공공임대주택 임대보증금 무이자 융자 지원이 상행된다. 기존 2000만 원이었던 지원금액이 신혼부부는 최대 5000만 원, 청년은 3000만 원까지 증액된다. 지원기간은 최대 6년에서 자녀 수에 따라 최대 10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고향사랑기부제 기부한도 확대 고향사랑기부제의 개인별 기부 한도액을 5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증액됐다. 이는 기부 의사가 있는 개인이 더 큰 금액을 기부할 수 있도록 해 제도 활성화와 지방재정 확충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다.

  • 경제일반
  • 김선찬
  • 2025.01.02 17:48

"기업하기 좋은 전북으로 오세요"...전북자치도, 기업유치 총력전

전북특별자치도가 새해들어 역대 최대 규모의 중소기업 육성자금 지원과 전북특별법 특례를 통해 기업하기 좋은 지역 만들기에 박차를 가한다. 전북자치도는 오는 6일부터 3000억 원 규모의 2025년도 중소기업 육성자금 신청을 받는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300억 원 증액된 것으로, 창업 및 경쟁력 강화자금 1200억 원, 벤처기업 육성자금 200억 원, 경영안정자금 1600억 원으로 구성됐다. 특히 올해부터 기업별 융자 한도액이 대폭 확대된다. 시설자금은 기존 10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운전자금은 3억 원에서 5억 원(우대기업 7억 원)으로 으로 올랐다. 도는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시행된 전북특별법을 통해 새만금 고용특구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새만금 고용특구지원센터'를 운영해 입주기업의 인력 수요를 맞춤형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새만금 입주 또는 입주 예정 기업은 78개사로, 신규 고용 계획이 1만여 명에 달한다. 기업 유치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특별법 특례에 따라 도내 투자진흥지구를 추가 조성하고 전북첨단과학기술단지도 지정할 방침이다. 투자진흥지구 내 기업들은 조세감면 혜택을 받게 되며, 2026년 국가산업단지로 지정 예정인 전북첨단과학기술단지는 방위산업, 반도체 등 첨단지식산업 육성의 거점으로 구축된다. 아울러 도는 투자진흥지구에 전북특별법 내 조세감면 특례 및 조세특례제한법 내 소득세·법인세 감면 등을 부여하는 개정안을 통해 입주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보장할 계획이다. 김인태 도 기업유치지원실장은 "전북특별법 시행으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서의 기반이 마련됐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는 전북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5.01.02 17:45

전북 정치권 “도민에 희망주는 정치를”

전북 정치권이 2025년 새해에는 ‘도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4·10 총선을 통해 당선된 22대 전북 국회의원들은 2년 이상 계속된 의정갈등과 여야 정쟁으로 지역 현안 해결에 한계가 명확했다. 설상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촉발한 12·3 계엄 사태와 현직 국가원수의 내란 혐의는 협치를 아예 불가능하게 했다. 이 때문에 전북 자치단체장과 전북 국회의원들은 올해에는 국가 정상화와 함께 침체 돼 가는 전북 민생을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올 2월 대한체육회 심사에서 ‘2036년 올림픽 유치’ 경쟁지 선정과 전주·완주 통합 논의 가시화가 전북의 비전을 세울 핵심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전북 국회의원 10명은 우선 내란 사태의 수습과 탄핵 심판이 빠르게 진행돼야 전북 정치의 안정화가 온다고 강조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은 "비정상으로 치닫는 정부의 폭주를 멈춰야 대한민국이 바로 세워질 수 있다"며 "특히 농어민을 버린 정부의 실정을 바로 잡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전주갑 김윤덕 의원은 "민주당 사무총장으로서 할 일이 많다"면서도 "국난 극복과 함께 전북과 전주의 발전을 연계해 전북 차별을 극복하고 전주의 위상을 다시 세우겠다"고 했다. 전주을 이성윤 의원은 "전주시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 제 역할"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횡포로 막혔던 일들을 차근차근 처리하겠다"고 자신했다. 전주병 정동영 의원 역시 "전주의 백년대계를 바로 세울 시점이다"며 "지역균형발전에 모든 것을 쏟겠다"고 말했다. 익산갑 이춘석 의원의 목표는 구체적이었다. 이 의원은 "내란 사태로 대광법의 2024년 통과가 어렵게됐지만, 결코 올해에는 통과시키겠다. 국토부가 어영부영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일갈했다. 새만금 공항 활주로 확장 문제를 정치권에서 처음 제시한 당사자가 이기도 한 그는 새만금 국제공항이 제대로 설계돼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익산을 한병도 의원은 "내란 사태를 명명백백 밝히는 가운데서도 익산 현안들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군산김제부안갑 신영대 의원은 "군산시민들의 지지로 다시 한번 일할 기회를 얻었다"면서 "혼란을 수습하고 희망찬 미래를 만드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전했다. 완주진안무주 안호영 의원은 "어려운 때이지만, 전북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읍고창 윤준병 의원의 경우 "국회의원으로서 소명과 책무를 잊지 않겠다"며 유권자 중심의 정치를 이야기했다. 남원임실순창장수 박희승 의원 역시 "시민과 군민이 겪는 일상속 크고 작은 불편을 해소하고 더 살기 좋은 지역을 열겠다"고 밝혔다.

  • 국회·정당
  • 김윤정
  • 2025.01.02 17:41

겨울철 대방어 열풍···소비자 속이는 음식점 단속 필요

전주에 사는 김모 씨(30대)는 최근 식당에서 대방어를 주문했다가 식당 주인과 언성을 높이는 일을 겪었다. 8만 원가량의 대방어를 주문했지만, 자신이 알고 있던 대방어와는 다른 생선이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자신이 알고 있는 대방어는 좀 더 기름지고 색깔이 짙어야 했다”며 “나온 생선은 지금 생각해봐도 부시리였다고 생각이 든다. 몇몇 횟집에서는 실제 생선을 보지 못하고 주문을 하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고 있다. 두껍게 썰었다고만 해서 대방어가 아니다. 횟집을 나가면서 수족관을 봤는데 대방어는 한 마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겨울 제철을 맞아 대방어가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일부 판매자들이 소비자들을 기만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가격이 비싼 대방어 대신 맛과 모양새가 비슷한 부시리나 중·소방어 등으로 속여 판매를 하는 것인데, 대부분의 소비자가 구별할 수 없는 점을 이용하고 있어 단속 등 대책이 요구된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겨울철은 방어의 수요가 높아져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부시리가 방어로 둔갑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방어는 무게에 따라 소방어(3~6㎏), 중방어(6~8㎏), 대방어(8㎏ 이상)으로 나뉜다. 방어와 생김새가 비슷한 부시리는 방어보다 기름진 맛이 덜하며, 늦여름이 제철인 어종이다. 바꿔치기의 이유는 단연 가격이다. 대방어와 부시리의 가격 차이는 다섯배에 달한다.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의 경락시세를 살펴보면 이날 경매가 이뤄진 국내산 방어의 경우 ㎏당 평균 2만 6166원의 가격을 형성했다. 반면 부시리는 ㎏당 평균 4537원에 불과했다. 또 이날 기준 대방어의 낙찰 최저가는 ㎏당 2만 6000원이지만, 부시리의 경우 ㎏당 1000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전주에서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방어와 부시리를 바꿔서 판매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며 “방어의 경우 한철 장사다. 생선의 모양을 보면 바로 티가 나지만, 소비자들은 회를 뜨는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악용을 하는 경우가 있다. 식감에서 대방어가 지방이 많은 것을 제외하고는 구별하기는 어렵고, 진짜 악행을 잡으려면 회를 가지고 가 DNA 검사를 해봐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이상 적발하기는 어렵다. 생각보다 만연한 문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전주시의 한 횟집 앞에는 '대방어'를 판매한다고 써놓았지만, 수조에는 비교적 작은 중·소방어만이 가득했다. 횟집 관계자에게 대방어 가격을 묻자 3㎏가량의 방어를 가리키며 ㎏당 4만 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행위는 적발 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생선이 부시리나 소·중방어임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대방어로 속여 판매하면 사기 및 허위·과장광고로 처벌받을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어종 바꿔치기를 단속할 방법이 없다”며 “관련 법령을 찾아보겠다. 명백히 어종을 속이는 경우에는 사기에 해당할 수 있으니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5.01.02 17:32

기대하는 도민, 한숨짓는 행정...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의 딜레마

전북특별자치도와 도내 일부 시군이 설 명절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추진하면서 행정당국의 고심이 깊어졌다. 지난해 소비침체와 전국대비 가장 낮은 인건비로 고통받았던 도민들은 지원금을 기대하고 있지만, 도내 자치단체들의 재정난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2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제시는 설 명절 이전에 시민 1인당 50만 원, 총 404억 5000만 원 규모의 민생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재원은 행정경비 절감과 세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마련된다. 또 정읍시는 1인당 30만 원, 총 310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남원시는 전 시민에게 30만 원을 지급하기 위해 관련 조례 개정을 통해 226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완주군도 재정안정화를 통한 300억 원 규모 예산으로 모든 군민에게 30만 원씩 지급할 방침이다. 반면 전주시는 인구가 전북 전체의 3분의 1에 달하고, 각종 대형 사업과 복지예산 부담으로 인해 지원금 지급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2022년 코로나19 당시 1인당 10만 원 지급에도 630억 원이 소요됐는데, 현재 재정 상황은 그보다 더 악화됐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인구 25만 명 이상인 군산시와 익산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이들 지역의 지원금 지급 여부는 안갯속이다. 기획재정부 재정정보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현재 도내 지자체들은 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올해 전북자치도와 14개 시군의 교부세 감소액만 3000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북자치도의 경우 도민 1인당 25만 원 지급을 위해 정부에 4300억 원 규모의 국비 지원을 행정안전부에 요청하고 있으나, 이 지원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민생회복지원금 추진을 1호 공약으로 삼고 있지만, 정부의 부정적인 기조가 지속되면서다. 최상목 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민생지원금 지급은 임시방편의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코로나19 당시 김제시가 전 시민에게 100만 원씩 지급했을 때 지역 내 물가가 오르고 생필품보다 고가의 가전제품 구매가 늘어나는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상황에서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오히려 물가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 보고서(https://www.kdi.re.kr/research/reportView?&pub_no=16851)에서 재난지원금을 통해 증대된 카드매출액은 정부가 투입한 예산 14조원의 20∼30% 수준인 총 4조원 규모에 그쳤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재정 지원은 결국 예산부담이 되고 지자체 부담이 커질 경우 그 부담은 지역민에게 돌아온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은 민생을 위한 지원으로 보일지라도, 지속적으로 과부하가 걸린 재정으로 인해 결국 지역민이 더 큰 세금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관계자는 "민생회복지원금은 행정이 최악의 상황에서 사용하는 마지막 수단"이라며 "결국 최종적으론 국민이 부담을 지는 구조다. 민생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깊은 논의와 재정적 대안 마련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5.01.02 17:22

전주관광재단 3월 출범 '속도'

전주시가 올해 3월 전주관광재단 출범을 목표로 관련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주문화재단과 한국전통문화전당은 전주시가 운영·관리하는 문화 분야 출연기관이다. 이들 기관은 유사·중복 업무 지적에 따라 기관 통폐합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전주시 관광 전담조직 필요성이 제기되며 관련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이에 전주시는 한국전통문화전당의 전통문화 육성·진흥 업무를 전주문화재단에 이관하는 방식으로 두 기관을 통폐합하기로 했다. 기관 통폐합과 연계해 전주관광재단 신설도 추진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전주시의회에서는 전주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 전주관광재단 설립 및 운영 조례가 통과된 바 있다. 기관 통폐합에 따라 전주문화재단 정원은 현 48명에서 88명으로 늘어난다. 기존 한국전통문화전당 건물은 통폐합된 전주문화재단이 사용한다. 전주문화재단, 한국전통문화전당 통폐합과 연계해 전주관광재단도 신규 설립한다. 전주관광재단 정원은 15명이다. 시는 전적동의서를 받은 5명으로 TF를 구성해 재단 출범을 준비할 계획이다. 출범 이후 신임 대표, 신규 직원 공모도 차례대로 진행한다. 전주관광재단은 당분간 한국전통문화전당 한지산업지원센터 건물을 사용한다. 이후 오는 10월께 전주역 통합관광센터(전주역세권 혁신관광 소셜플랫폼)가 준공하면 이곳에 입주할 예정이다. 전주관광재단 설립 및 운영 조례에 따르면 재단은 △관광 자원 개발 등 관광 콘텐츠 확충 △국내외 관광 홍보 △마이스(MICE) 유치 지원 △관광 안내 서비스 △관광 시장 조사·연구·컨설팅 △국내외 유관단체 관광 교류 △관광 전문 인력 양성 △관광 기업 육성 지원 등을 추진한다. 시는 기관 통폐합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수 체계도 동일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관련 용역에 따라 두 기관 직원 간 보수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수 체계를 동일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의 총액임금제에 따라 한 번에 조정하기는 어려워 일정 기간에 걸쳐 보수 체계를 개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전주
  • 문민주
  • 2025.01.02 17:00

‘내부고발 몸살’ 익산시, 지역 자활사업단 수사 의뢰 방침

익산시가 최근 내부고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 내 한 자활사업단에 대해 수사 의뢰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A자활사업단에서 생산한 두부가 불량 유통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제품 이상 유무와 별개로 악성 내부고발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2일 익산시 등에 따르면, A자활사업단에서 머리카락이나 철수세미 조각 등이 나온 두부를 폐기하지 않고 유통했다는 주장이 해당 사업단 참여 주민으로부터 제기됐다. 하지만 해당 사업단은 현장 작업 일지를 제시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해당 두부 생산 공장은 해썹(HACCP) 인증 사업장으로 출하 전 금속 검출 공정과 고온 살균, 급속 냉각 공정을 필수적으로 거치고 이물질 발견 시 보고 후 폐기 처리 등 해썹 관리 기준에 따라 두부를 생산·유통하고 있으며, 지난 수년간 단 한 건의 소비자 이의 제기가 없었다는 게 해당 사업단의 입장이다. 실제 사업단이 제시한 날짜별 현장 작업 일지를 보면, 수세미 조각이나 눈썹 등 이물질이 발견돼 폐기 처리했다는 내용이 특이 사항에 적시돼 있다. 이처럼 유통 전 생산 과정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적정 처리됐음에도 마치 불량 상태의 두부가 소비자에게 유통된 것처럼 알려지면서, 전체 매출의 20% 가량 납품 중단이 요청되는 등 애먼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사업단 안팎에서는 사전안내서 발부(자활사업 지침상 일종의 경고 조치) 등 내부 불만에 따른 악성 내부고발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불량 유통 주장과 함께 제시된 사진의 이물질은 시중에 유통된 두부가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발견돼 조치가 이뤄졌다는 점, 사업단 참여 주민 등 내부 작업자만 생산 과정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 이물질 발견 시 보고 후 처리하는 것이 정상적인데 일부의 경우 이 과정 없이 외부 제보가 이뤄졌다는 점 등이 그 근거다. 이에 따라 시는 사법당국 수사 의뢰를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해당 사업단 복수의 관계자는 “이물질이 발견될 경우 관리 기준에 따라 정상적으로 폐기 처분하고 있는데 정말 너무 억울하다”면서 “사업단 매출은 자활사업 지침에 따라 전체의 30%는 중앙자활자금, 나머지 70%는 지역자활자금으로 정산하고 참여자 인센티브나 자활사업 활성화 등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운영자의 잇속 챙기기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호소했다. 해썹(HACCP) 전문가는 “불량 상품이 유통돼 소비자가 이의 제기하는 것과 달리 생산 과정에서 작업자가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이물질 발견 등 문제 발생 시 작업자가 보고를 하지 않거나 보고에 따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문제이지, 관리 기준에 따른 조치가 이뤄졌으면 문제가 해소됐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생물학적인 문제가 발생한 경우 전량 폐기가 원칙적이지만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이물질의 경우 자체 판단으로 상식적인 선에서 폐기를 결정하는 것이 통상적”이라며 “무엇보다 문제 발생의 원인을 파악한 후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익산
  • 송승욱
  • 2025.01.02 15:52

개물림 사고도 보장… 진안군민안전보험 올해도 진행

진안군이 2025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를 기간으로 하는 ‘군민안전보험’을 추진하고 있다. 이 보험은 군민들이 일상 속 예상치 못한 재난 또는 재해 등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 보장을 받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진안군민이면 누구나 자동 가입돼 혜택을 볼 수 있다. 피보험자 군민 기준은 진안군에 주소를 두고 있는 모든 사람(외국인 포함)이 대상이다. 보장항목은 △자연재난 또는 사회재난으로 인한 상해사망 또는 후유장해 △폭발 또는 화재 붕괴로 인한 상해사망 또는 후유장해 △대중교통 이용 사고로 인한 사망 또는 후유장해 △뺑소니 또는 무보험차에 의한 상해나 사망 또는 후유장해 △농기계 사고 상해나 사망 또는 후유장해 △익사사고로 인한 사망 등 31종이다. 올해에는 성폭력범죄피해, 성폭력범죄상해, 강력범죄상해, 개물림사고, 부딛힘사고 진단비 등 4개 담보에도 추가 가입했다. 사회재난 사망은 2000만원까지 농기계상해사망 등 7개 담보는 3000만원까지 금액을 상향했다. 또한 강도상해사망 등 2개 담보는 제외됐으며 전세버스 이용 중 상해후유장해는 500만원으로 금액이 하향됐다. 이밖에도 개인형이동장치 상해사망 또는 후유장해에 전동휠체어, 의료용스쿠터가 포함돼 보장이 확대됐다. 군민안전보험은 지난 2018년 처음 시행했다. 지난 7년간 50건의 안전사고에 대해 5억원가량의 피해 보장을 지원하며 든든한 군민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군은 군민안전보험 리플릿과 포스터 제작과 배포, 플래카드 게시 등의 활동을 벌이며 홍보에 나서고 있다. 알지 못해서 보험금을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보험 청구 방법 등 궁금한 사항은 진안군청 누리집을 참고하면 자세히 알 수 있다.

  • 진안
  • 국승호
  • 2025.01.02 14:44

순창장류축제, 전북도 대표축제 최우수 축제 선정…3년 연속 쾌거

순창장류축제가 2025년도 전북특별자치도 시군 대표 축제 육성사업 선정심사에서 최우수 축제로 선정되며 3년 연속 최우수축제라는 영예를 안았다. 2일 군에 따르면 이번 선정은 2024년도 축제현장평가와 2025년 축제계획, 향후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 결과로, 순창장류축제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성공적인 축제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개최된 제19회 순창장류축제는‘세계인의 입맛, 순창에 담다’라는 슬로건 아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미래 발전형 축제로 운영됐다. 특히 지난 축제는 환경 보호에 앞장서며 다회용기 사용을 통해 쓰레기 배출량을 전년 대비 30% 감소시켰으며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영어·일본어·중국어 통역사 배치와 전기셔틀차량 운영 등 방문객 편의 증진에도 주력했다. 또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전통장문화학교는 명인, 기능인과 함께하는 전통 장 만들기 체험을 제공하여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고 ‘도전 다함께 장류 만들자’,‘순창고추장 임금님 진상행렬’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선보였다. 이와함께 한국관광데이터랩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축제 기간 중 평상시 대비 인구 유입이 112.8% 증가했으며, 방문객들의 1인당 평균 소비액은 63,167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최영일 순창군수는“이번 최우수축제 선정은 순창군민의 노력과 열정이 만들어낸 값진 결실이다”며“올해는 장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발맞춰 장류의 고장으로써 더욱 풍성한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순창
  • 임남근
  • 2025.01.02 13:30

익산 왕궁 ‘대형 정원 테마파크’ 본격화되나

한센인 정착촌으로서 아픈 역사를 갖고 있는 익산 왕궁 축산단지에 대형 정원 테마파크 도입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콘월 폐광지역을 친환경적으로 복원해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의 모델이 된 에덴 프로젝트를 통해 왕궁면 일대 생태 복원을 추진한다는 구상에 현장 답사를 다녀간 영국 에덴 프로젝트 팀이 사업 추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보내와서다. 2일 익산시에 따르면, 계획 수립 2년여 만인 지난해 11월 일주일 일정으로 익산을 찾은 영국 에덴 프로젝트 팀 소속 전문가 3명은 직접 왕궁면 일대를 둘러봤고 이를 토대로 사업 예정지에 대한 평가와 콘셉트 초안이 담긴 보고서를 최근 시에 보내왔다. 이들은 왕궁 자연 훼손 지역에 대한 익산시의 복원 의지와 지역이 품은 역사적 특이성에 주목했다. 특히 자연과 인간의 공존, 동식물 서식처 보호·확대, 훼손된 지역에 대한 복원 방향성과 목적성 등이 에덴 프로젝트의 방향성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하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조성한다는 목표 아래 계절마다 풍경을 달리하며 성장하는 ‘살아 숨 쉬는 온실’을 건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한국에서 보낼 수 있는 최고의 날’이라는 비전과 함께 왕궁의 생태 환경을 세계적인 생태 복원의 모범 사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숲과 야생, 웰빙 정원, 마켓 등 4개의 공간으로 선보일 차별화된 프로그램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기존에 진행된 프로젝트의 돔 형태 온실에서 탈피해 한국의 독특한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형태를 구상 중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익산에 에덴 프로젝트가 도입되면 학술과 관광 등 세계 교류 활성화를 통해 지역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헌율 시장은 “아직 아이디어 공유 차원의 초기 단계지만 익산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프로젝트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설렘이 가득하다”며 “앞으로 남은 현실화 단계가 쉽지 않겠지만, 세계인이 주목하는 위대한 도시 익산을 만드는 걸음으로 생각하고 한 발씩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에덴 프로젝트는 콘월 지방의 폐광산을 세계 최대 온실 정원으로 복원하는데 성공한 생태 복원 모범 사례로, 현재 중국 칭다오(청도)에서 두 번째 에덴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 익산
  • 송승욱
  • 2025.01.02 12:37

전주사랑상품권 발행 재개⋯1월에만 500억 푼다

전주사랑상품권(돼지카드) 발행이 오는 6일부터 재개된다. 전주시는 2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달에만 전주사랑상품권 500억 원을 긴급 수혈한다고 밝혔다. 올해 총 발행 규모는 2000억 원이다. 전주사랑상품권의 1인당 구매(충전) 한도는 월 50만 원, 연간 200만 원이다. 이달에는 1인당 구매 한도를 기존의 두 배인 100만 원으로 상향했다. 특히 시는 올해 계획된 발행 규모 2000억 원 가운데 1350억 원을 상반기에 집중 발행할 계획 이다. 올해 정부에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 발행 규모를 추가로 늘릴 예정이다. 전주사랑상품권 가입자는 지난 2020년 11월 첫 발행 이후 현재까지 총 34만 2000여 명이다. 가맹점은 2만 9000여 곳에 이른다. 전주사랑상품권 이용자와 가맹점은 캐시백을 기부하거나 판매액의 일부를 기부하며 소외된 이웃을 도울 수 있다. 지난해 기부된 액수는 총 4250만 원(누적 1억 9500만 원)이다. 기부금은 시와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협약을 통해 사회복지사업 등에 쓰인다. 이영숙 시 민생사회적경제과장은 "소비 위축, 정국 불안으로 인한 경기 침체 속 전주사랑상품권 구매 한도 상향을 통해 지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사랑상품권은 선불 충전식 카드 상품권으로 결제 시 결제 금액의 10%를 캐시백으로 지급해 준다. 모바일 앱 또는 지정 금융기관에서 신청·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

  • 전주
  • 문민주
  • 2025.01.02 10:35

‘더 특별한 전북, 더 좋은 삶터로'

지난해 마지막 달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해야 할 국민들은 영화에서나 볼 법한 사건으로 한 달 가까이 분노와 혼란 속에 빠졌다. 악몽 같은 현실의 여파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계엄 선포와 국회 장악, 포고령 등 군사정권에서나 있었을 법한 그날의 정황과 진실들이 하나하나 드러날 때마다 국민들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망령처럼 남아 있는 독재자의 잔영을 느꼈다. 특히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의 최초 희생자가 나온 전북과 운동이 거셌던 전남, 광주지역의 분노와 트라우마는 더 심했다. 1980년 5월 젊은 시절을 보냈다는 70대 도민은 그때의 악몽이 떠오르는 것 같아 무서우면서도 분노가 치밀어 올라 몸이 떨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긴 그의 한마디는 가슴 한편에 희망을 품게 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철없고 본인들만 생각한다고 했는데 아니었다. 높은 지식 수준을 갖추고 평화롭게, 해학을 갖고 나라가 어려울 때 밖으로 나왔다"며 "우리 땐 언론통제다 뭐다 광주 소식을 알기조차 힘들었는데, 젊은 세대가 적극적으로 들고일어나 SNS 같은 것으로 실시간으로 알리고 집회를 선도하는 모습이 참 기특하고 고맙다" 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거기에다 예기치 못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까지 발생하면서, 정국과 사회 불안은 더욱 커졌다. 탄핵으로 인한 대한민국의 정치와 경제, 외교 안보 등 모든 분야의 대외 위상과 신인도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고, 사회 전반은 참사로 인해 침통한 분위기 속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명복을 빌고 있다. 전북 이야기를 해보자. 2006년 4월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끝난 20년이 다 되도록 내부 개발은 아직도 그리다만 도화지 수준이다. 언제적 새만금이냐는 자조적인 한탄도 있을 수 있지만, 역대 정권 중 개발계획 수정과 예산 역대 최대 삭감 등 가장 많은 홀대를 받았던 것이 바로 새만금이었다. 탄핵 결정이 나고 이른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점쳐지는 가운데, 올해는 새만금의 지위와 개발 방향이 어떻게 바뀌는지, 변곡점의 해가 될 전망이다. 전북은 마이너스 성장 속 전국에서 생산과 소득이 최하위 상태이기도 하다. 일부에서 무모하다는 올림픽 유치 도전에 대해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1% 가능성만 있어도 우리는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25년은 새로운 전북의 시대를 열기 위해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로 경쟁력을 확장해야 할 중요한 시기이도 하다. 1980년 광주와 2024년 서울 여의도, 이 두 시대의 국민들은 하나가 되어 과거를 통해 무모한 희생을 막고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2023년 8월의 새만금의 아픔을 와신상담한 전북특별자치도는 각고의 노력으로 2024년 11월의 한인비지니스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2036년 하계올림픽 전북 유치에 도전한다. 사상 첫 우리나라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는 노벨상 수상 강연에서 “과거는 현재를 도울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 지금 우리는 과거의 도움으로 현재를 바로 세우는 역사를 쓰고 있다. 실패는 성공으로 이끌고 실망과 분노는 희망을 품게 한다. 분명 대한민국과 전북은 새롭고 달라질 것이다. 2025년 을사년 전북은 더욱 특별해지고 더 좋은 삶터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자.

  • 정치일반
  • 백세종
  • 2025.01.01 18:41

[청년들이 전북 미래 밝힌다 : MZ세대가 바라는 '좋은' 전북은] "안정적 일자리 창출 급선무…대중교통 더 늘려야"

최근 청년층으로 불리는 MZ세대의 지역 이탈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북일보는 새해를 맞아 전북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들의 솔직한 심정과 지역 이탈 문제를 막기 위해 바라는 점을 들어봤다. 김용일 대학원생 '인프라 확대' "어릴적 감나무에 어렵게 비료를 뿌리고 가지를 치고 계시던 할머니에게 힘드니 이제 그만하시라고 만류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께서는 이후에도 꾸준히 감나무를 관리하셨고 그 덕분에 20년이 지나서도 시골에 가면 맛있는 감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전북에도 어렵겠지만 미래에 제대로 된 수확을 하기 위해서 정치인들이 기업과 문화시설 등 도민들이 필요한 인프라가 들어올 수 있도록 꾸준한 관리와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습니다. 전북에는 아직 감나무를 고생하면서 관심을 가지고 키워줄 사람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송지은 방송작가 '상권 활성화' "MZ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가치 소비라고 생각합니다.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 MZ세대입니다. 그러나 전북은 새로운 세대가 투자할 가치가 적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막고 더 좋은 전북이 되기 위해서는 가치 실현이 가능한 일자리 증가, 가치를 구매하고 판매할 수 있는 창구가 되는 상권 활성화 등이 더욱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북을 좋아하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가치를 펼칠 수 없는 곳에 청년들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들의 특징을 간파하고 반영한 정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최윤호 공무원 '원정 소비 해소' "전북과 전주 지역은 평소 아주 조용하고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 산지도 많은 덕분에 산책하기도 매우 좋은 지역입니다. 다만 전북지역에 20년 넘게 거주하면서 느낀 아쉬운 점은 대형 복합 쇼핑몰의 부재입니다. 몇 년 전 전주 에코시티에 코스트코가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 부분이 해소되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논의 끝 실패로 돌아가 매우 아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새해에는 복합 쇼핑몰 부재 문제가 제대로 해소돼서 쇼핑을 하기 위해 도민들이 광주나 대전까지 이동해야 하는 일이 적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소지헌 취업 준비생 '축제 다양화' "전주에서는 이미 JUMF, 전주세계소리축제, 전주국제영화제 등 다양한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사들은 전북 지역의 매력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실제로 다른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욱 다양한 페스티벌이 기획되고 개최된다면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함은 물론, 전주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전북의 브랜드 가치 향상이라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다희 대학생 '시민 요구 반영' "전북특별자치도는 14개 행정구역 중 10곳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전주, 익산, 완주, 군산만이 제외됩니다. 하지만 익산조차 인구감소관심 지역으로 분류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북은 전주에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주가 과연 발전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전주에 거주했던 4년 동안 대형 쇼핑몰 유치가 번번이 무산되고, 전주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시외버스터미널은 낡고 상권마저 쇠퇴했습니다. 또 전주역 공사는 오랜 기간 지연되며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례인 전주뿐만이 아니라 전북의 발전을 위해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지역 활성화를 기대합니다." 김경아 회사원 '창업 지원' "전북의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지역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전북은 젊은 인재들이 떠나는 지역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곳으로 변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창업 지원이나 안정적인 일자리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주거 문제 해결이 필요합니다. 단기적 지원을 넘어 청년들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합니다. 전북의 청년들이 지역에서 성장하며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이혜원 대학생 '버스 배차 확대' "전북에서 살면서 느낀 점 몇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버스 배차 시간이 짧아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배차 시간을 짧게 해서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할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청년들이 전북에 머물고 싶게 만드는 일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기회가 부족해서 수도권으로 올라가는 청년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역 내에서도 안정적인 일자리가 생긴다면 전북이 더욱 살기 좋은 곳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전북을 좋아했으면 좋겠습니다." 백수아 대학생 '경관 조성' "전라북도는 시립도서관 리모델링 등 일부 문화 시설이 개선됐지만 공연이나 전시를 즐길 만한 문화 여가시설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특히 가족 단위로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그 예로 주말에 조카와 함께 방문할 만한 곳을 찾다 보면 동물원, 어린이창의체험관, 어린이박물관 정도가 전부입니다. 게다가 이마저도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아 반복 방문 시 흥미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어린이뿐만 아니라 청소년과 성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과학관이나 복합문화공간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김재현 취업준비생 '경제구조 강화' "전북 지역은 농업이 주 산업이지만, 청년층의 유출과 고령화 문제로 인해 경제 구조가 점차 약화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에 맞는 일자리 창출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시로 생명과학 연구단지 설립을 통해 전북의 자연환경과 농업 기반을 활용해 생명과학 분야의 과학단지를 설립하면, 바이오 산업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연구와 산업이 결합된 형태로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한석준 취업준비생 '우회 도로 신설' "대중교통이 활성화 됐으면 좋겠습니다. 출퇴근 시간대 버스 혼잡은 안전사고 우려를 초래하며, 노선 부족과 교통 인프라 미비로 이동 편의성이 떨어집니다. 버스 노선 개선과 혼잡 구간 우회 도로 신설이 필요합니다. 소비와 문화생활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전주 내 대형 쇼핑시설과 문화 공간이 부족해 젊은 층이 타 지역으로 이탈하는 상황입니다. 전북이 매력적인 삶의 터전이 되기 위해 소비·문화 시설 확대와 트렌디한 공간 조성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 사람들
  • 김경수외(1)
  • 2025.01.01 18:19

2025년 전북일보 이렇게 만들겠습니다

새해 2025년, 창간 75주년을 맞는 전북일보는 더욱 유익하고 재미있는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노력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고 사회 현상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겠습니다. 첫째, 비판과 감시, 대안 제시 전북일보는 올해도 비판과 감시, 대안 제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좋은 저널리즘’을 실천하겠습니다. 전북지역 언론의 맏형으로서 지역사회에 대한 감시와 견제, 지역관련 정보의 생산과 기록, 지역 주민과의 교류와 상호 연대, 지역사회 여론 수렴과 공론장 형성 등 언론 기능을 성실히 수행하겠습니다. 둘째, 연중 다양한 기획보도 전북일보는 올해 다양한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작지만 강한 우리 마을’은 다른 마을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워 지방소멸을 대응하는 도내 마을을 찾아갑니다. ‘ESG 경영 선도하는 전북 기업’을 통해 친환경·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며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전북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을 소개합니다. ‘전북의 기후 천사들’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재해를 예방하려는 도내 기후 수호 천사들을 만나봅니다. ‘팔팔청춘의 인생이야기’는 건강을 유지하며 즐겁게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들려주는 삶의 지혜를 정리합니다. ‘전북 사랑 MZ세대’에서는 전북에서 일하며 즐거운 삶을 살고 있는 청년들과 이야기합니다. 셋째, 디지털 콘텐츠 활성화 지난해 10월 전북지역 종합일간지 중 최초로 ‘디지털미디어국’을 신설한 전북일보는 더 유익하고 재미있는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전북 이슈+’와 ‘전북 더 인물’ 등을 통해 지역사회 이슈와 화제의 인물을 심층적으로 보도하고 텍스트 기사는 물론 동영상·비주얼 콘텐츠 등 독자 친화형 ‘디지털 전북일보’를 지향하겠습니다.

  • 사람들
  • 전북일보
  • 2025.01.01 18:11

[새해특집] "꿈이 뭐데요?"⋯멋쟁이 할머니들이 평생 간직해온 꿈은

라떼는 말이야 4년 전 기성세대가 자주 쓰는 "나 때는 말이야"를 풍자하는 "라떼는 말이야"라는 신조어가 유행했다. 그 후 "누구나 언젠가는 라떼가 된다"는 말까지 나왔다. 같은 말을 들어도 누군가는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인생선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단순히 인생 선배가 후배에게 하는 이야기도 '라떼'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기획을 구상했다. 더 많은 인생을 살아온 세대가 청춘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이야기, 그것 또한 "라떼는 말이야"로 들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과연 기성세대는 어떤 삶을 기대하며 살았을까. 인생 선배가 후배에게 해 줄 수 있는 조언은 무엇이 있을까. 그동안 살면서 생활 속에서 얻은 지혜, 실패 속 발견한 인생 노하우 등을 월 1회씩 전북 팔팔청춘을 통해 들어본다. "인자(이제) 하나둘 갈 텐데 그 전에 뭐라도 해야지 않겄어? 요즘 귀에 뭐 요상한 거 꽂고 뭐 뮤지칼 비디오(뮤직 비디오) 찍더만 우리도 사진·영화는 했응게 뮤지칼이나 하나 더 찍었음 쓰겄네." 수십 년 한 마을에서 동고동락하면서 좋은 일 나쁜 일 함께 보낸 완주군 화정마을 열두 명의 할머니에게는 못다 이룬 꿈이 있다. 도전이 두렵지 않은 이들의 평균 나이는 놀랍게도 81세다. 75세 막내부터 90세 맏언니까지 주 7일을 마을회관에서 만난다. 두 다리로 걸어서 마을회관까지 나올 수 있으면 아직 팔팔하다고 말한다. 이들이 가장 해 보고 싶은 일은 '뮤직 비디오 촬영'이다.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지만 가장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다. 먹고살기 바빴던 젊은 나날을 뒤로 하고 '나'를 위한 남은 삶을 보내고 있는 이 할머니들은 함께 모여 사진 찍고 영화 촬영까지 했다. 건강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멋진 할머니들의 소식을 전해 들으며 궁금증이 생겼다. "어릴 적 하고 싶었던 일이 하나쯤은 있지 않았을까?"라는 궁금증이다. 발 빠르게 화정마을 열두 명 할머니와 만났다. 아니나 다를까 한평생 남몰래 가슴속에 꿈을 품고 살아왔다. "꿈이 뭐데요? 기자 양반, 우리는 가는 세월 못 잡고 나이만 많이 먹어버렸네요." 어릴 적 꿈이 뭐였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가장 먼저 돌아온 대답이다. 지금은 어릴 때부터 꿈이 있는 게 당연한 일이 됐지만 옛날에는 꿈을 가질 여유조차 없었다는 것을 짐작게 했다. 꿈이 뭔지도 모르고 바삐 살아온 할머니들은 일평생 간직하고 있던 꿈을 꺼내 놓기 시작했다. 세상에 처음 꺼내는 이야기가 부끄러운지 대답을 주저하는 것도 잠시, 다들 '꿈 보따리'를 풀었다. "지금은 너무 늦었고 다시 태어나면 여군이 되고 싶어. 그렇게 예뻐 보이드라고." 신옥리(83) 할머니는 경찰·군인이 되고 싶었다. 길거리에서 마주친 경찰과 군인을 보면 건강하고 멋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할머니는 다시 태어나게 된다면 공부를 해서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다. 꿈은 있지만 초등학교 1학년 때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학교 다니기도 어려워지면서 가슴속에 고이 간직했다. "연필 들고 뭐 적으려고 하는 것도 두렵고 무서워. 죽을 때까정 아마 꿈은 더 못 이루겄지. 그냥 딱 5년만 더 살라고" 최은주(79) 할머니의 꿈은 '공부'였다. 공부도 다 못 했던 할머니에게 꿈은 사치가 됐다. 한글을 다 익혀서 교회에 가서 성경 구절만 찾으면 좋겠다는 바람 하나였지만 이루지 못했다. 늦게나마 꿈을 이루고 싶어 주부학교에 다녔지만 금방 그만뒀다. 한 학기 배우고 다음 학기로 올라가던 찰나에 남편이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끝내 꿈을 포기하게 됐다. "그냥 부자가 돼서 쌀밥 한 그릇 가득 먹어 보는 게 소원이었지." 8남매인 조북현(81) 할머니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꿈을 가지는 일은 과분했다. 어머니 혼자 8남매를 키우는 탓에 먹고사는 게 우선이었다. 어머니를 도와 고구마 심어 살고 다른 가족 집에 가서 밥 먹는 게 일상이었다. 공부도 해 보고 싶었지만 쌀밥 한 번 배불리 먹어본 적 없는 할머니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 "시집만 잘 가고 싶었어. 꿈도 없어, 그냥 좋은 남편 만나고 싶었어." 이칠월(89) 할머니는 큰 욕심 없이 살았다. 주변 친구들이 시집을 잘 간 터라 본인도 시집 잘 가서 행복하게 잘사는 게 꿈이었다. 할머니는 꿈은 이뤘다. 좋은 남편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공부도 할 줄 모르고 그냥 살어. 이 나이 먹드라 그렇게 살았어." 이장순(90) 할머니의 꿈은 경찰이었다. 학교를 못 다니게 하는 부모님 때문에 공부가 뭔지도 잘 몰랐지만 텔레비전을 보면서 남몰래 경찰을 꿈꿨다. 잘 배워서 경찰이 되고 싶었지만 가슴속의 꿈으로 남았다. "양장점에서 일하고 싶었지. 엄마가 죽어도 나 못 갈친다고 그러는데 어쩌겄어." 최장금(78) 할머니는 양장점에서 일하는 게 소원이었다. 학교 문 앞은 가 본 적도 없어 공부에 대한 욕심보다는 할머니의 눈에 가장 좋아 보이는 양장점 일을 배우고 싶었다. 오빠·남동생 가르쳐야 해서 공부는 물론 꿈까지 일찍이 포기했다. "인자 늙어서 암 것도 못 혀. 하려고 해도 못 허고 이제는 뭐 하고 싶지도 않어." 박복순(89) 할머니의 꿈은 무용가였다. 어릴 적 동네에서 학교 다니는 사람은 겨우 3명이었다. 그래서 학교 안 가고 공부 안 하는 게 당연한 줄 알고 살았다.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무용가가 예뻐 보였던 할머니는 무용이 하고 싶었지만 여건이 안 돼서 꿈을 놔 줬다. "미싱자수, 나 진짜 그걸로 성공하고 싶었다니께. 근데 생각처럼 안 됐지. 이제 꿈도 없어." 이덕순(81) 할머니는 어릴 적 미싱자수를 배웠다. 미싱자수를 가르쳐 준 선생님과 잘 지냈지만 중간에 선생님이 서울로 올라가면서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미싱자수로 성공했으면 좋았겠지만 여러 여건상 그냥 그 길로 꿈을 접었다는 게 할머니의 설명이다. "공부도 못 허고 상황도 안 되니께 그냥 꿈 접었지. 그렇게 늙어버렸네." 오율례(75) 할머니는 여검사가 되고 싶었다. 13살에 본 영화 <검사와 여선생> 속에 나온 배우들처럼 검사가 돼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꿈뿐이었다. 형편이 어렵고 여건이 안 돼서 꿈을 접었다. "할 말 없어. 나는 그냥 남자 못지않은 여장부가 되고 싶었는디. 못 했지, 뭐." 이복순(76) 할머니는 꿈이 없다고 말했다. 남편이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면 하고 싶은 것도 했겠지만 일찍이 세상을 떠난 남편 없이 먹고살다 보니 꿈꿀 시간조차 없었던 것이다. 원하는 것은 여장부다. 말만 여자지 남자처럼 살고 싶다고 전했다. "나는 잘 먹고 잘사니께 자식들만 잘 살면 돼." 김정자(87) 할머니는 학교 가려면 10리를 걸어야 해서 학교 안 갔다고 고백했다. 학교 가라는 부모님의 권유에도 10리 걷는 게 걱정돼서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커서 남편을 만나 장사를 하면서 자식들을 키웠다. 숨 돌릴 만하니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 할머니에게 남은 것은 자식뿐이다. 할머니는 잘 먹고 잘사니까 이제 자식들 잘 먹고 잘사는 게 꿈이다. "중학교 못 들어가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러. 그게 내 한이여. 선생이 되고 싶었는디." 큰딸인 권복순(75) 할머니는 남동생을 가르쳐야 한다는 부모님 말에 중학교를 가지 못했다. 배웠다면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꿈만 컸을 뿐 중학교도 못 들어가 가슴속에 품고 살았다. 그게 평생의 한으로 남았다. 처음에 꿈이 없다는 할머니들은 온데간데없고 한바탕 꿈을 풀어 놓았다. 남몰래 눈물을 훔치는 할머니도 있었다. 한두 마디뿐이지만 남편·자식 등 가족을 위해 살아온 할머니들의 힘든 인생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꿈도 포기하고 '나'라는 사람보다 누군가의 자식,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온 할머니들은 지금을 살고 있는 청춘들이 '나'라는 사람을 위해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살길 바라고 있었다. 마치 인생 선배가 후배에게 하는 따뜻하지만 따끔한 조언 같았다. "젊은이들이 앞으로 큰 꿈 가지고 거짓 없이 진실했으면 좋겄어. 요즘 결혼도 안 한담서. 가정 꾸려서 좋은 일 나쁜 일 다 하고 살았으면 좋겄네. 한 번 사는 인생 희로애락은 다 겪어 봐야지 않겄어? 내 몫은 내가 챙기고. 살아 보니께 그게 최고더라고."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 기획
  • 박현우
  • 2025.01.01 18:00

[새해특집 : 뱀띠들 새해소망] "더욱 성장하는 2025년"

2025년 푸른 뱀(乙巳年·을사년)의 해가 밝았다. 을사년은 육십간지의 42번째로 청색의 ‘을(乙)’과 뱀을 의미하는 ‘사(巳)’를 상징하며, 청사(靑蛇)의 해라고도 불린다. 푸른뱀은 예로부터 새로운 시작과 발전을 의미한다. 뱀은 지혜롭고 신중한 동물로 여겨졌으며, 허물을 벗기 때문에 새로운 시작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전북일보는 을사년을 맞아 뱀띠 도민들(2013년생, 2001년생, 1989년생, 1977년생, 1965년생)을 찾아 새해 소망을 담아봤다. 군산당북초등학교 5학년 유익한(2013년생) "2024년은 동생들과 갈등도 많았고 새 학기때 발표를 잘 안하는 등 소심해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2025년에는 동생들과 더욱 사이좋게 지내고 발표도 잘하고, 친구들과 쾌할하게 잘 어울리면 좋겠습니다. 올해 대통령에 의해 계엄이 일어나고 비행기가 추락해 폭파사고도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이 시위도 하고 179명의 사람들이 죽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는 구불구불하게 가 아닌 우리의 먹잇감인 희망찬 미래를 향해서 갔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2025년에는 꼭 이루어지길 바라는게 있습니다. 저는 이제 6학년입니다. 저보다 어린 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싶습니다. 더욱더 성장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2025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전주대성초등학교 5학년 이유주(2013년생) "2025년도 우리 가족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친구들과 지금처럼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면서 성적도 향상됐으면 좋겠습니다. 2026년에는 중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에 중학교에 갈 준비도 잘하고 싶습니다. 제가 가고 싶은 중학교에 친구들과 같이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 2024년 한 해 동안 글쓰기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글쓰기에 재미를 많이 느끼고 실력도 향상된 것 같아서 2025년에도 꾸준히 글쓰기를 할 계획입니다." 전북대학교 재학 박유민(2001년생) "을사년, 뱀의 해를 마주했습니다. 2024년을 되돌아보면, 혼자가 아닌 타인과 함께 세상을 한 걸음씩 더 나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된 한 해였습니다. 25살을 온전히 맞이할 수 있었던 것도 제 일상을 채워주고 버틸 수 있게 해줬던 소중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무심코 건넨 작은 미소에 누군가의 하루를 밝힐 수 있으며, 사소한 배려와 따뜻한 손길 하나가 누군가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을 느낍니다. 2025년에는 자신만을 돌보는 데 그치지 않고, 타인에게도 더 많은 배려와 사랑을 전하며 살아가길 바랍니다." 전북경찰청 홍보계 박윤수 경사(1989년생) "2025년에는 전북경찰의 치안활동이 더욱 다각적으로 홍보되어 도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튼튼한 치안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특히,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보다 신뢰받는 경찰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제 막 15개월이 지난 귀여운 아들 박라온과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소중한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를 보내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가족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 평온한 일상을 이루고, 저 또한 직장과 가정에서 균형을 잘 맞추어 모든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제소방서 교동119안전센터 남궁근명 소방위(1977년생) "2024년은 나라 전체가 어수선했던 해였습니다. 안타까운 사고와 슬픈 소식이 많아 마음이 무거웠던 한 해였지만, 이러한 시간들을 통해 우리 모두가 서로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깨닫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가오는 2025년에는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들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또한, 저와 함께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소방 동료들 모두가 안전하게 근무하며, 건강한 모습으로 서로를 지지해주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따뜻한 온기와 연대감을 잃지 않고, 서로를 배려하며 함께 성장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모든 분들에게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전주교대부설초등학교 민환성 교장(1965년생) "새해에는 학부모님의 지지와 응원 속에 학생들의 인권과 선생님들의 교권이 조화롭고 균형이 있어 서로 존중하는 학교문화가 조성되며, 이미 실현된 의무교육과 함께 무상교육도 실현되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교육 취약계층의 학생들이 마음놓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교육에서만큼은 차별이 없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학교 교육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존중받아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고대 유대인들은 뱀을 가장 지혜로운 동물로 여겼습니다. 성경은 뱀같이 지혜로와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뱀의 지혜를 배우는 을사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사회일반
  • 김경수외(1)
  • 2025.01.01 17:59

[새해특집] 작지만 강한 우리마을-진안 봉곡마을 이야기

지방소멸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농촌 마을들은 고령화와 청년층 이탈로 존립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행정과 정치권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농촌 살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특별한 금전적 지원이나 파격적인 혜택 없이 원주민과 귀농·귀촌인이 어우러져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마을들이 있다. 가장 작은 행정 단위에서 시작된 이들의 도전은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소중한 실마리가 되고 있다. 전북일보는 올 한해 이 마을들의 사례들로 공동체의 가치를 되새기고, 지속 가능한 농촌 재생의 해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마을을 살린 귀농귀촌, 핵심은 ‘지속 가능한 정착’“태어나서 지금까지 마을에서만 살았어요. 주민 모두가 가족이자 공동체가 되어 마을을 아끼고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진안군 동향면 봉곡마을에서 나고 자란 이상철(68) 이장은 마을을 자랑스럽게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봉곡마을은 진안군, 무주군, 장수군의 경계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주민 수는 70여 명에 불과하다. 사방이 산지로 둘러싸여 외부와 극단적으로 단절된 이 마을은 지방소멸의 위기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소멸될 것만 같았던 봉곡마을은 귀농귀촌 운동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얻으며 변화의 길을 걸었다. 2005년 서울에서 귀농한 이재철 자치위원장은 아내와 함께 마을에 정착하며 빈집을 개조해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는 농촌 생활에 적응하면서 빈집을 활용해 귀농·귀촌인들을 불러 모았는 데 힘썼다. 이 위원장은 처음부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는가’보다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이 위원장이 정착할 당시 29가구에 불과했던 봉곡마을은 현재 34가구로 늘어났고, 이 중 17가구가 귀농·귀촌 가구다. 절반 이상이 외부에서 온 이주민들로 채워지면서 마을은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모든 것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도시의 개인주의 문화와 농촌의 공동체 문화는 근본적으로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을 활동과 교류가 필수적인 농촌의 공동체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난 도시 사람들이 많았다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재철 위원장은 귀농·귀촌인에게 마을 활동을 강요하지 않고, 각자의 속도에 맞춰 자연스럽게 공동체에 스며들도록 배려했다. 그는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오느냐가 아니라 누가 오느냐다. 농촌에 어울리는 사람, 오래 머물 사람을 맞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귀농·귀촌인들이 스스로 자리를 잡고 마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되, 지나친 간섭은 피했다. 이러한 배려와 소통의 자세가 봉곡마을이 지금까지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공동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봉곡마을봉곡마을은 단순한 ‘거주지’를 넘어 주민들이 함께 어울리며 문화를 공유하는 진정한 공동체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곳에는 ‘행복한 노인학교’, ‘학선리 마을박물관’, ‘문화공간 담쟁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함께하는 밥상’은 마을 공동체의 상징적인 프로그램이다. 주민들은 매일 마을 회관에 모여 점심을 함께 먹는다. 이곳은 단순한 식사 공간을 넘어 마을 소식을 나누고 유대감을 다지는 중요한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 농번기에는 젊은 주민들이 어르신들을 위해 반찬을 나누고 일손을 돕기도 한다. 행복한 노인학교는 젊은 주민들이 한글, 미술, 요가, 수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어르신들의 배움을 돕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연극 공연, 시집 발간, 작품 전시 등 문화 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해거름 갤러리’에서는 어르신들의 손길이 담긴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며, 이를 통해 어르신들의 자존감도 높아지고 있다. 학선리 마을박물관은 마을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주민들이 기증한 요강, 학생증, 주민등록증 등의 물품이 전시되면서 마을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이 박물관은 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외부 방문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리다봉곡마을이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핵심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주요했다. 쓰레기 분리수거와 자원재활용, 햇빛발전소 건립 등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마을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마을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 자체가 봉곡마을의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주민들은 직접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주제로 한 이 영화는 서툰 연기와 제작 과정에도 불구하고 마을 전체에 웃음과 감동을 전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2021년에는 ‘제8회 생생마을만들기 콘테스트’에서 문화·복지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그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봉곡이야기’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며 마을의 다양한 이야기를 온라인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이처럼 봉곡마을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공동체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귀농귀촌 정책, 봉곡마을에서 배우다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귀농·귀촌 지원 정책을 시행 중이다. 주택 마련 지원, 농업 교육, 기술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정착의 어려움으로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단순한 경제적 지원만으로는 농촌에 정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봉곡마을은 이런 정책의 한계를 넘어선 모범 사례다. 이 위원장은 "금전적 지원을 바라고 온 사람들은 오래 못버티고 떠나는 게 대부분이다"며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누가 이곳에 와서 얼마나 오래 머무를 수 있는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그들이 자연스럽게 마을에 녹아들도록 돕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봉곡마을의 사례는 귀농·귀촌 지원 정책이 단순한 일회성 지원이 아닌, 사람 중심의 정착 지원과 공동체 문화 활성화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작은 마을 봉곡의 사례는 지방소멸 위기를 맞은 모든 농촌 마을에 하나의 소중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 기획
  • 이준서
  • 2025.01.01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