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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있으라!'는 어른 말에 죽은 아이들! 그 애미, 아비도 이렇게 '가만있습니다'." 세월호 침몰사고 19일째인 4일 오전 9시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내 정부 공식합동분향소 앞에서 희생 학생 부모 10여명이 이틀째 침묵 속 피켓시위에 나섰다. 유족들은 '침묵'을 의미하는 하얀 마스크를 하고 옆으로 나란히 서서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을 향해 서 있었다. 두 손으로는 '제발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주세요', '나약한 부모에게 힘을 주십시오', '제 아이가 웃을 수 있게 진실규명 바랍니다'라는 글이 적힌 피켓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유족들은 전날 같은 시간에도 무언 시위를 했으며 '단원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 족 일동' 명의의 유인물을 조문객에게 배포하는가 하면 사고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을 요구했다. 조문을 마친 일부 시민은 침묵시위에 나선 유족들을 보고 안타까움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세월호 유가족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주관으로 진행하는 침묵시위에는 매일 1020여명의 유족이 교대로 참가하고 당분간 이를 계속할 예정이다. 대책위 측은 "여객선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정부의 늦장대응 비판하기 위해 시위를 시작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정부 공식합동분향소에는 휴일을 맞아 분향소를 찾은 가족단위 조문객의 애도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오후 1시부터 6시간 동안에 2만1천여명이 몰리면서 조문하기까지 30분이 넘도록기다려야 하기도 했다. 정부장례지원단은 이날 오후 9시까지 3만5천291명이 공식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총 누적조문객은 35만6천638명인 것으로 집계했다.
세월호 참사 발생 19일째인 4일 애타는 실종자 수색이 이어지고 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이날 시신 12구를 수습했다. 사망자는 248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는 54명이다. 사망자들은 4층 선수 좌현 및 중앙격실, 4층 중앙 통로, 3층 주방 옆 선원 식당등에서 발견됐다. ◇ 실종자 있을 것으로 보이는 64곳 중 61곳 1차 수색3층 객실 3곳 남아 구조팀은 설계도면을 토대로 세월호 내부를 격실 111곳으로 추정했다. 구조팀은 승객이 머무는 객실을 중심으로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64곳을 우선 수색 대상으로 골라 61곳을 수색했다. 현재 3층 중앙부 좌측 객실 3곳만 남겨두고 있지만 이곳은 애초 14명이 예약했던 곳이고 실종자는 아직 54명이나 된다. 구조팀은 공용공간을 짚어볼 계획이다. 로비, 계단, 매점, 오락실, 화장실 등 무려 47곳에 달한다. 구조팀은 오는 10일까지 기존에 수색한 공간 중에서도 다인실 등을 다시 수색하고 15일까지 모든 실종자를 찾지 못하면 1, 2층 화물칸도 뒤질 계획이다. 대책본부는 선체 인양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대책본부는 "만약 선체를 인양한다면 지금과 같은 방식의 수색구조가 끝난 뒤 가족과의 공감 아래 이뤄질 것"이라며"수색구조의 한 방편으로 검토하는 것이지 선박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박 대통령 진도 재방문"발생부터 수습까지 무한 책임 느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이후 두 번째로 진도를 찾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팽목항에 설치된 가족대책본부 천막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의 불만과 요구 사항을 비공개로 30여분간 들었다. 박 대통령은 "가족을 잃은 사람의 슬픔을 겪어봐 잘 알고 있다. 여러분이 어떠실지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면서 "실종자 분들의 생환을 기원했지만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분들이 많다. 여러분의 참담한 심정을 헤아리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구조작업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사고발생부터 수습까지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그동안 여기 계시면서 마음에 담아두신 이야기 해주시면 한시라도 빨리 조치를 하겠다"고도 말했다. 일부 실종자 가족은 박 대통령과의 면담 동안 울먹였으며, 천막 밖으로 간간이 고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후 팽목항에서 해경함정을 타고 침몰 지역으로 이동, 잠수사들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진행 중인 바지선으로 옮겨타 잠수사들을 격려하고 실종자 가족을 위로했다. ◇ '화물 과적' 청해진해운 물류 부장 구속 세월호 침몰 사고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4일 업무상 과실치사와 업무상 과실 선박매몰 등의 혐의로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 물류팀 부장 남모(56)씨를 구속했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류봉근 판사는 영잘 실질심사를 마치고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로써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구속된 사람은 이준석(69) 선장 등 승무원 15명을 비롯해 송국빈(62) 다판다 대표, 청해진해운 관계자 3명 등 모두 19명으로 늘어났다. 남씨는 세월호의 과적 사실을 알고도 방치하거나 무시함으로써 세월호를 침몰하게 해 단원고 학생 등 승객 수백명을 실종 또는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씨는 그러나 이날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화물 과적 사실을 알고 있었나?', '(화물량 축소에) 윗선의 지시가 있었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수사본부는 이와 함께 세월호 증개축공사 경위, 구명벌 정비 방법, 고박(화물을 고정하는 작업) 방법 등에 대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어 사법처리 대상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양경찰이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인명 구조를 위한 구조명령이 아닌 구난(선체 인양)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일면서 구조와 구난명령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4일 목포해경에 따르면 해경은 사고 직후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호', 천해지 조선소 등 3곳에 '구난명령'만 내렸을 뿐 공식적인 '구조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사람을 구하기 위한 구조와 조난 선박을 인양하는 구난은 개념이 다르다. 해경의 '해상 수색구조 매뉴얼'에 보면 '구조'는 '조난을 당한 사람을 구출해 응급조치 또는 그 밖의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안전한 장소로 인도하기 위한 활동'이 라고 규정돼 있다. 또 '구난'은 '조난당한 선박, 항공기, 수상레저기구 또는 그 밖의 다른 재산에 관한 원조를 위해 행하는 행위 또는 활동'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구난'은 조난 선박 인양을, '구조'는 조난당한 사람을 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해경은 해난 사고가 발생하면 '수난구호법'에 따라 구난구조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수난구호법 제29조의 '수난구호를 위한 종사 명령'에는 '구조본부장이나 소방관서장은 수난구호를 위해 부득이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필요한 범위에서 사람 또는 단체를 수난구호 업무에 종사하게 하거나 선박자동차항공기, 다른 사람의 토지건물 또는 그 밖의 물건 등을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구난명령은 선사와 관련된 업체에 내리고, 구조명령은 근처의 어선이나 화물선에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수난구호 업무의 종사명령에 불응할 때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이번 사고 과정에서도 해경은 선사 등 3개 업체에 구난명령을 내렸으나 공식적으로 구조명령을 내리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해경 측은 "사고 발생 즉시 인근 항생 선박에 사고 사실을 알리고 구조지원을 요청했고, 화물선 3척과 조업 중인 어선들을 개별적으로 호출해 수난구호(인명구조) 종사명령을 발했다"며 "그 밖에도 한국해양구조협회에 구조지원을 요청하는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수난구호 종사명령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야, 너는 엄마 보고 싶지 않니, 엄마가 이 렇게 기다리는데 왜 거기에 있니." 세월호 침몰 19일째인 4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 선착장. 실종된 안산 단원고생의 한 어머니가 바다를 바라보고 앉아 목놓아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불러도, 불러도 대답없는 아들에게. 절망보다 더 힘든 것은 아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얼굴을 감싼 어머니의 오열은 한동안 계속됐다. 혹시나 모를 사고에 대비해 옆을 지키던 여경에게도 이 순간은 어머니의 마음과 다를 수가 없다. 고개를 돌려 애써 눈물을 삼켜보지만, 눈가를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은 어쩔 수 없다. 행여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지나 않을까, 저러다 쓰러지지나 않을까, 아내 곁을 지키는 남편은 연방 담뱃불만 붙였다. 사고 19일이 지나도록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답답함이 팽목항을 짓누르고 있다. 한 실종자 아버지는 망부석처럼 바다만 바라보며 충혈된 눈을 매만졌다. 팽목항에 남은 가족들은 더딘 수색작업에 대한 격한 감정을 그대로 쏟아냈다. 이날 낮 박근혜 대통령이 팽목항을 다녀갔지만, 정부에 대한 불신의 골은 여전히 깊었다. 한 아버지는 "대통령이 온다고 뭐가 달라지느냐"며 대통령과의 면담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학부모는 "도대체 우리가 기다린 시간이 얼마인가"라며 반문하고 "제발 끝까지 구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달라"고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실종자 가족 사이에는 시신도 못 찾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도 커져만 갔다. 40대 남성은 "우리 딸이 저 깊은 바다에 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라며 긴 한숨을 토해냈다. 한 학부모는 새로 붙은 사망자 수습 명단을 보고 '아들을 찾은 것 같다'며 고개를 떨군 채 서둘러 발걸음을 돌렸다. 가족들이 절망의 끝으로 내몰리는 가운데 단원고 교사들이 연휴기간에 진도를 찾아 아픔을 나누고 있다. 현재 진도 팽목항에는 단원고 교장, 부장급 교사 등 2명이 상주해 있다. 교사 40여명이 이번 연휴에 진도에서 가족을 돕거나 도울 예정이다. 김진명 단원고 교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가족을 돕는 일 뿐"이라면서 배를 타고 사고 현장으로 떠났다.
"제발 (열차가) 서라 서라, 서주기만을 바라면 서 기다렸습니다. " 지난 2일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선행 열차와 추돌한 후속 열차의 기관사엄모(46)씨는 사고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비상 상황을 감지하고 오른손으로 비상제동장치를 꽉 잡은 상태에서 추돌한 탓에 오른쪽 어깨를 심하게 다쳐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수술을 받고 4일 일반실로 옮겨 회복 중인 엄씨는 연합뉴스 기자에게 사고 전후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서울시가 3일 브리핑에서 신호기 고장이 사고 원인이라고 했고 엄 기관사 역시같은 견해를 밝혔다. 승강장에 선행 열차가 정차 중이면 진입 전 신호기 3개가 후속 열차를 기준으로 '주의정지정지'로 표시돼야 했지만 사고 당일엔 '진행진행정지'로 표시돼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엄 기관사는 "곡선 구간을 도는 순간 빨간 불이 보여 바로 비상제동을 걸고 조금이라도 더 멈추기 위해(제동거리를 줄이기 위해) 보안제동까지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동을 걸고 나서는 그저 핸들을 꼭 잡고 차가 멈추기만을 기다렸다고 한다. 그는 빨간 불을 보고 지체 없이 비상제동을 걸었다면서 "기관사라면 본능적으로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운행할 때 신호기(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운행 때 기관사들이 신호기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기관실엔 전후방역 열차운행위치를 알려주는 모니터가 없기 때문이다. 정일봉 서울메트로 동대문승무소장은 "승객들이 열차를 타기 전에 보는 전후 열차 위치 표시는 최근 지하철 승강장에 많이 설치됐지만 열차 기관실은 1980년대 열차 도입 당시 시스템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해당 모니터를 갖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2006년부터 기관사 생활을 시작한 엄 기관사는 이번 사고 때와 같은 '진행진행정지' 신호 표시는 처음 봤고, 비상제동을 건 것도 입사 초에 선로를 건너는 사람을 발견했을 때 외엔 처음이라고 전했다. 엄 기관사가 비상제동을 걸었을 때 열차의 운행속도는 시속 68㎞였고 비상제동 후 128m를 더 가서 시속 15㎞ 상태에서 선행 열차와 추돌했다. 정 소장은 "원래대로라면 비상제동을 걸고 나서 194m를 이동했어야 하지만 엄 기관사가 보안제동을 추가로 해서 제동거리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비상 매뉴얼에도 보안제동을 쓰라는 내용은 없는데 엄 기관사가 침착했다"고 말했다. 엄 기관사는 추돌 후 다친 상태에서 가장 가까운 칸에 가서 승객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는 "승객들이 많이 넘어진 상태였다"며 "저만 괜찮으냐고 묻는 게 아니고승객들도 저한테 '아유, 다친 데 없느냐'고 물어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엄 기관사는 전기가 나가 아수라장이 된 끝쪽 칸의 승객들을 대피시킨 후 기관실로 돌아와 충격이 적었던 앞쪽 칸의 문을 열고 '뒤쪽은 내릴 수 없으니 앞쪽으로 이동해달라'고 안내방송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전 탓에 끝쪽에선 방송이 들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엄 기관사는 "사고 상황에서 무전이 되지 않아 휴대전화로 관제소에 전화를 했는데 (관제소가) 아직 모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관제소가 사고를 처음 인지한 건 사고 2분 후 상왕십리역 승강장에 서 있던 승객이 승강장의 비상전화로 신고했을 때다. 일부 승객은 대피 안내 전 비상문을 열고 내렸지만 관제소가 외선 열차의 운행을 바로 중단시켜 다행히 추가 사고는 없었다. 엄 기관사는 "지시에 잘 따라준 승객들에게 고마울 뿐"이라며 "계속 이렇게 있을 수는 없다. 털고 일터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군 팽목항을 찾아 실종자 가족을 만난 4일 실종자 가족대책본부 천막 주변에는 순간 긴장감과 적막감이 맴돌았다. 낮 12시 5분께부터 시작된 박 대통령과 실종자 가족 간의 면담은 30여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주차요원이 적힌 조끼를 입은 경호요원과 경찰이 1m 간격으로 서서 일반인들의 천막 접근을 가로막았다. 천막 안에서는 이따금 고성과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 탄식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한 실종자 가족은 "지금 가서 보세요. 형체도 못 봐요. 형체가 없어졌어요. 부모로서 형체도 못 알아본다는 게 어떤 심정인지." 하며 말을 못이었다. 실종자 단원고 학생의 어머니로 추정됐다. 천막 밖에서는 뒤늦게 도착한 두 아버지가 실종자 가족인 줄 모르고 제지한 경호원에게 고함을 쳤다. "나 사고 해역 갔다 왔어. 부모 마음을 알아? 너희가 아느냐고." 아버지들은 가슴을 치고 비틀대며 천막으로 들어갔다. 좁은 천막 안에 미처 다 들어가지 못한 실종자의 친척들은 천막 가까이에 서서 지친 듯 서로 어깨에 얼굴을 가만히 묻고 있었다. 면담이 끝날 때까지 밖에서는 별다른 구호도 돌발 행동도 없었다. 검은 옷을 입은 여성 2명은 천막에서 20여m 떨어진 곳에 서서 '아이들도 못 지키는 나라 따윈 필요 없다. 목숨보다 돈인가! 사람이 먼저다'라는 피켓을 들었다. 면담을 마치고 박 대통령은 천막에서 나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임시시신 안치소가 마련된 부두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어 남은 실종자 가족은 지친 모습으로 천막에서 나왔고, 밖에 남아있던 사람들도 말없이 각자의 자리로 뿔뿔이 흩어졌다. 한 실종자 아버지는 회의를 마치고 나온 해군본부 김판규 인사참모부장(소장)에 게 "다 알고 있어요. 여러분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제발 아이 좀 구해주세요"라고 부탁하며 김 소장의 두 손을 꼭 잡았다.
세월호 실종자 구조수색에 동원된 소나(Sonar 수중음향탐지기)가 소기의 역할을 할지 기대되고 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4일 "지난 1일 해저탐사용 사이드 스캔 소나(Side Scan Sonar)로 일대 해역을 1차 조사한 결과 사고 지점 남쪽 500m 거리 해저에서 쇠 파이 프로 추정되는 6m 길이의 물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소나는 수중에서 초음파를 발사해 반사되는 파동으로 물체를 감지하는 장비로,일반적으로 하방을 확인하는데 사이드 스캔 소나는 선박 등의 옆에 장착 측방을 확인하기 때문에 사이드 스캔이란 말이 붙었다. 한국해양과학연구원 최동림 박사는 "발견된 물체가 거리상 세월호 유실물로 추정하고 있으나 아닐 수도 있다"며 "이번 주에 이 주변을 정밀 조사해 전반적인 형태등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양과학연구원은 사고 해역에서 남북 20km, 동서 16km까지 펼쳐진 총 284㎢의 구역 중 지난 1일 1차 조사에서 3분의 1에 달하는 84㎢를 '사이드 스캔 소나'를 장착한 선박으로 수색했다. 최 박사는 "소나는 기본적으로 수색구조를 위한 해저 환경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1.52m 길이의 물체 식별이 가능하다"며 "이론적으로는 가라앉은 시신에 대한 탐색이 가능하지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영역이라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16일부터 국립해양조사원과 함께 인근 지형과 수심, 해류를 조사한결과 사고 해역은 서쪽이 얕고 동쪽이 깊은 지형으로 평균 3747m의 수심 분포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 곳곳에 설치된 여객선 침몰사고 희생자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이 100만명을 넘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 장례지원단(정부 장례지원단)은 지난달 23일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임시합동분향소를 설치한 뒤 지난 3일까지 11일 동안 조문객 수는 모두 102만5천611명이라고 4일 밝혔다. 이 가운데 30%인 32만1천347명은 안산 정부 공식합동분향소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누적 조문객 수는 임시 및 공식합동분향소가 설치된 경기도가 22만2천862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 14만4천208명, 전남 6만2천264명, 충남 5만990명, 부산 3만4천469명 등이다. 분향소는 경기도 37곳, 전남 18곳, 충남 16곳, 서울 및 강원도 13곳, 울산 5곳 등으로 전국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날도 공식합동분향소에는 오후 1시까지 1만31명이 조문하는 등 연휴를 맞아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공식합동분향소에는 학생 175명과 교원 4명, 일반 탑승객 24명 등 모두 203명의 영정이 안치되어 있으며, 이날 희생학생 10명의 발인이 진행됐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두 축인 검찰과 해경이 수사 과정에서 잇따라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2일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는 사고 이튿날인 지난달 17일부터 다음 날까지 목포해경 한 수사관의 아파트에서 머물렀다.당시 이씨는 승객들을 두고 가장 먼저 탈출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된 상태였다.그러나 검찰은 해경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안상돈 광주고검 차장검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경의 행동에 대해 보고받았느냐'는 질문에 "보고받지 않았다"고 말했다.안 차장검사는 "영장이 발부돼 체포하거나 구속되기 전 상태인 피의자에 대해서는 신병을 강제할 방법이 없다"며 "다만 잠적하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소재나 동향을 관찰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결국, 해경이 이 사실을 검찰에 보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수많은 인명 피해를 가져온 피의자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해경과 검찰의 엇박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해경은 지난달 28일 세월호 침몰 당일(지난달 16일) 사고 현장에 처음 도착한 목포해경 소속 경비정 123정의 한 직원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9분 45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영상에는 선장 이씨 등 승무원 탈출 과정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그러나 사고발생 13일째에 뒤늦게 영상을 공개하면서 검찰과 상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해경이 영상을 공개한 날은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목포 해경 상황실을 압수수색한 날이었다.안 차장검사는 당시 해경의 영상 공개와 관련해 "증거 자료가 확보되면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누가 어떤 경위로 (영상을) 공개한 지 모르고, 앞으로 공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리때 마지막 날이자 세월호 참사 발생 17일째인 2일. 최대 유속이 초속 2.4m에 이르는 등 거센 물살이 여전히 수색작업을 어렵게 하고 있지만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이날도 35층을 대상으로 수색을 벌였다.그러나 사고 지점에서 4㎞가량 떨어진 곳에서 여학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되면서 시신 유실에 대한 우려가 커져 대책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잠수사 103명을 대기시켜 3층식당과 주방, 4층 선수 중앙 격실, 5층 로비를 수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대책본부는 승객이 많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우선 수색한다는 방침에 따라 전날부터 3층을 집중수색 대상에 포함했다고 덧붙였다.구조팀은 이날 오전까지 전체 111개의 선체 공간 중 46곳에 대한 수색을 완료했으며 시신 5구를 추가로 수습, 사망자가 226명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지난달 30일 사고 현장으로부터 2km 남짓 떨어진 곳에서 시신이 발견된 데 이어 이날은 현장에서 반대 방향으로 4㎞가량 떨어진 곳에서도 시신이 인양됐다.30㎞가 넘게 떨어진 곳에서는 가방과 슬리퍼, 잠옷 등 실종자 유실물이 발견되기도 했다.따라서 시신 유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정부는 시신 유실을 막고자 어민의 금어기를 일시 해제하고 인근 지역의 낭장망그물 489개(틀)를 사고 수습 때까지 계속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또 인근 무인도 211곳은 어선 213척을 동원해 수색하기로 했다.대책본부는 그동안 사고해역 중심에는 유자망을 설치하고, 맹골수도 앞뒤로 8km와 15km 지점에는 쌍끌이 어선, 신안 가거도-추자도 해역에는 어업지도선이 수색하도록 하는 시신 유실 방지 '3중막' 대책을 마련해 시행해 왔다.검경 합동수사본부가 과적 등과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선박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한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 이사와 물류팀장 등 2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오전 진행됐다.이들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면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합동수사본부에 구속된 승무원 등 관계자는 17명으로 는다.수사본부는 또 세월호 침몰 이후 실제 화물량을 조작한 혐의로 청해진해운 물류부장 남모(56)씨를 이날 추가 체포했다.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1차 출석 요구에 불응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혁기(42)씨와 측근들에게 이날 2차 소환을 통보했다.소환에 다시 불응하면 여권을 무효로 하고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등 강제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소환이 늦어지면 장남 대균(44)씨와 유 전 회장을 먼저 부르는 방안도 신중히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수사팀은 유 전 회장 일가 계열사인 국제영상 대표이사를 맡은 탤런트 전양자(본명 김경숙)씨를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전날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유 전 회장의 측근 송국빈(62) 다판다 대표이사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예정이다.검찰과 별도로 금융감독원은 청해진해운 관계사에 대출해 준 신협을 포함해 농협조합, 새마을금고에 대해 담당 부처 협조를 받아 부실대출 여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종교지도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큰 국민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도 참담한 심정"이라며 "실종자를 구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또 제대로 된 시스템도 만들고, 대안을 갖고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말씀드리는 게 도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안산과 서울 등 곳곳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이날도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으며 단원고 교사들은 연휴 기간 진도를 방문 해 실종자 가족을 도울 예정이다.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 못난 엄마를 용서하지 마라." 아들이 아직 차디찬 바닷속에 있다는 어머니는 통곡했다. 아들의 따뜻한 얼굴을 어루만져본 지 보름이 넘었다. 아침에는 미역국에 밥을 말아 먹었다. 자원봉사자가 "이렇게 안 드시면 쓰러진다"고 식사를 권했다. 국 한 그릇에 기어코 눈물을 쏟아냈다. 몇 숟가락을 꾸역꾸역밀어 넣었다. 밥을 먹고 잠을 자는 자신이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이젠 아들의 얼굴을 알아볼자신이 없다. 이런 자신이 밉다고 했다. 수학여행 갈 때 용돈을 넉넉하게 쥐여주지 못한 게 한으로 남을 것 같다. 그토록 많은 눈물을 흘렸지만, 흘릴 눈물이 아직도 남아 있다. 가슴 한켠에서는 울분이 터질듯하지만 어디다 토해낼 곳이 없다. 어머니는 오늘도 남편 모르게 팽목항 오른쪽에 있는 등대로 가 쏟아도 쏟아도 끝이 없는 눈물을 또 쏟아냈다. 세월호 참사 발생 17일째인 2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의 모습이다. 팽목항에서도 등대가 자리 잡은 곳은 통곡과 절규, 울분을 토해내는 공간으로 변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다른 사람들의 눈치 보지 않고 통곡하고 울분을 쏟아낼 수있는 곳이다. 현장을 지키는 경찰관은 "가족들이 날이 어두워지면 등대로 와 혼자 울면서 슬픔을 토해내고 있다"면서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하고 있지만 가슴 속으로 함께 운다"고 말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바람에 나부끼는 노란 리본을 하염없이 어루만졌다. 새봄의 상징인 노란 빛깔이지만 리본에 새겨진 것은 응축된 슬픔이다. 평소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들도 팽목항 한쪽에 마련됐다. 가로 3m세로 50㎝ 크기의 제단에는 바닷속에서 춥고 배고팠을 아이들을 위해 간식이 놓였다. 우유와 치킨, 바나나, 콜라, 과자에다 추운 데서 떨고 있을 자식들을 생각한 듯양말, 핫팩 등등까지 한 상 가득 차려졌다. 한 실종자 어머니는 팽목항의 끝 자락에서 쪼그려 앉아 우유를 뿌렸다. 춥고 배고플 아이 생각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불교 신자인 실종자 가족이나 자원봉사자들도 이곳을 찾아 사고 해역 쪽을 바라보며 실종자 귀환을 기도했다. 슬픈 기다림은 언제나 끝날까. 실종자 가족들은 마를 것 같지만, 결코 마르지 않은 눈물을 쏟아내며 또 하루를 보내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17일째. 기약없는 잔인한 기다림을 이어가는 실종자 가족들과 간신히 살아남아 바다에 남은 친구와 제자를 기다리는 단원고 교사, 학생들이 있다. 살아남은 자들의 기다림. 그러나 죽어서도 슬픈 기다림을 이어가는 어머니가 있다. 세월호 사고 현장에서 승객들의 도움으로 홀로 구조된 권모(6)양의 어머니 한모(29사망)씨다. 사고발생 8일 만인 지난달 23일 밤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건만 그녀는 여전히 팽목항에 홀로 남아 '통곡의 바다'를 바라보며 눈물 흘리고 있다. 남편과 아들을 사고현장에 두고 홀로 가지 못하는 까닭이다. 잠수사에 의해 발견된 뒤 10일이 다 되도록 팽목항 임시안치소에서 그 어느 누구도 짐작조차 하지 못할 슬픈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다. 이사문제로 하루가 지체되는 바람에 타게된 세월호는 단란했던 4인 가족의 비극을 초래했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한씨는 서울에서의 힘든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에서 감귤 농사를 지으려고 귀농을 결정한 뒤 아이들, 남편과 함께 이사를 하던 도중 변을 당했다. 사고 당시 한씨는 마지막까지도 어린 딸을 구하기 위해 구명조끼를 입히고 등을 떠밀어 권양의 탈출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막내딸은 구했으나 정작 한씨는 남편, 아들과 함께 세월호를 빠져나오지 못했다. 한씨의 사고 소식을 듣고 한국으로 달려온 아버지 A(68베트남)씨도 전남 진도군 실내체육관과 사촌 집 등에 머물며 사위와 손자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내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남편의 형 권씨는 "제수씨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곧 동생과 조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기다리는 소식은 없고 벌써 열흘이 지났다"며 "부디 편히 저세상으로 갈 수 있도록 하루빨리 찾게 해달라"고 바랐다. 한편, 권씨와 A씨 등 유족은 실종된 권씨와 아들의 생사가 확인되는 대로 시신을 서울로 옮겨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지난달 결산을 해보니 평소보다 돈이 남더군요.이 돈은 제 돈이 아닙니다" 안산에서 제일장례식장을 운영하는 박일도(59) 대표는 2일 단원고등학교에 장례식장 운영 수익금 5천만원을 기탁하고 나오면서 이렇게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지난달 결산을 한 뒤 평소보다 늘어난 이익금 5천만원을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데 써달라며 단원고에 기부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장례식장을 운영하면서 부모잃고 우는 상주는 많이 봤지만 이 번엔 자식잃고 오열하는 어머니와 숨어서 우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봤다"며 "사업이 망해도 좋으니 이런 장례는 치르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온국민이 아파하는데 수익이 난 것을 보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작은 보탬이나마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가 되는데 쓰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상주 입장에서 장례를 치르자는 것이 사업신조라는 박 대표는 이번 사고를 겪으면서 유난히 공무원들과 마찰을 빚었다고 한다. 그는 "지난 17일간 상주 입장에서 함께 울고 아파했다"며 "유족들이 필요로할 때 공무원들이 항상 자리에 없는 것에 더 격분해 화를 내곤 했다"고 전했다. 사고 이후 단원고 학생 30여명의 장례를 치른 박 대표는 정부를 향해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총리님, 신원 확인소에 들려 시신을 꼭 보시고 가주세요." 지난 1일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한 정홍원 총리에게 한 실종자 가족이 애원하며당부했다. 구조수색작업이 장기화하면서 일부 시신은 신원 확인이 힘들 정도니 수색을 서둘러달라고 간절히 요청했다. 실종자 가족들의 불안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시신유실 방지 전담반까지 구성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신유실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2일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세월호 침몰 지점에서 남동쪽으로 4.5㎞가량 떨어진 곳에서 여학생 시신이 발견됐다. 사고 지점에서 제주도 방향으로, 이틀 전 여학생 시신이 발견된 곳과는 정반대다. 유실 거리도 지난달 30일 2km 남짓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시신보다 훨씬 더 멀리 떠밀려갔다. 대책본부는 다만, 이 여학생은 선내에서 수습한 뒤 나오던 과정에서 잠수사가 놓쳐 물살에 떠내려갔던 것이다고 설명했다. 결국 1시간 30여분 만에 4km 이상 떠밀려 갈 정도로 물살이 센 곳임이 확인된 셈이다. 유실물도 대거 발견되고 있다. 전날 외병도 근해에 설치한 닻자망에서 침대 매트리스 2점과 작업복 1점이 수거됐다. 외병도는 사고해역에서 15km 남짓 떨어진 곳이다. 대책본부가 2단계 차단망으로 닻자망을 8km 폭으로 설치한 곳이다. 2단계 차단망을 벗어난 곳에서도 유실물이 무더기 발견되고 있다. 가방, 슬리퍼, 잠옷 등이 수습된 진도군 지산면과 금갑 해안은 사고해역에서 북동쪽으로 30km가 넘는 곳이다. 3단계 수색반경이 신안 가거도에서 추자도 해역(4060km)인 점을 고려하면 유실물이 흘러간 거리를 짐작할 수 있다. 사고 당일인 지난달 16일에는 사고해역에서 7km 떨어진 서거차도에 대형 컨테이 너 2개가 떠밀려오기도 했다. 유실된 시신이 차단망을 벗어났을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특히 시신 유실이 가장 우려되는 점은 그물 설치 등이 사고 발생 7일째에야 이 뤄졌다는 점이다. 침몰 직후는 물살이 센 사리때여서 배 안에서 시신이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크다. 실종자 수색 초기에 시신 40여구가 세월호 주변에서 수습된 점도 이 같은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 1993년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 때는 발생 16일 만에 사고현장에서 32km가량떨어진 곳에서 시신이 수습되기도 했다. 팽목항을 지키는 한 실종자 가족은 "온전한 자식의 얼굴이라도 봐야 할 텐데.못찾으면 어떡해"라며 눈물을 쏟았다. 한 실종자의 아버지는 "더 이상 '살려달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시신만이라도 찾아달라"며 절규했다. 시신 유실 방지를 위한 대책본부의 노력도 필사적이다. 전담반을 구성한 대책본부는 접근이 쉽지 않은 사고해역 인근 211개 무인도 부근에 진도지역 어선 213척을 동원 수색하고 있다. 이달 16일부터 금어기여서 철거해야 할 낭장망(조류에 의해 들어간 고기를 잡는 긴 자루 같은 그물) 489틀(개)도 설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선 3척은 사고해역 외곽 신안 가거도와 추자도 해역(4060km)을 수색중이다. 정총리는 앞서 수협중앙회장과 진도군수협조합장에게 모든 어민(어선)을 동원해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인접 신안과 해남 지역에서는 자발적으로 수색에 참여하는 어민들도 늘고 있다. 대책본부는 이와는 별도로 주변 해역에 시신 등이 떠밀려 올 것에 대비, 해안순찰을 강화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시신 유실에 대비해 일본과 중국에 신원불상 시신이 떠밀려오면 연락해줄 것을 요구하는 등 국제공조도 강화했다"고 밝혔다. 서해훼리호 침몰사고 때는 발생 25일 만에 희생자 279명의 시신을 모두 인양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사건 때는 46명 중 6명을 끝내 찾지 못해 가족들의 애를 태웠다.
"휴지로 눈물 닦으세요."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17일째인 2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 좌우측 출구로 조문을 마친 시민이 하나 둘 걸어나왔다. 조문객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눈물을 훔쳤고 목놓아 소리 내 울기도 했다. 슬픔에 젖은 조문객들은 출구에 있던 안산시자원봉사자들이 건네는 휴지로 눈물을 닦으며 마음을 추슬러 보았지만, 추모메모지 수백장이 붙은 게시판 앞에서 또다시 눈물을 쏟았다. 한 자원봉사자는 "정부합동분향소가 마련되고 눈물을 흘리는 조문객을 가만히 보고있자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비록 휴지 한조각이지만 많은 분께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분향소를 찾는 발길은 근로자의 날에 하루 동안 3만명이 넘은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줄었지만, 희생자 넋을 기리는 조문객들의 마음과 슬픔만큼은 같았다. 분향소 곳곳에 흰색 텐트를 차린 종교계도 애도에 동참했다. 천주교 수원교구는 오전 10시 분향소 옆 야외음악당에서 500여명이 넘는 신자가 참석한 가운데 위령미사를 열어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기도했다. 정부합동 분향소 설치 후 매일 위령미사를 한 수원교구는 오후에도 미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기독교, 원불교, 불교 등도 분향소를 찾은 희생자 가족을 위로했다. 안산기독교연합회 유재명 회장(빛나교회 목사)은 "사고 후 긴급기도회와 교단별기도회를 열고 있다"며 "전국적인 애도 분위기에 맞춰 희생자와 실종자, 그의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현재 모두 26만여명의 조문객이 분향소를 찾았으며, 9만3천여건의 추모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으로 정신없는 틈을 타 중국 어선들이 인천 연평도 앞바다를 점령하고 있다. 본격적인 조업 철을 맞아 지난달 10일께부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중국 어선120여척은 어느새 선단을 이뤄 연평도 앞바다에 진을 쳤다. 이들은 날씨 좋은 주간 시간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에 꿈쩍도 않고 머물다가, 안개 낀 날이나 야간에 이남으로 넘어와 우리 어자원을 싹쓸이해 가고 있다. 연평도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인천해경 특공대는 세월호 침몰사고 수습을 위해 진도 현장에 파견됐다. 대신 122구조대가 투입돼 불법 조업을 단속하고 있다. 연평도 주민 황 모 씨는 2일 "너무 가까이 오면 군에서 퇴거 명령 방송도 하지만 중국 어선들은 다 무시한다"며 "얼마나 가까이 진을 쳤는지, 날씨 좋을 땐 어선에서 하는 말소리까지 들린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연평도 어민들은 중국 어선들이 황금어장을 다 쓸어가 잡을 게 없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안강망 어선을 타는 박모(59)씨는 "낮에는 중국 어선들이 NLL 이북에 있어 단속할 수 없고, 밤엔 너무 어둡고 위험하니까 해경도 손 쓰지 못하고 있다"며 "한 달 동안 100척이 넘는 중국 어선 중 12척 정도 검거하는 걸로 아는데 이게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져도, 군에서 경고사격을 해도 도대체가 꿈쩍도 하지않는다"며 "중국 어선들이 저인망 싹쓸이 어선으로 황금어장을 다 쓸어간다고 보면 된다"고 울상을 지었다. 그는 "최근엔 해안가에서 돌팔매질하면 중국 어선이 맞을 정도로 가깝게 와 있다"며 "이럴 거면 차라리 서해 5도를 남북 공동어로구역으로 만드는 게 낫다"고 하소연했다. 통발어선 선주인 장 모 씨는 "그제 보니까 해안가에서 중국 어선들이 200300m정도 떨어져 있더라"며 "해경이 해군과 함께 가끔 NLL 인근까지 나가서 단속하는데 그때 잠깐 이북으로 피했다가 또 내려온다"고 했다. 인천해경의 한 관계자는 "중국 어선 불법 조업 단속에 공백이 없도록 122구조대를 특공대와 똑같은 인원수로 교대 투입하고 있다"며 "현장 인력으로부터 보고받은 바로는 어선들이 그렇게까지 앞에 나와 있진 않은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17일째인 2일 승객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선내 345층에 대한 전반적인 수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은 잠수사 103명을 대기시켜 3층 식당과 주방, 4층 선수 중앙 격실 및 5층 로비를 수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승객이 많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우선 수색한다는 방침에 따라 3층을 전날부터 집중 수색 대상에 포함했다고 말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지난달 21일 3층 로비 수색을 거쳐 3층 식당의 진입로 를 찾았지만, 장애물로 23일 새벽에서야 진입에 성공했다. 진입 이후에도 내부에 떠다니는 장애물로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책본부는 애초 이번 주말까지 승객이 많고 문이 바로 열리는 곳을 중심으로 1차 수색을 마무리하고 2차로 장비로 문 개방을 시도할 방침이었으나 가족의 요청에 따라 사실상 1,2차 수색계획을 병합해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구조팀은 이날 새벽 3층 로비와 4층 선수 중앙 격실에서 4명을, 사고 해역에서 남동쪽으로 4km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1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합동구조팀은 총 111개의 공간 중 64개 객실에 사람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 중이며 이날 오전 현재 46곳의 수색을 완료했다. 오전 10시 현재 사망자 수는 226명이다. 대책본부는 또 수색 장기화로 잠수사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일부가 부상함에 따라 추가 투입할 수 있는 잠수 인력을 준비하고 있다. 대책본부는 민간자원잠수사들의 신청을 받아 인력 풀을 만들고 있다. 수색 범위와 수심 정도에 따라 인력 투입 계획은 변동이 가능하다.
사리때 마지막날인 2일 거센 물살 속에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사고 발생 17일째인 이날 해역에는 오전까지 초속 69m, 오후 들어서는 711m의 바람이 불고 바다의 물결은 0.51m로 일 것으로 예보됐다. 기온은 9.423도로 분포될 전망이다. 물살은 전날처럼 최대 유속이 초속 2.4m로 거세 수색을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 시신 유실 우려 커져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3층 식당과 주방, 4층 선수 중앙 격실, 5층 로비를 중심으로 수색할 방침이다. 구조팀은 이날 오전 시신 5구를 추가로 수습해 현재 사망자는 226명, 실종자는 76명이다. 특히 세월호 침몰 지점에서 남동쪽으로 4㎞가량 떨어진 곳에서 여학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떠내려간 거리가 먼 데다 이틀 전 발견된 시신과 흘러간 방향도 반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수색 작업이 장기화하면서 시신 유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달 30일에도 사고 현장에서 2km 남짓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진도군 지산면과 금갑 해안가에서는 가방, 슬리퍼, 잠옷 등 유실물 23점이 발견됐다. 시신 유실 방지 전담반(TF)은 사고 해역 인근 211개 무인도에 접근이 쉽지 않아 진도 지역 어선 213척을 동원해 수색을 강화하기로 했다. ◇ 청해진해운 이사물류팀장 영장 실질심사 과적과 관련해 체포된 청해진해운 해무이사 안모(59)씨와 물류팀장 김모(44)씨에 대해 청구된 구속 영장 실질심사가 오전 10시 50분 열린다. 영장이 발부되면 구속자는 17명으로 늘게 된다. 승무원(15명)을 빼고는 처음이 다. 이들에게는 업무상과실 선박매몰 등 혐의가 적용됐다. 수사본부는 세월호 침몰 원인에 과적과 증축 등 과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단계별 관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의 공동정범으로 규정했다. 김씨는 특히 사고 소식을 접한 뒤 과적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 화물량을 축소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씨는 세월호 증축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고철 판매대금 3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네덜란드 업체를 용역사로 선정해 실종자 수습과 구난방안을 자문했다. 업체는 이달 중순까지 자문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세월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희생된 죽마고우 청년들의 장례식이 이틀 연이어 열렸다. 전날 방모(20)씨 발인에 이어 2일 오전 이모(19)씨의 영결식이 인천 가천의대 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유족과 이씨의 친구대학 동문, 송영길 인천시장 등 100여명이 자리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씨와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러 세월호에 올랐다가 구조된 친구와 전날 아들을 떠나보낸 방씨의 아버지도 자리를 지켰다. 장례식장 2층 빈소에서 내려와 지하에 위치한 입관실에 들른 뒤 시신을 운구차에 태우기까지 부모는 거듭 무너졌다. 운구를 맡은 이제 막 스무살 안팎의 청년들은 눈물을 삼키는 모습을 보였다. 통곡과 오열 속에서 고인을 태운 운구차는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유족을 태운승용차와 45인승 버스 2대도 함께했다. 운구차는 이씨의 집과 고인이 다녔던 부천대를 거쳐 인천가족공원으로 향했다. 인천가족공원 내 승화원에서 화장을 마치면 만월당에 봉안된다. 유족들의 요청으로 방씨와 이씨의 유골함은 옆자리에 모셔져 나란히 영면하게 됐다. 유치원부터 초중고교까지 함께 다닌 이들은 둘다 형제자매가 없는 외아들로 20년 평생을 형제처럼 어울렸다. 이들을 포함해 송모(19)씨와 오모(20)씨 등 죽마고우 '4인방'은 침몰사고 전날 저녁인 지난달 15일 선상 아르바이트를 위해 세월호에 탑승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고인이 된 방씨의 이종사촌 형(고 김기웅씨) 소개로 얻은 아르바이트 일당은 2박3일에 11만7천원이었다. 한편 청해진해운 측은 정식 승무원에만 장례비를 지원하고 이들에 대해서는 '나몰라라'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17일째를 맞는 2일 안산시내 장례식장 5곳에서 단원고 사망자 9명의 발인이 진행되고 있다. 발인이 진행되는 곳은 안산병원장례식장(5명), 온누리병원(1명), 시화종합병원(1명), 사랑의 병원(1명), 한도병원(1명) 등이다.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가 문을 연 지 4일째인 오전 8시 현재 7만8천여명이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임시 합동분향소 방문객까지 합쳐 누적 조문객수는 총 25만9천여명이다. 분향소에는 0시 현재 학생 158명과 교사 4명, 일반 탑승객 24명 등 186명의 영정과 184명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학생 2명의 위패는 부모의 반대로 모셔지지 않았다. 추모 문자 메시지는 모두 9만5천여건 수신됐다. 지난달 16일 사고로 학생 325명과 교사 14명 등 339명 가운데 학생 183명과 교사 4명(교감 포함) 등 모두 187명이 희생됐다. 학생 67명과 교사 8명 등 75명은 여전히 실종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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