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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전설을 소재로 한 ‘달의궁전’

새만금 앞 바다에 있는 고군산군도를 중심으로 내려오는 전설을 토대로 한 무용공연이 펼쳐진다. 고군산군도 물이 300리 밖으로 물러나면 이곳이 천년 도읍이 된다는 <정감록>의 퇴조(退潮) 300리설에 선유도에 있는 오룡묘(五龍墓)에서 사라진 무당의 전설을 가미해 만든 무용극이다. 공연은 희노애락이 담긴 굿 형식으로 선보여질 예정이다. 전북도립국악원은 오는 7월 2일과 7월 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달의 궁전(宮殿)이라는 주제로 무용단 정기공연을 연다. 국악원에 따르면, 달의 궁전은 군산 선유도 주변을 항해하는 뱃사람들의 해로의 안전을 기원하고 지역민들의 풍어를 빌었다는 고려유적지 중의 한 곳인 오룡묘에서 사라진 무당의 전설과 신비로운 달을 소재로 상상력을 뒷받침했다. 공연의 모티브는 정감록의 퇴조 300리설에서 얻었다. 2023새만금세계잼버리가 신화의 땅에서 이뤄지는 축제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연출에 담기 위해서다. 무용수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몸짓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실제 지난 23일 시연 공연에서는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모둠과 북춤의 향연, 신내림을 받은 듯한 몸짓을 선보였다. 특히 연주는 국악관현악에 기타, 드럼 등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해 역동성을 드러냈다. 주요배역의 더블캐스팅도 관심을 모은다. 달 역에 7월 2일 이현주, 7월 3일 김윤하, 월하 역에는 박지승 단원이 극을 이끌어간다. 군무 속에 녹아든 주인공들의 몸짓을 찾아보는 묘미와 같은 배역이지만 각기 다른 개성을 담은 인물 묘사는 작품을 감상할 때 새로움을 선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각 장별로 독립적인 스토리를 부각하기 위해 위해 무대장치는 입체감을 강조하고, 여러 대의 영상 기기를 활용한 다양한 기법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재환 연출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바다가 뭍이 된 새만금에 열리는 잼버리가 꾸는 꿈이 우리 모두에게 선한 숨으로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미도 무용단장은 춤 인생을 살면서 지켜온 투철한 원칙과 소신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며 노심초사하며 매 순간을 땀방울로 함께 연습에 임해준 단원들과의 연습 시간이 뜻깊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공연은 코로나19 예방차원에서 객석 간 거리두기를 시행하며,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온라인 예매로만 관람이 가능하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6.24 17:12

코로나19 제약받던 피아니스트가 선보이는 화합의 선율

코로나19로 연주회 개최에 제약을 받았던 피아니스트들이 다시 모여 화합의 선율을 선보인다. 디 아트라운지 정기연주회가 오는 27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제목은 <피아노 앙상블 연주회로의 초대>로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마음을 함께 이겨내자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공연은 앙상블(ensemble)로 진행된다. 앙상블은 프랑스어로 함께, 동시에 라는 뜻이다. 공연은 두 대의 피아노 앙상블, 피아노 트리오, 피아니스트 4명의 연주로 진행된다. 김찬미전진효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헝가리랩소디(Hungarian Rhapsodies, S.244/2)를 통해서는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가 자신의 곡에 구현한 화려한 테크닉의 묘미를 감상할 수 있다. 송가은한영화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라벨 스페인 랩소디는 스페인의 독특한 리듬과 프랑스 음악가의 색채감이 가득한 연주다. 김찬미정지은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윌리엄 볼컴의 에덴의 정원(Garden of Eden Suite)은 피아노에 박수치기, 두드리기, 발구르기 등 다양한 타악기적 기법이 가미된다. 작곡가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연주도 선보인다. 김찬미전진효 피아니스트는 망각, 유니카앙상블은 사계로 연주를 구성했다. 전석 2만원이며 예약은 인터파크를 통해 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6.24 17:12

백성대 작가 첫 개인전…“여성의 아름다운 양면성 관심”

백성대(57) 작가가 작품 활동 30여 년 만에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오는 29일까지 전주 누벨백미술관. 정읍 출신인 백 작가는 목원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지만, 늘 삶과 예술의 경계에 서 있어야 했다. 대학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 일을 해야 했고, 대학 졸업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생계를 위해 실내디자인에 뛰어들었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작품 활동을 하며 예술가로서 성장하기 위해 애써왔다. 뉴-프론티어전 특선, 미술세계대전 특선, 충남미술대전 서양화 최우수상, 대전광역시전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예술가로서 흔적을 남겼다. 이번 전시는 그의 초기 작품부터 최근 작품까지 아우른다. 관심을 두는 주제는 여성의 아름다운 양면성이다. 그는 나는 예술이 마음속 호기심도 승화시킬 수 있다고 믿어왔다며 어릴 적 트라우마에서 촉발된 물음은 여성의 아름다운 양면성이라는 주제 의식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작가는 이를 표현하고자 다양한 오브제를 사용한다. 대상의 형태와 성질 변화를 화면이나 설치로 표현하는 식이다. 그는 단순히 하나의 물체나 오브제에 대한 관심이 아닌, 그 형태를 바꿀 때 나타나는 성질이 존재의 양면성과 같다고 느낀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백 작가는 예술은 인생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해주기에 흥미롭다며 관객들도 작품 속에서 작품 밖을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21 17:18

안봉주 사진전 ‘그리운 바이칼’…“내가 가장 나다울 수 있는 곳”

안봉주 사진가 시베리아의 푸른 눈, 성스러운 바다 등으로 불리는 바이칼 호수. 겨울이면 하늘빛을 머금은 맑고 푸른 얼음 조각이 장관을 이루는 이곳을 그리워하는 이가 있다. 안봉주(63) 사진가가 바이칼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사진전을 열고 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몸을 싣고 카메라 셔터를 눌렀던 기억이 오롯이 사진 속에 있다. 전시의 시작이 된 작품은 흑백사진 부르한 바위이다. 작가는 이 사진을 세상 밖에 내놓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두 번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바이칼에 갔다. 한 번은 2015년 겨울 블라디보스토크, 한 번은 2015년 여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출발해 바이칼에 이르렀다. 사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바이칼까지 가는 건 그의 오랜 꿈이었다. 그 묵은 바람이 30년 직장 생활에 마침표를 찍을 무렵, 비로소 실행에 옮겨진 것이다. 전성진 전 전주MBC 사장이 그와 동행했다. 그는 누군가는 답답한 열차 안에서 그 시간을 어찌 보내느냐고 걱정했지만, 우리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안 시간은 쉼과 희열과 위로가 교차하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5년 바이칼의 겨울 모습을 담은 사진 10점을 공개한다. 흑백사진 부르한 바위도 마찬가지. 그는 알혼섬 부르한 바위에 서서 찬바람에 얼어붙은 바이칼 호수를 바라보고, 그 얼음 호수 위를 직접 걷는 느낌은 차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흑백사진 부르한 바위는 바위 위를 맴도는 새가 마치 나처럼 느껴져 애착이 간다. 뿐만 아니라 새에 초점과 노출이 정확히 맞아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낮이면 열차 창가에 앉아 끝없이 도열한 시베리아 자작나무를 바라봤다. 이 풍광도 사진에 담았다. 전라도 황톳빛 들녘을 닮은 붉디붉은 알혼섬 언덕에도 시선을 뒀다. 왜 바이칼의 겨울에 마음이 머무느냐고 묻자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화려하지 않은 단순함이 좋았던 것 같다. 시베리아는 나에게 관심도 없고, 이야기도 걸어주지 않는다. 내가 나일 수 있게 그대로 두는, 그 무심함과 단순함이 좋았다. 그는 이제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서쪽 기점 모스크바에서 우랄산맥을 넘어 바이칼에 이르는 길을 남겨 두고 있다. 전남 광양에서 태어난 안봉주 사진가는 전주고와 숭실대를 졸업하고, 전북일보 사진부 부국장을 지냈다. 현재 JB영상문화연구원 원장, 우석대 미디어영상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사진전 그리운 바이칼-안봉주, 그 시간은 다음 달 2일까지 완주 연석산미술관에서 이어진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21 16:40

서양화가, 한국화가가 그린 ‘자연’

자연을 화폭에 담는 두 화가가 만났다. 서양화가 이종만(69)과 한국화가 조현동(59)은 산, 꽃, 새, 나무 등 자연을 공통 소재로 취하지만, 이를 각각 서양화와 동양화라는 서로 다른 표현 방식으로 그려낸다. 이 작가의 자연이 구상과 추상 사이에서 움직이는 거침없는 붓질로 되살아난다면, 조 작가의 자연은 한국전통채색기법에 현대적인 공간 구성과 조형 어법으로 재탄생한다. 이들이 무주 최북미술관에서 자연_두 가지 이야기라는 주제로 기획전을 열고 있다. 이종만 / 엉겅퀴 / 72.7x60.6cm / 캔버스 위에 유채 / 2018 이종만 작가는 주변에 있는 생명체를 그린다. 자신의 생활 반경 내에서 눈길을 주면 걸려드는 자연, 생명체를 재현한 것이다. 새와 꽃들이 그것이다. 그는 조금씩 빛이 바래고 시들고 말라가며 기어이 사라져 갈 생명체의 어느 한순간을 기억하고 기념하듯 그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엉겅퀴, 도라지꽃, 화조, 자목련, 접시꽃 등 그동안 작업발표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작가는 익산에서 태어나 원광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라미술상, 목정문화상을 수상했다. 동도서기, 법고창신을 기조로 작업하는 조현동 작가는 단청, 회화, 복식 등에서 볼 수 있는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색채감을 작품 바탕에 둔다. 이에 분리된 화판 조합 등 현대적인 공간과 조형 어법을 더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순환-이야기, 공감-채집, 자연-경계 작품을 선보인다. 2014년 이후 발표한 자연-경계는 꽃, 새, 나비, 어패류, 물고기 등을 소재로 자연의 경계와 공간을 비정형의 육면체와 원형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남원 출신인 조 작가는 원광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 대학원(조형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단국대울산대목원대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다. 전북미술대전 대상, 전라미술상 등을 받았다. 전시는 다음 달 18일까지 계속된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20 16:51

파경을 맞은 차이코프스키의 감정이 베어있는 음악곡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저녁 러시아 낭만음악의 거장 차이코프스키 교향곡으로 클래식 여행을 떠나는 연주회가 열린다. 전주시립교향악단이 오는 18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제248회 정기연주회 TCHAIKOVSKY SYMPHONY NO.4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을 연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 최희준의 객원 지휘로 진행하는 이번 연주회는 라흐마니노프의 14개 독창곡 가운데 가사가 없는 보칼리제로 문을 연다. 보칼리제로 무대를 여는 이유는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프스키의 관계에 있다.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프스키는 서로 사숙(누구를 마음속으로 본받아 학문이나 기량을 닦음)에 가까운 관계로, 차이코프스키는 만년에 내가 죽고 나서 러시아 음악의 길을 이어갈 젊은 인재로 라흐마니노프를 언급했다. 이어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교향곡 4번을 들려준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가 파경을 맞은 이후의 심경이 담겨있다. 차이코프스키는 1877년 10세 연하의 음악원 제자 안토니나 밀류코바와 결혼했으나 두 달 만에 파경을 맞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이때 후원자였던 폰 베크 부인에게 막대한 지원을 받아 이탈리아, 스위스 등지에서 요양을 취하며 작곡에 몰두했다. 이듬해 교향곡이 탄생했고, 여기에는 그의 심경을 반영한 듯이 운명 앞에 무기력한 인간의 모습과 외로움, 애상 등이 녹아 있다. 곡은 총 4악장으로 구성됐으며, 무대에서는 전 악장 모두를 들려준다. 1악장은 시름에 잠김 괴로움, 2악장은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느낀 감정, 3악장은 현실과 관계없는 혼란, 4악장은 불행한 운명속에서 행복을 찾고자 하는 몸부림이 담겨 있다. 이번 공연의 좌석은 S석(1층) 1만원, A석(2층) 7000원으로 운영하며, 나루컬쳐홈페이지와 전화로 예매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6.17 17:44

새로운 출발을 위한 도약…우진청년작가회 ‘Jump!’

코로나19라는 길고 긴 터널 끝에, 백신이라는 빛이 보이는 듯하다. 2021년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회복의 해이자 도약의 해가 될 전망이다. 공공미술관 폐쇄와 전시 취소를 겪으며 힘든 한 해를 보냈던 전북지역 문화예술인들도 새봄에 새싹이 움터 오르듯 희망의 빛줄기를 느끼고 있다. 이와 관련 우진문화재단 청년작가 공모에 당선됐던 미술인들이 모여 결성한 우진청년작가회가 코로나19 극복을 염원하는 전시를 마련했다. 다음 달 14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열리는 우진청년작가회 정기전 Jump!. 이번 전시는 회원 38명이 참여해 저마다 개성 넘치는 작품을 선보인다. 김판묵 작가는 black mirror란 작품을 내놨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변화로 인해 우리는 전보다 더 두꺼운 가면을 쓴 채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숨겨진 표정 뒤, 알 수 없는 감정들은 우리 사이에 보이지 않는 구멍을 내 깊은 골을 만들었다며 내가 생각하는 당신과 당신이 생각하는 나의 어긋남을 무엇이라 단정할 수 없는 검은 구멍 속에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장영애 작가의 기억의 단서는 인간이 외부와의 소통 과정을 사실이 아닌 감각으로 되새긴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작품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아픔을 겪는 사람들이 위안이 되는 과거 기억을 상기하고, 다시 감각을 새롭게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현동 우진청년작가회장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움에 부닥쳤던 문화예술인들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보자는 염원을 담아 전시를 기획했다며 관람객들의 마음에도 희망과 활력을 불러일으켰으면 한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17 17:26

수많은 민초들의 분노와 항거를 초록바위에 새기다

전주민예총(회장 고양곤)이 주최주관하고 전주시가 후원하는 제6회 초록바위진혼제가 19일 오후 5시 30분 풍남문 광장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초록바위진혼제는 조선 말기 아픈 역사 속에 묻힌 망자들의 한을 달래고, 이를 예술로 승화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전주 초록바위는 1886년 병인박해 때 서소문 밖 네거리에서 순교한 천주교 신자 남종삼의 아들과 홍봉주의 아들이 수장된 장소다. 동학 접주인 김개남 장군을 비롯해 동학 교도들이 처형당한 곳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도 백성의 아픈 역사를 다루고 있다. 공연은 19세기 중엽 조선 백성들이 부세와 수탈을 견디다 못해 각 지역에서 봉기한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내용에 따르면, 전주의 한 마을에 사는 백성들은 1862년 전라감영 앞에서 누명을 쓰고 죽은 산돌이에 대한 재심을 요구한다. 시위대는 조세와 부세 감면, 평등권 보장, 성문 출입의 자유를 외치고, 관청은 민초들의 요구 조건을 수용한다. 관청은 산돌이 사건을 재심키로 하고 조세와 부역 감면, 구휼을 약속한다. 그러나 사회질서를 어지럽힌 죄로 주동자는 태형으로 처벌하고 10년간 출입을 금한다. 주동자들은 전주성을 떠나며 훗날을 기약한다. 무대에서는 수많은 민초들의 분노와 항거를 초록바위에 새기고 담아서 역사와 서사가 흐르는 음악극으로 표현한다. 각 장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기타, 독창, 합창, 춤, 판소리 등이 동원된다. 고양곤 회장은 신분질서와 권력의 횡포에 따른 좌절과 체념을 떨치고 들불처럼 일어난 민초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6.17 16:44

송관엽 화백 “산수화는 행하는 그림…이제 비로소 보인다”

전통 산수화는 행하는 그림입니다. 내가 발로 걸으면서 바라본 것을 그리는 거죠. 그래서 철학이 있는 그림입니다. 한국의 산을 자신만의 철학으로 담아내는 경산 송관엽 화백이 전주한옥마을 문화공간 향교길68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전시 제목은 붓을 든 철학자. 그림을 대하는 그의 태도를 잘 표현하는 말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부산에서 등 최근 작업한 산수화와 부채 2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송 화백은 한국의 산을 소재로 수묵화를 그린다. 그는 한국의 산은 정확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다 갖춘 화강암 지역에서 나온 한국 산만의 형태가 있다고 했다. 그는 겸재 정선, 소정 변관식과 같은 한국 전통 산수화의 맥을 이으면서도 자신만의 조형미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오래전, 수묵산수 화가들은 중국의 산수화를 모방해 그렸다. 당시 관행을 깨트린 건 조선 시대 겸재 정선이었다. 그는 조선의 실경을 직접 보고 그리며 인왕제색도, 금강전도, 비로봉도 등을 남겼다. 이후 소정 변관식 선생도 금강산을 비롯한 한국 산하를 사생했다. 송 화백은 한국의 산은 용이 꿈틀거리듯 산과 산이 연결돼 있다. 그러다 보니 골짜기를 수묵으로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찾아낸 것이 안개다. 안개를 배치해 그에 맞게 산맥이 흘러가도록 한 것이다. 그는 안개를 끌어들임으로써 비울 자리는 비우고, 채울 자리는 채울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후 송 화백은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흐리게 그린 먼 산이 관념적이고 고전적으로 느껴진 것이다. 그는 공기 중 물방울의 양에 따라 산의 흐리고 선명한 정도가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다며 안개가 자욱하게 끼면 아무리 산이 가까이 있어도 그 자리가 연해지고, 공기 중에 물방울이 없으면 먼 산도 선명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의 산수화에서는 먼 산이 선명하고, 가까운 산이 희미하다. 이는 일반적인 원근법과는 다른 특징이다. 그는 이 조형미를 발견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 이를 통해 공간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에너지가 생겼다고 밝혔다. 다른 사람들이 안개 낀 산을 잘 그린다고 했을 때도 이걸 찾기 위해 발버둥 쳤습니다. 올봄에 그림을 그리고 썼던 제목이 비로소 봄입니다. 이제 비로소 보인다는 저의 고백입니다. 송관엽 화백은 원광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초대전, 회원전 등 450회가 넘는 단체전에 참여하면서 화선지와 쉬지 않고 놀아왔다. 전북미술대전 운영위원장,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전북수묵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전시는 다음 달 4일까지 계속된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17 16:29

전통 무형유산 맥 잇는 전북 명인·명장 20인

기술이 뛰어나 이름난 장인을 부르는 말 명장(名匠). 민속목조각장, 소목장, 선자장, 악기장 등 한 분야에서 명장으로 불리는 전북지역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와 전통공예 장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주 교동미술관 명인명장 초대전 현존하는 가치를 통해서다.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시대 변화 속에서도 뿌리를 잃지 않고 전통 무형유산의 맥을 이어온 명인명장 20명이 함께한다.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5호 소병진 소목장,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김동식 선자장, 전북무형문화재 제10호 방화선 선자장, 전북무형문화재 제12호 최종순 악기장, 전북무형문화재 제12호 고수환 악기장, 전북무형문화재 제13호 박강용 옻칠장, 전북무형문화재 제29호 장동국 사기장, 전북무형문화재 제31호 유배근 한지발장, 전북무형문화재 제45호 윤규상 우산장, 전북무형문화재 제50호 최대규 전주나전장, 전북무형문화재 제53호 안시성 옹기장, 전북무형문화재 제58호 김종연 민속목조각장, 전북무형문화재 제60호 김혜미자 색지장, 전북무형문화재 제61호 김선애 지승장이 참여한다. 또 전통공예 장인인 전경례(전통자수), 장정희(침선), 박순자(침선), 김선자(매듭), 김정화(칠보), 이병로(도자기) 작가도 초대했다. 김완순 교동미술관장은 무형유산은 형(形)이 없는 살아있는 예술이다. 유형유산과 달리 후대에 전승하지 않으면 소멸될 수 있는 예술로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들의 신념과 역할이 중대한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번 전시가 전북 무형유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그 중요성에 공감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15 18:06

[리뷰]숲이 된 미술관…"피로사회 사는 현대인에게 안식을"

전시장으로 들어서자, 숲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벽면 가득 신록의 푸르름이 눈부시다. 관객들은 그림 속 순수하고 신비로운 흰 사슴과 눈 맞추며 잠시나마 안식과 위로를 경험한다. 류재현 작가가 완주 유휴열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다. 숲을 주제로 신록의 푸르름을 화폭에 담아냈던 그가 이번엔 강에 주목했다. 2019년 미뤄뒀던 어깨 수술을 한 뒤, 지난해 섬진강의 천담과 구담을 모티브로 작업하기 시작한 결과물이다. 그의 화실 주변 완주 구이저수지도 그림으로 옮겨졌다. 작가는 강 너머에 있는 풍경을 그렸다. 전시 제목도 Over There이다. 전부 실경을 모티브로 했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묘사하는 그림은 아니다. 강 너머는 가고 싶고, 느끼고 싶은 동경의 세상이다. 작가는 전통적인 붓질로 사실적인 풍경을 그려낸다. 작품은 유화이지만, 유화 붓 대신 한국화 붓을 사용한다. 작고 부드러운 모필로 한국화에서 난을 치듯이 긋고, 점을 찍는다. 바람결에 떨리는 녹색, 연두색 풀들의 부드러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현대인들은 자연을 동경한다. 실제로는 자연 속에 살고 있지만, 현대인들에게 자연은 나와는 거리가 있는 다른 세상이 돼버렸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늘 그리워하고 돌아가고자 하는 욕망의 대상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가끔 겨울의 설경 작업도 하지만, 작가는 주로 봄과 여름 사이 신록으로 가득찬 숲을 그린다. 6월이 지나면 숲의 색이 너무 진해져 맑고 상쾌한 느낌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또 새싹이 움트는 계절이 그가 말하고자 하는 근원적 생명력과도 맥을 같이 한다. 작품에는 흰 사슴이 등장한다. 그가 공허함과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발견한 존재로 작가의 발현이자, 관객 이입의 대상이다. 짙고 옅은 초록 숲속, 흰 사슴은 바쁘게 몰아치던 일상을 잠시 멈추게 한다. 전주 출신인 류재현 작가는 전북대 사범대학 미술교육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27년간 미술 교사로 근무했다. 2013년부터 전업 작가로 활동하며 서울과 전주, 프랑스 파리 등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전시는 다음 달 31일까지 계속된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14 18:14

실험예술 구현한 작품전…‘제3회 AX그룹전’

유채와 단청물감, 아크릴, 파스텔로 실험예술을 구현한 작품전이 찾아온다. 전시회는 정형화한 형체를 그리는 구상화 대신 예술가의 세계관과 개념을 드러낸 추상화로 채워진다. AX는 오는 18일~24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제3회 AX그룹전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AX는 지난해 장석원 작가(전 전북도립미술관장)를 주축으로 전북 지역 예술가들이 예술의 상품화와 제도적 틀에 안주하는 것을 거부한다는 기치를 들며 결성했다. 이번 전시에는 박성수이가립차유림탁소연김성민김춘선조헌이재승한봉림장석원 작가가 참여한다. 박성수는 높이가 2m나 되는 한지에 먹으로 추상적 드로잉을 구현했다. 그는 무엇을 묘사하려고 시도하지 않고 얼굴 형태만 담았다. 자신의 본질을 직접 표현하려는 의도다. 작품명은 자화상이다. 이가립은 높이 1m가 넘는 종이에 소녀의 얼굴을 그려 넣은 투명소녀를 선보인다. 작품을 보면 오일파스텔로 예리하게 긁어낸 흔적이 보인다. 예민한 감수성을 드러내는 작가만의 작화법이다. 최근에는 미리 종이를 적어 접힌 자국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인간의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 차유림 Woman-Cyborg 차유림은 아크릴을 이용해 한지에 인간의 신체를 그린 뒤, 전반을 칼로 파내 비늘처럼 보이도록 묘사했다. 이와 함께 잘린 한 팔에 사이보그의 팔을 3D로 결합시키는 독특한 구도를 만들었다. 스스로를 치유하며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지 않으면 살기 어려운 현실을 드러내려는 의도다. 작품명은 Woman-Cyborg이다. 탁소연 '불안....보이지 않는' 탁소연은 먹물이 번져 퍼지게 하는 화법을 통해 가장 사적이고 편안한 공간에서 목욕하는 장면을 묘사했다. 작품명은 불안....보이지 않는으로, 과거에 인체를 표현하면서 대중성의 존재를 공허하게 표현한 방식과는 다르다. 이는 작가가 인간을 바라보는 정서적 변화이기도 하고, 조밀한 내면이 표현이기도 하다. 김성민은 작품 묵(默)으로 갯벌의 황량하고 고독한 정경을 드러냈다. 그는 폭 162㎝의 화면에 시원한 붓 터치를 선보인다. 김춘선은 제목 The wild life에서 시사하듯 간단치 않은 삶 속에서의 진실 규명과 음악적인 감성을 자유로운 붓질과 흘림으로 표현한다. 조헌은 40호 사이즈의 판지에 상추를 그렸는데, 상추가 갖는 생명력과 존재감을 강조한다. 이재승은 심상-명상을 통해 한지와 먹으로 현대적인 추상성을 구현했다. 작품에서는 중첩된 원형의 구조 안에 텅 비거나 조밀하게 구성된 계서적인 질서를 드러낸다. 한봉림은 영원한 운동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캔버스에 단청 물감을 흩뿌리는 드로잉으로 생명의 역동성을 드러냈다. 장석원 '바보바보' 장석원은 바보 바보 페인팅으로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편안한 느낌의 인간상을 표현한다. 기법은 낙서에 가깝고 본질은 독자적인 회화성이다. AX 소속 작가들은 우리는 삶과 사회성을 주시하면서 늘 깨어있는 예술가의 길을 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전북 미술사에 사회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예술로 표현하려 했던 흔적이 남길 원한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6.14 17:13

‘한땀한땀’ 손으로 쓰고 그리는 사경 작품 전시회 사경장 고향서 개최

제1 국가무형문화재 사경장(寫經匠)이 된 김경호 사경장이 금의환향, 국가문화재 지정 후 첫 공식 전시를 고향에서 열고 있다. 김 사경장은 오는 24일 까지 전북예술회관 차오름 1실(2층)에서 국가무형문화재 사경장 보유자 인정 회향(回向)전을 갖는다. 김제 출신인 김 사경장의 회향전은 회향 그 단어처럼 불교에서 자신이 닦은 공덕을 중생에게 돌리는 전시회라는 의미와 함께 그가 수십년 동안 타향에서 사경을 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전시회라는 의미도 갖는다. 전시회에선 그가 가진 불경(佛經)을 쓰는 사경(寫經) 기술과 불경의 삽화인 변상도(變相圖)를 옮겨 그리는 세심함과 수행의 작품 40여 점(영인본 포함)을 볼 수 있다. 김 사경장은 오셔서 자세히 보시게 되면 제 작품 하나하나, 부분부분들이 세밀한 의미들이 있다며 그런 부분들을 발견해보시고 그림과 글자 하나하나 직접 손수 그린 공덕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전북도민 모든이들이 복 받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제 월촌에서 태어난 김 사경장은 중학교 3학년 시절 불교공부와 서예공부를 하면서 사경에 흥미를 느끼게 됐고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0년에는 전통사경 기능전승자(고용노동부 지정 제2010-5호)로 지정됐으며, 지난해 7월 제1호 국가무형문화재 사경장이 됐다.

  • 전시·공연
  • 백세종
  • 2021.06.13 18:35

[서유진 기자의 예술 관람기] 피카소

마리 테레즈의 초상 나는 화가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피카소가 되었다. 역사 이래로 피카소만큼 생전에 수많은 관객을 가진 화가는 없다. 여기서 관객이란 피카소에 대해 듣고 그의 작품과 복제품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을 말하는데 수천만, 수억 명에 이른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현대미술의 거장 피카소 회고전 Picasso, Into the Myth(신화 속으로) 전이 8월 29일까지 열리고 있다. 파리 국립 피카소미술관 소장 회화, 조각과 도자기, 판화 등 110점으로 구성된 피카소 탄생 140주년 기념 특별전이다. 스페인 출신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의 작품은 전시 제목처럼 신화적 남성다움에서 유래한다. 그는 캔버스와 종이 위에 창조된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크레타의 전설적 괴물 인신우두(人身牛頭) 미노타우로스였다. 그는 사진, 영화, TV 등 미디어를 통해 주목을 받았고, 끊임없이 작품의 스타일을 바꾸고 겉포장을 변화시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등 화제를 모았으며 문화의 대량생산적 위력이 각국어를 통해 힘을 발휘하리라는 것도 예견했다. 피카소가 9세에 투우와 여섯 마리 비둘기, 15세에 그린 과학과 자비는 그의 천부적 재능을 잘 보여준다. 그런 천재적 재능을 바탕으로 그는 선과 색채가 만드는 형태와 그들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독특한 예술적 재능을 발휘했다. 실체란 형상도 공허도 아니다. 그것은 모든 것들과의 관계이며 상호유기적인 사건들이 별처럼 반짝이는 무대라는 것을 아인슈타인과 철학자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처럼 피카소는 직관적으로 알아차렸다. 피카소의 인생과 예술에서 여성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피카소는 성적인 소유와 공포의 환상을 여성의 신체를 통해 재구성하거나 기괴하게 변형시켜 표현하곤 했다. 그는 여류예술가들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았고 여성에 대해 여신 아니면 신발깔개로 극단적 표현, 페미니스트의 혐오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력에 사로잡힌 여성들은 그의 그런 면을 잘 알고서도 오히려 간절히 그 두 가지 역할을 자청했다. 이번 전시에서 많은 작품 중 28살 연하 네 번째 연인 마리 테레즈의 초상이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그는 자신에게 평화와 자유의 여신인 마리 테레즈를 모델로 1932년 걸작 꿈을 그렸다. 고개는 옆으로 젖히고서 꿈과 사랑에 취한 듯 눈을 감은 연인의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5년 후 꿈과는 뉘앙스가 다르게 입체적으로 그녀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서정미가 뛰어나게 초상화로 남겼다. 나는 찾지 않는다. 발견할 뿐이다. 70여 년간 쉬지 않고 자신의 감각과 욕망을 조형적인 美로 다양한 장르에서 천재적 재능을 펼친 피카소가 남긴 말이다.

  • 전시·공연
  • 서유진
  • 2021.06.13 16:44

단오 맞아 ‘부채의 고장’ 전주서 전시 ‘바람’

단오(음력 5월 5일)는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우리나라의 큰 명절 중 하나다. 특히 여름 선물은 부채요, 겨울 선물은 책력이라는 말이 있듯이 단옷날 우리 선조들이 부채를 선물하는 풍속은 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조선시대 전라북도, 전라남도, 제주도를 관할하던 전라감영에는 선자청이 있었다. 이곳에서 부채를 제작해 임금에게 진상했고, 임금은 진상 받은 부채를 단오선이라 이름 붙여 여름 더위를 대비해 신하들에게 하사했다. 이처럼 조선시대부터 지역의 대표 특산품으로 사랑받아온 전주부채는 현재도 명인들이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단오를 앞두고 민족 고유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전주부채를 소개하는 전시들이 잇따라 관객들을 만난다. 전주부채문화관에서는 개관 10주년을 기념한 전주단오부채 전이 11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전주부채 명인 10명의 작품 30여 점이 전시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28호 선자장 김동식, 전북무형문화재 제10호 선자장 방화선엄재수박계호, 전북무형문화재 제51호 낙죽장 이신입, 전북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 박인권, 전주부채 장인 박상기이정근의 작품을 선보인다. 대를 이어 전주부채의 맥을 이어가는 선자장 김동식 이수자 김대성, 선자장 방화선 이수자 송서희 작품도 함께한다. 류명기 작가는 바람의 여밈이란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오는 20일까지 전주 지후아트갤러리. 류 작가는 전주 합죽선에 자신만의 회화법을 접목해 선보인다. 주로 백선에 작업했다. 부채의 요철로 인한 한계를 극복해, 오히려 요철이 선화 특유의 맛을 살려낸다. 그는 전주 합죽선이 우수한 이유로는 부챗살 제작에 최적인 대나무 형질이나 천년이 지나도 유지되는 전주한지 등을 꼽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일 년 사시사철 멋들어진 합죽선 하나를 필수로 지니고 다녔던 우리 옛 선인들의 고아한 삶의 아취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류 작가는 전주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국미술협회 회원전, 지붕전, 산묵회전, 투사와 포착전 등 150여 차례의 기획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문화예술기획 편손 대표를 맡고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10 19:02

청년 회화작가 3인 기획전 ‘비효율, 세계’

청년 회화작가 3인이 붓으로 칠하고 쌓아올린 평면의 회화 세계를 펼쳐 보인다. 전주 공간시은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비효율_세계는 서민정, 조태광, 허주혜 작가가 함께한다. 이들은 이번 전시에서 근작 평면조형작품 27점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예술매체로서 회화의 예술적 가치에 대해 질문한다. 전시를 기획한 공간시은 채영 대표는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적 관점인 들인 노력과 얻은 결과의 비율인 효율을 생각하면 대부분의 회화 작업은 비효율적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회화에서 작업 시간이나 비용 등이 개입된 표면들이 종종 작가의 의도, 예술적 태도 바깥에서 해석되거나 1차원적인 감상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았는지 묻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붓을 이용한 반복적인 작업 과정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고려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서민정 작가의 작품은 화면 전체에서 붓질의 흔적이 느껴진다. 화면은 죽죽 긋거나 툭툭 짧게 찍은 듯한 과감한 선들로 가득하다. 풀이 무성한 곳이나 잡초 더미, 불꽃 등 자연에서 포착된 이미지는 대담한 선들로 화면에 구현된다. 또 한예종 미술원 조형예술학과 강사인 조태광 작가는 꿈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비현실적인 세계와 현실의 세계가 혼재된 풍경을 제시한다. 허주혜 작가는 건물 하나하나를 먹으로 그려 전통 산수화의 구도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산수화를 재해석하면서도, 먹과 종이라는 재료를 끊임없이 탐구한다. 허 작가는 충북대 미술과, 동 대학원 조형예술과를 졸업했다. 전시는 다음 달 31일까지 계속된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08 17:48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