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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허은오 개인전…‘생명의 순환’ 이야기

한국화가 허은오 작가가 정경(情景), 상생의 기운과 여운을 주제로 한 개인전을 오는 14일까지 전주 누벨백미술관에서 열고 있다. 작가는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생성하고 소멸하는 생명의 순환 과정을 화면에 담아냈다. 생명체들은 하늘과 땅의 공간적 한계에서 벗어나 한데 어우러진다. 특히 작가는 자연 대상 가운데 작은 꽃과 새, 물고기 등과 같은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들을 통해 근원적 생명에 대한 관심을 끌고자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서로 다른 공간에 사는 생명체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장면은, 나의 정감과 감흥에 따라 주관적 해석을 거친 정경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먹의 중첩된 농담으로 공간에 깊이감을 더해 서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안개가 자욱하고, 눈과 비가 내리는 깊고 아득한 정취를 음미하며 그 안에서 생동하는 생명의 기운을 담고자 한 것이다. 나아가 생명의 조화로운 공존을 통해 인간 또한 순환하는 자연의 일부임을 말하고자 했다. 허은오 작가는 숙명여대 회화과 학사와 석사, 미국 뉴욕의 로체스터공과대 FineArts 석사, 숙명여대 미술학 박사를 졸업했다. 14차례의 개인전과 90여 차례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는 숙명여대, 전북대, 군산대에 출강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08 17:48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

한국소리문화의전당(대표 서현석)이 오는 11월까지 전북지역 중장년층 여성과 아동, 유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장년층(만50~65세) 여성을 대상으로는 발레로 쓰는 자서전을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오는 7월 16일까지 매주 수금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전당 내 대연습실에서 열린다. 프로그램에서는 중장년층 여성이 직접 발레를 배운 뒤, 그 체험과정을 한 줄 자서전으로 작성한다. 교육에 참여했던 교육생 20명은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7월 17일 발표회를 갖는다. 도내 지역아동센터의 아동들을 대상으로는 소리야 놀자 4.0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전통문화콘텐츠를 예술놀이와 4차산업 신기술인 가상현실(VR)로 풀어낸다. 지역 아동들이 상상력과 창의력, 예술 감수성을 키우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동 18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며, 도내 지역아동센터 12곳에 파견된 예술강사가 총 20회 진행한다. 유아를 대상으로는 누리과정과 연계한 창의예술교육 프로그램 소리터? 놀이터!를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전당 내 다양한 장소를 테마별 팝업놀이터로 꾸민 뒤, 도내 유아교육기관 25곳의 아이들과 예술가들이 음악놀이, 연극놀이, 신체놀이, 상상놀이 등 다양한 놀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주제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메인테마인 우리 소리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관계자는 이번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은 중장년층 여성들과 아동, 유아들에게 알차고 소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당은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마련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6.08 09:48

[리뷰] 당신의 마음을 흔드는 한 장의 사진…크리스 조던 : ‘아름다움 너머’

낯선 정적이 감돌았다. 새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중략) 전에는 아침이면 울새, 검정 지빠귀, 산비둘기, 어치, 굴뚝새 등 여러 새의 합창이 울려 퍼지곤 했는데 이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들판과 숲과 습지에 오직 침묵만이 감돌았다.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일부) 봄이 왔는데, 새들의 지저귐이 들리지 않는다. 미국의 생태학자 레이첼 카슨은 1962년 <침묵의 봄>을 통해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이 생태계에 미치는 비극을 경고했다. 식물을 죽이기 위해 뿌린 살충제는 식물뿐만 아니라 동물, 나아가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끼쳤다. 우린 그물망처럼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환경학의 고전인 <침묵의 봄>이 나온 지 59년이 지났다. 그동안 우린 달라졌을까? 다음 달 11일까지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리는 크리스 조던의 전시회 아름다움 너머는 예술로 그 대답을 대신한다. 크리스 조던 전시는 제대로 알고 보면, 더 좋다. 이를 위한 두 가지 팁을 공유한다. 첫째 멀리에서 보고, 가까이에서 본다. 둘째 휴대전화 카메라로 확대해본다. 그러면 멀리에선 예술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에선 그 배면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작품 고래(2011)는 멀리에서 보면 푸른 바다를 누비는 혹등고래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5만 개의 비닐봉지다. 이 숫자는 전 세계 해양 1평방 마일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조각의 예상 숫자와 같다고 한다. 이밖에 공룡의 귀환(2011)은 10초마다 세계에서 사용되는 비닐봉지의 수 24만개, 침묵의 봄(2014)은 매일 미국에서 농약으로 죽는 새의 수 18만3000마리로 묘사된 작품이다. 석탄(2018) 역시 석탄 240만개로 표현했다. 이 숫자는 인간이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1초마다 대기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예상 파운드 수이다. 특히 이 작품은 멀리서 보면 칠레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의 모습이 드러난다. 크리스 조던이 인간으로부터 3000㎞ 떨어진 태평양 미드웨이 섬에서 발견한 새 알바트로스는 뱃속 가득 페트병 뚜껑과 비닐, 라이터, 빨대 등을 품고 있다. 가장 높이, 가장 멀리 나는 알바트로스는 날개폭이 3m를 넘는다. 하지만 어미 새가 귀한 먹이인 줄 알고 물어다 준 플라스틱을 먹은 아기 새는 날개를 채 펴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그렇게 아기 새는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갔다. 알바트로스가 죽어간 이유를 알고 있는 우리는 인류세의 거대한 소비문화 속에서 친환경 소비, 생태적인 삶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렇게 크리스 조던은 보이지 않았던 것을 볼 수 있게 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6.07 17:53

‘석전 황욱 선생 기리다’

악필(握筆)의 서예가 석전(石田) 황욱 선생을 기리는 전시가 열린다. 재단법인 청목미술관(이사장 방형식)은 개관을 기념해 5일부터 27일까지 石田 황욱 선생을 기리다전을 개최한다. 전시장소는 청목빌딩 1층 청목미술관 전시실이다. 작품은 석전 선생의 자제인 유당 황병근 회장이 소장한 대작 병품 1점, 2~3매 종액과 횡액의 대서대작 위주로 선보인다.구름 헤치면 푸른 하늘(披雲覩靑天), 금강산의 사계절 별칭(金剛, 蓬萊, 楓嶽, 皆骨), 관계와 연대의 소중함(泰和, 寬仁厚德, 篤志, 不痴不聾, 伴鶴友鹿), 충무공 이순신의 편지(若無湖南是無國家) 등의 작품이다. 박형식 이사장은 이 작품들은 지난 2001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개된 후 20여년 동안 대중이 접할 수 없었다면서미술관 개관을 계기로 선생의 작품을 열망하는 애호가들의 마음을 반영해서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창 출신인 황욱 선생(1898~1992)은 평생을 한학과 서예에 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0년께 오른손 수전증으로 붓을 잡기 어렵게 되자 왼손바닥으로 붓을 잡고 엄지로 붓꼭지를 눌러 운필하는 악필법(握筆法)을 개발했다. 이 법으로 이룩한 작품세계는 역대 서법과 기교를 뛰어넘은 득도의 경지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독립기념관 장건상선생어록비(張建相先生語錄碑)와 구례 화엄사 일주문, 불국사 종각, 금산사 대적광전(大寂光殿) 등의 편액이 있다 박 이사장은 석전 선생은 글의 배열, 붓 누름의 강약, 글자의 두께, 크기의 능수능란함에 있어 자유롭고 독보적인 경지를 이룩했다며 이번 전시회에서 선생의 운필을 대하면 서예의 제 요소를 초월한 경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단법인 청목미술관은 올해 2월 설립됐다. 이달부터 청목빌딩 1층에 청목미술관(제1종 등록미술관)과, 2층에 청목갤러리(상업갤러리)를 개관한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6.03 18:20

6월 한 달간 창극, 명인, 명무 판 열리다

6월 한 달간 다양한 창극과 명인명무명창의 무대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은 4일부터 26일까지 예원당 및 예음헌에서 제3회 대한민국 판놀음을 개최한다. 4일 오후 7시와 5일 오후 3시 예원당(대극장)에서는 개막공연 창극 춘향전을 선보인다. 지난 4월 국립국악원에서 초연한 창극 춘향전은 많은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국공립민간단체에서 선정한 8개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별별창극은 9일부터 시작한다. 처음 올릴 작품은 정읍시립국악단의 갑오년 만석씨이다. 이 작품은 동학농민혁명군이 된 백정 만석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어 11일에는 목성의 판소리인형극 수궁가, 12일 아정컴퍼니의 소리에 맺힌 사랑, 16일 남원시립국악단의 열녀춘향수절가, 18일 그림의 환상노정기, 19일 입과 손 스튜디오의 강산제 수궁가, 23일 국립부산국악원의 성찰, 25일 동화의 탐정소설 염마가 공연된다. 공연시간은 평일은 오후 7시, 토요일은 오후 3시이다. 공연 장소는 수요일과 토요일은 예원당, 금요일은 예음헌(소극장)이다. 명무명인명창의 인생여정을 듣고, 공연도 감상할 수 있는 토크옛설도 열린다. 10일은 명무 배정혜(풍류장고)김온경(산조춤)국수호(남무), 17일은 명인 김해숙(가야금산조)최경만(취타풍류)이태백(아쟁산조)이 나선다. 24일은 명창 왕기석(수궁가), 윤진철(심청가), 김일구(적벽가)의 무대로 구성된다. 이야기는 윤중강 국악평론가와 전주MBC 목서윤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는다. 마지막 날인 26일 열리는 폐막공연은 토크옛설에 참여했던 명인들의 종합무대가 펼쳐진다. 고수로는 이태백 명인이 참여하고 사회는 박애리 명창이 맡는다. 7세 이상이면 관람이 가능하며, 전화와 카카오톡 채널로 예약할 수 있다.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예원당은 회당 200명, 예음헌은 회당 50명 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6.03 18:20

“죽은 나무판자에 새겨지는 영혼”···진안군 서각협회 회원전 4일부터 전북예술회관에서

한국서각협회 진안지부(지부장 김홍기) 회원들이 4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2021년 작품 전시회를 개최한다. 서각이란, 도구를 이용해 글씨나 그림을 나무돌금속상아옥 등에 새기는 것을 말한다. 진안지부 회원들이 열두 번째로 가지는 이번 전시회는 칼과 망치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열린다. 전북예술회관 1층 기스락 1실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의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32명의 회원이 전시하는 40점 가량의 출품작들은 아름다운 풍경 등 온갖 소재가 목판 위에 오랜 시간 한땀 한땀 새겨진 것들이다. 김홍기 지부장은 우리 진안 서각협회 회원들은 코로나19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방역수칙 준수하며 쉬지 않고 열정과 혼신을 다해 전시 작품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전춘성 군수는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진안 서각 예술인들이 만인에게 사랑받기를 응원하며, 군은 군민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41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한국서각협회 진안지부는 지난 2009년 4월 취미서각, 생활서각, 상업서각, 작가입문 예술서각 등의 활동을 위해 결성됐다.

  • 전시·공연
  • 국승호
  • 2021.06.03 17:24

6월의 시작, 신록같이 푸른 전북 서양화가들의 화폭

전북지역 서양화가들이 개인전을 잇따라 열고 자신만의 미감을 화폭에 가득 풀어낸다. 회문산 자락에서 작업하는 이일청(71) 작가의 최근작들은 코발트 블루, 프러시안 블루 등 다채로운 블루가 캔버스 위에서 변주한다. 그는 작업실에서 바라본 밤하늘의 달빛과 별빛을 모티브로 내면의 깊이와 넓이를 표현했다. 자연에서 접하는 파랑과 나의 심상에 내재하는 파랑은 항상 고요하고 적막하다. 생의 후반기, 나의 파랑은 자기성찰의 상징을 내포한다. 그는 여러 가지 파란색 물감을 혼합해 원하는 색채를 만들어낸다. 캔버스에 큰 붓을 이용해 코발트 블루를 채색한 뒤, 바르고 또 바른다. 그리고 내면의 충일감을 느낄 때까지 이러한 작업을 계속한다. 이번 개인전의 주제는 Blue&Blue로 정했다. 인간을 포함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우주의 섭리에 따라 움직인다는 뜻을 담았다. 작가는 우주의 질서와 조화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작품은 하늘의 푸르름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을 취한다. 특유의 터치와 색감 그리고 자유로운 표현으로 우주의 감성을 표출한다. 상징적인 이미지들은 들, 바람, 산, 새, 꽃들이다. 작가는 전주에서 태어나 원광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조형미술학과에서 문학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서해대 명예교수, 전라미술상 운영위원장, 예사랑 문화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이일청 작가의 개인전은 6월 1일부터 두 달간 전주 기린미술관에서 이어진다. 같은 기간 완주 유휴열미술관에서는 류재현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앞서 이 작가가 파란색으로 자신의 심연을 표현한다면, 류 작가는 초록색으로 자신의 심혼을 관조한다. 숲과 길에 천착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강에 주목했다. 정확히는 강 건너 그 너머의 풍경이다. 그는 그곳은 실재하지만 내가 있는 이곳과는 다른 장소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이다. 현대사회의 피로한 우리 모두가 안식할 수 있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전통적 붓질로 사실적 풍경을 그린다. 바람결에 떨리는 녹색, 연두색 풀들의 작은 일렁임까지 감지하기 위해 작고 부드러운 모필로 그어대고 또 그어댄다. 가느다란 선이 무수한 반복으로 중첩되는 과정에서 화면에 칠해두었던 검은색 바탕이 미세한 틈으로 보이게 된다. 작가는 그 틈 사이로 내밀한 호흡이 느껴지도록 화면을 조율해나간다. 나의 그림 속에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의식과 시각이 깊게 드리워져 있으며, 인간에 의해서 훼손되고 변질된 자연의 원상회복과 황폐하고 마멸된 인간 심성의 근원 회복이 동시에 맞물려 있기도 하다. 전주 출신 류재현 작가는 전북대 사범대학 미술교육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27년 간 미술 교사로 근무했다. 2013년부터 전업 작가로 활동하며 서울과 전주, 프랑스 파리 등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5.30 18:02

[서유진 기자의 예술 관람기]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

독일의 문호 괴테는 파우스트에서 실로 매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저자(著者)들 자신의 정신이다. 이 세계! 인간의 마음과 정신!이라고 시대정신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럼 얼굴이란 무엇일까. 얼의 골짜기 또는 굴로서 한 인간의 정신과 넋, 혼이 담긴 오묘한 대상이다. 오백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각 분야에서 인류사에 길이 남을 인물들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Icons and Identities)란 제목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화 전문 미술관인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의 전시품 78점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특별전이다. 전시는 영국이 낳은 한 시대가 아닌 만세를 위한 희곡작가 셰익스피어를 제일 앞에 내세웠다. 그는 뛰어난 시적 상상력과 넓고 깊은 인간성에 대한 통찰력, 놀라운 언어구사력과 다양한 무대를 형상하는 능력 등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극작가다. 영국의 걸출한 군주, 엘리자베스 1세를 빼놓고 인물을 논할 수는 없다. 부왕 헨리 8세의 잦은 재혼으로 불안정한 위치에 처한 엘리자베스 1세는 이 세상에서 아무도 믿지 못해 평생 가족을 만들지 않고 고독한 삶을 살다 갔다. 하지만 그녀는 열강의 위협과 종교적 갈등을 극복, 16세기 초 당시 유럽의 후진국이었던 잉글랜드를 세계 최대 제국으로 만드는 토대를 마련했다. 그녀의 초상화는 섬세하지만 무표정한 얼굴보다는 의복과 보석이 잘 보여주고 있다. 의복의 색깔을 검은색과 흰색을 채택, 불변과 순수라는 이미지가 처녀 여왕과 잘 맞고, 불사조 모양의 보석을 착용하여 권력과 권위를 돋보이게 했다. 많은 인물의 초상과 사진 중에서도 근현대에 들어서면 입체파의 영향을 받은 초상화가 눈길을 끈다. 바로 20세기 가장 위대한 시인 중 한 명인 T.S 엘리엇의 초상화다. 4월은 잔인한 달로 시작하는 시 황무지는 현대문학의 시금석이 된다. 그를 그린 화가 패트릭 헤런은 위대한 작가의 회색 눈을 바라보며 우주에서 가장 인지력이 뛰어난 눈을 들여다보고 있음을 알았다고 회상한 바 있다. 흑백사진으로 된 초상의 인물들도 눈에 띈다. 인종차별을 종식 시킨 남아프리카 대통령 넬슨 만델라, 60년대를 풍미했던 록 밴드 비틀즈, 명화 로마의 휴일로 일약 전 세계적인 스타가 된 젊은 오드리 헵번의 사진 등이 있다. 귀족보다 더 귀족적인 오드리 헵번의 모습이 그립다. 초상화를 본다는 것은 그림 속 인물을 바라보고 만나는 시각적이고 심리적인 경험을 동시에 하는 일이어서 흥미진진했다. 사람을 만나면 얼굴과 눈을 깊이 들여다보는 습관이 최근에는 사라졌다. 매력적인 사람이 사라진 세상이 된 것일까. 아니면 매력을 느끼는 감각이 무뎌진 걸까.

  • 전시·공연
  • 서유진
  • 2021.05.30 18:02

자연 예술 혼연일체된 풍류무대 ‘유월애(愛) 풍류’

싱그럽고 푸르른 6월, 자연과 예술이 혼연일체가 된 풍류 무대가 펼쳐진다. 전북도립국악원은 2021 목요상설 국악도담 여섯 번째 무대로 유월애(愛) 풍류를 선보인다고 30일 밝혔다. 창극단, 관현악단, 무용단이 함께 하는 이 공연은 오는 6월 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다. 공연 프로그램은 국악실내악, 판소리, 가야금병창, 춤사위, 사물놀이로 구성됐다. 무대에 오를 작품은 모두 6개다. 첫 번째 무대는 국악실내악 불노하(不老河)를 들려준다. 고(故) 장준하 선생이 일본군영을 탈출한 뒤, 불노하(강)에서 애국가를 불렀다는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이다. 김대성 작곡가가 지난 2004년 중국여행을 한 뒤 썼다. 두 번째 무대는 국악실내악 삼득의 노래를 들려준다. 19세기 순조 때 조선 8명창 중 한 명이었던 권삼득(본명 권정인)을 주제로 한 곡이다. 양반가에서 태어나 한 사람의 예인으로 거듭나기까지 순탄치 않았을 그의 인생역정을 볼 수 있다. 세 번째 무대는 판소리 심청가 중 집이라고 대목을 선보인다. 심봉사가 곽씨부인의 상을 치르고 집으로 돌아와 우는 심청을 안고 자탄하는 대목을 애절하게 들려준다. 네 번째 무대는 가야금병창 꽃이 피었네를 들려준다. 개화한 봄의 풍경을 아름답게 표현한 경쾌한 노래다. 다섯 번째 무대는 흥춤을 올린다. 타악기인 꽹과리(진쇠)를 기반으로 창작한 춤으로 전통의 멋과 꽹과리의 역동적인 가락이 조화를 이루는 무대이다. 무관복 차림에 쇠를 들고 굿거리, 엇모리, 자진모리, 휘모리로 다양한 장단 변화에 맞춰 멋스러운 춤과 가락으로 신명을 자아낸다. 여섯 번째 무대는 앉은반 사물놀이로 대미를 장식한다. 앉은반 사물놀이는 풍물놀이를 실내 연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웃다리, 영남, 호남의 3대 가락을 모아서 하나의 악곡으로 편성해 변화무쌍한 리듬으로 흥겨운 분위기를 일으킨다. 사회는 관현악단 고은현 단원이 맡는다. 공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객석 거리두기로 진행한다. 관람은 사전 예약자만 가능하다. 예매는 공연 일주일 전부터 국악원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도민을 위해 공연 영상도 실시간 중계하며, 차후 공연 편집영상도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다시 올린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5.30 17:55

재즈계 탑클래스 뮤지션들 전주에 온다

위쪽부터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 베이시스트 황호규, 드러머 신동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재즈계의 저명한 뮤지션들이 전주를 찾는다. 사단법인 더문화(이사장 이윤정)는 문화백신 Jazz In Symphony를 오는 5일 오후 5시 전주시 효자동 문화공간 이룸에서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더문화와 이룸에서 공동 주관하는 이번 콘서트는 재즈피아니스트 조윤성, 베이시스트 황호규, 드러머 신동진으로 구성된 트리오가 출연한다. 조윤성은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마르시알 솔랄 재즈 콩쿠르에 입상한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이다. 더문화는 지난해 10월 이룸에서 열린 재즈 토크 콘서트에서 공연한 바 있어 8개월 만에 다시 초청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즈연주 그룹 황호규 퀄텟의 리더인 황호규는 천재적인 작사작곡 실력으로 재즈계의 주목을 받은 베이시스트다. 조수미와 김동률, 이소라, 윤종신, 루시드 폴 등 대중 가요앨범 작업에도 많이 참여했다. 신동진은 EBS Space 공감,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많은 방송에 참여한 한국 재즈계의 톱클래스 드러머다. 이들 트리오는 피아노, 베이스, 드럼 세 악기의 조합으로 편곡한 곡으로 특색있는 음악 연주를 들려줄 예정이다. 무대에 오르는 곡은 모자르트베토벤말러의 심포니, 바흐의 시실리안느, 시벨리우스의 발스 트리스테, 와그너의 트리스탄 이졸데6곡이다. 이번 기획 콘서트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을 고려해 사전 신청 예약제로 운영된다. 콘서트 예약은 지난 9일부터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선착순 66명만 공연자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자세한 문의 및 신청은 문화공간 이룸(063-223-5323)으로 하면 된다. 사단법인 더문화 이윤정 이사장은 전주 시민과 문화 소외계층을 치유할 수 있는 음악을 선사하겠다며 코로나19로 더욱 힘들어진 이들에게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사단법인 더문화는 지난해 8월 지역민이 다양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5.27 18:00

조선말~근대 전북 서화계 거장 작품 공개

국립전주박물관(관장 홍진근)에 조선 말부터 근대기까지 전북에서 활동하던 서화계 거장의 작품이 전시된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지난 13일부터 상설전시관 역사실의 서화 문화재를 석정 이정직(1841~1910), 석지 채용신(1850~1941), 추당 박호병(1878~1942), 우당 조중태(1902~1975), 송석 이형록(1808~?)의 작품으로 교체했다. 조선 말 전북 대표학자이자 서화가인 이정직은 칸트와 베이컨 철학을 조선에 처음으로 소개한 철학자이기도 하다. 김제에 거주하며 후학을 향성했으며, 전북 예술을 한 층 높이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에 공개되는 <행서 8폭 병풍>은 이아(爾雅), 석명(釋名), 예기(禮記)와 같은 고서에서 언급된 효에 관한 내용을 모아둔 작품으로 1892년 9월에 제작됐다. 채용신은 조선 말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활동하던 화가다. 그는 1906년 관직을 마친 후 전주로 낙향해 여러 인물의 초상을 그렸다. 1910년을 전후해서는 우국지사와 의병활동을 했던 인물들의 초상을 남겼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안재호 초상>은 1912년 아들 안요묵에 의해 주문 제작된 작품이다. 안재호(1821~1873)는 전북 정읍 태인출신 유학자이다. 박호병은 부안 출신 화가다. 그는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사군자로 연속 4회 입선하면서 서화가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이하응에게 가르침을 받았으며 안중식조석진 등의 중앙 화단의 서화가들과 교류하며 작품 활동을 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은 <산수도 10폭 병풍>이다. 박호병과 사제지간인 조중태도 부안에서 태어난 화가이다. 그는 한국전쟁 발발 이후 전주로 내려온 묵로 이용우(1902~1953)와 교류하며 그림을 배우기도 했다. 한국의 전통화풍과 일본 화풍에 모두 능숙했고, 전북에서 교육 활동에 전념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이번 전시에 공개되는 작품은 <화조도 8폭 병풍>이다. 이형록은 고창군 무장 출신이며, 조선후기 화원화가로 활동했다. 1864년 이응록으로 개명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책가도 병풍>인데, 인장에는 개명한이응록인(李膺祿印)으로 써 있다. 홍진근 국립전주박물관장은 이번 교체 전시가 조선 말부터 근대기까지 전북 예술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5.27 18:00

예술로 풀어낸 환경문제…세계적 환경사진가 ‘크리스 조던’ 개인전

크리스 조던 아름답지만 견딜 수 없다. 세계적 환경사진가 크리스 조던(58)의 사진을 보면 떠오르는 이율배반적인 감정이다. 그의 작품은 언뜻 보면 아름답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혹하다. 별은 빛을 잃고, 숲과 바다는 생명을 잃었다. 우린 이 아름다움을 견딜 수 없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로 점철된 현대사회의 환경문제를 예술로 풀어온 작가 크리스 조던의 작품이 전주를 찾는다. 대표작과 최신작 총 60여 점. 다음 달 3일부터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 크리스 조던: 아름다움 너머에 나온 작품 전구(2008)를 보자. 아름답고 신비로운 우주처럼 보이는 이 사진은 백열전구 사진 32만 개를 이어붙인 것이다. 1분마다 미국에서 낭비되는 전기 ㎾ 수와 동일하다. 미드웨이(2009) 역시 눈길이 멈추는 작품. 어린 알바트로스의 배에서 마치 화석처럼 드러난 플라스틱 조각들은 언뜻 설치작품으로 보이지만 실제 사진이다. 작가가 기록한 사진들은 모든 생명의 고향인 바다가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내는, 공포와 슬픔으로 출렁인다. 또 대중적으로 친숙한 명화에 생태학적 상상력은 불어넣은 숫자를 따라서(2011)는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차용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비너스는 10초마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비닐봉지 24만 개 속에서 탄생한다. 현대판 티탄족의 위기를 그린 조던의 대표작들을 엮어 전시하기도 한다. 20세기 환경학 최고의 고전인 레이첼 카슨의 책 <침묵의 봄>을 모티브로 레베카 클락과 공동 작업한 침묵의 봄, 아름다운 장미창을 형상화한 만다라 영상은 인류가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다는 걸 가시화한 작품이다. 그는 지구촌의 모든 생명체가 상보적인 관계임을 신비로운 만다라로 표상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뿐만 아니라 그를 대중적으로 알린 장편 다큐멘터리 <알바트로스의 꿈>(2018)도 상영한다. 조던은 8년여간 미드웨이 섬을 오가며 알바트로스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생의 전 과정을 담았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있다. 청소년에게 플라스틱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키워주는 자원순환 환경 교육과 자연생명의 경이로움을 경험하는 예술공장 초록강좌, 예술과 환경이 만나는 그린 포럼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한국환경공단 전북환경본부 주관으로 탈플라스틱 사회 정크아트 특별전시, 아이스팩 수거 캠페인과 분리배출 체험, 탄소중립 350 실천 서약 등 부대행사도 예정돼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유영진 공동대표는 소중한 생태환경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자연과 공존하려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번 전시를 통해 깨달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 조던은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대와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미국문학을 전공했다. 1991년에는 텍사스대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시애틀에서 10여 년간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작가의 길로 들어선 건 2003년. 그의 이력에서 짐작할 수 있듯 그의 작업에서는 사진가로서의 직관과 통찰력은 물론 인류학자와 사회학자로서의 면모가 드러난다. 현재는 칠레 오지의 대자연에서 인류의 성찰을 담는 사진영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전주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한다. 전시는 7월 11일까지 계속된다. 입장료는 무료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5.25 18:13

한국전통자수 조미진 작가, 바늘로 빚어낸 달항아리

조미진 작품. 희고 둥근 달항아리는 세상을 품습니다. 단순하지만 우주 만물을 담고 있습니다. 유약해 보이지만 단단한 심지를 안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 과거와 미래, 음과 양이 그 안에 있죠. 그래서 저는 달항아리가 좋습니다. 한국전통자수 조미진 작가가 전주용흥초 앞 삼천 천변 고수부지에 설치된 전주이동형갤러리에서 달항아리를 중심으로 한 바늘로 그린 그림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 작가가 추구하는 작업 방향을 보여주는 달항아리 작품 4점과 전통 작품 4점을 공개한다. 특히 달항아리 작품은 달항아리를 프린트해 그 위에 수를 놓았다. 달항아리는 위쪽과 아래쪽 반구를 따로 만들어 붙였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작가의 심성에 따라 손맛에 따라 다르다. 그는 한국전통자수 기법을 쓰되, 나만의 독창적인 작업을 하고 싶었다. 그 일환으로 바탕이나 재료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한지사에 수를 놓은 작품도 같은 맥락이다. 달항아리는 제 이야기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전해주죠. 저는 달항아리를 통해 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전시는 25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이어진다. 조 작가는 백제예술대에서 섬유공예, 호원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지난 2019년 한국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와 대한민국전통명장협회가 주최한 대한민국 전통명장에서 전통자수 명장 인증을 받았다. 현재 문화공간 향교길68 대표로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5.24 18:07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