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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봄바람이 좋았다. 해가 기울자 바람은 사나와졌다. 나지막한 마을 뒷산 언덕빼기 위에 '발딱' 올라앉은 화가의 작업실 귀퉁이는 햇빛 한 자락이 붙잡고 있다. 작업실은 안팎이 모두 그림이다. 액자 안에 갇혀있는 풍경과 창밖 풍경은 모두 작가 소유다. 그래서 늘 행복한 범바우골 화가들이 작업실을 공개했다. 2년만의 결행이다. 조영대(45) 최영문(40)씨. '작업실전'과 '일곱 번째 개인전'이란 이름을 앞세운 전시회로 화가의 봄은 한껏 푸르다. "작업 공간을 있는 그대로 보이는 일은 어쨌든 용기가 필요했어요. 특별한 준비 없이 작업실 문을 열어놓는 단순한 과정인데도 마음이 내내 설레었습니다."전주시내에서 봉동 쪽으로 난 길을 차로 달려 30분. 범바우골은 완주군 용진면 신지리 용복마을에 있다. 6년전 먼저 들어온 후배 최씨의 작업실을 드나들면서 복숭아 밭 널찍한 땅을 눈독 들였던 선배는 3년전, 넉넉한 작업실 마련의 꿈을 이루었다. 윗집 아랫집 밤바우골 화가들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전업작가인 조씨와 미술교사(전주중학교)인 최씨는 작품경향이나 생활스타일이 서로 다르다. 조씨가 자연에 주목하여 서정적 세계를 추구하는 반면, 최씨는 실험적인 작업으로 사람살이의 흔적을 다양한 표현으로 담아낸다. 조씨의 작품이 풍경의 세계를 깊이로 천착해가고 있다면, 최씨는 새로운 형식으로 모색한 신선한 표현 언어를 만들어낸다. 그런 과정으로 이어낸 조씨의 작품에는 관조와 사유의 세계가 있고, 최씨의 작품에는 독창적인 발랄함과 생명이 있다. 서로가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있다는 것은 선후배 화가의 관계를 긴밀하게 유지시켜 주는 또하나의 끈이다. 두 화가의 작품은 2년전 '범바우골 이야기'로 오픈 작업실전을 열었을 때와는 또 다른 변신이다. 조씨의 풍경화에서 작가의 내밀한 세계는 더 깊어졌다. 나목과 꽃과 들판의 풍경은 자연에 심취한 화가의 의식세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외연에 얽매인 풍경의 재현은 이제 그의 것이 아니다. 이미지만으로 충분히 전달되는 언어는 나무와 꽃과 풍경, 그들의 존재 의미에 밀착되어 있다. 화폭에 쓰여진 물감도 단출하다. 빨강 파랑 노란색. 화폭 위 무수한 색채들은 이들 삼색의 어울림만으로 생명을 얻었다. "자연은 막연한 것 같지만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요. 어떤 틀에 얽매이지 않고도 분명한 언어를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은 색채를 새롭게 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색에 대한 확신은 그렇게 얻어진 결실이지요.”물감의 물성을 극복해 얻어낸 색의 세계로 한껏 자유로워진 그의 화폭을 두고 화가는 비로소 자연의 생명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산 그리메 물 그리메'를 주제로 개인전을 잇대어 낸 최씨의 집, 잔디가 깔린 앞마당에는 달과 산, 해와 물, 새가 모였다. 우수와 경칩이 오기 전에 가지치기로 버려지는 복숭아밭 나뭇가지를 얻어두었다가 제작한 소품 설치 작업이다. 오아시스를 활용한 꽃꽂이 방법이 도입된 설치작품들은 화가의 출근길 물주기로 생명을 다시 얻거나, 그 자체로 고정됐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관객을 즐겁게 하는 미덕은 이번 전시에서도 예외 없이 발휘된 셈이다. 실내 전시실 역시 부지런한 그의 작업 결실로 빼곡이 들어찼다. 사람살이를 주제로 한 평면작품들은 변화가 있는 듯 없는 듯 친숙하지만, 흙으로 빚어낸 인물 군상 설치 작업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화가의 특별한 세상 읽기다. 봄바람도 쐬고, 그림 감상하며 작가 이야기도 듣는 특별한 봄나들이.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범바우골 작업실 전시(전화261-1576, 262-5196)는 11일까지 열린다. 마을로 내려오는 길, 화가가 뒤에서 크게 소리쳤다. "칼 들고 다시 오세요." "예?" 웃음 띤 화가가 가리키는 길 옆을 둘러보니 밭 이랑 사이 사이, 지천이 쑥이다.
부드럽고 서정적인 경기민요는 세마치나 굿거리와 같이 흥겨운 장단에 실려 경쾌한 느낌을 주는 곡이 대부분이다. 전주시립국악단의 제125회 정기공연에서 경기민요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8일 오후 7시 30분 전주덕진예술회관). 고구려의 진취적 기상을 표현하는 '고구려의 혼'(작곡 홍동기)으로 막을 열 이 날 연주회는 다양한 협연자들과 함께 하는 무대다. 김혜란(중요무형문화재 57호 경기민요 보유자 후보) 최장규(경기 고양시 들소리 보존회장) 김보연씨(우리음악연구회 실장) 등 경기민요를 부르는 대표적인 국악인들을 초청, '창부타령' '뱃노래' '자즌뱃노래'를 들려준다. 다양한 수상경력을 가진 소금연주자 홍세린씨와 소금협주곡 '길'을 협연하며, 연극평론가 구히서씨(전 한국연극평론가협회장)의 작시가 돋보이는 '우리 비나리'(작곡 이준호)도 들려준다. 기대되는 무대는 객원지휘자로 참여하는 추계예술대학 강호중 교수(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악장 이수자)가 직접 들려줄 국악가요. KBS 1FM '흥겨운 한마당'을 진행하고 있어 낯익은 목소리의 강 교수는 '그대를 위하여 부르는 노래' '꽃분네야' 등으로 관객을 맞는다. 문의 063)281-2866
익산 지역을 주요 무대로 활동하는 극단 '작은 소·동'(대표 이도현)이 독도 지키기에 나섰다.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마련한 임정용 작·연출의 초연작품 '오십 페이지 셋째줄'(7일과 8일 오후 7시 30분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한국과 일본을 어안리와 죽도리라는 가상의 마을로 설정하고, 두 마을 사람들이 행정구역상 어안리에 속한 도리라는 섬을 놓고 벌이는 싸움이 주요 내용. 관광특구 지정과 놀이동산 등 자본의 압력이 두 마을을 갈등관계로 접어들게 하는 매개체로 등장한다. 최균, 이도현, 추미경, 송은주, 김주일, 정민영, 이문구, 안혜영, 오지윤, 김현정, 김용성, 김영희, 유근웅, 이미진씨와 풍물패 '미마지' 단원 4명, 연희단 '숨' 단원 2명 등 모두 24명이 무대에 선다. 1995년 창립한 극단 '작은 소·동'은 매년 정기공연뿐 아니라 고교와 대학 연극인까지 확장한 배우워크숍, 익산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연극축제 등 익산지역의 연극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문의 016-650-9832
우석레퍼토리극단(대표 김성옥)이 지난 2일부터 이 달 30일까지 서울 혜화동 대학로 극단 소극장에서 '우석대학교 개교 25주년 기념 공연'을 열고 있다. 작품은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 유진 오닐의 자전적 희곡 '밤으로의 긴 여로'(연출 김성옥). 한달 동안 장기 공연되는 이번 공연은 술과 폐병, 마약에 시달리는 한 절망적인 가족의 하루를 담은 현대의 비극. 우리 시대의 우울한 자화상을 여과 없이 보여줌으로써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새로운 관계 모색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각박한 사회에 소중한 울림을 선사할 수 있는 묵직한 고전을 선택한 것부터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극단으로서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극단의 대표이자 우석대 객원교수인 김성옥씨가 연출과 함께 티론역을 맡았고, 민예극단 수석단원인 우상민씨가 메어리역으로 객원 출연한다. 정선일·김동석씨 등 우석대 연극학과 졸업생과 재학생들도 함께 호흡을 맞춘다. 지난 1999년 우석대학교의 지원으로 창단한 우석레퍼토리극단은 1대 대표 조경환씨에 이어 현재 김성옥씨가 2대 대표를 맡아 우석대 연극학과 재학생·동문들과 함께 운영해오고 있다. 공연은 평일(화∼금) 오후 7시 30분과 토요일 오후 4시·7시30분, 일요일 오후 3시. 문의 02)765-7501/063)290-1015
험난한 과정을 이겨낸 예술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쇠절구에 돌을 직접 빻아 만든 돌가루를 캔버스에 뿌리고 털어내는 과정만 해도 수백번 수천번. 여전히 우리에게 생소한 미술 분야인 석채화의 신비가 전주에서 펼쳐진다. 9일 오전까지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김기철 석채화 초청전'."두번의 결혼 실패와 자살 생각 등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겉으로는 단단하고 볼품 없지만, 그 속에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고 다져질 수록 빛을 발하는 돌을 보면서 인생의 많은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석화가 김기철씨(45)는 돌가루에서 나오는 다양한 색채로 26년째 석채화라는 고단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미술 재료 조차 구하기 힘든 어려운 형편때문에 강가에서 쉽게 채집할 수 있는 돌을 주목하게 됐다”는 그는 세계의 돌을 이용해 만든 작품부터 성경구절을 인용한 작품까지, 조용히 있어도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과 종교를 작품의 주요 소재로 담았다. 종교는 작가 자신의 삶에 큰 버팀목이기도 하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돌가루의 색채감은 이러한 주제 의식과 맞닿아 더 강렬한 이미지로 발휘된다.충북 영동에서 활동중인 김씨는 사단법인 국제청소년연합(IYF) 초대로 전주에서 첫 전시를 열게됐다. 전시 기간동안 매일 세차례 전주의 관람객들을 위해 석채화의 작업과정도 소개하고 있다.(오후 1시·5시·저녁9시)
익산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극단 '토지'(대표 최솔)가 연극 '하얀 목련'으로 서울 나들이에 나선다(6일 오후 7시 30분 서울 한전아츠풀센터). 극단 대표인 최솔씨가 작품을 쓰고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지난해 전북연극제에서 초연한 이후 보완작업을 거쳐 새롭게 재창작됐다. 종가집 3대 종부 세 여인의 삶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부딪치며 싸우고 용서하고 화해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가를 표현한 작품이다. 최희영·권경선·최예규·송은주씨가 출연한다. 이 작품은 다음 달 9일 오후 4시 30분과 7시 30분 익산시민의 날 기념공연으로 익산솜리예술회관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다.
지난해 YMCA·YWCA·시청자위원회 등에서 '좋은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KBS 2TV 어린이 드라마 '매직키드 마수리'(연출 진남수)가 뮤지컬로 찾아왔다(3일부터 5일까지 매일 오후 2시와 4시30분 소리전당 모악당). '매직키드 마수리'는 혼란에 빠진 마법세계를 구하기 위해 인간세상으로 내려온 마법사 가족의 이야기. 인간세상에서 희생과 사랑을 배워 마법세계의 평화를 지켜내는 주인공들의 좌충우돌 대모험이 담겨 있다. 이번 뮤지컬은 지난 2월말 종영된 기존 드라마 내용을 갈무리해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의 배경과 인물은 살리고, 뮤지컬의 장르적 특성을 고려한 독창적인 창작품이다. 인간세계의 감정을 마법세계로 전해 마법세계의 평화를 이룬 마수리 가족들이 임무를 마치고 마법세계로 돌아간 이후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TV드라마에 출연했던 마수리(오승윤) 마예예(윤영아) 이슬이(김희정) 풀잎이(한보배) 세은이(정인선) 등이 모두 참여한다. 극의 사이사이에 마술도 선보일 예정. 지난해 말부터 거세게 불고 있는 어린이 마술바람의 중심에 서있는 신세대 미녀 마술사 오은영씨가 마술감독으로 참여했다. 뮤지컬 '블루사이공'의 권호성씨가 총감독을 맡았고, 연극 '고추말리기'의 작가 선욱현씨가 대본작가로 합류했다. 문의 063)270-7846 www.sori21.co.kr
"학교를 졸업하고 결혼을 하고나니, 그림에서 조금씩 멀어지게 되더라구요. 자꾸 무기력해지고 나태해지는 나를 대학시절의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깨우고 싶었습니다.”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백제예술대학 미술과 95학번 동기들 7명이 여는 세번째 '미·애·인 展'. 그들은 '여행'이라는 특정한 테마를 정해볼까도 했었지만, 사고와 표현의 폭이 제한될까봐 서로의 자유로운 발산을 인정하기로 했다.젊음과 원숙함의 중간에 서있는 30대만의 시각을 작품으로 마음껏 표출되고 있는 작가들은 이미경, 전수연, 백윤성, 임세진, 임미자, 유삼순, 최영순씨. 원칙을 충실히 따르거나 혹은 틀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적인 시도를 하거나 이들의 작품은 모두 작가의 개성과 생명력을 따르고 있다. 서양화, 조소, 판화 등 25점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2일부터 8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011-9448-8973△ 2004 두께를 위한 연습전9일까지 전주서신갤러리. 그동안 작가들은 어느정도 두께를 쌓아가고 있었을까. 김혜원·노시은·서희화·정경숙·조헌씨가 참여해 작업의 변화를 보여준다. 063) 255-1653△ 4인의 꿈꾸다2일부터 8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젊은 작가들의 삶과 꿈은 어떨까. 전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김준모·김지연·이권중·이윤모씨가 삶과 꿈에 관한 이야기로 전시를 연다. 011-679-1542 △ 봄바람전2일부터 8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살랑살랑 봄바람과 함께 원광대 한국화과를 졸업한 여류작가 30여명이 작품전을 연다. 016-654-7866△ 진묵회전 2일부터 8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라북도 서예 초대작가들의 모임 진묵회가 차분한 수묵의 멋으로 정기전을 연다. 011-9640-7338 △ 팔봉도예 父子 展4일까지 전주 공예품전시관. 4대째 팔봉도예의 맥을 잇고있는 박창영·광철 부자(父子)가 전통옹기를 바탕으로한 자기와 생활용품, 조명기구 등을 선보인다. 018-602-8018
'건반 위의 카리스마'라 불리며 비인 정통 피아니즘의 예술혼을 보여주고 있는 예원예술대 박규연 교수(32)가 정열적인 피아니스트로 무대에 선다. 6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피아노, 그리고 로맨티시즘Ⅱ'.여성스런 외모와 달리 화려한 테크닉과 섬세한 감수성을 가진 그의 연주에서는 힘이 느껴진다. 독주회·음악회 등 국내외에서 가져온 1백20여차례 연주회마다 폭넓은 연주 세계로 호평을 받아왔다.이번 연주회는 지난 2002년 시작한 테마독주회 '피아노, 그리고 로맨티시즘Ⅰ'에 이은 두번째 낭만음악 기획시리즈다. 조인선의 '지나간 시간의 그림자'를 비롯해 슈베르트 '소나타 다단조 작품번호 958', 쇼팽 '소나타 3번 나단조 작품번호 58'을 연주한다.1988년 전주 한일고 재학중 오스트리아 비인으로 유학해 비인시립음악대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하고 비인 국립음악대를 수석 졸업했다. 한혜명, Dianko Iliew, Julika Behar, Viktor Teuflmayr, Walter Fleischmann 교수를 사사했다. 현재 한국 피아노학회 이사로 활동중이다.△ 성포별신제굿2일 오후 2시 익산시 성당면 성포마을. 익산문화원 주관. 별신굿은 마을 뒷산 정상에 순풍당을 짓고 제를 올린 뒤 풍장을 치며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던 마을 공동체 의식. △ 한애자씨의 강산제 심청가2일 오후 7시 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경업당. 강산제 심청가의 '초앞부터 장승상댁 가는 대목'까지 들려준다. 063-280-7000△ 청소년어울마당3일 오후 5시 익산 솜리예술회관 소공연장. 빛사랑청소년회가 주최하는 마약 퇴치홍보를 위한 청소년 어울마당. 063-856-1978△ 째즈콘서트4일 오후 4시 익산 솜리예술회관 대공연장. 째즈피아가 정기적으로 여는 재즈 한마당. 011-672-0804△ 젊은 소리꾼의 무대6일 오후 7시 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경업당. 권하경 판소리 한국음악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권하경씨가 심청가 눈대목을 들려준다. 063-280-7000△ 연극 '오십 페이지 셋째줄'7일과 8일 오후 7시 30분 익산 솜리예술회관 대공연장. 극단 작은소·동의 정기공연. 임정룡씨가 대본과 연출을 맡았다. 016-650-9832
#1. 화가가 꿈이던 고등학생은 오수장터에서 들려오는 날라리 소리와 허공에서 하늘대던 분바른 상쇠의 하얀 부포에 끌려, 홍정택 명창에게 무용과 풍물을 배웠다. '키 크고 파마머리를 한 웬 구성머리없는 총각'은 군을 제대하고 소리길을 쫓아 '양어머니'인 이일주 명창(도무형문화재 2호)의 곁에서 21년째 소리공부를 하고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소리꾼이었지만, 그는 대기만성형. 지난해 전주대사습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고서야 명창 반열에 올랐다. 10일 소리전당 명인홀에서 오후 2시부터 4시간 30분 동안 '동초제 심청가'로 첫 번째 완창발표회를 여는 송재영이 그다. #2. 가수가 꿈이던 한 여고생은 우연히 듣게 된 판소리에 매료돼 최승희 명창을 찾았다. 원광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도립국악원에 입단했다. 이런저런 판소리 대회에서 상도 탔지만, 소리에 대한 허기를 쉬 채울 수 없었다. 6년 전 국악원을 떠나 은희진 명창과의 인연으로 익힌 '강산제'를 더 배우기 위해 성우향 명창을 쫓아 상경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15년간 그를 지켜봐 준 '양아버지' 이성근 명인(판소리 고법 무형문화재 9호)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3일 소리전당 명인홀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4시간 30분 동안 '강산제 심청가'로 첫 번째 완창발표회를 여는 정소영이 그다. "완창은 나를 이기기 위한 시험이지요. 불안하고 부담도 크지만, 나름대로 노력한 부분을 과시도 하고, 냉철하게 평가받겠습니다.”(송재영)"완숙의 경지에 다다랐을 때 서는 것이 완창인데, 너무 조심스럽습니다. 한 걸음 더 나가기 위한 발돋움이라고 생각합니다.”(정소영)일주일 터울로 각기 다른 유파의 심청가 완창발표회를 여는 송재영 명창(45·도립국악원 창극단 부단장)과 정소영씨(35·전 도립국악원 창극단원). 정씨는 송 명창에게 '선생님'이란 호칭을 사용할 만큼 소리 내력과 연배의 차이가 크지만 두 사람은 닮은 점이 많다. 고교시절 판소리를 시작했고, 도립국악원과 인연을 맺었다. 꽤 오랜 세월 한 스승을 섬겼고, 지금껏 친부모처럼 모시며 살고 있다. 송 명창은 "도망갈 생각도 몇 차례 들었지만, 인연은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며 "옳은 스승을 어찌 섬기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스승인 이일주 명창은 "거목이 될 싹수가 있어 다행이고,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 다행이고, 내 앞에서 더 열심히 하겠노라고 맹세를 해 다행”이라며 든든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정씨도, 정씨의 스승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선후배의 닮은 점은 또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목이 쉬지 않는 철성을 지닌 송씨나 갈고 닦아서 '소리해도 되겠다'는 말을 듣는 정씨 모두 주변 사람들로부터 '노력파'로 꼽힌다. 이성근 명인은 "대개 소리가 맑으면 목구성이 안 좋은데 소영이는 상청이 좋고 뒤따르는 소리도 좋아 '소리가 목에 앵긴다'”며 "지금처럼 2∼3년 바짝 노력하면 큰 소리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두 사람 사이에는 차이도 있다. 판소리해설가 최동현씨가 "송 명창의 심봉사 연기는 심봉사가 환생한 듯 했다”고 칭찬하는 송씨는 비가비 명창 권삼득을 비롯해 여러 창극에서 줄곧 주역을 놓치지 않았던 것에 비해 정씨의 무대경험은 짧다. 그런 정씨에게는 특별한 꿈이 있다. 명창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과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 "학생들이 돈이 없어도 전문적으로 판소리를 배울 수 있는 열린 소리청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번 무대는 고수도 묘한 관계로 놓였다. 정씨의 무대는 이성근 명인과 신호수씨(전주시립국악단 수석)가 북을 잡고, 송씨의 무대는 이성근 명인의 아들인 이상호씨(도립국악원 창극단원)와 권혁대씨(도립국악원 교수)가 장단을 맞춘다. "소리는 기교보다 푸져야 한다. 흥겹지만 처절한 것이 소리다”는 두 소리꾼의 내년 계획은 '춘향가 완창 발표회'. 후배는 함께 하는 선배가 있어 고맙고, 선배는 후배의 시선이 따갑지만 기특하다.
어린 연주자들의 눈과 귀를 깨우는 클래식 선율.제20회 영 아티스트 스트링 앙상블 정기연주회가 1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다.주말마다 연습에 빠지지 않고 탄탄하게 기본기를 다져온 30여명의 단원들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그 폭이 넓다. 레퍼토리는 어린이들의 연습에 좋은 바로크 음악. 비발디의 '사계'를 비롯해 '콘체르토 9번', 로시니의 '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창단부터 10여년 동안 단원들을 이끌어온 이용우 단장은 "어려서 단원으로 활동한 친구들이 대학 진학 후에도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서로 반주하고 연습하면서 아이들에게 협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싶다”고 말했다.영 아티스트 스트링 앙상블은 1995년 전주와 대전을 기반으로 어린이 실내악단으로 출발했다. 전주를 비롯해 타 지역에서도 꾸준히 활동하며, 음악 영재들을 배출해 왔다. 12일 오후 7시 30분에는 대전 청소년평송음악당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2006년 중국에서 세계 하프연주자들을 대상으로 하프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한국에 선수를 빼앗겼습니다. 하지만 하프연주자들이 한데 모이는 가능성을 열어준 전주에 감사합니다.”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4국의 공후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연주회 '공후, 그 만남과 새로운 시작'(30일 오후 7시 전주 소리전당 명인홀)에서 중국 최고의 공후 연주가 취준지(47·중국 국제공후앙상블 예술감독)는 "올해가 하프페스티벌의 원년”이라고 말했다. 전주의 연주자들과 함께 각 국의 독창적인 공후 연주세계를 펼쳐 보이기 위해 전주를 찾은 아시아 3국의 하프연주자 5명. 중국의 취준지와 위 콰이안(28·국립 중앙대학교 음악교수), 일본 수가와 토모코(50·템쿄 가타 단원), 미얀마 우 킨 마윙 틴(64·미얀마 문화부 예술국 고문)과 우 테 와이(51·미얀마 문화부 순수예술부 단원)는 한국의 공후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수가와 토모코는 "한국의 공후는 개량 복원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둔탁한 음이 나올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악기 소리가 섬세하면서도 크고, 음폭이 맑고 깊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소리축제 기간 미얀마 연주단과 전주에 왔던 우 킨 마윙 틴은 "독일 민속음악국제회의나 일본·필리핀 등 세계를 돌며 연주자들과 각 국의 악기를 살펴봤지만, 한국인들의 음악 사랑은 어느 나라보다 뛰어나다”고 말했다. 한국은 처음이지만 호주·태국·말레이시아 등 세계를 돌며 5백여회의 공연을 펼쳤다던 우 테 와이도 한국인들이 들려준 음악의 깊이는 탁월하다고 칭찬했다. 5명의 연주자 모두 전 세계를 돌며 각 국의 공후를 소개하고 있는 공후 전도사. 이들은 전주의 연주자들과 함께 오는 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한차례 더 공연을 열 예정이다.
서양화가 김분임씨(49)가 CAF展에 초대받아 첫 개인전을 열고있다. 다음달 5일까지 서울 코엑스 지하 1층 호수길 특설 전시장.수채화 13점을 전시하고 있는 그는 맑고 깨끗한 느낌은 물론, 종이와 물·물감의 번지는 효과가 수채화에서만 만날 수 있는 멋이라고 소개했다. "다른 소재들과 함께 인물 쪽을 집중적으로 하고 싶어요.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작품으로 사람들과 교감하고 싶습니다.” 개인전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작품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는 그는 전북대 영문과를 졸업, 성심여고에서 영어교사를 지냈으며 본격적인 그림 공부는 호주 트레실리안 아트아카데미에서 했다. 결혼 후 미술에 대한 열정을 뒤늦게 표출하고 있는 김씨는 이번 전시가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로 서울에서 그룹전을 가져왔으며, 현재 한국미술협회·전라북도수채화협회·비현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민화는 서민문화를 기록한 역사입니다. 책은 문자로 적지만, 민화는 가장 민속적인 것을 회화 형식으로 구체화한 것이죠. 민화에는 우리 조상들의 삶의 이야기가 들어있어 감상하는 재미가 제법이에요.”민화를 역사의 또다른 형식이라고 설명하는 민화장 김만희씨는 민화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한 정확한 고증과 학문적 기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슴 속에만 품고있던 미술에 대한 흠모를 68년, 민화 연구로 분출하기 시작했지만 당시만해도 어떻게 민화가 전해졌는지 계보 조차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무속·풍속 등 자료 수집. 척박했지만 의지만으로 시작한 첫 작업은 전국의 박물관을 도는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지만 그는 민화를 통해 살아있는 자료를 후세에 남길 수 있는 값진 희생이었다고 말한다."모사도 필요하지만, 옛 것만 모사하면 발전이 없어요.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시대에 맞는 창작을 해야죠. 새롭게 민화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야 하는데….”민속과 민화는 시대에 따라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는 현실에 맞는 민화를 그리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올해 나이 일흔셋. 나머지 한쪽 눈의 시력이 자꾸 떨어지고 있지만 18세기 이후 끊어졌던 민화의 맥을 힘겹게 이어온 민화 연구가 흐지부지 될까봐 작업을 쉬지 않는다."전주는 젊잖은 동네여서 이런 농채를 보면 낯설기도 하고 유치한 감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문화예술의 고장 전주에서 첫 전시를 열게돼 기쁩니다.”국내외에서 개인전 33회를 치른 김씨는 독일 전시를 앞두고 있다. 동양적 감각이 살아있는 민화에 신비하고 이색적인 눈길을 보내는 해외 전시는 힘겹게 걸어온 민화 연구의 길을 위로해준다. 부산 출신으로 9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민화장 지정을 받은 그는 지금까지도 이 분야의 유일한 무형문화재다. 저서로는 '민속도록'과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풍속화 백가지' 등이 있다.
풍자와 해학, 옛 이야기가 살아있는 민화가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김만희 민화전 '향수(鄕愁), 그 그리움으로 떠나는 민화여행'이 5월 9일까지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로비에서 열리고 있다. 전주전통문화센터의 세번째 기획전이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18호 민화장인 김만희씨(73)는 풍속화의 영역을 한국 현대사까지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민화연구가다. 풍속화가 절정에 이르렀던 18세기 단원 김홍도의 서민정신과 혜원 신윤복의 풍류정신, 긍제 김득신의 익살이 녹아있는 김씨의 작품들은 1930년대부터 60년대까지를 회고한 그의 추억이다. 마을 한가운데 공동수도가 있던 시절이나 바퀴 달린 수레의 등장, 역내의 우동집, 초가 지붕 갈기 등 한국 근현대사를 살아온 풍경은 현실과 기록성의 리얼리티를 바탕으로 하고있다.화려하게 표현된 민화에는 한국인의 사상과 신앙, 생활습관 등 민족문화의 여러 모습을 담아냈다. '꽃글씨'라 불리며 한자 문화권에서 독특한 조형예술로 발전해 온 민화의 한종류인 문자도도 만날 수 있다. 글자의 의미와 관계있는 고사나 설화를 바탕으로 자획(字畵) 속에 그림을 그려넣은 문자도는 유교적 내용이 근간이다.카메라가 대중화되기 전, 시각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당시의 모습을 설명과 함께 전시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풍속화 32점과 한국민화 18점을 선보인다.
지난 1월 '나루터'(연출 류영규)의 앙코르 공연을 열고 있던 극단 '창작극회'. 홍석찬 대표는 '공연을 보고 싶어도 찾아오기 힘든 사람들에게 연극을 보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단원들에게 '장애인 무료관람' 이벤트를 제안했다. 수입보다 빚이 더 많은 극단 살림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전주자림원 장애우를 초청하자'는 대표의 뜻에 모두 흔쾌히 동의했다. 지금은 공연을 관람한 후 "난생 처음 연극을 봤다”며 고마워하는 이들을 보면서 더 큰 보람이 느껴진다. 문화시설과 공연단체들의 관객 서비스가 업그레이드되면서 공연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앉아서 관객을 기다리던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학교나 각 단체 등을 돌며 적극적으로 관객을 찾아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만한 변화는 공연장 나들이가 쉽지 않았던 사람들을 공연장에 초대해 소중한 관객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상봉'(연출 류경호)으로 전북지역 순회공연을 가진 창작극회는 전주와 익산에서 비전향장기수 7명을 초청해 공연을 펼쳤다. 공연장 로비에는 비전향장기수의 사진·기록 전시회와 양심수 후원회 모금활동을 벌여 수익금 전액을 해당단체에 전달했다. 다음 달 올릴 '반쪽 날개로 날아간 새'에도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의 아픈 역사를 더 적극적으로 기억하고 알리기 위해 세미나와 전시회, 초청강연회 등을 기획하고 있다. 지난 27일 막을 내린 제4회 전주시민영화제(위원장 조시돈)도 비전향장기수의 삶을 기록한 개막작품 '송환'의 상영에 맞춰 전북과 서울에서 살고 있는 6명의 비전향 장기수를 초청했다. 또 매 상영시간마다 특별 이벤트를 마련해 객석에 작은 선물을 나눠줘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정기공연 '꽃다방 블루스'(연출 박근형)에 양로원 노인들을 초청했던 전주시립극단은 지난 27일과 28일 정기공연 '언챙이 곡마단'(연출 류경호)에 소년·소녀 가장과 보육원생 1백30명을 초청했다. 정경선 단무장은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는 공연을 꾸준히 가질 계획이며, 앞으로 전주시 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자 등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도 함께 초청해 공연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극단 '명태'(대표 최경성)는 창단 때부터 매 공연마다 객석에 '사랑의 모금함'을 돌려 매년 말 양로원에 전액을 기탁하고 있다. 매 회마다 관객이 늘고 있는 도립국악원(원장 이호근) 목요상설무대는 지난 25일 네 번째 공연에서도 85%가 넘는 좌석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1천여명의 후원회원들에게 이메일·문자메시지 보내기 등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는 홍보전략에서 기인한다. 도립국악원 기획실 김종균씨는 "추후 상설공연은 객석의 50%를 학교·병원·관공서 등 지역단체들의 신청을 미리 받아 제공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갑도)가 지난해 1월부터 재활복지 단체나 사회복지단체·봉사단체 등의 신청을 받아 객석의 일정부분을 무료로 제공했던 '희망의 객석나누기 운동'의 한 모습이다. 빈 좌석을 무료 관객으로 채워야 할 만큼 형편이 어렵지 않은 곳도 있지만, 이런 추세가 늘고 있는 것은 공연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다보면 공연의 질적 향상도 당연히 따라오기 때문. 한 관계자는 "다양한 형태의 공연이 늘다보니 더 많은 관객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시작된 곳도 있겠지만 소외 이웃을 공연에 초대해 사랑을 나누는 이런 일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수병원(병원장 유봉옥)은 26일 1층 로비에서 환자와 래원객과 함께한 사랑 가득한 음악회를 개최했다.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사랑가득한 음악회는 60 - 70대의 아마추어 노인들로 주축을 이룬 밴드단을 초청하여 '사랑가득한 음악회'를 개최해 입원 환우 및 내원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자원봉사활동으로 초청된 EVER GREEN BAND는 1950년대 6.25를 전.후 해서 한국의 중심적 역할을 유지해 왔던 40년전의 연주자로서의 추억을 회상하고 Bress Band의 명예를 회복, 사회복지와 정서순화를 위한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는 악단이다.
'음악은 반드시 연주 당시에 창작되어져야 한다'. 어떤 식으로 연주 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으로부터 탈피, 악보의 틀을 깨뜨리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곡을 재해석해내는 기타리스트 롤랑 디용(49·Roland Dyens). 그가 30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서울에 이어지는 이번 연주회는 첫 내한 콘서트다.클래식 기타의 한계를 뛰어넘는 연주자로 인정받고 있는 롤랑 디용은 작곡·편곡가로서도 기타 음악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장시키고 있다. 그가 작곡한 'Tango en Skai' 'Libra Sonatine' 'Saudades No.3'등은 수많은 기타 마니아들이 즐겨 연주하는 현대 클래식기타계의 히트곡들. 청중들과의 교감을 소중하게 여기는 그의 음악은 귀로 듣는 소리를 넘어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삶의 희노애락이 묻어난 따뜻한 교감이다. 그는 절묘하면서도 흠없이 엮어내는 정확한 연주와 음악적 정열로 청중을 콘서트 홀 밖 미지의 세계로 이끌어낸다. 지난해 10월 국내에 수입된 음반 'Night and Day'는 롤랑디용의 편곡 솜씨와 특유의 맛깔스런 음색, 천부적인 리듬감이 어우러진 대중적 재즈 레퍼토리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파리 국립음악원 교수인 롤랑디용은 9세때 클래식 기타를 시작했으며 프랑스 에꼴 노르말 음악대학에서 Alberto Ponce를 사사했다. 이태리의 알렉산드리아 국제콩쿨에서 빌라 로보스 특별상을 수상, 1988년에는 프랑스 음악전문잡지 'Guitarist'에서 모든 장르를 망라해 발표한 1백인의 현대 최고 기타연주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젊은 작가들의 젊은 시선, '500호 파장전'과 '16인의 드로잉 展'이 다음달 1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원광대 졸업생들이 주축이 된 두 전시는 특유의 개성과 살아있는 감각으로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미치도록 그림과 싸우다가 다시 화해하고 또 싸우기도 하며' 500호 대작들을 완성시킨 열여덟명의 작가들. 여섯번째 파장전은 벽면을 가득 차지한 대작들의 웅장한 규모에 먼저 놀란다."요즘 그룹전은 소품 위주로 하다보니 작가 개인의 역량을 펼쳐내지 못해요. 힘들더라도 의도적으로 대작을 발표함으로써 작품의 질을 높이려구요.”넓은 화폭을 채우기에는 적절한 구도와 배경, 배치 등 작품을 전체적으로 읽을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작가의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나 대작들을 피하는 경향이 있는 현실에서 이들의 도전은 더 빛이 난다.장지 위에 수묵으로 거대한 모악산 줄기를 표현한 '아! 모악산(조양현 作)', 강렬한 색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전라도의 역사를 풀어낸 '2003 전라도 기억의 함성(전량기 作)'등 작품들의 소재는 큰 화면 안에서 효과적으로 표현됐다.작가들이 전하는 대작을 즐기는 방법은 '한 발자국 떨어져서'. 작품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면 한 눈에 화면이 들어와 작품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파장전과 함께 활동하는 회원들이 많은 '16인의 드로잉전' 두번째 전시는 누드 드로잉의 다양한 세계를 접할 수 있다. 보통의 누드 드로잉이 여성의 부드러운 곡선미를 탐구했다면, 이들은 남성의 몸과 여성 인체의 또다른 면도 함께 연구했다. 연필이나 펜, 먹 등을 활용한 작품들은 사진 위에 드로잉하거나 배경을 검게 표현함으로써 윤곽을 드러내기도 해 색다른 미를 전한다. 특히, 뼈만 앙상한 몸이나 늙어 축 처진 몸을 그린 김휘열씨의 작품은 누드 드로잉의 파격적인 이탈이다.
아시아 최고의 공후 연주자들이 전주에 모인다. 중국 최고의 공후(竹밑에 空. 竹밑에 候) 연주가인 취준지(崔君芝·중국 국제공후앙상블 예술감독)와 일본 공후 명인 수가와 토모코, 미얀마의 우 테 와이가 전주의 연주자들과 함께 각 국의 독창적인 공후 연주세계를 펼쳐 보인다.(3월 30일 오후 7시 전주 소리전당 명인홀, 4월 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국립국악원 우면당.) 서역에서 건너온 공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의 반주 악기로 쓰였다고 전해지는 악기. 고려 때 명맥이 끊겼지만, 지난해 고악기연구회 조석연 대표(전북대 한국음악과 강사)와 악기장 고수환씨(도무형문화재)가 여러해동안 옛자료를 모아 고증을 거친 뒤 개량 복원했다. 중국과 일본 역시 공후의 맥이 끊겼지만 20세기 들어 수십년간의 노력 끝에 개량 복원됐으며, 미얀마만이 예전부터 전해오는 공후와 연주법을 보존해오고 있다. 이번 연주회는 지난해 첫 연주회인 '공후, 그 가능성을 찾아서'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공후-그 만남과 새로운 시작'을 주제로 내세웠다. 1부는 한국연주자들의 무대, 2부는 아시아 3국의 공후연주로 구성한 이 연주회는 4국의 공후가 한데 어울려 호흡하는 무대다. 한국연주자들의 무대에서는 '낙화'(작곡 백성기·우석대 교수)와 '나비춤'(작곡 윤혜진·서울대 강사)이 초연되며, 지난해 첫 연주회에서 초연된 '연화'(작곡 최상화·중앙대 교수)와 25현가야금과 공후연주로 편곡된 '향'(작곡 한광회·한국작곡가회 부회장) 이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 외국인연주자들과 함께 피날레를 장식하는 작품은 지성자씨(성금연가락보존회 대표)가 편곡한 '공후를 위한 아리랑'. 우리의 민요 아리랑을 매개로 아시아의 여러 공후가 더 친밀하게 어우러지는 계기다. 수년간 국제무대를 통해 공후를 알려온 중국·일본·미얀마의 명인들이 함께 하는 이번 공연은 아시아 각 국의 공후 형태와 연주법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의미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연주자들은 성금연가락보존회 지성자 대표의 지도로 김영언·조보연·박경희·백정은·최민교·강현선·이유진·오나영·조명숙·김은정씨 등 10명의 젊은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고악기연구회 조 대표는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갇혀있던 우리의 공후가 아시아 3국의 공후와 만나 어떤 고고한 울림을 이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이번 연주회는 고악기인 공후의 실용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올해 전북도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사업이다. 문의 고악기연구회 063)275-3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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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오늘] 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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