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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훈수(訓手)

우리나라 재미있는 속담에“ 훈수는 빰을 맞고도 한다”는 말이 있는데 장기나 바둑에서 옆사람이 훈수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훈수(訓手)는 충언(忠言)이나 조언(助言)과는 다르다. 충언은 밑에 사람이 자기보다 연장자나 지위가 높은 사람을 위해 한말씀 올리는 것을 말하고 조언(助言)은 옆에서 일깨워 주는 말을 뜻한다. 비슷한 말로 훈시(訓示)란 상관이 직무상 밑에 사람에게 주의사항을 일러주는 것을 말한다. 장기나 바둑에서 당사자들은 흥분이나 긴장상태가 되면 수가 잘 보이지 않을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을 부담없이 구경하는 옆사람은 평온한 마음이기에 수가 잘 보인다. 그런데 당사자들이 쉬운수도 잘보지 못하고 쩔쩔맬때는 옆사람은 답답한 마음에서 훈수를 하게 된다. 훈수 받는 측은 고맙겠지만 반대측은 약이 올라 훈수자에게 폭언도 불사한다. 이런 고약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장기 바둑판이 또 답답해지면 훈수버릇이 튀어나오게 된다. 훈수 하나에 상황이 일변하여 승자와 패자가 뒤바꿔지게 되면 훈수자가 빰을 맞는 웃지못할 촌극(寸劇)이 벌어진다.훈수는 인간의 내면 욕구와 깊은 연관이 있어 훈수는 계속될 것이다. 훈수자는 승자와 패자를 만드는 장기 바둑 전쟁에서 아무 부담없는 방관자이면서 구경꾼이다. 그러나 그는 장기 바둑 전쟁에서 방관자이면서 소외자라는 위치에 불만이다.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집단이나 어떤 상황에서 소외당하는 것을 극히 불안해한다. 그래서 장기 바둑 전쟁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또 하나나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서 훈수자는 승패 세계를 떠나있는 자유인이기도 하다. 참가자이면서 자유인이라는 이중신분은 훈수자만이 가질수 있는 특권이다.이런 이유로 장기 바둑에는 어김없이 훈수자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빈번한 정치적 발언은 정치적 훈수인지 훈시인지 구분키가 어렵다.한나당 집권을 막기위해서는 범여권의 대통합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훈수보다는 훈시에 가까운 절박성이 깔려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은 당파성으로 오해받을수 있는 훈수나 훈시는 삼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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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9.03 23:02

[오목대] 동물들의 리더쉽

늑대는 흔히 응큼하고 속좁은 동물로 묘사된다. 그것은 동서양이 모두 그렇다. 팔만대장경에는 “늙은 늑대가 사자처럼 외치려 하지만 역시 늑대 우는 소리밖에 지를 수가 없었던 것처럼, 소인(小人)은 아무리 해도 그것으로 그친다”는 대목이 나온다. 서양속담도 마찬가지다. 프랑스에는 “늑대는 음험한 동물이 생각하고 있는 일을 금방 눈치챈다”, 알바니아에는 “아무리 품행이 좋은 늑대라 할지라도 어진 양이 될 수는 없다”는 속담이 있다.하지만 늑대들은 인간이 배워야할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준다. 늑대는 사냥을 할 때 무리를 지어 다닌다. 자세히 살펴보면 길을 개척하는 한 마리의 선두늑대를 볼 수 있다. 선두자리는 매우 위험하고 힘든 자리다. 다른 짐승들에게 공격의 첫 표적이 될 수 있고 늪이나 덫에 걸리는 첫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늑대들은 이런 선두늑대의 어려움을 함께 한다. 사냥이 진행되면서 선두늑대 자리를 계속 바꾸는 것이다. 또 선두에 나설 역량이 못되는 늑대들은 행군이 계속되는 동안 어린 늑대를 돌보거나 뒤에서 발생하는 위험에 대비하는 역할을 맡는다.(휴넷 경영지식생산본부)기러기는 계절에 따라 수만리 길을 이동하는 철새다. 대개 시베리아 동부와 사할린섬, 알래스카 등지에서 번식하고 한국, 중국 북부, 몽골, 북아메리카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이때 날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게 기러기 안(雁) 자다. 옛 선비들은 고향을 떠난 자신의 처지를 이 기러기에 비유해 많은 시를 남겼다.이 기러기는 이동할 때 V자 대형을 이룬다. 공기의 저항을 가장 적게 받기 때문이다. 이 V자 대형에서 가장 힘든 자리는 역시 공기저항을 가장 많이 받는 선두 자리다. 기러기는 이 선두 자리를 2-3시간마다 교체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이때 뒤따르는 기러기들은 계속 울어댄다. 선두에 나선 기러기가 지치지 않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또 만일 노쇠한 기러기가 낙오하면 다른 기러기 2마리가 동행한다. 그러다 기력이 회복되면 다시 V자 대형에 합류하는 것이다. 이들 동물들의 리더십은 아마 생존을 위한 본능일 것이다.요즘 12월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끼리 이전투구가 한창이다. 경선이 끝난 한나라당이나 경선중인 범여권 모두 오십보백보다. 늑대와 기러기에게서 한 수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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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31 23:02

[오목대] '대학의 특징'

세계의 유명한 대학들은 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하버드 대학은 미국의 건국일(建國日)보다 140년 먼저 존 하버드라는 목사에 의해 유능한 신부를 배출키위해 설립되었다. 현재는 미국 최고의 대학으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모든 학과가 미국에서 최고인 것은 아니다. 법과대학이 미국에서 최고이다. 이번에 미국대학 입시 전문기관 ‘프린스턴 리뷰’가 미국 대학생 12만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 대학들의 특징들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제일 입학하기 어려운 대학은 하바드에 이어 프린스턴 대학, 다음으로는 메사추세츠 대학인데 우리에게는 MIT대학으로 잘 알려진 대학이다.그리고 예일대학이 다음을 이었으며 그다음으로는 스텐포드 대학, 브라운대학 ,콜럼비아 대학 펜실베니아 대학,워싱턴대학, 켈리포니아 공대 순(順 )이다. 소위 동부의 명문대학 대(對)서부의 우수대학이다.방과후 학생들이 가장 많이 공부하는 대학은 오리건주(洲)의 리드칼리지이며 가장 공부를 않하는 학교는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이 파티를 가장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숙사가 가장 좋은 학교는 메인주(洲)의 스미스 칼리지이다. 학생들의 정치참여가 가장 활발한 대학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있는 조지 워싱턴 대학이다. 한때 유명했던 한국계 출신 미국의 로비스트 박동선씨도 이대학 출신이었다. 스포츠 열기가 가장 높은 대학은 메릴랜드 대학이 1위에 올랐으며 켐퍼스가 가장 아름다운 대학으로는 블루릿지 산맥을 끼고 있는 버지니아주(洲)의 여학교 스윗 브리이어 칼리지가 이고 가장 인종이 다양한 대학은 펜실베니아주(洲)의 템플대학이다. 학교 음식이 가장 좋은 대학으로는 버지니아 공대이다. 위스키를 가장 많이 마시는 대학은 워싱턴 앤드리드 대학이다. 한국의 대학은 전문대를 포함해서 약 250대학이 넘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한국의 대학들은 특징과 개성들이 별로 없다. 더구나 세계를 향해서 내놓을수 있는 브랜드 학문이 전혀 없다. 서울대가 세계 100권내에도 진입을 못했으니 말이다. 특징있는 대학을 만들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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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30 23:02

[오목대] 순망치한(脣亡齒寒)

순망치한(脣亡齒寒)이 최고 경영자를 만든다.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의 순망치한은 중국 노나라 때 지어진 춘추좌씨전에 나오는 고사성어다.가까운 사이의 하나가 망하면 다른 한편도 온전하기 어렵다는 뜻을 담고 있다.같은 뜻의 용어는 순치지국(脣亡齒寒) 즉 입술과 이와같은 관계의 나라가 있다.비슷한 용어는 새의 양 날개와 같은 관계로 조지양익(脣亡齒寒)이 있고 수레의 양 바퀴와 같은 관계로 거지양윤(脣亡齒寒)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경영자 대상 정보사이트 SERI CEO 회원 413명을 상대로 지난 20∼24일까지 오늘의 내가 있기 까지 가장 힘이 되어준 습관을 사자성어로 물은 결과 19.7%가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관계를 중시하는 것을 의미하는 ‘순망치한’을 꼽은 것.비즈니스의 기본과 일맥 상통한다는 설명이다.순망치한은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말한다.집단사회를 이루고 있는 우리는 순망치한 관계의 큰 틀에서 살고 있다.공생을 위해 필요한 연결 고리이며 생활의 지혜이기도 하다. CEO는 그냥 되는게 아니다.CEO는 사람을 경영하는 것이다.사람을 경영하는데는 뛰어난 두뇌와 따뜻한 가슴이 있어야 한다.매사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한다.창조적 두뇌를 갖고 기업에 이익을 안겨 줬기 때문에 CEO가 된 것이다.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하지 않고서는 결코 CEO가 될 수 없다.인간 경영이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반찬으로 알아본 싫어하는 CEO 유형도 있다.단순하고 업무에 무지한 ‘단무지형’부터 결제를 올리면 돈만 깍으려고 하고 두서없는 이유만 늘어 놓아 기가 차게 만드는‘ 깍두기형’이 있다.시시콜콜한 것까지 따지고 금방 짜증내며 부하의 공로를 가로채는 치사한‘ 시금치형’과 말은 5번 하고 듣는 것은 2번 정도만 하는 ‘오이형’도 있다.고압적인 자세로 직원들에게 책임 추궁하는 ‘고추형’과 생각없이 이것 저것 말해서 강조 사항이 무엇인지 잘 모르게 하는 ‘생강형’과 냉정하면서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 유형인 ‘냉이형’과 무조건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우격다짐형인 ‘무우형’도 있다. 하지만 이들 CEO들이 순망치한과 같은 인간관계를 중시해서 성공한 사람들인 만큼 반면교사로 삼아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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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29 23:02

[오목대] 라마단

이슬람교 신자들을 무슬림이라고 하는데 이들에게는 다섯가지 종교적 의무가 있다. 무슬림들은 이를 이슬람교를 떠받치는 다섯기둥(五柱)이라 부른다. 알라외에 다른 신이 없으며 창시자 마호메드가 알라의 사도라고 고백하는 샤하드, 매일 다섯 차례 메카를 향해 절하는 살라트, 가난한 사람을 위해 수익금의 일부를 내는 자카트, 평생에 한 번은 성지를 방문해야 하는 하지, 나머지 하나가 라마단 기간중의 금식이다. 라마단은 아라비아어로 ‘더운 달 ’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슬람력(曆)으로 9월 초승달이 뜨는 날 시작해 한달간 계속된다. 이슬람력은 윤달이 없는 순수한 음력이므로 양력으로 따질 때 라마단은 해마다 10∼11일씩 앞당겨진다. 해마다 라마단이 다가오면 전문가단이 구성되어 초승달을 관찰하고, 최고 종교지도자가 이를 확인한후 라마단의 시작 날짜를 공포한다. 라마단 기간중 무슬림들은 해가 떠있는 동안에는 일체의 흡연, 물을 비롯한 모든 음식, 그리고 성관계도 금지된다. 유일 신인 알라가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마호메드에게 코란을 가르친 신성한 기간이기 때문에 모든 무슬림들이 본능적인 욕구를 억제하고 믿음에 집중함으로써 영적으로 더욱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마지막 10일간은 가장 최고로 헌신하는 시간으로 아예 사원안에 머문다. 올해의 경우 다음달 13일 전후해서 시작되는 라마단이 우리의 주목을 끌고 있다. 아프간 탈레반에 억류된 19명의 한국인 인질 석방협상에 돌파구가 될 희망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슬람국가에서는 1년중 가장 성스러운 기간인 라마단이 시작되기 직전 대규모 특사가 단행되곤 한다. 아프간 정부의 라마단 특사로 탈레반 수감자들이 석방될 경우 인질 석방 전망이 밝아지지 않을까 기대되는 것이다. 아프간 피랍사태는 오늘(28일)로 40일째를 맞았다. 라마단 단식은 절제 이상의 뜻이 있다. 배고픔을 경험해 없는 사람의 고통을 헤아리라는 수양의 의미가 담겨 있다. 종교의 덕목은 사랑과 관용이다. 이슬람교는 그리스도교, 불교와 함께 세계 3대 종교의 하나다. 신도 수도 전세계에 걸쳐 13억명에 달한다. 넓은 마음으로 전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주기 바란다. 공포와 두려움에 떨고 있을 한국인 인질들에게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에 좋은 소식이 들리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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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28 23:02

[오목대] '네포티즘(Nepotism)'

네포티즘(Nepotism)이란 우리말로 하면 연고주의(緣故主義)라고 할 수 있다. 자기를 둘러싼 혈맥(血脈) 학연(學緣) 지연(地緣)으로 얽힌 인맥(人脈)의 총칭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인과 한국인의 공통점 중의 하나가 인간관계에서 인맥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메스컴의 잇슈가 되고 있는 유명인사들의 학력위조 사건들도 학벌을 통한 학연을 중요시 하는데서 온 부작용인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진정한 힘도 미국이 가진 엄청난 천연자원과 이민자들이 가져온 유럽의 과학기술 보다는 반(反) 네포티즘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인맥보다도 인간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풍토가 오늘의 거대 제국 ,미국을 이룬 밑거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에 새 대통령이 탄생되면 비서로부터 그린 북(Green Book)이라는 녹색 표지의 책자 하나를 전달받는다. 이 그린 북에는 1200개의 관직(官職) 명칭이 적혀있다. 새 대통령이 자의로 바꿀수 있는 고위 관직이 1200개라는 뜻이다. 얼핏보기에는 많은 것 같지만 미국과 같이 큰 나라는 많은 수가 아니다. 왜 그책 표지를 녹색으로 했는냐하면 개척시대 미국에서는 살만한 땅을 찾어가 묘목(苗木)을 심고 돌아온다. 그 묘목이 악조건을 이기고 살아나면 사람이 옮겨가 살수있다고 생각하고 죽으면 살지못할 땅으로 여긴다. 그래서 푸른 묘목은 미국인의 가슴속에 개척의 선구자란 이미지가 정립되어 있으며 그린 북은 각계 각층에서 푸른 묘목처럼 선구자가 될 수있는 사람의 명단이라는 뜻에서 그린북 즉 녹책(綠冊 )이 된 것이다. 미국이 발전할수 있었던 이유를 프랭크린은 유럽사회에 얽혀있는 네포티즘의 단절에 있다고 까지 하였다. 그래서 플랭크린은 말하길 “ 그사람의 신분이나 연고가 무엇이냐를 ANE지말고 그사람이 무엇을 할수있느냐를 물어야한다”고 했다. 미국의 힘은 그린북이 말하듯 묘목관(苗木觀)에서 나온 것이다.케네디 대통령이 그린북을 전달받아 자기의 반대당인 공화당 사람 셋이나 장관으로 기용한것도 네포티즘의 단절을 보여준 것이다.한국의 대학 발전도 자기 모교출신 박사를 교수로 임명하는 네포티즘으로 벗어날 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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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27 23:02

[오목대] 수박

여름을 상징하는 과일 중 으뜸은 수박이다. 연일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수박이 여전히 인기다. 더위가 물러간다는 처서(處暑)가 지났는데도 폭염이 그칠줄 몰라 그러는 것이리라. 냉장고에 넣어둔 수박을 잘라 붉은 과육을 한입 냉큼 물면 더위가 싹 가시지 않을까 싶다.박과의 덩굴성 한해살이 풀인 수박은 원산지가 아프리카다. 고대 이집트시대부터 재배되었다고 하며 널리 분포된 것은 약 500년 전이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충렬왕때 원나라로 부터 들여 와 개성에 처음 심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연산군 일기’(1507년)에 수박의 재배에 관한 기록도 보인다. 한자로는 서과(西瓜) 수과(水瓜) 한과(寒瓜) 시과(時瓜)라 한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담백한 과채”로 기술돼 있다.얼핏 보기에 수박은 수분 뿐이지 영양이 거의 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수박은 뛰어난 약효성분이 다량 함유된 보물창고다. 92-94%가 수분이며 탄수화물, 칼슘, 칼륨, 인, 철, 비타민 등이 풍부하다.수박에는 요소(오줌의 주성분)의 생성을 돕는 시트룰린이라는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어 이뇨제(利尿劑)로 통한다. 또 해열과 해독작용도 탁월하다.수박을 붉게하는 색소인 리코펜과 카로틴은 항산화물질로 수박이 토마토에 비해 2배 가량 많으며 노화방지 및 전립선암 발생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칼리(K)이온은 근육이완 및 혈압 강하에 큰 효과를 나타낸다. 또 껍질에는 규소 및 팩틴 성분이 많아 이를 이용해 맛사지를 하면 어린이 땀띠 및 여드름 방지, 피부의 미백효과도 뛰어나다. 그러나 냉증이나 장염 설사기가 있는 사람은 먹지 않는 게 좋다.일반적으로 수박에서 가장 간과하기 쉬운게 씨다. 대개 귀찮아서 뱉어 버리지만 알짜는 씨에 있다. 원래 수박은 씨를 먹기 위해 재배한 것이다. 지금도 아프리카나 중국에서는 수박씨로 짠 기름을 식용유로 쓴다. 수박씨는 칼로리가 땅콩보다 많고 단백질 햠유량이 씨앗류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해바라기, 땅콩, 잣을 능가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영양덩어리인 수박씨를 씹어먹으라고 권하기도 한다. 중국인이 콜레스테롤이 많은 돼지고기 섭취시 말린 수박씨를 소금과 함께 볶아 먹는 것도 같은 이치다. 여름이 가기전에 수박으로 이냉치열(以冷治熱) 해 보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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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24 23:02

[오목대] 학벌

동국대 신정아 교수 학력 위조사건 이후에 계속 불거진 학력위조 사건들은 학벌이 갖는 사회병페의 한 단면들이다. 합리적 사회로 진입하기위해서는 학벌의 모순들을 극복해야할 것이다. 학벌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보는 풍토가 존속하는한,그리고 학력 검증 시스템이 재대로 만들어지지 않는한,출세주의자들의 학력위조 사건은 빈발할수 밖에는 없다. 한국에서의 학벌은 학문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조선 사회에서의 문벌(門閥)처럼 하나의 신분제의 개념이다. 좋은 학벌은 좋은 문벌을 의미하고 좋은 문벌의 후손이면 출세는 받어놓은 밥상과도 같다. 한국에서 제일 좋은 학벌은 서울대 학벌이다.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볼때 한국에서의 대학의 존재이유는 학문이 아니다. 학생들이 대학에 가려하고 그것도 목숨을 걸고 서울대에 들어가려고 하는것은 학문이 아니라 권력을 갖기 위해서이다. 이런 사실은 통계가 입증하고 있다. 첫째 현 국회의원 약 25%가 서울대 출신이며 사법부 사시출신의 약 50%가 서울대 출신이다. 해방이후 2003년 까지를 기준으로 보면 역대 장관 655명중에 서울대 출신이 283명으로 약 43%를 차지했다.한때 우리나라 10대 기업 대표이사 142명중에 서울대 출신이 62명으로 약 46%를 차지했다. 엣날의 통계이지만 1993년에는 무려 공기업 이사장의 약 84%가 서울대 출신이었다. 노무현 정부 들어서서도 한때 열세명의 수석 비서관 가운데 경희대 출신 문제인 민정수석만을 빼고 전원 서울대 출신이었다.그래서 서울대의 입학은 단순히 한사람의 대학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지배계급의 한 성원이 되는 것과 같다.이런 이유로 한국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배웠느냐가 아니라 어디에서 배웠느냐가 중요하다. 문제의 핵심은 좋은 학벌출신이 자기 분야에서 지도자로서의 그만큼의 능력이 있느냐이다. 서울대 입학할때는 다른 학생보다 능력이 있었다 하드래도 대학4년 동안 사회에서 대접 받을만큼 내실있는 교육속에서 능력배양을 했느냐이다.그렇지 않다느것이 일반적 통념이다.또한 주위에서 흔히 볼수있는 대학교 동창회의 활성화도 학벌의식의 변형적 표현이라고 해야할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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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23 23:02

[오목대] 여론조사

여론이란 원래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이성적인 것으로 인식됐다.신의 소리와 같은 것으로 사용되어 매우 합리적이고 절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대중사회가 들어서면서 여론은 진리의 개념보다는 다수의 의견으로 정리됐다.그 이유는 현대사회에서 여론은 반드시 합리적으로 형성되기 보다는 매우 가변적이기 때문이다.마치 연예인의 인기와 마찬가지로 수시로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여론은 한마디로 특정 문제나 사건에 대한 다수의 의견이라고 할 수 있다. 언론의 선거 여론조사는 1824년 미국의 해리스버그 펜실베이니아 신문이 당시 대통령 선거캠페인에서 앤드루 잭슨이 앞서고 있다는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 최초다.1930년대까지는 여러 신문에 의해 간이여론조사(Straw Poll)가 실시되다가 1936년 대통령 선거에서 갤럽과 로퍼 폴 등이 루스벨트의 압도적 승리를 정확히 예측하면서 여론조사는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는 해에 중요한 보도기사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서 선거여론조사는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 때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됐다.그 이전에는 신문사의 창간 기념일이나 연초에 이른바 국민의식조사에 정치 관련 문항을 포함시키는 것이 고작이었다.대선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선거여론조사는 15대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투표자 여론조사에서 참담한 실패를 했다.당시 로이터 등 세계 유수 통신사들은 ‘한편의 코미디’‘ 세계 선거여론조사 사상 최악의 우둔한 결과’라고 평가했다.방송사들이 16억원을 들여 조사한 여론 조사는 방송 전파와 함께 공중으로 날아가 버렸다. 17대 한나라당 대통령 선거 후보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극적으로 선출됐다.선출 규정은 당원 30% 대의원 20% 국민참여 선거인단 30% 여론 조사 20%.당심에서는 이후보가 박근혜후보에 432표가 뒤졌지만 여론조사에서 8.8%를 앞서 2452표차로 신승을 거뒀다.지난해 5.31일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에서도 오세훈후보가 맹형규 후보를 제친 것도 결국은 여론조사 덕 이었다. 이번 한나라당의 여론조사는 일반 국민중에서 무작위로 뽑아 여론을 묻는 방식이어서 범 여권 지지자 성향 유권자들의 의견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여론조사는 공정성이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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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7.08.22 23:02

[오목대] 순혈(純血)주의

한국은 이제 다인종(多人種) · 다민족(多民族)사회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주민등록상의 외국인 인구는 63만2000여명으로 총 인구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신고된 결혼건수 총 33만2800여건 가운데 외국인과의 결혼이 11.9%인 3만9700여건에 달한다. 농촌총각의 경우 10명중 4명꼴로 외국인 여성과 결혼하고 있어 3∼ 4년 후면 농어촌 초등학생의 4분의1 이상이 이러한 가정의 자녀들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 이주 노동자와 여성 배우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인구구성의 다인종 · 다민족화는 더욱 가속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사회에서 외국인및 혼혈아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사실 우리는 백인에게 당하는 차별에는 분개하면서도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인들을 우리보다 열등한 인종으로 여기는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있다. 지금은 ‘살구색’으로 바꿔 부르고 있지만 소위 ‘살색’이라는 크레파스나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어려서 부터 살색 피부가 아름다운 피부라는 인식을 가져왔다. 우리나라에 와서 일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이나 외국인 여성 배우자들및 그 자녀들이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거부감과 함께 적잖은 차별을 받는 데에는 이런 고정관념이 작용하지 않나 싶다. 지난해 한국에 온 한국 핏줄 ‘하인스 워드’의 성공 스토리에는 많은 감동과 갈채를 보냈지만 국내에서의 외국인이나 혼혈아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다. 제 3국에서 성공한 한국계는 치하하면서 한국에 시집온 외국인 여성과 그 자녀들을 차별하는 것은 큰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따지고 보면 한국도 역사적으로 여러차례 전란 등을 거치면서 순혈주의 단일민족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해졌다. 오늘날 같은 세계화 시대에 자기 민족 중심주의와 그로 인한 외국인 차별은 부정적 국가 이미지를 초래하고 자본투자를 위축시켜 국가 경쟁력을 저하시킬뿐 아니라 국제적 고립과 후퇴를 자초할 수 있다. 마침 유엔 인종차별위원회(CERD)가 우리 정부에게 단일민족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워드 방한 이후 혼혈 한국인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지만 근본적인 것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유엔의 권고가 우리사회의 배타적 순혈주의를 진지하게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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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21 23:02

[오목대] 북한 홍수

지금까지 남한사람들은 남한보다 북한이 홍수로 인한 재해를 왜 더 자주 겪게 되는가를 알고 있다. 올해도 북한은 홍수로 인한 심각한 재해를 입고 있는데 홍수 조절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남한보다 훨씬 빈약하다. 나무가 없는 북한의 민둥산은 빗물을 곧바로 강으로 흘러 보내게 하고 설상 가상으로 민등산 정상의 흙이 빗물에 자주 흘러 내려 강바닥이 높아져가 조그만 폭우에도 강물이 옆으로 흘러넘칠수 밖에는 없게되어 있다. 1970년대에 북한은 식량증산을 위해 북한 전역에 협동 농장제를 도입하여 계단식 논을 만들게 했다. 그러나 집중호우는 이런 논밭을 휩쓰는 현상이 반복되었다. 이달 초부터 홍수가 북한의 9지역을 강타하여 22400 가옥을 63300 아파트를 침수시켰으며 120 군데에서 철도가 끊겼고 20여개의 석탄광산 무너졌다고 한다.또 적십자사의 빌표에 의하면 이번 수해로 73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런 큰 재난을 당한 북한을 노무현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할 때 상당한 규모의 인도적 지원이 있을것으로 기대한다. 북한의 핵을 불안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남한도 무자비한 홍수 앞에 쩔쩔매는 북한 주민들의 동태에는 강한 동정심을 갖고 있다. 북한의 이런 주기적인 홍수피해는 자연재해라기 보다는 정치를 잘못한데서 연유한 인재(人災)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작년 홍수때 유엔 식량 계획 W F P가 발표한 것을 보면 사망과 실종이 281명 이재민 6만여명 가옥붕괴 3만여채 농경지 훼손이 3만 정보였다, 작년 한해 한국정부는 10만톤의 쌀 지원을 했었다. 이런 와중에서도 북한은 체제 선전에 열을 올렸는데 북한당국은 그당시 김정일 장군님의 명령으로 주둔지역의 인민군대가 홍수와 싸워 인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냈다고 선전했다. 또 수해지역 주민들 중에서 몇몇 충성분자들을 내세워 대북 지원용 물품을 김정일의 하사품으로 둔갑시켜 김정일 장군님의 인민에 대한 사랑과 은정은 여전하다는 식의 선전을 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북한 인민들은 홍수앞에 무방비 상태이다.옛부터 정치 지도자는 치산치수(治山治水)를 잘해야 한다는 것을 먼저 김정일이 알아야할 덕목(德目)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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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20 23:02

[오목대] 용(dragon)

용은 동아시아의 신화나 전설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이다. 중국에서는 영수(靈獸), 즉 신령한 동물이라 하여 매우 귀하게 여겼다. 중국 한나라 이후 만들어진 용의 본래 형태는 9가지 동물의 특징을 따와 합성한 모습이다. 뿔은 사슴, 눈은 귀신, 몸통은 뱀, 비늘은 물고기, 발은 매, 귀는 소와 닮았다. 입가에는 긴 수염이 나 있고 동판을 두들기는 듯한 울음소리를 낸다. 머리 한 가운데는 척수라고 불리는 살의 융기가 있는데 이것을 가진 용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상서로운 동물로 기린, 봉황 거북과 함께 4령(四靈)의 하나로 천자(天子)에 견주었다. 그래서 천자의 얼굴을 용안(龍顔), 의복을 용포(龍袍), 의자를 용상(龍床)이라 했다. 용은 모든 동물의 근원으로 조화와 변신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으며 지상과 천상을 오르내린다. 이러한 신통력은 여의주라는 신비한 구슬이 있어야 가능하다. 용은 또 불교에서 불법을 수호하는 팔부신(八部神) 중의 하나로 받들어진다. 삼국유사에도 용과 관련된 신라 문무대왕의 일화가 나온다. 대왕은 죽으면서 동해의 큰 바위에다 장사 지내 달라고 유언한다. 큰 용이 되어 불법을 받들고 국가를 수호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경주 앞바다에 있는 문무대왕 수중능이다. 뱀이 1000년을 살아서 승천하면 용이 되는데 어떤 저주에 의해 용이 되지 못하고 물 속에 사는 큰 구렁이를 이무기라 불렀다.서양에서는 용을 동양처럼 신비스럽게 여기지 않았다. 고대에는 단순히 큰 뱀인 경우가 많았다. 주로 암흑세계에서 살고 죽음이나 죄악과 관계가 깊은 동물로 등장한다. 그리이스 신화에서는 아폴론이 용이라 할 수 있는 대사(大蛇) 피톤을 퇴치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장소가 유명한 델포이 신전이다. 용을 뜻하는 영어 드래곤(dragon)은 당시 그리이스어의 드라콘에서 연유했다. 요즘 용과 이무기가 나오는 심형래 감독의 디워(D-War)가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5·18 광주문제를 다룬 ‘화려한 휴가’와 함께 침체에 빠진 한국영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A급 컴퓨터그래픽(CG)과 Z급 시나리오’라는 혹평 속에서도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조만간 미국에서도 1500개 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용에 대한 동양적 신비감을 배경으로 제작된 이 영화가 서양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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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17 23:02

[오목대] 행복지수

미국의 비영리 여론조사 기관의 하나가 전세계 47개국 4만5239명을 대상으로 국가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국가 만족도가 9%로써 전세계 47개국중 최하위 수준인 45위로 나타났다. 또 국내 모 여론조사에서도 국민들의 국가에대한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36점으로 나왔다. 이런 여론 조사결과는 현재 우리국가의 처지는 낙제점수를 맞은 불량학생이다. 여기에서 국가란 개념을 현 정부와 동일시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문제는 조사 응답자의 주관에 달려있을 뿐이다. 국가에 대한 만족도에서는 83%의 중국이 가장 높았다. 중국 경제 성장력의 추동력이 정부에 있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국가 만족도와 비슷한 개념으로 개인의 향복지수를 생각해 볼수 있다. 왜냐하면 국가에는 만족하지 않지만 개인으로써는 행복한 인생을 사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행복이란 일반적인 정의는 욕망에 대한 만족이다. 영국의 심리학자 케럴 로스웰은 행복지수를 알기위해 몇가지 질문표를 만들었다. 첫째 질문은 나는 외향적이고 유연한 편인가이다.둘째 질문은 나는 그 긍정적이며 우울하고 침체된 기분에서 비교적 빨리 탈출하고 스스로를 잘 통제하는가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질문은 인생에 대한 적응력을 묻는 것이다. 세 번째 질문은 나의 건강 상태, 안전,자유 및 내가 가진 돈등에대해 기본적으로 만족하고 있는가이다. 생존에 대한 필수적 요건에 대한 만족을 묻는 것으로써 가장 중요한 행복지수 평가기준이기도 하다. 네 번째 질문은 나는 가까운 이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고 내일에 몰두하는 편이며 스스로 세운 기대치를 달성하고 있는가이다. 개인의 자존심 삶의 목표 야망등의 고차원의 가치를 묻는다. 이런식의 행복지수 평가에 있어서 세계 1위 국민은 경제적으로 낙후된 푸에르토리코이다. 2위 역시도 경제적 후진국인 멕시코이다. 일반적으로 아시아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크게 낮았으나 오직 싱가포르만이 상위 25개국에서 24번째이었다.이것을 보면 개인의 경제력과 행복은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어찌보면 지나친 경제 제일주의의 추구는 인간의 마음을 더 황막하게 만든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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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16 23:02

[오목대] '화려한 휴가'

지난달 25일 개봉한 영화‘화려한 휴가’가 전국을 강타했다.영화는 슬프다.“광주시민 여러분 ,제발 우리를 잊지 말아 주세요 잊지 말아 주세요.”화려한 휴가의 마지막 대사다.1980년 5월의 광주를 스크린 위로 불러낸 ‘ 화려한 휴가’는 보는 이에게 피 눈물 나는 죄의식을 불러 일으킨다.김수환추기경은 시사회에 초청한 배급사에 “나는 가슴이 아파 그 영화를 볼 수가 없어,자네들은 정말 그 사건을 몰라.”라고 거절했다는 것이다.김추기경의 한마디가 심금을 울렸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평범한 소시민들이다.돈 없는 노인을 무료로 태워주는 착한 택시 운전사 민우(김상경분),그에 하나 밖에 없는 동생이며 서울대 법대 입학이 목표인 고등학생 진우(이준기분), 둘은 부모없이 살아가면서도 어두운 기색이 하나도 없다.진우와 함께 성당을 다니는 신애(이요원분 ) 역시 엄마가 없지만 예비역 특전사 출신 아버지(안성기분)와 함께 구김살 없이 살아가고 있다.월남 방위 출신 택시 운전사,별다방 미스 김을 좋아하는 제비족,제자를 사랑하는 맘 깊은 선생님,웃는 모습이 넉넉한 신부님,책임을 다하는 의사.그들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상상했듯이 그 때의 사건만 일어 나지 않았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1980년 5월18일은 이러한 평범한 시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갔다.곧 철수하겠다는 계엄군의 말만 믿고 기뻐서 애국가를 따라 부르다 계엄군의 총탄에 어이없이 죽어나간 시민들.사랑하는 부모,자식,형제 ,연인을 지키겠다는 신념으로 시민군을 조직하고 마지막까지 대항했지만 총칼 앞에서는 힘 없는 몸부림에 지나지 않았다. 요즘 세상은 광주를 잘 모른다.올해 5월 광주를 기념하는 행사를 가진 대학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20∼30대에게 조차 이미 잊혀져 가는 역사다.그러나 화려한 휴가 제작진은 역사적 비극의 단면을 극적 감동과 함께 정면으로 전하는데 성공했다.잊혀져 가는 역사를 되살려 낸 것이다.화려한 휴가가 대선 정국과 묘하게 맞물려 논쟁을 증폭시키고 있지만 분명 젊은 세대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야 한다.영화 시사회장에서 주연 배우 김상경은“ 영화의 힘이 정치하는 분들보다 클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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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15 23:02

[오목대] 게릴라성 호우

스페인어로 ‘소규모 전투’라는 뜻의 ‘게릴라(guerrilla)’라는 말이 처음 쓰인 것은 1809년 영국의 이베리아 해방전때 였다. 당시 영국의 웰링턴장군을 도와 프랑스군을 이베리아 반도에서 몰아내는데 큰 공을 세운 스페인―포르투갈의 비정규군을 ‘게리예로스(guerrilleros)’라고 부른데서 유래되었다. 게릴라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빨치산’은 프랑스어로 ‘동지’ 또는 ‘당파’라는 뜻의 ‘파르티잔(partizan)’에서 와전된 것이다. 게릴라는 조직적인 지휘나 통신, 보급체계 등이 없이 단독 또는 소규모 부대의 행동에 의해 상대의 배후를 기습하여 전과를 거두고 신속하게 빠져나와 일반 민중속에 숨어 반격을 피한다. 소규모로 출몰하다 보니 예측이 불가능할 수 밖에 없다. 게릴라의 속성을 인용해 ‘게릴라성 호우’라는 말이 얼마전 부터 등장해 자주 쓰이고 있다. 일기도에도 잡히지 않고 곳에 따라 불쑥불쑥 나타나 호우를 퍼붓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붙여진 수식어다. 일정하게 비가 내리는 장마비 보다 시간당 30∼ 40㎜의 게릴라성 호우가 더 큰 수해를 일으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최근 충북 제천을 비롯 강원도 일부 지역의 큰 피해가 이같은 국지성 집중호우로 빚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7월말쯤 장마가 끝나면 8월초 부터는 폭염이 시작되는게 그동안의 날씨 패턴이었다. 이런 전형적인 형태가 올해는 전혀 모습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8월들어 전국적으로 거의 매일 거르지 않고 비가 왔다. 예년 보다 강수예보 정확도가 떨어지는 바람에 기상청 예보관들은 곤혹스럽기 짝이 없는 모양이다. 휴가를 망친 직장인들이나 피서지 상인들도 불만족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같은 게릴라성 호우는 대기 불안정과 해수면 온도 상승, 태풍의 끝자락인 열대 저압부의 북상등이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내일(14일)이 말복이다. 올해는 월복(越伏)으로 늦더위까지 예상된다. 계속되는 후텁지근한 날씨로 불쾌지수는 자꾸 올라가고, 저녘에는 열대야 까지 겹쳐 짜증을 더한다. 하지만 지금부터의 결실기는 곧 태풍철이기도 하다. 한해 농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다. 해마다 겪는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이다. 시설물 관리등 철저한 대비책 마련에 힘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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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14 23:02

[오목대] 일본 애니메이션

코미디언으로 더 잘알려진 심형래씨가 과거의 실패를 딛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 히트 하므로써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가 새로이 만든 영화는 ‘디워’라는 이름의 작품으로써 관객 3백만명을 불러들였다. 영화는 옛날처럼 오락의 한분야가 아니라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젠 생활의 한부분이다.그들은 정치인보다는 영화배우 이름에 더 애착을 느끼고 정치인 이름에 생소해한다. 이런 탈(脫)정치적인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일본인들은 세계 어느민족보다 만화를 좋아한다.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이 가져온 심각한 상처와 고통, 상실감을 극복하는데 만화의 공(功)이 컸던 것 같다. 일본인의 만화보는 습성은 지하철에서도 흔히 발견된다. 지하철 자리에 앉으면 만화책부터 들고 읽기 시작한다. 이런 풍토하에서 일본은 애니메이션 강국이 되었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지가 2005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을 선정했을때 거기에는 몇 명의 문화예술인도 포함되었다. 예를 든다면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아카데미 영화제를 석권한 클린트 이스트 감독과 여배우 힐러리 스웽크,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과 함께 동양의 문화인도 두명이 선정이 되었는데 하나는 중국의 국민배우 장쯔이(章子怡) 다른 한명은 일본 에너메이션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이었다. 일본 TV 애니메이션은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해외로 수출되어한국 대만 홍콩에도 일본 애니메이션이 소개되었는데 “우주 소년 아톰”“마징가 Z" ”플란더스의 개“ ”알프스 소녀 하이디“등의 애니메이션은 폭발적 인기를 누렸으며 여기에 심취했던 어린이들이 이젠 4,50대의 장년이 되었다. 일본 TV 애니메이션의 대표적인 회사인 도에이(東暎)가 만든 애니메이션이 한해 55억,즉, 한화로 약 5천5백억원을 수출한 적이 있었다.이쯤돠면 일본 애니메이션은 국가 기간 산업 수준이다.그래서 심형래 작품 ‘디워’의 성공은 한국 에너메이션 발전에 빛을 주고 있다. 그가 만든 영화 기법이 애니메이션 제작 기법과도 일면은 연관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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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13 23:02

[오목대] 대통령후보 출사표

“선제(先帝)께서는 창업의 뜻을 절반도 이루시기 전에 붕어하시고, 지금 천하는 셋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신(臣)은 받은 은혜에 감격하여 이제 먼 길을 떠나거니와, 떠남에 즈음하여 표문(表文)을 올리려 하니 눈물이 솟아 더 말할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명문(名文)으로 널리 알려진 ‘출사표(出師表)’의 맨 처음과 끝 문장이다. 이 출사표는 1800년 전 제갈공명이 위(魏)나라를 토벌하기 위해 출진하는 날 아침, 촉제(蜀帝) 유선에게 눈물을 흘리며 바친 글이다. 두번에 걸쳐 올린 이 글에는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과 황제에 대한 충성, 천하를 통일하여 백성을 구하려는 큰 꿈이 절절이 배어 있다.이 출사표가 요즘 제철을 만났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마다 출사표를 던지고 있으니 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4월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한 이래 선관위에 등록한 사람이 73명에 이른다. 11월 24일까지 받는다니 100명을 훌쩍 넘지 않을까 싶다. 가히 기네스 북 감이다. 무소속이 많고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정치인 교수 목사 승려 보모 역술인 야채상 문구상 농민 부동산임대업자 미화원 청원경찰 주부 등 직업도 다채롭다. 한 마디로 ‘개나 걸이나…’다. 차라리 1960년대부터 1997년까지 선거때마다 얼굴을 내밀던 카이젤 수염의 진복기 후보가 그리울 지경이다.문제는 이들이 얼마나 대통령직을 이해하느냐 하는 점이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어록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초대 G.워싱턴은 “대통령이 되는데는 사형대로 가는 죄인의 기분과 다름없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J.애덤스는 “4년 동안의 임기는 나의 평생에 가장 비참한 시절”이라고 했고 A.잭슨은 “나의 대통령 시절은 고급 노예 생애”라고 회고했다. 또 W.S.태프트는 “백악관은 세계에서 가장 고독한 곳”이라고 털어 놓았다. 반면 F.D. 루스벨트는 “매우 피곤한 직책이긴 하지만 나는 충분히 이것을 즐겼다. 왜냐하면 적어도 국민 전체의 최대 권익을 위한다는 목적아래 국가의 대기구를 움직인다는 것은 결코 불쾌한 일이 아니니까”라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지금은 대통령직이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판단을 요구한다. 후보들의 출사표에 얼마나 국가를 생각하는 비장한 각오가 들어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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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10 23:02

[오목대] '기러기 아빠'

한국에서만 있을수 있는 특이한 현상의 하나가 바로 기러기 아빠이다. 기러기 아빠란 자식교육을 위해 자식과 아내를 해외로 보내고 혼자 사는 남자를 지칭한다. 지난 2005년에 해외 조기 유학생은 2만 4천명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경기지역이 약 80%를 차지한다. 여기서 말하는 조기 유학이란 초중고교를 말하는데 초등학교 유학이 제일 많다. 조기 유학 대상지역으로는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이어서 영어권의 나라가 압도적이다. 이런 현상은 유학의 목적이 한마디로 영어를 조기 습득시킬려고 하는데 있다고 보여진다. 조기 유학붐이 상승하면서 캐나다의 뱅쿠버나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지역은 등록되어 있는 한국 학생들이 너무 많아 신규 학생숫자를 제한하겠다고 까지 하고 있다. 이렇듯 교육 엑소더스라는 명예롭지못한 별명을 안고있는 한국의 조기유학으로 해외로 빠져나가는 돈이 3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국내에서의 사교육비가 4조원을 넘는다는 통계가 있는데 조기 유학비와 사교육비를 합치면 7조원이라는 엄청난 숫자에 압도당할수 밖에는 없다. 우리 교육은 영어에 엄청난 국력을 쏟아붇고 있는 형편이다. 어린 나이에 자기 모국어를 제대로 배우지도 못한 단계에서 외국어를 배우게 되면 자아 정체성 확립에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된다고 한다. 우리가 쓰는 단어는 그 나름대로의 생성배경이 있기마련이다. 이런 언어 배경은 생활속에서 점진적으로 터득하게 되는데 이런 과정을 생략한채 다른 나라 언어에 접하게 되면 자아 정체성 확립에 문제가 생길수 있다. 외국의 교육 시스템과 교과 과정이 좋아서 조기유학을 보내는 것은 모르겠으나 단지 영어 하나 제대로 배우겠다는 심산으로 조기유학은 위험천만한 모험일뿐이다.여기에다 기러기 아빠들은 혼자 있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술에 의존하는 사람이 4명중 1명꼴이다. 그들의 가족들에 대한 근심, 가족들의 생활비까지 책임을 져야하는 2중 3중의 부담은 알코올 의존도를 높이는 원인이다. 이런 현상은 세계에서 우리만의 독특한 사회현상이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우리 교육시스템에 문제를 우리 스스로가 함께 풀어갔다면 처량한 기러기 아빠들이 있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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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09 23:02

[오목대] 全州 경전철

전주시가 꿈의 교통수단이라고 자화자찬했던 경전철 사업이 백지화될 것 같다.막대한 사업비 조달 방안도 불투명한 상태에서 무작정 사업만 강행하려다 브레이크가 걸린 전주 경전철 사업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경전철은 지하철과 같은 중전철에 비해 가벼운 철도를 말한다.소형전철,모노레일,궤도버스,자기부상열차 등이 경전철에 포함된다.주로 15∼20㎞의 도시구간을 운행하며 운행속도는 지하철의 시속 80∼90㎞보다 떨어지는 60∼80㎞ 정도다.유지운영비가 싸고 환경친화적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전주시는 2005년 10월17일 건설교통부로부터 경전철 건설을 위한 도시철도기본계획을 승인받았다고 홍보에 열 올렸다.지난 5년 동안 추진해온 전주경전철이 본궤도에 진입,전주경전철 시대가 개막되었다고 소개했다.반대위원 한명도 없이 3단계에 걸친 심의를 무사히 통과했고 전주경전철이 타 지역보다 사업타당성이 탁월했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말로 전주경전철 사업타당성이 탁월했을까.전주시는 2000년대들어 인구가 60만명대에서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인구가 늘어야만 대중교통수단 이용자도 늘게 돼 있다.그러나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전주시내버스 하루 평균 이용자수가 14만7000여명에 불과하며 자가용 증가로 해마다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그런데도 경전철 2개 노선이 완공되는 2013년 하루평균 경전철 이용자를 16만명으로 산출한 건 결국 전주경전철이 마치 사업성이 있는양 교통수요를 부풀린 것 밖에 안된다. 다음으로 사업비 4683억원 조달 방안도 국비 20% 도비 10% 시비 10% 그리고 민간사업자가 60%를 투자토록 돼 있지만 불투명한 수치다.5백억원 가까운 시비 확보도 문제지만 누가 선뜻 나서서 민간 투자를 하겠는가.시민 67%가 찬성한 전주경전철은 당초 예정대로라면 금년에 착공했어야 했다.자칫 정책판단미스로 용역비등으로 30억여원만 날릴 공산이 짙다.사실 용역이란 것도 얼마든지 주문자의 입맛대로 나오게 할 수 있다. 아무튼 전주경전철 착공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은 송하진시장 몫으로 떨어졌다.물론 송시장으로서도 전임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었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하지만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판단하면 문제는 쉽게 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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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7.08.08 23:02

[오목대] 에어컨 실외기

에어컨(air conditioner)은 이제 여름철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에어컨을 보통 냉방장치라고 하나 정식명칭은 공기조화기(空氣調和器)라고 해야 한다. 일정한 공간을 인간이 활동하기에 알맞은 온도와 습도 분포로 조절하고, 동시에 공기속의 먼지 등을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에어컨은 액체가 기체로 증발할 때 주위에서 열을 흡수하는 원리를 이용했다. 알코올을 피부에 발랐을 때 알코올이 증발하면서 주위에서 열을 빼앗아 피부가 차가워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리콴유(李光耀)전 싱가포르 총리가 ‘인류 최대의 발명품’으로 꼽을 정도로 에어컨이 없었다면 현재의 고층빌딩이며 우주선, 정밀공업은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이처럼 에어컨이 현대문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냉매(冷媒)로 사용되는 프레온이 대기중에서 순환하며 지구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환경파괴 주범으로 몰렸다. 현재 대체냉매 개발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또 다른 문제점이 기화된 냉매를 다시 액화(液化)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실외기의 역기능이다. 실외기에서 나오는 열기는 차량에서 내뿜는 열기와 함께 도심 ‘열섬(heat island) 현상’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길거리에 낮게 설치된 실외기는 보행자들에게 직접 뜨거운 바람을 쏟아 붓는다. 가뜩이나 30도가 넘는 폭염에 뜨거운 실외기 바람을 맞았을 때의 불쾌함과 짜증스러움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관계당국도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해 지난 2002년 건축법을 개정했다. 상업및 주거지역의 경우 도로에 접한 건축물에 설치하는 실외기는 지면에서 2m 이상 높이에 두거나 실외기 배기구에서 나오는 열기가 보행자에게 직접 닿지 않도록 덮개등을 덧붙이도록 했다. 이를 어길 경우 200만원 이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3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2005년 부터 법 시행에 들어갔지만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사례는 단 한건도 없다. 제대로 단속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에어컨으로 실내온도는 낮아지지만 지구촌 온도는 오히려 높아진다. 또 낮게 설치한 실외기는 보행자들에게 엄청난 짜증을 안겨준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지구 온난화 시대에 심각히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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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7.08.0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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