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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국제감각

역사적으로 볼때 우리 한반도는 불리한 지정학적 위치에 놓여왔다.북에는 대륙국가가 있고 남쪽에는 일본이 있어 어느 한쪽이 강성할때는 반드시 한반도를 넘보았던 것이다.문 명론자들에 의하면 우리와 같은 반도국이 융성할때는 대륙으로 기운을 뻗치지만 그렇지 못하면 문명을 다른곳에 전달하는 다리역활을 한다는 것이다.그래서 우리와 바슷한 반도국인 이탈리아는 그리스 문명을 계승하면서 아프리카 북부와 유럽대륙을 통합하는 거대한 제국을 형성했지만 우리는 중국문명을 일본에 전달하는 문명 전달국이었던 셈이다.강대한 주변국에 포위된 형태의 우리 한반도는 생존의 조건으로써 남다른 국제감각과 영특한 지혜를 필요로 했었다. 지금은 세계의 최강국이 미국이요 그래서 세계 경찰국으로도 불리워지고 있다.그동안 미국과 별로 친하지 않았던 자존심 강한 프랑스도 사르코지 대통령 정부하에서는 친미정책으로 돌아서고 강한 있다. 강한 국가와 불편한 관계를 맺지않는 것은 국가 생존의 전략이지 그것이 어찌 굴욕이 되겠는가.그런데도 미국과 조금만 문제가 있으면 곧바로 정치문제로 비화되어 반미촛불을 들고 일어서는 것은 그다지 지혜로운 처신은 아니다. 마치 이는 조선 인조때 중원의 정세를 모르고 임진왜란때 중국 명나라로부터 원병을 받은것에 구애되어 존명사대만을 내세웠던 사대부들의 어리석음이 병자호란을 일으킨 것이다. 그당시 누루하치가 만주를 통일하고 강력한 군대로 중국을 정복할려는 원대한 포부를 가졌음을 몰랐던것이다. 국제감각의 엄청난 부족이다.폭군으로만 잘못 알려진 광해군은 이미 명나라는 지는 해이고 청나라는 뜨는 해라는 것을 알고서 명나라의 요청에 할수없이 1만명을 파병하면서 도원수 강홍립에게 적당히 싸우는 척만을 하라는 밀명을 주었던 것이다. 이처럼 외부 상황을 잘 파악하는 국제 감각을 가져야하지 감정적으로 대처해서는 안될 것이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05.22 23:02

[오목대] 나비효과

지진이나 태풍 등 천재지변이 일어 나기 전에는 이상 징후가 나타난다.이번 중국 쓰촨성 대지진 발생전에 이미 두꺼비의 이동이 목격됐다.진앙 인근 마을에서 두꺼비 10만 마리가 거리로 떼지어 나왔다는 것.두꺼비 떼는 차와 사람에 밟혀 죽어 가면서도 계속해서 한 방향으로 옮겨갔다.주민들은 불안에 떨었지만 관계 당국은 "산란기를 맞아 이동 것인 만큼 서식 환경이 좋아졌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반겼다는 것이다.지진 당일에는 진앙지로부터 965㎞ 떨어진 우한의 한 동물원에서 기린이 벽에다 머리를 박는가 하면 코끼리가 코를 심하게 흔들어 동물원 직원이 이에 맞아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진앙지 원촨현에서 563㎞ 떨어진 후베이성 언스에서는 쓰촨성 대지진 발생 3주전에 갑작스레 저수지 수량이 크게 줄었다는 것.24만명이 숨져 20세기 최대 지진으로 불리는 중국의 탕산 대지진 때도 우물이 마르는 등 자연의 변화가 감지됐었다.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1979년 미국 워싱턴의 한 학술발표회장에서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개짓이 미국 텍사스 주에 발생한 토네이도의 원인이 될 수 있을까'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나비효과란 말이 일반에게 널리 회자되었다.나비의 날개짓이 공기의 흐름에 미세한 변화를 일으키고 그로부터 2주일이 지나면 지구의 날씨 전체가 날개짓이 없을 때에 비해 결정적으로 달라질 수 있음을 수학적으로 보여준 논문으로 알려져 있다.처음에 이 현상을 설명할 때는 나비가 아닌 갈매기를 사용했다.나중에 시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갈매기를 나비로 바꿔다.이 이론을 만든 로렌츠도 지난달 16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자택에서 9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로렌츠는 1960년대 낡은 컴퓨터로 계산 작업을 하던중 0.0001에도 못미치는 작은 수치 때문에 엄청나게 다른 결과가 나온 사실을 발견해 나비효과 논문으로 발전시켰다.아무튼 인간들이 자연의 경고음을 무시하며 살아가고 있다.자연에 대한 겸손이 뭣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지난 대선 때 MB가 530만표 차로 승리한 것이 자만심을 불러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이번 쓰촨성 대지진은 많은 교훈을 남겼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05.21 23:02

[오목대] 숫자 징크스

좋은 일을 기대하고 나쁜 일을 피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특정한 숫자에 대한 호불호(好不好)의 감정을 낳았다. 숫자에 대한 징크스인 셈이다. 숫자 징크스는 문화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종교나 정서,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서양에서는 '13'이 대표적으로 꺼리는 수(數)이다. 그리스도 최후의 만찬에서 배신자 유다가 13번째 의자에서 앉았다는 데서 기인한다. 특히 '13일의 금요일'은 가장 저주 받은 날로 여겨 기피한다. 오늘날에도 모임 날짜에 13일에 금요일이 겹치면 참석인원에 신중을 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6'도 불길한 수로 여긴다. 성경 요한 게시록에 '666'이 '악마의 수'로 쓰여 있는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대신 그들이 좋아하는 숫자는 행운을 가져 온다는 '7'이다.동양인의 경우에는 발음과 관계가 깊다. '4'자는 죽음을 뜻하는 '사(死)'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꺼린다. 한자(漢字) 문화권인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 중국인들이 특히 싫어한다. 반면 중국인들은 '8'을 유난히 선호한다. 8의 중국어 발음 '파'가 '돈을 벌다'라는 중국어 '파차이(發財)' 앞자 발음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8888' 숫자의 자동차 번호판이 엄청난 가격에 팔린 적이 있다. 올해 베이징에서 열리는 올림픽 개막식도 8월8일 오후 8시8분으로 잡을 정도이다.이처럼 숫자 '8'을 거의 광신적으로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올해 국내에서 잇달아 터진 악재로 숫자 8에 일말의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올해 발생한 큰 재난이나 사건의 발생일 숫자를 합하면 모두 공교롭게 8인데서 비롯됐다. '8의 배신'이라는 말 까지 나올 정도라 한다. 기록적인 폭설사태가 1월25일 발생했고, 전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티베트사태가 발생한 날이 4월13일, 최근 대지진이 일어난 날 5월12일 역시 숫자를 합하면 '8'이다.사람들은 징크스를 미신으로 간주하면서도 많은 부분을 징크스에 속박당하거나 의지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번 대지진이 첨단과학도 예측못할 정도의 자연재앙이다 보니 수천년 이어져온 민족적 정서까지 흔들리는 모양이다. 그러나 8월 이후에는 날짜의 숫자를 합쳐도 자연스레 8을 넘게된다. 지진 역경을 딛고 중국민족 역대 최대의 행사인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길 기대한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8.05.20 23:02

[오목대] 코 성형

코는 얼굴 중앙을 차지하고 있어 미관상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은 그의 수필집 '팡세'에서"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으면 세게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다"라는 재미있는 말을 남겼다. 코 셩형 열풍이 불고 있다. 여자들의 쌍커풀 수술은 기본 성형이고 코를 높이는 코 성형이 주류이다. 아마도 여자 연예인중 90% 이상은 코 높이는 성형수술 경험을 했을 것이다. 이런 압도적인 추세석에서 성형은 부끄러운 일이 아닌 여자로써의 당연한 권리로까지 여긴다.이런 영향때문에 자연미인을 선호했던 중국인조차 한류(韓流)의 상륙으로 성형수술에 열중한다. 송혜교의 코와 김희선의 턱을 이상형으로 본다고 한다. 서양여자도 성형은 한다. 그러나 그들의 코 성형은 동양 여자와는 달리 높은 코를 낮게하는 또는 매부리코의 콧잔등을 깍는 수술인 것이다.코 하나를 놓고 한쪽은 높이고 다른 한쪽은 깍는 것이다.이쯤해서는 과연 어떤 코가 여성적인 아름다운 코인가를 생각해봄직도 하다. 우선 인간에 있어서 코는 동물의 코와는 다르다. 동물의 콧구멍은 앞을 향해 있으나 사람의 코는 밑을 향하고 얼굴에서 튀어나와 있다. 진화론자들은 이와같은 인간의 코 대해서 여러 가지 말을 한다.첫째는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큰 목소리가 필요했고 큰 코는 소리의 휼륭한 공명기관 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처음, 물속생활을 한 인간은 물속으로 다이빙 할때 코에 물이 안 들어가도록 진화했다는 것이고 셋째는 우리의 눈알을 외부 충돌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광대뼈와 같이 돌출되었다는 것이다.네째는 외부로터의 거친바람을 막아주기 위해서 지금처럼 진화했다는것이다. 또 원시시대에는 여자는 동굴에 남아있고 남자는 밖에 나가 사냥을 하는 과정에서 두개골도 두터워졌고 눈을 보호하기위해 광대뼈도 강해졌으며 콧날도 커졌고 달아나는 사냥감을 추적하다보니 코의 기능이 더강화됐다고 한다.그래서 남자의 코가 여자의 코보다 커지면서 여자의 작은 코는 여성스러움을 나타내게 되었다.그래서 작은코는 여자 아름다움의 상징인데도 요즈음 코를 높여 큰 코를 만드는 것을 보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05.19 23:02

[오목대] 간통죄 논란

해묵은 간통죄 논란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1953년 간통죄 처벌이 형법에 규정된 이래 네번째 위헌 심판대에 서게 된 것이다.이번에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여부를 다투는 사건은 올 2월 간통죄로 불구속 기소된 탤런트 옥소리씨가 제기한 위헌 소송을 포함해 모두 4건. 이 가운데 3건은 '불륜남녀'의 주장을 받아 들여 법원이 직접 헌재에 위헌심판을 제청한 것이다.간통죄의 핵심은 국가가 남녀간의 '이불 속 문제'까지 개입할 수 있느냐 여부. 폐지론자들은 개인의 성생활은 국가가 개입해 강제·금지할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즉 성적 자기 결정권 침해한다는 것이다. 불륜이 부부간 성실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면 민사사건이나 이혼재판으로 책임을 물으면 된다는 입장이다.반면 존치론자들은 간통을 단순한 사적 행위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일부일처제를 유지하고 선량한 성도덕과 가정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이 크기 때문에 정당한 규제라는 것이다.이런 원론적 입장과 달리 현실에선 갈수록 형벌적 의미가 쇠퇴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70%를 넘던 인신구속률이 최근 10%대로 떨어졌고 실형선고율 역시 21%에서 4%로 급락했다. 실제로 간통죄가 위자료 산정이나 재산분할에서 상대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여기에 달라진 시대 분위기도 한 몫 거든다. 종래 격렬하게 반대하던 여성계나 존치를 주장했던 유림측 모두 목소리를 낮추고 있다.사실 간통죄 폐지 논란은 형법이 만들어질 때부터 제기됐다. 초안에는 이 죄가 제외됐으나 정부가 남녀 모두의 간통을 처벌하는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했던 것이다. 당시는 해방전 일본 형법을 따라 유부녀의 간통만을 처벌했었다. 이 법안은 출석의원 110명중 57명이 찬성해 통과되었다.이후 법무부가 두차례 폐지방침을 정했으나 무산되었다. 헌재는 세차례 합헌결정을 내렸다. 외국의 입법례도 대부분 폐지 쪽이다. 같은 유교문화권인 중국, 일본, 북한은 당초에 처벌하지 않았고 독일 프랑스 등은 일찍 이를 폐지했다.우리나라도 간통죄의 법정형을 낮추거나 벌금형을 허용하자는 절충적 의견이 나오고 있다.성경에 "훔친 물이 더 달고 몰래 먹는 떡이 더 맛있다"는 대목이 나온다. 그러나 여기에도 역지사지의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05.16 23:02

[오목대] 인문학자의 위기

언젠가 고려대 인문대 교수들이 이런 선언을 했다."무차별적 시장논리와 효율성에 대한 맹신으로 인문학은 그 존립근거와 토대마저 위협받는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오늘의 대학 인문학 위기는 외부적인 요인 ,즉 시장논리와 효율성에 대한 맹신에도 있다는 뜻이다 .또 어느 교수는 오늘의 인문학 위기는 인문학적 정신과 가치를 경시하는 변화된 사회구조와 이를 주도한 정부당국에 있다는 주장도 했다. "인문학적 정신"이란 표현 자체도 애매 모호하지만 인문학의 위기 이유를 역시 사회 탓으로 돌리고 있다.그러나 한국에서의 인문학 위기를 인문학 자체의 위기라기 보다는 인문학자들의 위기라고 보는 사람들도 많다.그들 주장에 의하면 한국의 인문학이 삶의 현장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강단의 위기이며 세상이 한참 변하는데도 강의 노트는 변하지 않는 학자들의 위기이고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 맹종과 지적 모험보다는 인간관계에 더 연연하는 학풍의 위기이며 반증(!?의 위험을 피해가는 추상적 언어로 가득찬 강의에 대한 위기라는 것이다.또 이런 주장도 있다. 인문학을 인간자체를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한다면 인간의 D N A 분자구조를 해명하는 일이 오히려 인문학의 정의에 더 맞는다는 것이다.또 인문학을 인간의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 한다면 오히려 철학이나 문학보다도 오늘날 미국에서 활발한 "뇌신경학"이나 "인공지능 연구"가 더 적확할 것이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그동안 인문학자들이 인문학의 동지라고 할수 있는 시간강사의 처우개선에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묻기도 한다.지난 4개월 동안 서울대 인문대 "조직진단"을 해온 김성복 뉴욕 주립대 석좌교수의 말은 시사하는바가 크다. "서울대는 국제화도 더디고 학과 이기주의도 심하다. 인문대 15개 학과가 따로 놀고 학과간 협력과 공생(d?에 대한 고민을 찾아볼수 없다"고 했다. 어찌 이것이 서울대에만 있는 현상일것인가.인간에 대한 연구 이전에 인문학자들 자신들의 자기성찰이 더 필요한 시점이 아닐가. 자신들의 변화가 없이는 인문학의 위기는 더 심화될 수도 있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05.15 23:02

[오목대] 사도헌장(師道憲章)

동양의 고전 예기에서도 '옥은 쪼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를 모른다'고 했다.잠재 가능성이 아무리 높아도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배우고 실천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그간 우리 교육은 지난 수십년간의 암기위주의 입시교육으로 초 중등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실종되고 논리적 사고와 창의성 교육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1974년 이래의 고교평준화가 평둔화이상이지 않았으며 이른바 3불로 함축되는 획일적 관치교육과 폐쇄적 입시교육은 교육의 경쟁력을 침식해 국가의 미래마저 그늘지게 해왔다.그동안 획일적인 교육정책과 시대착오적인 이념교육 등으로 우리교육 현장은 심각한 혼란과 위기에 직면해 있다.공교육 붕괴 원인은 평등지상주의 교육정책과 함께 경쟁 무풍지대에 안주하다시피해온 교사탓이라는 지적이 있다.우리는 일본의 교육개혁을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일본정부가 초 중학생의 수업시간을 늘려 학력 강화에 나서는 등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2011년부터 평균 수업 시간을 초등학교 5.2% 중학교는 3.6% 늘린다는 것이다.국어 외국어 사회과목 등 기초과목의 수업시간은 10% 이상 늘어난다.특히 중학교 이과와 수학시간은 각각 33%와 22% 늘려 미래 과학기술 인력 양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일본의 교육개혁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내년부터 10년 주기'교원면허갱신제'를 도입해 교사들의 실력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내일은 스승의날.대한교육연합회가 1982년 스승의날을 기려 유진오 박사 등 각계인사 105명이 뜻을 모아 만든 사도헌장이 새롭게 다가선다.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교육을 맡은 스승으로서의 긍지와 사명을 굳건히 다지겠다는 뜻을 전문에 담고 있다.우리는 제자를 사랑하고 개성을 존중하며 한 마음 한 뜻으로 명랑한 학풍을 조성한다 등 5개항의 실천 덕목을 밝히고 있다.교사 경쟁력이 교육의 질을 가른다는 사실을 이번 스승의날을 통해 되새겼으면 한다.가르치는 입장에서 보면 학생은 많은데 제자는 없고,배우는 입장에서는 선생은 많은데 스승이 없다고 한다.새겨들을 말이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05.14 23:02

[오목대] 존엄사(尊嚴死)

뇌시사태에 빠져 인공호흡기등 연명(延命)치료에 의지하고 있는 70대 할머니의 자녀들이 국내 최초로 환자의 존엄사 권리(인간으로서 존엄함을 갖고 자연스럽게 죽을 권리)를 허용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지난주 서울지법에 제기하면서 안락사 논쟁이 재연될 전망이다.안락사는 행위를 중심으로 적극적 안락사와 소극적 안락사로 구분된다. 적극적 안락사는 약물등을 투여해 숨을 거두도록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소극적 안락사는 필요한 의학적 조치를 하지 않거나 생명연장 장치를 제거해서 죽음에 이르도록 하는 것으로 존엄사(尊嚴死)라고도 말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네덜란드와 벨기에가 적극적 안락사까지 허용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및 일본 대만등이 의사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방법으로 소극적 안락사를 용인하고 있다.우리나라는 안락사를 전혀 허용하지 않고 있다. 1997년 서울 보라매병원에서 무의식 상태의 환자를 가족 요구로 퇴원시켰던 의사에게 법원이 살인죄를 적용해유죄판결을 내린 이후 오히려 경직돼 가는 추세다. 가족들은 의사에게 환자의 연명장치를 떼어달라고 요구하기도 어렵다. 의사들 역시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과 어려움, 그리고 연명치료가 무의미한 줄 잘 알지만 처벌이 두려워 가족의 요구를 거절할 수 밖에 없다. 실정법에 얽매여 의사와 환자 가족 사이에 빚어지고 있는 갈등이자 법과 현실이 괴리된 현장이다.안락사 허용 법률이 없어 법원이 이번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락사 지지자들은 인간답게 죽을 권리를 강조한다. 의식도 없는 환자에게 생명의 존엄성을 운운하며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감내하게 하고, 그 가족들에게도 경제적 부담까지 강요할 수 없다는 논리다. 이번 소송 당사자인 가족들도 환자가 평소 "기계에 의지해 연명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던 사실을 상기하고 있다.첨단 연명의술의 발달에 따라 의미없는 치료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환자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이다. 의학적 판단등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어려운 문제라고 기피하거나 모른척 내버려둘 수 있는 상황은 지난 것 같다. 각 부문의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주도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 정책화하는 것이 정부와 정치권의 할 일이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05.13 23:02

[오목대] 고려의 조선술(造船術)

지난 7일에는 세계 최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의 군산 조선소 착공식이 있었다. 여기에 투자되는 총액수는 1조 2천억원에 달하며 고용창출 인력으로는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약1만 2천명 정도라고 한다. 새로운 군산시대를 여는 예고편이다.현대 중공업이 세계 최고의 조선업체로 발돋음 하기까지는 작고한 정주영 회장의 신화적 아이디어가 작열되었던 것이다. 예를 든다면 1971년에 울산에 조선소를 신축코자 했을때 자금이 부족하자 영국의 버크레이즈 은행의 은행장을 찾어가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한국지폐를 보여주며 우리 한국은 영국보다 300백년 빨리 1500년대에 이같은 철갑선을 만들었다고 하여 설득 했다는 일화가 있다.또 1984년에 서산 간척지 공사를 할때는 파도 때문에 방파제 공사가 난항을 거듭하자 폐기된 유조선들을 바다에 띄워 중간에서 파도를 차단함으로써 방파제 공사를 무난히 마칠수 있도록 했다고한다.한마디로 기발한 아이디어의 연출이었다.그러나 우리나라가 조선업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D N A속에는 이미 고려의 조선술(造船術)이 잠재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일본의 하이타마 현 박물관에는 "몽고 습래사"라는 그림이 있다. 일본에게 패배를 안겨준 몽고 연합군과의 전쟁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이때 사용된 군함을 전북 부안 구진 마을에서도 건조했다고 한다.고려때 건조된 대선(大船, 큰배)은 그 길이만도 약 40미터에 무게만도 약 300톤이나되는 거함(巨艦)이었다. 여기에 대포까지 장착했다. 일본의 "소우기"기록에도 고려의 배중에는 철로 뿔을 만든배가 있었다고 적혀있다. 거북선의 원형이었던 것이다. 왕건의 선조는 해상 호족이었으며 고려는 해양제국 백제의 조선술을 이어받았다.이규보의 시(詩)에도 "고려배가 베트남등은 물론이고 대식국(아리비아),마팔국(인도) 섬라곡국(태국)까지 오고갔다"고 적혀있다.이처럼 한국 조선업의 발달은 우연의 산물이 아닌 고려 조선술의 현대적 표현이라 할 것이다.

  • 경제일반
  • 전북일보
  • 2008.05.12 23:02

[오목대] 소(牛)

"나는 소를 좋아합니다. 그의 질소(質素)하고도 침중(沈重)한 생김 생김, 그의 느리고 부지런함, 그의 유순함, 그러면서도 일생에 한두 번 노할 때에는 그 우렁찬 영각, 횃불같은 눈으로 뿔이 꺾어지도록 맥진(驀進)함, 그의 침묵함, 그의 인내성이 많고 일모일골(一毛一骨)이 다 유용함, 그의 고기와 젖이 맛나고 자양 있음…"춘원 이광수의 '소 예찬론'이다. 그는 소를 '짐승 중에 군자'요 '인도주의자'라고 했다.또 조선의 실학자 박세당은 소를 타면 세가지 편리한 점이 있다고 했다. "첫째는 소의 성질이 둔하여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 않아 좋다. 둘째로 진창이라도 가리지 않고 잘 가니 좋다. 세째로 걸음이 느린 때문에 길가 풍경을 천천히 구경하며 때로 꾸벅꾸벅 졸아도 떨어질 염려가 없어 좋다"(山林經濟)조선후기 풍속화가들의 그림을 보는 듯 하지 않은가.얼마전만 해도 농촌에서 소는 집안 식구와도 같았다. 철따라 농사를 짓고 무거운 짐도 날라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나아가 재산증식의 수단이기도 했다.전주지역에 내려오는 '소타령'에서도 이것을 엿볼 수 있다. "가자 가자 어서 가자/ 네가 네가 빨리 가면/ 나도 나도 너와 같이/ 쉬지 않고 갈 터이야// 암소 암소 우리 암소/ 너의 천성 내가 안다/ 성큼 성큼 걷는 모양/ 분명할 손 나의 동무// …옛적 노인 하신 말삼/ 일 가정에 보배라네// …// 등불같은 너의 눈을/ 이리저리 정신차려/ 굵은 돌은 넘겨 딛고/ 잔돌을랑 밀어 디뎌// 부대부대 실수 말고/ 저 밭둑에 어서 가자/ 향내 나고 맛 좋은 풀/ 다른 사람 비여 갈라// 얼른 한짐 비여다가/ 너의 등에 실을테니/ 설렁설렁 돌아가서/ 고픈 배를 불려 보세"하지만 이런 목가적 풍경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싹 바뀌었다. 소를 그저 '먹거리'로만 생각하게 된 것이다.요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두고 온 나라가 법석이다. 특히 광우병 우려로, 국민의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몽땅 내주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회 청문회가 열리고 중고등 학생들까지 참여하는 촛불집회가 잇달고 있다. 인터넷에선 대통령 탄핵서명이 120만 명을 넘어섰다. 이명박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부시와 하룻밤 잔 숙박료치곤 너무 비싼 대가다. 단김에 쇠뿔 빼듯 졸속협상을 벌인 정부가 재협상에 나서야 할 것 같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05.09 23:02

[오목대] 한국 소설

얼마전에 대하 정편 소설 "토지"를 집필한 여류작가 박경리가 별세하였다. 한국 문단의 큰별이었던 그분은 83세를 일기로 돌아가셨으니 아쉬움은 있으나 천수를 다하셨다고 볼 수 있다.25년간이란 인고(忍苦)의 세월속에서 잉태한 소설 토지에 대한 찬사는 다양하다. 그러나 토지 1부의 배경인 경남 하동의 평사리 악양 들판이나 토지 2부의 주무대가 되는 만주의 용정을 작가가 직접 가보지 않았다는 것은 작가의 치열한 체험의식의 부족을 엿볼수 있어 씁쓸하다.바로 한국소설의 일반적 공통점은 작가의 현실 체험에 대한 절실한 욕구의 결여이다. 현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글을 쓰는 것은 어쩌면 자기 신변안전과 보호에 도움을 줄지언정 감동적인 글은 나오지 않는법이다. 이런 점에서는 한때 한국의 문호라는 이광수 역시도 예외는 아니다.예를 든다면 그의 소설 "유정"은 서양문화를 받아들이는 개화기의 연애 소설로써는 글을 읽을줄 아는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는지 모르지만 주인공 최석이가 여주인공 남정임을 만나기 위해 배가 아닌 비행기를 타고 일본을 갔다든가 소설 후반부에 가서는 최석이가 러시아 바이칼 호수 근처에 통나무를 짓고 은둔했다는 줄거리는 그당시 못먹고 피밥받던 대중들의 삶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장면들이었다.어떤면 에서는 이런 장면들이 문화적 허영심을 충족시켰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그러나 독자들은 본격적인 공상소설이 아닌 이상 현실성있는 소설을 원한다. 그래서 독서를 간접체험 내지는 추체험이라고 하지 않은가. 이런 점에서 서양 유명작가들의 처절한 체험에서 나온 소설은 생명력이 있다. 러시아 작가 솔제니친이 쓴 "이반데니소비치"는 작가 자신이 수용소에서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한 소설이었다.자기 체험에 비추어 썻기 때문에 문체는 극히 간략하다. 미국의 헤밍웨이가 쓴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라는 소설도 스페인 내란을 몸소 겪은 그였기에 표현에 별다른 미사여구가 없다. 한국 소설이 별로 인기가 없는 이유중의 하나는 현실체험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작가의 머리로만 글을썻기 때문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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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5.08 23:02

[오목대] 가시고기

지난 2000년에 발표된 조창인의 장편소설 '가시고기'가 다시금 감동을 준다.외환 위기 이후 숯덩이가 된 우리 가장들을 되 돌아 보게 했던 이 소설이 지금도 살아 숨쉬는 이유가 뭘까.자녀 교육 때문에 기러기 아빠가 늘어난다.자신을 희생하면서도 자식과 아내에게까지 대접 못 받는 가장들이 많다.남자라는 이름 때문에 맘껏 울지도 못하는 이 땅의 아버지가 더 애잔하게 보인다.가시고기는 암컷이 알을 낳고 달아나면 수컷이 혼자 남아 알을 보호하고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이 떠나 버리면 돌 틈에 머리를 처박고 죽어 버린다.암컷이 알을 나으면 부화를 위해 앞지느러미를 이용해 부채질하며 끊임없이 둥지안에 새물을 넣어준다.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오로지 둥지안의 알을 지키고 키우는데만 전념한다.갓 부화한 새끼들이 둥지로 나오면 새끼들을 물어다 둥지 안으로 집어 넣는다.부화한지 5일 정도 지나면 새끼들은 제법 자라 둥지를 떠난다.수컷은 마지막 한마리까지 모두 안전하게 떠나 보낸후 마침내 최후를 그 자리에서 맞는다.15일 동안 오직 새끼들을 위해 혼신을 다한 수컷은 만신창이가 돼 버린다.주둥이는 다 헐고 화려했던 몸 색깔도 볼품없이 변하고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둥지에서 숨을 거둔다.며칠후 둥지를 떠났던 새끼들은 죽은 수컷 주위로 몰려든다.그 새끼들은 자기를 위해 희생한 아버지를 슬퍼하기 위해 몰려 든 게 아니라 아비의 살을 파먹기 위해 찾아든다.이 땅에 사는 생물 중 가시고기는 부성애가 가장 강하다.소설 가시고기는 모성애 대신 부성애를 표현해 낸 작가의 감수성이 눈부신 작품으로 아버지의 무한한 사랑을 잘 그려냈다.소설의 주인공은 아내와 이혼하고 혼자서 어린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로 수컷 가시고기다.아들이 백혈병에 걸려 아들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자신의 신장 매매라는 방법을 택한다.그러나 신장을 팔기 위해 검사 받은 병원에서 뜻밖에도 간암 말기라는 판정을 받는다.남은 기간 육개월.아이의 소생이 눈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자신을 부르는 죽음과 아들을 세상에 혼자 두어야 한다는 두려움을 딛고 하나의 선택을 한다.수컷 가시고기처럼 말이다.가정의 달을 맞아 수컷 가시고기처럼 자기 희생하는 가장들을 위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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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5.07 23:02

[오목대] 도예가(陶藝家) 심수관

일본 교포 심수관은 일본에서 도예가로서 명망이 높다. 그가 남원에서 개최하는 제78회 춘향제에 참석한다고 한다.그의 삶의 궤적(軌跡)속에는 우리 역사 비극이 숨어있다.그리고 일본문화의 원류(原流)는 백제이다.백제 근그수왕때 일본왕의 요청에 따라 박사 왕인(王仁)을 보내 논어(論語) 10권과 천자문 1권을 전달했다. 이런 내용들은 일본의 역사책 "고사기(古事記)"와 "일본서기(日本書紀)"에도 그대로 기록되어 있어 일본인들도 백제로 부터의 수혜를 인정하고 있다.그후에도 옷을 깁는 직공(織工),기와 굽는 와공(瓦工),목수등이 백제로부터 건너갔다.도예가 심수관은 그의 선조가 정유재란때 왜병에게 남원성이 함락되어 도공(陶工)들이 붙잡혀갈 때 그중 한사람이었다. 이때 조선을 침략했던 왜장(倭將)들은 도공을 비롯해서 목수,석수,금공, 염공, 자수공, 인쇄공, 심지어 꿀벌을 잘다루는 기술자들까지 끌어갔다.특히 도공에 더 눈독을 들인 이유는 그당시 일본에서 다도(茶道)가 귀족, 사무라이,영주들 사이에 엄청난 붐을 일으키자, 다도에 쓰일 찻그릇이 당연히 각광을 받게 된것이다. 그중에서도 조선의 도자기가 가장 인기가 있어 부르는것이 값이었다고 한다.또 한편으로는 도자기가 용감한 사무라이에게 무공(武功)의 대가로도 하사 되었다고 하는데 도자기를 일상 생활도구로 사용되는 조선과는 대조적이었다.그래서 일본 역사가 중에는 농담으로 임진왜란은 도자기가 탐나서 일으킨 전쟁이라고 까지 말한다. 조선의 도공들에게 더욱 혈안이 된 일본인은 지금의 가고시마 일대의 영주였던 시마즈요시히로 였다. 시마즈는 남원성이 함락되자 도공 70명을 이끌고 일본으로 갔다.그들은 일본 정부로터 우대를 받았으며 세월이 흐름에 따라 도공들은 평민에서 사족(士族,사무라이 계급)으로 편입까지 되었다. 그들에 대한 보호정책으로 일본식 이름을 못쓰게 했으며 조선말을 사용게 했고 상투를 틀고 망건을 쓰며 한복을 입게했다. 심수관의 본명은 심혜길인데 그의 최초의 선조는 심당길,2대는 심당수,3대는 심도길,이렇게 해서 그는 14대째 이다.그러나 도자기 원조인 우리에게는 도예가(陶藝家)의 맥(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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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5.06 23:02

[오목대] 오월의 시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비취 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피천득의 '5월'이라는 수필 한 대목이다. 청순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시보다 더 시'답다.오월은 생동감이 넘치는 계절이다. 푸르러 가는 신록과 밝은 하늘, 신선한 바람이 혈관속을 타고 흐르는듯 하다.오월에 관한 시편은 많다. 동서고금에 걸쳐 당대의 문사들이 오월을 노래했다. 슈만의 작곡으로 널리 불려지는 H.하이네의 오월은 사뭇 낭만적이다. "참으로 아름다운 오월/ 모든 꽃봉오리 피어날 때/ 그때 내 가슴속에도/ 사랑이 싹터 올랐네// 참으로 아름다운 오월/ 모든 새들이 노래 부를 때/ 그때 난 그녀에게 고백했다네/ 나의 동경과 갈망을"(아름다운 오월에)이에 비해 J.W괴테의 오월은 꽤 서정적이다. "밀이며 보리 사이/ 딸기며 가시나무 사이/ 나무 숲이며 풀덩굴 사이/ 걸어가는 사랑하는 사람의/ 가는 곳은 어딜까?/ 나에게 말해다오/…/ 잎은 싹트고 꽃은 피고/ 아름다운 오월"(오월의 노래)반면 R.타고르의 오월은 장중하다. "오월이었다. 무거운 대낮은 끝없이 긴 것 같이 생각되었다./ 마를대로 마른 대지는/ 백열 속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그때 나는 시냇가에서/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오너라, 나의 사랑하는 사람아"(오월이었다)우리의 시들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김영랑의 오월은 향토적이고 맑다.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 바람은 넘실 천(千)이랑 만(萬)이랑/ 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 산봉우리야 오늘밤 너 어디로 가 버리련?"(오월)또 황금찬은 "병풍에 그린 난초가/ 꽃 피는 달"(오월이 오면)이라 했고 도종환은 "낮에도 뻐꾸기 울고 찔레가 피는 오월입니다"(오월 편지)고 예찬했다.그러나 상처 가득한 오월도 있다. 김남주는 1980년 광주의 오월을 피 토하듯 절규한다. "바람이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 오월은 왔다 피묻은 야수의 발톱과 함께/…"생명이 꽃처럼 피어나는 오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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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5.02 23:02

[오목대] 티베트의 주장

정부는 지난 29일 국무회의를 열어 27일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에서 발생한 중국인들의 폭력사태에 대해 법에 따라 엄정 대처할 것을 밝힌바 있다.여기에 대해 중국정부는 중국인들의 한국인과 외국인 ,경찰 ,취재기자들에게 행사한 폭력에 대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만 위로를 전한다는 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중국인들의 폭력은 티베트 분리주의자의 행동을 저지할려는 데서 나온 정의로운 행동이었다고 까지 변호하고 있다. 중국에게 티베트의 문제는 입안의 종기와도 같은 존재이다.그러나 티베트의 주장은 경청의 가치가 있다. 티베트는 중국의 원나라와 청나라를 "몽고 제국"과 "만주제국"으로 규정한다. 1279년 몽고의 쿠빌라이가 송대 중국에 거둔 승리는 독립적인 중국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원제국 , 89년동안 중국은 전 몽고와 티베트 ,중국,한국, 시베리아, 안남일부, 북부 미안마등으로 구분돤 동몽고 제국의 일부였다고 한다.티베트는 몽고의 쿠빌라이가 중국을 지배하기 전에 이미 쿠빌라이 지배하에 들어갔으며 중국이 원으로부터 독립을 얻기전에 이미 실질적 독립을 회복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몽고의 티베트 정복과 몽고의 중국 정복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고 본다. 몽고와 티베트는 문화적 종교적 근친성이 있는데 비해 중국인과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고 한다.몽고의 원이 망한후 중국을 접수한 한족의 명나라는 몽고제국 전체를 계승하지도 못했고 티베트에 대해서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그후 중국은 명나라가 망하고 이민족인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가 중국을 지배하게 되었다. 티베트의 주장은 청나라는 중국땅에 있었지만 중국인의 국가가 아니었다고 한다.청의 황제는 모든 군사령관과 관료직에 만주족을 임명하였고 만주인과 중국인의 혼인을 금지까지 하였다.1911년의 중국의 혁명은 만주족 지배에 대한 반발심도 작용했다고 주장한다.이렇듯 티베트의 주장은 역사적 근거가 충분하며 우리를 압박하는 동북공정에도 참고가 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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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5.01 23:02

[오목대] 경신구사(敬身九思)

논어에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를 않으면 이해할 수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를 않으면 곧 위태롭다"고 했다.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기 위하여 태어났다.그러므로 사람은 한시도 생각하지 않고는 살수 없다"고 했다.서경(書經) 다방편에는 유성망념작광(惟聖罔念作狂)이라 하여'성인이라 할지라도 생각하는 바가 없으면 미친 사람과 같다'고 했다.인간이 그래서 이성적 동물이다.도리관심간(道理貫心肝)이란 말도 있다.올바른 도리가 맘속 깊이 파고들어 사악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뜻이다.경신구사(敬身九思)와 같다.소학에 나오는 말로 군자가 행동에 앞서서 깊이 생각해야할 아홉가지 조목을 말한다.황금만능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아닐까.명수(冥搜)라는 말처럼 눈 감고 맘속 깊이 생각할 일도 많고 시경(詩經)에 나오는 오매사복(寤寐思服)처럼 사람은 먹고 살기 위해 자나 깨나 생각하게 돼 있다.시사명(視思明).사물이나 현상을 보거나 인식할 때는 명확하게 보아야 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청사총(聽思聰).남의 말이나 세상사를 들을 적에는 총명하게 들어야 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 색사온(色思溫).이말은 무재칠시에 나오는 화안시와 같다.대인관계에 있어 속에 들어 있는 것을 나타내는 표정은 온화하게 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 모사공(貌思恭).자기의 용모와 태도는 항상 공손하게 해야겠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겸손만이 이 험난한 세파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혜가 된다.언사충(言思忠).말을 할때는 진실하고 실천 가능한 말만 해야겠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사사경(事思敬).행동을 할 적에는 남을 높히고 모든 일을 바르게 해야 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 의사문(疑思問).의문이나 의심나는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물을 것을 생각해야 하며 분사난(忿思難)은 분한 일이 있으면 더 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하며 견득사의(見得思義)는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일이 있거든 취하는 것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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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4.30 23:02

[오목대] 광우병

한미간 쇠고기 협상이 타결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광우병에 감염된 쇠고기가 수입될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한국인들의 유전자형과 식습관도 광우병에 대한 공포를 더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인간광우병 환자의 단백질 유전자형은 모두 M―M형인데 한국인의 경우 95%가 여기에 해당된다. 유럽이나 미국인들의 경우 M―M형이 38%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비율이다. 게다가 우리 민족은 머리고기, 설렁탕등 뼈를 우려낸 국물뿐 아니라 내장등 광우병 발생 위험 부위를 즐겨먹는다. 미국인들은 이런 부위는 먹지 않고 미반추동물의 사료로 사용하고 있다.광우병이 처음 관찰된 것은 1986년 영국에서 였다. 소의 뇌를 포함한 신경조직이 스폰지 처럼 파괴돼 걷지 못하고 주저 앉는등 미친 증상을 보이다가 죽게 되는 전염성 질병에 대해 조직병리학적으로 해면상뇌증(BSE,광우병)이라는 병명을 처음 붙였다.1996년 영국정부는 광우병에 감염된 쇠고기를 먹으면 인간광우병에 걸린다고 발표했다. 인간광우병의 공식 명칭은 '변형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vCJD)'이다. 1913년 보고된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은 주로 노인에게서 발생했고 치사율도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나 vCJD는 일단 발병하면 1∼2년 안에 사망하는 치사율 100%에 달하는 무서운 병이다.인간광우병을 일으키는 인자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아니기 때문에 600℃로 익혀도 없어지지 않는다. 치료방법도, 예방백신도 없으며 잠복기간이 길어 역학조사도 불가능하다. 여기에 광우병의 가장 큰 공포는 교차감염을 일으킨다는 점이다.광우병의 99%는 30개월 이상된 소에서 발병한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30개월 연령 이상의 쇠고기 섭취는 삼가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일본도 20개월 이하의 뼈없는 살코기에 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한미 협상에서는 미국이 앞으로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권고한 강화된 동물사료 금지조치를 공포할 경우 30개월 이상된 소의 고기도 수입이 가능하도록 했다.이제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선별적으로 피할 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음식점의 경우 100㎡이상에 대해서만 원산지 조사를 강화한다. 감염되지 않은 쇠고기를 먹는 요행수를 바라야 하는 서민들의 딱한 처지가 안타깝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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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4.29 23:02

[오목대] 창성(創城)과 수성(守城)

얼마전 삼성구룹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났다. 1987년 12월, 회장직에 취임한후 만20년이 넘은것이다. 그 20년동안, 이병철이라는 아버지가 쌓은 부(富)의 성(城)을 세계적 브랜드 기업, 오늘의 삼성으로 수성(守城)을 한 것이다.그동안 일부에서는 서구적 시각에서 가족경영이라고 비판했지만 유교적 전통이 살아있는 우리 사회에서 기업경영도 유교적 스타일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자연스런 대물림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나라를 세우는것이나 부(富)의 제국을 만드는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잘 지키는 수성(守城)이 더 어려울수도 있다. 그래서 창성(創城)보다 수성(守城)이 더 높은 점수를 받기도한다. 왕건(王建)이 고려를 창건했지만 고려의 수성을 제대로 한사람은 고려 제4대 광종(光宗)이었다. 제2대 혜종이나 제3대 정종은 재위기간이 모두 합하여 4년 남짓이었으나 광종의 재위기간은 26년이었다.이렇게 짧지않은 기간에 권신(權臣)이나 부호(富豪)세력을 눌렀고 왕권의 최대 걸림돌인 외척(外戚)세력을 물리치기 위해 근친결혼을 장려하기까지 했다. 중국으로부터 처음으로 과거(科擧)제도를 도입하여 인재 등용의 기회로 삼었다. 동북, 서북면의 개척에 주력하여 많은 치적을 남겼다.조선을 개국한 사람은 이성계였지만 조선왕조의 수성(守城)의 기틀을 만든 사람은 태종 이방원이었다. 그는 아버지 이성계를 도와 조선왕조 개국의 공로자 이었지만 후에 세종대왕이 왕노릇을 잘할수 있는 배경을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신문고(申聞鼓)를 설치하여 민원(民怨)을 이해할려고 했고 이종무를 시켜 대마도를 정복하게도 했다.(史劇)에서는 친 처남들 모두를 배척한 잔인한 인물로 묘사되곤 하지만 역사를 통해서 왕권의 최대 적(賊)은 외척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았던 인물이기도 했다.징기스칸의 몽고 대제국을 수성한 사람은 그의 손자 쿠빌라이 칸이었다. 고려의 대항몽(對抗蒙) 30년을 막내리게 한인물도 바로 쿠빌라이 칸이었다. 이처럼 역사발전은 단절이 아니라 계승이나 수성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수성을 잘해낸 이건희 회장의 퇴진은 그래서 잔잔한 아쉬움마저 남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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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4.28 23:02

[오목대] 법의 날

법과 관련된 격언이나 어록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 중 흥미로운 몇가지를 살펴보자.우선 법을 조롱하는 말들. 그리스의 철학자 아나카르시스는 "법률은 거미줄과 같다. 약자는 걸려서 꼼짝을 못하지만 강자와 부자는 뚫고 나간다."고 했다. 또 아일랜드 출신의 문인 골드스미스는 "법은 가난한 자를 학대하고, 부자는 법을 지배한다"고 비꼬았다. 사회계약론으로 유명한 J.J 루소마저도 '사회계약론'에서 "법은 재산가에게는 도움이 되어도 무일푼인 자에게는 항상 괴로움이다"고 갈파했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법감정 '무전유죄(無錢有罪) 유전무죄(有錢無罪)'와도 통한다. "교수대는 가난한 자들만의 것이다"는 프랑스 속담도 같은 맥락이다.이와 달리 법을 찬양하는 말들. 소크라테스의 "악법도 법이다"는 말이 대표적일 것이다. 또 플라톤의 "올림픽 경기에서 이기는 것보다 평생을 두고 국법을 가장 잘 지켰다는 명성을 얻는 사람이 오히려 훌륭한 사람이다"는 말은 준법정신을 강조한다. 천자문에 나오는 율여조양(律呂調陽), 즉 "법은 세상을 고르고 밝게 만든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법은 국민들에게 극과 극으로 비쳐진다.마침 법무부가 법의 날을 맞아 수도권 20-49살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 조사에서 대상자들은 법보다 돈이나 권력의 위력이 더 큰 것 같다(91.0%), 기득권층의 위법이 더 큰 문제다(92.7%)고 대답했다. 반면 10.3%만이 "법은 항상 진실의 편이다"고 법에 손을 들어줬다. 또 68.7%가 "법대로 산다고 훌륭한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이는 현실과 당위의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부끄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또 한 신문이 인터넷을 통해 법률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전국 성인남녀 5000명을 상대로 법조계 신뢰를 조사한 것도 대동소이하다. 법원·검찰·변호사업계 를 모두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6%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법조 삼륜 가운데 '가장 신뢰한다'는 답변이 법원 16.8%, 검찰 3.6%, 변호사업계 3.1%에 그쳤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법질서 수준은 OECD 30개 회원국중 27위라고 한다.오늘은 법의 날이다. 국민의 준법정신을 높이고 법의 존엄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행사 그 자체로만 그쳐서 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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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4.25 23:02

[오목대] 이회영(李會榮)과 신민회

정부는 올해 건국 60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해방후 초대 부통령이었던 이시영(李始榮)은 기억해도 그의 형이며 신민회 창설의 주역이요 만주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장본인, 이회영(李會榮)은 역사 뒤안길에 묻혀있다. 우리 현대사의 연구 부족 때문이다.을사 보호조약이 공포되자 ,이회영, 이상설,이동녕은 종로 네거리에 나가 머리를 땅에 대고 대성통곡했다고 한다. 이회영은 사람을 시켜 을사 오적(五賊)을 암살할려고 했으나 실패하자 나라의 독립을 찾는데 전생애를 바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이회영 집안은 지금으로 말하면 기득권 세력이었다. 그의 부친은 이조판서를 지낸 이유승(李裕承)이었고 어머니 역시 이조판서를 지낸 정순조(鄭順朝)의 딸이었다. 선조때 영의정을 지낸 이항복(李恒福)과 영조때 영의정을 지낸 이종성(李宗城)이 그의 직계 선조들이다.대한 제국 시절 이회영은 개화파의 맹장(猛將)이었는데 그는 과감하게도 그의 집에있는 종들을 자유민으로 풀어주었고 남의 집 종들에게도 경어를 썼다고 한다. 평등사상이 이미 그의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었다.신민회 창설 멤버인 안창호, 양기탁,전덕기,이동휘, 유동열, 이갑등 일곱명이 1907년 창설한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이정규의 "우당,이회영 약전"에서는 이회영을 주도자로 적고 있다. 신민회를 결성하기 전에도 이회영은 그 유명한 헤이그 밀사 사건을 기획했고 이상설을 헤이그 밀사로 추천했다. 헤이그 밀사사건이 실패로 돌아가자 고종은 할수없이 순종에게 양위를 했다.불안한 정국속에서 이회영이 주동이 되어 전가족을 이끌고 독립투쟁을 위해 만주로 집단 망명을 했다.갖가지 고난끝에 1911년 만주에 신흥무관학교 깃발을 올렸으나 식량문제로 학교 운영이 어려웠다고 한다. 그후 상해에서 독립활동을 하다가 결국은 중국 대련 유치장에서 일제의 모진 고문끝에 옥사하셨다.이회영 ,그는 분명, 우리 현대사속에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인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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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4.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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