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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전주천의 수달

어제 본보 카메라에 포착돼 1면에 보도된 전주천 한벽교 부근의 수달 사진은 환경 전문가들 뿐아니라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자연 지킴이의 상징'으로 1급수 청정수역에서만 서식하는 수달이 전주 도심 하천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수달은 3000만년 전부터 지구에 살았다. 몸 길이 63∼75㎝ 에 꼬리길이가 41∼55㎝ 로 짤막한 다리와 함께 유선형을 이뤄 헤엄치기등 물속생활하기에 알맞다. 모피는 2중으로 돼있는데 짧고 억센 거죽털과 그 밑에 부드러우며 조밀해 방수와 보온 기능을 하는 솜털이 있어 남획과 밀렵의 대상으로 멸종위기에 몰린 원인이기도 하다. 1982년 천연기념물 제 330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수달은 하천이나 계곡 생태계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대형 포유동물이다. 수달이 사라진다는 것은 남획과 밀렵외에 깨끗하고 훼손되지 않은 하천과 계곡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흔히 수달을 강과 계곡의 물 환경이 건강한지를 보여주는 지표종(指標種)이라 부르는 이유다.전주천 그것도 도심쪽에서 수달이 발견됐다는 것은 그만큼 전주천의 생태환경이 건강하고 수질 또한 깨끗해졌음을 입증한다. 전주천이 이처럼 되살아난 것은 지난 2000년 부터 추진했던 자연하천형 사업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2년여 동안 12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한벽루 상류에서 삼천 합류지점 까지 7.2㎞ 를 자연형 하천으로 가꿨다. 우선 오폐수와 생활하수는 차집관로를 묻어 하천유입을 원천적으로 막았다. 기존에 설치했던 콘크리트 호안블록을 걷어내고 자연석으로 꾸미는 한편 여울과 소를 반복 설치해 수질정화 효과를 최대화 했다. 지속적인 노력에 힘입어 당시까지만해도 3급수 이하였던 전주천은 1∼2급수 하천으로 거듭났다. 1급수 지표어종인 쉬리가 돌아오는 생태하천으로 변모한 것이다. 이번 수달의 출현도 이같은 사업의 성과인 셈이다.전주천을 오염시키지 않고 지금처럼 맑은 물이 흐르는 생태하천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시민 모두가 환경 감시인이 되는등 환경운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 전주천 수달 출현에서 얻어야 하는 교훈이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시민이 돼야 한다. 전주천에 밤이되면 수달이 유유히 헤엄을 치는 모습은 상상만해도 가슴이 벅찬 일이다.

  • 환경
  • 전북일보
  • 2008.03.25 23:02

[오목대] '58인의 사형수'

20일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사형수는 총 58명으로 지난해 말 특별사면때 6명이 무기징역으로 감형되고 남은 숫자이다. 이 나머지 사형수들도 교도소 복역상태에 따라 무기징역으로 사면받을 수도 있을것이다.이들중에는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준 사건의 주인공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예를 든다면 1996년 지존파를 모방한 막가파를 만들어 귀가하던 40대 여성을 생매장해 살해한 최정수와 2004년부터 2년동안 서울 남부지역에서 무조건 13명을 연쇄 살인한 정남규등이 포함되 있다고 한다. 2003년부터 4년동안 적개심으로 인한 노인, 부녀자, 장애인 등 21명을 살해한 유영철도 사형 집행이 안되어 지금도 눈뜨고 살아있다.사형선고를 엄연히 받아놓고도 김대중 대통령때부터 노무현 대통령까지 사형집행에 결재가 나지 않아 지금처럼 사형 미집행 상태로 있는것이다. 이러다보니 국제사면위원회는 우리나라도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갈수록 잔혹하고 엽기적 살인사건이 빈발하는 우리사회에서 살인범의 인권을 존중한답시고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것은 국민들의 일반적 법감정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본다.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법과 국가의 월권이라고 하지만 법과 국가는 시민들의 자유의사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합법적이라는 것이 사회계약법 사상인 것이다. 살인범에게도 인권이 있고 죽은 피해자에게는 인권이 없다는 것은 또다른 생존의 약육강식 논리이다.죽은 사람은 억울하게 죽었으니 할수없지만 산사람은 살아야한다는 논리이나 마찬가지이다. 살인범에게도 인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중에 그사람 자신이나 그의 가족이 억울하게 살해당해도 아무 불만없이 살인범을 용서할수 있겠는가. 아마도 자기나 자기 가족이 피해를 당했다면 살인범에게 자비를 베풀자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그리고 교도소 내에서 사형수가 수십명을 살해했을 때에도 그는 사형이 집행이 되지 않고 살아남는다는 엄청난 모순이 생긴다. 법은 낭만이 아니다. 전직 프로야구 선수의 4모녀 일가족 살해사건은 다시한번 흉악범죄의 위험성을 경고해주는 것이다. 남아있는 58명의 사형수에게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03.24 23:02

[오목대] 금배지

금배지를 향한 열기가 뜨겁다. 전국적으로 4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선량(選良)의 꿈을 안고 불나방처럼 날아들고 있다. 정당인은 물론 대기업 CEO, 법조계, 학계, 종교계, 언론계 등 말마디깨나 하는 사람들이 못달아서 안달이다.국어 사전에 금배지는 '국회의원임을 표시하는 배지'로 풀이돼 있다. 즉 국회의원을 상징하는 말이다.이 금배지는 '국회기(旗)및 국회 뱃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1개씩 주어진다. 다는 것이 의무는 아니지만 대부분 달고 다닌다. 잎이 5개인 무궁화 꽃과 나라 '국(國)'자를 형상화한 모양이다.2004년에 여야 의원들이 한자 '國'자를 한글 '국'으로 바꾸는 내용의 국회법 규칙개정안을 제출했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한자의 국(國)에는 '백성(작은 입 口)과 땅(一)을 지키기 위해 국경(큰 입 口)을 에워싸고 적을 침입하지 못하게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의원들은 이 "'國'자가 의혹을 나타내는 '或'자로 보여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해 개정코자 한 것이다. 이에 앞서 5대와 8대에서는 한글로 '국'이라 쓰인 배지를 달았다. 당시 한글 '국'자가 거꾸로 보면 '논'자로 보여 '국회의원들이 놀기만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했다.사실 금배지는 금도금을 했을 뿐 재질의 99%는 순은이다. 총 무게는 6g으로, 2004년 당시 납품가는 1만6500원이었다. 그러나 유신시절이던 10대 때 국회의원들에게 진짜 금배지를 지급한 적도 있었다.현재의 형태는 1993년에 결정된 것이다. 1991년에 출범한 지방의회 의원들이 국회의원 배지를 본 떠서 만들자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꾸었다. 각 배지에는 해당 국회와 고유번호가 있어 경매에 나올 경우 어느 국회의원 것인지 금방 알 수 있다고 한다.하지만 이 금배지 뒤에는 그 이상의 특혜가 주어진다. 일단 당선되면 장관급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우선 1억670만원의 세비와 연간 수억원의 정치후원금을 모을 수 있다. 또 의원회관내 25평의 사무실과 6-7명의 보좌인력이 붙는다. 퇴직후 65세가 되면 헌정회에서 매달 100만원이 나온다. 철도 선박 항공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입법권, 자료청구권 등 막강한 권한과 불체포특권, 면책특권이 주어진다.그래서 '달아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03.21 23:02

[오목대] 티베트 불교

티베트하면 우선 쉽게 떠오른는 것이 불교이다. 불교를 신봉하는 국가는 많지만 불교 하나에만 전념하는곳은 티베트이다. 티베트는 천주교에서 로마 교황을 두듯 법왕제(法王制)를 유지하고 있다.유명한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의 법왕이지만 불행하게도 그는 망명지 다람살람에서 티베트를 원격조종하고 있는셈이다. 얼마전, 티베트 라사에서 있었던 폭동사건의 배후 인물로 오해받고도 있다. 티베트 불교는 흔히 라마교로 불리워지고 있는데 몽고에서도 신봉되고있다. 그러나 정작 티베트인은 자기 종교를 라마교로 불리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라마교라 불리는 것은 본래의 불교를 자기들 식으로 변형한 것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티베트는 지리적으로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 네팔의 바로 북쪽에 위치해 있다.티베트인은 옛날부터 인도와 네팔로 가서 불교를 배웠으며 그곳으로 부터 탁월한 불교 승려들을 티베트에 초청하여 불교를 습득했다.한국이나 일본의 승려들이 중국으로 유학하여 중국식 불교를 배우고 돌아와서 한국식, 일본식으로 불교를 개조한 것 과는 상당히 다르다. 중국 불교는 거의 중앙 아시아로 부터 온 승려들에 의해서 오랜 세월동안 전해졌다.불교가 중국에 전래되기 전에도 중국에는 중국 본래의 토착적인 사상들이 들이 있어서 외래 사상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여기에 비해 티베트는 인도에서 들어온 불교에 영향을 줄만한 토착 사상이 없었기 때문에 불교의 원형이 그대로 온존하고 있는 것이다.티베트에 불교가 유입된 시기는 8세기 후반에 불과하여 오히려 우리보다 늦게 받아들였는데 8세기 후반 인도에 몰아친 회교도 압력과 힌두교의 조류에 밀려 인도 불교 문제점의 해결을 티베트에서 찾을려고 했던 것같다. 티베인은 이미 7세기 전반에 그들 고유의 문자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9세기에는 모든 대장경을 그들의 언어로 번역해 놓았다.그래서 티베트는 불교의 성지이며 인류 정신문명의 보고(寶庫)이기도 하다. 중국의 동북공정, 서북공정 서남공정 모두가 56개 소수 민족을 안고 있는 중국의 고민이다. 티베트 불교를 어떻게 잘 포용하고 가느냐가 중국 정치의 미래이기도 하다.

  • 종교
  • 전북일보
  • 2008.03.20 23:02

[오목대] 과음(過飮)

인간의 역사는 술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술 주(酒)자는 삼수변에 닭유자를 덧붙인 글자다.닭이 물 먹듯 조금씩 천천히 마시고 즐겨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술의 기원은 신화로만 전해 오고 있다.이집트에서는 천지의 신 이시스의 남편 오리시스가 곡물신에게 맥주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그리스 신화는 디오니소스를 로마는 바카스를 술의 시조라고 말한다.구약성서에는 노아가 최초로 술을 빚은 사람이라고 한다.중국에서는 황제의 딸 의적이 처음으로 술을 빚었다고 기록돼 있다.우리 문헌에는 제왕운기에 술 이야기가 처음 나온다.술잔하면 우리나라 대포잔을 연상하듯 390년 전통의 독일 로젠버그시의 황제의 큰잔(카이저 포카르)가 유명하다.1618년 독일에서 신구 기독교인들 사이에 일어난 30년 전쟁때 로젠버그시의 놋슈시장은 시민들에게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 7파인트(1파인트는 0.471리터) 들이의 큰 잔을 만들었다.이를 황제의 잔이라고 불렀다.이 잔을 타우베르 강에 띄우고 그 위에서 한꺼번에 술을 마시는 대회를 열기도 했다.뉴욕을 인디언 말로는 '만하딴'또는 '마나하 따'라고 하는데 이것은 만취(滿醉)의 땅이라는 뜻이다.1524년 이탈리아 피렌체 탐험가인 조바니 다 베라자노가 지금의 뉴욕 끝인 낮은 지대에 첫 발을 디뎠을 때 그곳에 살던 인디언들이 그를 술 대접하며 환영했다.그 때 인디언들은 화주(火酒)를 많이 마시면서 기분이 좋아 그 섬을 '마나 하 따'다시 말해서 만취의 땅이라고 부르게 되었다.임어당의 음주관은 현실적이며 낭만적인 대목이 엿보인다.공식석상에서 마시는 술은 천천히 마셔야 하고 맘 놓고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은 호탕하게 마셔야 한다고 했다.병든 사람은 적게 마셔야 하고 맘에 슬픔이 있는 사람은 모름지기 정신없이 취하도록 마셔야 한다고 했다.봄에는 집 뜰에서 마시고,여름철에는 야외에서,가을 철에는 배위에서,겨울철에는 집안에서 그리고 밤술은 달을 벗 삼아 마셔야 한다고 했다.대학가가 신학기를 맞아 술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해마다 반복되는 신입생 음주 사망사고가 올해도 발생했다.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가운데 아홉번째 취중망언 성후회(醉中妄言 醒後悔)를 다시금 생각할 때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8.03.19 23:02

[오목대] 베이징올림픽 위기

중국인들은 숫자 '8'을 유난히 좋아한다. 중국인들의 인사말에 '파차이(發財)'라는 말이 있는데 '부자 되십시오'라는 뜻이다. 이때의 '파' 발음이 숫자 '8'의 발음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 숫자를 유별나게 좋아한다고 한다. 즉 8이라는 숫자는 중국인들에게는 행운과 복의 상징인 셈이다. 중국이 올해 베이징에서 열리는 29회 올림픽 개막식을 무더위가 가시지 않은 8월8일 오후 8시8분으로 잡은 것도 이처럼 자신들이 좋아하는 날짜와 시간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베이징 올림픽은 아시아에서 1964년 일본 도쿄와 88년 서울 올림픽에 이어 세번째 열리는 지구촌 축제다. 중국정부는 중국인들사이에 '100년의 꿈'으로 불리는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개혁 개방이후 이룩한 놀라운 발전상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벼르고 있다. 이를 위해 올림픽 시설을 '최대, 최고, 최신'의 기준에 맞추고 있다. 준비에 직간접 투입되는 돈만 해도 1조5000억 위안(192조원)으로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다.개막식 입장권이 암시장에서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것도 국민들의 올림픽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최고 액면가 5000위안(64만원)짜리가 무려 60배나 뛰었다.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올림픽 개막을 4개월여 앞두고 우려했던 악재들이 서서히 돌출되면서 성공적 개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최근 대기오염에 대한 불신과 중국 인권상황을 이유로 일부 스타급 선수들의 참가 보이콧 움직임등이 그것이다. 올림픽의 꽃인 남자 마라톤의 세계기록 보유자인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선수도 지난 11일 중국의 대기오염을 이유로 마라톤 출전을 포기해 일파만파를 낳고 있다.지난주에는 마침내 중국당국의 최대 걱정거리였던 소수민족 독립 기도라는 우려가 현실화 됐다. 티베트의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유혈사태가 빚어졌다.올림픽헌장에는 '올림픽에 정치를 배제한다'고 돼 있지만 대회때 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정치가 끼어든게 사실이다. 미소(美蘇)간 냉전으로 연속 반쪽대회로 치러진 1980년 소련 모스크바와 1984년 미국 LA대회가 대표적 사례다. 중국이 국내외의 민주화 요구와 전세계의 따가운 비판을 어떻게 슬기롭게 수습하고 성공적인 대회로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8.03.18 23:02

[오목대] 전라 감영(監營)

얼마전에 김완주 지사가 도의회에서 전라감영을 한국을 대표할수 있는 문화적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전주에 있었던 전라 감영은 전라도 와 제주도를 관장했던 지방 행정 기관이었다. 고려말(高麗末)과 조선 왕조에서는 전국에 도(道)를 두고 관찰사들로 하여금 부(府), 목(牧), 군(郡) 현(縣)의 예하 수령들을 지휘 감독케 하였다. 우리가 흔히 조선 8도라는 것은 고려때에는 전라도 경상도만이 있었던 것을 조선이 건국 되면서 충청도, 강원도, 황해도,평안도, 영길도, 경기도로 나누었고 각도에 관찰사를 중앙에서 파견했던 것이다.경기 감영은 수원에 두었고, 나중에는 광주(廣州)에, 충청도는 청주에, 전라도는 전주에 ,강원도는 원주에, 황해도는 황주에, 평안도는 평양에, 함길도는 함흥 또는 영흥에 두었다. 관찰사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고 남방 6도와 북방의 평안도, 함길도는 성격상 동일하지 않았다. 북방에는 관찰사가 가족을 동반하고 임지에 부임토록 하고 관찰사 임기 또한 남방 6도와 달리 2년씩이었다. 지방 최고의 행정 장관이라할 관찰사는 감사, 방백(方伯) ,도백(道伯)으로 불리웠는데 이중에서 지방자치 제도 실시 전까지는 도지사를 도백이라고 불렀던 것도 이런 관습에서 유래된 것이다.관찰사는 그 직무가 막중한 터라 임용에서도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는데 관찰사 자격요건으로 우선 학식과 덕망을 갖추어야 하고 청렴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여야 했다. 임명절차는 의정부, 육조, 사헌부, 사간원의 4사(司)의 천거를 받아 국왕이 임명하는 것인데 적임자 3명을 왕에게 선발하여 왕이 최종 낙점토록 헸다.관찰사의 직품은 정 3품 이상으로 하여 위로는 국왕에게만 직속되고 아래로는 도내 수령들을 독립적으로 지배케 하여 중앙관서로 부터 외압을 받지 않도록했다. 관찰사가 직무를 보는 관청이 바로 감영이고 이 감영에서 행정, 사법, 군사, 수세(收稅)업무까지 총괄하였던 것이다.전주의 전라감영에서는 지금의 전라 남북도와 제주도까지를 관장했던 방대한 행정기관이었다.그리고 과거 조선사회 조세수입의 65%를 이곳 호남에서 뒷받침했던 역사적 사실에서도 전라감영의 복원은 뜻깊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8.03.17 23:02

[오목대] 잔인한 봄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이성부 시인의 '봄' 이란 시다. 봄은 금방 올 것 같으면서도 여기 저기 한눈을 판다. 그러다 어느 틈엔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선다. 지금 이맘 때가 꼭 그런 시기다.봄은 자연계 뿐 아니라 인간세상에도 온다. 정치인들이 실컷 싸우다 화해무드에 들거나, 경제가 잘 돌아가면 '봄이 왔다'고 한다. 그래서 봄은 소생, 약동, 탄생, 부활 등의 이미지로 곧잘 쓰인다.실제로 아지랭이, 봄비, 봄나물, 봄밤, 봄하늘, 봄바다, 봄바람, 봄동산, 봄나들이, 봄잔치, 봄놀이, 봄처녀, 봄맞이 처럼 '봄'이 붙는 말은 봄 향기와 더불어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준다.가람 이병기는 이맘 때의 봄볕을 이렇게 그렸다. "보리잎 포릇포릇 종달새 종알종알/ 나물캐던 큰 아기도 바구니 던져두고/ 따뜻한 언덕머리에 콧노래만 잦았다.// 볕이 솔솔 스며들며 옷이 도리어 주체스럽다./ 바람이 한결 가볍고 구름은 동실동실."또 맹사성은 "강호(江湖)에 봄이 드니 미친 흥이 절로 난다"고 했고 정도전도 "봄이란 봄의 출생이며, 여름이란 봄의 성장이며, 가을이란 봄의 성숙이며, 겨울이란 봄의 수장(收藏)"이라고 했다.봄의 찬미는 서양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시인인 R.W.에머슨은 "60이 된 지금에도 봄이 오면 내 가슴은 두근거린다"고 했고 독일 시인 H.하이네는 '즐거운 봄이 찾아와'에서 "그때 내 가슴에는/ 사랑의 싹이 움트기 시작하였네"라고 노래했다.한자로 春(춘)은 원래 艸(풀 초) 밑에 屯(모을 둔)자를 놓고 日(날 일)을 받친 글자다. 햇볕(日)을 받아 풀(艸) 싹이 많이 움 터(屯) 나오는 때, 곧 봄을 뜻한다. 또 오행에서 봄은 목왕지절(木旺之節)로, 목기(木氣)가 성한 때다.이처럼 봄은 좋은 의미로 쓰이지만 변덕 또한 심한 계절이다. 기상이 불안정해 일교차가 크고 황사현상 등으로 사람을 괴롭히기도 한다.요즘 정가에선 4·9 총선을 앞두고 공천자 발표에 촉각이 곤두 서 있다. 이를 기다리는 정치인들에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요 '잔인한 계절'이 아닐까 싶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03.14 23:02

[오목대] '머슴론'

이명박 대통령의 공무원 머슴론이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공무원 자신들은 이 말에 우선 거부반응이 일것이다. 아직도 공무원들의 심층 저변에는 관존민비(官尊民卑) 사상이 짙게 남아 있어서 그렇다.공무원은 조선시대의 관료와 같은 존재로써 백성위에 군림하는 의식이다. 그러나 공무원을 통솔하는 지방자치 자체장이 시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되다 보니 공무원들의 위상이 과거와 달리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공무원의 변화란 자생적 변화가 아닌 외부 압력에 의한 수동적 변화였다.시민들이 피부적으로 느낄수 있는 변화란 그저 민원부서의 신속한 서류발급과 민원 공무원의 친절 정도였다.관료조직이란 조직의 속성상 업무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기 보다는 자기 신분 안전을 위해서 적당주의적 처신을 하기쉽다. 또 공무원이 시민들을 위해서 직접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분야란 극히 제한적이고 대부분 규제를 통해서 시민들을 통제하기 좋아하는 것이 일반적 속성이다.그러나 실용적 정부를 표방하는 이명박 대통령은 책을 통해서만 세상을 바라보는 교수출신의 책상물림이 아니라 기업체를 직접 운영해보면서 소위 세상물정을 제대로 터득한 야전군 사령관과도 같은 사람이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그의 신분이 변호사였기에 오로지 법창(法窓)을 통해서만 세상을 볼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현실에대한 폭넓은 인식을 어렵게 한 것이다.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과거 기업전선에서 직접 공무원들과 접촉하면서 뛰었기에 공무원의 실상과 그들의 심리에 대한 전문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공무원들은 기업과 달리 부도날 걱정이 없고 경제가 아무리 슬럼프에 빠져도 월급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이대통령의 말은 그래서 공무원 사회에 대한 촌철살인(寸鐵殺人)적 지적이라고 하는것이다. 예를들어 과거 재정부 공무원들이 국가 경제가 어렵다고 진정으로 걱정이나 했겠는가.이제 공무원들은 국민들을 규제의 대상으로 보아서는 안될것이고 일본 어느지방 공무원처럼 시민에 대한 진정한 머슴이 된다는 각오가 있어야할 것이다 .공무원 머슴살이 못해 먹겠겠다는 소리가 나와야 선진국 대열에 빨리 올라선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03.13 23:02

[오목대] '아침형 인간'

미국의 부자연구가 토마스 J 스탠리는'이웃집 백만장자'라는 책을 펴냈다.그는 자수성가한 부자들의 특성을 파악했다.높은 소득에 비해 매우 검소하게 생활한다는 걸 밝혀냈다.부자가 되는 것은 모든 사람의 소망이다.하지만 부자가 맘대로 쉽게 되는가.부자는 끊임없이 노력하며 그 밑바탕에 자기 절제가 있다.그리고 이것이 근검절약이라는 생활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요즘들어 아침형 인간이란 말이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이명박대통령이 얼리 버드 (일찍 일어 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를 실천하면서 청와대는 물론 관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이대통령은 하루 4시간만 자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 일한 것으로 유명하다.현대건설 때는 물론 서울시장 재직 때나 대통령후보시절 그리고 대통령직 인수위 때에도 변함이 없었다고 한다.새정부 첫 국무회의를 오전 8시부터 시작했고 재정경제부의 첫 업무보고도 오전 7시 30분에 시작했다.이대통령은 공무원인 머슴이 주인보다 늦게 일어나선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머슴론을 강조하고 나섰다.이른바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무원 사회에 뼈를 깎는 수준의 변화와 개혁의 바람을 불어 넣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아침형 인간이란 일본의 의사 사이쇼 히로시가 쓴' 인생을 두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이 2003년 출간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현대그룹 정주영 전 명예회장과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새벽 3시에 기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제너럴 일렉트릭사의 잭 웰치회장은 오전 7시 30분부터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 아침형 인간이다.보통 아침 1시간은 낮의 3시간과 맞먹는다고 한다.아침에는 집중력과 창의력이 높아져 적은 시간으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대단한 결심과 자신의 절제 없이는 작심삼일로 끝날 수 있다.이 때문에 아무나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없다.부자들은 거의 부지런한 사람들이다.저녁형 인간의 부자도 있지만 아침형 인간들이 부자가 많다는 것이다.이대통령이 새벽부터 뛰지만 공직자들 가운데는 '언제까지 가나 보자'는 방관자적 자세도 엿보인다.먹고 사는 문제는 그냥 풀리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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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3.12 23:02

[오목대] 한국 첫 우주인

1950∼60년대 미국과 구 소련간의 초기 우주탐사 경쟁에서 미국은 번번이 소련에 선수(先手)를 빼앗겼다. 소련은 1957년 세계 첫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발사에 성공한데 이어, 1961년 유리 가가린을 지구밖으로 쏘아올림으로써 인류 최초 우주인 탄생의 개가를 올렸다.여성 우주인 시대도 구 소련이 먼저 열었다. 미국의 자존심을 잇따라 상하게 한 구 소련은 여성 최초의 우주인을 양성할 계획까지 세웠다. 마침내 1963년 6월16일 인류 최초 여성 우주인인 테레시코바는 보스토크 6호를 타고 우주로 날아가 지구궤도를 48번 도는 71시간의 비행에 성공하고 지구로 귀환했다.이에 앞서 여성 우주인을 계획한 나라는 미국이었다. 1959년 13명의 여성 우주인 후보를 선발했으나 이들이 음속 제트기를 몰아본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계획 자체가 무산됐다. 미국에서 첫 여성 우주인이 탄생한 것은 소련보다 20년 늦은 1983년 이다. 물리학자인 샐리 라이드가 우주 왕복선 챌린저호를 타고 지구궤도를 선회한 뒤 돌아왔다.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우주 비행사는 무중력 공간에서 근육이 무력해지고 체력 소모가 지상보다 훨씬 커 강인한 체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남성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 신체적 조건인 셈이다. 하지만 초기 여성 우주인들의 도전과 노력이 밑거름이 돼 이제는 미 항공우주국 소속 여성 우주비행사만 해도 29명이나 된다. 여성 우주인을 배출한 국가도 미국과 소련을 비롯 프랑스, 영국, 이스라엘, 인도, 일본등 7개국에 달한다.오는 4월8일 발사될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에 탑승할 한국 첫 우주인이 당초 고산씨에서 여성인 이소연씨로 어제 전격 교체됐다. 고씨가 훈련규정을 위반했다는게 교체 이유다. 교체 배경이 석연치 않지만 우주 약소국의 한계일 성 싶다.이에따라 한국 최초 우주인의 영광은 여성인 이소선씨가 차지하게 됐다. 그동안 똑같은 훈련을 받아 왔던 예비후보였기 때문에 임무수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이씨는 예비후보로 결정된 뒤 "고씨가 환상의 골을 터뜨릴 수 있도록 멋진 어시스트를 하겠다"고 다짐했으며, 훈련일기에도 "우연히 찾아오는 행운이 더욱 커지게 하기 위해서는 꾸준하고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썼다. 고씨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이씨의 고운 마음씨가 우주에 닿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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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3.11 23:02

[오목대] 미국의 좌파들

공산주의가 내세우는 계급이 없는 평등한 사회라는 개념은 일찍이 고대 그리스에서 생겨났다.이런 생각을 쳬계화 한사람은 플라톤이었다.그의 저서 “공화국”에서 플라톤은 소크라테스 입을 빌려 불화와 전쟁의 원인을 소유개념에서 찾았다. 그러나 그의 제자였던 아리스토텔레스는 공산주의 이상속에서 사회 평화가 이루어질것인가에 대해서 의구심을 품었다 그 이유는 어떤 물건을 공동으로 소유하게 돠면 개인적으로 소유한 사람보다 다툼이 더 많을것이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는 사회 불화의 원인은 재화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소유하려는 인간의 욕망에 있다고 보았다. 다시말해서 평등해져야 할 것은 소유가 아니라 인간의 갖가지 욕망이라고 보았다. 칼 마르크스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런 주장에 갚은 연구를 했더라면 평등이라는 개념에 그처럼 집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1848년 “ 공산당 선언”에서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이렇게 썼다. “공산주의 이론은 다음의 한문장으로 요약할수 있다. 사유재산의 폐지이다. ”20세기 위대한 역사철학자인, 아놀드 토인비는 공산주의 이론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내린바 있다. 칼 마르크스가 인류의 역사를 정치나 전쟁의 관점에서 보지 않고 경제적 측면에서 조망한 것은 탁월한 점이 있다. 그러나 모든 역사를 경제적 관계에서만 볼려고 했던 것은 숲을 보지못하고 나무만 본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좌파들은 영어를 공식언어로 지명하는 것을 반대하고 이민의 확대를 반대한다. 그리고 불법 체류자들을 합법화 하자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들은 미국의 문명 ,역사를 교과목에서 빼자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 뒤에는 미국을 무정부 상태로 만들자는 속셈이 깔려있다. 우리와 미국 좌파들과 차이는 미국의 좌파들은 자기들을 좌파라고 솔직히 표현하지만 남한의 좌파들은 행동은 좌파처럼 해놓고는 좌파라고 하지않는다.미국의 좌파들이 아무리 떠들어대도 그들의 주장이 대중속에 스며들지 못하는 것은 사회 파괴적이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이민으로 건국된 미국에 영어라는 공용어가 없으면 미국사회가 어디로 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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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3.10 23:02

[오목대] 박재승 위원장

4·9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정치권의 시선은 온통 여의도에 쏠려 있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공천작업이 속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통합민주당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행보다. ‘공천혁명’을 주도하는 모습이 신선함을 넘어 감동적일 정도다. 집 나이로 올해 70살인 박 위원장은 전남 강진이 고향으로 판사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낸 분이다. 침몰 위기의 통합민주당에 구세주 처럼 등장했다. 정치와는 무관한 박 위원장을 민주당에 처음 추천한 사람은 민청학련 사건으로 한 끗발했던 나병식 풀빛출판사 사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재야 출신 우원식 의원이 강금실 최고위원에게 전달했고, 강 위원이 다시 손학규 대표에게 추천했다고 한다. 손 대표는 지난 1월 삼고초려 끝에 박 위원장을 모셔왔다. 조건은 “공천심사위원회에 전권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박 위원장은 수락과 함께 공정한 공천을 위해 외부와 내부 심사위원 비율을 7:5로 관철시켰다. 이어 주식투자 전문가이자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씨, 이이화 재야사학자, 짚풀운동가로 신동엽 시인의 부인인 인병선씨,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장병화 임종국 기념사업회 회장 등을 공심위원으로 영입하는 파격을 보였다. 이들의 지지와 공천혁명을 바라는 국민여론을 바탕으로 박 위원장은 지난 5일 공천기준을 발표했다. 비리·부정으로 금고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람은 예외없이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과 손학규 대표계까지 중량급 인사 11명이 망라돼 있다. 당연히 “억울하다”며 반발이 거셌고, 후폭풍까지 염려되고 있다. 가장 반발 수위가 높은 사람은 DJ의 측근인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DJ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이다. 이들은 DJ를 등에 업고 호남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DJ의 눈을 가리고 노후를 명예롭지 못하게 하는 인사들에 다름 아니다.사실 박 위원장의 공천 쿠데타는 ‘호남 현역의원 30% 물갈이’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대선 후보, 강금실 최고위원의 수도권 출마 권유’ 때부터 시작된 것이나 다름 없다. 그의 원칙주의가 전통 야당을 살리고, 우리의 정치발전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계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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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3.07 23:02

[오목대] '코레아 우라'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중국 하얼빈의 어느 신축 아파트에 묻혀있다는 보도는 우리를 무척 우울하게 하고 있다. “ 코레아 우라”란 러시아 말로 대한민국 만세란 뜻이다.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30분 중국 하얼빈 역에서 안중근 의사가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고 난후 전 세계를 향해서 우렁차게 외친 한마디가 “코레아 우라”였다.그는 하얼빈 역에서 거사를 성공시킨후 니콜라이 미트로파노비치 기병 1등대위등 러시아 장교들에게 체포된후 곧바로 철도 헌병대 분실로 연행되었다. 안중근 의사의 제물이된 이토 히로부미는 일본에서는 대단한 인물이었던 것 같다. 그는 오쿠보 도시미치(大久保利 通), 기도 다카요시(木戶孝允)와 더불어 유신(維新) 3걸중의 한사람이었다.그의 화려한 이력은 메이지 유신이후 4번의 총리대신, 조선 초대 총감, 그리고 일본 추밀원 의장 4번 역임이 그것을 말해주고있다. 어찌보면 일본 근대사의 산증인이다. 안중근 의사가 왜 다른 인물이 아닌 이토를 죽일 수밖에 없었는가는 15가지 이토의 죄목속에 잘 나타나있다. 이중에서도 우리눈에 띄는 대목은 이토가 1895년 무장 병력을 동원 왕궁에 난입하여 명성황후를 살해케 했다는 점, 그리고 1905년 군대를 이끌고 왕궁에 들어가 고종을 위협하여 5개조 조약을 강제로 체결했다는 것이며, 여기에 분노해 의병을 일으키자 양민 10만여명을 학살했다는 것이다 .또 동양 평화를 교란했다는 점등이다. 이토가 1909년 6월14일 한국통감을 그만두기 까지 3년 반동안은 한일합방을 위한 준비를 한 것이다.이토가 하얼빈을 방문한 목적은 러시아 재무상 코코프체프와 만나 한국합병을 러시아에 알려 양해를 구하고 만주의 이권을 러시아와 일본이 나누어 가져 미국의 진출을 억제하자는데 있었다. 이처럼 19세기 약육강식(弱肉强食)의 국제 정세속에서 우리 조선은 그저 하이에나에 포위된 누의 신세였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巨事)는 단순 우리만의 쾌거(快擧)가 아니라 중국인에게도 자극을 국제적 사건이었다.이제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 중국과 교섭을 하여 코레아 우라의 주인공,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발굴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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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3.06 23:02

[오목대] 야당의원

전북의 정치 지형이 바꿔졌다.DJ 노무현 정권 때는 여권이었지만 이명박정권이 들어서면서 야권으로 바뀌었다.공수가 교체 된 것이다.10년만에 수평적 정권 교체가 이뤄진 탓이다.상전벽해란 말이 갈수록 실감날 것이다.지금은 이명박정부 출범 초기라서 실감이 덜 할 수 있다.민주당 의원들도 장관인사청문회를 하면서 자신들이 예전처럼 여권인지 아니면 야권인지 혼란스러웠을 것이다.민주당은 지금도 의원이 가장 많아 국회권력을 장악하고 있다.현역 의원들은 4년전에 민의의 심판을 받아 지금 민심과는 상당히 동 떨어져 있을 수 있다. 호남지역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은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유력 후보들이 민주당 공천을 못 받아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있지만 지역정서는 민주당 편으로 쏠려 있다.이 때문에 너나 할 것없이 민주당 공천을 받기 위해 혈전을 벌이고 있다.도내에서 민주당 공천경쟁율이 6.9대1로 역대 최고 공천 경쟁율을 기록했다.지금은 공천자 발표를 앞둔 마치 태풍전야 같다. 국회의원의 기본 임무는 입법이다.법을 제정하는 기관이 국회인 만큼 법 제정이 제일 중요한 업무다.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도 한다.통상 상임위를 통해 견제업무를 할 수 있지만 국정감사를 통해 전반적으로 컨트롤 하고 있다.또 중요한 것은 정부 예산에 대한 승인권이다.정부가 편성한 예산을 사용토록 승인하는 권한은 실로 막중하다.장관급 인사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하거나 한미FTA의 비준 등도 중요한 역할이 아닐 수 없다. 사실 4.9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국회의원으로 선출하면 곧바로 야당의원이 된다.이 때문에 도내 민주당 공천이 너무도 중요하다.야당의원은 여당의원과 성격이 다르다.여당이 국정운영에 전적으로 책임 짓는 것에 비하면 야당의원은 그렇지 않다.야당의원은 정부와 거대 여당의 일당 독주를 견제하는 것이 주 임무가 되기 때문에 일단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어야 한다.남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깨끗해야 하지 않은가.민주당 공천은 그래서 어려울 것이다.한나라당 보다도 더 엄격한 공천잣대를 들이대야 한다.후보자에 대한 재산 형성 과정을 검증하면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 수 있다.야당을 잘해야 정권 잡을 기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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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3.05 23:02

[오목대] 브랜드 쌀

상품의 이름이나 기호를 나타내는 브랜드는 그 자체로만은 별 의미가 없다. 소비자들에게 알려져야 브랜드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소비자는 브랜드를 보고 상품을 구입한다는 말이 있다. 브랜드가 유명해지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략 아래 관리되고 육성돼야 한다. 농산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근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선호는 과거의 양(量) 보다는 맛, 안전성, 기능성 쪽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거기에 인터넷 상거래 활성화및 시장개방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농산물 브랜드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앞으로 국내 농업이 수입 농산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고, 성장산업으로 발전하려면 소비자가 신뢰하는 제대로 된 브랜드 육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국내 현실은 아직 초보 수준에 머물고 있다. 생산구조가 농업 선진국에 비해 영세한데다 생산·유통 주체의 상품 차별화 인식및 공급능력 부족 등의 이유 때문이다. 특히 대표적인 상품이 쌀이다. 지난 2006년 현재 전국의 브랜드 쌀은 무려 1873개에 이른다. ‘다른 지자체가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으로 앞다퉈 브랜드를 내놓지만 관리등 후속조치가 소홀한 경우가 많다보니 소비자들에 알려진 브랜드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최근 소비자보호원이 시중에 유통중인 브랜드 쌀에 대한 품종 모니터링 시험결과 전국 34개 제품 가운데 13개 제품이 표시된 품종 순도가 8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 제품으로 ‘지평선 쌀’과 ‘상상예찬’이 포함된 것은 충격적이다. 2개 제품 모두 농도(農道)인 전북을 상징하는 만경평야에서 생산된 김제쌀의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지평선 쌀의 경우 문광부 우수축제로 선정된 김제 ‘지평선 축제’와 이름이 같아 소비자들의 호감을 사면서 출시후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는 제품이다. ‘지평선 무농약쌀’은 지난해 농림부와 한국소비자단체 협의회 주관으로 실시된 평가 결과 전북제품으로서는 군산 ‘철새 도래지쌀’과 함께 우수 브랜드 쌀로 선정돼 품질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냉철하다. 특히 소비자보호원의 발표땐 더욱 그러하다. 전북을 대표할 수 있는 브랜드 쌀이 적발됐다는 사실은 자칫 전북쌀 전체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품질관리등 브랜드 쌀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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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3.04 23:02

[오목대] 유럽식 교육

어렸을때 받은 교육이 평생갈수도 있다. 이런점에서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제에 대한 견해가 사회주의적 경향을 보인 것은 지극히 우려할 문제이다. 모 여론조사 기관에서 조사한 바에의하면 중국학생들은 경제발전의 가장 중요한 주체는 “기업”이라고 대답한 반면, 한국 중고등 학생은 “정부"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런식 답변은 오늘날, 공기업의 민간 기업으로의 전환, 작은정부의 선호,정부규제의 축소화 경향과는 퍽으나 동떨어진 대답이다. 반(反) 시장주의를 가르치는 우리나라 교과서 덕분이고 여기에 전교조 교사들도 한몫을 했다.유럽 특히 프랑스나 독일이 미국경제를 따라 잡을수 없는 이유중의 하나는 그 나라의 편향적 교육 때문이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학생들에게 자본주의에 대한 혐오감을 심어주는데 노력하하고 있다. 이런 교육 때문에 프랑스 시민 36%만이 자본주의를 지지하고 있으며 독일에서는 사회주의에 대한 지지도가 1991년에는 36%였던 것이 2007년도에는 무려 47%로 올랐고 반 세계화 정책을 더 많이 지지하고 있다. 이런 추세 때문에도 독일의 메르켈 수상은 자유 시장을 위한 개혁을 포기했고 그대신 부유세를 부과했으며 세계화 정책에 규제의 칼을 대기 시작했다. 프랑스 국민들의 반 시장적인 자세 역시 그들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다. 프랑스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 경제 성장은 인생을 필요없이 소비시키고 필요이상의 노동을 요구하며 스트레스나 심장병 질환 그리고 암을 유발시킨다.” 또 “과거 20년은 부(富)를 배로 증가 시켰으나 실업률과 빈곤을 두배로 늘렸으며 사회적 불안을 야기시켰다”고 쓰여있다.그리고 “자본주의 자체는 잔인하고 야만적이며 신(新) 자유적이며 미국적이다.” 독일 역시도 교과서에 집단 이익, 자본과 노동,고용자와 피고용자,노동현장에서의 투쟁, 노동조합, 집단교섭등을 주 테마로 삼고 있다. 그들 만화에서도 기업가는 게으르고 시거를 좋아하고 인터넷 사기꾼, 일코올 중독자로 묘사된다. 미국의 고등학생 거의가 경제과목을 수강하며 기업이 지역경제 에 얼마나 공헌하는가를 배우는것과 대조적이다. 이념교육의 병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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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3.03 23:02

[오목대] 노블레스 말라드

언제부턴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는 말을 흔히 듣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 부와 명예를 거머 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그런 현상이 나타난듯 하다. 이는 ‘한국사회에 철학과 도덕성을 갖춘 진정한 상류층이 있는가?’라는 역설과도 통한다.프랑스어인 이 말은 ‘고귀한 신분(귀족)’이라는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가 합해진 것이다. 1808년 프랑스 정치가 가스통 피에르 마르크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한다. 당시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의 등장 등 어수선한 사회상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싶다.하지만 그 유래는 훨씬 더 올라간다. 초기 로마시대가 모델이다. 그 때 왕과 귀족들이 보여준 도덕의식과 솔선수범에서 비롯된 것이다. 초기 로마사회는 고위층의 공공봉사와 기부·헌납 등의 전통이 강했다. 이는 의무인 동시에 명예로 인식되면서 자발적이고 경쟁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최고 지도자인 콘솔(집정관)을 비롯 고위층은 전쟁의 선두에 나섰다. 이로 인해 귀족의 희생이 엄청나게 컸다.또 프랑스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표적 사례로 ‘칼레의 시민’을 꼽는다. 로댕의 조각작품으로 더 유명해진 이 이야기는 영국과 프랑스가 싸운 백년전쟁때 일이다. 1347년 영국은 북부도시 칼레의 끈질긴 저항으로 전쟁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그 책임을 물어 영국왕은 시민을 대표하는 6명을 교수형에 처하겠다고 선포했다. 그러자 이 도시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과 시장 등 6명이 자청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 도시의 핵심 인물로 부유한 귀족들이었다. 이들이 처형되려는 순간 왕비의 간청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결국 이들의 솔선수범으로 칼레시는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요즘 이명박 정부의 각료 인선을 둘러싸고 여론이 분분하다. 대부분 부동산 투기, 불법증여및 탈세, 병역면제, 이중국적, 논문표절, 과거 전력 등 의혹도 가지가지다. 벌써 15명의 장관 내정자중 3명이 사퇴했다. 이 나라 지도층의 도덕성이 이렇게 추락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이들을 보면서 ‘노블레스 말라드(Noblesse Malade)’, 즉 병들고 부패한 귀족이라는 비아냥이 딱 맞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지도층이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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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2.29 23:02

[오목대] 교수 평가제

우리사회에 경쟁이 없는 무풍(無風)지대는 변호사와 교수사회이다. 변호사는 인구에 비해 그 희소성 때문에 서로간의 경쟁이 없게되고 교수사회 역시 확실한 정년보장과 동양식 전통 때문에 교수 상호간의 경쟁이 있을수 없었다.그러나 미국식 로수쿨 도입으로 변호사 사회에도 서서히 변화의 바람이 일수밖에는 없다. 얼마전에 동국대학교가 지난해 2학기 강의를 맡았던 교수 1049명에 대한 강의평가 점수를 전원 실명으로 공개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이 평가를 참고로 강의를 신청할수 있게 되었다.이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된다는 유교적 전통이 엄존한 대학가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줄것이다. 지금까지는 미국식 제도를 흉내내어 학생들이 학기말 시험중에 교수 강의 평가서를 내지만 이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그저 학교당국의 서랍속에 묻혀있어 형식적 평가에 그치는 감이있다. 그러나 동국대가 교수평가 내용을 공개한 것은 파격적 조치이며 쾌거(快擧)이다. 물론 이 제도는 젊고 의욕있는 교수들은 환영하지만 대부분의 교수들은 반대하는 것 같다. 자기 강의가 다른 사람도 아닌 자기 제자들 한테 평가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고통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종전처럼 강의 하면 자기 편한대로 할수도 있고 적당히 강의시간을 때울수도 있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안일무사한 풍토는 학문을 하는 본인에게도 좋은 자극이 아니다.고등학교에서도 특별히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무서워 담당 교사들이 더 공부를 하게 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학생들이 자극을 주는 것이다. 우리대학은 교수들간의 뜨거운 학문적 토론도 없고 세미나에서 조차 열띤 토론이 별로 없다. 이런 느슨한 대학 풍토속에서 학문발전을 기대할수 없다. 진리추구를 위해서는 스승의 학설을 비판할수도 있는 풍토는 학생들의 교수 평가제도에서 부터 자연스럽게 배양된다고 본다.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경우가 그 예이다. 대학생들도 교수가 적당히 강의시간을 때우는지 철저히 준비를 해와서 강의를 하는지 정도는 충분히 식별할줄 안다. 동국대의 교수 평가제가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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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2.28 23:02

[오목대] 뉴욕 필하모닉

불과 2.5g에 불과한 탁구공이 죽의 장막을 걷어냈다.지난 1971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중국선수단이 참가한데 이어 미국 탁구선수단과 기자들이 중국을 친선 방문했다.이를 계기로 1972년 닉슨 미 대통령이 역사적으로 중국을 방문해 중국과 수교를 이뤘다.핑퐁외교가 적대적인 미 중 관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도 남북관계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됐다.이벤트가 얼마든지 역사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들이다. 어제 저녁 평양에서 뉴욕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회가 열렸다.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베를린 필하모닉,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과 함께 세계 3대 교향악단으로 꼽힌다.지난 1842년에 창단한 뉴욕 필은 드보르작의 교향곡‘신세계로부터’등 명곡들을 미국내에서 초연하고 주요 현대 음악가들의 곡을 제일 먼저 소개하는 등 160여년간 미국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 왔다. 뉴욕 필은 어제 오후 6시 동평양대극장에서 1시간 30분 동안 공연했고 오늘 오전에는 모란봉 극장에서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과 협연 하는 등 미국 문화단체로는 처음으로 북한에서 공연을 갖는다.노장 로린 마젤이 지휘한 이날 공연에서 바그너 오페라 ‘로엔그린’3막 서곡,드보르작‘신세계 교향곡’,거슈윈의‘파리의 미국인’,등이 연주됐다.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었다.뉴욕 필과 보스턴 심포니 등은 냉전시대인 1953년과 1959년에 소련에 가서 연주했고 중국에서도 한창 핑퐁외교를 벌였던 1973년에 연주회를 가졌다. 상임지휘자 로린 마젤은 평양 초청 연주에 대해 “음악은 만인과 만 세상의 평화를 기원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세계 어느 곳이고 차별없이 찾아 다니며 연주회를 열고 평화를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세계와 가장 고립된 평양의 초청에 응하게 됐다”고 말했다.하지만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뉴욕필의 평양공연을 환영하면서도 “이번 평양 연주가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아무튼 뉴욕 필의 평양공연이 북핵문제를 해결해 주리라고는 생각치 않는다.하지만 탁구공 하나가 미중관계를 수교로 이끌었듯 교향곡 연주가 남북관계의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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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8.02.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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