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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이슬람교

아프카니스탄 인질사태를 통해 이슬람교를 들여다보자. 한국 기독교 인구는 카톨릭 교도를 포함, 약 1500만명에 이른다. 남한인구 4명중 1명이 기독교 신자인 셈이다.가히 준(準)기독교 국가이다.이슬람교의 특징은 힌두교나 고대 그리스의 다신교(多神敎)와는 달리 일신교( 一神敎)라는데 있다. 중동 불모의 사막지대는 여려 신(神)들에 의존키보다 전지전능한 신(神)하나를 경배함이 생존의지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이슬람은 세가지 큰틀로 형성되었다. 신조(信條), 윤리, 그리고 종교적 의무가 바로 그것들이다. 이슬람교도 즉 무슬림의 첫 번째 신조는 “알라 이외에 다른 신은 없다”이다. 이는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여호와 나 이외의 신은 믿지말라’는 대목과는 배치된다. 무슬림의 두 번째 신조는 ”무함메드는 알라신의 사자(使者)이다“ 이다. 무함메드는 아브라함, 모세, 예수보다도 더 위대한 예언가라는 것이다. 무슬림들은 예수를 구세주 아닌 한사람의 예언자로 본다. 알라는 예언자와 ,코란, 천사를 통해서 자기뜻을 나타낸다. 코란속의 최후심판은 기독교 종말론의 개념을 연상시킨다. 무슬림의 윤리는 이슬람 법학자들이 코란을 지침삼아 정해놓은 것으로써 예를들면 ”경건한 신앙심이란 알라와 천사와 코란과 예언자를 믿고 친척, 고아 ,빈민,여행자, 거지에게 재산을 나눠주고 노예에게 자유를 주고 약속을 하면 지키고 ...“등등 이다. 종교적 의무의 첫째는 일종의 신앙 고백으로써 ”알라 이외의 신은 없으며 무하메드는 알라의 예언자이다“구절을 반복 낭독하는 것이다.두번째 의무는 무슬림은 하루 다섯 번씩 기도시간을 가져야한다. 세 번째 의무는 일생에 한번은 메카를 순례 해야한다. 이처럼 이슬람교도 역시 다른 종교처럼 자선(慈善)을 강조하고 착한 사람이 되기를 기도한다. 그러나 일신교도는 자기 성(城)안의 사람들은 포옹하지만 성 (城)밖의 사람은 이교도로 취급, 십자군 전쟁처럼 잔인성을 보일때가 있다. 탈레반의 이번 인질사태도 이교도에 대한 잔인성 표출의 일면이다. 지구촌 평화는 이제 알라신과 여호와 신의 화해속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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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06 23:02

[오목대] 모기

장마가 끝나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다. 비몽사몽 잠을 청하는데 모기(蚊)란 놈이 앵앵거려 신경을 거스린다. 순식간에 팔다리를 깨물고 줄행랑을 치는 것이다. 딱! 손바닥으로 마주쳐 보지만 번번이 실패다. 몇번 시도하다 신문지를 둘둘 말아 겨우 때려 잡는다. 붉은 피가 선명하게 묻어 난다. 모기가 살갗에 침을 꽂고 실컷 포식한 것이리라. 지금은 모기향을 놓아 쉽게 퇴치하지만 예전에는 꽤 맹랑한 놈이었다. 200년전 조선의 대표적 석학이었던 정약용은 얼마나 모기가 미웠으면 증문(憎蚊)이란 시를 지었을까. “사나운 호랑이 울 밖에서 울부짖어도/ 나는 코골며 잠만 잤도다/ 흉측스런 구렁이 추녀 끝에 기어 올라도/ 나는 누워서 쳐다만 보았도다./ 그러나 모기 한 마리 앵하는 소리 귀에 들릴 땐/ 내 그만 기가 질리고 속이 상하다가 애가 닳아 오른다./ 부리를 박아 피를 빠는 것만도 미울 것인데/ 어찌 또 뼈에 사무치는 독기를 불어넣는냐./ 베이불 푹 쓰고 머리만 내어 놓아도/ 어느 사이 부처 이마에 돋은 사마귀처럼/ 무수한 혹들이 부어 오른다./ 제 뺨을 손바닥으로 후려 갈겨도 언제나 헛뺨 치며/ 볼기짝 때리자마자 벌써 날아가 버린다.”중국 춘추시대의 오패(五覇)였던 제환공(齊桓公)은 모기를 세 등급으로 분류했다. 어느 여름날 문을 열어 배가 고픈 모기들을 불러 들였다. 그러자 어떤 놈은 예(禮)가 있어 환공의 피를 빨지 않고 그냥 나가고, 어떤 놈은 자신이 만족할 줄을 알아 몸을 스치기만 하다(혹은 조금 빨고) 나갔다. 그러나 그중에는 만족할 줄 모르는 놈이 있어 실컷 피를 빨아 먹다가 결국 포만하여 배가 터져 죽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얘기가 이솝우화에도 나온다. “사자가 몸이 고단해 잠을 자려는데 귓가에서 모기가 앵앵거린다. 화가 나서 앞발로 후려쳤지만 워낙 작은지라 제 코만 때리고 만다. 그 사이 모기는 쉴새 없이 눈두덩, 코, 입 등을 찌르고 날아가 버린다. 몇번을 그러던 사자는 결국 모기에게 항복한다. 의기양양한 모기는 내가 ‘숲속의 왕을 굴복시킨 모기왕’이라며 신나서 날아간다. 그러다 거미줄에 걸려 죽고만다.”올 여름은 지난해 보다 모기 개체수가 5배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일본뇌염 경보도 한달가량 빨라졌다니 주의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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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03 23:02

[오목대] 명성황후

얼마전에 일본인이지만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사죄하며 수치스러운 과거를 알리기 위해 애쓰는 ‘명성황후를 생각하는 모임’ 의 회원 13명이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역사를 있는 사실 그대로 후손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은 잘못된 일” 이라며 일본 지식인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명성황후는 누구인가. 조선말기 고종의 왕비 즉 민비( 閔妃 )의 별칭 ( 別稱 )이 명성황후이다. 지금에 와서는 영화나 오페라의 주제인물이 되기도 한다. 특히 조선말기 풍전등화와 같은 시기에 대원군과 그녀와의 알력과 대결은 어쩌면 조선 멸망의 촉진제였는지도 모른다. 대원군이 계속 집권했더라면 내치( 內治 )를 강화한 뒤 서구열강들에 대한 쇄국정책을 버리고 개화의 길로 갔었을 것이다. 대원군은 최소한도 국가 통치에 대한 확고한 개념만은 가지고 있었던 인물임에 반해 명성황후는 그런 안목을 가질 만큼 학식을 가진 인물이 아니었다. 역사에는 가정법이 없다지만 우리의 상상력은 역사를 향해 가정법을 동원해 많은 의문을 던질 수 있다. 이럴때 역사에 대한 흥미가 더 생기는 법이다. 민비는 여흥( 餘興 )민씨, 민치록의 외동딸 이었다. 그녀에게는 1남3녀의 형제가 있었으나 다 죽고 혼자 남아 고단한 유년기를 보냈다. 주위에 친척이 별로 없다는 장점 때문에 대원군의 눈에 들어 1866년 그녀 나이 16세에 한살 연하인 고종의 왕비로 간택되었다. 그러나 고종이 궁인 이씨와의 사이에서 완화군( 完和君 )을 얻자 민비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낀다. 이런 위기를 모면코자 민비는 고종의 총애를 얻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했고, 대원군 반대세력을 규합하기 위해 그의 친척인 민승호, 민규호를 요직에 등용했으며 대원군 몰락때 까지 30여명 친척을 등용했다. 대원군과의 오랜 세월 권력다툼으로 국력을 낭비시켰다. 결국 그녀는 1895년 8월에 일본 군대와 낭인들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되었다. 슬프고도 수치스러운 역사장면이었다. 명성황후의 묘는 지금 경기도 남양주시 홍릉에 있다. 일본군 위안부 규탄 결의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한 시점에서 일본인들의 역사왜곡과 잔인성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조선 말기 명성황후 행태에 대한 정확한 연구의 필요성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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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02 23:02

[오목대] 비싼 그린피

우리나라 골프장 그린피(코스 사용료)가 세계에서 제일 비싸다.가까운 일본보다 3배가 비싸다.이 때문에 상당수 골퍼들이 태국이나 필리핀등 동남아로 빠져 나간다.지난 2003년 해외로 빠져 나간 골프비용이 6억5000만불이었던 것이 지난해는 11억8000만불로 껑충 뛰었다.도내만 해도 웬만한 골퍼들은 일년에 한두번쯤은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중국이나 일본 그리고 동남아 등지로 나가 골프를 즐긴다. 왜 우리나라 골프장의 그린피가 비쌀까.말로는 골프대중화를 외치면서 그린피는 골프대중화와는 반대로 해마다 올라가고 있다.문제는 부지 매입 단계부터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통상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조성하려면 40만평 이상의 땅이 필요한데 땅 매입에 적 잖은 비용이 들어 간다.부지 면적이 넓다보니까 지주들이 심지어는 수백명이 되어 땅 매입작업에 최소 1년 이상 걸리고 땅 매입비가 늘어 나게 돼 있다. 여기에다 집단 민원을 무마하기 위해 사업주가 마을 회관을 지어주거나 마을 진입로 그리고 가구당 일정액을 보상해주는 비용까지 합하면 족히 수십억원에 달한다.다음으로 부지매입이 완료됐어도 인허가를 받는데 적어도 2년 이상 걸린다.각 시군 마다 세수를 늘리기 위해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막상 인허가가 접수되면 절차 이행하는데 상당 기간을 허비하기 때문에 그만큼 간접 비용이 추가 될 수 밖에 없다. 또다른 문제는 각종 세금이 과중하다.회원제 골프장을 개장하려면 취득세,등록세,농특세,지방교육세등을 포함하여 18홀 기준으로 50억 내지 80억원이 필요하다.여기에 산지전용부담금,농지전용부담금등 각종 부담금도 추가된다.회원제 골프장을 운영할때도 과표 기준에 따라 재산세를 납부하게 돼 있다.현재 골프장 그린피에는 특별소비세,농특세,지방교육세,부가세 및 체육기금이 포함돼 있다. 재정경제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회원제 골프장 입장료(비회원)는 평균 14만7000원이며 여기에 포함되는 세금은 특소세가 1만2000원 교육세 3600원 농어촌특별세 3600원 부가가치세 10% 등을 합치면 2만4000원 수준이다.그러나 골프장 입장료에 포함되는 보유세 부담을 포함할 경우 그 부담은 더 늘어나게 돼 있다.최근 정부가 “반값 골프장” 구상을 내놨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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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8.01 23:02

[오목대] 일본뇌염

질병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인류의 역사’를 흔히 ‘전염병의 역사’라고 한다. 바이러스와 세균으로 인한 전염병이 인류문명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쳤을뿐 아니라 인류는 전염병이 창궐할 때마다공포속에서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몇가지 사례만 열거하면 그리스 로마시대에 퍼진 역병은 아테네와 로마제국의 멸망을 초래했다. 문헌으로 기록된 최초의 전염병이다. 14세기 유럽을 휩쓴 페스트는 근대사를 열게한 계기가 됐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숨지게 한 페스트로 농업 노동력이 귀해졌고 도시에선 수공업자가 급증하면서 초기 자본주의의 모습이 나타났다. 15세기 르네상스 시대를 맞아 ‘성(性)의 억압’에서 해방되자 매독이 기승을 부렸다. 비슷한 시기 신대륙 아메리카는 생전 처음 겪는 질병에 시달렸다. 스페인의 침입때 아메리카 원주민의 90% 이상이 새 전염병인 천연두로 숨졌다. 스페인군은 대부분 어릴적에 이 병에 감염돼 면역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원주민들은 면역력이 없어 속수무책이었던 것이다. 19세기엔 ‘백색 페스트’로 불리는 결핵의 습격을 받았다. 비위생적인 의식주가 창궐의 주된 원인이었다. 20세기 이후에는 독감이 인류를 위협했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은 전세계적으로 2000여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최근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으로 전염병 위험은 날로 더해가고 있다. 사라졌던 전염병이 다시 나타나는가 하면 전에 없던 전염병이 새로 생겨나기도 한다. 1980년대부터 창궐한 에이즈및 21세기에 들어닥친 사스(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와 광우병이 대표적이다. 이에 반해 인간의 면역체계는 점점 약해져 가고 있다. 2종 법정전염병인 일본뇌염의 매개체인 작은빨간집모기의 도내 밀집도가 53%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되자 질병관리본부가 지난주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했다. 일본뇌염은 지난해 국내에서는 환자발생이 없었지만 지난 1982년에는 전국에서 2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창궐했었다. 치사율이 높고, 치료가 돼도 후유증이 심각한 전염병이다. 뾰족한 치료법이 없어 모기에 물리지 않고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삶의 질이 향상되고 의학의 발전으로 질병이 많이 감소했지만 역사의 교훈은 전염병에 대한 철저한 경계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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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31 23:02

[오목대] 배타성(排他性)

법무부 통계에 의하면 남한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약 1백만명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길거리나 지하철에서 외국인을 흔히 볼 수 있다. 1백만명 외국인속에는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그리고 중국계 화교(華僑)도 포함된다. 한국 남자와 결혼한 베트남 필리핀 출신 신부들이 한국 남편으로부터 폭행내지는 학대를 받는 사례들이 많아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우리속담에 피는 물보다 짙다고 하여 혈통에 대한 애착이 남달리 심한 데서 비롯되지 않나한다. 그래서 혈통이 다른 외국계 신부 그것도 친정이 못사는 빈곤국일때 우리의 배타성이 강하게 나타난다. 자기 고국을 버리고 한국에 시집온 그들에게는 남편만이 삶의 울타리 일것이다. 타민족에 대한 배타성은 이땅에 살고 있는 중국 화교(華僑)들에게도 여지없이 발휘되었다. 한국 화교들에 대한 배타적 정책 때문에 이승만 정권이후 지금까지 6만여명의 화교가 이땅을 떠났다. 이제 약 2만명의 화교들만이 남게 되어지만 우리는 지금도 한국 화교들을 정주자 (定住者)로 보지 않고 체류자(滯留者)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1962년에는 외국인 토지 소유 금지법이 시행되어 화교들은 집한채도 합법적으로 소유할수 없었으나 1970년에 들어서서 화교 한가구당 200평이하의 주택한채와 50평이하의 점포한채를 소유하도록 인정했다.이런 조건 때문에 한국 화교들은 주로 짜장면 집을 경영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다 2년마다 체류연장 신청을 해야했다. 한국 화교는 121년 동안 한국에서 살어왔기 때문에 철저히 한국화한 지한파(知韓派)이자 친한파(親韓派)이다.그래서 소위 한류(韓流)의 열풍을 먼저 퍼뜨린 것도 한국 화교였는데 1970년대에 한국 드라마가 중화권 시장에 수출되도록 했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한국에 시집온 빈곤국 출신 외국 신부들이 많은 세월이 흐른뒤에는 그들 나라와 한국을 잇는 튼튼한 가교 역할을 할수도 있을 것이다. 선진국을 향해 발돋음에는 지금과 같은 배타성을 보다 큰 열린 마음으로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에 시집온 외국 신부들이 우리미래의 큰 인적 재산이 되지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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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30 23:02

[오목대] 매미

옛 사람들은 매미(寒蟬)를 꽤 높이 쳤다. 청결하고 욕심이 없는 군자 쯤으로 대접했던 듯 하다. 중국 진(晋)나라때 육운(陸雲)은 ‘한선부(寒蟬賦)’에서 매미에게 다섯가지 덕(五德)이 있다고 칭송했다. “머리는 갓끈 모양이니 문(文)이고, 이슬을 마시며 사니 그것은 청(淸)이며, 곡식을 먹지 않는 것은 염(廉)이고, 집을 짓고 살지 않는 것은 검(儉)이며, 계절을 지키는 것은 신(信)이라”는 것이다. 고려때 이규보 역시 그랬다. 그는 ‘방선부(放蟬賦·매미를 놓아주며 부르는 노래)’에서 매미가 거미줄에 걸려있는 것을 떼어 날려 보내준다. 이를 두고 곁에 있던 사람이 힐난하자 이렇게 대답한다. “배 부르려는 욕심은 채워지기 어려우나, 이슬 먹는 창자야 무슨 경영(經營) 있을 건가. 욕심 많고 더러운 놈이 맑은 놈을 박해하니 내 어찌 동정이 없을소냐.” 거미와 매미를 더러운 욕심꾸러기와 청빈한 자로 비교한 것이다. 고대 그리이스의 우화작가 이솝은 ‘매미’에서 뮤즈 여신이 평생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노래만 부르다 죽은 사람을 매미로 변하게 한 것으로 그리고 있다.그러나 요즘은 매미에게 낭만같은 것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도시 한 가운데 아파트촌에서도 ‘맴맴맴 매∼앰’하고 어찌나 우렁차게 울어대는지 성가실 지경이다. 한밤중에도 수컷들이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기를 쓴다. 그것은 도심에 불을 밝혀 놓는 바람에 한낮인 줄 알고 그런다니 매미를 탓할수만 없는 노릇이다. 또 지구 온난화도 매미가 늘어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7년마다 매미 애벌레가 한꺼번에 땅위로 나오는 ‘주기 매미’ 때문에 한바탕 소동을 벌이곤 한다. 2004년 여름, 워싱턴에서는 50억 마리가 한꺼번에 출현해 난리법석을 떨었다. 반경 수십m 거리에서 10만 마리 이상의 매미가 고막을 찢을듯 울어댔다. 매미떼에 수액을 빨린 나무들은 말라버렸고 조사에 나선 과학자들은 매미소리에 귀가 상했을 정도다. 올해는 시카고에 주기 매미가 땅위로 올라 올 차례여서 비상이 걸렸다.전세계적으로 매미는 2000여 종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15종이 살고 있는데 비교적 순한 모양이다. 어쨌든 장마가 끝나 매미소리가 기승을 부릴 때다. 조금 있으면 논두렁 개구리가 목청을 돋우고, 더 있으면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들려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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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27 23:02

[오목대] 탈레반

아프카니스탄에서 한국인 23명을 납치한 탈레반은 어떤 조직인가.탈레반은 정치조직이라기 보다 종교적 신앙단체에 가까우며 타종교에대한 배타성이 아주 강하다. 소련이 1979년 아프카니스탄을 무단 침공하므로써 아프카니스탄 주민의 강력한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저항세력중에서도 ‘ 아메드 샤 마수드 (판지시르 계곡의 사자)’라는 이름의 부대가 주목을 받었다.. 지금으로 보면 매우 아이러니칼하게도 이들은 미국 C I A 로부터 휴대용 대공 미사일을 원조받았으며 중국제 무기로 무장하고 파기스탄과 아프카니스탄의 국경을 오고가면서 각지의 이슬람 신학교 학생들을 지하드(성전)를 명분으로 그들을 동참시켰다. 이들에게 탈레반이란 명칭이 붙었는데 이말은 ‘ 율법을 배우는 학생 ,구도자’란 뜻이다.이들은 사우디의 부호 오사마 빈라덴의 후원과 더불어 성장했으며 1989년 소련군이 철수하자 아프카니스탄은 내전으로 시달렸다.이 내전속에 그들은 전면에 나서게 되었고 1994년 탈레반은 ‘물라 오마르’지도하에 아프카니스탄의 구원자처럼 등장하여 1996년에는 실질적인 통치세력으로 등장했다. 탈레반의 집권후 전무후무의 갖가지 금지조치가 취해졌다. 예를 든다면 모든 여성들에게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베일을 쓰도록 강요했고 여성들에게 일까지도 못하게 했는데 학교나 관공서 보건시설에 근무하는 여성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또한 절도범은 손발을 절단하고 간음한 자는 돌로 쳐죽였으며 음주자에게는 태형을 가했다. 이런 극단적인 행태는 결국 우상금지라는 율법을 내세워 세계 최대의 불상인 바미얀 석불을 모든 화기를 동원해 박살내버렸다. 이렇게 국제사회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탈을 벌인 탈레반 정권이 붕괴된 것은 지난 2001년 9.11테러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오사마 빈라덴과 깊은 관계에 있던 탈레반 정권은 미국의 공격에 무너졌다. 그런 탈레반이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대비하기 위해 인질납치까지 하며 몸부림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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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26 23:02

[오목대] 탈레반의 신무기

자살폭탄 조끼를 입고 정부 관리를 테러하려다 경찰에 체포된 14살 아프카니스탄 소년 라피쿨라가 최근 사면됐다.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테러는 그의 잘못도 아버지의 잘못도 아니다”라며 그 소년을 석방했다.그는 “오늘날 모슬렘 어린이들이 이슬람식 교육을 받기 위해 마드라사(파키스탄의 이슬람 학교)에 보내지지만 이슬람의 적들이 어린이들을 자살폭탄 테러범이 되도록 잘못 이끌고 있다”면서 그를 용서하고 교통비 명목으로 2000달러를 지급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최근 아프카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에는 이들처럼 탈레반의 협박에 넘어가 테러행위에 가담하는 소년들이 늘고 있다.지난달 가즈니주에서는 테러를 위해 심지어 6살 어린이에게 폭탄조끼를 입혀 미군들 사이로 지나 가도록 한 계획이 밝혀지면서 국제사회에 파문이 일었다.지난 4월에 공개된 탈레반의 한 비디오에는 12살 쯤된 소년이 무장세력의 지도에 따라 배신자를 살해하는 장면이 담기기도해 충격을 줬다. 이처럼 자살폭탄 테러를 강요한 탈레반은 누구일까.한국인 23명을 납치한 아프카니스탄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은 2001년 미국의 침공을 받기 이전까지 아프간을 통치하던 수니파 이슬람 근본주의 정치 군사조직이다.1994년 25000여명의 무슬림 학생들이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주에서 결성한 이 단체는 아프간 토착 군벌들을 차례로 정복,4개월여만에 아프간 국토의 80%를 장악하며 맹위를 떨쳤었다.현지어로 구도자란 뜻의 탈레반은 14년간 계속돼온 아프간 내전과 4년동안의 무자헤딘(무장 게릴라 조직) 권력 투쟁을 종식시키며 2001년까지 아프간을 실질적으로 통치해왔다. 미 일간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지는 탈레반의 최신 무기는 납치라고 경고한바 있다.납치는 일단 폭탄만한 파괴력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탈레반들이 서방사회에 대한 감정적 공격도 서슴치 않을 것이란 예측도 있다.지금까지 탈레반의 납치 표적이 된 외국인은 대부분 아프간에 파병한 37개국 국적을 크게 벗어 나지 않는다.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아프간에서 납치된 외국인 국적을 보면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 등 다국적군 파병국이다.한국도 아프간 현지에 210여명의 병력을 파견했다.유서까지 써 놓으며 아프간 선교에 나섰던 한국 젊은이들의 안전 귀환을 바란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7.25 23:02

[오목대] 주택연금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65세 이상 노인층이 전체인구의 7%를 넘어 고령화사회로 진입했다. 올해 말이면 65세 이상 노인층은 48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0%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에 따른 여러 문제 가운데 하나가 노후생활 보장 시스템의 미비다. 우리나라의 노년층은 대부분 평생 벌어 자녀들 교육과 결혼비용등에 투자하느라 여유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자녀들이 부모의 노후 생계비를 전적으로 책임지는 것도 아니다. 그나마 대표적 사회안전망인 국민연금은 소득 대체율이 너무 낮아 실질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기초노령연금도 용돈 수준에 불과하다.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사회보장 제도가 절실한 이유다. 이에대한 대안으로 도입된 제도가 ‘주택연금’이다. 흔히 ‘종신형 역(逆)모기지론’이라고 부르는데 이 용어가 영어를 직역함으로써 이해하기 어려운데다 대상 고객층인 65세 이상 노인층에게 생소하다는 판단에 따라 주택연금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주택연금은 무주택자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후 장기간에 걸쳐 원금과 이자를 갚는 ‘모기지론(장기 주택대출)’과 반대 개념이다. 자기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 주택을 담보로 매달 일정금액을 연금으로 받은 후 사후에 집을 처분해 정산하는 방식이다. 3억원 짜리 주택이면 월 85만원을 받게 설계됐다. 지난 12일 출시된 주택연금 상품이 초반 노년층의 호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일에는 첫 수령자가 나오기 까지 한 모양이다. 전통적으로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자녀들 또한 주택을 상속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현실에서 적잖은 진통이 있을 것으로 내다 본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트린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택연금의 호조도 수도권만의 일이다. 지방에선 ‘속빈 강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주택가격이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도내의 경우 적정 수준의 주택연금을 받을 주택을 보유한 노인층이 과연 얼마나 될지 회의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실제 1억원 짜리 주택을 보유한 65세 노인이 주택연금에 가입할 경우 월 28만원 정도 지급받을 수 있다.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받기에는 턱없는 수준이다. 수도권 위주가 아닌 지방과 농어촌 노인층을 위한 정책적 보완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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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24 23:02

[오목대] '부실 교수'

연세대 원주 캠퍼스 총학생회가 다음학기부터 부실한 강의를 하는 교수를 퇴출하는 운동을 벌인다고 한다.우리사회에서 대학교수라는 직업은 철밥통의 하나이다. 한번 임용만 되면 천재지변(?)이 없는한 65세까지의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즈음 대학 입학생들이 줄어들다 보니 교수직도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여기에서 살아 남기위해 교수들은 교수 노조까지 만들었다. 교수에게 노동자란 단어가 적확한것인지도 의심스럽지만 아무튼 노조라는 타이틀을 붙여놓아야 유사시에 머리에 빨강띠를 매고라도 강성투쟁을 할수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교수들의 질낮은 강의를 이유로 부실교수 퇴출운동을 하게될때는 교수들 스스로도 별다른 변명의 여지가 없으리라 본다. 대학생들이 판단하는 부실교수의 범주는 이렇다. 큰 이유없이 휴강을 자주 하는 교수, 3시간 수업에 2시간 20분 수업으로 끝마치는 교수, 매년 똑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강의하는 교수, 교과과정을 준비하지 않는 교수, 낡은 노트를 들고와서 우스개 소리 몇마디 섞어 강의를 때우는 교수, 선거철이 가까워지면 강의 뒷전이고 정치판이나 강연회에 더 열을 올리는 교수, 전공과는 관계없이 사회참여를 너무 많이 하는 교수를 지칭한다. 학기말 시험때 교수들은 학생들로부터 강의 평가를 받지만 이는 학교행정의 요식행위 일뿐, 그어떤 구속력도 없다. 이런 제도는 미국대학으로부터 흉내낸 것이다. 우리 정서상 제자가 스승을 제단한다는 것은 퍽 난감한 대목이지만 그만큼 교수들 강의가 배우는 학생들에게 문제가 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하다. 이는 지난해 서울대 학생들의 여론조사에서도 조사에 응한 학생의 70%가 시간강사가 오히려 교수들보다 강의를 잘한다고 평가했다. 교수가 되면 일단은 안전지대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는지 보편적으로 구태여 힘들게 공부할려고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교수사회에도 경쟁시스템이 있어야 만이 교수들 서로가 자극제가 새로운 지식 습득에 열을 올리게 되고 이것이 학생들에게 전파되어 강의실 분위가가 진지하게 될 것이다. 부실교수 퇴출운동은 교수들 스스로가 자초한 결과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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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23 23:02

[오목대] 문화 양극화

여름방학을 맞아 서울에서는 각종 전시회가 풍성히 열리고 있다. 눈을 즐겁게 하는 블록버스터급이 즐비하다. 우선 덕수궁미술관의 비엔나 미술사박물관전. 유럽 합스부르크 왕가가 수집한 5000여 점의 명화중 64점을 선보이고 있다. 15-18세기 유럽미술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렘브란트의 ‘책을 읽는 화가의 아들’을 비롯 루벤스, 벨라스케스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미술관전. 밀레의 ‘만종’, 마네의 ‘피리부는 소년’, 고갱의 ‘타히티의 여인들’ 등 44점을 전시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의 모차르트전.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이었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박물관에서 개최했던 것을 옮긴 것이다. 모차르트의 서명이 있는 원본 악보와 친필편지, 그가 사용한 피아노와 바이올린, 그의 머리카락까지 볼 수 있다.이와 함께 서울시립미술관은 ‘빛의 화가 모네전’, 서울역사박물관은 ‘중국 국보전’, 국립중앙박물관은 ‘사경변상도(寫經變相圖)’ 등을 열고 있다. 이같은 전시회에 가 보면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과 학부모들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 시민들이야 대개 지하철 한 두번 타면 도착한다. 반면 지방에서는 큰 맘 먹고 출발해 하루를 꼬박 잡아야 가능하다. 뿐만 아니다. 전시회는 비교적 저렴하지만 공연비는 장난이 아니다. 잘 나가는 뮤지컬이나 오페라, 발레, 콘서트 등을 찾아 고급문화를 즐기기가 언감생심이다. 일반석이라도 15만원 가량을 지불해야 한다. 지난해 예술의 전당에서 펼쳐졌던 빈 필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은 가장 비싼 R석이 40만 원이었다.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나 뉴욕 필하모닉 연주회 등도 20만 원이 넘었다. 이러한 공연 등은 지방에 아예 내려오지도 않는다.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결국 지방사람들은 관람료가 너무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고, 거리 등 접근이 힘들어 보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가만히 앉아 문화 양극화의 불이익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이런 격차를 해소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경제학자 케인즈는 “어떤 것이든 기업에 방치하면 이윤추구란 비인간적 상태가 발생하므로 예술활동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 양극화 해소에 정부가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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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20 23:02

[오목대] 중국인과 가짜

중국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말들이 있다. 예를든다면중국인이 평생 하지못할 세가지는 첫째는 중국 전체를 여행해볼수 없는것이고 두 번째는 중국음식을 다 먹어볼수 없으며 세 번째는 중국 한자를 다알수 없다는 것이다. 또 중국에는 세가지가 많은데 첫째는 인구요 두 번째는 자전거이며 세 번째는 가짜상품이다.지금도 중국에는 가짜 상품이 범람하는데 그 가짜 상품중에는 삼성전자 휴대폰 모조품이 연간 650만대에 이르러 중국 전체 휴대폰 시장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인이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 10개중에 하나는 가짜 삼성제품 인셈이다. 이렇게 한국제 가짜 상품이 득세 하게되면 한국 상품의 신뢰도는 급강하할 것이다. . 이차제에 중국인 성격을 들여다보자. 중국인 성격의 첫 번째 특징은 소위 만만디(慢慢的<만만적>)이다.중국의 국토는 한반도의 약 44배이다. 땅이 넓다보니 서두르지 않는다. 또 서둘러서 될일도 없다. 헤어질때 인사가 만쪼우(慢走<만주>)인데 즉 천천히 가세요라는 뜻이다. 두 번째는 차뿌뚜어 (差不多<차부다>) 즉 별차이가 없다는 뜻으로 더 쉽게 말하면 좋은게 좋다는 식이다. 어떤 상태를 명확하게 표현하길 싫어한다. 애매모호 한채로 남겨놓는다. 세 번째는 메이파쯔 (沒法子<몰법자>)이다. 하는일이 안될때 이말을 사용한다. 도리가 없다는뜻이다. 체념을 하고 참는 것이다. 중국인은 자연재해도 많이 당했지만 잦은 전쟁으로 내일을 기약할수없었다. 중국역사상 전쟁은 2년반만에 1년은 전쟁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참고 살수밖에는 없었다. 네 번째는 중국인은 의심이 많다. 공자가 신의를 중시했던 것은 그만큼 중국인 서로가 의심받을 짓을 많이 했다는 반증도 된다.서로를 믿기위해서 도장도 생겼다. 다섯 번째가 중국인은 지극히 현실적이다.공자는 현실의 삶을 중요시 했지 귀신이나 도깨비를 말하지 않았다. 여섯 번째는 상인의 기질이 있다. 일곱 번째는 인간관계를 중요시한다. 여덟 번째는 인간과의 조화를 강조한다. 아무튼 중국인 성격중, 상인 기질에서 가짜 모조품을 만들기를 좋아하는 나쁜 습성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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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19 23:02

[오목대] '그 놈의 헌법'

어제는 59회 제헌절.4대 국경일 가운데 하나인 제헌절은 올해가 마지막 쉬는 공휴일이었다.내년부터는 달력에 빨간색이 아니라 검은색으로 표기될 것이다.1948년 제헌의회에서 헌법을 제정 공포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제헌절을 만들었다.제헌절에 맘이 무겁다.법치주의가 흔들리고 있다.위로는 대통령부터 아래는 서민에 이르기까지 법 경시 풍조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은 1948년 제정된 이후 9차례 개정됐다.오늘의 헌법은 1987년 개정된 이후 20년간 국가의 통치 조직과 통치작용의 기본원리 및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근본 규범으로 자리매김 해왔다.물론 발췌개헌, 사사오입개헌,3.15 부정선거,4.19혁명,5.16군사 쿠데타,10월 유신 ,5.17 계엄 확대 등 헌법이 위기에 처한 적도 많았으나 1987년 6.10 항쟁으로 6.29명예혁명이 이뤄지면서 현행 헌법이 안정되게 됐다. 우리 헌정사상 지금처럼 헌법의 근본 이념과 기본원리가 심각하게 훼손된 적이 없다.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시장경제질서의 헌법 이념이 노무현 정부에 의해 의도적으로 부정되거나 도전 받고 있다.민주적 정당성을 갖는 선출된 권력도 헌법적 정당성에 어긋나는 권력을 행사해선 안된다.노대통령 추종자는 대통령은 왕이요,비선출적인 기관은 신하로 생각하고 있다. 대통령은 4년간 헌법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그 놈의 헌법”이라고 폄훼하면서 헌법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각인시켰다.누구보다도 대통령은 법을 지켜야 한다.대통령이 선거법을 위반하고도 그 놈의 헌법만을 탓하고 있다.선거관리의 중립성을 확보해야할 대통령이 헌법에 대해 오만과 편견을 드러 낸 것이다.심지어 5년 단임제는 쪽 팔리는 ”나쁜 헌법이라고 지칭하면서 개헌을 주장하지 않았던가. 아무튼 제헌절을 맞아 우리 사회가 다시한번 법치가 근간 임을 깨달아야 한다.선진 민주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바로 민주적 시민정신이 필요하다.민주시민 없이는 민주주의가 없다는 교훈을 다시한번 돼새겨야 한다.무법적 떼거리 정치도 합리적 다수결 정치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시민들은 질서 있는 자기 주장을 하여 생산적인 민주사회 건설에 앞장서야 한다.그래야만 최고 권력자로부터 그 놈의 헌법이란 말도 나오지 않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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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18 23:02

[오목대] 유류세(油類稅)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국내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유류세 인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오르기만 하는 기름 값에 기업경영과 가계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첫째주에 1ℓ 에1554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뒤 조금씩 하락했으나 지난주 부터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국내 기름값 상승은 국제 원유가격이 높아진 탓도 있지만 그동안 국내 유류세가 지나치게 높은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석유류 소비자 가격의 60%가 세금이다. 반면 미국은 17%, 일본은 46%가 세금이다. 우리의 기름값이 이들 나라에 비해 구조적으로 비쌀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런 높은 세율 덕분에 정부는 지난해 유류 관련 세금으로 25조9000억원을 거뒀다. 2000년과 비교하면 50% 가량 급증했다. 지난해 전체 세금 138조원의 20% 가까이를 유류세로 채운 셈이다. 휘발유의 경우 부과되는 세금 종류만도 교통세와 주행세, 교육세, 부가세등 4가지이다. 세금에 또 다시 세금이 부과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휘발유 1ℓ를 넣고 1500원을 지불했다면 900원을 세금으로 낸 것이다. 이제 자동차는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지났다.전국의 등록차량이 1600만대를 넘어서면서 자동차는 서민들에게도 필수품이 됐다. 자동차를 운전해서 먹고사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대형차나 외제차를 타는 계층은 기름값 몇푼 오른다해서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고유가로 고통받는 계층은 불황과 구조조정등으로 하루하루 힘겹게 사는 사람들이다. 정부는 이같은 국민들의 요구에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세수감소’와 ‘에너지 절약의 역행’을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 고통 보다는 손쉽게 거둬들이는 세수확보를 더 비중있게 생각하는 입장이다. 에너지 절약 주장도 차를 굴려야 먹고 살 수 있는 서민들 호소는 아예 듣지 않겠다는 고압적인 자세다. 유류세 인하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한나라당 경선 유력후보들도 공약으로 내걸고 있고, 열린우리당도 인하쪽으로 정책방향을 잡고 있다. 손쉽게 막대한 세금을 거둘 수 있다고 해서 서민과 중소기업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 지나친 세금은 국민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는 합리적인 선에서 유류세 인하를 검토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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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17 23:02

[오목대] 88고속도로

88 고속도로의 정확한 명칭은 88 올림픽 고속도로이다.우리나라 대부분의 철도나 고속도로의 공통점은 남(南)과 북(北)을 잇는 노선이라는 점이다. 이유는 호남과 영남사이에 소백산맥과 지리산이 버티고 있어 동서(東西)간의 도로연결이 어려웠기 때문이다.또 일제의 수탈정책 과도 관련이 있다.이처럼 동서간의 교통두절은 양지역 상호간의 이질감과 불신을 조장할 소지를 준 것이다.또 양 지역의 정치적 대립은 동서간의 엄청난 갈등을 쉽게 안겨주었다.인간사회에서 빈번한 접촉은 서로에게 신뢰감을 주게되고 동질감까지도 갖게해준다. 이런 측면에서 88 고속도로는 교통량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동서(東西)를 잇는 화해의 가교라고나 해야할것이다. 그래서 88 고속도로가 갖는 의미는 단순한 차량통과가 아닌 영지역간의 경제 문화 체육등 다양한 인적교류라는 의미가 큰 것이다 그러나 도로폭이 2차선이라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이제 88 고속도로는 죽음의 도로라는 으시시한 별명까지 갖게되었다. 대구 달성군 옥포면 본리와 전남 담양군 고서면 은당리를 잇는 총연장 182.9 Km에 지난해 교통사고가 161건으로 69명이 이도로에서 숨졌다.사망자 치사률이 무려 42.9%이다. 이는 경부 고속도로의 치사률 8.6% 호남 고속도로 치사률 14.2% 중앙 고속도로 치사률 17.2% 그래서 평균 9.6%의 치사률보 무려 약 5배가 많다. 그러니 죽음의 도로라는 명칭이 안붙겠는가.88고속도로 4차선으로의 확장공사는 광주항쟁의 뼈아픈 경험을딛고 일어선 김대중 정부가 새만금 사업과 함께 완공을 했었어야 했다.그러나 국민정부 그리고 참여정부까지도 88고속도로는 의붓자식 취급을 받고 있다. 88고속도로 확장 공사 지연에 대한 담당 공무원들의 변명도 가관이다. 그들의 답변은 88고속도로는 교통량이 적기 때문에 4차선 확장 공사를 연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88 고속도로가 좁고 위험하다보니 그도로를 기피하여 통행량이 적은 것이다. 결과와 원인을 혼동한것이다. 88 고속도로가 지나는 경남 ,함양, 합천, 거창군과 전북 장수, 남원의 지자체는 더욱 단합해서 조속한 시일내에 4차선으로의 확창공사를 앞당기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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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16 23:02

[오목대] 연꽃

중국 북송시대의 학자 주무숙(周茂叔)은 애련설(愛蓮說)에서 연꽃을 이렇게 찬양했다. “나는 연꽃을 사랑한다. 진흙 속에서 태어났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고, 맑은 물결에 씻겨도 요염하지 않고, 속이 비어 사심(私心)이 없고, 가지가 뻗지 않아 흔들림이 없다. 그윽한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고, 높은 품격은 누구도 업신여기지 못한다. 그러므로 연은 꽃 가운데 군자(花中君子)라 한다.”연꽃은 옛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유교에서는 순결과 세속을 초월한 상징으로, 민간에서는 연생귀자(連生貴子)의 구복적인 상징으로 여겨졌다. 연생귀자란 빠른 시기에 아들을 연이어 얻는다는 의미로, 연꽃이 꽃과 열매가 동시(花果同時)에 생장한데서 온 것이다.연꽃은 고대 인도에서는 여성의 생식능력, 다산, 생명창조의 상징물이었다. 중국에서는 생식 번영의 꽃으로 사랑받았다. 뿐만 아니라 이집트 벽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태양신을 숭배하던 고대 이집트에서 연꽃은 태양의 상징으로 신성시됐다. 기원전 2700년경 왕의 분묘 벽면 돌조각에 연꽃이 새겨져 있고 국왕의 대관식에는 파피루스와 함께 신에게 바쳐지는 꽃이었다.하지만 연꽃은 아무래도 불교와 인연이 깊다. ‘묘법연화경’이란 이름은 연꽃의 청정과 불염(不染)의 성질을 비유해 붙여진 이름이고 모든 사찰에는 연꽃 그림이 반드시 들어간다. 부처님이 영취산에서 설법하다가 말없이 연꽃 한 송이를 들어 보이자 가섭존자만이 미소로 답했다는 ‘염화시중’의 미소와 ‘이심전심’ 역시 연꽃이 없었다면 생겨나지 않았을 말이다.수련과의 다년생 수생식물인 연꽃은 뿌리가 물 아래 흙속에 있으며 줄기가 길게 자라 물 위에 올라와 꽃과 잎이 핀다. 물 깊이에 따라 줄기 길이가 조절되며 줄기를 잘라보면 구멍이 꽤 큰 통기(通氣)조직이 잘 발달돼 있다. 연못 뿐 아니라 논이나 습지 등의 습지에서도 잘 자라며 요즘은 집에서도 연꽃을 화분에 심어 물속에 담그어 두고 여름내 즐기기도 한다. 뿌리, 잎, 열매 등 버릴 것이 없고 최근에는 백련잎차 등이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7, 8월은 연꽃의 계절이다. 김제 청하면의 하소백련이나 전남 무안의 회산백련지, 전주 덕진연못 등에서는 연꽃축제가 열리거나 열릴 예정이다.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서정주) 연꽃 향기 맡으러 가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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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13 23:02

[오목대] 치우천황(蚩尤天皇)

중국 네티즌과 언론이 한국 역사 소설과 만화, 또는 각종 마스코트등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고조선 시대의 치우(蚩尤)천황을 놓고 한국인들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하여 반발하고 나섰다. 홍콩의 친(親)중국계 신문인 문회보는 상당수 중국 네티즌들이 “한국인들이 중국민족의 조상중 한명인 치우천황을 자신들의 조상으로 인정할뿐 아니라 치우천황이 중국 황제를 정복했다고 주장하는데 격분 통렬하게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역사왜곡은 중국인이 하고 있는데도 오히려 우리쪽에 생때를 쓰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의 통일에 대비해서 2백만 조선계 중국인 (조선족 자치지구 )의 동요를 미연에 막고자 동북공정 프로젝트 라는 것을 를 만들어 고구려사를 중국의 변방사로 편입시킨 것이 그들이다. 심각한 역사왜곳이다. 중국인들은 자기들 역사의 시작을 삼황(三皇)시대부터로 보고 있다.삼황이란 수인(燧人)씨 ,복희(伏羲)씨, 신농(神農)씨로써 수인씨는 부싯돌을 주어 음식을 익혀먹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복희씨는 사냥과 물고기 잡는법을 가르쳐 주었으며 신농씨는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은 이를 신화시대라 하여 역사적 사실로 인정치 않았다.사마천은 그가 쓴 사기(史記)에서 오제(五帝)를 역사의 시작으로 간주했다. 오제란 제1대 황제(黃帝), 제2대 전욱(?頊) 제3대 제곡(帝?) 제4대 요(堯) 제5대 순(舜)의 다섯 임금을 뜻한다. 치우천황은 제1대 황제때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제1대 황제는 주위의 모든 제후들을 제압했으나 치우천황만은 굴복치 않고 반란을 일으켰으며 탁록이라는 들판에서 싸워 치우천황을 사로잡아 죽인후 천자로 등극했다. 치우천황이 자기들 조상이라면 왜 황제와 전쟁까지 일으키면서 불화를 가질 필요가 있었겠는가 .강단사학에서 역사사료가 아니라고 밀쳐버리고 있는 [ 환단고기]나 [규원사화]에도 치우천황은 엄연히 우리조상으로 등장된다. 중국측이나 우리측 사료에도 엄연히 등장된 치우천황을 우리역사에서 홀대하다는것도 식민사관의 잔재라고 볼 수밖에 없다. 치우천황을 중국역사에 빼앗겨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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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12 23:02

[오목대] S 라인

전국은 요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영문자로 사람 체형에 빚댄 무슨 무슨 라인이 열풍이다.2005년 말부터 네티즌들 사이에서 돌기 시작한 S라인을 시작으로 X라인 V라인 M라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라인(Line)은 옷을 입었을때 전체적으로 드러나는 실루엣 즉 맵시를 나타낸다.그중 섹시한 S라인과 우람한 M라인이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닮고 싶은 체형으로 떠오르고 있다.새로운 미인의 기준으로 떠오른 S라인.가슴에서 시작해 잘록한 허리에 굴곡 있는 엉덩이로 유연한 곡선이 S자를 그리는 몸매가 S라인이다. 몸이 노출될수록 몸매는 중요해진다.몸매에 자신 있는 사람은 몸을 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몸매를 드러내기 위해 옷을 입는다.독일의 저널리스트며 과학자인 에바 드롤스하겐은 “날씬한 몸매를 가진 여자는 아무 옷이나 입어도 된다.항상 유행에 맞는 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옷이 날개를 넘어 몸이 날개인 시대가 돼버렸다.몸매 자체가 새로운 패션인 것이다. S라인에 대한 열풍이 거세지면서 S라인은 여성들에게 단순한 꿈과 소망을 넘어 하나의 족쇄가 되고 있다. TV와 인터넷 등 온갖 매체에서도 경쟁적으로 S라인을 강조하며 여성들에게 S라인에 대한 광풍을 조장하고 있다.TV속 여자 연예인들의 완벽한 S라인 몸매를 보며 자신도 S라인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하지만 단기간에 아름다운 몸매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무리한 운동 등으로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꿈꿔본 몸매지만 나이가 들수록 중력의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옆으로 퍼지기만 하는 몸매는 남모를 고민이다.특히 노출의 계절이 오자 S라인을 향한 열망은 총성없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단지 살을 빼는 것만이 아니라 목표는 S라인 그 자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돼 있다.원하는 허벅지와 뱃살은 빠지지 않고 더 작아지면 안되는 가슴만 줄었다고 하소연 하는 여성도 있다. 세상이 S라인을 원한다고해서 모두가 S라인이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I라인이든 H라인이든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자칫 꿈같은 S라인을 쫓아 시간을 낭비하고 건강을 잃어버려서는 안될 것이다.올 여름에 건강미인으로 태어나면 어떻까.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7.11 23:02

[오목대] '선(善)플 달기'

‘유리창이 깨진 빈집을 방치하면, 이 건물이 관리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도 유리창을 깨뜨려 결국은 그 동네 전체가 슬럼화 된다’. 유리창 파손, 낙서등 경미한 범죄를 방치하면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제임스 Q 윌슨과 조지 L 켈링이 1982년 한 월간지에 기고한 범죄이론이다. 1994년 뉴욕경찰은 치안유지를 위해 이 이론을 적용했다. 건물 낙서나 무임승차, 윤락행위와 같은 경범죄를 집중 단속하면 범죄도 줄어들 것으로 봤다. 실제 범죄단속의 성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 2년만에 우범지역이었던 할렘지역의 범죄율이 40%나 떨어졌다고 한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 입증되는 또 하나의 현장이 최근의 인터넷 사이트다. 익명성을 내세워 무차별 인신공격을 가하고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만들어 유포하는 악플 (일명 악성 댓글)이 범람하고 있다. 제재없는 일탈행위는 속성상 전파력이 크다. 특정인을 겨냥한 악플은 일단 떴다하면 순식간에 통제 불능의 속도로 퍼진다. 이같은 여파는 얼마전 체중감량으로 TV에 출연한 한 여고생이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한 사건처럼 예기치 않은 파국을 부른다. 사례는 비단 이 여고생만이 아니다. 정다빈 유니 등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연예인들도 악플때문에 마음고생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대선 예비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린 네티즌이 구속되고,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해 상대를 비난하는 댓글을 올린 네티즌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다.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악플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공동의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에 무관심할 때 공동체의 이익이 위협받을 수 있다.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을 황폐한 슬럼으로 만들지 않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보통신부도 주요 포털사이트에 댓글을 달때 본인의 신원을 확인해야 하는 제한적 실명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회 일각에서 악플의 폐단을 막고 건전한 댓글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최근 ‘선(善)플달기 운동’을 시작했다. 이에 호응하여 전북일보등 한국지방신문협회 산하 회원사들도 ‘선플달기 캠페인’을 범국민운동 차원에서 공동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물론 이같은 노력보다 중요한 것은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윤리의식의 정착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7.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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