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30 01:00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오목대] 어바인시 부시장

LA 밑에 있는 어바인시는 교육도시로 유명하다. 한국에서 온 기러기가족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이곳의 부시장은 한인인 강석희씨이다. 인구는 17만5천명이며 이 중 아시안계는 1만9천명이며 한인은 6천명에 불과하다.어바인시는 내각제 방식으로 시를 운영하고 있어 시장, 부시장을 포함한 5명이 시의원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강석희씨가 부시장이 된 것도 시의원들 중에서 호선하여 뽑혔기 때문이다.1992년 LA에 수백개의 한인가게를 방화하고 약탈한 폭동이 있었다. 중남미계도 폭동에 참여하였지만 주로 흑인이 한인가게를 약탈한 사건이었다. 이 때 강석희씨는 TV로 이 장면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한인이 힘이 부족하여 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한인의 정치력을 기르는데 바로 참여하였다.한인들이 한국의 정치에 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미국에서 살기 때문에 미국에서 힘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했다. 바로 민주당에 뛰어 들어 한인민주당 협회를 이끌고 캘리포니아 민주당 정책위원 등으로 일했다. 각종 민주당 모임을 주선하면서 주류 정치인과 가까워졌다. 2004년도 선거에 민주당원인 어바인시장이 선거에 나오라고 했다. 많은 고민끝에 시의원 선거에 출마하게 되었다.2월부터 선거운동에 뛰어들어 하루 종일 가가호호 방문하였다. 처음 7명 중에서 꼴찌였지만 선거 2개월 전에는 인지도가 2-3위로 올랐다. 시장을 제외하고, 시의원 4명을 한꺼번에 뽑기 때문에 당선권이었다. 백인들이 표도 많이 얻었지만 아시안계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었다.어바인 역사상 소수민족이 시의원에 당선된 것은 처음이다. 이번에 한인이 무려 두명이나 당선되었다. 공약을 지키기 위해 시민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 시민의 이익을 반영하면서도 소수민족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바인 시민들도 강석희 부시장을 좋아하고 한인들에게도 커다란 자부심을 주고 있다. 미국은 풀뿌리 정치가 발달되어 있어 정치인들이 시의원, 주의원을 거쳐 주지사나 연방의원이 된다. 한인도 다른 아시안계와 마찬가지로 이제 미국 정치의 초보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셈이다./미국 LA 현지에서 이정덕 객원논설위원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27 23:02

[오목대] X파일

X는 영어 알파벳의 스물네번째 글자다. 수학에서는 미지수의 기호를 나타내며, 이 뜻에서 발전하여 미지, 미결의 사물이나 사건 또는 현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말로는 '모' 또는 '아무개'라는 단어가 비슷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X는 로마숫자로는 10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리스어의 크리스토스의 머리글자를 따서 예수 그리스도를 X로 표시하며, 크리스마스를 X-mas라고 적는다. 화학분야에서는 크세논의 원소기호가 X다. 앞서 말한대로 수학에서 미지수를 X라고 쓰고 있어서 그런지 일상생활에서도 X라면 일단 미지의 그 무엇으로 받아들인다. X는 원래 '미지의 그 무엇'이라고 길게 표기했었는데 그렇게 표기하는 것이 번거롭고 귀찮았던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가 어느날 '다음 논문에서 미지수는 X, Y, Z로 표기한다'는 주석을 달기 시작하면서 X가 미지의 그 무엇을 대신하게 되었다고 한다.만약 데카르트가 이렇게 사용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도 잘 알지 못하는 그 무엇에 대하여 미지의 그 무엇이라는 번거로운 표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왜 하필이면 X이냐에 대한 사연은 다음과 같다. 프랑스어에는 X자가 들어가는 단어가 많다. 그래서 인쇄소에서는 X자 활자를 여분으로 많이 가지고 있었기에 X로 했다고 한다.최근 우리나라 정치계를 X파일이란 단어가 뒤흔들고 있다. 감춰졌었던 추악한 사실들이 공개되고 있는 것이다. 파일이란 자료의 모임으로 컴퓨터에 저장된 것을 말한다. 즉 문서, 소리, 그림, 동화상 등의 자료를 모아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불법도청을 통해서 얻은 내용들이 정계, 재계, 언론계를 괴롭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X파일이라고 하면 뭔가 비밀스럽고 공개되지 않아야 할 그 무엇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이 단어가 나타날 때마다 세간에 부정적인 화재를 뿌리고 있다. 따라서 X파일이 별로 좋지 않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단어로 정착되어가는 듯하다. X파일이 정경언의 유착관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이제는 어디까지 파헤쳐야할지 걱정마저 든다. 정말 앞으로는 더 이상의 X파일이 없는 밝은 세상에서 살고 싶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26 23:02

[오목대] 집없는 설움

사람이 한평생을 살면서 겪는 설움이 어디 한두가지겠는가마는 그중에서도 참으로 견디기 힘든 참담한 설움 몇가지가 있다. 첫번째가 배고픈 설움이요 두번째가 내 몸 아픈 설움이고 세번째가 집없는 설움이다. 다른 설움이야 생각을 바꾸거나 자기 하기 나름에 따라 웬만큼 이겨낼 수 있지만 이 세가지 설움은 혼자 작심을 하거나 몸부림을 친다고 해서 쉽사리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세가지 설움을 가장 두려워 한다.부모 그늘에서 세상 물정 모르고 기대고 살 때야 내 집에 대한 고마움을 알턱이 없지만 배우자를 만나 한 가정을 이루게 되면 당장 아쉬운 것이 등붙이고 살 집이다. 부모 잘만나 손하나 까딱않고 호텔같은 아파트로 들어가는 캥거루족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보통사람들이 남의 집 빌려 첫 살림을 시작한다. 그리고 내 집을 장만할 때까지 오랜 세월을 개미허리가 되도록 허리띠를 졸라매고 산다.주거문화의 혁명을 일으킨 아파트가 대중화 된 요즘이사 그래도 남의 집 얻기가 수월하다. 주인 집에 딸린 단칸 셋방을 얻거나 잘해야 문칸방 정도를 얻어 살 때는 방한칸 얻기가 여간 까다롭지가 않았다. 자식이 몇이냐, 병든 사람이 없느냐, 심지어 바깥양반이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느냐 따지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때문에 사는 형편이 힘들어 보이는 영세민들은 셋집 구하기가 진사시험 합격하기 만큼이나 어려웠다.셋집이라고 다 똑같은 셋집이 아니다. 일정 기간 집한채를 통째로 얻는 전세집이 있는가 하면 일시불로 방 한두칸만 빌리는 전세방, 몇달치 방값을 미리 내고 달달이 꺼가는 사글세 그리고 매달 방값을 내야하는 월세방이 있었다. 그야말로 셋집도 등급이 있었던 것이다. 오죽 셋방살이가 서러웠으면 내집 장만해서 이사하던 날 부부가 부둥켜 안고 목놓아서 울었겠는가.대통령까지 나서 하늘이 두쪽 나두 집값은 기필코 잡겠다는데 영 씨알이 먹히지 않고 있다. 어떤 통큰 주택업체는 겁을 먹는 것이 아니라 되레 온갖 수단 동원하여 집값 끌어올리기에 혈안이 돼있다. 정부 하는 일이 얼마나 우습게 보였으면 콧방귀도 안뀌는가 실로 가증스럽다. 간덩이가 부은 몇사람 배불리자고 서민들 사기를 그렇게 꺾어놓아도 되는것인지 뻥튀기를 일삼는 주택건설업자들에게 묻고 싶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25 23:02

[오목대] 명명법(命名法)

실존하는 사물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따진다면 성격 속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담이 생물에 이름을 지어 붙였다는 기록이 성경 창세기에 나온다. 실존했던 인물 중에서는 식물학의 시조이며 생물분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카를로스 린네(1707∼1778)가 생물에 이름을 붙이는 분야에서 대가로 꼽힌다.전에도 있었던 사물이야 따로 이름을 만들 필요 없이 이미 붙여진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생전 처음 접하는 사물이라면 이름을 붙여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사인 김춘수는 ‘꽃’ 이란 시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는지도 모른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 그는 다만 /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굳이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하지 않더라도 사물에 이름을 붙이는 일은 알게 모르게 일상이 된지 오래다. 다만 사물에 이름을 붙이는 질서가 문제일뿐이다. 그래서 이렇게 이름을 붙이는 규칙을 우리는 ‘명명법(命名法)’이라 부른다. 유기화합물 명명법, 시약 명명법, 장비 명명법, 화합물 명명법, cfc 명명법, 바이러스 명명법, 탄소화합물 명명법, 화학식 명명법 등 분야에 따른 명명법이 있다. 자연과학 분야 뿐 아니라 문학에서도 명명법은 존재한다. 등장인물의 신체적 특징을 근거로 한 ‘혹부리 할아버지’같은 인상적 명명법, 작품 ‘감자’에 나오는 복녀처럼 실제 운명과 정반대의 명칭을 붙인 반어적 명명법, ‘백치 아다다’처럼 의성에 의한 명명법, ‘김 강사와 T 교수’에 나오는 김 강사처럼 사실주의적인 명명법 그리고 수일, 중배처럼 등장인물의 성격을 암시하는 명명법 등이 그것이다.우리 민속을 들춰보면 이 명명법은 더 흥미롭다. 아이의 태어남과 양육을 맡은 신이라고 여긴 삼신 할머니의 시샘을 피하기 위해서 아이들의 이름 즉 아명(兒名)은 예사롭게 짓는 것이 보통이었다.엊그제 ‘내 이름 김삼순’이라는 연속극이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는 시청률 50%을 웃돌 만큼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그런데 ‘삼순’은 참 평범한 이름이다. 셋째 딸이어서 붙인 것에 지나지 않지만 그 이름으로도 세인의 관심을 그토록 모을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23 23:02

[오목대] 논술과 과거시험

논술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서울대 정운찬 총장이 2008년도 입시부터 통합교과형 논술시험을 치르겠다고 하자 정부 여당이 이는 3불(不)원칙에 어긋난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에 대해 서울대교수협의회가 정총장을 옹호하는 기자회견을 가졌고,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등은 “서울대안은 본고사 부활과 같다”며 발끈하고 나섰다.이러한 논란 가운데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20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논술을 정식 교과과정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교 2, 3학년 과목중 독서와 작문시간을 활용해 논술지도를 하겠다는 것.이제 논술은 대학입시뿐 아니라 초중고에서도 가장 중요한 과목으로 등장했다. 서울등 대도시 학원가는 발빠르게 언어논술 영어논술 수학논술 등을 개설하고 논술강사 품귀현상마저 일고 있다.이처럼 열풍이 불고 있는 논술시험의 경험을 우리는 옛부터 갖고 있었다. 고려 광종때인 958년부터 실시한 과거제가 그것이다. 조선이 망할때까지 1000년 가까이 시행해 온 이 제도는 중국의 그것과 함께 관리등용의 초석이었다. 국가가 보증하는 객관적인 시험으로, 혈연이나 추천으로 관리를 뽑는 것에 비해 투명하고 선진적인 요소가 있었다. 이 때문에 17-18세기 유럽의 지식인들은 동아시아 과거제를 높이 평가하고 배우려 했다. 조선시대 과거의 기둥이었던 문과는 소과와 대과로 나뉘었다. 대과는 다시 초시 복시 전시의 세단계를 거쳤다. 복시에 합격한 사람은 33명이었는데 이들은 임금앞에서 전시(殿試)를 치러 갑 을 병으로 등급을 매겼다. 전시는 책(策)과 논(論)이 주요 시험과목이었다. 책론의 문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뿐 아니라 자연과학등 광범위했다. 여기에서 응시자들은 자신의 지식과 경륜 정치적 포부까지도 펼쳐보여야 했다. 논술중시 경향은 오늘날 서양의 대학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새트(SAT)에 올해부터 쓰기시험을 추가했다. 주제문을 읽고 관련된 내용의 글을 25분안에 쓰는 논술과 유사한 시험이다.이같은 흐름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입시경쟁에 시달여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논술도 학교교육에서 흡수하는 방안이 합리적일듯 싶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22 23:02

[오목대] 휴가문화

장마가 예년보다 1주일 정도 일짝 끝나면서 낮 기온이 30도가 넘는 찜통더위가 계속되고 있다.밤에는 벌써 열대야가 시작돼 밤잠을 설치게 만들고 있다.해마다 이맘 때 쯤부터 본격 휴가철이 시작된다.여름철 이 기간에 휴가가 집중되는 데 따른 폐해를 줄이기 위해 휴가분산제등 다양한 시책들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국민들의 휴가패턴은 쉽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대부분의 공공기관과 기업을 비롯 시장,상가,학원등도 장마가 끝나는 7월하순께 부터 8월초 까지를 휴가기간으로 집중사용하는 것이 관례화돼 있다.초·중·고생 자녀를 둔 집안에서는 학원일정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휴가날짜를 택할 수도 없어 싫든좋든 이 기간에 휴가계획을 세울 수 밖에 없다.많은 휴가객들이 짧은 기간에 몰리다 보니 막상 집을 나서면서 부터 고생길이다.평소 3∼4시간이면 충분한 거리가 10시간 이상씩 걸리는 것은 보통이다.무더위속 비좁은 차안에 갇혀있는 고단함이야 원해서 나선 길이니까 감수해야 하겠지만 ,고속도로에서의 갓길통행,끼어들기,쓰레기 투기등의 무질서 행위는 휴가길을 더욱 짜증나게 한다.피서지에 가서도 숙박난과 바가지 요금,고성방가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자연과 벗하며 휴식을 통한 재충전의 효과는 커녕 마치 극기훈련을 다녀온 것 처럼 체력이 바닥나고 짜증과 피로만 남게 된다.휴가를 뜻하는 프랑스어 ‘바캉스(Vacance)’는 ‘빈 자리’나 ‘공허함’을 뜻하는 라틴어 ‘바누스(Vanus)’에서 유래됐다고 한다.일상(日常)에 지친 심신(心身)을 비우고 새로움을 채운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고 보여진다.굳이 많은 인파로 북적대는 유명 피서지를 찾을 것이 아니라 한적한 곳을 찾아 재충전하는 것이 휴가의 진정한 의미일 성 싶다.마침 올해 농림부와 해양수산부등이 나서 ‘농어촌에서 여름휴가 보내기’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농어촌은 도시거주 장년층들의 마음의 고향이다.또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우리 고유 농경문화의 소중함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현장이기도 하다.밭에 나가 직접 수박과 참외도 따보고,갯벌에서 조개를 캐보는 체험은 도시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밤하늘 별을 헤어보는 낭만과 여유는 두고두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게 분명하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21 23:02

[오목대] LA 한인의 주류 진출

이민 1세대로 구성되었던 이곳 LA의 한인단체들은 한인들의 생존에 최대한의 관심을 기울여왔었다. 미국 주류사회로부터 고립된 채 한인들끼리 어울려 사는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한인단체들의 지도력이 1.5세와 2세로 넘어가면서 점차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생존의 문제뿐만 아니라 백인 중심으로 이루어진 주류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단체들의 활동내용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미국화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주류사회의 일원으로서 정치권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이곳 LA의 남부에 있는 어바인에서는 작년 2명의 한인 시의원이 당선되었다. 한인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시의원이나 주의원에 출마했다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그렇지만 많은 2세들이 이곳 시의원, 주의원, 연방의원의 보좌관으로 진출해 있다. 이곳 LA에만 20명 정도의 보좌관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영어가 능숙하기 때문에 미국식으로 일처리 하는 데 아무런 문제점을 느끼지 않아 한인사회에 미국사회를 연결하는 데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다.한인이 중심이 되어 출발한 단체도 점차 다민족 단체로 변하고 있다. 이곳의 한 봉사단체는 원래 한인을 위한 한인에 의한 단체였는데 지금은 단체장은 한인이지만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본계, 라틴계 등 다양한 민족들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봉사대상도 한인에서 지역주민(반절 이상이 멕시칸출신들인) 모두를 포괄하는 봉사단체로 성장하고 있다. 또 한 단체도 한인을 위한 단체였지만 라틴계나 다른 소수민족단체들과 연계해 같이 활동하고 있다.이번에 조직된 이곳 LA의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주민회의에서 의장에 한인이 당선되었다. 한인인구가 20%정도에 불과하지만 한인들이 적극적으로 출마하고 선거에 참여한 결과 과반 이상의 주민위원들이 한인이다. 주민들의 의사를 결집해 시청에 전달하는 아주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이 지역에 대한 한인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개별적으로 미국 주류사회에 진출하는 사람도 크게 늘어아고 있다. 저번 LA시장의 부시장이 한인 3세였지만 한인들과 특별한 연계가 없었다. 세계적인 패션회사인 비젼의 사장도 한인 여성이다. 리차드 박이라는 아이스하키리그의 선수도 물론 한인집단과 별다른 관계가 없지만 한인들에게 커다란 자부심을 주고 있다. 이렇게 개별적으로 주류사회에 진출하는 2세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20 23:02

[오목대] 파리목숨

국내 굴지의 방송사에서 생방송 진행자가 출연자의 노트북 컴퓨터에 앉은 파리를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하여 방송이 중단된 일이 있었다. 출연자가 손을 저어 파리를 쫓아내려고 해도 파리는 거듭해서 돌아오고 그 꼴을 보다 못한 진행자는 자꾸만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억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세계 당구선수권 결승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가 파리 한 마리 때문에 어이없이 패한 일도 있었다. 큐를 들고 호흡을 가다듬고 막 공을 치려고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파리 한 마리가 공위에 사뿐히 내려앉은 것이다. 그것도 번번이 결정적인 순간만을 골라서 나타나는 파리의 악몽에 시달리던 무적의 선수는 거듭 실수를 저지르며 진땀을 빼다 마침내 큐를 내던지고 만 것이다.파리는 평소 사람에게 더러운 곤충, 하찮은 존재 또는 귀찮기만 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처럼 때로는 쓴 웃음을 짓게 하기도 하고 폭소를 자아내기도 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파리는 질병을 옮기는 해로운 곤충으로 주입되어 평생 동안 파리에 대해 거부감을 지니고 살아가게 된다. 그리하여 틈만 나면 파리를 때려 잡으려 하는 것이다. 남에게 손쉽게 죽음을 당하는 보잘것없는 목숨을 흔히 파리목숨이라 한다. 파리채로 힘껏 휘둘러 죽여본 사람이라면 파리목숨의 의미를 안다. 방금 전까지도 눈 앞에서 여기 저기를 옮겨다니며 두 발로 얼굴을 부비는 애교 아닌 애교를 떨어 대던 녀석들이 파리채 한 방에 방 바닥이나 천장에 떡이 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귀찮은 녀석들을 해치웠다는 쾌감과 함께 살아있는 생명체를 죽였다는 죄책감마저 드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파리목숨이다.우리 사회에서 어떤 직위에 오르든지 결국은 파리목숨이다. 이래도 파리목숨 저래도 파리목숨인데 왜 그것을 알지 못하는지 답답할 뿐이다.아무 말이 없다가 하루 전에 해임통보를 하거나 인사발령을 당하는 일도 허다하다. 그것도 달랑 메일 한 장으로 말이다.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칠 것이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자괴감이 들어서 파리목숨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사실 알고보면 파리만도 못한 직위 그 자체가 아니던가.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19 23:02

[오목대] 비행차(飛行車)

세상은 과연 인간이 상상하는대로 변하게 될 것인가. 세상만사 변하는 것이 불변의 진리라고는 하지만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정말 현기증이 날 정도다. 산업혁명을 신호탄으로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하루가 무섭게 세상이 변하더니, 이젠 도무지 웬만한 상상력으로는 따라잡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최근 우주 탐사선 ‘딥 임펙트’에서 인공 충돌체를 발사, ‘딤펠1’이라는 혜성을 명중시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적이 있다. 1백72일 동안 무려 4억3천만㎞를 날아간 우주선이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시속 4만㎞ 거리에 있는 폭 5㎞, 길이 15㎞의 혜성을 정확하게 맞춘 것이다. 그야말로 날아가는 총알에서 발사한 총알이 다른 총알을 명중시킨 것과 같다니, 혀를 내두를만한 일이다.한데 이번에는 또 미 항공우주국이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나옴직한 공중 교통정리 시스템을 개발, 비행차(飛行車)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공중을 마음대로 날아다닐 수 있는 비행차는 여러 발명가들이 이미 개발, 실용화 단계에까지 와있다.미 캘리포니아주에 살고 있는 우디 노리스라는 발명가는 고도 3천m까지 올라가 시속88㎞로 두시간 이상 날 수 있는 ‘에어스쿠터’를 개발하여 선보였다. 공중 정지와 차체 기울이기, 수직 하강과 같은 비행에 필수적인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음은 물론이다.또 전직 헬리콥터사 엔지니어인 제이 카터는 헬리콥터처럼 편리하게 이착륙하고 속도는 일반 항공기처럼 빠른 ‘카터콥터’를 개발했다. 도심 고층건물 옥상 헬기장에서 뜨고 내릴 수 있는데다 프로펠터기임에도 시속 6백40㎞까지 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게다가 날개만 접으면 일반 자동차처럼 달릴 수가 있다니 가위 꿈의 비행차라 불릴만 하다.미 항공우주국이 미래의 공중 교통정리를 위한 ‘공중 하이웨이’ 컴퓨터 시스템까지 개발한 것을 보면 보통 사람들이 비행차를 타고 날아다닐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제러미 리프킨의 말처럼 이대로 물질문명이 발전하다가는 ‘엔트로피 법칙’(유용한 에너지가 감소하고 사용 불가능한 에너지가 증가하는 현상)이 작용하여 지구의 종말이 앞당겨 지는것은 아닌지 괜한 걱정이 들기도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18 23:02

[오목대] 규제 강화 유감

요즈음 모 방송 개그 프로에 ‘마른 인간 연구’라는 꼭지가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회자는 마른 인간을 연구하느라고 무척 진지하고도 심각한 모습이다. 그런데 이를 보는 시청자들은 웃음을 금치 못한다. 그는 마른 인간 시대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문장을 매주 하나씩 들고 나온다. “마른 인간 시대에는 --란 말이 있었다”라는 문장의 내용을 채우는 그의 재치를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그런데 이런 웃음이 나오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가 습관적으로 당연시하는 일상에 대한 뒤집어보기를 시도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우린 음식을 먹다가 쉽게 ‘한 입만 줘’하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마른 인간을 연구하는 비만인의 관점에서 이런 표현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일상에서 출발하는 이런 경쾌한 웃음은 새로운 시각에서 사물을 바라볼 때 촉발된다.그렇다면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일상적인 일을 더 강화시키거나 고착시키는 것이다. 달리 표현한다면 사람들을 ‘옥죄면’된다. 그런 태도는 ‘비를 드니까 마당 쓸라고 한다’는 속담과 그 맥이 통한다.총리 주재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무인카메라에 과속사실이 적발됐을 때 부과하는 범칙금을 과태료로 전환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9월 정기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했던가. 손해보험협회도 최근 ‘교통법규 위반 경력요율’제도를 개선해서 한번 위반에 보험료가 10%씩 할증되는 10대 위반사항에 과속(규정속도 대비 20km 이상)과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등을 새로 포함시켜 내년 9월 보험계약분부터 적용키로 했다고 한다. 정부는 범법자를 엄정하게 가리고 손해보험업계는 그 범법자에게 재정적 불이익을 주어 먹이사슬같은 모습을 이 둘 사이에서 발견하게 된다.국민과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기기묘묘한 일이다. 과태료가 아닌 범칙금을 내고도 모자라서 다시 한 번 위반할 때마다 10%씩 보험료가 할증되어 범칙금 못지 않은 재정적 부담까지 떠안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나마 비율제로 할증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같은 사안에 대해서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 액수가 달라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근본적으로, 이렇게 옥죄는 방법이 과연 교통흐름을 향상시키는 최선책인지 돌아 봐야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16 23:02

[오목대] 탈옥

탈옥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다. 그 중 백미가 ‘빠삐용’이다. 주인공 앙리 샤리엘은 살인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형무소로 압송된다. 악명 높은 이곳에서 9번의 탈출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한다. 2년 동안 징벌방에 수감돼 벌레 등을 잡아 먹으며 연명한다. 결국은 탈출이 불가능한 무인 고도(孤島)로 보내진다. 그는 여기에서 파도의 흐름 등을 면밀히 살핀뒤, 마침내 탈출에 성공한다. 그의 가슴에 새겨진 나비(빠삐용)처럼 훨훨 날아 자유를 얻는다. 1973년 스티브 매퀸과 더스틴 호프만이 주연한 이 영화는 자전적(?) 소설을 영화로 꾸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영화 ‘쇼생크 탈출’도 탈옥수의 이야기다. 이 영화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다. 평화로운 바닷가를 배경으로 친구와 재회, 탈옥으로 얻어낸 완전한 자유를 만끽한다.그러나 현실의 탈옥은 영화와는 영 딴판이다. 지난 11일 전주교도소를 탈옥한 최병국(29)씨가 이틀만에 대전에서 붙잡혔다. 꼭 51 시간 동안 자유를 누린 셈이다. 탈옥 이유로 그는 두가지를 들었다. “면회오지 않는 아내와 두딸이 보고 싶었고, 교도소내 처우가 불만이었다”는 것이다. 첫째 이유는 인간적인 정(情) 차원에서 이해 할 수 있다. 그러나 두번째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우리나라에는 전국에 47개의 교도소가 있다. 이들 교도소는 한창 변신중이다. 의복과 식생활, 의료처우 등이 개선되고 권리침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도 많아졌다. 방송통신대학 과정이나 전문대 위탁, 제빵제과 기술 등 각종 직업교육 기회도 넓어졌다. 또 정부는 행형법을 개정, 내년 하반기부터 교도소 수용자에 대해 △원칙적인 편지 무검열 △면회객 접견때 교도관 무입회 △면회내용 무기록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더불어 개방형 교도소도 늘리고 민영교도소도 운영할 예정이다.교도소의 대명사였던 ‘콩밥’도 사라졌다. 쌀과 보리가 8대 2로 섞인 밥이 나오고 양은 무한대다.그러나 교도행정의 갈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1980년대 30% 수준이던 재범률은 2000년대 들어 60%를 웃돌고 있다. 특히 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의 재범률은 70%를 넘어섰다. 재소자의 인권침해도 아직은 바닥수준이다. 하지만 탈옥의 끝은 해피엔딩일 수 없다. 영화와 다른 점이 그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15 23:02

[오목대] 일조권

햇빛은 지구상 모든 생물체가 생명을 유지하는데 있어 근원과 같은 존재다.인체의 경우 햇빛이 부족하면 체내에서 비타민D가 생성되지 않아 구루병에 걸리거나 ,무기력증과 식욕감퇴,과식등 심한 우울증세를 보이는 계절성 정동 장애(SAD)가 나타나기도 한다.자살이 맑은 날보다는 흐린 날에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식물의 경우도 생장호르몬인 옥신의 합성이 줄어들면서 낙엽과 낙과현상이 일어난다.최근 웰빙시대를 맞아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주거환경과 관련한 분쟁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주변에 고층건물이 늘어나면서 일조권이나 조망권등 환경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법원은 주거환경을 둘러싼 이같은 환경권 분쟁에서 일조권은 건축법에 규정된 법적권리를 대체로 인정해주고 있는 반면, 조망권에 대해서는 판결이 들쭉날쭉하다.똑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법원마다 판결이 다르고 법관에 따라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정부가 일조권을 중시하는 시대적 추세에 맞춰 엊그제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이달 말부터 시행될 개정안은 공동주택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앞으로 새로 짓는 아파트의 경우 인접 대지 경계로 부터 건물높이의 최소 2분의1(현재는 4분의1)이상 거리 만큼 떨어져 짓도록 하고,단지내 동간 거리도 역시 건물높이의 최소 1배 이상이 되도록 했다.이렇게 되더라도 아파트 뒷동의 경우 최소한의 일조량 확보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조권 보호를 위해 진일보한 조치로 평가된다.전문가들은 적어도 1.85배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어 앞으로 더욱 연구 검토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싶다.정부의 이같은 건축법 개정은 최근 전주시가 재건축·재재발지역 신축 아파트의 층수를 30층까지 허용하려는 방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층 아파트 건립으로 혜택을 받는 소수를 위해 기존 단독주택이나 공동주택 거주 주민들이 희생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권리의식이 존중돼야 마땅하다.생활수준이 나아질 수록 환경가치에 민감해진다는 사실을 인식해야할 시점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14 23:02

[오목대] LA 라티노 시장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LA에서 지난 5월17일 라틴계가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당선된 비야라이고사(52)는 멕시코계 2세인데 지난 7월1일 시장으로 취임하였다. LA가 라틴계 시장이 탄생한 것은 133년만이다. 그 당시는 멕시코 영토에서 미국 영토로 넘어온지 얼마되지 않았고 인구도 5000명에 불과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이 첫 번째 라티노 시장인 것과 마찬가지이다.이미 LA 인구는 총 인구 369만명 중(2000년 인구 센서스), 라티노 171만(46.5%), 백인 110만(29.7%), 흑인 41만(11.2%), 아시아 37만(9.9%), 기타 10만(2.7%)로 구성될 정도로 백인주도형 인구형태를 크게 벗어나고 있다. LA는 라티노도시인 셈이다. 미국 전체로도 라틴계(3880만명)가 흑인(3800만명)보다 인구가 많다. 인구성장도 년 3%로 가장 빠르다. 나머지 인구는 연 0.8% 성장하는 데 그치고 있어 40년 정도 지나면 라티노가 미국인구의 25%를 차지하고 백인은 미국인구의 절반에 미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LA 인근까지 포함하여 인구센서스에서 한인이 26만명 사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불법체류자까지 합하여 약 50만명의 한인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의 중간도시보다 큰 인구가 살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백인후보보다 라티노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였다. 소수민족인 한인에 훨씬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야라이고사 시장은 코리아타운에 한인경찰을 크게 증대시키겠다고 말했고 또한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고 있는 소상업의 활성화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공약했다. 시장 후보 중 한인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왔고 한인들도 압도적으로 지지하여 화답하였다. 시장이 한인을 시 고위직에 기용할 수도 있으리라고 기대되고 있다.한인들도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시의원이나 시장으로 선출된 적이 있다. 주의원, 주대법원장, 하원의원, 차관보까지 나왔다. 소수민족과 차별이라는 어려움을 뚫고 주류로 진출하고 있는 셈이다. 한인이 라티노와 흑인과고 연대하지만 아시아인들과의 연대가 눈에 띈다. 중국계, 일본계뿐만 아니라 동남아출신이나 인도계와 함께 하는 아시안 연대활동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스스로를 아시아계 미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교포도 늘어나고 있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13 23:02

[오목대] 보여주기와 진실

전시행정은 한마디로 보여주기 위한 행정을 말한다. 전시행정 자체는 분명코 좋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바로 눈에 띄고 보기에도 좋으니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여러모로 유용할 수 있다. 특히 행정을 알리거나 주민들의 동기유발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숨은 의도가 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우스개 이야기가 있다. 사업을 위한 자금이 배정되었을 때,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다. 일본은 관련 서적을 구입하고, 태국은 냉장고 등 비품을 사고, 한국은 현판식을 한다는 것이다.일단 형식적인 것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의식을 볼 수 있다. 현판식은 뭔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우선 그럴싸한 간판부터 내걸고 관계되는 인사들이 깔끔하게 옷을 차려입고 사진을 찍는다. 우리는 이런 광경을 텔레비전에서 종종 본다. 그런 이후엔 별다른 활동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듣기 어려운 것이 대부분이다. 어찌보면 간판부터 단다는 것 차체가 전시행정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실속보다는 겉모습을 화려하게 치장하여 다른 목적을 의도하려는 것이다. 예전부터 있어온 행정의 타성가운데 하나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행위이다.하기야 요즘에는 보여주는 것도 산업화되어 전시산업이 활성화되고 있으나 보여주는 행위도 옥석을 가려야 한다. 보여주기가 산업이 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전시회를 통한 유발효과가 주목을 받으면서 지자체의 단체장들마저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가 되었다. 하지만 전시회의 개최 횟수는 나날이 폭증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서울에서 열렸다는 점을 주목한다면 재고해 봐야 한다. 모든 조직과 기관 그리고 개인들도 보여주기를 통해서 또 다른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 보여주는 행위를 통해서 보는 자를 자극하고 그들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거두겠다는 것이다. 반대로 요즘에 뭔가를 숨기고 감추기 위한 은폐의 움직임도 허다하다. 이렇듯 공개와 은폐가 공존하는 우리사회에서 이제 진실을 찾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졌다. 진실을 보여주고 진실을 봤으면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12 23:02

[오목대] 세계 명견 진돗개

45∼55cm의 키에 체중은 15∼23kg. 머리는 8각형 모양이며 귀는 3각형이고 목이 굵다. 꼬리는 짧고 위로 힘차게 말려져 있으며 다리가 늠름하다. 체격이 다부지고 털은 윤기가 흐른다. 표정은 온순하나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고 성격은 충직하다. 귀소본능이 뛰어난 것이 특징. 영리해서 집을 잘 지키며 용맹스러워 사냥개로도 많이 쓰인다.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된 진돗개의 신상명세서다.우리나라 토종개 중에서 진돗개가 명견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다. 몸집은 작지만 대담하고 용감해서 싸움을 잘한다. 또한 기민하면서도 신중하여 쉽게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실수를 하지 않는다. 게다가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지독한 근성을 갖고 있어 사냥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진돗개가 명견 대접을 받는 진짜 이유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과 복종심이 어떤 개보다 뛰어나다는데 있다. 진돗개는 한번 정을 주면 변하는 법이 없기 때문에 강아지때부터 기르지 않고 성견을 샀다가는 정붙이기가 여간 어렵지가 않다. 자유당 말기 진도에서 군용견으로 팔려간 진돗개가 한달만에 옛 주인집으로 돌아왔다는 일화나 대전으로 팔려갔던 백구가 자신을 길러줬던 할머니를 잊지 못하고 천리길을 되짚어 왔다는 이야기는 진돗개의 특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그러나 개가 갖춰야 할 덕목을 모두 갖췄다는 진돗개도 한가지 흠은 있다.너무 영리해 주인의 지시가 떨어지기도 전에 자신이 알아서 미리 결정을 해버리는 것이다. 가령 주인의 명령도 없이 외부인을 공격해 황당한 일을 저지르는 것이 좋은 예다. 때문에 간혹 진돗개는 명견이 아니라 제멋대로 행동하는 맹견이라는 혹평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독단적인 행동이 멍청해서가 아니라 너무 영리해서라니 훈련만 잘 시키면 세계 최고의 명견이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한국을 대표하는 명견 진돗개가 지난 5월10일 영국 켄넬클럽(KC)에 정식 등록된데 이어 7월6일에는 세계애견연맹(FCI)에도 공식 등록됐다. 10년전 임시 등록을 한 뒤 엄격한 심사와 실험과정을 거쳐 비로소 세계 명견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하찮은 토종개 한 종이 세계 공인견이 됐다고 해서 무슨 대수냐고 할지 모르지만, 인간과 개의 관계를 반추해볼때 나름대로 그 의미가 적다고 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11 23:02

[오목대] 프랑크푸르트 한글학교

괴테 고등학교를 빌려 쓰는 프랑크푸르트 한글학교는 규모에서부터 다른 한글학교와 달랐다. 600여 명의 학생이 유치부 4반, 국어 초등 12반, 한국어 초등 4반, 중등 4반, 고등 2반 그리고 성인 3반 등으로 구성되어 오전과 오후 모두 45개 반이 운용된다고 하였다.그 구성을 보면 상사 주재원 자녀가 300여 명으로 가장 많다고 했다. 학교가 개설된 초창기에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한독가정의 자녀가 주를 이루었다고 한다.한글학교 교사는 여느 한글학교와 마찬가지로 유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규모면에서 볼 때 다른 지역보다 월등하게 크다는 점에서 전문 교사를 확보하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전체 교사 33명 중 국어교사는 5∼6명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교재의 내용이 미국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독일 지역의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당연히 지명과 인명 그리고 문화 등의 관점에서 독일의 정서가 반영되어 있는 교재를 사용하고 싶다는 희망을 나타내었다. 또한 어휘 수준이 학년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데 이러한 점도 교재에 반영되지 않았고 학습자의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반을 편성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고 하였다. ‘한국어능력시험’이 있기는 하지만 30유로를 내고서 시험을 치러야 하는 관계로 부담이 크다고 하였다. 한글학교 한 달 수강료가 25유로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다는 것이다.‘풍요 속의 빈곤’이 프랑크푸르트 한글학교의 형편을 한 마디로 압축시킨 표현이라고 했다. 한국의 재정지원이 낙후 지역을 우선으로 하다 보니 규모가 큰 프랑크푸르트 한글학교는 우선적으로 배제된다는 것이다. 1년 운영비가 4억원 정도인데 그 중 한국정부에서 234만원 정도를 보조해 준다고 했다. 물질적 외형은 좀 그렇지만 교육내용 등에서 지원이 유익하다고 했다.한국을 사랑하는 방법이 한국어를 가르쳐 주는 것이라는 교장 선생님의 표현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교민들의 고민은 자녀들의 모국어가 한국어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러한 언어장벽은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단절로 이어지고 심각한 갈등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 가정의 문제가 사회 문제화 되고 종국에는 국가 이미지 실추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가 바로 한국어 교육이다./독일 현지에서 정영인 객원논설위원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09 23:02

[오목대] 부동산 광풍잡기

부동산 광풍(狂風)이 온 나라를 휩쓸고 있다.건설업자는 물론 자영업자 샐러리맨까지 모두 나서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각종 대책을 쏟아내지만 백약이 무효다. 소나기만 잠시 피하면 그 뿐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80%가 ‘노무현 정부에서는 부동산 값을 잡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부동산 투기는 사회 양극화의 주범이다. 오죽했으면 국세청이 절도 강도 보다도 더 악질적인 범죄라고 했을까.행정자치부 자료에 따르면 집 5채 이상을 갖고있는 집부자만 27만명에 이른다. 또 우리나라 상속재산의 70%가 부동산이다. 부의 대물림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서울 강남에서 최근 5년간 주택을 매매한 사람중 3채 이상을 가진 사람이 60%에 달한다는 통계는 충격적이다. 집값 폭등의 진원지가 강남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부동산 투기는 국가경쟁력을 좀 먹는다. 도로나 항만 공항 등 매입비용과 물류비를 높여 경쟁력 저하를 가져온다. 땅값이 비싸 산업공동화의 간접적 원인이 되기도 한다.국회 한 보좌관의 연구는 우리의 땅값이 얼마나 거품인가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2005년 우리나라 땅값 총액은 2041조원으로 우리보다 100배가 넓은 캐나다를 6번 살 수 있다고 한다. 프랑스는 7번 사고, 미국은 절반을 살수 있다는 것이다.아파트 값도 거품이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가 5년 사이에 평당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랐다. 전주도 2년전 평당 350만원 하던 것이 800만원대에 육박한다.문제는 이같은 부동산 투기를 사회지도층이 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투기자를 색출해 보면 고위관료나 기업체임원 변호사 의사 교수 언론인 등 사회에서 행세깨나 한다는 사람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나라 꼴이야 뒤죽박죽이 되건 말건 투기를 통해 자기 뱃속만 채우면 그만이라는 맘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 돈으로 투기를 하든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거다.‘높은 신분이나 지위에는 높은 도덕적 의무가 따른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그래서 한나라당 일부와 민주노동당에서 검토중인 ‘주택소유제한 특별조치법’으로 성인 1인당 한채 이상의 집을 갖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도 생각해 봄직 하다. 좌파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끔직할 정도의 빈부격차보다는 나을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08 23:02

[오목대] 연기금 자본주의

우리나라도 연금이나 기금의 규모가 커지면서 자본시장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이들의 주식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연기금투자의 규모가 커지면서 특별한 경제적 혼란이 없다면 주식의 꾸준한 상승이 지속될 전망이다.미국에서는 모든 근로자가 노후연금에 가입되어 있어 이들의 규모가 천문학적이다. 각종 연금과 기금이 상장주식이나 우량회사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금은 또한 보다 나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해외투자를 한다. 한국도 지금 그러한 방향으로 진전하고 있다. 한국에서 지금과 같이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한 적은 없었다. 앞으로의 기관투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서 더욱 커질 것이다. 연금과 기금은 선진사회로 갈수록 그리고 노령화사회가 될수록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들의 비중이 개별자본가들보다 훨씬 커진 사회를 피터 드러커는 연금기금자본주의라고 불렀다. 한국은 이러한 연기금자본주의에 들어가는 초입단계이다.연기금은 근로자들의 미래를 위한 예금이다. 하지만 예금자와 수혜자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은퇴한 사람은 많이 받고, 재정이 고갈되면 앞으로 은퇴할 사람은 적게 받는 등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또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미리 연기금을 풀기도 하고 또는 연기금에 대한 기업이나 정부의 지원을 줄이거나 높이기도 한다.수많은 사람의 은퇴 후의 생활이 이들 연기금이 어떻게 운용되는가에 달려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45세 이상의 대부분 사람들에게 있어 연금기금에 가입한 돈이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우리나라도 그러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갈수록 연기금을 잘 관리하고 보존하고 적절하게 배분하는 것이 사회 최대의 이슈가 될 것이다.아직도 우리나라 대기업이 불투명해서 개인이 통제하고 있지만 계속 투명해지만 거대기업의 자본규모가 너무 커서 개인이 혼자 주식을 장악하기 어려워진다. 점차 연기금도 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어 거대기업들도 오너는 없어지고 주식투자자들이 선정한 전문경영인 운영하는 체제로 변활 것이다. 연기금의 확대로 한국도 10여년이 지나면 이러한 연기금자본주의 상태로 변해있을 것이다. 개개인들도 이러한 흐름을 잘 살펴서 대비해야할 때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07 23:02

[오목대] 내부고발

현재 대부분의 장년층들은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들로 부터 고자질은 나쁜 행동이라는 가르침을 받고 자랐다. 고자질 내용의 진실성 여부를 떠나 고자질한 사람이 오히려 혼나거나 매맞기 까지 했다. 대부분 고자질 범위나 대상이 교실이나 가족내 특정인의 문제이다 보니 작은 공동체에서의 화목과 협동을 강조하기 위한 배려가 이같은 의식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반면 고발의 경우는 공익성을 띤다는 점에서 고자질과 구분되어야 한다. 특정인을 음해하거나 비방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고 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이다. 조직내의 비리나 부정부패를 외부에 알려 시정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양심’과 ‘타협’이라는 갈등의 갈림길에서 내부고발을 하기 위해서는 굳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인사 불이익 등 보복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은밀하게 이뤄지는 내부 비리나 부정부패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속성이 있다. 공범의식이 비리나 부정부패를 감추려는 의지를 더욱 견고하게 하기 때문이다. 조직보다 공익을 우선 하는 용기있는 고발이 없으면 비리나 부정부패는 여간해서는 두꺼운 장막밖으로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내부고발이 활성화되지 않고서는 부정부패 척결은 공염불에 그칠 수 밖에 없다. 내부고발을 공익차원이라는 큰 테두리내에서 봐야하는 이유다.그러나 우리사회의 내부 고발자들은 대부분 제보이후 감내하기 힘든 고통을 겪는다. 조직내에서 배신자 또는 배은망덕한 사람으로 몰려 왕따당하기 일쑤다. 해고나 전출등 각종 보복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같은 고통 때문에 심지어 자살까지 생각하기도 한다. 양심과 공익을 위해 진실공개를 선택했지만 너무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셈이다.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내부고발자는 재벌의 땅 투기와 군 부재자 투표의 부정을 각각 폭로한 이문옥 전 감사원 감사관과 이지문 전 육군중위를 꼽을 수 있다. 이씨 등도 당시 해직 구속되는 등 곤욕을 치렀다.지난주 부패방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내부고발자를 보복할 경우 형사처벌까지 할 수 있게 됐다. 내부고발자 보호를 강화할 법적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내부고발자를 바라보는 잘못된 시각을 이제 바꿔야 한다. 용기있는 내부고발이 우리사회를 깨끗한 사회로 바꾸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06 23:02

[오목대] 효자동

오늘날 까치나 까마귀에 대한 인식은 중국이나 한국이나 거의 같다. 보통 까치는 길조, 까마귀는 흉조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까마귀를 길조로 여긴다고 한다. 까마귀는 음침한 울음소리와 검은 색깔로 멀리 하는 새이며 좋지 않은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또한 까마귀는 시체를 먹는 불결한 속성이 있어 까마귀 밥이 되었다고 하면 곧 죽음을 의미한다. 이렇듯 까마귀는 불길한 징조의 대명사로 인식하고 있다.그렇지만 예로부터 우리는 까마귀를 효자 새라고 했다. 까마귀의 나이가 들면 자신이 어미에게 먹이를 가져다 주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동물중에 그러한 습성을 가진 것은 거의 없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까마귀를 보호하기 위해 까마귀를 잡아먹으면 깜박깜박 잘 잊어버린다고 소문을 냈으며 까마귀를 보면 재수가 없다고 구박을 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서양에서도 까마귀를 검은 고양이와 더불어 마녀의 변신이라고 생각하자 흉조 이미지를 확정시킨 듯하다.까마귀의 효행은 우리 인간들이 본받을 만하다. 부모에 대한 공경을 바탕으로 한 행위가 곧 효, 또는 효행이다. 이 효사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륜의 가장 으뜸되는 덕목으로 중시하고 있다. 즉 효는 백행지본이라 하여 부모를 봉양하고, 공경하며 복종하고, 조상에게 봉제사하는 일이 의무화되면서 효사상이 우리사회의 규범으로 굳어졌다. 오늘날 효사상이 많이 허물어지기는 했지만 우리들의 언행을 지배하는 중심사상이라는 데에는 그 누구도 이의가 없다.동네에서 효자가 나면 그를 기리는 기념물을 세우곤 했으며 아예 동네이름을 효자리라 명명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곳곳에 효자동이라는 동명칭이 많은데 대부분 예전에 효자가 기거하던 동네다. 전주 효자동도 그러한 곳중 하나다.전북도가 전주 중앙동 시대를 마감하고 효자가 살던 효자동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신청사 개청식과 함께 이른바 집들이 행사가 있었으나 갑작스런 장맛비에 흥을 잃어버려 어찌됐든 낭비성 잔치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효자동의 신청사라면 중앙동의 구청사 몰락을 그냥 방치하는 불효자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지적해 두고 싶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7.05 23:02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