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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한 지붕 두 단어

559돌 한글날. 이번에도 한글날은 그냥 ‘날’일 뿐이다. 국경일로 하자는 의견에 반대하는 이들을 찾기 힘든데도 국경일이 되는 것은 어려운 모양이다. 국경일에서 빠질 때는 일도 없더니만 말이다.전에 ‘논리야 놀자’란 책이름이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놀자’란 가벼운 의미가 고상한 ‘논리’와 결합하여 논리의 무게와 어려움을 한 풀 벗겨낸 것도 화젯거리가 되는데 적지 않게 기여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한글과 맞춤법은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서 애증(?)이 교차하는 모양이다. 세계에서 제일 뛰어난 문제 ‘한글’에 대해서는 한없이 자랑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맞춤법만 들먹이던 그 우쭐하던 기분이 비 맞은 장닭 꼴이 되기 때문이다. 여하간 ‘법’이란 토를 달면 어렵게 느껴지니 말이다. 이런 법도 이렇게 한가닥 풀어보면 좀 색다르지 않을까 한다.‘맛’이란 이름의 집과 ‘있다’란 이름을 가진 집이 있었다. 두 집을 왕래하려면 대문을 열고 닫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랐다. 두 집의 독립성 때문에, 앞집의 ‘맛’이 ‘맏’으로 소리가 바뀌면서 ‘맛있다’는 ‘마디따’로 쇨가 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두집을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대문을 여닫는 번거로움이 증대되었다. ‘맛있다’란 표현을 자주 쓰게 되면서 두 집 즉 두 단어 사이를 갈라놓았던 대문이 거추장스럽게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두 집을 한 집으로 통합하는 작업이었다. 이런 작업의 결과로 사람들은 굳이 대문을 여닫는 번거로움을 줄이게 되었고 좀더 편하게 한 집처럼 왕래를 하게 되었다.이렇게 왕래가 수월해지기를 바라는 것은 집과 집사이만은 아니다. ‘맛’과 ‘있다’란 단어에서도 수월하게 발음할 수 있기를 사람들은 원한다. 그 결과 ‘맛있다’란 단어는 ‘마디따’라는 부담스러운 발음보다 ‘마시따’라고 편하게 발음하게 된다는 말이다. 경제적인 논리 즉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꾀하려는 시도는 발음에서도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일부에서는 ‘마시따’는 잘못된 발음이니 ‘마디따’로 해야 한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이미 ‘마시따’라고 발음한 지 오래다. 그러니 편하게 발음하려는 사람들은 아무리 나무라봤자 이제는 소용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제는 또 다른 발음이 떠 오른다. ‘마이따’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이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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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0.08 23:02

[오목대] 삼성과 전북

삼성그룹은 아프리카 등 세계 51개국에 법인을 세우고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현지 사무소나 지점까지 합하면 삼성이 진출해 있지 않은 나라가 거의 없다. 이들 나라에선 반도체, 휴대전화, DVD 플레이어 등 상당수 제품들이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해외를 여행해 본 사람들은 삼성의 힘을 실감했을 것이다. 중국이나 미국 등 세계 주요 공항에 도착해 보면 TV나 짐을 싣는 카트 등에 삼성의 로고가 새겨진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인으로서 얼마나 자랑스럽고 대견하던가. 그런 삼성이 요즘 언론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X파일의 일부가 공개된 뒤 ‘삼성공화국’ 논란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도 이건희 회장 출석을 둘러싸고 야단이다.삼성을 보는 시각은 둘로 갈린다. 하나는 초일류기업인 ‘삼성때리기’가 도(度)를 넘었다는 견해다. 삼성은 누가 뭐래도 우리의 대표기업으로 국가경제를 떠받치는 효자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등 59개 계열사에 직원만 15만명에 이르며 협력사를 포함하면 거의 100만명을 먹여 살리는 게 현실이다. 나아가 한국 전체 수출의 22%, 국세의 8-10%,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23%, 10대 그룹 전체 매출의 30% 등 휘황찬란한 포션을 차지한다. 이만한 기업을 키우기까지 피땀 흘린 경영능력과 경쟁력, 브랜드가치를 훼손시켜선 나라에 도움이 안된다는 논리다.또 하나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 공룡이 된 삼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견해다. 특히 불법이나 탈법 등이 바로 잡히고 지배구조, 경영승계 등이 투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96년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이 회장 자녀들에게 헐값에 넘긴 것에 대해 법원이 유죄판결을 내림에 따라 이같은 견해는 더 힘을 얻고 있다. 또 정치권과 언론에 대한 로비나 유착, 인재(?)싹쓸이, 금산법, 노조문제 등도 도마위에 오르는 메뉴다. 이러한 삼성에 대해 전북도가 올초 팔을 걷고 기업유치에 나섰다 불발되었다. 삼성생명을 비롯 건설 등 도내에서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제조업 투자가 전혀 없어 나선 것이다. 또 몇년전 전주시장이 정동영 의원을 앞세워 그룹 고위관계자를 만났었다. 당시 돌아온 대답은 “전북출신이 정권을 잡지 않는 한 어려울 것”이었다. 삼성은 전북에 어떤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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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0.07 23:02

[오목대] '로드킬' 줄이기

야생동물에 대한 ‘인간의 폭력’가운데 대표적인 형태가 밀렵이다.포획을 위한 수단으로 총기는 물론 올무와 덫 심지어 독극물까지 사용하기도 한다.도로를 건너다 차량에 치여죽는 ‘로드킬(Road­Kill)’은 의도적인 폭력은 아닐지라도 야생동물의 생존을 위협하기는 마찬가지다.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든 도로가 야생동물에게는 죽음을 무릅쓰고 건너야하는 길이 됐다.로드킬이 야생동물에게는 또 다른 천적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도로의 신설·확장및 차량의 급속한 증가에 따라 로드킬 희생 야생동물 수도 해마다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환경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1998년 전국 23개 고속도로에서 희생된 야생동물은 105마리에 불과했으나 2000년 254마리,2002년 577마리에 이어 지난해에는 2436마리로 급증했다.올해도 상반기에만 1489마리가 희생됐다. 전주지방환경청 관내에서도 올 1월부터 7월까지 152마리가 차에 치여 숨졌다.영산강청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많은 숫자이다.그러나 이러한 자료는 고속도로만을 대상으로 한 집계여서 현재 국내 고속도로 총연장의 11배가 넘고 산간지역 구간이 많은 국도·지방도까지 포함하면 도로위에서 죽임을 당하는 야생동물 숫자는 환경부 집계의 수십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도로로 인한 야생동물의 수난은 로드킬 뿐이 아니다.두꺼비·도룡뇽등 양서·파충류는 도로까지 올라오지도 못한채 소리없이 죽어가기도 한다.도로옆 ‘U자형 ’배수로는 이들 동물들에게는 무덤이나 마찬가지다.한 실험결과를 보면 이들 동물들이 배수로에 빠질경우 살아날 수 있는 확률은 1%가 되지 않는다.물론 그동안 야생동물의 로드킬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야생동물 이동을 위해 도로 위나 밑에 만들어주고 있는 생태통로가 바로 그것이다.그러나 위치 선정과 이용자에 대한 배려를 소홀히 한 설계·시공 잘못으로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야생동물들이 자유로운 이동을 제약받게 되면 종(種)의 다양성 유지및 적절한 번식을 기대할 수 없다.이름뿐인 생태통로를 만들어 놓으채 근본적인 개선책을 방기하고만 있어서는 안된다.야생동물의 생태계 단절을 막고 로드킬 숫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변 야생동물들의 습성에 맞는 생태통로를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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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0.06 23:02

[오목대] 전환사채와 에버랜드

서울중앙지법은 에버랜드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 이재용씨에게 전환사채(CB)를 값싸게 발행한 것에 대해 유죄로 판결하였다. 재판부는 에버랜드 경영진이 이재용씨의 지배권 획득을 위해 공모해서 값싸게 전환사채를 넘긴 것으로 판단하였다. 에버랜드의 주식을 삼성카드 등에 10만 원에 매각하고, 에버랜드가 10만 원에 유상증자를 한 점 등을 비춰볼 때 이재용 씨 등에 7700원에 CB를 매각한 것은 적정가격에 현저히 못 미치는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해 업무상 배임 혐의를 인정했다.전환사채란 회사채를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되는 사채로 회사들이 자본금을 확대하기 위해 가끔 발행하는 사채이다. 전환사채를 산 사람은 회사의 영업성적이 부진할 때에는 확정이자를 받고 호전되면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여 주주가 되어 이익배당을 받거나 주식으로 팔아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회사로서는 전환사채는 용이하게 판매할 수 있는 편리한 자금조달방법이다.전환사채에서는 어느 가격에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시켜주는가가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다. 정확하게 전환가격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각 주에 해당하는 가치로 계산하여 이를 주식전환가격으로 결정하면 된다. 이미 주식이 증권거래소나 코스닥에서 거래되는 경우 이를 기초로 전환가격을 설정하면 된다. 그러나 미래에 주식으로 바꿀 수도 있고, 이자를 계속 받으면서 나중에 원금도 돌려받을 수 있으므로, 대체로 실제가치나 시장가치에서 어느 정도 할증하여 전환가격을 결정한다.그렇지만 주식이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경우 실제가치나 시장가치를 찾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회계장부에 부동산, 원자재, 무형가치 등이 현재가치보다는 구매가격으로만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회사의 미래가치를 제대로 계산하기도 어렵다. 그러다보니 합당하지 못한 전환가격 결정이 자주 나타난다.재판부에서 여러 근거를 기초로 에버랜드의 전환사채는 시장가치나 실제가치보다 월등히 낮은 가격에 주식으로 전환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아주 낮은 전환가격을 통해 회사가 받아야 할 돈을 제대로 받지 않고 주식을 넘김으로서 회사를 헐값에 넘긴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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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0.05 23:02

[오목대] 영양실조

영양실조란 단백질 에너지 결핍으로도 알려져 있다. 주로 개발도상국의 어린이들과 임산부들에게서 흔히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영양 부족은 인체 내에서 소화하는 능력이 저하되는 동안 생존을 위해 체내에 축적되어 있던 영양을 써버리게 되기 때문에 더욱 악화된다. 전체적으로 성장이 부진하고, 사지의 근육이 줄어들며, 복부에 체액이 축적되어 배가 부어오른다. 또한 탈모증상을 보이며 피부가 거칠어지고 설사를 한다. 대부분 모든 것에 의욕이 상실되어 자기 주변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한다. 흔히 아프리카 영화나 다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WHO의 통계에 의하면 전세계 어린이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은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으며, 단순히 음식물을 제공함으로써 매년 수백만명의 어린이를 살릴 수 있다고 한다.1950년대와 60년대 우리나라의 시골 지역에서도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없을 때 배가 불룩 나온 영양실조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지금 북한에도 영양실조로 허덕이는 인구가 꽤 될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사망한 노인들중 일부가 아직도 영양실조로 숨진다는 통계가 발표되었다. 대부분 혼자 사는 노인들일 것으로 여겨진다. 간장에 밥만 먹는 등 영양섭취가 부실해 영양실조로 인한 사망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다.물론 이들중 상당수는 알코올중독이나 노숙생활 등으로 인해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지 못한 경우일 것이라고 말해 국가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경로효친 사상의 미풍양속을 확산시키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노인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제정한 노인의 날이 바로 엊그제였다. 노인의 날에 노인잔치가 필요한 게 아니다. 고령화 노인정책이 필요하다."본인이 대통령이 된다면 청와대에는 고령자 특별대책위원회를 두고 보건복지부에는 노인국을, 보건사회연구원 등에는 노인보건복지연구소를 두며, 사회보장 급부 비율은 16%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노인일거리를 50만개 창출하겠다" 이것이 약속이었다. 영양실조에 의한 노인사망이라는 이야기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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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0.04 23:02

[오목대] 학력과잉

대학들은 2학기 수시모집으로 분주한 모양이다. 하기는 도내 대학의 입학정원이 도내 고졸 인원을 넘어서도 한참 넘어선 마당에 바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뒷일이야 어찌되었건 우선 입학정원을 채워야 하는 형편에 있기 때문이다. 대학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입학생의 숫자에 따라 운용 가능한 재원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하지만 아무리 급하다 해도 한 번 곱씹어 봐야할 일이 있다. 대학의 본래 목적이 인재양성에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인재양성도 사회의 형편에 따라 적절하게 조절되어야 한다. 이 점에서 혹자는 시장의 논리에 따른 자체조절기능을 거론할 지도 모르겠다. 이런 시장논리는 그에 따른 경제적 비용을 고려한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대졸 출신 미취업자를 기준으로 산출한 사회적 비용이 20조 원이 넘는다는 자료가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제시되었다. 이는 2년제 및 4년제 대학 졸업 비용을 6700만∼1억2000만 원으로 기준해서 산출된 금액이다. 이런 결과는 우리 사회가 20조원을 들여서 그 결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의미가 된다.석사학위자가 청소직 공무원에 취업원서를 냈다거나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이 웨이터로 일한다는 등의 사례는 이제 신문에 날 일도 아니다. 의과 대학을 졸업해서 택시를 운전한다는 이야기가 떠돌곤 했지만 그동안 남의 나라 이야기 정도로 치부해 버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졸 인력이 취업을 위해서 눈높이를 낮추는 현상은 이제 그 한계가 없어진지 오래다.이런 미취업자의 학력과잉현상은 개인의 문제로 돌릴 일이 아니다. 지나칠 정도로 정확해서도 안 되겠지만 인력수급의 문제를 마냥 시장논리에 맡기는 것도 정부가 직무를 유기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그러한 행위는 마치 화장실에 비상구 표지판을 달아놓은 격이다. 어차피 그 결과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을 예측하면서도 대학을 마구잡이로 설립할 수 있도록 해 놓은 책임은 결국 정부에 있다.대학들은 지금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덕분에 몸집을 줄이고 효율적인 학사운영을 위해 대책을 마련하는 등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의 태도를 보노라면 때리는 시어미보다 더 밉다는 시누이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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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10.01 23:02

[오목대] 칭기즈칸

칭기즈칸(元태조 1162-1227) 처럼 극단적인 평가를 받는 인물도 드물 것이다. 유럽과 중국 인도 이란 등 몽골기병대의 말발굽 아래 놓였던 나라에서는 그를 한결같이 무자비한 학살자로 기록하고 있다. 반면 몽골인들에게 그는 ‘광명의 신’이요 위대한 영웅으로 기억된다.그런 그가 800년의 세월을 건너 다시 ‘부활’하고 있다. 탁월한 경영인들의 입을 통해, 또는 TV 드라마를 통해 가까이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부활의 단초는 1990년대초 몽골에서 시작되었다. 소련은 70년간 몽골을 억압했고 민족주의 촉발을 우려해 그의 이름조차 부르지 못하게 했다. 그러다 소련의 몰락과 함께 칭기즈칸의 신화는 되살아나게 된 것이다. 칭기즈칸은 어렸을 때 아버지 예수게이가 독살당한 후 여장부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아버지를 죽인 타타르족과 자신을 키워준 케레이트족과 싸워 몽골초원을 평정하고 1206년 몽골제국의 ‘칸’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는 여세를 몰아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유럽까지 동서 8000㎞의 유라시아 제국을 건설, 150년 동안 지배하게 된다. 현대 지도를 펴 놓고 보면 30개국 30억 인구가 넘는 땅을 정복한 셈이다. 그는 이러한 전쟁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에서 4000만명을 학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과장된 측면도 없지 않다. 칭기즈칸의 유럽정벌은 당(唐) 멸망이후 끊어졌던 실크로드를 다시 연결해 동서문화 교류의 새 장을 열었다. 아시아 초원의 상쾌한 바람이 유럽과 이슬람의 오랜 잠을 깨운 것이다. 칭기즈칸은 국민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허용했으며 노비제도도 금지시켰다. 또 동서양의 만남을 촉진시켜 글로벌 경제를 확산시켰고 외교적 면책특권이라는 국제적 규칙도 도입했다. 오늘날 기업경영의 관점에서 보면 그는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 리더십의 소유자요 위대한 CEO였다. GE의 잭 웰치는 “21세기는 새로운 유목사회이며 나는 칭기즈칸을 닮겠다”고 했다. 또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000년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그를 꼽았다.유목민이었던 그는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 남을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 사이버 세계를 떠도는 신(新)유목민(digital nomad)시대에 곰곰 새겨봐야 할 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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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30 23:02

[오목대] '빈 그릇 운동'

사찰의 전통적인 식사법이 발우공양(鉢盂供養)이다.‘발우’는 승려들이 쓰는 밥그릇을 가리키는 말로 수행자에 합당한 크기의 그릇이란 뜻도 함축하고 있다.중생의 뜻에 따라 양을 채우므로 ‘응량기(應量器)’라고도 부른다.발우는 모두 4개로 나뉘어진다.밥,국,반찬,그리고 물그릇이 그것인데,모양은 같고 지름만 달라서 차례로 포개면 하나가 된다.사찰의 식사문화를 보면 음식물 쓰레기가 생길 여지가 전혀 없다.식사를 마치면 남겨둔 백김치 한 조각을 젓가락으로 집고 물을 부은 밥그릇 부터 닦기 시작한다.네개의 그릇을 차례로 씻은후 백김치는 먹어서 흔적을 없애고,남은 물을 한 곳에 모으는데 이 물을 ‘천수’라 부르며 천수에는 밥 한톨도 남아있지 않아야 한다.스님들은 배를 배불리 채우고 맛을 탐닉하기 위해 식사하는게 아니고 진리를 닦기 위해 필요한 약으로 여긴다.따라서 음식물의 내용보다는 섭취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단순한 식사법이 아니라 수행의 한 과정으로 행하기 때문에 ‘법공양’이라고도 한다.이같은 스님들의 식사방식을 본받자는 사회운동이 최근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다.불교 수행공동체인 정토회가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빈 그릇 운동’이 그것이다.심각한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헐벗는 지구촌 이웃을 돕자는 취지다.시작 1년만에 국내외 26만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호응을 받고 있다고 한다.우리나라에서 한해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는 금액으로 무려 15조원에 달한다.이 액수는 9조5천억원인 식량 수입액의 1.5배에 이르고 ,한 해 동안 자동차 수출로 벌어들이는 액수와 거의 맞먹는다.전주시의 경우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처리장 시설이 낡아 그로인한 악취발생으로 주변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우리의 식량자급률이 30%대에 불과하고 아직도 결식아동이 주변에 적지않은 현실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야말로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이다.음식물을 남기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환경도 보호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운동에 거는 기대가 크다.과잉 소비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성인병 예방등 건강을 위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캠페인일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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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29 23:02

[오목대] 술버릇

주성영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과 이들로부터 국정감사를 받았던 검사들이 같이 술을 마시다가 폭언을 사용하고 성적 모욕을 주는 발언을 했다고 하여 나라가 시끄럽다. 국회의원이 피감기관과 술을 마시는 것도 문제이고 지도층이 쉽게 폭언과 성적모독을 하는 것도 문제이다.이들은 서로 안했다거나 또는 욕만 조금 했지 폭언이나 성적 모독을 한 적이 없다고 발뺌을 하고 있다. 서로 다른 사람이 했다고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보아 폭언과 성적 모독 발언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에서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니 누가 폭언을 하고 성적모독을 했는지, 그리고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를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우리나라는 술버릇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관대한 나라이다. 취해서 그랬다고 하면 대충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술버릇이 나빠져서 고쳐지지 않는 사람이 많다. 서양의 경우는 아무리 술을 마셨다고 하더라도 술버릇이 나쁘면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다. 그리고 그 사람은 직장에서도 기피인물이 된다. 아무리 술을 마시더라도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술버릇은 사람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어떤 사람은 이번 사건에서처럼 술만 마시면 다른 사람들에게 폭언을 퍼붓는 사람이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술을 마셔 취하면 결국 다른 사람과 싸움을 하는 사람도 있다. 술에 취하면 앞에 사람을 앉혀놓고 주저리주저리 주정을 하는 사람도 있고, 우는 사람도 있고, 웃는 사람도 있고, 길거리에 눕는 사람도 있고, 불빛을 보고 그쪽으로 가는 사람도 있다. 이번 사건에서 당사자로 의심받고 있는 한 의원은 술 때문에 여러 번 비슷한 문제가 나타났었다.술에 취해 이상한 버릇이 나타나는 것은 알콜이 뇌에 이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몸에 알코올이 들어오면 분해되어 아세트알데히드가 생성되고 이 것이 뇌혈관을 타고 뇌에 들어가 뇌신경들을 마비시켜 감각을 무디게 한다. 뇌의 어느 곳을 마비시키는가에 따라 ‘필름’이 끊기기도 하고, 공격적이 되기도 하고, 말이 많아지기도 한다. 사람마다 뇌의 취약한 곳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마다 술버릇도 다르다. 술을 너무 마시다 보면 뇌가 술에 중독되어 여러 이상증세가 나타난다. 술을 적게 마시고 천천히 마시는 것이 이러한 불상사를 피하는 지름길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9.28 23:02

[오목대] 중국

중국이라는 명칭이 '세계의 가장 중심이 되는 지역'이라는 독선적 세계관을 내포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중국이 인류문화의 중심이자 온 우주의 중심이라고 여겼다. 자신들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의 모든 이방, 즉 자기와는 다른 삶의 양식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나 나라들을 모두 오랑캐라고 여겼다.물론 중국은 국토가 워낙 넓어 지역마다 지역민들의 특징이 다르다. 중국의 남방과 북방이 틀리고 내륙과 해안지역이 틀리다. 북방 사람은 보통 무예에 능하고, 성격이 거칠고, 소탈하며 의협심이 강하다. 그러나 남방 사람은 영리하고 섬세하며 부드럽고 재치가 있다. 자연환경이 인간의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의 각 지역별 사람들의 특징과도 어느정도 일맥상통하는 면을 발견할 수 있다.황하 이북의 북방 지역은 중화 민족의 발원지로서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한다. 전통적 사상이 강해서 문화적 우월감이 있다. 그러나 토지와 기후는 상당히 불리하다. 이곳의 토지는 상대적으로 척박하고 수자원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곳 사람들의 생활형편은 상대적으로 어렵고 사회의 발전 수준도 남방에 비하여 뒤떨어져 있다. 이곳 사람들은 지나치게 침착한 반면에 적극적이지 못하다. 양자강 유역을 중심으로 한 남방은 개발의 시점이 북방보다 늦었지만, 지리와 기후조건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생산물이 매우 풍부하고 수상 운수도 편리하여 상업발전 정도가 비교적 높으며 문화수준도 앞서고 있다. 이러한 환경의 남방 사람은 비교적 열정적이고, 개척정신이 강하며, 삶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본질적으로 북부 중국인들은 정복자의 기질을 가지고 있고, 남부 중국인들은 장사꾼 기질을 가지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가 중국과의 경제교류를 급증하면서 중국을 빼놓고 우리 경제를 이야기하기 어려운 실정이 되었다. 장사꾼의 기질을 가진 중국사람들과 어떻게 사업과 경제교류를 해야할지 중국을 보다 잘 알 필요가 있다. 상해에서 열리고 있는 전북문화대전이나 전주에서 열리는 중국교육박람단의 설명회의 득실을 열심히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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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27 23:02

[오목대] 아! 지방대교수

구한말 우리나라에 서양식 학교(훗날 대부분 대학으로 발전)가 처음 들어섰을 때는 가르칠래야 배울 학생이 없어 애를 태웠다. 1885년 설립된 배재학당은 지원자가 없어 공책과 연필은 물론 점심값까지 주면서 학생들을 모았고, 이듬해 스크랜턴 부인이 설립한 이화학당은 천연두에 걸려 광화문 밖에 내버려진 아이들을 치료한 뒤 학교에 입학시키는 일도 있었다. 실용적인 학문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무지한 시대의 웃지못할 학교풍경이었다.그러나 1백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리의 교육환경은 천지개벽이 됐다. 남에게 지고는 못사는 특유의 국민성과 배워야 앞서갈 수 있다는 깨달음이 세계 최고의 향학열로 이어지면서 너도나도 대학으로 몰려들게 된 것이다. 당연히 대학문은 좁아지게 됐고 그 결과 입시지옥에 망국적인 과외열풍까지 온갖 부작용이 속출했다. 다급해진 교육당국은 앞뒤 잴 겨를도 없이 1995년 ‘대학 설립 요건 완화’라는 언 발에 오줌누기식 처방을 내리고 말았다. 2002년 현재 전문대와 대학원을 포함한 대학교육기관이 1천2백81개교나 된다니 대한민국을 ‘대학공화국’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한치앞도 내다보지 못한 대학정책 때문에 지방대학들이 열병을 앓으며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 서열이 높은 대학이나 서울 소재 대학들은 뒷짐지고 헛기침 할지 모르지만 지방대학들은 정말 장난이 아니다. 지방을 살려야 한다고 목이 쉬도록 외쳐대던 지역 지도층인사들까지도 제 자식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서울 소재 대학으로 보내는 실정인데 서설을 더 늘어 놓아 무엇하겠는가.수시 2학기 신입생 모집이 한창인 요즘 지방대 교수들이 된통 몸살을 앓고 있다. 일선 고교 방문은 기본이고 혈연 지연 학연 할 것 없이 연고라는 연고는 다 동원해도 학생하나 모셔오기가 여의치 않으니 몸살이 날만도 하다. 하지만 몸고생보다 더 괴로운 것이 마음고생이다. 학생구걸을 하러 다니는 자신의 처지가 서럽고 주위의 시선이 부끄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자신의 학과를 폐과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신입생 확보 능력이 교수 능력으로 평가받는 마당에 어찌할 도리가 있겠는가. 구한말 교육환경이 다시 찾아온 셈 치고 가르칠 학생 열심히 불러모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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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26 23:02

[오목대] 직행버스 유감

추석연휴 마지막인 지난 월요일 오후에 포항 가는 직행을 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새해 벽두에 포항 갈 일이 있었는데 차표를 사 놓고도 차를 못 타 그 다음차를 두시간이나 기다렸다 탄 경험이 있어서 아침 이른 시각에 먼저 차표부터 예매했다. 사흘 전 포항에서 올때는 차표에 지정 좌석이 표시되어 있어서 별 어려움이 없이 전주를 왔던터라 혹시나 전주에서 출발하는 직행버스도 지정 좌석을 표시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하지만 그런 기대는 예매를 하면서 일없이 무너졌다. 차표에 좌석을 표시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었다. 혹시나 해서 지정 좌석 문제를 꺼냈더니 차표를 끊어 주는 아가씨말이 걸작이다. 직행버스는 ‘원래’지정좌석이 없단다.‘원래’없는 거라는 말이 너무 쉽게 나오는 것을 보고 아가씨가 참 무심하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포항에선 지정 좌석이 표시된 차표를 팔더라는 말을 건넸더니 말을 바꿔 ‘전주는’그렇단다. 정말 책임감이 없어 보였다.차표는 좌석 수와 관계 없이 달라는 대로 팔고 있었던 모양이다. 설날인건 추석이건 가릴 것도 없이 말이다. 덕분에 한 시간 일찍 직행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줄부터 섰다. 하지만 승객들끼리 선 줄이야 그저 승객들끼리의 도덕적 규범에 지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배차 관련 일을 하는 아저씨가 오더니 28명밖에 탈 수 없다는 말을 건넨다. 이미 줄을 길게 늘어섰는데 말이다. 아저씨에게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먼저 차를 탈 수 있도록 질서유지를 부탁하자 자기는 못할 일이란다.차표에 번호를 써 주면 될 것 아니냐는 대안을 제시했더니 당신이 그렇게 하란다. 덕분에 난생 처음 버스 승객에서 버스회사에서 위임받은 자원봉사로 변신해서 열심히 차표에 번호를 써 주는 일도 해 보았다. 그리 했지만 버스 문이 열리자 무질서해지는 승객들, 그래도 차표에 적힌 번호를 확인하며 질서를 유지하려는 또다른 아저씨가 있어서 다행이었다.월말이면 은행 창구가 초만원이었던 옛날이 생각난다. 정말 무질서해서 우리 국민성을 탓하는 일까지 있었지만 번호표를 나누어주면서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 직행버스라고 예외일까. 명절때만이라도 지정좌석제로 운행한다면 승객들이 한결 편하게 여행한다는 것을 버스회사 사람들이 모르지는 않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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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24 23:02

[오목대] 소주세

‘서민의 술’로 알려진 소주(燒酎)의 역사는 꽤 오래다. 페르시아에서 발달한 증류(蒸溜)법을 중국, 당시 원(元)나라가 이슬람 문화와 함께 들여온 것이 계기가 되었다. 원나라 사람들은 이를 이용해 소주 빚는 법을 창안했고 이것이 고려에 전래된 것이다.소주라는 말은 ‘태워서 만든 술’이라는 뜻이지만 아마 발효시킨 곡류를 불로 증류시키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 아닌가 한다. 알코올의 아랍어에서 유래한 '아락주', 그리고 노주(露酒) 화주(火酒) 백주(白酒) 라고도 불렸다. 소주는 조선 초기에 왕실이나 사대부 등 주로 지배층이 많이 마셨다. 후기들어 쌀생산량이 늘고 양조업이 발달하면서 일반인도 즐겨 마시게 되었다. 일제시대인 1926년에는 전국 1303개의 양조장에서 무려 23만섬의 양곡이 소주 생산에 소비됐다고 한다.소주는 증류식과 희석식으로 구분하는데 예전에 집에서 빚던 가양(家釀)주가 증류식이고 오늘날 대규모 공장에서 제조하는 소주가 희석식이다. 희석식은 연속식 증류기라는 정교한 기계로 증류할 때 불순물을 제거하고 얻은 순수 알코올을 희석시킨 것이다. 이때 알코올 도수가 85% 이상 올라가는데 물을 부어 20-35%로 농도를 낮춘다. 여기에 설탕 포도당 사카린 아미노산 등을 첨가한다.쌀이 모자라던 1965년부터 정부는 증류식을 금하고 모두 희석식으로 대체했다. 그러다 1998년 소주시장이 개방되고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시 증류식 소주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이 소주가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비교적 독주에 속하는 소주를 너무 많이 마신다는 것과 세금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200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15세 이상 국민 한 사람당 연간 소주 67.5병(360㎖기준), 맥주 248병, 위스키 1.8병을 마셨다. 1인당 순 알코올 소비량은 6.7ℓ로 세계 25위지만 독주 소비량은 4.5ℓ로 러시아, 리트비아, 루마니아에 이어 세계 4위다.이와 관련 정부는 음주 피해가 큰 것이 고도주인 소주 중심의 소비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 세수결함을 메꾸기 위해 소주세를 72%에서 90%로 올리는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야는 서민정서를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소주세가 오르면 소주값이 오를테고, 애궂은 서민들만 홧김에 소주를 더 마시지 않을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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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23 23:02

[오목대] 서해 석유탐사

원유(原油)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은 석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다. 공급국가와 공급량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는 급증하다보니 자원확보가 곧 국가경쟁력이 되는 것은 물론 생존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유전의 신규 개발과 국가간 무력충돌도 불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991년의 걸프전,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대표적 사례다.우리나라도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동해에서 30여차례의 석유시추 작업 끝에 지난해‘ 동해―1 가스전’에서 경제성있는 가스를 생산하여 울산시등 육지에 공급함으로써 산유국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실로 30여년만의 쾌거였다.지금 도내 군산 앞바다에서 한 민간탐사업체가 석유시추를 추진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업체는 공유수면 점사용허가를 신청, 허가가 나오는대로 시추작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업체는 러시아의 연구소와 공동으로 위성판독에 의한 탐사작업 결과 군산 남서방 40여Km ‘서해 제2― 2 ’해저광구에 11억톤의 원유가 매장된 유전을 발견했다고 밝히고 있다.업체의 말이 사실로 밝혀지면 전북으로서는 실로 역사이래 최고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아시아지역 최대의 유전이라는 베트남 ‘15― 1광구’의 매장량이 6억톤인 점에 비춰볼때 그 두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우리나라가 족히 10년은 쓸 수 있는 매장량에 금액으로는 3백조원이 넘는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매장정보에 대한 정확한 검증이다. 유전탐사에서 성공률은 1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우리나라 동해의 가스전 개발 성공도 31개의 시추공(孔)을 뚫는 끈질긴 집념과 힘겨운 작업 끝에 얻어낸 값진 결실이다. 산자부등 관련기관에서도 회의적이다. 인공위성 탐사기술에 대한 신뢰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투자자들에 대해서는 신중한 판단까지 당부할 정도이다. 얼핏 1976년 1월의 ‘포항 석유발견 해프닝’을 떠올리게 한다.지금까지의 과정이 의욕넘치는 민간업체가 홍보효과의 극대화를 노린 의도적 행동일지 모른다. 그렇더라도 11월말께 나올 결과를 예단하여 미리 폄훼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혹시라도 군산 앞바다에서 규모는 당초 기대보다 적을지라도 경제성있는 유전이 발견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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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22 23:02

[오목대] 허리둘레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다. 어느 정도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 이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상태로 살 수 있을까 걱정하는 단계이다. 웰빙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건강이다. 좋은 환경에서 건강하게 살고 싶은 욕구는 앞으로도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이제 먹는 것이 풍부한 편이라 지나치게 먹어서 또는 잘못 먹어서 건강을 해치는 시기가 도래했다. 많이 먹어서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폐해가 피와 혈관에 지방이 쌓여 심장병이 생기거나 또는 뇌에 출혈이 나타나는 것이다. 혈관에 지방이 쌓여 혈관이 굳게 되면 피가 제대로 통과할 수 없어 쉽게 혈관이 터진다. 다른 병들은 점차 정복되는데 심혈관 질환 같은 문명병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피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뱃살이고 이것이 허리둘레로 나타난다. 배가 나오는 사람들은 복부에 지방이 쌓여 나타난 현상이고, 복부에 지방이 많이 쌓인 사람은 또한 피와 혈관에 지방이 많이 쌓이게 된다. 따라서 복부지방이 많이 축적되어 허리둘레가 클수록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세계심장협회가 한국을 포함한 27개국 내과의사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의사의 60% 가량이 심장병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복부지방을 꼽았다. 한국인들은 대체로 반절 정도가 복부지방의 표현인 허리둘레가 심장병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허리둘레 관리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그만큼 더 많은 영양을 섭취하지만, 활동은 갈수록 실내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보통 허리둘레가 남자 90cm(35인치) 이상, 여자 80cm(31인치) 이상일 경우 복부 비만이다.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허리둘레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이다. 뱃살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간편하게 심혈관 질환의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옷을 입으면서 허리둘레를 날마다 체크하여 허리둘레가 커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웰빙을 가장 쉽게 이룩할 수 있는 길이다. 물론 허리둘레를 줄이는 왕도가 있다.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다. 다 알고 있지만 바쁜 현대사회에서 이를 지키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오는 25일은 '세계 심장의 날'이다. 건강한 심장으로 노년을 편하게 살고 싶으면 뱃살을 빼고 허리둘레를 줄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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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21 23:02

[오목대] 대박

기대와 희망의 대명사 로또는 이탈리아어 'lotto'에서 유래됐으며 그 의미는 행운이다. 이 방식의 복권이 성공하면서 로또는 복권의 보통명사로 사용되고 있는 상태이다.로또와 항상 붙어다니는 말이 바로 대박이다. 대박은 최근 유행한 말로 10여년전부터 영화나 음반이 크게 흥행했을 때 연예계에서만 쓰던 말이었으나 최근 일반화되어 각 분야에서 두루 쓰이고 있다. 대박은 주로 '대박이 터지다'의 형식으로 쓰여 '흥행이 크게 성공하다', '큰 돈을 벌다'라는 뜻을 나타낸다. 도박판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大博이란 한자말에서 왔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 흥부가 큰 박을 터뜨려 횡재를 하는 장면을 연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 말의 유래가 정확히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단서는 없다. 노름판에서 박은 여러번 이겨서 계속 물주 노릇을 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연속적으로 이겨서 챙긴 돈을 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대박은 아주 많이 딴 돈, 크게 이겨서 딴 돈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다. 한가위 연휴 첫 날, 로또복권 추첨에서 60억원대의 대박이 터졌다. 어마어마한 돈이다. 몇 년전에 로또복권 당첨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있다. 행운의 당첨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당첨비법 아닌 당첨비법은 소액이라도 매주 꾸준히 로또복권을 사는 것이 당첨될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는데 입을 모았다고 한다. 역시 일확천금보다는 꾸준한 노력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당첨자들에게 행운을 가져온 꿈 내용은 조상과 관련된 꿈이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이 숫자꿈으로 나타났다. 재물 꿈의 대명사인 돼지꿈, 불꿈, 인분꿈은 퇴조하고 로또 당첨번호와 관련된 조상꿈, 숫자꿈이 새롭게 등장한 특징을 보여주었다. 어찌보면 행운의 힘을 가진 조상이다. 추석을 맞아 얼마나 조상들의 고마움을 되새기고 음덕을 빌었는지 궁금해진다.살아가면서 로또복권이 아니라도 대박나는 일이 많았으면 한다. 분명한 것은 대박 그 자체가 하늘이나 조상이 내린 선물이 아니라, 마음가짐과 사고 방식, 태도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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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20 23:02

[오목대] 수목장

추석날 중요한 일과중 하나가 성묘다. 풍성한 햇과일과 곡식으로 차례를 지낸후 조상의 산소를 찾는 일이다. 이때 객지에 나돌던 친척들이 모여 안부를 묻고 집안 대소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하지만 이같은 풍속도 많이 변하고 있다. 묘지관리업이 성행하고 인터넷 성묘도 드믄 일이 아니다. 99년 교통개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100명중 60명이 귀성을 계획했으나 지난해 한 네티즌 조사에선 35명만이 귀성하겠다고 답했다. 집에서 쉬겠다는 대답이 55%에 이르렀다. 머지않아 추석에 성묘하는 것도 특이한 풍경이 될지 모르겠다.성묘는 대개 매장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매장으로 묘지강산이 되어간다고 아우성이다. 묘지면적이 국토의 1%를 차지하고, 거주용 택지의 절반에 해당한다니 그럴만도 하다. 특히 2000만기에 이르는 묘지중 800만기가 무연고라니 그것도 문제다.몇년사이에 매장풍속도 크게 달라졌다. 91년 17.8%에 불과하던 화장률이 지난해 말 49.7%로 급증했다. 사망자 2명중 1명꼴로 화장하는 셈이다. 부산은 화장률이 72%에 달한다.그런데 정작 심각한 것은 화장후 처리다. 매장을 억제하고 화장을 권장하기 위해 2000년에 관련법이 개정됐지만 호화납골묘며 납골당 부족이라는 부작용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자연친화적인 산골(散骨), 그 중 수목장(樹木葬)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수목장은 말 그대로 시신을 화장해 골분을 나무 아래 파묻거나 나무 주위에 뿌리는 장례방식이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고 사람과 나무가 상생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울타리나 비석 등 인공물을 일체 사용하지 않아 산림훼손이 없으며 벌초 등 무덤관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원로 임학자인 김장수 전 고려대 교수의 장례를 수목장으로 치러 화제가 되었다.이 수목장은 스위스에서 99년 우엘리 자우터(64·프리드발트사 사장)씨에 의해 창안되었다. 독일 일본 영국 등에서도 장묘개선책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스위스에는 55곳의 수목장림이 운영되고 있으며 50%이상이 영생목을 생전에 구입한다고 한다. 프리드발트사는 이 영생목을 99년동안 맡아 관리해 준다. 연로한 노인을 모시고 있는 가정에서는 이번 추석에 수목장에 대해 논의해 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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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16 23:02

[오목대] 불소 수돗물

한동안 잠복해 있던 수돗물 불소화 논쟁이 정기국회를 앞두고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지난 6월 열린우리당 장향숙의원등 10여명의 국회의원이 발의한 수돗물 불소화 의무조항을 담은 구강보건법 개정안 때문이다.이들 의원들은 이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킬 태세다.현재의 수돗물 불소화 규정은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한 뒤 지자체장이 임의로 결정하도록 돼있다.개정 법안은 이같은 규정을 ‘여론조사 결과 과반수가 반대하지 않을 경우 지자체장은 불소화사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의무화시킨 것이다.불소(弗素)는 원소기호 F로 정식명칭은 플루오르(Fluorine)다.불소는 붕산과 함께 살충제나 쥐약등의 원료로 사용된다.불소는 이처럼 독성을 가졌지만 동시에 충치예방의 기능을 갖는 양면성이 있다.음용수에 1ppm 미만의 불소가 존재하면 인체에 별 영향이 없으면서 충치예방에 효과가 있다. 이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미국은 1945년 부터 일부 주에서 상수원에 일정량의 불소를 첨가해 인공으로 수돗물을 불소화 시켰다.현재 전세계 60여개 국가에서 상수도에 불소를 투여하고 있다.우리나라도 1981년 경남 진해시에서 처음으로 수돗물 불소화 사업을 실시했다.그후 전국 20여개 지자체로 확대됐지만 불소화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청주가 사업시행 21년만인 2004년 수돗물 불소화를 중단했고 ,과천과 포항도 2003년 사업을 중단했다.수돗물 불소화 반대측은 불소가 독성물질이어서 아무리 극소량이라 하더라도 인체에 암등 질환을 유발시킬수 있다고 주장한다.반면에 찬성측은 극미량의 불소는 인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충치 예방효과가 더 크다고 반박하고 있다.문제는 이같은 논란의 적정성 여부를 떠나 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원하든 원치않든 불소 성분이 함유된 수돗물을 마셔야 한다는 점이다.국민의 건강보건을 정부가 챙겨주는 것이 복지국가의 근본 이념이겠지만 개인의 선택권 까지 제한한 채 불소 함유 수돗물을 전국민이 마셔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국민들은 불소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불소투입 확대에 앞서 안전성에 대한 검증을 더욱 철저히 하고,또 질환 발생등의 위험성을 충분히 경고한 후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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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9.15 23:02

[오목대] 고이즈미의 쇼

한국에서는 고이즈미가 믿지 못할 강경우파로 알려졌지만 일본에서는 개혁파로 알려져 있다. 이번 선거에서 고이즈미는 개혁이슈를 선점함으로서 다른 이슈는 전혀 국민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 그 결과 자민당은 중의원의 과반수 의석을 크게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합하면 중의원의 3분의 2를 넘어섰다. 중의원의 3분의2를 확보했다는 것은 국회에서 개헌발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평화헌법을 개정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까지 고이즈미가 강경우파 정권인 부쉬대통령의 미국에 우호적인 관계를 강화하고 평등한 세계질서를 동아시아 국가들과는 갈등을 벌여왔는데 이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강대국과 손잡고 일본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이번 선거는 고이즈미의 쇼가 크게 성공한 케이스다. 일본에서 가장 보수적인 정당인 자민당이 조그만 이슈에 불과한 우정공사 민영화를 전면에 내세워 마치 가장 개혁적인 정당인 것처럼 포장하는 데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정공사 민영화가 마치 개혁의 핵심인 것처럼 국민들을 설득하였고 이에 따라 민영화에 찬성했는가 반대했는가가 선거결과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되었다. 우정공사 민영화를 최대의 이슈로 만들기 위해 중의원을 해산하였을 뿐만 아니라 민영화를 반대한 거물들이 출전한 곳에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지고 있으나 정치력이 일천한 여성들을 대거 공천하여 국민들의 관심을 우정공사 민영화에 묶어 두는 데 성공하였다. 그 결과 이제까지 대체로 야당을 찍던 무당파들이 대거 자민당을 찍어 자민당이 압승하는 데 절대적인 기여를 하였다.정당 리더의 현란한 쇼는 정당의 지지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TV를 통한 이미지 정치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주도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슈를 깊이 점검하여 투표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적다. 이슈들이 너무 복잡하고 다층적이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가장 핵심사항에 대한 단순명쾌한 흑백논리가 더 잘 먹혀드는 경우가 많다. 고이즈미는 우정공사 민영화를 개혁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잣대로 국민들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러한 이분법적 쇼로 이슈를 먼저 선점하고 모든 관심을 이에 집중하도록 함으로써 다른 정당은 문제제기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대패한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9.14 23:02

[오목대] 티저효과

핵심을 감추고 소비자에게 궁금증을 유발한 뒤, 점차 본 모습을 나타냄으로써 '도대체 저게 뭐지?' 하는 호기심과 함께 관심을 최대한 높이는 것을 티저광고 또는 티저효과(teaser effect)라 한다. 원래 티저효과는 '감질나게 하다, 살살 약을 올리다'의 tease 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광고용어다. 몇 해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광고효과를 극대화했던 '선영아 사랑해' 라는 광고가 그것이다. 이제는 유사한 티저기법들이 각계에서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제작중인 영화에 대한 호기심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티저 효과를 노리는 포스터 제작 방법이 일반화되고 있다.얼굴 없는 가수를 통한 가요계의 신비주의 마케팅도 이러한 티저 효과의 일종이다. 티저기법이 신인 가수들의 데뷔를 위한 방법으로 자리잡을 정도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이외에도 티저가 이용되는 예는 수없이 많다.티저 광고가 많아진 오늘날, 호기심과 주목을 끌기 위해선 신선한 아이디어를 담아야 한다. 또한 티저 즉, 감질나게 한 후, 어떻게 자신을 알리느냐도 중요한 문제이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다가 효과적으로 자신을 알리는 국면 전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또한 티저 광고를 활용하기 위해선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어려움도 존재한다. 그리고 방법론적으로 티저광고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보안 또한 중요하다. 무엇인지를 마지막까지 핵심을 드러내지 않아야 극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도 비밀이 철저히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다.정치 홍보에서도 티저 효과의 활용은 예외가 아니지만 요즘 정도가 좀 지나치다. 도대체 무슨 의도인지를 모를 언행이 정치인들 사이에서 불쑥불쑥 나타나 국민들을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 호기심을 넘어서 짜증이 날 지경이다. 비밀을 유지한답시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니 답답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시원한 국면 전환도 보이질 않는다. 엄청난 정신적 피로를 국민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감질나게 만들면 싫증이 날 국민들이다. 어서 빨리 그 속내를 드러내기 바란다. 정치인들은 어떤지 모르지만 국민들은 먹고살기에도 정말 피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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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5.09.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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