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치판 수도권 잠식 심각.. “전북정치 변방화 가속”
국회가 지역균형발전을 약속한 것과 다르게 정작 여의도 정치판은 수도권 패권주의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될 경우 전북 정치의 변방화로 지역 현안 해결에 큰 장애가 우려된다. 정치권에서의 수도권 잠식 현상은 국회와 정당 모두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비수도권 지역은 법안, 예산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수도권에 비해 후 순위로 밀리고 있다. 전북만 하더라도 공공의대법, 새만금전북특별자치도법 통과가 난항에 처했다. 정당 내부의 사정은 더욱 심각했다. 여당의 경우 정치적 지지기반인 영남지역의 인구수에 비례해 국회의원 수가 대구 12명, 경북 13명, 부산 15명(민주당 3명), 울산 5명(민주당 1명), 경남 13명(민주당 3명)등 총 58명으로 그 영향력이 공고한 상황이다. 반면 호남의 경우 전북과 광주·전남을 합해도 전북 8명(국민의힘 1명), 광주 6명(무소속 2명), 전남 10명 등 총 24명밖에 되지 않았다. 호남정치권에서도 각자도생이 심화 되면서 민주당의 지지기반이 호남에 있음에도 최고위원에 도전한 호남 출신 의원은 송갑석 의원(광구 서구갑)단 한 명에 그쳤다. 송 의원은 호남은 물론 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한 유일한 비수도권 후보임을 어필하고 있다. 그만큼 전북을 넘어 광주와 전남 충청까지 수도권 정치권의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게 지역 내 여론으로 굳어지고 있다. 주요정당에서 수도권을 지역구로 하는 정치인들이 모든 주요당직을 잠식하는 상황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마찬가지다. 호남에서 송 의원 혼자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진 것도 비수도권 출신은 시간이 더 지날수록 당 대표나 원내대표는커녕 최고위원은 꿈도 꿀 수 없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18개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전북, 광주·전남, 대전, 충남, 충북을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은 한명도 없었다. 다만 충청권의 상황은 호남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다. 충청에는 정진석(국민의힘), 박병석(민주당), 이상민(민주당), 박범계(민주당), 홍문표(국민의힘) 의원 등 당내에서 일정부분 장악력을 갖고 있는 다선 의원들이 많다. 더욱 큰 문제는 수도권 출신 의원들은 초선임에도 적극적으로 지도부에 진출하고 있는 반면 비수도권 의원들은 재선이나 3선마저도 당 지도부에 진출하기보단 지역위원회 관리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일례로 전북 출신 당 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박용진, 강병원 의원은 모두 재선이고,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윤영찬, 이수진 의원은 초선이다. 이들 모두 지역구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북정치권 관계자는 “비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모두 수도권 정당이 됐다는 자조섞인 이야기가 많다”면서 “전북과 같이 인구가 적고 정치적 경쟁이 성립하지 않는 지역현안 법안의 경우 암묵적으로 후 순위로 밀리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최고위원에 출마한 송갑석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가 수도권 일색”이라면서 “지도부만 놓고 보면 전국 정당이 아닌 '수도권 정당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전국정당화되면서 권리당원 등 호남 지분이 줄어든 건 사실"이라며 "양적으로 쏠림 현상이 있는 것도 있지만, 그동안 호남의원들이 개인적으로도, 전체적으로도 정치력, 인지도를 높이는 노력을 덜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