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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권휘원 화백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실시한 2020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반려동물 양육률은 전체 응답자의 27.7%로 나타났다. 전국 가구 수 대비로 보면 약 638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려견이 521만 가구에서 602만 마리, 반려묘는 182만 가구에서 258만 마리 정도다. 이처럼 반려동물 인구가 늘면서 길거리나 공원 등지에서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용품을 비롯해 펫 카페 펫 호텔 펫 케어서비스 등 다양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심지어 펫 파크나 펫 그라운드를 갖춘 반려견 맞춤형 주택단지도 분양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1조8000억 원에서 지난해 5조8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올해에는 6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반려동물로 인한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공동주택에서 소음과 냄새 등으로 이웃간 불화의 원인이 되면서 심각한 갈등과 피해를 낳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동물 유기로 이어지면서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반려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집 안에만 있으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심각해지면 계속 짖거나 사람을 무는 등 성격이 포악해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걷기나 산책 등을 해줘야 하지만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반려동물 인구 1000만 명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힐링 여행을 주선하고 나섰다. 사람과 동물이 공생하는 환경 조성과 동물복지 증진을 위해 안심 걷기 길(일명 눈치보지 마시개 길) 조성을 추진한다. 전북도와 한국관광공사, 그리고 전북관광업계도 최근 반려동물 동반 여행 기반 조성과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가졌다. 앞서 한국관광공사는 전라북도를 2021년 반려동물 동반 여행 시범 선도지역으로 지정했다. 새만금 바람길과 남원 요천생태습지공원 애견놀이터, 완주 경천애인 징검다리길, 임실 오수의견 관광지, 진안 운일암반일암 숲길, 순창 섬진강 예향천리마실길 등 6곳을 반려견 동반 안심 걷기 길로 선정했다. 섬진강 발원지인 진안 데미샘 자연휴양림에는 반려동물 전용 객실도 마련됐고 오수의견 관광지에는 반려동물 캠핑장과 추모공원도 운영한다.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지정한 반려동물 동반 여행지이지만 서로 페티켓을 잘 지켜야만 다시 찾을 수 있는 여행지가 될 수 있다.
삽화=권휘원 화백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주 국회의원은 5.2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제 수도권 출신이 아니면 당 지도부 입성이 쉽지 않다는 다소 비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민주당 당원의 중심축이 호남에서 수도권으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민주당 권리당원의 1/3이 호남 당원일 정도로 호남은 여전히 민주당의 든든한 지지기반이지만 김 의원의 생각은 달랐다. 그의 분석처럼 5.2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호남 지역구 후보의 지도부 입성은 실패로 끝났다. 호남 단일후보를 자처하며 최고위원에 도전한 서삼석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은 7명의 후보 중 6위로 낙선했다. 대의원과 권리당원은 물론 국민과 일반당원 여론조사 모두에서 경쟁 후보들에 뒤졌다. 서 의원은 전남도의원과 3선 무안군수를 거친 재선 국회의원으로 지역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지만 낮은 인지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득표율 2위로 최고위원이 된 강병원 의원은 서 의원과 대비된다. 고창 출신인 강 의원은 고향에서 정치를 하려했지만 쓴 맛을 본 뒤 다시 서울로 올라가 성공 가도를 걷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 후보 수행비서로 정계에 입문해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그는 2012년 19대 총선때 고창부안지역구 민주통합당 경선에 나섰지만 당시 김춘진 의원에게 패했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서 서울 은평을지역구에 출마해 5선의 이재오 의원을 꺾고 당선된 뒤 재선에 성공했다. 전남 고흥 출신인 송영길 당 대표도 인천 계양구에 지역구를 둔 5선 국회의원으로 인천광역시장을 지냈다. 두 사람 모두 호남 연고의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지만 정치적 활동 무대는 모두 수도권이었다. 민주당의 기반이 호남에서 수도권으로 옮겨간 계기로 온라인 당원 가입 시스템 도입이 꼽힌다. 2015년 12월 정당법 개정으로 인터넷 입당이 가능해지면서 민주당 전신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12월 16일 온라인 당원 가입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즈음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으로 문재인 대표 체제가 흔들리자 문재인 지키기에 나선 지지자들의 인터넷 입당이 급증했다. 일주일 사이에 10만여 명이 입당할 정도였는데 대부분 수도권의 30~40대 남성이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2015년 말~2016년 초 인터넷 입당자들이 당내 여론 형성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5.2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된 김용민(경기 남양주병) 강병원(서울 은평을) 백혜련(경기 수원을) 김영배(서울 성북갑) 전혜숙 의원(서울 광진갑)은 모두 수도권 지역구 의원이다. 친문과 비문 등 계파 대결도 치열했지만 5.2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는 한마디로 지방 정치의 몰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방 정치인의 중앙 무대 도전 의욕 저하와 지방의 정치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삽화=권휘원 화백 잔인했던 4월은 가고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내년 선거에 나설 단체장들은 국가예산을 더 확보하려고 안간 힘을 기울인다. 국가예산 확보는 단체장의 성적표나 다름없어 송하진 지사를 비롯 시장 군수들이 동분서주한다. 하지만 국가예산 확보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각 부처 실무자를 설득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서 산 너머 산이다. 설령 부처예산에 반영되었다고 안심할 수 없다. 각 부처예산이 기획재정부로 넘겨지면 그때부터 지난한 예산관문을 다시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을 곧추세워야 한다. 국가예산확보작업은 상임위를 중심으로 의정활동하는 국회의원과 호흡을 맞춰가며 하는 게 통례다. 하지만 전북은 의원수가 10명 밖에 안돼 수적열세로 어려움이 많다. 국회예산 심의때 애를 먹는 이유가 예결위원이 적게 배정돼 막판 계수조정소위도 잘해야 한명 정도가 들어간다. 전북정치권은 초재선으로 구성돼 정치력이 약해 막판 계수조정소위에서 힘이 부쳐 밀리기 일쑤다. 예산철만 닥치면 송하진 지사나 시장 군수들이 그래서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정읍 출신 김원기국회의장이 있을 때만해도 유성엽 정읍시장이 편하게 국가예산을 확보했다. 그 때는 김 의장이 직접 장 차관을 의장실로 불러 정읍시 국가예산 반영을 독려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은 정세균 총리마저 그만둔 상황이어서 단체장들이 발이 닳도록 뛰어도 될까말까 할 정도다. 이런 상황속에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 생각하고 각자도생한 바람에 국가예산확보가 더 힘들게 됐다. 연일 신문에 전북이 철도망구축과 고속도로,국지방도 건설에서 철저하게 배제되었다는 뉴스가 대서특필되자 도민들의 분노가 폭발일보 직전에 놓였다. 지난 대선때 문재인 대통령한테 64.8%라는 기록적인 지지를 보내준 결과가 이런식이냐면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전주~김천간 동서횡단철도건설사업 등이 국가중장기SOC계획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반해 국토교통위에 속한 김윤덕의원이 모든 역량을 발휘해야 하지만 내년 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송하진 지사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오불관언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김의원은 지방의원을 통해 권리당원 모집에 혈안이 돼 있을 뿐 전북현안 해결에 의지가 없어 보인다. 재선인 김의원이 여성가족부장관과 함께 새만금잼버리 공동대표로 선출, 그 밑에 송하진지사가 집행위원장을 맡아 보이지 않게 갈등관계가 형성돼 있다. 지난 대선 때 안희정 전충남지사쪽으로 줄섰다가 이번에는 이재명 경기지사쪽으로 일찍 줄 서며 내년 지사선거를 준비, 은근히 송지사를 자극하고 있다. 전북의원들이 당선될 때만해도 원팀으로 똘똘 뭉쳐 전북 몫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막상 현안이 닥치자 모래알처럼 흐터져 관심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고 있다. 다른 시도의원들은 정치적으로 다투다가도 지역문제가 생기면 언제 그랬냐는식으로 원팀으로 움직이는 것과 대조를 보인다. 의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아야 할 송 지사만 속이 타들어간다.
삽화=권휘원 화백 전주의 구도심, 영화의 거리가 다시 빨간색 플래카드로 채워졌다. 전주국제영화제를 알리는 오래된 풍경이다. 29일 개막한 전주국제영화제는 5월 9일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자리에 48개국 194편의 영화를 초대했다. 영화제는 올해로 스물두 번째, 코로나19로 일상이 묶인 상황에서는 두 번째다. 해마다 영화팬들로 넘쳐났던 영화의 거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화제의 일상(?)을 잃었지만, 전주영화제는 영화는 계속된다는 선언으로 축제의 희망을 외친다. 1990년대, 한국의 오래된 도시들은 구도심 황폐화의 위기에 처했다. 전주의 구도심 역시 그중 하나였다. 자치단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신도시 건설에만 집중한 탓이었는데, 구도심은 쇠퇴하고 신도시는 성장하는 불균형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구도심들은 각자도생을 위한 동력이 필요해졌다. 돌아보면 2000년 첫 막을 열었던 전주영화제는 그 동력을 여는 통로였다. 그때 전주영화제를 앞두고 전주시는 극장이 밀집되어 있던 구도심에 영화의 거리를 만들었다. 고사동 오거리 극장가를 끼고 있는 7백 미터에 이르는 도로였다. 전주영화제의 상징이 된 붉은색과 필름모양으로 도로를 포장하고 가운데에 전주국제영화제 로고를 새겨 넣었다. 가로등까지 영화제의 격에 맞게 들어서면서 영화의 거리는 관광객들이 들러 가는 새로운 명소가 됐으며 활기를 찾은 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여 스스로 동력을 만들었다. 새로운 옷을 입은 구도심의 귀환이 반가운 이유는 또 있었다. 영화의 거리 입구에 세운 전주영화비의 존재다.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를 앞둔 즈음, 전주 문화예술인들은 영화탑 건립에 나섰다. 1950-60년대, 서울 충무로와 함께 영화가 제작되었던 도시 전주의 영화사를 조명하고 자랑스러운 문화사로 기억되기를 소망하며 추진했던 사업이었다. 전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상이 만들어졌던 곳. 한국 전쟁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피아골과 아리랑이 만들어졌으며 최초의 컬러영화 선화공주를 비롯한 당대의 흥행작 여러 편이 제작되었던 영화의 도시다. 영화비는 경제적으로 충족하지 못했지만 문화에 있어서만은 윤기 있고 따뜻했던 감성이 충만했던 문화풍토에서 성장한 전주 영화사를 기억하게 해주는 증표였다. 그러나 지금 영화비는 그 자리에 없다. 오거리에 또 다른 광장을 조성하면서 전주독립영화제작소 입구 비좁은 길목에 옮겨놓은 탓이다. 영화의 거리에서 만날 수 없는 영화비의 존재는 무색하다. 전주의 영화사를 기억하게 했던 증표, 영화의 거리를 더 빛나게 해주었던 영화비는 무엇 때문에 이 거리에서 가치를 잃게 되었을까.
삽화=권휘원 화백 지난 2003년 진안군이 민관합작법인으로 설립한 진안리조트개발이 진안 성수면 일대 295만여㎡에 대규모 복합리조트개발을 추진한 적이 있었다. 총사업비 3900억 원을 투입, 36홀 골프장과 호텔 콘도 스노우보드장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당시 군수가 리조트개발을 위해 훈령을 제정하고 심의위원장을 맡아 사업을 주도했다. 세계적 골프선수인 닉 팔도를 초청하고 미국의 한 투자회사의 투자의향서를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조트사업 부지 내에 군수 소유의 땅이 32만여㎡나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결국 진안리조트개발사업은 사업 타당성과 상수원보호구역 문제 등으로 흐지부지되었고 진안군은 수억 원의 투자금만 날리고 말았다. 단체장이나 공무원이 직위를 이용한 투기행위 사례는 적지 않다. 오래 전 일이지만 장수군에서도 도로 개설 정보를 미리 안 군수가 도로 인접지역 밭을 사들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군수는 퇴임 후 사과농장을 할 목적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군색한 변명에 불과했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전주 서부신시가지 개발 당시에도 중심 상업지역 등 핵심 노른자위 땅을 일부 도청이나 시청 공무원이 소유하고 있다는 설이 파다했다. LH 직원의 땅 투기 문제에 대해 국민적 분노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선출직 공무원인 지방의원의 투기행위도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전라북도의회도 몇몇 도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연달아 불거지면서 여론의 압박을 받게 되자 투기 조사를 위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전북도 감사관실에 제출했다. 앞서 전주시의회는 도시개발사업 토지 투기거래 전수조사 실시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시의원 전원이 동참하기로 했다. 익산시의회도 부동산 투기 특별조사에 협력하기 위해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했다. 반면 나머지 도내 12개 시군의회는 묵묵부답이다. 지방의원은 일반인들보다 지역 개발 정보를 빨리 접할 수 있다. 집행부의 각종 사업계획과 예산안 등을 심의하거나 지역 개발관련 조례안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미리 개발 정보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지역주민들로부터 의혹을 해소하려면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에 임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공직자의 투기 행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힌 만큼 지방의원을 공천한 정당에서도 엄정하게 대처해야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삽화=권휘원 화백 도심 목좋은 곳에 내걸린 홍보 플래카드를 보면 선거 출마자의 면면과 성향을 감지할 수 있다.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문구만 봐도 그의 생각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교육감 선거에 나설 입지자들의 최근 흐름을 보면 이념과 방향타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막이 오르기 전 준비 단계인지 몰라도 지향점에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공약이나 정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도 관행적으로 편 가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굳이 예상 대진표를 짜보면 3선연임 제한으로 링에 오르지 못하는 김승환 교육감을 축으로 양분돼 있다. 김 교육감과 함께 궤를 같이한 차상철 완산학원 이사장과 이항근 전 전주교육장노병섭 전 전교조 지부장천호성 전주교대 교수가 뛰고 있는 가운데 반대편 링에서는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황호진 전 부교육감 등이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한마디로 김승환 교육시스템을 계속 이어 가느냐 아니면 이를 끊어 내느냐를 가리는 싸움이다. 지금까지 바닥 움직임은 인지도가 높은 서거석씨 이름이 자주 회자되는 편이다. 그는 보폭을 전방위적으로 늘리면서 시군 조직을 챙기는 데도 여념이 없다는 풍문이다. 이달 초에는 문재인 정부의 2023 세계잼버리 정부지원 위원으로 위촉돼 한껏 고무됐다고 한다. 반면 김승환측 인사들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며 예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 이항근씨가 교육자치연구소 창립을 계기로 세 규합에 나섰고, 차상철씨는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아 플래카드 메시지를 통해 전의를 가다듬고 있는 상태다. 다른 입지자들도 마찬가지로 지지세 확산을 위한 수면아래 활동을 이어가겠지만 가시적 움직임은 거의 포착되지 않는다. 천호성씨의 신문 기고나 방송 출연 정도가 고작이다. 무엇보다 관전 포인트는 전교조 지부장 출신 3인방이 동시 출격한 배경이다. 작년 연말 예상을 깨고 이항근씨 등판설이 불거진 직후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서거석 대항마가 마뜩 잖아 구원 투수로 나왔다느니, 군산지역 지지세가 워낙 강해 그 영향력 때문이라는 말들이 흘러 나왔다. 그러면서 이들 최대 지지세력인 시민사회단체가 적전분열 양상까지 보인다는 얘기도 들린다. 단일화가 안되면 승산이 높지 않다는 건 차상철노병섭씨도 익히 알고 있다. 이들 진영은 당분간 힘겨루기 과정을 거쳐 단일대오 형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것은 후보 다자 구도가 지난 2018년 선거 때와 처지가 뒤바뀐 점이다. 선거에서 후보자 개인 경쟁력이야말로 가장 큰 무기다. 그러나 내년 선거는 김승환 공과에 대한 논쟁을 피해 가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사사건건 충돌하면서 이로 인한 교육현장의 혼란을 놓고 책임공방이 뜨거울 전망이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라도 후보자의 인물 됨됨이와 능력에 대한 검증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교육 수장을 뽑는 선거는 더욱 그렇다. 자칫 이념 대결이나 전임자 공방에 치우친 나머지 이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삽화=권휘원 화백 매년 5월 22일은 비트코인 피자데이다. 비트코인 등장 초기인 2010년 5월 22일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사는 라즐로(laszlo)라는 닉네임의 비트코인 포럼 이용자가 1만 비트코인을 피자 두 판에 판매한 날을 기념해 정해졌다고 한다. 라즐로는 비트코인이 실물경제에서 사용 가능한지 시험하기 위해 그 해 5월 18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1만 비트코인을 줄 테니 라지 사이즈 피자 두 판을 사 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고 나흘이 지나 한 영국인이 피자값 30달러를 지급하고 비트코인 1만개를 받았다고 한다. 지금 가격으로 따지면 무려 6200억 원이 넘는 비트코인을 고작 3만3000여 원에 판 셈이다. 첫 현물 거래가 이뤄졌을 때보다 약 2000만 배 치솟은 시세다. 1만 비트코인과 피자 두 판의 거래는 비트코인이 결제수단으로 사용된 역사상 첫 기록이 됐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이 날을 비트코인 피자데이라고 이름 짓고 매년 5월 22일 이벤트와 축제를 개최해 비트코인 상용화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을 기념하고 있다고 한다. 첫 현물 거래로부터 11년이 지난 지금, 비트코인은 기존 금융시장의 격변을 이끌고 있다. 비트코인에서 시작된 암호화폐(가상화폐)는 최근 투기와 투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으로 인정할 수 없고 투자 손실을 정부가 보호할 수 없다. 그림을 사고 팔면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낸다. (청년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 잘못됐다고 어른들이 얘기해 줘야 한다고 밝히면서다. 실체가 없어 손실을 보호할 수 없다면서도 과세 필요성은 인정하고, 젊은층의 암호화폐 열풍을 꼬집은 금융 수장은 다음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청원글의 주인공이 됐고 이틀 만에 10만 명 이상이 서명했다. 청원글을 올린 30대 직장인은 어른들은 부동산 투기로 자산을 불려놓고 가상화폐는 투기니 그만둬야 한다고 한다. 깡패도 자리를 보존해 준다는 명목 하에 자릿세를 뜯어간다. 하지만 (암호화폐) 투자자는 보호해줄 근거가 없다면서 돈은 벌었으니 세금을 내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과세 논란 속에 아이러니하게도 암호화폐는 체납 세금 징수의 유용한 수단으로 떠올랐다. 국세청과 서울시, 대전 유성구 등이 암호화폐 압류를 통해 고액 체납세금을 속속 징수하고 있다. 암호화폐 압류 사실을 안 체납자들이 버티기를 포기하고 밀린 세금을 내고 있다. 실체도 없는 암호화폐가 현실 사회를 움직이고 있다. 암호화폐는 공직자 의무등록대상 재산에도 포함될 전망이다. 민주당 신영대 국회의원(군산)은 지난달 25일 공직자 의무등록대상 재산에 가상자산(암호화폐)을 포함시키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당한 금융자산의 길을 향한 암호화폐의 멀고 험난한 여정이 시작됐다.
삽화=권휘원 화백 지난해부터 2년째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다. 이제는 마스크 쓰는 게 일상이 되었다. 처음에는 마스크가 부족해 사재기를 하는 등 난리법석을 떨었다.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요일별로 마스크를 구매해서 썼다. 지금은 마스크 안 쓰면 10만 원의 과태료를 물기 때문에 마스크를 안 쓰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완전히 정착되었다. 마스크는 생활필수품이 되다 보니까 각 직장과 각 가정에서 비치해놓고 사용한다. 마스크 사용으로 방역효과가 크지만 불편한 점도 한둘이 아니다. 겨울철에 감기환자가 많이 줄어들었고 여성들의 화장품 사용량도 많이 줄었다는 것. 통상 외출 시에 화장을 하고 나가지만 게으른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기 때문에 화장을 제대로 안 한다는 것. 골퍼들도 마스크를 쓰기 때문에 선크림이 많이 절약된다는 것. 안경 착용자들은 김이 서려 시야 확보가 잘 안되는 측면이 있다. 마스크 때문에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해 실례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반면 눈과 이마가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예쁘게 보이려고 여성들의 눈 성형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마스크 착용이 불편해도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이 생기지 않으면 계속해서 사용할 수밖에 없다. 각 국가마다 하루라도 빨리 마스크를 벗게 하려고 경쟁적으로 백신 접종에 나서고 있다. 이스라엘은 2차 접종자가 61%로 집단면역이 생겼다며 전 국민이 실외에서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고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영국은 6월 해제를 목표로 백신 접종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격리없이 호주와 뉴질랜드는 여행이 가능할 정도다. 하지만 이들 나라도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해 상당수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다. 코로나19 변종이 생기고 아직도 인도 등 나라마다 코로나가 창궐하기 때문에 마스크 벗는 것은 시기상조다. 미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독립기념일인 7월4일을 바이러스로부터 독립의 날로 보고 있다. 백신 접종에 관해 자국민 우선원칙을 적용함에 따라 백신 생산국가인 미국이 한국과의 백신 스와프를 추진 않는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가 K방역으로 한동안 자존심을 높여 나갔지만 백신 물량 확보가 제대로 안 돼 불신을 사고 있다. 나라마다 백신 물량을 경쟁적으로 더 확보하는 바람에 우리나라가 백신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안절부절하고 있다. 정부가 백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자 급기야 이재명 경기지사나 민주당 송영길 당 대표 후보가 러시아산 백신을 도입하는 플랜B를 정부가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코로나 확진자를 줄이려면 방역수칙을 제대로 준수하는 것은 기본이고 백신 접종자를 늘리는 게 당면과제다. 하지만 상당수 국민들은 백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11월 집단면역형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백신 접종을 실시해 마스크를 벗게 하려고 애쓰는데 우리는 백신 확보가 안 돼 집단면역형성이 언제 될지 의문이다. 대선을 앞두고 정부 여당이 고민하는 이유가 국민들로 하여금 마스크를 벗게 하는 일이다. 마스크를 빨리 벗어야 우리나라의 신인도와 국격이 향상될 수 있다.
삽화=권휘원 화백 오래전, 주말 저녁이면 세계의 명화를 방영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MBC <주말의 명화>나, KBS <토요명화> 같은 것이었는데, 이들 모두 장수한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극장에 가는 일이 쉽지 않았던 시절, 1940~50년대에 제작되었던 흑백 할리우드 영화부터 온갖 세계의 명화들을 안방에서 만나는 즐거움은 컸다. 그레타 가르보, 클라크 케이블, 비비안 리, 안소니 퀸, 그레고리 펙, 잉그리드 버그만 등 세기의 배우들을 처음 만난 것도 그 명화들이었다. 지금은 기억도 가물가물해진 영화가 많지만 유독 인상 깊었던 영화가 있다. 잉그리드 버그만을 처음 보았던 영화 <가스등>이다. 영화는 아내의 유산을 빼앗기 위해 치밀한 계획으로 거짓 상황을 만들어 아내의 심리를 조종하고 통제해 결국은 아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남편의 심리전을 담았다. 미국 아카데미의 여우주연상과 미술상, 골든 글로브의 여우주연상과 드라마상을 수상한 <가스등>은 영화로 전 세계 흥행에 성공, 그 이름을 널리 알렸지만 원작은 연극이 먼저다. 미국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패트릭 해밀턴은 1938년, 자신의 희곡 <가스등 Gas light>을 연극무대에 올려 화제를 모았다. 치밀한 스토리텔링이 바탕이 된 심리극 전개가 관객들의 마음을 빼앗았을 것이다. 심리서 <가스등 이펙트>의 저자인 로빈 스턴은 20여 년 동안 심리치료사로 활동해오면서 인간관계에 숨겨진 역학관계를 주목했다. 그가 찾아낸 것은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을 조종하려는 가해자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해자의 관점을 받아들이는 피해자가 만들어내는 병리적 심리 현상이다. 자신도 모르게 남에게 조종당하는 고통스러운 현상을 그는 가스등 이펙트라 이름 붙였다. <가스등>으로부터 심리학 용어도 만들어졌다.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드는 행위를 뜻하는 가스라이팅 Gas-lighting이다. 언제부터인가 가스라이팅 풍경(?)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가스라이팅의 영역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는 증거인데 그리 낯설지 않다.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나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으로부터 조종당하는 상황에 무디어진 탓이겠다. 건강한 인간관계 회복이 절실한 시절, 로빈 스턴의 조언이 있다. 서로 협력하는 동등한 인간관계와 사람들을 지배하거나 조종하지 않는 윤리적인 리더십이다. 우리의 현실에 눈뜬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삽화=권휘원 화백 어릴 적 아이스케끼는 아이들에게 여름철 최고의 인기 상품이었다. 무더위 속에 아이스케끼 장사가 나타나면 동네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갔다. 동전이 없으면 집에 있는 놋수저나 그릇 등 돈이 될만한 물건을 가져다가 아이스케끼와 바꿔 먹고 부모님에게 혼쭐나던 추억이 생각난다. 내다 줄 만한 물건이 없으면 아이스케끼를 사 먹는 친구 옆에 바짝 붙어서 한 번만 빨아보자며 어르고 졸라서 한 입 크게 베어 물곤 도망치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사실 아이스케끼는 설탕이나 사카린 탄 물에 팥가루를 넣어 얼린 단순 가공식품이지만 당시에는 별다른 군것질거리가 없었던 터라 아이들에게 인기가 대단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위생관리가 철저하지 않았던 때라 아이스케끼를 먹고 가끔 배탈이 나기도 했다. 정부에서 식품 안전을 위해 식품위생법이 제정되고 빙과류 식품 규격 기준이 마련된 뒤 무허가나 소규모 아이스케끼 업자들은 발을 붙일 수 없었다. 아이스케끼는 얼음을 의미하는 아이스와 케이크를 의미하는 일본어 케끼의 합성어다. 어른들은 물 뼈다귀라고도 불렸다. 전성기는 1950~ 60년대였지만 신문 기록을 보면 1930년대에도 인기를 구가했다. 당시 지면 보도를 보면 도시마다 아이스케끼라는 괴물이 등장해서 어린아이들의 코 묻은 돈을 긁어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스케끼는 이후 빙과류인 하드와 아이스크림으로 나뉘었지만 법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제품이다. 유지방 함량에 따라 6% 이상일 땐 아이스크림 2%에서 6% 사이일 경우엔 아이스밀크, 2% 미만은 샤베트로 불린다. 빙과류에는 유지방이 없다. 계절에 따라 판매량 차이도 커서 여름철엔 빙과류가 많고 아이스크림은 오히려 겨울철에 판매비율이 높다. 제품을 관리하는 정부기관도 아이스크림은 축산물인 원유 또는 유가공품을 주원료로 하기에 농림축산식품부, 빙과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맡는다. 얼마 전 한 빙과업체에서 추억의 아이스케끼를 새롭게 선보여 보름 만에 200만 개가 팔렸다. 최근 유행하는 뉴트로 콘셉트를 적용한 아이스케끼가 대박조짐을 보였다. 빙과업계에서는 보통 신제품 출시 일주일 기준 100만 개 이상 팔리면 시장반응이 좋은 것으로 분석한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하면서 복고적인 아이스케끼가 올 여름 빙과시장에 관심을 끈다. 추억의 아이스케끼로 장기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우울감을 잠시나마 덜 수 있을까.
삽화=권휘원 화백 요즘 지방의원 재량사업비 의혹에 대한 시즌2 수사 여부와 함께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선심성 사업과 관련해 업자와 유착 의혹이 잇따라 보도됨으로써 수사기관도 마냥 불구경할 처지가 아니다. 이번 논란을 차치하고도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지방의원 관련 악재(惡材)들이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작년 유례없는 성추문 여파로 김제에서는 지방의원에 대한 주민소환(탄핵)이 전국 처음으로 추진됐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뿔난 주민들이 부릅뜬 눈으로 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더욱이 지방의회 무용론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들은 내년 선거를 앞두고 부도덕한 사건 연루자에게는 불출마 족쇄를 채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가운데 전주 효자동 일대 경로당 41곳에 방진망이 설치됐는데, 적정 절차가 무시된 채 공사가 강행됐다. 이 과정에 전주시의원 개입설이 파다하다. 또 효자동서신동 경로당 안심카메라 설치 사업도 특정 업체가 미리 알고 계약을 입도선매 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도 논란이 계속되자 감사에 본격 착수했다. 이 밖에 김제시에서도 경로당 110군데에 전기레인지(인덕션)설치를 추진하고 있는데 그중 19개 읍면동 가운데 11곳에만 설치됐다. 한 도의원의 지역구로 알려진 가운데 뒷 얘기가 무성하다. 주먹구구로 추진되면서 업체 돈벌이로 전락한 주민참여 예산사업의 현주소이다. 이른바 주민 숙원사업 예산이라 불리는 재량사업비는 글자 그대로 의원들 쌈짓돈에 불과하다. 차이는 있지만 도의원의 경우 1인당 3~5억원 안팎, 시군 의원의 경우 자치단체 상황에 따라 5000만원~3억원선이 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은 유혹에 노출된 사업임을 입증이라도 하듯 과거 리베이트와 관련해 의원 상당수가 형사처벌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비리 온상으로 낙인이 찍히면서 일부 지역은 재량사업비를 아예 없앴다. 지난 2017년 이들 사업 리베이트 의혹 수사로 도내 정가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전현직 도의원 4명과 전주시의원 2명, 브로커 등 21명이 수사 대상에 올라 고초를 겪었다. 일부 중진은 의원직을 사퇴하며 사실상 정치와의 인연을 끊기도 했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쇄신과 자정노력을 외쳐대지만 그때 뿐이다. 재량사업비는 속칭 장학생 의원을 관리하는 측면도 강해 여론이 부정적이다. 집행부 예산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견제와 감시의 칼날이 무뎌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상임위 직무와 관련해 이해충돌 논란을 야기하는 산하기관 친인척 채용이나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자치단체장과 공생하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이 예산을 내맘대로 쓸 수 있다는 의원들의 비뚤어진 의식과 관행이다. 정해진 규정과 목적에 따라 투명한 절차를 밟아 집행하는 건 물론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들이 생략된 채 제멋대로 운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지탄의 대상이다. 국민 혈세가 투입된 예산인데도 의원 주머니 돈으로 착각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삽화=권휘원 화백 소금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필수 식품으로 각 나라의 경제적문화적 기반이었다. 이탈리아 로마에는 소금을 내륙으로 나르던 살라리아 가도(소금의 길)가 있고, 고대 그리스에서는 노예의 몸무게 만큼 소금을 값으로 치르는 화폐로 쓰였다고 한다. 소금은 과거 전 세계적으로 국가가 관리하는 전매품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 초 나라에서 소금 생산을 관리하는 전매제도가 처음 도입된 뒤 1961년 12월 30일 염전매법이 폐지되면서 제염사업의 민영화가 이뤄졌다. 부안군 진서면 곰소리 곰소 염전은 전국 최상의 품질을 인정받는 천일염 생산지다. 국내 천일염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에 불과하지만 조석 간만의 차가 큰 곰소만에서 생산되는 곰소 천일염은 순도가 높고 몸에 좋은 송화가루가 함유돼 다른 지역 천일염보다 미네랄이 10배 정도 풍부한 고품질 천일염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바닷물을 끓여 소금(화염)을 만들다가 해방 이후부터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는 곰소 염전에서는 매년 4월에서 9월 사이 천일염이 생산된다. 적당한 햇볕과 바람이 부는 5~6월이 가장 피크다. 곰소 천일염은 연간 7~8만 포대(20㎏ 들이, 14톤~16톤) 정도가 생산되는데 인력 부족 등으로 생산량이 줄고 있는 추세다. 곰소 염전은 관광 코스로도 인기다. 부안군 진서면 운호리 왕포마을에서 곰소항을 거쳐 곰소 염전을 둘러보는 부안 마실길 7코스는 곰소 소금밭길로 이름 지어져 관광객들을 맞는다. 부안 변산 마실길의 곰소 염전 유래 안내판에는 일제 말기 연동마을에서 호도(범섬)과 웅연도, 작도를 연결하는 제방을 축조하면서 염전이 형성됐으며, 45㏊의 드넓은 염전에서 생산된 소금은 무기질이 풍부한 식품으로 담근 젓갈이 유명하다고 적혀 있다. 2년전 TV 연예 프로그램에서 유명 연예인 유재석 씨가 곰소 염전에서 천일염을 생산하는 체험 현장이 방영된 뒤 곰소 염전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줄긴했지만 곰소 염전은 여전히 가족단위 관광객과 사진 애호가들이 즐겨찾는 공간이다. 주말이면 전국에서 수 백명의 관광객들이 곰소 염전을 찾으면서 주변 격포 채석강과 적벽강, 내소사 등 부안군 주요 관광지의 관광객도 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 13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염수가 한 달 또는 6개월, 4~5년 안에 우리 바다에 유입된다는 주장이 난무한다. 예상하는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오염수 유입은 기정사실로 수산물과 함께 소금 걱정도 제기된다. 수산물 없이는 살아도 소금 없이는 못산다는 말도 나온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언젠가 고품질 천일염 생산과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곰소 염전에 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삽화=권휘원 화백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젊은 학생들이 피를 흘렸던 419혁명 61주년이 오늘이다. 그날 정의의 함성이 아직도 귓전을 맴도는 것 같다. 억센 비바람에 막 피어오른 꽃잎이 떨어지듯 젊은 학생들이 채 꽃도 피워보지도 못하고 총탄에 쓰러졌다. 수많은 영령들의 희생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냈지만 아직도 반민주 독재가 어른거린다. 지금 우리사회가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가에 많은 국민들이 회의를 느끼며 살아간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은 것처럼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그 단적인 사례가 부동산 투기다. LH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투기광풍이 전국을 휩쓸었다. 광명시흥신도시 개발예정지구에 LH직원등이 사전개발정보를 이용 100억대의 땅을 사들인 사건이 불거져 검경이 수사에 나섰다. 전국 자치단체들도 부동산 투기자를 색출한다고 난리법석이다. 그러면서 원정 투기까지 서슴지 않은 LH직원과 법무사 등이 구속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지금 문제가 아니고 오래전부터 개발예정지역을 중심으로 횡행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여기 내로남불의 전형이 전주시에서도 발생했다. 김승수 시장은 이번에도 부동산 투기세력에 대한 척결의지를 강조하는 등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투기가 의심되는 직원들은 올해 초부터 엄격한 잣대를 적용, 승진을 배제하는 등 강도 높은 인사조치를 취해왔다. 그런데 정작 교사인 부인이 전주시와 인접한 완주군 소양면 일대 농지 2필지 1983㎡를 지난 2010년 구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농지법 위반이다. 1000㎡가 넘기 때문에 경자유전의 원칙에 입각해서 농사를 지어야 했는데 가짜농부로 땅만 소유했다. 이같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일자 김 시장은 곧바로 매각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이 땅은 개발 잠재력이 충분해 부르는 게 값이라고 부동산 관계자들은 귀띔한다. 당장 매각되더라도 엄청난 시세차익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곳은 개별공시지가가 3.3㎡당 4만8000원이고 시세는 8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장은 입이 백 개라도 할말이 없을 것이다. 부인이 한 것이라고 적당히 얼버무리고 태풍처럼 시간만 지나가기를 바랠 것이다. LH사건이 터지지만 안했으면 그대로 땅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직원들과 시민들 앞에서 마치 정의의 사도인 양 부동산 투기자와 전면전을 치르겠다고 한 그의 말이 모두 거짓으로 비춰진다. 한마디로 시장으로 영(令)이 안서게 됐다. 누가 김 시장의 말을 따르겠는가. 국민들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굽 닳은 구두와 청와대 김상조 전 정책실장이 가지고 다녔던 낡은 손가방의 청빈한 이미지에 혀를 내두른다. 시인 신동엽의껍데기는 가라란 시가 떠오른다. 김 시장은 김완주 전 지사의 수행비서로 공직에 입문해 재선 전주시장으로 근무하지만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정책의 일관성이 떨어지고 선거 때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을 많이 챙긴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삽화=권휘원 화백 20년도 더 지난 2000년 4월 9일이다. 그날 오후 전북예술회관 3층 공연장에서 당시로서는 매우 특별한 무대가 열렸다. 이일주 명창의 판소리 인생 60년을 기념하는 난석 이일주의 소리판 이었다. 제자들이 존경의 뜻과 정성을 모아 만든 무대. 이미 명창의 반열에 서있는 중견 명창과 젊은 소리꾼들, 초등학교 유망주들까지 50여명 제자들은 육자배기나 판소리 연창, 단막 창극 놀부전으로 스승의 소리 길을 빛냈다. 그러나 무대의 백미는 역시 자신의 특기를 제대로 발휘하는 <흥부가 중 박타는 대목>으로 화답한 이일주의 소리였다. 명창은 서편제 대가 이날치의 후손이다. 아버지 이기중(이날치의 손자) 역시 판소리를 잘하여 소리꾼으로도 이름을 알렸는데 덕분에 어렸을 적부터 소리를 배운 이일주는 일찌감치 명창 재목으로 주목 받아왔다. 그는 박초월 김소희 명창 문하에서 공부했지만 이후, 동초제 다섯 바탕을 온전히 계승한 오정숙 명창을 사사하며 동초제 소리를 받았다. 대를 잇는 서편제 대신 동초제 소리를 잇게 된 이유다. 그의 소리는 높고 단단하고 제대로 쉰 치열한 소리다. 이 소리는 판소리에서 최고로 치는 자질이기도 한데, 판소리 연구가 최동현 교수는 그를 타고난 기질에 거친 맛과 부드러운 맛, 슬픔과 너그러움, 그리고 깊은 그늘을 표현해내는 좋은 목 구성까지 갖춘 명창으로 꼽아왔다. 소리의 맛을 높이고 화려하게 치장하는 너름새나 아니리 보다 소리 그 자체에 치중하면서도 청중들을 사로잡았던 힘이 여기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건강이 나빠져 꽤 오래전부터 무대에 서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전라북도 지방무형문화재 보유자 자격(동초제 심청가)을 내놓고 명예 보유자가 됐다. 명예 보유자는 연행자가 공연 무대에 더 이상 설 수 없게 되었을 때 선택하는 마지막 자리다. 동초제는 다섯 바탕 중 수궁가를 제외하고는 모두 보유자가 지정되어 있다. 최근 두 명 명창이 그의 뒤를 잇는 심청가 보유자로 인정 예고됐다. 30일이 지나면 정식으로 보유자가 되는 절차다. 들여다보니 같은 시점에 같은 종목, 같은 스승의 제자들이 동시에 보유자 인정을 받는 일은 지방무형문화재 영역에서 극히 이례적이다. 두 명 모두 비교 선택이 불가할 만큼 역량이나 활동 등의 여건을 잘 갖추었다는 결과이니 반갑긴 하나 이례적 결정의 좀더 명쾌한 이유가 궁금해지기도 한다. 한 종목 복수 지정의 길까지 열어놓고도 정작 보유자조차 갖지 못한 동초제 수궁가의 처지(?)를 보면 더 그렇다.
삽화=권휘원 화백 고창 운곡습지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 2009년. 당시 고창부군수로 재직하던 한웅재 전 익산부시장이 휴일마다 읍면지역을 탐방하던 중 아산면 운곡리 일대에 장기간 방치된 폐경 농지가 습지로 탈바꿈한 것을 처음 발견했다. 전북도청 1호 환경 전문직 공무원인 그는 단박에 운곡습지의 가치를 알아보고 생물다양성 조사 등을 통해 환경부로부터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받았다. 이어 2011년 4월 람사르협회로부터 람사르습지로 지정등록됐다. 운곡 람사르습지는 1980년대 초부터 운곡저수지의 물이 영광원자력발전소의 냉각수로 공급됨에 따라 농민들이 경작을 포기한 폐경지가 자연 상태로 유지되면서 산지형 저층 습지를 형성했다. 30여 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게 되면서 원시 습지 형태로 회복되고 자연 생태계의 보고가 됐다.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생물다양성이 더 늘어나 2010년 527종에서 2018년 830여 종으로 증가했다. 특히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1급인 수달과 황새, 2급인 구렁이 삵 알락개구리매 긴꼬리딱새 가시연 긴노랑상사화 등 희귀 동식물의 서식처로 자리 잡았다. 이 곳은 고창 고인돌공원과 인접해 2014년 환경부에서 국가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했고 2017년에는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았다. 최근에는 운곡습지 주변 6개 마을이 치유형 농촌관광지로 각광을 받으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지난해 방문객이 전년보다 1.5배나 늘어났다. 고창군은 지난 10년 동안 운곡 람사르습지 성공을 통해 도내 최초로 람사르습지 도시 국제 인증에 나섰다. 지난해 3월 환경부가 고창 운곡습지와 충남 서천갯벌, 제주 서귀포시 물영아리오름 등 3곳에 대해 제2차 람사르습지 도시 인증을 신청했다. 람사르협약 사무국은 자문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오는 6월 상임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게 된다. 람사르습지도시로 인증되면 람사르 상징을 6년간 지역 농수산물이나 생산물판촉, 생태관광활성화 프로그램 등에 활용할 수 있고 습지보전 이용시설과 생태관광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데 국가 지원도 받을 수 있다. 현재 국내 람사르습지는 창녕 우포늪 고창부안갯벌을 비롯해 23곳이 있고 람사르습지 도시는 순천 창녕 인제 제주 등 우리나라 4개 도시를 포함, 7개국 18개 도시가 지난 2018년 최초로 인증을 받았다. 국내에는 현재 확인된 습지가 총 1700여 곳에 달하고 전북에도 군산 옥산습지 완주 신천습지 남원 요천습지 등 대표적 습지가 다수 있다. 습지가 자연 상태로 복원되면 생물다양성이 늘어나고 생태관광 등을 통해 인간에게도 유익을 준다는 사실을 운곡습지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삽화=권휘원 화백 인사를 앞둔 공직사회는 예외없이 긴장감에 휩싸인다. 특히 승진 대상자들은 발표 때까지 숨막히듯이 속이 타들어간다. 승진이야말로 직장생활하며 최고의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기회다. 그간 아무리 힘들고 괴로웠더라도 이 순간 만큼은 충분하게 보상받은 기분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인사철만 되면 숱한 하마평이 떠도는 가운데 학연지연을 통한 연줄 찾기에 여념이 없는 모양이다. 민선 이후 각 기관 단체장의 인사 스타일은 대동소이한 편이다.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어오거나 함께 일한 사람을 대체로 선호한다. 여기에다 선거 캠프에서 고락을 같이 했으면 전리품(?)을 나누려고 자리로 품앗이한다. 인사 때마다 측근 인사보은 인사 등 시비가 끊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조직 장악과 차기 선거를 겨냥한 이중적 포석이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가끔 도청 주변에선 송하진 지사가 동문인 고려대 출신을 유독 챙긴다고 꼬집는다. 불통 이미지 김승환 교육감도 편중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지 세력인 전교조 출신의 파격 발탁이 대표적이다. 김승수 시장의 경우는 김완주 사단 인맥의 데자뷔이자 도돌이표 인사라고 시선이 곱지 않다. 몇 년 전 도청과 전주시청 안팎에서 널리 알려진 애기다. 과장급인 사무관의 성격이 너무 곧고 직선적이어서 의회기자와 맞서 종종 마찰을 빚었다. 그가 미운 털이 박혀 인사 불이익을 받은 건 짐작한대로다. 하필이면 시장 입장에서 가장 껄끄러운 상대의 심기를 건드린 탓이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직원들 한테는 이 간부가 베스트로 뽑힐 정도로 평가가 호의적이었다. 바람막이 역할은 물론 업무 처리능력에서 후한 점수를 받은 것이다. 결국 그는 나중에 구청장은 물론 3급까지 승승장구했다. 반면에 상상을 초월한 성실함으로 요직에 임명돼 억세게 관운이 좋다는 이도 있다. 단체장의 사적 일정을 어떻게 알아냈는지 행차 장소에 어김없이 나타나 그림자 보좌를 하기 일쑤다. 절대적 신임을 받아 퇴직 후에도 잘 나가는 자리를 꿰차면서 주위 눈총을 받기도 했다. 지난 8일 전북공무원노조가 발표한 간부공무원 베스트워스트 설문조사에 뒷말이 많다. 매년 발표할 때마다 설왕설래는 있지만 조직문화 쇄신 차원에서 신선한 충격이다. 인기 투표라고 폄훼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직원들간 긴장감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긍정 평가를 받는다. 조사는 4개 항목, 13개 지표로 나눠 직업윤리업무능력 등을 검증했다는 것이다. 6급 이하 대상자 80% 이상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른 후폭풍은 어느 정도 짐작이 된다. 인사자료 활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공동체 구성원의 허심탄회한 의견을 애써 외면하는 것도 부자연스런 일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호불호가 갈리는 건 사실이지만 변화를 두려워하는 경직된 조직을 바꾸려는 노력은 눈에 띈다. 때아닌 논쟁이 아니더라도 모처럼만에 공직사회의 활력을 느낄 수 있어 반갑다.
삽화=권휘원 화백 다리는 공간을 잇고 사람을 잇는다. 공간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는 일상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일상 곳곳에서 만나는 다리는 저마다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1995년 개봉한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사람을 연결해 준 다리다. 잡지 표지에 게재할 다리 사진을 찍기 위해 매디슨 카운티에 도착한 사진 작가 로버트(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그 곳에 사는 여성 프란체스카(메릴 스트립)의 나흘간의 사랑 얘기다. 짧은 사랑을 평생 가슴에 간직한 채 인생을 바쳐 가족을 지킨 프란체스카의 삶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로즈먼 다리)에 남겨진다. 1981년 개봉한 또 다른 영화 콰이강의 다리는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이 영국군 포로들을 동원해 콰이강에 군용 철도가 지나갈 다리를 건설하고 영국군이 다리를 폭파하는 내용이다.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에 대한 해석은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이 영화는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남우주연상감독상각색상촬영상편집상음악상을 휩쓸며 명작으로 남았다. 다리는 공간과 사람의 연결을 넘어 건축물 그 자체로도 가치를 갖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The Golden Gate Bridge), 영국 런던의 타워 브리지 등 세계 각국에는 저마다 그 나라의 랜드마크로 인식되는 다리들이 있다. 다리 고유의 공간 연결 기능을 넘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아름답고 유명한 다리들이 많다. 지난 2006년에는 올림픽대교, 서해대교, 진도대교 등 한국의 다리 시리즈 우표도 제작됐다. 부산은 광안대교와 영도대교, 남항대교 등 각기 다른 건축양식을 가진 7개 해안 교량을 묶어 관광자원화 하는 세븐 브릿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에는 해상 교량 드라이브 명소가 많다. 고흥 팔영대교, 완도 장보고대교, 목포대교, 영광 칠산대교 등에 이어 지난 2019년 4월에는 신안군 압해읍과 암태면을 잇는 7.22㎞의 천사대교가 개통했다. 천사대교는 신안군 6개 섬 지역의 공간 연결을 넘어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전북에서도 명소가 될 다리 건설이 추진돼 왔다. 부안군 변산면~고창군 해리면을 연결하는 길이 7.48㎞의 부창대교다. 다리가 건설되면 62.5㎞에 달하는 통행 거리가 1/8 이상 줄고 통행 시간도 50분 이상 단축된다. 부창대교는 부산~경기 파주를 연결하는 국도 77호선(1239.4㎞)에 포함돼 있지만 17년째 표류중이다. 국도 77호선의 유일한 단절 구간이다. 석양이 지는 서해바다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어 가칭 노을대교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 9일 노을대교 건설 예정지를 방문한 국민의힘 정운천 국회의원은 전북 도민들의 17년의 기다림을 이제 끝맺어야 할 때라고 천명했다. 여야의 합심으로 노을대교 건설이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삽화=권휘원 화백 도내 국회의원 수가 10명이지만 그나마 모래알이다. 당선될 때는 원팀으로 똘똘 뭉쳐 지역발전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으나 지금은 각개약진이다. 자신의 지역구 일이 아니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서남의대 폐교로 생긴 정원 49명의 남원공공의대 설립 문제도 남원이 지역구인 무소속 이용호 의원과 김성주 의원 정도만 신경 쓰지 나머지는 강 건너 불구경 식이다. 부산이나 광주 전남의원들은 지역이해가 걸리면 여야를 떠나 원팀으로 움직인다. 예산 국회가 열리면 아니꼬울 정도로 서로가 챙긴다. 최근 경북대와 전남대가 캠퍼스 혁신파크 신규사업지로 최종 선정됐다. 교육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가 공모한 이번 사업에 전북대 등 전국 23개 대학이 응모, 2개 대학이 최종 선정돼 학내에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게 되었다. 전남대 선정은 광주시가 80억을 지원키로 한 것과 광주 전남 국회의원들이 한 몸이 되어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한 게 주효했다. 전주혁신도시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안되는 이유가 부산지역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반대하기 때문에 안된다. 물론 인프라 구축이 안된 측면도 있지만 그 보다는 전북정치력이 약한 탓이 크다. 중앙정치권에서 보면 전주와 전북은 안 보인다. 그 이유는 전북정치권의 존재감이 약하기 때문이다. 중진이 없고 초재선으로 전북정치권이 짜여진 게 문제다. 국회는 철저하게 선수(選數)를 존중, 상임위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전북이 그만큼 소외 당하고 있다. 민주당 일색인 전북에서 지사와 전주시장이 엇박자로 노는 것도 지역발전의 걸림돌이다. 역대 지사와 전주시장과의 관계가 협력관계가 아닌 치받는 관계가 돼버린 게 문제다. 유종근 지사와 김완주 시장, 김완주 지사와 송하진 시장, 송하진 지사와 김승수 시장 관계가 묘하게도 시장이 지사를 치받는 관계가 돼버려 전주발전이 안된다. 전북 인구 180만 붕괴도 전주가 도청소재지 기능을 다하지 못한 탓이 크다. 재선한 송 지사나 김 시장이 계속 불편한 관계가 지속돼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송 지사가 시장을 두번이나 역임해 전주시정에 도움주고 싶어도 김 시장이 마이웨이로 가버려 남남 보다도 못한 사이가 돼버렸다. 지사를 꿈꿔온 김 시장이 특례시를 만들려고 강한 집착을 보였지만 결국 송 지사의 반대로 좌절되자 앙금만 남았다. 그 여파로 전주시정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보는 꼴이 되었다. 전북도가 추진한 국제금융센터 건립도 송 지사와 김 시장이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댔으면 얼마든지 풀 수 있었다. 도가 재정적으로 시를 도와 전북은행 본점을 매입토록 해서 시청을 옮기도록 하면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전북은행이 반대해서 일을 그르친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전북은행은 주식회사라서 잘못 투자하면 배임문제가 생긴다. 서한국 전북은행장은 부산은행처럼 도움 달라는 건 아니고 최소한 손해 보지 않도록만 해주면 혁신도시에 50층 이상의 국제금융센터를 지어 본점도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단체장의 불편한 관계가 전북발전을 꼬이게 만들었다.
삽화=권휘원 화백 모든 업적은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않은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합니다.룰라란 이름으로 친밀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이 2010년 임기를 마치면서 눈물로 전한 퇴임사다. 그를 두 번이나 선택했던 브라질 국민들은 그해 12월, 퇴임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87%의 높은 지지율로 그를 환송(?)했다. 1945년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학교교육이라고는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 열네 살 때 정식 노동자가 된 그는 노동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노조위원장이 되었다.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권익을 위해 앞장선 그는 뛰어난 지도력으로 신뢰와 지지를 받았다. 군부 독재 정권이 나라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파업 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그는 1980년 노동자당을 창립해 정치에 입문했다. 연방하원의원을 거쳐 대통령선거에 도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던 그는 네 번째 도전한 2002년 대선에서 당선했다. 강경 노조 지도자, 급진 좌파의 이미지를 벗고 중도 좌파로 변신한 덕분이었다. 빈곤과 심각한 국가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빈곤층에 집중했던 그는 볼사 파밀리아 같은 사회 지원 프로그램으로 브라질 경제를 일으켜 세웠다. 그가 집권했던 8년 동안 브라질은 국가 부채를 해결했고 빈민은 줄었으며 세계 8위 경제대국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퇴임한지 7년 만에 뇌물 수수혐의를 받는 부도덕한 정치인으로 몰락했다. 2014년 시작된 부패척결수사의 집중적인 타깃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위기의 민주주의-룰라에서 탄핵까지>(감독 페트라 코스타)는 브라질 첫 여성 대통령이었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 그의 후견인인 국민 영웅 룰라가 어떤 정치적 메카니즘에 의해 탄핵이 되고 부도덕한 정치인으로 몰락하는가를 기록한 영화다. 부패척결을 내세운 일명 세차 작전. 수사 지휘에 나선 세르지우 모루 검사의 집요하고 편파적인 수사방식, 그런 모루 검사의 말을 그대로 받아쓰면서 마치 권력비리를 캐고 있는 양 착각하는 언론의 여론몰이, 정치적 셈법에만 몰두해 있는 정치인들의 공격 등 영화에서 만나는 면면들이 어쩐지 낯설지 않다. 지난 3월초 브라질 대법원이 룰라 전 대통령에게 내려진 실형을 모두 무효화했다. 피선거권을 빼앗겼던 룰라에게 출마의 길이 열리면서 브라질 정세가 요동치고 있는 모양이다. 이미 대선 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룰라는 1위다. 브라질 국민들이 룰라의 귀환을 반기는 이유가 있을 터. 대선을 앞둔 우리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삽화=권휘원 화백 모악산 자락에 있는 김제 금산면만큼 우리나라에서 종교 성지가 많은 곳은 없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금산사와 기독교 초기 ㄱ자 교회인 금산교회, 증산교의 성지인 증산법종교 본부, 그리고 전북지역 초창기 천주교 3대 성당 중 하나인 김제 수류성당이 금산면에 있다. 지난 5일 13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김제 수류성당이 전라북도 문화재로 지정됨에 따라 금산면지역 4대 종교의 성지가 모두 문화재로 등재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금산사는 국가 중요사적으로, 증산법종교본부는 국가등록문화재로, 금산교회와 수류성당은 전북도 문화재다. 1890년대 완주 화산 되재성당과 익산 망성 나바위성당과 함께 호남 3대 성당으로 꼽는 김제 수류성당은 1889년 베르모렐 요셉 신부가 완주 구이면 안덕리에 세운 배재본당이 그 모태였다. 이후 수류로 성당이 이전되고 1901년 성당 봉헌식을 거행했다. 하지만 수류성당의 역사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2대 조조 주임신부가 갑오동학농민혁명 와중에 순교하고 한국전쟁 때는 인민군이 성당에 불을 질러 신부와 수도자 신도 등 50여 명이 학살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수난과 시련 가운데도 동양권에서는 가장 많은 신부를 배출, 화율리에서만 15명의 신부가 나왔고 수도자들도 많다. 한국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수류성당에는 전북 최초의 신식학교인 인명학교가 세워져 한문과 신학문이 가르쳤고 후에 화율국민학교로 바뀌었다. 당시 수류성당의 관할은 김제뿐만 아니라 부안 정읍 순창 고창 담양 장성까지로 그 영향력이 컸다. 성당 본당은 한국전쟁 때 소실돼 1959년 재건됐지만 1890년대 지어진 종탑 현재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 지난 2003년 신부와 스님, 그리고 아이들이 축구를 통해 화합과 꿈을 이루어 가는 영화 보리울의 여름이 수류성당과 화율초등학교, 귀신사 등지에서 촬영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김제시에선 지난 2002년부터 수류성지 성역화와 함께 문화재 지정작업에 나서 20년 만에야 전북도 문화재로 등재됐다. 이제 김제 금산면지역 4대 종교 성지가 모두 문화재로 지정된 만큼 김제시에서는 이들 종교문화자산을 잘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세워야 할 때다. 명산인 모악산과 함께 종교문화 유적지구로 조성하고 서로 연계해서 순례길이나 탐방코스 등으로 관광 상품화하면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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