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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광복 75주년을 앞두고 일본 내 진보언론인 도쿄신문이 아베 정부와 일본 사회에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논평을 내 한국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도쿄신문은 지난 11일 자에 게재한 전후 75주년 특별 사설에서 남의 발을 밟은 사람은 밟힌 사람의 아픔을 모른다며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 등을 부정하는 아베 정부와 국민들에게 자성을 촉구했다. 사설은 첫머리에서 역사에 어두운 부분이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는 건 그 나라의 도의적 입장을 강하게 만든다는 구리야마 다카카즈 전 외무차관의 월간지 기고 내용을 인용했다. 이어 어느 나라의 역사에도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지만 일본에서는 빛만 골라서 말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고 꼬집고 일본은 (한국을 탓하기에 앞서) 먼저 역사에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실례로 사설은 군함도(軍艦島)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약속 파기 논란을 거론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5년 군함도를 비롯해 메이지(明治) 일본 산업혁명 유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을 당시 한국 정부의 요구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권고에 따라 강제로 끌려왔던 한반도 출신자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들을 기리기 위한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올해 초 도쿄도에 개관한 산업유산정보센터에 약속했던 것과 달리 강제징용을 부정하는 섬 주민의 증언 및 자료를 전시해 일본 내에서조차 역사 왜곡이란 비판이 일었다. 사설은 이와 관련 최근 한일관계에선 일면적(한쪽으로 치우침)인 역사관이 현저하다면서 한반도 식민지배 계기가 된 러일전쟁에 대해 아베 총리가 식민지 지배하에 있던 많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용기를 줬다고 언급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관련해서도 일본 정부가 협정을 이유로 뿌리치기 전에 당시 고통에 공감하는 자세를 보여줬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일본의 진정한 반성 없인 실타래처럼 꼬인 한일관계의 매듭을 풀기는 어렵다. 역사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도쿄신문의 충고를 아베 총리는 귓등으로 흘려보내선 안 된다.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는 지난 1970년 폴란드를 방문했을 때 나치에 의해 희생당한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독일은 지금도 과거의 잘못에 대해 끊임없이 반성하고 있다. 반성 없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JB금융지주가 상반기 순이익 1882억원을 달성했다는 최근 언론 보도가 눈에 띈다. 전년 대비 7.8% 줄어든 실적이지만 코로나 사태를 감안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자체 평가도 덧붙였다. 아울러 JB우리캐피탈도 548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등 은행과 비은행 자회사 모두 뚜렷한 성장세를 이뤘다고 때아닌 홍보전에 열을 올렸다. 고마워요 50년, 함께해요 100년JB전북은행이 지난해 창립 50주년에 내걸었던 슬로건이다. 이 문구처럼 한결같이 은행을 애용해 준 고객들이 정말 고마웠는지, 아니면 그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은 다했는지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나 온 50년 고객 사랑으로 성장해 왔지만, 앞으로 100년도 함께 할 것인지 고객들 선택이 자못 궁금해진다. 2011년 자산 10조원 시대 개막과 함께 전북은행은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도약을 꿈꿨다. 2013년 JB금융지주 설립을 통해 JB우리캐피탈과 JB자산운용에 이어 광주은행까지 품에 안으며 몸집을 키워 나갔다. 2016년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을 인수함으로써 지방은행으론 첫 해외진출의 이정표를 세운 바 있다. 이처럼 공격적인 경영 마인드에 비해 고객서비스 반응은 다소 아쉽다.비 올 때 우산을 뺏어간다고 볼멘소리가 많다. 불가항력적인 요인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돈을 못 빌리는 것은 물론 기존 대출이자까지 덤터기 쓴다. VIP 고객대접은 옛말이고 신용평가에만 의존한 채 퇴짜 놓기 일쑤다. 전북은행은 지난 5월 금융소비자연맹이 발표한좋은 은행평가서 전국 18개 은행 중 16위에 머무는 불명예를 안았다. 긴급재난금 대출 때도 구설에 올랐다. 정부의 눈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안내문자를 발송했지만 한 푼이라도 아쉬운 서민들은 좌절했다. 문자 그대로 비상 상황의긴급대출 인데도 여전히 신용등급의 벽에 막혔다. 주변에 비빌 언덕이 없는 이들에겐 해주는 척 시늉만 하는 은행 측이 야속하기만 하다. 지금도 도내 가계대출 60% 가까운 서민들이 이자가 비싼 제2금융권을 이용하며 힘겨운 삶을 버텨내고 있다. 디지털 뱅킹시대 갈수록 은행 갈 일이 줄어 든다. 스마트폰 앱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어지간한 은행 업무는 해결한다. 최첨단 시스템 경쟁이 불을 뿜으면서 은행의 설 자리는 점차 좁아지게 마련이다. 은행도 군살빼기 일환으로 인력감축과 점포축소를 진행한 지가 꽤나 됐다. 코로나언택트이후 이런 움직임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돼지저금통 안고 은행을 찾던 아련한 추억과 함께 고객사랑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요즘이다. 문화장학사업은 물론 사회복지 나눔행사를 통해 이웃사랑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금융서비스 에서도 고객 사랑을 받은 만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외부실적 홍보에만 치중할 때가 아니다.전북은행, 함께해요 100년
우리나라의 법정 공휴일제는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다. 일요일과 국경일을 비롯 1월1일, 설날,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현충일, 추석, 성탄절, 보궐선거를 제외한 각종 선거 투표일을 공휴일로 정하고 있다. 공휴일로 지정했다가 정부 방침으로 바뀐 국경일과 기념일도 있다. 식목일(4월5일)은 2006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됐고, 제헌절(7월17일)은 2008년 쉬지 않는 국경일로 바뀌었으며, 한글날(10월9일)은 1991년 까지는 공휴일이었다가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여론에 따라 쉬지 않는 국경일로 지정된 뒤 2013년부터 다시 공휴일로 지정되는 곡절을 겪기도 했다. UN데이(국제연합일, 10월24일)도 1975년 까지 법정 공휴일로 지켜졌지만 1976년 북한이 UN 산하기구에 가입하자 박정희 정권이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공휴일 지정을 폐쇄했다. 법정 공휴일 이외에도 정부는 필요에 따라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임시공휴일을 시행하고 있다. 첫 임시공휴일은 1962년 4월19일 이었다. 1961년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이 집권의 정당성 확보를 노려 이듬해 4.19 혁명 기념일을 공휴일로 지정한 것이다. 이후 임시공휴일은 이제까지 모두 60차례 있었다. 그 가운데 이색적인 임시공휴일도 있었다. 1969년 7월21일 미국 아폴로11호의 역사적인 달 착륙을 기념해 이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으며, 우리나라 주최로 최초 올림픽이 열린 1988년 9월17일과 한국 축구팀이 4강을 차지한 2002년 한일 월드컵의 폐막 다음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응원에 지친 국민들에게 하루 휴식을 취하라며 선심을 쓰기도 했다. 정부가 다음 주 월요일(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토요일인 광복절(15일)부터 사흘동안 연휴가 이어지게 됐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친 의료진과 국민들에게 휴식권을 보장하고, 침체된 내수경기에 도움을 주기 위한 조치라는 정부 설명이다. 계속되는 장마 비로 여름휴가를 망친 직장인들에게는 아쉬움을 해소할 좋은 기회가 될 성 싶다. 그러나 이같은 임시공휴일 지정에도 소외되는 계층이 적지 않은 현실이 심각한 우리 사회 양극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 상 임시공휴일 적용은 300인 이상 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 300인 미만이나 자영업의 경우는 유급휴일이 의무가 아니고 권고대상일 뿐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속 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이번 임시공휴일 휴무 여부를 조사해 지난 주 밝힌 결과에 따르면 확실하게 쉰다고 응답한 기업은 28%에 불과했다. 2015년과 2016년 지정된 임시공휴일에도 중소기업 60%이상이 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임시공휴일에 쉬지 못하는 근로자들은 상대적 박탈감만 커질 수 밖에 없다. 휴식이 가장 절실한 이들이 공평한 혜택을 누리기는 커녕 자신의 처지를 되새겨보며 한숨짓는 하루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전북하면 새만금사업이 쉽게 떠오를 정도로 30년 가까이 전북 대표사업으로 각인되었다. MB때 삼성에서 투자한다고해서 큰 기대를 걸었으나 대도민 사기극으로 끝나 결국 전북은 닭 쫓던 개 지붕쳐다보는 꼴이 되었다. 사실 새만금사업이 당초 계획했던 것에 비해 개발기간이 늘어짐에 따라 분양은 물론 투자유치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 국가백년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홍보하지만 그걸 그대로 믿는 도민들이 거의 없다. 그만큼 국가가 신뢰를 주지 못한 탓이 크다. 새만금사업이 추진 기간에 비해 개발이 더디다보니까 중국 상해 푸동지구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져 해외자본 유치도 안되고 있다.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새만금사업이 전북의 희망임에는 분명하지만 아웃풋(output)이 발생하지 않아 전북경제를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국가예산 확보철만 닥치면 도나 전북 국회의원들이 새만금관련예산을 확보하느라 진땀을 뺐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들어 해마다 1조원 이상의 예산을 확보해서 동서와 남북간 간선도로와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 건설이 한창 진행중이다. 문제는 항상 새만금사업비 확보 때문에 다른 사업비를 제때 확보하지 못했다. 전북도도 산간부를 이루는 전라선 통과지역과 평야부에 해당한 호남선 통과지역간에 지역균형발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용담댐이 건설돼 도민 절반 가량이 안정적으로 식수를 공급받은 것은 천만 다행이었다. 지금까지 전북에서 추진한 사업중 용담댐건설사업 만큼 잘한 사업이 없었다. 누가 뭐래도 강현욱 전지사의 공이 컸다. 이 사업이 이뤄지지 않았으면 지금도 전주를 비롯 익산 군산이 여름철만 닥치면 상수원 확보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장차 정읍시도 용담댐 물이 공급된다면 옥정호 상수원을 해제해서 종합수상관광지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제는 전북도가 정읍시와 협력해서 용담댐 물이 공급되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로 임실군과 정읍시가 옥정호를 개발해 또다른 관광지로 거듭날 것이다. 전북도 다른 시도처럼 대규모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부안과 고창 주민들이 찬성하는 부창대교건설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새만금사업이 상당히 진척돼가고 있어 지금이 이 사업을 추진할 적기다. 부창대교가 건설되면 부안권과 고창권이 하나의 관광권으로 발전해 갈 수 있다. 민주당 일색인 전북의원들이 힘을 모으면 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다시는 도민들이 김제공항건설을 중단시킨 우(愚)를 범해선 안된다. 지금까지 전북에서 가장 잘못한 일은 김제공항건설중단이었다. 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됐으면 새만금에 공항을 만들 것도 없이 전북의 하늘길이 활짝 열려 지역발전이 앞당겨졌을 것이다. 도내 국회의원들이 민주당 도당위원장 선출 때문에 원팀정신이 깨졌지만 부창대교 건설사업에 힘을 합치면 다시 원팀을 복원할 수 있다. 전북은 정치권의 세력이 작아 원팀으로 뭉치지 않고 각개약진하면 발전할 수 없다.
10여 년 전, 스위스의 바젤을 들른 적이 있다. 바젤은 라인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시가지 그 어디를 가나 고풍스럽고 아름다웠다.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과 20개 가까운 박물관, 고딕양식의 대성당 등 역사 깊은 공간들 덕분이다. 그런데 바젤을 아름다운 도시로 기억하게 된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시가지를 답사하던 날, 자전거를 탄 청년들을 만났다. 자전거에 삼각형 깃발을 꽂고 줄지어 달리던 청년들은 바젤을 안내 해주던 지인의 친구들이었다. 덕분에 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들은 바젤의 시의원들이었다. 20대 청년들이 여러 명 의회에 입성한 것도 그렇지만 일상적으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며 시민들을 만나고 토론하면서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찾아내는 열정이 놀라웠다. 바젤을 떠올릴 때면 지금도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거리를 누비던 자전거 탄 젊은 시의원 일행이 먼저 생각난다. 그만큼 그들의 모습은 신선하고 아름다웠다. 지난해 말, 서른네 살 세계 최연소 나이로 총리가 되어 화제가 됐던 핀란드의 산나 마린 총리가 결혼식을 올렸다는 소식이다. 이런 저런 사적 이야기가 함께 쏟아지지만 주목을 모으는 것은 따로 있다. 코로나 사태를 훌륭하게 해결해낸 마린 총리에 대한 평가다. 핀란드는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4개국 중 코로나 피해가 가장 적다. 선별진료,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공급 등 정부가 코로나 상황에 잘 대처한 덕분이다. 그런데 쏟아져 나온 기사 대부분이 코로나를 잘 해결해냈다는 평가를 전하면서 최연소 총리임에도~를 전제한다. 의외(?)의 성과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쓸데없는 우려는 이런 경우에도 어김없이 끼어든다. 요 며칠,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원피스 복장이 화제다. 밝은 색 발랄한 원피스를 입은 국회의원은 지금까지의 국회 풍경으로 보자면 낯설긴 하다. 그러나 이즈음의 논란은 낯설어서 화제가 되는 수준을 넘어선다. 돌아보면 2003년에도 유시민 개혁국민정당 의원이 티셔츠에 흰색 면바지(통칭 빽바지)를 입고 본회의장에 참석해 논란이 됐다.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의 항의가 워낙 거세 그는 끝내 의원 선서도 하지 못했다. 17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것은 없다. 원피스 입은 류의원 사진 기사에 붙은 혐오 댓글들은 청년과 여성에 대한 성적 비하를 가리지 않는다.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경계와 왜곡이 더 깊어졌다는 증거다. /김은정 선임기자
소설에 심취했던 청소년 시절, 누구나 한 번 쯤은 탐정물에 흠뻑 빠져들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일상적인 사소한 단서를 실마리로 예리한 관찰과 논리적인 추리를 통해 해법을 찾아가는 탐정 이야기는 책을 한 번 잡으면 놓기 힘들게 할 만큼 흥미진진하다. 사설탐정하면 떠오르는 대명사가 영국 작가 아서 코넌 도일(18891930)이 창조한 탐정 셜록 홈즈다. 셜록 홈즈는 코넌 도일의 첫 작품 주홍색 연구에 처음 등장한 이래 1927년 까지 장편 4편과 단편 56편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셜록 홈즈 시리즈물은 영화나 TV드라마, 애니메이션, 뮤지컬등 여러 작품으로 리메이크됐다. 1994년에는 일본의 탐정 추리만화 명탐정 코난이 누적 판매부수 2억부를 넘기면서 청소년들의 인기를 끌기도 했다. 현재 대부분의 해외 선진국들은 사건의 해결 기여도를 인정해 사설탐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가운데 우리나라를 제외한 모든 회원국들이 사설탐정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1850년 세계 최초로 사설탐정 제도를 도입한 미국을 비롯 일본, 독일, 영국에서 각각 2만6만여명의 사설탐정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사설탐정들은 개인 문제에 대한 조사 뿐 아니라 보험사기 적발, 기술 유출 추적, 기업 인수 합병(M&A)을 위한 자료 수집 등 전문 분야에 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신용정보법에 따라 탐정 업무는 물론 탐정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도 금지해 왔다. 그러나 2018년 6월 헌번재판소가 사생활등 개별법을 침해하지 않는 탐정 업무는 가능하다고 판시함에 따라 국회가 지난 2월 신용정보법에서 탐정업 금지조항을 삭제하면서 탐정업이 합법적으로 가능해졌다. 개정법안이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어제(5일)부터 시행돼 우리나라에서도 사설탐정 사무소 개업이 공식적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사설탐정업이 불법으로 규정되면서 심부름센터나 흥신소 같은 업소가 고객 의뢰를 받아 사건, 사고, 정보 등을 조사해 왔다. 배우자의 불륜증거를 찾는 등 불법행위로 사회문제화 되기도 했다. 이들 업체가 합법화되면 국가가 인정하는 민간조사업체를 통해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그러나 탐정업 합법화에 따른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나친 개인 사생활 침해나 도청 감시 등 불법활동을 통해 취득한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지 않은 사설탐정 사무소나 민간 자격증 남발 같은 폐해를 막기 위한 공인 탐정법 같은 입법적 뒷받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인환 논설고문
이상직 국회의원 이상직의 반전드라마가3일 천하로 끝났다. 민주당 차기 도당위원장 후보로 지난 27일 단독 등록하고 30일 전격 사퇴했다. 예측불허 돌발 변수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종착역은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 이었다. 대반전의 시작은 지난 25일 주말 전후로 추정된다. 후보 선출을 둘러싼 이상직김성주 의원의 팽팽한 기싸움이 이 때를 기점으로 이 의원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상황이 돌변 했는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 의원의 단독 출마로 뜨거웠던 후보선출 문제가 마무리 되자 선거 분위기는 일순 맥이 빠졌다. 뭔가 찜찜하고 이상하리만치 개운치가 않았다. 애초 총선 직후만 해도이상직 도당위원장은 떼어 놓은 당상이었다. 이 때 김성주 의원이 경선 불사를 외치며 출사표를 던짐으로써 2파전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이후 3개월 이상 이상직김성주 의원을 놓고 의원들이 장고를 거듭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원팀정신의 합의추대 원칙만 재확인 했을 뿐이다. 그런 가운데 후보등록 당일 김 의원의 갑작스런 하차 소식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끝까지 출마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았던 그가 하룻밤새 뜻을 접었다. 원팀정신을 훼손하지 않겠다는아름다운 양보로 포장 됐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기가 쉽지 않았다. 과정을 복기하면 더욱 그러했다. 후보 등록일이 다가오자 의원들이 막바지 후보 단일화를 시도했다. 지난 2021일 서울서 모여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추대가 아닌 경선으로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았다. 실제 이때부터 각 캠프도 경선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주변에선원팀정신의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런 상황에서이상직 단일후보가 급조된 셈이다. 극적인 깜짝카드가 나온 직후 한병도 의원 중재설이 모락모락 피어 올랐다. 한 의원 이야말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며 문재인 정부에선 전북 최고 실세로 꼽혀왔다. 더구나 그는 이번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도전하며 전북 의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듯 이상직 의원도 28일 도의회 회견에서 한 의원과 이 문제를 상의했고,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그를 중심으로원팀정신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원팀정신 훼손은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김 의원 입장에서도 당시 불출마 결정은밑지는 장사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끝까지 경선을 관철시켜 승자가 된다 해도원팀정신 훼손이라는 원죄에서 비껴갈 수가 없다. 이럴 바에야 혼전 상황에서 흔쾌히 양보함으로써 이미지 관리뿐 아니라댓가도 기대해 봄직한 승부수 였다는 평가다. 그렇지만 합의 추대가 아니었기에 결국은원팀정신도 훼손되고, 반전드라마 해피엔딩도 볼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김영곤 논설위원
지질공원이란 개념이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불과 10년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2010년 제주도가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면서부터 국내에서도 지질공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어 2011년 우리나라에도 국가지질공원제도가 처음 도입되었고 현재는 국가지질공원 13곳과 세계지질공원 3곳을 보유하고 있다. 지질공원은 단순히 지질을 다루는 것만이 아니라 지질유산의 보전과 교육 및 관광 분야에 적용해서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며 생물고고역사문화 등을 망라해 지역주민들이 관리하는 개념이다. 국가지질공원은 지난 2012년 제주도와 울릉도독도가 최초로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은 이후 2013년 부산, 2014년 무등산권 청송 강원평화지역 등 3곳, 2015년 한탄강임진강, 2017년 전북 서해안권 경북 동해안 강원 고생대 등 3곳, 2019년 진안무주 백령대청 등 2곳이 지정받았다. 지난달엔 충북 여천리 돌리네와 고수동굴 도담삼봉 등 단양 지질공원이 국가지질공원으로 선정됐다. 세계지질공원은 2010년 한라산 만장굴 주상절리대 천지연폭포 등을 포함한 제주도에 이어 2017년 청송, 2018년 무등산권 등 3곳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됐다. 전북지역은 부안 채석강과 적벽강, 고창 갯벌 운곡습지 고인돌군 등 서해안권 520.3㎢와 마이산 구봉산 운일암반일암 용추폭포 천일폭포 금강 벼룻길 등 진안무주 1154.62㎢가 국가지질공원으로 등재됐다. 여기에 지난해 신청한 군산 산북동 공룡발자국화석지와 고군산군도 9개 섬 지역이 지난달 국가지질공원 인증 후보지로 선정됐다. 고군산군도는 9000만 년 전, 선캄브리아기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60여 개 섬으로 이뤄졌고 이중 천연기념물 제501호인 말도 습곡구조와 선유도 망주봉 무녀도 쥐똥섬 등이 포함됐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오는 2022년 국가지질공원 인증 목표로 준비 중이다. 특히 2017년 국가지질공원으로 등재된 부안고창 서해안권은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도전한다. 지난해 환경부로부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신청 자격이 주어지는 국내 후보지로 선정됨에 따라 지질조사 연구용역 등을 통해 내년에 도전장을 낼 계획이다. 부안고창 서해안권과 고군산군도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과 국가지질공원으로 등재되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지질명소로서 생태문화 지질탐방 관광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순택 논설위원
중국 모택동은 권력은 총부리에서 나온다고 했다. 공산주의 체제하에서는 군을 장악한 사람이 권력을 장악하기 때문에 그렇다. 반대로 민주주의 국가는 국민주권체제라서 선거를 통해 권력을 획득한다. 바로 권력이 표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선거에서 승리해야 권력을 장악하고 정통성을 확보할 수 있다. 표에서 권력이 나오므로 한표라도 더 얻으려고 난리법석을 떤다. 지난 1995년부터 단체장 선거가 시작되면서 관선시대의 종말을 고했다. 지사를 비롯 시장 군수를 주민들이 직접 뽑기 때문에 그만큼 단체장의 권한이 세졌다. 과거 관선때와는 비할바가 아닐 정도로 단체장의 권력이 강해졌다. 예산을 편성하고 직원들의 인사권을 직접 쥐고 있어 가히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왔다. 특별한 흠결이 없는 한 3연임 12년간 하는 게 일반화됐다. 자칫 공직자들이 단체장 한테 미운털 박혔다가는 아예 공직을 그만두거나 한직에 머무를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민선시대로 접어들면서 공직은 물론 지역사회의 풍속도가 많이 변했다. 지방자치가 부활되면서 리더그룹의 변화가 생겼다. 관선시대에 시장 군수한테 영향력을 행사해오던 유지그룹이 쇠락하면서 지방의원이 새로운 실력자로 떠올랐다. 과거에는 유지들이 단체장의 자문역 정도에 그쳤지만 민선시대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지방의원들이 단체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이 법적으로 보장돼 새로운 파워그룹이 됐다. 생활자치라고 하지만 제도의 틀속에서 집행부 한테 감놔라 배놔라 할 정도로 상전이 되었다. 정당공천제가 실시되면서 정서상 전북은 민주당이 권력을 장악해 누가 더 권리당원을 많이 확보하느냐 그 여부에 따라 권력이 판가름 난다. 무소속이나 민주당적이 아닌 단체장도 있지만 대부분은 민주당 소속이다. 통상 민주당 단체장 후보 결정은 권리당원 50% 시민여론 50%를 합산해서 결정하기 때문에 누가 더 권리당원을 많이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리당원 주가가 치솟는다. 권리당원이 권력을 만드는 주체로 작용하기 때문에 존재감이 강화된다. 사실 단체장이 권리당원 지지로 권력을 잡았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이들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정보와 예산을 쥔 단체장이 이들을 우군으로 관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같은 편이면서 동지적 관계로 가기 때문에 이쪽에 끼지 못하면 거의 국물도 없다. 이 때문에 권리당원을 많이 만들어주는 사람이 실력자면서보이지 않는 손역할을 한다. 그러나 때로는 악어와 악어새 관계처럼 공생관계를 형성한 것이 낭패를 볼때도 있다. 지역에서 자영업자나 건설업자들이 이 카테고리안에 못 끼면 수의계약 한건도 못한다. 단체장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느냐에 따라 사업성패가 갈린다. 선거가 가까워지면 권리당원 확보와 유지 때문에 실탄이 그래서 많이 들어 간다. 표로 죽고 사는 선출직은 말 많고 까다로운 화이트 칼라 보다는 블루 칼라를 더 선호한다. 블루칼라쪽이 가성비가 높기 때문이다.
1970년 12월 24일, 문명대 교수가 이끄는 동국대 박물관 조사단이 선사시대의 암각화가 새겨진 암벽을 발견했다. 울산 울주군 일대의 불교유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였다. 국보 147호로 지정된 울주군 천전리 각석이다. 그리고 1년 뒤 문 교수는 또 다른 암각화가 새겨져 있다는 반구대 답사에 나섰다. 천전리에서 대곡천을 따라 하류로 내려오다 만나는 반구대 아래쪽의 바위들. 조사단의 눈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늑대와 사슴, 호랑이와 표범, 사람과 고래 등 무려 300여개에 이르는 그림이 바위에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 신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에 이르는 암각화의 존재.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발견되었다하여 크리스마스의 선물이라고도 불리는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다.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걸작으로 꼽히는 선사시대의 유산 반구대 암각화가 또다시 물에 잠겼다. 며칠째 이어지고 있는 장맛비 때문이다. 암각화가 물에 잠기는 것은 악재 중에서도 악재다. 특히 반구대 암각화의 경우는 1965년 하류지역에 사연댐이 조성되면서 해마다 댐 수위가 올라가는 7~8개월 동안 물에 잠겨 있는 등 노출과 침수를 반복하면서 이미 치명적인 훼손의 위험에 놓여 있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그 형체를 확인할 수 있는 그림은 300여개 중 20여개 뿐. 암각화 대부분이 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희미해졌다. 더 이상 반구대 암각화를 물에 잠기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가 더 절박해진 이유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같은 내용으로만 벌써 일곱 번째 청원이다.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 문제가 예나 지금이나 해결된 것이 없다는 증거일터다. 여러해 전, 문화재청이 반구대 암각화 태스크포스를 꾸려 보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무산된 모양이다. 들여다보니 눈에 띄는 또 다른 움직임이 있다. 반구대 암각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이다. 이미 2010년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어 있는 상태이니 지난해부터서야 본격화된 정식 등재 추진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런데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사연댐 완공 이후 50년 넘도록 훼손이 지속되고 있는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 없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일은 과연 온당한 일인가. 앞뒤 순서가 바뀐 형국을 보니 우리에게 기적처럼 찾아온 수천 년 전의 문화유산 반구대 암각화의 수난이 더 안타깝다.
소녀상 앞에 무릎 꿇은 남성 조형물 하나가 국내외적으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한국자생식물원에 있는 영원한 속죄(A heartfelt apology永遠の贖罪)라고 이름 붙은 이 조형물이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를 형상화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찬반 논쟁이 뜨겁다. 일본에선 정부와 정치권 언론까지 나서서 강력히 반발하는 등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사실이라면 한일 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직격했다. 일본 언론과 정치권도 강제징용 문제 등 한일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조형물이 공개된다면 양국 간 새로운 불씨가 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신속하게 조형물을 철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측의 격한 반응에 우리 외교부는 정부와 무관한 민간 차원의 행사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어 정부로서는 외국 지도급 인사들에 대한 국제 예양(禮讓)이라는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민간 차원이지만 외국 정상에 대한 외교적 예우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한일간 논란의 이슈가 된 이 조형물은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있는 위안부 소녀상 앞에 양복을 입은 한 남성이 무릎을 꿇고 엎드려 사죄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조형물을 만든 왕광현 조각가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합당하게 받았어야 할 속죄를 작품으로나마 표현했다면서 일본이 진심 어린 사죄를 통해 새롭게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 파주 임진각의 평화누리공원에 설치된 평화의 발을 제작하기도 했다. 논란이 증폭되자 한국자생식물원 측은 다음 달 10일 일반인에 공개할 예정인 영원한 속죄상 제막식을 취소했다. 사비를 들여 조형물을 제작한 김창렬 한국자생식물원 원장은 절하는 남성이 누구라고 특정하지는 않았다며 일본 총리든 정치인이든 책임있는 사람이 사죄하는 모습을 보고싶은 마음이라고 해명했다. 사죄하는 남성 조형물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 수출규제 조치 등으로 꼬여 있는 한일 관계에 새로운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과거 국가의 잘못에 대한 사죄나 반성이 없는 일본의 용렬한 행태가 변하지 않고서는 한일 관계의 정상화는 요원하다.
춘향골 남원에 드리워졌던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있다. 모처럼 만에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정부와 여당은 지난 2018년 폐교된 서남대 의대를 활용해 공공의료대학원을 설립, 2024년 개교하기로 확정했다. 공공보건의료 인력의 필요성은 코로나를 겪으면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성 싶다. 지난 4월 총선에서도 이 문제가 최대 이슈였다. 그간 사업 추진을 목말라 했던 지역주민 입장에선 숨통이 트인 것이다. 이와 더불어 20대 국회서 폐기됐던 관련 법안 국회 처리도 관심사다. 보건복지위 역학관계 따라 통과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민주당이 언제든지 통과시킬 수 있는 의석이 확보된 데다 지역출신 이용호 의원과 여당간사 김성주 의원이 버티고 있다. 지난 2018년 지역발전의 한 축을 담당했던 서남대가 폐교 됨에 따라 남원은 거센 후폭풍에 시달려야 했다. 직격탄을 맞은 학교 주변 상가와 원룸촌은 쑥대밭이 되다시피 했다. 교직원 200여 명과 재학생 800여 명이 북적이던 대학가도 유령 도시처럼 변해 버렸다. 한술 더 떠 최근에는 코로나까지 덮쳐 겨우 명맥을 잇던 관광산업마저 생계를 걱정할 만큼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이런 절망스런 상황에서 공공의료대학원 설립은 한가닥 희망을 갖게 한다. 이에 반해 정치권 앞날은 안개 국면이다. 이달 초 민주당 남원임실순창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에 이환주 남원시장이 전격 임명됐다. 현역 시장이 지역위원장에 임명된 경우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 때문에 지역정가에 미치는 충격파도 예상보다 큰 편이다. 당초 후보로 등록한 이강래박희승 전현직 위원장은 탈락했다. 지난 총선 전부터 둘 사이 감정대립이 여전한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듯 하다. 일부선 이 시장의 조기 등판을 둘러싸고 단순 땜질용이 아닌 차기총선 포석으로 풀이한다. 그도 그럴것이 단체장 3선 연임제한 때문에 그의 총선 출마설이 오래전부터 꾸준히 나돌았다. 현역 이용호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된 상태여서 더욱 주목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뜻밖의 임명으로 짜여진 정치구도 탓에 뒷말이 무성하다. 어찌 됐건 지금 상황은 이환주 시장이 차기 총선판에 뛰어든 모양새다. 지역정가에서도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려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2년 후 총선 대진표를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이 시장 한테는 금배지도 중요하지만 3선 시장의 책무와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차대한 시기다. 지역발전의 쌍두마차 남원시장과 국회의원이 상대 당 후보로 거론되는 것조차 백해무익한 일이다. 무엇보다 공공의대 설립이 침체된 지역경제의 탈출구이긴 하지만 의사협회 반발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정부에서 구체적인 스케줄까지 제시한 마당에 이를 뒷받침하는 시민들의 단합된 모습이 긴요한 때이다. 한 치의 소홀함도 허용할 수 없는 까닭이다.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주말인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값은 전날 보다 온스(금의 경우 1트로이온스는 31.1035g=8.294돈)당 0.4%, 7.5달러 오른 1897.50달러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011년 8월 유럽 재정위기 당시 세워진 온스 당 1891.90달러의 종전 최고치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올해들어 상승한 가격 폭만도 이미 25%에 달한다. 국내 금시장 역시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24일 한국 금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1㎏ 짜리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 보다 1.94% 오른 7만3940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격을 넘어섰다. 이를 통상 통용되는 1돈(3.75g)기준 반지로 계산하면 27만7275원에 달해 실제 소비자들이 살 때는 30만원 넘게 지불해야 한다. 예전 돌잔치 선물하면 단연 금반지였다. 이젠 더 이상 부담없이 주고 받을 수 있는 선물이 아니게 됐다. 국제 금값이 이처럼 폭등세를 보이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수요 증가가 주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각국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돈 풀기에 나서면서 늘어난 유동성과 달러 약세 현상및 저금리도 금값 오름세를 일으킨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영사관 폐쇄로 빚어진 갈등 고조도 안전자산인 금 수요를 부추긴 돌발 사태로 보고 있다. 과거 금값이 오를 때는 반지나 열쇠거북이 같은 장신구기념품 같은 형태로 금을 보유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디자인이나 의미 보다는 중량순도를 따지는 추세다. 새로운 금테크 방법은 밀레니얼 세대가 이끌고 있다. 증권시장에 익숙한 젊은 층들이 금을 투자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환금성이 좋은 99.99%의 골드바를 구매하는가 하면 금 적금에 들기도 한다. 골드뱅킹과 펀드도 여전히 선호하는 방법이다. 금값 형성의 또 다른 변수는 전 세계 매장 총량이다. 한국 금거래소가 지난해 공개한 전 세계 금 보유 총량은 17만8000톤인데, 매장량 총계는 7만7000톤에 불과하다. 매년 채굴되는 금 총량이 25003000톤 가량 추산되는데, 이를 단순 계산할 경우 전 세계 금 채굴가능 연한은 앞으로 2530년 가량이다. 금은 다른 자원과 달리 생산을 늘리려는 의지가 있어도 원활한 공급이 불가능한 공급 제한성을 지니고 있다. 금화가 나오기 전부터 화폐로도 사용돼 현재까지 화폐가치의 기준이 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금값이 온스 당 3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에 각국이 경쟁적으로 돈을 풀면서 빚어지고 있는 금값 상승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간 선출직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서 왜 저런 사람을 뽑아줬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선출될 당시는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다줄 것처럼 의욕이 기세등등했지만 임기가 끝나면 해놓은 게 별 게 없었다. 마치 공직근무 경험이 많아야 단체장으로서 일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현행 제도하에서 단체장이 지방자치단체를 잘 이끌고 업적을 남기려면 중앙과의 소통을 잘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각 분야별로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 그룹과 소통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인적네트워크가 종횡으로 연결된 사람이 역량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시대인 지금도 지역에서 적당히 애 경사나 잘 챙기고 스킨십을 잘 하면 표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돼 있다. 평소 죽어라고 장례식장을 돌며 조문하고 결혼식장을 빠짐없이 나돌면 그게 쌓여 덕이 되기 때문이다. 시대가 흘러가도 선출직은 여전히 동냥벼슬이다. 좋은 대학 나오고 좋은 직장 다녔어도 표 모으려면 그 지역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해야 인정한다. 그렇지 않으면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간혹 예외가 있지만 그것도 언저리에서는 밑밥을 던저 놓았기에 가능한 것이다. 21대 총선이 끝나면서 관심의 무게추가 지방선거로 옮겨갔다. 도내서는 지사 교육감 전주시장 선거가 가장 관심이다. 다음으론 시장 군수선거다. 그러나 지금 지역정서로 볼때 민주당 아니면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되기가 어려워 보인다. 남임순에서 무소속으로 이용호 국회의원이 당선되었지만 여전히 민주당이 강세여서 민주당 공천 아니면 어려울 것 같다. 원구성을 놓고 김제시의회나 정읍시의회가 보인 일련의 행태를 보면 절대로 민주당 후보를 찍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선거가 닥치면 관성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찍는다. 전국동시선거라서 지역정서에 의존하게 돼 있다. 그게 문제다. 그래도 거의 선수들이 민주당 후보를 겨냥하며 표밭을 누빈다. 민주당이 176석을 지닌 거대공룡정당이 된 이후에도 불협화음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전북은 철옹성이다. 국민의당 민평당으로 재선 한 정헌율 익산시장이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려 했지만 불허한 이유를 보면 민주당 지지도가 견고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공직자로서 성공드라마를 일궈낸 유기상 고창군수도 민평당 유성엽국회의원의 도움으로 당선되었지만 유 의원이 낙선하면서 지지기반이 흔들린다. 무소속인 심민 임실군수의 3선 출마여부도 관심사다. 다음으로 농협조합장 출신인 황인홍 무주군수도 무소속이어서 다음이 주목된다. 8월 29일 민주당 전당대회 선거결과와 대선후보에 따라 단체장 후보가 요동칠 수 있다. 그간 주민들이 연고주의 선거를 해오면서 단체장은 관료 출신이 하는 게 나을 것으로 여겨왔지만 의식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지금은 정치인 출신이 국가예산과 지역숙원사업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 이들을 더 선호한다.
1989년 8월 23일,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 라트비아의 리가, 리투니아의 빌뉴스를 잇는 620km 도로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행렬은 이어지면서 600km가 넘는 도로를 채웠다. 200만 명이 넘는 엄청난 숫자였다. 정해진 시간이 되자 이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자유!를 외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소련 통치를 받고 있던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니아 등 이른바 발트 3국 국민들이 독립과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나선 투쟁 현장이었다. 무장투쟁이 아닌 가장 평화적인 방법으로 나섰던 이 도로 위 투쟁을 사람들은 노래혁명으로, 행렬이 이어졌던 이 길을 발트의 길이라 부르게 되었다. 어쨌든 발트 3국은 노래혁명을 벌인지 2년 만인 1991년, 리투아니아를 시작으로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까지 모두 독립했다. 사실 발트 3국의 역사는 파란만장하다. 이민족과 강대국의 지배로 끊임없이 시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세 나라 모두 중세도시의 유산과 독특한 문화로 세계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 세계적인 관광지가 됐다. 그중에서도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은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구시가지 전체를 지정할 정도로 중세도시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 에스토니아가 북유럽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나라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래된 도시의 문화유산으로 친숙해진 에스토니아가 이즈음 뜻밖의 주목을 받고 있다. 외국인들이 에스토니아에 와서 1년 동안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비자 제도를 만들어 운용하는 덕분이다. 코로나 19 사태로 국가마다 경계를 강화하는 이즈음 오히려 해외인재 유치에 나선 에스토니아의 선택은 놀랍다. 그러나 그동안 인구 132만 명의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가 일궈온 기반을 들여다보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에스토니아는 일찌감치 IT산업에 국가 경쟁력을 집중해왔다. 그 결과, 언제 어디서든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었으며, 이미 2002년에 전자신분증을 도입하고 2007년에는 세계최초로 전자투표로 총선을 치렀다. 오래된 도시 탈린이 발트해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릴 정도로 IT산업의 중심지로 각광 받고 있는 묘한 조화(?)도 흥미롭다. 이번에도 에스토니아는 코로나를 앞세워 국경을 폐쇄하는 대신 오히려 빗장을 풀고 나섰다. 늘 시대의 변화를 주목하며 한걸음 앞서가는 이 작은 나라의 도전과 용기는 어디로부터 온 것일까 궁금해진다.
지난 17일 국세청이 공표한 2020년 국세통계 제1차 조기발표를 보면 전북 경제의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난다. 전북지역의 지난해 국세 납부액은 2조8211억 원으로, 우리나라 전체 국세 납부액 284조4126억 원의 0.99%에 불과했다. 제주도가 1조8440억 원으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적었지만 인구나 경제 규모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북이 국세 납부실적 전국 꼴찌인 셈이다. 도세가 비슷한 충북은 전북보다 국세 납부액이 1조 원이나 많았고 강원도도 전북보다 1조 1000억 원 가까이 많았다. 국세만으로 지역의 경제지표를 판단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지역내총생산(GRDP)이나 지역내 총소득(GNI) 등 여러 측정 지표가 있다. 그렇지만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이 국세의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지역경제 규모를 파악하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지역내총생산이나 지역내총소득이 많으면 국세 납부액도 비례해서 많아지기 때문이다. 수도권 개발 압력으로 급팽창하는 충청북도의 경우 매년 지역경제 성장률이 6%에 달해 타 시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충북 인구수는 159만 명으로 전북보다 20여만 명이 적지만 지난 2018년 지역내총생산(GRDP)은 66조 원에 달했다. 전북보다 무려 16조 원이나 많다. 충북은 제조업 비중이 48.5%로 지역산업 성장을 주도하면서 전국 경제 대비 4%대 실현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충북 경제의 고공 성장에는 진천군이 있다. 진천군의 주민 1인당 GRDP는 9299만 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전북의 1인당 GRDP 2656만 원에 비하면 무려 3.5배에 달한다. 진천군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고부가가치 업종인 광제조업이 집적화된 덕분이다. 광제조업이 전체 업종의 70%를 차지한다. 지난 2018년부터는 CJ제일제당을 비롯한 대기업의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되면서 앞으로 진천군의 경제지표는 더욱 고공행진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북은 자동차와 조선 기계 등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면서 산업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가동률이 44%로 주저앉으면서 지방세 납부액이 100억 원에서 18억 8000만 원으로 무려 81%나 줄었다. 전라북도의 산업이 활기를 띠면 국세나 지방세 비중은 당연히 높아진다. 자치단체는 장밋빛 청사진만 내걸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산업 활성화에 나서야 할 때다.
민주당 도당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물밑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굵직한 중앙이슈에 가려 있었지만 그간 전북 의원들이 숙고를 거듭하며합의추대 원칙이라는 대명제를 만들어 냈다. 21대 국회 기본 정신인원팀을 통해 끈끈한 연대의식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보호막인 셈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정반대 기류다. 유력 후보인 이상직김성주 의원이 한치도 물러설 뜻이 없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경선 분위기로 흐르면서원팀정신마저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얼마 전 이스타 항공 사태가 불거지면서 당초 스텝이 꼬이기 시작했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 의원들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여태까지 이상직김성주 양자택일 논의에만 함몰돼 있었기에 선택의 폭이 좁아진 것도 사실이다. 4월 총선 직후만 해도 이상직 의원 추대로 일단락 되는 듯 보였지만, 김성주 의원이 경선까지 불사하며 일단 제동을 걸며 2파전 구도가 이어졌다. 기득권이 보장된 재선 가운데 한병도 의원이 21일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김윤덕안호영 의원은 이미 위원장직을 지냈기에 제외됐다. 그런 관계 때문에 형평성 차원에서 재선 이상직 의원과 김성주 의원이 자연스럽게 후보가 된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원점에서 재논의가 불가피한 국면이다. 이 의원은 어찌됐든 이스타항공 논란에 휩싸여 책임론에서 비껴갈 수가 없다. 반면 장관 못지않은 보건복지위 간사로 선임된 김 의원도 도당위원장까지 꿰차는 건 부담스런 눈치다. 실제 내년 대선국면 발군의 활약은 물론 지방선거까지 책임지는 도당위원장의 자리가 녹록치 않아 보인다. 다음 달 9일로 선거 일이 다가오면서 의원들의 호흡도 빨라지고 있다. 20일21일 연이틀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의원들 셈법이 제각각이어서 쉽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칼을 빼든 두 의원의위화도 회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힘겨운 처지 인데도 두 의원의 결사항전 의지는 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주변 여론도 썩 호의적이지 않은 편이다. 어쨌거나원팀정신의 산물인 합의추대는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다. 타 시도에 비해 국회의원 숫자가 적은 데다 송하진 도정과 똘똘 뭉쳐 지역현안 해결에 앞장선다는 이른바원팀정신. 이런 정신의 조타수 역할을 맡는 도당위원장 선출에서 막혀 삐걱거리고 있다. 그렇지만원팀정신은 국회 상임위 배정 때는 진가를 발휘했다.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 가급적 중복을 피하고 고르게 배정됐다. 일부 의원의아름다운 양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불가피하게 두 의원을 포함한 제3자 등판까지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난상토론을 할 차례다. 설령 합의추대는 아닐지언정 경선레이스가 펼쳐지더라도원팀정신은 살아 있어야 한다.원팀정신이야말로 사사로움 보다는 전북 발전과 이익을 우선한다는게 핵심 가치다. 도당위원장 선출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UN기후협약 총회에서 전 세계 195개 선진국과 개발 도상국들이 만장일치로 파리기후협정을 채택한 것은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의 대응에 전 세계 국가의 실질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다는데 큰 의의가 있었다. 그만큼 눈 앞에 닥친 지구 위기에 대한 심각한 인식을 각 국이 함께 한 것이다. 파리협정의 골자는 지구 평균온도를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2도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리협정은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스스로 정하고 이행하는 상향식 체제로 운영되지만, 각국이 제출한 감축목표를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검증하는 이행 점검 시스템을 만들어 법적 구속력 문제를 보완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보기 힘든 경제 발전을 이룩한 우리나라는 그동안 성장 발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에 별 걸림돌이 없었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단 한 해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본 적이 없을 정도다.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높고, 연간 배출량은 세계에서 7번째로 많다. 국민 1인당 배출량으로 따지면 4위까지 순위가 올라간다. 한 마디로 세계적인 에너지 다소비 국가인 셈이다. 우리 정부가 지난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경제 부흥정책인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하면서 친환경적인 그린 뉴딜을 접목하는 등 세계적인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 흐름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정부는 2025년 까지 그린 뉴딜 정책에 73조원을 투입해 녹색 인프라 전환, 저탄소 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발표에 앞서 이달 7일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 발대식이 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전북 등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 모두가 참여했고, 도내 6개 시군(전주, 군산, 완주, 장수, 순창, 부안)을 포함한 전국 64개 기초 지자체가 참여했다. 지난 6월5일 전국 모든 기초 지자체가 참여한 기후위기 비상선언에 이어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향해 지자체들이 실질적인 행동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일이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동일해 서로 상쇄됨으로써 순배출량이 제로(0)가 되는 상태를 말한다. 현재 발전소 등 다량의 화석연료 사용시설은 대부분 지방에 몰려 있다. 지방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는 탄소중립은 실효가 없는 상황에서 지자체들이 기후위기 대응 전면에 나선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가뜩이나 환경단체와 일부 전문가들이 정부가 발표한 그린 뉴딜에 구체적 목표가 없다며 비판하고 나선 시점에서 기후위기 대응에 실천의지를 다짐한 지방정부의 연대 노력이 돋보인다.
서로가 바쁘다 보면 남의 일에 간섭하는 일도 없다. 한가롭다보니까 항상 과거지사에 머물러 있다. 생산적이질 못하고 익명성 보장이 안돼 전날 누구와 식사했고 술 마신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알려진다. 이 정도라면 답답해서 살기 힘들다. 어쩌다 전주가 이렇게 됐을까. 도청 소재지인 전주시의 일상 풍경을 대변한 이야기다. 전주가 이럴진대 농촌인구가 많은 다른 시군은 말안해도 안다. 갈수록 전주가 먹고 살기 힘든 도시가 되다 보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까지 신경을 쓰게 된다. 가진자들도 함께 힘들어 한다. 필요 없는 것까지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피곤하다는 것. 전주는 월급쟁이들이나 살기 좋은 곳이다. 맞벌이 공직자들이 살기엔 적합하다. 그러나 일당벌이하며 사는 서민들은 코로나19로 더 생계가 어려워졌다. 예전에는 여자들이 음식점에서 일할 곳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남자들은 막노동판에 가도 일감이 없어 백수신세를 면키 어렵다. 아무리 부부금슬이 좋아도 경제형편이 어려워지면 예전 같지 않게 각자도생의 길을 찾는다. 그게 별거 내지는 이혼으로 가는 길이다. 예전에는 아이들 때문에 자신을 희생하면서 어머니로서 굳건하게 사는 여성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자신을 희생하며 살려는 여성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여권신장에 따른 여성들의 삶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면서 남성들의 입지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경제력이 약화된 남성들은 남모를 고민에 휩싸여 갈수록 자신의 존재감에 회의를 느끼고 삶의 질도 낮아진다. 전주시는 2000년대까지 인구가 유입되면서 인구증가현상이 눈에 띄었다. 1980년에는 36만 90년에는 51만 2000년에는 61만 2015년에는 65만명이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것만 봐도 전주시가 다른 도청 소재지에 비해 얼마나 발전속도가 더딘가를 알 수 있다. 아중리 35사단 서부신시가지 혁신도시 등에 대생활권이 형성됐지만 주민소득이 나아지지 못해 도시가 역동성이 떨어지면서 정체돼 있다. 70년대는 전주시가 전국 7대도시안에 들어 자타가 공인하는 교육도시요 살기좋은 도시로 평판을 얻었지만 지금은 18위권에서 20위권으로 처질 위기에 내몰렸다. 그 이유는 젊은층의 일자리가 없어 인구감소현상이 나타난다. 휴비스와 같은 큰 공장이 없어 먹고 살기가 힘들다. 예전과 달리 이혼율 고소고발 사건 사고 자살률 등 안좋은 것만 증가하면서 인심도 사나워졌다. 정치인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그간 국회의원이나 지사 시장을 역임했던 사람들의 책임이 크다. 충북 청주처럼 청원군을 통합해 국가예산을 많이 확보하거나 굵직한 기업을 유치했어야 했지만 그렇게 못했다. 사실 전주는 면적이 좁아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국가예산도 적다. 결국 3차례나 전주 완주 통합이 무산된 탓이 결정적이다. 특례시가 되면 마치 전주가 크게 발전할 것처럼 홍보하지만 그 보다는 전주 완주를 통합해 덩치를 키우는 게 상책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문화도시 지정 공모 사업에 자치단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모양이다. 지역별로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문화 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도시를 지정해 5년 동안 국비와 컨설팅, 도시간 교류 등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니 어느 도시나 관심을 가질만하다. 문광부의 계획대로라면 2022년까지 전국의 30개 내외 도시가 문화도시로 태어나게 된다. 문화도시가 부상한 것은 198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다. 1985년 즈음, 유럽에서 내세운 문화도시가 그 시작이다. 당시 서유럽(EU) 국가들은 아시아의 새로운 신흥국들의 경제력에 눌려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분야를 성장시키는데 실패했다.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도시는 쇠퇴했다. 자연스럽게 이 쇠퇴한 도시들을 일으켜 새롭게 만드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그때 몇몇 도시들이 문화의 힘으로 도시를 재생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10여년이 지나자 문화로 성공한 도시들이 생겨났다. 그들 모두가 문화자산을 기반으로 도시를 변혁시키는 힘을 새롭게 얻은 결실이었다. 뒤돌아보면 20세기를 마감하고 새로운 세기를 맞았던 즈음, 세계는 글로벌 시티에 열광하며 글로벌 시티야말로 21세기의 새로운 도시 형태라고 부르댔다. 대도시일수록 너나없이 글로벌을 외쳤다. 그러나 시대는 그렇게 흘러가지만은 않았다. 도시가 가진 힘과 가치를 발견해내는 일이 훨씬 중요해졌던 것이다. 이 과정을 주목한 경제학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문화도시에 덧붙여 창조도시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냈다. 창조도시는 창조적 가치를 창출할 기반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오늘날과 같은 새로운 지식정보산업 시대에서 더 이상 공장이나 대기업이 도시의 엔진이 될 수 없게 되었다는 인식은 더욱 분명해졌다. 오히려 창조 활동이 가능한, 이른바 크리에이티브(Creative)가 도시의 엔진이 된 것이다. 창조도시는 새로운 예술 활동과 새로운 경제 활동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상이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도시 볼로냐나 가나자와만 해도 자신들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전통적 문화유산을 창조적으로 지켜가고자 하는 시민들의 의지가 힘이 되어 창조도시를 만들었다. 반갑게도 전북의 크지 않은 도시 남원과 완주가 문화도시 예비도시로 지정되어 있다. 문화도시가 되는 길은 결코 평탄치 않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의지가 더해져야 가능한 일이다. 두 도시의 분투에 힘을 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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