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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광주’ 28, 29 한국소리문화전당서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과 노태우를 중심으로 군 내 사조직인 하나회회원들과 군사쿠데타를 일으킨다. 특히 전두환은 국방부 군수차관보 유학성, 1군단장 황영시, 수도군단장 차규헌, 9사단장 노태우 등과 함께 모의한 후 12월 12일을 거사일로 결정하고 20사단장 박준병, 1공수여단장 박희도, 3공수여단장 최세창, 5공수여단장 장기오 등과 1212사태를 계획, 신군부 세력이 군의 요직을 차지하게 된다. 다음해인 신군부는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확대를 실시해 국가권력을 탈취한다. 하지만 민주화를 갈망한 광주시민들은 5월 18일 민주화운동을 전개한다. 하지만 신군부는 이른바 화려한 휴가 작전을 개시, 무고한 광주시민을 학살하기에 이른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일보가 창작뮤지컬 광주를 28일과 29일 이틀 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무대에 올린다. 뮤지컬 광주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민주주의의 숭고한 정신을 담아 제작한 창작뮤지컬이다. 소리전당 개관 20년과 전북일보 창간 70주년을 기념해 공동 기획됐다. 창작뮤지컬 광주는 1980년 5월의 추모곡이자 민주화운동의 상징적인 대표곡 임을 위한 행진곡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취지로 기획됐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치열한 항쟁으로 금남로를 적셨던 시민들의 숭고한 희생을 담아냈다. 한 명의 영웅이 아닌 민주화운동의 한복판을 살다 간 가장 보통의 시민들이 이뤄낸 역사의 현장을 한편의 뮤지컬에 담아 뜨거운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박한수 역의 민우혁, 테이, 서은광, 서이건 역의 민영기, 김찬호 등이 출현해 국가 권력의 계략 앞에서도 끝내 굴복하지 않은 시민들과 그들을 지켜보는 편의대원 박한수의 고뇌 섞인 내용을 그려낸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관계자는 뮤지컬 광주는 40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서도 기억될 만큼 아픈 희생과 역사를 다룬 작품이라며 의미가 깊은 만큼 평범한 시민들이 겪어낸 민주주의의 희망을 뮤지컬 무대를 통해 꼭 감상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뮤지컬 광주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홈페이지와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VIP석 11만원, R석 8만8000원, S석 6만6000원이다. 좌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맞춰 객석 띄어 앉기로 배정된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11.26 18:01

[전문가들이 바라본 전주세계소리축제] 네덜란드 기자가 바라본 현위의 노래

한낱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 이렇게 오랜 기간 전 세계가 문화적인 봉쇄 상황을 겪게 되리란 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다행히 뛰어난 기술력 덕분에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집 안에서 즐길 수 있었지만 말이다. 나는 암스테르담에서 TV화면으로 유튜브를 통해 축제 실황을 관람했다. 나무랄 데 없는 뛰어난 음향과 영상, 실시간으로 진행된 다국적 협연 등 축제가 제시한 새로운 가능성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의심할 바 없이, 소리축제는 미래 축제의 본보기가 될 거라 확신했다. 올해 소리축제는 현악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현에는 다채로운 기능이 있다. 연주자는 현을 튕기거나, 어루만지거나, 타거나, 치거나, 밀거나, 당기거나 또는 활로 연주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현 위의 노래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70분의 공연은 이충훈과 이안의 사회로 진행되었는데 아쟁과 가야금, 거문고 같은 한국의 전통 현악기들이 주인공이 되어 총 4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나는 줄타기가 현악기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아쟁의 김영길, 소리꾼 최영인 그리고 고수 조용안이 함께 한 <줄타기 시나위>에서 줄타기 명인 박회승은 아름답게 밝혀진 무대 위로 외줄을 탔다. 당시 음악이 선사한 감성과 긴장감은 줄타기 명인의 긴장감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동시에 아쟁 연주자의 강렬한 활 놀림, 소리꾼의 거친 소리는 줄타기 명인의 우아한 움직임과 고수의 명쾌한 장단을 극명하게 대비시켰다. 줄타기 곡예는 한 차원 높은 곳으로 공연을 이끌었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첼로와 가야금의 환상적인 대화 <산조와 바흐>였다. 12명의 첼로 연주자로 구성된 아마티 첼로 소사이어티는 작곡가 지성호가 편곡한 바흐의 첼로 무반주 협주곡 1번 사라방드를 연주했다. 가야금 명인 지성자의 솔로 연주와 비견할 만한 것은 분명 아무것도 없는 듯 했다. 첼로의 따뜻하고 조화로운 소리는 현악기의 거친 소리, 통증을 자아내는 듯한 소리와 강한 대조를 이루었다. 지성자 명인이 현을 아래쪽으로 밀면 미묘한 현의 배음이 들려왔다. 이어 성금연류 가야금 보존회 연주자들이 지성자 명인의 연주에 합류했다. 고수 조용안은 두 현악기 그룹 사이에서 깔끔한 연주로 풍성한 대화를 이끌어냈다. 산조와 바흐는 마치 즉흥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여지를 가진 재즈 오케스트라 같았다. <탈>은 탈춤에서 영감을 받은 곡으로, 가야금 하수연과 거문고 장서연이 합을 이룬 국악 듀오 달음이 연주했다. 도입부의 낮고 우울한 톤은 각자의 현이 만들어내는 쾌활한 연주에 녹아들었다. 작은 술대로 만들어내는 음악 외적인 소리가 깊은 진동과 변주를 만들어내며 음계를 오르락내리락 거렸다. 두 연주자들은 내내 아주 멋진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역동적인 연주 끝에는 서정적인 가락이 들려왔다. 가장 규모가 컸던 프로그램의 마지막 부분은 판소리 명창과, 장구, 거문고, 대금, 피리 그리고 아쟁 등 20여 한국 전통 연주자들로 구성된 <더블 시나위>가 장식했다. 더블 시나위는 이 공연의 가장 도전적인 부분이었고, 나는 악기들과 판소리합창단의 웅장한 소리에 완전히 매료됐다. 신들린 듯한 거침없는 무대는 초조해진 새들의 지저귐 속에서 나무를 베고 톱질을 하는 깊은 숲과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샤머니즘적인 흐름은 고수가 잠시 침묵하는 사이, 한 악기 그룹의 연주에서 다른 그룹으로 이동해갔다. 진한 탁성으로 공연을 이끄는 판소리 명창은 소리의 벽을 허물어내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찰리 크루이즈만(Charlie Crooijmans)네덜란드 월드뮤직 전문기자 현 위의 노래를 감상하면서 나는 사실상 한국에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파격적이고 현대적인 무대에서 가장 전통적인 악기들을 즐기면서 말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또 한 번, 특별한 무언가를 전 세계 앞에 선보이는데 성공했다. /찰리 크루이즈만(Charlie Crooijmans)네덜란드 월드뮤직 전문기자

  • 전시·공연
  • 기고
  • 2020.11.26 18:01

허성철 사진작가 개인전, 카메라로 그린 ‘산’

흔히들 카메라로 사진을 담는다라고 표현한다. 렌즈를 매개로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기 때문이리라. 그렇지만 나는 이번에도 사진을 그렸다 허성철 사진작가가 카메라로 산을 그렸다. 작가는 다양정을 오가는 길에 보는 모악산을, 지인을 따라 올랐던 덕유산을 그렸다. 이에 더해 심란했던 올해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그 마음 한편을 그렸다. 그의 여덟 번째 개인전이 25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사진공간 눈에서 열린다. 고덕산, 모악산, 덕유산 등 작품 총 10점을 선보인다. 사진과 그림을 결합해 새로운 미술 작품을 만들어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또 다른 작업을 시도했다. 한지를 출력한 뒤, 그 위에 색실을 얹어 입체감을 살리고, 작업 의도를 부각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강조한 것이다. 같은 풍경, 같은 공간에서도 나만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눈에 보이는 부분 부분을 각기 해석하고, 그 각각을 여러 번 덧칠해서 그렸다. 허 작가는 이런 결과물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그는 현재를 헤치고 이겨내 앞으로 나가고자 했다. 그래서 작품 속 하늘은 푸르고 당당하며 그 당당함과 푸르름에 기대어 지금 내가 있는 현실과 무거운 마음을 이겨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허 작가는 전 전북일보 사진기자로 경희대 대학원에서 다큐멘터리사진을 전공했다. 전주를 기록하다라는 주제로 1994년부터 전주가 변해가는 모습을 작업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0.11.24 18:53

하울 정미경 화가, 전주 교동미술관에서 28번째 전시회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하고 있는가? 범상치 않은 질문을 내건 특별한 전시회가 24일 전주시 완산구 교동미술관 본관에서 막을 올렸다. 하울 정미경(51) 화가의 28번째 회화전시회 개인전이다. 죽음과 수차례 사투를 벌여본 정 작가. 인생이 절망으로 점철됐을 법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절망에 짓눌리기 싫어 삶을 곧추세웠다. 정 작가는 순탄치 않은 자신의 삶에서 시시때때로 뇌리를 파고드는 철학적 문제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것들 가운데 사유의 수작을 모아 타인과 공유하고 싶어 이번 전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전시회의 주제는 생각에 관한 생각론이다. 정 화가는 주제와 관련해 생각이란, 무엇인가를 끝없이 그려내는 시스템이라며 생각을 언어로 표현한 것이 글이고, 생각을 조형적 이미지로 표현한 것은 그림이며, 생각을 마음에 담는 것은 그리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 그림, 그리움, 이 세 낱말의 어원은 그리다로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전시회에 나온 작품은 △반가사유 83 △생각하는 사람 △피에타 △가지 않는 길 △화엄 △비익조 이야기 6 △진화의 역설 △다나이드 △금지된 꿈 △나비 등 40점이다. 작품 중 반가사유, 생각하는 사람, 피에타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를 선명히 드러낸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반가사유상(신라시대) △생각하는 사람상(로댕) △피에타상(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상, 미켈란젤로 작)을 3차원(입체)에서 2차원(평면)화시킨 것들이다. 정 작가는 동양(반가사유), 서양(생각하는 사람), 종교(피에타, 반가사유), 이 세 가지 사유를 교차시켜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생이란 마음에 따라서 변하는 욕심 속 물감의 장난이라는 한 유행가 가사가 마음에 와 닿는다며 마음의 여백이 충분해야 인생뿐 아니라 작품도 아름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작가는 진안초, 진안여중, 진안여고, 전북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했으며, 진안에서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술 교습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미술협회원, 건지회원, 아트워크 회원으로 여러 공모전에 출품해 갖가지 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2004년 잉여인간론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시작한 이후 개인전(소규모 전시회) 11회, 부스 개인전(대규모 전시회) 17회를 합쳐 총 28차례의 전시회를 국내외에서 열었다. 정 작가는 내 작품엔 글이 있고, 그림이 있고, 무엇보다 그리움이 있다며 전시회 주제를 설명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작품 속엔 자잘한 글씨로 오밀조밀 적어 내려간 시가 등장한다. 정 화가가 주제에 맞게 자작시나 명시를 적어 넣은 것들이다. 전시회 기간은 이날부터 29일까지이다. 이 기간 동안 교동미술관 전시실을 찾는다면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인 르네 데카르트(1596~1650)가 남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의 의미의 답을 얻을지도 모르겠다.

  • 전시·공연
  • 국승호
  • 2020.11.24 17:03

배구코트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삶 ‘스파이크 어게인’ 제작

2020 전주이야기자원 공연화 최종 선정작, 쇼케이스 공연 모습제이디엠 아트엔터테인먼트의 스파이크 어게인 전주근영여고 배구부의 치열한 삶을 그린 창작뮤지컬이 제작된다. (재)전주문화재단은 전주 이야기자원 공연화(이하 사업) 쇼케이스 공연 심사 결과, 제이디엠 아트엔터테인먼트의 스파이크 어게인을 최종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스파이크 어게인은 전주 근영여고 배구단을 소재로 삶이라는 코트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공격과 수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극을 기획한 제이디엠 아트엔터테인먼트 박예소 대표는 전통의 내용에서 벗어나 전주를 알릴 수 있는 현대적인 소재가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중, 자신의 모교인 근영여고 배구단이 국가대표를 배출해 낸 자랑스러운 사실을 회상하며 기획하게 됐다고 했다. 전주 이야기자원 공연화사업은 공연예술분야의 창작 환경 개선과 단계별 지원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2016년부터 진행해 온 본 사업은, 전주의 공연예술단체가 전주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공연으로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단체의 자생력을 높이고 공연예술시장에 진출 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선정 전주문화재단 문화진흥팀장은 공연예술분야에 있어 창작에 필요한 실질적이고 디테일한 지원을 통해 공연예술인의 창작활동의 동기를 고취할 수 있다면서 공연제작발표 이후에도 선정단체가 지속적으로 작품을 무대에 올려 자생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제도적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선정된 <스파이크 어게인> 공연은 평가단의 심사평을 반영, 2021년 9월에 제작될 예정이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11.22 18:25

[전문가들이 바라본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공연 청년 뮤지션의 NEW 시나위

개막공연 _잇다가 온라인으로 세계 여러 곳의 음악가들을 이은 합동 공연이었다면, 폐막 공연 판소리에 덧입혀진 청년 뮤지션들의 NEW시나위은 전북 청년 60명이 한 무대에서 이어진 시간이었다. 다섯 명의 판소리 가수와 국악기가 중심에 있고, 드럼, 피아노, 전자악기, 기타, 베이스, 바이올린, 첼로, 콘트라베이스, 색소폰, 트럼펫, 호른, 트럼본, 튜바 등의 서양악기가 가세했다. 소리꾼과 국악기가 중심을 잡았고 중간마다 락과 클래식 등이 들려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공연은 남다른 음악 구성력과 미디어를 통한 대중적 접근력을 보여준 시간이었다. 국악은 새로운 음악과 새로운 대중을 늘 고민하는데, 이를 위한 여러 해답 중 하나를 본 셈이다. 무엇보다 NEW시나위라는 공연 제목처럼 민속음악 시나위에 담긴 즉흥성과 그 순간의 감수성을 잘 드러낸 무대였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이러한 시나위 부대의 대장 노릇을 톡톡히 했다. 대열의 앞에 선 그는 그대들의 즉흥성을 발하라!라는 수신호로 개인과 앙상블을 지목하고, 그들의 음악을 끄집어내어 개인과 개인이, 혹은 앙상블과 앙상블 사이의 소리를 연결한다. 말그대로 잇다였다. 번호표를 높게 들어 올릴 때마다, 그 숫자와 약속이 된 음악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 역시 즉흥성에 기반했고, 서로 다른 소리가 상충할 때에도 그 사이로 기막히게 묘한 길을 냈다. 악기 연주와 판소리, 다시 악기 연주와 판소리가 이어지는 흐름이었다. 악기들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소리들을 보여주고 어느 순간 소리꾼을 전방에 내세운다. 중간마다 흥보가, 적벽가,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의 눈대목이 들려왔다. 그러고 나서 판소리의 눈대목이 시작된다. 소리꾼들은 가사 전달보다는 판소리가 지금까지 잊고 있던 흥을 접속하며 악기 군단과 판을 벌였다. 이러한 공연 실황을 집에 앉아 노트북으로 관람했다. 영상도 일반 영상과 360도 VR영상으로 나뉘어 송출되었다. 일반 영상에서도 카메라 워킹을 다양하게 하여 전체와 부분을 잘 보여준다. 중간마다 VR 영상을 통해 무대의 곳곳을, 360도 회전시키며 돌려보았다. 옆의 댓글창에서는 NEW시나위에 놀라는 이들의 감탄사가 연신 오른다. 이번 소리축제로 전 아쟁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푸른하늘), 이렇게도 음악이 되네요(feelLeeLee Lee) 송현민(음악평론가/월간객석 편집장) 이번 공연의 성과는 간단하다. 무대 위의 음악가들을 잘 잇고, 음악의 장르를 잘 잇고, 무대와 관객들을 잘 이은 것이다. 국악이 지금까지 꿈꿔온 이음의 목마름을 적셔준 공연이었다. 내년에도 이 공연을 다시 보고 싶다. 대신 관객석에 앉아 360도 VR로 무대를 구석구석 훑으며 보고 싶다. 우리가 잊고 있던 전통음악의 즉흥성과 현장의 기술력이 접목된, 이 시대 청년테크놀로지를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 /송현민(음악평론가/월간객석 편집장)

  • 전시·공연
  • 기고
  • 2020.11.19 17:57

['박래현, 삼중통역자'展] 시대 앞선 여성…한국화 확장

박래현 작품 1966-1967. 뮤지엄산 소장 한국화를 현대화한 선구자로 추상미술의 한 획을 그은 한국 근대 화단의 대표적인 여류화가 박래현의 탄생 100주년 기념 박래현, 삼중통역자전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지난달 29일 개막해 내년 1월 3일까지 열린다. 회화와 판화, 태피스트리 등 총 138점이 전시된다. 우향(雨鄕) 박래현(朴崍賢, 1920~1976)은 한국화의 거장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 1913~2001)의 아내로서 남편에 가려진, 뛰어난 예술가로서의 진면목을 조명하는 전시다. 평남 진남포에서 1920년 대지주의 장녀로 태어난 박래현은 여섯 살 때 전북 군산으로 이주해 전주여고보(전주여고 전신)와 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를 다녔고, 귀국한 후 1956년 대한미협과 국전에서 이른아침, 노점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1947년 박래현은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 후에도 화가로 살게 해준다는 운보의 약속을 굳게 믿고 청각장애인 김기창과 결혼을 하게 된다. 그렇게 박래현의 삶과 예술은 새로운 길로 가게 된다. 전시는 1부: 한국화의 현대, 2부: 여성과 생활, 3부: 세계여행과 추상, 4부: 판화와 기술로 일목요연하게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관념적인 전통회화에서 탈피해 현대에 걸맞게 한국화를 창작한 작품들로 가득하다. 2부는 아내와 어머니, 예술가로서 역할을 감당하며 부부전과 백양회회원전을 중심으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친 시기. 3부는 1960년 타이완, 홍콩, 일본 등을 여행하며 추상화의 세계적인 추세를 확인, 본격적인 추상화 제작에 몰두한다. 1960년대 중반에는 미국, 유럽, 아프리카를 다니고 해외 박물관의 고대유물에 매료된다. 황금빛 유물과 가면 등에 매혹된 박래현은 구불거리는 황색 띠로 새로운 추상화를 창작한다. 4부는 뉴욕에 7년간 체류하며 태피스트리와 판화를 연구한다. 처음에는 정교한 기술을 배우고 익힌 뒤 기술을 뛰어넘는 자유로운 작품을 제작한다. 이렇게 끊임없는 실험정신과 창작활동은 병마로 갑작스럽게 1976년 멈추게 된다. 참으로 안타깝고 애석한 일이었다. 1부에서부터 필자의 눈길과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들은 4부까지 이어졌다. 특히 추상화에 매혹됐다. 태양의 생활력을 황색으로, 인간의 생명은 피로, 타산을 벗어날 수 없는 시대의 신중성을 흑빛의 침묵으로 나를 대변했다고 박래현은 추상화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전시제목 삼중통역자는 자신을 미국 여행에서 영어 설명을 구화와 몸짓으로 김기창에게 전달하며 자신을 그렇게 표현했으나, 필자는 우향의 뛰어난 예술적인 시각언어를 추가해 사중통역자라고 하고 싶다. 전시를 보고 나오니 덕수궁 단풍이 하오의 햇살에 박래현의 추상화처럼 주황과 붉은색, 노란색으로 황홀하게 펼쳐져 있었다.

  • 전시·공연
  • 서유진
  • 2020.11.17 18:57

전북무형문화재 이길주의 60년 춤 인생 ‘이길주 춤 60년-심향’ 18일 익산예술의전당서

전북무형문화재인 이길주의 춤 인생 60년을 기념한 전라교방뎐 이길주 춤 60년-심향이 18일 익산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호남산조춤보존회가 마련한 이번 무대는 그동안 전북의 무용발전을 위해 많은 세월을 바쳐온 호남산조춤보존회 이길주 이사장의 춤을 선보인다. 호남산조춤보존회 이사장, 전북무용문화재 제47호 호남산조춤 보유자 이길주는 전주출신으로 그동안 교직자로 많은 후학들을 배출했다. 또 익산시립무용단을 창단해 지역예술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 전통춤 발전과 보급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번 무대는 춤에 입문한지 2020년 60년을 맞아 전라 감영의 교방청에 뿌리를 두고 추어왔던 전통춤을 재조명한다. 무대는 이수자와 전수자 등 총27명이 출연해 맛깔나는 우리 전통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이사장은 언니 손을 잡고 무용학원 문을 두드린 게 어느덧 60년 세월이 훌쩍 가버렸다. 춤이란 살아가는 삶이었고 하늘이 부여한 천직이라 생각하며 생활 속 일부가 됐다며 내가 춤을 배운 게 아니라 춤이 나에게 다가왔다고 하는 게 옳다. 꽃이 피듯 나에게 춤이 와서 꽃으로 피었다. 춤의 향기가 온누리에 만개의 꽃으로 날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는 이병옥 용인대 명예교수가 해설을 맡고, 최선 전북무형문화재 및 호남살풀이춤보유자가 특별 출연한다.

  • 전시·공연
  • 최정규
  • 2020.11.17 17:41

서양화가 이동근 개인전… “그림은 재구성해 탄생시키는 것”

아들이자 기획자로서 시간이 너무 아까워요. 아버지는 나이가 드시니까요. 주어진 시간을 오롯이 작품 활동하는 데 쓰셨으면 해요. 이강산 작가는 아버지이자 선배 화가인 이동근 작가의 시간이 아깝기만 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유한하기에, 아들은 아버지에게 그림 그리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이강산 작가가 이동근 화백의 개인전의 큐레이션을 맡은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70년을 살아오면서 50년 이상을 작업에 몰두한 아버지에게 이번 전시를 헌정한다는 그의 말에 애틋함이 묻어난다. 생명_A Life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9년 만에 전주에서 열리는 개인전으로 이동근 화백의 변화와 진화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다. 그는 제주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사실적인 화풍에 매료됐고, 이와 같은 성향은 200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다. 이후부터는 생명을 주제로 한 목가적이면서 우화적인 작품이 주를 이룬다. 작업실이 있는 정읍시 칠보면의 생활, 자연환경이 그대로 작품에 투영된 셈이다. 이 화백은 17년이란 세월이 흐르니 그림에 자연스럽게 변화가 생겼다. 그림이란 보고 그리는 것이 아닌, 작가가 재구성해 다시 태어나게 만드는 것이라는 걸 느꼈다며 이번 작품들은 비닐하우스, 감나무, 나팔꽃, 올챙이 등 작업실 주변 환경에서 소재를 이끌어냈다. 즉 나를 둘러싼 환경이 그림에 우러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머릿속에 남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세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표현하는 방식의 확장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빗살무늬 기법으로 색감을, 마스킹 테이프를 붙였다 떼는 방식으로 여백을 표현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평면 표현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입체 작품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는 재료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현하는 그의 변화와 시도의 증명과도 같다. 오브제는 호미. 그림자는 마치 새를 연상케 한다. 그는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며 결국 흙에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최병길 미술평론가(원광대 교수)는 이동근 화가의 작품은 대자연과의 명상과 음유가 탄생시킨 사물들의 우화적 표현이 엿보이는 작품이라며 생명이라는 전제를 통해 음양의 세계를 대립적 관계가 아닌 조화와 융합의 세계로 격상시키면서, 작가와 주변의 모든 관계조차도 조화로움으로 승화시키고 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를 총괄 기획한 이강산 작가는 아버지는 나만의 비평가라며 앞으로도 기획, 홍보 등 전시에 수반되는 행정적 업무를 책임짐으로써 아버지에게 최적의 창작 환경을 제공하고 싶다. 이 작품들을 콘텐츠 삼아 플랫폼을 구축하고, 다양한 가치로 환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북대에서 미술학 박사를 받고 한국화가이자 독립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동근 화백은 1969년 전북미술대전에 고교 3학년 재학생 신분으로 입선하며, 화단에 발을 디뎠다. 원광대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1기생으로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제주대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19년 목정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전시는 다음 달 5일까지 전주현대미술관에서 계속된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0.11.16 17:57

전북무형문화재 단선 전수자 이미경 첫 개인전

일정한 음률처럼 탁탁하는 소리가 나의 발걸음을 이끌었습니다. 나를 그곳으로 이끈 소리는 다름 아닌 방화선 선생님의 부챗살을 놓는 소리였습니다. 나도 선생님처럼 맑고 예쁜 소리를 내고 싶어 끝없이 살을 놓던 날이 떠오릅니다. 전북무형문화재 제10호 선자장(단선) 방화선의 첫 번째 제자인 전수자 이미경 씨가 첫 개인전을 갖는다. 13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전주부채문화관 지선실. 전수자 이미경 씨는 방화선 선자장을 만나며 부채와 인연을 맺었다. 부채 작업을 한 번 해보자는 제안에 흔쾌히 발을 들여놓았고, 눈 깜짝할 사이에 1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는 부챗살을 하나하나 놓고 대나무 살을 쪼개며 단선 부채의 기본을 익혔고, 부채에 그림을 그리기 위해 전통 민화를 배웠다. 이번 전시에서는 30여 점의 부채 작품을 선보인다. 자신이 직접 만든 부채에 전통 민화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려 넣어 한국적인 미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조선시대 여인들을 화폭 부채에 담은 미인도 시리즈, 문자도를 화폭 부채에 담은 문자도 시리즈, 나비와 꽃을 부채에 담은 호접화훼도 시리즈, 화폭 대원선에 담은 금강전도행차도 등을 볼 수 있다. 그는 앞으로도 방화선 선자장, 나린선 회원들과 함께 전주 전통 부채의 맥을 이어가겠다며 앞으로 계속 이 길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황실공예대전 특별상, 전북공예품대전 동상, 대한민국 부채예술대전 대상을 수상했다. 현재 (유)공예사랑청강 대표, 전북공예협동조합 이사, 부채동아리 나린선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0.11.12 19:02

[전문가들이 바라본 전주세계소리축제] 전주세계소리축제×전북CBS 별빛콘서트 리뷰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별빛콘서트는 엄숙하고 진지한 전문 예술공연이 아닌 대중과 호흡하고 소통하는 대중친화적인 공연 프로그램이다. 예술성을 견지하면서도 대중성과 축제성을 함께 만들어내야 하는 소리축제 입장에서는 그동안 별빛콘서트를 통해 다양한 관객이 축제에 참여하는 열린 기회를 만들었고, 소리축제의 외연을 넓히는 데 활용하였다. 코로나 19로 비대면으로 진행하면서 프로그램을 축소한 부분이 아쉽웠으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별빛콘서트는 의도한 바를 충실히 실행하였다. 모두가 위축되고 우울한 시기에 역동적이고 청량한 퍼포먼스와 사운드는 충분히 위로가 되었다. 첫 시도치고는 영상과 음향의 송출 수준도 매우 높았다. 현장관람과 영상관람은 확실히 장단점이 뚜렷했다. 가장 큰 차이는 클로즈업 영상과 전 출연진의 마이크 사용 등으로 현장에서는 쉽게 알아채기 어려운 출연자의 컨디션 난조나 작은 실수,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표정 하나도 쉽게 알아 챌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영상 공연은 공연자에게는 아주 극한 환경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수신자 역시 굳이 몰라도 될 것까지 알게 되는 것이 공연을 즐기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점도 있었다. 영상공연에서는 R석, S석 같은 차이 없이 공연을 더 자세하게 관람할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러한 공연환경 변화는 위협일까? 기회일까? 변화 자체는 위협이지도 기회이지도 않다. 그것은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20년이 넘는 연륜을 가진 소리축제가 여전히 젊고, 역동적이며 매력적인 축제가 되려면 변화를 더욱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지금의 변화는 전적으로 코로나 19 때문만이 아니다. 이미 온라인과 모바일 기반의 비대면 문화가 확산 추세였고 코로나 19는 가속시켰을 뿐이다. 오프라인 시대에 소리축제는 어떤 공연을 만들 것인가가 중요했다면 온라인 시대로 가는 지금은 어떻게 공연을 전달할 것인가 라는 과제가 추가된 셈이다. 그래서 소리축제는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의 발전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2020년 소리축제는 새로운 기술이라는 그릇에 공연예술을, 그리고 축제를 담아보는 실험을 했다.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예술성에 대한 실험이었기 보다는 축제공간에 대한 실험적 성격이 컸다. 한발 더 나아가 보자. 2021년에는 기술과 예술, 기술과 공연, 기술과 우리 음악을 어떻게 융합하여 새로운 공연예술을 선보일 수 있는지를 상상해 보는 실험으로 나아가 보자. /문윤걸(예원예술대학교 교수) △문윤걸 예원예술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문화영상창업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문화평론가, 음악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전주국제영화제,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한국음식관광축제, 전주문화재야행 등 여러 축제와 문화이벤트에서 기획, 연출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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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12 18:07

김갑련 사진작가 첫 개인전, 건지산 나무와의 교감

어린 시절 우리 집 담벼락은 수십 그루의 나무였고, 그 나무들은 나의 놀이터이자 휴식처였다. 그래서인지 난 나무가 좋고, 그 나무는 나의 작품 속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한다. 무엇보다 나는 나무를 담을 때 가장 나다움을 느끼고, 삶의 의미도 더불어 배운다. 자신을 건지산 예찬론자라고 소개하는 김갑련 사진작가가 첫 번째 개인전 건지 나無_Gray Tree를 갖는다. 11일부터 22일까지 전주 사진공간 눈. 김 작가는 수년간 호성동과 송천동, 덕진동에 걸쳐 있는 건지산의 나무들과 교감하며 사진 작업을 해왔다. 1년이면 100여 차례 넘게 건지산을 찾았다. 특히 비나 눈이 오거나 안개가 낀 궂은 날엔 열일 제쳐두고 건지산을 찾을 정도다. 누군가에겐 단순한 산책길이 작가에겐 창작의 원천인 셈이다. 결혼, 임신, 출산, 육아로 작아진 작가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기 전, 다시 한번 건지산의 나무를 통해 위안을 얻는다. 이를 반영하듯 작품 속에선 고민과 희망이 동시에 읽힌다. 그는 나무는 나를 투영하는 거울이다. 무리 지어 있는 나무들을 보며 세상 속에서 관계 맺고 있는 여러 사람들을 떠올리곤 한다고 말했다. 성창호 사진가는 자신의 내면 의식을 이미지화한 김갑련 작가의 사진은 매우 매력적이다라며 걷고, 생각하고 사진으로 말하는 특정한 주제의식은 사진이 단순한 기록 행위가 아님을 분명히 보여준 성공적인 작업이라고 평했다. 경남 하동 출신인 김 작가는 22년째 전주에 살고 있다. 현재 전주시청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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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민주
  • 2020.11.1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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