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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인터알리아 아트스페이스가 여름 전시로 사유적인 작품들을 모아 '사이클, 리사이클'(Cycle, Recycle) 전을 마련했다. 30~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작가 12명이 참여해 전시 제목처럼 '순환'과 '재생'의 의미를 담은 회화와 조각, 오브제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이는 전시다.정주영과 박성실, 박신혜, 정광호, 도윤희가 회화와 조각 작품으로 산과 강, 호수, 바다, 식물 등 비교적 구체적인 자연물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면 강운과 오수환은 자연이 품은 에너지를 포착한다. '구름작가' 강운은 아크릴판 위에 화선지를 놓은 뒤 단 한 번의 붓질로 물의 움직임을 표현하고 오수환 역시 단숨에 그은 듯한 붓획으로 자연의 에너지를 담아낸다. 이경민도 일상에서 흔히 보는 병을 찍어 사물의 이면에 있는 기(氣)를 표현하고 장재철은 스테인리스 스틸과 나무패널로 이뤄진 구조물 위에 캔버스를 씌워 독특한 오브제를 만들었다. 작가는 이 3차원 오브제에 '타임 스페이스'(Time Space)라는 제목을 붙여 시간과 공간을 탐색한다.그런가 하면 닳아서 납작해진 비누 사진(구본창)과 용도 폐기된 여러 종류의 필름을 재조립해 만든 오브제(김범수)는 '재생'을 열쇳말로 삼아 순환의 의미를 표현하는 작품이다. 전시는 22일까지. ☎02-3479-0114.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명곤) 홍보대사 가야랑이 특별한 날 특별한 사연을 가진 시민들을 찾아간다.소리축제의 '찾아가는 축가 이벤트'. 23일까지 소리축제 홈페이지(www.sorifestival.com)에 사연을 올리면 홍보팀의 마음을 움직인 시민들을 골라 축가를 선물해 준다.정원조 홍보팀장은 "결혼, 생일, 부모님 칠순, 돌, 군 제대일, 입사 첫날 등 특별한 날을 더욱더 특별한 추억으로 남기고 싶은 분들이라면 주저없이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당첨자는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다. 문의 063) 232-8398
음악회장에서 음악을 듣는 공공음악회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생겨난 전통일까?17세기 영국은 청교도혁명, 명예혁명을 거치면서 왕실재정이 빈약해져 왕궁에 속한 음악가들에게 충분한 사례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음악가들은 수입을 올릴 다른 방도를 찾게 되고 흥행사들은 그 같은 상황을 재빨리 간파하여 공간을 빌려 입장료를 받고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음악회를 열어주며 음악가와 함께 수입을 챙기는 공공음악회를 열게 된다.1672년 12월 '런던 가제트'지에 실린 광고는 당시의 공공음악회 상황을 짐작케 한다. '알립니다. 와이트 프라이어에 있는 조지 연인숙 건너편 존 배니스터 하우스(지금은 음악학교라 불리는)에서 오는 월요일에 훌륭한 연주자들이 음악을 연주합니다. 오후 4시 정각에 시작하여 앞으로도 매 오후 같은 시간에 연주합니다'. 공공음악회는 이렇게 17세기 영국에서 생겨났다.런던에서 시작된 공공음악회는 1720년 이후에는 성공적인 음악활동의 장(場)이 되었다. 18세기 후반에 공공음악회는 더욱 활성화되니 피아노 협주곡을 처음으로 작곡하고 연주한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J.S. 바흐의 막내아들)의 1년 예약 시리즈 음악회도 공공음악회이었다. 음악회 즉, '콘서트(Concert)'라는 용어도 런던에서 이렇게 행해지는 연주회에 사용하게 된다.계속적인 행사는 전통이 되는 법! 공공음악회는 음악활동의 전통이 되어 파리와 독일지역의 주요도시들로 퍼져나갔다. 파리에서는 작곡가이자 오보에(Oboe) 연주자인 안 다니캉 필리도르(Anne Danican Philidor, 168~1728)가 1725년에 콩세르 스피리투엘(Concert Spirituel)이라는 시리즈 음악회를 열어 성공한 후 1790년까지 계속되었다.독일지역에서는(독일은 19세기에야 통일된 나라가 된다. 그 전에는 지역국가 형태이었다.) 아마추어나 중간수준 연주자들도 다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작곡하며 음악의 대중화를 추구하던 텔레만(Georg Philipp Telemann, 1681~1767)이 그가 설립하여 지도하는 라이프치히,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의 대학생 동아리 콜레기움 무지쿰 (Collegium musicum)에서 대학생들이 음악을 친하게 느끼게 하기 위해 정규적인 공개 연주회를 연다. 그 연주회는 종교음악, 세속음악 구분없이 모든 장르의 음악이 연주되는 야외음악회와 유사한 형태였다. 공공음악회이었던 것이다.힐러(Johann Adam Hiller, 1728~1804)가 1763년 라이프치히에서 시리즈 음악회를 열었고, 1781년 이후에는 게반트하우스의 새 연주홀에서 공공음악회를 계속하였다. 이 전통의 중심인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오케스트라의 하나이다. 이와 같은 연주기관이 빈(1771)과 베를린(1790)에도 설립되며 공공음악회는 유럽 전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신대륙 미국에서도 1731년 보스톤에서, 1734년 필라델피아에서 방문한 연주단에 의해 '영국적인 방식' 으로의 공공음악회가 열렸다. 표를 사야했기 때문에 청중은 중산층, 여흥을 즐길 수 있는 부유한 계층이었다. 음악회는 광고지, 포스터, 신문, 입소문으로 알려졌고 연주시간은 대개 약 3시간 정도, 성악과 기악이 다양하게 구성된 프로그램이었다.초기의 공공연주회는 지금과 같은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움직이지 않고 들어야 하는 조용한 분위기의 음악회는 19세기에야 나타나는 전통이다. 18세기의 음악회는 사교적 행사장이기도 했기 때문에 다른 이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듣고 싶은 음악은 듣고, 그 밖에는 음료수를 마시며 걷기도 하고 대화도 나누며 음악과 사교를 함께 즐겼던 것이다. 프랑스 작곡가이자 지휘자 루이 줄리앙(Louis Jullien, 1812~1860)은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에서 연주 중에도 이리저리 거닐 수 있는 음악회, 프롬나드 콘서트(Promnade Concert)를 열며 그의 음악회의 목적을 '가장 기품있는 곡들을 잘 프로그램 해서 교훈적인 즐거움을 책임져 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청중을 '1쉴링 청중'이라고 했던 것으로 보아 입장료를 1쉴링 정도 받았던 모양이다. 그는 그런 음악회를 수시로 열며 스타 지휘자가 되었고, 첫 런던 시즌에 베토벤 교향곡 4곡을 런던 시민들에게 알렸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판소리'는 알겠는데, '판소리합창'은 뭐지?판소리합창이란 새로운 장르를 발굴, 전국에서 유일한 판소리합창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주판소리합창단(단장 방수미). 이들은 본래 독창 형식으로 부르는 판소리를 서양음악의 합창처럼 단선율의 창을 동시에 여러 명이 부르거나 2개 이상으로 성부를 나눠 부른다. 판소리에 웅장함과 화음을 더한 것이다.판소리합창단은 2004년 심인택 우석대 국악과 교수에 의해 만들어졌다. 창극이 아니고서야 소리꾼 혼자 무대를 채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판소리 공연에 대학을 졸업하고서도 설 자리가 없던 젊은 국악인들을 위해 실험을 시도한 것이다. 물론, 초창기 반응은 신선하다와 전통 판소리와 거리가 멀다 등 극과 극이었다.하지만 창단 6년 만에 전주판소리합창단은 판소리합창이라는 새로운 공연 형태를 정착시켰다. 게다가 부안 매창, 전라도 육자배기, 고창 진채선, 장수 논개, 정읍 정읍사, 군산 새만금 등 전북의 역사와 문화를 창작곡으로 개발하면서 전주만이 가질 수 있는 음악 장르로 인정받게 됐다.방수미 단장은 "처음에는 판소리합창이 뭘까라는 호기심을 가지고 새롭게 봐주시는 분들과 퓨전 위주로 한다는 우려의 시선이 동시에 있었다"며 "이젠 칸타타 양식의 판소리합창이 전주의 음악적 브랜드로 자리를 잡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6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기획공연을 여는 판소리합창단이 이번에 주목한 소재는 익산의 서동과 선화공주 설화다. 곽병창 우석대 교수가 작시를 하고, 이용희 재즈피아 리더가 작곡한 칸타타 '선화공주의 사랑'은 아기자기하고 서정적인 시어가 뮤지컬 느낌으로 어우러진다.특히 작곡은 재즈 피아니스트로 오케스트라와 국악관현악단의 지휘 경험을 고르게 가지고 있는 작곡가의 감각이 발휘돼 대중적이다. 방단장은 "한문투인 전통 판소리에 비해 가사 전달이 잘 되고 국악가요의 느낌 보다는 뮤지컬 느낌이 강하다"며 "곡 템포를 여러개로 쪼개서 듣기에는 편하지만 부르기에는 어려운 곡"이라고 소개했다.판소리합창단은 현재 전북과 전남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20대 중반 30대 초반의 젊은 소리꾼들이 함께 하고 있다. '선화공주'역은 우석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판소리합창단과 나르샤국악실내악단에 소속돼 있는 안혜란씨가, '서동왕자'역은 전남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현재 광주시립국극단 상임단원인 양재남씨가 맡는다.심인택 교수가 지휘하는 전주국악실내악단이 현장 연주를 한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국 작가 에론 영(38)이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첫 아시아 전시를 열고 있다. 오토바이 바퀴 자국으로 작품을 완성하거나 비디오 카메라를 발로 차는 행위를 비디오 화면 속에 담고 헬리콥터에서 갤러리 입구에 조명을 쏘아 관객에게 범죄자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등 반항적이고 공격적인 퍼포먼스를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작가다. 갤러리 전시장 1층에 걸린 평면 작업이 바로 오토바이를 이용한 작품이다. 번쩍이는 24K 금으로 덮인 패널 위에 그려진 곡선은 모두 실제 오토바이의 바퀴 자국이다. 오토바이의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는 동시에 브레이크를 밟으면 일명 '번아웃' 현상에 의해 뒷바퀴가 헛돌며 패널에 남기는 궤적이 곧 그림이 된다. "타이어가 타는 것이나 오토바이 운전자의 모습을 생각하면 공격적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동그란 모양들이 만들어지면서 리듬이 생기고 동시에 균형을 이루며 하나의 그림이 되는 점에 주목해 주셨으면 좋겠네요."이런 작품은 일종의 '액션 페인팅'이란 점에서 작가는 잭슨 폴록 계열의 추상표현주의 작가로 분류되기도 한다. "제겐 작품이 만들어지는 그 순간이 중요합니다. 다른 작가들은 오랜 시간 작품을 들여다보며 리터치(retouch.수정)를 할 수도 있지만 제 작품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그 순간에 모든 에너지가 집중되죠. 행위와 순간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추상표현주의와 비슷하지만 타이어 자국 같은 구체적인 형상이 나타난다는 점에서는 사실적이라고 할 수 있죠"전시장 곳곳에 놓인 찌그러진 바리케이드 역시 반항과 공격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작가는 사람들이 서 있는 줄을 정돈하거나 차단할 때 쓰이는 금속 바리케이드를 찌그러뜨려 기존질서에 대한 전복을 시도한다. 2층 전시장의 조각과 비디오작업까지 10여점이 8월5일까지 전시된다. ☎02-735-8449.
화가 심홍재(47·한국행위예술가협회장)씨가 전주 한옥마을에 오픈 스튜디오(전주한옥생활체험관과 공간 봄 사이에 위치)를 차렸다. 대문엔 그의 손글씨가 담긴 팻말에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예약하고 방문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작업실에 들어서니 소담한 나무탁자가 눈에 들어왔다. 방문객과 담소를 나누기 위해 손수 제작한 것이라고 했다. 골방 한 켠엔 한참 작업하다 둔 듯한 서양화 도구가 있었다."오랫동안 고민했던 일이에요. 오픈 스튜디오가 가난한 작가들에겐 대안이 될 수 있겠다 싶었죠. 작업도 하고, 전시도 하는."작업실엔 '배게 시리즈'가 걸려 있었다. 그의 과거와 현재를 알 수 있는 공간이었다. '배게'는 그가 오랫동안 고민했던 주제. 1990년대 후반 전북예술회관 일대에서 퍼포먼스 바(bar)를 운영했던 그는 새벽이 되어서야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그에게 베게는 어머니 품 속 같은 따뜻하고 안락한 매개체였다. 평화와 안식, 자유를 꿈꾸는 작가의 고뇌가 편안하게 다가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십자가로 형상화된 새와 짙은 암갈색 말은 미지의 세계로 안내하는 매개체다."새 한마리가 와서 초췌한 모습으로 웅크린 나를 아득한 곳으로 데려가는 꿈을 꿨습니다. 몇 년 후엔 조랑말이 꿈 속에 나타났어요. (조랑말은) 커다란 말로 변해 내가 휘파람만 불면 어디선가 달려와 나를 태워갔습니다. 작품에 대한 선몽이었던 것 같아요."그의 작품에 보여지는 점은 12간지와 동서남북을 형상화한 장치. 화려한 오방색은 명상적인 캔버스에 변화를 가져다준다. 행위예술가이기도 한 그는 평면에서 한계를 느낄 때 행위예술로, 행위예술에서 2% 부족할 때 평면으로 돌아온다. 자신과 작품, 행위예술이 삼위일체가 되는 순간을 꿈꾸고 있다."삼위일체를 다루는 종합 축제 성격을 띈 전시를 해보고 싶습니다. 인간의 생로병사를 함께 하는 배게를 통해 인간성 회복의 메시지를 던지는 그런 전시요."대화가 끝나기도 전에 그의 휴대폰은 쉴새없이 울렸다. 이곳을 방문하겠다는 지인들의 전화였다. 미니 갤러리도 겸하는 오픈 스튜디오는 조만간 예술가들의 사랑방이 될 것 같다.
김소희는 오래 동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자 소리꾼으로 군림했다. 동시대에 활동했던 박록주나 박초월도 물론 대단한 소리꾼으로 김소희와 라이벌 관계에 있었지만, 판소리에 대한 이해의 깊이나, 설명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품위 등에서 항상 다른 사람들보다 늘 앞에 놓였다. 나이는 박록주보다 열두 살이 어리고, 박초월과는 1917년생으로 동갑이다. 그럼에도 김소희는 박초월보다는 중앙 무대에 먼저 진출했고, 박록주와도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다.박록주는 1927년에 첫음반을 냈다. 김소희는 1933년에 첫 녹음을 냈고, 박초월은 1934년에 냈다. 일제강점기에 낸 음반 수로 보면 박록주가 153장으로 가장 많다. 박초월은 9장을 냈는데, 그 중에서 4장은 <흥타령>과 <육자배기>이다. 김소희는 103장을 냈다. 박록주는 김소희보다 열두 살이 위이기 때문에 김소희가 스무 살이 되기도 전에 중견으로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역시 녹음이 많다. 그러나 박초월과는 같은 나이인데도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김소희는 음반을 많이 냈다. 그만큼 김소희가 서울에서의 활동이 많았다. 더구나 일제강점기 최고의 명반이라고 하는 빅터(Victor)판 <춘향전전집>에서 김소희는 춘향 역을 맡았다. 박록주는 주로 향단이 역을 맡았다. 그러니까 김소희는 등장부터 벌써 주역을 할 수 있는 소리꾼이었던 것이다.김소희는 또 대가들에게 두루 소리를 배웠다. 직접 배운 사람들만 해도, 송만갑, 정정렬, 이화중선, 박동실 등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대가다운 풍모를 간직할 수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김소희는 죽을 때까지 깨끗한 성대를 유지하였다. 박록주가 중년에 성대를 상하여 말년에는 매우 탁한 소리를 한 것과는 비교가 된다. 또 박초월에 비해서는 오래 살았다. 박초월이 1978년에 별세했는데, 김소희는 1995년에 별세했다. 나이는 같은데도 김소희가 박초월보다 17년을 더 살아서 활동했다.생전에 김소희 본인의 자부심 또한 대단했다. 특히 김소희는 1972년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 공연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카네기홀 공연은 김소희와 민요, 기악연주자들의 공연으로 마련되었는데, 이 공연을 마치고 곧바로 미국에서 녹음을 하여 음반으로도 발매되었다. 전해 들은 바로는 미국의 신문에서 이 공연을 평하면서 김소희에 대해, 성대의 기량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악가라고 했다고 한다. 등장부터 바로 춘향이의 역할을 맡을 정도였는데, 세계적인 음악홀에서 공연을 하고, 또 세계적인 기량을 인정받았으니 자부심을 갖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그러면 동시대에 활동했던 다른 소리꾼들과 김소희의 음악세계는 어떻게 다른가? 박록주의 판소리는 남성적인 꿋꿋함이 특색이다. 박록주가 동편제 <흥보가>인 <김정문 바디 흥보가>를 잘 불렀던 것은 이 때문이다. 박초월은 서민적인 판소리를 추구했다. 박초월의 소리가 애원성의 한 극치를 보여주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박초월이 처음 녹음을 할 때 <육자배기>와 <흥타령> 등 민요를 많이 녹음한 것도 박초월의 애원성과 무관하지 않다. 박초월은 <춘향가>에서도 서민적인 월매 역할을 최고로 잘했다. 김소희는 천생 춘향이나 심청이에 어울린다. 목소리로 보나, 생김새로 보나 다소곳한 한국적 여인에 가장 잘 어울린다. 김소희는 자신의 판소리 속에서 속된 맛은 극도로 줄여나갔다. 김소희의 <춘향가>나 <심청가>에는 다른 바디에 있는 속된 사설들이 다 제거되어 있다. 소리를 할 때도 악을 쓰는 듯한 창법을 구사하지 않고, 가능한 한 편안하게 소리를 했다. 너름새에서도 과도한 몸짓은 피하고, 춤동작으로 시종하려고 했다. 이러한 김소희의 판소리 세계는 한 마디로 말하면 '우아한 아름다움'이라고 이름붙일 만하다. 그리고 그것은 진채선 이후 우리나라 여성 판소리가 도달한 최고의 경지이다. /최동현(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남아프리카 나무와 꽃의 원색 소나타는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연상시킨다. 넓은 평원에서 뛰노는 얼룩말은 강렬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얼룩말은 고독한 자신일 수도, 성장하는 아이들일 수도 있다. 산나리, 피마자, 선인장 등은 새로운 생명의 신비를 보여주는 매개체.2008년 남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온 서양화가 신세자(52)씨는 화려한 색의 향연의 착시로 여백미를 살렸다. 녹색, 빨간색, 노란색 등의 조화가 신비롭고 환희에 찬 남아프리카의 이국적 정서를 잘 표현한 것이 특징.그의 작업은 국내·외 여행을 다니면서 마음에 와닿는 풍경을 화폭으로 옮기고자 꽃이 정물이 되고, 풍경이 되고, 화폭에서 살아가는 자신이 된다.원광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전라북도미술대전 심사, 전북아트페어 운영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전라북도 미술협회 부지회장, 전라북도 미술대전 초대작가를 맡고 있다.
◆ 플레이 뮤지엄 - 8월22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미국의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론을 바탕으로 기획된 체험 전시. 유럽 원목 교구를 활용한 친환경 지능 놀이를 비롯해 정글집·기차에서 하는 신체놀이, 나만의 롤링볼 만들어보기 등 다양한 놀이가 준비됐다. 아이들의 음악지능과 공간지능을 발달시키고, 운동도 할 수 있도록 돕는 다목적 교육적 전시다.◆ 이경섭 개인전 - 3일까지 전주 경원아트홀사람살이 풍경의 재구성. 인간은 누구나 외롭고, 쓸쓸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자각에서 비롯됐다. 까마귀나 늑대는 자신의 모습이며, 홀로 하늘을 외로이 마주하는 이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나무의 질감을 잘 살린 작품으로 10~100개까지 묶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기도 했다.◆ 조윤성 개인전 - 씨앗으로부터 Ⅱ - 6일까지 서신갤러리조윤성 조선대 교수가 전주에서 처음 여는 전시로 '씨앗으로부터'의 연작 시리즈다. 조 교수는 일상속의 다양한 브랜드를 우리의 삶과 욕망으로 중첩시켜 표현한다. 당신이 어떤 아파트에 사느냐가 당신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는 한 광고처럼 브랜드(기초)가 갖는 속성과 그것의 의미를 삶 속에서 찾아보는 작품들로 선보인다.
◆ 양세화의 춤 '7월의 루비' - 3일 오후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전주전통문화센터 '우리 춤의 숨결'에 한국무용가 양세화가 초대됐다.현재 널마루무용단 정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양세화는 다양한 전통무용과 창작무용을 통해 한국적 색채가 돋보이는 무대를 펼칠 예정. 연꽃의 이미지를 담은 '연화무', 정·중·동의 미학을 간직한 '호남살풀이춤', 한 여름의 태양을 상징하는 보석 루비를 소재로 창작한 '7월의 루비' 등을 선보인다.◆ 마당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 - 2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잊혀져 가는 명인들의 춤과 가락을 복원하고 기록해 온 사단법인 마당의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이번 공연의 테마는 민중의 음악 산조(散調)다. 조선옥의 '최옥삼류 가야금산조'를 비롯해 이항윤의 '이생강류 대금산조', 유소희의 '한갑득류 거문고산조', 오정무의 '한범수류 해금산조', 김명신의 '호남산조춤'과 염현주의 '진도북춤'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민속국악원 '김제시민을 위한 국악한마당' - 2일 오후 7시30분 김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예술단의 기악합주 '신 뱃노래'와 민속무용 '태평무' '검무'를 비롯해 단막창극 '심청가 중 황성 올라가는 대목' 등이 펼쳐진다. 특히 단막창극 '심청가 중 황성 올라가는 대목'은 출연진들의 걸쭉하고 구수한 입담을 통해 해학과 풍자의 멋을 느낄 수 있는 무대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이 한국판으로 만들어졌다. 농촌을 배경으로 각색된 창작극회(대표 홍석찬)의 제129회 정기공연 '찰떡콩떡 희희극 광팔자'.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이지현 시인의 첫 희곡 작품이기도 한 '광팔자'는 소박한 농촌을 배경으로 황혼의 사랑과 처녀총각의 흥미진진한 러브스토리를 유쾌하게 엮고 있다.막걸리 한 잔을 걸치며 화투로 자신의 점을 치고 있던 '팔자'에게 애처가인 '오봉'과 결혼해야 팔자가 필 것이라는 점괘가 떨어진다. '팔자'의 화투점에 따라 '나영'과 이주노동자 '팅차이'도 사주가 좋지 않으니 헤어지라는 결과가 나오는데…. 평소 '팅차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던 '나영'의 아버지 '덕배'도 이를 빌미로 둘을 떼어놓으려고 한다.연출을 맡은 홍석찬 창작극회 대표는 "젊은 날 자식들 뒷바라지에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살아온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청춘의 전유물인 사랑을 하게 되면 어떨까라는 행복한 상상에서 시작된 작품"이라며 "여전히 육체적 정신적으로 소외되고 애처로운 노인 세대는 물론, 아픈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충분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광팔자'가 더 재밌는 이유는 흥겨운 음악 덕분. 작곡가 봉춘설씨가 작곡을 하고 그가 이끌고 있는 악극전문 연주악단 '기린봉악단'이 현장에서 연주할 예정이다.이번 작품은 창작소극장 개관 20주년 축하기념공연으로, 소외지역을 찾아가는 연극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관람료는 일반 1만5000원, 학생 1만원. 프리뷰 할인기간인 5일까지는 일반 8000원, 학생 5000원에 관람할 수 있으며, 60세 이상은 전 기간 50% 할인받을 수 있다.'광팔자'는 2일부터 11일까지 전주 창작소극장에서 쉬는 날 없이 공연된다.
'밤새 안녕하셨습니까.'진창윤 전북민예총 회장(45)의 개인전은 이렇게 요약된다."언론법 날치기, 4대강 밀어붙이기, 풀뿌리 민주주의 탄압 등 일련의 사건을 보면서 밤새 안녕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말 한마디만 잘못해도 불이익을 입을 수 있게 됐죠. 사회의 이면을 비틀어서 중첩적으로 표현했습니다."노무현 정부까지만 해도 민주화를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그는 "재밌게 신나게 살다가 문득 '거꾸로 가는 세상'이 됐다는 걸 알았다"며 "현실의 본질을 직시하지 못한 채 살아온 나를 반성하는 뜻에서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이전 전시가 '통일'을 화두로 한 인물화였다면, 올해 전시는 거꾸로 가는 민주주의에 대한 자신의 성찰을 담았다. 독재정권에서 '386 세대'로 살아왔던 그는 사회 전반의 문제가 통일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봤다. '천안함 사건'도, 민주화 인사를 '반공법'으로 잡아넣은 것도 통일만 됐다면 있어나지 않았겠냐고 반문했다.플라스틱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는 손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집는 손 등은 욕망에 이끌려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들이다. 그는 권위주의 정권을 지나 민주화를 이뤄낸 과정이 있었고 충분한 반석에 올라와 있다고 믿었지만 이명박 정부이 들어서면서 민주주의는 항상 성찰해야 함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이어 "미술의 생명력은 그 시대정신을 담아야 한다"며 "남들과 똑같이 사장된 예술로 표현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하지만 해놓고 보니 아쉬운 것 투성이다. 작업할 때는 100% 만족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면 70%, 한 달이 지나면 50%로 만족도가 떨어진다. 그나마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마음 내키는 대로 작업할 수 있게 된 지금은 적어도 50% 이하는 만족감이 떨어지진 않는다고 했다.다음 전시는 '통일'을 주제로 한 인물화가 될 것 같다. 통일로 인해 환하게 밝아오는 세상에 대한 소망이다. 우리의 민주주의 역사가 새벽의 절망을 딛고 일어섰듯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뜻도 모아지길 기대하면서다.군산 출생인 그는 전북민미협 회장, 전국민미협 이사를 역임했으며, 전북민예총, 백두대간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3차례 개인전을 비롯해 80여회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매주 금요일 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민영)가 판소리 대중화를 위해 마련하고 있는 '해설이 있는 판소리'가 7월에는 대통령상을 수상한 여류 명창들의 소리를 모아낸다.첫 무대는 허은선 명창의 '춘향가'.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인 허씨는 보성소리를 올곧게 계승했다고 인정받고 있는 중요무형문화재 성우향 명창으로부터 직접 물려받은 소리다. 지난해 열린 '제35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여덟번 도전 끝에 대통령상을 차지, '7전 8기의 명창'으로 유명하다.이날 부를 대목은 '십장가~옥중가'. '춘향가'는 판소리 다섯바탕 중에서 예술성이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허씨는 남원 출생으로 고 강도근 명창 문하에서 소리를 시작, 성우향 유영애 김일구 명창을 사사했다. 1996년부터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부 부수석으로 활동하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소리를 가르치고 있다.이날 고수는 서은기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단원. 판소리 연구가 최동현 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해설을 덧붙인다.
중국 상하이 한국문화원이 개원 3주년을 맞아 중국 샹장화랑(香江畵廊)과 공동으로 오는 8~17일 문화원 2~3층 전시실에서 '서울, 상하이의 맥박'이라는 주제로 한ㆍ중 작가 교류전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독특한 작품세계로 미술 평론가와 애호가들에게 두루 호평을 받고 있는 한국의 이민주, 송근영 작가와 중국의 딩샤오팡(丁篠芳), 허시(何曦) 작가 등 4명이 참석, 현대와 전통의 미, 한국화와 중국화의 다른 매력을 동시에 느끼게 해줄 전망이다. 또 한ㆍ중 양국의 감수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각국 전통화법을 기본으로 현대적 감각을 추가한 한국화와 중국화 40여점이 출품된다. 전시회는 문화원 개방시간인 화~토요일 오전 9시~오후 6시에 신문증을 가지고 방문하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문화원 홈페이지(http://shanghai.korean-culture.org) 참조.
국내 창작 뮤지컬의 대표작인 '명성황후'가 오는 9월 1-19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초연 15주년 기념 공연을 펼친다. 1995년 명성황후 시해 100주기를 맞아 초연된 이 뮤지컬은 지난 15년간 꾸준히 무대에 올라 지난해 12월 국내 대형 창작 뮤지컬로는 처음 1천회 공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에이콤인터내셔날의 윤호진 대표가 제작ㆍ연출했으며 소설가 이문열의 원작 '여우사냥'을 김광림이 각색하고 김희갑ㆍ양인자 부부가 곡과 가사를 쓴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는 1997년부터 이 작품에 참여한 배우 이태원이 변함없이 주인공 명성황후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15주년 기념으로 다양한 할인, 경품 행사도 마련된다. 12만원이던 VIP석은 9만원으로, 9만원이던 R석은 8만원으로 각각 감상할 수 있다. 주부 관객을 겨냥한 '브런치 공연'도 신설, 화ㆍ수요일 공연 시간을 오후 8시에서 오전 11시30분으로 앞당긴다. 브런치 공연에서는 티켓 가격을 20% 할인해주고 모든 관객에게 케이크와 생수를 무료로 나눠준다. 추첨을 통해 기아자동차 K5(1명), LG 디오스 냉장고(3명) 등 푸짐한 경품도 증정한다. ☎02-2250-5900.
토방 끄트머리 여기저기에 줄기의 마디마다 각을 이루고 옆으로 비스듬히 자란 잡풀이 무릎 가까이 닿을 정도로 커 있다. 지금은 복개를 해서 보이지 않는 작업실 들어오는 골목길 또랑에서도 자란다. 뿐만 아니다. 뒷간 처마 밑, 밭두렁, 돌담 밑 등에서 아주 흔하게 만날 수 있다. 나는 발길 닿는 곳이면 가차없이 뽑아서 한쪽에 쌓아두곤 했다. 강변에 작업실을 갖게 된 첫 해 여름날의 기억이다. 그 뒤 어느 해인지 처마 밑에 그 잡풀에서 꽃을 발견했다.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줄기 끝에 꽃이 매달려 있다. 워낙 작은 꽃이라서 쪼그리고 앉아서만이 바라볼 수 있다. 어쩌면 이렇게도 파격적인 모양새를 지녔을까! 그 이름이 닭의장풀이다. 달개비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기도 하다.닭의장풀은 닭장 밑에서도 잘 자라고 꽃잎 모양이 닭의 볏과 닮아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흔하기도 하고 이름의 선입견 때문인지 귀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시인 두보는 닭의장풀을 수반에 기르면서 꽃이 피는 대나무라 하며 아주 좋아했다고 하니 생각하기에 따라 귀(貴)와 천(賤)은 달라지나보다.위로만 향하려는 눈높이와 큰 것을 가지려는 손에서 외면당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낮은 자세에서 보면 작은 것이 갖는 아름다운 매력과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흑인 다리인 지, 백인 다리인 지 분간이 안 된다. 뒤엉켜 있는 다리 사이로 켜켜이 쌓인 책들이 있다. 이는 다문화사회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이중성을 고발한 작품. 작가는 "백인이 피부색을 이유로 동양인을 무시했었는데, 이젠 동양인이 흑인을 업신여기고 있다"며 "책은 인종차별적인 편견을 상징한다"고 말했다.누드 군상 사이로 불안정하게 놓여진 파란 의자. 불확실한 미래의 꿈을 상징화한 것이다. '밥벌이'를 위해 남들보다 더 치열하게 작업했던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자 '88만원 세대'의 대변이기도 하다.7월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2층 5전시실에서 연 서양화가 김철규의 '인체풍경 - 대면'전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JMA 스페이스로 장소를 옮겨 이어진다. 인간의 양면성을 내세운 연작 시리즈. 신체를 통해 끝없는 인간의 욕망을, 동물과 사물은 인간의 희노애락을 의인화시켰다."우리의 몸은 내면과 같다고 봤어요. 몸은 거대하게, 동물이나 사물은 의도적으로 작게 표현해 인간의 양면성을 강조했습니다."두 다리를 벌린 음부를 향해 몰려드는 새끼 돼지들, 웅크린 남자의 나체와 의자의 결합, 유두를 향해 달려가는 관광버스 등은 성적 욕망과 적자생존의 냉엄함에 대한 작가의 의도가 반영됐다.미술평론가 유근오씨는 "현대사회의 무감각성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며 "신체를 통해 우리의 현실과 욕망을 무겁지 않게 위트있게 표현했다"고 평가했다.모든 작품은 붓질을 한 뒤 사포로 긁어 디테일을 살렸다. 마치 사진을 보는듯 하다. 여러 번 긁어낸 작업은 내면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위한 작가의 노력과도 같다. 하지만 실수라도 생기면, 모든 작업은 다시 원점. 단순하고 강렬한 메시지를 주는 작업은 이렇듯 쉽지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당분간 인체를 주제로 한 작품을 계속 내놓을 계획이다. 전시는 7월14일부터 20일까지 계속된다.
특별한 주말을 즐기고 싶다면? 여름밤을 그냥 보내기 아쉽다면? 공연장의 딱딱한 분위기가 싫다면?한 여름 토요일 밤의 콘서트 '한국소리문화의전당 토요놀이마당'이 올해도 찾아온다. 3일부터 8월 28일까지 매주 토요일 밤 8시 소리전당 놀이마당에서 열리는 '2010 토요놀이마당'.'토요놀이마당'은 전라북도에 야외상설무대가 없던 2003년 첫 선을 보인 이래 7년 동안 8만여명 이상이 관람한 인기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단체와 남녀노소 구분 없는 관객이 자유롭게 소통한다는 점에서 예술가와 관객 모두가 기대하는 무대다.7월 3일 익산시립합창단과 재즈피아의 뮤지컬 갈라콘서트를 시작으로 10일 모던 펑키락밴드 퍼니피플의 신나는 무대, 17일 누구나 힙합을 즐기게 하는 나인이어스와 라스트포원, 24일 저녁이면 주체할 수 없는 끼를 발산하기 위해 뭉치는 아카펠라동호회 모노아카펠라, 31일 탬버린 퍼포먼스 그룹 엔터케이와 댄스그룹 루비의 시원한 퍼포먼스가 이어진다.8월 7일에는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로젝트 밴드 휴먼스, 14일에는 무엇이든 두드리면 음악이 되는 잼스틱, 21일에는 4인4색의 팝페라 그룹 라스페란자가 기다리고 있다. '토요놀이마당' 마지막 공연인 28일에는 스타피쉬와 DJ 원우(Wonwoo)가 작별파티 '아듀~ 2010 토놀'을 펼친다.'토요놀이마당'의 준비물이 있다면 돗자리와 먹거리 정도. 무료 공연으로 따로 예매할 필요가 없으며, 관객들의 연령 제한도 없다.
극단 독립극장(대표 원영애)의 '누가 왕의 학사를 죽였나'. 그러나 '누가' 죽였는가 보다 '왜' 죽였는가를 주목해야 한다. 7월 9일과 1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누가 왕의 학사를 죽였나'는 「바람의 화원」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정명 작가의 장편소설 「뿌리 깊은 나무」가 원작. 훈민정음 반포 전 7일간 경복궁에서 벌어지는 집현전 학사 연쇄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이정명 작가는 "궁전 안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스릴 속에서 시대의 질곡과 그 시대를 떠안은 사람들의 정념을 느끼길 바란다"며 "그들이 힘겨운 싸움 끝에 지켜내고 우리에게 남겨준 아름다운 유산을 다시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박승걸씨는 "왕의 자리에서 민중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세종대왕의 길었던 전쟁의 일부를 압축하고 확대경을 들이대 가깝게 보여주겠다"고 밝혔다.'누가 왕의 학사를 죽였나'는 2008년 초연 이래 미스테리 연쇄살인극으로서 현대적인 음악과 안무, 대도구를 이용한 빠른 움직임으로 긴장감과 역동성이 더해졌다. 네 개의 궁궐문이 무대 위를 자유롭게 미끄러지면서 속독감 있는 장면 전환이 이뤄지며, 전통격자무늬 그림자가 배우들의 안무와도 환상적으로 어우러진다.실용학파와 성리학파를 대변하는 역사적 인물 '최만리'와 '성삼문'의 대립각은 더 강조됐다.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연기파 배우로 자리잡은 신현종과 극단 아리랑 배우이자 신화극장 대표로 연출에 주력해 온 고동업 등 중견배우들이 열연한다.극단 독립극장은 1979년 창단, 정통 리얼리즘 연극을 바탕으로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통렬하게 비판하면서도 연극적 예술성과 완성도를 지켜왔다. 전주 공연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주시내 공부방과 다문화가정, 소외계층, 불우청소년들을 공연에 초대한다. 문의 02) 704-9566
서울 청계천과 파주 헤이리에서 미디어아트 작가들의 참신한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마장동의 청계창작스튜디오 1층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뫼비우스-낯익지 않은 결합'전은 신기술을 다루는 젊은 미디어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위주로 한 전시다. 도미노의 작품 '습기-한 조각'(Humidity-one piece)은 경기창작센터에서 진행한 '선감도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된 것으로, 일제 강점기 정신 교육과 강제 노역으로 악명 높았던 선감도 내 '선감원'이라는 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작가는 선감원에 수용된 아이들 중 일부가 섬을 탈출하다 바다에 익사했던 과거를 생각하며 억울하게 죽어갔을 아이들이 이제는 유원지로 변한 선감도를 방문하면 어떤 느낌일까를 영상으로 표현했다.도미노 외에 서가영과 박지현, 밍글 6(송세영, 김정환), 시노시아(이동훈, 김진원), 최정홍, 김영준이 참여한다. 전시를 기획한 정나 리앤박갤러리 큐레이터는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디지털 환경을 재해석하고 한때는 소통의 중심이 됐던 아날로그적 환경을 이에 결합해봄으로써 익숙함이 만들어내는 의미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고자 한 전시"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7월 11일까지. ☎02-2285-3392. 헤이리의 전시공간 4곳에서는 '미디어 시즌 인 헤이리 2010'이란 이름의 미디어 아트 전시가 진행 중이다. 2008년부터 매년 헤이리의 전시장들이 함께 여는 전시로, 20대부터 40대까지 미디어아트 작가들이 고루 참여해 아트스페이스 위드 아티스트, 동화나라, 아트 팩토리, 리앤박 갤러리에서 작품을 선보인다. 비디오 매체를 통해 과거의 특정 장소와 사건들을 추적함으로써 자신의 무의식을 형상화하는 작업을 하는 박병래의 싱글 채널 비디오 작업 '엘라스틱 코드 플레잉'(Elastic cord playing)을 비롯해 고영택, 김혜란, 김두진, 도미노, 서울 부부(김현주, 조광희), 이선애, 정지숙, 조문희의 작품이 7월4일까지 전시된다.
“미술은 정답이 없다”…윤범모가 풀어낸 한국미술의 재해석
전주국제영화제, 김효정 프로그래머 선임
‘조선셰프 한상궁’ 순창·전주서 특별무대 꾸민다
제6회 전주시민연극제 14일 개막
‘공예’ 언어의 울림…제33회 전라북도공예가협회 회원전
제15회 전북 중·고교생 목정 미술실기대회 대상에 차진주·박보미 양
사라진 존재들이 건넨 말들…지연 ‘모든 날씨들아 쉬었다 가렴’
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수능 마친 수험생, 한국소리문화의전당으로 모여라”… 공연 할인 진행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문신 시인 - 김도수 시집 ‘진뫼 오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