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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그림에 무한한 '독도 애정' 담은 이정재 교수, 전주서 전시회

석양빛 사이로 물 위에 솟아오른 고래등 그림자. 이정재 남서울대 교수에게 독도는 이렇게 다가왔다. 독도를 마주하는 순간 이글거리는 불덩이가 달려들었다. 걷잡을 수 없는 감격에 독도를 담아야겠다는 결심이 섰다.두번째 독도 방문. 새벽 물안개가 연보랏빛으로 바뀌는 장관이 펼쳐졌다. 해돋이가 시작된 것이다. 물안개가 점점 걷히면서 시야가 밝아졌다. 천장굴의 고요함과 엄숙함이 신비스러웠다. 하늘로 비상하는 괭이갈매기의 군무를 보면서 독도는 아름다운 생명의 천국으로 각인됐다."나는 애국자는 아니지만, 독도에 관한 일본의 망언을 지켜보면서 작가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부응해야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작가라면 독도를 미적인 감각과 역사의식으로 표현하는 게 최선이라고 여겼습니다."그에게 독도는 문화로서 지켜내야 할 우리 땅이다. 1980년대부터 학생운동을 해오며 예술인의 사회참여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왔던 그는 독도문화운동에 빠지면서 '독도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서울, 평택에 이은 세번째 전시로 고향인 전주에서는 감회가 남다르다. 이전 전시가 보여지는 독도를 주제로 했다면, 이번 전시'아! 독도 그 민족혼 Ⅱ'은 보여지는 독도 이면(裏面)의 독도다. 단독자로서 자신과 민족에 대한 역사적인 질문을 던지는 실존적인 만남이다."'독도 화가 1세대'라 불리는 이종상 화백(서울대 명예교수)이 제 전시를 보면서 이런 말씀을 던지셨습니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인식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구요. 그림뿐만 아니라 소설과 시로, 노래와 춤으로 독도를 가슴에 새겨 실질적인 점유권을 누려야 한다고 강조하신 게 기억에 남습니다."그는 "독도는 자연을 빌려서 축소해놓은 잘생긴 수반석(水盤石) 같다"며 "자연의 오묘함과 신의 조형미가 빚은 완벽한 창작물"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가 그린 독도는 미시적인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목판화를 연상시키듯 굵은 선으로 거침없이 그린 것이 특징. 독도의 역사성, 민족혼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스스로 '다큐멘털리즘(가칭)'을 추구한다고도 말한다."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은 알지만 진정 내 것이라면 사랑하고 가꿔야 한다고 봅니다. 이종상 화백의 말씀처럼 독도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호적에는 올려놓고 자식을 돌보지 못한 무책임한 가장에 비유하면 지나칠까요. 이런 연장선에서 저는 독도를 그리고 또 그릴 겁니다. 그것이 숙명이니까요."전주 출신인 그는 원광대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오클라호마시티주립대학교 미술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원광대 미술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전시는 24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계속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6.24 23:02

[공연] 전북무용제 23일 개막…5개팀 '불꽃 대결'

'제19회 전북무용제'가 23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전북무용협회가 공동주최하는 이번 무용제는 오는 10월 광주에서 열리는 전국무용제 참가팀을 선발하는 전북지역 예선. 자미수현현무용단과 임건백&스위트21 댄스컴퍼니, 류무용단이 한국무용으로, CDP무용단과 오문자 알타비아&댄스컴퍼니가 현대무용으로 출전한다.자미수현현무용단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안무 김자낭)는 김소월의 시를 모태로 한 작품. 현대문명 속에서 절규하는 자식을 가슴에 묻고 통곡하는 어머니의 심정을 한국춤의 정신과 연결시켰다. 임건백&스위트21 댄스 컴퍼니의 '서울의 달'(안무 임건백)은 1980년대 달동네 사람들의 삶을 다룬 작품으로, 각각 1인칭과 3인칭 시점에서 죽음을 그린다. 류무용단의 '외눈박이Ⅱ'(안무 류영수)는 바다의 괴물 외눈박이가 무당에 의해 사람으로 환생한다는 내용. 움직임을 통해 공간 속의 선과 흐름을 보여준다.CDP무용단의 '그들의 노래'(안무 최재희)는 살아숨쉬는 모든 것들에 대한 시간과 존재에 관한 이야기. 오문자 알타비아&댄스컴퍼니의 '페리바누'(안무 서성훈)는 아테네 출신 음악가 사비나 야나투의 '페리바누'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인생을 파도에 빗대어 기억한다는 것의 아름다움을 서정적으로 풀어간다.그밖에도 지난해 '전국무용제'에 전북대표로 나가 금상을 수상한 애미아트의 '기억… 지울 수 없는'(안무 김애미)이 개막공연으로 오른다. 폐막공연으로는 포스 댄스 컴퍼니의 현대무용 '판타스틱'(안무 오해룡)이 초대됐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6.23 23:02

[공연] 앙상블 디토 "올해 주제는 보헤미안"

"올해 앙상블 디토의 리사이틀 주제는 보헤미안으로, 동유럽 작곡가들의 음악에 초점을 맞췄습니다."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을 중심으로 구성된 실내악 그룹 앙상블 디토가 다음 달 리사이틀을 앞두고 21일 호암아트홀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리사이틀은 22일부터 열리는 '디토 페스티벌 2010'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공연이다.이날 간담회에는 앙상블 디토의 기존 구성원인 용재 오닐과 스테판 피 재키브(바이올린), 지용(피아노), 마이클 니컬러스(첼로) 외에 새 얼굴인 순스케 사토(바이올린)도 참석했다. 사토는 "용재 오닐의 초대로 앙상블 디토에 합류하게 됐다. 디토와 연습을 하면서 많이 웃고 멤버 간 친밀감을 느꼈다. 음악적으로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리사이틀에서 보헤미안의 사랑과 자유를 표현하기 위해 드보르자크와 코다이, 도흐냐니 등 동유럽 작곡가들의 음악을 연주곡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니컬러스는 "베토벤과 모차르트 등 기존에 자주 다뤄왔던 독일과 오스트리아 작곡가의 음악이 아닌 보헤미안의 자유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동유럽 작곡가의 음악을 한국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고 주제 선택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공연에서 도흐냐니의 현악 3중주를 위한 세레나데 C장조, 코다이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듀오, 드보르자크의 피아노 5중주 A장조를 연주할 예정이다. 앙상블 디토는 탄탄한 연주 실력 외에도 '클래식계의 F4', '클래식계의 아이돌'로 불릴 만큼 준수한 외모도 갖춰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덕분에 이들의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 사례를 이룰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에 대해 용재 오닐은 "우리는 (관객이) 음악의 문을 여는 것을 돕는 문지기"라고 말했고 재키브는 "매력적인 음악가는 공연장으로 관객을 부를 수는 있지만 일단 공연장에서는 음악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며 "우리를 통해 몇몇 팬들이 다른 클래식 공연에도 관심을 두고 찾아가게 됐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소개했다.앙상블 디토는 '디토 페스티벌'이 열리는 도중인 28∼29일 일본 공연을 위해 도쿄와 오사카로 떠난다. 용재 오닐은 "디토 프렌즈였던 일본의 바이올리니스트 고토 류가 우리를 초청해 일본에서 공연하게 됐다. 내가 좋아하는 도쿄의 국제포럼홀A와 오사카 심포니홀에서 공연하게 돼 더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진출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말에 "아마도"라고 답했다. 이들의 리사이틀은 7월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며 티켓은 3만∼7만 원이다. 문의는 클럽 발코니 ☎1577-5266.

  • 전시·공연
  • 연합
  • 2010.06.22 23:02

[전시] 청동거울에 투영된 고려시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최근 발굴조사를 통해 새로 알려진 고려 청동거울을 모은 테마전 '고려동경(高麗銅鏡)-거울에 담긴 고려 사람들의 삶'을 22일부터 8월29일까지 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고려실에서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모두 5부로 구성된 전시 첫 부 '동경의 기원과 쓰임새'에서는 본래 제사를 지내는 데 쓰는 의례용품이던 동경이 점차 화장할 때 쓰는 실용품으로 바뀌는 과정을 그려냈다.2부에서는 청주 용암동, 단양 현곡리, 서천 추동리 유적 등 최근 고고학 발굴조사로 알려진 중요 유적의 고려동경을 청자와 토기, 금속용기, 중국 동전 등 함께 출토된 유물과 같이 전시했다. 3부는 후저우(湖州) 등 중국의 생산지가 표기된 동경이 수입되는 양상과 수입된 동경을 고려에서 다시 본떠 만드는 모습을 담은 '중국동경의 수입과 모방'을 주제로 꾸몄다. 4부 '고려동경의 생산과 분석'에서는 지금의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에 해당하는 명문 '고려국조(高麗國造)'가 새겨진 거울을 포함해 고려에서 자체 생산한 것으로 보이는 거울인 '황비창천 거울(煌丕昌天銘鏡)'과 '용 나무 전각무늬 거울(龍樹殿閣文鏡)' 등을 전시했으며 5부에서는 고려시대에 유행한 동경의 형태와 무늬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전시는 단순히 고려시대 청동거울을 모은 데 그치지 않고 이들과 관련된 최신 발굴자료와 과학적 성분분석 결과도 공개했다. 가령 서천 추동리에서 나온 물고기무늬 동경(雙魚文鏡)은 12세기 초에 사용된 송나라 동전인 '숭녕중보'와 11~12세기에 사용된 녹청자, '기해(己亥)'라는 간지가 적힌 문서 등과 함께 발견돼 고려동경의 연대를 추정할 수 있었다는 것.또 거울에 대한 과학적 성분분석을 통해 고려에서 직접 제작한 거울이 구리 약 70%, 주석 약 15%, 납 약 12%의 합금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도 소개된다. 박물관은 이를 통해 향후 동경이 발견됐을 때 중국에서 수입된 것인지 고려에서 중국 것을 본떠 만든 것인지, 고려에서 직접 만든 것인지를 판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 도록에서는 1990년대 이후의 발굴보고서에 포함된 58개 유적 115개 고려동경의 출토 사례를 정리해 앞으로 연구의 기초자료로 쓸 수 있도록 했다.

  • 전시·공연
  • 연합
  • 2010.06.22 23:02

[전시] 그날의 뜨거운 함성…그림으로 다시 만나다

80년대 독재정권 아래, 화가들은 미술을 무기로 이 땅의 민주화 대열에 동참했다. 일부는 벽보와 깃발, 걸개, 판화 등으로 거리에 섰으며, 또 일부는 전시장 중심의 창작활동을 통해 현실을 비판했다.전북지역 최초의 민중미술운동단체는 1983년에 만들어진 <땅>. 현장성과 민중성을 지향했던 이들은 당시 이리에서 시민미술학교를 개설해 이리공단 노동자들과 관계를 맺고 임실농민 고추싸움, 장계 소몰이싸움 등 여러 민주세력과 연계한 선전선동활동을 펼쳤다.1984년에는 '전국미술운동 연합수련회'가 개최돼 전주에서 전국의 미술운동가들이 만났으며, 1988년에는 전북지역 대학 미술동아리들이 조직적이고 목적의식적인 미술학생운동으로 나아가기 위해 <전북지역 청년미술공동체>를 결성했다. 1987년에는 전북지역 미술운동의 단위가 된 <겨레미술연구소>와 현실비판적 창작과 미학토론을 주요활동으로 한 <들·바람·사람들>, 지역에서는 최초의 미술문화공간으로 문을 연 <온다라미술관> 등이 탄생하면서 민중미술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정치·사회적 환경이 변한 90년대에는 창작중심의 활동을 목적으로 한 <가보세>(1993)와 시민미술운동의 확대를 위한 <그림마을>(1994)이 등장했다. 1994년 동학 100주년 기념사업을 치르면서 전북지역 민족미술인 진영의 통합의 당위성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그 해 <전북민족미술인협의회>가 탄생한다.'사회변혁과 현실참여의 구호'가 '건강한 삶과 건강한 미술을 향한 다짐'으로 바뀌기까지, 전북지역의 미술운동가들은 한결같이 '미술로 무엇을 할 것인가' 보다 '미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왔다.우리 사회의 어두운 구석과 민중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참여와 실천의 미술을 지속했던 미술운동. 그 성과들이 지켜져야 할 역사로 기록됐다. 24일까지 전주시 경원동 대안공간 콩에서 계속되는 '전북 미술운동 도큐멘트(Document)-황토의 역사에서 시국선언까지'. '2010 전북민족예술제'의 미술분과 기획전으로 '황토의 역사'는 1995년 전북민미협 창립전 제목에서, '시국선언'은 2009년 회원정기전 '한길-시국선언'에서 따온 것이다.이번 전시에는 전북지역에 진보적 미술운동의 뿌리를 내린 전북민미협의 활동을 중심으로 100여점의 사진과 문서, 전북민미협이 15년간 발행해 온 도록과 포스터, 소식지 등 40여점이 모아졌다.전북민미협 창립멤버이기도 한 진창윤 전북민예총 회장은 "현재 전북민미협은 젊은 작가들이 주축을 이루면서 80년대와 90년대라는 우리 사회와 미술운동의 변화의 지점들에 대한 상이한 이해 속에서 갈등과 함께 진지한 반성적 성찰을 거듭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선배들의 활동을 되새기고 현재에 맞는 미술운동을 새롭게 고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6.22 23:02

[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35)페르골레지

겨우 26세의 짧은 삶을 살다 간 페르골레지(Giovanni Battista Pergolesi, 1710~1736). 짧은 생애였음에도 불구하고 클래식에의 그의 공헌은 참 중요하다. 2010년은 페르골레지 탄생 300주년이 되는 해다. 그는 바로크 시대 기악음악에 보편적으로 쓰이던 2부분형식에서 고전시대의 가장 중요한 형식인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가 있는 구조의 소나타형식이 나타나게 하는 데 기여했으며, 이탈리아 희극오페라의 한 유형인 막간극(intermezzo, intermedi)이 클래식의 중요한 음악장르가 되는 데 크게 공헌했다.바로크시대 기악음악에 사용된 2부분형식은 으뜸조(Tonic key)에서 딸림조(Dominant Key)로 진행하는 전반부가 있고 딸림조에서 다시 처음의 으뜸조로 회귀하는 후반부가 있는 전반부·후반부의 2부분형식 구조이었다. 페르골레지는 그 전반부와 후반부 사이에 한 화음, 혹은 짧은 음악을 넣기 시작하였고 그 부분은 그 후 점차 확대되며 발전부가 되어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가 있는 3부분형식의 균형잡힌 소나타형식(Sonata form)이 되는 것이다. 소나타형식은 클래식 기악음악 분야의 가장 중요한 형식이다.막간극은 진지한 내용의 오페라인 정가극 즉,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의 막 사이에 공연하는 가벼운 내용의 희가극이었다. 오페라 세리아의 무거운 내용으로 인해 진지해진 관객, 청중을 잠시 편하게 해주기 위한 코메디 형태의 음악이었다. 이런 막간극이 페르골레지의 막간극 <마님이 된 하녀(La serva padrona), 1733>가 오페라 세리아에서 독립하여 공연되며 대성공을 거둠에 따라 새로운 막간극 유형인 희극오페라 즉, 오페라 부파(opera buffa)가 되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게되는 것이다. 희극오페라는 당시 '익살극(drama giocoso)', '코믹디베르티멘토(divertimento comico)', '익살스케르초(scherzo giocoso)', '음악코메디(commedia per musica)'등 여러 명칭으로 존재했다. 초기에는 등장 인물이 대개 두세명 정도이었으나 고전시대에는 예닐곱명으로 늘어나기도 한다. 희극오페라의 또 한 특징은 끝부분에서 등장인물들이 차례로 다 등장하여 함께 노래하며 신나게 끝나는 앙상블 피날레(Ensemble finale)이다. 아름다운 선율, 단순한 화성, 가벼운 반주, 직접적인 표현, 흥겨운 분위기 등이 이탈리아 희극오페라의 특징이었고 이 특징은 18세기 후반에는 국제적 음악어법의 중심요소가 된다.<마님이 된 하녀>는 파리에서 1746년 첫 공연 후 1752년 다시 앵콜공연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이탈리아 오페라 지지파와 프랑스 오페라 옹호파간 논쟁인 파리 '부퐁논쟁(Querelle des bouffons)'의 원인이 된다. '어릿광대 논쟁' '희극배우들 논쟁'이라고도 하는 부퐁논쟁은 이탈리아 오페라를 지지하는 편에 비교적 진보성향인 왕비를 비롯 루소, 디드로, 달랑베르 등 계몽사상가와 지식계급이 참여하였고, 루이 15세를 비롯한 귀족과 음악가 인 륄리, 라모 등은 프랑스 오페라 옹호파 편에 서서 논쟁을 벌였다. 당시 파리에서는 왕립 아카데미에서 제작비를 보조해 주는데도 내용이 구태의연하여 재미가 없는 프랑스 오페라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던 때였다. 프랑스어 '부퐁(bouffon)'은 '어릿광대', '익살꾼'의 뜻이다.페르골레지는 어렸을때부터 결핵을 앓아 허약했다. 스카를라티, 바흐, 헨델보다 25년 늦게 태어난 그는 오히려 그들보다 훨씬 더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는 13세에서 20세까지 나폴리 음악원에서 작곡과 바이올린을 공부하였고, 22세에 나폴리 토속어로 된 첫 음악희극(Comedia musicale) <사랑하는 수도사(Lo frate 'nnamorato)>를 작곡, 공연하여 대 성공을 거두었다. 이 시기 그는 나폴리 총독의 교회음악가이었는데 당시 나폴리는 심한 지진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불안해하는 분위기이어서 교회에서 종교의식이 많이 행해졌다. 교회음악가인 페르골레지는 오페라뿐만아니라 <장엄미사> 등 종교음악도 작곡하여 종교음악에서도 성공하며 음악가로서의 위치가 확고해진다. 그러나 폐결핵은 더욱 악화되었고 건강이 아주 나쁠 때 그는 예수의 십자가 못박힘에 대한 성모님의 비통함을 표현한 <슬픔의 성모 : 스타바트 마테르(Stabat Mater)>를 작곡한 후 26세의 젊디젊은 나이에 수도원 골방에서 세상을 떠나는 것이다. 안타까워라! 고작 4년간의 활동이었다. 현악과 콘티누오의 반주 위에 소프라노와 알토가 독창과 2중창으로 감동깊게 노래하는 <슬픔의 성모>를 듣고 있노라면 주어진 삶을 수도의 자세로 정성껏 받들며 살아야겠다는 경건한 다짐을 하게 될 것을….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0.06.22 23:02

[전시] 의인화된 동물얼굴, 젊은이들의 내면세계 보다

서양화가 김가실(25)씨를 보면 요시모토 바나나 캐릭터가 연상된다. 요시모토 바나나 작품에서는 악동같은 표정의 어린 아이나 의인화된 개와 고양이가 등장한다. 한없이 순진무구할 것 같은 이들의 얼굴엔 욕심 많고, 반항적인 모습이 드러난다. 현대인의 내면에 감춰진 두려움과 고독감, 반항심 등 복잡한 감정을 표현했다는 평가다. 김씨 역시 복잡한 세상에서 성장을 멈춘 젊은이들의 고독을 표현했다. 어쩌면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현대인의 속내인 지도 모른다.그는 우진문화공간의 청년작가초대전의 역대 가장 젊은 작가다. 전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일반대학원 회화과에 재학중인 그는 "경험 삼아 내놓은 것인데, 이렇게 덜컥 선정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이번 전시는 대학교 4학년 때부터 해온 '도원향'의 연장선이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간 관계에 어려움과 두려움이 많았던 그는 토끼의 마스크를 쓴 현대인을 통해 소통을 꿈꿨다."토끼하면 순한 초식 동물이 떠오르잖아요. 토끼가 인간의 순수한 내면과 같다고 봤어요. 모든 사람이 각기 달라 서로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만, 마음의 벽을 허물어 하나의 존재로 되길 희망하면서 그렸어요."'Ideal world(이상향의 세계)'은 얼굴 없는 사람의 형상을 통해 현대인의 변화무쌍한 내면을 담은 작품이다. 아크릴 물감으로 칠한 뒤 다시 아크릴 물감을 얇은 종이처럼 만들어 콜라주로 붙여 복잡미묘한 감정선이 나타난다. 유채색과 무채색이 물과 기름처럼 묘한 조화를 이룬다.김씨와 쌍둥이 자매인 김가슬씨는 홍익대 대학원에서 판화를 공부하고 있다. 주로 극사실화를 그려온 아버지 서양화가 김재수씨와 언니 가슬씨는 디자인처럼 깔끔하고 산뜻한 그의 작품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준다. 그는 "앞으로 외부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심지있게 작업하는 작가로 남고 싶다"고 했다. 전시는 30일까지 우진문화공간에서 계속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6.22 23:02

[공연] 집착과 공포! 삶의 끝자락 우리들의 자화상… 두산아트센터 연극 '인어도시'

연극 '인어도시'는 한국인의 속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계속 비가 내리는 호스피스 병동 7002호에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있다. TV가 안 나와서, 신문이 없어서, 휴대전화가 안 터져서 불만이다. 옆 사람이 시끄럽게 떠들어서 잠을 못자 불만이다. 투덜거리고 아옹다옹 다퉈도 이들은 병원에서 다들 잘 어울려 지낸다. 병원에는 기이한 소문이 하나 있다. 저수지에 사는 아구의 노래를 들으면 스스로 먹이가 되려고 나간다는 것. 뜬소문쯤으로 치부하지만 병실에 있던 정씨가 밤낚시를 하러 갔다가 아구에 물렸다면서 이상한 소리를 하자 다들 긴장한다. 여기에 혼수상태로 있던 이씨마저 벌떡 일어나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해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한다. 공포가 다가오자 이들은 자기의 속내를 꺼내기 시작한다. 죽기 전에 삶을 돌아보는 회환이 아니다. 자신이 정당한 삶을 살았음을, 그래서 이런 죽음은 억울하다는 것을 강변하는 것이다. 한국전쟁을 지나며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유전자가 생겼고 압축성장을 지나오면서 뒤쳐지면 안 된다는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의 논리가 몸에 밴 한국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생기는 사회 속에서 피해의식과 위기감도 팽배하다. 고물상 사장인 염씨는 못 배운 한 때문에 아들의 교육에 집착했다. 아들은 아버지의 고물상에서 꿈을 키웠지만 염씨는 아들을 캐나다로 유학을 보내 엄하게 교육시켰다. 아들에게는 고물상에서 일하는 고통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가난과 무지의 대물림이 싫어 자녀교육에 올인하는 한국인의 자화상이다. 횟집 사장인 정씨는 항상 선글라스를 쓰고 있다. 온 몸에 비린내가 밸 정도로 열심히 일을 해 부를 쌓았다. 그는 명품으로 온몸을 휘감고 있다. 맨손으로 시작해 자수성가한 불굴의 한국인이다. 유일한 여성인 서씨는 남편에게 집착한다. 20년이 넘도록 김밥을 팔고 택시를 몰아 모은 돈으로 남편에게 헌신을 했다.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이다. 이들은 자신이 해온 것들을 내세운다. 하지만 어두운 면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마음은 언제나 불안하다. 염씨는 아들과 등을 돌렸다. 아들은 아버지의 고물상이 좋았지만 아버지는 공부를 강요했다. 아들은 탈선했고 아버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정씨는 명품으로 치장해 신분상승을 꾀하지만 몸에 밴 비린내는 없어지지 않았다. 직업에는 귀천이 있었다. 서씨는 희생을 명목으로 남편에게 집착한다. 끝까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을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강박 때문이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삶에 집착하고 자신이 이뤄온 것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저수지에 나타난 아구, 그리고 그들을 찾아와 마음 속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인어는 모두 이들의 불안이 만들어낸 상상의 존재들이다. 인어는 "니들의 머리가 날 이끌어 냈다"고 한다. 고선웅 연출은 "한국 사회는 너무 급격하게 변한다. 그래서 감정의 기복도 심할 수밖에 없다. 그걸 작품에 담아내고자 했다"면서 "피해의식의 치유까지는 안 되도 그걸 관조할 수 있는 여유라도 가질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인어도시'는 7월 11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된다(02-708-5001).

  • 전시·공연
  • 쿠키
  • 2010.06.21 23:02

[공연] '쇼팽의 진수'…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 5년 만에 내한 공연

현존하는 피아니스트 중에 가장 쇼팽을 가깝게 재현하는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52·사진)이 2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한다. 2005년 이후 5년 만의 한국 공연이다. 베트남 출신인 당 타이 손은 1980년 제10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동양인으로는 처음 쇼팽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인물이었다. 클래식 음악 불모지나 다름 없는 베트남에서 태어나 유학은커녕 오케스트라와 단 한 차례의 협연 경험도 없는 상황에서 콩쿠르 1위와 폴로네이즈상, 마주르카상, 콘체르토 상 등 3개의 특별상을 함께 받아 더욱 주목을 받았다. 당 타이 손은 이후 섬세함과 탁월한 음악성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다니며 왕성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몬트리올 대학 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이번 내한 공연은 모든 곡을 쇼팽으로 꾸민다. 1부에서는 쇼팽의 왈츠, 바르카롤, 스케르초 2번 등을 연주한다. 2부에서는 김현미(제1 바이올린) 김필균(제2 바이올린) 위찬주(비올라) 박경옥(첼로) 등 국내 최고의 교수진들이 멤버로 있는 콰르텟21과 함께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당 타이 손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곡이다. 그가 처음 쇼팽과 만나게 된 곡이기 때문이다. 1970년 그의 어머니가 쇼팽 콩쿠르 참관인으로 콩쿠르에 다녀 오는 길에 사온 음반에는 65년 이 콩쿠르에서 우승했던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본선 연주가 들어있었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이었다. 당 타이 손은 처음 들어보는 아르헤리치의 연주에서 속도감, 스릴을 느꼈다. 연주는 정열적이었다. 한 번 들은 연주는 계속 머리를 맴돌며 그를 강하게 끌어당겼다. 탕 타이 손이 밤낮으로 들은 이 연주는 그가 쇼팽을 공부하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됐다(02-541-3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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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6.21 23:02

[최동현의 명창이야기] (35)명창 박초월-①출생과 수업

박초월은 1917년 전남 승주군 주암면 봉암리에서 아버지 박덕순과 어머니 배순이 사이의 셋째 딸로 태어났다. 아버지 박덕삼은 굿판에서 장고를 치던 악사였는데 술 잘 먹고 성질이 걸쭉하다고 하여 '도굿대'라는 별명으로 불렸고, 어머니 배순이는 전라도 일대에서 육지 씻김굿을 잘하여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던 유명한 무당이었다고 한다. 박덕삼은 세 부인으로부터 11녀1남을 두었는데, 박초월이 셋째인 것이다. 그래서 박초월의 호적 이름은 '삼순'이다. '초월'이라는 예명은 아버지 박덕삼이 달을 삼키는 꿈을 꾼 뒤에 운봉에서 밤길을 걸어 승주로 가서 하룻밤을 지낸 후에 딸을 얻었다는 말을 들은 지인이 지어 주었다고 한다.박초월의 집안은 예인 집안이었기 때문에 예인들을 다수 배출하였다. 명창 조통달의 어머니와 박초월은 동복 형제간이다. 대금의 명인 서용석의 어머니 박점례는 박초월의 언니이다. 남원에서 활동하는 아쟁의 서용호와 피리의 서영훈이 서용석의 아들이니, 박초월의 집안에서 나온 이름 높은 예인들만 해도 다섯에 이른다. 이러므로 박초월의 집안 또한 우리나라 예술계에서 손꼽히는 명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박초월은 아홉 살 무렵 남원 운봉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그 마을이 바로 가왕 송흥록과 송광록이 살았던 운봉면 화수리 비전마을이다. 어째서 하필 운봉으로 오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버지 박덕삼이 달을 삼키는 꿈을 꾼 뒤에 운봉으로부터 승주로 가서 하룻밤을 보냈다는 것을 보면, 박덕삼은 운봉에서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아마 아예 운봉으로 이사를 했을지 모른다. 비전에서 가왕과 그 동생 송광록이 나고, 박초월이 그곳으로 이사하여 명창이 된 것을 보면, 명창이 나는 특별한 장소가 있는지도 모르겠다.박초월은 보통 남원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실제 탄생지는 승주군, 지금의 순천시이다. 예전에는 명창이 어디 사람인지를 두고 별다른 논란이 되는 일은 없었다. 판소리 명창을 별로 중요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판소리가 '인류 구전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이 되는 등 판소리가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게 되자,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자기 고장의 명창들을 찾아나서기 시작하면서부터 논란이 많아졌다. 그러나 이밖에도 다른 예술 분야에 비해 판소리 명창들이 출신지에 관한 논란이 많은 것은 또 특별한 이유가 있는 듯하다.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사가 쉽지 않다. 토지를 처분하고 또 그만큼의 토지를 매입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토지 소유자였던 양반 명문가들은 수 세기 동안을 한 곳에서 사는 일이 많다. 그러나 토지를 소유하지 못했던 광대들은 상대적으로 이사가 쉬웠다. 게다가 활동 범위 또한 넓어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것이 예사였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서 살게 되었고, 그것이 출신지 논란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박초월이 처음부터 소리꾼의 길을 간 것은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목소리가 좋아서 소리꾼으로서의 재능을 보였으나, 부모가 천대 받는다고 하여 소리를 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열네 살에 성산면의 대부호 박진규의 재취가 되어 갔다. 그러나 소리에 재능이 있었던 박초월은 소리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여 넉 달만에 그 집을 나와버렸다. 그리고는 명창 김정문의 제자가 되었다. 김정문은 그 때에 남원 권번에서 소리 선생을 하고 있었다. 김정문은 송만갑의 제자인데 <흥보가>로 유명하였다. 박초월 또한 이 <흥보가>로 소리의 기초를 닦았다.김정문의 <흥보가>는 송흥록→송광록→송우룡→송만갑→김정문으로 이어진 정통 동편제 <흥보가>이다. 박초월이 살았던 비전마을에서 송흥록에 의해 시작된 소리인 것이다. 돌고돌아 결국 자기 마을에서 탄생한 소리를 배움으로써 박초월은 진정한 남원의 소리꾼이 되었다. 그러므로 남원 사람들이 박초월을 남원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최동현(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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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0.06.21 23:02

[행사·축제] 불통? 소통!…민예총 '전북민족예술제' 개막

북이 울렸다. 불통(不通)의 시대를 향한 신명의 소리다.18일 오후 7시 전주 전통문화센터 내 한벽극장에서 열린 사단법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지회(회장 진창윤)의 '2010 전북민족예술제'. 새 집행부는 '소통, 그대와 내가 하나 되어!'를 주제로 예술로 하나되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연극인 정진권씨가 연출, 피아노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이형로씨가 음악감독을 맡은 개막작은 타악연희, 춤, 풍물, 판소리 등이 어우러져 소통의 의미를 담아낸 창작 초연곡. 전통예술원 모악, 소리꾼 김 연, 무용가 김명신, 재즈그룹 놉(Nob)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화려한 무대를 선물했다.진창윤 회장은 축사로 "인간과 인간, 자연, 남·북간 불통으로 인한 문제점이 많다"며 "신명나는 한 판으로 막힌 곳을 뚫어보겠다"고 말했다.4대강 개발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표현한 사진과 서예작품을 전시하는 '민족의 소통, 산하의 소통'과 민중미술의 시작과 전개에 관한 자료를 전시하는 '전북미술운동 도큐먼트' 등을 통해 소통의 다양한 풍경을 연출됐다.이날 개막식엔 김승환 교육감 당선자, 임명진 6·15 전북본부 상임대표 의장, 최동현 전북민예총 1대 회장, 송만규 전북민예총 2대 회장, 김영배 전주세계소리축제 상임부위원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전북민족예술제는 25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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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0.06.21 23:02

[전시] 미술작품 속 문자와 텍스트

문자와 텍스트를 이용한 시각예술 작업을 한 자리에 모은 '언어놀이'전이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동아시아문화학회가 기획한 전시는 시각예술의 표현 매체로서 언어가 어떻게 사용되고 표현될 수 있는지를 작가 29명의 작품으로 살핀다. 백남준이 로제타스톤의 형식을 빌어 영어와 독일어, 한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등 다양한 언어로 작품세계를 설명했던 작업과 남성동성애자와 관련된 단어들을 벽에 시트지로 붙이고 전시가 끝나면 떼어내 뭉쳐서 하나의 공으로 만드는 오인환의 '콘텐츠 공' 작업 등은 직접 문자를 등장시켜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 건축가 조민석이 한글의 자모를 본떠 설계하고 강익중이 한글 문자로 외관을 작업한 상하이엑스포 한국관의 건축모형, 무수히 많은 납 활자로 책 모양을 만든 노주환의 작업은 한글과 인쇄술, 건축이 한데 만들어내는 시각적 효과를 보여준다. 문자모양으로 만든 거대한 구조물이 숲을 이룬 공간 속에서 관람객이 헤드폰을 통해 6개의 언어가 뒤섞여 나오는 음성을 듣도록 한 프로젝트 비컴의 설치작업 '언어를 넘어서-바벨탑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창세기 바벨탑의 이야기를 전하는 작품이다. 서울대와 서울산업대, 성신여대, 이화여대, 한국종합예술학교, 홍익대의 대학원 학생 52명이 '언어'를 화두로 수업한 결과물을 선보이는 '클래스룸프로젝트'전도 함께 열린다. 17일부터 7월18일까지. ☎02-732-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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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06.18 23:02

[공연] 철현금+화려한 기교=오묘한 맛…김호빈씨 가야금 첫 독주회

"가야금은 줄이 많잖아요. 그만큼 음역도 넓고 연주자가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아 매력적이에요."19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리는 '2010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독주회 시리즈'에 초대된 가야금 연주자 김호빈씨(23). 첫 독주회를 열게 된 그는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많다"며 설레임을 감추지 않았다."초등학교 때 학교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가야금을 접했는데, 무대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가야금 연주를 들려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이번 연주회에서도 폭넓은 가야금의 세계를 비롯해 여러 악기를 선보이고 싶었어요."안그래도 '연습벌레'로 통하는 김씨의 스케줄은 독주회를 앞두고 더욱 바빠질 수 밖에 없었다. 대중적인 12현 전통가야금 이외에도 현대적인 곡 연주에 많이 쓰이는 25현 가야금과 여음이 긴 철가야금, 가야금 원리와 하와이안 기타의 원리에 착안해 국악기와 양악기를 혼합해 만든 철현금을 직접 연주하기 때문. 현대적인 감각이 살아있는 '철현금산조' 연주와 우리 민족의 감정이 소박하게 반영된 민요를 철가야금으로 연주하는 무대, 긴장과 이완을 끊임없이 대비시켜 나가는 묘미가 있는 '강태홍류 가야금산조', 흥겨운 경상도 민요를 자진모리 전통선율과 재즈 선율을 얹어 연주하는 '뱃노래' 등을 들려준다. 특히 막아내기, 눌러내기 등 어려운 기교가 많고 복잡한 가락과 다양한 리듬이 화려한 '강태홍류 가야금산조'는 기교가 좋다는 평을 받는 김씨와 잘 어울리는 곡이다.이번 독주회는 이유리 이슬기(거문고) 허봉수(장고) 김정훈(해금) 허진(피리) 이창원(대금) 김안나(피아노) 김지민(첼로) 서정규씨(드럼)가 함께 한다.김씨는 전남 목포 출생으로 전북대 한국음악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임경주 김일구 송화자 한명희 백은선씨를 사사했으며, 현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국악강사, 사단법인 마당 예술단 마실 단원, 가야금 중주단 아리마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6.18 23:02

[전시] 전주 교동아트센터, 22일부터 한·일 바스켓트리 교류전

짚풀은 더이상 새끼줄이거나 가마니 소재가 아니다. 짚풀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예술적 아름다움과 상상력을 보태면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르인 '바스켓트리(basketry)'로 거듭난다. 전주 교동아트센터(대표 김완순)가 22일부터 28일까지 여는 '2010 한·일 바스켓트리 교류전'은 짚풀공예의 품격을 더한 전시다.한·일 교류전은 올해로 일곱번째지만, 전주에서는 처음이다. 일본은 바스켓트리의 역사가 30여 년. 반면 우리나라는 장인들이 바구니 짜는 것으로만 여겨져오다 최근에 생활공예로 인식, 섬유공예 작가 중심으로 새로운 조형적 질서와 형식을 부여해가고 있다.한국바스켓트리조형회(회장 전성임)는 이번 전시에서 문연희, 박부임, 손정례, 송경숙, 심명숙, 왕경애, 전성임, 최광석이 참여한다. 일본바스켓트리조형회(회장 요시아 에미코)는 아키코 미오, 씨츠 세키구치, 도넨 쿠니코, 칸다 토시코, 미에코 카와세, 오쿠노 히로코, 시게루 마츠야마, 우에다 노부코, 요시야 에미코가 작품을 내놓는다.한·일바스켓트리조형회 회원 모두 전통의 현대화에 관심이 많다. 닥나무 줄기, 종여나무 잎, 등나무 등을 비롯해 비닐, 철, 천 등을 접목시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다. 다만 친환경 재료의 경우 구하기는 쉽지 않다. 회원들은 전통기법은 살리되 색감과 질감을 현대인 감각에 맞추는 것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 만큼이나 어렵지만 보람있다고 했다.전성임 회장은 "바스켓트리는 우리의 정서를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친근한 소재로 소박하게 표현할 수 있는 공예"라며 "전통공예와 현대미술의 새로운 대안으로 젊은이들이 관심을 갖고 배울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6.18 23:02

[공연] 오십년 만에 밝혀지는 비밀은?…극단 문화영토 판, 작품 '반성' 올리다

"화염병 한 번 던져보지 못한 우리가 투쟁의 정서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극 중에서 외치는 '그래도 괜찮아 프롤레타리아!'가 공허하지 않아야 한다. 진실되어야 한다."오십년 만에 밝혀지는 비밀. 가족시리즈 여섯번째 작품 '반성'을 올리는 극단 문화영토 판(대표 백민기) 배우들의 단상이다.삶의 마감을 준비하는 아버지 갑성. 어느날 그는 아내 명자에게 결혼의 비밀을 말하고 용서를 구한다. 하지만 집을 나가 3일 만에 돌아온 명자는 냉랭하기만 하다. 갑성은 자식들을 불러모아 유언을 남기며 재산 상속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자식들은 권위적인 아버지에 반발하고 서로의 단점을 폭로하기 바쁘다.가족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가 다 그러하듯이, 이 연극 또한 갈등하던 가족이 반성하고 서로에게 용서를 구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반성'이 지니고 있는 의미는 크다. 현대사회의 모습을 가족이란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여 이해와 화해 없이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한 가족을 통해 과거의 잘못에 대한 명확한 반성과 책임 없이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우리 사회를 보여준다. 연출을 맡은 고조영씨는 "비극적 가족사를 소재로 진정한 용서와 반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고 싶었다"며 "가족사에 투영된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가족시리즈는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혈연공동체 회복을 위해 문화영토 판이 해마다 이어가고 있는 공연 시리즈. 백민기 문화영토 판 대표는 "그동안 가족시리즈가 웃음과 행복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 작품은 가족의 붕괴와 외부적인 환경인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가족을 조명했다"며 "격변기를 보내는 한 가족의 이야기가 사회상과 맞물리면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이뤄지는 용서와 반성의 모습 또한 엄청난 반전. 2001년 최고의 화제작 '이'를 시작으로 '동아연극상' '서울공연제 희곡상' '2007 올해의 베스트5' 등 주요 연극상을 휩쓴 젊은 극작가 겸 연출가 김태웅이 썼다. 출연은 장걸 안대원 성상희 박재섭 김수진씨.'반성'은 18일부터 27일까지 전주 소극장 판에서 공연된다. 문의 063) 232-6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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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10.06.1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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