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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다큐멘터리 사진의 새지평…워커 에반스전

미국 역사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 중 하나였던 대공황기. 뉴딜정책을 추진하던 루스벨트 정부 산하 농업안정국(FSA)은 도시인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자신들의 정책을 정당화할 목적으로 사진가들을 고용해 농촌의 피폐한 현실을 찍도록 했다. 후에 사진가 그룹 '매그넘'의 멤버가 됐던 여성 사진가 도로디어 랭을 비롯해 여러 명의 사진가가 참여해 찍은 수만점의 FSA 사진은 이후 다큐멘터리 사진사(史)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오는 19일 시작되는 '워커 에반스'전은 FSA 사진가의 핵심 작가 중 한 명인 워커 에반스(1903~1975)의 국내 첫 사진전이다. 1년 6개월 동안 FSA에 고용됐던 에반스는 인물 중심의 기록사진보다는 별다른 가재도구 없이 소박한 농가의 부엌, 이발소의 내부, 광부의 집 등 당시 농민과 노동자들의 생활상이 드러나는 공간을 주로 기록함으로써 새로운 시각의 다큐멘터리 사진을 시작한 인물로 평가된다. 사진작가 강운구는 "크게 보아 외젠 아제(Eugene Atget)가 현대 사진의 문을 열었고 에반스와 카르티에 브레송이 심화시켰다"며 "그러므로 그다음 세대의 사진가치고 이 두 사람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거의 없다"고 평하기도 했다.이번 전시는 에반스의 동료이자 친구로 예일대 대학원 사진학과의 초대 학과장을 지낸 존 힐과 한미사진미술관이 공동으로 기획한 것으로, 에반스의 친필 서명이 들어간 포트폴리오와 FSA 시절의 작품, 소형 카메라를 옷 속에 숨긴 채 뉴욕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몰래 촬영했던 '지하철 초상' 연작 등 140여점이 소개된다. 당시의 원본 사진 일부는 현대 디지털 기술로 크게 확대한 사진과 함께 전시된다. 에반스가 8×10인치 크기의 필름을 쓰는 대형 사진기를 주로 사용한 덕분에 대형으로 확대했지만 화면이 뭉개지지 않고 선명하다. 전시는 9월4일까지. 입장료 7천원. ☎02-418-1315.

  • 전시·공연
  • 연합
  • 2010.06.17 23:02

취임 1주년 이흥재 전북도립미술관장에게 듣는다

19일이면 이흥재 전북도립미술관장이 취임한 지 꼭 1년이 된다.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인 JMA 스페이스는 개관됐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이제부터가 또 다른 시작이다."지난해와 비교해 관람객은 40% 가까이 늘었습니다. 아직도 전북도립미술관에 와보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도민들을 오게 할 수 있을까. 그게 가장 큰 고민입니다."15일 기자 간담회에서 이 관장은 전북미술 정체성 확립을 위한 전시 이야기부터 꺼냈다. 작고작가 회고전, 원로작가 초대전, 전북출신 대표작가 초대전 등 다양한 기획·초대전을 염두에 두면서, 국내 국·공립미술관뿐만 아니라 해외 미술관과의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전북도립미술관은 경남도립미술관과 공동기획전, 지역순회전을 개최하는 한편 중국 강소성 미술관과의 자매결연과 업무협약에 이어 일본 이시카와 미술관과도 자매결연을 추진 중에 있다. 오는 9월 강소성 미술관에서 열리는 '아시아 미술관장 회의'에서도 아시아 국·공립미술관 네트워크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미술관 창작스튜디오 마련은 내년 중점 사업. 창작스튜디오 필요성은 끊임없이 논의됐지만, 매번 무산됐다. 이 관장은 "결국 전북미술이 성장하려면 스타 작가를 발굴해야 한다"며 "이호재 가나아트센터 회장의 제안처럼 가나아트 장흥 아틀리에에 지역 작가들이 입주하면 작가들의 창작활동에 커다란 자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관장은 또한 전북미술사 아카이브 마련에도 욕심을 냈다. 윤범모 경원대 교수가 그간의 미술사료를 기증한 것이 단초가 됐다."아카이브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전북도립미술관이 전북의 미술인과 작품, 책 등에 관한 자료를 갖고 있다면 얼마나 큰 자산이 되겠습니까. 이는 단순히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전북도립미술관이 전북미술 발전의 주춧돌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6.16 23:02

[전시] 낡은 책에 담은 시간…이석주展

1970~1980년대 극사실주의 화풍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인 중견화가 이석주(58. 숙명여대 회화과 교수)가 5년 만에 개인전을 통해 신작을 소개한다. 16일부터 열리는 개인전에는 그동안 작품에 단골로 등장하던 시계와 말(馬)의 이미지가 사라진 대신 구겨지고 찢어진 오래된 종이와 손때 묻은 낡은 책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구겨지고 낡은 책 옆에는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나 앵그르의 '오달리스크' 같은 익숙한 명화 속 여인의 이미지가 함께 등장해 초현실적인 느낌을 자아낸다."소재를 바꾸는데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예전에는 말이나 시계를 즐겨 그렸는데 그러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지더라고요. 제가 관심 있는 것은 시간성입니다. 젊을 때는 시계 이미지로 시간을 표현했는데 지난해부터는 가능하면 시계 대신 낡고 오래된 책의 이미지로 바꿔 그리고 있습니다."한국 극사실주의 화풍을 대표하는 작가는 최근 젊은 작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극사실주의 화풍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저에게는 극사실주의라는 것이 그다지 깊은 의미는 아닙니다. 미국적인 '하이퍼 리얼리즘'과도 다른 그림이고요. 흔히들 극사실주의에서는 정밀 묘사를 잘하면 좋은 작품이라고 평가받는데 정밀 묘사는 방법적인 문제지 그것에만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전시는 인사동 선화랑에서 30일까지. ☎02-734-0458.

  • 전시·공연
  • 연합
  • 2010.06.15 23:02

[전시] '지중해 시절의 피카소'展 영국서 개최

지중해 시절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을 모은 '피카소: 지중해 시절(1945-62)'전이 13일 런던의 가고시언 갤러리에서 개막했다. 1881년생인 피카소는 당시 프랑스 남부에서 자신의 나이의 절반에 해당하는 나이의 젊은 여성과 살았고 여러명의 자식을 낳았으며 79세에 또 한번 결혼했다. 회화, 조각, 세공, 세라믹 등 피카소의 작품들은 노년에 찾아보기 힘든 생의 즐거움에 가득차 있으며 여인들과 새로 태어난 자식들에 대한 사랑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피카소의 친구이자 전기작가 존 리차드슨과 피카소의 손자 베르나르 루이즈-피카소가 공동으로 큐레이터를 맡았다. 루이즈-피카소는 가족이 소장하고 있는 피카소의 작품들을 모아 전시에 출품하는 것을 감독했다. 그는 피카소보다 마르고 키가 컸으나 똑같이 눈이 크고 입도 컸다. 그는 용모는 비슷할지 모르지만 "재능은 같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1958년 출생한 루이즈-피카소는 피카소와 첫 부인인 우크라이나계 러시아 무용수 올가 코크로바 사이에서 난 파올로 피카소의 아들로, 피카소의 지중해 지역 집들을 자주 방문했다. 그에게 할아버지인 피카소는 다정다감하고 가족 중 다른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그런 인물이 아니었다. 루이즈-피카소는 피카소의 집들이 "수많은 물건들이 널려있는 커다란 아이들 방"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가구들은 항상 책과 물건들로 덮여있어 앉을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마루에 앉았다"라고 말하고 "할아버지는 내가 자신을 따르는 것을 좋아했고 뒷머리를 쓰다듬는 것을 좋아했는데 머리카락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항상 쓰다듬었다"라며 "나는 그가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가까이 있을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1946년부터 피카소는 프랑스 남부의 여러 저택에서 거주했다. 처음에는 연인 프랑수아즈 질로와, 그 다음에는 두번째 부인이 된 자크린 로크와 살았다. 도자기로 유명한 발로리스에서 지내다가 1955년에는 칸 위쪽 언덕의 빌라로 옮겼다. 1958년에는 프로방스에 성을 한 채 샀는데 그곳에 그와 질로가 묻혔다. 1961년에는 마지막으로 무갱의 복잡한 해변에서 떨어진 곳에 빌라를 구입했다. 정기적으로 피카소의 집을 드나들었던 리차드슨은 3권으로 된 피카소의 전기 '피카소의 인생'을 펴냈다. 1932-33년경부터 시작해 1973년 사망할 때까지를 다루는 제4권은 현재 집필 중이다. 그는 "피카소는 친구들에게는 가장 관대하고 따뜻하고 재미있었다"라고 밝히고 "그는 접촉하는 것, 즉 포옹하는 것을 좋아했다"라고 추억했다. 그는 피카소가 작업실로 데려가 새 작품들을 보여주며 "어떤 것이 가장 강해? 아니, 어떤 것이 가장 아름다워?"라고 묻곤 했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8월28일까지 계속된다.

  • 전시·공연
  • 연합
  • 2010.06.15 23:02

[전시] "민속화는 향수 달래주는 그림"…송남 박영섭씨 여섯번째 개인전

"전국에 민속화가가 몇 안 돼요. 민속화는 철저히 고증해야 하니까 얼마나 힘이 들겠어요? 다들 동양화로 빠져 버리고 안 합니다. (나처럼) 미련하지 않으면 못하죠."여섯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송남 박영섭(64)씨는 맥이 거의 끊어지다시피 한 민속화만을 그려왔다. 누가 알아주길 바란 것은 아니었다. 처음 붓을 잡았을 때 민속화로 시작했고, 좋아서 그린 게 벌써 40년이 됐다.민속화와 동양화의 차이점을 묻자 "민속화는 서민들의 삶을 그린 것이고, 동양화는 민속화를 비롯해 산수화까지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속화는 동양화의 부분집합이나 마찬가지다.단오절 씨름대회 1등 장사에게 황소를 주는 모습이나 정월대보름에 달집 태우며 풍악을 울리는 장면, 시골 5일장의 정겨운 풍경은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복원이다."13살 때인가, 보름달에 소원을 빌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임실이 고향인데, 동정도 풀어서 던져주고 좋은 글귀도 써놓고, 농악대 장단에 한바탕 시끌벅적했죠. 마치 엊그제 같습니다."장지에 아교를 입혀 여러 번 덧칠, 원색이 드러나는 게 특징. 화려한 색감이 더욱 오래가는 효과가 있다."나이가 들면 누구나 고향을 찾습니다. 젊을 땐 고향은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나이가 들면 아련해지죠. 민속화는 그런 향수를 달래주는 그림입니다. 우리 것을 소중하게 여길 때 세계화도 시작되는 것이죠. 저는 그런 신조로 살아왔습니다."대한민국 전통미술대전 초대작가 심사위원이자 자명회 회원인 그는 대한민국 성화대전 우수상, 전국서예대전 우수상, 전북미술대전 특선 등을 수상했다. 정읍사 여인상, 황진 장군 영정, 진묵대사 영정, 조경남 장군 영정 등이 그의 대표작이다. 전시는 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에서 계속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6.15 23:02

[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34)클래식 음악 천재들의 수명

'요절한 천재 음악가' 하면 누구나 모차르트를 먼저 떠올린다. 그의 음악이 전문가와 대중 모두에게 그만큼 사랑을 받아서이겠다. "저 먼 아름다운 별나라에서나 태어났어야 할 그가 그만 잘못하여 지구에 태어나 오페라, 교향곡, 협주곡, 소나타, 실내악 등 모든 장르에 주옥같은 음악들을 남긴 채 지구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요절했다."며 그의 짧은 생애를 안타까와하는 모차르트 마니아들이 참 많다. "하늘에서 잠시 쫓겨난 음악천사"라고 하는 이도 많다. 모차르트의 음악 천재에 대한 정성스런 칭송인 셈이다. 그러나 모차르트보다 훨씬 더 짧은 삶을 산 천재 음악가가 있다. 페르골레지(Giovanni Battista Pergolesi, 1710~1736)다. 그는 서른다섯해를 산 모차르트보다 9년이나 더 적은 26세의 삶을 살며 소나타 형식이 완성되는데 기여하였고 막간극(intermezzo) <마나님이 된 하녀(La serva padrona, 1733)>를 작곡하여 희극오페라가 대중의 사랑을 받게하는데 크게 공헌하였다.클래식 역사를 통틀어 영국이 가장 자랑하는 영국 바로크음악의 대가 퍼셀(Henry Purcell, 1659~1695)이 36살을 살았고, '가곡의 왕'으로 칭송되는 슈베르트는 31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10곡의 오페라를 작곡하였고 오페라 <노르마>에 나오는 아리아 '정결한 여신'으로 사랑받는 벨리니는 모차르트와 같은 35세의 짧은 생애였으며, 멘델스존은 38세, 쇼팽도 38세의 짧은 생애였다. 독일 낭만오페라의 전통을 확립한 베버(Carl Maria von Weber, 1786~1826)는 40세, 연가곡 <시인의 사랑> 등 낭만가곡으로 사랑을 받는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은 46세,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던 루이 모로 고트샬크(Louis Moreau Gottschalk, 1829~1869) 역시 40세의 짧은 생애였다.천재 음악가들은 그럼 본래 단명한가? 아니다. 장수한 천재음악가들도 참 많다. 요한 제바스찬 바흐보다 한 세기 먼저 태어나 샤인(Johanne Hermanne Schein, 1586~1630), 샤이트(Samuel Scheidt, 1587~1654)와 더불어 독일의 '3대 S'로 불리기도 하는 쉬츠(Heinrich Schutz, 1585~1672)는 87세의 수명을 누렸다. 독일 중부에서 태어난 그는 당시 음악의 중심지인 베네치아에 유학하여 조반니 가브리엘리에게 새로운 이탈리아 양식을 공부한 후 독일로 돌아와 드레스덴 작센궁정에서 교회음악가로 활동하며 가사의 의미와 이미지를 음악으로 잘 살려 낸 작곡가로 유명하다.지금도 가장 영향력있는 이론서의 하나인 화성의 방법론을 기술한 책 「화성론(Traite de I'harmonie)」(1722)의 저자인 작곡가 라모(Jean-Philippe Rameau, 1683~1764)도 81세의 수(壽)를 누렸다. 교향곡과 현악 사중주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하이든은 77세, 피아노 황제 리스트는 75세, 이탈리아 오페라의 대명사격인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는 88세의 수명을 누렸다.교향시와 오페라를 작곡하며 생애 대부분을 독일 음악계의 중심에서 활동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1864~1949)는 85세, 현대음악의 대표 음악가들, 피에르 블레즈(Pierre Boulez, 1925~), 슈톡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1928~), 노노(Luigi Nono, 1924~)들을 가르쳤고, 사색·명상을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메시앙(Olivier Messian, 1908~1992)은 84세, 아방가르드 음악의 대표 작곡가로 활동한 존 케이지(John Cage, 1912~1992)는 80세의 수를 누렸다.우리나라 음악가들을 잠깐 살펴보면 <봄처녀> <봉선화> 등 친근한 애창곡들을 많이 작곡하여 '한국의 슈베르트'로 불리기도 하는 홍난파(1898~1941)는 43세의 비교적 짧은 삶을 살았으나, <동심초> <산유화> 등 많은 가곡을 작곡하여 '한국가곡의 아버지'로 호칭되기도 하는 김성태는 1910년 생, 지금 100세로 생존해 있다. <살아난 녹두장군> 등을 작곡한 우리고장 출신 정회갑(1923~)도 87세로 현재 생존해 있다.그러고 보면 음악천재와 수명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불철주야 열심히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고 있는 음악 천재들이여! '천재음악가는 요절하더라'는 쓸 데 없는 걱정은 하지 말고, 건강에 유의하며 열심히 노력하여 클래식음악 전당에 이름을 남기는 훌륭한 음악가가 되길 바란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0.06.15 23:02

[최동현의 명창이야기] (34)박록주②

1928년 봄 박록주는 조선극장에서 열린 8도 명창대회에 참가하여 공연을 했는데, 이 때 박록주는 세 사람을 만났다. 한 사람은 전 부통령 김성수의 부친 김경중이었고, 또 한 사람은 조선극장 지배인 신씨, 나머지 한 사람은 소설가 김유정이었다. 김경중은 다음해에 송만갑의 수제자인 김정문에게 소리를 배울 수 있도록 주선을 해주었다. 박록주가 김정문으로부터 배운 <흥보가>가 바로 정통 동편제 <흥보가>이다.소설가 김유정은 박록주의 소리를 듣고 반하여 날마다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 때 김유정은 아직 소설가로 이름을 얻기 전 대학생 신분이었다. 나이도 박록주가 많았다. 그러니 박록주에게 김유정은 철모르는 젊은이에 불과했을 수도 있다. 박록주는 김유정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유정은 박록주에 대한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1937년에 폐결핵으로 죽었다.김정문에게 <흥보가>를 배우고 돌아온 박록주는 1931년 5월 조선극장 지배인이었던 신씨와의 애정문제와 복잡한 집안사정으로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기도했다. 다행히 목숨을 건진 박록주는 건강을 회복한 후 두 번째 남편 우석 김종익을 만났다. 우석 김종익은 순천 사람으로 엄청난 부자였다. 1934년 우석은 국악 발전을 위해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있던 건물을 거금을 들여 사주었다. 이곳에 바로 일제강점기 국악운동의 산실이 된 조선성악연구회가 들어섰다.조선성악연구회에는 당시 활동하던 우리나라 전통예술인들이 다 모였다. 이 단체가 결성된 후 우리 전통 국악은 최고의 융성기를 맞았다. 조선성악연구회의 업적 가운데서 제일 먼저 들어야 할 것은 창극의 완성이다. 창극은 1902년 고종 즉위 4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그 때의 창극은 판소리를 몇 사람이 나누어 부르는 정도에 그쳤다.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배경을 설치하고, 분장을 하고, 배역을 나누어 연기를 하는 창극은 정정렬과 김연수의 주도하에 조선성악연구회에서 만들어졌다. 물론 이 때의 창극은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했다. 지금까지도 우리나라의 창극은 조선성악연구회에서 만든 창극을 원형으로 삼는다. 박록주는 여기서 <춘향전>의 춘향이, <심청전>의 심청 역할을 맡아 크게 활동하였다. 그러니까 박록주는 최초의 여류 창극 스타였다고 할 수 있다.해방 후에 박록주는 우리나라 판소리를 대표하는 여자 소리꾼으로 군림했다. 1948년에는 여자 소리꾼들을 모아 여성국악동호회를 결성하여 한 때 크게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시절은 짧았다. 판소리는 6·25를 겪는 동안에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박록주는 생활고에 시달렸다. 저축하는 성품이 아니었던 박록주는 모아놓은 재산도 없었다. 1952년에는 한 쪽 눈을 실명하기까지 했다. 눈병 때문이라고도 하고, 아편 때문이라고도 한다. <국극사>라는 단체를 만들어 활동했으나 극심한 어려움 끝에 1960년에 완전히 망하고 말았다.<국극사>라는 단체가 망할 무렵 박록주는 폐병에 걸려 어려운 처지에 빠졌다. 이 때 김여란이 도움을 주었고, 나중에는 박귀희가 거처를 마련해 주어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박록주는 박귀희에게 <흥보가>를 가르쳤다. 후에 김소희도 박록주에게 <흥보가>를 배워 완창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조상현을 양아들로 삼아 판소리를 가르치기도 했다.1965년 박록주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박록주의 생활은 궁핍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런 중에도 1971년에는 정통 판소리를 보존하기 위해 판소리보존연구회를 만들어서 이사장을 맡았고, 제1회 판소리 유파발표회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셋방을 전전하다가 박록주는 1971년 면목동의 단칸방에서 세상을 떠났다.부친에 의해 팔려 소리꾼이 된 경상도 여인, 판소리에서의 성공과 자살 기도, 소설가 김유정의 사랑, 한 쪽 눈의 실명, 무형문화재로 이어진 박록주의 일생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록주의 소리는 꿋꿋하고 씩씩한 전형적인 동편제 스타일로 유명하다. 인생살이의 그 어떤 시련도 그의 예술 정신을 훼손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박록주의 불굴의 예술혼은 아직도 많은 제자들을 통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동현(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0.06.14 23:02

'온고을 미술대전' 대상 이동근씨 '존재+생명의 소리'

'제6회 전국 온고을 미술대전'은 이동근(40·군산시 명산동)씨의 '존재 + 생명의 소리'가 대상을 차지했으며, 환경조형은 아쉽게도 대상을 내지 못했다. 최종심에 오른 한국화와 서양화, 공예가 경합을 벌인 결과 서양화에서 대상이 나왔으며, 환경조형은 고작 6점이 출품된 데다 작품 수준이 떨어져 대상을 선정하기 어려웠다는 전언이다.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전주지부(지부장 김삼열)가 주최하고 온고을미술대전운영위원회(위원장 박민평)가 주관한 이번 미술대전은 문인화 149점, 한국화 132점, 공예 87점, 서양화 58점, 서예 56점 등 총 559점으로 지난해 615점에 비해 9.8% 줄었다. 한국화는 역대 가장 많이 출품 돼 우수상이 하나 더 추가됐으며, 신설된 특별상은 한국화(2명)와 판화(1명)에 각각 수여됐다.홍순무 심사위원장은 "간간히 뛰어난 작품이 있기는 했으나, 구상은 소재가 단조롭고 예술성에 근접하지 못한 채 사실성만 강조해 독창성을 포기한 작품이 많았다"며 "비구상은 다양한 소재와 재료의 활용이 적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한국화는 전통과 현대적 감성의 조화를 이룬 작품이 많았다는 평가. 다만 풍경화 외에도 인물화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공예는 포스터모던 시대에 맞게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발상은 많았으나, 다양한 재료의 차용이 아쉽다는 분석. 환경조형을 비롯해 수채화, 디자인, 조소, 판화 등 출품작이 50 여 점도 안되는 부문은 장르 조정이나 시상에 있어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김삼열 지부장은 "같은 기간 광주 대전 대구에서도 공모전이 열리다 보니 온고을 미술대전 출품작이 예년보다 줄었던 것 같다"며 "내년부터 미술대전을 하반기로 재조정하고, 공예 부문에 포함된 목칠·서각, 섬유, 도자 등도 출품작이 50점 이상 나올 수 있도록 독려해 장르별로 분리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주미협 회원들의 숙원인 전주시립미술관 마련이 현실화되면, 저렴한 가격에 매입된 환경조형 작품을 미술관에 귀속시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상자 명단▲ 대상 = 이동근(서양화) ▲ 최우수상 = 김진호(한국화), 박희송(서예), 김덕진(문인화), 김태희(공예 도자)▲ 우수상 = 문대호 주은아(한국화), 백대진(서양화), 최석종(문인화), 김재일(공예 섬유), 권영원(서예), 이창희 홍경태(환경조형)◆ 심사위원 명단▲ 환경조형 = 최병길(위원장) 윤기호 이진자 이효문 ▲ 한국화 = 방의걸(위원장) 이종필 김현철 김연수 서무진 전량기 박선민 김용호 김현승 김정숙 ▲ 문인화 = 김화래(위원장) 이상진 이병오 김영삼 강대화 김도연 정향자 ▲ 서예 = 김부식(위원장) 정규원 이상배 전한숙 김종균 강봉준 문재평 윤두식 장근헌 ▲ 디자인 = 한창규(위원장) 이현대 임승영 ▲ 판화 이일청(위원장) 오오근 ▲ 서양화 = 박민평(위원장) 박천복 홍순무 고상준 박하윤 이정웅 정규설 임병중 김혜정 문칠암 ▲ 수채화 = 정병윤(위원장) 유대영 ▲ 공예 이명순(위원장) 유경희 정은경 신영식 이혜련 김병주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6.14 23:02

[전시] 한국공예 미래를 엿보다

'한국공예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사단법인 한국공예문화협회(이사장 이광진)의 '2010 한국대학공예 우수작품전'은 이런 질문을 던짐과 동시에 한국공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대학공예 우수작품전 운영위원회(위원장 이광진)가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자유로운 발상과 실험정신을 고취시키는 대학생 작품들을 선보여 한국공예의 새 지평을 열어준다. 한국공예문화협회가 주최한 '2008 한국공예 청년작가 100인 초대전'에 이어 한국공예의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에게 창작의욕을 북돋아주기 위한 자리.이번 전시는 전국 총 40개 대학 전공 교수들의 추천을 받은 82명의 학생 작품들이 선보인다. 원광대 안상민(금속) 최지혜(도자), 예원예술대 배철준(금속) 정다운(섬유), 전주대 송세희(목칠) 이소현(섬유), 군산대 이천일(도자) 김정우(섬유) 등 도내 재학생들을 비롯해 서울대, 홍익대, 이화여대, 중앙대, 숙명여대 등에서 금속· 도자·목칠·섬유공예 부문의 총 82점이 전시된다.이광진 이사장은 "이번 전시가 기성작가 중심의 협회전이나 공모전이 아닌 한국 현대공예의 중심축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대주들을 위해 마련했다"며 "개인별로 수준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시대적 사명감을 갖고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꾀하는 학생들을 통해 한국공예 미래를 가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작품 중 우수작 20점을 선정해 총 1000만원의 장학금도 지원된다. 전시는 12일부터 18일까지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 전시실 전관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12일 오후 3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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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0.06.11 23:02

[공연] 은희진 명창 작고 10주년 기념…문명숙씨 '흥보가' 완창 발표회

"올해는 은희진 선생님이 작고하신지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스승도 제자에게 소리를 빌려줄 수 없다며 소리는 자신이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던 선생님 생각이 더 간절하네요."12일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판소리 '흥보가' 완창발표회를 여는 문명숙씨(37·전라북도립국악원 창극단 부수석).그는 "선생님 영전 앞에서 큰 소리꾼이 되어 소리를 전승해 나가는 제자가 되겠다고 다짐했었다"며 "그 다짐을 지키기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그가 부르는 소리는 박녹주제. 고 은희진 명창의 제자로 동초제 '춘향가'를 배우고, 은명창의 아내이자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인 이순단 명창에게 박녹주제 '흥보가'를 배웠다. 박녹주-박송희-이순단으로 이어지는 박녹주제는 동편제의 거장인 송만갑 김정문 명창의 소리와 김창환 명창의 '제비노정기'가 녹아든 소리. 문씨는 "대마디, 대장단으로 구성돼 통성으로 소리를 해야 제 맛"이라며 "어머니같은 선생님의 지도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부족함 없이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대장군방 대목~두 손 합장 대목'은 조용안씨가, '도승이 흥보 집터 잡아주는 대목~놀보 제비 몰러 나가는 대목'은 박근영씨가 북채를 잡는다. 사회는 유장영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 문씨의 남편 한국무용가 김지춘씨(도립국악원 무용단)는 이윤경씨(도립국악원 무용단)와 축하공연을 펼친다.문씨는 전남 해남 출생으로, 2008년 동초제 '심청가'를 완창했으며 같은 해 '제11회 서편제 보성 소리 축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현재 군산가무악 휘 단장, 한국음악연구소 대표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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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10.06.11 23:02

[공연] 소리의 전당 청소년교향악단 정기연주회

슈만 탄생 200주년인 올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청소년교향악단(상임지휘 김종헌)이 슈만의 곡으로 제10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12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이번 연주회에서는 슈만의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으로 관현악의 일체성 속에서도 피아노의 아름다움이 나타나는 '피아노 협주곡 a단조 op.54', 슈만의 교향곡 중 음악적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받아 오늘날 가장 많이 연주되는 '제4번 교향곡 라단조 op. 120'을 들려준다. 섬세함과 우아함이 조화를 이루는 연주가 특징인 피아니스트 김헌재씨가 협연한다.청소년교향악단은 전북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인 소리전당을 기반으로 청소년들의 클래식 음악활동 기회를 마련하고 재능 있는 청소년들을 발굴하기 위해 2003년 창단됐다. 해마다 1~2회의 정기연주회는 물론,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예술무대, 호주 퀸즐랜드와 프랑스 헨느 등 해외 실력있는 오케스트라와의 교류 등을 통해 내적·외적으로 성장해 왔다.소리전당 예술사업부 이기연씨는 "지역 청소년오케스트라의 한계를 뛰어넘어 글로벌시대 경쟁력을 쌓아왔다"며 "10회 연주회를 기점으로 예술성과 가능성을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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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10.06.11 23:02

[전시] 마한·백제·가야 문화 유물 '한눈에'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영원)이 아홉번째 기획특별전 '장수(長水), 역사의 물길'을 연다. 14일부터 8월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마한, 백제, 가야의 문화가 공존한 장수의 인문지리적 고찰을 비롯해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온 유교 문화를 조망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영락 12년(1414년) 임금이 4품 이상의 문무관 벼슬아치에게 주던 사령(왕지·王旨), 장수 향교의 역사 유물 등 200여 점이 전시된다.장수는 백두대간과 금남 호남정맥 산줄기가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 곳이다. 이곳은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과 금강과 섬진강을 가르는 분수령에 위치해 있다. 19세기에 만들어진 지도인 '동여도'엔 금강의 발원지(금강지원)가 장수라고 표기돼 있다.장수는 동서 교통로에 위치해 마한과 백제, 가야문화가 융화되는 위치에 있었다.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보면 가야 세력이 왕성했던 땅임을 알 수 있다.공자에 대한 제사를 지내오면서 유교 전통을 보존하고 있는 유물들도 선보인다. 장수 향교는 남아 있는 향교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주건물인 대성전(보물 272호)으로 지정되어 있다. 장수 향교엔 17세기 중반부터 현재까지 운영되어온 향악 관련 자료가 많다. 향악에 참여해온 사람들의 명단과 세출입 기록이 그것. 또한, 올해 봄에 향교에서 거행된 제사의 한 장면도 소개된다.장수를 대표하는 인물과 관련 유물도 만나볼 수 있다. 장수는 조선시대에 유배해왔던 학자들이 많이 거주해 '충절(忠節)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황희와 백장은 '이덕(二德)'으로, 논개와 정경손, 순의리는 '삼절(三節)'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들과 관련된 유물이 전시된다. 장수 출신 인물의 후손들이 보관하고 있는 유품도 함께 전시된다. 태종 때 문신인 안성이 태종으로부터 받은 왕지가 대표적. 영조 때 문신 장현경과 김성갑의 유품과 왕으로부터 받은 어필 등도 처음 공개된다.김영원 관장은 "장수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고, 면면히 내려온 전통문화의 지속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식 14일 오후 4시에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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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0.06.11 23:02

[전시] 민속화가 박영섭 개인전 등

▲ 민속화가 박영섭 개인전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 전시실민속화가 송남 박영섭씨의 여섯번째 개인전. 김홍도 이후 단절된 민속화 맥을 이어온 그는 토속적인 삶을 바탕으로 한 희노애락을 풀어냈다. 세시풍속에 관한 깊은 관조를 장지에 화려한 색감으로 표현, 사라져가는 것들의 뿌리를 되살려냈다.▲ 바람소리 - 어린이 부채 체험전22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해마다 단오날이면 임금이 신하에게 하사했다는 부채. 부채는 곧 풍류와 운치의 멋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부채 만들기에 참여한 초등학생 500여 명의 작품을 전시하는 자리다. 약 한 달 가량 접수 받은 결과 전주에서만 360여 명이 응모했으며, 김제, 익산, 군산 등에서도 140여 명이 참여했다.▲ 김금자 개인전14일까지 전주교동아트센터서양화가 김금자(전주 우아중 교장)씨의 네번째 개인전. 꽃피는 봄, 신록이 우거지는 여름, 단풍이 곱게 물드는 가을, 흰 눈이 온 세상에 내리는 겨울 등 사계절의 아름다움이 담겼다. 대범한 필선과 색감은 호방한 자연의 모습을 잘 표현해냈다. 세종대 미술대학 회화학과와 전주대 교육대학원을 졸업, 1994년 전북여류화가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거쳐 2대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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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0.06.11 23:02

[전시] 한국전쟁 60년 특별전시 봇물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이와 관련된 특별전시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전시는 전쟁 관련 자료를 모은 데서부터 당시 민간인들의 일상을 살피거나 전쟁이 우리에게 끼친 영향을 짚어보는 것 등 여러 가지에 초점을 맞춰 기획됐다. 5일 화봉갤러리에서 개막한 '100ㆍ65ㆍ60전(展)'과 15일 청계천문화관에서 시작하는 '보이지 않는 전쟁, 삐라' 특별전은 당시 전쟁 관련 자료를 모은 전시회다. '100ㆍ65ㆍ60전'은 한국병합부터 해방, 한국전쟁을 관통하는 여러 유물을 모은 자리로, 한국전쟁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서울을 점령하고 나서 발행한 '조선인민보' 등의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전쟁, 삐라'는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과 공산군이 앞다퉈 살포한 전단(속칭 '삐라')에 초점을 맞췄다. 당시 뿌려진 전단 실물 445점을 볼 수 있다. 전쟁 당시 피난민들이나 민간인들의 일상을 살펴본 전시도 있다. 인사동 갤러리 떼가 지난달 30일 개막한 '전쟁과 일상' 기획전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공(중국)군의 군복, 밥그릇 등과 함께 전쟁 이후 남은 군용품들이 민간인들의 일상에서 어떻게 쓰였는지를 조명한다. 드럼통을 교통표지판으로, 콜라 캔을 등잔으로, 길쭉한 수류탄을 절굿공이로 '재활용'해야 했던 당시의 절박한 삶의 모습이 드러난다. 국립민속박물관이 마련한 '굳세어라 금순아!'는 전쟁 당시 부산에 있던 피난민들의 일상을 조명했다. 특히 군의관으로 참전한 미국인 찰스 버스턴이 부산에서 찍은 컬러 동영상은 전쟁 와중임에도 평화로워 보이는 부산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았다. '굳세어라 금순아!' 전은 전쟁 중에 유입된 서구문화와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게 된 실향민들을 조명해 전쟁이 우리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 다뤘다. 전쟁기념관이 지난달 4일부터 열고 있는 '아! 6.25' 특별기획전은 전쟁기록물과 사진을 보여주는 전시뿐 아니라 전쟁 이후 시작된 근대화 시기부터 현대모습까지를 일별할 수 있는 '인형전'은 물론 북한의 생활상과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을 보여주는 전시, 그리고 미공개 비무장지대(DMZ) 사진과 영상을 선보이는 자리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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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06.11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