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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관장 모철민)은 다음달 1일부터 9월30일까지 '옛 지도에서 보는 우리 고을' 전시를 도서관 6층 고전운영실에서 열고 소장한 고을 지도 19종을 일반에 선보인다고 29일 밝혔다. 조선의 가장 유명한 지도학자이자 제작자인 고산자(古山子) 김정호(金正浩)의 '청구도'와 '대동여지도'를 비롯해 군사적 목적 등으로 소량만 제작한 지도 등을 전시한다.조선의 고을 지도는 관아와 같은 건축물보다 산과 산줄기를 더 강조해서 그린 게 특징이다. 하늘의 기운이 산을 통해 사람에게 전달된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풍수지리적인 관념이 고을 지도까지 한 폭의 산수화와 같은 '그림식 지도'를 그리게 한 것이다. 하지만, 모든 지도가 이처럼 산수화 같았던 것은 아니다. 같은 간격의 가로, 세로 선을 그어 거리와 방향의 정확성을 추구한 '방안식 지도'도 엄연히 존재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번 전시에서 서로 보완적 관계를 유지하며 공존했던 그림식 지도와 방안식 지도를 비교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페르골레지는 스물세살 되는 해에 유명한 막간극 <마님이 된 하녀(La serva padrona)>를 작곡하였다. <마님이 된 하녀>는 진지한 내용의 오페라인 정가극 즉, 오페라 세리아 <자부심 강한 죄수(il prigioner superbo)>의 막 사이에 관객의 분위기를 잠시 유쾌하게 해주기 위해 공연하는 희가극이었다. 그런데 <마님이 된 하녀>가 공연과 동시에 본 곡 <자부심 강한 죄수> 보다도 더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된 것이다.오페라 줄거리는 나이 많은 부자 독신자 '우베르토'의 젊고 꾀 많은 하녀 '세르피나'가 재치있는 술책으로 '우베르토'의 부인이 되는 내용이다. 하녀에서 안주인으로 사회적 신분이 상승되는 내용인 것이다. 하녀가 귀족의 부인이 되는 일은 당시 지배세력에게는 달가운 내용이 아니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에게는 달콤한 꿈이었던 것이다. <마님이 된 하녀>가 큰 성공을 거두게 된 것은 신분 반전 내용을 쉽고 재밌게 표현해 놓은 페르골레지의 음악이 보통 사람들 마음에 쏙 들었기 때문이다. <왕자와 거지> <빨강머리 앤> <키다리아저씨>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춘향전> 등이 다 신분 반전 내용 아니던가? 그래서 재미있지 않던가?하긴 <첼로협주곡>으로 큰 사랑을 받는 영국 작곡가 엘가(Edward Elgar, 1857~1934)가 유명한 음악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시골 태생인 그가 상류층 신분인 아홉 살 연상 앨리스와 결혼하며 신분반전을 했기 때문이라고 얘기하는 이도 있다. 아내 덕에 상류사회에 진출할 수 있었고, 1901년 빅토리아 여왕이 서거하고 에드워드 1세가 즉위할 때 그의 <위풍당당 행진곡>에 '희망과 영광의 나라'라는 가사를 붙여 대영제국의 영광을 합창으로 칭송하며 스타가 되었다는 것이다. <마님이 된 하녀>도 신분 반전 인생의 성공담, 보통 사람들의 바람을 대변하는 내용이었던 셈이다. 페르골레지는 그런 내용을 음악으로 참 재미있게 잘 표현해 놓았다.<마님이 된 하녀>는 배역도 단순하다. 두 남녀 '우베르토'와 '세르피나'의 대화와 아리아로 줄거리를 엮어 나간다. 등장인물은 셋이지만 또 하나의 인물인 하인 '베스포네'는 말이 없는 연기만 한다. 이 시대의 보편적 음향인 콘티누오(Continuo)의 현악앙상블로 반주되며, 도약적인 선율과 예기치 않은 강세를 사용하여 희극적 효과를 상승시키기도 한다.당시 나폴리 오페라의 또 한 특징은 다 카포 아리아(Da capo Aria)였다. 다 카포 아리아는 아리아의 한 형식으로 2부분형식의 노래를 한 뒤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 가는데, 처음으로 되돌아가서는 반복되는 처음 노래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 선율에 화려한 장식을 더해가며 가수가 자기의 음악 능력을 과시하는 양식이었다. 1부분과 2부분의 대비가 있은 후 1부분으로 다시 돌아가 균형을 이뤄준 다음 끝나는 'ABA형식'이다. <마님이 된 하녀>의 아리아도 이런 다 카포 아리아이다.문득 우리 고장에서도 규모 큰 오페라만 무대에 올리지 말고 <마님이 된 하녀>와 같은 막간극류의 재미있는 작품이 자주 공연된다면 클래식 공연에도 대중들의 참석이 많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든 아마추어든 예술작품에 대한 가장 단순한 평가는 '재미있다' 아니면 '재미없다'이기 때문이다. 공감이 가고 재미가 있어야 관심이 생기는 것은 세상 일의 상식이다.<마님이 된 하녀>의 시작 부분에서 '우베르토'가 먹을 것을 제 때 가져오지 않는다며 하녀 '세르피나'를 부르는 방울을 울리자 들어온 사람은 벙어리 하인 '베스포네'. '세르피나'가 늦게 오자 욕을 하며 화를 내는 주인에게 '세르피나'는 '성미급한, 우리 성미급한 양반(Stizzoso, mio stizzoso)'의 아리아를 부르는데 얼마나 귀엽고, 앙증맞고, 깜찍하고, 사랑스러운지! '세르피나'는 어린애 달래듯이 주인에게 "쉿-, 쉿-" 잔소리 싫으니 그만 하라며 "잘난 척 하시지만 제겐 소용없어요."할 때의 이 "쉿-, 쉿-"은 당시 순식간에 유행어가 되었다고 한다. '세르피나'의 노래가 그만큼 재미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대본의 가사 내용은 고상하지 않으나 선율은 편안하고 아름답고 고상하다. '성미 급한, 우리 성미 급한 양반'을 들어보면 '세르피나'의 애교 철철 넘치는 귀여운 노래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클래식은 품위있게 재미있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고화흠씨가 나보다 1년 선배요. 나는 강경상업고등학교 다닐 때 미술 선생님한테 배웠고, 고 선배는 일제시대 수채화 지도를 받았어요. 둘 다 어딜 가도 빠지지 않는 실력이었죠. 그런데 1980년인가…. 고 선배가 김용봉 선생이 수채화 그리는 게 어렵다고 하니까, 단체 하나 만들자 그러대요. '수채신작파전(水彩新作派展)' 이란 이름도, 글씨도 다 그가 만들었죠."서양화가 전병하씨는 고 고화흠 원광대 교수가 전북 수채화의 모태가 됐다고 기억했다. 그가 아니었으면, 수채화는 언제까지나 유화의 밑그림으로 여겨졌을 법도 했다. 서양화가 이형구씨도 고씨의 갑작스런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저는 장수하실 줄 알았어요. 예술원 회원이 못되신 게 너무 안타깝죠. 1998년부터 전남을 시작으로 경북·남, 서울 작가들이 이곳에 들어왔죠. '제2의 전성기'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대한민국수채화작가협회 전라북도지회(회장 이희완)가 열고 있는 '제17회 수채신작파전'은 전북 수채화의 역사를 씨줄과 날줄로 엮은 전시다. 지난 2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2010 대한민국수채화작가협회정기전'의 일부에 신작을 더해 12년 만에 다시 열었다.대한민국수채화협회는 한국수채화협회와 함께 한국 수채화의 양대 산맥. 수채신작파는 1983년 창단 돼 성장해오면서 지난해 사단법인이 됐다. 수채화가 유화의 밑그림 혹은 입시를 위한 기초 그림이란 오해도 있었지만 일반인 중심으로 물의 투명한 매력에 빠진 이들이 늘고 있다. 각종 문화의집과 평생교육원, 사회복지관 등에서 빠지지 않고 진행되는 수채화수업이 이를 방증한다.이희완 회장은 "전북이 수채화사의 한 획을 그어온 지역인 까닭에 자부심이 크다"며 "전라북도지회의 경우 30대에서 70대까지 30여 명의 회원들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번 전시에서는 고문인 전병하 이형구씨를 비롯해 박계성 이희완 김형기 박운섭 장문갑 이승희 김재수 서정련 김정희 홍석원 서신영 유남진 정병윤 김용집 이정란 신미선 김길환 홍승구 류인하 고도현 김향숙 한순애 최찬희 김분임 김주연씨가 출품, 전북 수채화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전시는 7월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 2 전시실.'한·불·일 동방의 물결전'을 비롯해 '글로벌 수채화대전'과 '수채화 아트페어'를 진행해온 대한민국수채화협회는 앞으로 전 세계 작가들이 3년마다 한 자리에 모이는 '수채화 트리엔날레'를 추진중에 있다.
예비 예술인들이 잠재돼 있는 역량과 가능성을 활짝 펼쳐보인다.전주예술고등학교(교장 정태표) 음악과와 국악과의 정기연주회가 29일과 30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개최된다.29일 열리는 음악과(학부장 오현경)의 '협주곡의 밤'은 열여섯번째 정기연주회. 이일구 지휘자와 전주예고 오케스트라(악장 유찬양)가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으로 문을 연다. 60여명으로 구성된 전주예고 오케스트라는 고등학교 오케스트라지만 프로 못지 않은 실력으로 인정받고 있다.이어지는 협주곡 무대는 음악과 최아현 김동민(피아노) 김한결(플루트) 유찬양 최지희(바이올린) 이계향(테너) 김륜우(클라리넷) 박상희(첼로)가 협연한다.국악과(학부장 송승은)는 30일 열세번째 정기연주회를 연다. 정악부터 민속악까지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지는 신명나는 무대. 특히 모두가 어우러지는 놀이성을 강조한 타악 '판굿'에는 국악과 졸업생들이 함께 한다. 이종휘(중앙대 대학원) 김석범(전북대 한국음악과) 이정우 김한슬(한국예술종합학교 연희과) 이강일 오승원(중앙대 타악과) 권재환(익산시립풍물단)이 특별출연한다.그밖에도 정악합주 '유초신 지곡'과 해금합주 '적념', 25현 가야금 '소울 앤 록큰롤', 피리 3중주 '춤을 위한 메나리', 단막창극 '놀부네 박 터졌네', 창작관현악 '풍구소리를 위한 관현악'과 '멋으로 사는 세상' 등을 선보인다.정태표 전주예고 교장은 "아직은 배우고 있는 학생인 만큼 실수가 있더라도 그동안 갈고 닦은 노력의 흔적을 봐달라"며 "끊임없이 성장해 가는 우리 학생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박수를 아끼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R.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는 연주하기 어려운 작품이지만 학생들에게 도전할 과제가 있다는 것은 좋은 점이죠. 한국의 젊은 음악도들이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국내 신진 음악가 발굴과 세대 간 교류를 목표로 하는 '2010 린덴바움 뮤직 페스티벌'이 28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예술의전당 등에서 열린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린덴바움 페스티벌의 지휘를 맡은 거장 샤를 뒤투아는 28일 오후 방배동 한 중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한국 음악도들의 기량 향상에 대해 기대감을 표시했다. 뒤투아는 자신이 예술감독을 맡았던 캐나다의 몬트리올 심포니를 평범한 오케스트라에서 정상급 연주 단체로 바꿔놓으며 '오케스트라 명조련사'로 알려진 세계적인 지휘자다.'영웅의 생애'는 린덴바움 페스티벌을 위해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뒤투아와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의 연주자들로부터 교육을 받은 뒤 7월5일 선보일 작품이다. 린덴바움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5월과 6월 오디션을 통과한 국내 음악학도 102명으로 구성됐다. 1974년 첫 내한공연했던 뒤투아는 당시 한국 클래식 음악 연주자의 실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최근에는 언제 어디서나 수준 높은 한국 출신의 연주자와 작곡가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린덴바움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말러의 교향곡(제1번)을 연주했는데, 높아진 연주 수준을 보고 매우 기뻤다. 그래서 올해도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감독을 맡은 샹탈 쥬이에 전 몬트리올 심포니 악장도 작년 린덴바움 페스티벌이 성공적으로 치러져서 올해도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쥬이에는 "한국의 젊은 음악도들이 우리와 함께하며 음악을 준비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이런 점에서 내가 린덴바움 페스티벌에 갖는 유일한 불만은 학생들과 함께할 시간이 1주일 정도로 짧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린덴바움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28일부터 7월4일까지 교육을 받고 리허설을 치르고 나서 다음 달 4일과 5일 각각 체임버 뮤직 콘서트와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연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도 이들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티켓은 3만∼12만 원이며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lbmf.or.kr)를 참조하면 된다. 문의는 ㈜린덴바움뮤직 ☎02-720-1013.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차세대 클래식 아티스트가 한 무대에 선다. 7월 15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키오이 신포니에타 도쿄 내한공연에는 지휘자 가와세 겐타로(오른쪽)와 피아니스트 김태형(왼쪽)이 함께 출연한다.2006년 제 14회 도쿄 국제 음악 콩쿠르 지휘 부문의 유일한 수상자인 겐타로는 일본이 자랑하는 차세대 대표 지휘자다. 도쿄 심포니, 재팬 필하모닉, 큐슈 심포니, 요미우리 니폰 심포니 등을 지휘한 그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퍼시픽 뮤직 페스티벌 부지휘자로 활동했다. 그는 음악적 실력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인지도에서도 돋보이는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큰 인기를 누린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연기 고문으로 활동한 겐타로는 주인공 치아키(다마키 히로시 분)의 지휘를 직접 가르치기도 했다. 겐타로의 첫 한국 공연인 만큼 평소보다 진지함과 집중력이 더욱 돋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노다메 칸타빌레' 피날레 공연에도 등장했던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연주한다. 이밖에도 베토벤 코리올란 서곡, 피아노 협주곡 4번 등 모두 베토벤의 작품으로 꾸며진다.피아노 협주곡 4번을 협연하는 김태형은 2004년 포르투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한 젊은 피아니스트다. 당찬 연주 실력과 힘 있는 타건, 곡 전체를 보는 지적인 세심함이 돋보이는 그는 피아니스트 백건우로부터 "곡 전체를 볼 수 있는 안목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에는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4월 모차르트, 브람스, 슈베르트 등 고전 작품을 레퍼토리로 한 연주회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이들과 호흡을 맞추는 키오이 신포니에타 도쿄는 1995년 설립한 키오이 홀 상주 오케스트라다. 음악감독이자 수석지휘자인 다다키 오타카는 이 단체를 일본 최고 연주단체 반열에 올려놨다. 현재 45명으로 구성된 키오이 신포니에타 도쿄는 2000년 첫 유럽 투어 이후 지속적인 해외 연주와 정상급 아티스트와의 협연을 통해 명성을 만들어가고 있다(1577-5266).
서울 서초동 렉서스빌딩 3층에 마련된 스페이스 함은 자동차 전시장과 현대 도시인의 공간이 조화를 이루는 갤러리다. 이곳에서 30일까지 열리는 'Distance-light and dark'는 빛과 어둠 사이에서 꿈틀거리는 이미지를 화면에 옮긴 작가 8명의 작품을 통해 인간 내면의 공간을 들여다보는 전시다. 어떤 순간을 영화 스틸처럼 화면에 정지시킨 구올랑, 개인의 경험과 흔적을 책가도에 담아낸 김지혜, '성(城)'(사진) 시리즈로 인간 삶의 명암을 보여주는 박은선, 쌀알들로 우상을 그려낸 이동재 등이 참여했다. 작은 사람들의 시선을 조각한 장선미, 일상의 이미지를 바느질로 드로잉한 장의령, 상상 속 공간을 표현한 한성규, 현대인의 욕망을 그린 동명이인의 박은선 작품도 잘 어울린다(02-3475-9126).
고향인 경북 청도의 한 폐교에서 작업하는 김기수는 과묵하고 소탈한 외모와는 달리 강한 손끝을 가진 작가다. 차갑고 견고한 스테인리스 스틸 미러(stainless steel mirror)를 캔버스나 종이처럼 자르고 붙이고 그 위에 붓질을 통해 생명력을 붙어넣는 과정을 보면 흡사 연금술사를 떠올리게 한다. 7월 1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송현동 이화익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여는 그의 작품은 두 개가 한 쌍을 이룬다. 매끄러운 스테인리스 스틸 위에 유화를 얇게 발라 흰 천을 그려낸 작품은 그 안에 무언가가 싸여 있다는 느낌을 줄 만큼 사실적이다. 또 다른 한 쌍은 거울처럼 깨끗하게 비치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거칠게 부식된 금속이 어우러져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숨기고 싶은 욕망과 거짓, 잊고 싶은 기억들을 안전하고 비밀스럽게 감춘다(02-730-7817).
"어느 날 꿈속에서 달나라에 갔다. 달 표면에 내가 그린 해바라기 그림으로 도배를 했다. 외롭지만 행복했다. 하지만 슬슬 사람이 그리워졌다. 아무래도 꽃보다 아름다운 건 사람이라는 생각이 오랜만에 들었다." 풍부한 상상력과 유머러스한 그림언어로 일상의 이야기들을 화면에 담아내는 작가 황주리는 7월 11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현대에서 여는 개인전 타이틀을 '꽃보다 사람'이라고 정했다. 여행 중에 만난 꽃이나 풍경에 관심을 두었으나 결국에는 자연과 어우러진 사람의 모습이 아름다웠다는 것이다. 틈만 나면 여행을 즐기는 작가는 발길 닿는 곳마다 만나는 이미지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는 사진의 생생한 이미지를 캔버스의 배경으로 삼고 그림을 그려넣는 작업에 몰두했다. 현실의 사진 이미지는 연극무대가 되고 그 위에 그려진 그림 이미지는 살아있는 등장인물이 된다. 사진과 그림이 만난 무대의 소품은 실크로드 둔황의 사막처럼 낯선 곳의 풍경뿐 아니라 낯익은 골목길이나 섬 마을 풍경, 어릴 적 초등학교 수돗가에서 틀기만 하면 물이 콸콸 쏟아지던 수도꼭지, 시골길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항아리 등등이다. 이렇게 완성한 일련의 작품을 작가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지금 이 순간에 관한 회화적 연구'라고 말한다. 작가는 독창적인 형상과 현대적 화풍으로 현대인들 삶의 모습을 제시한다. 캔버스 외에도 안경과 돌 같은 오브제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 의자 작품을 처음 선보인다. 오래 전부터 수집해온 꼬마 의자에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는 '식물학' 연작을 그려넣어 전시장에 배치함으로써 어린 시절의 동화 속 추억으로 이끈다. 황주리의 그림 속에는 우리가 모르고 지나치는 작은 행복들과 사랑, 탄생, 죽음 같은 삶의 축제들, 그 속에 담긴 예리한 문명비판적 시각과 따뜻한 휴머니즘이 녹아있다. 꽃에 대한 의미를 통해 바라본 사람들의 이야기,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위트있게 풀어낸 작품들이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일깨운다. 그는 해바라기를 좋아한다. "해바라기를 처음 본 건 일본어로 된 고흐의 화집에서였다. 그래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은 실제 해바라기가 아닌 그림 속의 해바라기다. 왜 나는 실제 꽃보다 그림 속의 꽃을 오래 기억하는 걸까. 그림 속의 꽃은 시들거나 죽지 않기 때문일까."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꽃,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꽃, 병문안을 갈 때 들고 가는 꽃, 우울한 날에 한 묶음 사서 화병에 꽂아놓는 꽃, 시들지도 죽지도 않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 작가는 "꽃은 사랑과 생명의 상징"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꽃은 삭막한 현실에다 풀이나 강력 접착제로 정성껏 붙이고 싶은 꿈속의 벽지, 그 꿈속의 벽지가 바로 자신이 그린 꽃 그림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내 그림 속에서 꽃을 볼 것이다. 백합과 해바라기와 연꽃과 선인장과 이 세상의 모든 이름 모를 꽃들을.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은 꽃이면서 꽃이 아니다. 서로의 수분과 자양분을 나누며, 혹은 뺏고 빼앗기며 죽어가고 살아남는 우리네 인간의 삶도 이와 닮지 않았을까?"(02-519-0800)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주신님의 음덕을 빌어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고, 축제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소리주를 담게 되었나이다. 주신께서는 굽어 살피시어 부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한민족의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나가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수리술술 영험을 베풀어 주시옵소서."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명곤)가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며 '소리酒'를 담궜다.축제를 100여일 앞두고 26일 술박물관에서 열린 '전주세계소리축제 성공기원 소리酒 담그기'. 이날 행사에서는 가람 이병기 선생 집안에서 전해져 온 익산 호산춘을 담그고, 소리축제 홍보대사인 가야랑이 축제 조직위가 공모를 통해 선정한 로고송을 최초로 공연해 큰 인기를 끌었다.고천문을 낭독한 김명곤 조직위원장은 "전통주 기법으로 만든 소리酒를 소리축제 개막 리셉션과 축제 기간 주요행사에 내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이경옥 전북도 부지사는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기 위해 마음을 합치자"고 했으며, 김승환 전북도 교육감 당선자는 "소리축제가 세계인의 한마당이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전북도 무형문화재 최승희 명창은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소리축제도 수난을 겪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합심해 전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축제로 키워나가자"며 '소리축제, 소리酒 화이팅'이라고 외쳤다.이날 행사에 앞서 소리축제 조직위는 소리 통신원 '블로그 기자단' 발대식을 가졌다.황현 김미림 하동훈 고연실 김재원 윤혜림 하경아씨 등 온라인 가객들로 구성된 블로그 기자단은 7월부터 10월까지 축제와 지역 이야기 등을 개인 블로그와 소리축제 공식 블로그에 올리며 온라인 홍보에 동참하게 된다.
현대문명 속에서 전통문화의 원형을 찾는 작업. 잊혀져 가는 명인들의 춤과 가락을 복원하고 기록해 온 사단법인 마당(이사장 정웅기)의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이 7월 2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다.열아홉번째를 맞는 이번 무대의 테마는 민중의 음악 산조(散調). 조선 후기 민간에서 발전시킨 음악 장르 중 하나인 산조는 민중의 사회의식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 당시 민중이 지니고 있던 새로운 세계로의 지향성과 개방성, 역동성의 의식을 담고 있어 정악과 달리 반복이나 순환이 없으며 속도감도 강하다.순리에 따라 물 흐르듯 살아가는 민중들의 인생 살이와 닮은 산조를 중견 연주자와 춤꾼들이 펼쳐놓는다.전주시립국악단 상임단원인 조선옥은 '최옥삼류 가야금산조'를 선보인다. 독창성과 예술성이 높은 최옥삼류는 특히 가락의 짜임새가 좋고 치밀해 구성미가 돋보이는 곡.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수석 이항윤의 '이생강류 대금산조'는 전 장단에 걸쳐 조변화가 다양하고 고도의 테크닉을 요하기 때문에 연주하기가 쉽지 않은 곡이다. 전반적으로 청이 높아서 맑고 밝은 느낌을 준다.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에서 상임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소희는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가락과 깊은 농현, 독특한 음색이 특징인 '한갑득류 거문고산조'를 들려준다. 전주시립국악단 해금 수석 오정무의 '한범수류 해금산조'는 조금 무거우면서도 부드럽고 유연해 담백한 맛을 지니고 있다.춤으로는 '호남산조춤'과 '진도북춤'이 옛 사람들의 감정을 풀어놓는다.익산시립무용단 훈련장인 김명신은 호남의 자연과 인간의 몸짓을 조화롭게 표현한 '호남산조춤'을 춘다. '호남산조춤'은 이길주 원광대 교수가 가야금 명인인 고 김옥진 선생에게 가야금을 배우고 그에 맞춰 추어왔던 춤을 정리한 것. 염현주 대불대 전통연희과 교수의 '진도북춤'은 장단과 가락, 춤이 잘 어우러져 예술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북을 허리에 고정시키고 양 손에 북채를 들고 추는 것이 특징.이날 공연에는 예술가들만의 음악 보다는 많은 사람들과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추구하는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공연단 마실'이 특별출연한다. 문의 063) 273-4823~4
우리나라에 처음 무형문화재 제도가 만들어지고 무형문화재가 지정되던 1964년에는 판소리의 경우 무형문화재 지정의 기준이 지금과는 달랐다. 처음 무형문화재를 지정할 때는 <춘향가>의 '광한루 나가는 데'는 김연수, '적성의 아침날'은 김소희, '신연맞이'는 김여란, '기생점고'는 박녹주, '방자 편지 가져가는 데'는 정광수, '박석고개'는 박초월 등 6명의 명창들의 소리 대목들을 모아 교합본 <춘향가>를 만들어 보고한 뒤, 이들을 모두 판소리 보유자들로 인정했다. 그러니까 판소리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종목은 <춘향가> 하나였고, 보유자들은 <춘향가>의 특정 대목 때문에 지정이 된 것이었다. 그러나 그 후에 판소리는 전승 계보별로 재지정을 하게 되는데, 이 때부터 판소리에서는 소위 완창이라는 개념이 생겨나고, 유파 혹은 바디의 개념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 결과로 김소희와 김연수는 <춘향가>, 박초월과 정광수는 <수궁가>, 박록주는 <흥보가>의 무형문화재가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박초월이 평생 장기로 삼았던 <춘향가>의 '박석고개'부터 '옥중상봉'까지나 <흥보가>의 '박타령'은 잊혀지고, 잘 부르지도 않았던 <수궁가>만 박초월의 장기로 남았다.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 초까지의 우리나라 판소리는 부분창이 대세였다. 이 시기 판소리의 주된 공연 방식은 협률사 공연이었다. 협률사 공연이란 가설극장을 만들어 전국을 순회하면서, 판소리, 기악, 무용, 창극 등 전통예술의 여러 장르를 한 시간 반 내지 두 시간에 걸쳐 공연하는 양식을 말한다. 협률사 공연 방식에서 판소리는 당연히 여러 장르 중의 한 부분으로만 수용되었다. 그래서 판소리를 부를 수 있는 시간은 10분 내외, 길어봤자 30분을 넘지 못했다. 여기에 적응하면서 판소리 소리꾼들은 어느 한 대목을 잘 익혀 부르게 되었는데, 이런 소리들을 '토막소리'라고 한다. 우리가 박초월 하면 떠올리는 '박타령'이나 '어사와 장모', '옥중상봉' 등은 바로 박초월의 협률사 공연을 통해 유명해진 '토막소리'들이다. 그러니까 박초월을 대표하는 소리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수궁가>라기보다는 이 '토막소리'인 것이다. 박초월은 이 소리들을 통해 서민적인 소리꾼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내가 판소리 연구를 시작하던 1980년대 초에 전주 부근의 판소리 애호가들은 박초월의 소리를 최고로 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박초월, 김소희, 박록주는 우리나라 현대 판소리를 이끌어온 여창들이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박록주와 김소희는 주로 서울 사람들이 좋아했다. 그런데 전라도에서는 박초월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박초월의 소리는 뭐니뭐니 해도 슬픈 대목에서 최고의 광채를 발휘했다. 앞에 든 대목들이 바로 그런 대목들이다. 게다가 박초월의 소리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훨씬 고음이다. 같이 활동했던 김소희에 비해서도 청이 훨씬 높다. 아마 고음에 있어서는 역사상 그 어느 누구도 박초월을 당하지 못할 것이다. 슬픔을 전력을 다해서 고음으로 노래할 때 박초월의 소리에서는 정수리를 치는 듯한 전율이 느껴지고, 소리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형성된다. 이 때 느끼는 긴장감을 판소리에서는 '서슬'이란 용어로 표현하고 있다.'서슬'은 주체가 절망적인 상황에 처하여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저항하려 할 때 생긴다. 다시 말하면 상대방을 제압하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굴복 당하지 않으려는 스스로의 다짐이며 몸부림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서슬'은 절규에 가장 가깝다. 이렇게 본다면 '서슬'은 약자, 곧 서민이 자신을 지켜내기 위한 최소한의 저항의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박초월의 소리에 '서슬이 있다'고 하면, 이는 박초월의 소리가 약자이면서도 최소한 쉽게 굴복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담고 있다는 말이 된다. 박초월이 전라도 판소리 청중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박초월을 '서민정서의 대변자'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최동현(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정보문화의 달인 6월을 맞아 건전한 인터넷 문화 만들기를 위한 마임공연이 마련된다. (사)춘천마임축제에 따르면 26일 춘천 명동거리에서 '애(愛)티켓으로 지켜요, 우리들의 인(人)터넷 세상'이란 주제로 다채로운 거리예술축제가 펼쳐진다. 이날 행사는 오후 1시부터 거리악사들과 마임이스트들의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클릭, 로그인, 플레이로 설정된 세 개의 공간에서 주제에 맞는 공연과 전시로 이뤄진다. 공연은 사이버범죄를 유쾌하게 다룬 이경열&박영희팀 '로그인', 엑시트팀 '사이버 중독' 등 마임을 비롯해 '라퍼커션'밴드의 음악과 팀퍼니스트 '퍼니스트 코미디 서커스쇼', 로드스토리 '정답과 오답' 등 거리공연이 펼쳐진다. 이밖에 인근 브라운 5번가에서 악성댓글을 예방하자는 '데스노트쓰기', '아바타, 미니미만들기' 등의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준비됐다. 마임축제 관계자는 "제23회 정보문화의달을 맞아 전국적으로 지역특성에 맞는 권역별 문화행사가 개최되고 있는데 강원지역에서는 춘천에서 마임공연이 펼쳐지는 것"라고 말했다.
국립민속국악원은 30일부터 8월18일까지 매주 수요일 전북 남원시 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유쾌한 놀이마당인 '전통연희 상설공연'을 갖는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상설공연에는 지난 3년간 대한민국 전통연희 축제를 통해 발굴된 5개 우수 작품을 엄선해 관객을 찾아갈 예정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전통연희는 사물놀이, 줄타기, 탈춤, 무당극 등 서민들이 즐기던 전통 공연이다. 30일 첫 공연에는 2008년 대상 수상작인 민족예술단 우금치의 '할머니가 들려주는 우리 신화 이야기'로 우리 설화의 풍부한 상상력을 시각화하여 그림 동화를 읽듯 볼 수 있는 가족극이다. 공연일정은 다음과 같다. ▲7월7일=진도명다리굿(중앙음악극단) ▲7월21일=굿모닝 허도령(극단 큰들) △ 8월11일=강(예술공장 두레)▲ 8월18일=마포사는 황부자(극단 민들레)공연문의는 남원 국립민속국악원(☎063-620-2323-6)
제9회 대한민국 모악서예대전이 6개분야 입상작을 배출하며 막을 내리고 입상작은 김제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다음달 2일까지 전시된다.(사)한국서예협회 김제시지부(지부장 윤미원) 주관으로 지난달 13일부터 14일까지 전국 공모로 작품 981점을 접수받아 국전심사 경험자 12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위원장 송현숙)의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입상작으로 328점(입상율 33.4%)을 선정했다.특히 이번 대회에는 미국과 중국 등지에서 해외작품 47점이 접수돼 이중 18점이 입상하는 성적을 거뒀다.이번 대회 우수상은 한글 부문 최경옥(서울), 전서 부문 허재혁(경기), 예서 부문 김연숙(광주), 행서 부문 최옥연(경기), 문인화 부문 최정옥(경남), 현대서예 부문 김성기(서울) 씨가 각각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송현숙 심사위원장은 "대한민국 모악서예대전은 해를 거듭할수록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면서 "이번에 수상한 우수작들은 탄탄하고 자연스러운 결구와 기본 획에 충실한 점 및 창의성 등이 심사위원들로 부터 후한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이건식 김제시장은 "금번 서예대전이 수많은 명필대가를 배출한 서예의 본고장 김제를 널리 알리고 훌륭한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서예 공모전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모악서예대전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고 축하 메세지를 전했다.한편 이번 대회 시상식은 오는 26일 오후 2시 김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입선 작가를 비롯 가족, 동호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오리가 우스꽝스럽게 움직이는 모습은 오보에가, 피터가 경쾌하게 돌아다니는 모습은 현악기가, 권위적인 할아버지의 성격은 낮은 음역의 바순으로 표현된다.매주 토요일 관람시간을 밤 9시까지로 연장, '토요야간개장'을 하고 있는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영원)이 오케스트라 공감(지휘 조지웅)을 초청, 음악동화 '피터와 늑대'를 공연한다. 26일 오후 7시 박물관 강당.음악동화 '피터와 늑대'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에프의 작품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 오케스트라 연주와 애니메이션 영상물을 함께 보여주며 어린이들과 눈높이를 맞춘다.등장인물과 동물들을 특정한 악기에 빗대고 있어 음악과 악기에 대한 이해도 도울 수 있다. 각 악기로 대표되는 캐릭터들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중간 중간 내레이션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음악을 전개하는 신고전주의적 경향도 엿보인다.2008년 12월 공식 활동을 시작한 오케스트라 공감은 아름다운 음악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하는 지역의 젊고 역량있는 연주자들로 구성됐다.관람은 무료.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으며, 현장접수도 받는다. 문의 063) 220-1018
▲ SORI! 路26일 오후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두드림을 통해 관객과의 소통을 이뤄내고 있는 한벽예술단의 무대.첫 무대 창작타악 'SORI! 路'는 전통리듬을 새롭게 해석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적벽대전'은 판소리와 모듬북의 만남. 창자의 당찬 소리와 여러 타악기, 신디, 피리 등이 어우러지면서 웅장함과 긴장감을 전한다.▲ 제2회 학부모와 함께하는 청소년 음악회26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클나무오케스트라가 남원과 전주, 익산, 군산, 부안 등을 돌며 열고 있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청소년 음악회'. 두번째 연주회다. 은희천 클나무오케스트라 단장이 해설을 맡고, 유수영 부지휘자가 지휘를 맡는다. 바이올린 민연희, 비올라 서성광, 플루트 강유리, 클라리넷 김유리가 협연하며, 마임이스트 최경식이 특별출연한다.
▲ 김철규 개인전 '인체풍경 - 대면'25일~7월1일 전북예술회관서양화가 김철규씨는 인간의 양면성을 주제로 개인전을 해왔다. 인체풍경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전시. 드로잉으로 표현, 현대인의 삶을 거대한 인체와 작은 동물이나 사물을 통해 사회학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홍익대 미술대학원 회화학과와 군산대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김가실 개인전30일까지 우진문화공간우진문화공간의 청년작가초대전의 역대 가장 젊은 작가다. 이번 전시는 대학교 4학년 때부터 해온 '도원향'의 연장선.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간 관계에 어려움과 두려움이 많았던 그는 토끼의 마스크를 쓴 현대인을 통해 소통을 꿈꿨다. 전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일반대학원 회화과에 재학중에 있다.▲ 사진작가 이태주씨 사진전7월1일~28일 군산 갤러리정이태주 군산 학문외과 원장의 개인 사진전. 군산 비행장 갯벌에 다 쓰러져가는 철조망, 군산 옥도면의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담 등이 담겼다. 오랜만에 만나는 흑백사진들. 직접 앵글에 담고, 손으로 인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아나로그적 감성이 살아있는 앵글을 선호하는 전시다.
비좁은 공간에서 땀을 흘리면서 그림을 그리다 붓을 내팽개쳤다. 종이를 구겨버리고, 덧칠만 수십 번 하기도 했다. 제각각 살아온 삶을 화폭에 담았다. 부끄러울 것도, 자랑할 것도 없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었다.전라북도장애인미술협회(회장 전해진)가 여는 '제2회 소풍전'은 소외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자리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여 그림으로 하나된 세상을 꿈꾼다. 전해진 회장이 기획하고, 서양화가 이문수씨의 지도로 지난해 7월부터 하나창작미술교실이 꾸려져 매주 구 도청 내 척수장애인협회 사무실에서 수업이 진행됐다.전해진 회장은 "이들의 작품에는 소박하고 순수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장애를 떠나 미술을 통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지체장애 1급을 갖고 있다.이번 전시를 위해 초대작가 홍순무 박인현 김은주 박성민 박진영 이광철 이문수 이일순 이철규 임대준 장우석 전해진 최영문 탁영환 홍선기씨가 자신의 작품을 기꺼이 내놨다.한지공예가 이정경씨는 물오리가 평화롭게 노니는 무늬를 새긴 다도상을 만들었다. 지체장애 6급인 이씨는 시와 소설을 쓰는 문인이기도 하다. 취미로 공예를 하면서 세상으로 나가는 또 다른 탈출구를 찾게 됐다. 3년 째 부안농업기술센터 한지공예강사로 출강, 새로운 삶을 일궈나가고 있다.장 유 전라북도척수협회 전주시협회장은 지난해 7월부터 하나창작미술교실에 나왔다. 척수장애 1급인 그는 전북장애인기능대회 시계수리·나전칠기 금메달을 땄을 만큼 다재다능하다. 아크릴 물감으로 덧칠한 '벽'을 내놓으면서 "이 '벽'은 개개인 마음 속에 지닌 벽, 통일 염원에 대한 걸림돌 등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밝은 목소리로 영원할 수 없는 게 벽이라고도 했다.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데 모여 하나창작미술교실 회원으로 활동하는 강시현 김경이 김금순 김대웅 김순옥 김쌍순 김윤선 박정선 박천만 서점례 손옥자 우광현 이길성 이미애 임은숙 최복수 최정은 허영숙씨도 저마다 캔버스와 씨름한 작품을 선보인다. 회원들은 "내 그림을 보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고 싶다"며 "친구들과 휠체어 타고 전시회 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으로 지원된'2010 문화나눔 - 소풍전'은 25일부터 7월1일까지 전주시민갤러리에서 계속된다. 개막식은 25일 오후 5시에 열린다.
여름이 되면 풀섶의 다른 식물보다도 먼저 고개를 내밀고 올라온다. 2미터나 되도록 키가 큼에도 불구하고 꽃은 한 송이의 크기가 1센티미터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수십 송이가 흐드러지게 한 데 모여 작은 자태를 극복하고 화려함과 아름다운 원뿔 모양의 집단을 이뤄낸다.얼핏 보기에 꽃잎인 듯한 자주색 부분은 화피(꽃받침)이다. 꽃술이 노란색이기 때문에 '금'이라는 접두어가 붙여졌고, 가늘고 길어 보이는 줄기가 꿩의 다리와 비슷하다고 하여 '금꿩의다리'라고 부른다.
“미술은 정답이 없다”…윤범모가 풀어낸 한국미술의 재해석
전주국제영화제, 김효정 프로그래머 선임
‘조선셰프 한상궁’ 순창·전주서 특별무대 꾸민다
제6회 전주시민연극제 14일 개막
‘공예’ 언어의 울림…제33회 전라북도공예가협회 회원전
제15회 전북 중·고교생 목정 미술실기대회 대상에 차진주·박보미 양
사라진 존재들이 건넨 말들…지연 ‘모든 날씨들아 쉬었다 가렴’
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수능 마친 수험생, 한국소리문화의전당으로 모여라”… 공연 할인 진행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문신 시인 - 김도수 시집 ‘진뫼 오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