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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한국미술 대표작가 100人 한자리에 모인다

미술이라는 말은 언제 도입됐을까? 미술계에서 국전의 위상은 어느 정도였을까? 전위미술과 민중미술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한국미술을 이해하는 데 있어 빠뜨릴 수 없는 답을 이 전시에서 얻을 수 있다. 11일부터 7월 18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전 '한국미술의 명장면'.도립미술관의 다섯개 전시실을 테마별로 정리한 이번 전시는 미술이라는 단어가 도입된 시기부터 국전, 전후미술, 전위미술운동, 절제된 추상, 장르의 확산 시기를 지나 1980년대 민중미술까지를 아우른다. '한국미술-영상' '미술, 개념의 도입' '국전과 전후미술' '전위미술운동 이후 절제된 추상' '장르의 확장과 민중미술'을 테마로 시대별 대표 작가 100여명의 작품이 전시된다.'한국미술-영상'은 미술이란 개념을 도입한 시기의 작가들과 민중미술작가 임옥상이 소개하는 민중미술 등 이번 전시와 관련된 영상이 상영된다.'미술, 개념의 도입'은 소위 '근대 6대가' '근대 10대가'라고 불리는 한국화가들과 일본에서 유학한 서양화가들의 작품이다. 점과 선을 반복해 가며 형상과 전체를 구성하는 것이 특징인 한국화가 이상범을 비롯해 허백련 김은호 변관식 허건 김기창의 작품이 전시된다. 서양화가로는 도상봉 김인승 박영선 박득순 윤중식 등이 소개된다.우리나라에서 '서화(書畵)'가 서구 역사에서 구체화돼 18세기부터 쓰이기 시작한 프랑스어 '보자르(Beaux-Arts)'의 번역어인 '미술'로 대체된 것은 단순히 명칭 변화가 아닌, 사대부의 사군자와 석공의 조각이 하나일 수 있다는 혁명적 상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테마다.'국전과 전후미술'은 1949년 제1회 국전을 통해 화려하게 등장한 류경채와 전쟁과 함께 월남했거나 월북했던 작가들, 피난지에서 예술혼을 불태운 이중섭과 박수근 등의 작품을 통해 당시 시대와 미술계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이 시대 작가들과 함께 경성제대 출신으로 미술을 독학했던 이대원, 국내에서 대학교육을 받은 1세대 장운상 등의 작품도 전시된다.'전위미술운동 이후 절제된 추상'은 1957년 이후 무성하던 일었던 미술운동의 결과를 보여준다. '두터운 마티에르와 격렬한 붓의 사용, 과감한 원색 대조'라는 현대미술가협회의 선언과 같은 '뜨거운 추상'과 미니멀아트가 세계적 추상이 되면서 나타난 흰색 화면과 절제되고 최소화된 추상의 작품들을 함께 보여준다.'장르의 확장과 민중미술'은 1980년대 이후 다양성의 시대가 그대로 반영된 미술계에 가장 큰 특징적 현상 중 하나인 민중미술을 주목한다. 당시 많은 작가들이 '현실과 발언' '임술년'을 비롯한 다양한 그룹을 결성해 활동했으며, 이전의 절제된 추상에 반하는 극사실회화가 등장하기도 했다. '메타복스'나 '난지도'와 같은 미술그룹은 확장된 장르인 설치미술로 시대를 대변하기도 했다.각자 개성으로 무장한 오늘의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이 테마에서 소개된다. 장르확장의 대표적인 작가로는 이만익 이건용 이왈종 유휴열 김병종 등이,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는 신학철 김정헌 오윤 이상국 임옥상 황재형 이종구 홍성담 등이 소개된다.이흥재 전북도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의 주요 부분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대대적인 작품교류"라며 "서울시립미술관의 소장품을 통해 한 미술관이 특성 있는 소장품을 확보해 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소장품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6.10 23:02

[전시] 연합뉴스, 광화문서 월드컵 사진전 개최

"월드컵, 연합뉴스와 함께 해요"2010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대표팀의 역대 월드컵 출전 및 지난 예선전에서의 감동과 환희의 순간들을 한 데 모은 사진전이 7일 연합뉴스(대표 박정찬) 주최로 광화문에서 공식적인 막을 올렸다. 총 150여점으로 구성된 이번 사진전은 한국 대표팀이 출전한 지난 7차례 월드컵 본선에서 보여준 영광의 장면들을 차례로 되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출전한 태극전사들의 프로필과 결의에 찬 모습들도 한데 모아 도심 응원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열기를 한층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날 오후 열린 제막식에서는 박정찬 사장과 함께 힐튼 데니스 주한 남아공 대사가 직접 제막에 나서 행사의 의의를 더욱 깊게 했다. 연합뉴스는 일반 사진 전시 이외에도 55형 대형 TV모니터 두 대를 설치, 이번 대표팀이 일궈낼 영광의 장면들도 고스란히 사진 속에 담아내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2006년 이동국 선수의 찡그린 모습을 담은 경기장면 사진을 많이 선보여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동국 안티(?) 기자'로까지 통했던 연합뉴스 한상균 기자가 찍은 사진들도 한자리에 모여 당시의 기억을 되살려주고 있다.한상균 기자는 "(안티기자로 불리게 된 것은) 이동국 선수가 당시 주목받는 스트라이커였기 때문"이라며 "묻고 싶다. 웃으면서 헤딩할 수 있는지? 없기에 나는 안티였다"고 말했다. 사진전이 열리는 보도 한쪽에는 대표팀 선수들 사이에 선 자신의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는 실제 사람 크기의 사진 간판도 설치돼 인기를 끌고 있다. 6일 사진전 설치 현장을 지켜본 김모(33) 씨는 "이번 대표팀도 지난 2002년 대표팀처럼 온 국민이 함께 환호할 수 있는 좋은 결과를 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남아공 현지에 총 10명에 이르는 특별취재팀을 파견, 대회 기간에 한국 대표팀이 쓰게 될 각본 없는 영광과 승리의 드라마를 생생하고 빠짐없이 전달한다.

  • 전시·공연
  • 연합
  • 2010.06.08 23:02

[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33)교향곡 이야기④

교향악단 연주에서 무대 위 악기별 자리배치는 확실하게 정해진 규칙이 없다. 지휘자의 작품 해석에 따라 혹은 선호하는 음향에 따라 다르다. 유럽식 배치라고 알려진 배치는 제1바이올린, 제2바이올린이 마주보며 전면에 앉기도 한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등 고전 교향곡을 연주할 때 선택하기도 하는 배치다. 근래에는 청중석에서 볼 때 제2바이올린은 제1바이올린 안쪽에 앉고, 첼로는 오른쪽의 바깥쪽, 비올라는 첼로의 안쪽에, 그리고 관악기는 후면 조금 높은 단 위에 목관, 금관 순서로 앉는 것이 일반적인 자리배치다. 미국식 배치라고도 한다. 팀파니를 비롯한 타악기는 그 뒤에 자리한다.런던에서 태어나 옥스퍼드, 파리음악원에서 공부하고 뉴욕, 필라델피아 등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명성을 떨쳤던 20세기 명지휘자 스토코프스키(Leopold Stokowski, 1882~1977)는 전면에 관악기를 배치하고 현악기는 후면에 두기도 했다. 관악기 소리가 큰 데도 그렇게 한 것은 아마 특별한 음향을 위해서였을 것이다. 아니면 특별한 음향판을 설치한 무대였을 것이다.함께 조화를 이루며 울리는 교향곡! 새롭고 독특함을 추구하는 현대의 작곡가들은 선호하는 음색 조화를 위해 색다른 교향곡들을 많이 작곡한다.프랑스 댕디(Vincent d'lndy, 1851~1931)의 교향곡 1번 <알프스 산의 공기, 1886>는 알프스지역 민요를 주요 소재로 하여 작곡했고 영국작곡가 본 윌리암스(Ralph Vaughan Williams, 1872~1958)의 <런던교향곡(London Symphony, 1914, 1920년 개정)>은 런던의 소리들과 분위기를 부드럽게 일렁이는 관현악 음향으로 잘 묘사했다.전주시립합창단이 제100회 정기연주회 기념으로 10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공연하는 스트라빈스키의 <시편교향곡, 1930)>은 성경 시편의 라틴어 성서를 원문 그대로 사용하며 혼성합창과 관현악이 함께하는 3악장의 교향곡이다. 합창단의 공연 곡목이 교향곡이니 정성을 많이 들인 음악회이겠다. 이탈리아 작곡가 베리오(Luciano Berio, 1925~2003)는 8명의 성악가와 관현악을 위한 5악장의 교향곡 <신포니아(Sinfonia, 1968)>를 작곡하였다. 함께(Sin) 울린다(fonia)는 의미로 <신포니아>라는 작품제목을 붙였다며, 같이 울리는 것은 음향만이 아니고 다양한 상황, 의미, 관련성이 모두 함께 어울어 울리는 것이라고 작곡자는 설명했다.새롭고 독특함을 추구하던 모더니즘. 남보다 먼저 앞서간다는 아방가르드 경향은 남보다 앞서가려고 하니 외면받게 되고 이제는 대중과 함께 가는 음악 추세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대중음악적 요소를 담은 클래식, 클래식 요소를 담은 대중음악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모든 예술은 속박에서의 해방이라며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아래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인종, 국경, 세대, 언어, 역사, 음악장르 모두가 하나 되는 공연을 하여 세계인을 감동시켰던 야니(John Yanni Christopher, 1954~)의 뉴에이지 음악이 한 예이겠다. 영국 로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키보드, 기타 등 대중음악 악기들이 함께 연주하였다. 장소의 의미가 역사 융합이고 각 인종이 함께했으니 인종 융합이며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함께 했으니 장르 융합이다. 중국 자금성과 인도의 타지마할에서도 공연했는데, 우리나라 DMZ에서도 공연하고 싶다고 했다니 그는 클래식, 재즈, 뉴에이지가 하나 된 음악으로 남·북한이 하나 되게 DMZ 경계를 허물고 싶은가보다.함께 조화를 이루며 울리는 교향곡은 정치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기도 하다. 대비와 갈등을 조화롭게 하는 음악이 교향곡이듯 다양한 주장과 의견을 조화롭게 하는것이 정치의 이상 아니던가? 정치는 교향곡의 음악 만들기를 배워야 하는 것이다. 교향악단은 지금 한 도시, 한 국가의 문화수준을 나타내는 척도가 되고 있기도 하다. 훌륭한 교향악단이 있는 도시는 더불어 그 도시의 수준도 훌륭하게 각인시킨다. 비엔나 필(1842년 창단), 뉴욕 필(1842년 창단), 런던 필(1813년 창단), 베를린 필(1882년 창단) 등 세계적인 교향악단이 있는 도시는 그만큼 격조높은 도시이기 때문이다. 교향악단은 중요한 외교사절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북한에서 연주를 할 때처럼 말이다.전주 시내 영화의거리를 걸으려니 이 집 저 집에서 경쟁하듯 틀어놓은 음악이 음악이 아니라 소음의 아수라장이다. 이래서야 문화의 거리라고 할 수 있을까? 음악을 하나로 통일하여 클래식이나 거리명칭에 맞는 영화음악을 들려주면 좋을 것을…. 클래식은 거리의 품위를 높힐 수 있다. 영화의거리에 교향곡이 은은하게 울리면 외국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품위있는 명품 거리가 될 것이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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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0.06.08 23:02

[공연] 뛰어난 음악성과 테크닉 지닌 열정적 무대

이 시대 가장 익사이팅한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는 오주영. 그가 전주에 온다.오주영 리사이틀 '패션 오브 더 바이올린(Passion of the violin)'이 10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무수히 많은 별들이 뜨고 지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오주영은 천재의 탄생을 넘어 천재의 성장을 보여준 연주자. 장영주 미도리 길샤함 김지연 등을 길러낸 고 도로시 델레이의 마지막 애제자로, 열네살에 뉴욕 국제음악콩쿠르에서 300여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최연소로 우승했다. 뉴욕 카네기홀 데뷔 무대에서는 "천재적인 재능 뿐 아니라 진정한 거장으로서의 테크닉과 음악성을 지닌 열정적인 연주자"라는 평을 받았다.이번 연주회에서는 열기와 즉흥성으로 가득찬 바로크 소나타의 최고봉 타르티니의 바이올린 소나타 G단조 '악마의 트릴'과 엄청난 스피드의 끝없는 음표들의 향연인 생상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op.75', 좀처럼 연주되지 않는 난곡 사라사테의 '파우스트 환상곡 op.13'을 비롯해 크라이슬러 '서주와 알레그로', 드뷔시 '달빛', 비에니아프스키 '스케르초 타란텔라', 피아졸라 '망각' 등이 연주된다.함께 무대에 오르는 피아니스트는 칼로스 아빌라. 현재 줄리어드 대학원에 재학 중인 그는 아이작스턴, 다니엘 바렌보임 등 유명 음악인들과 함께 세계적인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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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10.06.08 23:02

[전시] 전북판화, 미래를 탐색하다

판화는 다양한 판을 이용해 찍어낸 그림이다. 회화이면서 인쇄물이다. 인쇄기술이 없던 시절 판화는 가장 인기 있는 예술이었고, 수복강녕을 기원하는 부적이었다. 판화가 민중예술과 만나 시대정신을 반영한 예술이 되면서 강한 선 굵은 판화로 진일보했다. 하지만 대중화에 실패하면서 도내 판화시장은 줄어들었다.전북현대판화가회(회장 김철수)가 열고 있는 '부산·대전 교류전'은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판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의미있는 전시다. 상대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지역 판화가협회와의 교류전으로 목판화, 동판화, 석판화, 디지털 판화에 이르기까지 판화의 주제와 변주를 살펴볼 수 있다.참여작가는 김은태 김은화 김인정 김정귀 김지아 김철수 박동열 박종임 박현진 서유미 안미선 양옥희 양혜경 오오근 유 빈 이가언 이남석 이상식 이석동 이성옥 이성재 이일청 이지현 임미옥 장혜영 정봉숙 정연숙 진선숙 황은상씨. 부산·대전 초대작가는 김대호 김명복 김미경 김향아 노재환 박혜경 송창만 임연창 전은경 조은휘 한정연씨가 참여한다.흑백의 강한 대비로 거친 느낌이 살아있는 목판화는 최근 다양한 기법이 접목되고 있다. 오브제로 찍는 목판과 파내기와 찍기를 반복해 화려한 색감을 연출하는 소멸목판이 그것. 마치 한 편의 투명수채화를 보는 듯한 석판화, 부식시간을 압축시켜 효과적으로 찍어낸 동판화까지 차별화된 판화를 만나볼 수 있다.김철수 회장은 "전북현대판화가회는 지난 8년간 한국미술대전 판화부문에서 대상 수상자가 3명이나 배출됐을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며 "전북 판화의 대중화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이번 전시는 10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 전시실, 19일부터 30일까지 군산 정갤러리에서 다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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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0.06.08 23:02

[최동현의 명창이야기] (33)박록주①

박록주는 박초월, 김소희와 함께 현대 여창 판소리를 이끌어온 명창으로서 항상 박초월과 김소희의 앞에 언급되는 사람이다. 박초월과 김소희가 1917년생인 데 비해 박록주는 1905년에 태어났다. 그들보다 열두 살이 위다. 그러기 때문에 아무래도 박록주를 먼저 언급하는 것이다.박록주는 판소리의 불모지라고 하는 경상북도 선산 출신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영남 출신 명창들이 다수 등장하기는 했지만, 박록주 이전의 영남 출신 명창으로는 김초향이 유일했었다. 박록주는 20세기 들어 판소리가 영남 지역으로까지 확산되기 시작할 때 그 맨 앞에서 영남 판소리를 이끌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박록주의 생애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것이었다. 여기서는 노재명이 조사해 놓은 박록주의 생애를 참고하여 소개하기로 한다.박록주의 집안은 예인 집안이었던 듯하다. 박록주는 자기 아버지 박중근(호적에는 '박재보'로 나옴)이 농사를 상당히 짓는 한량이라고 했지만, 금오공대 교수 김석배는 현지 조사에서 박록주의 아버지가 박수무당(남자 무당)이었으며, 소리를 곧잘 해서 소리선생 노릇도 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박중근에게 소리를 배운 사람들 중 일부는 선산의 요릿집에 돈을 받고 놀음을 다니기도 했다고 한다. 박록주는 목소리가 우렁차서 늘 남자같다는 소리를 들었다. 박록주의 부친은 집안일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늘 노름과 술로 세월을 보냈기 때문에 박록주는 어려서부터 어머니와 함께 농삿일을 했다.그러던 중 1916년 봄 선산에 협률사가 들어왔다. 협률사란 전국을 순회하며 포장을 치고 전통 예술을 공연하는 단체를 가리킨다. 이 협률사 공연을 본 박록주의 부친은 딸을 명창으로 길러낼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박록주의 모친은 딸이 소리꾼이 되는 것을 반대하다가 남편에게 호되게 맞았고, 결국 박록주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당시 서산에 머물고 있던 명창 박기홍의 제자가 되었다. 이 때 박록주 부친이 본명인 '명이' 대신에 '록주'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박록주'는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다.박록주는 두 달 동안 박기홍으로부터 단가와 <심청가>를 배웠는데, 소리를 잘한다고 소문이 나서 곳곳에 초청되어 다니면서 소리를 했다. 그렇지만 생기는 돈은 모두 아버지가 술과 노름으로 다 탕진을 해버렸다. 너무나 힘이 든 박록주는 철로에 누워 기차에 깔려 죽어버리려고까지 했다고 한다.열네 살 되던 해 선산에 김창환의 협률사가 들어왔다. 협률사를 구경한 부친은 또 박록주를 김창환에게 데리고 갔다. 그러나 김창환은 소리를 잘 가르쳐주지 않아서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를 간신히 배웠다고 한다. 이 노정기는 김창환이 만든 것인데, 박록주가 김창환에게 직접 '제비노정기'를 배워 여러 사람에게 전하여 지금까지 부르고 있다. 이 해에 박록주의 부친은 박록주를 대구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는 달성권번의 앵모라는 기생에게 200원을 주고 3년 동안 수양딸로 맡겨버렸다. 박록주는 앵모의 소유가 되어 기생 수업을 받았다. 박록주는 권번에서도 시조와 춤으로 두각을 나타냈고, 손님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이 때 권번에서 만난 대구의 부자 한량이 박록주의 아버지가 받아간 돈을 갚아주어 권번을 나왔다.대구에서 명창으로 이름을 날리던 박록주는 1921년 열곱 살 때 함경남도 원산에서 열린 명창대회에서 남백우를 만나 첫 번째 혼인을 하였다. 1922년 서울로 가서 송만갑에게 소리를 배운 뒤 박록주는 크게 이름을 날렸다. 정정렬로부터 <춘향가>와 <숙영낭자전>을 배운 것도 이 때이다. 박록주는 이제 전국적인 명창이 되었다. 돈도 잘 벌어서 박록주는 자동차를 전세내서 타고 다녔다고 한다. /최동현(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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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0.06.07 23:02

전주대사습에 명고수부 생긴다

오는 6월 15~1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제36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이사장 홍성덕·이하 전주대사습)'에 명고수부가 신설됐다. 지난 4일 전주대사습보존회 간담회에서 홍성덕 이사장은 "그간 전국 최고 권위의 국악경연대회인 전주대사습에 명고수부(국회의장상)가 없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예산 확보가 어려워 성사되지 못했다"며 "후원을 어렵사리 이끌어내 명고수부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명고수부 신설로 전국고수대회와 관계 설정, 이사장 임기 후 지속 여부는 과제로 남았다.전주시가 심사제도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객관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심사위원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전주대사습보존회는 이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전주대사습은 이사장의 권한으로 심사위원을 선정하면서 불공정한 심사 논란에 휩싸였다. 전주시는 심사의 공정성을 위한 복안으로 심사위원 선정위원회를 마련하기로 했으나, 일부 외부 인사가 국악에 조예가 없는 이들로 구성 돼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판소리 연구가인 최동현 군산대 교수는 "심사위원 선정위원회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기인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럴 경우 실기인이 대사습에 제자들을 내보내지 않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대사습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질 각오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이어 "현재 난립하고 있는 국악경연대회가 줄어들어야 어쩔 수 없이 실기인들이 제자들을 대회에 내보내게 될 것"이라며 "전주대사습 발전은 결국 국악계 전반의 쇄신을 요구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전주시는 또한 전주대사습보존회와 국악이나 축제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문단 구성과 전주대사습보존회 회원 자격에 관한 정관 개정을 추진중에 있다. 전주대사습의 발전을 위해서는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외부 인사도 전주대사습보존회 회원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기인한 것이다.일부 판소리 애호가들은 "전주대사습의 대중화는 전주대사습보존회 회원수를 늘리는 데 있다"며 "회원수를 정해두고 자기 입맛에 맞는 실기인만을 회원으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전주시민 누구라도 회비를 납부하면 회원이 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게 필요하다"며 "이런 방안이 예산도 확보하면서 전주대사습을 살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6.07 23:02

[공연] 전주의 맛·멋, 몸짓으로 풀어내다

춤으로 풀어내는 전주는 어떤 느낌일까.전문예술단체 널마루무용단(단장·예술감독 장인숙)이 전주의 한스타일을 춤으로 해석, '춤풀이 전주'를 올린다. 5일 오후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에서 열리는 한스타일 춤프로젝트 '춤풀이 전주'.'춤풀이 전주'의 화두는 한글과 한옥, 한지, 전주막걸리, 전주비빔밥. 널마루무용단 초창기부터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30대 젊은 안무가들이 한가지씩 테마를 맡았다. 장인숙 단장은 "이번 한스타일 작업은 안무나 아이디어, 스타일 등 전체적인 작품 색깔에서 젊은 감각을 드러내고 싶었다"며 "한스타일에서 빠질 수 없는 판소리는 각 작품의 연결고리가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양혜림씨(34)가 안무한 '한글'은 훈민정음을 창시한 세종대왕과 한석봉 등 역사적 인물이 등장하는 연극적 요소가 강한 작품이다. 신진아씨(31)의 '한옥'은 창호지 그림자 너머의 풍경과 여인의 다듬이 소리가 전통적이고 서정적인 작품. 올 초 창단한 널마루 전주어린이무용단이 첫 선을 보인다. '한지'는 조종곤씨(36)가 승무를 토대로 재창작했다. 한지 만드는 과정을 추상적 이미지로 상징화시켰으며, 한지를 겹겹이 발라 만든 한지북을 이용해 울림을 전한다.'전주막걸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애환이 투박하고 질펀하게 담긴 작품. 널마루무용단 부단장인 이해원씨(35)가 맛깔스럽게 안무했다. 변은정씨(32)의 '전주비빔밥'은 놋그릇을 무대 세트로 설치하고 다양한 나물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조화시킨 재밌는 무대다.이번 공연에는 널마루무용단 이외에도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 송형준 배진숙씨와 소리꾼 정민영씨가 특별출연한다.장 단장은 "전주의 한스타일을 춤으로 알리는 작업은 널마루무용단이 앞으로 중점적으로 해나가야 할 소중한 작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공연은 쇼케이스 형식으로, 더욱 발전시키고 다듬어서 내년 봄 다시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춤풀이 전주'가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성장해 해외에 전주를 소개할 때나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선보여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널마루무용단은 1992년 한국무용의 전통적 깊이와 대중적 예술활동을 위해 창단됐다. 전통과 창작 등 레퍼토리 개발에 충실, 판소리 다섯바탕을 춤으로 옮기는 작업으로 무용단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6.04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