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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지역문화산업

문광부에서 지방대를 통해 지역의 지역문화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고 한다. 지방대에 문화관광학과나 지역문화산업과 관련된 학과들을 개설토록 하고 이를 지원하겠다고 하였다. 여가와 소득에 여유가 생기면서 문화산업이 계속 커가고 있다. 또한 자동화와 정보화로 공장에서 또는 사무실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이 크게 줄어 실업문제를 하기 위해서도 각종 문화산업을 활성화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문화산업이 너무 대중문화와 연관된 것으로 인식되어 지방에서 찾을 수 있는 많은 문화산업의 개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대중문화와 관련된 영상, 방송, 게임, 인터넷, 서적, 음반 등은 대량복제를 통해 한국이나 또는 세상을 상대로 하는 산업이라 세계적인 경쟁이 아주 심하다. 지방에서도 앞에서 언급한 대량복제를 통한 문화산업을 지속적으로 시도할 필요가 있지만 보다 적은 자본으로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는 문화산업도 많이 있다.그렇다면 지역에서 할 수 있는 문화산업으로 무엇이 있을까? 대량복제를 통한 문화산업 외에도 지역의 특성을 살려 경쟁하는 여러 가지 지역문화산업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대량복제가 불가능하지만 지역적 특색을 살리면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직접 연행하는 공연, 콘서트, 쇼, 서커스, 박물관, 전시관, 미술관, 박람회, 조경/정원, 동식물원, 사적지, 기념공간, 음식, 공예품, 기념품, 디자인, 사진업, 인테리어업, 미용, 초상화, 미술품, 골동품, 예술공예품, 축제, 관광업, 이벤트업, 결혼업, 패션 등도 모두 문화산업이다.이들은 대량복제보다는 직접 개인을 대상으로 직접 만들거나 원본을 직접 보여주는 사업으로 수공업적 문화산업이라 부를 수 있다. 이들은 대규모 복제를 통한 문화산업과 그 속성을 달리 한다. 지방에서는 현실적인 가능성 때문에 수공업적 문화산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이러한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도 대학에서 관심을 가지고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과 전략을 제대로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문화관광부가 지방대에 지역의 문화산업과 연계된 지역문화산업에 대한 연구를 촉진하고 인력을 기르는 데 지원을 하기로 한 것은 잘 된 일이다. 이제 지방대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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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4.17 23:02

[오목대] 김치와 '사스'

우리네 밥상에서 연중 빠지지 않는것이 김치다. 김치가 없으면 아예 밥을 먹지 못한다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모두 김치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통계(96년)지만 도시 여대생 가운데 5.8%는 아예 김치와 담을 쌓고 지내며 도시 초등학생의 8%는 거의 김치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햄버거나 치즈같은 패스트푸드에 입맛을 들인 젊은 세대들에게 맵고 냄새나는 김치의 인기는 시들할수밖에 없다.그러나 유사이래 김치를 담가먹은 우리 선조들의 놀라운 지혜는 후손들에게는 복이다. 김치의 재료가 되는 배추 파 마늘 생강 대파등은 모두 영양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이를 젓갈과 버무려 발효시킨 김치는 숙성중 발생하는 젖산균과 유산균이 병원균을 억제하고 면역체질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는게 학계 보고이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실험한 결과로는 잘 익은 김치는 암세포의 성장률을 30∼40% 억제하는 항암효과를 보였다고도 한다. 뿐만 아니다. 김치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를 예방하거나 심장질환에도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그 쪽에서 나온바 있다.오늘날 김치는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등 80여개국 사람들이 김치맛을 즐긴다고 한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대회 공식 지정음식이 된지도 오래다. 연간 4백50억원대의 판매 시장을 두고 일본이 끼어 들고 있지만 맛이나 질에 있어서 '기무치'는 우리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김치는 비빔밥과 함께 우리 수출시장에서도 효자 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는 것이다.그런 김치가 요즘은 괴질 '사스'와 관련해 새로운 화제를 낳고있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지가 '한국인이 매일 먹고있는 김치에 사스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을지 모른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이 신문이 인용한 농업발전연구원 홍종은연구원의 말대로 아직 우리나라에서 '사스'가 발병하지 않은 원인이 김치속의 마늘성분때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전혀 근거없는 얘기는 아니다. 마늘의 의학적 성분은 익히 알려진바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질이 마늘과 고추장 된장같은 발효식품으로 단련돼있기 때문에 면역력이 높다는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인터넷에서조차 많은 네티즌들이 우리 식품의 우수성과 '사스'를 연관지어 이런저런 예방속설들을 내놓고 있지 않은가. 하여간에 김치가 좋은 식품이란점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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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16 23:02

[오목대] 지역감정 망령

우리 정치에 지역감정이 끼친 해악은 새삼 거론하기조차 부끄럽다. 그 대표적 피해자는 두 말할것도 없이 호남이었다. 박정희(朴正熙) 정권이래 37년에 걸친 이른바 영남정권은 호남지역의 소외감을 극에 달하게 했다. 편중인사와 특정지역에 치우친 경제개발등이 이 망국병을 심화시킨 것이다. 거기다가 87년 13대 대선부터는 이른바 3김씨의 지역대결 구도가 지역감정을 한 층 심화시켰음을 부인하기 어렵다.우리나라의 지역감정이 언제부터 시작됐냐에 대해서는 정치학자들에 따라 시각차가 있다. 아예 지역감정이란 용어 자체를 부인하는 학자도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고려 태조(王建)의 훈요십조(訓要十條)에서 그 연원을 찾는게 일반적이다. 왕건은 금강이남에서 인재를 등용하지 말라는 유지를 남겼다. 이는 고려 창건 과정에서 대결했던 후백제 지역을 배역지(背逆地)로 규정한것과 궤를 같이 한다. 조선조때에도 이증환(李重煥)의 택리지(擇理志)나 안정복의 팔도평(八道評)등에서 전라도 사람들을 폄훼한 내용이 보인다. '정여립의 난'이나 근세 정봉준의 동학혁명이 호남백제의 명분이 되기도 했다.그랬던 지역감정이 어느정도 순치(馴致)된것은 김대중 정부 출범후라고 보면 된다. 정부요직에 대한 인사에서 호남지역의 차별화가 눈에 띠게 줄어 들었다. 지역개발사업에서도 균형이 잡혀 갔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 5년동안 편중인사의 시비는 역으로 경상도 쪽에서 다시 제기됐다. 37년간의 기득권을 잃은 족은 '차별'이요, 이를 바로잡은 쪽은 '균형'을 주장했지만 그 기저에 깔린 지역감정의 골을 쉽게 께우지는 못했다. 그리고 탄생한 것이 참여정부다.호남의 절대적인 지지로 탄생한 경상도 출신 대통령 정권은 이를 모두 아우를수 있을 탕평의 적임으로 기대됐다. 그런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첫 조각(組閣)때까지만 해도 잠잠하던 호남 지역 민심이 검찰과 각부처 고위관료직 인사에서 지나치게 호대 받았다는 불만으로 표출돼 나오고 있다. 주로 광주·전남쪽에서다. 역대 정권때마다 지겹게 떠돌던 지역차별론이 새 정부 출범초기부터 또다시 쟁점화되고 있는 것이다. 편중인사→호남 소외론→지역감정의 등식은 결국 '파이 나누기'의 불공정성때문에 성립된다. 그러니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는 말은 여전히 정권에게는 진리일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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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15 23:02

[오목대] 선거구 획정

제17대 총선에 대비한 선거구 획정 작업이 여야 간 입장차이와 현역 지역구 의원 간 이해대립으로 또 다시 법정시한을 넘기고 말았다. 현행 선거법상 선거구 획정안은 총선일 1년전인 14일(오늘)까지 획정, 국회의장에게 제출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아직도 선거구획정위원회조차 울리고 있다. 이런 상태로라면 지난16대 총선 때처럼 선거일이 임박해서야 쫓기듯 처리하게될 게 뻔하다.이번 선거구 획정의 주요 쟁점은 지역구 수를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대폭 늘리는 중대선거구제 도입 건과 인구 상하한선을 설정하는 안 등 두가지다. 전자는 지역대결구도를 완화시키고 군소정당의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취지로 노무현(盧武鉉)대통령과 시민단체가 선호하는 안이다. 내용은 지역구 수를 현행 2백27개에서 2백개로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현행 46석에서 1백석으로 늘리자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영남권 지역구 의석 확보가 어려운 민주당에서 정당투표를 통해 일정 비율의 지지를 얻어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려는 노림수를 쓰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실현 여부는 극히 불투명하다.또 후자의 경우 민주당은 11만∼33만명을, 한나라당은 12만∼36만명을 내부안으로 각각 검토하고 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치개혁연구실은 13만∼39만명안을 제시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역 지역구 의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대목이 바로 이 인구 상하한선 설정 안이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지역구가 공중분해되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도내에서는 무주·진안·장수 지역구가 8만4천여명으로 통폐합이 확실시되고 있고, 인구 하한선이 12만명으로 확정될 경우 김제가 통폐합 지역구에 해당된다. 무·진·장 출신 정세균(丁世均)의원은 "3개지역은 지리적으로 쪼갤 수 없는 곳”이라며 인근의 임실을 붙여서라도 지역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고, 완주·임실이 지역구인 김태식(金台植)의원은 "임실을 주는 대신 전주 덕진 일부를 붙이면 지역구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이번 선거구 획정은 지역구 인구편차가 3대1일 넘으면 선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에 따른 것이지만, 국회의원은 지역대표성도 함께 갖고 있다는 사실을 중시하여, 지방이 더 이상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재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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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14 23:02

[오목대] 국어 기본법

문화관광부는 지난 4월 2일 '국어 기본법'제정 초안을 공개하였다. 국어 사용과 진흥에 관한 기본적인 법 체계를 마련하기 위하여 그동안 관계 전문가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만든 이 초안은 앞으로 공청회와 인터넷을 통한 국민 의견 수렴을 거칠 계획인 모양이다. 국어 사용에 관한 법률이 각 행정부서의 편의에 따라 산재되어 있었던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번 법률 초안은 올바른 국어 사용이라는 명제에 대한 정책적 의지가 상당히 강화되었다고 본다.우리 나라에서 문자체계로서의 한글과 음성체계로서의 한국어는 요즘들어 그 위상이 더욱 초라해진 것이 사실이다. 이런 국어의 모습은 정도에서 차이를 보일 뿐 예전에도 매 한가지였다. 일제시대의 국어보다 못하단 말이 다 나올 지경이었으니 말이다.이런 국어의 형편이 객관적으로 평가되고 정책적 고려 대상으로 인식된 것은 최근의 일이었다. 두 해 전 문화관광부의 의뢰를 받은 서울대 민현식 교수가 중, 고, 대, 성인 869명을 대상으로 국어의 사용실태를 예비 조사한 결과 중고등학생이 평균 31.26점, 대학생이 36.23점, 일반인이 29.81점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95년도에 비슷한 수준의 문제로 측정하였을 때의 평균 50∼55점과 비교해 볼 때 무려 20여 점 정도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국어사용의 문제가 더 이상 방치해 둘 수 없는 문제가 되었음을 나타낸다.그리고 국제 성인 문서해독력 조사(LALS) 결과에서도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 정희수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성인(16∼65) 1,200명에 대한 문서해독력 조사 결과를 23개국 성인들의 문해(文解) 수준과 비교한 바 있는대 대졸 이상 학력에서의 문해 수준이 최하위권(산문 문해 19위, 문서 문해 23위, 수량 문해 21위)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수준은 상당수 국민이 영수증, 열차시각표, 구직 원서, 약 해설지 등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이런 국어사용의 현실을 개선하고자 마련된 이번 초안이 그 뜻한 바 목적을 이루려면 국민의 자발적 동참은 필수적이다. 올바른 언어생활을 통해서 얻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 등을 널리 알리고 또 체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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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12 23:02

[오목대] 대체에너지 논쟁

고대 인류가 불을 다스리기 시작한 이후 에너지 개발과 이용의 역사는 곧 인류문명의 발달사와 직결된다. 저명한 인류학자 조지 그랜트 매커디는'인류의 기원'에서'어떤 시대나 문명의 수준은 인간의 진보나 욕구충족을 위한 에너지 이용능력으로 가늠할 수 있다'고 썼다. 즉 문명이 발달할수록 에너지 소비량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인류역사에서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궤적을 남긴 원동력이 곧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다. 화석연료 중에서도 석유는 사용의 광범위함과 편리성, 저렴한 가격, 공급의 안정성 측면에서 이를 대신할 만한 자원이 없는 현대 문명의 최대 에너지원이다.그러나 문제는 석유가 무한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섹 사용 에너지의 35%를 차지하는 석유의 경우 세계 총 산유량은 21세기초 10년사이(2001∼2010년)정점에 달한 후 감소한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지질학자들은 세계의 채굴가능 석유총량은 1조8천억 배럴이며, 2001년말 현재 8천7백억 배럴을 쓴 것으로 추정한다. 거의 절반을 쓴 셈이다. 이런 추세로 갈 경우 앞으로 30년 후엔 석유위기가 다시 닥친다는 전망이다. 지금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잇는 전쟁도 이러한 위기에 대비해 에너지원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석유전쟁임은 주지의 사실이다.이러한 상황에서 에너지 체제의 전환은 국가 차원에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문제가 됐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체제로의 전환 없이는 미래를열어갈 수 없다. 유럽연합(EU)의 각국이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가능한 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에너지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는 자연으로 부터 꾸준히 공급받는 풍력, 태양열, 지열, 조력 등이 대표적이다.이에반해 석유를 대체하는 에너지로 원자력, 폐기물 에너지 드은 안전성 여부는 차치하고서라도 언젠가는 자원이 고갈된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라고 볼 수 없다.최근 원유 추출물의 배합으로 만들어진 세녹스에 대한 대체에너지 논쟁이 한창이다. 메틸알고올이 함유된 것을 빼면 휘발유와 성분이 비슷하여 결코 재생가능한 에너지가 아니다. 환경단체에서도'세녹스 논쟁'을 교훈삼아 대체에너지라는 용어를 폐기학 재생가능 에너지라는 용어를 공식사용하는 한편 대체에너지 관련 법규를 개정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참고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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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11 23:02

[오목대] 문명의 충돌?

미국 하버드대 교수인 헌팅턴은 문명의 충돌이라는 책을 쓴 적이 있다. 그에 따르면 공산주의 몰락으로 이념블록 사이의 투쟁이 끝나고, 이제 문명블록 사이의 투쟁이 시작되었다고 한다.서구화에 의한 발전이 한계에 부딪치면서, 비서구국가들이 자신의 가치관을 적극 내세우며 문명블럭을 형성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중화, 일본, 힌두, 이슬람, 정교, 서구,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의 8개 문명불록이 있다. 서구가 자신의 가치관을 주장하고 자신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나설 때 일본처럼 서구를 모방하여 추종하는 문명이 있는가 하면, 유교문명과 이슬람문명처럼 자신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확대하여 서구에 맞서려는 세력도 생긴다.국지적 차원에서 이슬람국가와 기독교국가 사이의 단일분쟁이 문명권에 속한 유대감을 통해 문명권내의 국가들도 동참하는 문명충돌로 확전될 가능성이 있다. 서구의 지배력이 약화되고 도전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서구문명을 혁신하고 수호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에는 몇가지 위험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서구의 불공평한 지배정책에 대한 반항을 기독교문명이나 가치관에 대한 도전으로 착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가령 미국의 석유지배정책에 대한 반대를 기독교문명에 대한 도전으로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서구의 지도층들이 자신들의 특수이익을 서구문명의 일반이익처럼 내세우게 만든다.또한 일단 문명충돌적 사고가 일반화되면 정치나 경제적 목적으로 개별 국가끼리 갈등이 일어날 때, 이를 문명충돌로 포장하여 다양한 형제국과 형제국민을 동원하여 문명충돌로 확산시키는 겨우가 많아질 것이다. 즉, 정치경제적 이익을 위한 개별국가의 충돌이 문명충돌처럼 인식되고 그래서 형제국과 형제국민이 적극 동참하는 문명권의 대립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이렇게 포장된 문명충돌론은 결국 미국이 석유를 위해 이라크를 침략한 이유는 사라지고 기독교와 이슬람의 커다란 가치의 차이가 전쟁을 일으킨 것처럼 생각하게 한다. 문명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고 특정 국가의 지도자들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문명이 전쟁을 일으킨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는 의미에서 문명의 차이가 충돌을 일으키는 원인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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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10 23:02

[오목대] 영화 촬영지 관광

영화나 TV드라마가 주는 감동은 여러가지다.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일수록 그 감동은 더하다. 배우들의 열연이나 주제곡, 줄거리는 말할 것도 없고 그 배경이 되는 촬영장소는 두고두고 추억거리가 된다.'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오드리 햅번과 그레고리 팩의 명연기는 영화 팬이라면 평생을 두고 못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들이 로맨스를 꽃피우는 '트레비분수'를 어찌 잊을까. 햄포리보카스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열연한 '카사블랑카'는 또 어떤가. 이 영화가 없었다면 아프리카 대륙 북쪽의 모로코라는 나라를 사람들이 얼마나 알수 있었을까.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모정(慕情)의 촬영지는 홍콩과 마카오였다. 지금도 밀리엄 홀덴과 체니퍼 존스의 애절한 사랑이 싹을 틔운 그 현장에서 세계각지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은 깊은 향수를 느낀다.굳이 외국의 예 뿐이랴. TV드라마 '모래시계'의 배경이 됐던 강원도 정동진, 영화 '친구'의 부산 자갈치 시장, '서편제'의 청산도 풍경은 지금도 팬들의 뇌리에 생생하다. 이곳들은 지금 모두 관광지로 탈바꿈하여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여기에는 물론 해당 지자체의 발빠른 홍보전략도 한 몫을 했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를 유치하는등 영상관련 산업에 심혈을 기울여 온 결과다.최근 종영된 드라마 '올인'의 배경이 된 제주도 '섭지코지'가 새로운 관광명소로 뜨고 있다한다. 사실 제주에서 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적한 해변이 섭지코지다. 그런데도 드라마 한편으로 일약 유명세를 타게 됐으니 부러운 일이다.도내에도 근래 들어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이름을 내는 곳이 적지 않다. 부안에서 TV드라마 '태양인 이제마'를 찍었고 전주에서는 '이것이 법이다'라는 영화를 촬영했다. '용의 눈물'을 경기전에서 촬영하기도했다. 그러나 '용의 눈물'을 빼고 둘 다 시청률이나 흥행면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해 별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그러나 정작 아쉬운 것은 그런 촬영지를 체계적으로 묶어 테마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려는 정책 마인드의 부재다. 임실군 덕치면의 구담마을이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촬영지였다는 사실 조차 최근에야 알려질 정도라면 더 말해 무엇하랴. 그것도 제작진이 촬영기념비를 세운 뒤의 일이라니 한심스럽다. 이러고도 과연 관광진흥이란 말을 입에 올릴 수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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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4.09 23:02

[오목대] 농지제도 개선

"지금 농촌은 어디로 가고 있소?”한끼 쌀값이면 껌한통값도 안되는 세상에, 그것도 우리 쌀값이 국제시세보다 네다섯배나 비싸다고 투정하는 마당에, 농촌에 무슨 장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을 앞두고 요즘 농민들은 걱정이 태산같다. 만약 다가오는 협상에서 관세화 유예조치를 받지 못한다면 농민의 주소득원인 쌀농사는 조종을 울리고, 농촌은 급속도로 해체단계에 접어들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사실 DDA협상이 아니더라도 농업은 산업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린지 오래다. 무역으로 먹고 살기 때문에 비교우위론이 어떻고 투자우선순위가 어떻다면서 농업을 교역대상 정도로 취급하는 나라인데, 농업이 '생명산업'이라고 포장하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말이다. 그나마 농촌을 이만큼이라도 지탱해 온 것은 평생 허리 한번 제ㅐㄷ로 펴보지 못하고 살아온 노인세대들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농촌은 더이상 버틸 힘이 없다. 어렵게 농촌을 지켜온 노인들은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는데, 희망이 없는 농촌에 돌아올 청년은 없고, 설상가상으로 농산물 수입개방 압력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농촌 붕괴는 이제 시간문제다.농촌이 이지경까지 몰린데는 다 이유가 있다. 국내외의 농업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농업 관련 법이나 정책은 게걸음으로 일관했다. 농경문화사회때 만든 법률이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화사회서 까지 그대로 적용되고 있으니 외부 자본이 농촌으로 유입될 수 있는 길이 원천 봉쇄되고, 따라서 농촌은 낙후를 거듭할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내몰렸다. 농업 관련 악법이 한둘이 아니지만 대표적인 것이 헌번 제121조에 규정한 '경자유전의 원칙'과 '소작제도의 금지'조항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직업을 선택할 수 잇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농민만 농업을 해야 한다니, 또 이미 사문화된 조항이나 다름없는 소작금지 제도를 계속 지키라니 뭔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그래서 농민들은 농지법을 천형처럼 안고 산다고 한탄하지 않는가.정부가 '농지거래와 소유의 자유화'를 근간으로 하는 새 농지제도의 틀을 짜기 위해 연구작업에 착수했다는 소식이다. 세계적 추세에 부합하고 한국적 여건에 맞는 농지법을 제정하여 농민들의 맺힌 응어리를 풀어주기를 기대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04.07 23:02

[오목대] '古宮을 나오면서'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王宮)의 음탕 대신에/오십(五十)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이만 나왔다고 분개하고/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옹졸하게 욕을 하고/한 번 정정당당하게/붙잡혀 간 소설가를 위해서/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越南) 파병에 반대하는/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이십(二十)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찾아오는 야경군들만 증오하고 있는가/…중략…/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이발쟁이에게/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구청 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 직원에게도 못하고/야경군에게 이십(二十)원 때문에 십(十)원 때문에 일(一)원 때문에…이 시는 '어느날 고궁(古宮)을 나오면서'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김수영 시인이 그린 서민들의 모습이자 자화상이다. 30여년이 지나고 민주화된 세상이 된 지금, 서민들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다. 그 중 하나가 지난 대통령선거를 통해서 극명하게 드러났던 네티즌들의 활동이었다. 정치와 사회의 현안에 대해서 자신들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이버 공간은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좋은 장(場)이 되어 준 것이다.그런데 서민들의 활발한 의견개진이 그 도를 넘은 것일까? 검사에게 항의성 전자우편을 보낸 교사가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은 일이 생긴 것이다. 검찰 조사의 핵심은 전자우편 주소를 알게 된 경위인 듯 하다. 그리고 검찰조사 결과, 편지를 보낸 교사의 행위가 범죄는 아니라고 밝혀진 모양이다.우리나라에서 검사는 법무부에 속하는 단독제의 행정관청으로, 국가 또는 공익의 대표자 지위를 갖는다. 이는 피해자의 개인적 감정이나 이해보다 국가적 관점에서 공소권을 적절하게 행사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피해 당사자가 아닌 동료 검사가 내사를 벌인 것 등은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고 본다.하지만 이번 일은 서민들의 법감정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다시 확인 시켜주었다. 전자우편 주소를 가진 사람들은 원하지 않은 편지를 일상적으로 받는다. 심지어는 전자우편 주소록을 팔겠다는 광고편지까지도 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이번 일이 어떻게 다가올까? 문득 김수영의 시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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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05 23:02

[오목대] 특수부대

전쟁을 치르면서 정규군이 수행하기에는 불가능한 작전이 있기 마련이다. 적진 깊숙히 침투하여 거점을 확보하고 정보를 캐내며, 포로가 된 아군을 구출하는 등의 임무가 특공기습작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에 주어진다.특수부대를 가장 먼저 창설한 국가는 영국이다. 오늘날 미국·소련 등 세계 각국의 특수부대는 영국 특수부대의 원형과 전술을 본뜬 셈이다. 영국은 지난 1941년 이집트에서 영국 특수부대의 대표적인 부대인 특수공정대(SAS)를 창설했다. SAS는 3차대전 말기 북아프리카 지중해에서 특수작전을 전개해 독일 이탈리아 군의 군사전략시설을 소규모 병력으로 파괴하는 등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영국이 SAS를 창설한 이후 각국에서 잇따라 특수부대가 창설됐다. 오늘날 미국 육군의 레인저부대, 델타포스, 2권베레, 해군특전단(SEAL), 소련의 알파부대와 오몬, 프랑스의 GIGN, 호주의 공수특전단(SASR), 이스라엘의 하헤브라가 특수부대의 전형으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이스라엘의 하헤브라가 정보기관 모사드와 함께 지난 1976년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서 기습적으로 벌인 엔테베작전은 성공한 특공작전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반면에 델타포스와 그린베레 등 각국 특수부대가 합동으로 지난 80년 4월 수행한 이란주재 미국대사관원 인질구출 작전에서의 참담한 실패는 특공작전이 얼마나 성공하기 힘든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이라크전쟁이 한창인 엊그제 미 특수부대원들이 포로구출작전을 멋지게 성공시켜 그동안의 전황에 답답해하던 미국민들에게 시원한 소식을 제공했다. 이라크군의 매복공격을 받아부상을 입고 동료 부대원과 함께 포로로 잡힌 여군 린치일병을 적격적으로 구해낸 것이다. 이번 작전에는 육군 레인저부대와 해군 특수부대(SEAL)가 투입됐으며,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가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특수전은 속성상 베일속에서 진행되는게 관례이다. 하지만 이번 작전에는 이례적으로 촬영팀이 동행하여 구출장면을 찍은 비디오테이프까지 공개됐다.아무리 첨단무기가 동원돼도 전쟁의 승패는 지상전이 판가름한다. 따라서 지상전에서의 병력손실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적의 예봉을 꺽기 위해서는 특수부대의 작전이 불가피하다. 파병동의안의 국회통과로 우리도 이제 이라크전쟁의 참전국이 됐다. 매일매일 전해오는 전황이나 특수부대의 활동에 더 많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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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04 23:02

[오목대] 박물관장 자리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차관급으로 승격한 뒤 이건무 현 학예연구실장이 박물관장으로 임명되었다. 한국 전체의 박물관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가진 자리이다. 이건무 박물관장은"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인만큼 박물관은 문화교육의 장이 되어야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대중적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기초작업이 큰 틀이 되겠지요”라고 말했다. 정말 그러한 방향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활성화시키고 한국 전체의 박물관들을 활성화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 생각된다.그렇지만 그가 이 분야를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그의 경력에 박물관을 문화교육의 장으로 활성화시킨 예가 없어서이다. 그는 고고학을 전공하고 대학졸업 후 30여 년간 박물관에서만 살아온 박물관사람이다. 그런데 그가 한 일은 국내 최고의 붓과 현악기 유물들이 나온 경남 창원 다호리와 광주 신창동, 서울 암사동 유적 등 고대사를 다시 썼던 굵직한 발굴들을 주도한 일로 그치고 있다.이러한 발굴이야 문화재연구소나 각종 발굴기관에서 하면 되는 것이고 박물관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문화교육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해봤는지, 아니면 어떤 좋은 전시를 기획해서 사람들에게 전시를 통한 감동을 주었는지, 또는 박물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서 박물관활성화에 어떻게 기여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나와있지 않다. 실제 그는 발굴에 전념하여 박물관 전시, 문화교육, 활성화에 기여한 경력 자체가 없는 것이다.발굴을 잘하는 일과 박물관을 잘 운영하는 일은 전혀 다른 일일 것이다. 그도 이야기했듯이 박물관장에게 중요한 일은 발굴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박물관의 전시, 문화교육, 조직운용을 잘하여 박물관이 잘 운영되고 관람자가 즐겁게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도록 하는 일일 것이다. 이번 중앙국립박물관장에 응모한 사람들이 미술사교수나 고고학자 등으로 박물관 경영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다. 선진국 주요 박물관에서는 주로 박물관경영에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박물관장으로 임명한다. 고고학, 미술사, 민속학자 등은 학예사로서의 전문역할이 주어져 있기 때문에 학예직에 전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우리나라도 박물관 경영을 종합적으로 아는 전문가들을 배출하고 이들이 박물관을 운영해야 박물관이 활성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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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03 23:02

[오목대] 새만금 갯벌 논란

갯벌은 자연이 주는 생명의 보고이다. 연안에 서식하는 조개류 낙지 굴 갯지렁이등 해양생물의 60%이상이 갯벌을 먹이와 번식장소로 이용한다. 어업활동의 90%가 직간접적으로 갯벌에 의존할 정도로 가장 생산성이 높은 생태계의 하나다.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능도 뛰어나다. 갯벌 10㎢가 갖는 정화능력은 인구 10만명의 도시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을 처리할 수 있는 하수종말처리장 시설과 맞먹는다.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당 9천9백90달러로 평가하고 있다. 농경지의 생태적 가치 92달러보다 1백배 이상 높은 수치다.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은 세계적 수준이다. 캐나다 동부해안, 미국 동부해안, 북해연안, 아마존강 유역과 더불어 세계 5대 갯벌지역의 하나다. 그중에서도 규모면에서 가장 잘 발달된 갯벌이 새만금지역이다. 이지역은 유네스코가 지구 자연유산의 하나로 지정을 검토할 정도로 희귀선을 인정 받고 있다.환경단체를 비롯한 종교계 시민사회단체들이 한사코 새만금사업의 중단을 요구하는것도 바로 이 갯벌훼손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갯벌 총면적 2천3백여㎢ 가운데 30%에 이르는 8백여㎢가 이미 시화호 지구와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사라지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현재 새만금사업은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거의 끝나가는 단계다. 이곳에 복합산업단지를 조성해 대륙진출 전초기지를 만든다는게 전북도의 장기 개발구상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산업단지는 고사하고 농경지로서의 목적도 상실됐으므로 아예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한 독일 환경관계자나 틱낫한 스님도 반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오늘도 삼보일배(三步一拜) 고행을 통한 반대운동이 거세다.그런데 끝막이 공사가 끝난 1호방조제 바깥으로 새로 갯벌이 형성되고있다는 농업기반공사의 발표가 나와 관심을 끈다. 최근 4년사이 갯벌 34㏊가 새로 형성됐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는 즉각 이를 반박하고 있다. 단순히 조수 속도가 약해져 수심이 얕아지는 현상일뿐이라는 것이다.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져 어느쪽 주장이 옳은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놓고 벌여온 해묵은 논쟁도 잠재울수 있다. 사실이라면 이보다 반가운 소식이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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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02 23:02

[오목대] 질병의 역사

인류의 역사는 질병의 역사와 함께 한다. 질병이 하나의 문명을 파멸로 몰아넣기도 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문명의 싹을 튀우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 문명의 쇠퇴가 아테네를 휩쓸 역병때문이고 로마제국의 멸망을 앞당긴것도 페스트와 천연두라는 당시로서는 전대미문의 괴질때문이었음이 이를 증명한다.중세 유렵을 휩쓸 페스트가 유럽 인구의 3분의1을 죽게 했다거나 남미대륙의 아스텍 왕국의 스페인 원정대에 의해 멸망한것도 천연두라는 질병때문이었다니 문명과 질병의 관계를 역사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수 있다.하긴 주라기 시대 지구상에 생존했던 공룡화석에서 조차 뇌막염을 앓았던 흔적이 발견되고 이집트의 미라에서도 나병이나 말라리아 같은 병원균이 발견됐다니 어쩌면 질병은 지구의 역사보다도 더 오래된 자연의 역리(逆理)인지도 모른다.그러나 의학의 발달로 이제 질병은 인간에 의해 대부분 극복되어 가고 있다. 페니실린의 발명은 의학사의 한 획이다. 모든 병원균은 페니실린 한 방으로 거뜬히 박멸할수 있을것으로 믿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이었다. 신이 내린 천별로 규정된 발견하지 못한 인류 최대의 재앙이다. 그런데 그 에이즈가 출현한지 20여년이 지난 지금 전세계는 또 하나의 괴질로 공포에 휩싸여 있다.이름하여 '급성 호흡기 증후군'으로 불리우는 이 괴질은 지난해 11월 중국남부의 광동성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기침을 통반한 감기증상 비슷하게 보이는 이 괴질은 지금 홍콩·싱가포르·태국을 거쳐 유럽으로, 미국·캐나다등 전세계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환자수가 15개국에 1천5백명을 넘고 사망자도 56명이나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남아를 여행한 사람가운데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 병원체를 옮기는 숙주가 무엇이냐를 아직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변종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으로만 보일뿐 마땅한 치료제도 아직 발견하지 못한 모양이다.지금 이라크에서는 전쟁이 한판이다. 그러나 그것은 바다건너 남의 나라 이야기일수 있다. 괴질은 다르다. 언제 어떻게 우리 주변에 침투할지 알수 없다. 불안하기 짝이 없다. 문명을 부끄럽게 하는 신종 괴질의 정체를 밝히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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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4.01 23:02

[오목대] 政治圈 새판짜기

민주주의 역사가 일천한 탓인지 우리나라처럼 당명(黨名)이 자주 바뀌고 정치권이 이합집산하는 나라도 드문 것 같다. 박정희(朴正熙)나 김대중(金大中)정권같이 혁명이나 수평적 정권교체로 집권당이 바뀐 예는 차치하고라도,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김영삼(金泳三)정권처럼 한뿌리에서 재집권한 경우도 어김없이 신당이 탄생했으니, 대한민국을'정당공화국'이라 불러 손색이 없을듯 하다. 반세기 헌정사에 어제 이름짓기도 힘들만큼 수많은 정당이 뜨고 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 정치인들이 이렇게 권력지향적이고 공명심에 빠져있나, 새삼 놀라운 생각이 든다.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취임도 하기 전, 살생부라는 괴문서가 나돌아 분위기가 심상찮다 싶더니, 또 정치권 새판짜기가 시작되는 모양이다. 안희정(安凞正)민주당 국가발전연구소 부소장을 시작으로 이강철(李康哲)의원이 구주류와의 결별 가능성을 흘려오다, 최근에는 신주류의 좌장격인 김원기(金元璂)고문과 이상수(李相洙)사무총장, 염동연(廉東淵)전 정무특보까지 총출동하여 '신당 추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보면, 구주류 측 짐작대로 뭔가 시나리오가 있긴 있는 것 같다.사실 정치권에선 집권당이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말이 떠돈지 오래다 기본 구도는 다당제(多黨制)로 그리고, 새로 태어날 신당은 민주당 신주류와 한나라당의 개혁성향 그룹, 수도권 초재선 구룹, 부산경남권 의원들이 주축이 된다는 설(說)이 파다하다. 여기다 노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정치 신인들이 대거 참여하면, 이념 중심의 거대한 개혁적 전국 정당이 탄생하면서 기존 정당들은 보수적 지역 정당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민주당과 한나라당·자민련은 호남과 대구·경북, 충청권을 기반으로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꼬마 야당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어디까지나 아직은 구체적 정황이 없지만, '5월 거사설'까지 공공연히 나도는 것을 보면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정치는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민도가 높아져 지금의 지역구도가 깨지지 않는 한, 집권세력이 의도한 것과는 정반대로 갈공산도 없지 않다. 민주당 구주류가 ”스스로 걸어나가면 망하지만, 쫓겨나면 반드시 살아날 것"이라고 장담하는 이유는 다 나름대로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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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31 23:02

[오목대] 전쟁과 게임

제 정신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 중 하나는 현실과 환영(幻影)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요즘 이라크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공격을 보노라면 이걸 전쟁이랄 수 있는지 그리고 제 정신으로 하는 짓인지 하는 생각이 들어 혼란스럽기만 하다.얼마전 인터넷 신문에 실린 미군의 아프간 공습 화면인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은 충격적이었다. 한 밤중에 상공에서 내려다 본 회교사원의 모습으로 시작된 그 동영상은 ' AC-130 Gunship'의 지상폭격 장면들이었다. 이 비행기의 특징은 표적 상공에 장시간 머물면서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것이 특징인데 회교사원을 선희하면서 움직임이 포착된 차량, 사람 나중에는 회교사원까지 정말 게걸스럽게 폭격을 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이런 화면과 더불어서 "잡았다”라는 탄성에 가까운 승무원들의 음성은 이들이 전쟁을 한다기보다는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지상의 사람들은 폭격기가 자신들의 머리 위에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듯 차량에서 내려 다른 사람을 만나 한가로이 이야기하는 듯한 동작이었다. 따라서 이들이 폭격기를 향해서 어떤 위협을 가하는 상황도 아니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들은 폭격기의 일차 목표가 되었고 잠시후 그들은 화면에서 사라졌다. 조종사의 "잡았다”라는 탄성과 함께. 이어서 여기 저기서 흰 개미처럼 움직이는 사람들을 화면은 놓치지 않고 따라다녔다. 그리고 잠시 후면 포연과 함께 이들 흰 개미의 움직임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다.어찌 보면 이들 비행기 조종사들과 그 승무원들은 게임을 하고 있는 중이었는지도 모른다. 단지 다른 사람의 목숨을 아무런 계기와 이유 없이 앗아가는 잔혹한 게임을 말이다. 이들이 지상의 사람들을 볼 수 있는 매체는 오로지 화면뿐이었을 것이다. 적의선을 이용한 야간투시 화면은 한밤중임에도 불구하고 지상의 움직임을 거뜬히 보여 주는 훌륭한 게임도구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실제 상황은 이들에게 집에서 하는 게임과 다를 게 하나도 없을 것이다. 다만 포탄이 떨어질 때 생기는 구름의 모양이 게임보다 실감나게 재현되었다는 차이 정도는 느꼈을지도 모르겠다.이번 이라크 공격에서도 미국과 영국 폭격기 승무원들은 게임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환영(幻影)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하는 짓이라면 이들은 미친 게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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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29 23:02

[오목대] 全州와 한국영화

6·25전쟁이 끝난후 우울하고 어둡기만 하던 1950년대 당시 사람들의 유일한 엔터테인먼트는 영화였다. 스크린위에 펼쳐지는 또 다른 세계는 당시 일상생활의 고단함과 궁핍함으로 부터 잠시나마 벗어나게 했다. TV가 대량 보급되기 전인 1950∼60년대를 한국영화의 황금기로 꼽는 것도 이같은 사회적 상황 때문일 것이다.당시 한국 영화문화의 중심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서울 충무로였다. 그러나 충무로와 쌍벽을 이루었던 또 하나의 중심지가 바로 전주였던 사실을 아는 도민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문화적 환경이 영화제작에 열악하기 짝이 없던 지방도시 전주가 그 기능을 담당했던 것이다.한국 영화사에서 전쟁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피아골''아리랑'이 이 지역에서 제작되었고, 최초의 컬러영화인 '선화공주'나 '애정산맥''성벽을 뚫고''애수의 남행열차'등 당시 흥행성공작들도 전주를 중심으로 제작되었던 대표적 영화들이다. '피아골''아리랑'을 감독한 이강천감독은 배우에서 출발하여 당시 전주 백도극장의 선전부장을 거쳐 감독반열에 오르면서 한국영화사에 굵은 족적을 남긴 전주 영화문화의 실질적인 주역이였다.전주가 한국영화의 중심이였다는 사실은 전주에서 활동하던 영화인들이 제정한 '전북 영화상'에서도 엿볼 수 있다. 1959년 한 차례에 그치고 말았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상이였다는 영화사적 가치는 평가할 만하다. 지난 2000년 부터 전주 국제영화제를 전주에서 개최하기 시작한 것도 이처럼 반세기동안 단절됐던 영화사를 다시 잇는다는데 그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그런데 최근 한국영화와 전북과의 인연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흥미로운 통계가 발표됐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02년 시도별 극장관객 및 매출액 현황'에 따르면 전북이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 63.3%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위를 차지하며, 전국 평균치 48.3%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영화 팬이 가장 많은 지역임을 입증한 샘이다.전주를 문화영상산업 수도로 육성하기 위한 작업이 지금 한창 진행중에 있다. 다양하고 풍부한 전통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 입지여건은 이미 검증받았다. 여기에 첨단 디지털이 접무되면 전주가 한국 영상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데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다. 정부당국의 과감한 지원을 다시 한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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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28 23:02

[오목대] 메소포타미안 문명

몇일전 이라크의 장관이 자신들이 법률을 만들었을 때, 영국과 미국은 동굴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현재의 이라크가 인류 최초의 문명 발생지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럴듯한 말이다.이라크에서는 인류가 약 7천년전경 농경을 시작하여 정착하기 시작하다가 약 5500년경 최초의 문명을 이루기 시작한 곳이다. 미국이 전쟁을 치루고 있는 티그리스 강, 유프라테스 강 유역이 바로 그곳이다. 현재 이들 강의 교량을 두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또한 인간이 하늘에 닿기 위해 탑을 쌓다가 신이 노해 무너뜨렸다는 바벨탑으로 유명한 바빌론에서도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두 강 사이의 땅'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메소포타미아는 개방적인 지리적 요건 때문에 다양한 이민족의 침입과 다양한 문화들의 혼합이 잦아 국가의 흥망성쇠와 거주민족의 변화가 많았다. 약 5천년전에 수메르인이 이곳을 장악하고 최초의 문명을 꽃 피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당시 이미 멀리 이집트나 인도 등과 교역을 하였고, 각종 문명과 종교로 이집트나 인더스의 문명발생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이때부터 현재의 이란 접경지역과 이라크 북부지역의 고원의 산악부족의 빈번한 침입이 있었고, 또한 이집트, 페르시아, 유럽의 마케도니아, 터어키 등으로부터의 칩입도 있었다. 물론 몽고도 13세기 바그다드를 함락시켜 왕조를 세우기도 했다.두강 사이의 유역은 늪지로 나일강과 달리 강의 범람이 불규칙적이어 치수와 관개사업에 많은 힘을 들여야 했다. 일단 이러한 시설을 해놓으면 천해의 옥토로 많은 곡물의 생산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곳을 둘러싼 치열한 전쟁들이 많았다. 승리한 집단이 강유역에 도시국가를 형성하여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이들은 신전국가로 성 내에는 종교, 정치, 생활의 중심이 되는 커다란 사원이 있었다. 바벨탑도 이러한 사원의 하나이다.이곳에서 약 4천년전 세계 최초의 성문법인 수메르법이 생겼다. 이 당시 영국이나 미국의 조상인 유럽은 신석기시대여서 동굴이나 움집생활을 했다. 약 3800년전 함무라비 대왕은 '함무라비 법전'을 만들었다. 첫째 조항 중의 하나가 "남의 눈을 멀게 했으면 그 가해자의 눈을 멀게 한다”였다. 이번 전쟁과 관련하여 의미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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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3.27 23:02

[오목대] 건강식품'떴다방'

속칭'떴다방'이란 용어는 사전에 없다. 세대 변화에 따라 생겨난 일종의 신조어(新造語)다. 잠깐 자리 잡았다가 사라지는 장소, 또는 행위 쯤으로 해석된다. 투기열풍이 몰아닥친 아파트 분양현장에서 처음 이 용어가 사용됐다. 프레미엄을 노리고 당첨권의 즉석 전매를 알선하는 부동산 중개업자들을 지칭한 것이다.그래서일까? 용어 자체가 썩 긍정적이지 못하다. 별로 떳떳하다고 여겨지지 않는 일에 접두어로 붙여지는 인상을 주기 때문일것이다. 그런데 그런'떴다방'이 요즘에는 건강식품 판매에서 더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것도 변화하는 세상 물정에 별로 밝다고 할수 없는 노인들을 대상으로.소위 방문판매업으로 신고를 마친후 임시매장을 차리기 때문에 이들에게 법적으로 하자는 없다. 더구나'떴다방'에는 공연팀이 동행해 노래와 춤, 즉석무대까지 벌이기때문에 노인들에게 인기도 높다. 대량으로 살포하는 무료입장권이나 초대권에는 어김없이'00공연예술단 경로잔치'타이틀이 붙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도 충분하다.그러나 여기서 판매하는 건강식품이나 의료기기 전자제품들이란게 영 시원치않다. 별로 알려지지 못한 약이 만병통치약으로 둔갑돼 턱없이 비싼 값에 팔린다. 노인들의 심약함을 노려'건강에 특효가 있다'거나'특별 할인판매 기간'이라며 현혹하면 효과는 백%다. 물론 노인들도 그런 상술에 무작정 현혹되는건 아니다. 공짜로 주는 값싼 화장지나 플라스틱 생활용품 따위를 챙기는 알뜰 실속파도 없지는 없다. 요즘 시골 슈퍼마켓에서 화장지가 안팔린다는 우스개소리가 나오는것도 그 때문이다.그런'떴다방'이 근래에는 도시 한복판에서도 성황을이루고 있다. 대형상가나 예식장등에서 열리는 이름께나 알려진 연예인공연 초대권이 아파트단지나 주택가에 무더기로 뿌려지고 있다. 그것도 60대이상 노년층이 살고 있는 집을 쪽집게처럼 짚어서 말이다.판매업체 관계자들이 들으면 무슨 소리냐고 펄쩍 뛸지는 몰라도 그런 공연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결국 그것이 그것이라는것쯤은 다 안다. 노년층을 상대로 한 이런 상술이 버젓이 명함을 내밀 수 있는 것도 변화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껏 해야 한다. 6070세대들이 무슨 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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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3.26 23:02

[오목대] 紅島해역 지진

지진은 태풍이나 화산 폭발과 같은 가장 제어하기 어려운 자연재해중 하나이다. 태풍은 기상관측 시스템이 발달함에 따라 사전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대비할 수 있다. 화산폭발도 마찬가지다. 휴화산(休火山)의 폭발빈도나 용암활동등을 면밀히 분석하면 어느 때 쯤 폭발이 있을 것이란 예측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이다.그러나 지진은 다르다. 지구의 판(板)구조에 따라 수백 수천m 지하에서 일어나는 지각활동을 감지하기란 쉽지 않다. 인류의 오랜 역사에서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수없이 기록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이에 미리 대비해 피해를 줄인다는것은 불가능한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물론 지진계(地震計)가 설치되 땅 밑의 미세한 진동까지 계측할수는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재난대비에 완벽한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나라에서 이를 경험으로 토목건축공학에 지진대비 설계를 강화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정도가 고작이라고봐도 틀리지 않는다.그동안 우리나라는 지진에 있어서만은 비교적 안전지대로 여겨져 왔다. 이웃 중국이나 일본만해도 역사적으로 수많은 지진으로 숱한 인명과 재산 손실을 입어 왔지만 우리는 큰 피해가 기록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역시 기록상 삼국시대 이래로 꾸준히 지진활동이 계속되고 있는것으로 파악되고 잇다. 지질학계에 따르면 1백50년 주기로 한반도에 지진 활성기가 찾아 오며 현재는 1905년부터 시작되는 활성기에 해당된다는 것이다.그런 정도는 사실 통계로도 나와 있다. 지난 한해에만 45회나 가벼운 지진이 발생했고 이는 지난 78년 충격을 준 홍성지진(강도 5)이후 해마다 증가하는 수치다. 한반도 역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한 징후를 나타내는 것이이다.지난 주말 전ㅇ남 홍도 북서쪽 50km 해역에서 진도 4.9의 지진이 또 발생했다. 이는 계기(計器)로 지진을 관측하기 시작한 1963년이후 다섯번째 강진이라한다. 이 지진으로 서해안일대는 물론 전북 내륙에서도 건물이 흔들리는 정도의 진동을 느꼈다니 예사롭지 않다. 이제 우리도'그 정도쯤이야...'로 지진에 방심할 땐느 아닌것 같다. 가깝게는 지난 95년 일본고베대지진이나 엊그제 멕시코·중국의 경우가 결코 남의 나라 일로만 보이지 않는다. 철저한 재난대비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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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3.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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