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한심한 문화수도발상
노무현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광주에 문화수도로 지정하겠다고 공약하였다. 그 이후 문화수도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광주에서는 문화수도로 만들기 위해 문화관광부를 광주로 이전시키고 국립종합예술학교의 분원을 광주에 만들고 각종 국립예술기관을 광주에 설치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뉴욕사람들은 스스로 뉴욕을 세계문화수도라고 부른다. 세계 최고의 공연장이라고 불리는 브로드웨이, 세계 최고의 박물관들, 세계 최고의 화랑가, 세계최고의 예술가, 패션쇼, 영화, 광고, 축제, 컨벤션, 학술활동 등 끊임없이 이어지는 문화활동과 예술활동에 자부심을 느낄만도 하다. 이들은 스스로 문화활동과 예술활동이 활발해져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이에 비해 광주를 문화수도로 만든다는 것은 국가가 인위적으로 광주의 문화와 예술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이와 관련된 국립기관을 광주로 옮겨 만들겠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엄청난 넓은 분야인 문화를 독점하겠다는 뜻이다. 행정이야 대통령과 국회가 있으니 행정수도라는 명칭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어떤 도시가 경제수도라며 경제와 관련된 국립기관과 국가지원을 모두 독점하겠다면 다른 도시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각 도시들이 각자의 특성을 살려 패션수도, 해양수도, 자동차수도, 광산업수도 등 분야별로 수도라고 지칭하고 그 부분을 특화하는 것은 국가에서도 적극 지원해주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경제를 한 도시가 독점하겠다면 국가가 반드시 말려야 한다. 그러한 독점을 극복하자고 지방분권을 하자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문화수도는 어떤가? 문화는 의미, 공연, 미술, 디자인, 음악, 영상, 게임, 축제, 놀이, 학술 등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는 것이다. 이들을 한 곳에 몰겠다니 다른 도시는 문화발전을 생각조차 말라는 뜻인가? 이러한 한심한 공약을 한 노무현대통령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정말 그러한 쪽으로 상황을 몰고 가는 문화관광부나 광주사람들의 무신경에 놀랄 뿐이다. 문화수도가 되고 싶으면 스스로 되라. 국가의 지원을 받아서 되고 싶으면 문화 중 특화된 분야를 골라 특성화해라. 그래야 다른 도시들도 문화 중에 자신에 알맞는 분야를 골라 최고를 노려볼 수 있는 것 아닐까? 문화수도라니, 다른 도시들은 모두 문화없는 도시가 되라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