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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Public opinion poll)는 각종 사회문제나 정책·쟁점등에 관해 사회구성원들의 견해나 태도·의향·신조등을 알아보기 위해 시행하는 일종의 사회조사이다. 여론조사의 근원은 1824년 당시 미국에서 대통령선거 결과를 미리 가늠해보기 위해 실시한 모의투표가 단서(端緖)라는게 정설이지만 실제로는 20세기초부터 일반화돼 이후 많은 언론기관이 경쟁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대량 표본조사 방법을 쓴 리터러리 다이제스트(Literary Digest)지(誌)의 여론조사가 신뢰도 면에서 정평이나 있었으나 1936년 대통령선거때 소수 표본조사라는 근대식 방법을 도입하여 정확도를 크게 높인 갤럽과로퍼·크로슬리등 신흥조사 기관이 출현하면서 여론조사에 대한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그후에도 여론조사 기법은 꾸준히 개발돼 근래에는 실제결과와 근접하는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 사실이나 아직도 여론조사 자체가 안고있는 맹점은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여론조사기관이 활용하고 있는 조사방법으로는 개별면접과 전화조사·우편조사의 방법이 있는데 개별면접의 경우 표준화면접과 비표준화면접, 방문조사와 인터셉트(가구이외의 장소)조사, 일대일면접과 집단면접중 어느 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또 전화조사나 우편조사의 경우도 조사대상자들이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다시 적절한 표본을 추출해야하는 어려움이 있고 심지어 조사자의 태도나 조사시점까지도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조사기법상 표본추출과 자료수집·설문구성 및 분석과정에서의 숙련도는 조사결과의 신뢰도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상당수 언론기관들이 별 ‘노하우’가 없는 조사기관과 함께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여과없이 발표를 하고 있다. 신년초 중앙언론사들이 대선후보들간의 ‘가상대결’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회창-이인제씨의 경우 많게는 12.6%P, 적게는 2.3%P의 차이가 났다. 신뢰도 오차범위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중구난방(衆口難防)이다. 믿을수도, 그렇다고 안믿을수도 없는 여론조사,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도 좋지만 너무 남발하면 오히려 헷갈린다는 것도 알았으면 좋겠다.
전주천이 되살아나고 있다. 참으로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전주천은 임실군 관촌면 슬치에서 발원하여 전주 시가지 중심을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감아 돌아 서신동 북쪽에서 삼천천과 이내 합류한다. 완산칠봉의 팔각정에 올라 전주천을 내려다보노라면 맑고 깨끗했던 지난날의 전주천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수십년 전의 전주천은 단순한 하천이라기보다는 전주 시민들의 생활과 아주 밀접한 곳이었다. 여름철이면 물장구를 치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들과 천렵을 즐기던 어른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으며, 때로는 아낙네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빨래를 하던 곳이기도 하였다.그런가하면 하천의 제방을 따라서 길게 뻗은 천변로에 휘늘어진 수양버들을 보며 산책을 즐기는 것도 전주천이 가져다주는 또 다른 정취였다. 한걸음에 한벽루에 내달아 전주천에서 걷어올린 민물고기와 모래무지로 만든 오모가리탕 맛은 전주 시민의 미각을 돋구어 주는 별미(別味)의 하나였다. 그러던 전주천이 한때는 생활하수와 각종 오·폐수가 유입되면서 서서히 변질되어 악취가 나고 물고기마저 살수 없는 죽은 냇가가 되면서 전주 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제 다시 깨끗해진 전주천에 온갖 민물고기가 다시 서식하기 시작했고, 그 동안 자취를 감췄던 모래무지와 쉬리까지 찾아드는 살아있는 하천의 옛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이제 모든 시민들이 전주천을 살리는 데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한번 죽은 물을 되살리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오랜 세월이 걸린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어쩌면 물 문제는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류의 생존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진 환경 문제인 것이다.세계를 제패하면서 그토록 융성을 자랑하던 로마 제국이나 대영제국 그리고 중국의 제국들도 수질오염과 이로부터 발생하는 각종 전염병의 창궐로 순식간에 많은 인구가 감소되고 재난을 당했던 비극을 막을 수는 없었다는 사실은 역사가 우리에게 던져 주는 참 교훈인 것이다. 이제는 전주천을 살리는 데 전주 시민들이 앞장서야 할 차례이다. 새해에는 그 맑고 아름다운 전주천이 풍패지향(豊沛之鄕)의 고장 전주의 한 중심부를 도도하게 흐르는 모습을 보면서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우리 민족은 예로 부터 산을 경외의 대상으로 여겼다. 우리의 건국신화가 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사실등을 보더라도 옛사람들이 산을 신성시하고 두려워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산정에서 기우제를 지내는 것도 여기에서 연유되었다고 한다. 이에따라 산신(山神)신앙이 생기고, 산에 세우는 절에도 산신각을 모셔 신불일체(神佛一體) 사조를 나타내기도 했다.산이 주는 정신적 안정감 이외에도 산이 인간에게 베푸는 이로움은 계량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다. 잘 가꿔진 숲 1ha는 연간 16톤의 탄산가스를 흡수하고 12톤의 산소를 배출해내는 자연정화기 역할을 한다. 오늘날 산업화에 따라 탄산가스의 과다한 배출량이 지구온난화와 한경위기의 원인이 되고 있는 점을 상기하면 산림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진다.또 우리나라 산림의 수분 저장능력은 1백80억톤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수도권 주민의 용수공급원인 팔당댐 저수능력의 20배에 이르는 분량이다. 우리니라 산림에 국민들에 주는 혜택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50조원에 이른다고 산림청은 밝혔다. 2000년 국내총생산(GDP)의 9.7%로 국민 한명당 1백6만원 정도다.이처럼 엄청난 공익적 기능을 하고 있는 산림이 무분별한 개발등으로 마구 훼손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나라의 경우 지난 2000년 한해동안 서울 남산면적(2백97ha)의 26배에 달하는 7천8백여ha의 산림이 사라졌다. 이같은 산림파괴는 전세계적으로 똑같이 겪고 있는 현상이다. 급격한 도시화에 따라 도시 인근의 산림은 택지개발과 물 수요를 위한 댐건설등으로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그밖에도 ‘세계의 허파’불리는 브라질이나 인도네시아 산림의 남벌과 산불등으로 해마다 1천1백여만ha의 산림이 없어지고 있다.때마침 산림을 보호하고 수많은 동식물의 서식지이며, 신선한 물의 원천인 산림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유엔이 올해로 ‘산의 해’로 공식선언했다. ‘후손들에게 풍부한 자원을 제공해 줄 산을 가꾸고 보존하는 것은 전세계인의 과제’라는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의 지적처럼 인류생명의 근원인 산을 보호하는데 국가나 인종의 차이가 있을 수 없다. 모두가 산을 아끼고 사랑하는데 앞장서야 할 한해이다.
결국 염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아슬아슬 외줄타기를 해오던 도립국악원 사태가 누구도 원하지 않던 최악의 파국에 이르고 말았다. 도립국악원 예술단원 전체와 교수 전원에 대하여 재위촉을 거부하는 최고의 강경책이 축복의 인사로 주고받아야 할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취해진 것이다.이는 사실상 도립국악원의 해체와 다름없는 조처라 할 수 있다. 울 ㅣ음악을 아끼는 이 지역 많은 이들을 주눅들게 한 것도 이러한 인식 때문이리라. 문화를 아끼고 예술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새해 벽두부터 엄동설한의 을씨년스러움을 절절이 느끼게 된 것도 이번사태가 함축하는 그 엄청난 의미 때문이리라.예술인 하나를 키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하는가? 하나의 예술단을 육성하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예산과 시간과 노력의 투자가 필요하던가? 그런데도 이지역을 대표하는 예술단을 하루아침에 전원 해촉할 수 있다니, 우리 음악 증흥과 대중화에 중요한 기여를 해오던 교수들을 한꺼번에 몰아낼 수 있다니, 두렵다 못해 소름이 돋기조차 한다. 그 단호한 비예술성, 그 매정한 반문화성에.이제 국악의 고장 혹은 예향의 정체성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세계화의 화려한 구호 속에 사라지고 있는 우리 문화 예술의 소중함을 느끼고 익히기 위해 어렵게 국악원을 찾은 많은 수강생들은 또 어쩌란 말인가?이 지역 원로 문화예술인들이 나선 것을 감히 촉구했던 것도 이런 파국을 미연에 방지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에서였다. 그러나 도의 이처럼‘신속한’대처에는 원로들이라 해서 무슨 뾰쪽한 수가 없었을 것 같다. 그만큼 성급하고 조악한 조처였다는 말이 된다.허나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일은 아니다. 그 깊은 불신과 감정의 끝에 절망만 하고 있을 수도 없다. 국악원의 의미는 그만큼 소중하고 귀한 것이다. 몇몇 사람들의 기분풀이로 난도질당해도 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행정의 원칙이나 조례의 세세한 내용은 이에 비하면 그야말로 소소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이 지역 모든 문화예술인들이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행정의 전횡으로부터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서….
말은 예부터 사람과 독특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농사, 사냥, 전쟁, 말 경주에 이르기 까지 떼기 어려운 관계였다. 인류문명 초기에 사람은 말을 소유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말의 털색깔로 점을 쳤으며, 말의 머리를 메달아 놓고 그것에 초자연의 힘을 부여하기도 했다. 아름답고 훈련이 잘된 말은 지위의 상징이었다.아시아권에서 통하는 풍습으로 12간지의 7번째인 말은 중국 인도 일본 등지에서 신성한 동물로 여겨졌다. 우리의 경우도 신라의 탄생을 알려준 영물로 대접받았다. 역사를 주름잡았던 영웅호걸이나 문학작품속에 나오는 말과 관련된 일화들도 많다. 사면초가에 몰린 항우가 자결하기 직전에 애마 오추마를 고향으로 돌려보냈다거나, 삼국지의 관운장이 타고 다닌 적토마가 주인을 따라 굶어 죽는 얘기는 인간과의 관계를 되새기게 한다. 또한 말은 벼슬과 힘을 상징하기도 했다. 정치에 뜻을 두고 후보로 나서는 것을 출마(出馬)라 하고, 어느 벼슬자리에 누가 갈것인가를 두고 찧는 입방아를 하마평(下馬評)이라 했다. 그런가 하면 말은 시대를 불문하고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어, 뛰어난 예술세계를 남기도록 했다. 고구려나 신라의 고분에서 출토된 천마(天馬)나 비마(飛馬)도 그중 하나다. 천마는 상제(上帝)가 하늘에서 타고 다닌다는 신령스러운 동물로 인식되었다. 고구려 안악 1호분의 비마도, 덕흥리 고분이나 경주 천마총 등에서 천마도를 볼 수 있다. 그들의 날랜 몸동작과 힘찬 생동감을 보노라면 웅비의 기상이 절로 느껴진다.올해는 임오년, 말띠 해다. 국가적으로 보면 세계인의 축구제전인 월드컵대회를 일본과 공동으로 개최한다. 전주에서도 월드컵 대회 3게임이 열린다. 완벽한 대회를 치러냄으로써 세계로 향한 전북의 저력을 펼쳐보일 기회다. 또 밀레니엄 들어 처음 치르는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는 2천년 초반의 국운을 좌우할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벌써부터 지역정서를 뛰어 넘는 세대교체의 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도민 모두에게 내일의 도약을 위한 천마의 꿈이 펼쳐지길 바란다.
모두가 잠든 새벽을 가르고 붉게 솟아오르는 해돋이가 힘차고 웅장하다면 서족 하늘을 신비스럽게 낙조(落照)로 물들이는 해넘이는 평온하면서도 애잔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해돋이가 동적이고 남성적이라면 해넘이는 정적이고 여성적이다.뜨는 해는 그 모습이 힘차다. 그래서 뜨는 해를 보면 누구나 함성을 토해 내지만 지는 해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해돋이가 북소리처럼 온 세상을 깨운다면 해넘이는 가야금소리처럼 가느다란 현을 타고 세상을 잠들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해넘이라면 이 고장을 빼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서해안의 풍광을 꼽을라치면 낙조가 언제나 첫손에 꼽히고, 김제의 망해사, 변산과 격포, 그리고 선운산의 낙조대가 빠질 수 없을것이다.그중 격포 채석강의 낙조는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라 일컬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채석강의 수천 수만 권의 책을 차곡차곡 포개 놓은 듯한 기묘한 바위절벽과 깍아지른 듯한 단애(斷崖)는 그야말로 자연이 억겁의 세월동안 밀물과 썰물로 빚어낸 걸작품인 것이다.채석강이라는 지명은 중국의 시성 이태백(李太白)이 뱃놀이 도중 물에 비친 달 모습에 반해 달을 따려고 뛰어들었다가 죽었다고 전해지는 채석강(彩石江)에서 따 온 것이라 할말큼 주위 경치가 아름답고 신비스럽기까지 하다.이 채석강의 비경이 서해 낙조의 붉은 빛에 살포시 물들어 가고 저녁 무렵이면 온 하늘과 땅이 타오르기 시작한다. 서쪽 바다에 잠기는 해가 붉게 물들면서 바다는 맞닿은 하늘과 구름을 곱게 물들이고, 썰물로 빠져나간 채석강의 바닥도 붉게 타오른다. 바닥을 물들인 낙조는 이어져 오른 채석강의 바위도 붉게 물들이며 이내 사람의 눈빛마저 붉게 물들인다.올해도 해넘이와 함께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언제나 한해를 보내는 마음은 아쉽고 안타깝지만 참으로 어느 해 못지 않게 다사다난했던 것 같다. 우리가 매일 일상의 생활을 반복해서 살아가지만 단 하루라도 똑같은 날이 없는 것처럼 매일 반복해서 뜨고 지는 해돋이와 해넘이지만 언제나 그 의미는 다른 것이다. 올 연말의 해넘이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좀더 의미 있는 해넘이 였으면 한다.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시장경제원리를 근간으로 움직이고 있고 시장경제원리는 ‘경쟁의 원리’가 작동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시장의 기능과 시장경제원리의 모순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드문것 같다.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시장에 대한 평가’에는 두가지 극단적인 입장이 있다. 하나는 시장만능주의요 다른 하나는 반시장주의다. 주지하다시피 전자는 자본주의국가들이, 후자는 사회주의국가에서 신봉하는 제도이다. 시장만능주의는 “이기적 행동을 하는 경제주체들이 경쟁을 통해 스스로 자생적 질서와 조화를 창출해낸다”는 논리이고 반시장주의는 “끊임없는 경쟁이 과잉투자와 과잉생산을 불러 유휴설비와 실업을 발생시킬뿐 아니라, 우승열패를 통해 부익부 빈익빈을 초래하고 사회를 양극화시킨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역사가 증명해주었듯이 이 두가지 극단적 입장은 많은 시행착오를 불러 일으켰다. 그래서 근래 경제학자들은 시장이란‘자유-평등-호혜’와 ‘억압-불평등-수탈’, 자생적 질서와 자생적 무질서, 균등화 경향과 양극화 경향이라는 서로 배치되는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적 존재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그 해법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사회분위기는 경쟁, 그것도 무한경쟁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느낌이다. 한동안‘변해야 산다’ ‘바꿉시다’열풍이 부는가 싶더니 이제는 아예 ‘패배는 죄악이다’‘밀리면 끝장이다’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하여 도대체 살기위해 경쟁하는건지 경쟁 하기위해 사는건지 헷갈릴정도다. 우리 사회는 지금 생존철학의 패러다임은 바뀌지 않은채 경쟁과 승리이데올기만 판을 치고 있다. 경쟁능력이 없고 경쟁하고 싶지 않은 사람까지도 경쟁 증후군에 빠져들어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어떤 형태로든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 경쟁이 자발적이고 미래지향적이어야지 너죽고 나살기식의 막가파식 경쟁이 돼서는 안되겠다는 말이다. 또 한해다 저물어가고 있지만 경쟁에서 낙오된 소외계층의 삶은 더 고달파지는 것 같다. 이들과 함께 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다면 경쟁이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세밑을 맞아 송년모임이 한창 이다. 모임에는 으례 술이 따르게 마련인 우리 국민의 정서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한해의 더께를 술로 씻어내기 위해 마구 술을 권하고 마시는 악습이 여전하다.이같은 연말 분위기에 편승한 음주운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찰이 최근 아침 출근시간대 까지 음주운전 측정을 실시할 정도로 단속을 강화하자 이를 피하기 위한 갖가지 비책(?)이 등장하고 있는 모양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음주측정기를 설치하는 음식점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도내의 경우 지난해 까지만 해도 음주측정기를 비치한 음식점이 한곳도 없었으나 올들어 전주시내 아중지구만 해도 19곳, 중화산동에 8곳이 음주측정기를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에도 14곳, 익산에도 12곳이나 이런 음식점들이 생겨났다고 한다. 이들 음식점들은 손님 50명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업소라는 것이 공통점이다.음주측정기는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의 전기화학적변화를 디지털신호로 바꿔 측정하는 기기이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은 위와 장에서 곧바로 흡수된다. 장에서 흡수된 알코올은 혈액으로 들어가 공기와 함께 호흡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내쉬는 숨속에 들어있는 알코올의 양을 측정하면 혈중 알코올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것이다.현재 사용되고 있는 음주측정기는 대개 전자식으로 이 측정기에는 백금 양극이 있어 관을 통과하는 알코올 기체분자가 일부 전자를 잃으면서 아세트산으로 산화시켜 전류가 만들어지는 것을 디지털신호로 바꿔 수치로 나타낸 것이 혈중 알코올농도다. 혈중 알코올농도는 혈액 1백㎖속에 몇㎎의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는 가를 퍼센트 단위로 나타낸다.음식점이나 시판중인 음주측정기의 수치만 믿고 운전을 하다가 경찰의 측정수치와 달라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는 모양이다. 기기 종류나 측정 시기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무시한 만용이다.음주운전은 까딱하면 자신은 물론 죄없는 타인의 목숨까지 앗아가는 참극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술을 한잔이라도 마셨을 때는 절대로 핸들을 잡지 않는 운전자들의 자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세밑이다.
모두가 송구영신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이 지역 국악계만 우왕자왕, 분위기가 어수선 하다. 얽히고 설킨 실타래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감정싸움에만 매달려 씁쓸함을 더해주고 있다. 국악의 고장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되어 버린 것이다.이처럼 절망적인 상황을 연출한 첫 공로자는 단연‘도립국악원사태’라 할 것이다. 민간위탁 방식을 놓고 대립하던 과정에서 불거진 도와 예술단 사이의 갈등이 여전히 그 앙금을 털어 내지 못하고 국악원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만 것이다.이에 못지 않게 커다란 실망과‘거리’를 제공해준 것이‘전주대사습사태’이다. 주관 방송사와 대사습보존회의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대사습대회의 위신을 현저하게 실추시키고 말았다.여기에 정체성을 잃은 채 방황하고 있는 세계소리축제의 모습도‘예향’의 자존심을 구기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백화점식 행사의 나열로 비판을 받아오다가 조직위의‘근무태만’건이 터지더니 급기야는 총사퇴라는 극한 처방으로까지 치닫고 말았다.실로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맛과 멋의 고장이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되었을까? 갖가지 세세한 진단이 가능할 것이다. 그에 따른 처방도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어느 것도 상대방의 혼쾌한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것이 되지 못한다는 데 있다.이제 이 지역 원로들이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미시적인 접근으로는 해결의 묘방을 찾을 수 없다. 당사자들에게 맡기기에는 너무나 착잡한 일이 되고 말았다. 원로들이 만나 원칙적인 방향을 확인해주고 커다란 들거리의 정책적 판단도 견인해내야 할 것이다.낡은 것의 정리가 잘 되지 않았다고 새로운 해를 맞이할 준비를 소홀하게 할 수는 없다. 불똥이 뛸까 염려하여 모른채하고 있을 일도 아니다. 국악원이나 대사습, 소리축제 모두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는 이 지역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인 것이다. 더 이상 파국으로 치닫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역의 어른들이 하루빨리 나설 것을 감히 촉구한다.
연말연시도 접어 들면서 망년회다 동창회다 사은회다 해서 사회분위기가 달뜨고 있다. 호주머니는 가볍지만 마음이 따스한 사람들끼리 한 해를 보내며 애환을 나누는 모습은 보기에도 정겹다. 이런 모임들을 통해 공동체 사회의 미덕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때 그 사회의 건전성은 흔들림 없이 유지된다.그런 한편으로 가진 자들의 사치 낭비 풍조는 가난한 서민들에게 위화감을 심어 준다. 요즘 대형 백화점이나 고급 용품점등에는 부자들의 행렬이 줄을 잇는다. 고급 룸살롱 같은데서는 한 명에 기백만원 하는 최고급 양주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동이 나고 있다한다. 매년 이 맘때 쯤이면 빠지지 않는 호화 골프여행도 한 몫을 한다.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동남아나 하와이쪽으로 나가는 졸부들의 행태가 서민들의 기를 죽인다. 해마다 연말연시에 볼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많다는 것이 비난의 대상이 될수는 없다. 부지런히 일 해서 깨끗한 부(富)를 축적했다는 그 성취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때로는 가진 사람들의 행태가 못마땅하게 보일지라도 그들의 그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권리도 인정해 주는 것이 자본주의 사호의 도리 아닌가.문제는 소득계층의 불균형 심화다. 가난한 80%가 부자 20%의 위세에 눌려 속으로 울화통을 삭여야 하는 것이 우리 사회 현주소다. IMF는 극복했다지만 우리 경제사정은 아직 바닥이다. 실업자와 노숙자가 거리를 헤매고 청년 실업, 특히 대졸자들의 취업문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65세이상 노인 8만명과 18세미만 청소년 2만명이 아직도 제 때 밥을 못먹는 결식인구라는 통계도 있다. 커피 한 잔에 2만원, 식사 한 끼에 10만원 짜리를 즐기며 상류층이 흥청망청 할 때 소득이 떨어져 가난한 서민들의 물질적 박탈감에 심화(心火)를 앓고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이럴때 일수록 가진 사람들의 겸양과 나눔의 미덕이 사회를 밝게 한다.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고 기쁨은 나누면 배로 늘어난다는 말도 있다. ‘행복이 결코 부(富)의 순위와 비례하지 않는 것’이라면 가난하다고 마음의 문을 닫을 필요 또한 없는 것이 사회다.
길거리나 공원, 운동장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설치된 공중화장실은 그 나라나 그 도시의 문화수준을 가늠케 하는 척도가 된다. 선진국일수록 화장실의 청결유지, 공간활용, 시설관리가 깔끔한 반면 후진국일수록 지저분하고 불결하기 짝이 없는것이 화장실 문화다.파리나 런던 로마같은 유서깊은 도시들은 공중화장실을 겉모습부터 고풍(古風)에 맞게 우아하고 세련되게 치장하여 그 자체로 관광상품화할 정도다. 화장실을 휴게실(Rest Room) 개념으로 사용하는 미국의 경우도 도시는 물론 아무리 한적한 시골이라도 공중화장실만큼은 완벽하게 관리한다. 깨끗한것은 두 말할것도 없고 공중전화나 자동판매기, 관광안내 팜프렛까지 빠짐없이 비치하여 여행객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게해 준다. 같은 아시아 쪽이라도 일본이나 싱가포르같은 나라의 화장실 문화도 결코 구미선진국에 뒤지지 않을 정도다. 특히 싱가포르의 경우는 익히 알려진 대로다.우리나라도 88올림픽을 치른 이후 공중화장실이 크게 개선되거나 개선돼 나가는 중이다. 특히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은 외국 어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청결유지와 환경미화가 잘되고 있다. 대리석으로 내부를 치장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공중화장실은 호텔이나 공항화장실 못지않은 수준이다.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것중 하나가 공중화장실 이용이라는 불명예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공원이나 터미널등의 공중화장실은 여전히 불결하거나 지저분한곳이 많다. 내년 월드컵대회를 앞둔 전주시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시민운동단체들까지 나서서 환경개선운동을 벌여 어느정도 질서가 잡혀가나 싶었지만 엊그제 보도를 보면 아직 한심하다는 생각이든다. 어린이공원 터미널등의 공중화장실이 엉뚱한 수난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장실내 전구·유리·화장지 벽걸이등이 파손되거나 도난당하고 심지어 난방용 전열기까지 떼어갈 지경이라니 기가막힌다. 시민의식이 이래가지고서야 어떻게 문화시민이라 자처할 것인가. 공중화장실은 청결유지 못지않게 환경을 가꾸는것도 중요하다.월드컵때 외국인들에게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성탄을 맞이하여 도심의 거리는 캐럴 송이 울려 퍼지고,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배불뚝이 산타클로즈 할아버지의 네온이 휘황찬란하게 눈을 어지럽히며, 크리스마스 트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만 간다. 그런가 하면 온갖 성탄 선물세트로 진열된 백화점의 쇼 윈도는 흥청망청하기만 하다. 이것이 요즈음 성탄의 풍속도이다.세밑이 되면 어려운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온난화 현상 때문인지 해마다 겨울 기온은 따뜻해져 가는데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차가워지고만 있다. 세상이 변해서인지 어려운 사람들을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인 것 같다.구세군의 자선냄비는 자꾸 빈약해져만 가고, 불우이웃 돕기 모금함에 눈길을 주고 자그마한 성의라도 보태는 사람들 역시 어려움을 겪었던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라는 말을 들을 때면 씁쓰레한 마음뿐이다. 세상은 풍족해져만 가는 데 사람의 마음은 더욱 가난해져 가는 것은 우리들의 마음이 꽁꽁 얼어붙어서 일 것이다.성탄절은 예수의 탄생이 이루어진 날이다. 예수 탄생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야 할 때이다. 가장 고귀하고 높으시다는 분의 탄생은 가장 비천하고 낮은 마구간에서 이루어졌던 것이다. 어쩌면 높이 오르려는 사람은 스스로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등고자비(登高自卑)의 가르침을 몸소 행하신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 분이기에 제자들의 발을 손수 씻기셨는지도 모를 일이다.미국의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X-Mas 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라고 물었을 때 놀랍게도 44%가 쇼핑이라고 대답하였으며, 37%는 예수님의 탄생이라고 대답하였고, 나머지 19%가 파티와 온 가족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이쯤 되면 성탄절의 본래 의미는 퇴색된지 오래이고, 성탄절은 그저 전 세계가 즐기는 하나의 명절이나 휴일로 전락되어 버린 것이다. 하늘 나라에서 우리 인간을 바라보는 예수께서 탄식을 하며 잃어버린 성탄절을 찾아달라고 호소라도 해야 할 판이다. 부디 올해의 성탄은 잃어버린 성탄절이 되지 않도록 서로 함께 나누는 본래의 성탄절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오누이들의 정다운 이야기에/어느 집 질화로에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콩기름 실고추처럼 가늘게 피어나던 밤/파묻은 불씨 헤치며 잎담배 피우시며/‘고놈 두눈동자 초롱같애’하며/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할머니/바깥은 연신 눈이 내리고/오늘밤처럼 눈이 내리고…(중략)우리 민족이 농사를 천직으로 앍로 살아가던 50∼60년대 겨울밤을 배경으로 해선 쓴 김용호씨인의 ‘눈오는 밤에’첫 대목이다.속된 말로 ×구명이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이라 겨울나기가 만만치 않았지만 그래도 그때는 가족끼리, 이웃과 함께 오순도순 엄동설한을 잘도 이겨냈다. 구멍난 양말 기워 겹겹이 끼워 신고 찢어진 문풍지사이로 들어오는 황소바람 헌 옷가지로 틀어막으며 살았으나 그래도 그당시 겨울은 느긋한 삶의 여유가 있었다. 유난히도 과부가 많았던 시절이었지만 춘향전, 심청전, 장화홍련전, 조웅전이 있어 용케도 동지(冬至)섣달 기나긴 밤 지새울수 있었다. 또 그때는 난방시설이라야 아궁이에 불지피는 것이 고작이고 이부자리야 검정물 들인 무명이불이 전부였지만 간밤에 까마귀 얼어죽었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사람 얼어죽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그런데 웬일인가. 집안에 있으나 문밖을 나서나 겨울추위 무서운줄 모르고 먹을것이 지천으로 널려 배고픈줄 모르는데 왜 이리 세상살이가 각박하고 어려운지 모르겠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으로 백수들은 늘어만 가고 백수들 일부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길거리를 떠돌고 있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11월 현재 전국의 노숙자수는 4천8백46명으로 3년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서울시에서만도 올들어 14명의 노숙자가 목숨을 잃었고 이가운데 10명은 외로움고 추위를 이기지 못해 술로 생활하다 간질환으로, 나머지는 정신질환이나 폐렴, 결핵, 뇌출혈로 숨졌다고 한다.오늘이 대설(大雪)과 소한(小寒) 사이에 끼어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다는 동지다. 일년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기도 하다. 혹한이 오거나 폭설이 내리는 날에는 동네사람들이 혼자 사는 노인네 집을 둘러보던 그시절이 그립다고 한다면 지나친 낭만주의자일까?
복권은 로마시대에 처음 고안됐다. 폭군 네로황제는 로마의 화재이후 도시복구 자금이 부족하자 복권을 팔아 조달하였다고 한다. 근대적 형태의 복권은 1530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로토’라고 불리는 복권이 발행돼 오늘날 복권의 효시가 됐다. 복권을 뜻하는 영어‘lottery’는‘로토’에서 나온 말이다.우리나라에서 복권의 효시는 1947년 12월에 발행된‘올림픽후원권’이다. 이 복권은 1948년 런던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경비 마련을 위해 발행돼 서울지역에서만 판매되었다. 정기적으로 복권이 발행된 것은 1969년 9월15일 주택복권이 첫 선을 보이면서 부터이다.그후 당첨금이 계속 늘어나고 복권종류도 많아지면서 최근 우리나라는 가히‘복권공화국’으로 블려도 무방할 정도로 복권열풍에 휩싸여 있다. 지난 11월말 현재 모두 19종의 복권이 발행되고 있다. 민간업체의 인터넷복권까지 합치면 30종이 넘는다. 올해 팔린 복권은 장수로 9억여장에 액수는 6천여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다. 98년 한해 3천여억원이었던 복권시장이 불과 3년만에 2배나 늘어난 것이다.이같은 열풍에 힘입어 전국에 복권만을 전문 취급판매하는‘복권방’이라는 신종 체인점까지 등장, 전국에서 2백여 곳이나 성업중이라고 한다. 엊그제 부터는 1등 당첨금으로 1백억원을 주는 복권이 판매되고 있다. 또한 내년부터는 국내에서도 온라인 연합복권(일명 로토)까지 나온다고 한다. 이 복권은 구매자가 49개의 숫자중 6개를 선택하고 당첨이 되면 배당금을 받아가는 방식이다. 베팅 방법이 간단하고 당첨자가 안나올 경우 배당금이 이월돼 무한대로 커질 수 있어 사행심을 더욱 부추길 우려가 높다.최근의 복권열풍이 일기전 까지 복권은 봉급생활자나 근로자등 서민들이 소박한 희망을 걸고 2∼3장식 사서 지갑에 넣고 다니며 당첨을 기대하는 정도였다. 당첨이 안되어도 서민주택 마련등 공익사업에 일조한다는 자기위안도 작용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당첨금이 많아지면서 일확천금을 노린 사행심리가 국민들 사이에 확산되는 추세다. 사회적 폐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까지 나서서 벌이는 경쟁적인 복권판매는 한번쯤 재고해 볼 때이다.
이 지역의 자랑거리요 자부심의 상징이기도 했던 도립국악원의 위상이 다시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민간위탁 관련 진통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채 예술단원들의 노조설립으로 깊어진 사무국과의 감정적 골이 이번 오디션 문제를 계기로 다시 불거지고 만 것이다.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가? 다른 지역에서는 선망의 대상이던 우리음악의 대중적 산실이 무슨 연유로 이 지역의 골칫거리, 모두가 떠나고 싶은 곳, 소속 단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교수들에게도 자괴심을 곱씹게 하는 곳으로 전락하고 말았는가? 그러고도 책임지는 이 하나 없으니 이러고도 국악의 고장을 운위할 수 있단 말인가?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여유도,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다. 도립국악원의 위상추락이라는 현실이 안타깝고 그것을 추슬려야 한다는 당위가 더 절박한 것이다.오디션 문제만 해도 그렇다. 이를 강행하려는 사무국의 명분이나 이를 거부하고 있는 단원들의 실질적인 염려의 마음도 모두 수긍이 간다. 오디션을 통해 경쟁력이 없는 연주자는 도태돼어야 한다. 그러나 오디션이 노조와해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노조설립을 인정하면서 유명무실화된 조례를 내세워 예술인들을 옥죄려 하는 것은 그 저의가 의심스럽기조차 하다.중요한 것은 국악원을 살리는 일이다. 핵심은 그럴 의지가 도에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의지만 있다면 조례의 자구 하나하나에 얽매일 이유가 없다. 염려가 되는 것은 조례 자체가 아니라 민간위탁으로 쌓인 감정의 앙금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조례를 핑계로 앙갚음을 하겠다는 옹졸함으로부터 도나 그 지시를 받는 사무국이 온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우리의 자랑스런 도립국악원이 더 이상 만신창이가 되는 일은 없어야겠다. 골칫거리라는 오명도 어서 빨리 떨쳐버려야겠다. 이는 사무국과 예술단노조 사이의 타협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성격의 일이 결코 아니다. 도의 정책적 판단과 조치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결국은 도지사의 결심이 관건인 것이다. 국가경영을 꿈꾸는 분의 통큰 결심을 기대해 본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가장 뼈 빠지게 일한게 노동자들이었다. 춥고 배고프던 개발 연대에 열악한 노동환경과 살인적인 저임금을 마다 않고 산업현장에서 노동력을 혹사 당한게 바로 그들이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고도성장의 그늘에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얼룩져 있다.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IMF라는 암초를 만났지만 근로환경의 개선, 노동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의 큰 흐름은 지속돼 왔다. ‘풍요로운 삶’의 가치 배분에서 노동자의 몫을 챙기려는 노력이 바로 노동의 질 향상과 노동시간의 단축이다. 국민의 정부들어 노사정위원회가 구성되고 노사협상을 통해 산업현장의 효율성 제고가 이루어진만큼 지금 최대 화두는 ‘주5일 근무제’가 된다.그동안 노동계는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파업투쟁도 불사했고 사용자측은 생산현장의 경쟁력 저하를 이유로 노동시간 단축에 소극적이었다. 1년 이상을 끌어오며 노사간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정부가 마침내 주5일근무제의 단독 입법을 선언했다. 내년 7월부터 우선 공무원·학교·금융보험업·대기업을 대상으로 이 제도를 시행하기로 하고 노동부가 입법예고한 것이다. 아직 도입 일정이나 연월차휴가·임금보전등 노사정간 합의가 완전히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우리나라도 드디어 선진국형 ‘주5일 근무’시대가 도래한 셈이다.사실 노동복지에 앞서 있다는 미국도 주5일 40시간 근무제가 도입된것은 지난 1950년이었다. 산업혁명후 근로시간을 돈으로 환산하기 시작한 때로부터 무려 1백년이 걸린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유럽 여러 선진국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고 우리의 개발 모델이라고 할 일본도 크게 앞서 있다고 할수 없으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해 있는 우리로서도 비로소 체면을 세웠다고나 할까.그러나 제도의 도입 못지않게 중요한것은 엄격한 시간관리로 노동의 질을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적당히 근무시간을 떼우며 늘어난 시간을 레저나 소비향락쪽으로만 돌린다면 노동생산성은 오히려 더 저하될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 생활패턴에 큰 변화가 예고되는 ‘주5일 근무제’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할것인가는 노사정 모두의 새로운 과제라 할 수 있다.
정치권력과 돈·정보·리스트는 불가분의 관계인가. 정현준·이용호게이트에 이어 해묵은 진승현리스트가 정치권에 또 한 차례 엄청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전직 사정(司正) 총수가‘할복자살 운운’하는가 하면 정관계 인사 30여명이 명단에 올라 있다는 설들이 분분한 가운데 검찰의 사정서슬이 시퍼렇다.영어로 리스트(list)는 단순히 명단·목록·일람표란 뜻을 갖고 있지만 그것이 정치권에 이입되면 음습하고 부정적인 의미로 통용된다. 마치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이름이 리스트의 명칭이라도 되듯이 사람들을 그 명단에 궁금증을 갖게돼고 입방아를 찧기 마련이다. 정태수리스트를 시작으로 그동안 정관계에 나돈 리스트는 한 둘이 아니다. IMF 위기때의 김선홍리스트, 병무비리와 관련된 원준위리스트, 옷로비 파문때의 최순용리스트도 모두 세상을 부정적 시각으로 가득차게 한 바 있다.리스트에 올라 있을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은 ‘생사람 잡는 소리’라거나 ‘소설 쓰고 있다’고 잡아 떼고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연루설이 어느 정도 확인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단게 리스트의 존재다. 이번 진승현 리스트도 그 끝이 어디까지 미칠지 지금은 누구도 예측불허다. 그러나 검찰이 신광옥 전 법무차관과 김은성 전 안기부 차장을 금명간 소환조사할 방침이라니 리스트 존재여부도 뒤를 이어 밝혀질것으로 보인다.미국의 과학잡지 네이처에 따르면 ‘정치인들은 다른 분야 사람들과 비교해 인간성이 결핍된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유럽쪽 유권자들은 ‘이익에 따라 진실 외곡을 일삼는 사람들이 정치인’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일이 터졌다 하면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치인들이 우리라고 크게 다를바 없으니 이런 혹평이 나올법도 하다는 생각이다.이번 리스트 작성자가 누구냐에 이르러 떠오르는 고사가 있다. 진시황 사후 황제의 작은 아들 호해(胡亥)를 옹립하여 전횡을 일삼은게 환관 조고(趙高)다. 시황의 주변에서 정보를 독점하여 권력 공백기에 천하를 뒤흔든, 바로 ‘사슴을 말이라고 우긴’그였던 것이다. 뛰어난 능력을 갖고도 국가와 사회에 보탬이 되기보다 해악이 되는 일에 더 열중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이번 리스트의 작성자라면 그것은 국가적 비극이다.
최근 동아일보사가 연세대 국제학연구소·미(美)아시아재단과 함께 제16대 총선자금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兆)단위 이상의 돈이 뿌려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어쩌다 한국의 선거문화가 이지경에 이르게 됐는지, 이러고도 우리가 50년 민주정치를 한 나라라고 말할수 있는 것인지 자괴감이 든다. 그동안 세간에 국회의원 선거 한번 치르는데 최소한 10억원은 든다느니, 30당(當)20락(落)이라느니 하는 말들이 떠돌기는 하였으나 이같은 풍문들이 설(說)이 아닌 실제상황이었다니 실로 개탄스러울 따름이다.조사결과에 따르면 후보자들 스스로가 밝힌 선거비용만도 평균 5억원을 넘어 전국 평균 법정선거비용인 1억1천6백만원을 무려 4.5배나 초과했다. 더구나 이 금액은 선거기간 동안에 투입된 실질적 선거비용이라는 점에서 선거준비기간부터 들어간 여러 간접비용과 부대비용을 포함하면 실제로 그보다 2∼4배가 많은 10∼20억원에 이를것이라는게 정당관계자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이것이 모두 사실이라면 우리 국회의 꼴을 무엇이 되는가. 법을 만드는 그들부터가 위법자라면 누가 법을 지키려 할것이며 위법자가 법을 만든다는 아이러니는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난감하기 짝이없다.그러나 이 모든 책임을 후보자들에게만 뒤집어 씌울수는 없다. 어느 정신나간 후보가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쓰고 패가망신하고 싶겠는가. 문제는 선거때만 되면 이 구실 저 핑계를 대며 후보들로부터 돈을 뜯어내려는 선거브로커들이 더 큰 문제다. 초조하고 불안한 후보들의 심리를 이용해 돈 빼내는데 이골이 난 이들은 후보자의 당선보다는 돈에 더 관심이 많은 파렴치한 들이다. 이번 조사에서 1억원을 쓴 후보가 10억원을 쓴후보를 이기고, 30억원을 쓰고도 돈이 모자라 낙선했다고 생각하는 후보가 있었다는 것은 정치지망생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한솥밥 먹는 부부도 각자 마음먹은 후보에게 투표하는 세상인데 그까짓 돈몇푼에 양심을 팔 유권자가 몇이나 되겠는가.4대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치사한 선거브로커들부터 소탕해야 정치가 깨끗해지고 나라기강이 바로 설수 있다.
우리 정치 현실에서 제대로 된 정치인은 찾아보기 힘들고 정치꾼만 득실댄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지만 지금의 한국 정치현실은 참으로 눈뜨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이다. 이른바 '진승현(陳承鉉) 게이트'가 마치 검은 망령처럼 여의도 정가를 뒤덮고 있다.재수사를 하고 있는 서울지검 특수1부는 진씨가 로비자금 명목으로 1억5천여만원을 건네줬다고 진술한 민주당 당료 최택곤씨를 13일 전격 소환하여 밤샘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당사자로 거론되고 있는 최씨는 "진씨에게서 로비자금을 받은 적이 없고 신광옥 법무 차관에게 돈을 준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분명 준 사람이 있으니 받은 사람도 있을 터인데 진씨의 진술이나 최씨의 말 그대로 라면 로비 자금으로 건넨 돈이 증발하였던지 아니면 배달사고가 났던지 참으로 기이하고 해괴망측한 일이 아닐 수 없다.윗물이 맑아도 아랫물이 맑을 지 모르는 세상에 윗물이 이래서야 어찌 아랫물을 탓할지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혹시 터질지 모르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 정치꾼들의 핵우산을 얻어 쓰려고 마치 보험에 가입이라도 하듯이 검은 돈을 뿌리기 일쑤였다.깨끗한 돈이니 염려 말고 받아도 된다는 말은 어쩌면 먹어도 뒤탈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검은 돈이니 그리 알고 챙기라는 일종의 묵시적인 계약인지도 모를 일이다. 언제나 그랬지만 이번에도 역시 준 사람은 있는 데 받은 사람은 없다. 청와대 인사나 여권실세와 가깝다면 그저 깜빡 죽는 우리 사회의 의식도 문제지만 이제는 부정과 비리로 얽힌 연결고리의 끝이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 하는 사건의 실체 앞에 또 한번 분노와 좌절을 금할 길이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사건의 추이를 숨죽여 지켜보며 어디까지 불똥이 튈지 모를 이 사건 뒤에서 전전긍긍할 정치꾼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정치인이 바로 서야 이 나라가 바로 서겠지만 그것을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그보다는 차라리 정치가 없다하더라도 정치꾼과 정치브로커가 없는 나라가 되었으면 다행이라는 심정이다. 정치는 무릇 민심을 바로 세워야 한다. 왜냐하면, 민심(民心)은 곧 천심(天心)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해리 포터’열풍이 다시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영국의 무명 여류작가‘조앤 롤링’의 동화‘해리 포터’가 이번에는 스크린을 통해 지구촌 전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다.이번에 나온 영화‘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해리 포터’시리즈 7편중 첫번째 이야기이다. 지난달 16일 미국등지에서 동시에 개봉된 이 영화는 개봉당일 3천1백만 달러의 입장수입을 올려 미국영화 사상 신기록을 세웠다. 개봉 5일만에 입장수입 1억달러를 돌파, 지난 99년‘스타 워즈’가 세운 5일만의 1억달러 돌파기록과 파이를 이루며 최단기간내 1억달러 흥행기록에 합류했다.전세계에 돌풍을 몰고 온 이 영화가 오늘부터 국내에서 개봉된다. 배급사는 진즉 전국 1백60개 극장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미 개봉 5주일전에 벌써 예배표만 17만장을 넘어서 공전의 히트가 에상된다. 배급사측도 국내 외화흥행 최고기록인‘타이타닉’의 관객 4백50만명을 무난히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모양이다.영화‘해리 포터’의 이같은 성공은 우선 원작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은 데 크다고 볼 수 있다. 11세 꼬마마법사‘해리 포터’의 모험과정을 담은 판타지 동화‘해리 포터’는 97년 첫편이 출간된후 현재 4권까지 출판됐다. 세계 2백여 나라에서 46개 언어로 번역돼 1억2천여만권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역사이래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는 얘기가 결코 과장만은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99년 번역 출판된후 지금까지 4백여만권이 팔렸다. 출판업계가 추산하는 총 매출액만도 무려 3백억원에 이른다니 가히 경이적이다.‘해리 포터’는 책과 영화뿐만 아니라 게임, 캐릭터 상품, 완구 등으로 제작돼 국내 인터넷 쇼핑몰과 포털 사이트에서 뜨거운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전문가들의 예측대로 21세기 문화산업은 거대해져 가고 있다. 그리고 한번 인기를 얻은 문화상품은 과거처럼 한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되면서 그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은‘해리 포터’의 사레가 잘 증명해 주고 있다. 어린이들의 모험심을 충족시켜 주는 작은 동화에서 시작한‘해리 포터’의 성공은 우리나라 엔터테이먼트 산업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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