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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남준, 티베트·라다크 사람들의 삶 담아

눈 내리는 날 아기를 업고 길을 가는 티베트의 젊은 여인, 맑고 깊은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어린 라마승 . 사진작가 남준 씨는 10여 년 동안 티베트와 인도 라다크 오지 사람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아 왔다. 그가 그곳에서 찾고자 했던 것, 또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남준 작가가 옮겨온 삶의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사진전이 전주에서 열리고 있다. 환희의 송가(29일까지 서학동사진관, 작가와의 대화 7일 오후 4시). 오지 인물과 풍경을 포착한 그의 사각 프레임 안에는 절망이라는 삶의 무게와 그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삶의 온기가 스며들어 있다. 참 맑은 눈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밝은 정신을 찾아보기도 어렵습니다. 따뜻하고 정직한 사람은 더욱 찾기가 어렵습니다. 아니 그렇게 되기는 더욱더 어렵습니다. 그러기에 환희의 송가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주목하게 됩니다. 김지은 서학동사진관장은 사진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인생의 모든 것이 들어 있었다며 고통, 인내, 가난, 외로움, 오랜 기다림 그리고 광대무변의 자연, 그런 것들이 오직 절망의 색이 아니라 희망구원환희로 이어지는 새로운 길이었다고 했다. 남준 작가는 서울 추계예술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를 졸업했다. 서울과 러시아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단체전아트페어에 30여 차례 참여했다. 제17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국제사진작가상(IPA) 프로페셔널 스페셜 기타부문 23등, 한국미술 L.A Art Festival 최우수작가상 등을 받았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2.05 17:02

‘다시 이는 독립물결’ 전주에서 파도 만들까

전주 누벨백미술관(관장 최영희)은 사회 각계각층의 애국심을 모아 특별한 전시를 완성했다. 다시 이는 독립물결이 전주에서 새로운 파도를 만들지 이목이 쏠린다. 항일, 불매운동, 독립정신을 주제로 오는 5일부터 12일까지 관람객들을 맞는 이번 전시에는 모두 75명이 작품을 냈다. 학생, 일반인, 전업 작가를 막론하고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함께 만들었다. 누벨백미술관은 이에 앞서 지난 8월부터 특별전에 참여할 작가를 공모했다. 주제만 명시하고 서양화, 한국화, 서예, 공예 등 분야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나이와 경력에 구애받지 않고 나라를 위해 바른 목소리를 낼 이들을 찾았다. 이번 전시는 한국을 향해 무모하게 경제전쟁의 불을 지핀 일본정부에 대항하겠다는 뜻으로 기획했다. 사회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경제독립과 일본상품 불매운동에 발맞춰 우리 국민들의 결연할 의지와 저항정신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의도다. 덕분에 결코 흔들리지 않고 민족의 자주와 자존을 드높이겠다는 다짐이 한 자리에 모였다. 특히, 올해가 3.1독립만세운동의 100주년이 되는 해인만큼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의 시대정신과 애국심을 일깨우고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뜻에도 날개를 달았다. 참여자들은 저마다 선조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한 알의 밀알이 되기를 바라며 그림을 그리고 글을 지어서 저마다의 애국심을 담아냈다. 공모 기간에는 김승수 전주시장, 최용범 전북도 행정부지사를 비롯해 지역의 작가, 학생들도 정성이 담긴 글귀와 예술작품을 보내오는 등 전북도민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최영희 누벨백미술관 관장은 전시를 여는 소감에 대해 어려운 주제인데도 정성스럽게 작품을 준비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며 참여자들의 뜨거운 나라사랑이 도민들과 함께 한 마음이 돼 더욱 성숙한 국민의식이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2.03 19:18

지금 완주 연석산미술관에 가면…따스한 얼굴들, 치열한 창작열

아름다운 산, 완주 동상면 연석산 품에 안겨있는 미술관. 지금 그곳에 가면 동네 사람들의 따스한 얼굴과 치열한 창작열을 만날 수 있다. 완주 연석산미술관(관장 박인현)이 27일까지 진행하는 동상골 사람들의 얼굴, 그리고 이야기 II전과 레지던스 2기 입주작가인 권구연 작가의 성과 보고전. △초상화에 그린 평범한 삶의 가치 먼저 제1전시실에서 열리는 동상골 사람들의 얼굴 그리고 이야기 II에서는 연석산미술관과 완주군 동상면사무소가 협업을 통해 완성한 어르신 공경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만날 수 있다. 한지에 곱게 채색한 동상골 어르신 13명의 초상화. 주름살의 깊이 만큼이나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들을 사진과 함께 전시한다. 남한테 피해 주지 말고 건강하고 정의로운 인생을 살아가세요.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특히 어르신들이 살아온 삶 이야기를 짧게 소개하고, 젊은 세대를 위한 덕담도 함께 전한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지원한 어르신 공경 프로젝트 사업 취지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삶은 존귀하며, 그 삶의 흔적 또한 역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풍경이 있는 설치, 권구연 작가 바람 결 같은 기간 제2전시실에서는 레지던스 2기 입주작가인 권구연 작가의 성과 보고전인 바람 결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 그는 한지 고유의 성정을 살리면서 바람 결을 질박하게 담은 풍경적인 설치작업을 선보인다. 주변에서 채집한 나뭇가지에 무심하게 노끈을 늘어뜨리고, 욕심 없이 한지를 덧붙였다. 비평가 매칭으로 참여한 이문수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실장은 권 작가의 작품에 대해 인위적인 제작을 넘어 흐르는 것을 포착했다. 자연에 대한 무심한 통찰을 통해서 하나로 응축한 풍경이다며 최소한의 작위를 통해 그냥 그대로를 표현하면서 진정한 삶을 사는 무위(無爲)에 다가서는 듯하다고 했다. 권 작가는 전북대 미술학과 졸업했고, 같은 대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8차례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2.03 17:09

[특별 기고] 전북도립미술관, 귀한 ‘수묵정신(水墨精神)’을 보여주다!

변영섭 전 문화재청장고려대 명예교수 지난 두 달 동안(2019.10.01-12.01)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에서 귀한 전시가 열렸다. 수묵정신전은 전북의 역사 문화 저력이 돋보이는 기획이었다. 막상 전시장에 들어가 보니 기대 이상의 놀라움과 감동이 느껴졌다. 요즈음 보기 드문 수묵화 전시인데다 이응노, 장우성, 권영우, 서세옥, 김호석 등등 이름 있는 대가들과 젊은 세대의 작품까지 알차게 꾸민 전시 의도에 공감이 갔으며, 무엇보다 은은한 묵향의 울림이 오래 남는 진실성이 깃든 전시였다. 이번 수묵정신전은 전북이어서 가능하고, 전북에 어울리며, 전북답다는 인상을 남겼다. 제2전시실에 전시된 이삼만, 이정직, 황욱, 송성용 등 앞 세대 전북 어르신들의 서화 작품은 수묵정신의 수준을 잔잔하고도 또렷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전북과 수묵정신은 잘 결속되고 살아 있었다. 수묵정신이야말로 예향 전북의 다양한 문화자산 가운데 으뜸 품목으로 맥맥히 자리매김할 가능성 자체이며, 그리하여 전북은 이 땅의 수묵정신을 선도할 역사적 책무를 가지기도 한 것이 아닌가 한다. 시대가 바뀌어 예술의 내용과 형식이 다양해지고 화려하고 감각적인 색체 선호하는 경향이 짙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수묵의 가치란 시공을 초월하는 힘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묵은 여러 색 가운데 하나에 그치지 않고 차원을 달리하는 의미를 가진다. 수묵은 여백(餘白)과 짝하여 사물과 존재의 본질을 그려낸다. 그 근거는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와 관련이 있다. 21세기 문화의 시대이다. 문화는 사람을 사람답게하는 것이요, 사람은 향상하는 존재라는 것이 문화시대에 유효한 인간관이다. 고래로 동아시아 지식인들이 지향한 이상가치는 진(眞)선(善)미(美) 일치였다. 인격완성의 길에 내면이 평화롭고 고요(寂靜)한 상태에서 맛보는 미적가치는 담박(淡泊)소쇄(瀟灑), 즉 맑고 시원함이다. 맑고 시원함은 단지 여러 맛 중의 하나가 아니라 가장 높은 수준의 보편가치로서 누구든 그 경지에 도달하여 누리는 고상한 맛인 것이다. 요컨대 인격완성의 길에 쌓은 내공이 그대로 작품의 격조로 드러나는 것이다. 맑고 시원한 작품을 하려면 맑고 시원한 인품을 지녀야 한다. 예술이 생활이요, 생활이 예술, 예술과 생활이 하나라는 뜻이다. 이것이 동아시아 문예정신이다. 사람은 자유를 추구한다. 장자(莊子)는 가장 사람다운 즐거움을 누리는 것을 소요유(逍遙遊)라 하였다. 유유자적(悠悠自適) 산야를 노니는 여유를 꿈꾸던 사람들이 산수(山水)를 그려 방에 걸어두고 보았다. 시서화(詩書畵)를 즐기고 산수정신을 담아내는 문예의 매체로서는 맑고 시원한 수묵이 제격이었다. 수묵은 농담(濃淡)의 무궁무진한 변화에 따라 실로 수많은 표정을 담아낼 수 있다. 동아시아 서화의 근간이 되는 붓과 먹, 필묵(筆墨)은 어떤 색채로도 대체할 수 없는 미묘하고 탄력 있는 낭창낭창한 생명력을 드러낸다. 잘 다루어진 수묵은 시적(詩的)이고 기운생동(氣韻生動)한다. 장식성과 구구한 설명이 배제된 수묵은 고차원의 정신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수묵정신은 인간의 높은 정신 가치를 드러내는 길이기에 과거가 아니라 현재요 미래라고 할 수 있다. 예향 전북은 각별한 감성과 끈기의 고장답게 의식주 생활문화를 풍성하게 발전시켜왔다. 뿐만 아니라 고상한 정신 가치를 지향하는 수묵의 세계에까지 성과를 낸 점에서 남다른 평가를 받을만하다. 수묵의 보편성에 눈뜨고 오늘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하고자 시도한 전북도립미술관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수묵정신전! 이 의미 있는 기획 전시가 1회에 그치지 말고 예향 전북의 이름을 달고 국내와 국외 다양한 지역에서 순회전을 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변영섭 전 문화재청장고려대 명예교수

  • 전시·공연
  • 기고
  • 2019.12.02 18:46

동학농민혁명 일어났던 1890년대, 민중의 삶 사진으로

한국 민주주의의 마중물이 됐던 1894년 전후 조선 사람들. 서세동점 시기 제국주의 침략자들의 한쪽 손에는 총이 들려있었고, 나머지 한손에는 카메라가 들려있었습니다. 그들의 앵글에 포착된 조선 민중의 다양한 얼굴, 역사가 된 그들의 생활을 들여다봅니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민중들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사진전이 정읍에서 열리고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이형규)이 내년 4월까지 정읍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서 진행하는 포토그라프 Photograph, 1894 민중 The People 기획특별전. 이번 전시에서는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났던 1894년과 그 전후 시대, 조선인을 찍은 사진 원본 21점과 확대 인화본 74점을 소개하고 있다. 간식 먹는 일꾼, 갓을 쓴 한국남자, 긴 담뱃대를 물고 있는 노인, 호기심 많은 사람들. 동학농민혁명 당시 민중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들이다. 1894년 당시 조선에 들어와 청일전쟁을 취재했던 프랑스 출신 화가이자 기자인 조르주 비고(1860~1927)가 찍은 사진들, 조선을 여행하고 여행기를 남긴 영국 여행가 이사벨라 비숍(1831~1904)이 찍은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영국에서 변호사이자 사진연구가로 활동하고 있는 테리 베넷(1958~)이 수집한 1860~1900년대 한국 사진과 해양사학자로 활동했던 김재승 박사(1943~2011)가 수집한 1870~1890년대 사진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1부 다양한 얼굴 조선의 민중, 2부 삶을 일구는 위대한 땀방울, 3부 일상이 역사가 된 그들의 생활 등으로 구성됐다. 이형규 이사장은 올해는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황토현 전승일, 5월 11일)이 제정된 뜻깊은 해라며 이번 전시는 사진으로 보는 동학농민혁명이라는 대주제로 내년까지 이어지는 특별기획 시리즈의 첫 장이다. 사진을 통해 격변기 조선 민중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2.02 17:35

김민자 작가, 개인전 ‘바람꽃 그리고 Waltz’

섬유미술을 전공한 김민자 작가가 3일부터 8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 본관에서 다섯 번째 개인전 바람꽃 그리고 Waltz를 연다. 바람꽃 그리고 Waltz 연작, 해바라기, 꽃비가 내리면 등 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그가 꿈꾸는 삶의 희망을 작품으로 옮겨 펼쳐 놨다. 마티에르의 재질감에 비중을 둔 전통 한지조형과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복합매체 표현이라는 독창적인 기법을 실험하며 완성한 작품들. 어떤 형식에 붙들리지 않기 위해 노력이 담긴 작품들이다. 김 작가는 싸늘해진 날씨에 옷깃을 세우고, 발걸음을 재촉하며 바삐 걷는 이들은 한 폭의 그림이 된다며 작품 주제나 소재는 삶의 이야기와 또는 꿈을 꾸는 희망적인 이야기이다고 했다. 이창규 원광대 미술대학 명예교수는 그녀의 전시를 축하하며 꽃을 소재로 한 많은 작품에서 그 꽃 안에 존재하는 그녀의 심상의 상징성이 내포되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진솔한 음성으로 감상자에게 대화를 건네 온다고 했다. 김 작가는 호원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원광대 미술대학원에서 섬유미술을 전공했으며, 300여 차례 단체초대전에 참여했다. 한국미술협회, 전북미술협회, 가람섬유조형회, 한지조형작가협회, 한국공예가협회, 색깔로 만난 사람들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2.02 17:35

전주씻김굿, 천년의 소리를 닦다

전주 완산골, 삼천동 등 서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져오던 씻김굿이 고증을 거쳐 무대화됐다. 지난달 29일 오후 7시 전주한벽문화관 공연장에서 열린 천년 혼 씻김의 굿 무대에서는 전주씻김굿의 재발견을 주제로 삼았다. 성주굿, 칠성풀이, 제석굿, 오구세왕풀이, 길닦음 등 무가 형식을 바탕으로 다섯 개의 거리로 풀어낸 것. 불교와 해학적 성격이 강한 굿거리인 제석굿과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달라고 비는 성주굿 등 인간 수명에 대한 기원과 망자에 대한 위로가 주를 이뤘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천병호(전주 삼천동) 씨는 평소 무가음악이라고 하면 낯설게 느껴졌는데 오늘 공연은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민초들의 삶과 이야기를 잘 담고 있기 때문일까. 피아노, 바이올린과 국악기의 조합도 조화로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프리민속그룹 놉의 대표이자 전주민예총 회장을 역임한 이형로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뜻있는 예술가들이 뭉쳐 수년간 쌓인 사설과 무가를 정리했다. 이번 무대에는 이형로(피아노), 송기영(클래식 기타), 김민희(바이올린), 조세훈(장구), 김형태(모듬북), 정준호(피리) 등 다수의 연주자가 참여했으며 소리에 이은아민강희김나연김보경 씨가 함께 했다. 이형로 예술감독은 전통음악을 현대에 맞게 재창작함으로써 지역의 음악 다양성을 제공하고자 했다며 다소 실험적이고 낯설기도 하지만, 무대와 거리공연을 통해서 관객들과 만나며 민속적이며 대중화된 형태의 음악을 선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2.01 17:24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의 삶, 36개 비정형 피사체에 담아냈죠”

온화하고 자연적인 한국의 전통 종이 한지가 차갑고 현대적인 금속을 만나 동시대 현대인의 모습을 그려냈다. 이 부조화의 소통 속에는 자연을 통한 치유로 나아가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조호익 개인전 표리부동이 열고 있는 전주 누벨백미술관에서 만난 조호익 작가는 닥섬유, 동박, 도기, 옻칠을 입힌 수많은 표리부동의 군상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전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가장 잘 표현하는 사자성어가 표리부동(表裏不同)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온전하지 못하고 겉과 속이 다른 우리의 모습을 스스로 얼마나 알고 있는지 질문하고 싶었어요. 작가의 말을 들으며 전시장을 둘러보니 저마다 사용된 소재도, 색상도, 크기도 다른 모습들이 다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형태를 찬찬히 살펴보니 활짝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꽃봉오리로 보였다가, 둥그렇게 말린 틈 사이로 무언가를 들여다봐야 하는 망원경 같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품의 이름은 모두 표리부동이다. 황동 소재로 든든한 기둥을 만들었으며 반원의 조형적 형태를 한 몸체에는 옹기 흙과 닥섬유 등을 사용해 고향 생각 나는 따스한 정서를 입혔다. 그것을 치장하는 것을 옻칠이다. 생칠, 정제칠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했다. 무엇보다 작가가 이번 작업을 하며 고집했던 건 자연이었다. 자연과 친숙한 재료를 선택하겠다는 신념은 이번 작업 내내 저를 따라다녔어요. 예술과 자연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거든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자연재료인 닥섬유, 옻, 흙을 활용해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특별한 장치도 들였다. 전시장 한 쪽에 차지하고 있는 서큘레이터다. 이것을 작동시키면 바람이 순환하며 황동 기둥을 작게 흔든다. 대지에서 새싹이 움트듯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게 작가의 해설이다. 표리부동 군상의 높이는 이 서큘레이터를 향해 수직선 그리듯 점점 높아진다. 이에 대해 조호익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낮은 대지에서 높이 솟은 언덕배기를 따라 걸어올라가듯 자연의 모습을 닮아가고자 하는 현대인의 마음을 생각하며 위치를 잡았다며 온전한 원 형태가 아닌 반원으로 형태를 정한 것도 완전하지 않은 존재이자 굴곡 있는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담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조호익 작가는 완주군 소양면에서 한지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아버지를 도와 자기 분야에 대한 경험을 넓혀왔다. 전통공예의 가치를 배우는 일은 한지공예 작가로서 뿌리를 단단히 내리기 위한 토양이 됐다. 2015년부터 전국안동한지대전, 전국한지공예대전, 대한민국한지대전 등 여러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올해는 전국한지공예대전에서는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번 전시는 예원예술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2년간 미술과 한지공예를 공부한 작가가 그 결실을 모아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지난달 28일 시작한 이번 전시는 1일 오프닝 행사를 갖고 오는 4일까지 이어진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2.01 17:24

전주 기린미술관, 새내기 작가들의 풋풋한 감성 그득

새내기 작가, 김미래정혜윤 씨가 따로 또 같이 개인전을 열고 있다. 12월 3일까지 전주 기린미술관. 김미래 씨는 엄마를 주제로 회화와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회화 작품은 두 가지의 색만으로 현재와 과거의 기억, 삶의 탄생과 죽음과 같이 이분법적인 시각을 표현했다. 양초가 녹아 흘러내리고, 그에 따라 함께 배치된 사물도 녹아내리는 모습은 죽음과 덧없음을 상징한다. 또 설치작업에서는 엄마가 사용했던 물건을 구성, 대상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김미래 씨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 자신이 무엇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는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기린미술관 B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정혜윤 씨의 작품 주제는 기억과 향수(Memory/Nostalgia)다. 일상의 감정과 관계, 내적이고 심리적인 상황과 이미지의 문제들을 탐구하고 표현한 평면설치작품들을 펼쳐놨다. 정혜윤 씨는 사소하고 무관심해지는 것들, 소중했다가도 낡고 버려지는 모든 것들 속에서 존재 그 자체를 발견해내고 싶다. 또 그 발견의 과정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현재 또는 과거의 모든 존재에 물음을 던지고 싶다고 했다. 김미래정혜윤 씨는 전북대 미술학과 한국화를 전공했으며,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번 각각의 개인전에서는 그들의 풋풋한 젊은 감성을 만날 수 있겠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1.28 16:58

감성밴드 ‘1415’, 전주 관객들과 첫 호흡

사랑스럽고 달달한 음악을 선보여온 감성밴드 1415가 30일 전주 관객들과 처음으로 만난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아트스테이지소리 70번째 무대다. 오후7시 연지홀. 유니버셜 뮤직 산하 레이블 ON THE RECORD의 첫 번째 가수인 1415는 주성근(보컬), 오지현(기타)으로 구성된 듀오다. 2017년 4월 EP앨범 DEAR:X 음반 발매와 함께 서울숲 플라워 페스티벌 야외 무대에서 이틀 간 음악 감상회를 열기도 했다. 데뷔 앨범의 타이틀 곡 선을 그어 주던가는 아이유의 금요일에 만나요에 대한 답가처럼 만들어 2017년 대표 썸송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보편적인 연애의 감정을 본인들만의 색깔로 표현한 영리한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독특한 팀명은 이들이 만든 음악이 대부분 1도-4도-1도-5도로 코드진행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사랑의 감정, 분위기, 느낌을 소중하게 담아낸 음악은 기타와 보컬로만 이루어져 어쿠스틱하고 담백한 멜로디가 장점이다. 최근에는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서 시대를 앞선 음악을 재조명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담다디로 잘 알려진 이상은의 그대 떠난 후 곡의 리메이크를 맡기도 했다. 한편, 아트스테이지소리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음악공연으로 8년째 이어오고 있다. 가격은 전석 4만원이며 예매는 인터파크에서 할 수 있다. 문의는 063-270-8000.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11.28 16:58

전주 교동미술관 “레지던시 입주작가 결실 보러 오세요”

김원정의철 작가, 이들은 또 얼마나 치열했을까. 2019 전주 교동미술관 창작공간활성화 지원사업에 참여한 하반기 입주작가들의 뜨거웠던 고민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레지던시 입주작가 릴레이전이 바로 그것이다. 첫 문은 김원 작가가 열었다. 12월 8일까지 교동미술관 본관 2전시실. 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다양한 인간의 감정과 모습들을 화폭으로 옮겼다. 침대에서 엉거주춤하게 몸을 일으키자마자 꾸지람을 듣는 남자, 선술집에서 취중에 각자 자기 얘기만을 하느라 바쁜 와중에 링거를 꽂고 연이어 담배를 피우면서 자리를 지키는 남자, 깊은 각도의 상주 인사를 거드름으로 화답하는 사람. 김 작가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과 모습 등이 관계를 형성하고 층층이 쌓이고 얽혀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그래서 그러한 동시대의 모습을 통해 서로 공감하고 의식하며, 그 안에서 작가 자신인 나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평론가 매칭으로 참여한 이문수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실장은 김원은 포장되지 않은 진솔한 언어를 가진 미술가이다. 부조리 속에서 받은 상흔들을 거침없이 들춰서 주변인과 자신을 치유하려 한다며 그는 울타리 너머의 세상으로 향할 것이다. 유쾌한 에너지가 충만한 그의 행보를 주목해 보자고 했다. 김 작가는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과와 같은 대학 일반대학원을 졸업했다. 전주와 서울 등을 오가며 개인전을 열었으며, 다수의 단체기획전에 참여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11.28 16:58

수탈의 기억 전라북도, 일제의 만행을 꼬집다

지난 6월 개관한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이 지난 10월 31일까지 진행한 개관특별전 이후 첫 기획전을 마련했다. 개관전 수탈의 기억 군산의 연장선에서 수탈의 기억 전라북도로 주제를 확장했다.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은 군산시 금광동 동국사 맞은편에 있다. 올해 6월 개관했으며 비영리단체인 대한역사연구소가 군산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동국사에서 소장하고 있던 일제강점기 유물과 역사 자료를 전시하기 위한 공간이다. 대한역사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는 동국사 주지 종걸 스님은 아픈 과거이지만 지역의 역사를 잘 알아야 한다. 잘못된 일은 지적하고 알리고 기려야 할 일은 널리 알려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에 담은 포부를 밝혔다. 일제는 내선일체 정책을 통해 민족정신을 말살하고 공출과 부역으로 물질적인 수탈을 일삼았다. 29일부터 내년 2월 29일까지 세달간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서는 전북지역에서 자행됐던 일제강점기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당시 친일했던 매국노 이완용과 이두황의 파렴치한 면모가 담긴 서예작품과 서적을 전시해 이들의 만행을 꼬집었다. 동진수리조합 김제 신평천 관로공사, 사진주보 궁성요배, 전주소학교 교정에서 진행된 군용기 전북호 헌납식, 정읍농고 고부출신 징집기념 송별 등 색 바랜 사진자료에는 일제강점기 전북의 풍경이 담겨있다. 더불어 일제에 항거했던 독립운동가의 유품과 자료를 함께 전시해 역사의 의미를 되돌아보도록 했다. 김부식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 관장은 이번 특별기획전을 통해 역사의 의미와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에 강력히 저항한 순국선열의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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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경
  • 2019.11.28 16:58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