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15 11:16 (Sat)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전시·공연

나우아트페스티벌 난관 봉착

전북도와 (사)한국미술협회 전북지회(이하 전북미협)가 야심차게 준비하는 2014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이 난관에 봉착했다. 도가 옛 청사의 사용을 불허해 일부 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한편 같은 기간 비슷한 행사가 열리면서 효과의 극대화에 비상이 걸렸다. 도와 전북미협에 따르면 지난해 1600만 원이었던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의 예산을 올해 1억 원으로 대폭 증액해 다음달 28일부터 9월1일까지 전북예술회관과 한옥마을에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사설 화랑의 참여를 유도하고 출품작의 수준을 다소 올렸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도내 미술시장을 활성화하고 하나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다. 전북나우아트페스티벌 집행위원회(이하 집행위)는 올해 관람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장소를 옮겼다. 실질적인 매매가 이뤄지도록 도내외 화랑 10여곳이 참여한다. 화랑전, 개인단체전, 전북미협 기획전, 프리마켓, 세미나, 체험 등으로 구성해 도내 작가 100여명이 관람객과 수집가에게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하지만 도가 지난주 초 옛 도청사의 사용을 불허하면서 젊은 작가군의 실험적 작품을 전시하려던 전북미협 기획전은 대대적인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도가 예산을 지원하는 행사임에도 부서간 엇박자 행정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나우아트페스티벌을 관장하는 문화예술과가 협조를 요청했지만 도의 재산을 관리하는 세무회계과가 반대했다는 전언이다. 옛 도청사가 문화예술행사에 자주 활용될 경우 철거를 반대하는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집행위는 현재 한옥마을의 문화시설을 부랴부랴 섭외해 기획을 수정하고 있으며, 이번 주 전체 프로그램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나우아트페스티벌이 열리는 기간, 비슷한 행사가 겹치면서 관람객 분산과 시너지 효과를 두고 미술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도내 A갤러리가 다음달 29일부터 9월2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전북아트쇼를 개최할 예정이다. 박종길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조직위원장으로 한 아트쇼는 도외 화랑 3곳 가량이 참여하고, 국내외 유명작가의 작품으로 행사를 구성했다. 백남준 특별전과 함께 피카소, 샤갈, 데미안 허스트, 김창렬,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뿐 아니라 도내 출신의 김병종, 강관욱 작가 등의 작품이 선보인다. 아트쇼 관계자는 아트페어다운 다양한 작품으로 전시를 하겠다며 도내 문화발전을 위해 기획했고, 이익금이 생기면 도내 젊은 작가를 해외 아트페어에 소개하는데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나우아트페스티벌과 아트쇼 양쪽은 날짜를 확정한 뒤에 겹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지만 모두 아트페어를 표방하면서 대결 양상도 관측되고 있다. 상도에 어긋나다는 비판과 함께 같이 상승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반응이다. 도내 B갤러리 관계자는 미술시장이 작은 소도시에서 같은 행사가 열리면 관람객이 분산돼 하나는 김이 빠지게 되는 만큼 서로 일자를 조정해야 했어야 한다며 업계의 상도 문제다고 말했다. 반면 그동안 전북미협이 치렀던 아트페스티벌에 비전공자의 그림이 출품되면서 질적 저하와 기성 작가의 낮은 참여율, 저조한 관람객 등의 문제가 불거졌고 전북도도 이를 방관했다는 점에서 관람객 분산은 성립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아트쇼 관계자는 지난 5월 아트쇼를 열기로 했지만 세월호 참사와 지방선거 등으로 미뤘다며 나우아트페스티벌은 도내 작가 위주지만 우리는 외부 작가 중심으로 콘셉트가 다른 만큼 서로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전북미협 관계자는 날짜를 최대한 겹치지 않으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서로 부수적인 효과가 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하면 대결 구도로 가는 만큼 나우아트페스티벌의 프로그램 질을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이세명
  • 2014.07.21 23:02

전북도립국악원 동학 2주갑 기념 창극 '꽃불' 연습현장을 가다

움직여 움직여 선희는 손 바우 어깨 위로!지난 16일 오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 있는 연습실에서는 전북도립국악원의 창극 꽃불-꺼지지 않은 함성(이하 꽃불)의 두 주인공 바우(이충헌 도립국악원 단원)와 선희(박영순 도립국악원 단원)가 서로를 안위를 걱정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이들이 대사와 노래를 하는 동안 연출을 맡은 박병도 전주대 교수는 마이크로 세부사항을 지시했다. 가난 때문에 병들고 늙은 남자에게 시집가야 하는 선희와 이를 보고만 있어야 하는 바우의 안타까운 심경이 뒤를 이었다. 연출석 뒤편에는 유장영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의 지휘로 단원들의 연주가 슬픔을 극대화했다. 다른 편에서는 단원간 연기 지도가 오고 갔다. 엄니~할 때 손을 더 벌리고 표정을 더 크게다른 단원들은 노래의 박자를 맞추고 따라 부르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바우의 동생 달래 역을 맡은 최삼순 도립국악원 단원은 처음에는 각 부분별로 부족한 모습이 보이기도 했지만 점점 마음이 모이면서 의기투합하고 있다며 실제 공연이 기대된다고 말했다.박병도 연출은 연결 장면이 매끄럽게 이어지고, 관현악 반주와 연기 등이 통일된 리듬감을 이루도록 점검하고 있다며 지난 3월부터 준비한 만큼 연습기간이 길고 작품의 완성도도 높다고 강조했다. 첫 총연습이 이뤄진 이날 130여명의 출연진은 구슬땀을 흘리며 그동안 갈고 닦았던 몸짓과 가락을 선보였다. 도립국악원의 관현악단, 창극단, 무용단을 비롯해 보조 출연하는 전주대 엔터테인먼트학과 학생들까지 모두 모여 합을 맞췄다. 연습실의 에어컨 가동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출연자들은 연습 열기에 연신 부채질을 했다. 도립국악원의 올해 초대형 창극인 꽃불이 오는 20일 오후 4시와 오후 7시30분 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관객을 맞는다. 대본 김정수 전주대 교수, 원작 시 문병학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사무처장, 각색 박병도 전주대 교수, 작창 송재영 도립국악원 창극단장, 작곡 유장영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 안무 김수현 도립국악원 무용단장. 창극단의 제47회 정기공연이지만 동학 2주갑을 기념해 도립국악원의 역량을 결집했다는 소개다. 애초 지난 5월29일 동학군의 전주성 입성일을 전후해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세월호 참사로 2달가량 늦춰졌다. 특히 그동안 동학을 그려낸 작품 대부분이 역사적 의미와 사건 전개, 특정 인물에 초점을 뒀지만 이번에는 두 주인공을 내세워 이름 없이 죽은 민초를 전면에 부각했다. 동학농민혁명을 다루기보다는 이를 배경으로 당시 사람들의 삶에 방점을 찍었다. 공연은 2시간 동안 동짓날 대사습 잔치로 시작해 동학군의 전주성 입성으로 마무리한다. 선자청 관비 바우와 청상과부 선희, 사당패 달래가 중심 인물로 등장한다. 바우는 소리꾼 박선달(고양곤 도립국악원 단원)로부터 전주부 성내가 그려진 부채를 주문받지만 사양한다. 그 부채가 만민이 평등한 새 세상을 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에 선희의 안타까운 처지를 떠올린 바우는 결국 주문을 수락하면서 전개가 이뤄진다. 전주대사습이 열리던 날, 바우는 박선달에게 부채를 전하기 위해 기다리지만 결국 군관에게 잡힌다. 이 사이 동학군이 봉기해 황토현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이들은 원평에 집결해 전주성 입성을 준비한다. 바우는 탈옥해 동학군과 함께 전주성에 입성하지만 선희와 함께 군관에게 죽임을 당한다. 달래는 바우와 선희를 위해 저승 혼사굿을 펼치고, 막이 내린다.송재영 단장은 근래에 보기드문 초대형 창극이다며 군중이 봉기하고 전투하는 장면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나타내는데 중점을 뒀고 두 주인공의 죽음 뒤 씻김굿을 하는 장면이 백미다고 말했다.불은 무료 공연이며, 애초 1차례 공연이었지만 예약을 하지 못한 관객을 위해 오후 4시 공연을 추가했다.

  • 전시·공연
  • 이세명
  • 2014.07.18 23:02

청소년이 만드는 뮤지컬 '페임' 18일 소리전당

한국소리문화의전당‘청소년 뮤지컬단 스팽글’이 뮤지컬‘페임’을 무대에 올린다(18일 오후 2시, 6시 명인홀). ‘스팽글’은 소리전당이 2012년 공연형 예술교육사업으로 만든 청소년 뮤지컬단으로, 전문 예술가들의 지도를 통해 매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뮤지컬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이 뮤지컬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연기, 춤, 노래 등 다양한 예술체험을 제공하고, 각 분야별 전문 스태프들과 만나 공연예술사업의 다양한 직업군을 탐색해보는 진로탐색과 공연제작을 연계하고 있다.이번에 공연할 뮤지컬 ‘페임’은 성공과 좌절, 사랑과 우정, 재능과 노력 사이에서 갈등하며 최고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도전을 그린 뮤지컬 작품이다. ‘스팽글’에는 남원, 순창, 고창 도내 20개 중·고생 25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창립멤버 중 대학생이 된 선배들이 멘토로 참여해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전당측은 다양한 지역, 다양한 연령대의 청소년들은 개성도 다양하지만, 함께 연습하면서 흘린 땀방울은 협동심을 키워줬고, 무대에서의 기억이 학창시절의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스팽글’은 창단공연으로 제작한‘뮤지컬 그리스’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갈라쇼를 가졌으며, 지난해 서울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교육기부 박람회와 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프린지 무대에 참여하기도 했다.

  • 전시·공연
  • 김원용
  • 2014.07.18 23:02

전주 경기전서 돈키호테를 만나다

왕이 나서 경사스러운 터인 경기전에 돈키호테가 나타났다. 경기전이 지닌 조선 왕조의 발상지라는 상징적 장소성에 우상을 향한 광적인 또는 몽상적인 도전정신을 빗댄 미술적 상상력이 만났다. 경기전과 이웃하고 있는 교동아트미술관이 기획초대전으로 오는 27일까지 경기전에 온 돈키호테전을 연다. 사진 김영구, 설치영상회화 이문수, 조각 이호철, 회화 전형주 작가의 작품 1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애초 7명의 작가가 참여키로 했지만 주제에 충실한 작품을 고수한다는 원칙으로 최종 4명이 출품했다는 귀띔이다.김영구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만추의 조경단과 경기전 앞 태조로의 모습을 360도 회전하며 찍은 풍광을 내놓았다. 과학 교사인 그는 태조로를 지나던 사람과 붙박이로 있는 건물을 놓치지 않겠다는 시선과 의지를 표혔했다. 필름 카메라를 삼각대에 고정하고 모든 각도에서 사진을 찍은 뒤 이를 하나의 평면에 담았다. 순간을 포착해 영원의 시간으로 만드는 사진의 기록성을 나타냈다. 나귀와 사과를 소재로 작업하는 이문수 작가는 인내천(人乃天)이라는 주제 아래 경기전을 조선의 3대 임금인 태종의 욕망으로 해석했다. 경기전은 태종 10년인 1410년에 창건했다. 고려 왕조를 없애고 새 나라를 연 뒤 형제를 죽이고 왕위를 차치한 태종. 그는 금기에 도전해 권력을 손에 쥐었고 조선의 정통성을 강조하고자 경기전을 지었기 때문이다. 꿈꾸는 현대인을 재치있게 풍자하는 이호철 작가는 돈키호테의 애마였던 로시난데를 전시장에 데려왔다. 야위고 볼품이 없던 로시난테와는 달리 그는 실물크기에 가깝게 미끈하고 잘생긴 백마를 만들었다. 말의 한 가운데 조화(造花)로 장식한 치우천왕을 문장(紋章)처럼 단 백마는 근육과 핏줄까지 사실적이다. 그는 꿈꾸는 자가 오는도다라는 제목처럼 이상을 향한 인간의 의지를 말에게 투영했다.대전에서 활동하는 전형주 작가는 종묘를 자신의 조형언어로 재해석했다. 세필(細筆)로 섬세하게 나타낸 종묘는 핏빛이 감돈다.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봉안하고 국가적인 제사를 지냈던 종묘는 조선의 흥망성쇠를 압축한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평성을 강조한 종묘 특유의 건축학적 요소가 돋보인다. 김완순 교동아트미술관장은 미술가는 재능을 팔고 재력가와 권력가는 미술을 통해 부와 힘을 과시하는 시류에서 예술가의 상상력과 감수성은 자연스럽게 위축되고 무감각해지기 쉬운 현실이다면서 자신을 미술가로 생각하고, 말을 타고 황야를 달리는 고집스러운 돈키호테를 만나는 기쁨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이세명
  • 2014.07.18 23:02

완주 주민 뮤지컬 '新콩쥐팥쥐뎐' 성황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배우가 무대에 올라 관심을 모은 완주군표 주민주도형 국악뮤지컬 新콩쥐팥쥐뎐 - 꽃신의 짝이 15일 오후 3시와 7시 완주군청 문예회관에서 성황리에 선보였다.주민 배우들은 이날 객석을 꽉 매운 1000여명의 관객 앞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연기력을 공개했으며, 박성일 완주군수도 카메오로 무대에 올랐다.新콩쥐팥쥐뎐은 완주군 이서면에서 전해 내려오는 지역설화인 콩쥐팥쥐 이야기를 각색해 새롭게 국악뮤지컬로 만들어낸 작품으로 완주군의 문화를 알리는 데 큰 몫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특히 주민들이 新콩쥐팥쥐뎐의 모든 과정을 주도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완주의 지역주민들이 직접 배우와 스텝으로 참여했고,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 유장영(완주군 비봉면)씨가 총감독 및 음악을 맡았다. 또 완주문화의집 정선옥(완주군 삼례읍)씨가 대본을 집필했다. 완주군은 지난 4월 주민 오디션을 통해 22명의 배우를 선발, 3개월에 걸친 연습기간을 가졌다.박성일 군수는 지역주민들의 손으로 뮤지컬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지역주민 누구나 향유하는 문화예술 정책을 추진, 군민들의 삶의 질을 한단계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한편 완주군은 지난해에도 완주군 운주면의 설화인 선녀와 나무꾼을 지역주민이 제작하고 참여하는 주민주도참여형 뮤지컬로 제작했었다. 선녀와 나무꾼은 오는 10월 8일과 9일 이틀간 전주세계소리축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군은 선녀와 나무꾼을 비롯 이번에 무대에 오른 콩쥐팥쥐뎐, 그리고 다음에 제작 예정인 권삼득 이야기 등 마을마다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뮤지컬연극인형극 형태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 전시·공연
  • 김경모
  • 2014.07.17 23:02

초상화, 그 시대 인물과 만나다

근현대사를 살았던 인물의 얼굴을 통해 시대를 읽는 장이 마련됐다. 인물 묘사에 뛰어난 거장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전북도립미술관은 오는 9월14일까지 완주군 모악산길에 있는 미술관에서 한국의 초상미술-기억을 넘어서전을 개최한다. 채용신, 김은호, 장우성, 변월룡, 김기창, 박남재, 박민평 등 작가 55명의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130여점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2년 채용신과 한국의 초상미술-이상과 허상에 꽃피다, 지난해 역사 속에 살다-초상, 시대의 거울에 이은 세 번째 초상화 전시다.올해는 5개의 주제로 전시를 구성해 1부 어떤 삶, 2부 초월, 시대를 넘어서, 3부 기억, 역사의 그늘에서, 4부 대면, 황토현 사람들, 5부 성찰, 삶의 주체로서로 조선 말기부터 현대를 사는 작가가 시대와 사람을 보는 시각이 담겼다. 특히 40년 가까이 전라도에 머물며 유학자와 항일투사의 초상을 그린 석지(石芝) 채용신(1850~1941)의 작품을 중심으로 초상화가 지니는 사료적, 사회적 의미를 재조명했다. 더욱이 동학농민혁명을 주도했던 민초의 모습도 조망했다.1부에서 두드러지는 인물은 독립운동과 반독재의 삶을 살았던 심산 김창숙과 독립운동가 황현이다. 고고한 기개를 품은 그들의 얼굴이 드러난다. 2부에서는 근대기 조선 화단의 초상화를 보여준다. 전통 동양화 기법, 일본화의 영향을 받은 기법, 서양화법으로 제작한 초상화 등이 당대의 시대상을 반영한다. 채용신이 그린 면암 최익현 선생 영정과 추수 김제덕 초상에서는 수염 한 올 한 올과 옷의 자연스러운 주름에 카랑카랑한 인물의 성품까지 담았다. 부조리한 시대와의 불화로 재능을 인정받지 못한 허난설헌을 기린 설치 작품, 목각으로 재생한 성철 스님, 현대사에 기억돼야 할 이한열박종철 열사 등이 3번째 전시장에 놓였다. 더불어 러시아에서 활동한 변월룡 작가가 그린 무용가 최승희의 월북 이후 삶도 볼거리다.4부에서는 동학농민혁명 2주갑을 맞아 초상미술을 통해 역사를 살핀다. 민초의 역사를 소환해 혁명의 과정을 기록한 역사화가 크기로 압도한다. 효수된 전봉준의 두상과 송만규, 김준권, 정창모 등의 초상화, 이동재 작가가 녹두알을 붙여 만든 녹두장군 전봉준 등이 소개된다. 류인 작가의 조각 작품 싹트는 달-황토현 서곡은 1894년 동학농민운동군이 정읍 황토현에서 관군을 무찌르고 첫 승리를 이룬 장면을 간결하고 서정적인 상징물로 표현했다.마지막 전시장은 예술가의 초상으로 구성했다. 삶과 시대, 예술을 성찰하는 작가와 지인의 얼굴로 역사의 단면을 기록한 작품이다. 초상 연작을 그리는 변웅필의 한 사람으로서의 자화상은 성별, 옷, 머리 등 개인의 특징이 나타나는 요소를 숨긴 인간을 묘사했다. 자신의 모습에 타인이 지니는 선입견에 물음을 던진다는 해석이다.도립미술관 관계자는 거대한 사회와 역사에서 개인의 의미와 삶을 살피는 의도에서 전시를 기획했다며 굴곡진 한국의 근현대사 속에 살았던 인물들과 조우하고 그들을 기억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한편 전시 개막일은 17일 오후 3시다.

  • 전시·공연
  • 이세명
  • 2014.07.16 23:02

민들레 홀씨처럼…생명 에너지 날다

동양화가 김선강 씨(47)는 자신의 작업을 진실된 자아를 찾아가는 길고 긴 행보로 생각한다. 진실과 거짓, 통제와 자유, 실체와 허상이 서로 뒤엉켜 구분하기 어려운 이 시대에 가장 나다운 것은 무엇인가? 내가 가장 이루고 싶은 미래는 어떤 것인가? 우리는 어떤 인연으로 이 자리에 있는가?이러한 물음들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지며 작품에 풀어놓는다.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갖는창조적 상상의 열린 공간, 생명력의 여백전(16일부터 21일까지). 11번째 개인전이다.작품들은홀씨의 이미지를 통해 생명에너지의 변화하는 역동적인 과정을 보여준다. 작가는씨앗의 모습을 창조적인 상상의 공간으로 표현한다. 그것은 자유로운 상상을 유도하는 매체이며, 스스로가 역동적인 생명에너지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물감의 번짐과 겹침, 색채의 농도와 물의 조화를 이용하여 일정한 형상이 드러나지 않게 작업한다. 화면은 혼란스럽고 불안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상상의 기회를 줄 수 있는상상의 여백을 볼 수 있다. 여백은 혼란해 보이는 화면 속에서도 또 다른 생명 탄생의 경이로움과 평온한 에너지의 평정을 내포하고 있다.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전북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작가는 여백회, 시공회, 동질성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전시·공연
  • 김원용
  • 2014.07.15 23:02

한여름 식혀줄 젊어진 우리가락 "얼쑤~"

무더운 한여름 밤을 다채로운 국악의 선율이 물들인다. (사)전통문화마을은 11~12일 각각 오후 8시에 전북도청 야외공연장에서 전북 우리가락 우리마당공연을 연속으로 펼친다. 이번 공연은 전북도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필봉문화촌, 원광디지털대학교, 전북마을기업이 후원했다.11일에는 익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물놀이패 미마지와 젊은 국악인으로 구성된 실내악단 소리애의 무대가 펼쳐진다. 12일에는 명불허전을 주제로 대금 이항윤, 무용 변은정, 판소리 김연, 사물놀이 난장&판의 어울림으로 진행한다. 지난 1993년에 창단한 미마지는 11일 문굿과 삼도 농악가락, 판굿으로 흥을 돋운다. 문굿은 집안의 고사굿을 치기위해 그 집을 들어갈 때에 대문에서 치던 굿이다. 삼도농악은 호남, 영남, 중부 지방에서 음악적 완성도가 높은 가락으로 구성됐다. 특히 꽹과리 2개가 서로 이야기하듯 싸우는 짝쇠놀음이 볼거리다. 판굿은 약속된 장단과 놀음사위로 잽이들의 기교와 멋이 두드러지는 레퍼토리다.소리애는 월드뮤직, 민요, 재즈 등 다양한 형식의 음악을 국악기에 접목해 경계를 허무는 풍성한 음악을 하는 팀이다. 이날도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Quizas!Quizas!Quizas!), 박타령, 새야새야, 창작곡 플라이 하이(Fly high) 등을 연주한다.다음날에는 이항윤 도립국악원 단원이 이생강류 대금 산조를 들려준다. 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이생강류 대금산조의 이수자인 그는 무속음악과 판소리의 영향을 받아 우조, 평조, 계면조가 분명하고 미학적인 구성이 돋보이는 곡을 선사한다. 이어 변은정 씨는 한영숙류 살풀이를 선보인다. 단아하고 담백한 춤사위로 섬세한 손끝의 움직임이 특징인 춤이다. 한국적인 한과 비애의 정서를 기쁨으로 전이하는 구조로 정중동(靜中動)의 절제미를 보여준다. 도립국악원 판소리부 교수인 김연 명창이 판소리 흥보가 중 귀에 익숙한 박타는 대목으로 해학미와 소리의 맛을 전한다. 전통연희단 난장&판은 설장고 가락으로 시작해 장고가 지닌 특유의 리듬감과 연주력을 펼쳐보이다 사물놀이로 전통 타악의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한편 우리가락 우리마당은 지난 2007년부터 전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열리는 공연이다.

  • 전시·공연
  • 이세명
  • 2014.07.11 23:02

조각 속 깊은 울림...강용면씨, 서울서 4년만에 개인전

조각가 강용면씨(57)가 서울 자하미술관에 작품들을 풀어놓았다. 독일 전시회 이후 4년만의 개인전이다(27일까지). 1990년대 역사인식연작에서 2000년대온고지신으로 이어지는 작품활동에서 작가는 오방색으로 채색된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사람들, 민화의 소재들, 보자기 문양, 상여꽃 등 정감어린 소재들에 주목했다.4년만의 이번 개인전은 이전의 작업과 사뭇 다르다. 미술평론가 심상용씨는 강용면의 세계를 대변하다시피 해온 기존의 대중친화적인 어법들, 공예적기법에 담긴 해학미학, 느슨한 펼쳐놓기식의 설치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대신, 검정의 모노크롬이 오방색을 대체하면서 서사적 긴장감이 흐르고, 이전의 해학적 경쾌함은 직설법으로 대체됐으며, 소박미가 사라진 자리에 비장미로 채워졌다고 보았다.이번 전시회에 나온 현기증중독불안등으로 이름붙인 작품명에서도 이런 흐름을 읽을 수 있다. 특히 각각의 단위 오브제들이 다양한 결합방식을 통해 작은 것들이 전체를 이루고, 전체는 각 오브제의 자율성을 존중한다. 작가에게 민중은 이전보다 더 강렬하게 평등하며 민주적으로 연대했고, 공존하고 소통하면서 분열 없는 더 큰 세계를 지향한다고 심 씨는 설명했다. 이를 민중의 예술, 뿌리의식에 기반하는 공화(共和)의 미학이라고 칭했다. 강화스티로폴을 소재로 만든 현기증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군산대 예술대와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한 강씨는 한국일보 청년작가 초대전 대상, 전북청년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 전시·공연
  • 김원용
  • 2014.07.11 23:02

사제동행, 그 유익한 즐거움

군산 출신으로, 전남대 교수를 지냈던 조각가 강관욱 씨(69)는 사람의 손을 그림처럼 섬세하게 표현해왔다. 석조에서 시작해 테라코타, 브론즈, 판화, 스케치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그는 예술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의 구원이어야 한다며, 자신의 작품을 통해 스스로도 구원을 받고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어 구원을 지향하기를 희망한다. 구원연작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그의 제자들이 모임인合 조각회(회장 이영선)가 스승과 함께 전주 전시회에 나섰다(12일부터 8월12일까지). 1990년 창립전을 가진 후 올해로 7번째 회원전을 한옥마을에 새로 문을 연 갤러리카페 감영루(대표 김성수)에서 갖는다. 갤러리 개관전이리도 하다.전남대 사대 미술교육과 출신들이 주축이 된 이 모임은 그동안 전남광주를 중심으로 서울 인사동 등에서 전시회를 가졌으며, 2009년 5회 전시장으로 정읍예술창작 스튜디오를 택했었다.강우석(오남중 교사) 김현옥(순천 왕의중 교사)민형기(전남미술대전 초대작가)손창엽(정읍서 활동)엄길수(여수넷 통신 이사)윤정귀(함평)이영선(경기미술협회 부회장)이행균(경기 이천)이현화(인천)정철(한국명상학회)주라영진미경(전남조리과학고 교사)씨 등이 참여했다. 오석, 테라코타, 대리석, 부조 한지, 나무와 브론즈, 화강암, 점토 등으로 빚어낸 다양한 조각세계를 만날 수 있다.오픈식은 12일 오후 3시. 문의 063)288-8585

  • 전시·공연
  • 김원용
  • 2014.07.11 23:02

청년문화예술가-'디피전' 여는 작가들 "전북 첫 디지털 페인팅전 시도"

첫 시도에 방점을 두고 싶습니다. 기존 작업에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회화의 제약을 벗어나는 가능성을 보여드리겠습니다.동시대성을 반영해 디지털기기로 그린 신작을 선보이는 D.P전(디피전, Digital Painting + Display Exhibition)을 준비한 11명의 변(辯)이다. 수도권에서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일이 흔한 작업이지만 도내에서는 첫 전시란다. 이번 전시를 위해 미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활동을 하는 청년들이 의기투합했다. 순수 회화 작가뿐 아니라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 등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했던 창작자들이 전시장이라는 공간에서 좀더 풍부한 볼거리를 만드는 한편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자는 취지다.전주를 중심으로 다양한 미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원(33한국화), 서완호(32서양화), 이권중(34만화) 씨가 기획의 뼈대를 잡았다. 김준우(38공공미술), 최창우(32디자인) 씨가 함께하며 역할 분담을 거쳐 본격적인 작당모의를 했다. 이어 전주 출신으로 일러스트 작업을 하는 이동형(31한국화) 씨와 익산 익옥수리조합 레지던시에서 활동하는 이우상(28서양화), 신보름(28한국화), 최진희(28서양화) 씨가 합류했다. 여기에 공연과 파티, 미술품 경매를 합친 이색 전시인 광주광역시의 브이파티(V-Party) 멤버 엄기준(32서양화) 씨와 광주를 기반으로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 작업을 하는 이승호(32만화) 씨가 뜻을 보탰다.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디지털페인팅으로 만든 다양한 이미지를 지역에 소개하고 싶은 열망이 이들을 뭉치게 했다. 지역에서 기존 작가들이 하지 않는 작업을 선택한 것도 현실적인 이유다. 이번 전시에서는 붓이 아닌 마우스와 태블릿 기기 등 컴퓨터로 그린 이미지 20여점을 캔버스천 또는 종이에 인쇄해 보여준다.디피전 회장을 맡은 서완호 씨는 디지털페인팅은 작업실, 재료 마련 등에 필요한 시간이나 비용 없이도 작품을 만들 수 있어 시도할만 한 매력이 있었다며 특히 현실적인 문제로 작업을 이어가지 못하는 창작자와 여타의 미술 영역의 종사자들이 자연스럽게 연동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비슷한 환경에 처한 다른 사람들에게 확장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디지털페인팅은 명도, 채도, 색감 등의 수정이 용이해 일부는 기존 회화 작업의 연장선으로 기능했다. 이우상 씨는 재료에 구애받지 않는 장점과 함께 발광물질의 채색과 같이 머릿속에 있는 색을 눈앞에서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의료사고로 한쪽 눈이 준맹(準盲)이 된, 이 씨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한 이번 작업은 새로운 매체를 만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았다. 시각에 대한 욕망을 눈을 감았을 때 떠올리는 색을 다른 인물에 비춰 전달했다. 서완호 씨는 디지털페인팅으로 아날로그 작업보다 주제의식을 강화할 수 있었다. 상품으로 소모되는 현대인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가며, 차가운 느낌을 더했다. 청년층 앞에 놓인 밥벌이 문제를 형상화한 김원 씨의 밥은 디지털로 먹의 농담을 표현했다. 엄기준 씨는 아날로그보다 좀더 투박한 질감을 나타냈다. 디지털페인팅이 익숙하지 않은 참여자에게는 낯선 과정이었다. 최진희 씨는 처음에는 선 하나도 마음대로 그려지지 않았고, 기존 회화의 복제품으로 접근해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고 귀띔했다.이들은 벌써 다음 전시를 염두하고 있다. 올해 통일된 주제가 없고 영상과 3D 등 다른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지 못한 점을 아쉬움으로 꼽았다. 이를 보완해 디지털이라는 매체에 젊은층의 고민을 좀더 투영한다는 포부다. 디피전은 10일부터 23일까지 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에 있는 얼갤러리에서, 다음달 1일~29일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시립산수도서관에서 열린다.

  • 전시·공연
  • 이세명
  • 2014.07.10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