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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고 있는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의 원조는 일본이다. 1981년 지역에서 생산된 먹을거리를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이른바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이 일본에서 펼쳐졌다. 이 운동을 로컬푸드의 시작으로 보는 게 정설이다. 당시에는 식생활 개선 차원이었지만 최근에는 농촌지원 활성화 차원에서 확대되고 있다. '지산지소'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농림수산성 산하 농림수산정책연구소의 시노하라 다카시 소장이다. 로컬푸드는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반경 50㎞ 이내 지역농산물을 일컫는다. 유통단계를 생략해 직접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는 신선하고 믿을 만한 농산물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고 생산자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먹을거리는 농업이 세계화되면서 글로벌푸드화된 지 오래다. 글로벌푸드는 다량의 방부제가 첨가되고, 식탁에 오르기까지 온갖 감염위험에 노출돼 있다. 자원낭비와 공해유발도 심각하다. 더욱이 지역 고유의 전통음식과 식문화의 소멸을 알게 모르게 부채질한다. 이런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도 결국엔 로컬푸드다. 국내 로컬푸드운동의 원조는 완주군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멘토로 알려져 있다. 2008년 당시 자원순환운동을 벌이던 박 시장과 임정엽 완주군수 일행이 일본을 방문, 20∼30평 규모의 소규모 매장에서 생산자-소비자 직거래가 이뤄지고 호응도 컸던 것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미쯔노예끼'('길의 역'=街の驛)라고 부르는 직매장이다. '꾸러미 밥상'과 고산에 설립된 영농조합법인 '로컬푸드 건강한 밥상'은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작년 매출이 18억, 올해 목표는 50억원이다. 로컬푸드운동을 벤치마킹하러 전국에서 연간 200여팀 5000여명이 완주군을 찾고 있다. 이런 환경에 힙입어 국내 첫 로컬푸드 직매장이 지난달 27일 완주 용진농협에 개장됐다. 지역내 100여명의 농민이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매일 아침 포장해 공급한다. 가격도 저렴하고 '1일 유통' 원칙을 지킨다. 협동조합인 농협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이런 일을 등한히 해 왔다. 완주군의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늦게나마 눈을 떠 다행이다. 농협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모델케이스다. 직매장을 개설할 곳이 도시 주변에 너무 많다./이경재 논설위원
"하나의 근본에서 만 갈래로 나누어지는 것은 산이요, 만 가지 다른 것이 모여서 하나로 합하는 것은 물이다. …중략, (산은) 백두산으로 부터 12산으로 나누어지며, 12산은 나뉘어 8로(路)가 된다." 조선 후기의 뛰어난 실학자 여암(旅菴) 신경준(1712-1781)이 편찬한 '산수고(山水考)'의 첫 대목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국토의 뼈대와 핏줄을 이루고 있는 산과 강을 거시적인 안목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한 최초의 지리서로 꼽힌다. 흔히 백두대간 등의 명칭으로 조선의 산줄기를 정리해 널리 알려진 '산경표'의 모태라 할 수 있다.이 책의 저자 신경준은 순창군 순창읍 가남리 출신으로 지리는 물론 어문학 등에 폭넓은 영향을 미친 대학자다. 그의 집안이 순창에 정착하게 된 것은 조선 건국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친은 공조참판을 지낸 신장으로 슬하에 5형제를 두었다. 세조때 영의정을 지낸 신숙주가 셋째요, 다섯째가 말주(末舟)다. 당시 세조가 조카인 단종을 폐위하고 정권을 잡자 말주는 벼슬을 버리고 부인의 고향인 순창으로 내려왔다. 이곳에서 귀래정을 짓고 시문을 벗삼아 지냈다.그의 부인 순창 설씨(薛氏)는 자질이 총명하고 문장력이 뛰어난 여인이었다. 그녀는 순창 강천산에 사찰을 짓는데 직접 권선문(勸善文)을 쓰고 아름다운 경치 속에 세워질 절의 그림까지 그려 서화첩을 만들었다. 이 서화첩을 돌려 시주를 권한 것이다. 보물 728호로 지정된 서화첩은 양쪽 표면과 내용이 16폭으로 되어 있다. 신경준은 말주의 10대 직계 후손으로 늦은 나이에 벼슬길에 올라 승지 북청부사 순천부사 제주목사 등을 역임했다. 하지만 그의 역량은 다방면에 걸친 저작물에서 빛을 발했다. 훈민정음 창제 이후 가장 깊이 문자론을 전개한 '운해훈민정음'(세칭 훈민정음운해)을 비롯해 '문헌비고'의 '여지고(輿地考)'를 썼고 '동국여지도'를 감수했다. 또한 일본증운(日本證韻) 거제책(車制策) 병선책(兵船策) 등 숱한 저작을 남겼다.그는 실학을 집대성한 정약용보다 50년 먼저 태어나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그 동안 저평가된 감이 없지 않다.마침 전북대와 순창군이 10월 5일 신경준 탄생 3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사학 문학 어학 과학 지리학 등 5개 분야로 나눠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조상진 논설위원
전주국제영화제가 어제 개막했다. 2000년에 첫 막을 열었으니 벌써 열 세 번째다.'대안과 독립, 소통'이란 다소 낯선 주제를 내세우고 출발했던 전주영화제는 이제 주목받는 영화제로 성장했다. 전주영화제의 성장은 그 의미가 특별하다. 전주는 한국영화의 고향이다. 1950-60년대, 서울 충무로와 함께 지방으로는 유일하게 전주에서 영화가 제작됐다. 한국 전쟁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피아골'과 '아리랑'이 만들어졌고 최초의 컬러영화 '선화공주'와 '애정산맥''성벽을 뚫고''애수의 남행열차''붉은 깃발을 들어라' 등 당대의 흥행작 여러 편이 이곳에서 제작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주의 영화역사는 오랫동안 기억되지 못했다. 잊혔던 영화사를 되살리고 기록으로 만들어 우리 앞에 내놓은 사람이 영화인 탁광선생(1923-1999, 본명 탁형연)이다. 전북영화사의 산증인이었던 선생은 생전에 그 누구보다도 50-60년대 화려했던 전주영화의 부활을 갈망했다. 들여다보면 전주국제영화제가 만들어진 바탕에도 선생의 지치지 않는 열망과 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해방직후 경찰에 투신했던 선생은 전주경찰서 후생극장인 백도극장 지배인을 맡으면서 영화기획, 제작, 극장경영은 물론 무대사회자와 심지어 변사로까지 활동했다. 1953년에는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영화제작에도 나섰다. 당시 전북에서의 영화제작 여건은 척박했지만 전북의 영화인들은 열정으로 뭉쳐 16㎜ 극영화를 만들어냈고 이 영화는 전국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흥행에 성공한 영화도 여럿이었다. '선화공주'며 '피아골' 등 수편의 영화 제작 현장 중심에는 언제나 선생이 있었다. 영화 말고도 이 지역 문화예술 안팎의 구석구석을 살피며 평생을 살아왔지만 '영원한 영화인'이 앞세워졌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선생은 부산과 부천에서 국제영화제가 만들어져 영화문화가 새롭게 꽃피우고 있는 것을 부러워했다. 그래서 늘 전주가 다시 한 번 한국영화의 꿈을 키우는 곳이 되어야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전주영화제가 개최된다고 했을 때는 "큰 꿈이 이제야 이루어졌다"며 기뻐했다. 그러나 선생은 전주영화제를 바로 눈앞에 두고 세상을 떠났다. "나이 들수록 마음이 조급해진다"던 선생은 말년, 기억을 더듬어 전북의 영화사를 구술과 기록으로 남겼다. 오랫동안 간직했던 빛바랜 사진과 가장자리 다 닳아진 포스터도 함께 놓였다.
최근 잇따라 터지는 대통령 주변의 권력형 비리를 보면서 정권 말기가 어찌 그렇게 판에 박은 듯 똑같을까 하는 착잡한 생각이 앞선다. 마치 TV 사극의 재방송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번 장면은 과거 정권에 비해 등장인물이 매우 광범위하고 자주 등장한다.지난 2008년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씨가 한나라당 비례대표 후보자리를 받아주겠다며 30억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것은 친인척 비리의 전주곡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 제일저축은행 로비사건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처남인 김재홍씨와 동서 황태섭씨가 구속되었고 손위 동서인 신기옥씨는 최근 BBK 사건과 관련해 김경준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되는 '가짜 편지'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MB정권에서 '만사형통'으로 통하던 친형 이상득 의원 역시 저축은행 구명 청탁과 함께 4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의원을 그림자처럼 보좌해 온 박배수 보좌관은 지난해 말 제일저축은행과 SLS그룹으로부터 10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19대 총선에 불출마했지만 여러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내곡동 사저 문제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의 고발로 김인종 청와대 경호처장이 엊그제 조사를 받은데 이어 아들 시형씨가 검찰조사를 앞두고 있다.측근비리는 지난해 초부터 불길한 조짐을 보였다. 이른바 함바집 비리사건으로 배건기 청와대 감찰팀장과 최영 강원랜드사장 장수만 방위사업청장 등 대통령 측근들이 옷을 벗은데 이어 대선캠프 법률지원단장과 BBK 대책반장을 맡았던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부산저축은행 사건으로 구속된 것은 서막 수준이다. MB정권 최고 실세로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방통대군'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왕차관이라는 별명을 가진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이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 연루사실이 드러나면서 '본게임은 이제 시작'이라는 말도 나온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지난해 9월 30일 청와대 확대비서관 회의에서 발언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파이시티는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정권의 근간을 뒤흔드는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다. 국민들로부터 박수 받으며 청와대를 떠나는 대통령이 언제나 나올지 아쉬움이 커진다.
도민들의 선택 폭이 제한돼 있다. 지금도 DJ나 노무현 그늘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411 총선서 무소속과 통합진보당에 2석을 내줬지만 그래도 다수가 민주통합당을 선택했다. 익산서 이춘석 의원만 78%로 과거처럼 높은 득표를 했을 뿐 나머지 8명의 민주당 당선자들은 정당지지도 65.57%를 밑돌았다. 표심이 변했다는 증거다. 그렇다고 민주당을 내팽개친 건 아니었다. 전주 완산을서 예측불허의 싸움을 벌였지만 MB심판론이 먹혀들면서 '미워도 다시한번이' 승리했다.이번 총선은 12월 대선을 가늠할 수 있어 그 의미가 컸다. 예상과 달리 여대야소가 만들어졌지만 수도권서 새누리당이 패배해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커졌다. 친노가 민주당을 장악해 부산의 문재인 당선자와 김두관경남지사가 탄력을 받을 것이다. 너무 좌클릭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온 정동영의원은 강남을서 고배를 마셔 대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가 경제민주화를 외치면서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는 모르지만 지지도가 낮아 예전 같은 정치력은 행사하기 힘들 것 같다.여야를 통틀어 신사로 알려진 정세균의원은 종로서 새누리당 홍사덕의원을 꺾어 정치적 입지가 한층 강화됐다. 친노진영과도 가깝고 당선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그가 이끄는 국민시대를 중심으로 대권행보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문제는 전북 출신이라는 한계다. 경선과정서 이합집산을 거듭하면서 세를 키워 나갈 수 있지만 지금까지 지지도가 너무 낮아 자칫 킹 메이커로 그칠 우려도 있다.연말 대선은 새누리당 대 민주당 1대1 구도로 갈 공산이 짙다. 이 대로 가면 51대 49로 결말 날 수도 있다. 아마 전북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 때처럼 MB심판론을 내세우며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민주당 후보에 표를 던질 것이다. 정운천 후보가 애써 얻은 36%도 상당히 희석될 우려가 높다. 대선서 세대간 투표가 이뤄지겠지만 지역주의가 되살아 날 가능성이 높다.아무튼 도민 대다수가 대선 때도 총선 때처럼 민주당 후보를 지지할 전망이어서 대선 후보가 누가 되느냐가 관심거리다. 鄭丁 둘 중 하나가 되길 바라겠지만 그 가능성이 약하면 젊은층과 호남서 폭넓게 지지를 받는 안철수 서울대교수를 대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전북인의 고민은 그래서 생긴다. /백성일주필
매서운 겨울을 이겨내고 매화가 피는가 했더니 목련이 피었다. 나무에서 피는 연꽃이라 해서 목련이다. 목련은 봄의 전령사다. 목련이 자태를 뽐내자 진달래가 수줍은 모습을 드러냈다. 진달래 피고 새가 울면은 두고두고 그리운 사람이 생각나는 봄철이다. 지난주엔 벚꽃이 만개했다. 꽃구경을 나갔다. 전주천을 끼고 삼례로 이어지는 둑방길 벚꽃, 전주천변 벚꽃이 장관을 이루었다. 완주 화심에서 두부 한 모 먹고 소양 벚꽃축제에 갈려던 계획이 초입부터 찻길이 막혀 둑방길을 택했다. 그냥 놔두면 자연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할 터인데 축제란 걸 갖다 붙여 많은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꼴이 꼭 후진국이다. 내친 김에 전주∼금산사 길로 향했다. 벚꽃 색깔이 선명하고 곱기로도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개화시기가 조금 일렀다. 다음을 기약했지만 엊그제 비바람에 벚꽃이 다 날리고 말았다. 벚꽃이 만개해 폼 잡을 즈음이면 꼭 비바람이 불어닥친다. 매년 그런다. 이젠 듬성듬성 막 피기 시작한 산 벚꽃이 유혹하고 있다. 꽃구경엔 가장 한국적인 가수 장사익의 '꽃구경'도 있다. 이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난다. 아들이 꽃구경을 가자며 어머니를 업고 산엘 간다. 어머니는 처음에 좋아라 하고 업혀 갔지만, 점점 길어지는 발걸음에 꽃구경이 아니라 '고려장'이라는 걸 알게 되고 솔잎을 뿌린다. 아들이 되돌아 가는 길 헤맬까 걱정하며 솔잎을 뿌리는 장면을 연상하면 애절하다. 이걸 장사익의 목소리로 읊조리니 눈물 흘리지 않을 사람이 없다. 꽃은 저절로 피는 게 아니다. 인고의 기간을 견뎌낸 뒤 꽃망울을 터뜨린다. 실은 나무의 순이나 눈은 이미 가을에 생겨져 있다. 가을에 이파리를 들어보면 새로 생긴 순들을 볼 수 있다. 나무는 봄을 위해 여름이나 가을부터 자신을 준비하고 겨울에 차가운 비바람을 맞으며 담금질하는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성공한 사람들은 나무가 차가운 겨울바람에 자신을 담금질하듯 내일을 위해 미리 생명력을 준비하고 세찬 경험을 통해 자신을 담금질한 뒤 비로소 화려한 인생의 봄을 맞이한다. 화려한 봄날 꽃구경 한번 가지 못하고 보낸 세월이 많다. 막걸리 몇잔 걸치고 지난날을 곱씹으며 흥얼거려 보자. 한영애의 '봄날은 간다'가 제격이다. 한낮은 벌써 여름이다./이경재 논설위원
판소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실례되는 말이 있다. "소리가 참 곱다, 예쁘다"라고 하는 말이다. 이것은 판소리의 발성법이 서양음악과 다르기 때문이다.서양음악은 머리를 울려 깨끗한 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 반면 판소리는 목을 파열시켜 거친 소리를 내는 것을 좋은 소리로 친다.흔히 목이 약간 쉰듯하고 탁한 허스키 보이스를 수리성이라 한다. 이것이 판소리의 이상적인 '소리 목'이다. 이와 대립되는 천구성(또는 청구성)은 선천적으로 타고 난 맑고 깨끗한 목을 말한다. 수련하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천구성은 무겁고 박진감 넘치는 판소리 대목을 소화하는데 다소 무리가 따른다. 나무로 치면 천구성은 버드나무나 오동나무처럼 반듯하게 자란 경우다. 이에 비해 수리성은 구부러지고 휘어진 소나무와 같다. 톱과 대패질로 잘 다듬기만 하면 나무결과 무늬가 아름답게 드러난다. 말하자면 톱과 대패질이 득음의 과정이다. 이러한 득음의 과정을 거쳐야 깊은 맛이 우러난다. 그런데 수리성이 지나쳐 이른바 '떡목'이면 곤란하다. 떡목은 듣기에 몹시 빡빡하고 탁한 소리다. 갑갑하고 변화가 없어 소리 목으로는 최악이다. 고음부의 음역이 좋지 않아 자유로운 소리 표현이 힘들다.이 치명적인 목을 극복하고 5명창 반열에 오른 분이 익산시 망성면 출신 정정렬(1876~1938)이다. 7살 무렵에 정창업의 문하에 들어갔던 정정렬은 14세에 스승이 세상을 뜨자 이날치를 찾았다. 하지만 이날치 또한 16세에 죽고 말았다. 스승 복이 없음을 한탄한 정정렬은 입산수도해 홀로 수련을 쌓는 독공(篤工)에 들어갔다. 맨 먼저 들어간 곳이 익산시 낭산면 미륵산 기슭에 있는 심곡사였다. 이곳에서 수년간 공부하다 충남 홍성의 무량사, 이어 공주 갑사로 옮겨 40세까지 내공을 쌓았다. 그야말로 25년 동안 소리에만 미쳐 지냈다.이러한 내공이 사망하기 전 서울생활 10년 동안 불꽃처럼 피어났다. 판소리 대회를 휩쓸었고 조선성악연구회를 만들어 판소리 중흥에 앞장섰다. 특히 창극운동을 주도해 '현대 창극의 아버지'로 불린다. 김연수 김소희 박녹주 김여란 이기권 박동진 등이 그의 제자다.때 마침 그가 첫번째 독공에 들어갔던 심곡사에서 정정렬 명창의 득음 기념 공연장 개관을 기념해 제1회 떡목음악회가 열렸다. 비가 오는 가운데 열렸는데, 명창의 음악혼이 오랫동안 기려졌으면 한다./조상진 논설위원
슈미트 팔 헝가리 대통령이 물러났다. 2010년 8월, 대통령으로 선출된 지 1년 7개월만이다. 슈미트 대통령은 지난 2일, 의회에 출석해 사의를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국가 통합을 대표해야 하는데 불행히도 나는 분열의 상징이 되었다"며"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내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분열의 중심에 '논문표절 논란'이 있다. 슈미트 대통령은 1992년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이 다른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모교인 젬멜와이스 대학교는 슈미트 논문의 상당 부분이 다른 논문을 표절했다고 판단, 박사 학위 박탈을 결정했다. 곧바로 사임요구가 불거졌지만 슈미트는 "표절 문제와 (대통령직) 사임에는 관련성이 없다"며 사임을 거부했었다. 지난해 독일에서도 논문표절로 사임한 정치인이 있다. 미래의 총리감으로 촉망받던 칼-테오도르 주 구텐베르크 국방장관이다. 논문 표절 의혹은 한 교수가 그 논문의 서평을 쓰기 위해 검색하다가 인용도 없이 그대로 '따다 붙인' 많은 부분을 발견하면서 불거졌다. 논문은 서문마저 몇 단락을 통째로 끌어다 썼다는 의혹까지 더해졌지만 그는 "의도하지 않았던 실수"라거나 "항상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버텼다. 그러자 네티즌들이 나섰다. 그의 이름을 따 '구텐플라크 위키'(GuttenPlag Wiki)를 개설하고 논문 검증을 시작한 것이다. 대부분의 내용이 표절로 드러나면서 인터넷에서는 사임 촉구 서명이 이어졌다. 독일 의회는 구텐베르크가 의회 규칙을 위반했다는 결정을 내렸고, 바이로이트대학도 박사학위를 취소했다. 사임 회견에서 그는 "내 힘의 한계에 도달했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 표절논문은 2007년도 최우수 논문으로 평가 받았었다. 새누리당 후보로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문대성 동아대 태권도학과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논란이 뜨겁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IOC 위원인 그의 논문 표절 의혹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한다. 18일에는 표절의혹과 관련해 자진탈당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던 그가 탈당하지 않겠다는 회견을 했다.'왜 탈당하지 않느냐'는 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왜 나한테만 그러느냐'고 되물었단다. 표절(剽竊)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의 저작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몰래 따다 쓰는 행위'다. 남의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니 '도둑질'에 다름 아니다. 하지 않은 '도둑질'을 뒤집어썼으면 참으로 억울할 일일텐데, '왜 나만 갖고 그러느냐'고 부르대는 것을 보니 도둑질을 하기는 했다는 말이 아닌가 싶다. 다음 회견의 내용이 그래서 더 궁금해진다./
내일은 곡식에 필요한 비가 내린다는 곡우(穀雨)다. 이 때 내리는 봄비가 온갖 곡식을 이롭게 한다 해서 붙여진 24절기중 봄의 마지막 절기다. 요즘은 영농기술 발달로 벼 못자리 시기를 조절하지만 예전엔 곡우 무렵 내린 빗물로 못자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단비다. 나라에선 이 무렵에 볍씨를 내어주며 못자리를 권장하고 파종을 위해서 죄인도 잡아가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볍씨를 담글 땐 금기사항이 여러 가지 있었는데 방아를 찧어서는 안된다는 것. 방아를 찧으면 쌀 눈 깨지는 소리에 볍씨가 놀라 싹을 틔우지 않는다는 속설 때문이다. 또 부정을 탄다 해서 부부관계를 삼가는 풍속이 있으며 상가(喪家)에 들렀거나 부정한 일을 봤을 땐 집 앞에 불을 피우고 그 불에 악귀를 태우는 의식을 거친 후 볍씨를 담갔다고 한다.조선시대에는 곡우 무렵 국왕이 농사의 신인 신농씨(神農氏)·후직씨(后稷氏)에게 제사를 드리는 선농대제를 올렸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 있는 선농단(先農壇)에서 왕이 이들 농사 신에게 제사를 올리며 한해 풍년을 기원한 뒤 친히 쟁기질을 하며 농사의 소중함을 알렸던 의식이다. 그 때 밭을 갈던 소를 잡아 고기와 뼈 내장 등을 넣고 푹 삶아 먹던 음식이 오늘날 설렁탕의 원조라는 것이다. 선농대제는 1910년 경술국치 후 중단되었다가 1979년 제기동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부활되었으며 1992년부터 동대문구청과 농수산식품부 주관으로 선농문화축제로 열리고 있다.올해 곡우에는 비소식이 없는 대신 주말과 휴일 도내를 비롯 전국에 비 예보가 있다. 기상청이 지난 2009년 4월 곡우에 내린 비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평균 37mm 강우량으로 인해 4600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다는 것. 미세먼지 제거 등 대기질 개선효과와 가뭄 극복, 수자원 확보, 농업용수 공급, 산불 발생 억제 등으로 수천억원대 이익을 얻은 셈이다. 비와 바람과 같은 기상현상도 자원으로서 엄청난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요즘 주말 휴일마다 내리는 비로 인해 나들이 계획에 차질을 빚으면서 불평 불만을 가질수 도 있지만 봄비의 고마움을 생각하면 감사의 조건이 아닐 수 없다.
요즘에는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먹거리에 관심이 많다. 배 고팠던 시절에는 우선 끼니 때우는 게 급했지만 지금은 맛이 우선이다. 맛 있는 집이 있으면 불원천리를 마다 않고 한 걸음에 내달려간다. 소문난 맛집은 입소문으로 퍼지게 돼 있다. 어딜 가면 무슨 맛집이 있다고 자랑 한다. 도내도 맛집이 수두룩하지만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올해가 전북 방문의 해라서 외지 관광객이 도내를 많이 찾고 있지만 걱정이 앞선다.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어온 전주 음식맛이 서서히 그 주도권을 광주로 빼앗기고 있다. 음식축제도 광주 전남이 앞서고 있다. 음식은 경제력과 밀접하다. 80년대만해도 전주 음식점들이 잘 됐다. 가격도 어느 정도 맞아 음식점해서 돈 번 사람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일정 규모의 고급소비층이 사라지면서 전주 음식 맛이 떨어졌다. 수요가 있어야 음식맛이 꾸준히 이어지는 법이다.심지어 한정식 반찬가지수가 30여 가지가 넘지만 막상 숟가락 갈곳이 없다고 말한다. 업주들은 업주들대로 불만이 다. 가격은 올릴 수 없고 인건비 등은 올라 제대로 상을 차릴 수 없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손님들이 팍팍 먹어 주는 것도 아니어서 어렵다는 것이다. 전주 사람들은 먹던 가락이 있어 입맛이 무척이나 까다롭다. 손님 숫자대로 음식도 안시키면서 자꾸 서비스만 요구해 남는 것도 별로라는 것이다.비빔밥이나 콩나물 국밥 맛도 제각각이어서 외지에서 귀한 손님이 올때 고민 된다는 사람이 있다. 뚝배기다 끓여주거나 남부시장식처럼 국물에다 밥 말아 주는 두 종류의 콩나물 국밥이 있지만 딱히 자신 있게 소개할 만한 곳이 없다는 것. 옛날처럼 시원하면서 담백한 그 맛을 못내는 것 같다. 식재료 탓인지 입맛이 변한 탓인지는 몰라도 전주 음식 맛이 떨어졌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음식점 차려 성공할 확률이 5% 미만인데 전주 사람들은 개업하는 걸 너무 쉽게 생각한다. 음식은 과학이요 문화다. 갈수록 식도락을 즐기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 잡기 위해선 화학조미료에 의존하지 않고 전통의 맛을 살려내는 수 밖에 없다.예전 같으면 전주 남부시장에 가면 우리 것의 주부식재료를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다. 음식재료가 중국산으로 넘쳐나 제맛 내기가 힘든 것 같다. /백성일 주필
"부산에서의 선거는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14대 선거 당시 대세가 아닌데 제가 부산에 출마하겠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모두 안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날고, 살아 있는 물고기는 물살을 거슬러 헤엄친다'(大鵬逆風飛 生魚逆水泳)는 거창한 문구를 선거구호로 내걸었습니다."노무현 대통령의 못다 쓴 회고록 '성공과 좌절'에 나오는 이야기다(153쪽).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 거창한 구호를 내걸고 운동원과 지지자를 독려한 배경을 표현하고 있다. 정치인에게 당선이란 곧 살아남는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부분 소신을 굽히거나 소신 자체를 바꾸기도 한다. 이것이 정치 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어려운 점일 것이다. 노 대통령은 "자신은 소신을 지켜왔다"며 '선거, 왜 부산인가'를 소신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소신은 지역주의 극복이었다.이번 4·11 총선에서도 지역주의 문제는 주요 관심사 중의 하나였다. 내리 3선을 한 지역구(경기 군포)를 버리고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 수성 갑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김부겸 의원이나 민주당 텃밭인 광주 서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도 소신이 돋보인 경우다. 김 의원은 40.4%, 이 의원은 39.7%를 얻었지만 모두 낙선했다. 철옹성 같던 곳에서 득표율이 이 정도로 나온 건 의미 있는 변화다. 김 의원은 "지역주의를 깨려는 민심을 확인했다."고 말했고 이 의원은 "제가 얻은 2만8000명의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생각을 바꾼 것이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북도 예외는 아니다. 새누리당의 정운천 후보는 낙선했지만 35.7%를 득표했다. 도지사 선거때 지지율 18.2%의 두배다. 그는 "3만명이 넘는 분들이 지지해 주셨다. 그 마음 소중히 가꾸고 키워 지역의 벽을 허물겠다."고 했다. 무소속 후보의 득표력도 놀랍다. 이명노 후보(무·진·장·임실) 43.9%, 김종규 후보(부안·고창) 33.7%였다. 각각 당선자와 5.4%, 5.6%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이남기 후보(김제·완주)도 36.8%였다. 과거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시대는 물러가는가. 지역주의 벽은 허물어져야 한다. 정치적인 의미에서도 그렇거니와 지역주민들에 대한 정치서비스 극대화 차원에서도 그렇다. 벌써부터 4년뒤 20대 총선이 기다려진다./이경재 논설위원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귀농(歸農)·귀촌(歸村)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귀농한 가구수가 1만503 가구로 전년 4067 가구보다 158%가 급증했다. 2001년 880 가구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다.이러한 트렌드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도 비슷하다. 일본은 680만 명으로 추산되는 베이비부머(1947~49년생)의 은퇴 시기가 도래하면서 2000년 이후 해마다 6만 명이 귀농했다. 또 미국은 1990~2010 동안 비도시지역 인구가 323만 명이 증가했으며, 영국 역시 지난 10년 간 80만 명의 농촌인구가 늘어났다.이러한 추세에 힘 입어 우리나라는 2007년을 기점으로 이촌향도(離村向都)에서 이도향촌(離都向村)으로 전환했다. 50년 만에 농촌 순유입인구가 유출인구를 앞지른 것이다. 지난해 귀농한 가구주의 연령은 40~60대가 전체의 77.9%를 차지했다. 지역적으로는 강원도가 20.6%로 가장 많고 전남 경남 경북 전북의 순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번듯한 직장을 때려 치우고 귀농한 경우다. 그렇다고 이들이 모두 농사 짓는 것은 아니다. 37.7%인 3962 가구는 농사를 짓지 않고 전원생활을 하는 귀촌가구다.또 이들이 모두 귀농에 성공한 것도 아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09년 귀농한 4080 세대 가운데 5.4%인 221세대는 그 다음해 다시 도시로 돌아갔다. 실패 사례는 대개 귀농에 대해 환상을 가진 경우가 많다. 충분한 준비없이 바로 수익을 내려 하거나 시골 생활의 불편을 참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귀농·귀촌 트렌드도 분화하는 추세다. 종전에는 생계형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이제는 IT와 농업을 결합한 스마트형, 전원적 삶의 대안 가치를 추구하는 전원생활형, 도시 은퇴자가 전원에서 노년의 삶을 영위하는 노후생활형 등 다양하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정책도 크게 변화해야 할듯 싶다. 사회안전망과 연금제도, 노동력 관리, 보건정책 등이 연관되기 때문이다. 때 마침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와 농촌경제연구원이 완주군에서'귀촌-지역공동체 정책연계 지역순회 세미나'를 가졌다. 급증하는 베이비부머의 귀농·귀촌은 긍정적 효과 못지않게 부정적 영향도 증가하고 있다.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앵그리버드'. 위키백과에는 '로비오 모바일(Rovio)이 개발한 퍼즐 비디오 게임'이라고 나와 있다. 핀란드의 게임 개발사 '로비오'가 이 스마트폰 게임 앱을 출시한 것이 2009년 12월인데 불과 2년 만에 전 세계적으로 다운로드 5억 건을 넘어섰다. 그 인기에 힘입어 축제를 배경으로 한 '시즌', 브라질의 도시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영감을 얻은 '리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페이스' 등 다양한 버전이 시리즈로 나오고 있다. 내용은 새들이 돼지 무리에게 빼앗긴 알을 되찾기 위해 몸을 던져 각종 장애물을 부수는 것. 이 새들은 검고 굵은 일자 눈썹(개그우먼 김미화씨가 맡았던 '순악질 여사' 눈썹을 떠올리게 하는) 때문에 화난 얼굴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스마트콘텐츠 2011 어워드&컨퍼런스'에 초청돼 방한한 '로비오'의 헨리 호움 부사장은 강연에서 앵그리버드가 큰 인기를 얻는 이유로 '게임 스토리의 보편성'을 꼽았다. 먹을 것이라고는 풀밖에 없던 섬에 철새가 들어와 알을 낳으면서 그 것을 빼앗은 돼지와 알을 다시 찾으려는 새의 갈등은 이해관계가 얽힌 사회에서 늘 있는 일이고 단순한 이야기지만 그래서 오히려 사람들의 정서적 참여와 몰입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앵그리버드가 411 19대 총선에도 등장했다. 새누리당이 선거홍보로 제작한 코믹 UCC 동영상에서는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앵그리버드'로 분장해 화제를 모았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유튜브에 올린 투표독려 동영상에 앵그리버드 인형을 갖고 나와 "나쁜 돼지들이 견고한 기득권의 성에 숨었는데 착한 새들이 몸을 던져 성곽을 깨트리는 것이 앵그리버드"라며, 앵그리버드 한 마리 한마리가 유권자의 한 표라고 설명했다. 기득권을 나쁜 돼지로, 돼지를 공격하는 앵그리버드를 유권자로 비유해 기득권을 깨트리는데 유권자들이 나서야한다는 메시지였다. 또 어제는 411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이 이준석 비대위원이 들고 온 앵그리버드 인형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진이 인터넷에 올려지기도 했다. 어찌됐든 이번 선거에 등장한 앵그리버드가 '분노한 유권자'란 독특한 이미지를 갖게 됐다는 것은 흥미롭다. 2012년, 우리에게는 두 번의 중요한 선택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는 현실이 되었다. 그 현실이 유권자를 다시 분노하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
최근 미국 사회를 뒤바꾼 책 한권이 있다. 미국의 동기부여 강연자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크 샌번(Mark Sanborn)이 쓴 우체부 프레드(THE FRED FACTOR)가 바로 그 책이다. 그가 덴버의 교외에 있는 낡은 집으로 이사했을 때 실제 겪은 경험담이다. 어느 날 한 우체부가 찾아와 자신의 스케줄을 물어왔다. 좀 황당스러우면서도 왜 그러냐고 되묻자 우체부는 우편물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한 정보 파악차원이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1년중 160~200일은 여행이나 강연을 다니는 만큼 우편물이 오면 한 묶음으로 묶어서 놓아달라고 당부했다는 것. 그러자 우체부는 주인이 부재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도둑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면서 자세한 일정을 알려주면 당신이 돌아오는 날 우편물을 전해주겠다고 하면서 정확한 스케줄을 재차 물었다.그 뒤 그 우체부는 자신이 돌아오는 날에 정확히 맞춰서 우편물을 전달했고 뿐만 아니라 다른 택배나 소포가 집 앞에 놓여있으면 보이지 않는 곳에 보관해두기도 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우체부가 자신에게만 그렇게 특별한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라 동네 주민들 모두에게 똑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렇게 감동적인 봉사를 쓴 책이 바로 '우체부 프레드'다. 책이 나오자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미국인들의 삶과 일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에 일대 변화를 가져오게 됐다. 미국의 기업과 관공서마다 우체부 프레드의 이름을 따 프레드상(賞)을 제정하고 전달하는 열풍이 일었다. 직장 회사 관공서에서 "당신은 프레드입니다" 라는 말이 최고의 칭찬이 되었다.지극히 평범하고 단조로운 우편배달이지만 우체부 프레드는 그것을 아주 특별한 일로 만들었다. 그는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나 성공한 CEO, 유명한 스타도 아니지만 그 마을, 커뮤니티에 없어서는 안 될 진정한 리더였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섬김의 리더십이다.이제 19대 국회의원이 새로 뽑혔다. 도내서도 다선 중진과 초재선 등 모두 11명이 금배지를 달게 됐다. 선거운동기간 허리를 앞으로 90도씩 숙여가며 지역 일꾼, 주민의 봉사자로 뽑아달라고 읍소했다. 하지만 당선만 되고나면 목에 힘이 들어가고 허리가 뒤로 120도 넘어가는 모습을 종종 목도해왔다. 권위와 군림과 대접받는 리더가 아닌 봉사와 헌신과 섬김의 리더십이 진정한 리더라는 사실을 뼛속에 까지 새겨야한다. 그럴 때 "당신은 우리의 프레드입니다"라는 닉네임을 얻게 될 것이다.
이래 저래 이번 선거서도 도민들은 찬밥 신세였다. 전북에서 여당이나 다름 없는 민주통합당의 한명숙대표가 13일간의 선거운동 기간 전북을 2번밖에 찾지 않았다.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은 전주 완산을 지역구인 서부시장에 30분도 채 머물지 않았다. 지나가는 소낙비 같았다. 지금도 민주당은 텃밭이다고 믿어서 소홀했고 새누리당은 표가 안나오는 지역이라서 굳이 방문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던 것 같다. 18대 선거 때와 거의 같았다.막판까지 전주 완산을, 익산을, 남원 순창, 진무장 임실은 표심이 요동쳤다. 오차범위내서 접전을 펼쳐 기표소 포장속에서 결판 날 것이다. 붓 뚜껑이 어디로 가느냐에 달렸다. 20·30대들이 6.2 교육감 선거 때 SNS를 통해 오후 4시 이후에 대거 투표에 참여하면서 당락을 갈랐던 것처럼 이번에도 조심스럽게 이같은 현상이 점쳐진다. 비 예보가 있어 투표율이 올라 갈 것으로 예측된 가운데 젊은층도 막판 안철수 서울대교수의 투표 참가 독려로 투표율은 올라 갈 것이다.예전과 다르게 도민들이 민주당에 실망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경선 과정서 워낙 애를 먹였던 탓인지 거의 막말 수준에 가까운 말들이 난무했다. "20여년간 지역서 민주당이 해놓은 게 뭣이냐"며 분개한 유권자도 많았다. "그간 열나게 표 찍어 줘봤자 그 사람들만 잘 먹고 잘 사는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한다. 한 대표도 처삼촌 벌초하듯 완산을 등 도내 3~4개 경합지구만 정권심판론을 들먹이며 안방 누비듯 유세하고 다녔다.민주당에 애정을 가졌던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완산갑 공천 때 애 먹인 것을 생각하면 분통 터진다"며 "당 대표가 사과 한마디도 하지 않고 또 민주당 후보에 표를 달라는 것은 전주시민을 무시한 것밖에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 "민주당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하느냐" 아니면 "미워도 다시한번을 불러야 옳으냐"를 놓고 표심이 엇갈렸다.이번 선거는 전북의 정치틀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전북인에 대한 중앙정치권의 대접이 달라질 수 있다. 광주나 전남사람들이 전국 어디서든 일등 시민으로 대접 받는 이유가 금도(襟度)를 지녔기 때문이다. 선거날 내린 봄비의 의미를 차분하게 되새기며 투표하러 가길 바란다. /백성일 주필
국회에 비례대표제가 처음 도입된 건 제6대 총선 때부터였다. 5·16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세력은 선거법 개정을 통해 전체 의석의 4분의1(44명)을 비례대표제로 선출토록 했다. 지역구 선거에서의 정당 득표비율을 배정기준으로 삼았다. 비례대표 제도는 숱한 변천을 거듭했지만 16대 국회까지 모두 지역구 의석 비율에 따라 결정됐다. 지금처럼 1인 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건 2004년 17대 총선 때부터다. 헌법재판소가 2001년 "1인1투표 제도를 통한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 배분 방식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리자 후보와 정당에 각각 한표씩 투표하는 1인 2투표제가 도입됐다. 4·11총선에서 지역구 선거 못지 않게 정당별 비례대표 의석(54석)이 몇석에 이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론조사 회사들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각각 22∼26석 사이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만큼 박빙이라는 뜻이다. 비례대표제의 취지는 다양성과 전문성 확보에 있다.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인사와 전문적 식견이 있는 인사를 국회에 등원시킴으로써 지역구 의원의 틈새를 보강한다는 데에 있다. 비정규직 청소노동자인 김순자씨와 '파리의 택시운전사'로 유명한 홍세화씨가 각각 진보신당의 1·2번 비례대표로 추천된 게 좋은 예다. 또 지역주의 정서가 여전한 영·호남에서는 비례대표제가 지역 대표성을 충족시킬 유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지난달 20일 발표 당시, 혹시나 새누리당 비례대표에 전북 몫이 배정될지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역시나'였다. 그런데 당선 안정권인 비례대표 10번에 박종문 전 전북도 정무부지가 내정됐다가 발표 당일 명단에서 제외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명단에 오른 배경과 누락된 까닭이 궁금하다. 박 전 정무부지사는 새누리당에 비례대표 후보 신청서를 제출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나중에야 발탁 인사에 포함된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대상이 누구든 새누리당 비례대표에 전북의 지역 대표성이 반영되지 않은 건 안타까운 일이다. 내일이 투표일이다. 비례대표는 유효투표 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하거나 지역구 선거에서 5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정당에게 득표비율에 따라 의석이 배분된다. 지역구 후보뿐 아니라 정당에 관심을 갖는 것도 유권자 의무다. /이경재 논설위원
며칠 전 아파트 우편함에 선거공보가 꽂혀 있었다. 칸칸이 머리를 내밀고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는듯 했다. 갖고 올라가 펼쳐보았다.이번 4·11 총선에 나오는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얼굴들이 웃고 있었다.유권자의 선택을 돕는 선거방법은 선거벽보와 선거공보, 법정 TV토론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선거공보는 후보자가 만들어 선관위에 제출한 것으로, 후보자의 경력과 공약뿐 아니라 정당의 정책이 자세히 담겨 있다. 유권자의 가정에 직접 배달해 주므로 가장 유용하고 편리한 정보인 셈이다. 규격은 길이 27㎝, 너비 19㎝ 이내이며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은 12면(대통령 16면, 지방의원 8면)을 넘을 수 없다.이 중 2면에는 의무사항이 실려 있다. 소속정당과 나이 직업 학력 경력 등 인적사항과 재산및 병역, 최근 5년간 세금납부·체납실적 및 전과기록, 그에 따른 소명을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가장 눈여겨 봐야 할 것은 후보들의 과거 행적과 공약이다. 공약은 이행절차와 기한 재원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재원 마련 방안이 없으면 헛공약일 가능성이 높다. 또 국회의원의 권한에 맞는 공약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느 학교 강당을 짓겠다든지 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그들의 일이 아니다.선거공보와 관련, 흥미로운 일도 많다. 지난 2007년 대선의 경우다. 기호 1번 정동영 대통합민주당 후보와 기호 12번 이회창 무소속 후보의 선거공보 표지에 똑 같은 어린이 모델 2명이 등장했다. 옷과 머리 모양까지 같았다. 뒤늦게 이를 안 양 캠프는 깜짝 놀랐으나 어쩔 수 없었다. 이미 2050만 부의 공보물이 발송된 뒤였다. 제작업체가 같았던 탓이다. 이를 두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캠프는 양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마침 BBK 사건 수사 발표를 양 진영이 비판하며 공동전선을 폈기 때문이다.또 1971년 국회의원 선거공보에는 V자(字) 기재를 놓고 선관위가 안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후보가 자신을 중심으로 V자를 표시한 것은 승리를 상징한다는 이유였다.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민간인 사찰을 비롯 김용민의 막말, 문대성의 표절 등이 선거의 본질을 가리는 느낌이다. 이번 선거는 앞으로 4년간 지역구는 물론 국정을 책임질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다. 선거공보만 꼼꼼히 챙겨봐도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조상진 논설위원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 동쪽으로 약 20km 떨어진 남 플레보랜드에 '알미르'란 도시가 있다. 인구 약 15만 명, 1만 7,921ha 정도의 신도시다. 네덜란드의 많은 도시들이 그렇듯이 '알미르'도 간척을 통해 얻은 도시다. 네덜란드 정부는 암스테르담과 주변 도시의 인구과밀로 인한 주택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스테르담 앞바다를 메워 도시를 만들 계획을 세웠다. 1975년부터 매립공사가 시작되어 지금도 건설이 진행 중인 이 도시는 향후 인구 25만 명에서 많게는 40만 명 규모로 계획되어 있다. 1970년대 중반 네덜란드, 특히 암스테르담 주변에서는 많은 건설 사업이 진행됐다. 대부분이 대규모의 사업들이어서 상대적으로 그 중요도가 낮은 '알미르' 같은 신도시 건설계획에는 공간 설계와 건축 분야의 이름난 전문 인력들을 끌어들이기 어려웠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야심만만하지만 경험이 없는' 젊은 전문가들이었다. 숙련되지 않은 이들 젊은 전문가들은 '보다 인간적인' 공간을 창조하기 위한 열정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알미르'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실수에서 배우고 경험을 쌓아나가며 장단점을 발견해 계획을 수정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동시 다발적으로 대규모 공간 건설을 수행하지 않고, 작은 것부터 시작하여 다음 단계에 접어드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도시를 마치 생물체처럼 대하면서 그 변화 과정에 따라 개발 속도와 내용을 조절했던 것이다. 그 덕분에 '알미르'에는 논의 중인 빈 공간이 많이 남아 있다.슈타트와 바우튼, 하벤 등 3개 지역으로 이루어져 있는 '알미르'는 각각 시차를 두고 차례차례 만들어졌는데 그래서인지 제각기 독특한 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알미르'를 돋보이게 하는 특징은 도시 안팎으로 푸르른 녹지공간이다. '알미르'는 바다를 매립하여 땅을 만들고 습기를 뺀 직후부터 곳곳에 대단위 녹지들을 조성해 숲을 만들었다. 자연을 훼손하여 도시를 건설하는 세태와 달리, 광활한 간척지에 자연을 들여온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알미르'에 처음 이주한 주민들은 대부분 무주택 서민층에 속해 있는 가난한 젊은이들이었다. 그러나 30여 년이 흐른 지금 알미르 주민들은 대부분 중산층 이상이다. 도시가 경쟁력을 갖추어 수요를 창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에게도 '알미르'와 같은 도시 건설이 다가오고 있다. 아직 먼 미래로만 보이는 새만금에 이름난 관광도시가 되어 있는 '알미르'는 좋은 교훈이다.
오늘은 67회째를 맞는 식목일이다. 해방직후인 지난 1946년 4월 5일 미 군정청에 의해 서울 사직공원에서 첫 식목 행사를 가진 것이 효시다. 정부 수립이후 1949년 관공서의 공휴일로 제정되었으며 1960년 3월 15일을 사방의 날로 지정하면서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이듬해 공휴일로 부활되었다. 1973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으로 국가 기념일로 지정되었고 한 때 공휴일 해제 논란이 있었으나 청명 한식 등과 겹치는 날이라 하여 공휴일로 유지되었다. 그러다 2006년부터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공휴일에서 제외하고 법정 기념일로 변경되었다.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무와 숲이 주는 가치는 무한하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보면 지난 2008년 기준으로 총 73조1799억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의 7.1% 규모다. 기능별로 보면 수원함양이 18조5315억원으로 가장 많고 대기정화 16조8365억원, 토사유출 방지 13조4867억원, 산림휴양 11조6885억원, 산림정수 6조2186억원 등이다. 여기에 산림의 이산화탄소 순흡수량은 4600만t으로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약 7.5%를 흡수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봄철 황사 피해의 주요인인 미세먼지의 흡수량도 연간 2만6000t에 달했다. 특히 국민의 소득 향상에 따른 여가생활과 웰빙문화 확산으로 인한 산림휴양 기능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최근 일본과 독일 등지에서는 삼림테라피(Forest Therapy) 도입으로 산림 치유기능으로 까지 확대되고 있다. 암이나 우울증, 아토피 환자 치료에 산림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연구보고서도 나오고 있다.이제 우리도 단순히 산에 나무만 심는 산림녹화 수준에서 탈피, 경제적 가치 창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휴양림을 조성해 도시민들의 휴식처 뿐만 아니라 문화의 산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전남 장성의 편백림이 대표적이다. 또한 산수유, 헛개나무 옻나무 등 약용수종이나 호두나무 잣나무 고로쇠나무 등 경제수종을 심어서 농산촌 소득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물론 산림과 숲은 한 두해 만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10년 100년 앞을 내다보고, 다음세대 그 다음세대를 위한 투자이자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유산이다. '희망이 있는 민족만이 숲을 가꾼다'는 말처럼 올해는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보면 어떨까.
선거가 중반전으로 치닫지만 도내서 만큼은 2~3개 선거구를 제외하고는 요동칠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11개 선거구 중 전주 완산을과 익산을이 본보를 비롯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오차범위내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다음으로 무소속 유성엽 후보가 앞선 정읍과 4선 고지를 바라다 보는 이강래 후보의 남원 순창 그리고 정심(정세균의원)을 등에 업은 민주통합당 박민수후보의 진무장 임실이 관심 갈 정도다.요즘 선거는 언론사의 여론조사로 당락이 갈릴 정도로 여론 의존도가 높다. 그 만큼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가 힘을 얻고 있다. 사실 여론이라는 것은 특정 사안에 대한 다수의 의견일 뿐이다. 과학의 이름으로 포장된 여론조사가 경선 때부터 이렇게 많이 활용된 적은 없었다. 선거가 유권자들의 투표가 아닌 여론조사로 사실상 끝나 버린다는 것은 문제다. 지금까지 두자릿수 차로 벌어진 선거구는 게임이 끝난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가 선거를 맥빠지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이 때문에 각 후보진용이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에 무척이나 촉각을 세운다. 여론조사시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를 가장 먼저 묻는다. 그러나 박빙인 완산을 같은 경우 민주통합당 독주를 인물론으로 깰 수 있느냐 여부를 묻는다. 총선은 전국 동시선거라서 중앙정치권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선거 막판까지 수도권 등 박빙지역은 MB정권의 사찰문제가 판세를 가를 것이다. 전주 완산을도 이같은 대형 이슈가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쳤다.아쉬운 점은 후보별로 발굴한 지역의제가 관심을 못 끌었다. 각 후보들이 내건 정책과 공약 보다는 민주통합당 중앙당 의제인 정권심판을 통한 정권교체만 밑바닥부터 먹혀 들고 있다. 민주당이 공천 과정에서 잘못했어도 정권교체라는 대형이슈가 쓰나미처럼 몰려들면서 '미워도 다시한번'이 힘을 얻었다. 유권자들이 경선과정서 있었던 자질구레한 것들을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아무튼 유권자들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나타났던 표심을 반추해봐야 한다. 자신의 한표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30세대들이 겪는 취업문제 등도 선거를 통해 모색해 나갈 수밖에 없다. 결론은 표심을 차분하게 정리해서 유능한 일꾼을 뽑아야 된다. 그 길만이 전북을 살릴 수 있다.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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