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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가까워지면 점쟁이와 여론조사기관이 덩달아 바빠진다. 선거를 앞둔 후보는 심리적으로 불안하다. 첫 출마자는 경험 부족으로 모든 게 서툴기 마련이다. 낙천했거나 낙선자는 예방 백신을 맞아 나름대로 면역력이 생겨 요령을 부릴 줄도 안다. 하지만 후보들과 그 측근들은 불안감을 떨치고 자신감을 갖기위해 신통하고 용하다는 점집을 들락거린다. 점괘가 잘 나오면 복채도 좀 두두룩하게 챙겨서 건넨다. 점치기는 인간의 역사와 같다. 인간 자체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미래에 닥칠 길흉화복을 앞서 알아 보려고 점집을 찾는다. 점쟁이도 선거 당락부터 수험생 합격여부, 부동산 매물구입이나 팔기,사주팔자,택일,궁합,음양택 터 잡기 등 나름대로 용한 분야가 있다. 주역이나 토정비결을 갖고 운세를 점치기도 하지만 막 신들린 사람이 더 잘 맞힌다는 속설이 있다. 초기 신내림을 받으면 기가 왕성한 탓에 잘 맞춰 손님이 많다. 전주에도 용머리 고갯길 주변에 대나무를 꽂아(접신) 놓은 점집이 많다. 과학의 세계가 날로 발달해 가지만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 그 만큼 점집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후보 가운데는 점집을 맹신한 사람도 있다. 속옷서부터 어떤 색의 옷을 입고 나가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부적착용과 표정짓기 스킨십하는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한다. 후보는 선거운동 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어서 용하다는 점쟁이가 말하면 상당부분 그말을 믿고 따른다. 이와 반대로 여론조사는 점쟁이의 영적인 측면과 달리 통계학적인 기법을 활용한다. 우리나라 여론조사는 대선 후보 결정서부터 경선후보 결정 등 만능으로 쓰인다. 마치 여론조사 결과가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것처럼 활용된다. 하지만 여론조사가 과학적으로 접근 하지만 그 조사기법이나 방법도 사람이 디자인 하므로 틀릴 수가 있다. 응답률과 응답자가 얼마나 정직하게 답변해 주느냐가 관건이다. 후보자가 자신을 홍보하려고 선거여론조사를 빙자하거나 OEM 방식처럼 ARS를 통해 싼 값에 여론조사를 해서 유리하게 발표, 혹세무민한 경우도 있다. 싼게 비지떡이란 말처럼 주문자 여론조사는 여론을 왜곡해 신뢰도가 떨어진다. 문제는 공정한 여론조사기관 한테 비용을 정당하게 지불해서 스마트폰과 유선전화 비율을 어떻게 조정하고 면접조사를 통해 응답율을 높히는 게 생명이다. 샘플수도 500~1000명 정도는 되어야 신뢰도가 높아진다. 지금 선거 여론조사결과가 공개되면서 선거 1막이 끝났다. 유권자들은 자신이 지지한 후보의 수치가 높게 나왔거나 저조하게 나오면 그것으로 선거결과를 점친다. 여론은 이슈에 대한 다수의 의견이고 여론조사를 통해 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어서 그대로 맹신할 필요는 없다. 우세자 편승효과나 열세자 동정효과처럼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더 진지하게 인물을 파악해야 한다. 유권자도 여론조사 결과에 감성적으로 일희일비하지 말고 누가 더 일꾼인가를 살펴봤으면 한다.
아름답고 감동적인 풍경을 만났다. 작은 바위에 몸을 의지해 홀로 살아남은 소나무가 있는 풍경이다. 강 옆에 외롭게 서있는 이 소나무는 유럽연합(EU)의 독립기구인 유럽위원회(EC)가 지원하는 유럽 올해의 나무로 선정된 나무다. 유럽 올해의 나무는 유럽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나무를 찾기 위해 개최하는 연례 대회다. 10주년을 맞은 올해 대회에는 유럽의 16개 나라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진 아름다운 나무를 출전(?)시켰다. 나무마다 품새며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 감동적이고 경이롭다. 올해는 유럽 전역에서 28만 5천명이 투표에 참여해 체코의 소나무(Guardian of the Flooded Village)와 함께 크로아티아의 은행나무(Ginkgo from Daruvar), 러시아의 포플러나무(Lonely Poplar)를 2,3위로 선정했다. 올해의 주인공인 체코의 소나무는 물에 잠긴 마을에서 홀로 살아남은 소나무다. 밤이 되면 악마가 소나무 아래 앉아 바이올린을 켠다는 전설을 갖고 있는 이 소나무를 마을사람들은 자신들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라고 부른단다. 이 소나무를 보면서 지리산 와운마을의 늘 푸른 소나무 천년송이 생각났다. 와운마을은 구름도 누워 쉬어간다는 지리산 하늘아래 첫 동네다. 천년송은 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뒤편의 오래된 큰 소나무 두 그루를 이른다. 그중 마을과 조금 더 가깝게 서있는 소나무가 할머니 소나무인데 비탈진 경사면에 서있는데도 그 자태가 아름답고 풍성하며 고고하다. 당초 이 소나무는 마을을 지나는 등산객들에게 사랑을 받았지만 입에서 입으로 빼어난 아름다움이 전해져 지난 2000년 10월 천연기념물 424호로 지정되었다. 나이는 확실치 않지만 사람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던 임진왜란 때도 나무가 있었다는 마을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500년 수령을 짐작한다. 할머니 소나무로부터 20미터쯤 떨어진 위쪽에는 할머니 소나무보다 조금 작은 할아버지소나무가 있다. 이 소나무 역시 그 자태가 맵시 있고 고고한 품격으로 눈길을 끈다. 멀리서 보거나 가까이서 보거나, 정겨운 이 두 그루 소나무 풍경도 자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새삼 깨닫게 한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온라인에서 만나는 체코 한 시골 마을 소나무의 생명력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것 같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등 자연을 향한 인류의 위협을 경고하는 울림이기도 할터. 메시지의 힘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공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우리 과학계에서 한줄기 쾌보가 날아들었다.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초전도핵융합장치 KSTAR가 섭씨 1억℃ 초고온 플라스마를 8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 16일 국가핵융합연구소가 밝혔다. KSTAR는 지난 2018년 세계 최초로 1억℃ 플라스마를 1.5초간 유지하는데 성공한 데 이어 이번에 5배 이상으로 늘렸다.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인공태양은 인류의 미래 청정에너지로서 전 세계가 연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석탄과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는 짧게는 50년, 길게는 200년이면 고갈된다. 이 때문에 인류의 생존을 위한 새로운 포스트 에너지로써 인공태양 개발에 선진국들이 앞다퉈 나섰다. 핵융합을 통해 만들어지는 인공태양은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이용하는데 1g으로 석유 8t을 사용한 전기 생산량과 동일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바닷물에서 채취하므로 인류가 무한히 사용할 수 있는 무한 에너지원이기에 인공태양이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그렇지만 수소 원자가 태양처럼 핵융합을 일으키려면 태양의 7배에 달하는 극초고온이 필요하다. 태양의 표면온도는 6000℃, 중심 온도는 1500만℃이지만 압력이 1000억 기압에 달해 수소와 같은 원자들이 플라즈마 상태에서 핵융합을 일으키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발생한다. 하지만 지구에서 인위적인 핵융합을 발생시키려면 1억℃의 초고온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5년부터 인공태양 개발에 나섰다. 국가핵융합연구소를 만들고 대전에 KSTAR를 세웠다. 국내 연구진이 지난 2008년 첫 플라즈마 발생에 성공한 데 이어 10년 만에 세계 첫 1억℃를 달성하면서 미국 일본 중국 등과 함께 인공태양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인공태양의 최대 관건은 1억℃를 300초간 유지하는 데 있다. 과학적으로 300초를 넘기면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KSTAR 연구진은 2025년 달성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인류 최대의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인공태양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9조 원을 들여 프랑스 남부에 건설 중이다. 우리나라와 유럽연합 미국 중국 인도 일본 러시아 등 7개국 850여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연구진이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인류의 만년대계를 책임질 인공태양 개발에 대한민국이 세계의 중심에 서길 소망한다. /권순택 논설위원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원인이 비료공장의 연초박 때문이라는 정부 조사결과가 발표된 건 2019년 11월14일이다. 이를 계기로 그간 뒷짐진 채 나몰라라했던 자치단체정부가 친환경마을로 바꾼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2023년까지 206억을 들여 12개 주민 지원사업을 펼친다는 게 골자다. 최재철 주민대책위원장은 최근 마을동향과 관련 정부와 자치단체가 주민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업추진을 장담했는데 속도감이 너무 떨어진다. 아직도 비료공장 안에 방치된 폐기물은 처리되지 않고 있다 면서 집집마다 도배작업은 물론 마을 배수로 정비다리 신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함께 하루빨리 주민들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적절한 보상 등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며 희망섞인 기대감을 내비쳤다. 알려진 대로 이 마을의 비극은 지난 2001년 인근 비료공장이 들어서면서 부터다. 18년동안 주민 80여명 가운데 30명이 암에 걸렸고 이중 17명이나 저 세상으로 갔다. 주민들은 고통을 겪으면서도 죽음과 관련된 문제를 수년간 관련부처에 하소연했지만,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 않았다. 별수 없이 주민들이 직접 조사에 나서 비료공장이 진원지임을 밝혀내고 백방으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 무렵 전북일보가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2016년 일이다. 보도 이후에도 익산주재 김진만 기자는 마을 대책위와 꾸준히 접촉, 집단 암 발병 원인규명을 위한 관련기사를 연속 보도했다. 그제서야 신문 방송에서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암 공포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집단 암 발병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최 위원장을 비롯한 마을대책위가 수년 동안 남모르게 고독한 투쟁을 벌여왔다. 그들의 숨은 노력에 힘입어 환경부가 역학조사에 나섰고, 인근 비료공장에서 내뿜은 연초박 연기가 집단 암을 유발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힘겹게 정부와 싸워 원인을 밝혀낸 이들의 공로를 인정해 전북일보 기자들이 뽑은 2019년 올해의 전북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13일에도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기사를 연속 보도함으로써 사회여론화에 앞장선 전북일보 김진만 기자가 이 보도와 관련해 2020년 한국신문상 뉴스취재보도 부문 수상자로 결정됐다. 그만큼 집단 암 발병과 관련해 사회적 이슈로 국민적 관심을 모았고, 파장도 컸다는 사실을 대변해주고 있다.
예년 이맘때면 우리나라는 온통 미세먼지로 시끄러웠다. 한반도의 전형적 겨울날씨인 삼한사온 대신 3일은 추위, 4일은 미세먼지라는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해마다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가 이번 겨울에는 눈에 띄게 그 기세가 약해졌다.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추진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 까지 전국의 초미세 먼지 평균농도는 26㎍/㎥로 최근 3년 같은 기간(31㎍/㎥)과 비교할 때 약 1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 좋음 일수(日數)는 지난해 열흘에서 올해는 20일로 두배나 늘었고, 나쁨일수는 24일에서 21일로 13% 감소했다. 고농도 일수는 11일에서 이틀로 80% 가량 줄었다. 시간당 최고농도 역시 199㎍/㎥로 지난해(278㎍/㎥)보다 약 28% 감소했다. 대기오염이 확연하게 개선된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환경부는 이처럼 대기 질이 좋아진 원인으로 먼저 기상조건을 꼽았다. 올 겨울 예년 보다 기온이 따뜻하고 대기정체가 많았으나, 눈 보다 비가 많이 내리고 동풍이 많이 불었다는 것이다. 거기에 미세먼지가 심한 12월부터 이듬해 3월 까지 4달동안 미세먼지 배출원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하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도 상당한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줄어든 것과 코로나19와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말 자국내 우한(武漢)에서 발원된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공장 가동을 중단시켰다. 주민 격리와 도시 봉쇄로 자동차 운행도 크게 줄었다. 실제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촬영해 최근 공개한 올해 1월 1~20일, 2월 10~25일 사이 중국 위성사진에는 대기오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산화질소(NO₂)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질소는 자동차나 공장시설에서 주로 배출된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차량 통행과 기업활동을 제한하던 시기에 대기오염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추론이 합리적으로 설득력을 얻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공장 가동 중단 등이 대기오염 개선에 어떻게 작용했는지는 더 연구 분석해야 할 과제이지만 미세먼지 감소가 코로나19 발생이후 중국의 확산 억지 조치에 영향을 받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 중국의 변화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된 후 중국이 그동안의 경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펼치면서 공장 풀 가동등 생산활동을 극대화할 때 과연 우리나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불편은 겪고 있지만 맑은 하늘을 보면 기분이 좋았는데 앞으로 예상되는 대기오염이 걱정이다.
뜻하지 않게 코로나19로 몸살을 앓는다. 5대양 6대주에 환자가 발생해 팬데믹을 가져왔다. 지금은 백신이 없기 때문에 감염되지 않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마스크를 쓰거나 손소독을 철저하게 하는 개인위생관리가 필요하다. 증상이 없다가도 갑자기 확진환자로 나타나므로 다중이 모이는 곳과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서울 콜센터사태로 집단감염 우려가 높아지자 송하진 지사가 급기야 집단예배를 자제해 달라고 각 종교지도자에게 호소했다. 송지사가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자제요청한 것은 잘했다. 지금은 원인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대한 방역을 강화해서 확진자를 막아야 한다. 도나 시군 등 행정기관이 총력을 다하지만 사각지대는 생길 수 있다. 이 문제는 누구라 할 것 없이 개인이든 단체든 먼저 나서는 게 중요하다. 농약을 공동방제하는 것처럼 함께 소독해야 효과를 거둔다. 전주시가 일주일에 한번 집단소독의날로 정해서 공동방역에 나서는 것도 칭찬 받을만 하다. 14세기 유럽과 아시아에 흑사병이 창궐할 때 치료와 방역법이 없어 무작정 환자들이 종교시설로 모여들었다. 무작정 신에 의지하는 길 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더 흑사병이 빠르게 전염되었다. 그래서 2300만 이상이 숨졌다. 지금 다중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거나 미사 올리는 종교행위를 자제하길 바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간 신천지 교인들이 밀집해서 예배를 봤기 때문에 집단감염자가 생긴 것이다. 조선 영조 때도 역병이 돌아 20~30만명이 죽었는데 당시 인구 700만에 비하면 엄청난 수다. 의료시설이 없고 치료약도 생각치도 못해 겨우 할 수 있었던 것은 산 사람들이 죽은 사람 영혼을 달래려고 제사를 지낸 것이 전부였다. 더 돌림병이 발병하지 않도록 기원하는 정도였다. 생각하면 제사 지내는 그 맘은 이해가 가지만 과학의 세계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샤마니즘적 주술행위로 끝내려고 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기상이변 등으로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전북은 큰 피해를 안 입고 비켜갔다. 다른 지역에 비해 어염과 물산이 풍부하고 자연재해가 덜해 살기 좋은 곳이다. 일시적으로 경제적 고통을 당하는 도민들이 있지만 지리산 덕유산 노령산맥으로 이어진 동부산악권과 기름진 만경평야가 새만금으로 쭉 뻗어나가 축복받은 땅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간 전북도가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파악과 선제적으로 대응을 잘해 환자수가 한자리에 머물렀다. 앞으로도 더 경계의 끈을 놓지 않고 코로나19 차단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이리역 화약열차 폭발사건때 국민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던 도민들이 이번에는 대구 경북으로 한걸음에 달려가 위문품을 전달하고 그쪽 이송환자들이 빨리 쾌유해서 돌아가길 바라고 있다. 전국적으로 재앙이 발생할때 전라북도를 전라복(福)도라 부르는 이유가 있다. 지리산과 덕유산이 방파제 역할을 하고 수려한 자연경관이 잘 보존돼 코로나19도 덜 발병했기 때문이다. 하늘에 감사하고 겸손하면 좋겠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발병한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기는 커녕, 국가와 도시의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확산세를 더해가고 있다. 이제는 사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판데믹(pandemic,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선언을 주저해왔던 세계보건기구(WHO)가 결국 판데믹을 선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새로운 질병의 세계적인 대확산이 어디까지 닿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증거다. 불안과 공포, 혐오와 배척 등 본능적 차원에서의 반응을 일으키기 일쑤인 감염의 기능은 도처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산다는 것의 의미와 더불어 산다는 것의 의미를 동시에 환기시킨다는 감염병의 존재가 갈수록 더 무겁고 두려워진다. 경험하지 못했던 공포와 불안이다. 날마다 감염의 전파력이 확산되고 있는 절박한 때, 무의식적으로 누리며 행했던 일상적인 삶의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된다. 주말 산책이 잦아졌다. 주위에서도 외출을 자제 하는 대신 집 근처 가까운 산책길을 찾아나선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온전히 코로나 19 덕분(?)일게다. 감염병의 창궐만 아니라면, 그래서 감염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산책이어서가 아니라면 가족이, 이웃이 함께 하는 일상의 풍경은 반가운 변화겠으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프랑스 철학자 장 그르니에는 그의 저서 <일상적인 삶>에서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은 산책할 여가를 가진다는 뜻이 아니다고 말한다. 요즈음의 산책풍경에는 더없이 잘 들어맞는 말이다. 그르니에는 덧붙인다. 그것은 어떤 공백을 창조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일상사 가운데 어떤 빈틈을, 나로선 도저히 이름 붙일 수 없는 우리의 순수한 사랑 같은 것에 도달할 수 있게 해줄 그 빈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결국 산책이란 우리가 찾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우리로 하여금 발견하게 해 주는 수단이 아닐까? 잦아진 주말 산책으로 만나게 되는 질문이 있다. 감염병의 존재다. 감염병을 인문학적으로 성찰한 문학평론가 정과리는 감염병은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유해한 방향으로 작동하는, 그것도 종종 지나치게 잘 작동하는 현상을 대표하는 예라고 규정한다. 감염병이 질병 중에서도 특별히 사회적 관계의 의미를 상기시키는 것이라는 그의 해석은 우리가 처한 현실을 예리하게 들춰낸다. 들여다보면 감염병 극복의 답도 여기 있겠다 싶다.
자신의 정치적 위기 때마다 한국 때리기로 입지를 구축하면서 최장수 총리라는 신기록을 세운 일본 아베신조 총리가 부메랑을 맞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아베 총리가 한국인 입국 금지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되레 한국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한국인 입국 금지 시행 첫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한국과 중국에 대한 입국제한 결정과 관련, 최종적으로 정치적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객관적 과학적 근거 없이 정치적 고려로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실토한 것이다.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인해 자신에 대한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지자 혐한 정서를 자극해 이를 만회해 보려는 속셈이었다. 하지만 아베 내각에서 2009년 신종플루 대응을 책임졌던 마즈조에 요이치 전 후생노동상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아베 내각이 재앙에 가까운 난맥상을 보이는 것은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아베 총리가 장기집권을 하면서 각료들이 아베 총리의 심기를 거스르는 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 아베 내각 구성원이었던 요이치 마스노도 코로나 참사는 아베가 너무 장기집권한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우익 성향인 산케이 신문은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관계 부처간 연계가 부족해 아베 정부가 강점으로 내세운 위기관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 신문도 갑작스러운 전국 휴교령에 이어 한국과 중국에 대해 뒷북 입국 제한 등 혼란스러운 조치가 나오는 것은 컨트롤 타워 부재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일본의 코로나 확산 예측 통계 모델 수립에 자문역할을 한 니시우라 히로시 홋카이도대학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홋카이도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가 공식 통계의 10배가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일본 감염병 전문가들도 일본의 코로나19 진단율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아베 정부의 코로나 방역대책이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아니라 숫자 줄이기에 가깝다는 증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4월 말까지 일본내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으면 도쿄올림픽은 아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나 사태로 도쿄올림픽이 취소되거나 경제 불황이 커지면 아베는 남은 임기를 채우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방역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만 면하려는 아베의 꼼수 정치가 이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415 총선이 다가오면서 무소속 연대 얘기가 심심찮게 회자된다. 일부에서 막판 판세에 따른 가능성 때문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흔히 언론에서 말하는 무소속은 대부분 유력후보를 일컫는다. 주로 그들 중심의 보도가 관행화된 지 오래다. 정당에 있다가 당이 해체되거나 공천에 탈락한 경우 아니면 당 지지율이 바닥권에 머물러 탈당하는 사례다. 어찌보면 무늬만 무소속이지 귀소본능이 강한 정당 사람들이다. 한결같이 금배지를 달면 원래 정당에 복귀한다고 공공연하게 떠든다. 당장 아쉬운 터라 이를 강하게 부정하거나 손사래를 치지 않는다. 기존 정당 지지자들의 동정심을 자극함으로써 선거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도내 10개 선거구 무소속 후보는 10명이다. 이중 5명은 아니할 말로 존재감이 크지 않아 거의 무명에 가깝다. 전주갑 이범석 후보와 전주을 성치두 후보, 전주병 오세명 후보 그리고 익산을 배수연 후보, 남원임실순창 방경채 후보가 그들이다. 이들 중에는 미래를 더 좋게 변화시켜 주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해 출마하게 됐다며 출사표의 의미를 되새긴다. 기득권 거대정당에서는 쉽게 내걸기 어려운 공약들도 눈길을 끈다. 국회의원 3선연임 금지와 국회의원 무노동무임금제 등이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이채로운 경력은 이들의 실력과 내공(?)을 대변하듯 신뢰감을 높이기도 한다. 신학전공 미국 유학파에 사단법인 대표대학교수 출신까지 포진했다. 시민들 생활환경을 좀 더 알기 위해 택시기사퀵서비스를 하는 후보도 있다. 무능과 나태, 뻔뻔함에 젖어 있는 기득권 세력을 이번에는 바꿔보자는 유권자의 목소리를 선거운동을 통해 확인했다. 한마디로 변화와 세대교체를 원하는 표심이다. 선거조직은 물론 주변에 일 할 사람조차 변변치 않지만 이런 표밭의 움직임은 새로운 피로회복제가 된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어야 하는 이들의 좌절과 아픔은 뿌리가 깊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이달 2627일 후보자 등록과 함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무소속의 차별과 설움을 더욱 절절하게 겪게 된다. 각종 여론조사와 후보자 토론에서 국회의원 의석수 5인이상 정당 후보자여론조사결과 지지율 10%이상 정당 후보자만 참여하는 그들만의 리그에 뛸 수 없게 아예 족쇄를 채운다. 얼굴과 이름을 알릴 기회조차 박탈하는 기득권 세력의 두터운 벽을 실감한다.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선거운동을 하다 보면 적지 않은 돈을 써야 하는데 지지율이 기준 미달땐 선거비용도 한푼 못 받는 딱한 처지가 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로 유권자 대면접촉마저 어려워진 현실이 가장 답답하다. 이래저래 힘들 수밖에 없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이 급속도로 이뤄지면서 거세진 자동화와 무인화(無人化) 바람에 디지털 문맹(文盲)들이 맥을 못추고 있다. 디지털 서비스에서 소외되는 계층이 생기면서 기술의 발전이 오히려 두터운 계층간 장벽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 문맹들은 대부분 장노년층이다.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발생하는 경제 사회적 격차인 정보 격차(Digital divide)가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개선이 요구되는 또 하나의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장노년층들이 일상에서 디지털 소외를 겪는 것은 무인 단말기인 키오스크(KIOSK)를 비롯 인터넷 뱅킹, 온라인 예매 등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앱을 설치해야 하는데 방법을 모르거나 이를 복잡하고 귀찮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온라인 이용할 때 수수료와 시간이 절감되고, 할인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데도 외면함으로써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는 상황도 기꺼이 감수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실시한 2018년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 결과도 장노년층의 낮은 디지털 역량 수준과 활용도를 보여주고 있다. 일반 국민의 평균 디지털 정보화 수준을 100%로 볼 때 60대의 수준은 70.3%, 70대 이상은 27.4%에 그쳤다. 반면 20대는 127.0%, 30대는 123.0%로 높게 나타났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연일 지속되면서 한국사회 디지털 격차의 한 단면이 또 드러나고 있다. 클릭족들은 자신의 정보와 디지털 활용능력을 총동원해 온라인 상에서 하루에 수십장 씩의 마스크를 확보하는가 하면, 장노년층들은 마스크 파는 곳을 찾아 몇시간 씩 줄을 서도 몇 장 건지기 힘들다. 줄을 서서 대기하는 사람들도 이들이 대부분이다. 며칠 전에는 주요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자동화 컴퓨터 프로그램 일명 매크로를 이용해 마스크를 싹쓸이한 사례도 적발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정부가 이번 주부터 마스크 공적 판매를 확대하며 수급개선에 나섰지만 마스크 대란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위치기반 서비스를 토대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마스크의 판매 재고 현황을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이트와 앱들까지 등장하고 있지만 이것들도 장노년층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모든 분야에서 자동화 무인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추세속에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한 정책과 배려가 아쉬운 시점이다. 정보격차가 심해질수록 세대간 갈등의 심화도 우려된다. 장노년층들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접근성과 사용성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과 서비스 개발에 더욱 주력해야 할 때이다.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다음 정권을 어느 쪽에서 맡을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진보진영인 민주당은 과반의석을 확보해서 문재인 정권 후반부를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정권을 다시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정권의 정권심판론을 부각시켜 자신들이 과반의석을 차지해 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벼른다. 건곤일척의 큰 싸움판이 펼쳐졌다. 여야 모두에게 사활이 걸린 선거라서 피말리는 선거전이 되고 있다. 민주당이 이기면 검찰개혁과 적폐청산을 통해 국정운영이 현행대로 이어갈 것이고 야권이 승리하면 여야 충돌로 국정이 파행을 겪을 것이다. 지역도 선거결과에 따라 권력지도가 바뀔 수 있다. 20대 국회때 전북도정은 여소야대가 형성돼 말로만 협치 운운했지 서로가 각개약진 해 난관이 많았다. 정치적으로 구심점이 없어 송하진 지사가 국가예산을 확보하거나 현안 해결할 때 어려움이 많았다. 민주당 의원이 2명 밖에 안돼 중과부적으로 전북몫 찾기도 버거웠다. 군산의 대기업이 잇달아 문닫아 지역경제가 나락으로 빠졌는데도 곧바로 해결책을 못찾고 우왕좌왕 한 것도 정치력 부재 때문이었다. 총선은 지사나 시장 군수들의 선거가 아니지만 그래도 직 간접적으로 맞닿아 있어 정치적 중립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 경선 때도 알게 모르게 현직 단체장들이 중립을 지킨 것처럼 말하지만 내면상 은밀하게 조직이 움직였다. 아무튼 민주당이 싹쓸이 하거나 다수의석을 차지하면 송하진호가 순항하지만 반대로 민생당이나 야권 성향의 무소속이 많이 당선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송 지사의 레임덕이 나타나면서 차기 지사선거 구도가 조기에 형성될 수 있다. 현재 시중에선 정읍 신태인 출신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총선 출마를 안하고 유은혜 교육부장관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순장조로 남았기 때문에 그의 지사 출마설이 솔솔 나돈다. 3선 출신인 김 장관이 정치를 계속 한다면 지역구가 경기도 고양이어서 경기도 지사나 전북지사를 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장관은 아버지가 정읍시의회장과 신태인조합장 그리고 전주여고를 졸업한 관계로 전북을 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아직은 선거가 2년정도 남아 있어 유동적이다. 다음으로 재선인 김승수 전주시장의 행보다. 전주 3명의 국회의원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그의 다음행보가 나올 수 있다. 김 시장이 김완주 전지사나 송하진 지사처럼 전주시장을 두번 했지만 바로 지사로 가기에는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 그간에는 민주당의 진입장벽이 높게 쳐져 그들만의 성이 만들어지면서 지사 되는 게 문제가 안되었지만 그게 계속 통하겠느냐는 것. 특히 송지사가 3선 하겠다고 나서면 조직이 겹쳐 유행가 가사처럼난감하네가 될 수 있다. 이 때는 다시 전주시장 쪽으로 갈 것이다. 남원 이환주시장이 3연임한 관계로 전주시장 출마설도 나온다.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전북의 권력지형도가 바뀔 수 있다. 이 모든 게 유권자의 손에 달려 있어 유권자의 선택이 중요하다.
여러해 전부터 자주 즐겨 듣게 된 노래가 있다. 1940년대 중반, 이탈리아 반파시즘 저항군들이 불렀다는 <벨라 차오(Bella Ciao)>다. 처음 들었던 것은 영국 출신의 혼성 8인조 클래식 재즈 아카펠라 음악 그룹 스윙글싱어즈(Swingle Singers)가 부른 <차오 벨라 차오>였는데, 뜻을 잘 알 수 없었으나 벨라 차오를 반복하는 가사와 빠른 템포에 쾌활하면서도 서정적인 멜로디가 묘하게 마음을 끌었다. <벨라 차오>는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내 사랑(사랑스러운 사람아) 안녕> 쯤이 되겠다. 무솔리니의 파시즘과 나치의 이탈리아 침공에 저항한 레지스탕스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던 시기, 이탈리아 민중들이 저항정신을 담아 불렀던 일종의 투쟁가다. 내가 애국투사로 죽거들랑 나를 묻어주어야 하오/나를 산 밑에 묻어주오 오 벨라 차오 벨라 차오 밸라 차오차오차오/나를 산 밑에 묻어주오 아름다운 꽃그늘아래 멜로디는 서정적이지만 투쟁에 나선 저항군의 사연을 담고 있어서인지 결연함과 슬픔이 짙게 배어난다. 자료로는 19세기 중반부터 불려 졌던 비슷한 곡이 있었지만 1906년 이탈리아 북부의 피에몬테에서 불렸던 베르첼리를 최초의 버전으로 삼는다. 오늘 전해지는 노래는 이탈리아 민요를 연구하는 조반나 다피니가 1962년 녹음한 것이다. 자유와 저항정신을 담은 노래지만 60-70년대, 이브 몽땅을 비롯해 이름을 알린 유럽의 가수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불렀을 정도로 대중들에게 친근한 노래가 되었으며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수많은 연주단이 노래를 편곡해 자신들의 레퍼토리로 삼았다. 유럽을 중심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을 상징하는 노래가 된 <벨라 차오>는 가사가 담고 있는 상징적 메시지와 경쾌하면서도 서정적인 멜로디 덕분에 자유와 저항의 힘이 필요한(?) 세계 곳곳에서 불리고 있다. 유튜브에 수많은 버전의 <벨라 차오>가 올라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한 원로 신부가 미사가 끝난 후 이 노래를 부르자 신도들이 함께 따라 부르는 영상도 있는데 이들이 부르는 <벨라 차오>는 더 특별한 감동으로 온다. 화제를 모은 영화 <두 교황>의 마지막 부분 배경음악에 <벨라 차오>가 담긴 것도 각별한 이유가 있을 터다. 코로나 19의 확산세가 거세다. 우리나라와 함께 유럽에서는 이탈리아가 위기다.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의 힘이 절실해서일까. 시대와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하나로 만든 민중의 노래 <벨라 차오>의 힘이 새삼스럽다.
전주에서 시작된 착한 임대료 운동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생존 위기에 내몰리자 지난달 12일 전주 한옥마을 건물주들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내리기로 상생협약을 체결한 것이 전주발 착한 임대료 운동의 단초가 됐다. 이어 전주 모래내시장과 전북대 대학로 건물주 등이 동참하면서 전주시 전역으로 번졌고 서울 경기 부산 대구 울산 대전 충남 전남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문재인 대통령이 SNS를 통해 전주발 지역 경기 활성화 정책인 착한 임대료 운동을 극찬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방안 마련을 약속했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건물 임대료 인하분의 50%를 소득세법인세에서 감면하도록 법을 개정해서 오는 4월부터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특정시장 내 점포 20% 이상이 임대료 인하혜택을 받게 되면 노후전선 정비와 스프링클러 설치 등 화재안전 패키지도 제공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인영 원내대표가 착한 임대료 운동을 극찬하며 미래통합당에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지역상권 상생발전법을 반대만 하지 말고 국회에서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 전주 출신 민생당 김광수 국회의원도 착한 임대인과 중소상공인 택시업계 등을 지원하는 착한 임대인 지원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 차원의 지원과 전국 시도의 동참을 이끌어 낸 착한 임대료 운동은 김승수 전주시장과 시청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의지를 통해 실현됐다. 상인회와 건물주 자생단체 주민자치위원 등을 만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를 상생협력을 통해 극복하자고 여러 차례 설득에 나선 결과, 결실을 보았다. 반면 군산시는 전국적인 임대료 인하 운동에 역행하는 처사로 시장 상인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달부터 군산공설시장 임대료를 10% 정도 인상했기 때문. 군산시는 2년 전에도 공설시장 임대료를 25~30% 인상한 데 이어 올해 또다시 올리자 경영난에 허덕이는 상인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어려울 땐 서로 돕는 것이 우리의 미덕이다. IMF 때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국가 부도 사태를 극복해 낸 저력이 있다.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 땐 국채보상운동과 물산장려운동으로 일제의 주권과 경제 수탈정책에 맞서기도 했다. 전주형 상생정신인 착한 임대료 운동이 무너지는 우리 공동체를 복원하는 추동력이 되길 소망한다.
기적의 역전드라마를 펼치며 체육수장에 오른 정강선 회장. 전북체육회장 정강선호가 출범한 지 벌써 50여 일이다. 부회장과 이사진을 새 얼굴로 교체하면서 나름 팀 컬러와 지향점을 보여줬다. 면면을 보더라도 일부 참신한 인물도 있으나 대체로 선거 보은인사 논란에서 비껴갈 수 없을 것 같다.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대학 선수육성에 부정적이었던 대학은사를 부회장에 앉히고 핵심 요직인 사무처장에 선거참모를 기용하면서다. 뿐만 아니라 기존 명망가들이 발을 빼는 바람에 위상도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다. 사무처장이 누구일까 모두 궁금했다. 민선 첫 출발이라 더욱 그러했다. 총괄책임자인 사무처장 중심체제로 체육회 조직이 운영될 거라고 정 회장도 이미 밝혔기 때문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인탁이다. 항간에 레슬링 지도자를 그만둔 뒤 통닭집민물장어 장사로 크게 성공했다는 소문이다. 하지만 그에게 체육행정은 또 다른 시험대다. 돈 벌고 운동하는 만큼 결코 쉬운 게 아니었다. 작년 초 익산체육회 사무국장 재임시절 회계처리와 임원 구성문제가 불거지며 논란이 일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옳고 그름을 떠나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기에 여론의 반응도 싸늘했다. 괜찮은 인물도 많은 데 하필 체육계 주변에선 못내 아쉬워했다. 그의 인선에 대한 언론평가도 부정적이다. 최근 기자간담회를 가지려 했으나 기자단 거부로 무산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강선, 본인 조차도 믿기지 않았던 민선체육회장 당선. 그런 힘겨운 과정을 거쳤기에 도민들의 기대는 남달랐다. 최연소 후보에다 검증이 안된 터라 노파심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래도 크게 문제될 게 없었다. 그의 거침없는 젊음과 패기를 대의원들은 높이 산것이다. 기득권에 안주하는 체육계에 변화와 혁신 바람을 기대함은 물론이다. 정 회장은 당선이후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도지사와의 첫 미팅 때 온갖 구설수로 체면을 구기고, 얼마 전 이사진 구성때도 메신저를 보냈는데 비위를 건드려 분위기가 서먹했다고 한다. 정치와 체육을 분리한 민선출범 의미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서로 화합하면서도 섞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전임 송하진 회장과의 관계설정에 걸맞는 글귀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닻 올린 정강선호는 험난한 파고를 헤쳐 나가야 한다. 선거 전부터 걱정거리였던 안정적 예산확보와 인사 문제는 빼놓을 수 없다. 융복합시대 독선을 멀리해야만 원만하게 이뤄낼 수 있는 현안이다. 이제 허니문 기간은 끝났다. 기대했던 만큼 응답하라. 정강선.
전 세계 6대륙 가운데 유일하게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남아있던 남미의 브라질에서 지난주 확진자가 나오면서 미국 CNN 방송 평가대로 남극을 제외하고 전 대륙이 코로나19에 감염 됐다. 2일 현재 코로나19 발생국가는 전 세계 64개 국가에서 환자는 8만7000여명에 사망자는 30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세계적 위험수준을 매우 높음 단계로 올린 WHO(세계보건기구)가 여전히 가장 높은 단계인 판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을 미루는 등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WHO는 증세는 우려스럽지만 아직 세계적 대유행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WHO의 사무총장은 자칫 공포를 조장할 수 있다고 까지 말하고 있다. 대유행 가능성은 있지만 이미 최고 수준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으로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감염병 학자들 사이에는서는 코로나19가 이미 판데믹 상황에 진입했다는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 판데믹(Pandemic)은 모두를 의미하는 pan 과 사람을 의미하는 demic 이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단어다. 두 대륙 이상 넓은 지역에 겹쳐 발생하는 강력 감염병에 해당할 때 선언한다. WHO가 1948년 설립된 이후 판데믹을 선언한 감염병은 1968년 홍콩 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 발병 때 두차례이다. 당시 사망자는 각각 100만명, 2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과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때는 판데믹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아시아 중심으로 확산됐지만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지금까지 판데믹 상황의 대표적인 감염병으로는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몰살시킨 페스트를 비롯 1918년 유럽대륙에서 5000만명 이상 사망자를 낸 스페인독감 등을 꼽을 수 있다. 당시에는 비위생적인 환경과 낮은 의학기술로 감염병의 확산을 제어하지 못했다면, 의학기술이 고도로 발전한 현대사회가 감염병 대유행 시대가 된 것은 문명의 급속한 발전으로 전파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명발전이라는 미명아래 저질러지는 자연 훼손에 따른 기후변화와 자국 이기주의에 따른 무한경쟁도 무시못할 요인이 될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WHO의 판데믹 선언 여부를 떠나 고개 숙일 줄 모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당장 우리에겐 발등의 불이다. 한국인 입국을 거부하거니 통제하는 국가가 계속 늘고 있다. 불안과 공포로 국민들 일상은 멈춰서버린 느낌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파탄지경이다. 병들어 죽기 전에 굶어 죽겠다는 비명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정부도 나름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국민들도 감염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 고비를 슬기롭게 넘겨야 할 시점이다.
선거 때 선거 분위기나 후보간의 우열을 알아보는 말로 공기라는 말을 많이 쓴다. 여론의 우위를 가늠하는 공기도 겉공기와 속공기가 다르다. 겉공기는 여론주도층이 특정후보를 유리하게 만들려고 저잣거리에서 만들기 때문에 부정확하다. 민초들은 곧잘 속내를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후보들이 밑바닥 민심을 알기가 쉽지 않다. 겉공기가 눈에 보일 정도로 좋아도 속공기가 안좋으면 당선되기 어렵다. 그래서 누가 더 밑바닥 민심을 정확하게 읽고 잘 다져 나가느냐가 당락을 가른다. 통계학적인 조사기법을 사용하는 여론조사도 응답자가 제대로 응답을 해줘야 정확한 조사결과가 나오는데 그렇지 않아 신뢰도가 떨어진다. 솔직하게 응답하지 않고 자기의견을 숨기는 경우에는 조사결과가 빗나간다. 조사기법이 다양해졌지만 전화 한통화로 사람 맘을 파악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대면조사가 비교적 정확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정확성은 알면서도 이 방법을 안 쓴다. 선거는 후보자가 민심을 훔치는 행위다. 유권자들의 민도가 높아져서 예전과 달리 주권행사를 그냥 쉽게 안한다. 찍는 명분이 다 있다. 예전과 달리 SNS가 발달돼 유권자가 관심만 기울이면 후보의 면면을 파악할 수 있다. 현역들은 의정활동하면서 상당부분 공개돼 있지만 도전자들은 아무래도 감춰진 부분과 숨기고 싶은 면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하다 보면 감추고 싶다고해서 감춰질 수가 없다. 진실이 아니면 모든 게 알려지기 마련이다. 민주당 경선이 끝나가면서 안 것은 후보의 상품성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권리당원과 일반시민을 각각 50%씩 합산해서 경선을 치렀지만 유권자는 깜냥이 되는지 여부를 중요한 가늠자로 삼았다. 후보자들은 아전인수식으로 국회의원 깜냥으로 본인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한다. 유권자가 손가락질 하는줄도 모르고 자아도취에 빠져 선거판을 마구 누비고 다닌다. 선거직은 동냥벼슬이라서 잘못 뛰어들면 패가망신 당하기 십상이다. 본인의 살아온 모든 면을 3대에 걸쳐 평가 받기 때문에 돈 많다고, 학식이 풍부하다고, 고관대작을 지냈다고 마구 못덤벼 드는 법. 그러나 개중에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깜냥도 안되는 사람이 끼어든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이란 공자님 말씀이 생각난다. 평소 덕을 얼마나 많이 쌓았느냐가 관건이다.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는 것처럼 남에게 베풀면 그게 공덕으로 쌓인다. 그런 세상원리도 모르고 선거철만 닥치면 출사표를 던져 혹세무민하는 사람도 있다. 주역 64괘중에서 15번째 괘인 겸괘야말로 이 험난한 세파를 헤쳐 나갈 수 있다고 가르친다. 겸손하지 못하면 금배지라도 표 떨어지는 건 시간 문제다. 유권자는 다선한테도 겸손하지 못하면 가차없다. 때로는 유권자가 어리석게 보일지 몰라도 한번 아니다 싶으면 배도 갈아 엎는다. 겸손한 사람은 어딘가 모르게 남 다르다. 매사를 책임질 줄 안다. 겸손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사람살기가 편하게 된다.
나우루 공화국은 오스트레일리아 북동쪽,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섬나라다. 둘레 19km에 면적은 21.2㎢, 인구 1만여 명에 불과한 이 나라는 몰타기사단이나 바티칸 시티처럼 국가적 기능과 자격을 가진 종교적 조직이나 영역으로서의 국가를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로 꼽힌다. 육지로 나오기 위해서는 주변 가까운 섬을 거쳐 배를 타야하는데, 그 시간이 장장 나흘이나 걸린다니 지리적 여건으로 보자면 언뜻 외부와 단절된 아프리카의 어디쯤을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놀랍게도 이 작은 섬나라는 1960~70년대 세계에서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나라였다. 1980년대만 해도 1인당 국내총생산이 2만 달러에 이르고 집집마다 고급 승용차가 넘쳐났던 나우루의 부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오랜 기간에 걸쳐 산호초가 퇴적되면서 만들어진 섬, 나우루는 바닷새들이 몰려들면서 새들의 터전이 되었다. 인산칼륨이 함유된 새들의 배설물은 섬을 이룬 산호초 위에 쌓이며 고급비료로 쓰이는 인광석으로 변했다. 이 놀라운 자원이 발견된 것은 1800대 말, 유럽인들에 의해서였다. 이후 독일과 호주, 영국 등 유럽의 기업들이 인광석 채취에 나섰다. 2차 세계대전 후 UN의 신탁통치령에 있었던 나우루는 1968년에 독립, 본격적으로 인광석을 채취해 팔기 시작하면서 국민들은 금세 부자가 되었다. 교육비와 의료비는 무료였으며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됐다. 유학생에게는 정부가 학비를 모두 지원했으며 가정마다 매년 1억 원씩의 연금도 주어졌다. 인광석만 캐다 팔면 많은 돈이 들어오는 지상낙원(?)에서 나우루 국민들은 더 이상 일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대부분의 노동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맡기고 국민들은 전세기를 타고 관광과 쇼핑에 나섰다. 그러나 윤택한 삶은 오래가지 않았다. 섬 전체에 매장되어 있던 인광석이 급격히 줄면서 광산은 문을 닫고 더 이상 채굴할 인광석이 나오지 않는 나우루는 황무지가 됐다. 국가는 파산했으며 국민들의 삶은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물질적 풍요로움과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했던 나우루 위정자들이 가져온 결과였다.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갖지 못한 귀한 자원 덕분에 일하지 않고도 풍요로움을 누리다 추락한 국가 나우루의 이야기는 인류 역사상 20세기 최대 재앙의 하나로 꼽힌다. 사실 나우루의 예가 아니고도 역사 이래 자기 환경을 스스로 지키고 보존하지 못해 지구상에서 사라진 문명사회는 여럿이다. 인간의 욕망이 몰고 오는 재앙이 두려워지는 이유다.
신천지예수교회의 강제 해체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가자 수가 게시 사흘 만에 80만 명에 달할 정도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신천지예수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전국 확산 진원지로 떠오르면서 국민청원 참가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라면 청와대 국민청원 최다 기록인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촉구 청원수 183만 명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 강제 해체 청원에 동의하는 국민이 급증하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사태에 대한 신천지 교회 측의 대처와 국민적 불신에서 비롯됐다. 청와대 청원자도 청원 글에서 신천지 대구교회 발 코로나19의 대구경북지역 감염사태 역시 신천지의 비윤리적 교리와 불성실한 협조 때문이라고 적시했다. 그는 또 언론에서 드러난 사실에 의하면 (질병관리본부에서 연락오면)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하라 등 코로나19 역학조사와 방역을 방해하는 지시를 내렸다고 언급했다. 실제 신천지 교인 중에 대구교회 예배 참석 사실을 숨겼다가 나중에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나자 자신의 신분을 밝힌 사례가 다수 드러났다. 심지어 대구 서구보건소 코로나 방역총괄팀장도 확진 판정을 받고서야 신천지 신도임을 밝혀 큰 파문이 일었다. 이로 인해 함께 근무하는 보건소 직원 50여 명이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서 코로나 방역망에 차질을 초래했다. 보건직 공무원뿐만 아니라 경찰관 교도관 교사 회사원 등도 확진 판정이후에야 신천지 교인임이 드러나 논란을 빚기도 했다. 신천지예수교회 측도 코로나19의 전국 확산에 따른 책임의식을 느끼고 방역에 적극 협력해야 함에도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비난을 자초했다. 방역 당국에서 신천지 교회와 시설, 그리고 신도 명단을 확보하려 했지만 넘겨주지 않다가 정부와 일부 자치단체에서 강제력을 동원하려 하자 그제야 종교시설을 공개하고 교인 명단을 넘겨주었다. 하지만 이것도 일부는 누락된 것으로 드러나 신뢰에 의문이 제기됐다. 일각에서 포교를 위한 위장단체와 신입 교육생 등이 빠졌다는 문제제기가 나왔다. 지금 신천지는 내우외환으로 존폐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 확산 진원지로 몰린 데다 신천지 2인자이자 이만희 총회장과 사실혼 관계였다고 주장하는 김남희씨가 유튜브를 통해 내부 문제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청와대 강제 해체 청원은 윤리적 문제나 국민 정서 차원하고는 다르다. 지난 25일 한기총 해산과 전광훈 목사 구속 국민청원에 대한 청와대 답변처럼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법률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 민주당 공천심사 결과가 발표됐다. 전북 10개 지역구의 총선 대진표 윤곽이 드러났다. 본선을 앞두고 피 말리는 경선을 치러야 하는 후보들은 입이 바짝 말라 있다. 극도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데다 코로나 사태로 더욱 힘든 나날이다. 운명을 건 진검승부 상황에서 선거꾼들의 역선택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역선택 은 원래 경제용어인데 흔히 정치권에서 많이 사용한다. 이를테면 본선 선거구도를 유리하게 만들고자 상대당 경선 여론조사에 지지자들을 동원해 민심을 왜곡한다. 당내 여론조사때는 여야를 떠나 서로 도우미역할을 자처하며 이른바 여론조사 품앗이도 은밀하게 거래한다는 것. 심지어는 같은 당에서 경쟁하다 탈락한 후보가 경쟁자를 떨어뜨리기 위해 제3자를 지원하는 경우다. 예상외로 공천 후폭풍이 거세다. 탈락자들이 대부분 반발하며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역선택 의 빌미를 제공하는 이런 환경이 예사롭지 만은 않다. 어제 전주을 최형재 후보가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역선택 으로 민주당 경선에서 맞수 이상직 후보를 저격할 가능성이 높다. 선거과정 앙금이 남아 있고 본선 상대로 버겁기 때문이다. 완주진안무주장수 지역구는 상대당 후보가 지방의원들을 동원해 민주당 경선판도를 배후 조정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 초박빙 경선의 전주갑도 민생당 김광수 후보 의중이 변수임에는 틀림없다. 현역의원이 본선에서 버티고 있는 익산을남원임실순창도 사정은 비슷하다. 정당 여론조사에 당원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대상에 포함됨으로써 상대정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움직임은 비열하고 처벌 받아야 할 범죄행위다. 공직선거법 108조 11항에는 당내 경선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성별연령 등을 거짓으로 응답하도록 지시권유유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선거는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 비상사태에 이어 여야는 공천 후유증으로 잡음과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도 경선이 시작되면서 후보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미래통합당민생당으로 출범한 야권의 공천움직임도 활발하다. 무소속 후보중엔 경쟁력 있는 현역의원도 포함돼 있어 어느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예측불허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다. 역선택이야말로 양날의 검이다. 살얼음 승부에서 변수로 작용하지만, 자칫하면 정치인생 종지부를 찍는 자살골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4일 오전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763명으로 늘었고, 7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정부도 위기 경보수준을 지금 까지의 경계 단계서 심각 단계로 격상시켰다. 지난 2009년 11월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 이후 11년만에 최고의 방역 수준이다. 세계적으로도 발원지인 중국을 포함 32개 국가에서 7만8800여명의 확진환자가 집계되고 있다. 자칫 팬데믹(대유행)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위세가 이처럼 만만치 않다보니 백신에 대한 관심과 갈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공인된 치료제 없이 백신 개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더욱 막막하게 느껴진다. 코로나19 처럼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날 경우 바이러스 분리에서부터 백신을 개발해 임상과정을 거쳐 투약하기 까지 적잖은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류는 그동안 여러 백신을 개발해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대처해 왔다. 1796년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개발된 천연두 백신은 당시 사망률 40%에 달하던 천연두 극복에 성공하면서 천연두를 지구상에서 퇴출시키는 개가를 올렸다. 이후 계속된 연구 개발로 19세기 들어 장티프스, 콜레라 백신등이 선보이고, 백신의 대명사 격인 결핵 예방백신 (BCG)까지 개발됐다. 이같은 노력에도 아직까지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감염병도 있다. 에이즈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 질환이 인류를 여전히 괴롭히고 있고, 최근에 메르스나 사스도 유행했지만 아직껏 백신 개발에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수시로 변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백신을 개발했다 해도 바로 실용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몇 단계의 임상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잘돼서 성공한다 해도 인체 투약이 가능하려면 빨라야 1년, 그 이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리도 국립 보건과학원과 한국 화학연구원등이 백신 개발에 착수하고,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기업들도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희망을 가져야겠지만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WHO 사무총장도 코로나19 백신 완성에 적어도 18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빠른 시일내 코로나19 백신을 공급 받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지금은 현실적으로 어떻게든 확산을 막는데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미국질병예방센터(CDC)는 손 씻기 등의 셀프 백신(doityourself vaccine)이 현재 최고의 코로나19 예방법이라고 권장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감염 예방 행동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최선의 예방 백신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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