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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어렵게 1차 공천작업을 끝냈다. 전주병과 군산은 추가모집까지 했으나 후보적합도에 앞선 당초 후보를 단수공천했다. 전주갑 등 6군데는 당내 경선을 3월초 쯤 실시해 공천자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각 후보들이 이렇게 공천작업에 목을 맨 이유는 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해서 젖 먹던 힘까지 쏟아냈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여론조사를 통해 얻은 후보적합도와 5개항에 걸친 면접조사를 통해 1차 공천자를 결정했다. 어떤 원칙과 기준도 보편타당성을 내세워 만든다. 하지만 제도를 만든 것이나 운용하는 것도 모두 사람이 하기 때문에 완벽할 수는 없다. 각계에서 대표성을 지닌 18명이 심사위원이 돼서 공천작업을 마쳤지만 낙천자 입장에서는 불만이 생길 수 있다. 납득할 수 없다고 이미 재심을 청구한 후보도 있다. 하지만 공천작업은 정치행위다. 어떻게 해야 민주당 지지가 높은 전북에서 전원 당선시킬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웠을 것이다. 그래야 민주당이 제1당 지위를 그대로 유지, 문재인 정부가 후반부에 안정되게 국정을 이끌어 갈 수 있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평가지표를 계량화해서 객관화시켰어도 당의 목표가 설정돼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은 있게 마련이다. 1차관문을 통과한 경선자들은 거의 친문이며 청와대 출신이다. 노무현정부 때는 친노가 중심세력으로 당정을 좌지우지했다. 지금은 친노보다는 친문이 훨씬 세다. 살아 있는 권력으로 당의 중심세력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동지적 연대감과 정권을 창출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친문은 금으로 따지면 순도가 99.9%로 이념이나 충성도가 보통이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네트워크가 형성돼 피아 구분을 잘 한다. 솔직히 말해 6개월 이상 당비를 납입해서 권리당원이 된 당원들도 자신의 후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가를 잘 모른다. 인간적 관계로 당원가입해 달라고 요구해서 응해줬기 때문에 세부적인 것은 모른다. 전화여론조사를 통해 당심과 민심을 각각 50%씩 합산해서 최종 공천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전화 한통에 공천이 왔다갔다 한다. 지금 걱정스러운 것은 민심왜곡으로 안되어야 할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 전주경선은 당심과 민심이 한 방향으로 같게 나왔다. 하지만 전주갑과 다른 지역에서 역선택이 예상되면서 민의가 왜곡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 이유는 일부 선거기술자들이 외지인들의 스마트폰을 대거 전주 통신사를 통해 등록을 마쳐놓아 여론조사 때 안심번호 채택가능성을 높여 놓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우는 비단 전주뿐만이 아니고 다른 지역구도 그렇다는 것. 또 일부 후보가 교묘하게 조사된 여론조사 결과를 갖고 민심을 왜곡시키고 있다.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서 표 도둑질을 획책하고 있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이번 총선 때 역량있는 일꾼을 뽑아야 전주와 전북을 확 바꿀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 한 그 해 가을, 부인 미셸 오바마가 자신의 곱슬머리를 그대로 찍은 사진이 잡지 화보로 공개됐다. 그즈음 SNS에는 미셀이 흑인들 특유의 아프로 헤어를 한 모습도 올라왔다. 오바마 대통령 임기 동안 공식석상에서 단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미셸의 곱슬머리는 자연스럽고 발랄했으며(?) 아름다웠다. 2018년 가을, 미국 중간 선거에서 당선된 아야나 프레슬리 민주당 하원의원은 매사추세츠 첫 흑인여성 의원으로도 화제가 되었지만 그가 고수했던 브레이즈 헤어 로 더 큰 주목을 모았다. 미셀과 프레슬리의 곱슬머리는 왜 관심의 대상이 되었을까. 미국사회, 특히 고위층(?) 흑인들 사이에서는 오랫동안 드러나지는 않지만 흑인들의 곱슬머리를 상징하는 아프로 헤어나 레게머리가 금기시되어 왔다. 미셸이 대통령 임기 8년 동안 지켜왔던 곧게 편 생머리 스타일 대신 자신의 곱슬머리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나 프레슬리가 이 머리를 했을 때 진정한 내가 됐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곱슬머리 지켰던 것은 이러한 인종 차별에 맞선 정체성 찾기였던 것이다. 뉴욕시 인권위원회가 최근 흑인들의 머리카락이나 머리 모양 차별을 금지하는 법안 시행을 발표했다. 머리카락과 관련한 인권 보호지침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다양한 계층, 다양한 분야에서 시작된 머리카락 차별 금지 운동은 다양한 형식으로 확대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매튜 A 체리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다. 유튜브에 올라온 지 2개월 만에 18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이 작품은 7분이 채 안 되는 짧은 영상이지만 블랙헤어와 블랙 대디에 대한 고정된 인식과 편견을 일깨운다. 이 애니메이션은 미국사회의 고정된 관념을 바꾸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다. 감독은 제작비 7만 5000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킥스타터를 통해 펀딩을 했다. 모금액은 목표액을 훨씬 뛰어넘는 30만 달러. 전 세계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1위 기업인 킥스타터의 단편 애니메이션 분야 역대 최고 액수였다. 그만큼 프로젝트의 목적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증거다. 지난해 봄, 소니 픽처스 배급으로 극장에서 상영된 는 올해 오스카상(단편애니메이션 부문)을 수상하는 기쁨을 안았다. 그 여세가 만만치 않다. 인터넷에는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제작한 패러디 영상까지 올라오고 있다. 변화의 힘이 어디까지 이를지 흥미롭다.
21대 총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인 전주을이 현역인 정운천 의원의 갑작스러운 진로 변경으로 다소 맥 풀린 분위기다. 지역 정가에선 연초부터 정 의원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정치적 행보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결국 그는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선택했다. 그를 향해 일부 민주당 예비 후보가 꼼수 정치, 구태 정치인이라는 비난을 쏟아냈지만, 선거용 제스처에 불과하다. 그는 본래의 친정집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물론 정 의원은 자신의 행보에 대한 비판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욕먹을 일이라고 실토했다. 그렇지만 본인의 확고한 신념 때문에 선택했다고 당당히 밝혔다. 사실 정운천 의원이 정치 전면에 나서기 전까지는 그를 아는 도민들은 많지 않았다. 참다래를 재배, 유통하고 세척 고구마를 백화점에 납품하는 전문 농업경영인으로서 신지식 농업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와 인연을 맺어 농업 현안에 조언한 것을 계기로 MB정부 초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오르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여파로 촛불 시위 책임을 떠안고 5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이후 정 의원은 전북의 새벽을 열겠다며 보수정당 간판으로 쌍발통 슬로건을 내걸고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지난 2010년 도지사 선거에 나서 15만 여표를 얻는 기염을 토했고 2012년 411 총선에선 전주을에서 3만여 표를 득표하고도 석패했다. 하지만 4년간 절치부심 끝에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111표 차로 누르고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14대 때 황인성 양창식, 15대 때 강현욱 의원에 이어 20년 만에 전북에 보수의 깃발을 꽂았다. 정치 1번지 전주에선 임방현 의원에 이어 32년 만에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실로 전북 정치사의 풍운아가 아닐 수 없다. 그런 그에게 미래한국당으로 옷을 갈아입었다고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 그의 정치적 신념은 지역장벽 극복과 전북 발전이라고 누누이 천명했다. 비록 새누리당과 바른미래당 옷을 입었지만 전라북도 예산 확보와 지역 현안 해결에 큰 역할을 해왔다. 전북에서 보수의 궤멸을 막고 전북 정치판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겠다고 다시 정치적 명운을 건 그에게 과연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완주 유권자들은 총선이 다가 올수록 맘이 편치 않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이후 4번의 선거에서 완주출신 국회의원이 배출되지 못한 탓도 있지만, 지역발전을 생각하면 능력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들의 복잡한 속내를 꿰뚫고 후보와 지방의원들이 정치공학적 셈법에 따라 소지역주의를 부채질한다. 무진장지역 보다 인구도 훨씬 많은데 왜 우리 지역출신이 안되느냐 며 지역감정을 교묘하게 자극한다. 이것도 모자라 대놓고 특정후보 지지선언을 통해 편가르기를 노골화하고 있다. 완주진안무주장수 지역구는 동부산악권의 보수색채가 강한 무진장벨트와 전주를 품고 있어 진보성향이 짙은 완주가 묶여 있다. 유세지역까지 4개군으로 나눠져 표밭관리가 쉽지 않은 곳이다. 완주가 9만 7000여명으로 무진장 7만 5000여명보단 인구에선 앞선다. 소지역주의를 부추기는 것도 바로 이런 맥락 때문이다. 전주 3공단과 혁신도시가 들어서며 완주의 무한 변신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도농상생 성공사례로 전국 명성을 얻고 귀농인구까지 크게 늘어났다. 현대차 공장이나 LS 엠트론 같은 대기업 유치뿐 아니라 혁신도시에 12개 공공기관이 옮겨 옴에 따라 신도시가 생기면서 지역이 활기를 띠고 있다. 완주출신으로 유희태 후보와 임정엽 후보가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지역구 현역의원인 안호영 후보 고향은 진안이다. 2016년 총선때 국민의당 돌풍에 휩싸여 도내 10곳중 겨우 2곳에서 민주당이 이겼는데 당시 안호영 후보가 임정엽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하지만 이번 선거양상은 전혀 딴판이다. 때아닌 민주당 바람이 전북에 거세게 불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대로라면 민주당후보 당선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안호영 후보와 유희태 후보의 경선결과 따라 금배지 향방도 결정된다는 게 중론이다. 완주는 예전부터 투표성향에서 전주와 밀접한 관계다. 전주와 맞닿은 지역은 지지하는 정당이나 색채가 비슷한 반면 멀리 떨어져 있는 고산운주경천비봉지역은 정반대 투표를 해왔다. 지난 총선 임정엽 후보가 전주와 가까운 지역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는데도 고산지역 등에서 안호영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빼앗겨 울분을 삼키기도 했다. 유권자 정치의식은 타시도에서 유입된 인구가 늘면서 한층 성숙한 면을 보인다. 대기업공공기관이 완주에 들어섬으로써 일자리창출세수효과 등을 눈으로 확인했다. 중앙무대에서 이같은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국회의원의 존재야말로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이런 후보를 골라내는 게 선거를 하는 까닭이다.무조건 우리 지역출신을 뽑아 달라고 말하는 건 눈앞 이익에만 급급한 소아병적 외침이다. 지역발전만 후퇴시킬 뿐이다.
오심(誤審)도 경기의 일부다 오랜 스포츠 역사에서 흔히 통용되던 말이다. 이는 경기장의 재판관이자 경기의 조정자로 불리는 심판들도 사람인 이상 실수는 언제나 있을 수 있다는 방어적 수사(修辭)였다. 오심을 밝혀줄 기술적 방법이 없던 시절 심판의 권위를 보호하고 선수들의 복종을 강조하는데 쓰였던 전통적 관념이었다. 경기에서 결정적인 순간의 오심 하나는 경기 흐름을 일시에 바꿔버릴 수 있다. 선수들은 사기를 잃고, 팬들은 등을 돌린다. 오심은 경기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가 될 수가 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정작 보호받아야 할 가치는 심판의 권위가 아니라 공정성이며. 이를 위해 기술의 도움을 받는게 맞다는 주장에 공감대가 형성돼 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이 인간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미세한 차이나 실수를 보전해주는 역할을 하게되면서 감정이나 실수가 없는 정확한 판단이 최선의 가치가 된 것이다. 세계적으로 이미 여러 경기에서 첨단기술을 도입 시행하고 있다. 국내서도 축구, 야구, 농구, 배구, 테니스 등 프로경기가 발달한 종목을 중심으로 비디오 판독(VAR)시스템이 시행되고 있다. VAR은 여러 대의 카메라가 찍은 영상으로 경기 과정을 다시 돌려보고 모든 상황을 검증하면서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시스템이다. 이들 구기종목의 경우 아직까지는 파울이나 라인의 인 아웃 판정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테니스의 호크아이 시스템의 경우 오차는 겨우 2∽3㎜ 일 정도로 정교하다. 미국의 메이저리그(MLB)에 이어 한국 야구위원회(KBO)도 올해 하반기 부터 우선 프로야구 퓨처스 리그(2군)경기에서 로봇심판을 운영한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지금 까지의 홈런아웃등 5개 항목의 비디오 판정 이외에 투수가 던진 공의 스트라이크 여부를 로봇심판이 판단하게 한다는 것이다. 레이더 추적기술을 이용한 시스템이 투구의 스트라이크 여부를 판단해 이를 이어폰을 통해 홈플레이트 뒤에 서있는 인간심판에 전달하면 주심이 이를 복창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물론 로봇심판에 대해 일각에서 거부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간적 요소가 배제된 채 기계가 야구를 지배한다면 결국 인터넷 게임과 다를게 없다는 비판이지만 공정성을 강조하는 대세에 밀릴 수 밖에 없다. 로봇이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는 속도는 엄청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간이 만든 프로그램에 인간이 속절없이 당하는 모습은 이미 알파고가 한국의 이세돌을 비롯 세계적 바둑 고수들을 꺾으면서 여실히 보여 주었다. 로봇 야구심판시대가 도래하면서 과연 현재 인간이 하고 있는 작업중 어느 부분까지 로봇이 대체할 수 있을지 전문가들도 쉽게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후보자 결정을 전략공천과 후보자간 경선으로 한다. 전북은 당 지지율이 우세하므로 10개 선거구 후보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경선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전주완산을은 정운천 의원이 지역구 출마를 접고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출마하기 때문에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나 다름 없다. 이 때문에 이상직과 최형재 후보간 경쟁이 거의 사생결단식이 돼버렸다. 오는 24일부터 3일간 치러지는 당내 경선은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 50%와 일반시민 50%를 대상으로 전화여론조사를 통해 확정한다. 문제는 공정성이다. 권리당원은 당비납부 현황만 파악하면 문제가 없지만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얼마든지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주에 전혀 연고가 없는 서울시민도 스마트폰 전화만 전주에 있는 통신사 대리점을 통해 전주로 옮기면 안심번호 추출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굳이 주민등록을 안옮겨도 1분 정도 통신사 대리점 직원과 통화하면 스마트폰 등록지를 변경해준다는 것이다. 이게 문제가 되는 것은 표심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개인이 통신사별로 3개씩 모두 9개까지 휴대폰을 구입해서 사용할 수 있어 1개를 사용하던 사람이 8개를 추가로 등록하면 그만큼 안심번호 추출 확률이 높아진다. 이처럼 일부 지역구 후보측들이 권리당원 확보가 마감된 이후 줄곧 이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충격적이다. 이 같은 사실은 후보캠프에 깊숙이 관여해온 사람들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면서 일반시민 여론조사를 의식하고 이미 수천개씩 번호를 돌려 놓았다는 것. 예를들어 3만개의 안심번호를 추출하는데 이미 3천명을 이 작업을 통해 해놓았으면 상대방 보다도 여론조사 대상자로 뽑힐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유리하다는 것. 지난 20대때 민주당 공천을 받고도 낙선한 사람들이 본선에서 패한 이유는 이 같은 작업을 통해 경선에서 이겼어도 본선경쟁력이 부족해 낙선했다고 분석한 사람도 있다. 선거의 생명은 공정성이다. 여론조사를 통해 경선을 하므로 지금 당장이라도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표본추출은 최소 6개월이나 1년전에 사용한 전화를 대상으로 안심번호를 부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표심왜곡이 이뤄져 공정성 시비가 생길 수 있다. 전주에 살지 않은 타 지역 사람들이 얼마든지 전주 민주당 후보를 뽑는데 참여해 후보자를 뽑기 때문이다. 지금 민주당이 선택한 여론조사 방식에 이 같은 허점이 노출돼 곧바로 공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의 신뢰도에 금이 갈 수 있다. 어떤 경선제도도 공정성에 의문이 일면 안되지만 이번 경우는 과거 문제가 된 일반전화 착신과 같은 현대판 착신이나 다름 없어 웬만한 선거기술자들은 다 알고 있다. 사회시스템을 교묘하게 경선 때 악용하는 것이어서 불법성 여부를 따져서 강력하게 응징해야 한다. 아무튼 경선때 꼼수를 부리거나 선거기술자를 뽑는 것은 막아야 한다.
도시 구석구석에 하나둘 자리 잡기 시작한 동네책방의 진화가 예사롭지 않다. 독서 모임을 내세운 커뮤니티 활동은 기본이고 공연과 전시 등 다양한 형식의 문화 활동을 주도하고 지원까지 해내는 역할이 곳곳에서 빛난다. 우리 지역에도 적잖은 동네책방들이 있다. 길게는 10년 가까운 역사를 안고 있지만 대부분은 4-5년 안팎의 나이 어린 책방들이다. 물론 그 사이 이름을 알렸으나 운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문을 닫은 책방도 여럿이다. 사실 들여다보면 살아남아 있는 동네책방들에게도 궁핍한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동네책방은 아니지만 지역을 기반으로 태어나 지역을 지켜온 까닭에 오랫동안 향토서점으로 꼽혀온 서점이 있다. 5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전주의 홍지서림이다. 40여 년 동안 서점 주인으로 한 길 인생을 걸어왔던 창업주 천병로씨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스물세 살에 전주의 이름난 책방 문성당에서 사환으로 일하기 시작한 그는 1963년 자신의 책방을 열었다. 전주시 경원동 동문사거리의 모퉁이에 문을 열었던 다섯 평 남짓한 공간이 그 시작이다. 60-70년대 출판시장은 참고서와 교재가 중심이어서 지역 서점이 살아남으려면 참고서를 내는 출판사와 특약을 맺고 책을 확보해야만 했다. 그는 성실하게 일하면 된다는 의지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출판사 일지사의 판권을 따냈다. 서점이 활기를 얻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는데, 새벽 6시에 문을 열고 자정이 넘어서야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장사(?)는 호황이었다. 70년, 홍지는 공간을 50평 규모로 확장했다. 공간 확대를 계기로 교재전문서점에서 교양서적과 전문서적을 갖춘 종합서점으로 변신했다. 일반 독자들에게 책을 만나고 읽는 즐거움을 주는 서점의 존재를 일깨워준 시절이었다. 81년에는 동문사거리 시대를 접고 현재의 위치에 건물을 지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고난은 절정의 고비에서 찾아왔다. 개인적 어려움에 1997년 IMF의 한파까지 겹치자 그는 부도 를 피하지 못하고 서점을 넘겨야 했다. 서점을 법인화해 서점을 일구어온 직원들과 주식의 절반을 나누겠다는 그의 꿈은 결국 물거품이 됐다. 다행히 새 주인이 된 전주 출신의 소설가 양귀자씨는 부침이 심한 여건에서도 서점을 일으켰다. 그 덕분에 홍지서림은 살아남은 힘만으로도 이 도시의 역사가 됐다. 진화하는 동네책방들도 이 도시의 역사로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그들의 성장을 함께 이끌어낼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과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 등 4관왕을 휩쓸면서 전 세계가 봉 감독과 기생충 영화에 열광하고 있다. 겸손하고 재치있게 의미를 함축하면서도 마틴 스코세이지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같은 영화 거장들을 존중하는 수상 소감에 LA 돌비 극장을 가득 메운 청중과 전 세계 시청자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미국 LA에선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축하 인사를 받고 워싱턴포스트는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했다면 당장 나가서 보라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북미지역에서 개봉 당시 단 3곳에 불과했던 스크린 수는 아카데미 수상 후보에 오르자 1060곳으로 늘었고 4관왕을 차지하면서 아카데미의 역사를 새로 쓰자 2300여 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영국에서도 아시아 영화 사상 최대 규모인 1500여 개 상영관을 확보한 데 이어 개봉 당일 관객 수도 외국어 영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기생충은 앞으로 130여 개 국가에서 개봉할 예정이어서 지금까지 벌어들인 흥행 수입 2000억 원은 예고편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봉 감독의 삶과 영화에 대한 열정도 부각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공감을 끌어 낸 기생충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회적 불평등이라는 무거운 주제 속에 블랙코미디를 덧입혀 영화가 주는 재미와 메시지를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그가 이러한 빈부격차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도 조명되고 있다. 그 역시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뜨기 전까지 생활고를 겪었고 결혼식 비디오나 물건 사용설명 촬영 알바로 생계를 꾸린 적이 있었기에 기생충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 기생충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폭발하면서 영화 촬영지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에선 마포구의 돼지쌀슈퍼와 기택의 집 주변 계단, 종로구에 있는 자하문 터널 계단, 동작구 피자집과 스카이피자 등 기생충 촬영지 탐방코스를 소개했다. 하지만 영화의 60% 정도를 촬영한 전주영화종합촬영소의 박 사장집 야외세트장은 스포일러 방지차원에서 이미 철거된 상태라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에 기생충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은 온오프라인 서점가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고 제시카 송 바꿔 부르기와 빈부격차를 은유적으로 보여준 짜파구리 요리법, 영화 포스터 패러디물 등 유쾌한 신드롬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그렇지만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을 통해 전 세계에 던진 계층간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결코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전주 서부권의 교통대란 해소책으로 황방산 터널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터널을 뚫어 꽉 막힌 교통흐름을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는 실효성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6일 공동성명에서 황방산 터널은 자동차 이용객의 비용과 편익을 넘어 숲과 하천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권리나 가치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부신시가지와 혁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서부권 교통대란은 예견됐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만성지구와 여의지구까지 도시팽창이 가속화되면서 한계상황에 이르렀다. 구도심과 연결 도로는 교통지옥을 방불케 함으로써 운전자들은 뚜껑이 열릴 지경이다. 특히 출퇴근 교통체증 스트레스는 만성화된 지 오래다. 실제 하루 23만 8700여대가 혁신도시를 통과하고, 퇴근시간대는 2만 4800여대가 지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도시 주변 도로는 남북방향으로만 펼쳐져 있어 폭증하는 교통량을 제때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동서방향으로 연결된 도로망확충이 절실한데 황방산 터널이 해법이라는 것. 서곡지구의 황방산(해발 217m)은 서부권과 구도심을 동서로 가로막아 차량들은 서전주IC 방향 지방도와 서부우회도로를 우회 통행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2012년 10월 전북연구원은 혁신도시 제2 진입로를 위해 황방산 터널을 제안한 바 있다. 2014년 이후 시의회에서도 교통체증 해결방안으로 황방산 터널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그때마다 번번이 환경훼손을 우려하는 환경단체 반대로 제대로 된 논의조차 못했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총선을 앞두고 이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이상직 예비후보가 지역구인 황방산터널 개통을 총선 1호 공약으로 내걸며 추진의사를 밝혔다. 그는 전주 도심과 혁신도시를 잇는 구간의 교통체증이 방치할 수 없는 상태에서 황방산 터널만이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제기되는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교통체증으로 미세먼지 등 심각한 대기오염을 오히려 터널 건설로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방산을 둘러싼 전주천 삼천에는 멸종위기 2급인 흰목물떼새와 천연기념물 330호 수달 등 7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한다고 한다. 이를 보호하는 게 환경단체의 반대 명분이다. 그렇게까지 환경보존 가치가 중요한 만큼 교통체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도시균형개발 당위성도 존중하자는 것이다. 매일 출퇴근때 겪는 운전자의 정신적 고통도 환경보호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언론을 통한 소수의 반대 목소리뿐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소리없는 외침도 귀 기울여야 할 때다.
한국 영화 기생충이 전 세계 영화인들의 가장 큰 축제인 아카데미 역사를 새로 썼다. 어제 미국에서 열린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후보에 오른 6개 부문 중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 감독 각본 국제영화상까지 4개 부문 트로피를 거머쥐는 쾌거를 달성했다. 봉준호 감독이 헐리우드 스타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한국말로 수상소감을 말하는 감동을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아카데미 역사상 비(非)영어 영화의 작품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후보에 오른 외국어 영화는 1938년 프랑스 영화를 시작으로 지난해 까지 9편이 작품상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직껏 수상한 적이 없었다. 기생충이 백인 남성 중심의 헐리우드 높은 장벽을 처음으로 넘은 셈이다. 또 각본상 역시 아시아 영화 최초 수상이다. 감독상 수상도 대만의 이안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역대급 기록의 파란을 예고했다.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작품도 1995년 이후 두 번째다. 기생충은 칸 영화제 이후 전 세계 57개 영화제에서 공식 초청받았고, 124개의 트로피를 챙겼다. 그 사이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북미에서도 3개 영화관 개봉을 시작으로 지난달 1000개 상영관을 돌파했다. 작품성과 흥행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최하는 가장 권위있는 영화시상식이다. 영화인들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무대다. 1929년 첫 시상식이 열려 올해 92회를 맞았다. 아카데미상을 오스카라고도 하는데 이는 트로피 이름이다. 손에 긴 칼을 쥐고 필름 릴위에 선 기사 형상의 트로피가 오스카로 불린다. 트로피는 높이 34.5㎝ , 무게 3.85Kg로, 윗 부분은 브리타늄 재질에 금박을 입혔고, 아래는 검은 대리석으로 제작됐다. 제작비용은 우리 돈 45∽50만원선이지만 수상 가치는 돈으로 따질 수 없다. 수상하는 감독이나 배우는 명예와 함께 몸값도 크게 치솟는다. 아카데미상의 선정은 영화인들로 구성된 회원의 투표로 이뤄진다. 올해는 회원 8469명이 수상작을 결정했다. 아카데미상에 대한 한국영화의 도전은 1967년 신상옥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로 처음 두드린 이후 57년간 쉼없이 도전했지만, 수상은 커녕 본선에 오른 적도 없다. 지난해 이창동감독의 버닝이 외국어영화상 부문 예비후보에 포함된게 유일하다. 한국영화가 올해로 101년째를 맞았다. 기생충은 이번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지난해 부터 시작된 수상 퍼레이드의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하면서 한국영화의 오랜 숙원을 풀었다. 기생충의 쾌거를 계기로 한국영화의 새로운 100년을 여는 신기원이 이룩되길 기대한다.
지인이 얼마 전 의자를 샀다. 지난해 가을 끝 무렵부터 전주살이를 시작한 지인은 오랫동안 몸에 익은 책상을 가져왔으나 의자가 마뜩치 않아 이참에 좋은 의자 하나 갖고 싶다고 했다. 오래 앉아 있기 불편한 의자를 구하려고요. 스치듯 듣게 된 의자의 조건은 아무래도 의외였다. 불편한 의자는 어떤 의자일까. 이야기를 듣다보니 반듯한 자세로 앉아 있게 하는 의자가 답이었다. 어찌어찌 지인이 원하는 불편한 의자를 찾는 일을 함께 궁리하게 됐다. 인체공학을 내세우는 형태에 세련된 디자인이 더해진 이름난 브랜드의 의자들은 애당초 대상이 아니었다. 익산에서 가구를 만드는 젊은 목수의 공방이 생각났다. 그의 작업실 한 편, 오래되었거나 새로 만들어진 것이거나 한 몸처럼 쌓여있는 의자들이 있었다. 푹신한 쿠션감이 살아 있는 의자가 아니라 온전히 나무로만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의자들. 지극히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목수의 손길이 수백 번 더해져 그 자체로 아름다워진 의자의 품격은 마음을 빼앗기에 족했다. 높이와 넓이에 맞는 의자를 주문한지 보름 만에 의자가 완성됐다. 기본적인 구조에 종이끈을 엮어 만든 바닥이 조화를 이루는 의자는 생각보다 훨씬 더 정갈하고 아름다웠다. 쓰임새는 어떨까 궁금했다. 의자가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불편한 의자를 찾았는데 불편하지 않다니. 덧붙인 문자가 있었다. 덕분에 호사를 누리네요. 언뜻 불편하게 보이는 의자였으나 허리를 반듯하게 세우고 앉으면 더없이 편한 의자, 덤으로 좋은 자세까지 얻게 해준 젊은 목수의 의자는 한 달 가깝게 우리가 나누었던 의자이야기의 완결 편(?) 이었다. 이즈음 읽은 책에 대통령의 의자이야기가 있다. 입헌군주 국가인 영국이나 일본은 물론 역사가 일천한 미국도 의미 있는 행사에는 대통령과 내빈을 위해 별도로 의자를 제작하거나 특별한 의미가 담긴 가구를 내놓는단다. 의자 한 점에도 역사와 신화, 문학, 미술 그리고 철학이 담겨 있다고 소개하는 저자는 이러면서 이야기와 신화가 나온다. 역사는 이렇게 만들어진다고 전한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아쉽게도 대한민국 대통령의 의자는 리프로덕션(복제)한 의자다. 의자 하나에 역사를 문화를 언급하는 것이 속도와 효율의 시대에 지나친 여유일까라고 반문하는 저자는 그러나 어떤 작업도 역사와 맥락에서 등장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지인의 의자도 일상의 맥락으로부터 얻어진 것일 터. 생각해보니 우리는 맥락의 가치를 너무 쉽게 잊고 산다.
21대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자 지방의원들을 동원한 특정 후보의 세과시용 지지선언이 잇따르면서 꼴사나운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전현직 광역기초의원들이 무더기로 줄지어 서서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지지선언문을 낭독하거나 아니면 출마선언을 하는 예비 후보자 뒤에 굴비 두름처럼 둘러 서 있는 모습은 정말 볼썽사납다. 이러한 광경은 전주을과 완주진안무주장수, 김제부안, 남원순창임실 등 총선 예비후보간 경쟁이 첨예한 지역일수록 두드러진다. 지난달 28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공천장을 놓고 전주을에서 재대결을 펼치는 이상직 예비후보와 최형재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전현직 지방의원들이 서로 편을 갈라서 지지선언에 나선 모습은 가관이었다. 총선 때만 되면 이런 지방의원의 줄서기나 줄 세우기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은 구태 정치의 산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이후 30년이나 됐지만 중앙정치의 예속화는 여전하다. 지금은 사정이 나아졌지만 예전엔 지방의원은 국회의원의 몸종이나 다름없었다. 위원장을 대신해서 지역구 민원관리 등 궂은 일은 도맡아 해야하고 후원회나 출판기념회 등 각종 행사 때는 성심껏 정성을 표해야 했다. 한번 지역구 위원장의 눈 밖에 나면 다음 공천은 물 건너 가기 때문이다. 오래전 일이지만 지역구 위원장이 국회 회기가 끝나 지역에 내려올 땐 기차역 앞에서 지방의원들이 두 줄로 도열해 서 있다가 영접하는 진풍경도 있었다. 만약 좀 늦거나 태도가 맘에 안 들면 그 자리에서 구둣발로 정강이를 차이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제왕적 국회의원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전국 광역기초의원들과 시장군수들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지난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땐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모두 기초선거 정당 공천제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후 19대 국회에서도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하고 여야 모두 기초선거에서 정당공천을 폐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새누리당에서 막판에 이를 번복하고 박근혜 대통령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물 건너 가고 말았다. 국회의원이 공천권을 무기로 시장군수와 지방의원들을 쥐락펴락하고자 하는 꿍꿍이셈 때문이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가 없어지지 않는 한 이러한 지방의원 줄서기와 충성 경쟁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송성환 도의장이 지난 주 잇단 구설에 올라 비난세례를 받았다. 살아남으려는 절절함과 스치는 가벼움이 공존했던 순간이었다. 첫 번째는 적자생존의 정치권에서 먹잇감이 되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다. 그는 지난 28일 돌연 총선후보 최형재 지지선언을 이끌어냈다. 전주을에서 이상직 후보와 피 튀기는 경선레이스를 펼치는 최 후보에게 공개구애를 한 셈이다. 다름 아닌 도의회 수장이 대놓고 본심을 드러낸 것이다. 어떤 악연이길래 무리수를 뒀을까. 재작년 도의원 선거로 올라간다. 지역위원장인 이 전의원과 다른 길을 선택한 송 의장은 저격수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 때를 앙갚음하고 차기를 도모하기 위해 이번엔 이상직 저격수로 직접 총구를 겨눈 것이다. 여론은 싸늘했다. 공인으로서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융단폭격이 이어졌다. 구태에 얽매인 지방의원의 충성서약이라고 꼬집었다. 두 번째 논란도 터졌다. 신종 코로나사태로 국가 비상시국임에도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부랴부랴 나흘 만에 조기 귀국했다. 이번에도 공인으로서의 안이한 상황인식과 책임감 부족이 도마에 올랐다. 도의장으로서 체면손상은 두말할 것도 없이 의회 명예마저 실추된 이 마당에 도의원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는 도의장 취임이래 끊임없는 여론 질타와 논란의 중심에서도 꿋꿋이 버텨냈다. 2018년 도의회 제11대 전반기의장 선거때 일이다. 전주시의원을 거쳐 도의회 입성에 연거푸 성공한 송 의장은 화를 키웠다. 초선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젊어진 도의회를 보완하기 위해 최연장자 의장에 대한 공감대가 힘을 얻었다. 이런 와중에 송성환(전주), 최훈열의원(부안)이 경선을 선언하면서 이내 분위기는 식어버렸다. 불가피하게 치러진 경선에서 송 지사의 지원사격에 힙입어 송 의장은 낙승했다. 기쁨이 채 가시기 전에 그는 취임하자마자 해외연수때 여행사 대표에게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퇴논란이 불거졌다. 도의회 명예를 지키기 위해 의장직을 사퇴하고 수사를 받으라고 의원들은 그에게 윽박질렀다. 줄다리기 끝에 사퇴 대신 의사봉을 잡지 않는 선에서 봉합됐다. 그에 대한 미운 털은 쉽사리 빠지지 않았다. 그는 수사를 받으면서도 각종 외부 행사에 의장자격으로 아무일 없다는 듯이 참석해 부적절한 처신 논란을 증폭시켰다. 곱지 않은 일부에선 의사봉만 안 잡았지 오히려 편하게 의장으로서 누릴 것은 다 누린다 며 마뜩잖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오는 11일 그의 여행사 뇌물수수 재판이 속개된다. 속이 타들어가는 것은 그도 마찬가지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자력 사고는 1986년 발생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였다. 사망자만 4천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 원자력기구 기준으로 7등급 사고였다. 체르노빌에 이은 두번째 7등급 원자력 사고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다. 사고후 원자로에서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한 냉각수가 주입되고 있는데다, 외부 지하수 까지 흘러들어 가고 있어 매일 170톤씩 방사능 오염수가 생성되고 있다. 현재 120만톤에 달하는 오염수가 외부 탱크에 저장되고 있는데 이 탱크들도 2022년 여름이면 포화상태에 이른다. 그동안 오염수 처리방안을 놓고 고심해 온 일본 정부가 최근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에 관심이 쏠린 사이에 오염수의 해양 방류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산업성내 소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오염수를 해양 방출이나 수증기 방출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보고서를 채택했다. 사실상 해양 방출에 무게를 두고 절차를 진행하는 모양새다. 방사능 오염수에는 트리튬(삼중수소,3H), 만이 아니라 스트론튬(Sr), 세슘(Cs ) 같은 치명적인 고위험 방사성 물질이 함유돼 있다. 일본 정부는 기준치 이하로 희석 처리하면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해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오염수 처리 이후에도 트리튬은 거의 처리되지 않는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상은 제대로 처리 안된 오염수인 셈이다. 일본이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강행하면 오염수는 해류를 따라 이동하면서 피해는 자국 후쿠시마 해역은 물론 태평양 연안국 전체로 확대된다. 해양 생물 및 생태계가 방사성 물질 오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나라 동해와 남해안도 피해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은 바다에 독(毒)을 푸는 행위와 다름없다. 국제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도 일본 정부의 방사능 오염수 태평양 방류는 한국을 비롯 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행위라고 들고 아베내각이 저지르려는 환경재앙을 막아달라고 전 세계에 호소하고 있다. 오염수 해양 방류는 일본의 또 다른 반인류 범죄라 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해양 방류 방안 대신 그린피스가 처리 방안으로 제시한 강철탱크에 계속 보관하면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처리 기술을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국제사회를 위험으로 부터 보호하는 길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번 총선처럼 여야가 일찍부터 사생결단식으로 맞붙은 적이 없었다.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민주당은 적폐청산과 검경개혁을 통해 과반의석을 확보하겠다고 벼른다. 그래야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4년차를 맞아 권력을 누수없게 하면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사가 맘먹은 것 처럼 되지 않는다. 생각치도 않게 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 정부가 우한에 있는 교민들을 긴급 수송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검찰이 송태호 울산시장 선거개입의혹을 받는 청와대 박형철 전 비서관 등 13명을 무더기로 기소해 여야간 긴장감이 더해졌다. 조사를 받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검찰의 짜맞춰진 기획수사라면서 나중에 무혐의로 밝혀지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사유에 해당한 중대한 범죄라며 연일 공세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조국 기소와 이 사건으로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TK를 중심으로 자유한국당 지지세가 견고해졌다. 이번 총선으로 지역주의가 다시 살아났다. 보수와 진보가 강하게 대립하면서 영 호남으로 지지가 갈렸다. 검찰개혁을 위해 진보세력이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 집결해서 지지세를 결집했던 것처럼 보수층이 태극기부대를 앞세워 광화문광장에 모여 정권심판론을 부르짖으면서 건곤일척의 싸움판이 만들어졌다. 자유한국당은 촛불집회로 정권을 빼앗겼다면서 박근혜 전대통령의 탄핵을 앙갚음 하려고 대여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박 전대통령의 국정농단으로 탄핵된 것을 잊은채 현 정권이 추진하려는 개혁과제를 트집잡아 사사건건 발목 잡고 있다. 국회가 선거구 획정문제를 남겨놓고 동물국회란 비난을 받으며 막을 내리고 있다. 최근 안철수 전대표가 바른미래당을 탈당하면서 야권이 분산됐다. 여야 1대1 구도가 만들어지면 여당이 힘들지만 계속해서 야권이 분열해 상대적으로 민주당이 유리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호남은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과거처럼 민주당 싹쓸이가 예상된다. 다만 군산에서 김관영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나가고 여론조사에서 표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 정읍 고창의 지역적 특성으로 대안신당 유성엽의원의 우위가 점쳐진다. 문제는 이번주부터 시작될 민주당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누굴 지지하느냐가 관전포인트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하향세인 것과는 달리 전북은 대선 때보다 높다. 이 때문에 각 지구당별로 민주당 경선이 더 치열하다. 대다수 도민들은 과거와 달리 경제전문가를 선출해서 전북몫을 찾아와야 한다는 것. 명망가를 선출해봤자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안됐다는 것. 분야별로 전문가가 필요하지만 우선 실물경제를 잘 아는 현장경제전문가가 절실하다. 이상직 전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이 군산형일자리를 만드는데 숨은 주역으로 전기차 생산업체 (주)명신을 만든 것처럼 실물경제전문가가 있으면 얼마든지 청년실업도 해결할 수 있다.
알베르 까뮈의 소설 페스트는 전염병이 퍼진 죽음의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염병과 싸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알제리의 작은 해안도시 오랑. 수천마리 죽은 쥐들이 발견된 이 도시에서는 한 달 남짓한 사이 수많은 사람들이 의문의 병으로 죽어간다. 밝혀진 병명은 무서운 전염병 페스트. 오랑은 봉쇄되고 시민들과 도시를 찾았던 사람들은 갇힌다. 사라진 병이라고 알았던 페스트가 도시를 덮치면서 사망자가 늘어나는 동안 공포에 휩싸인 오랑은 온갖 거짓 소문까지 나돌면서 감당할 수 없는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페스트와 싸우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들의 분투는 눈물겹다. 페스트가 창궐한지 열 달, 드디어 기세는 꺾인다. 부조리한 인간, 부조리한 세상을 문학으로 고발했던 까뮈는 잔혹한 현실 앞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인간성의 가치를 이야기 한다. 페스트는 실제 인류의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재앙으로 꼽히는 전염병이다. 1347년부터 시작되어 1351년까지 유럽을 휩쓸었던 페스트로 지역과 기간에 따라 적게는 2천 500만 명, 많게는 6천만 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있다. 페스트의 공포는 유럽인들을 공황 상태에 빠트렸고, 두세 배의 임금을 지불하고도 곡식을 수확할 농민들을 구하지 못할 정도로 급격히 줄어든 인구는 유럽의 수많은 도시들을 황폐화했다. 이 도시들이 페스트 이전의 인구를 회복한 것은 300년이 지난 뒤였다. 그 뿐인가. 당시 페스트로 잉글랜드와 프랑스간의 백년전쟁도 중단됐다니 그 위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중세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페스트는 이후에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재발했으나 어찌됐든 지금은 역사 속 전염병이 되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폐렴 여파가 심상치 않다. 신종 코로나라 명명된 이 전염병의 규모와 확산 속도가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기다렸다는 듯이 온갖 거짓 뉴스까지 쏟아지면서 불안을 가중시키는가 하면 중국 혐오를 부추긴다. 정치적 갈등이 끼어들지 않으면 이상한 일. 우한에 살고 있는 우리 교민을 데려오는 전세기 운행을 두고도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의 입장이 다르다. 까뮈의 페스트속 인물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운명을 마주한다. 그러나 끝내 절망을 뚫고 희망을 만나는 사람들은 인간애로 공동 운명체를 지켜가는 사람들이다. 현실이라고 다를 리 없다. 인간애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처음엔 이름도 생경했던 로컬푸드가 브랜드 파워로 자리매김하면서 우리 농업농촌의 희망 아이콘으로 우뚝 섰다. 로컬푸드는 지난 2012년 완주군이 처음 도입했다. 완주 용진농협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하고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팔릴지 우려의 목소리도 컸기에 규모가 큰 농협에서도 선뜻 나서지 않았지만 용진농협의 모험은 대박을 일궈냈다. 요즘 하루 매출만 2000만 원이 넘고 연간 매출액은 100억 원에 달해 타 지역농협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현재 완주군에서만 로컬푸드 직매장이 12곳으로 늘었고 연간 매출액은 600억 원을 넘어섰다. 완주 로컬푸드가 큰 성공을 거두자 전국의 자치단체마다 벤치마킹에 나서면서 전국에 248개 로컬푸드 직매장이 들어섰고 연간 매출액은 4000억 원에 이른다. 전북에는 현재 36개 로컬푸드 직매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연간 매출액은 1000억 원에 육박한다. 이렇듯 완주발 로컬푸드가 농민들에게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도내에서 로컬푸드 매장에 출하하는 농업인 1만500여 명이 연간 평균 950만 원 정도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에 고령농이나 소작농에겐 로컬푸드가 열 효자보다 낫다는 얘기가 나온다. 로컬푸드가 성공을 거둔 이유는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기 때문이다. 완주군은 지난 2013년부터 전국 최초로 완주 로컬푸드 인증이라는 자체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농산물 생산 단계부터 토양 농업용수 잔류농약 분석 등 국가검사 기준과 동일한 320종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철저히 실시함에 따라 안전한 먹거리라는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한 것이 성공 키워드가 됐다. 완주군은 로컬푸드의 성공을 통해 지난 2017년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우수사례 평가에서 지역경제분야 우수사례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다. 정부에서도 완주표 로컬푸드 확산을 위한 올해부터 2022년까지 3개년 추진계획을 세우고 현재 4.2%인 로컬푸드 유통 비중을 15%까지 확대하는 중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또한 전국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10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고 자치단체도 45곳이 로컬푸드 체계 구축에 발 벗고 나섰다. 미국의 경제 대공황 당시 농작물이 팔리지 않자 농민들이 직접 농산물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로컬푸드의 단초가 되었고 일본에선 지산지소(地産地消)운동이 일면서 지역경제의 동력이 되었다. 이제 완주에서 시작한 로컬푸드가 우리 농업농촌의 회생과 도농상생, 일자리 창출에 새로운 모델로 확산되고 있다.
전북의 정치 1번지 전주갑. 구도심과 상가, 산동네, 아파트 밀집지역이 뒤섞여 있는 지역구다. 한마디로 민심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바로미터이다. 장노년층과 젊은 층, 그리고 빈부 격차도 혼재돼 있어 유권자의 속내를 점치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이번 총선 대진표는 더욱 흥미롭다. 전현직 의원간 리터매치 진검승부에 대학 운동권 선후배가 금배지를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전북대 운동권 3김 김광수 김윤덕 김금옥 후보간의 경쟁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먼저 세 사람의 대진표를 보면, 여성이자 이중 막내인 김금옥 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은 첫 출사표라 잠시 접어두자. 김광수 김윤덕 후보의 맞짱은 지난 2016년 총선때 국민의당 돌풍으로 첫 도전에 나선 맏형 김광수 후보가 현직초선인 아우 김윤덕 후보를 누르고 여의도행 티켓을 움켜쥐었다. 두 사람 빅매치 여부가 총선의 관전포인트다. 하지만 최대 걸림돌은 김윤덕 후보가 정치신인인 김금옥 후보를 넘어서야 하는데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민주당 공천원칙에는 지역구의 30%를 여성몫으로, 여성 신인은 최대 가산점 25%까지 줘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김윤덕 후보입장에서는 이래저래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반면 김광수 후보는 본선 대항마로 누가 좋을 지 내심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총선에 나서는 이들 세 사람의 묘한 인연 때문에 주변 지인들이 겪는 고충도 상당하다. 권리당원 모집때 후보들 서로 잘 아는 처지라 상대 후보에게 들키면 큰일 난다며 통사정하고 부탁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금도 서로 상대후보 모르게 선거운동을 도와주느라 진땀 빼고 있단다. 선후배 쪽에서는 대놓고 마음을 털어놓을 수 없는 입장이라 난처하다고 한다. 또 다른 얘기는 모임과 행사가 많은 연말연시는 후보자 입장에선 대목이나 마찬가지다. 얼굴 알리고 인지도 높이는 데 최적화 조건이기 때문이다. 단골손님인양 드나드는 다른 후보와는 달리 김윤덕 후보 얼굴이 좀 뜸했다. 김 후보의 탄탄한 조직력은 정평이 나 있다. 그런데도 얼굴 알리는 대신 조직을 다시 추스렸다고 한다. 상대 김금옥 후보가 예상밖 선전을 함에 따라 궤도수정했다는 추측이 나돈다. 이처럼 이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는 한달 후면 대진표의 윤곽이 드러난다. 어제 민주당은 415 총선후보 공모를 마치고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해당자들에 대한 개별 통보에 들어갔다. 본격적인 공천 심사에 들어가면서 금배지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 진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은 물론 캐나다 유럽 등지에서도 확진환자가 발생하는 등 전 세계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후베이성 보건당국은 어제(27일) 현재 2300명 이상의 확진환자가 나왔으며, 사망자도 8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6일 하루 사이에 확진환자는 371명 넘게 늘어나고, 사망자도 전일보다 24명이 증가했다. 자칫 팬더믹(세계적 대유행)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한 폐렴의 병원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로 지난 2003년의 사스(SARS,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2년 메르스(MERS, 중동 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처럼 전파매개와 중간숙주인 전통 수산시장에서 판매된 야생동물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스의 경우 박쥐와 중간숙주인 사향고양이에 의해, 메르스의 경우는 박쥐와 중간숙주인 낙타에 의해 사람으로 전파됐었다. 코로나(Corona)바이러스는 구형의 단백질이 왕관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자체는 인간이 걸리는 코감기 병원체일 정도로 치명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약한 바이러스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가 바이러스의 가장 큰 특징인 돌연변이를 일으키면서 인간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사스나 메르스, 우한 폐렴처럼 동물과 사람간에 서로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해 발생되는 감염병을 인수(人獸)공통전염병 혹은 인수공통감염병이라 한다. 이들 감염병은 동물에서 사람으로의 감염을 떠나 사람간 전염이 이뤄진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인수공통전염병은 백신을 만들기 어렵고, 개발한다 해도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는 중국 방역당국의 늑장대응과 불투명한 정책 결정이 한 몫 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첫 환자 발생 이후 10여일 지나서야 우한에서 외부로 나가는 공항 철도 이용객들의 발열검사를 시작했을 정도다. 지난 2002년 중국에서 처음 시작돼 전 세계를 두려움에 떨게했던 사스 사태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중국 정부가 초동 대응에 실패하고, 정보공개를 소홀히 하면서 전 세계 37개 국에서 774명의 사망자를 낳았다. 우한 폐렴에 대비한 백신이나 특정 치료법은 아직 없다 철저한 예방과 방역이 최선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4명의 확진사례가 나왔다. 감염병은 초기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응해야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는 진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성 싶다.
우리나라만큼 가족과 친족에 대한 호칭이 어렵고 복잡한 나라가 많지 않다. 가부장제의 유교적 사고에서 비롯된 가족 호칭은 어렵고 불편하며 남녀를 차별한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해 2월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우리가 쓰고 있는 가족 호칭이 양성평등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52.3%로, 그렇지 않다는 의견 44.8%보다 많았다. 예컨대 남편의 집은 시댁, 아내의 집은 처가로 부르거나 부계 가족은 친가라고 부르는 반면 모계 가족은 외가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남녀 차별이라는 것이다. 또한 결혼한 남편의 남동생은 서방님, 나이 어린 형제는 도련님, 여동생은 아가씨로 불러야 하고 나이 많은 오빠의 부인은 올케라고 불러야 하니 어색하고 민망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듣는 당사자들도 이러한 호칭이 너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친족의 호칭은 더욱 복잡하고 어렵다. 3촌 관계는 백부 숙부 고모 이모 외삼촌 질(조카) 생질(여형제의 자식) 이질(여형제끼리의 자식) 등으로 부른다. 4촌 가계는 종형제 내종형제(고종사촌) 외종형제(이종사촌) 종조(할아버지 형제) 대고모(할아버지 여형제) 외종조(외할아버지 형제) 등으로 호칭한다. 5촌을 넘으면 종숙(당숙) 내종숙, 재종숙, 내재종숙 등으로 부르기도 어려워진다. 여성가족부에서 올 설 명절을 맞아 가족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명절 실천 캠페인에 나섰다. 먼저 지난해 추석에 이어 가족 간 평등 언어 사용을 추진한다. 자녀의 외조부모를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대신 할머니 할아버지로, 장인어른장모 대신 아버님아버지 또는 어머님어머니로, 배우자의 손아래 동기는 이름 뒤에 씨를 붙여 부르자는 식이다. 설음식 준비와 설거지 청소 등도 성 역할의 구분 없이 함께 하고 서로 배려하는 평등한 명절 문화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즉 여성들에게만 지워진 명절 가사노동을 함께 분담해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즐거운 명절을 만들어가자 취지다. 또한 가족 간에 서로 존중하는 대화와 언어문화, 그리고 명절 전래놀이와 윷놀이 등 다양한 가족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즐기면서 행복한 명절을 보내자는 뜻이다. 이미 이렇게 실천하는 가족들도 많지만, 아직 명절 차례상이나 제례 준비 등으로 부담이 큰 가정들도 많다. 명절 스트레스나 설 증후군도 이러한 연유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우리의 명절문화도 개선해야 한다. 가족의 화목과 행복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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