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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있다고? 주차장은?”…대형잡화점 앞 불법 주정차 시민 원성

전주 지역 대형잡화점 인근 도로에서 불법 주정차가 반복되면서 교통 혼잡과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구간은 단속 CCTV가 설치돼 있음에도 차량들이 차선을 점유한 채 주차를 이어가면서 시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찾은 전주시 완산구의 한 대형잡화점 앞 도로에는 불법 주정차 차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도로변 가로수에 ‘불법 주정차 CCTV 단속 구간’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음에도 잡화점 인근에서는 불법 주정차가 끊이지 않았다. 대형잡화점 앞 편도 4차선 도로는 불법 주정차 차들이 차선 하나를 점유하고 있었고, 잡화점 주차장으로 진입하거나 빠져나오려는 차들까지 뒤엉키며 교통 정체가 이어졌다. 해당 도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김모(27) 씨는 “이곳을 지날 때마다 대형 잡화점 앞에 불법 주정차 차량이 몰려 교통체증이 심하다”며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 때문에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다”고 호소했다. 같은 날 찾은 덕진구의 한 대형잡화점 앞 도로 역시 불법 주차를 시도하는 차들이 있었고, 정류장으로 진입하는 버스가 경적을 울리는 모습도 확인됐다. 대형잡화점 측은 고객들에게 주차장 이용을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잡화점 관계자는 “매장에는 차량 17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방문객들에게 이용을 요청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부 고객들은 주차장 이용을 번거롭게 여기다 보니 단속 CCTV가 설치돼 있어도 불법 주정차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완산구와 덕진구의 대형잡화점 인근에는 지난해 고정형 불법 주정차 단속 CCTV가 설치됐다.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 7일까지 완산구의 해당 잡화점 앞 도로에서 총 400건의 불법 주정차가 적발됐다. 덕진구에서도 지난해 723건, 올해는 5월까지 615건이 단속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160조 및 시행령에 따르면 불법 주정차 차량에는 승용차 기준 4만 원, 화물차 기준 5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같은 장소에 2시간 이상 주정차할 경우에는 1만 원이 추가로 부과된다. 전주시는 고정형 단속 CCTV와 양 구청 단속반을 통해 대형잡화점 인근 불법 주정차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고정형 단속 카메라가 설치된 구간은 상시 단속이 이뤄지고 있으며, 미설치 구간은 양 구청 단속반이 현장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며 “유동 인구와 차량 통행량이 많은 구간은 민원이 많은 만큼 우선적으로 고정형 단속 카메라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구 수습기자

  • 사회일반
  • 이상구
  • 2026.05.13 06:43

[NIE] 판단하는 AI,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1. 주제 다가서기 지금까지 인공지능은 주로 우리의 질문에 답을 제시해 주는 ‘도구’로 기능해 왔으나 이제 인공지능은 정보 제공의 기능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도로 위를 달리는 자율주행차, 의사 결정을 하는 AI 알고리즘, 환자의 병증을 진단하고 치료 방향을 제시하는 의료 AI까지. 우리는 이미 인공지능의 ‘판단’이 실현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삶을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주었지만, 새로운 질문과 난감한 딜레마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교통사고를 냈을 때, 알고리즘이 특정 집단을 차별할 때, 의료 인공지능을 활용한 진료가 환자에게 부작용을 유발했을 때, 우리는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기술은 신속하고 정교하게 발달하고 있지만 그로 인한 책임 구조 정리와 제도의 확충은 더딘 실정이다. 인공지능을 어디까지 신뢰하는 게 바람직할까? 인공지능의 판단을 빌릴 시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고 얼마나 책임을 져야 할까? 이에 대한 견해는 다양하다. 앞으로 청소년이 살아갈 사회에서는 인공지능이 더욱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의 판단을 대시하거나 보완할 것이기에 우리가 어떤 기준으로 인공지능의 판단을 신뢰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설정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이다. 이번 활동에서는 자율주행, 알고리즘, 의료 분야에서 나타나는 인공지능의 판단 사례를 살펴보고, 그에 따른 책임 문제를 다각도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나아가 인공지능 기술 발전 속에서 인간과 인공지능, 그리고 이를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의 판단과 책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그 기준과 범위에 대해 탐구해 보도록 한다. 2. 주제 관련 2022 교육과정 성취기준 ·[12인기03-03] 인공지능에 대한 비판적 자세를 바탕으로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존 방안을 도출한다. ·[12인기03-04] 인공지능의 활용 사례와 윤리적 딜레마 상황을 인공지능 윤리 관점에서 분석한다. 3. 주제 관련 기사 읽기 ·[기사1] 자율주행차 사고,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전국뉴스 2025-09-14) ·[기사2] AI 알고리즘의 그림자, ‘편향성’의 현실(한국정보기술신문 2024-11-20) ·[기사3] AI는 나침반일 뿐...의료사고 최종 책임은 결국 인간 의사(영남일보 2026-05-06) 4. 동기 유발 질문 AI가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면, 여러분이 AI에게 맡기고 싶은 판단과 결정의 상황은 무엇이 있나요? 여러분은 그 판단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요? 그리고 그 결정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나요? - 5. 기사 읽고 활동하기 [기사 1] 자율주행차 사고,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내가 운전한 것도 아닌데 왜 나에게 책임을 묻나요?” 최근 해외에서 발생한 자율주행차 사고 현장에서 피해 운전자가 토로한 말이다. 차는 스스로 달렸고, 운전자는 단지 탑승해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법적 책임은 여전히 ‘사람’에게 돌아갔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를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지만,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를 둘러싼 논란은 풀리지 않은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 급증하는 자율주행차 사고 사례 국제 교통안전 기관 통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보고된 자율주행차 관련 사고는 수백 건을 넘어섰다. 그중 절반 이상은 ‘부분 자율주행(Level 2)’ 상태에서 발생했다.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충돌, 보행자 인식 실패, 신호 인지 오류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시범 운행 단계에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한 자율주행차는 도로 공사 표지판을 인식하지 못해 추돌했고, 다른 차량은 급정거로 인해 탑승자가 부상을 입었다. ◇ 책임 주체, 여전히 모호하다 가장 큰 쟁점은 사고 발생 시 과실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다. ▲운전자 책임론: 현행 법 체계는 “최종적 제어 권한은 운전자에게 있다”는 입장을 유지한다. ▲제조사 책임론: 소프트웨어 오류나 센서 결함일 경우 제조사와 개발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AI 시스템 책임론: 독립적 판단을 내린 AI에게 책임을 묻는 새로운 법적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아직 정립되지 못했다. ◇ 보험·법률 시장의 격변 자율주행차 확산은 보험업계에도 커다란 변화를 불러온다. 기존 자동차 보험은 운전자 과실을 전제로 설계됐지만, 자율주행차는 제조사·소프트웨어 보장 범위를 중심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 일부 국가는 이미 자율주행차 전용 보험 제도를 도입했고, 국내에서도 관련 제도 마련 논의가 진행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책임 공방이 길어질 경우 피해 보상까지 지연될 수 있다”며 제도적 보완을 촉구한다. ◇ 기술의 속도 vs 제도의 속도 문제는 기술 발전 속도가 법과 제도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는 점이다.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 목표 시점은 점점 앞당겨지고 있지만, 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 규정은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다. 한 법률 전문가는 “자율주행차 사고 책임 규명은 교통 문제가 아니라 법·보험·윤리·산업이 얽힌 복합적 사안”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는 기준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자율주행 시대, 우리의 선택 “자율주행차는 교통사고 사망자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혁신입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충돌이 가져올 사회적 파장은 기존 자동차 사고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교통정책 연구 관계자 발언) 기술은 이미 도로 위에 등장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법과 사회의 합의다. 충돌 순간, 운전자·제조사·AI 중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 답을 찾지 못한다면, 자율주행차의 미래는 ‘혁명’이 아니라 ‘위험’으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발췌: 전국뉴스 2025-09-14, 조승원 기자) 1-1) 현행 법 체계가 자율주행차 사고 시 최종적 제어 권한과 책임을 여전히 ‘운전자’에게 두는 것이 타당한지 평가하고, 그 이유를 기사 내용과 자신의 논리를 근거로 서술하시오. - 1-2) 자율주행 기술이 ‘완준 자율주행’ 단계로 발전할 경우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는 어떻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을지 생각해 보고 그 이유를 서술하시오. - AI 알고리즘의 그림자, ‘편향성’의 현실 최근 인공지능(AI)의 활용이 급증하면서 일상에서 AI의 의사결정을 마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편리함 이면에는 AI 알고리즘이 지닌 편향성 문제가 심각하게 부상하고 있다. AI의 편향성은 주로 알고리즘 학습 과정에서 사용된 데이터가 특정 집단이나 관점을 과도하게 반영하면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사회적 차별과 불공정이 강화될 우려가 있다. 지난해 미국의 한 채용 플랫폼이 AI를 활용해 채용을 진행하다 성별 편향성을 드러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알고리즘이 과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남성 지원자를 더 선호하도록 학습해 여성 지원자들의 기회가 줄어든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Amazon의 AI 채용 시스템이 있다. 2018년 Amazon은 지원자의 이력서를 평가하는 AI 시스템을 폐기했는데, 이 시스템이 남성 중심의 이력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해 여성 지원자에게 부정적 평가를 내리는 성별 편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AI 개발 시 데이터의 다양성과 대표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얼굴 인식 기술의 심각한 인종 편향 AI 얼굴 인식 기술 역시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2020년 미국에서는 흑인 남성이 AI의 잘못된 얼굴 인식으로 인해 잘못된 체포를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조사한 결과 얼굴 인식 AI가 백인 얼굴 데이터 중심으로 훈련돼 흑인이나 유색인종에 대한 정확도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여성과 흑인에 대한 얼굴 인식 정확도는 상대적으로 낮아, 이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보고서도 여러 차례 발표된 바 있다. 결국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공공기관에서의 얼굴 인식 기술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법안까지 추진되고 있다. 형사 사법 체계의 AI 편향 논란 형사 사법 체계에서도 AI 알고리즘의 편향성이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COMPAS(Correctional Offender Management Profiling for Alternative Sanctions)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은 범죄자의 재범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활용되지만, 흑인의 재범 가능성을 과대평가하고 백인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하는 인종적 편향성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돼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 사례는 형사 사법 제도에서 AI의 사용이 오히려 기존의 사회적 편견과 불평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AI가 불러온 금융 차별 논란 금융권에서도 AI 알고리즘의 편향성 문제는 크게 부각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한 대형 은행이 신용 평가에 AI를 도입하면서 특정 인종과 성별에 따라 대출 승인률이 크게 차이 나는 사례가 발견됐다. 예컨대 흑인과 히스패닉 고객들이 유사한 경제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백인 고객보다 낮은 신용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되자 미국 금융 당국은 AI 기반의 신용 평가 시스템에 대한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알고리즘 감사제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다. AI가 초래하는 금융 차별은 단순히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사회적 불신과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Google 이미지 분류 시스템의 편향 사례 Google의 이미지 분류 시스템 역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2015년 Google 포토의 이미지 자동 분류 시스템이 흑인 사용자의 사진을 ‘고릴라’로 잘못 분류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AI가 편향된 데이터로 훈련될 경우, 심각한 윤리적 문제와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음을 드러냈다. 이 사건 이후 Google은 이미지 인식 시스템에서 편향성을 제거하고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AI 알고리즘, 문제 해결의 열쇠는? AI 알고리즘의 편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투명성과 알고리즘 책임성이 강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AI 윤리 가이드라인과 법적 규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알고리즘이 공정성을 유지하도록 정기적인 감사와 평가를 실시하고, 알고리즘 개발 과정에서 편향성을 최소화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AI를 도입하고 운영하는 기업과 기관이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지속적으로 편향성 문제를 점검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결국 AI 기술이 인간의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는 AI 기술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될 것이다. (발췌: 한국정보기술신문 2024-11-20, 한국정보기술진흥원 대외협력본부) 2) 위의 기사에서는 AI 알고리즘의 편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다양성과 알고리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해결 방안이 충분한지 평가하고, AI 편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조건에 대해 서술하시오. - [기사3] AI는 나침반일 뿐...의료사고 최종 책임은 결국 인간 의사 AI는 ‘보조 수단’ 불과... 사고 시 의사‧병원 법적 책임 피하기 어려워 대구 의료 현장에 인공지능(AI)이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진료 패러다임이 통째로 바뀌는 중이다. 영상 판독 정확도는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수술 미세 오차도 잡아낸다. 의료 질 향상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면에는 ‘법적 책임’이라는 복잡한 고차방정식이 있다. AI 조언을 따랐다가 사고가 나면 누구 책임인가. 의사가 AI 경고를 무시하고 임상 경험을 믿었을 때는 어떠한가. 형사법 전문 천주현 변호사(법학박사)를 통해 법적 쟁점과 향후 과제를 들여다봤다. ◆“AI는 절대적 과학 법칙 아니다”…맹신이 부르는 법적 과오 최근 로봇수술과 AI 진단 도구 활용이 보편화됐다. 의료진의 기술 의존도도 점차 강해지는 추세다. 하지만 기술적 완성도가 법적 면책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만약 의사가 AI 분석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해 처치했으나 사고가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이때 의사는 AI 뒤에 숨어 책임을 면할 수 있을까. 천 변호사는 최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의사 판단이나 처치 과정에 과실이 입증된다면 의사는 불법행위 책임을 진다”며 “소속 병원도 사용자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는 AI가 산출한 결괏값이 완벽할 수 없다는 기술적 한계와 이를 최종 검증해야 할 의사의 공적 의무가 법적으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 판단 근거는 AI의 법적 정체성에 있다. 천 변호사는 “AI는 의료인이 무조건적으로 신뢰해야 할 당대 최고의 과학 법칙이 아니다”며 “판단을 지원하는 보조 수단일 뿐”이라고 했다. 현재 의료법·응급의료법·의료분쟁조정법 등 국내 보건의료 관련 핵심 법규 어디에도 AI 권고 이행을 이유로 면책해 주는 규정은 없다. 구체적 가이드라인조차 전무하다. 결국 의사는 AI 제언과 별개로 고도의 전문적 판단을 직접 내려야 한다. ‘당대 최고의 과학적 수준’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선관의무)’를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설명 의무’가 중요하다. 처치 전 환자에게 발생 가능한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이 과정은 AI 도입 여부와 상관없이 온전히 인간 의사의 몫이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생명을 다루는 법적 책임의 최종 주체는 여전히 ‘사람’이라는 의미다. ◆‘AI 경고 무시’와 ‘소신 진료’ 사이…합리적 검토 과정이 유무죄 가를 것 반대의 경우도 논란의 대상이다. AI가 위험 신호를 보냈음에도 의사가 독자적 판단으로 이를 따르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될까. 천 변호사는 “추가 조사와 면밀한 검토라는 실질적 행위 여부가 법적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라고 했다. 이어 “의사가 AI 위험 신호를 인지했다고 치자. 이후 자신의 전문 지식을 동원해 해당 신호의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했다면 상황이 다르다”며 “임상적 근거에 따라 자신의 판단이 더 적절하다고 믿어 진료했다면 의사와 병원은 면책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AI 판단에 반드시 기속(속박)되어야 한다는 법적 의무는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의사의 전문적 재량권이 기술적 데이터보다 법적으로 우위에 있음을 시사한다. 단, ‘합리적 근거 없는 무시’는 치명적이다. 천 변호사는 “AI 경고를 받고도 최소한의 타당성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면 문제다”며 “이를 간과하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했다면 판단 소홀 및 처치 소홀로 간주된다. 이 자체로 법적 책임 소지가 발생한다”고 했다. 결국 AI 의견 수용 여부보다 그 과정에서 의사가 얼마나 ‘성실하게 고민하고 합리적 근거를 남겼는가’가 법적 과오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된다. ◆“데이터의 시대, 결국은 인간의 책임” 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법조계와 의료계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해진다. 단순히 첨단 장비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해당 장비가 산출한 결과값의 법적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천 변호사는 “데이터는 과거 기록일 뿐이다. 미래의 생명을 전적으로 책임질 수는 없다. AI 답이 통계적으로 99% 옳더라도 마찬가지”라며 “나머지 1% 예외 상황에서 환자를 지키는 것은 결국 의사의 직관과 경험”이라고 했다. 즉 기술 만능주의에 빠져 의료의 본질인 ‘인간적 고뇌’와 ‘생명에 대한 책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다. AI는 ‘평균적 데이터’의 산물이지만, 의료 사고는 대개 ‘특수한 개별 환자’ 사례에서 발생한다. 99%의 확률 뒤에 숨은 1%의 특이점을 포착해 내는 게 의술의 본질이라는 의미다. 천 변호사의 법률적 제언을 종합하면, 의료 AI는 의사의 진료를 돕는 ‘나침반’일 뿐 항로를 직접 결정하는 ‘조종키’가 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찰나에 분석해 의료진의 시야를 확장해 줘도, 통계적 수치 너머에 존재하는 환자 개개인의 특수성을 고려한 최종 판단은 결국 인간 의사의 몫으로 남는 구조다. 미래 의료의 성패는 오차 없는 알고리즘의 ‘계산’과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인간 의사의 ‘책임 의식’이 얼마나 조화롭게 공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기술은 인간을 돕는 유용한 도구이나, 그 결과에 대한 무거운 책임은 오직 인간만이 질 수 있다는 법의 대원칙은 변함없이 적용될 전망이다. (발췌: 영남일보 2026-05-06, 강승규 기자) 3-1. 기사에서 제시한 의료 AI 활용 상황에서, 의사가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 두 가지 경우를 찾아 각각 서술하시오. - 3-2. 의료 AI를 ‘보조 수단’으로 보고 최종 책임을 인간 의사에게 두는 입장이, AI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증가할 미래 의료 환경에서도 여전히 타당할지 평가하시오. 또한 AI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의료 환경에서 나타날 수 있는 한계를 한 가지 이상 제시하시오. - / 진안제일고등학교 이혜영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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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5.12 18:41

[사설] 네거티브 싸움보다 지역현안 두고 경쟁하라

6·3 지방선거 후보등록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의 공천작업이 마무리되고 본선 경쟁을 앞두고 있다. 전북지역은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네거티브가 난무했다. 지역발전에 대한 비전이나 정책보다 상대후보에 대한 흠집잡기와 고소·고발로 일관했다. 이제 본선은 어떤 색깔의 옷을 입었는지보다는 누가 지역발전의 적임자인지를 가려냈으면 한다. 정책과 공약에 초점을 두고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지방선거는 14-15일 이틀간 후보자 등록이 실시되고 공식 선거운동은 21일부터 6월 2일까지 13일간 진행된다. 이 기간 동안 후보자들은 거리 유세와 방송 토론 등을 통해 정책과 자질을 검증받게 된다. 사전투표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실시되고 본투표는 6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그동안 벌어진 전북지역 민주당 단체장 경선과 교육감 선거는 정책과 공약이 실종된 진흙탕 싸움이었다. 선거 초반 뜬금없이 내란동조 의혹이 제기된 도지사 선거는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이원택 의원과 김관영 지사가 모두 결과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으나 이를 제기한 이 의원 측부터 슬그머니 꽁지를 내렸다. 이어 김 지사가 술자리에서 택시비를 건넨 사건이 터지고 곧바로 이 의원의 식사비 대납의혹이 불거졌으나 민주당 중앙당은 이중 잣대를 들이대 논란을 키웠다. 김 지사는 제명되고 안호영 의원은 재감찰을 요청하는 등 반발이 거셌다. 결국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현직 도지사가 무소속 출마를 감행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네거티브 공방과 책임 떠넘기기 논란이 계속되고 도민들의 피로감만 쌓이고 있다. 정치 중립으로 진행되고 있는 교육감 선거 역시 극명한 진영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초 6명의 후보가 나왔으나 단일화 등을 통해 이남호 후보와 천호성 후보로 압축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표절 논란과 정책국장이라는 주요 보직 거래설이 폭로되었다. 여기에 극과 극으로 맞섰던 김승환과 서거석 전임교육감까지 나서 과거 회귀형 선거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도민들은 안중에 없고 선거캠프를 중심으로 한 네거티브와 진영간 대립만 남은 셈이다. 지방선거는 4년마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비전과 실천력을 갖춘 후보를 선택하는 게 핵심이다. 정당과 후보는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공약을 제시하고 유권자는 매의 눈으로 이를 가려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5.12 18:20

[사설] 진화하는 ’사칭 사기’, 공공기관의 결단이 필요하다

공공기관을 사칭한 사기 범죄가 끈질기게 이어지면서 도민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도내에서만 지난해 481건(95억 원), 올해 4월 말까지 178건(34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하루 평균 1~2건의 피해가 꼬박꼬박 일어나는 셈이다. 이 정도라면 사칭 사기가 특정 취약계층이 아닌, 우리 이웃 누구나 쉽게 당할 수 있는 사회적 재난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범죄 수법은 갈수록 정교하고 악랄해지고 있다. 단순한 전화 사기를 넘어 실제 공무원의 직함을 도용하고, 위조된 공문서와 명함까지 들이밀며 피해자를 속인다. 특히 최근 리튬 배터리 화재에 대한 불안감을 악용해 “소방법이 개정됐으니 리튬 소화기를 사야 한다”며 자영업자들에게 소화기 구매를 강요한 사례는 범죄자들이 사회적 이슈를 얼마나 기민하게 범죄에 활용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가장 심각한 점은 이들이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권위’를 범죄의 수단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검찰, 소방서, 지자체라는 이름은 시민에게 신뢰인 동시에 거부하기 힘든 공권력이다. “당장 조치하지 않으면 처벌받는다”는 식의 고압적 압박으로 피해자의 순간적인 판단력을 마비시킨다. 이는 단순한 금전적 피해의 문제를 넘어 국가 행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매우 위중한 사회적 해악이다.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철저한 확인 습관이 무엇보다도 우선이다. 어떤 공공기관도 전화나 방문을 통해 즉석에서 현금 송금이나 물품 구매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그러나 범죄가 기업형으로 지능화되는 상황에서 개인의 주의력에만 기대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 이제는 공공기관이 “조심하라”는 경고 대신, 사기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근본적인 시스템 구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선 통신사와 협력하여 관공서 발신 전화·문자의 인증 식별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고, 현장에서 공무원 신원을 검증할 수 있는 인증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신종 수법 발생 시 재난 문자 발송 등 실시간 경보 체계를 강화해야 하며, 무엇보다 공공의 신뢰를 무너뜨린 사칭 범죄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단죄가 병행되어야 한다. 사칭 사기는 사회적 신뢰라는 공동체의 근간을 파괴하는 중대범죄다. 이 범죄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개인의 경각심은 물론, 행정 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응과 실천 의지가 절실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5.12 18:19

[오목대] 전략공천과 사라진 검증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의 공천이 마무리됐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이번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선택이 적지 않다. ‘인재 영입’과 ‘전략공천’의 기준이 무엇인지 다시 묻게 되는 이유다. 정치는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학벌이나 직업 경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특정 분야의 성공 이력이나 기업 경영 경험이 하나의 조건은 될 수 있어도 그것만으로 정치의 자격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정치는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지역의 문제를 읽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미래의 방향을 설득하는 일이다. 그래서 정치에서는 그 사람이 살아온 궤적이 중요하다. 무엇을 오래 고민해왔는지, 어떤 현장에서 활동해왔는지, 그리고 어떤 말과 글로 자신의 철학과 태도를 드러내 왔는지가 정치인의 자격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에서는 그런 검증이 사라지고 있다. 정당들은 선거 때마다 ‘새로운 인재’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대중적 인지도나 직업적 이미지, 선거 전략상 활용 가능한 상징성을 앞세운다. 정치인을 오랜 시간 성장시키기보다 선거에 투입할 후보를 선택하는 구조다. 정치 선진국에서는 정치인이 하루아침에 등장하지 않는다. 지역 활동과 정책 경험, 지방의회와 시민사회 활동 등을 통해 오랜 시간 검증받으며 정치인으로 성장한다. 반면 우리는 선거가 가까워지면 갑작스러운 ‘인재 영입’이 시작된다. 전략공천도 다르지 않다. 정당이 먼저 “이 사람이 적임자”라고 판단해 유권자 앞에 내세운다면 최소한 지역에 대한 이해와 활동, 현안에 대한 고민 정도는 확인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후보는 갑자기 등장하고 토론과 검증 과정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 경선은 사라지고 유권자는 이미 좁혀진 선택지 안에서 투표를 요구받는다. 특정 정당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일수록 이 문제는 더 깊어진다. 선거보다 공천이 사실상의 본선이 되는 구조에서는 유권자의 선택 이전에 정당의 선택이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게 된다. 정치인은 시민보다 공천 권력을 바라보게 되고, 지역 정치는 장기적 비전보다 중앙정치의 판단에 흔들린다. 전북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전북의 두 지역은 농업의 위기와 지역소멸, 재생에너지와 새만금 개발 문제 등 복합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민주당은 두 곳 모두 전략공천 후보를 내세웠다. 그들이 지역 문제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었는지, 어떤 관점과 철학을 가졌는지, 무엇을 말해왔는지 충분히 검증되기도 전에 공천은 끝났고 후보들은 유권자 앞에 섰다. 그러니 이제 중요한 것은 정당이 붙여준 ‘인재’라는 이름을 스스로 증명해내는 일이다. 정치의 자격은 공천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6.05.12 18:19

[김종표의 모눈노트] ‘왝더독’ 본말전도 선거판, 이제 유권자의 시간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식 후보자 등록 창구조차 열리지 않았다. 그런데 상당수 후보의 목에 벌써 화환이 걸렸다. 정당의 후보를 뽑는 경선이 본선을 집어삼킨 지 오래다. 우리 선거판의 이 뒤틀린 구조는 거대한 늪이 되어 깊어지고 있다. 민심을 읽는 보조수단인 여론조사가 선거 자체를 좌우하고 있다. 또 유권자 투표 편의를 위해 도입된 보완적 제도인 사전투표는 선거전략에서 본투표를 압도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왝더독(Wag the Dog)’이란 관용구가 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The tail wags the dog)’는 영어권 관용표현으로, 주객전도(主客顚倒)·본말전도(本末顚倒) 현상을 의미한다. 주로 정치 담론에서 익숙한 용어다. 같은 이름의 영화도 있다. 1997년 개봉한 미국의 정치풍자 영화로, 최근의 미·이란 전쟁 국면에서 다시 언급되고 있다. 지금의 우리 선거판이 꼭 그렇다. 본선거는 요식행위로 전락했고, 정당 내부의 공천심사나 경선이 실질적인 승부처가 됐다. 유권자의 최종선택이 차지해야 할 몸통 자리에 정당 공천이라는 꼬리가 대신 들어앉았다. 입지자들은 지역민심보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당 지도부와 실세의 눈치만 살핀다. 전북의 유권자들이 소중한 권리를 특정 정당에 맡겼고, 그 정당은 주민들의 무한 신뢰를 ‘당연한 기득권’으로 받아들이면서 오만해졌다.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에서는 여론조사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유권자들은 교육철학과 정책을 따지기보다 여론 1·2위 후보를 ‘검증된 후보’로 받아들인다. 또 후보들은 세 불리기 ‘단일화’에 집착하면서 그들만의 회색지대를 만들어낸다. 허망하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선거판의 열기는 식어가고 있다. 시장·군수와 지방의원 선거의 경우 전북 대다수 지역에서 후보와 유권자 모두 이미 끝난 게임을 복기하는 구경꾼으로 전락했다. 본후보 등록일을 앞두고 뜨겁게 달아오른 도지사·교육감 선거판이 오히려 낯설다. 본말이 전도됐다. 선거의 주인은 당연히 유권자다. 그런데 전북지역 유권자들은 그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철옹성이 된 민주당 독점체제가 투표소에서 집단의 관성이 아닌 개인의 소신을 무력화했다. 그래서 전북은 승리가 보장된 정당에게도, 아예 승산이 없는 정당에게도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지역’이 돼버렸다. 더 비극적인 것은, 유권자들이 타성에 젖어 투표를 ‘선택’이 아닌 ‘수용’으로 변질시켰다는 점이다. 지역의 미래는 유권자들이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특정 정당의 공천장이나 여론조사 수치 따위에 미래를 저당잡힐 수는 없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대는 이 비정상적인 선거판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데 막상 투표소에 들어서면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 대안이 보이지 않는 선택지와 뻔히 보이는 결과가 유권자의 관성을 정당화하고, 변화의 목소리를 차단한다. 전북 유권자들이 오랫동안 ‘묻지마 몰표’를 행사하면서 자초한 일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정당 기득권에 안주해온 정치인들이 그 벽을 허물 리 없다. 결국 주권자인 도민의 몫이다. 침묵이 아닌 당당한 목소리로 무너진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당장 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끌벅적했던 그들의 시간이 지나갔을 뿐이다. 이제 진짜 주인이 나설 차례다. 유권자의 시간이 시작됐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6.05.12 18:19

[새벽메아리]작은 사업장일수록 더 촘촘한 보호가 필요하다

전북 지역의 농촌과 산업 현장 곳곳에서 이주노동자는 이미 중요한 노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인력 부족이 심한 제조, 농축산, 건설 등의 분야에서는 E-9 비자를 가진 이주노동자들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일하는 사업장의 상당수는 영세하거나 5인 미만 규모인 경우가 많다. 문제는 작은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노동권과 사회안전망까지 작아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5인 미만 사업장은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 가입 의무가 없다”는 잘못된 인식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산재보험은 근로자를 1명 이상 사용하는 사업장이라면 원칙적으로 가입해야 하며, 고용보험 역시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의무 적용 대상이다. E-9 이주노동자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산재보험 보호를 받을 수 있고, 비자발적 이직 사유가 인정될 경우 실업급여 신청도 가능하다. 실제 현장에서는 작업 중 사고를 당하고도 산재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최근 전북 고창의 한 축산농가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는 작업 중 기계에 손가락이 절단되었지만, 사업주가 산재 신청 대신 개인 치료를 요구해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해고 통지를 받은 사례가 있었다. 본인 역시 산재보험 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했고, 체류 문제에 대한 불안 때문에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치료비와 생계 부담을 개인이 떠안게 되었다. 산업재해 문제 역시 심각하다. 위험한 작업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지만 언어 장벽 때문에 안전교육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위험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고 이후에도 산재 신청 절차를 몰라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사업주의 눈치를 보며 권리 행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고용보험 역시 단순히 가입 여부만으로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E-9 근로자도 일정 기간 이상 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계약 만료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체류기간 제한과 정보 부족으로 실제 수급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보험료는 납부했지만 권리 행사로 연결되지 못하는 셈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실효성 있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우선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 과정에서 산재보험 가입 여부를 더욱 엄격히 확인해야 한다. 보험 미가입 사업장에 대해서는 고용허가 제한과 행정 제재를 강화하고, 반복 위반 사업장에는 외국인 고용 제한 조치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자체와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공단이 협력하여 농촌과 영세 사업장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현장 점검을 확대해야 한다. 입국 초기 다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보험 가입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과 통역 상담 지원 역시 확대되어야 한다. 동시에 영세 사업장의 현실을 고려한 보험료 지원과 행정 절차 간소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같은 현장에서 같은 위험을 감수하며 일하고 있다면 보호 역시 같아야 한다. 사업장 규모가 노동자의 안전 기준까지 결정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작은 사업장일수록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고, 노동자는 더욱 쉽게 침묵을 강요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영세 사업장일수록 더 촘촘한 보호와 적극적인 행정 개입이 필요하다. 가장 취약한 노동자가 안전해야 모두의 노동 환경도 함께 안전해질 수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5.12 18:18

[기고] 축사 안전, 이제는 정책으로 답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 축산업 현장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축산시설의 대형화와 밀집화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산업 구조의 변화 이면에는 우리가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안타까운 그늘이 존재한다. 축산 농가의 상당수가 영세한 1인 농가이거나 생계형 자영업 형태라는 점이다. 산업은 고도화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시설과 안전 환경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낡고 열악한 축사 시설은 언제든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불씨가 되었다. 실제 화재 현장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더욱 참담하다. 전기설비는 수십 년간 방치되어 노후화되었고, 가연성 물질은 무방비로 적재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산 농가에 “안전 시설을 보강하라”고 권고하는 것은, 사실상 자생 능력이 부족한 이들에게 또 다른 경제적 짐을 지우는 것과 다름없다. 이제 축사 화재를 단순히 농가의 부주의로 치부하거나, 계도 중심의 일회성 예방 활동으로 해결하려는 안일한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농촌의 구조적 빈틈을 메워줄 ‘국가적 정책 과제’ 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축사 안전은 우리 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보편적이고 구조적인 과제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방서는 안전 컨설팅과 현지적응훈련, 출동로 확보, 축산업 종사자 교육, 예방순찰 등 현장 중심의 예방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제도적 한계로 인해 보다 근본적인 개선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탁상공론식 홍보가 아닌, 현장의 현실을 정확히 반영한 실효성 있는 정책적 대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영세 축산 농가를 위한 맞춤형 전기 안전 지원 사업을 전면 확대해야 한다. 축사 화재의 주범인 낡은 전기설비를 민간의 책임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영세 축산 농가의 노후 전기시설을 무상으로 점검하고, 시설 개선 비용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둘째, 농가의 규모와 관계없이 필수 안전 장비를 보급하는 ‘안전 사다리’를 놓아야 한다. 1인 농가라도 화재로부터 생계를 지킬 수 있도록, 자동화재감지설비와 간이 소화 장치 설치 비용을 전액 또는 대폭 지원하는 정책이 절실하다. 셋째, 데이터 기반의 현장 밀착형 컨설팅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소방서는 직접 찾아가 축산 농가별 위험도를 분석하고, 현실적인 예방 매뉴얼을 제공하는 과학적 관리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소방서·행정·축산 농가가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민관 협치 시스템을 통해 안전 사각지대를 원천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넷째, 축사 동간 간격 5m 이상 확보 권고를 실효성 있는 기준으로 보완해야 한다. 밀집된 축사는 화재 확산 위험을 키우는 만큼, 이격거리 확보를 제도화하거나 방화 구획 등 대체 기준을 마련하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을 향한 인식의 대전환이다. 안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며, 예방에 투입되는 비용은 소모가 아니라 우리 축산업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축사 안전은 농가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이며, 우리 농업의 근간을 튼튼히 하는 일과 이어진다.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안전 정책을 발굴하고 강력히 추진해, 더 이상 화재로 인해 농가의 꿈과 땀방울이 재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6.05.12 18:18

“가천 그림그리기 대회서 꿈의 나래를”⋯6월 13일 군산 은파호수공원에서 개최

가천길재단(설립자 이길여)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초여름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는 ‘제12회 가천 그림그리기 대회’ 참가자를 모집한다. 이 대회는 군산 출신인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2014년 모교인 군산대야초에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의 ‘가천이길여도서관’을 건립·기증한 것을 기념해 2015년부터 개최되고 있다. 이후 매년 군산 은파호수공원에서 학생과 가족 등 1만여 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가족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대회는 가천길재단이 주최하고 전북특별자치도‧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군산시‧ 군산시의회‧군산교육지원청 등이 후원하고 있다. 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모든 연령대의 학생이 참가할 수 있으며, 접수 기간은 13일부터 6월 10일까지이다. 참가를 희망하는 학생은 가천문화재단 누리집(www.gachon.or.kr)에서 신청하면 되며, 참가비는 무료이다. 온라인 접수 기간 종료 후에는 대회 당일인 6월 13일(토)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대회는 6월 13일 군산 은파호수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도화지는 대회 당일 현장에서 저학년(유아부‧초등학교 1~3학년)과 고학년(초등학교 4학년~고등학생)으로 구분해 배부된다. 참가자는 물감‧붓‧크레파스‧돗자리 등 개인 준비물을 지참하면 되며, 참가자 전원에게 기념품이 제공된다. 수상자는 유아부‧초등부‧중등부‧고등부 등 부문별로 대상‧금상‧은상‧동상‧입선 등 총 400여 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수상 결과는 10월 중 발표되며, 수상자에게는 △전북특별자치도지사상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상 △군산시장상 △군산시의회의장상 △군산교육지원청교육장상 등 다양한 상장과 작품집, 부상이 수여된다. 우수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전북 지역과 수도권에서 특별전시회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며, 군산시와 교류하는 해외 도시에서도 순회 전시가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가천 그림그리기 대회 운영위원회(063-731-2186) 또는 가천문화재단 사무국(032-833-4167~8)으로 문의하면 된다.

  • 군산
  • 이환규
  • 2026.05.12 18:13

“사람 대신 로봇이 나른다”…진안군, 스마트팜 운반로봇 시범 보급

진안군이 고령화와 만성적인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해 스마트 농업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반복 노동을 로봇이 대신하는 ‘미래형 농업’ 구축에 나서며 농업 현장의 변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진안군농업기술센터는 농작업 효율 향상과 노동력 절감을 위해 ‘2026 스마트팜 작업자 추종 운반로봇 시범 보급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농촌진흥청 공모 국비사업으로 선정돼 추진되며 총사업비 5000만 원이 투입된다. 사업 대상은 마령면의 한 토마토 연동하우스 농가다. 군은 스마트팜 환경에 작업자 추종형 운반로봇을 도입해 수확물과 농자재 운반 과정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시설 내 자율주행 라인과 로봇 관제장치도 함께 구축해 스마트 기반 농작업 체계를 마련한다. 이번에 도입되는 운반로봇은 작업자를 자동 인식해 이동 동선을 따라다니며 수확물을 적재한 뒤 지정된 하역 장소까지 자동 운반하는 장비다. 카메라와 라이다(LiDAR), 초음파 센서 등을 활용해 작업자를 인식하고 주행한다. 적재 용량은 최대 250kg이며 배터리 연속 구동시간은 8시간 수준이다. 운반로봇은 특히 고중량 운반 작업을 반복해야 하는 시설원예 농가에서 노동 강도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농촌진흥청 실증 결과에 따르면 작업자 추종형 운반로봇을 활용할 경우 하루 작업량은 기존 200kg 수준에서 500kg까지 늘어나고, 필요 인력은 6명에서 3명 수준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최근 농촌 고령화 심화로 일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가 늘고 있는 만큼 이번 시범사업이 현장 부담을 덜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체력 소모가 큰 수확물 운반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고령 농업인의 작업 편의성과 안전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금선 진안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반복적이고 노동 강도가 높은 운반 작업을 로봇이 대신하게 되면 농가의 인력난 해소와 작업 효율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 말했다. 진안=국승호 기자

  • 진안
  • 국승호
  • 2026.05.12 18:07

학부모 악성 민원에 교감 안면마비⋯법원 “3000만 원 배상하라”

법령을 위반한 학부모의 반복된 민원으로 교사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면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전주지방법원 민사3부(부장판사 황정수)는 전주시의 한 초등학교 교감 A씨가 학부모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고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3000만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B씨는 지난 2023년과 2024년 교감으로 재직하던 A씨에게 홈페이지와 전화, 직접 방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항의와 민원을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B씨가 접수한 민원의 내용은 학교생활기록부 내용 정정 요청과 스승의 날 기념 꽃을 되돌려 보낸 것에 대한 항의성 민원, 생활통지표의 총괄평가 삭제 등 내용 수정 요구 등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민원의 경우 실제 그러한 사실이 없었음에도 제기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민원으로 인해 관련 대응 업무를 담당하던 A씨는 정신적 고통을 받아 불안과 안면마비 등 증상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교육기본법 등에 따르면 학교 교육에서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은 존중되어야 하고, 적법한 자격을 갖춘 교사가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재량이 존재하는 영역인 학생 교육 과정에서 한 판단과 교육활동은 침해하거나 부당하게 간섭해서는 안된다”며 “부모 등 보호자는 보호하는 자녀 또는 아동의 교육에 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나, 이는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고의 이 사건 민원 행위는 법령을 위반해 교원인 원고의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행위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해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등 일상생활이 어렵게 됐다”며 “피고는 위 불법행위에 따른 원고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며, 위자료 금액은 불법행위의 정도와 기간·원고의 정신적 피해 정도를 참작해 정했다”고 판시했다.

  • 법원·검찰
  • 김문경
  • 2026.05.12 17:52

[현장] ‘영업중단’ 홈플러스 김제점 가보니 “밥줄이 끊긴거죠”

“밥줄이 끊긴거죠” 홈플러스의 통보식 영업중단으로 입점상인들과 지역상권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입점업체들은 “사실상 폐점 수순 아니냐”며 생존 위기를 호소했다. 12일 오전 10시께 찾은 홈플러스 김제점. 이곳은 지난 10일부터 대형마트 부문의 영업을 중단했다. 주차장에 남아 있는 차량은 3대뿐이었다. 손님은 없었다. 직원들만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었다. 대부분 에스컬레이터의 출입도 막혀 있었다. 이날 홈플러스에서 만난 한 입점업체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뉴스에서는 휴업이라고 나오긴 했지만, 폐업 수순으로 가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영업중단 이야기도 급작스럽게 들었다”며 “마트 안에서 영업을 한다는 것은 마트의 인프라를 믿고 계약과 입점을 하는 것인데 인프라(대형마트 영업)이 무너져 버리면 의미가 없다. 사업은 연속성이 중요한데, 두 달이라는 영업중단을 회복하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다. TV에서만 보던 일을 실제 겪으니 경황이 없다. 재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일주일 안에 모든 것을 정리해야 한다”며 “피해를 생각할 겨를도 없다”고 말했다. 입점주들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 측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취재 거부와 함께 내부의 사진 촬영 등을 제한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촬영된 사진에 대한 삭제를 요구했다. “불응 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엄포도 놨다. 홈플러스 김제점 관계자는 “모든 문의는 본사와 해달라”고 했다.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인근에서 영업 중이던 김모(50대·여)씨는 “이미 몇 달 전부터 마트를 운영을 하는 것 자체에만 의미를 두던 곳이다”며 “단숨에 영업을 중단했다. 미리 주변에 이야기를 해줬다면 조금이라도 피해가 줄었을텐데, 쌓여진 재고가 걱정이다. 지역경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행태이다”고 지적했다. 도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현재 납품업체들로부터 외면받는 배경에는 납품 정산과 가격 산정 과정에서 업체들의 불만이 누적된 영향도 있다”며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정상적으로 대금을 받을 수 있을지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인 개선 움직임보다는 외부 지원에 의존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비판도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현재 채권단의 요구를 반영해 기존 회생계획안보다 크게 강화된 수정 회생계획안을 준비 중이다. 수정안에는 점포 운영 효율화, 일부 점포 영업 중단 계획, 잔존 사업부문 M&A 추진 방안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며 “회사는 조만간 법원에 수정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회생계획 인가 전이라도 익스프레스 매각 이후 잔존 사업부문에 대한 M&A를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 서비스·쇼핑
  • 김경수
  • 2026.05.12 17:39

전북 미래 청사진 내놓은 도지사 후보군… 여전히 새로운 한방은 부족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본선이 다가오면서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들도 새만금 개발과 행정통합, 미래산업 육성 등을 앞세워 본격적인 비전 경쟁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특히 13일 무소속 김관영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가 각각 전북 발전 공약과 새만금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네거티브 공방에 가려졌던 정책 경쟁이 본격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일부 지역 정치권에서는 주요 공약 상당수가 기존에 반복돼 온 의제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도민들이 체감할 새로운 해법과 차별화된 비전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12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본선에 참여하는 도지사 후보군은 새만금 완성과 지방소멸 대응, 청년 유출 최소화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저마다 성장 전략을 내놓고 있다. 먼저 무소속 김관영 예비후보는 새만금을 피지컬AI와 수소, 미래차 산업의 중심지로 키우고 제3금융중심지 지정과 공공기관 이전, 올림픽 유치를 연계해 전북의 경제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내세우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민선8기 도정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완주·전주 통합 역시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이 아닌 “전북 성장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문제”라고 규정한다. 그는 속도전보다는 주민 신뢰와 상생 구조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13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북 발전 1호 공약도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양정무 예비후보는 기업가 출신 경험을 앞세워 ‘경제 우선 전북 대개조’를 강조하고 있다. 새만금 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해서는 안정적 전력 확보가 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소형 원자로와 LNG 발전, 태양광 확대 등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9조 원 투자와 데이터센터 조성 계획 등을 언급하며 “새만금은 앞으로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산업 거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장기적으로는 전북 자체 에너지 생산 기반을 구축해 기업이 몰리는 산업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또 임기 내 대기업 5개 이상 유치와 새만금 이차전지 특구 규제 혁파, 전주·익산·군산을 잇는 ‘전북 메가시티 전철망’ 구축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예비후보는 새만금을 RE100 기반 첨단산단과 그린수소 혁신 거점, AI·로봇 산업의 글로벌 전초기지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차 9조 원 투자를 마중물 삼아 제2, 제3의 현대차를 유치하겠다며 전력망과 용수, 교통, 인허가 절차를 패스트트랙으로 지원하는 기업 중심 행정을 강조하고 있다. 또 완주·전주 통합 역시 지방소멸 위기 속 ‘전북의 생존 전략’이라고 규정하며 이재명 정부의 ‘5극3특’ 광역경제권 구축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청년 유출 해법에서도 후보별 차이가 나타난다. 김 예비후보는 청년 유출 해법을 전북 전체 산업판 재편에서 찾고 있다. 새만금을 피지컬AI·수소·미래차 거점으로 키우는 동시에 제3금융중심지와 공공기관 이전, 올림픽 유치까지 묶어 청년들이 전북 안에서 행정·금융·산업 분야 일자리를 찾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이 예비후보는 새만금 산업화 속도전에 방점을 찍고 있다. RE100 산단과 그린수소, AI·로봇 산업을 새만금에 집중시키고, 전력망·용수·교통·인허가를 패스트트랙으로 풀어 대기업 투자와 지역 스타기업, 창업 생태계를 빠르게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양 예비후보는 에너지 인프라 구축과 기업 유치를 통한 민간 일자리 확대를 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 다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 역시 새만금과 행정통합, 산업 유치 등 익숙한 의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가 유독 네거티브 공방이 거센 탓인지 새로운 비전 제시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지방소멸이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낙후된 전북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성장 의제 제시가 막판 지지율 상승에 요인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선거
  • 이준서
  • 2026.05.12 17:32

유성동 정책국장 거래 의혹 ‘정치적 거래냐, 허위 폭로냐’

유성동 전 전북교육감 예비후보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천호성 후보와의 정책연대·단일화 과정에서 어떠한 정치적 거래나 대가 약속도 없었다”고 재차 강조하며, 오히려 자신에게 구체적인 거래 조건을 제시한 것은 이남호 측이었다고 주장했다. 유 전 후보는 이날 “8일 기자회견에서도 분명히 밝혔듯 천호성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어떠한 정치적 거래도 없었다”며 “그럼에도 사적인 대화 내용이 본질과 다르게 왜곡돼 악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5일 총괄전략본부장과 통화한 뒤, 같은 날 저녁 이남호 후보로부터 연락이 와 6일 밤 독대를 했다”며 “독대 이후 이 후보 측 인사와 두 차례 통화가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함께 하자는 구체적 조건 제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생명을 걸고 말씀드린다”며 “천호성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정치적 거래나 대가 약속이 밝혀진다면 교육계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남호 선거대책위원회는 즉각 반박 입장문을 내고 “단 1%의 진실도 없는 명백한 허위사실이자 악의적 음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남호 측은 “유성동 씨가 자신들의 ‘정책국장 자리 거래 의혹’을 덮기 위해 저열한 물타기 전략을 벌이고 있다”며 “5월 6일 만남은 자리 거래가 아니라 전북교육의 도덕성과 교육적 명분을 논의한 자리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후보는 당시 ‘도덕적 결함이 있는 사람이 전북교육 수장이 되어선 안 된다’, ‘정치적 유불리보다 명분을 우선하라’는 원칙을 강조했을 뿐 어떠한 직책 제안이나 대가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유 후보가 언급한 ‘A씨’에 대해서는 “당일 지인과 함께 처음 본 사람일 뿐 이름과 연락처조차 모른다”며 “그런 인물에게 정치적 거래를 부탁했다는 주장은 삼척동자도 믿지 않을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이남호 측은 이어 “짜깁기 녹취로 도민을 현혹하지 말고 당시 대화 전체가 담긴 원본 파일을 공개하라”며 “전체 공개를 하지 못하는 이유를 유 후보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남호 선대위는 “유성동 씨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혐의로 즉각 고발할 것”이라며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정치공작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교육일반
  • 이강모
  • 2026.05.12 17:30

성벽을 허물고 닿은 ‘무목표의 자유’…벽경 송계일의 위대한 귀환

“목표가 없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평생을 정교한 계획과 질서 속에서 붓을 잡아온 화백의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역설적이다. 1940년 김제에서 태어난 한국 수묵채색화의 거장 벽경(壁景) 송계일 화백이 10년 만에 고향에서 초대전을 선보인다. 다음달 7일까지 청목미술관에서 열리는 ‘벽경 송계일 초대전’은 60여년간 ‘전통의 현대화’라는 화두를 놓지 않았던 화백의 조형실험이 도달한 현재를 가늠하는 자리다. 12일 청목미술관에서 만난 송 화백은 “지금까지는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그림을 그렸지만 앞으로는 무계획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다”라며 “우연적인 작업을 통해 필연적인 작품을 만드는 데 시간을 할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수십 년간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내달리다 보니, 때로는 스스로의 표현이 지루하고 딱딱하게 느껴졌던 탓이다. 이번 초대전에서 선보이는 신작 33점은 먹의 번짐과 스며듦, 색채의 확장과 조화를 통해 자연이 지닌 생명의 에너지를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우주의 기본 질서인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광대무변(廣大無邊)’의 세계를 먹과 채색의 물성으로 풀어냈다. 특히 바탕에 먹을 짙게 깔고 그 위에 색을 올리는 화백만의 독창적인 기법은 한국화에 유례없는 묵직한 무게감과 깊은 심연을 부여한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주제를 사유하고 실체를 확인하는 데만 수개월, 실제 완성까지 근 1년을 쏟아붓는 그의 작업 방식은 고행에 가까운 수행이다. 이번 신작들 역시 그러한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송 화백은 화가로서의 명성을 넘어 전북 미술의 기틀을 세운 ‘설계자’이기도 했다. 전남대 교수 시절, 예술대학이 없던 전북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직접 교육부를 설득하며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승인을 이끌어냈고 전북도립미술관 건립에도 헌신적인 힘을 보탰다. “몸은 광주에 있어도 마음은 늘 전주에 있었다”는 그의 고백은 고향을 향한 지독하고도 순수한 애정의 기록이다. 그는 평생을 지탱해온 철저한 계획성으로부터의 작별하겠다고 선언했다. 우연 속에서 필연을 발견하는 문인화적 세계, 즉 어떤 목적도 두지 않는 ‘무(無)목표의 자유’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다. “큰 길에는 문이 없다(大道無門)”는 사상을 가슴에 품고 평생 화단의 경계에서 ‘문제적 작가’로 살아온 화백은 원로의 자리에 안주하기보다 미답의 영역을 탐구하는 모험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앞으로 매일 문인화를 한 점씩 그리려 한다”라며 “화가가 그림을 안 그릴 수는 없으니 습관처럼 문인화를 그려서 새로운 장르와 세계를 후배들에게 제시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수묵의 깊은 울림과 채색의 생명력이 조화를 이룬 이번 전시는 어쩌면 화백이 평생 쌓아온 성취를 내려놓고 마주한 가장 자유롭고 진솔한 고백이 될 것이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6.05.12 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