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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중국의 시진평이 '북한이 도발한 6·25전쟁은 의로운 전쟁이었다'는 식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중국은 북한을 여전히 감싸고 도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교과서에는 한국의 6·25전쟁에 대한 기술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과거에는 오랫동안 북한의 맹방으로서 북한 학계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여 남한이 북한을 침략했다는 북침설을 지지했다. 그러나 최근 간행되는 교과서는 북한의 김일성이 주도하여 일으킨 남침전쟁이라고 서술하고 있다는 것이다.러시아 최대 교과서 출판사인 '프로스베세니에'에서 2005년 간행한 '해외 국가들의 최신역사'에서도 한국전쟁에 관해 북한이 세밀한 준비를 한 후 1950년 6월 25일 조선민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군대가 38선을 넘어 남쪽을 향해 공격을 시작했다고 기술했다는 것이다.또 다른 출판사에 나온 '러시아와 세계'라는 책에서는 한국전쟁에 대한 상세한 서술후에 남한의 경제발전을 소개한 후 북한을 가르켜 '20세기 말까지 병영 사회주의 모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아시아 국가'라고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과서는 또 구소련에 대해서 말하기를 서구 자본주의와 경쟁하려던 소비에트 연방은 실패했고 오직 쿠바와 북한만이 사회주의 모델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불라도스에서 2005년에 간행한 '20세기 최신 세계 역사'에서도 20세기 전반기 일본의 한국 주권 찬탈과정과 식민통치 그리고 우리민족의 저항을 간단 명료하게 서술하고 남북분단 이후 남한의 경제발전 과정을 설명하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김일성을 '살아있는 신'이었다고 표현하고 북한의 권력세습을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왕조 탄생'이라고 서술했다는 것이다.러시아의 몇몇 교과서에는 한국 고대국가들의 영역이 제대로 표시되어 있다고 한다. '루스코 슬로보'에서 2005년에 간행한 '고대 세계의 역사'에서는 고대 중국 영역을 표시하는 가운데 한국의 영토속에 만주지방이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프로베세니에'의 '러시아와 세계'에서도 6세기 초 국가들의 영토 표시에도 우리민족의 강역이 한반도와 만주지역 대부분이 포함되었다는것이다. 중국과는 다른 우리 고대사 인식이라 할 것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골프장처럼 인생 애환이 담긴 곳도 없다.희 노 애 락 애 오 욕(喜怒哀樂愛惡慾)이 함께 있다.골프를 곧잘 인생과 비유한다.그 만큼 골프가 인생살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건방 떨면 스코어가 잘 안나온다.힘 빼고 맘 비우고 쳐야 잘 맞는다.멘털 게임이라서 정신력과 집중력이 고도로 요구된다.골프는 자신감이 생명이다.골프 만큼 코치도 많고 이야기 거리가 많은 운동도 없다.복장부터 시작해서 샷하는 폼,드라이버 비거리,클럽 등 하나 하나가 다 이야깃 거리다.운좋게 홀인원이나 이글이라도 하면 난리법석이다.싱글이나 트리플 버디를 해도 동반자들이 기념패를 해준다.푸른 잔디에서 골프 치는 것은 기쁨 그 자체다.그러나 언제부턴가 골프가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졌다.돈내기 골프를 하거나 추잡한 로비의 장으로 변질된 탓이 크다.으레 공직자들을 상대로 로비 할 때는 주로 골프를 친다.공사 수주나 인·허가를 쉽게 하기 위해 그 이상 좋은 운동이 없다.5시간 가량 라운딩 하면서 로비 대상자에게 청탁할 수 있고 운동 끝난후 목욕탕과 음식점 가서 폭탄주 등을 마시며 가까워 질 수 있기 때문이다.어찌보면 하루 동안을 함께 하며 만리장성을 쌓을 수 있다.얼마나 골프가 재밌으면 공직자들이 가·차명까지 써 가면서 운동하겠는가.심지어 대통령이 외국 나가 금족령이 떨어져도 통 크게 도계를 넘어가서 골프 치는 공직자가 있다.골프 때문에 공직에서 옷 벗은 사례는 수두룩하다.아직도 공직자들이 주말에 골프 한번 치려면 부담 된다.그러나 이들은 스폰서가 있어 그냥 친다.설령 자기 카드로 결제 해도 어떤 방법으로든 스폰서가 그린피 등을 되돌려 준다.문제는 골프만 치고 그냥 헤어지지 않는다.예전 같이 룸살롱 출입은 줄었지만 그래도 한잔 하다보면 그 비용이 꽤 든다.과거에는 골프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지만 지금은 경쟁이 치열해 경영이 어렵다.김제 스파힐스 골프장 건설을 둘러싸고 마치 판도라 상자가 열리는 것 같다.종합선물세트 마냥 각종 비리가 터져 나온다.골프장 건설하려면 도장 찍는 사람이 너무 많다.도장 찍을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그래서 김제 스파힐스처럼 '골프장 게이트'가 생긴다.백성일수석논설위원/ 백성일 수석논설위원
폐쇄회로 텔레비전(Closed Circuit TV)을 맨 처음 사용한 나라는 영국이었다. 1980년대 중반 교통법규 위반차량 감시용으로 설치했다. 당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시민들의 반발이 일었지만 1993년 유아 살해사건 해결의 결정적 역할을 함으로써 반발이 수그러들었다. 2005년 5월 런던 버스 지하철테러 용의자를 검거할 때도 CCTV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영국은 지금 세계적으로 CCTV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420만 개에 이른다. 소설 '1984'를 통해 '빅 브라더'라는 감시시스템에 경고했던 조지 오웰의 나라 영국에 이처럼 CCTV가 많다는 게 아이러니다.이젠 CCTV의 포위망을 벗어나서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출근하는 순간부터 퇴근해 집에 들어올 때까지 직장인은 CCTV의 감시 속에 생활한다. 지하주차장과 도로, 건물과 사무실 출입구, 쓰레기 투기장, 학교 주변 등 도처에 설치된 CCTV가 우리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피고 있다. 직장인은 자신도 모르게 하루에 수십차례씩 CCTV에 노출되면서 생활하는 셈이다.우리나라 전역에 설치된 CCTV는 200만 개가 넘는다. 역시 사생활 침해 논란이 있지만 범죄예방 및 해결 효과 때문에 꼭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가장 상징적인 사건 중의 하나인 일산 여자어린이 납치미수사건도 CCTV가 아니었다면 묻힐 뻔 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이를 마구 때리던 그 옷차림의 범인이 지하철 개찰구와 승강장에 설치된 CCTV에 찍혀 해결의 단서가 됐다. 이런 사례는 부지기 수이다. 범인 검거의 일등공신은 경찰관이 아니라 CCTV라는 우스갯 소리도 있다.전북교육청이 학교내 CCTV 설치를 앞두고 인터넷 설문조사를 벌인다고 한다. 인권과 사생활 침해 논란 때문이다. 그러나 2008년 발표한 '공공기관 CCTV 관리 가이드라인'과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이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너무 사생활 침해 논란에 매달릴 일도 아니다. 이 규정만 엄격히 준수해도 그런 논란은 기우에 가깝다.학교가 일반인에 개방돼 있는데 반해 안전장치가 너무 취약한 게 문제다. 도내 학교 CCTV 설치비율도 28.3%(전국 평균 60%)에 불과하다. 범죄예방장치 소홀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경재 논설위원
이 곳 전주출신으로 '한국바둑의 국보'라는 칭찬을 받고 있는 이창호 9단이 지난달 28일 결혼을 했다. 그가 전주출신이라는 사실이 전주시민의 자긍심을 높여주었다. 일본 기원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세계 바둑 인구는 약 3600만명이라고 한다.그중에 중국이 약 2000만명, 일본이 800만명 그리고 한국이 약 700만명이다. 바둑의 기원(起源)에대한 학설은 많지만, 중국 요순(堯舜)시대에 요(堯)임금이 어리석은 자기아들, 단주(丹朱)를 가르치기 위해 만들었다는 것이 거의 정설로 된것같다.바둑이 우리나라에 전래된때는 한사군(漢四郡)시대로써 중국인들의 잦은 왕래속에서 자연스럽게 이 땅에 전래된 것 같다. 그 후 800년경에 백제문화가 일본에 전파되면서 바둑도 함께 일본으로 건너간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기보(棋譜)는 조선말기 갑신정변의 주역이었던 김옥균(金玉均)이 일본 망명시절에 '혼인보 슈에이(秀榮)'라는 일본인과 두었던 6점 접바둑이라고 한다.우리 바둑의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기록문화에 약했기에 오래된 기보가 없지만 일본은 중세기때 유명인사들이 두었던 바둑 기보(棋譜)가 지금도 남아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보는 중국에 있는데 이 실존하는 기보는 서기 196년에 오(吳)나라 장수 손책(孫策)과 여범(呂範)이 두었다는 대국 기보라는 것이다.우리나라가 오래전부터 바둑을 즐겼다는 기록이 중국의 구당서(舊唐書)에도 나온다. '고구려는 바둑 투호의 유희를 즐긴다'고 기록되어있고 중국 후한서(後漢書)에는 '백제의 풍속은 말타고 활쏘는 것을 중히 여기고 역사서적을 사랑한다. 토호 자포와 여러 유희가 있는데 더욱 바둑두는 것을 숭상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바둑 사랑의 백제인의 피가 유전되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한국 초대 국수인 조남철 9단이 이곳 전북 부안출신이었다.그 후 조남철 시대를 마감시킨 바둑기사가 김인 9단이었고 그 역시 전남 강진 출신이었다. 김인시대가 한동안 진행되다가 일본에서 바둑 유학을 하고 돌아온 조훈현 이라는 전남 목포출신의 바둑기사가 1973년부터 한국 바둑계를 석권하였다. 승부의 세계인 바둑에도 영원한 승자가 없듯 전주출신, 이창호가 뒤를 이은 것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배우 문성근을 만났다. 방송 인터뷰를 위해서다. 그는 요즘 '야권 단일정당' 만들기에 올인하고 있다.그가 누구이던가. 그는 잘 나가는 영화배우 중 하나였다. 수많은 영화에 출연했고 청룡영화상과 대한민국 영화대상 등을 받았다. 또 인기 TV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자였다. 다른 한편, 그는 통일운동가 문익환 목사의 아들로 일본 동경에서 태어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DJ가 아들처럼 아끼고 사랑했고, 2002년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데 일등공신이었다.그런 그가 배우의 길을 잠시 접고 다시 횃불을 들었다. 이름하여 '유쾌한 100만 민란(民亂)'프로젝트다. 그의 주장은 이렇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야당 또한 국민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기에 국민의 명령으로 분열된 야당을 하나의 정당으로 묶어내야 합니다. 그래서 2012년 총선에서 민주 진보진영이 승리하고, 그 힘으로 12월 대선에 나가야 합니다."한 마디로 진보 정당을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대상은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5당이다. 시민 100만 명의 서약당원을 모아 이들 정당에 압박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에게만 맡겨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밑바닥에 깔려있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제안도 내놓고 있다. 선거구제 개편 등 정강·정책·노선이며 상향식 정당구조, 당원의 자격 등 틀거리도 짜놓았다. 그 중 20-30대 당원과 여성에 대한 배려, 그리고 당내 청년당의 신설 등이 눈에 띤다.그는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장미꽃 한 송이씩을 나눠주며 이 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한다. 서울을 비롯 부산 광주 전주 창원 대구 등 전국을 돌고 있다. 특히 그는 민주당 텃밭인 호남이 먼저 바꿔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야권의 맏형인 민주당의 폐쇄적·배타적 구조를 깨야 한다는 것이다.지금 야권통합 논의는 몇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또 보수세력도 대선을 앞두고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2012년 대선은 진보와 보수의 첨예한 대립장이 될 것같은 예감이다. 환갑을 바라보는 그에게 물었다. "건강은 괜찮습니까?" "위태 위태합니다." 그러면서도 그의 눈빛은 희망으로 빛났다./ 조상진 논설위원
앞으로 30년후인 2040년이 되면 우리 한국은 세계에서 대표적인 고령인구 국가가 된다고 한다. 고령인구 국가란 '고령사회'에 대한 또 다른 표현인데 '고령사회'의 개념을 U N이 정한바에 따르면 전체인구 중에서 65세이상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라고 한다.이보다 한단계 낮은 개념인 ' 고령화 사회'란 역시, U N이 정한 바에 따르면 전체인구 중에서 65세 이상이 7%이상일때를 '고령화 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도에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고 지금은 '고령사회'를 향하고 있다.앞으로 8년후인 2018년에는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할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우리사회가 늙어가는 이유는 사람들의 평균 연령이 늘어가면서 젊은 부부들의 저출산과 젊은층의 독신주의 팽배가 낳은 사회현상이다. 2040년도가 되면 한국의 노인들의 생활은 지금보다 더 고단할것으로 미국 전략국제 문제연구소가 지난 25일 밝힌바 있다.2040년이 되면 브라질, 멕시코의 노인층 연령이 미국과 비슷할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중국은 미국보다 늙은 국가가 될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중국의 60세이상 노인층이 2040년도가 되면 현재 11.3%에서 27.8%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우리의 장래 역시도 어둡다. 현재, 한국 역시도 60세 이상의 노인층이 14.2%이나 앞으로 30년후인 2040년에는 38.6%가 됨으로써 일본 43.3% 이탈리아 39.9% 독일 39%에 이어 세계 4위의 고령국가가 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한국과 중국의 노인들이 인도의 노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난한 삶을 영위할것이라는데 인도는 자녀가 부모를 모시는 시스템을 지금처럼 계속 유지할것으로 보지만 급속히 핵가족화되고 있는 한국과 중국의 노인들의 삶은 그만큼 외로워질 것이다. 여기에다 한국의 연금제도가 아직 충분하게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노년층의 빠른 확대는 그만큼 불안요소이다.노인문제는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젊은층의 미래 문제이기도 하다. 세상에 늙지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오래 장수한다는것도 중요하지만 독신주의와 저출산의 해결이 사회의 중요한 화두임을 깨닫게 한다./ 장세균 논설위원
건설업계가 죽을 맛이다. 아파트 짓는 주택업계는 씨가 마를 정도다. 최근들어 내로라하는 중견 주택업체들이 연이어 부도가 나 영세 협력업체들의 줄도산이 우려된다. 2.9% 밖에 안되는 전북 경제의 취약성으로 인해 부도가 나면 그 파장이 곧바로 지역경제에 미쳐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뿌리가 깊지 않고 자본축적이 안돼 더 그렇다. 건설업계는 더 혹독한 겨울을 날 것이다.그간 자율화에 힘입어 페이퍼 컴퍼니 등 건설업체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겼다. 그러나 수주난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자금난에 봉착,사양길을 걷고 있다. 도깨비 살림살이라고 할 정도로 건설업계는 부침을 거듭했다. 오너들은 좋은 차 타고 다니면서 골프장과 고급 술집등을 주름잡았던 때도 있었다. 주택 200만가구 건설 정책을 폈던 노태우 전대통령 때가 봄날이었다.건설업체 CEO 출신인 MB가 대통령이 되면서 아이러니컬하게도 건설업계가 찬 바람을 맞고 있다. 4대강 사업 정도나 눈에 띌 정도지 전반적으로 수주량이 감소했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정책추진에 따라 배기 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도로 건설은 사업 물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시대 흐름이다. 공사 규모가 큰 사업은 국제입찰이다해서 지방 영세업체들은 끼지도 못한다.도내의 경우 새만금사업에 잔뜩 기대를 걸었던 업체들이 찬밥 신세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가 구사일생으로 되살아났다. 산업지구 1공구 2차분 매립공사 이후부터 참여 길이 열린 것이다. 문제는 농어촌공사가 지난 2008년 10월 10일 전북도와의 지역업체 49% 참여를 명분화 한 규정을 무시하고 국제입찰 등을 내세워 제외시키려 했기 때문이다.전혀 문제가 없는 것을 농촌공사에서 전북을 우습게 보고 흔들어 댄 결과였다.결국 모처럼만에 도민들이 똘똘 뭉쳐 강력히 대응한 결과, 농어촌공사에서 차후 공사분부터 49%의 공동도급 참여를 이행하겠다는 답을 얻어냈다. 한마디로 이번 일은 농촌공사에서 전북을 깔본 탓이 크다. 앞으로 내부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일감이 많다. 지역업체를 49%까지 참여시키다 보면 대기업 몫이 줄어 들게 돼 이를 농촌공사에서 사전에 차단시킬려는 의도로 밖에 안보인다. 농어촌공사에서 영남과 같은 다른 지역 같으면 이 같은 처사를 할 수 있었겠는가./ 백성일 논설위원
한나라당 유정현의원이 국감기간중 발표한 역대 정부의 고위직 현황이 눈길을 끌었다. 문민정부인 김영삼 정부에서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4대 정권의 차관급 이상 고위직 836명을 성별· 출신지· 출신고교· 출신 대학별로 분류한 자료다.이에 따르면 고교는 경기고(15.7%), 대학은 서울대(56.4%), 출신지는 경북(13.6%)이 가장 많았고 남성이 93.6%였다. 4대 권력기관인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가정보원장, 국세청장 역시 경북고-서울대-경북지역이 가장 많았다. 차관(급)과 총리를 뺀 장관급 478명의 출신지별 분포에서도 경북이 67명(14%), 경남 66명(13.8%), 전남 65명(13.6%)으로 선두를 나타냈고 전북은 35명(7.3%)이었다.짐작된 현황이지만, 고위직 출신지 비중은 대통령의 출신지에 따라 좌우됐고 전북처럼 대통령을 내지 못한 지역은 곁불만 쪼였음이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난 게 흥미롭다.역대 정권마다 국민통합과 지역감정 완화를 명분으로 내걸고 국무총리나 장관 등 고위직 인사에 지역안배를 했다. 그러나 4대 정권의 고위직 임용 현황을 보면 지역안배만 내세웠지 실은 코드인사를 해왔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미국도 코드인사를 하지만 우리와는 다르다. 클린턴 시절엔 '아칸소 사단', 부시 때엔 '텍사스 사단' 등의 말이 나왔다. 주지사 시절 참모와 측근을 기용한 데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주로 백악관에 기용했지 장관 자리에 앉힌 건 아니다.이명박 정부 첫 내각 구성 때 지역안배를 놓고 벌어진 개그 같은 해프닝이 지금도 기억에 새롭다. 당시 청와대는 장관 15명을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호남출신은 유인촌 문체부 장관(출생지 봉동)을 포함해 3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 장관 본인은 "출신지가 완주 어디냐?"고 묻자 "잘 모르겠다."며 "정서적으로 서울 사람"이라고 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때 일이다.호남 출신 숫자가 적다 보니 부풀리려다 벌어진 일인데 오히려 호남민심만 사나워졌다. 차라리 까놓고 지역안배 인사를 하는 게 생산적이다. 지역안배는 코드인사가 아니다. '고소영-강부자 내각', 이런 게 코드인사다. 전북은 지금 곁불 쬐기도 힘들고 정부와 소통할 창구도 없다. 반환점을 돈 이명박 정부가 진짜 소통할려면 지역안배 인사를 해야 한다./ 이경재 논설위원
국가마다 그 이미지는 있다. 그 이미지는 양면성을 띠기도 한다. 자기가 생각하는 자기 나라에 대한 이미지와 나라밖 외국인이 보는 이미지가 똑같지는 않다. 대한민국에 대한 우리 이미지는 단일민족이면서 오랜 역사의 질곡을 끈질기게 잘 이겨내온 민족이라는 이미지가 있다.한동안 외국인들이 보는 한국의 이미지는 과거 6·25 전란으로 인해 전쟁과 가난이었다. 그러나 88 서울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 개최로 우리의 부정적 이미지는 상당히 퇴색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외국으로부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발돋움했지만 아직도 부정적 이미지의 잔재가 남았다는 것이 이번 외교통상부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것이다.우리와 혈맹관계에 있다는 미국에서조차도 우리의 왜곡된 이미지가 잠복되어 있는 것이다. 미국 TV 인기 드라마에서 특히 한국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가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Lost', '24', 'Crime Scene' 등은 수천만 미국 시민들이 즐겨보는 TV 드라마인데 이 드라마 속에 보여지는 한국이 현재 한국의 실상과는 동떨어진 것이다.예를 든다면 한국출신 여배우 김윤진이 출연하기도 한 드라마 'Lost'에서 서울의 상징이기도 한 한강이 조그만 계곡사이로 흐르는 시냇물로 나오는가 하면 보통 1Km가 넘는 긴 한강다리가 오래된 허술한 다리로 보여지는 것이다.또 다른 장면에서는 경상남도 남해의 어느 어촌풍경을 보여주는 대목에서 그 어촌의 어민들이 쓴 모자들이 한결같이 베트남 같은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쓰는 테두리 큰 모자로 둔갑하고 있고 어민들이 타고 있는 배도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타는 조그만 배로 묘사된 것이다. 또 TV 의 다른 드라마에서는 한국 사람들의 애용주인 소주가 등장하는데 그 소주잔이 실제의 소주잔과는 크기나 모양이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또 한국의 집이나 불교 사찰들이 사실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도 한다. 심지어 '24'라는 드라마에서는 고문당하는 어두운 장면도 나온다고 한다. TV 인기 드라마의 대중적 영향력은 가히 파괴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런 왜곡된 드라마의 상영은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것이기에 안타깝다./ 장세균 논설위원
발효식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능성을 가진 발효식품 등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것이다. 발효(醱酵)는 한 마디로 썩는 작용이다.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 또는 변화시켜 각기 특유의 최종 산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때 사람에게 이로운 물질이 만들어지면 발효, 해로운 물질이 만들어지면 부패라 한다.발효의 역사는 인류와 함께 할 정도로 오래되었다. 이집트에서 처음 만들어진 맥주와 빵은 기원전 5000년과 4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도주와 식초는 더 오래돼, 기원전 1만 년 전으로 추정된다.발효식품은 크게 6가지로 나뉜다. 맥주 포도주 같은 알코올류, 간장 된장 청국장 같은 콩발효류, 채소 등을 소금에 절인 침채(김치)류, 젓갈과 같은 수산발효류, 치즈 요구르트 등의 유제품류, 효모의 발효작용을 이용한 제빵류 등이다.발효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발효식품이 혈액을 약알칼리로 만들고 체내에 불순물을 배출·제거하며 장내 세균의 평형을 유지해 주기 때문이다. 또한 세포를 강화·활성화하며 소화 촉진작용을 하고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시키는 기능을 한다.이 가운데 김치는 2006년 미국의 건강전문잡지 'Health'가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꼽을 정도다. 김치는 항암효과와 함께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국장에서는 강력한 혈전 용해 효소를 추출해 낼수 있고, 고추장은 비타민 C와 E가 사과보다 20배나 많아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 하지만 단점도 없지 않다. 높은 염도와 강한 냄새를 해결해야 한다.어쨌든 이처럼 '밥상위의 보약'이라 할 수 있는 발효식품이 전북은 옛부터 잘 발달되었다. 그 전통이 맛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얻게 했고 국가식품산업클러스터 지정 등으로 이어졌다. 또 이러한 특성을 살린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IFFE)가 2003년부터 해마다 이맘때 열린다. 한때 전북대와 전북도 사이에 주도권 다툼이 없지 않았으나 이제 안정권에 들어선 느낌이다.21일부터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발효식품엑스포는 전주 비빔밥축제, 약령시 한방엑스포, 전통주 대향연, 전국향토음식조리경연대회, 한국음식관광축제 등과 어우러져 먹을 거리·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조상진(논설위원)
시진핑 중국 국가 부주석이 200만 중국군을 관활하는 당중앙 군사위의 부주석에 선출됨으로써 차기 대권 승계가 사실상 확정됐다. 시진핑이 나중에 주석이 되면 현 국가 주석인 후진타오에 이어 5대째 주석이 된다. 북한의 권력 세습제와는 대조적이다.북한은 막스 레닌주의의 어떤 사전에도 없는 혈통 세습제를 고수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이 김씨 왕조라는 폄하를 당하는 것이다. 중국을 공산주의 체제로 통일시킨 모택동은 생전에 다섯 번에 걸쳐 권력이양을 하려고 했다. 첫번째는 유소기(劉少奇)한테 권력을 넘겨주려고 했었다. 유소기는 이미 중국에 너무도 잘 알려진 인물이었기에 특별히 선전해 줄 필요도 없었다.그러나 그는 자본주의적 당권파라는 낙인이 찍혀 문화혁명때 타도되었다. 두번째는 임표(林彪)에게 대권을 넘겨주려고 했으나 '임표 반국사건'으로 모택동을 실망시켰다. 세번째는 왕홍문(王洪文)이었으나 이것도 불발탄으로 끝났고 네번째가 등소평(登小平), 그리고 마지막 다섯번째로 화국봉(華國鋒)이 결국은 모택동의 바통을 이어받었다. 화국봉은 중국인민을 피곤케했던 문화혁명을 종결시켰고 모택동의 노선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그러나 그도 중국 군부에 뿌리가 깊지 못해 얼마 후 정계에서 축출되고 말았다. 그 후 중국의 기적같은 경제성장을 이룩한 등소평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는 3전 3기의 끈질긴 노력과 집념의 인물이었다. 정치적으로 3번 쓰러지고 3번 일어났다고 해서 '부도옹(不倒翁 )'이라는 별명까지 갖게 되었는데 '부도옹'이란 '쓰러지지 않는 사람'이란 뜻이다.등소평은 농촌 경제개혁, 도시 경제개혁, 대외개방을 통한 경제개혁과 당(黨 )과 정치를 분리하고 권력을 하부조직에게 분산시키고 기구들을 통폐합하여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정치개혁까지 추진했다. 등소평 이후 강택민(江澤民)이 권력을 이어받어 개혁개방의 문제점들을 수정 보완해 가면서 부정부패 척결에서도 공(公)과 사(私)를 분명히 했다.지금은 강택민에 이어 후진타오 시대이다. 다섯 번째는 '시진핑' 시대가 될 것이다. 중국 국민들이 직접 선출한 지도자들은 아닐지라도 북한 세습체제보다는 진일보한 권력 승계인 것만은 분명하다./ 장세균(논설위원)
요즘이 연중 제일 좋은 날씨다.일교차가 심하지만 낮 기온이 덥지도 춥지도 않아서 야외 활동하기가 제격이다.가을은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그 만큼 풍요로움이 더해지면서 사색하기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다.주말이나 평일에도 좋은 날씨 덕에 많은 사람들이 산 들 바다로 빠져 나간다.바다 낚시도 잘 되는 때라 낚시객들이 이 때를 놓칠리 없다.봄에 핀 꽃들이 환영(幻影)이라도 된 것처럼 빠알갛게 물들어 간다.지난해 걷기 열풍의 주역인 제주 올레길에 25만여명이 다녀갔다.그 인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최근 걷기 문화의 급속한 확산에 따른 결과다.도내에도 지리산 둘레길,부안 변산 마실길,전주 완주의 도보 순례길 등이 개설돼 있다.특히 지리산 둘레길이 1박2일 TV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전국적으로 찾는 발길이 늘었다.사람은 직립 보행하므로 다른 운동 보다도 걷기가 효과적이다.걷기는 뇌를 깨우면서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에 최소 30분은 쉬지 않고 걸어야 한다.둘레길 걸으면 무아지경에 빠진다.숲속에서 뿜어 나오는 피톤치트 향을 맘껏 머금어 몸속의 노폐물을 마구 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릴 수 있다.숲길을 걸으면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등 오감만족을 시킬 수 있다.신체의 오감을 자극해야 효과가 크다.MP3를 꽂고 도심속의 포장길을 걷는 것은 걷기가 아니다.잡념속에 탁한 공기를 마시며 걸으면 효과가 반감된다.가을 지리산 둘레길은 밥 안 먹어도 배부른 길이다.맑은 햇살이 온갖 열매를 비춰 맛 들게 하고 신선한 바람은 곡식들을 여물게 하기 때문이다.지리산 둘레길은 3개도 5개 시군 100여개 마을의 옛길을 하나로 연장해서 그 길이만도 320㎞나 된다.지난 2008년에 개설해서 내년 말이면 전구간이 개통된다.둘레길 걷기는 도농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다.이른바 녹색성장을 통한 관광산업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권장할 만한 일이다.둘레길이 성공 하려면 찾는 사람이나 지역 주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마치 기업체 신입 사원들이 극기훈련 하듯이 무작정 걷기만 하는 코스로 변질돼서는 안된다.모두가 더 늦기전에 맘 비우고 홀연히 둘레길로 떠나면 크게 채워질 것이다./ 백성일(수석논설위원)
'테뉴어'(Tenure)란 대학에서 교수의 평생고용을 보장해 주는 제도다. 교수로 임용된 뒤 일정 기간 연구실적과 강의능력 등 까다로운 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테뉴어를 받으면 학자로서의 능력을 공인받게 되고, 평생고용도 보장되기 때문에 개인에겐 영광이다.테뉴어 제도는 19세기 미국 사립대학에서 유래됐다. 당시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던 사립대학이사회는 교수에게 해고 압박을 가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런 횡포를 견제하기 위한 불문율이 있었는데, '교수가 학교의 종교적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는 한 해고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것이 테뉴어 제도의 시초다.이 제도는 교수들이 정치적 외압이나 대학 당국의 횡포로 인한 해고의 위험 없이 자유롭고 양심적으로 학문을 연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 테뉴어 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젊은 교수들의 분발도 대학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반면 비판도 있다. 교수들 사이에 테뉴어를 위한 불필요한 경쟁을 촉발시키고, 테뉴어를 받은 교수가 학부 강의에 소홀한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 문제 있는 교수가 해고되지 않고 학교에 남게 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외국에서도 테뉴어 교수 문제로 골치를 앓는 대학들이 많다. 정년 보장을 받고 난 뒤에는 연구를 게을 리 하고 새로운 논문을 쓰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때마침 전북대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교원 1인당 논문 실적이 0.95편 밖에 안된다는 질책을 받았다. 10개 거점 국립대 중 9위다. 유성엽 의원(정읍)은 "서거석 총장 취임 이후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전북대의 평판도와 사회진출도는 2007년과 올해가 모두 38위로 똑같다"고 꼬집었다.서 총장은 총장에 당선된 뒤 승진 및 정년보장 심사를 강화하는 등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거점 국립대중 3번째에 해당하는 전국 22위를 기록했고, '주목할 4개 대학'중 한 곳으로 선정됐지만 연구논문에서 체면을 구겼다.서 총장은 "교수들이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면서도 "일부 테뉴어 교수들의 게으른 연구태도는 숙제"라고 했다. 전북대의 테뉴어 교수는 643명, 전체 교수(1012명)의 63.5%다. 한번 정년보장을 받으면 아무리 게을러도 제어할 장치가 없는 건 분명 문제다./ 이경재(논설위원)
고3에게 피를 말리게 하는 수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에게 있어 대학졸업장은 제2의 주민등록증이자 시민권이다. 대학 진학률이 낮아진 것은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아서가 아니라 고교 졸업생 숫자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여전히 고교 졸업생 85%이상이 대학 진학을 하고 있다.바짝 다가온 수능시험을 놓고 마지막 피치를 올리고 있을 고3 학생들이 애처롭다. 학부모 특히 어머니들의 정성은 처절할 정도이다. 그것은 한국 사람은 세상에 두 번 태어나기 때문이다. 한 번은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나는 생물학적 출생이요, 다른 한 번은 대학 입시에 의한 사회적 출생이다.그러나 대학 입시를 좌우하는 수능 시험이라는 것이 짤막한 단편적인 지식을 가늠하는 것이지 체계있는 종합적 지식을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지식의 양을 따지는 것이지 지식의 질을 저울질하지는 못한다. 조금 과장하면 암기력 테스트일뿐이다. 암기력과 창의력은 다르다.한국인의 인생을 좌우했던 조선의 과거(科擧)는 시(詩), 부(賦), 논(論),의(義),표(表),책(策) 중에서 임의로 선택하여 작문을 하게했다.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이었던 것이다. 미국의 대학은 입학지원서에 반드시 입학 지원자로 하여금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자기 소견과 전공하고자 하는 이유를 쓰게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아마도 부모들, 특히 어머니들의 극성으로 이것마저도 대필해 줄 것이다.외국대학 입학 자격시험들도 대체로 논문식이다. 프랑스의 대학 입학 자격시험인 바카로레아는 이런 사험문제를 내기도 했다. '예술은 어떻게 환상으로부터 탈출할수 있는가?' 또는 '종교없는 세상이 있을수 있는가?', '죽음의 확실성은 행복의 장애가 되는가?', '평등하다는 것은 동일하다는 것을 뜻하는가?' . 아마도 이런식 시험문제는 우리나라 대학 졸업생들도 감당키 어려울 것이다.영국 대학 입학시험에 이런 문제도 있었다. '제 3당인 자유당이 득표수 비율에 비해 확보한 의석수가 적었는데 왜 그런가?' 이것도 암기력을 최고로 아는 우리나라 학생들에겐 족탈불급(足脫不及)이다. 주관식 시험문제에 대한 평가가 기술적으로 힘들겠지만 부분적으로라도 주관식 시험은 있어야 한다./ 장세균 논설위원
20세기가 '실리콘의 시대'라면 21세기는 '탄소의 시대'라고 한다. 그만큼 탄소소재가 각광 받는다는 말일 것이다. 탄소는 지구상에서 가장 흔한 자원 중 하나다. 석탄을 비롯 흑연, 활성탄, 카본블랙, 공업용 다이아몬드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탄소소재는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으면서도 진정한 가치를 인식하지 못했다. 마치 1만년 전 땅에 묻힌 나무가 석탄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과 비슷하다. '오래된 미래'였던 셈이다.이같은 탄소소재는 가볍고 강도가 높아 경량화를 통한 에너지 절감에 그만이다. 특히 탄소섬유가 그렇다. 탄소섬유는 석유화학제품이나 석유 찌꺼기인 피치(Pitch)를 원료로 하여 누에에서 실을 뽑듯 실 형태로 만든 뒤, 이것을 섭씨 3000도로 열처리(탄화)한 것이다.이렇게 생산된 탄소섬유 한 가닥은 800㎏ 소형차 한 대의 무게를 견딜 정도의 강도를 갖는다. 따라서 우주선과 항공기, 조선, 자동차, IT, 로봇, 풍력발전, 차세대 전지 및 레포츠 용품 등에 널리 쓰인다. 시장 규모는 2008년 15억 달러에서 2014년 24억 달러로 성장이 기대된다.이 분야는 1970년 대부터 일본이 시장을 장악해 왔다. 도레이, 테이진, 미쓰비시 레이온 등 3개사가 전체 시장의 70%를 휩쓸었다. 나머지는 미국이 뒤쫓고 있고 중국 등의 움직임도 활발하다.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반부터 태광산업과 동양제철화학이 탄소섬유 생산을 시도했다가 포기했다. 단가가 비싼데다 수요처 확보가 어려워서다. 정부와 기업들은 2000년대 중반 들어 이 분야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탄소소재를 포함한 부품소재가 우리나라 무역적자의 70% 이상을 차지해 개발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이에 앞서 전북은 2003년 전북기계탄소개발원을 중심으로 꺼져가던 국내 탄소산업의 불씨를 살렸고 국내 유일의 풀세트 생산체제를 갖추는 등 선점에 성공했다. 이같은 노력을 높이 산 정부는 2015년까지 2000억 원을 들여 전주·완주에 탄소밸리(탄소산업 전용산단)를 조성키로 했다.이에 발맞춰 19일 국제탄소연구소가 전주시 팔복동에 문을 연다. 한국과 미국 일본 독일 연구진이 탄소복합재료와 나노소재 등 첨단부품소재를 연구키로 한 것이다. 오랫동안 농도(農道)였던 전북이 첨단분야에도 우뚝 섰으면 싶다./ 조상진 논설위원
일반적으로 외국인은 체류국의 법에 복종하도록 되어 있으나 예외적으로 일정한 외국인에 대해서는 이것으로부터 면제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일컬어 소위 '치외법권'이라고 한다. 외국으로부터 온 외교사절은 원칙적으로 형사 민사재판으로부터 면제되고 거기에 더하여 조세의 면제, 주거, 사무소 문서에 대해서 불가침이 인정된다.치외법권 중에서도 군대 및 군함이 외국의 승인을 얻어 외국의 영토안에 들어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나라의 법적용을 받지 않아도 된다. 최근에는 국제 사법재판소의 재판관, 유엔 사무총장, 국제 하천 위원등에게도 일정 범위내에서 치외법권이 인정되고 있다.외국을 방문한 국가원수나 영사도 일정 범위내에서는 치외법권을 향유할수 있다. 그러나 교통위반에 있어서는 치외법권이 인정될수는 없는것이다. 경찰청 보도에 의하면 외국 공관에 근무하는 외교관들의 교통 위반사례에 대해서 골치를 앓고 있는것 같다.외국 외교관 또는 외국공관에 근무하는 외국인들이 도로상에서 범한 스피드 위반에 대해서는 범칙금을 내국인과 똑같이 부과하지만 이것을 납부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2004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외국 외교관이 범한 스피드 위반 사건, 1458건에 부과된 범칙금이 한화로 약 1억5천 만원 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에 나 몰라라하고 범칙금을 납부하지 않는 건수가 1190으로써 8천 3백만원이 미납으로 남아 있다.이런 교통범칙금을 제일 안내는 나라가 러시아 공관의 외교관들이다. 그들에게 부과된 교통 범칙금이 259 건이었지만 한건만 내고 1천 6백만원이 그대로 미납으로 남아있다. 그 다음이 중국, 몽고,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이다.이들의 문제점은 도로운행에 있어서 스피드 위반뿐만 아니라 음주 운전 방지를 위한 알코올 테스트 거부에도 있다. 이들은 으례이 알코올 테스트 받는것을 거부한다고 한다. 이쯤이면 이들은 도로상의 제왕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만약 도로상에서 이들이 음주운전을 하고 교통사고를 냈을때가 진짜 문제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세세한 법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 교통 치외법권을 인정해 주어서는 안된다./ 장세균(논설위원)
지금도 전북은 민주당 정서가 강하다.11명 국회의원 가운데 10명이 민주당이고 무소속 1명도 친 민주당이다.19대 총선에서도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민주당이 싹쓸이 할 것이다.공천을 누가 받느냐가 관건이다.지난 3일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손학규가 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도내 정치권의 분화가 시작됐다.그간은 정동영·정세균의원이 전북을 장악했지만 손대표가 익산 완주 군산 부안 등지에서 대의원 표를 얻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민주당은 전국정당화를 실현해야 한다.그래야 대선에서 가능성이 있다.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호남당으로 있는 한 대선과는 거리가 멀다.최소 3선 이상은 다음 총선에서 수도권으로 차출해야 한다.본인들은 그냥 지금처럼 편하게 도내 지역구를 갖고 싶겠지만 그렇게는 안될 것이다.수도권에 가서 한나라당 후보와 진검승부를 벌여야 한다.승리하면 진짜 경쟁력 있는 의원이 된다.정세균의원은 대표 시절 무진장 임실지역구에서 출마를 더 이상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수도권으로 진출할 것이다.대선 후보였던 정동영의원도 동작에서 정몽준의원에게 패했지만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당명에 따라 서울로 차출될 것이다.조배숙·강봉균·이강래의원도 차출될 가능성이 높다.절반이 차출될 수 있다.손대표도 잊어버린 6백만표를 되찾기 위해서는 이들을 어떤 형태로든 수도권으로 출마시켜야 명분을 얻을 수 있다.문제는 그 다음이다.이들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가 관심거리다.입지자 이름이 슬쩍 슬쩍 나온다.그간에는 고향 떠나 장 차관을 지냈거나 재력가들이 국회의원을 해먹었다.유능한 사람들은 일찍부터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다.대학 나와 고시 합격해서 승승 장구하다 보면 고향에 못 온다.사업가도 마찬가지다.그러나 앞으로는 이 같은 패러다임이 바꿔져야 한다.고향에서 정치하겠다면 고향와서 얼마간은 덕을 베풀며 살아야 한다.그래야 지역 실정과 서민들의 애환을 알 수 있다.당도 공천 과정에서 이 같은 점을 중시해야 한다.그렇지 않고 낙하산식으로 공천하면 유권자들이 낙선시켜야 한다.지역에도 국회의원 할 재목이 있다.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 거듭 나려면 지금부터 인재를 찾아 나서야 한다.백성일수석논설위원/백성일수석논설위원
축제는 축(祝)과 제(祭)가 포괄적으로 표현되는 문화현상이다. 우리나라 축제의 원류인 부여의 영고(迎鼓), 고구려의 동맹(東盟), 예의 무천(舞天) 등은 모두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나라 안 사람들이 모여 음주가무를 했던 일종의 공동의례였다. 천신에 대한 제사, 자연에 대한 감사, 흥겨운 놀이판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문화적 공감대와 일체감을 형성한 것이다.그런데 현대로 들어오면서 이런 축제적인 전통을 잇지 못했다. 특히 일제하에서는 고유의 민속놀이가 미신행위로 간주돼 버려야 할 것으로 강제됐고, 해방 후에도 놀이는 조선시대 유교적인 개념으로 이단시되기도 했다. 축제는 6.25전쟁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위축됐다가 80년대 후반 들어 비로소 관심을 끌었고 민선시대 이후 급격히 늘었다.문광부에 따르면 축제는 1996년 412개, 99년 793개였던 것이 2009년 말 현재에는 1,526개에 이른다. 95년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전국의 자치단체 수가 240개에 이르니 자치단체 한 곳당 6.3개 꼴이다. 외국처럼 오랜 세월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자치단체들이 급조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1,526개 축제에 들어간 돈이 3,399억원이었다. 축제 한 개당 평균 2억2000만원 꼴이지만 수십억원이 들어간 축제도 상당수에 이른다. 모두 주민 세금이다.축제의 계절이다. 청명한 가을날에 신명나는 축제마당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는 지역의 특색과 인심이 묻어나고 지역이미지를 널리 알리는 좋은 수단이 된다. 축제는 지역사회 통합에도 기여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또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효과도 있다.그러나 정체성이 모호하고 천편일률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다른 지역이 하니까 우리도 하는 식의 그릇된 판단이 축제부실을 낳는다. 그러다보니 프로그램 내용도 '그 밥에 그 나물'이다. 많은 돈 들여 연예인 불러다 공연하고 단체장과 지역 유지들이 한마디씩 하는 개막식 행사도 판박이다.최근 정부가 심사를 강화, 부실축제와 행사를 퇴출시키겠다고 밝혔다. 축제를 통한 문화의 재생산 기능보다는 주민 환심을 사기 위한 축제, 효과도 없는 축제, 자치단체 업적을 의식한 축제 만큼은 꼭 퇴출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이경재(논설위원)
1866년 병인양요 당시에 강화도를 습격한 프랑스군은 왕립 도서관 규장각의 분관인 외규장각의 도서일부를 약탈하고 나머지는 불태웠다. 파리 7대학 총장등 프랑스 지식인들이 병인양요때 프랑스가 약탈해 보유중인 외규장각 도서의 한국반환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한다.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루불 박물관은 장물 보관소라는 별명을 갖고있다. 외국에서 약탈해온 문화재가 상당한 양을 차지하고 있어서 그렇다. 고대 상형문자가 새겨진 이집트의 로제스타 비석은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때 가지고 온것이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재의 최고 약탈자는 두말할것 없이 일본이다.1903년부터 조선의 금세공품, 청자, 도자기, 문인석 , 돌조각, 탑, 사리함, 고문서, 그림, 서예 등, 특히 안견의 '몽유도원도'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등을 포함하여 일본이 약탈해간 문화재가 약 10만점이 넘는다고 한다. 이런 주장은 2001년 2월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지가 일제의 우리 문화재 약탈에 관한 기사를 게재하면서 밝힌것이다.일본은 1904년부터 조선의 유물보존이라는 미명하에 '조선총독부 박물관' '경주 유물보존회'라는 전문 약탈 기구까지 만들어 우리 보물을 약탈하는데 혈안이 되었었다. 안중근 의사한테 암살당한 이토 히로부미 조선 초대 통감은 그의 재임 4년동안 1천점 이상의 청자를 모았다고 한다. 그 후 초대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게는 약 1900점의 서예 작품과 400권의 서적과 2천여점 청자와 청동거울을 긁어모았다.지금도 야마구치 여자대학에 데라우치의 수장품들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가 들어선 후 정부가 집계한 해외반출 문화재는 일본에서 약 3만점, 그 다음으로 많은 나라는 미국인데 약 1만5천점, 영국이 약 7천점, 독일이 약 5천점,등을 포함하여 17개국 64782점이라고 한다.특히 미국 '타임'지가 밝힌 가사중에 놀랄만한 것은 2차대전 이후 조선 문화재 반환에 반대한 핵심 인물이 일본 점령군 사령관이었던 더글러스 맥아더였다는 것이다. 일제 패망 후 한국에 돌아온 문화재는 불과 3500점이고 그 나마 정부간 협상에 의해 반환되어 온 것은 1600점에 불과하다고 한다./ 장세균 논설위원
집시(Gypsy)는 유랑의 상징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민족집단으로, 9-10 세기부터 인도 서북부를 출발해 여러 나라를 떠돌기 시작했다.이들의 유랑생활은 현재 진행형이다. 뱃속에서 부터 역마살이 끼었다고나 할까. 현재는 스페인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에 주로 거주한다. 최근에는 아메리카 대륙과 호주까지 진출했다. 인구는 200만 명 또는 500만 명가량.집시들은 자기들 끼리만 결혼한다. 그래서 민족의 동질성을 유지해 오고 있다. 또 생계를 위해 여러 일을 하지만 오락에 능해 유랑극단이나 점술 마술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때론 매춘과 도둑질을 하기도 한다.이들을 대하는 태도는 나라마다 다르다. 그러나 대개 떠돌이 집단인지라 옛부터 추방과 박해의 대상이었다. 독일 히틀러 정권은 집시 멸절정책으로 100만 명을 처형했다. 또 최근 프랑스는 대대적인 집시 단속을 펴 국제사회의 논란이 되고 있다. '범죄의 온상'이라는 명분 아래 불법 캠프를 철거하고 강제추방에 나선 것이다.이러한 피가 흐르는 집시의 후예가 얼마전 전주 세계소리축제 무대에 섰다. 음악의 유랑자로 널리 알려진 티티로빈이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는 20여 년간 장르와 국경을 초월해 새로운 음악을 창작해 온 세계적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다.집시음악과 플라멩코, 아랍음악, 인도음악, 서양 포크 뮤직과 랩 등 동서양 음악을 결합한 다양한 작품활동을 벌여 왔다. 월드뮤직계는 물론 다방면에서 인정받아 온 '크로스오버' 아티스트다.지난 2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그의 공연은 깊은 감명을 주었다. 애잔한 듯하면서도 격렬하고, 신비로운 음률이 교차하는 120분 동안 관객들은 완전히 그의 포로였다. 2대의 기타와 타악기, 아코디언 등 4명의 연주자가 뿜어내는 소리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소리끼리 서로 밀고 당기다 신들린듯 몰아갈 때는 사물놀이의 절정을 연상케 했다.공연내내 리듬에 맞춘 박수소리가 객석을 메웠고 티티로빈의 딸 마리아가 독특한 음색의 노래를 부르거나 집시 특유의 춤을 출 때는 환호의 도가니로 변했다. 관객 모두가 일어나 박수를 치며 한 몸이 되었다.오랫만에 가족들과 더불어 땀에 흠뻑 젖어보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세계소리축제는 이 공연 하나만으로도 값이 있었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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