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제(春節·설)의 귀성전쟁은 대단하다. 13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을 쉬는데다 일거리를 찾아 도시로 떠났던 농민공(農民工)들이 대거 고향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한다. 열차나 버스 창문을 통해 겨우 몸을 밀어넣던 우리의 1960-70년대를 연상케 한다.중국 당국은 이번 춘제동안 연인원 25억 명이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버스 등 도로교통 이용자가 22억7000만명, 철도 이용객이 2억1000만명 등이다. 중국 철도부는 지난달 30일부터 3월 10일까지 40일간을 춘운(春運)으로 정해 특별대책을 세웠다.재미있는 것은 2년 전부터 오토바이 귀향이 새로운 풍속도로 선을 보였다는 점이다. 고향에 갈 기차나 버스표를 구하기 어렵고 비싸기 때문이다. 광둥(廣東)성에서만 10만 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광둥성에서 내륙으로 들어가는 길목인 자오칭(肇慶)시에 귀향 오토바이들이 몰리자 이들이 휴식을 취하고 교통체증을 막기 위해 20여 개의 임시휴게소를 마련했을 정도다.며칠 전에는 대도시에서 막노동을 하던 30대 농민공 부부가 오토바이를 타고 사흘만에 1400㎞ 떨어진 고향에 도착, 화제에 올랐다. 이들 부부는 30-40위안(5000원) 짜리 싸구려 여관에 투숙하고 라면으로 끼니를 떼워, 고향에 도착하니 남편은 4㎏, 부인은 2.5㎏이 빠졌다고 한다.우리의 설과 추석도 한때 이 못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민족 대이동이 생겨난 것은 불과 50년 남짓 되었다. 6·25 전쟁이 끝난 뒤 서울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부터다. 그 전에는 인구의 절대 다수가 태어난 곳에서 그대로 눌러 살다 죽었기 때문에 귀성행렬이 있을 수 없었다.이번 설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고속도로 등에서 온 몸이 뒤틀리면서도 귀성을 시도할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한국적 풍경도 오래 지속되기 힘들 것 같다. 서울 인구의 절반 이상이 서울 출신으로 대체되었고 그 비율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 대가족이 사라지고 장묘문화도 바뀌었다.한 세대 뒤에는 귀성 전쟁이 옛 풍속으로만 남을지 모르겠다./조상진 논설위원
지난 4일 조치원역 광장에서 열린 세종시 수정 지지 집회 참석자 가운데 상당한 인원이 일당(日當)을 받고 참석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돈받고 집회에 참석해주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었다. 고대(古代) 로마에서는 집정관이나 고위직 공무원들도 선거로 선출했기에 선거가 잦을수 밖에 없었던것 같다.선거 1년전부터 유세가 허락되었는데 이 유세를 가르켜 '안비티오'라고 했다 한다. 돈으로 매수한다는 뜻이다. 로마의 선거에서 또 다른 부패 용어로써 '소포크레이스'라는 말이 있다. 돈에 팔려온 '환호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소위 일당(日當)을 받고 유세장에 동원되는 환호부대이다.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그의 서간집(書簡集)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고 한다. "어제 나의 몸종 두 사람이 각기 3데라니씩 웃돈을 받고 연설장에 가서 환호하기를 유혹받았다. 이렇게 돈만 뿌리면 필요한 만큼 연설장을 메울수 있다. 환호 지휘자의 신호에 따라 함성과 갈채가 일어나는데 물론 연설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게 신호에 맞추어 함성만 지르면 된다".민주주의가 아닌 우리 사회에도 직업적인 환호부대가 있었다고 한다. 고급관리들을 고과(考課)하여 그중 많은 점수를 얻은 사람을 발탁 승진시키는 제도를 선거(選擧)라 했는데 방법은 매년 6월 15일과 12월 15일, 두차례 복수의 당상관들이 무기명으로 점수를 매겨 상중하로 평가했다고 한다. 이 고과를 받는것을 등제(登第)즉 ,입후보한다 하고 이 점수 매기는것을 권점(圈點)을 매긴다 하며 '상(上)' 점을 얻으면 당선에 든다고 했다.따라서 투표일인 권점 매기는 날을 앞두고 입후보한 지방의 현감,군수들은 자신의 선정(善政)을 과시하기 위해 온갖 유세를 다했다고 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만인산(萬人傘)이라고 하는데 넓은 일산(日傘)에 붉은 실로 '몇품 모(某) 군수 아무개'라는 글자를 수놓고 그 일산 둘레에 이 군수를 칭송하는 미사여구(美辭麗句)를 쓴 배 나부랭이를 주렁주렁 매단다고 한다.그리고 곱게 꾸며 입힌 기생을 말에 태워 이 만인산을 들게하고 그 앞에는 풍물패와 그 뒤에는 칭송자 수백명이 따르는 것이다. 이들 수백명이 일당을 받고 움직이는 직업 환호꾼이다./장세균 논설위원
정동영과 신건의원이 마침내 민주당으로 돌아왔다. 정의원이 지방선거를 어떻게 치를 것인가와 앞으로 중앙 정치 무대에서 어떤 방식으로 보폭을 넓혀 갈지가 주목된다. 아직도 전북에서 만큼은 정의원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은 대단하다.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많은 사람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흡인력과 대중적 인기가 높다. 정의원 주변에는 입지자들로 북적인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떼 놓은 당상처럼 여기기 때문이다.지금이 정의원 한테 중요한 시기다. 사람들로 넘쳐 날 때 조심할 필요가 있다. 지난 4.29 전주 재선거 때 정의원 한테 전주 사람들이 몰표를 준 것은 큰 인물로 거듭나라는 뜻이었다. 유력 정치인 곁에는 항상 사람들로 넘쳐 나지만 도왔던 사람들 때문에 정의원이 전적으로 완승한게 아니었다. 전주 시민들이 정의원 한테 기회를 더 갖게 하기 위해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신건의원까지 당선시켰다. 정의원은 항상 전주 시민의 은공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논공행상식 공천을 하면 안된다. 도민들이나 전주 시민들이 그에게 기대를 거는 것은 그런 낡은 감성정치가 아니다.물론 정의원도 한 인간으로서 인간적 갈등과 감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당 대표 두번과 대선 후보까지 지낸 정의원은 뭔가 달라야 한다. 그만큼 내공이 필요하다. 일반 정치인들과 똑같이 인의 장막에 갇혀 전리품이나 나눠 갖는다면 더 이상 정의원은 큰 정치인으로 거듭날 수 없다. 과거 소석이나 김태식 손주항의원의 말로가 어떠했는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선거가 끝나면 도움 준 사람보다 대척점에 서 있던 사람들의 잔영이 오래 남는다. 선거감정은 죽어야 끝난다. 지난 재선거 때 서운했던 생각들을 연상하면서 공천하면 결국 정의원이 속좁은 사람 밖에 안된다. 당원들이 무소속 후보를 돕는다는 것은 이적행위기 때문이다. 정의원이 이 점을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면 안된다. 시민배심원제 공천 방식이 어느 지역에 적용될지 모르지만 정의원은 도내에서 만큼은 공천 과정에 깊숙히 개입하지 않았으면 한다. 도민들과 전주 시민들은 그가 골목대장 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백성일 수석논설위원
대사습(大私習)은 소리 광대들이 스스로 익히고 연마함으로써 기예를 향상시킨다는 뜻이다. 광대들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소리를 하고 청중들 한테 명창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그때부터 저절로 명창이 됐다. 명창이란 어떤 특정인이나 기관이 칭호를 내린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정된 명예였다.당대의 내노라하는 광대들은 전주대사습에 참가해 마음껏 기량을 선보이는 것을 최고로 쳤고 그 영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건 전주가 판소리를 제대로 감상할 줄 아는 '판소리의 고장'이기 때문이다대사습놀이가 열리는 날은 전주부성의 축제일이다. 초청된 광대들은 최고의 기량이 발휘될 수 있도록 기호에 맞는 음식을 대접받았고 심지어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문 구멍까지 막아줄 정도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았다고 전주대습사(史)는 적고 있다. 한마디로 대사습놀이는 조선시대 명창들의 등용문이었던 것이다.전주대사습놀이는 영조(1724∼1776)때 관아의 아전들이 광대를 초청하여 판소리를 듣고 놀던 동짓날 잔치에서 시작됐다. 그 뒤 일제에 의해 중단됐으나 1974년 전주의 뜻있는 인사들이 추진위원회를 결성, 부활시켰다. 1975년 첫 대회에서 오정숙 명창을 배출한 뒤 조상현 성우향 성창순 이일주 최난수 조통달 김일구 등이 모두 대사습을 통해 당대 제일의 명창으로 발돋움했다.전주대사습놀이는 이런 역사성과 자긍심을 갖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전주대사습보존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장원선발과 심사위원 선정의 잡음, 방만한 예산운영 등이 도마에 올랐다. 몇몇 사람이 배타적인 운영을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회를 생중계하던 MBC도 발을 뺐다.쇠락의 시기에 여성 국악인인 홍성덕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 이사장(65)이 전주대사습보존회 이사장에 선출됐다. 보존회는 이사장 개인의 것도 아니고 국악인들만의 것도 아니다. 도민들의 것이자 대한민국의 것이다.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홍 이사장은 눈물을 터뜨렸다. 그의 눈물이 개인적인 한풀이 눈물이어서는 곤란하다. 역사적인 책임의식에서 발로한 눈물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의 선언처럼 대한민국 최고의 대회로 만들기 위해선 전주대사습보존회의 자기객관화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이경재 논설위원
우리는 태극기 게양과 관련해서 3,1절을 비롯한 7번의 경축일과 6월 6일 현충일이 있다. 태극기 유래는 박영효가 고종의 허락을 받아 수신사로 일본을 방문하러 가던 중 메이지 마루호(號) 선상(船上)에서 같이 가던 사람과 상의해 그렸다는 것이 중론이었다.그러나 태극기의 도안이 박영효의 개인 작품이 아니라 고종의 아이디어라는 것을 박영효 스스로가 그 당시 일본 도꼬 일간 신문 '시사일보' 기자에게 밝히므로써 그 내용이 그 신문에 실렸다고 한다. 그 신문 기사에 의하면 고종은 중국 청나라의 국기를 모방하라는 청나라의 압력을 뿌리치고 고종 자신이 직접 도안하고 색깔까지도 지정했다는 것이다. 태극기에 대한 자긍심이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그러나 이와 반대되는 학설도 있다. 조선 말기인 ,1882년 5월달에 고종은 미국과 처음으로 통상조약을 맺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조미수호통상조약(朝美守護通商條約)'이다. 국제법상 외국과 조약을 맺을때는 두 나라 국기를 거는 것인데 국제법에 어두운 조선은 국가의 상징인 국기(國旗)라는 것이 없었다.그 당시 미국 전권대사인 슈벨트는 중국 청나라 국기인 '황룡기(黃龍旗)'와 비슷한 국기를 조선이 만들면 조선을 독립국가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을 조선의 접견대신인 신헌과 김홍집에게 요구했다고 한다. 그래서 김홍집은 역관(譯官)인 이응준에게 국기 제정을 명령했는데 그는 8일만에 국기를 만들었다고 한다.그가 만든 국기가 '조미수호통상조약'때 사용되었고 이런 사실은 그 당시의 미국 해군부 항해국이 제작한 문서속에 기록되어 최근에 발견된 것이라고 한다 태극기의 최초 제작자가 이응준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이설(異說)은 중국의 청국문답(淸國問答)이라는 책을 인용한 것으로써 그 당시 청의 사신이었던 마건충(馬建忠)이라는 사람이 김홍집과의 회담에서 조선의 국기를 흰 바탕에 태극 그림을 넣고 8괘를 그리라고 제안했다고 한다.그런 후 박영효가 수신사로 일본에 가는 배안에서 영국 선장(船長)인 제임스의 조언과 마건충의 제안을 절충해서 오늘의 태극기를 만들었다는 설(說)이다. 국기의 연원이란 원래, 영국의 국기, 유니온 잭(Union Jack) 처럼 대부분 복잡한 것이다./장세균 논설위원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의 공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은 물론 정당공천이 곧 당선이라고 인식되는 호남과 영남에서 특히 관심이 높다.우리나라 정당공천은 국민경선제를 비롯 국민참여경선, 당원경선, 시민(또는 국민)공천배심원제, 전략공천 등 5가지 형태다. 이중 이번에 처음 도입되는 게 시민공천배심원제다. 이 제도는 영국형 생활정치의 모델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모두 도입키로 했다.한나라당의 국민공천배심원제는 당 공천심사위가 전략공천 방법으로 후보를 확정했을 경우 후보의 적격여부를 배심원단이 심사토록 하는 게 골자다. 배심원단은 당 대표가 사회적 명망·대표성을 고려해 당 안팎에서 30명을 추천토록 했으며, 배심원단의 2/3이상이 부적격 판단을 내린 후보에 대해 재심의를 최고위에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를 심사할 지방공천배심원단은 시·도당위원회가 임명토록 했다. 말하자면 당 공천에 대한 보완적 장치인 셈이다.반면 민주당은 배심원단에 최종 결정권을 주었다. 공심위에서 일정수로 압축한 후보를 대상으로 배심원단이 정견발표, 패널 질의응답, 서면질의 등을 통해 검증한 후, 투표로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다. 배심원단은 전문배심원 100명과 현지배심원 100명 등 200명으로 구성된다. 전문배심원단은 학계 시민사회 각계전문가 1062명(2010년 6월 2일 상징)으로 구성된 풀단 가운데 무작위추첨하고, 현지배심원은 전화여론조사 표본추출방식으로 선출한다.가장 큰 관심은 광역 기초 중 어디까지, 그리고 어느 지역에 적용하느냐다.민주당은 전략공천이 가능한 40곳 중 광주광역시와 비교적 규모가 큰 수도권과 호남지역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하지만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실시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시민공천배심원제는 아직 도입단계이기 때문에 보완해야 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 실시해온 중앙당의 밀실공천과 지역 국회의원들의 공천 전횡을 고려하면 진일보한 방식이 아닐까 한다.공천권을 시민에게 돌려주고자 하는 이 제도가 좀더 세련되고 정교하게 다듬어져 생활정치가 뿌리내리는 계기였으면 싶다./조상진 논설위원
세종시 문제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의 내홍이 심각하다. 자칫, 분당의 위험마저 점쳐지고 있다. 여당의 분열은 국민들에게 불안과 실망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어느 조사에 의하면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에 대한 충청 도민들의 반응은 세종시 원안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일단은 나타났다. 충청도민들이 원안쪽에 더 집착하는 이유는 복합적 일것이다. 그 중의 하나가 중앙 중심적 사고이다. 행정 목합도시는 일종의 미니 수도이다. 우리 국민들은 조선 때부터 한양 중심으로 생활해 왔다. 임금이 거주하는 궁궐도 한양이요 권력과 재력을 동시에 가진 권문세족(權門世族)들이 자자손손(子子孫孫) 계속 거주하는 곳도 서울, 즉 한양(漢陽)이었다. 중앙집권적 사회였던 조선에서는 한양은 권력의 본산지(本山地)였다. 그래서 한양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신분 상승이기도 했다. 한양에는 떵떵거리는 권세가가 많았기에 우리속담에 '한양가기 전에 과천서 부터 기어간다'는 말이 생긴 것이다. 시골사람이 한양사람이 무서워 미리부터 기어간다는 뜻이다. 충청 도민들이 과학 기업형 세종시보다 미니 수도인 행정 복합도시 건설에 목청을 높이는 것은 행정 복합도시가 충청 도민들의 자존심을 더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기업형 도시보다는 중앙부처 이전에 따른 권력의 이전이 충청도민의 긍지를 더 살리기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일찍이 중앙을 선호하는 유전인자가 있다. 서양 사람들은 밖으로 나갈려는 원심(遠心) 지향적임에 반해 우리 한국 사람들은 가운데로 파고들려는 구심(求心) 지향적이다. 아파트를 살 때도 가운뎃줄, 가운데층을 더 선호하고 멘 위 아래층이나 가장자리 줄은 피한다고 한다. 서양 사람들은 멀리 밖으로 나아가 사는 곳이 고향이라고 보지만 우리는 자기가 태어난 곳을 항상 그리워한다. 정읍을 고향에 둔 사람들이 효자동에 많이 살고 진안, 장수사람들이 진북동이나 우아동 쪽에 많이 사는 것도 고향 향수이기도 하지만 구심 지향적 심리이기도 하다. 중앙 중심적 사고가 세종시 문제에도 보이지 않게 파고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행정 복합도시라는 것은 남한 권력의 여러축이 옮겨가는 권력 이동의 성격도 있다. /장세균 논설위원
어떤 운동이든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운동은 생활의 활력소를 준다. 겨울철에는 날씨가 추워 자칫 운동에 소홀해질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겨울이 제철인 운동이 있다. 스키와 스노우 보드 그리고 스케이팅이 바로 그런 운동이다. 광활한 설원에서 펼쳐지는 스키와 스노우 보드는 타는 사람은 물론 보는 사람도 즐겁다. 대 자연 속에 파묻혀 심신을 단련하기 때문에 그 쾌감이 짜릿하다.보통 스키장은 겨울방학이 시작될 때부터 붐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시 때가 절정이다. 무주리조트도 마찬가지다. 무주리조트는 U대회까지 치러 슬로프가 31면으로 가장 많고 국내에서 가장 긴 6.1㎞의 슬로프도 갖고 있다. 국토의 가장 중앙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국립공원 덕유산에 위치해 있어 경관이 뛰어나다. 주목나무 군락과 자연설로 만들어진 정상 향적봉 부근의 설화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무주리조트가 있는 설천면 만선은 예로부터 눈이 많이 와 스키장 적지로 꼽혔다. 해발 710~1520m에 걸쳐 있는 각 슬로프는 경사도가 제각각인데다 코스가 다양해 초급자부터 상급자까지 즐기기에 제격이다. 최근에는 보더들의 천국으로 알려졌다. 전체 슬로프를 개방한 바람에 보더들이 스피드와 기량을 맘껏 뽐내고 있다. 그러나 충돌사고로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스키는 스피드가 주는 짜릿함 때문에 무한정 빨려든다. 스키어들이 급경사에서 나비처럼 부드럽게 숏턴으로 내려오는 기술은 가히 예술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설원을 누비는 맛에 나이든 스키어들도 늘었다. 스키는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기를 수 있다. 적극성과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들을 키우는데는 스키만한 운동이 없다. 경쟁심을 통해 도전정신을 함양시킬 수 있어 청소년들에게는 더 없이 좋다.단지 비용이 많이 드는 게 흠이다. 연간 2000만명 이상이 전국 17개 스키장을 찾아 대중화 되었지만 그래도 귀족운동처럼 보인다. 무주리조트의 상당수 이용객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지다. 전북은 경제력이 약해 스키어와 보더들이 많지 않다. 각 교육청과 자치단체들도 불우청소년들을 위해 스키 캠프를 더 열었으면 한다./백성일 수석논설위원
인물을 발탁하는 과정을 인용하는 중국의 대조적인 고사가 있다. 제갈량(諸葛亮)과 모수(毛遂)가 고사의 주인공들이다. 제갈량은 유명한 삼고초려(三顧草廬)의 주인공이다. 유비가 제갈량의 명성을 듣고 세차례나 직접 그의 초옥을 찾아가 자기와 함께 일하기를 간청했다는 고사다. 이후 유비는 제갈량의 도움을 받아 천하쟁패에 나선다. 훌륭한 인재를 얻기 위해 지극정성을 다할때 흔히 비유된다.모수는 전국시대 조(趙)나라 평원군의 식객중 한 사람이었다. 평원군이 초(楚)나라에 원군을 청하러 가기위해 20명을 뽑는 과정에서 한 명이 모자라자 모수가 자기를 끼워달라며 스스로 나선다. 이때 평원군이 한 말이 '낭중지추(囊中之錐)'다.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주머니속에 든 송곳처럼 드러나는 법인데 문하에 있은지 3년동안 보여준 것이 없지 않느냐"는 타박이었다. 모수가 재치있게 반론을 폈다. "제가 저를 천거하는 것은 저를 주머니안에 넣어달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벌써 삐져나왔을 것입니다." '모수자천(毛遂自薦)'의 고사다. 낭중지추와 모수자천은 같은 고사에서 유래됐다.6.2 지방선거를 꼭 4개월 남겨두고 오늘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다. 자신의 뜻을 펼치겠다는 경쟁은 예비후보 등록전 부터 이미 시작됐다. 너도 나도 기회만 주면 지역과 교육발전을 위해 큰 일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물론 타천으로 거명되는 인물도 없지는 않지만 대부분이 스스로 나선 인물들이다. 8개 선거를 한번에 실시하다보니 후보들로 넘쳐난다.아직 속단은 이르지만 많은 예상 후보들 중에는 속된 표현으로 깜도 안되는 인물도 적지 않다. 비정상적인 정치풍토에 기대어 한 자리 얻어 보겠다는 인물도 있고, 구태가 여전한데도 경쟁에 뛰어든 뻔뻔한 예비후보들도 있다.모수는 능력과 재질을 갖추고 스스로의 가치와 경쟁력을 높인뒤 외교 주역으로 활동했다. 송곳이 삐져나오려면 공천이라는 주머니속에 우선 넣어져야 한다. 후보들 가운데는 지역의 일꾼이자 미래 이 나라의 지도자로 성장할 인물도 있을 것이다. 넘쳐나는 모수중에 누가 지역을 위해 일할 진정한 인물인지 가려내야 한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공천과 함께 유권자들의 면밀한 사전검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박인환 주필
마늘이 남자의 건강에 좋다는 인식은 보편화되어 있다. 마늘의 효능에 대한 선전이 요란하다. 마늘은 양념으로서도 한국 음식에 절대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마늘을 그냥 먹으면 구취(口臭)가 심하다고 하여 과거 한국에 살았던 일본인들이 싫어하기도 했다.마늘의 기막힌 효능은 팔순(八旬)에 가깝도록 사회활동을 정력적으로 했던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도 마늘 애호가였다는 사실에서도 증명된다. 루즈밸트 대통령의 노익장(老益壯) 비결은 수십년 동안 마늘을 계속 먹었다는데 있었다고 그의 부인 일리노이 여사가 밝혔다.이미 오래전 ,과거 70년대에 미국에서 마늘이 위암과 간암에 좋다는 학설이 나오기 시작했고 미국의 국립 암연구소가 비교연구를 통해 마늘이 항(抗 ) 박테리아 효과를 갖으며 질산염이 아질산염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차단하여 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오래된 통계이지만 한국 사람은 연간 37만톤의 마늘을 먹고 미국이 7만톤, 남미가 14만톤을, 프랑스가 7만톤, 스페인이 우리처럼 많이 먹어 23만톤을 소비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보다 엄청나게 인구가 많은 중국이 우리의 두배에 불과한 60만톤 정도를 먹는다고 한다.마늘에 얽힌 일화는 아주 많다. 우리 고조선 건국신화에도 마늘이 등장한다. 사람이 되고 싶은 호랑이와 곰이 있었는데 환인의 아들 환웅이 준, 쑥과 마늘을 먹고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말라는 지시를 잘 참아낸 곰이 여자가 된 것이다 그분이 웅녀(熊女)로서 단군을 낳았다. 신화에 따르면 쑥과 마늘은 신비의 음식이다.옛 선조들이 생각하길 마늘은 신효(神效)가 있어서 마늘을 먹고 트림을 하면 나쁜 귀신인 사귀(邪鬼)와 병을 주는 병귀(病鬼)가 가까이 하지 못할뿐 아니라 호랑이까지도 도망을 친다고 했다. 이런 비슷한 생각은 사양에서도 있었듯 싶다. 공포영화로 유명했던 '드라큐라 백작'에서도 사람의 피를 빨라먹는 드라큐라 백작도 마늘을 차고 있으면 접근을 못했다.그리고 마늘을 날것으로 먹으면 기(氣)가 발동하고 삶아 먹으면 음심(淫心)이 일어난다하여 불문(佛門)에서는 금지시켰다고 한다. 우리 선조들의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지금도 감탄사를 자아낸다./장세균 논설위원
호남고속도로에서 전주로 들어서려면 두번 한옥으로 된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첫번째는 전주IC 톨 게이트에 세워진 일주문이요, 다음은 전주시내 초입에 서 있는 호남제일문(湖南第一門)이다. 모두 한옥 지붕을 이고 있어 낯선 이들에게 이곳이 전통문화와 관련해 "뭔가 범상치 않은 고장이구나"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먼저 톨 게이트의 일주문. 이 문은 한국도로공사가 200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CBS 전북방송 자리에서 현 위치로 이전하면서 세운 것이다. 당초에는 한옥이 아니었으나 전통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는 전주시의 요청에 의해 다시 설계를 했다.'전주'라는 현판은 민체(民體)를 개발해 한글 서예의 대중화를 꾀해 온 원광대 여태명 교수가 썼으며 서각(書刻)은 조각가 김종연씨가 맡았다.다음은 여의동 대로를 지키고 있는 호남제일문. 이 문은 1977년 당시 4차선 도로에 건립돼 전주의 랜드 마크 구실을 톡톡히 했다. 1991년 전주에서 개최된 전국체전때 도로 확장공사로 헐렸다가 1994년 현재의 모습으로 다시 세워졌다. 당시만 해도 인근이 훵 했으나 월드컵 경기장이 들어서 짜임새를 갖췄다. 팔작 겹치마의 전통한옥 지붕 양식이며 길이 43m 폭 3.5m 높이 12.4m로 전국에서 가장 크다.호남제일문이란 명칭이 붙은 것은 전주에 전라감영이 있어, 조선시대 이래 전남·북과 제주도를 통할하는 중심지였기 때문. 풍남문이 전주제일성(全州第一城)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또한 호남평야의 첫 관문이란 의미도 담겨있다. 현판 글씨는 강암 송성용이 썼다. 강암은 효산 이광열에 이어 석전 황욱과 함께 전북서예계의 양대 산맥을 이뤘다.호남제일문은 육교 기능까지 겸하고 있어 자동차가 밀려오는 도로를 내려다 보는 맛이 남다르다. 또한 풍수적으로 '북(北)이 허해 부(富)가 드물다'하여 지세상 허술한 북쪽을 누르기 위해 세웠다는 것도 흥미롭다.그러나 이들 건물은 한옥 외관의 재료와 형태만을 모사(模寫)하였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전주시는 호남제일문의 문화재 등록을 추진한다고 한다. 역사가 너무 일천해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것보다 전주가 글자 그대로 호남의 수부(首府)로 부활했으면 좋겠다./조상진 논설위원
감사원이 국가 유공자로 등록된 전 ,현직 공무원 3074명을 조사한 결과 993명이 엉터리 심사로 유공자 인정을 받어 국가로부터 각종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근무중 동료들과 축구를 하다가 무릎을 다쳤으면 당연히 근무태만으로 징계를 받아야 했음에도 유공자로 인정을 받았다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 공무원들도 있다는 것이다.술 먹고 무단 횡단하다가 교통사고 당한 것을 국가 유공자로 인정을 받기도 했다고 하니 불랙 코미디 같은 이야기가 백주(白晝)에 벌어진 것이다. 유공자 심사를 하는 심사 위원들에게도 문제는 분명히 있을듯 싶다. 이런 못된 공무원들이 바로 국민 혈세를 축낸 가렴주구의 공무원이다.아마 이들이 과거 조선 사회의 관리들이었다면 어떤 식으로 백성들을 괴롭혔을가는 뻔한 일이다. 지금도 여전히 공직사회의 부패 척결은 숙제이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공무원 사회 대민 서비스 개선은 민원실 친절 서비스 수준에 불과하다.과거 조선의 관리들이 얼마나 백성들을 착취하는데 혈안이 되었으면 조선 말기에 한국을 처음 여행했던 영국의 기자 비숍여사가 다음과 같은 평가를 했을 것인가. "조선인들은 돈을 벌면 다 뜯겨 버리기 때문에 일부러 부자가 되려 하지 않는다. 가난속에서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고. 누구에게 돈을 뜯겼겠는가. 조선의 관리들은 호랑이와 같았었다.조선의 초가집들이 다 굽어진 소나무로 기둥을 삼고 비뚤어진 나뭇가지로 창살을 만든것은 바로 가난티를 내기위해서였던 것이다. 비숍여사는 한국인들은 관리를 만나면 무조건 "없소. 아무것도 없소"라는 말이 입에 붙었다고 한다. 한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도 "한국은 평민들은 세계적 수준인데 지배층의 수준은 세계 최하위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고려때만 해도 장관들의 호칭을 시중(侍中), 복사(僕射), 상서(尙書)라고 했는데 이 모두가 심부름한다는 뜻에서 비롯되고 있다. 여기에서 시(侍)란 모신다는 뜻이고 복(僕)이란 종이란 뜻이다. 공무원을 뜻하는 영어의 시빌 서번트( Civil Servant)가 바로 그 뜻이다. 공무원이 공무중 순직을 했으면 거기에 타당한 보상을 해주면 족하지 국가 유공자 대우는 지나치다. 신 관료주의이다./장세균 논설위원
도민들이 외국 한번 나가려면 피곤하다. 인천공항을 가는데 4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비행기도 타기전에 이미 파김치가 돼 버린다. 결론은 공항이 없다는데 있다. 외국인이 전북을 올 때도 거의 같다. 도내에서도 지역별로 인천공항을 가는데 약간의 차이가 나지만 전주 사람들의 불편이 제일 크다. 리무진 타고 익산과 김포를 경유해서 오가기 때문에 들뜨고 기분 좋은 맘보다는 짜증부터 난다.외국 여행이 보편화 된지가 오래다. 88 서울올림픽 이전만해도 외국 나가는 것이 가문의 영광이나 다를바 없었다. 주변의 부러움 사기에 충분했다.외국 나갈 때 밑반찬 만들어 간 것은 물론이고 새 양복도 맞춰 입었다. 전날 김포공항 인근에서 하룻 밤 묶고 비행기를 탔다. 지인들이 축하한다면서 장도금도 줬고 이름난 사람들은 신문 동정난에 게재됐다. 나중에 돌아와서 기행문도 썼다. 20여년이 지나면서 격세지감을 느끼는 대목이다.글로벌 시대에 공항이 없는 것은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 외국 바이어나 투자자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후 가는 곳으로 1시간권 이내 지역을 선호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이 국제 경쟁력을 갖춘다는 것은 연목구어나 비슷하다. 한 예로 무주리조트에서 차관급 국제회의가 열렸는데 인천공항에서 반나절 이상 걸려 참가자들이 회의를 잡쳐버린 적도 있었다. 이쯤되면 글로벌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 조차도 이상하다.전북에 공항이 없는데는 우리 탓이 결정적이다. 정부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잘못이다. 부지까지 매입해 놓은 김제공항 건설을 도민들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계란 세례까지 받았던 유종근 전지사의 생각이 옳았다. 주민들이 반대하니까 지역 정치권이 극렬하게 반대했다. 지금 보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었는가. 정부는 지방에 우후죽순격으로 공항이 생기다 보니까 적자를 면치 못한 일부 공항을 폐쇄시켰다. 전북도 항공 수요가 부족해 마찬가지 일 것이란 논리가 결국은 전북 공항 건설을 가로 막았다.전북은 군산공항을 대신 확장해서 쓰고 싶은데도 이마저도 미군측의 비협조로 안된다. 김완주지사와 도내 국회의원들은 만사를 제쳐놓고 공항부터 만들길 바란다./백성일 수석논설위원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농식품 체계의 국경도 허물었다. 우리의 식탁에도 어디에서 생산되고, 어떻게 가공돼 어떠한 유통경로를 통해 올라왔는지 알수 없는 먹거리들로 넘쳐난다.지난 몇년사이 멜라민 파동등 적잖은 먹거리 파동으로 식품안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 오르면서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로컬푸드 운동은 말 그대로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그 지역 소비자들이 소비하는 것이다. 우리 말로는 '지역 먹을거리 이용 운동'인 셈이다. 자신이 먹는 식품이 어디에서 어떻게 생산됐는지 알 수 있고, 복잡한 유통마진을 줄여 값이 싸며, 근거리 운송이기 때문에 신선도와 함께 장거리 운송에 필수적인 화학물질이 첨가되지 않는등 여러 장점을 들 수 있다.세계화된 먹거리 체제에 대한 대안적 성격인 로컬푸드 운동은 이미 선진국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지역내 생산자와 소비자가 계약하는 '공동체 지원농업'을 1986년 부터 시행하고 있고, 일본도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으로 이미 정착돼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신토불이(身土不二) 사상도 그 맥이 통한다.로컬푸드 운동은 그동안 가격대비 품질만 고려하던 구매의사 결정에서 사회적 가치까지 포함시킨 선택이라는 점에서 '윤리적 소비'라 할 수 있다. 농산물 대량생산에서 소외된 지역권 소규모 농업인들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식품 수송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어 지구의 녹색성장에 일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로컬푸드 사업단을 설치하는등 도내에서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로컬푸드 운동에 선도적인 완주군이 최근 관내 사회복지시설 10곳과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이용하기로 하는 '지역 농산물 소비 공급 협약식'을 가졌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행복한 밥상'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추진중인 완주군 로컬푸드 사업의 첫 결실이다. 이들 10개 시설은 연간 12여억원 어치의 지역 농산물을 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로컬푸드운동의 성공의 관건은 도시의 협조다. 소비자와 함께 하는 농업에서 소비자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공동생산자나 마찬가지다. 전면적인 로컬푸드 시행 목표를 달성하려는 완주군의 도전에 거듭 격려를 보낸다./박인환 주필
요즈음 사법부가 내린 일련의 판결들로 논쟁이 뜨겁다 .헌법은 법관은 법과 양심(良心)에 따라 판결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이 법관 독립성 보장을 위한 법관의 요새(要塞)이다.그러나 양심이란 문제에 들어가면 그리 간단치가 않다. 너무도 흔히 사용되는 양심이라는 단어의 실체가 무엇인가를 물으면 그 대답이 사람마다 각인각색(各人各色)이다. 법에서 양심을 다루는 분야가 '법철학(法哲學)'이다. '법철학'에서는 법이 왜 강제성을 띠는가에 대한 법의 본질을 다룬다.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법철학이 사법고시 시험 과목에서는 오래 전부터 빠졌다.법관은 항상 법의 본질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양심의 문제를 다룬 소설로는 러시아 문호 도스토엡스키가 쓴 '죄(罪)와 벌(罰)'이 있다. 살아있는 형법(刑法)이라 할 정도로, 법학도의 필독서(必讀書)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 소설 역시도 고전으로 여겨져 법학도들의 도서목록에서 제외되었을 것이다.이 소설의 주인공인 라스코니코프는 양심이란 원래 인간 모두가 태어날 때 부터 공통적으로 가진것인지, 살아가면서 나중에 얻게 되는지를 고민한다. 양심이 생득적(生得的)이냐 그렇지 않고 후천적(後天的)이냐의 문제이다. 물론 그도 어떤 답을 내린것은 아니다. 기독교 입장에서는 양심이란 선(善) 악(惡)을 구별케 하고 도덕적 가치를 깨닫게 하는 정신의 특별 활동이라고 본다.그래서 사도행전 23장 1절에도 바울은 "내가 범사(凡事)에 양심을 따라 하나님을 섬겼노라"라 하는 구절이 있다. 동양에서는 중국의 맹자(孟子)의 '고자편'에 양심을 다룬것이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양심의 정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양심이라는 단어인 영어의 'Conscience'가 아닌가 한다. 영어의 Conscience는 라틴어 'Conscientia'와 고대 그리스어 'Syneidesi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낱말은 '함께 알다'라는 뜻이다.이 단어를 식민지 시대에 일본인들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양심으로 간단히 번역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 원래의 뜻인 '함께 안다'는것은 사회적 규범과 개인적 성향을 동시에 함께 안다는 뜻이다. 요즈음의 사건을 계기로 법관들의 양심에 대한 보다 깊은 천착(穿鑿)이 요구되는 시점이다./장세균 논설위원
전주시 자만동(滋滿洞)은 지금 교동으로, 한옥마을 인근 높은 곳에 자리잡은 동네를 가리킨다. 정확히 말하면 승암산(중바위) 자락을 따라 한벽루 이목대 오목대를 잇는 능선 밑으로 형성된, 향교 동북쪽에 있는 마을이다.녹엽성음(綠葉成陰), 자만지운운(子滿枝云云)의 고가(古歌)에서 따왔다고 한다. 예전엔 나무가 꽤 울창했던 모양이다. 한벽당에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흘러 옥류동(玉流洞)이라 부르기도 했다.이곳 산의 이름은 발산(鉢山)이다. 중바위에서 탁발하러 오는 스님의 바리때(鉢盂)를 닮았다 해서 붙인 이름이다. 바리때는 스님이나 부처님의 밥그릇으로, 이를 엎어 놓은 형상이라는 것이다.또 이씨 왕조가 일어난 산이라 하여 발이산(發李山)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성계의 4대조인 이안사가 태어나 산성별감과 다투고 고향을 떠나기 전까지 20여년을 살았던 곳이다. 그래서 이목대에는 고종황제가 1900년 써서 내린 목조대왕구거유지(穆祖大王舊居遺祉)라는 친필 비석이 세워져 있다.오목대는 이성계가 남원지역에 출몰하는 왜구를 소탕한, 소위 황산대첩을 거둔 후 들러 종친들을 모아놓고 크게 잔치를 베푼 곳이다. 이 자리에서 한고조 유방이 불렀다는 대풍가(大風歌)를 부름으로써 왕조창업의 뜻을 드러냈다. 이를 기리고 황혼녘 왕조를 지키고자 고종은 친필로 태조고황제주필유지(太祖古皇帝駐畢遺祉)라는 비문을 남겼다.이처럼 자만동은 조선 건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인재를 배출한 명당이다. 조선 개국공신으로 집현전 직제학을 지낸 최담이 말년에 이곳에서 후학을 가르쳤다. 조선의 명필 이삼만과 조선 중기의 풍운아 정여립(?)의 출생지이기도 하다. 또 일제 초기 옥류동 최학자로 유명했던 최병심도 이곳 출신이다.때 마침 조선왕조 직계의 생활터에 대한 출입금지를 알리는 자만동금표(滋滿洞禁標)가 문화재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화강암으로 된 이 표지석은 높이 62㎝, 폭 31㎝로 1900년 오목대비 이목대비 조경단비와 함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금표는 해당지역의 벌목이나 개장, 채석 등을 금하는 경계석이다.조선왕조의 뿌리가 전주임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문화 콘텐츠가 아닐까 싶다.
세종시 문제로 여당내의 내홍(內訌)이 자못 심각하다. 그러나 여당 못지않게 각 지역마다 벌여놓은 혁신 사업등이 세종 건설에 떠밀려 좌초되지 않을까 걱정들 하고 있다. 지방자치 시대이후 사람들은 더욱 자기 지역발전에 많은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특히 우리 한국인들은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자기 지역에 대한 애착이 강렬하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가지고 있던 조선의 지도에는 조선 팔도(八都)가 각기 다른 색깔로 칠해졌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각 지역마다 지방색이 너무 강렬했기 때문이었다. 선거때마다 어김없이 지역의식이 정확히 표출되지 않은가.이제는 충청도까지도 지역의식에 동참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인의 지역의식의 괴력에는 문화적 원인과 정치적 근인(近因)이 있다고 한다. 이 세상에서 한국인만큼 자기가 태어난 고향에 정서적 집착을 가진 나라는 없다는 것이다. 벼슬하러 객지에 나갔다가도 관직이 끝나면 고향으로 회귀했고 장사하러 객지에 갔다가도 명절때면 고향에 돌아왔었다. 1980년대 우리 가요의 가사를 보아도 고향을 그리워하는 대목들이 엄청나게 많았다.우리말에 죽는다는 것을 '돌아간다'라고 했고 우리가 욕을 할 때도 고향에서 죽지못할 놈이라는 뜻에서 '객사(客死)할 놈'이라고까지 했다. 서양 사람들이나 중동 사람들은 어디서 죽거나 죽은 그 장소에 묻혀도 하나님 곁으로 간다고 믿었다. 서양 사람들은 죽으면 끝난다는 사생단절(死生斷絶) 문화라면 한국 사람들은 죽어도 자기 후손들과 같이 있게 된다는 생사연결(生死連結) 문화라고 한다.그래서 자연히 자기가 영생(永生)할 지역이 중요했던 것이다. 그리고 서양 사람들의 생업(生業)은 이 지역 저 지역을 떠돌아다니며 먹고사는 유목, 상업형이었기에 지역에 대한 정서적 애착이 그다지 심하지 않다. 그러나 한국인은 수천년 동안 몬순 기후아래 벼농사를 위해 노동 집약적, 토지 정착적 생활을 해왔던 것이다.그래서 고향을 떠난다는 것은 큰 모험이기도 했었다. 이렇듯 지역의식이 강한 우리 사회에서는 무엇보다도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개념이 그래서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지역 평등 사회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장세균 논설위원
공천권 행사 주체를 놓고 민주당내 주류와 비주류측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권을 지역구 국회의원이 갖느냐 그렇지 않으면 중앙당 영향력 하에 있는 시민공천배심원제가 갖느냐다. 선거 때마다 공천권 때문에 분란이 잦았다. 특정인을 배제시킬 목적으로 공천 기준을 짜맞춘적도 있어 고무줄 잣대란 비난도 사왔다. 그간 도내에선 평민당 시절부터 노란 깃발이 싹쓸이 하면서 20여년간 잘 해먹었다.여 야 공히 선거 때마다 공천혁명을 부르짓는다. 쇄신·개혁 공천 내지는 물갈이라는 말이 안 나올 때가 없다. 공천 제도를 바꾼다고 하지만 그 바꾼 제도도 결국은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이다. 결과는 도루목이다.입맛대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공천기준을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공천권 행사는 칼자루 쥔 쪽의 의지대로 갈 수 밖에 없다. 정동영의원등 무소속 3인방 복당 문제도 사실은 공천권 행사와 맞물려 어렵게 돌아가고 있다.생활자치인 지방자치를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어 두기위해 기초의원들까지 정당공천제를 실시하는 것만 봐도 그 속내를 읽을 수 있다. 줄세우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공천 방식은 상향식과 하향식이 있다. 낙하선 공천은 유권자들로부터 지탄을 받기 때문에 겉 포장 만큼은 민주적이며 상향식 틀로 그럴듯하게 만든다. 그러나 종국에는 국회의원이 좌지우지 할 수 있도록 해버린다.지금 전북에서의 국회의원 위상은 상종가다.도지사부터 기초의원까지 공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급제라서 입지자는 많고 자리는 한정돼 있다. 국회의원의 권한이 세질 수 밖에 없다. 전북은 지역정서상 민주당이 절대 우위를 보여 이번에도 공천이 변수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 채택으로 새만금과 혁신도시건설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이같은 정서가 더 굳어졌다.배심원제를 접목시켜 당 장악력을 높힐려는 정세균대표의 전략공천 의도가 끝까지 관철될지 주목된다. 아무튼 상식에 어긋난 사람을 사천(私薦)해 놓고 무작정 과거처럼 찍으라면 쉽게 찍을 사람은 없다. 세상이 변한 것을 국회의원이 알아 차릴 때다./백성일 수석논설위원
남녀평등이 일반화되면서 우리 사회의 여성 발언권이 높아졌고 여성 취업의 문도 활짝 열려져 있다. 여성의 사법고시 합격률이 해마다 늘고 있어 얼마 지나면 여성의 사법고시 합격률이 절반을 훨씬 넘어 70%대에 육박할지도 모른다. 여성 대법원장의 출현도 시간문제일 것이다.격변기의 한 가운데 우리가 서있다. 몇해 전만해도 남자 아이를 선호하여 임신부들은 태아의 성별을 미리 알기위해 산부인과에서 양수검사를 하기도 하여 딸이면 미리 유산을 단행하는 일도 서슴치 않았다. 그러나 한국 보건 사회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아들이 꼭 있어야 한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옛날과 달리 지난 2006년도에는 약 11%에 불과했다는 것이다.이런 추세로 가면 여자아이 출산률도 남자 아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사회의 아들 유머 시리즈에 '아들은 사춘기가 되면 남남, 군대 가면 손님, 장가들면 사돈의 아들, 잘난 아들은 국가의 아들이고 빚진 아들만이 내 아들이다'라는 자조적인 말이 있다. 가정에서의 아들의 위상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새로운 모계사회의 출현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인류역사는 큰 사이클로 보면 반복의 역사일수도 있다. 원래 구석기 시대인 수렵채취 시대에는 모계사회(母系社會)였었다. 그 당시는 인간이 노동력의 주체이기 때문에 임신, 출산, 육아를 담당하는 여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을 것이다. 아기의 출산은 공동체의 경사(慶事)였을 것이다.그런 단계를 미국의 인류학자 모건(Mogan)은 모든 여자는 모든 남자에게, 모든 남자는 모든 여자에게 속하는 군혼(群婚)단계의 모계사회였다고 표현한다. 그 후 많은 세월이 흘러 농경사회가 되면서부터 농토에 소유주가 있게 되고 남자의 노동력이 주축이 되면서부터 부계사회로 넘어왔다. 남아 선호 사상도 이때부터 생긴것이다.미래학자 엘빈 토플러의 제 3의 물결시대를 언급했다. 인류의 제1의 물결은 농경사회로의 진입이었고 제2의 물결은 산업화 시대로, 제3의 물결은 지식 정보화 시대로의 진입을 말한다. 지식 정보화 시대는 육체적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두뇌시대를 말한다. 여성의 활로(활로)가 두뇌시대로 되면서 신(新) 모계사회가 출현한 셈이다.
젓가락은 한국을 비롯 중국· 일본등 동양권 국가에서만 사용하고 있다. 젓가락을 처음 사용한 나라는 중국으로 약 3000년 전 쯤으로 추정된다. 한반도에서도 청동기시대 부터 숟가락과 함께 사용됐으며, 공주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것이 가장 오래된 젓가락이다. 같은 젓가락 문화권이라도 우리는 쇠젓가락을 쓰고, 중국과 일본은 상대적으로 덜 미끄러운 나무 젓가락을 쓴다. 한국인의 손재주가 강조되는 대목이다.젓가락의 우수성은 과학적으로 검증됐다. 젓가락을 사용할 때는 포크 사용 때의 두배가 넘는 30여개의 관절과 50여개의 근육이 함께 작동된다. 한국인은 일상적인 젓가락 사용동작을 통해 작은 물체를 집는 협응력(協應力), 근육 조절능력, 집중력등 소중한 두뇌능력을 얻는다.한국인은 젖떼기가 무섭게 젓가락질 부터 배운다. 부모들의 질책은 기본이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젓가락을 능숙하게 사용하고, 젓가락으로 콩알 정도는 쉽게 집을 수 있다. 외국인들의 눈에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우리가 섬세한 기능을 필요로 하는 세계 기능올림픽을 제패하고, 반도체산업과 귀금속 세공분야에서 단기간내 세계 정상에 설 수 있었던 것도 어려서 부터 사용한 젓가락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 프로골프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 선수들을 두고 현지 전문가들이 '젓가락의 승리'라는 해석을 내려 화제가 된 적도 있다.한국인들의 손재주로 상징되는 '젓가락 문화'는 급속도로 늘어난 휴대전화에서도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왼손과 오른손 엄지를 사용해 글자판을 능수능란하게 누르는 '엄지족(族)'들이다. 우리의 10대 엄지족들은 글씨를 쓰는 속도로 문자 메시지를 보낼 정도이다.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LG 모바일 월드컵'에서 10대 남여 청소년 2명으로 구성된 한국팀이 우승을 차지, 10만달러의 상금을 획득했다. 휴대전화 문자(sms)를 누가 가장 빨리 치느냐를 겨루는 국제대회에서 한국 청소년들이 IT 강국인 미국팀등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우리 청소년팀의 세계 최고 엄지족 등극은 젓가락 사용으로 얻어진 한국인의 뛰어난 손재주 DNA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셈이다./박인환 주필
[사설] 해군 제2정비창 군산조선소가 ‘최적지’
[전북칼럼] 농업기술 데이터 전략, 농업과 AI의 융복합을 앞당긴다
[열린광장]청년이 돌아오는 도시 익산!
[오목대] 기업유치가 핵심 키워드
[사설] 전북자치도 출연기관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새 아침을 여는 시] 삶의 정답은-최상영
[기고]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전주 선미촌
지역현안 성과내지 않으면 ‘코돌이’ 비판 받는다
[사설] 소리만 요란한 전북 AI, 실질적 성과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