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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고르디우스 매듭-장세균

2천여년전, 그리스, 페르시아, 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하여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를 융합시킨 사람이 마케도니아 왕 ,알렉산더이다. 그의 일생을 그린 영화가 몇 년전에 나온 "알렉산더 대왕"이기도 하다.그리스 신화에 프리기아 왕, 고르디우스(Gordius)는 신전기둥에 마차를 꽁꽁 묶어놓고는' 이 매듭을 푸는 사람이 아시아의 지배자가 될것'이라는 신탁을 남겼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이 매듭을 풀려고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하여 성공하는 사람이 없었다.때는 기원전 333년, 동방 원정에 나섰던 알렉산더 대왕이 때마침 프리기아를 지나가게 되었다.대왕도 관례대로 매듭이 있는 신전으로 안내를 받었다. 그도 매듭을 풀려고 여러번 안간힘을 써보았지만 실패할 수밖에는 없었다. 그러자 약이 잔뜩 오른 알렉산더는 매듭을 이리저리 살펴본뒤 칼을 뽑아 단 칼에 매듭을 싹둑 잘라버렸다. 그리고는 '이렇게 풀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고 한다.사실 이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쾌도난마(快刀亂麻)이다. 단칼로 얽힌 실타래를 끊는다는 뜻이다.이렇게 매듭을 시원하게 끊어버린 알랙산더 대왕은 고르디우스 예언처럼 아시아의 대부분을 정복한 대왕이 되었다. 그후 '고르디우스 매듭'을 풀었다는 말은 고사(古事)가 되어 서양에서 어려운 문제를 풀었다는 뜻으로 사용되어 왔다. 어떤 어려운 문제도 발상(發想)을 바꾸면 해답이 나오는법이다.가장 알기쉬운 예가 바로 '콜럼버스 달걀'이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에게 그의 명성을 시기한 사람으로부터 음해를 받기도 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은을 대단치 않다는 식이었다. 그러자 콜럼버스는 그를 시기하는 사람들 앞에서 달걀을 탁자위에 세울수 있느냐고 했다. 아무도 달걀을 탁자위에 세우지 못했다. 그러자 콜럼버스는 달걀 한쪽을 살짝 깨트린 다음 그쪽을 밑으로 하여 세웠다.알랙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 매듭을 단칼로 베었듯이 이번 민주당 강성종 의원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한것과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에 대한 동시 제명 조치는 고르디아스 매듭을 푸는것을 연상시킨다. 한나라당이 강용석 의원을 출당시킨데서 해법이 쉬어진것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10.09.06 23:02

[오목대] 전주천 10년의 기록

전주천은 임실군 관촌면 슬치(瑟峙·230m)에서 발원해 만경강과 합류하는 전주시의 중심하천이다.남관, 신리를 거쳐 좁은목을 통과한 후 한벽당과 다가산 아래를 지나 추천대에서 삼천(三川)과 모아진다. 그리고 삼례교 부근에서 소양천에 몸을 섞는 32㎞의 여정을 마무리한다.예전 전주천은 지금과 달리 한벽당에서 우회하지 않고 전주고- 덕진연못으로 곧장 흐른 뒤 추천으로 들어갔다.전주는 이 전주천이 날라온 퇴적물에 의해 조성된 지역이다. 지하에는 매몰 퇴적층인 자갈층이 넓게 분포돼 있어 대수층(帶水層) 역할을 하여 지하수가 풍부했다.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의 '전주부'에는 당시 전주읍성내에 우물이 233개 있었다고 전한다. 이는 세종실록지리지(1454년)에 기록된 전주부의 호수 1565호, 인구 5829명에 비춰 우물이 꽤 많았음을 알수 있다.(새만금의 탯줄 만경강·동진강)우리나라 대부분의 하천이 그렇듯 전주천의 수량은 많지 않았고 1980-90년대 시내권 전주천은 거의 하수도 역할에 그쳐야 했다.여기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온 게'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이다. 이 사업은 2000년 4월부터 2002년 12월까지 한벽교- 삼천 합류지점까지 7.2㎞를 생태하천으로 만드는 것이었다.오늘날 수많은 시민들이 아침 저녁으로 전주천과 삼천을 산책하며 여유를 즐길 수 있게 된 것도 이 사업 덕분이다. 이 사업으로 2-5급수였던 수질이 1-2급수로 개선되고 쉬리 납조리 동사리 각시붕어 등 1급수 어종이 돌아왔다. 최근에는 수달도 발견되었다. 또 전주천 둔치에 심어 놓은 물억새 등 토종 다년생 식물이 토착화되면서 메뚜기 등 곤충은 물론 뱀 족제비 살쾡이 등이 서식하게 되었다. 백로와 해오라기 왜가리가 증가했고 제비의 개체수도 점점 늘고 있다. 썩은 냄새가 진동해 코를 들기 힘들었던 전주천의 생태가 완전히 살아난 것이다.가을이면 천변의 버드나무와 물억새군락이 조화를 이뤄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앞으로 과제는 유지용수의 확보와 유해 동식물의 제거, 편익시설의 확대여부 등이다. 이 사업이 성공하기까지 시민사회단체의 숨은 역할이 컸다. 민관 공동의 거버넌스가 힘을 발휘한 것이다.전주의 역사와 선조들의 숨결이 오롯이 담겨있는 전주천을 소중한 친수(親水)공간으로 만들어 갔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10.09.03 23:02

[오목대] '분열 공화국'

한국은 세계 최고 분열 국가이다. 크게는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고 남한내에서도 동(東)과 서(西)로 나누어져 지지 정당마저도 서로 다르다. 세대간의 갈등, 또한 마찬가지이다. 기성세대가 한문 세대라면 젊은 세대들은 한글 세대이다. 서울에서도 강남사람과 한강이북의 강북 사람들의 생활태도가 서로 다르다지난 6월 30일, 미국 LA에서 두명의 한인 회장이 각각 다른 장소에서 취임식을 가졌다고 한다. 그곳 교포들의 한인회가 둘로 갈라졌기 때문에 2명의 한인회장이 선출된것이다. 미국에 한인 교포들이 제일많이 살고 있는 도시가 로스안젤레스 즉, LA이다. 약 40만명의 한국교민들이 거주하고 있다.그들의 정치의식은 남한의 정치지형에 따라 달라진다.남한이 영남과 호남으로 분열되었듯, 미국의 교포사회도 그렇게 분열되어 있다. 미국에 살면 미국식 사고방식을 배울려는 자세가 중요함에도 그렇지가 못하다. 이민을 가면 그 나라의 역사와 전통을 배울려고 해야한다. 그래야만 그 나라에 깊숙이 뿌리박을 수 있는 것이다.그런데도 한국 교민들은 미국에 살면서도 미국 국내 정치보다도 한국국내 정치에 유난히 관심이 더 많은것 같다. 국내 정치에 관심이 많다보니 국내 정치 지형을 그대로 모방해간다. 태평양을 건너 머나먼 미국에 가서 까지도 영남 호남을 따지는 경우가 너무 많다.외국의 교민들에게도 투표권이 주어지는 날이 올때, 교민들의 정치의식은 뜨겁게 과열될 것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듯 미국에 살면 미국정치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함에도 그렇지를 않을것 같다. 더욱이 한인 회장에게도 전국구 국회의원이라도 한자리 배정되면 교민사회는 여려파로 나뉘어 분열이 더 가속화 될 것으로 본다. 미국인들은 둥어리진 한인사회, 즉 코리안 타운을 그리 좋은 눈으로 보지 않는다. 새로 나타난 위협세력으로 느끼는 것이다.천안함 사건을 놓고도 북한의 소행으로 보지 않는다는 사람이 30%라는 것도 분열의 한 단면이다. 1951년 1월 4일, 서울이 중공군에 함락되었을 때도 부산에서는 정치파동이 있었다. 두 사람의 한인회장, 동시 취임식 역시, 한국의 분열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씁쓸한 대목이다./ 장세균(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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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0.09.02 23:02

[오목대] 공정한 인사(?)

도청이나 도 교육청 그리고 시군 인사가 마무리됐다.인사권자가 조직 장악력을 높히려고 전가의 보도처럼 인사권을 행사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원칙과 실제가 각 논다.승자독식구조하에서 자기 사람을 마구 심기 때문이다.물론 그럴 수 밖에 없어 보인다.사람이 하는 일이라 사적인 감정이 개입될 수 있다.친 불친 내지는 선거 때 논공행상 여부를 따지는 것처럼 말이다.그래서 비서실장등 캠프 출신들이 장의 뜻을 받들어 인사 작업을 하기 때문에 이들과 어떻게든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엄청나게 신경 쓴다.인사는 선거 때 당선자와의 어떤 특수한 관계를 맺었느냐가 중요하다.단체장과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 지듯이 연줄로 꽁꽁 묶여야 진골 성골 노릇을 한다.그냥 국장 과장 계장으로 승진하는게 아니다.단체장들이 초선 때는 직원들을 잘 모른다.그러나 재선 쯤 하면 앉아서도 손금 보듯이 훤하다.얼굴만 봐도 선거 때 어느 정도 자신을 도왔는지를 안다.눈치 빠른 사람이 공무원들이다.관선 때부터 눈치로 살아온 사람들이라 장이 바뀌면 언제 그랬냐는 등 변신을 잘한다.자연히 영혼이 있을 리 만무하다.도 교육청도 교육감이 바뀌면서 일부 저항 세력이 있긴 했지만 마치 찻잔속의 태풍만도 못됐다.조직 생리상 그냥 충성을 다하게 돼 있다.인사권자의 위력이 어떠한지를 실감하는 대목이다.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된다.다른 이유가 있을 수 없다.조직속에 개인은 그야말로 나약하다.특히 민선시대는 예전과 다른 조직문화가 생겼다.일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이외에 플러스 알파를 잘해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플러스 알파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주류로 실세 그룹에 낄려면은 선거 때 줄서서 직 간접적으로 당선을 도와야 한다.도내는 정서상 민주당이 절대 유리해 공천 받은 쪽으로 줄서면 틀림 없다.공천 받기 전부터 위험요인을 감수하고 캠프를 들락거리면 그 이상의 반대급부를 받는다.전교조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되어 전교조 출신들이 요직에 전진 배치되었다.도나 시군도 영포목우회처럼 끼리끼리 잘해먹고 있다.손금 없는 공무원들이 이번 청문회를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 궁금하다./ 백성일(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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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01 23:02

[오목대] '백두산 관광' - 이경재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의 태산(泰山)과 화산(華山), 형산(衡山) 항산(恒山) 숭산(嵩山)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하다 해서 이른바 오악(五岳)으로 불린다. 그런데 지금은 황산(黃山=1864m)이 더 주가를 높이고 있다. "오악을 보고 온 사람은 평범한 산이 눈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황산을 보고 온 사람은 그 오악도 눈에 차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기송(奇松)과 기암(奇岩), 운해(雲海) 세가지를 '황산 삼기'(三奇)라 했고 여기에다 온천을 넣어 '황산 사절'(四絶)로 부르기도 한다.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자인 등소평은 1979년 7월 황산을 시찰한 뒤 "큰 희망을 갖고 황산을 세계에 알리라"고 지시했다. 그 뒤 황산은 엄청난 투자가 이뤄졌다. 지금은 중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산이 됐다. 등소평은 관광객들에겐 놀랄만한 감동을, 나라에는 돈 버는 계기를 선사한 것이다.우리의 영산 백두산(2750m)도 관광객으로 치면 이들 산에 뒤지지 않는다. 주말이면 1만여명까지 몰린다. 하지만 관광이 허용된 곳은 중국 쪽 뿐이다. 천지를 둘러싼 16개의 봉우리중 6개는 중국에, 7개는 북한에 속해 있고 나머지 3개는 공동 영역이다.중국 길림성은 수백대의 버스와 짚차를 동원해 관광객들을 실어나르며 엄청난 수입을 챙기고 있다. 길림성 장백산관광교통유한공사는 관광사업을 주관하며 첫 매표소에서 268위안, 두번째 매표소에서 80위안을 받고 있었다. 우리 돈으로 대략 1인당 6만6천원을 입장료로 받는 셈이다. 버스와 짚차를 번갈아 타며 50여분간 이동한 뒤 북측코스는 100여m를 걷고, 서쪽코스는 1236개 계단을 오르면 천지에 도착한다.매년 한국 사람들이 백두산 관광을 하느라 중국에 뿌리는 돈은 천문학적이다. 반면 그에 상응하는 대접도 받지 못하면서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다. 안개 때문에 가시거리 50m도 안되는 꾸불꾸불 오르막 2차선 도로를 시속 70km로 달리는 판이다.백두산 직항로를 통해 천지를 관광한다면 북한은 돈을 벌어 좋고 관광객은 비용을 절약하면서 훨씬 안전한 관광을 할 수도 있다. 10.4공동선언은 이미 백두산 관광을 명문화했는 데도 뒷걸음치고 있다. 등소평이 황산을 제일명소로 가꾼 것이 31년 전의 일인데 김정일은 왜 그렇게 하지 못하는가./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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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31 23:02

[오목대] 히말리아 14좌 - 장세균

여성 산악인로써는 세계 최초로 히말리아 8000m 급 14좌를 정복한 것으로 알려졌던 오은선씨가 지난해 칸첸중카 (8586m)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무튼 의혹을 받고 있는 오은선씨나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측도 다같은 한국인이라는 데서 우리는 안타까움을 느낄수 밖에는 없다.히말리아 산맥에서 8000m 급이상의 14좌는 꼭 오르고 싶은 알피니스트들의 메카이다.특히 산이많은 나라에서 태어난 한국인들은 어느 나라사람보다 산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1986년 이후 8천미터 이상인 14좌를 지금까지 완등한 사람이 불과 20명에 불과한데도 한국인은 오은선씨까지 4명이 완등했다는것은 한국인의 피속에는 알피니스트 유전인자가 녹아 있다는 이야기이다.히말리아 산맥은 인도대륙과 티베트 고원사이에 놓여있어 카라코람 산맥,힌두쿠시 산맥, 파미르 고원과 연결되어 있고 안데스산맥의 최고봉, 6959m의 '아콩카라' 산을 제외하고는 7000m 이상의 세계 모든 산들이 모여있는 글자 그대로 '세계의 지붕'이다.바이킹 기질의 서구인들이 히말리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정복에 나선후 1953년에야 처음으로 뉴질랜드 사람, 에드먼드 힐러리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영국기를 꽂았다. 그는 언론에 말하길 '우리는 저놈을 때려 눕혔다"고 했다. 그후 24년, 한국의 고상돈이라는 산악인이 에베레스트 정상을 정복했다. 그때 그는 '여기는 정상, 더 오를곳이 없습니다.'는 말을 남겼다.그러나 2년후 그는 너무 쉬운 코스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는 자책감 때문에 괴로워 하다가 세계 최고 등정 난(難)코스라는 알레스카 매킨리산 (6194m) 원정에 나서 등정에는 성공했으나 하산도중 1000m 빙벽 아래로 추락해 사망하였다. 에베레스트 첫 등정가, 에드먼드 힐러리의 장례식은 뉴우질랜드 국장으로 치루어졌고 그의 서거일을 '힐라리 데이'라는 이름의 국경일로 만들자는 사람도 많다.히말리아 14좌를 완등한 등산가는 이탈리아 사람이 3명이고 폴란드 사람이 2명,스페인 ,스위스 미국,포루투갈,에콰도르,멕시코, 독일, 카자흐스탄, 호주,가 각각 한명이다. 기록으로 보아도 한국은 등산 초강국임이 분명하다./ 장세균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10.08.30 23:02

[오목대] 똥 이야기 체험 - 조상진

흔히'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을 건강의 3대 지표라 한다. 이 가운데 '잘 먹고 잘 자는 것'에는 신경을 많이 쓰지만 '잘 싸는 것'은 등한시 하는 경우가 많다. 또'잘 싸는 것' 즉 똥을 드러내 놓고 입에 담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사돈과 뒷간은 멀수록 좋다'는 우리 속담이 그것을 뒷받침한다.하지만 똥은 결코 더러운 게 아니다. 인간과 자연을 연결하는 훌륭한 자원이요, 우리 몸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는 보물단지다.똥은 음식물을 소화하고 남은 찌꺼기지만 원래 음식물의 50% 정도에 이르는 영양분을 지니고 있다. 이는 생태계의 분해자들이 이용할 에너지가 충분히 남아 있음을 뜻한다. 더불어 똥은 건강을 체크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한다. 어의는 매일 임금의 똥(梅花)을 통해 건강을 살폈다.하루에 싸는 양은 배설 전 48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음식을 먹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채식을 많이 하는 아프리카 농민들은 서구인들보다 4배가량 많은 양을 배출한다.영국 과학자 데니스 버킷은 1971년 아프리카인의 식생활을 조사한 결과 성인병이 적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것이 유명한 '식이섬유 가설'이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할수록 성인병이나 대장암 발생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또 똥 오줌을 처리하는데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성인의 경우 하루에 1.8리터 페트병으로 60여 개의 물을 써야 한다. 이는 총 생활용수의 27%에 해당한다.이러한 똥을 교육하는'똥 이야기 체험 캠프'가 장수군 계남면 하늘소 마을에서 열렸다.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이 올해 세번째 캠프를 차린 것이다. 백화산 자락에 위치한 이 마을은 12가구로 이루어진 귀농 공동체로,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을 위한 순환농법 시범단지다.이곳에서는 소에게 배합사료가 아닌 풀을 먹이고, 풀 먹은 소가 눈 똥을 논밭에 다시 넣어 농사를 짓는다. 화장실도 수세식 화장실이 아닌 대소변을 구분해 모아 뒀다가 발효시켜 다시 밭으로 보내는 푸세식 화장실이다.똥을 의미하는 한자말 분(糞)은 재미있다. 쌀(米)이 모양을 달리(異)한 것이다. 어찌 보면 똥은 곧 밥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치를 어렸을 때 부터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밥이 생명이라면 똥 또한 생명이니까./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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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27 23:02

[오목대] 막걸리 정치 - 백성일

전북 정치의 일번지는 전주다.요즘 전주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정치 행태를 보면 역겨움이 절로 난다.떡줄 사람은 생각치도 않은데 자기네들끼리 막걸리 잔이나 나누면서 차치고 포치고 하기 때문이다.친구들끼리 만나 대포잔 기울인 것을 나무랄 생각은 없다.하지만 명색이 공인이란 사람들이 불구대천지수처럼 막말할 때는 언제고 마치 손바닥 뒤집듯이 너무 가볍게 놀아 가소로움이 절로 나기 때문이다.박종문 정무부지사가 취임을 계기로 지난 지방선거 때 친구들간에 껄끄러웠던 앙금을 씻어 내기 위해 전주에서 지난주 막걸리 파티를 열었다.정동영의원과 장세환의원 송하진전주시장 김희수 전도의회의장 등이 참석해서 갈등을 해소하고 지역발전에 동참키로 하는 등 우의를 과시했다.이날 자리를 함께 한 면면들은 전주고 48회 동기들로 결혼식 사회까지 볼 정도의 절친한 친구들이었다.그러나 이날 만남은 표면상으로는 화해를 한 것처럼 보였지만 그 이면에는 정치적 속내가 가득했다.'저는 많이 부족한 대통령 후보였습니다'라는 반성문까지 쓴 정의원은 당장 10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염두에 두고 또다시 전주와 도내서 표를 얻어야 할 입장이고 장의원도 누가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다음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지난 시장선거에서 송시장을 폄훼하고 김 전 도의장을 추켜 세워 여론으로부터 등 돌려진 장의원은 화해 제스쳐를 보내 여론을 자기 쪽으로 되돌려 놓고 싶은 생각이 꿀떡 같았을 것이다.문제는 자기네들끼리 모여서 앙금을 털든지 말든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시민들을 안중에 넣지 않았다는 것이다.정의원의 송시장 공천 배제 발언으로 촉발된 문제라서 전주시민들은 정의원 한테 실망이 컸다.발언 당시만해도 정의원은 예전처럼 자신의 말 한마디면 모든 게 끝날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 같다.결국 정의원은 역풍을 맞고 송시장을 지지할 수 밖에 없었다.힘들 때마다 어머니 품처럼 정의원을 따뜻하게 안아줬던 전주시민들의 시선이 예전 같지 않다.지난 선거에서 송시장이 얻은 표심에 모든게 녹아 있다.정치를 너무 쉽게해 내공이 부족한 탓인지 정의원은 신뢰가 덜 간다./ 백성일(수석논설위원)

  • 정치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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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25 23:02

[오목대] OCI의 진화 - 이경재

종자산업 분야에서 세계 2위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미국의 듀폰은 실은 서부 개척시기에 화약을 만들던 회사였다. 그 뒤 '기적의 옷감'으로 불리던 나일론을 만들어 내면서 일약 세계 제일의 섬유회사로 변신한다.듀폰은 그러나 2004년 섬유 부문을 과감히 매각해 버리고 사람들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식량산업으로 또 한번 변신을 시도한다. 식량위기와 그에 따른 가격상승, 유전자변이 식품 등이 미래 중요한 수요로 부상할 것에 대비한 것이다. 식량산업에서의 새로운 기회를 살리기 위해 종자업체인 '파이오니아'를 인수한다.종자산업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듀폰은 지금 '몬산토'에 이어 세계 2위로 우뚝 서 있다. 도무지 연관성이라고는 찾기 어려운 화약에서 섬유, 그리고 식량산업으로 종(種)의 전이를 이뤄낸 것이다.동양제철화학도 상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변신으로 글로벌 기업이 됐다. 포목상점(건복상회)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화학제품 원료를 생산하는 동양화학으로 업종의 전이가 이뤄졌고 2000년 제철화학과 제철유화를 인수하면서 동양제철화학으로 발전한다. 그 뒤 타이어 재료인 카본 블랙을 생산하던 미국의 '컬럼비안 케미컬'(CCC)을 인수할 정도로 고속 성장했다. 미쉐린과 굿이어 등 세계적인 타이어업체에 카본 블랙을 공급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회사 이름도 아예 'OCI' (대표이사 회장 이수영)로 바꾸었다.더 놀라운 건 태양광을 이용한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으로의 진출이다. 일종의 공해산업 회사가 친환경 대체 에너지사업으로의 변신을 시도, 듀폰처럼 업종 전이를 과감하게 이뤄냈다. 미래 에너지 수요의 흐름을 읽고 판단한 결과다. OCI는 미국의 태양광 업체인 '선파워'와 매출의 20%에 육박하는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이런 OCI가 전북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새만금 산업단지에 10년간 10조원을 투자, 태양광발전 소재인 폴리실리콘과 카본 블랙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 부문 세계 제일이 될 날도 머지 않았다. 직접 고용인원만 4000명에 이른다니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듀폰과 OCI는 세상의 흐름을 읽는 눈과 과단성이 있어야 최고가 된다는 법칙을 가르쳐 주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통하는 교훈이다./ 이경재 논설위원

  • 경제일반
  • 전북일보
  • 2010.08.24 23:02

[오목대] 장관 필수과목 - 조상진

이명박 대통령, 정운찬 국무총리, 이귀남 법무부 장관, 임태희 노동부 장관(대통령 실장), 현인택 통일부 장관. 이만의 환경부 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김준규 검찰총장, 민영일 대법관…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현 정부를 이끌고 있는 고위 공직자라는 점이다. 그 것 말고 또 하나는? 주민등록법 위반자라는 점이다. 쉽게 말해 위장전입자들이다. 부동산 투기와 자녀 교육을 위해 그런 것이다.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선거운동 관련), 이용섭 행자부 장관, 김명곤 문화부 장관, 이규용 환경부 장관, 이택순 경찰청장. 이들 역시 지난 정부에서 위장전입을 한 고위 공직자들이다. 모두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반면 장대환, 장상 국무총리 후보자는 2002년 위장전입 문제로 낙마했다. 당시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이렇게 일갈했다. "위장전입을 통해서 부동산 투기를 한 분이 국민들에게 '투기하지 마십시오, 위장전입 마십시오'어떻게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인지 대단히 우려스럽습니다."이같은 상황이 공수(攻守)를 바꾸어 또 다시 재연되고 있다. 오늘부터 8·8 개각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번 청문회 대상자는 김태호 총리 내정자를 비롯 모두 9명. 그런데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의 '고소영 S라인''강부자'수준은 아니지만, 상당수가 각종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위장전입은 다반사요, 쪽방촌 투기, 세금탈루, 논문표절, 막말 파문 등 끝이 없다.참여연대는 이들 중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를 부적격자로 지명, 사퇴를 촉구했다.또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MB 정권에서는 위장전입, 병역기피, 부동산 투기, 탈세가 4대 필수과목"이라며 "이 가운데 한 두개는 이수해야 장관과 청장이 된다"고 비판했다. 얼마나 비극인가.국민들은 고위 공직에 오르는 인사들이 한 점 때묻지 않은 청백리이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들도 인간인지라 흠결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출세하고 돈버는 데 혈안이 된 자가 고위공직을 맡아서는 안된다.대통령이 직접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하고 '공정한 사회'를 외치지만 왠지 공허할 뿐이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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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20 23:02

[오목대] 국치일(國恥日) - 장세균

다가오는 8월 29일은 우리가 일본에게 나라를 완전히 빼앗긴 수치(羞恥)의 날이 기도 하다. 국권을 다시 회복한 광복절과 더불어 국권을 상실케한 '한일 합방조약'의 날인 1910년 8월 29일도 국치일로써 기념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상해 임시정부도 3.1 기념일과 더불어 국치일도 함께 기념했다.국권 상실의 날을 기념코자 하는것은 치욕의 날을 다시는 가져서는 안된다는 자각 때문이다. 역사는 되풀이 될 수 있기에 더욱 그렇다. 한일 합방조약의 근거는 그 당시 5년전에 이미 일본과 맺어진 '을사보호조약'에 있다.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그 기세를 몰아 조선을 병탄하기 위해 1905년 11월 9일 '일본의 특명 전권대사'인 이토 히로부미는 의기 양양하게 서울에 도착하여 다음날 고종황제에게 일본 왕의 친서를 전달한다. 그 친서내용이 오만방자 하다." 짐이 동양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대사를 특파하노니 하나같이 복종하여 조치하소서"였다. 그 당시 일본 공사와 일본군 사령관, 하세가와는 경운궁에 일본군을 투입하여 황궁을 포위함으로써 공포감을 조성하였다. 이토가 고종 황제에게 조약승인을 강요했으나 고종은 교묘하게 조약승인을 거부하였다.이에 다급해진 '이토'는 '경운궁'에서 어전회의(御前會議)을 열도록 했으나 오랜시간이 지나도 결론이 나지 않자 '이토'는 일본군 사령관과 헌병대장을 대동하고 수십명의 일본헌병 호위속에 직접 대궐로 들어가 노골적으로 대신들을 모욕하며 메모 용지에 연필을 들고 대신들에게 조약에 찬성한다는 뜻의 '가(可)'와 반대한다는 뜻의 '부(不)'를 물었다 회의 결과 참정대신 한규설, 탁지부 대신 민영기, 법무대신 이하영은 조약에 반대표시를 했고 학부대신 이완용, 군무대신 이근택, 내무대신 이지용, 외무대신 박재순, 농상공부 대신 권중현은 모든 책임을 고종황제에게 떠넘기고 찬성표시를 했다.조약에 이렇게 찬성한 사람을 가르켜 우리는 을사년(乙巳年 )에 일어났기에 '을사 5적'이라 한다. 이 매국적인 조약협정에 반대하여 각지에서 의병이 일어났었다. 을사보호조약이 결국 5년후에 한일합방조약의 예고편이 되고 말었다./장세균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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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19 23:02

[오목대] 전북 홀대 - 백성일

전북이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는 경상도와 어느 정도 힘의 균형을 이뤘다.장 차관은 말할 것 없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힘 있는 자리에 많이 기용됐다.국가예산 확보도 한결 쉬웠다.멀고먼 청와대가 아니라 정서적으로 가까왔다.하지만 박정희 정권부터 시작해서 전두환·노태우·김영삼정권으로 이어지면서 전북은 영남에 비할 바가 못됐다.경상도 출신들이 장기 집권을 한 관계로 전북은 쪽도 못 피웠다.국가예산을 확보하고 싶어도 연줄이 없어 쩔쩔맸다.박정희정권 때는 중도통합론을 부르짓던 소석 이철승씨라도 그나마 있어 전북의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그 이후에는 그 만한 인물도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김상협 진의종 황인성 고건 한덕수 국무총리가 있었지만 그 위상과 역할은 실세 장관만도 못했다.구색맞추기 개각을 하다 보니까 어쩌다 전북 출신이 총리로 발탁된 것이지 다른 의미는 없었다.상당수 도민들은 지금 MB 정권의 전북 홀대에 분을 삭히지 못하고 있다.각종 국책사업이 잘 돌아가지 않을 뿐더러 정운천 전 농림식품부 장관을 지역 안배 차원에서 장관으로 발탁했을 뿐 2년 넘게 무장관 시대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유인촌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무늬만 전북이다.차관급 인사에서도 박선규 전 청와대 대변인을 문화관광부 제2차관으로 발탁한 것이 고작이다.장 차관 발탁에 목매는 것은 이들을 소통의 창구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정동영의원이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전북은 몰락해 가는 집안 꼴이 돼 버렸다.야당 일색인 관계로 중앙정부와 소통도 안되고 있다.전북 현안을 중앙 부처와 상의하고 싶어도 교량역할을 할 사람이 마땅치 않다.더 큰 문제는 전북 출신 중앙 부처 공직자들이 제대로 크지 못하고 있다.행정안전부 국 과장급 자리에 몇명 있을 뿐 타 부처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한나라당도 전북을 잊은 것 같다.말로만 화합과 소통을 강조할 뿐 임명직 최고위원도 없어 전북을 대변할 길이 없다.MB가 김태호씨를 총리로 발탁한 것은 "부산 경남의 민심을 되돌려 정권 재창출을 위한 것이었다"고 알려졌다.표로 재단하는 현실이어서 전북의 앞날은 험로가 예상된다./ 백성일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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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18 23:02

[오목대] '영남민국' - 이경재

"이렇게 물 좋은 때에 고향을 발전시키지 못하면 죄인이 된다", "어떻게 하는지 몰라도 예산이 쭉쭉 내려온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해인 2008년 '영포회' 송년 모임 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당시 포항시장, 시의장 등이 모인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밀고 끌면서 인사·예산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한 방증이다. '영포회'는 경북 영일· 포항 출신의 중앙 고위 정치인 모임이다.이런 모임은 일정 공동체 의식을 갖고 보편적 이해관계에 대해 공통된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공유된 의식이 권력핵심을 연결고리 삼아 서로 이익을 주고 받는다면, 나아가 집단 이기주의나 파벌로 발전해 권력마저 독점하려 든다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언급한 '공정한 사회'는 더더구나 아니다. 한 나라의 인사와 예산정책이 그런 식으로 좌지우지돼선 안된다.이명박 대통령은 8·8 개각에 이어 최근 차관 인사까지 마무리했다. 국무총리(후보자), 국회의장, 국정원장, 국세청장(후보자), 경찰청장(후보자) 등 권력 핵심이 모두 영남 출신으로 짜여졌다. 대구 출신인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까지 합하면 주요 사정기관의 요직을 영남이 거의 독차지했다. 배득식 국군 기무사령관도 경북 달성 출신이다.이러니 군사정권 때보다 더한 편중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이 아닌 '영남민국'이란 착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청와대 60명의 비서관과 수석비서관의 40%도 영남출신이다. 전북 출신은 차관 23명중 단 한명만 달랑 끼었고 장관은 단 한명도 끼이지 못했다. 무능해서 그런가, 아니면 '영포회' 같은 조직이 없어서 그런가.'영남민국 잔혹사'(김욱 서남대 교수 저)는 말한다. "한 지역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것은 숱한 사회적 비효율과 비근대적이고 위선적인 정치를 조장한다." 그러면서 "영남 패권주의 역사는 나쁘며 이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간단한 명제 조차 합의하지 못한다면 누구든 끝까지 싸울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선거 때는 호남몰표를 호소했지만 권력이 자신의 손에 들어오는 순간 돌변해 '호남 없는 개혁'을 드러낸 이 정권도 예외는 아니다. 변방에서 화려한 영남인맥을 바라보는 심정이 너무나 초라하다./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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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17 23:02

[오목대] 만해(萬海) 한용운 - 장세균

지난 11일부터 열렸던 강원도 인제에서의 만해(萬海)축전은 그의 생애와 사상을 기리는 열정으로 뜨거웠다고 한다. 만해 한용운은 너무도 잘알려진 '님의 침묵'의 주인공이다. 님의 침묵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님만이 님이 아닙니다. 봄비는 장미화의 님이요 철학은 칸트의 님이며 중생은 부처의 님이다.' 자기 마음속에 기린것은 모두 님이라는 것이다. 한용운의 치열한 삶속에 특히 돋보이는 몇 대목을 소개한다. 그는 기미 독립만세 운동에 참가한 민족 33인중의 한사람이면서 독립선언서를 직접 낭독한 장본인이다.최남선이 작성한 독립선언서가 너무 유약하다 하여 마지막 부분인 공약(公約) 3장을 직접 지어 첨부했다. 독립선언서에서 일종의 행동강령이라 할 공약(公約) 3장이 본문보다 백미(白眉)라고도 한다. 그가 쓴 '조선불교 유신론'은 한국 불교 현대화의 효시(嚆矢)라 하겠다. 그의 주장인 불교종단 행정의 단일화는 오늘의 총무원을 낳았고 팔만 대장경의 한글번역은 오늘의 역경원(譯經院)을 탄생케했다.3.1 독립만세 사건으로 민족 대표, 여려 사람들이 투옥되게 되었을때 그는 재판과정에서 변호사의 도움을 받지 말것과 감옥에서 사식(私食)을 받지말것을 주장한바 있다. 변호사의 도움을 거부한것은 자기나라 독립을 주장하다 구속된것은 당연하고도 떳떳한 일이라 남의 도움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 성북동에 어렵게 자택(自宅) 하나를 마련하면서 일본 총독부 건물이 보기싫다 해서 북쪽을 향해 지었다고 한다.나중에는 이집에서 독립운동으로 옥사(獄死)한 김동삼을 장례해주었다. 그의 집에 찾어오는 친구로는 홍명희,오세창,최린, 이광수,여운형등이었으나 나중에는 친일문제로 이광수 최린은 거절당했다. 그는 오랫동안의 독신생활을 청산하고 간호원 출신인 유(兪)씨와 결혼을 해서 한영숙이라는 딸 하나를 두었다.그는 자기딸을 일제 식민지 호적법에 반대하여 호적에 올리지도 않고 그가 직접 선생이 되어 소학(小學)을 딸에게 직접 가르쳤다. 한용운은 역사가인 단재 ,신채호의 비석문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아깝게도 그는 그가 그렇게 염원했던 조국의 해방 1년전에 입적하였다./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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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16 23:02

[오목대] 김대중 자서전 - 조상진

"돌아보면 파란만장한 일생이었다. (중략) 다섯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고, 6년간 감옥에 있었고, 수십 년 동안 망명과 연금생활을 했다. 대통령 후보, 야당 총재, 국가 반란의 수괴, 망명객, 용공분자 등 나의 호칭이 달라질 때마다 이 땅에는 큰 일이 있었다. 그 한 가운데 서 있었다."최근 출간된 김대중 자서전의 서문인 '생의 끄트머리에서'에 나오는 대목이다.지난해 85세로 작고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인권과 남북화해, 경제난 극복, 정보강국의 초석을 놓은 인물이다. 또한 지역감정의 피해자겸 수혜자라 할 수 있다. 이같은 과정에서 '행동하는 양심'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이 책은 1·2권을 합해 1400쪽에 이르는 만만치 않은 분량이다. 그러면서도 웬만한 소설책 보다 재미있다. 생동감도 있다. 2년 동안 41회에 걸쳐 김 대통령이 직접 구술한 인터뷰와 생전의 다양한 기록을 참조해 진실성을 높였다. 김택근 대표집필자의 짧고 유려한 문체까지 더해져 눈길을 떼기 힘들 정도다.주목할만한 대목도 수두룩하다. 해방공간과 6·25 전쟁때 좌우익으로 부터 목숨을 잃을 뻔한 얘기며, 호남이 당선시킨 박정희 대통령, 납치사건과 일본·미국의 이중적 대응, 광주항쟁, 케임브리지 시절, IMF위기 극복과정, 남북정상회담 비화, 노벨상 수상 등 흥미로운 대목이 곳곳에 펼쳐진다. 그런가 하면 한국 현대사를 끌고 온 이승만 김구 조봉암 윤보선 장면 박정희 이철승 김영삼 김종필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이명박에 대한 그의 생각도 드러나 있다. 또 카터, 클린턴, 부시, 고르바초프, 헬무트 콜, 스티브 호킹 등에 대한 생각도 눈길을 끈다.특히 엄혹하던 시절, 옥중에서도 부단히 자신을 갈고 닦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600권이 넘는 책을 정독하고, 50살이 넘어 영어를 독학하고, 봉함엽서 1장에 1만4000자를 써 넣은 편지가 '옥중서신'으로 출간되는 대목은 인간신화라 할만 하다. 눈물 많은 인간적인 면모도 가슴을 울린다.그런 그에게도 후보단일화와 아들 문제 등에는 회한이 서려 있다.또한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가져야 한다"는 삶의 지혜도 남기고 있다. 부록인 DVD에 수록된 1969년 3선개헌 반대 명연설 등은 사료적 가치도 크다.그의 자서전이 있어 이번 여름은 풍요로웠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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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13 23:02

[오목대] 언어와 사고 - 장세균

우리 사회전반에 욕설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의 사적 언어에 욕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과거의 대학생이라는 신분은 희소가치와 더불어 사회 지성인이라는 위상 때문에도 품위와 격조있는 언어구사에 신경을 많이 썼다. 또, 이런식 어법은 말하는 화자의 유식(有識)함을 나타내기도 하기에 더욱 그랬다.그러나 지금 대학생들의 언어문화는 우려의 수준을 넘어서 심각한 단계에 와있다. 거친 언어사용이 여학생들 사회라고 예외는 아니다. 어느 버스안에서 여고생들의 너무 지나친 욕설 대화를 옆에 할머니가 질책하자 그들이 대답하길 자기들은 그래도 공부를 잘하기에 이 정도이지 다른 여고생들의 욕설은 엄청나다는것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욕설 과잉은 우리 사회의 불합리와 부조리 그리고 불안성에서 비롯된 면도 있다고 본다 . 그만큼 우리 사회가 내면의 갈등과 혼란을 조장해주기 때문에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욕설 과잉이 될수도 있다.흔히 스트레스 해소 방안이 세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하나는 신체활동을 통해서 해소하는 방안으로써 운동을 하거나 욕을 하는것이다. 둘째는 욕구 충족으로써 많은 음식을 먹는다든가 성관계를 맺는다든가, 셋째는 정신 활동으로써 독서를 한다든가 음악을 감상하는것이다. 욕설은 첫번째의 신체활동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방안이 된다고 하겠다.그러나 문제는 우리 사회의 욕설이 너무 지나치다는 것이다. 미국사람의 욕설은 기껏해야 'Fuck You ' 'God Damn' 'Shit' 정도이지만 우리의 욕설 ,특히 전라도 욕설은 그 양과 질에서 타(他)의 추종(追從)을 불허(不許)한다고 볼것이다. 그만큼 우리 조선 사회가 부조리 불합리했다는 뜻도 되고 특히 우리 전라도 땅의 민중들의 삶이 그만큼 고달펏다는 이야기도 된다.그러나 언어는 사유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인간은 언어를 통해서 사유하는 것이지 언어를 초월해서 사고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우리의 상식으로는 먼저 생각하고 그것을 언어에 담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언어와 사유는 동전의 양면이다. 부터 줄이는 것이 문화 선진국민으로의 일보이다/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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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12 23:02

[오목대] 나이가 벼슬 - 백성일

우리나라 사람들은 뿌리 깊은 '순위 매기기' 의식이 숨어 있다.처음 만났을 때 실례를 무릅쓰고 나이부터 물어 본다.'서열의식'이라고 하는 이 성향은 나이 비교를 통해 순위를 매겨 마음의 안정을 꾀하겠다는 생각이다.농경 사회가 주류를 이뤘던 시절에는 '나이'는 그 사람의 '경험의 양'과 '경험의 질'을 평가하는 하나의 척도였다.농사 짓는데 살아 있는 교과서로 통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산업화가 이뤄진 지금도 전북에서는 나이가 벼슬로 통한다.흔히 군대에서 짬밥으로 모든 것을 따지는 것처럼 밥그릇 수로 사람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지천명(知天命)인 50대도 어린 사람으로 취급 받는 경우가 많다.모임에서 물당번하기도 벅차다.사회 단체장을 맡길 때 경제력이나 영향력 못지 않게 나이를 고려한다.이순(耳順)이 넘었는데도 나이 타령 할 정도라면 그건 문제가 있다.전주를 포함해서 도내 사회는 아직도 보수적이다.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주저한다.학연 혈연 지연 등 연줄망 의식과 지역 정서법에 얽매여 꼼작 못한다.힘 있는 사람 입줄에 오르고 눈 밖에 나면 처신하기가 곤란해 지기 때문에 눈치보기와 비위 맞추기에 바쁘다.사업가들이 필요 없는 일에 너무 신경을 많이 쓴다.관 눈치 볼라 여론 주도층 살피라 가자미 눈이 될 정도다.백번 잘했다가 한번 소홀 하면 괘씸죄에 걸린다.바깥 세상 돌아간줄 모르는 우물안 개구리 같다.정치적으로 외로운 섬에 갇혀 살기 때문이다.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누가 알까봐 끼리끼리만 해먹고 있다.지방의원이나 관공서에 다니거나 넥타이나 차고 다녀야 그래도 대접 받는다.이런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가 이어지는 한 전북 발전은 요원하다.갈수록 전북은 방안퉁수들만 많아진 가운데 안으로 쪼그라 드는 적막강산으로 변했다.나이나 따지는 비능율적 사회가 되다 보니까 이렇게 됐다.만 48세 총리가 나왔다.JP이후 39년만의 일이다.40대 총리의 출현을 충격으로만 받아들일 때가 아니다.세계적인 지도자의 나이가 40대로 낮아졌다.도지사나 시장 군수 나이가 많은 편이다.지금은 나이가 벼슬이 될 수 없다.나이는 벼슬이 아니라 스스로 반성해야 할 채찍이어야 한다./백성일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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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11 23:02

[오목대] 꽃매미 - 이경재

겨울이 되었다. 곡식이 눅눅해지자 개미가 곡식을 말리고 있었다. 이때 배고픈 매미가 먹을 것을 달라고 찾아왔다. 개미는 이렇게 말했다. "여름에 먹을 양식을 미리 준비해 놓지 그랬니?" 매미가 대답했다. "노래 부르느라고 그럴 시간이 없었어." 교과서에 나오는 동화 속의 매미는 일은 하지 않고 한가하게 노래나 부르며 일생을 보내는 존재로 그려져 있다.하지만 옛날 사람들은 매미를 후하게 평했다. "머리 모양새가 갓끈을 닮았으니 글을 안다는 것이고, 맑은 이슬만 먹고 사니 청빈하다는 것이고, 사람 먹는 곡식은 손대지 않으니 염치가 있다는 것이고, 굳이 집을 짓지 않고 나무 그늘에서 사니 검소하다는 것이고, 철에 맞추어 읊음으로써 절도를 지키니 신의가 있다."중국 진나라 시인 육운(陸雲)은 이처럼 매미에게는 문ㆍ청ㆍ염ㆍ검ㆍ신(文ㆍ淸ㆍ廉ㆍ儉ㆍ信)의 오덕이 있다고 했다. 임금이 정무를 볼 때 썼던 '익선관'은 날개 익(翼)에 매미 선(蟬) 자를 써서 매미의 나는 날개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다. 매미의 오덕을 구현하라는 뜻이다.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매미 울음 소리가 요란하다. 수컷이 멀리 있는 암컷을 유인하거나 적을 위협할 때 운다. 목소리 큰 놈이 최고라는 말처럼 매미사회에서도 노래소리가 더 큰 것이 짝짓기를 더 많이 한다. 암컷매미가 수컷매미의 울음소리를 듣고 짝을 선택하는데, 수컷매미는 다른 매미보다 더 아름답고 큰 소리로 울어야 '찜'을 당한다. 한가하게 노래나 부르며 생을 즐기는 게 아니다. 매미 합창소리는 이런 치열성의 발로이다.꽃매미(중국매미)가 확산되고 있다. 잘 울지도 않고 나무에 붙어 수액을 빨아들인다. 포도·복숭아 등 과일의 생육을 저하시키고 나무를 고사시킨다. 주홍빛 날개를 지닌 꽃매미는 2006년 천안의 포도재배 농민이 처음 발견했다. 이 농민은 당시 "너무 예쁘고 귀한 매미가 찾아 왔다"며 길조로 여겼다고 한다.그런데 4년 새 발생면적이 8000배에 이를 정도로 번식력이 강해 이젠 강원· 제주를 제외한 전국이 꽃매미 공포에 떨고 있다. 공동방제라도 해야 할 판이다. '꽃뱀'이 어수룩한 사람 등쳐먹고 화사한 독버섯이 사람 잡는 것처럼 꽃매미가 농민을 울리고 있다./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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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10 23:02

[오목대] 맥아더 동상 - 장세균

맥아더 동상은 인천 상륙작전을 기념하기위해 인천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1957년 9월에 송학동 자유공원에 세운 높이 5미터의 청동 주조물이다. 망원경을 들고 인천 앞바다를 주시하는 듯한 맥아더의 동상은 여려번 철거 수모를 당할뻔 했었다. 맥아더 동상 철거를 누가 환영하는지는 다 알려진 사실이다.인천 상륙작전의 성공은 대구 부산 낙동강 부근까지 진출했던 북한군에게 결정적 타격을 가하게 되었고 전세(戰勢)는 하루 아침에 뒤바뀌게 되었다.맥아더 장군은 6. 25북침 당사자인 북한으로써는 다 이긴 전쟁을 망가트린 장본인이 된셈이다.인천 상륙작전의 성공담 뒤에는 맥아더 장군의 성격이 놓여있다.전장(戰場)에서 최고 사령관의 성격은 매우 중요하다. 맥아더 장군의 명석한 두뇌는 이미 정평이 나있었다. 그는 미국 육군 사관학교를 1903년 수석으로 졸업을 했는데 그때 그의 성적은 지금도 깨지지 못하고 있다. 용감성에 대해서도 그는 탁월했다고 한다.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항복한뒤 그는 일본 천황의 황복과 관련해 일본 아쓰기 비행장을 찾아갔는데 이 비행장은 일본 카미카제 대원들의 비행 훈련장으로써 그당시 카미카제 대원들은 항복을 거부하고 반란을 일으키고 있었던 중이었다. 맥아더의 참모들과 일본당국도 그의 신변안전을 위해 비행장 방문을 반대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전투시에도 헬메트와 가스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그의 명석한 두뇌는 불리한 상황을 오히려 유리한 상황으로 판단하는 한 차원 높은 전략에 발휘되었다. 그 당시 합동참모부는 인천 상륙작전의 성공률은 5000분의 1로 보았다. 실패가 예약된 전략이라는것이다. 왜냐하면 인천은 간만의 차가 9m에 달하고 원거리 상륙으로 상륙용 선박이 부족하고 병력차출로 낙동강 방어선 유지가 어렵다는 이유이다.그러나 맥아더는 아군이 어렵게 본다면 적군(敵軍)도 아군이 인천 상륙작전을 감행하리라고 상상치 못할것이기에 상륙작전을 밀어부쳐야 한다고 판단한것이다. 군산에 상륙하는척 하면서 결국은 인천을 택해 밀어부쳐서 성공을 한것이다. 맥아더 동상이 인천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것이다./장세균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10.08.09 23:02

[오목대] 독서 피서법 - 조상진

불볕더위가 한창이다. 푹푹 찌는 무더위로 전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고, 열대야로 고통스런 밤이 이어지고 있다.이런 때 가장 좋은 피서는 뭘까. 여유가 있어 외국여행에 나서거나, 시원한 리조트에 몸을 맡길 수 있으면 다행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독서 피서가 어떨까 한다. 몸 하나 추스리기도 힘겨운데 무슨 공자님 말씀이냐고 할지 몰라도, 지나고 보면 이 보다 값진 피서도 드물 것이다.굳이 선인들의 예를 들자면 조선시대 영명한 군주였던 정조를 들 수 있다. 요즘 TV드라마 '동이(同伊)'로 뜨고 있는 후궁 숙빈 최씨의 아들이 그다. 일득록(日得錄)에 따르면 그는 규장각 직제학에게 "더위를 물리치는 데는 독서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책을 읽으면 몸이 치우치거나 가울어지지 않고 마음에 주재(主宰)가 있어서 외기(外氣)가 자연히 들어오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개혁정책의 원동력이 독서였던 셈이다.또 홍길동전으로 유명한 허균은 1만여 권의 책을 소장한 장서가였다. 그 역시 "독서로 피서하는 것이 정말 좋은 방법"이라고 한정록(閒情錄)에서 밝히고 있다.현대의 성공한 CEO들도 마찬가지다. 삼성그룹 경영 혁신의 대명사였던 삼성SDI 손욱 상담역은 자신이 독서광이면서도 '문사철(文史哲) 600권'이란 말을 들으면 스스로 반성한다고 말한다. 이는 문학서적 300권, 역사서적 200권, 철학서적 100권을 읽어야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공학도였던 그가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목일 것이다.이메이션코리아 이장우 사장은 최소한 한 분야를 이해하려면 관련서적 100권, 또 전문가가 되려면 외국유학도 좋지만 1000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이같은 본격적인 독서 말고, 여름에는 장편소설류를 읽는 게 제격이 아닐까 싶다. 경험상 토지나 임꺽정, 아리랑, 혼불, 로마인이야기 등이 해당된다. 방에 콕 박혀 선풍기 하나에 의지하면 그만이다. 물론 처음에는 지루하고 짜증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참고 견디다 보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불과 며칠 사이에 조선 여인네의 삶이며 수천년 로마의 역사속을 거닐다 온 느낌에 절로 행복해질 것이다. 누워서 보다 엎드려 읽다 졸리면 자고 또 깨어나 읽다 보면 어느 새 귀뚜라미 울음을 듣게 될 것이다./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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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0.08.0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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