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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선(善)플 달기'

‘유리창이 깨진 빈집을 방치하면, 이 건물이 관리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도 유리창을 깨뜨려 결국은 그 동네 전체가 슬럼화 된다’. 유리창 파손, 낙서등 경미한 범죄를 방치하면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제임스 Q 윌슨과 조지 L 켈링이 1982년 한 월간지에 기고한 범죄이론이다. 1994년 뉴욕경찰은 치안유지를 위해 이 이론을 적용했다. 건물 낙서나 무임승차, 윤락행위와 같은 경범죄를 집중 단속하면 범죄도 줄어들 것으로 봤다. 실제 범죄단속의 성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 2년만에 우범지역이었던 할렘지역의 범죄율이 40%나 떨어졌다고 한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 입증되는 또 하나의 현장이 최근의 인터넷 사이트다. 익명성을 내세워 무차별 인신공격을 가하고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만들어 유포하는 악플 (일명 악성 댓글)이 범람하고 있다. 제재없는 일탈행위는 속성상 전파력이 크다. 특정인을 겨냥한 악플은 일단 떴다하면 순식간에 통제 불능의 속도로 퍼진다. 이같은 여파는 얼마전 체중감량으로 TV에 출연한 한 여고생이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한 사건처럼 예기치 않은 파국을 부른다. 사례는 비단 이 여고생만이 아니다. 정다빈 유니 등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연예인들도 악플때문에 마음고생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대선 예비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린 네티즌이 구속되고,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해 상대를 비난하는 댓글을 올린 네티즌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다.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악플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공동의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에 무관심할 때 공동체의 이익이 위협받을 수 있다.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을 황폐한 슬럼으로 만들지 않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보통신부도 주요 포털사이트에 댓글을 달때 본인의 신원을 확인해야 하는 제한적 실명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회 일각에서 악플의 폐단을 막고 건전한 댓글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최근 ‘선(善)플달기 운동’을 시작했다. 이에 호응하여 전북일보등 한국지방신문협회 산하 회원사들도 ‘선플달기 캠페인’을 범국민운동 차원에서 공동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물론 이같은 노력보다 중요한 것은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윤리의식의 정착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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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10 23:02

[오목대] 로스쿨

실로 오랜만에 법학전문 대학원(로스쿨)설치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동안 국회법사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미적거림으로 주춤했던 법안이 국민들의 따거운 눈총에 백기를 든것이다.지금까지 이 법안이 지체된 이유는 법사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 대부분이 변호사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꼴이었고 그들 발에 그들 스스로 도끼질을 하라고 한셈이었다.처음부터 법안 심사 주체가 될 수가 없었던 사람이었다 그러니 차일피일 지연작전으로 나갔던 것이다. 로스쿨 제도는 법룰시장의 시한폭탄이다.지금까지 로스쿨 반대측의 주장은 법적지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변호사들이 로스쿨을 통해 양산되면 국민들에게 피해를 줄수도 있다는것이었다. 이주장 뒤에는 바로 기존 변호사들은 충분한 법률지식을 구비 하고있다는 전제가 숨어있다.과연 현실은 그런가. 그리고 우리인구에 비해 변호사가 너무 적다보니 희소가치의 엄청난 프레미엄을 변호사에게 주고 있다.그런데도 변호사가 너무 많다보니 사무실 임대료도 제대로 못낸다는 엄살아닌 엄살도 나오는데 이는 과거의 잘나갔던 변호사 시절보다 못하다는 것일뿐 지금도 특권직업인 것은 분명하다. 또 사법시험 통과는 곧바로 조선사회 과거시험 합격으로 동일시하여 그만한 사회적 대우를 원한다. 현재 우리나라 변호사 숫자는 약 1만명이 넘는 것으로 통계된다. 남한인구 4500만명에 만명이라면 인구 4500명에 변호사 한명꼴이다. 미국은 현재 변호사 숫자가 약 65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 인구 3억에 65만명은 인구 500명에 변호사 한명꼴이다. 이통계는 엄연히 우리나라 변호사들 희소가치의 높이를 말해준다.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법칙은 사회 어디에나 적용되는데 복잡한 사회는 그만큼 법률 수요가 많게되고 변호사 공급이 적으면 변호사 수임료는 자동적으로 오를수밖에 없다. 높은 수임료는 법원문턱을 높게 만들어 가난한 사람에게는 법의 조력은 멀리있다.그래서 유전무죄(有錢無罪)무전유죄(無錢有罪)라는 비아양거리는 은어가 나오는 것이다. 아무튼 늦게마나 통과된 로스쿨 법안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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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09 23:02

[오목대] 도굴

우리 문화재의 수난은 대부분 일제에 의해 저질러졌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일본인 골동상과 호리꾼(‘호리’는 ‘도굴’의 일본말) 패거리들이 들어 와 닥치는대로 고분을 파헤친 것이다. 그들은 초기에 주로 개성과 강화도 일대의 왕릉을 포함한 고분에서 각종 고려자기와 부장품을 노다지로 약탈해 갔다. 이들 고려자기들은 일단 서울로 모아졌다가 일본으로 반출되었다. 당시 서울의 골동상에는 이러한 도자기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고 대개 개성인삼과 함께 일본으로 보내는 선물감으로 쓰였다. 그들은 고려자기를 최고로 쳤고, 한국인을 하수인으로 이용했다. 한때 이같은 도굴과 수집으로 생활하는 자가 수천 명에 이를 정도였다니, 폐해가 어떠했겠는가.이렇게 유출시킨 고려자기 경매전시가 1909년 가을 도쿄에서 열렸는데 그때 카탈로그 서문에는 이런 귀절이 보인다. “이 고려자기는 옛날에 외국으로 건너간 것을 제외하면 한국 안에서는 단 1점도 지상에서 볼 수 없었고 모두 고분에서 파내고 있다.” 이어 이런 대목도 나온다. “고려시대 무덤들은 모두 오랜 세월의 풍우속에 꺼져 버려 우리들 눈에는 분별할 수 없으나 한국인은 막대기(쇠꼬챙이)로 그것을 찔러보고 그 속의 음향으로 감정을 하고 파내는 것이다.”이런 도굴의 역사는 기원전 기록에도 나타난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왕들의 시신이 있는 피라미드에 교묘히 미로(迷路)를 만들어도 도굴꾼들이 알아내 부장품을 도굴해 갔다. 역대 파라오들은 도굴의 방지에 부심해 BC 16세기 투트메스 1세는 눈에 띄지 않는 산골짜기 암굴에 은밀하게 왕의 시신을 매장했으나 이마저 용케 찾아내 부장품을 도굴해 갔던 것이다. 며칠전 전국을 돌며 도굴을 일삼아 온 일당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임실 운암과 익산 웅포, 경기도 여주, 경북 상주 등의 야산 묏자리에서 고려청자와 분청사기 등 고려와 조선시대 진품 도자기 10여 점을 도굴했다 경찰에 검거된 것이다. 20여 년전부터 배운 풍수지리를 활용해 명당이 있을 법한 곳을 찾아 쇠막대(탐침봉)로 1m-1m 30㎝ 가량 찔러 본후 주변을 파헤쳤다는 것이다. 요즘 도굴꾼들은 내시경 카메라까지 이용한다니 갈수록 수법이 정교해지는 모양이다. 이집트가 유명해진 것은 도굴 덕분이라는 말이 있긴 하나 도굴은 결국 범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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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06 23:02

[오목대] '잊혀진 6ㆍ25'

지난 6월25일은 6.25전쟁이 발발한지 57주년째 이었지만 평일처럼 무덤덤하게 지나쳤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반세기 전의 6.25전쟁은 자라나는 신세대에게는 남의나라 이야기로나 들릴 것이다. 이러다보면 북한의 6.25 전쟁에대한 억지주장을 신세대들은 여과없이 사실로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남한이 북한을 용서해주는것과 그들의 과거 잘못을 망각하는 것은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과거의 잘못을 용서는 있을수있어도 잊지는 말어야할 것이다. 그래야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지 않는다. 1950년에 일어난 6.25 전쟁은 북한의 김일성 구소련의 스탈린, 중국의 모택동 미국의 트루만 대통령 그리고 맥아더 사령관이 핵심 인물이다. 1950년 6월 24일 해리 트루만 미국 대통령은 주말을 고향에서 보냈다. 토요일 밤 9시 잠자리에 들려는 대통령에게 딘 애치슨 국무장관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북한군이 남한을 전면적으로 공격했다는 보고였다. 트루만 대통령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북한군을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강력한 결정을 한 것은 불과 10초조도 안됐다고 한다. 트루만 대통령의 생각은 공산주의자들이 자유세계로부터 아무런 저지를 받지 않는다면 공산국가를 이웃에 둔 작은나라들은 그들의 협박과 공세를 견디지 못할것이라는 것을 생각했다고 그의 회고록에서 밝혔다. 미국은 트루먼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미군을 한국전에 파견했으며 3년간의 전장(戰場)에서 5만명이 죽고 10만명이 부상을 당했다. 북한의 김일성이는 남침을 계획하고 소련의 스탈린을 3번 방문했다는것이 흐루시쵸프의 회고록에 나온다. 스탈린으로부터 남침에 대한 지원약속을 받었으며 중국의 모택동으로부터 사전 승인을 먼저 받으라는 지시도 받었다고 한다.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 작전으로 북한군이 밀리기 시작하자 중국의 모택동은 45만명의 중공군을 한반도에 투입했다. 이 전쟁에 하바드 대학 병사 20명이 숨졌으며 지금도 그들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이 하바드 대학 예배당 벽면에 새겨져있다. 자유를 위해 생전 듣지도 못한 이국땅에 목숨을 받쳤다는 구절과 함께. 그러나 정작 우리는 6.25를 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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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05 23:02

[오목대] 도량형 통일

근대와 고대를 막론하고 통일국가는 통일성을 지향했다. 말과 문자는 말할 것도 없고, 도량형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도량형은 길이를 의미하는 도(度), 부피를 재는 량(量), 무게를 다는 형(衡)을 합친 단어로 측정제도를 일컫는다.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이 가장 먼저 한 일이 도량형제도를 공포하고 이 제도의 표준이 되는 자(尺)와 저울을 대량으로 만들어 배포한 일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05년 대한제국이 법률 1호로 도량형 규칙을 제정하기 전 까지는 척관법(尺貫法)이 사용됐다. 도량형 규칙은 척관법을 미터법및 야드·파운드법과 혼용하도록 했다. 당시까지 길이의 기본단위인 척이 미터법으로는 0.303m, 무게 단위인 관(貫)이 3.75㎏으로 규정된게 이때 부터다. 현재 국제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는 계량단위가 미터(m)와 킬로그램(㎏)을 기본단위로 하는 미터법이다. 우리나라에서 미터법이 공식채택된 것은 1961년 계량법이 제정되면서 부터이다. 미터법은 당시 까지 혼용되던 척관단위(관, 근, 돈, 리) 사용을 금지시켰다. 단지 평(坪)은 제외시켰다. 그때까지도 등기부등본등 관련서류의 토지 건물면적을 평으로 기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법은 정부가 제정한 법인데도 불구하고 유독 찬밥대접을 받았다. 국민들은 여전히 평, 돈, 근 등 단위를 일상생활에서 거리낌 없이 사용했다. 물론 비법정단위를 쓴다고 처벌받은 사례도 없었다. 그러나 정부가 이제는 더 기다릴 수 없다는듯 그제(1일) 부터 평, 근등 비법정 계량단위 사용을 단속하고 나섰다. 적발땐 과태료 까지 물린다는 방침이다.아파트의 경우 ‘㎡’와 병행표기뿐 아니라 ‘형’ ‘타입’과 같은 유사 표현도 제재한다. 지난해 부터 홍보 기간을 두었다지만 당사자들에게는 불쑥 단속에 나선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유예기간을 더 둔다해도 어차피 과거처럼 유야무야 될 것이라는듯 강경한 입장이다. 단속에서 미국 골프장이나 가전제품등에서 주로 쓰는 야드와 인치는 제외됐다. 국민들이 더욱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대목이다. 물론 단위 표준체계 확립은 국가 경쟁력 강화의 기본이다. 그렇다해도 오랜 관습을 하루 아침에 바꾸고 과태료까지 물린다는데 당사자들은 크게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평’을 표시할 때 유사표현을 혼용하는 편법까지 규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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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7.03 23:02

[오목대] 마이클 혼다

마이클 혼다는 일본산 자동차의 일종이 아니다.지난 26일 미국 하원 외교 위원회가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규탄하고 일본총리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을 통과시키는데 일등 공신이 바로 미국 연방 하원의원인 일본인 3세, 마이클 혼다라는 사람이다. 일본 우익의 대변지라 할 산케이(産經)등 일부 신문들이 마이클 혼다 의원을 향해서 일제 포문(砲門)을 열고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고 비난했다. 마이클 혼다는 일본에게는 배신자로 우리 한국인에게는 정의(正義)의 사도(使徒)로 보였음직도 하다. 그는 “정의(正義)없이 어떻게 진정한 관계가 가능하겠는가 ?. 손에 상처가 났는데 피부를 계속 벗겨내면 절대 낫지않는다. 사과하는데 너무 늦었다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구구절절(句句節節)이 옳은 말씀이다. 그는 1941년 미국 캘리포니아 서부 월넛크리크에서 태어났다. 한때는 과학 교사였으며 1990년 산타 클라라 카운티 행정가로 정계에 입문했다고 한다. 주(州)하원 의원을 거쳐 2000년에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되었다. 연방 하원의 아시아 태평양계 미국인 회의의 의장을 맡고 있으며 한미(韓美) 교류협회 일원으로 수차례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위안부 결의안뿐만 아니라 한인(韓人)이민 100주년 기념 결의안을 지지하고 서명한 친한파(親韓派)의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에대한 일본 신문들은 혼다의원이 결의안 통과에 이처럼 열을 올리는 이유는 그동안 선거에서 중국계로부터 많은 정치헌금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혼다 의원의 용기있는 행동은 한국인에게 감동을 불러 일으키지만 그도 엄연히 정치인이기에 정치인의 속성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캘리포니아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많기에 유권자의 표심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튼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일본인의 만행의 잘못을 일본인이 나서서 결의안 통과에 열성을 다하는 것은 멀리보면 일본에게도 결국은 도움이 될 것이다.마이클 혼다의 행동은 아시아가 경제블럭으로 뭉치기위해서는 일본이 한번은 거쳐야할 홍역을 미리 예시해주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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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7.07.02 23:02

[오목대] 샌드위치 전북

샌드위치(sandwich)는 얇게 썬 두 쪽의 빵 사이에 고기나 달걀, 치즈, 채소 등을 끼워 넣은 간편한 대용식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지긴 18세기 초반 영국의 해군제독 출신 정치가인 J.M.샌드위치 백작이 트럼프 놀이를 좋아한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는 이 놀이에 열중할 때면 식사시간도 아까워 고용인으로 하여금 고기와 채소를 빵 사이에 끼운 것을 만들게 하여 옆에 놓고 먹으며 승부를 겨뤘다는 것이다. 당시 그런 식사법은 상류사회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간편해서 다른 귀족들도 따라하였고 점차 퍼져 나갔다. 이 보다 훨씬 전에 로마나 러시아에서도 빵 사이에 속(filling)을 끼워서 먹는 식사법이 있었다. 또 독일에서는 소형 빵에다 고기나 소시지를, 프랑스에서는 오믈렛이나 계란을, 미국에서는 구운 치즈를 넣는 등 방법이 점차 다양해졌다. 미국에서는 샌드위치가 한 해 22억 개가 소비될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50% 이상이 점심때 이용하며, 시애틀은 샌드위치 도시로 유명하다. 샌드위치를 우리 식으로 치면 김밥이나 주먹밥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샌드위치가 힘센 양쪽에 끼어 위축된 신세를 가리키게 되었다. 최근 삼성 이건희 회장이 언급한 ‘샌드위치 위기론’이 대표적 예다. 한국경제가 중국과 일본의 틈바구니에 낀 위기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린 것이다. 그 말 이후 언론에서는 ‘샌드위치 코리아’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이 말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직후 사용된 넛크래커(nutcracker)를 연상시킨다. 우리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품질·기술 경쟁에서 밀리고 중국이나 동남아 개도국에 비해선 가격경쟁에서 밀리는 현상이다. 이같은 샌드위치 위기론이 지난 4월 전북에서도 나왔다. 전북도가 삼성경제연구소와 함께 ‘미래발전 구상및 대형국책사업 발굴관련 워크숍’을 가진 자리에서다. 연구소는 전북의 강·약점과 기회·위기 요인(SWOT) 조사자료를 통해 “충청권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 서남해안권의 발전구상 사이에 전북이 샌드위치 양상을 띠고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통계청이 2020년 전북인구가 150만 명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발표와 연계돼 위기감을 증폭시켰다. 언론이 위기를 조장하는 측면이 없지 않으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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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6.29 23:02

[오목대] 퓨전언어

세계가 서로 이웃이 되다보니 문화도 쉽게 섞인다. 음식의 경우에도 미국식 햄버거에 김치를 넣어 김치버거가 등장한지 오래다. 김치버거는 한미 합작품이라고나 해야할 것이다. 국적이 없는 음식이 되었다. 김치의 원조는 우리지만 일본이 기무치라고 명명하여 김치의 원조 인것처럼 행세하여 수출하고 있다. 음악도 서양음악에 국악을 혼합하여 새롭게 연주하고 있다.이렇듯 문화란 가까이 있으면 서로 섞여지게 마련이다. 문화 교류현상이다. 이처럼 문화가 퓨전화 (혼합화)되어가는 중에 우리 언어 역시도 여기에서 예외는 아니다.언어의 퓨전은 좋으나 논리상 맞지않은 퓨전이 많아 문제인것이다. 길안내를 위한 이정표에는 의례히 우리말을 써놓고 외국인을 위해서 밑에다 로마자로 표기 해놓았다. 그런데 여기에 잘못된 퓨전이 너무도 많다. 서울의 예를보자. 종로 3가를 Jonro 3-Ga로 을지로 2가를 Ulgiro 2-Ga로 로마자로 표기했다. 이런 잘못된 표기는 외국인들에게 엄청난 혼란을 줄뿐이다. 종로 3가에 있어서 “가”란 한문의 “가(街)”인데 “길”이란 뜻이다. 이런 혼란스런 로마자는 관련 담당자들이 한문 세대가 아닌 한글세대이기 때문에 빚어진 실수이다. 종로 3 가는 당연히 Jonro 3th Street로 을지로 2가 역시도 Ulgiro 2th Avenue로 표기해야 마땅하다. 서울 동대문과 남대문의 로마자 표기도 Dongdaemun과 Namdaemun으로 되어있다. 이것 역시도 East Gate 그리고 South Gate로 표기해주는 것이 외국인의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문제를 관계당국자에게 지적해주어도 묵묵부답 이라고 한다. 영어공부에 목숨을 걸다시피한 우리가 이런 하찮은 생활영어에 엄청난 실수를 하고 있다. 이런 잘못된 표기가 서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국에 걸쳐있다. 전주도 마찬가지이다. 전주 객사앞을 통과하는 충경로를 Chunggeono로 태조 2길을 Taejo 2 Gil로 표기했는데 “충경로”에서 “로”는 한문의 “路”자로써 “길”을 뜻한다. 그런데 “로”를 No로 표시했으니 이중의 잘못이다. 우리지명의 한문의 뜻을 모르다보니 이런 우(愚)를 범하는 것이다. 우리언어를 올바른 로마자로 퓨전화 한다면 누가 반대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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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6.28 23:02

[오목대] 골프와 주식투자

머피의 법칙은 일종의 경험 법칙이다.미국 에드워드 공군기지에 근무하던 머피(Edward A. Murphy) 대위가 1949년 처음 사용했다.머피는 충격완화장치 실험이 실패로 끝나자 그 원인을 한 기술자가 배선을 제대로 연결하지 않아 생긴 사소한 실수라는 걸 알았다.전극봉을 설계한 머피는 이를 보고 “어떤 일을 하는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중 한가지 방법이 재앙을 초래 할 수 있다면 누군가가 꼭 그 방법을 쓴다고 말했다.머피의 법칙이 바로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이 법칙은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어김없이 잘못되어 간다는 의미로, 인생살이에 있어 나쁜일은 겹쳐서 일어난다는 설상가상의 법칙과도 같다.발생 가능성이 있는 것은 반드시 일어 난다는 머피의 법칙과 반대되는 것이 샐리의 법칙이다.여 주인공 샐리에게 일어 날 수 있는 행복은 반드시 일어 난다는 것이다.결국 상충되는 이 두가지 법칙은 서로 확률은 반반씩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머피의 법칙에 더 예민하게 집착하는걸까. 직장인에게도 이상한 머피의 법칙이 따라 다닌다.자신이 맘에 들어했던 주식들은 모기업 부도,총수의 비리,아니면 꼭 하한가로 귀결되거나 한번 집중 투자해보면 중국발 충격,나스닥 폭락,난데없이 북핵위기가 찾아든다.이 때문에 업무와 주식투자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는 직장인들의 고뇌가 오늘도 이어진다.요즘 부동산 투기가 막히면서 시중 여유 자금이 증시쪽으로 몰리며 장을 이끌지만 결국 손해 보는 쪽은 있게 마련이다. 골프와 주식투자도 닮은 꼴이다.현명한 투자자들은 주가가 뛸때 그 순간을 억누르려고 애쓰고 주가가 떨어질때도 더 큰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작은 손실을 감내한다.마찬가지로 골프도 잘 나갈때 자제하고 추락할때 더 이상의 악화를 막는 냉정한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버디나 연속되는 파같은 것은 주식시장의 주가 고공행진과 비슷해서 언제 추락할지 모를 위험을 안고 있다.볼이 러프나 벙커,OB 지역으로 들어갔을때 실점을 만회하려고 덤벼 들었다가 더 큰 화를 자초하듯 주식투자도 작은 손실을 거부하다 더 큰 피해를 입는다는건 골프와 같다. 악재가 겹치는 머피의 법칙도 골프에 똑같이 적용된다는 걸 알 수 있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6.27 23:02

[오목대] 갈색 여치

193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작가 펄벅의 ‘대지’에는 메뚜기떼가 농경지를 습격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묘사됐다. “하늘이 밤처럼 컴컴해지고 메뚜기들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 메뚜기떼가 내려 앉는 곳은 졸지에 누런 황무지로 변해 버렸다”. 피해가 이처럼 엄청났으니 중국인들은 메뚜기떼의 공습을 하늘의 재앙으로 여겼다. 메뚜기떼 공습에 시달리는 지역은 아프리카 중서부 일대를 비롯 중동, 동남아, 남미 일대이다. 메뚜기떼의 재난은 구약성서에도 나오는 것으로 보아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닌 것 같다. 문제는 메뚜기떼가 갈수록 더욱 극성을 부린다는데 있다. 지난 2004년 중동 일대는 아프리카에서 이동해온 메뚜기 수십억 마리의 습격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이에 앞서 1957년과 1998년 인도양에 위치한 섬나라 마다가스카라에도 메뚜기떼가 훑고 지나갔다. 정부와 유엔까지 나서 군대와 항공기를 동원하고 농약을 지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중국도 지난 2000년 중북부지방 농경지 366만여㏊가 메뚜기떼로 초토화됐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충북 영동지역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갈색여치가 수만마리씩 떼를 지어 날아다니며 복숭아·포도등 과수의 열매와 잎을 마구 갉아 먹었다. 피해 지역이 늘면서 자칫 외국의 메뚜기떼 습격과 같은 재앙을 연상케 할 정도이다. 갈색여치는 메뚜기목 여치과의 곤충으로 몸길이 2∼3.5㎝ 크기이다. 암컷 한 마리가 150개의 알을 낳는등 번식속도도 매우 빠르다. 영동은 전북 무주와 인접해 있다. 우려했던대로 무주까지 갈색여치가 이동했다. 전북도 농업기술원은 어제 “최근 무주의 복숭아 과수원에서 갈색여치가 발견됐다”고 밝히고 “아직 발생빈도가 낮아 피해는 경미하지만 고온다습한 조건에서 밀도가 높아지므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주지하다시피 무주는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청정고장이다. 주산품인 사과는 전국 제일의 맛과 품질을 자랑한다. 친환경 농업지역인 무주에 갈색여치가 번성하면 그 피해는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전문가들은 갈색여치의 급증 이유를 지구 온난화나 농약 사용량 감소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속히 정확한 원인을 조사해 체계적인 방제대책을 세워야 한다. 새삼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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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6.26 23:02

[오목대] 하바드 대학으로

한국 학부모들의 잘못된 교육관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최근 한국이 미국 동부 지역에 일본 , 중국등을 제치고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내오면서 부터이다. 한해 기숙학교 학비가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까지 하는 동부의 명문 사립 고등학교에 입학시즌이 되면 한국 학부모들이 단체로 몰려와 순례를 한다고 까지한다. 한국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국가적 자산이라고 까지 호평은 받지만 그릇된 교육열은 그릇된 인간을 만든다. 미국 고등학교에 유학보낸 한국 학부모들은 오로지 자기 자녀들이 하바드 대학으로만 진학하길 주장한다고 한다. 미국 하바드 대학은 미국 대학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원래는 유능한 목사를 배출하기 위해서 미국 건국전에 세워진 대학이다. 미국 대통령 48명중에 존 에덤스를 비롯해 6명의 대통령이 이곳 출신이기도 하다. 하버드의 여러 단과대학에서도 법대의 존재는 가히 독보적이라 할 것이다.그래서 그런지 한국 유학생 부모들은 자기 자녀가 하버드 대학만 졸업하면 무조건 성공가도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미국 대학의 교육 목적은 모든 분야에서 개척적 도전적 정신을 가지고 자기 분야를 이끌고 갈 지도자를 기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래서 우리처럼 대학 입학 기준을 수능시험에만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 생활 기록도 중시한다. 학교생활에서 얼마만큼 클럽활동이나 봉사활동을 앞장서서 왕성하게 했는가등을 중요한 입학조건으로 심사한다. 단지 공부만 잘하는 학생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미국에서 한국 유학생들의 무조건 암기식 공부, 잦은 부정행위 , 거짓말도 구설수에 올랐다. 암기식 공부나 부정행위는 한국에서 이미 익혀온 습성이라 타국에서도 버리지를 못하는 것이다. 한국 학부모들의 하버드 대학 타령은 자녀들에 대한 올바른 인성교육은 목전에 없고 오직 사회적 성공만을 염두에 둔 잘못된 교육열의 결과이다. 한국 학부모들의 빗나간 교육열이 미국에서 까지 구설수에 올라 국가적 망신살이 되어서는 안된다. 미국 대학들의 건학 이념들은 자아 성취를 통한 사회발전에 있다는 것을 먼저 한국 유학생 부모들은 숙지(熟知)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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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6.25 23:02

[오목대] 치명자산 구름다리

천주교에서는 전주를 일컬어 ‘한국의 예루살렘’이라 부른다. 그것은 조선 후기 천주교가 들어와 크게 발전하였고, 더불어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박해를 받아 순교하였기 때문이다. 그 순교의 핏자국은 지금도 초남리(완주군 이서면 남계리)와 남문 밖(지금의 전동성당 자리), 전주옥(全州獄·전북대 평생교육원 자리), 숲정이, 치명자산 등에 남아 있어 순례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당시 순교의 중심에는 유항검(1756-1801)이 자리한다. 전주부 초남리 태생인 그는 덕망이 높은 대부호였다. 1784년 이승훈으로 부터 세례를 받고 천주교에 입교, 호남지방에 처음으로 복음을 전파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는 중국에서 주문모 신부를 모셔올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자신의 가족과 친척, 마름과 노비 등은 물론 고산 무장 영광 등지까지 선교영역을 넓혀갔다. 하지만 이종4촌이었던 윤지충이 1791년 어머니 상을 당하면서 박해의 칼날 위에 서게 된다. 윤지충은 신주를 불태우고 장례를 치르는데 이것이 조정에 알려져 전주 남문 밖에서 참수된다. 다행히 유항검은 풀려났으나 1801년 신유박해는 피하지 못한다. 당시 전주일대에서 200여명의 천주교인이 체포되는데 이 과정에서 그가 주도한 대박청원사건이 드러나, 남문 밖에서 능지처참된다. 그의 머리는 남문 누각에 효시된다. 또한 유항검의 아내 신희, 아들 중철과 문석, 며느리 이순이, 동생 관검의 아내 이육희, 조카 종성은 귀양길에 전주로 압송돼 전주옥과 숲정이에서 처형된다. 이들 중 유중철(요한)과 이순이(루갈다)는 세계 교회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동정(童貞)부부로서 ‘한국 순교사에 가장 빛나는 진주’로 칭송되고 있다. 이들이 처형되자 노복과 친지들이 거두어, 초남리와 가까운 김제군 용지면 바우배기에 임시로 묻는다. 그 후 1914년 전동성당 보두네 신부와 신자들이 이들 7명을 치명자산에 합장묘로 모시게 된다. 이 묘지에는 1949년 대형십자가가 세워지고 1984년 지방기념물 68호로 지정된다. 1994년에는 묘지앞에 제대가 세워지고 그 아래에 성당이 건립되었다. 이러한 역사가 깃든 치명자산과 오목대를 250m의 구름다리로 연결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전주시 도시환경분과협의회에서 나온 것으로 생태관광 코스로 개발하자는 취지인데 기발하긴 하나 여러모로 따져봐야 할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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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6.22 23:02

[오목대] 브랜드 왕국(王國)

고대 아테네가 민주주의 꽃을 피울수 있었던 것은 농업 도시국가가 아닌 상업 도시 국가였기 때문이었다. 아테네 도시는 산이 많고 농토가 적으면서 인구가 많아 인근 지역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빋아 그것을 가공하여 다시 되파는 식의 장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지정학적 어려움이 오히려 아테네를 상업국가로 도약시킨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키케로의 말처럼 곤란이 클수록 영광도 크다는 식이다.원료를 가공하여 이웃나라에 수출한다는 것은 요즈음 표현으로 한다면 그들은 일찌기 상품을 브랜드화 한것이었다.수입된 원료에다 기술을 가미한 것이다. 자원 빈곤국인 우리가 지향해야할 미래형이 바로 고대 아테네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와 비슷한 자원 빈곤국 독일이 아테네의 길을 걸었던 것이다. 독일이라면 우선 독재자 히틀러를 연상할수도 있지만 우리주위에 위풍당당히 굴러다니는 자동차의 왕자, 벤츠나 B M W가 그들의 세계적인 브랜드 이다.그들이 만든 벤츠,B M W의 80%가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독일은 이미 세계 최초로 1941년에 콘라트 추체라는 토목 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컴퓨터를 개발했다. 그리고 현재 지구상에서 움직이고 있는 자동차의 모든 엔진 종류를 독일에서 개발했다. 자동차의 기어 역시도 독일 사람 발명 작품이고 광학 현미경보다 1800배 배율을 가진 전자 현미경 역시 독일인의 머리에서 나왔다. 독일에는 종업원 500명 미만인 중소기업이 337만개인데 여기서 일하는 인구가 자그만치 2000만명이다. 중소기업 천국이라 할 것이다. 10대 재벌의 수출액이 총수출액의 70%를 점유하는 우리와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일본이 바로 독일식의 경제패턴을 모방했던 것이다. 일본 역시도 중소기업의 수출액이 총수출액의 70%를 차지한다. 세계 500대 브랜드에 한국의 브랜드는 4개만 소속되었고 중국은 12개라고 하여 중국이 우리를 앞섰다. 한국의 브랜드는 삼성, 현대 자동차, L G, S K 텔레콤이다.참고적으로 보면 미국이 247개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같이 자원 빈곤국 일본이 43개이다.앞으로 우리 생존의 길은 과학입국(科學入國)을 만들고 기술주의 국가가 되어 브랜드 왕국이 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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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6.21 23:02

[오목대] 마중물

마중물이란 샘물을 퍼 올릴때 펌프를 작동하기 위해 부어 주는 한바가지의 물을 말한다.즉 물을 마중한다는 의미에서 마중물이라 부른다.아마 경제적 용어로는 종자돈에 해당할 것이다.종자돈이 거액의 자금을 형성하는 씨앗이 되듯 이 마중물 한바가지가 끝없이 샘물을 뿜어 올리는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발행인이자 저널리스트인 프랑크 쉬르마허는 그의 책 “가족__부활이냐 몰락이냐” 에서 아이는 이타주의라는 우물물을 길러 올리기 위해 부어야 하는 일종의 마중물과 같다면서 부모가 아이를 위해 희생을 배우듯이 아이들이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배우는 것은 형제자매를 통해서라고 적고 있다. 경제학 용어에도 펌프효과(pump effect)가 있다.경기가 불황일때 정부가 지출을 늘려 경제에 자극을 주면 그 다음부터는 더 이상 정부지출을 늘리지 않아도 경제가 알아서 잘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5년 불황극복을 위해 대대적인 공공사업을 편 것도 유수정책에 기인한 것이다. 생명의 원천인 마중물이 되는 건 참으로 중요하다.칭찬은 마중물이 될 수 있다.자신의 능력을 미처 생각치도 못했는데 칭찬 한마디로 그 사람 내면에 있던 역량을 끌어 올려 성공하게 했다면 칭찬은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누구나 타인의 삶에 영향을 줄 수가 있고 그 한마디가 타인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직장 상사의 한마디가 선생님의 한 말씀이 아니면 부모가 자식에게 던지는 한마디가 희망을 펌프질 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그제 범여권 대권주자의 한 사람인 정동영전의장이 탈당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대통합 신당의 마중물이 되어 늦어도 7월에는 대통합 신당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정치인들은 원래 뛰어난 연기자라는 말이 있다.온갖 권모술수와 중상모략이 판치는 정치판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때로는 정치인보다 포퓰리즘에 영합하는 연기자가 필요하다고 미국 레이건 대통령이 갈파한바 있다. 아무튼 정전의장의 대통합 신당 마중물 역할 선언에도 불구하고 그의 앞길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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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6.20 23:02

[오목대] 태권도의 위기

지난주 KBS TV가 방영한 기획물인 ‘아메리칸 하이킥, 익스트림 마샬아트의 도전’은 지난 50여년간 미국 무술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태권도가 익스트림 마샬아트(XMA)에 위협받는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태권도 위기 탈출을 위한 과제를 태권도인들에게 던져준 셈이다. XMA는 미국인들이 한국의 태권도, 일본의 가라테, 중국의 우슈 등 전통적인 동양무술에 체조, 서커스, 댄스들을 가미해 만든 신종 무술 장르다. 화려하고, 빠른, 미국적인 신종무술 익스트림 마샬아트가 지금 매서운 기세로 미국 무술계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한 달에 한 번씩 미국 전역을 순회하며 열리는 XMA 대회는 칼과 장봉, 쌍절곤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선수들이 출전해 신나는 음악속에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며 관중을 사로 잡는다. 대회는 유료채널인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중계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이같은 익스트림 마샬아트의 열풍속에 한국의 태권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수십년간 태권도를 지도해 온 미국 각지의 도장들이 XMA를 가르치고 있다. 태권도 용품 판매점들도 한국산 태권도 용품 대신 미국산 XMA 용품들로 진열대를 채우고 있다. 익스트림 마샬아트의 열풍이 전세계로 확산될 경우 문제는 심각해진다. 가뜩이나 태권도는 팬들이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로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한때 퇴출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며, 중국은 스포츠 동북공정(東北工程)의 일환으로 태권도가 자신들의 우슈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 태권도 종주국으로서의 한국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스포츠에서도 변화와 도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속에서 한국 태권도는 종주국의 권위를 다시 회복해야 하는 힘겨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누구나 흥미롭게 참여할 수 있는 생활무술로 보편화 하는 한편 ‘생활 속의 도(道)’를 추구했던 우리식 전통문화와 혼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수련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이 일을 태권도공원이 주체적으로 맡아 해야 한다. 그런데도 태권도공원은 부지가 결정된지 2년이 넘도록 아직 전체 사업비와 규모조차 확정짓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다. 태권도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도 하루 빨리 태권도공원을 조성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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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6.19 23:02

[오목대] 대통령의 어법(語法)

한국문단의 원로 시인중의 한분이 노무현 대통령 언어는 대통령의 언어는 아니다 라고 했다고 한다.그러면서 이승만과 김대중 전대통령들 어법은 칭찬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언어 스타일은 다른 대통령 어법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은 이미 공인된 사실이다. 그렇다고 자유분방한 어법도 아니고 단지 구어체이면서 동시에 공식석상에서 듣기에 매우 불편한 어법들이 많았다. 어느 강연에서 말하길 5년짜리 정권이라 쪽팔린다든 가의 표현은 듣기에 매우 거슬리는 어법임이 분명하다.인간에게서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한 명언들은 너무도 많다. 철학자 비트겐쉬타인은 인간은 자기가 가진 언어만큼 사고한다고 했다. 미국의 호음즈라는 시인은 모든 언어는 그 사용자의 넋이 간직된 사당(祠堂)이다고 말한바 있다. 다양한 어휘력을 가졌다면 그는 그만큼 사고가 다양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절제된 언어를 사용한다면 그는 그만큼 절제된 정신속에서 살고 있음을 뜻한다. 상스런 욕설을 많이 하면 그의 인격은 그만큼 파괴 돠어가고 있다고 볼수있겠다.순화된 언어를 사용할수록 그 사회는 그만큼 안정되어지는 것이다.그래서 대통령의 어법은 국민을 위해서도 국어순화의 모범답안이 되어야한다. 지금까지 그나라를 지배했던 인물들은 마음에 와닿는 명언들을 남겨 철학적 훈김마저 느끼게한다.러시아의 니콜라이 레닌은 “자유가 귀중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너무 귀중하므로 그것은 배급되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의 모택동은 “전쟁은 전쟁을 통해서만 종식될수 있다. 총(銃)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총(銃)은 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의 원스턴 처칠은 구 소련을 “철(鐵)의 장막”이라고 표현했는가하면 중국을 빗대어 “죽(竹)의 장막”이라고 하여 그의 언어 구사력을 보여주기도 했다.사람에게는 인격이 있듯이 언어에도 어격(語格)이 있는법이다. 그래서 영어에도 4가지 격(格)이있다. 첫째는 격(格)있는 표현법 둘째는 구어체 셋째는 가까운 사람들끼리 함부로 쓰는 속어(俗語) 네 번째는 은어(隱語)나 비어(卑語)이다. 대통령의 어법은 절대로 세 번째의 속어(俗語)는 아니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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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6.18 23:02

[오목대] 이영춘 생가

한국의 슈바이쳐라 불리는 쌍천(雙泉) 이영춘(1903-1980) 박사는 우리나라 농촌의료 활동의 선구자로 꼽힌다. 1930년대 농촌에 뛰어 들어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농민들에게 의료의 헤택을 베푼 농민의 성자였던 것이다. 군산 개정병원과 군산간호대학, 모세스영아원 등이 그가 남긴 땀의 발자취이다.그는 원래 평남 용강출신으로 평양고보와 같은 학교 사범과를 졸업하고 대구공립보통학교 교사를 지냈다. 그러던 중 늑막염에 걸려 3개월을 심하게 앓고 난뒤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1929년 세브란스 의전을 졸업한 후 황해도에서 의원을 개업했다 접고, 모교에서 병리학 강사 생활을 한다. 마침 고교 은사가 일본인 대지주 구마모토(熊本)에게 그를 추천, 전북에 내려오게 된다. 괜찮은 대우와 함께 일본인이 조선의 소작인을 위해 의사를 초빙한 뜻에 공감했던 것이다. 당시 옥구 개정에 주 사무실을 둔 구마모토는 게이오 대학출신으로 옥구 정읍 완주 등에 3000정보에 이르는 농장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딸린 소작인만 3000세대 2만명에 이르렀다. 그 때는 일본인을 포함해 전국의 의사가 800명에 불과해 병원문턱이 턱없이 높을 수 밖에 없었다. 그는 1935년 농장 사무실 한켠을 개조해 ‘자혜진료소’라는 간판을 걸고 진료를 시작했다. 직접 환자를 찾아 다니며 녹초가 되도록 진료를 하면서도 토종의학박사 1호를 취득했다.광복 이후에도 그의 인술은 계속돼 농촌위생연구소를 설립해 호남은 물론 충청과 영남에 까지 무의촌 진료활동을 펼쳤다. 또 이 연구소를 통해 걸출한 의학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그는 큰 족적을 남겼지만 부인과 자녀들에게 집한 채 남기지 않았다.개정병원과 간호대학은 2001년 경매를 거쳐 경암학원으로 넘어갔고 그가 살았던 ‘이영춘 생가’는 2003년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200호로 지정됐다. 이 건물은 구마모토가 별장으로 지은 것으로 서울의 총독관저와 서로 잘 지으려 경쟁했다고 전해진다. 프랑스인이 설계하고 일본인이 시공했으며 외부는 유럽식, 내부는 일식과 한식이 절충된 독특한 양식이다. 고풍스런 아름다움을 간직해 TV드라마 ‘야인시대’ ‘빙점’ ‘모래시계’ 등을 촬영했다. 최근 이 집에 거주하는 후손들이 학교측의 요청으로 각종 유물과 함께 집을 비워줘야 할 형편이라고 한다.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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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6.15 23:02

[오목대] 안락사(安樂死)

서울 방배 경찰서는 지난해 6월 서울대 병원에 입원중이던 말기 간경변 환자 김모씨 에게서 산소공급 호스를 떼어내 살인혐의로 고소된 이병원 의사 2명과 이를 요청한 딸을 최근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지금도 현대 의학은 시시각각으로 발달하여 가지만 역시 암이나 치매는 불치병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병실에 들어누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채 식물인간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너무 많다. 환자 본인은 물론이려니와 환자 가족들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안락사 논쟁이 자연스럽게 대두되는것이다. 찬성측은 불치병으로 고통속에서 비참하게 연명하다가 죽는것보다 편안한 죽음을 택할 권리가 있다는 의것이고 반대측은 안락사의 허용은 생명 경시풍조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안락사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고대 그리스나 스파르타에서는 생활능력이 없는 기형아나 지능이 낮은 아이들은 기아 형식으로 안락사 시켰다. 고대 로마 역시도 기형아는 출생후 즉시 죽인다는 것을 법으로 허락했다. 게르만족은 기형아를 낳으면 내다버려 굶어죽게 했다.그러나 중세 기독교 사회가 되면서부터 인간 생명에대한 존엄성이 싹텃다. 생명은 하나님께서 주신것으로 자살이든 안락사이든 간에 인간이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위배된다고 하여 인락사도 살인의 일종으로 처벌했다. 그러다가 18세기에 접어들면서 죽음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적극적 의미의 안락사를 인정하자는 사고방식이 일기 시작했다. 1930년대에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안락사 협회까지 발족되었다. 독일의 나치스 정부는 안락사라는 명분아래 정신 장애자, 쓸모없는 노인등을 학살하기도 했다.오늘날 대부분의 나라들은 안락사를 허용치 않고 있지만 스위스 같은 나라는 18세 이상 말기환자에의 치사 약물처방을 허용하고도 있다. 이렇듯 ,안락사 문제는 찬반 양론으로 갈라져는 있지만 이문제는 앞으로도 이슈의 중심에 계속 있을수 밖에는 없을것이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도 많은 환자 자신들이 안락사를 원하고 있기때문이다. 생명의 존엄성과 안락사를 동시에 만족시킬 묘방은 없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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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6.14 23:02

[오목대] 컨벤션센터

컨벤션이란 용어는 일반적으로 회의를 뜻한다.하지만 1660년과 1688년 국왕의 소집없이 열린 영국의회를 말하기도 하고 미국에서는 통상 노조 종교 교육단체의 연차총회나 정당의 전국대회를 일컬을때 사용한다.우리나라도 지식기반사회로 진입하면서 컨벤션이란 말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친숙해져 가고 있다.광주에 있는 김대중컨벤션센터가 개관하면서 컨벤션 센터와 컨벤션 산업이라는 말이 인구에 널리 회자되고 있다. 컨벤션 산업이란 대규모 회의를 할 수 있는 회의산업이다.교통과 관광 숙박등 타 분야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부가가치가 높은 만큼 각나라마다 컨벤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안간 힘을 쏟고 있다.우리나라에도 서울에 코엑스,부산에 벡스코,대구에 엑스코,창원에 세코 ,한국국제전시장,제주 국제컨벤션센터,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등 7개가 있다.하지만 심지어 예식업소까지 컨벤션 센터라 이름 붙여 고객을 확보하고 있을 정도로 상업적 유행어가 되었다. 전주시가 김완주시장 재직 당시부터 컨벤션 센터 유치에 나서고 있다.송하진 시장도 김지사와 컨벤션센터를 건립키로 하고 태스크 포스팀 구성까지 마친 상태다.전주시는 종합경기장 부지 36600여평에다 민자 1800억원 가량을 유치해서 중소 규모의 컨벤션센터를 짓기로 하고 2005년 도로부터 무상양여를 받아 놓았다.이를 위해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돼 있는 종합경기장 부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하는 도시기본계획일부 변경안을 통과시켜 놓는 등 행정적인 절차 이행에 착수했다. 그러나 전주시가 뒤늦게 컨벤션 센터를 종합경기장 부지에 건설하겠다고 나선 것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연간 국제회의 등이 몇차례 있을 지도 모른 상황에서 컨벤션 센터를 건립하는 것은 자칫 적자를 면치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이미 전주보다 여건이 좋은 제주와 광주에서도 적자를 보고 있다.또 혁신도시에다 규모와 목적은 다르지만 컨벤션센터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중복 투자가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다 열섬화를 겪고 있는 전주 도심에 민간으로 하여금 컨벤션 센터를 짓기로 한 것은 특혜시비가 뒤따를 수 있다.공항도 없어 고도로 전락해 가는 전주시에 컨벤션센터를 건립한다는 건 논란의 여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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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7.06.13 23:02

[오목대] 예체능 교과까지

성경 전도에 보면 ‘해 아래 새 것이 없다’는 구절이 있다. 이 표현은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데 그 가운데 ‘사람들은 새 것을 좋아한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이를 고상하게 표현하면 ‘변화’라고도 하는데 잘못된 경우에는 ‘개악’으로도 바뀔 소지를 안고 있다.교육인적자원부가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한 ‘중등학교 체육·예술교과학교생활기록부 기록방식 개선안’의 연구결과물을 공개하였다. 이들 교과의 평가방식에 관한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이 첨에하게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이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평가방식이 학생부에 기재하였떤 전교 석차와 수·우·미·양·가 5등급(절대평가)을 앞으로는 석차를 제외하고 우수, 보통, 미흡의 3등급(절대평가)으로 기재하고 서술식 기재를 통해서 각 학생의 특징을 기술하는 것으로 바뀐다. 고등학교는 학생부에서 원점수·과목평균(표준편차)이 삭제되고 9등급 상대평가에서 3단계 절대평가로 바꾸고 특징적인 내용은 서술식으로 기재하여 3단계 평가를 보완하겠다고 한다.이런 개선안 마련의 핵심은 “까지”에 있다. 예체능 교과 “까지”석차와 등급을 부여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데서 개선안이 출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나친 경쟁과 서열화가 완화되고 등급 부여에 교사의 자율성을 허용함으로써 평가권이 보장되며 교사의 평가부담, 학생의 학습부담이 감소할 것’이라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예체능 교과담당 선생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이런 개선안으로 예체능 교과의 수업이 이전보다 더 충실해질 것 같지는 않다. 원론적으로야 중등학교 교과과정이 균형잡힌 교양인을 양성하는데 있다고 보지만 현실은 이런 원론과 한참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내신 등급과 수능 등을 통해서 인생이 저울질되냐고 믿는 이들이 대다수인 마당에 원론은 구두선에 그칠 수밖에 없다.그래서 해 아래 새 것이 없다는 말이 여기에도 해당된다. 교육부의 의도는 선한 것이었겠지만 이들 받아들이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마음은 딴 데 있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6·10 항쟁 20년이면 그 주역들이 지금은 다들 학부모 아닌가 싶은데도 세상은 그리 달라지지 않는 모양이다. 예체능 교과목을 “까지”정도로 치부해 버리는 것은 좀 심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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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7.06.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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