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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선진국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의경우 지역사회에 성범죄자의 정보를 알려주는 ‘메건법’을 운영하고 있다. 이 법은 지난 1994년 뉴저지주에서 메건 칸카라는 7세 여자아이가 이웃에 사는 성범죄 전과자에게 성폭행 당한뒤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당시 이웃 주민들은 범인의 전과사실을 전혀 몰랐었다. 또 2005년 플로리다에서 성폭행 당한뒤 숨진 9세 소녀의 이름을 따 ‘제시카 런스퍼드법’을 시행중이다. 현재 20여개 주에서 적용하고 있는 이 법안은 성범죄자들에게 전자발찌를 부착해 감시하는 제도다. 런스퍼드 역시 한 동네에 살던 성범죄 전과자에 의해 납치 살해 됐다.현재 미국등 10여개 국가에서 전자기기로 성범죄자들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운영중이다. 이밖에 ‘성범죄자’라는 팻말을 집앞에 부착하기도 하고, 심지어 거세수술 까지 합리화하는 추세이다. 이같은 외국의 시스템과 비교하면 한국의 성범죄자 관리 시스템은 그야말로 허술하기 짝이 없다.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들의 신상을 관보와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있지만 잠재적 피해자들을 예방하는 기능은 애초부터 기대난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2월 서울 용산에서 일어난 허모양(11) 사건이다. 동네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던 50대가 허양을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사건은 큰 충격을 주었다. 범인은 성추행등 전과 9범이었다. 이웃 주민들은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우리도 상습 성범죄자에게 전자팔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채우도록 하는 법안이 처음 공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법무부가 지난해 한나라당에서 제출한 법안에 대한 수정안을 최근 국회에 제출한 것이다. 이 법안에 대해 인권단체들이 ‘이중처벌’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일부 의견이 엇갈려 처리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논란을 지켜보는 대다수 국민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성범죄는 한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는 반인륜적 범죄인 동시에 피해자의 가족에 안겨줄 평생 고통에 동감하기 때문이다. 인권도 보호해야 할 인권과 그렇지 않아도 될 인권을 구분해야 한다. 성범죄 예방을 위해 전자팔찌 부착이 최선은 아닐지라도 차선의 방책은 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남용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갯벌은 세계적으로도 자랑할만한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마존 유역, 지중해 연안, 캐나다 동부 유역, 미국 동부 유역과 더불어 세계 5대 갯벌중 한곳이 바로 우리나라다. 특히 서남해안 쪽이 굴곡이 많고 조수간만의 차가 커 잘 발달돼 있다. 우리나라 갯벌의 전체 면적은 2,393㎢. 국토의 2.4% 비율이다. 이중 83%가 서해안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전북의 갯벌 면적은 321.6㎢이지만 이미 기능상실한 새만금지구의 208㎢를 제외하면 113.6㎢ 밖에 안된다. 총량으로 따지면 우리나라 전체 갯벌 면적의 4.7%에 불과한 규모다. 그동안 갯벌은 쓸모 없는 땅으로 인식돼 왔다. 지난 80년대 후반부터는 곳곳에서 개발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간척, 매립사업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하천과 해수의 정화, 홍수 조절 기능 및 생태적 가치 등이 밝혀지면서 보전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람사협약이 규정하고 있는 습지보호지역 지정도 그 일환이다. 우리나라 갯벌 중에서도 가장 넓고 이용 가치가 많은 곳을 꼽는다면 채석강과 곰소, 고창을 꼭지점으로 하는 부안군의 줄포만(곰소만) 갯벌일 것이다. 해안선의 출입이 심하고 긴 만(灣)이라는 지형적 특성 때문이다.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는 줄포만 갯벌은 전남 함평만, 충남 가로림 만과 함께 우리나라 자연산란 및 서식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등 50여종의 바다새와 갈대 칠면초 등 염생식물, 칠게 맛조개 등 생물다양성이 매우 풍부한 곳이다. 새만금간척사업 이후 전북지역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줄포만 갯벌이 지난 15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3.5㎢, 약 105만8000평에 이른다. 이 지역에서는 공유수면 매립이나 간척, 골재채취 등의 각종 갯벌훼손 행위가 금지된다. 갯벌탐방로 등이 설치돼 갯벌체험관광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한다. 갯벌이 관광자원화되고 있는 만큼 이젠 관리와 연구 등 정책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놓고 보호등급을 매겨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는 독일의 사례가 반면교사다. 또 갯벌의 생물 다양성과 군집의 구조, 생태계의 기능, 부영양화와 적조 등체계적인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인데 줄포만 갯벌이 단순 보전차원을 넘어 갯벌의 생태계 연구와 대책을 마련하는 시발이 됐으면 한다.
나와 가족 그리고 이웃을 상징하는 빨간색 열매 세 개를 묶은 사랑의 열매가 올해도 등장하였다. 이 사랑의 열매는 수재의연금과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으던 1970년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보건복지부 산하 이웃돕기추진운동본부에서 우리나라 야생에 자생하고 있는 산열매를 형상화한 것이 사랑의 열매였다.이렇게 사랑의 열매로 상징되는 단체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다. 개별모금에 비해 모금이 효율적이며 배분 역시 형평성을 기할 수 있다는 공동모금제도는 세계 47개국이 가입한 세계공동모금회(United Way International)와 연결되어 있다. 이런 공동모금이야 어느 지역이 그 기원이라고 따질 일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1913년 클리블랜드 상공회의소에서 구성한 자선박애연맹을 그 시작으로 꼽는다.로고를 통해서도 각국의 공동모금회 성격을 가늠해 볼 수 있는데 한·중·일 세 나라는 독자적인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반면 북남미, 카리브, 유럽과 중동 그리고 아프리카 권역은 대부분 세계공동모금회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자국의 로고와 병기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사랑의 열매를 로고로 사용하는 우리나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005년 기준으로 보면 세계공동모금회에 기부하는 단체 중 가장 많은 액수인 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는 세 단체 중 하나에 든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삼성그룹이 가장 많은 액수(이백만 불 이상)를 기부하여 세계공동모금회에서의 위상을 짐작케 한다.아쉬운 것은 한국의 개인기부 비율이 20여 % 정도에 그쳐 세계 평균 70여 %에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아직도 기업단위의 기부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반면 다른 나라는 소액의 다수 기부자들이 내는 기부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그 기부금의 구성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추구한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소액 기부자의 비중이 크게 높아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판단된다.매년 12월과 1월 두 달 동안 성금을 모금하는 가늠자인 ‘사랑의 체감 온도계’가 지난해에는 122.6도를 기록했다고 한다. 올해도 12월 1일 모금을 시작했는데 그 목표액이 지난해의 1,579억 원보다 35억 원 늘어난 1,614억 원이라고 한다. 올해에는 ‘사랑의 체감 온도계’가 몇 도까지 오를 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온 나라가 사극 열풍에 휩싸여 있다. 방송 3사가 엇비슷한 시기에 방영하고 있는 대조영(KBS)과 주몽(MBC) 연개소문(SBS)이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시청자들로부터 폭팔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세 편의 사극 모두가 고구려사를 재조명하는 차원에서 제작이 됐음에도 서로 상충되지 않고 나름대로 야사를 잘 정리해나가고 있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어쨌거나 신라가 당나라의 힘을 빌어 반쪽 통일을 한 후 고구려는 한반도의 변방 정도로 전락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늦게나마 그 참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주었으니 정말 다행한 일이라 아니할 수가 없다.북한 땅이라는 이유로 우리들 관심 밖으로 벗어나 있던 고구려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게 된 것은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동북공정(東北工程)이라는 것 때문이다. 동북공정이란 중국 국경 내에서 일어났던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연구 프로젝트를 말하는데 황당하게도 그들은 고조선과 고구려 발해가 고대 중국의 지방정권이었다고 우겨대고 있으니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이는 필시 한반도가 통일됐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영토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간교한 속셈이 깔려있는 게 분명하다.이웃하고 있는 나라끼리 오순도순 살기를 바라는 것은 애시당초 글러먹은 일이다. 국경이 접해 있으니 영토분쟁이 일어나는 것은 정한 이치요, 늘상 머리를 맞대고 살아가고 있으니 이런저런 이해관계에 얽혀 티격태격 싸우는 것 또한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손 치더라도 우리가 그동안 중국에 당한 일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는데 또 다시 음모를 꾸미다니 소름이 확 돋아오른다.때마침 중국 대사관 3등서기관이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해서 우리 국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음주측정을 요구하는 경찰에게 신분조차 밝히기를 거부하며 무려 8시간반 동안이나 버티기 작전으로 일관, 경찰이 아니라 우리 한국을 무시한 것 같은 느낌을 준 것이다. 면책특권을 인정받으려면 최소한 신분은 밝혀야 했을텐데 무슨 심산으로 차속에 틀어박혀 그렇게 버텼는지 그 속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 외교관의 처신을 보면서 중국의 동북공정이 오버랩됐다면 지나친 억지일까. 중국사람 만만디로 봤다가는 큰코 다친다는 말 괜히 지어냈겠는가 말이다.
공자의 언행을 기록한 공자가어(孔子家語)에는 이런 귀절이 나온다. “옛날에 유우씨(有虞氏)는 덕이 있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면서도 노인을 숭상했으며, 하후씨(夏后氏)는 벼슬 있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면서도 노인을 숭상했으며, 은(殷)나라 사람은 부(富)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면서도 노인을 숭상했으며, 주(周)나라 사람은 친족을 귀하게 여기면서도 노인을 숭상했습니다. 그러니 우·하·은·주는 천하의 융성한 임금들로서 모두 나이 많은 자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이것으로 본다면 천하에서 노인을 귀하게 여긴지가 오래되었고, 그 다음으로 제 부모를 섬기게 되었던 것입니다.”세종실록에 따르면 세종은 70세 이상 부모가 있는 관리는 외직으로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한 해 두차례씩 궁중에서 노인들을 위해 양로연을 베풀었다. 또 천민이라도 90세 이상이면 쌀 2석씩을 주었고 100세가 넘으면 면천(免賤)과 함께 남녀 노인에게 각각 7품 벼슬과 봉작(封爵)을 내렸다.노인들을 존경하도록 임금 스스로 모범을 보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 속담에 ‘나라 상감님도 늙은이 대접을 한다’고 했다.이와 관련 영국에는 ‘노인의 망령은 죽지 않으면 낫지 않는 병’이라는 부정적인 말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속담은 긍정적이다. ‘노인을 모신 가정은 길조(吉兆)가 있다(이스라엘)’, ‘집에 노인이 안계시면 빌어서라도 모셔라(그리스)’ ‘훌륭한 노인은 앙금을 제거한 좋은 포도주와 같다(페르시아)’ 등이 그렇다.이런 예화도 있다. 미국의 시인 롱펠로는 백발이 되어서도 정열적인 시를 끊임없이 발표했다. 이에 감탄한 한 청년이 물었다. “선생님은 노인이신데도 어떻게 그처럼 시를 잘 쓰십니까?” 그러자 이렇게 답했다. “저 나무처럼 양분을 잘 섭취하면 저렇게 푸르르게 자라 열매가 맺는단다”.12일 ‘노인학대 예방 세미나’가 전북도청 4층 강당에서 열렸다. 노인학대예방센터에 따르면 노인학대 상담건수는 지난해 1만3천836건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형별로는 언어·정서적 학대가 44%로 가장 많았고 방임, 신체, 재정적 학대 순으로 나타났다. 놀라은 것은 가해자가 아들 50.8%, 며느리 19.7%, 딸 11.5%, 배우자 6.6% 등 가족이 90%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긴급히 해결해야 할 고령화의 덫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전염병은 감염력이 강한 질병을 통칭하는 말로 박테리아(세균)성과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나뉜다. 사실 전염병은 현 세기 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류는 역사이래 전염병으로 수 많은 목숨을 잃었다. 전염병이 창궐할 때마다 집단공포 속에서 혹독한 대가를 치르며 생존의 메카니즘을 익혀야 했다. 20세기 초까지 인류를 괴롭히던 콜레라나 결핵과 같은 세균성 전염병은 1940년대 ‘기적의 약’으로 불린 페니실린이 등장하고 또 여러 전염병에 대한 예방백신이 개발되면서 인류는 이들 질병으로 인한 희생과 고통으로 부터 해방된 것 처럼 여겼다. 그러나 안도감도 잠시였다. 20세기 후반 그동안 인지하지 못하고 또 심각하게 여기지 않던 30여 종의 새로운 전염병들이 발생하면서 인류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지금까지 2500만명의 희생자를 낸 에이즈를 비롯 사스(SARS),조류 인플루엔자(AI), 광우병, 에블라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 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등은 14세기 유럽 인구의 4분의 1을 사망케 했던 페스트 처럼 인류를 대재앙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이들 질환들을 ‘신흥 전염병’이라 명명하고 90년대 초반 부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들 신흥 전염병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광우병을 제외하고는 동물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겨진다는 점이다. 인수(人獸) 공통전염병인 것이다. 바이러스는 변이를 통한 변형속도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 번번이 인간의 예방책을 뚫고 변종의 형태로 재등장하기 일쑤다. 항(抗) 바이러스제를 만들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도내에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AI)가 발생하면서 인수 공통전염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확산을 막기 위해 닭등 가금류에 대한 살처분이 진행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조류인플루엔자 H5N1 바이러스가 변형돼 인체 감염및 사람 사이 감염이 나타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도내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AI를 비롯 소 브루셀라등 인수 공통전염병 감염실태 파악및 예방을 위한 연구소가 전북대에 설립될 전망이라는 소식이다. 연구용역비 10억원의 내년 예산 반영이 국회 여야간에 합의된 모양이다. 전북대 연구소가 국내 바이러스 질병의 대표적 연구소로 성장 발전하길 기대한다.
중국 상해시에 있는 푸동(浦東)지구는 대규모 외국자본 유치에 성공한, 계획개발의 본보기로 꼽힌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000년 5월 푸동지구를 시찰한 뒤 ‘천지개벽’이라고 평가한 바로 그곳이다. ‘은둔의 나라’의 눈에 비친 첨단 자본주의의 모습이니 오죽했을까. 푸동지구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당시 상해시 당 서기로, 주롱지 전 총리가 상해시장으로 재임하던 1988년 개발계획이 수립됐다. 2년뒤 ‘푸동신구(新區)’로 명명하면서 △금융· 무역 △수출가공 △보세구역 △첨단기술단지 등 4대 특화단지로 조성한다는 틀이 짜여졌고 경제특구에 준하는 지위가 부여됐다. 중국정부는 93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 지난 10년간 1,800억 위엔(220억달러)을 투자, 푸동국제공항과 심수항만을 건설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했다. 지난 2000년 기준 69개 국가의 6,887개 기업이 344억달러를 투자했고, 이중에는 세계 500대 기업중 108개 기업이 들어와 있다. 5,000여개에 이르는 중국기업도 푸동지구에 투자했다. 우리나라가 투자한 금액은 6억달러로 세계 8위를 기록하고 있다. 푸동의 면적은 533㎢로 서울(605㎢)보다 조금 작다. 인구는 163만명, 총생산량은 상해시 전체의 20%인 111억달러, 무역액 규모는 95억달러다. 푸동지구 개발의 기본 구상은 1개의 용의 머리와 3개의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용의 머리는 푸동지구를, 3개의 중심은 경제, 무역, 금융의 중심을 의미한다. 푸동을 중점 개발함으로써 그 여파가 양자강 주변 지역(용의 몸통)을 통해 사천성 등 내륙지역(용의 꼬리)까지 영향을 미치도록 한다는 것이니 가히 중국인다운 통 큰 구상이다. 불과 10여년만에 6,887개 외자기업을 끌어들인 푸동지구는 새만금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91년 착공된 새만금사업은 지난 15년간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등 대통령을 4명이나 거치면서도 완공은 커녕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할지 아직도 결정된 게 없다. 6년의 소송끝에 방조제를 막았지만, 이젠 내부개발과 특별법 내용을 놓고 이해 당사자들간에 대립각이 세워지고 있다. 그건 그렇고, 한 나라의 지도자들이란 사람들이 2조원이 투입된 국책사업을 이런 지경으로 표류시켜 놓아도 되는 것인지 장쩌민과 주롱지에게 묻고 싶다.
문사철(文史哲)로 대변되는 인문학이 위기를 맞았다는 이야기는 이제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인문학뿐 아니라 기초학문이라고 할 수 있는 수학, 화학, 생물학 등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학문영역 역시 세월에 따라서 부침(浮沈)을 하기 마련이지만 그 대상이 기초학문이라고 했을 때는 사정이 예사롭지 않다.농경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우리네도 ‘농사꾼은 굶어 죽어도 종자는 베고 죽는다’란 속담이 있다. 농부에게 종자는 단순한 알곡 몇 알의 의미를 넘어서 일 년 농사의 기본이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당장 곡기(穀氣)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해서 일 년 농사를 망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기초학문분야 중 하나인 국문학이 바뀌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관심을 끄는 모양이다. 사실 대학 교육과정이 연구자 양성에 초점을 두고 운용되어 왔고 이런 기조는 기초학문이 어렵다는 요즈음까지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물론 그런 부동(不動)의 이면에서는 끊임없는 모색이 진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국문과의 발전방향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제 가시화되고 있다고 본다.‘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 ‘언어와 컴퓨터’, ‘광고 카피와 제작’, ‘영상과 문학’, ‘출판 인턴십’ 등이 국문과의 교과목으로 등장했다. 이들 과목은 국문과의 진로를 현실적으로 제시해 준다. 실용적인 취업분야에 대한 준비과정을 교육과정에 도입하였다는 점에서 좀더 현실에 다가선 모습이다. 이는 실용적이면서도 타 전공과의 연계를 전제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학부제 등을 통해서 전공끼리의 협업을 모색한 바 있지만 이러한 국문과의 변신이 자발적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국문과의 변신 중 눈에 띄는 분야는 ‘한국어교육’영역이다. 우리의 경제적인 수준이 세계 10위권에 오르면서 다른 국가와의 교류가 예전보다 훨씬 활발해지고 다른 나라에서 한국을 알려는 욕구가 점차 강해지고 있다. 학부 혹은 대학원 과정에 개설된 한국어 교육 관련 학과에서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인력이 양성된다면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의 질이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물은 아래로 흐르기 마련이다. 사회적 요구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국문과의 변신에 기대를 걸어 본다.
한국 사람 수명이 부쩍 길어진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염라대왕이 명줄이 끊긴 영혼 데려다 천당행이냐 지옥행이냐 분류 작업을 하는데 이 때 한국 영혼들만 이상하게 지옥으로 보내달라고 떼를 쓴단다. 그 때문에 염라대왕이 골치가 아파 한국 영혼들이라면 기피증이 생겼는데 이것이 거꾸로 한국 사람들의 수명을 늘려주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눈치 빠른 독자는 무슨 소린지 그방 알아차렸겠지만 정말로 우리 한국 사람 찜질방 좋아하는 것은 염라대왕도 못말릴 지경이다.염라대왕이 한국 사람을 기피하는 이유 또 하나. 명이 다해 저승으로 데려갈 사람 명단 하나님께 보고하고 이승에 내려와 보면 얼굴 뜯어고친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도대체 헷갈려서 애를 먹는단다. 그래서 종종 엉뚱한 사람을 데려갔다가 하나님에게 야단을 맞는다는데 아무리 궁리를 해봐도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아 한국 사람이라면 염라대왕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단다. 이제 성형수술 하고 찜질방만 다니면 장수하는 것은 따 놓은 당상이니 우리 한국 사람들 별도로 건강관리 할 필요가 없어 좋겠다.말쟁이들이 웃자고 지어낸 우스갯소리지만 이 농담 속에서 우리는 한가지 한국인의 특성을 엿볼 수가 있다. 남이 뭣을 하면 금세 몸이 달아올라 안하고는 못배기는 '조급증'이 바로 그것이다. 이 조급증은 필시 쉽게 열 받았다가 쉽게 식어버리는 '냄비현상' 을 부르는데 이 냄비현상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 의외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배 고픈 것은 견뎌도 배 아픈 것은 못참는 시기심, 양보는 해도 지고는 못사는 경쟁심, 올인을 해서라도 얻어내고야 마는 성취욕이 조급증을 부채질하고, 이 조급증으로 인해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하는 것이다.정부가 대책이라는 대책은 다 내놓았지만 아직도 아파트 투기 광풍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러 원인이 있겠으나 조급증이라는 심리적 요인이 폭발 매개체가 아닌가 싶다. 가계부채 559조 가운데 무려 58%가 집을 사기 위해 빌린 주택담보대출이라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치솟기만 하던 집값이 반토막나버린 일본의 뼈아픈 경험을 보고서도 왜 이렇게 미혹에서 헤어나지 못하는지 안타깝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추락할 때는 날개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모르는 것은 아닐텐데.
젊어서 떠난 고향 늙어 돌아오니/ 고향 사투리는 그대로인데 머리카락만 빠졌구나/ 애들은 나를 알 턱이 없어/ 웃으며 어디서 오는 나그네냐 묻는다 (少小離鄕老大回 鄕音無改빈毛衰 兒童相見不相識 笑問客從何處來).중국 당나라 때 이백(李白)을 발견한 시인 하지장(賀知章)의 싯귀다. ‘회향우서(回鄕偶書)’라는 이 시는 귀향의 허허로움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향에 대한 애틋한 감정은 동서를 막론하고 비슷한 것 같다. 우리 속담에 ‘고기도 저 놀던 물이 좋다’ ‘까마귀도 내 땅 까마귀라면 반갑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또 여우가 죽을 때 그 머리를 고향언덕을 향해 돌린다(首邱初心)는 말이 그렇고, 남쪽에서 온 새는 언제나 고향에 가까운 가지에 앉는다(越鳥巢南枝)는 말 역시 그렇다.이는 서양도 마찬가지다. 프랑스에는 ‘포도주엔 언제나 그 산지(産地)의 향기가 있다’는 속담이 있다. 또 미국 초대 대통령을 지낸 G.워싱톤도 “나를 고향으로 데려가 줘. 나는 남부에서 나고, 남부에서 살고, 남부에서 일했다. 나는 남부에서 죽고 싶으며, 거기에 묻히고 싶다”고 했다. 자신이 태어난 고향은 사랑의 원류이자 버릴려고 해도 버릴 수 없는 모토(母土)인 셈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내년 2월 퇴임 후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한다. 경남 진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생가 뒷편 1297평을 평당 15만선인 1억9455억 원에 매매계약까지 마쳤다는 것이다. 김해시도 관광안내소를 짓는 등 귀향준비에 나섰다.노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차례 낙향의 뜻을 비쳤다. 지난 해 9월 시인인 아벨 파체코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만나 “시골로 내려가 시를 쓰고 싶다”고 했고, 올 1월엔 임업인들과의 오찬에서 “고향에서 숲과 생태계 복원 일을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4월 제주에선 “읍·면 수준의 자치운동을 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찬반 양론이 갈리지만 우리의 역대 대통령이 귀향의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후버와 카터 대통령처럼 낙향 후 활발한 봉사활동 등 뜻 깊은 일을 펼쳤으면 한다.더불어 대통령 뿐 아니라 도지사나 시장 군수 등도 임기가 끝난 뒤 귀향해서 살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고향 사람들과 동고동락하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울 성 싶다.
요즘처럼 한파가 몰아치면 그리워지는게 따뜻한 온돌방 아랫목이다.하지만 우리의 주거생활이 아파트 위주로 되면서 이같은 정서를 느끼는 세대는 장년층 이상으로 한정될 듯 싶다. 한겨울 학교에서 돌아온 손자를 맞은 할머니가 가장 먼저 하신 일이 꽁꽁 언 손자의 손을 따뜻한 아랫목 이불속에 넣어주시던 모습을 지금의 청년층 이하는 쉽게 그려보기 힘들 것이다. ‘구들’이라 불리는 ‘온돌’은 우리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난방방식이다. 비슷한 좌식생활을 하고 있는 일본에도 온돌은 없고 다다미방이 있을 뿐이다. 중국의 경우 ‘캉’이라는 난방방식은 방 한쪽에만 불을 때는 ‘쪽 구들’ 방식이다. 10세기 초에 편찬된 ‘구당서(舊唐書)’의 고구려편에 고구려인들은 ‘겨울에 구덩이를 길게 파고 밑에서 불을 때서 따뜻함을 유지한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 기원전 2∼3세기께 한반도 북부 유적에서 구들이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보아 우리 민족은 일찍부터 구들을 사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온돌은 아궁이를 비롯 열기가 지나가는 통로인 고래, 구들장, 굴뚝등 구조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동서고금을 통해 가장 과학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열기가 방바닥에 오래 머물수 있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의 주거중심이 아파트로 바뀌면서 온수 파이프에 의한 난방이 대세지만 이것도 온돌에 기초한 난방방식인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이같은 온돌의 독창성 때문에 개정판 옥스포드사전에는 온돌(ondol)이 김치등 우리말 12건과 함께 실려 있다.독일, 프랑스등 외국의 건축가들도 온돌 기술을 배워가 실제 아파트 건축에 시공 사용하고 있다. 또 하나의 한류(韓流)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셈이다. 국제 온돌학회가 주관하는 학술대회가 내일부터 경기도 분당에서 ‘온돌의 기원 변천 그리고 향후 과제’ 등을 주제로 개최된다. 최근 중국학자들이 온돌의 기원을 ‘캉’이라는 주장을 공공연히 하고 있고, 독일· 일본등이 구들 분야 국제시장을 독점하려는 상황에서 이번 학술대회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 1958년 러시아 연해주 크리스키노 발해성터에서 그리고 지난해 연해주에서 발굴된 고구려와 발해의 온돌유적등은 중국의 주장이 억지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우리의 자랑스런 온돌의 과학화에 더욱 힘쓸 때이다.
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오히려 남았습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디다. 미당 서정주의 시 ‘선운사 동구’가 탄생한 배경엔 이런 사연이 있다. 1942년 부친의 장례를 마친 미당이 상경하기 위해 선운사 동구의 버스정류소를 향해 비를 맞으며 걷는데 눈에 주막이 들어왔다. 주모는 마흔 남짓의 훤칠한 여인네였다. 다짜고짜 육자배기를 부를 줄 알면 들려달라고 했다. 처음엔 모른다고 뚝 잡아떼더니 막걸리를 억지로 권해 몇잔 거나하게 마시게 했더니 나중에 육자배기를 불러주더라는 것이다. 육자배기는 전라도의 대표적인 민요다. 박자가 느리고 한(恨)과 서정이 흐르는 느낌을 주면서 구성진 맛이 있다. 대개는 농삿일의 고단함과 시름을 달래기 위해 불려졌다. 선운사 동구 주막의 여인네처럼 막걸리를 곁들여야 제격이다. 막걸리를 상품화하는 이른바 ‘막 프로젝트’(막걸리 산업화)가 관심을 끌고 있다. 외지에서 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얼마전 한옥마을에서는 막걸리 무료 시음회와 막걸리 빨리 마시기, 막걸리 주량대회 등 막걸리이벤트가 열렸다. 또 표준화된 기본 안주도 개발되는 모양이다. 그런데 육자배기 가락처럼 느림의 이미지가 강한 막걸리를 놓고 빨리 마시게 하는 대회를 여니 어쩐지 좀 이상하다. 안주를 규격화하는 것도 그렇고…. 획일화하기 보다는 구역이나 막걸리 집에 따라 안주나 인테리어, 독특한 문화 등을 특화해 나가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게중에는 판소리나 단가, 육자배기 등 소리와 민요를 즐기고 시연할 수 있는 막걸리 집도 필요하다. 소리나 민요는 우리 삶을 표상화한 것이다. 따라서 생활속으로 끌어들이는 게 중요하다. 그것이 곧 대중화일 터이다. 단가는 가볍게 부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일반인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다. 텁텁한 막걸리 한잔에 단가나 육자배기 가락 들으며 시름 걱정 흘려보낼 수 있는 공간을 특화하면 어떨까. 그런 막걸리집이라면 외지인들한테 관광상품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속에서 ‘선운사 동구’ 같은 명시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소리의 고장이라는 지역의 막걸리 집에서 소리 한가락 들을 수 없대서야 말이 되겠는가 말이다.
서로 다른 문화를 저울질하는 것은 어리석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형성된 문화는 상당 기간 동안 변개되고 다듬어지면서 최선의 양식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이러한 배경을 무시하고 단순하게 기능을 비교해 보는 행위는 올바른 평가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천 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 역시 독자적인 문화를 자랑한다. 이런 문화는 최근 ‘한류’라는 이름으로 다른 나라에 더욱 활발하게 소개되고 있다.이런 한류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단연 한국어교육이다. 그래서인지 세계 50여 개국 660여 개 대학에서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어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파견하는 한국어교육 봉사자 150여 명이 15개 나라에 파견되어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제공되는 기회를 통해서 한국어를 배우는 이들은 거의 외국인들이다. 반면에 공관원이나 상사 주재원 자녀 그리고 재외동포 자녀 등 11만9천여 명이 주말을 이용해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고 있는 한국학교 수는 2천여 개에 이른다.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배우게 된 계기는 태권도 등을 통해서 한국문화를 접한 경우가 적지 않다. 그리고 현지에 설립된 한국기업 등 취업과 관련된 한국어 교육 희망자들도 있다. 이들은 개인적인 호기심 충족이나 취업을 하려는 수준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려 하지만 부모를 따라 외국에 나가 장기체류하게 된 한국 청소년들의 경우는 외국어로서가 아닌 모국어로서의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점에서 학습에 대한 부담은 상당하다.한국인 자녀들은 현지의 유치원이나 초중등 학교 등에 다니다 보면 체류하는 국가의 문화에 동화될 수 밖에 없고 부모가 경험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사춘기 등을 보내면서 부모와 갈등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실 문화적 흡인력이 강한 유소년 시절을 외국에서 보내면서 한국적인 정서와 사고방식을 배우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역설적으로 한국학교의 역할은 단순한 문화전파의 범위를 넘어설 수 밖에 없다.최근 ‘함께 배우는 한국어’란 이름의 이색적인 한국어교재가 출간되었다. 이 교재는 한국의 언어와 문화의 종교적인 성격이 추가되었다는 점에서 기존의 한국어교재와 다르다. 선교사자녀(Mission Kids)를 교육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이 교재는 현지의 문화적 환경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대안교육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총체(總體)보리. 보리의 줄기와 잎, 알곡 등 보릿대 전체를 사료로 쓰는 보리를 일컫는다. 이삭이 여물기 전 수분을 50∼60%쯤 머금은 5월 중순 통째로 베어 둥글게 묶은 뒤 비닐랩을 씌워 공기를 차단하면 요구르트처럼 발효된다. 이렇게 보관해 두다 쌀겨, 옥수수, 콩껍질, 맥주찌꺼기 등을 섞어 소의 입맛에 맞게 배합사료로 가공한다. 소의 비육단계마다 원료 배합비를 다르게 해서 먹인다. 이런 가공과정을 거쳐 총체보리를 사료로 먹인 소가 ‘총체보리 한우’다. ‘총체보리 한우’를 처음 시작한 건 전북이다. 전북도 축산과장을 지낸 도홍기 장수부군수는 “총체보리를 전북이 처음 사료화해 전국적으로 퍼졌다”고 했다. 총체보리는 지난 98년 10ha에 불과하던 것이 2003년에는 859ha로 늘어났고 올해에는 9,686ha에 이른다. 이중 전북이 52%를 차지하고 있고 김제 정읍에 집중돼 있다. 총체보리는 수입조사료보다 우수하고 값도 저렴해 경쟁력이 높다. 소에게 먹였을 때 증체량과 육질향상 효과도 우수하다. 2004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거세한우 16마리를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총체보리를 먹인 한우의 일당 증체량이 볏짚을 먹인 한우보다 향상되고, 육질 1등급 이상 출현율도 38%나 높았다. 총체보리 급여가 볏짚보다는 한우 한마리당 76만4,000원의 소득증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곡류는 물론 건초까지 사료로 쓰기 위해 수입하는 형편에서 총체보리의 사료화는 외화지출을 줄이고 고품질 한우를 길러내 농가소득을 높이는 효자작목이라 할만하다. ‘총체보리 한우’가 마침내 서울공판장에서 선을 보인다. 오늘(4일)부터 매주 월요일 서울 가락동 농협축산물공판장에서 '총체보리 한우'라는 이름으로 상장돼 경매에 부쳐진다. 서울 공판장에서 상장 경매되는 8번째 브랜드 한우라고 한다. 매주 16~50마리씩 연간 2,000마리에 이를 것으로 전북한우협동조합은예상하고 있다. 일반 경매 때보다 3~5%의 높은 가격을 보장받게 된다. 이젠 상장경매 단계를 떠나 ‘총체보리 한우 전문점’을 브랜드화 해서 서울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조합이 추진해야 할 과제다. 한우만 내다 파는 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지 못한다. 내친 김에 ‘총체보리 한우’가 소비시장에서도 전국적으로 뻗었으면 한다.
전주의 옛 세태를 전하는 말 중에 사불여설(四不如說)이 있다. 일반인의 상식으로 보면 더 나을 것 같은 네가지가 그렇지 못하다(不如)는 것이다. 그 첫째는 반불여리(班不如吏). 양반이 아전만 못하다는 말이다. 관찰사나 전주부사 같은 지체 높은 양반들은 겉으로 화려한 것 같아도 생활이 뜬구름 같았다. 잘해야 1년 남짓 머물다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토박이인 아전들은 하급관리이긴 해도 지역사정을 속속들이 알아 이들을 통하지 않고는 되는 일이 없었다. 실속은 아전들이 다 챙긴 셈이다. 조선후기에는 아전들의 폐해가 심해 남명(南冥) 조식은 “우리나라는 이서(吏胥) 때문에 망한다”고 통탄할 지경이었다. 특히 전주 아전은 유명했다. 둘째는 기불여통(妓不如通). 기생이 통인(通引)만 못하다는 말이다. 수령의 잔심부름을 하는 나이 어린 통인이 미색을 갖추고 풍류에 능한 기생보다 재주와 수작이 낫다는 것이다. 세째는 이불여청(梨不如菁). 배맛이 무 맛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옛부터 전주 무는 완산 8미(八味)에 속할 정도로 맛이 좋았다. 인근 봉동과 삼례의 황토밭에서 나는 무는 돌멩이처럼 단단하고 둥글면서도 아삭아삭해 인기가 높았다. 이 무로 담근 깍두기는 지금도 콩나물국밥이나 순대국밥과 함께 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네째는 주불여효(酒不如肴). 아무리 좋은 술이라도 안주만 못하다는 말이다. 널리 알려진 고급 술이라 하더라도 전주의 여염집이나 주모들이 내놓는 안주 맛을 따르지 못한다는 것이다.이같은 사불여설은 조선 후기의 문인화가인 담헌(澹軒) 이하곤이 쓴 ‘남유록(南遊錄)’에 연원이 있지 않은가 한다. 남유록은 담헌이 시집인 ‘남행집(南行集)’과 함께 1722년 10월 13일부터 12월 18일까지 호남일대를 답사하면서 산문체 일기형식으로 남긴 것이다. 여기에는 호남 각 지방의 지형과 만난 인물, 예방한 양반가문의 풍모, 고사, 전설, 문물유적, 특산물과 음식, 의관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담헌은 전주에 관한 속설을 말하면서 삼불여설(三不如說)을 언급하고 있다. 그것은 여자가 남자만 못하다(女不如男), 배가 무만 못하다(梨不如菁), 꿩이 닭만 못하다(稚不如鷄) 등이다. 이 삼불여설이 훗날 세태에 맞춰 사불여설로 변모된게 아닌가 짐작된다. 역설적이지만 지금도 그럴싸하지 않은가.
탄소(C)는 자체적으로는 물론 다른 원소등과 결합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어 수백만종의 물질이 만들어지는 기본원소로 사용되는데 아주 적합하다. 최근들어 탄소를 이용한 소재는 최첨단 산업분야에서 핵심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탄소섬유다. 셀룰로오스계 섬유를 불활성기체속에서 고온으로 구워 만든다. 강도, 내열성, 내충격성이 뛰어나고 화학약품에 강하면서 비중이 가볍기 때문에 항공우주산업, 자동차, 전기·전자, 토목·건축, 환경 스포츠용품등 각 분야의 고성능 복합재료로 널리 쓰이고 있다. 또한 세계 선진국들이 국가적인 지원아래 합성및 응용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미래형 신소재로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를 들 수 있다. 이 신소재는 1991년 일본 전기회사 (NEC) 부설 연구소의 ‘이지마 스미오’ 박사가 발견한 것으로 6개의 탄소원자가 육각형 모양으로 서로 연결되어 지름이 수∼수십 나노미터(1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에 불과한 관모양을 이루고 있는 나노소재이다.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는 구조가 쉽게 조절되고 물리적 특성이 다양하며, 구조에 따라서 반도체 또는 도체로 조절이 가능하다. 전기전도도가 구리보다 좋고, 기계적 강도가 특수합금 보다 강한데다 다이아몬드 보다 열전도도가 우수하다. 또 탄성이 좋고 화학적 안전성이 뛰어나며 바이오 물질과 친화성이 강하다. 이같은 특성으로 인해 각종 디스플레이기기, 램프, 연료전지, 반도체 등의 소재로 활용이 가능하다. 현재 개발과 응용은 초기단계이지만 앞으로 3∼ 5년후에는 응용과 장치산업이 크게 활성화되면서 2010년에는 세계시장이 6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제부터 전주에서 ‘2006 국제 탄소 페스티벌’이 3일간 일정으로 전주에서 개최된다.이번 행사에는 탄소소재 분야 의 세계적 석학등이 참여해 탄소 소재산업의 세계적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페스티벌은 지자체로서는 전국에서 최초로 개최된다는데 의의가 있다, 전북도는 민선 4기 역점시책의 하나로 첨단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이번 행사가 미래산업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탄소 응용분야 경쟁에서 전북도의 비교우위와 선점효과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얼씨구씨구 들어간다/절씨구씨구 들어간다/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에헤야 품바가 잘도 논다/에헤야 품바가 잘도 논다/요놈의 소리가 요래도요 천량을 주고 배운 소리/한 푼 벌기가 땀이 난다/품 품 품바가 잘이헌다. 언제 들어도 구수하면서도 메말랐던 감정샘을 자극하는 품바타령이다.세상에 잃을 것이라고는 몸뚱이 하나 밖에 없는 거지들이 목숨이라도 부지해보겠다고 남의 문전 기웃거리며 구성지게 뽑아대는 품바타령은 그 어느 오페라나 명곡보다도 감동적이다. 꾸밈도 기교도 없이 그냥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이기 때문이다. 각설이, 그들이 아니면 누구도 혼을 섞을 수 없는 것이 품바타령인 것이다.그렇다고 거지팔자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어찌어찌하다보니 거지가 돼 떠돌아다니는 것이다. 등 따습고 배 부를 때야 거지가 거지로 밖에 안 보이지만 어쩌다 길거리에 나앉게 될 신세가 되면 거지도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부자와 걸인의 차이가 백지장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게 되는 것이다.거지의 유형 또한 각양각색이다. 전쟁이나 재해 등으로 일시적인 걸식을 하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정신박약이나 질병, 노약 등으로 생활능력이 없어 얻어먹는 사람, 선천적인 방랑벽이나 후천적 나태함 때문에 거지가 된 사람도 있다. 이 중 세번째 유형은 갱생의 길만 제대로 찾는다면 거지족보에 빨간 줄을 칠 수도 있다.평생을 거지들의 갱생에 몸바친 거지 대부 김춘삼(78)씨가 거지들의 통곡을 뒤로한 채 엊그제 하늘나라로 떠났다. 불과 여덟살 때 거지세계로 들어선 김씨는 필사적 투쟁 끝에 약관의 나이로 전국 거지를 통솔하는 거지 왕초가 됐다. 그는 한 때 김두한, 이정재, 이화룡 등과 함께 대한민국 주먹 1세대 반열에 올라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거지들이 구걸이나 도둑질을 일삼아서는 생의 희망이 없다" 그는 평소 지론대로 거지 구제사업에 혼신을 다했다. 1950년대에는 전국 10여 곳에 전쟁고아를 수용하는 '합심원'을 세웠고 '대한자활개척단' 등을 운영, 거지들에게 자활터전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연명하다 망원동 다세대주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취학 전 아동들에게 한글을 가르치지 말라는 말을 그대로 믿는 이는 이제 별로 없는 듯하다. 남에게 뒤질세라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먼저 한글을 깨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부모들이 늘어나는 추세도 이러한 한글 조기학습에 일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한글 학습과정이 어린 아이들에게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겠지만 그와 반대로 세상에 대한 신뢰 상실을 맛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 까닭은 심오한 데 있지 않다.한글 맞춤법 총칙 제1항에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표준어를 발음대로 적는다는 기본원칙에다 뜻을 파악하기 쉽도록 각 형태소의 본 모양을 밝히어 적는다는 단서조항이 붙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우리말을 적을 때에는 말 그대로 소리 나는 대로 적어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그런데 이렇게만 적을 수 없는 대표적인 이유는 받침글자가 이 단어 저 단어 같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병이 호전되었다’는 ‘낫다( )’와 ‘높지 않다’는 ‘낮다( )’는 서루 의미가 분명히 다른데도 발음은 둘 다 〔낟따〕로 되어서 소리 나는 대로 적으면 이 두 단어 사이의 구분이 어렵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법’이란 것을 통해서 같은 발음이라 하더라도 달리 적어서 그 형태를 구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이런 어른들의 성숙하고 사려 깊은 생각을 어린 아이들이 헤아릴 수 있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글을 깨우치면서 음소문자의 장점을 터득하고 그 재미에 푹 빠져 있던 아이들은 어른들이 파 놓은 소위 ‘어법’에 그대로 걸릴 수밖에 없다.아이들은 자신이 받아 쓴 한글 표기가 잘못되었다는 엄마와 선생님의 지적에 고민한다. 그리고 단어와 문장의 어법을 헤아릴 수 없는 아이들은 당연히 자신의 귀를 의심하는데 이르게 된다.‘내가 잘 못 들었구나’하는 판단을 하게 된 아이는 이후의 받아쓰기는 물론이고 다른 환경에서도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기 시작한다. 그리고 또 다른 지적을 받았을 때 그 탓을 자신에게 돌리고 의심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고 자신에 대한 불신은 더욱 강화된다. 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을 갖는다면 이런 관점에서 아이들의 생각을 헤아려 보는 여유도 필요하다.
'들판의 불길처럼 전국을 휩쓸더니 급기야 단속령이 떨어졌다. 무릎 위 15cm 이상 처벌. 경찰들은 대나무자를 들고 처녀들의 허벅지를 훑어댔다. "경찰이나 되지 뭐" 하는 농담이 유행했다. 결국 디자이너들은 미니스커트 밑단에 살색 옷감을 덧댄 기형 패션을 창조하기도 했다' 1970년대 초 한 일간신문에 실린 기사내용 중 일부다.다 큰 처녀가 배꼽을 내놓고 다녀도 흉될 것이 없는 요즘 세상이사 미니스커트 정도가 무슨 관심을 끌 수 있겠는가마는, 불과 30여년 전만 하더라도 멀쩡한 여성이 허벅지를 내놓고 거리를 활보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하기야 19세기까지만 해도 치렁치렁한 긴치마를 입었던 여성들이 발목을 내보이는 데만 1000년이 걸렸는데, 불과 70여년만에 무릎 위 30cm까지 올라갔으니 동방예의지국 백성들이 놀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속으로는 더 잘려나가기를 바랐을지 모르지만)한동안 뜸하던 미니스커트가 다시 뜨고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여름도 아닌 겨울철에 백화점 판매량이 전년보다 50%나 늘었다니 미니스커트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겨울에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치마선이 2cm 짧아질 때마다 체감온도가 0.5도씩 낮아져 냉증으로 인한 여러 부작용을 유발하기 쉽다는데 왜 하필 이 추운 겨울에 엉덩이만 감싸고 다니려는 것인지 이해를 할수가 없다. 혹 자고 나면 치솟는 아파트값 때문에 열이 후끈 달아올라 그러는건 아닌지 모르겠다.소비자전망지수나 기업경기실사지수처럼 경기를 예측하는 수단으로 '길거리 경기지표'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경기가 좋을 때는 맥주가,경기가 나쁠 때는 소주가 잘 팔리고 호황일 때는 단음식이, 불황일 때는 매운음식이 잘 팔린다는 공식 같은 것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도 연방기금금리를 결정하기 전에 여성 브래지어 경기부터 체크를 했다니 길거리 경기지표라는 것이 전혀 근거없는 속설만은 아닌 것 같다.불경기의 신호탄이 여성속옷과 미니스커트라는데 나라는 사분오열이 되어 기싸움만 하고 있으니 큰 일이다. 더구나 날이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돼 계층간 위화감이 도를 넘어서고 있는데 극단적 이기주의는 끝간데 없으니 장차 나라 꼴이 어찌될지 실로 걱정이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이란 것이 없었다. 걸어 다니는 사람이 많이 있으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중국 작가 루쉰(魯迅)은 그의 ‘고향’이라는 글에서 길을 이같이 표현했다. 길은 그의 말처럼 인간의 역사와 함께 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먼저 ‘길다운 길’을 만든 것은 로마인들이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그것을 상징한다. 로마는 북부 스코틀랜드에서 사하라까지, 서부 스페인에서 유프라테스까지 유럽 전역과 중동및 아프리카에 걸쳐 도로를 건설했다. 총연장을 이으면 지구 둘레의 10배에 달하며 건설기간만 600년의 세월이 걸렸다. 이 가운데 기원전 312년부터 건설된 로마-카프아 도로는 198㎞에 이른다. 이 도로는 노폭이 2.4-8m로,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차량통행이 가능할 정도로 내구성이 강하다. 이에 반해 동양의 도로는 서양과 달리 역참이 발달했다. 중앙과 지방사이에 말을 달려 명령을 전달하는 체계였다. 중국에서는 춘추전국시대, 우리나라는 삼국시대에 이미 활용되었다. 특히 원나라는 역참(驛站)제가 고도로 발달해, 아시아와 중동에 걸쳐 도로망을 완비했다.하지만 우리의 경우 지금과 같은 모습의 도로는 일제 이후에야 가능했다. 1894년 서울 영국대사관에 근무하기 위해 인천을 통해 들어 온 영국인 비숍여사가 쓴 ‘Korean and the Far East Neighbors’에 당시 도로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도로란 것은 인마(人馬)가 많아서 자연적으로 생긴 것으로 노면이 조악하고 운수기관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인견마배(人肩馬背)에 의존한다. 인천에서 서울까지는 하루 낮이 걸린다. 네 사람의 교군(轎軍)이 멘 가마 한채가 지나가는 데도 양쪽 인가의 처마에 걸려 애를 먹기가 일쑤였다. 도로의 폭은 겨우 1m 내외로서 논둑 밭둑을 지나는 길고 꼬불고불한 돌멩이 투성이의 길이다.” 최근 서울 풍납토성에서 백제의 포장도로가 발굴돼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으로 부터 1800년 전 것이다. 잔자갈이나 다듬은 돌을 사용해 포장한 것으로 남북과 동서방향이 교차하는데 남북은 길이 41m 너비 5m, 동서는 길이 22m다. 땅을 얕게 파서 다진 뒤, 잔자갈을 두께 20m가량 길 가운데가 볼록하게 깔아 빗물이 자연스레 흐르도록 했다. 백제의 잊혀진 역사가 되살아 나는 것 같아 반갑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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