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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사모님

오늘날 가장 많이 쓰이는 호칭이나 지칭은 선생님과 사모님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너도나도 걸핏하면 선생님이요 사모님이라고 부른다. 교직에 몸담고 있는 선생님들이나 그 부인인 사모님들이 들으면 무안한 정도로 너무 흔한 말이 되어버렸다.사실, 선생이라는 호칭은 고려시대에는 과거에 급제한 선비에게 붙여주던 것이었다고 한다. 요즘엔 상대방을 잘 모르면 무조건 선생님의 경칭을 붙여버린다. 마누라라는 호칭도 조선시대에는 마마와 같은 극존칭이었다 하니 사모님만 가지고 시비를 걸 특별한 이유는 없다. 사모님의 스승의 부인이란 뜻을 가진 높임말이다. 스승의 부인은 스승이 될 만큼 윗 어미라는 뜻을 갖기에 그만한 인품과 언행을 갖춰야하는 보이지 않는 압박감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이 말이 너무 난무하다 보니 스승의 부인이란 의미보다 그저 여성을 높이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그러다 보니 국립국어연구원에서도 윗사람의 아내는 사모님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냥 사용되는 현실을 인정한 것이다.심지어 아랫사람의 부인에게까지 호칭이나 지칭으로써 사모님이라고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건 좀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보통 여성들은 아줌마 보다는 사모님이라도 듣고 싶어한다. 사모님이란 말이 자신을 높여주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어떤 여성들은 사모님보다는 여사님이란 말을 더 좋아한다. 사모님은 남편의 힘으로 높여 불리지만 여사님은 여자 자신의 힘으로 불려지는 호칭이라 사모님보다 여사님이라는 호칭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하기야 따지고 보면 지금의 호칭 중 본래의 어원대로 사용되는 것이 얼마나 될지 의문스럽다. 남편을 오빠라고 하는가 하면 선배라고 부르는 신혼의 부인들도 적지 않다. 편하면 그만이라지만 듣기에 거북스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경칭의 의미를 가진 선생님과 사모님이 우리 생활 곳곳에서 나타나다보니 어쩐지 선생님들의 지위가 한없이 낮아진 듯하여 씁쓸하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5.17 23:02

[오목대] 등산 에티켓

오르면 내려올 것을 무엇 때문에 힘들게 산에 오르는가? 글쎄, 그럴 것도 같은데 ‘조지 멀로니’는 “산이 거기 있으니까 오른다”고 했다. 또 어떤 이는 “내려오려고 올라간다”고 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이는 “정상에 오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래도 우리는 오른다”고 대답한다. 우문우답(愚問愚答)도 같고 우문현답(賢答)도 같은데, 분명한 것은 ‘산이 좋아 산에 오른다’는 것을 에둘러 말하고자 하는 것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사람이 산에 오르는 이유는 다양하다. 종교나 직업 학술 관광 예술 등을 목적으로 산을 찾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별다른 목적없이 심신단련과 여가선용을 위해 산을 타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흔히 등산이라고 하는 것은 후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등산 자체에 목적을 둔 스포츠로서의 등산을 말하는 것이다.등산이 매력적인 것은 스포츠는 스포츠나 명문화된 규칙이 없고 숫자에 관계없이 여럿이 함께 할수 있다는 데 있다. 또한 심판이나 관객이 없어 얽매이지 않아서 좋고, 자신의 힘에 맞는대로 오르다가 중도에 포기를 해도 시비하는 사람이 없어서 좋다. 그뿐만 아니다. 시간에 속박되지 않아 여유를 부릴 수가 있는 것도 등산의 장점이요, 부담스러운 돈이 들지 않는 것도 즐거움이라면 즐거움이다.국가환란사태를 겪으면서 등산인구가 슬슬 느는가 싶더니 요즘에는 웰빙바람까지 가세해 주말이나 휴일이면 유명 산이 온통 사람 천지다. 일상에서 찌든 때를 털어버리고 재충전 좀 할까 싶어 산을 찾았다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등산행렬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만 실컷 받고 돌아 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등산인구가 얼마나 늘었으면 그 지독한 불황에도 등산용품점만은 연달아서 문을 열고 있겠는가.산에 오르는 등산객이 많다보니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나게 된다. 힘겹게 오르는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고 밀고 내려오는 ‘막가파’가 있는가 하면, 같은 일행이 횡렬로 걸으면서 상대방 진로를 막아버리는 ‘못가파’도 있다. 또 자기 목청 틔우자고 아무데서나 야호를 외쳐대 남의 귓청 찢어 놓는 ‘안하무인파’도 있고, 제 흥에 겨워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라디오를 틀고가는 ‘노래방파’도 있다. 한 마디로 산이 무엇인지 모르는 무지한 사람들이다. 산을 시내길 거리나 유흥장소 정도로 여긴다면 그는 분명 산에 올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5.16 23:02

[오목대] 교원평가제도

일전에 시험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며 자살한 학생 기사가 지면에 실린 적이 있다. 이런 이야기가 기사거리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시험에 대한 중압감이 목숨과 바꿀 정도로 크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서였을 것이다.그렇지만 시험에 관해서만 말하자면 시험 없는 세상에서 사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좋지 않은 기억과 경험은 있을망정 시험은 나름대로의 기능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험은 궁극적으로 평가의 한 영역으로 생각할 수 있다.평가가 주로 학생의 입장에서 거론되기는 했지만 또 다른 구성원인 교사의 평가가 요즈음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교사가 그동안 평가 없이 근무해 왔던 것은 아니었다. 근평이라고 불리는 나름대로의 평가 준거가 존재한다. 현행 교육공무원승진규정 제 40조 및 41조에 따르면, 교원의 근무평정은 경력평정 42.45%, 근무성적평정 37.74%, 연수성적평정 14.15%, 기타 가산점 5.66%로 구성되어 있다. 문제는 현행 근무평정제가 연공서열과 실적이 핵심기준이어서 수업과 학생지도, 연구활동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는 데서 출발한다.정부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된 교원평가제는 평가 주체로 교장·교감뿐 아니라 동료교사 및 학부모까지 포함시키고, 현행 근무실적평정과는 달리 학습지도 능력, 생활지도 능력, 교육자적 품성 등의 평가항목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이 제도는 그 시행을 놓고 정부, 학부모단체, 교원단체가 각각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각각의 입장을 밝히는 글에서 교육현장에 대한 몰이해의 오류가 적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 석 달의 방학이 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교원들이 그 석 달 동안 논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물론 일부 교원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교원의 모습을 전체 교원의 일인양 일반화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대다수의 교원들은 방학을 이용하여 자기계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새로운 제도의 시행을 두고 갑론을박하기 이전에 우리 교육의 현장을 좀더 면밀하게 관찰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지름길임을 명심하자. 그리고 한 현장에서의 해결책이 다른 모든 교육현장에서의 해결책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5.14 23:02

[오목대] 인터넷 여론

세계최고의 인터넷 사용률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이다. 인터넷 사용인구가 3500만명이 넘는다. 국민 대부분이 사용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에 의한 새로운 현상들이 한국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인터넷의 여론 형성기능이다.몇일전 신생아를 학대하는 사진이 인터넷에 급속하게 퍼지더니 결국 신생아를 학대하는 간호조무사가 아동학대혐의로 체포되기에 이르렀다. 올해 초 군산에서 도시락 부실사건이 터졌다. 인터넷에 부실한 도시락의 사진을 올리자 이게 급속하게 인터넷에 퍼져 신문과 방송에도 보도되고 결국 부실도시락과 관련된 사람들이 구속되었다. 인터넷은 공간을 초월해 존재하기 때문에 한번 이슈가 되면 전국의 인터넷을 떠돌게 된다. 분노한 사람들이 사진이나 글을 퍼다가 이곳 저곳에 게재하면서 온라인 여론이 순식간에 형성된다. 보통 한 사람이 글이나 사진을 올리면 관심있는 네티즌들이 댓글을 달거나 또는 글이나 사진을 퍼다가 각종 홈피, 게시판, 블로그, 카페 등에 올린다. 그러면 전국의 온라인 여론이 조성되고 신문이나 방송이 보도하고 사회적 의제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보통 댓글이 많거나 많이 퍼다 옮기는 글이나 사진은 사람들이 주요한 이슈로 생각한다는 의미이고 따라서 오프라인에서도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오프라인에서 모임을 가지고 움직이는 사람들도 대부분 온라인에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집단메일, 메신저, 카페, 홈피, 미니홈피, 블로그를 통하여 시공을 초월한 접속을 할 수가 있고 따라서 집단의 능률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만들어진 신문내용, 방송, 정보, 강의, 행사 등도 바로 바로 온라인에 올림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전파할 수 있게 된다. 카페나 개인 홈피나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하루에 수천명씩 방문하는 곳도 생기고 있다. 이들의 글이나 사진 하나 하나가 소규모 잡지나 신문사에 맞먹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그러나 변화가 빠르다. 금방 이슈가 되었다가 다음 날 사라지는 것이 인터넷이다. 아주 사적인 것이나 또는 개인에 대한 폭력적 언사를 마구 퍼트려 쉽게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곳이 인터넷이기도 하다. 인터넷은 우리의 일상사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이제 인터넷에서의 공공질서도 정립해야 할 때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5.12 23:02

[오목대] 운전면허시험

운전면허증을 딴 사람들은 농반진반으로 운전면허 필기시험에 떨어진 사람을 보고 그것도 시험이냐고 핀잔을 준다. 대체로 상식적인 문제에다 구조학 몇개만 알고 가면 붙기보다 떨어지기가 더 어려운 것을 얼마나 우둔하면 그런 시험에 실패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운전면허 필기시험이 쉽다고 가볍게 여겼다가는 영락없이 미역국을 먹고 우세를 떨게 된다. 머리 좀 있다고 대충 문제집이나 한번 훑어보고 가면 연필만 굴리다가 종치기 십상이다.어떤 시험이 됐건 시험이라면 모두 긴장을 하고 대비를 하는 것이 통례인데 운전면허 필기시험만은 예외인 것 같다. 시험공부를 하려고 일찍 집에 들어왔다가도 밥이나 먹고 해야지, 배 부르니 좀 쉬었다가…, 지금 보는 TV프로만 보고…, 밤새워서 하면되지, 에이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하다가는 말짱 책 한번 펴보지 못하고 출근을 하게 된다. 가끔 시험이라면 내노라 하는 고시합격생들이 운전면허 필기시험에 낙방하는 것을 보면 대개가 이런 케이스에 해당된다.운전면허 필기시험에 떨어지는 또 한 부류는 아무리 공부를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자연주의학파들이다. 머리띠를 싸매고 밤새워 끙끙대도 내용은 알수 없고 글자만 보이니 참으로 딱할 노릇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딱한 사람도 있다. 아예 글자를 모르는 문맹자들이 그들이다. 다행히 지난 2000년부터 이들을 위해 운전면허 구술시험을 실시하고는 있으나 읽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공부를 할 수가 없으니 주의의 도움이 없이는 언감생심이다.이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70대 문맹 노인이 운전면허 필기시험 도전 2백72번만에 합격을 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일이 있다. 경북 영주시에 사는 서상목(70) 할아버지가 대구와 경북·강원 등지의 면허시험장을 오가며 5년동안 2백72회의 시험을 치른 끝에 지난달 12일 합격의 영광을 안은 것이다. 이 기사는 로이터통신을 타고 전 세계에 타전 되기도 했다. 충분히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일이다.경찰청이 8월부터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안전운전을 위한 상식위주로 쉽게 출제할 방침이라고 한다. 차량점검기술과 같은 전문지식을 묻는 문제는 출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백번 동감한다. TV를 보는 사람이 사용방법만 익히면 됐지 수리기술까지 배워서 뭐하겠는가. 이제 우리도 ‘합격요령’만 가르치는 면허시험제를 탈피하고 미국처럼 ‘안전습관’을 익히는 제도를 과감하게 도입해 보면 어떨까 싶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5.11 23:02

[오목대] 무식(無識)

세상에는 두 가지의 무식이 있다. 하나는 처음부터 배우지 않은 무식이요, 다른 하나는 소위 많이 배운자 중에서 나타나는 무식이다. 모순같지만 학자층에 오히려 무식자가 존재한다. 모두 그런것은 아니지만 흔히 배운자들은 모든 것을 아는 것인양 생각하여 무슨 심판자같이 판단을 내리기 쉬운데 바로 이런 자들중에 무식한 자가 존재한다. 무식하다는 것은 겸손을 모른다는 뜻이다. 무식자는 오만하므로 자신이 무식하다는 것을 모른다. 권력은 무식자의 그런 오만과 무지를 강화하기도 한다. 권력의 주변을 배회하는 아부 전문가들은 무식한 권력자의 무식을 유식으로 둔갑시켜 무식한 권력자의 귀를 즐겁게 만든다. 권력이 부패를 보호하듯이 권력이 무식을 일정기간 보호해 준다. 그러니 무식한 자가 권력을 갖게되면 참으로 답답한 일이 많이 발생한다.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아는 것이 힘인데 곰곰 생각해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용감은 용기를 가지고 있어서 과감하다는 것인데 그 용기가 진정한 용기가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속에 든 것이 없으면서 객기를 부리는데 이판사판 식으로 되는대로 행동하고 말하면서 실수를 하게 된다. 그래도 실수를 실수로 여기거나 자제할 마음을 갖지 아니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무식함을 만회하려고 몸부림까지 치는 것이다.그러나 상대는 냉담할 뿐이다. 그 이유는 모기를 보고 장도를 빼지 않기때문이요, 달보고 짖는 개를 탓하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개는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는 군자다운 태도로 대할 때는 무식자는 더욱 기고만장하여 더욱 요란하게 객기를 부리는 것이다.상대를 해주지 않아도 무식한 자는 조금도 개의치 아니하고 여전히 용감하게 무식을 들어낸다. 그리하여 주인인지 타인인지도 모르고 마구 물어뜯는 미친개처럼 좌충우돌, 안하무인으로 덤비는 용기는 무식한 사람들의 전용물이 된다.무식한자가 고집이라도 없으면 희망이 보이는데, 고집과 자존심까지 강해서 결코 지지 않겠다는 의욕이 넘친다. 그런 자가 조직에서 힘을 갖게 되거나 상사로 앉게 되면 정말 불행해진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5.10 23:02

[오목대] 짝퉁가수

‘짝퉁’은 가짜나 모조품을 의미하는 은어다. 뭔가 체를 좀 하긴 해야겠는데 가진 것이 모자랄 때 긴요하게 쓰이는 구석이 있다. 가끔 허영심이 표상으로 매도를 당하기도 하지만 대리만족이라는 것도 있으니 꼭 탓할 일만도 아닌 것 같다.짝퉁을 보고 짝퉁인지 아닌지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어떤 짝퉁은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어졌는지 진짜보다 더 진짜같다. 전문가도 심하게 헷갈릴 정도니 일반인들이야 물어보나마나다. 하지만 본색이 가짜라는 것 때문에 진품이나 명품 앞에만 서면 웬지 작아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으로는 초라한 자기 모습에 기가 죽고 마는 것이다. 짝퉁에 깊은 속정이 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짝퉁이라는 것을 감추려했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되레 짝퉁임을 강조하는 상표나 디자인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푸마(PUMA)와 나이키(NIKE)를 변형한 다마(DAMA)와 나이스(NICE), 신(辛)라면 진라면을 모방한 신(信)나면과 찐라면, 빈폴의 짝퉁 빈곤, 생(生)우동의 짝퉁 생(生)어우동 등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주류문화가 있으면 그것을 한번 비틀어서 즐기는 이른바 서브문화가 있듯이 짝퉁도 당당히 하나의 문화를 형성해 나가는 것 같다.‘너훈아’ ‘조형필’ ‘현찰’ ‘하춘하’ ‘채주봉’ ‘이엉자’ ‘임희자’ ‘김수이’… 주로 밤무대에서 인기 가수의 노래를 흉내내 부르는 이미테이션 가수들이다. 눈을 감고 들으면 진짜 가수가 부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어떤 가수는 외모도 비슷해 조금만 꾸며놓으면 누가 누군지 분간하기도 힘들다. ‘세상에 피를 나눈 형제도 아닌데 저렇게 같을 수가 있을까’를 생각하면 재미가 두배로 커진다.성인가요계의 독특한 장르를 구축하고 있는 이들 짝퉁클럽이 전국의 6개도시를 돌며 ‘효(孝) 콘서트 - 청춘을 돌려다오’를 연다고 한다. 이들 짝퉁 가수들은 오리지널 가수들의 노래는 물론 중장년층 세대가 즐겨 부르는 ‘흘러간 옛노래’를 들려줄 예정이다. 오는 6월 12일 전주 소리문화전당에서도 이 색다른 음악회가 열린다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오리지널 가수 때문에 먹고 사는 짝퉁 가수 그러나 오지지널 가수의 그늘에 가려 밤무대를 떠나지 못하는 짝퉁 가수. 그들도 당당히 음악의 한 장르를 이끌고 있는 연예인으로 대접받아야 마땅하다 할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5.09 23:02

[오목대] 언어의 힘

언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힘이다. 그러한 기능을 가장 강력하게 표현한 사례 중 하나가 바로 성경이다. 성경에 표현된 ‘말씀’이란 단어는 인간이 행동과 언어 즉 언행에 있어서 완벽하게 합치된 모습을 보여 준다.기실 이러한 언어의 힘은 성경에서만 발견되는 사례가 아니다. 우리말에서도 흔히 ‘말이 씨 된다’라는 표현으로 남아 있듯이 우리 역시 언어적 표현과 사실의 관계를 밀접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인디언 역시 언어의 주술적 성격을 굳게 믿었던 민족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물론 이러한 언어의 주술적 성격이 예나 지금이나 그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언어를 구성하고 있는 형식과 그 지시물과의 관계가 멀어진 것은 언어의 사용빈도와 정비례한다고 본다. 즉 사람들이 언어를 통해서 의사소통을 빈번하게 할수록 그 형식과 내용의 긴밀도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라는 속담이 이러한 언어의 속성을 표현한 것이다.아직도 언어에서 그 힘을 느낄 수 있다면 그런 언어 사용자는 이미 강력한 행동력을 가진 자임에 틀림없다. 얼마 전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 핵과 관련,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모든 종류의 ‘실질적인’억지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CBS의 국무부 출입기자인 데이비드 마틴은 이브닝 뉴스에 출연, “라이스 장관이 한 말에서 외교적 표현을 벗겨 버린다면 그녀는 ‘미국이 북한을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던 것”이란 해석을 덧붙였다.이러한 미국발 기사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등골이 충분히 오싹하다. 왜냐하면 여느 나라와 달리 이들은 말 그대로 실천할 수 있는 자타가 공인하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식을 접하면서 북한의 내부 사태 초기에 적극적인 군사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가 반영된 ‘작전계획 5029-05’ 문건논란이 연상되는 것은 지나친 노파심일까. 문제가 되었던 작전계획이 국가안전보장 회의에 의해서 없었던 일로 마무리되기는 했지만 이번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발언으로 그런 생각의 일관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해 준 것이 아닌가 한다.아무리 완곡하게 표현했다 하더라도 그 본직을 숨길 수는 없는 일이다. 저들이 자기네 땅에서 벌어질 일이라면 그렇게 무심하게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5.07 23:02

[오목대] 풍남제와 단오

단오는 일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로 설, 한식, 추석과 함께 우리 민족의 4대 명절의 하나였다. 중국 고대의 위지(魏志)에는 고대 마한의 습속을 적은 내용이 적혀져 있는데, 파종이 끝난 5월에 군중이 모여 풍작을 기원하기 위해 신에게 제사하고 가무와 음주로 밤낮을 쉬지 않고 놀았다는 내용이 나온다. 단오는 이러한 풍요를 기원하는 제사와 축제가 이어져 내려온 것으로 생각된다. 전주에서 단오날 놀이가 성황을 이루었다는 내용이 고려시대에 전해져 내려온다. 고려시대 전주목사를 지냈던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의하면 전주에서 단오절 성황제가 거행되면 인근에 있는 임실·완주·진안 지역 사람들도 전주에 몰려들어 ‘단오물맞이’를 즐길 정도로 성황제가 크게 열렸고, 이로 인해 난장의 규모도 컸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도 단오 전날 아낙네들은 덕진 연못에 모여들어 날을 새면서 약수물을 맞았는데, 속설에 의하면 이 약수물을 맞으면서 축원을 드리면 1년 내내 감기 한번 걸리지 않을뿐더러 부스럼·땀띠·두통 등도 씻은 듯이 사라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단오날 덕진 연못은 전주 근교는 물론, 경상도·충청도·전라도에서 몰려든 아낙네들이 목욕하고 그네를 뛰는 모습으로 장관을 이루었다고 한다.1959년 전주시의회는 시민들의 단합을 꾀하고자 축제로 부활시키며 단오절을 전주시민의 날로 지정했다. 1968년 5월 3일 풍남문 중건 2백주년을 맞았는데, 이때부터 시민의 날 전후에 치러지던 모든 행사를 묶어 ‘풍남제’라 부르게 되었다. 2000년부터 개최시기를 음력 5월 5일 단오 날에서 양력 5월 1일로 변경하였다. 단오와 연계된 전통문화는 사라지고 봄에 행하는 현대적인 축제로 변모한 것이다. 그리고 점차 이권다툼과 소음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간주된 단오난장도 사라졌다. 단오의 성격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현재는 대표적인 단오축제로 강릉단오축제를 들 수 있다. 대관령 산신제 및 성황제의 서제에서부터 음력 5월7일 송신제에 이르기까지 약 20일간 축제가 이루어진다.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조직하는 단오제로는 전남 영광군 법성단오제를 들 수 있다. 이외에도 경기도 평택의 소사벌 단오제, 강원 양양의 현산 단오제, 안양시의 단오제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5.05.05 23:02

[오목대] 장바구니 물가

요즘 장보기가 무섭다는 주부들의 푸념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질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데 생필품 가격은 하루가 다르르게 치솟고 있으니 주부들 한숨이 길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생필품 중에서도 공산품은 인상폭이 크지 않아 그래도 견딜만 하다. 농축산물 값은 속된 말로 장난이 아니다. 게다가 공산품이야 절약하거나 안쓰면 그만이지만 농축산물은 생존을 위해 아무리 비싸도 사지 않을 수 없으니 큰 일이다.사과 상품 한개가 3천6백10원으로 작년 이맘때보다 94.8%가 뛰었고, 참외가 2천5백10원으로 37.3%, 오랜지(외국산)가 8백93원으로 31.4%가 올랐다. 쇠고기도 상품 5백g이 2만9천원으로 57.9%가 올랐고, 삼겹살 중품 5백g이 7천1백원으로 29.8%, 닭고기 중품 1kg이 4천90원으로 28.4%가 상승했다. 또 계란 중품 한개가 1백60원으로 37%, 딸기 상품 1kg이 8천1백10원으로 16.2%가 각각 올랐다. 1년 사이에 농축산물 값이 이렇게 뛰었으니 앵겔지수가 높아질 것은 뻔한 이치이다.농축산물 값이 이처럼 고공행진을 하는 것은 이미 예고된 바나 다름없는 일이다. 설마 그렇게까지야 오르겠느냐고 낙관했던 사람이 있었다면 그는 분명 큰일을 낼 위인이다.작년 12월1일 현재 전국의 농가인구는 3백41만5천명으로 전년대비 11만5천명, 10년전의 4백65만1천명보다는 무려 1백24만1천명이 감소했다. 더욱 놀라울 일은 60대 이상 고령 농민이 59.2%에 이르러 곧 은퇴를 해야 할 농민들이라는 점이다. 그들마저 은퇴를 하고나면 누가 그자리를 메꿀 수 있을지 상상하기조차 겁이 난다.우리나라는 여러 면에서 참 재미있는 나라다. 강자에게는 한없이 약하면서 약자에게는 아주 강해지는 이중적 태도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농민숫자가 많을 때는 온통 농사관련 기사로 도배질을 하더니, 이제 중앙 언론은 농업을 취재대상으로 여기지도 않는다.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당이나 국회의원에게는 ‘표에 눈먼 농촌당’이니 ‘매국노’니 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기까지 한다. 애국자들은 모두 그곳에 모여 있는 모양이다.농민들은 죄다 인간문화재로 지정해도 시원찮은 판국에 ‘장바구니 물가’를 걱정하는 것은 한가한 소리인지도 모른다. 앞으로 만약 쌀이 목을 죄어온다면 그때는 숨쉬기마저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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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5.04 23:02

[오목대] 자존심

11세기 후반 교황 그레고리 7세는 성직자의 결혼과 성직 매매를 금지하고, 황제로부터 성직 임명권을 빼앗으려고 했다. 이에 맞서다가 파문을 당한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인 하인리히 4세는, 카노사라는 곳에서 휴양중인 교황을 찾아가 눈 속에서 머리를 조아려 사죄를 하게 되는데 이것을 카노사의 굴욕이라 한다. 황제로서의 체통이 완전히 망가지고 자존심이 심히 상하는 일이었다. 우리나라 역사에도 삼전도의 치욕이라는 사건이 있다. 병자호란의 패전으로 인해 조선의 인조가 청의 태종에게 머리를 조아려 땅에 쳐박는 가장 치욕적인 항복을 한 것을 말한다. 패전국이나 신하의 경우 세 번 무릎을 꿇고 아홉번 머리를 땅에 조아리는 청나라의 풍습에 따른 것이었다. 무참한 비굴함을 보인 사건으로 우리 역사상 가장 굴욕적인 항복중 하나일 것이다.사람이 살다보면 자존심을 버려야할 때도 있지만 이런 치욕적인 일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또는 권력과 돈을 얻기 위해 스스로 굴욕적인 언행을 일삼는 사람들이 있다. 목적을 달성할지 모르지만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영광을 얻지 못할지라도 스스로 치욕을 자청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인간이 입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갑옷은 자존심이라는 말이 있다. 자존심은 스스로 귀하게 여기는 정신이다. 자존심이 있으면 함부로 행동할 수도 없고 권력이나 돈의 유혹에도 당당하다. 자존심이 없는 사람은 아부하기 쉽고 결국에는 굴욕과 비참함의 그늘에서 스스로 초라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윗사람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알랑거리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흔히 본다. 잘 보이려고 비위를 맞추는 아첨은 얄밉기까지 한다. 가진 사람들이나 배운 사람들이 그러할 땐 그동안 어떻게 축재를 했고 뭘 배웠는지 궁금해진다. 그러한 사람들을 상사나 장으로 둔 사람들은 참으로 불행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일수록 부하에게 모질고 쓸데없는 허세를 부리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많은 사람들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크나 큰 희생을 감수해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비록 가난하고 힘이 없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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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5.03 23:02

[오목대] 빛

「…빚으로 소 사서 빚지고 파니 빚이요, 빚으로 돼지 사서 빚지고 파니 또 빚이라, 빚내서 빚갚고, 빚으로 농사지어서 또 빚지고 또 빚지니 또 빚이요 도 빚이라, 빚위에 빚지고, 빚위에 빚 얹으니 또 빚이라, 빚위에 빚이어서 빚천지…」김용택 시인이 ‘마당은 비뚤어졌어도 장구는 바로 치자’는 책에서 빚에 대한 묘사를 한 대목이다. 시인은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빚을 지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가, 또 무심코 진 빚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가 암시하고자 했던 것 같다.전 국민의 8할이 농사를 짓던 시절, 미리 품삯을 주고 노동력을 담보해 놓는 ‘일 빚’제도가 성행을 했다. 이른바 고지(雇地)라는 것이다. 대부분 논밭뙈기 하나 없는 빈농들이 춘궁기를 앞두고 호구지책으로 노동력을 선매하는 것인데, 어찌나 그 구속력이 엄했든지 계약을 어긴 사람은 다시는 상대를 해주지 않는 도덕적 제재까지 뒤따랐다. 오죽했으면 무슨 일을 강요하는 사람에게 “내가 네고지 먹었냐”고 핀잔을 주는 말이 생겨났을까.동서고금을 통해 보더라도 빚처럼 사람의 몸과 마음을 속박하는 것은 없는것 같다. 우리 속담에 ‘빚진 죄인’‘빚 보증 서는 자식은 낳지 마라’‘빚지고 죽으면 그 집 송아지로 태어나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듯이 빚은 저승사자나 다름없는 공포의 대상이다. 아랍인들은 빚지고 약속을 어긴 사람은 바로 그날 노예로 삼는 것이 전통적 관습이고, 북방 기마유목민족은 빚을 갚지 않으면 코나 귀같은 신체의 일부를 잘라내 버리기까지 한다.신용불량자가 4백만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곳곳에서 채무자와 금융기관 또는 채권추심업체 직원간에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추심요원이 아침 저녁으로 전화를 걸어 협박을 하거나, 채무자 가족에게 욕설을 하며 모욕을 주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살 바에야 차라리 죽는 편이 낫다고 극단적인 심경을 토로할 정도다.국회가 폭행이나 협박으로 공포감과 불안감을 조성하는 과도한 채권추심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대부업 등록 및 금융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하여 9월부터 시행키로 한 것이다. 빚이 아무리 무섭다고 하지만 지금이 어느 세상인데 야만인처럼 빚을 받아내려 해서야 되겠는가. 더구나 이세상 누구도 채무자가 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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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5.02 23:02

[오목대] 가학(加虐)의 극복

사람들은 자극적인 내용을 원하는가 보다. 그러한 자극을 통해서 쾌감을 얻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중독이란 말은 마약에만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다. 자극적인 내용은 그 효용에 한계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처음엔 자극적이었던 내용이 얼마 가지 않아 평범하게 받아들여진다. 그러면 다시 좀 더 자극적인 내용을 찾아 사람들은 두리번거릴 것이 뻔하다.이러한 속성을 잘 알고 있는 데가 바로 방송매체이다. 소위 시청률 지상주의라고 불리는 과열경쟁이 바로 이러한 자극성의 경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경쟁은 특정 장르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드라마, 시사, 코미디, 뉴스 등 방송의 전 장르에 걸쳐서 시청률은 프로그램 제작자의 목을 옥죄는 족쇄가 된 지 오래다.시청자와 제작자의 관계에서 손쉽게 거래될 수 있는 것이 바로 ‘가학성’이다. 남의 불행을 통해서 즐거움을 느낀다는 논리는 시청자와 제작자 모두에게 커다란 유혹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쉽게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고 제작자 입장에서도 쉽게 제작할 수 있어서 좋은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거래에서 정신적 건강함이 유지될 수 있겠느냐는 염려에 있다. 스포츠라고는 하지만 달리 보면 로마시대의 검투사 결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프로그램에서 과연 정신적 건강함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얼마 전 성우가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게임 도중 기도(氣道)가 막혀서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개그맨 한 사람 역시 오락 프로그램에서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다. 흔히 이런 일을 프로그램 제작자의 문제라고 치부해 버리지만 좀 더 근본적인 문제로는 가학성을 통해 얻어내려던 시청률 지상주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시청률은 바로 시청자들이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우리들 역시 그러한 연예인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이러한 가학성의 문제를 극복해가고 있는 장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코미디 프로는 웃음의 기폭제로 사용되었던 유일한 수단이 폭력성이라고 할 만큼 그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때리고 맞는 동작으로 마무리되는 코미디는 더 이상 보기 힘들어졌다는 점에서 크게 달라졌다. 이러한 결과의 저변에는 새로운 변화를 요구한 시청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제작자가 있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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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4.30 23:02

[오목대] 性범죄자 위치추적

성(性)범죄자들로 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미국의 ‘메간법(Megan’Saw)’은 지난 94년 봄 뉴저지주의 트렌튼이라는 인구 2만명의 소도시에서 발생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당시 7살 난 ‘메간 칸카’라는 여자 어린이가 집 주변에서 놀다가 인근에 살던 ‘제시’라는 성범죄자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숨진채 발견됐다. 범인은 두차례나 섬범죄를 저지른 전과자였다. 이날은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주민들은 이런 위험한 인물의 신원을 왜 알리지 않았느냐며 당국에 강력히 따졌다.결국 주의회는 그해 10월 성범죄자의 신원과 전과기록, 주소등을 주민들에게 공시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 명칭은 숨진 어린이의 이름을 따서 ‘메간법’으로 했다. 96년 5월 당시 클린턴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을 함으로써 정식 발효됐다.메간법이 엄연히 있음에도 이를 비웃듯 어린이를 상대로 한 성범죄는 근절되지 않았다. 올해 초 플로리다주에서 2명의 여자 어린이가 잇따라 성범죄 전과자에게 희생됐다. 사실상 ‘메간법’이 무용지물화 되자 플로리다주 상원에서는 성범죄자들에게 GPS(위성위치추적 시스템) 장치를 달아 당국이 평생 이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 법안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성범죄자 명단을 제한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한나라당이 상습 성폭력범에 GPS칩이 부착된 전자팔찌 착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찬반 논란을 빚고 있다.우리나라의 지난 한해 발생한 성폭력사건은 1만4천여건에 이른다. 특히 피해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미성년자며, 또 그 가운데 절반이 13세 이하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재범률도 83.4%로 미국의 75%보다도 높다.이러한 실정이다 보니 성폭력 예방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는 정치권의 취지에 공감이 간다. 성범죄 증가 추세가 가파른데다 피해연령은 갈수록 하향 추세다. 나아가 피해를 당한 어린이가 평생 잊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가족의 삶이 송두리째 방가진 부모의 심정을 헤아릴때 범죄자의 인권과 이중처벌을 내세우는 반대논리가 약해 보인다. 보호해야 할 인권과 그렇지 않은 인권을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법안추진과 병행하여 위치추적 적용 대상 및 기간, 통제방법등에 대한 충분한 연구 검토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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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4.29 23:02

[오목대] 대학구조조정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대학구조개혁방안을 발표하였다. 대학의 질적인 도약을 마련하고 투자 효율성을 제고하며 사회수요에 부응하는 인력양성체계를 마련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대폭적인 대학입학정원 감축 및 통폐합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2009년까지 전국 358개 대학 중 87개 대학을 없애고 또한 국립대를 50개에서 35개정도로 줄이겠다고 하였다. 물론 이 외에도 학부 및 단대의 통폐합, 대대적인 학사개혁, 산학협조강화, 교수 및 대학평가 강화를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대학을 15개정도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다.여러 나라에서 대학개혁을 시도해 성공한 경우도 실패한 경우도 있다. 이웃 일본에서는 국립대의 공사화와 통폐합을 진전시켰다. 중국에서는 대학의 자율성을 대폭 강화하고 수익사업을 자율화 대학에 따른 편차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여러 차례 대학을 개혁한 적이 있다. 대체로 사회적 경제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변화였다.한국에서도 노무현대통령이 교육부장관에 교육과 관련이 없는 경제통을 임명하여 구조조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의지에 비하면 대학 통폐합은 지지부진하다. 현재까지 공주대와 천안공대가 공주대로 지난 4월22일 통합하였고, 부산대와 밀양대, 경상대와 창원대, 충남대와 충북대, 강원대와 삼척대, 충주대와 청주과학대 등이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경북대와 상주대, 군산대와 익산대, 전남대와 여수대도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대학과 더불어 교대를 종합대의 사대로 편입하려는 계획도 아직 지지부진하다.정부가 통합을 시도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대학이 입학정원을 감축하여 각 대학이 입학 정원을 감축하지 않을 수 없다. 전북에서 신입생 등록율이 20%에 불과한 대학도 나타나고 전북 4년제 대학 평균충원율이 71.2%일 정도로 열악하기 때문이다.이러한 난제도 극복해야하지만 미래의 핵심은 통폐합이 아니라 대학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따라서 통폐합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북에서도 진짜 세계적인 경쟁력이 가진 대학들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이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구조개혁을 하더라도 의미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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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4.28 23:02

[오목대] 숫자의 착시현상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운명적으로 껴안고 살아야 할 숫자에는 오만가지 기능이 있다. 단순히 더하고 빼는 기능에서부터 우주왕복선을 띄울 수 있는 기능까지 실로 무한대에 가까운 기능을 갖고 있다. 인간이 창안해낸 것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그러나 그토록 유용하게 쓰이는 숫자도 오히려 사람을 헷갈리게 할 때가 있다. 인간 스스로가 예단하는 ‘고정관념’과 ‘착시현상’이 숫자에게 마술을 부리게 하기 때문이다. 정작 숫자 그 자체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데 인간이 이러쿵 저러쿵 의미를 붙여 자기최면에 걸려드는 것이다.예를들어 고대 그리스에서는 4까지의 수로 10이라는 완전한 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4라는 숫자를 성스러운 수로 여겼으나, 우리나라에서는 4자를 무척 꺼리고 있다. 발음이 죽을 사(死)와 같아 공연히 죽음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병원이나 호텔·아파트 같은 고층건물에서 아예 4층을 빼고 다른 방법으로 표기하는 경우를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정도니, 4자에 대한 기피증이 얼마나 큰가 짐작할만 하다.숫자가 마술을 부리는 것은 고정관념보다 착시현상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가령 똑같은 물건값이 1만원과 9천9백원으로 표시돼 있을 때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두 물건값의 차이 1백원 보다 훨씬 크다. 5자리 숫자와 4자리 숫자가 주는 느낌 때문이다.숫자의 착시현상이 제일 민감하게 나타나는 것이 통계다. 예컨대 작년도 경제 성장률이 극히 저조했는데 올해 조금 나아졌다면 실제 실적 이상으로 과대평가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통계의 기저효과(base of effect)다. 또 국민 대다수는 아직 경기회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데 몇몇 대기업의 수출실적만 갖고 경기가 좋아진 것처럼 발표를 하는 것도 대표적인 경제 착시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지난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9백98.90원을 기록, 1997년 11월14일 이후 7년5개월여만에 1천원 벽이 깨졌다. 1천원과는 불과 1.10원 차이지만 달러 환율이 3자리 숫자로 떨어졌다는 점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충격이 큰 모양이다. 이럴 때 일수록 숫자의 착시현상에 빠지지 말고, 회사경영에 미흡한 구석은 없었는지 다시 꼼꼼이 챙겨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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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4.27 23:02

[오목대] 돈

돈은 인간관계를 만드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돈을 통해서 인간관계가 늘어날지 모르지만 진정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돈이란 매개체를 통해서 오히려 인간미 넘치는 인간의 특징이 사라지고 살아 숨쉬는 인간의 영혼까지 상실된다고 한다. 돈을 매개로 하여 벌어지는 관계가 진정한 인간관계가 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돈이 가진 역기능에 대한 대표적인 예는 매춘행위이다. 성적인 욕구를 충족시킨 후에 돈으로 그 대가를 지불한다. 이들 두 사람간의 인간관계가 정상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일시적 내지는 일회적인 관계로 끝나고 만다. 매춘행위는 돈을 통해서 상대방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는 것이기에 비난을 받는다. 돈의 역기능을 갖는 또 다른 한가지는 뇌물형태로 제공되는 돈이다. 다른 것과는 달리 돈은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손쉽게 상대방에게 전달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뇌물의 수수사실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한, 몇 장의 종이를 교환한 사실로 지나쳐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뇌물을 주고받은 사실이 외부에 노출되는 경우 뇌물을 주고받은 당사자들에게 치명적인 도덕적 타격을 주게된다. 그런데 소액의 금전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면 그 뇌물을 받은 자의 의지가 약하거나 인품이 천박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더 극심한 비난을 받게 된다. 그러나 역설스럽게도 액수가 많은 경우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뇌물을 받은 자의 인품이 오히려 존경 또는 경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즉 소액의 뇌물은 거절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많은 돈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거나 또는 소액의 돈으로는 매수할 수 없는 이른바 지체가 높으신 분으로 여겨져 오히려 뇌물을 제공하는 쪽에서 감사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최근 의료계 돈박사 학위 남발을 놓고 도내 관련 대학 학장들이 사죄의 기자회견을 했다지만 내용에 있어서 뭔가 찜찜하다. 사죄는 사죄다워야 하고 범죄에 대한 책임과 양심은 분명해야 한다. 그리고 사죄에는 토를 달 필요가 없다. 검찰의 처리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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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4.26 23:02

[오목대] 구멍가게

온 나라가 산업화 바람에 몸살을 앓던 시절, 동네 어귀마다에는 어김없이 ‘구멍가게’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 때는 요새같이 생필품이 지천으로 깔려 있는 것도 아니고, 교통사정 또한 수월치가 않아서 막말로 마누라 친정 보내고는 살아도 동네에 구멍가게 없이는 살 수가 없었다. 갖춰놓은 물건이라야 보잘 것 없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없는 것 빼고는 다 있기 때문에 당시 서민들에게는 구멍가게가 생활의 일부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국민 태반이 빈곤탈출을 위해 소처럼 일하던 그 시절, 구멍가게에는 가슴 찡한 애환들이 얽혀 있다. 가족이 급병이 나 돈이 없을 때 뛰어가는 곳이 구멍가게요, 친정집 식구 찾아와 외상으로 반찬거리 사러 가는 곳도 구멍가게다. 동짓달 기나긴 밤 연탄불 꺼졌을 때도 구멍가게 문을 두드렸고, 주머니 가벼운 월급쟁이 소주 한잔 생각 날 때도 구멍가게는 허물없는 벗이 돼 주었다.이처럼 동네사람들 치닥거리를 다 해주던 구멍가게가 이제 역사에 작은 점하나 남기고 사라져가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동네가 좀 크다 싶으면 수퍼마켓이라는 것이 들어서더니, 이제는 웬만한 중소도시까지 대형할인점이 속속 등장하여 구멍가게의 몰락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할인점에 가면 원스톱 쇼핑에다 가격마저 후려쳐 놓으니 누가 그곳을 마다 하겠는가, 자본주의가 만개하면 할수록 온정주의가 사라진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참으로 딱할 노릇이다.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조사한 ‘통계로 보는 유통개방 10년’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유통시장이 완전 개방된 지난 1996년 이후 70만6천여개에 이르던 구멍가게가 50만여개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형 수퍼마켓이나 할인점 또는 편의점에 밀려 동네 구멍가게는 씨가 마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하지만 구멍가게라고 꼭 죽으라는 법만은 없다. 구멍가게끼리 상호를 통일하여 구매자에게 안정감을 주고, 물건도 공동구매하여 가격을 낮춘다면 얼마든지 경쟁력을 갖출 수가 있다. 또 주민들과 가까이 있다는 입지조건과 친밀한 인간관계를 십분 살릴 수 있다면 뜻밖의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코 묻은 돈의 추억이 살아있고 동네 사람들 냄새가 물씬 풍겨나오는 한 구멍가게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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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4.25 23:02

[오목대] 토요 휴무제

예전의 일이다. 한 가지 특기만 있으면 대학 갈 수 있다고 해서 다들 특기적성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던 터였다. 그런데 문제는 학생들이 그런 특기적성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다는데 있다. 특기적성교육 이야기를 먼저 꺼낸 분도 교장선생님이셨는데 야간자습 이야기 역시 그 분의 입에서 듣게 되었으니 이를 어찌 해석해야 할지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특기적성교육을 대학입시에 반영해서 교육을 정상화 시키는데 도움을 주겠다는 의도는 좋았다. 하지만 이를 실천해야 할 일선 학교에서 그 의도는 제대로 실천되지 못하였다.어떤 제도나 규칙이든 그 의도하는 바가 있다. 한 제도나 규칙이 기존의 모든 것을 대신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기존의 제도나 규칙 등과 조화를 이루면서 그 전보다 많이도 아니고 조금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의도에서 새로운 제도나 규칙을 만들기 마련이다.오늘이 지난 달 넷째 토요일(3월 26일)에 이어서 두 번째 맞는 휴무일이다. 이런 휴무일 시행으로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단지 한나절 쉰다는 시간상의 의미 이상으로 가족관계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바쁘게 움직여야만 했던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유를 통해서 느긋하게 가족끼리 정을 쌓을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교사들 역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문제는 주5일 근무제 정착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초·중·고교 토요 휴무일이 그 성격상 기업체의 휴무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즉 부모는 직장에 출근해야 하는데 아이들만 토요 휴무일이라고 집에 남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물론 이런 학생을 학교에 등교시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그 취지를 살리겠다는 당국의 의도를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현실이 그런 의도대로 되고있는 지는 좀더 신중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 가지는 토요 휴무일의 취지와 달리 보충학습의 기회로 삼고 있는 일부 학교와 학부모들의 문제이다. 말만 토요 휴무일이지 실제로는 모든 학생이 학교에 등교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거나 사교육 현장으로 등을 떠미는 학부모들이 있어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토요 휴무라는 제도가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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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4.23 23:02

[오목대] 지구의 날

‘우주 가운데 단 하나뿐인 우리의 삶의 터전 지구를 오염과 핵전쟁의 위협으로 부터 건지기 위해 1백여개국 수억의 인구가 지구의 날을 선포한 오늘 우리는 살고 있는 이 땅과 이 하늘을 자손만대 굳건히 깨끗하게 보존하고자 다짐한다’. 1970년 4월 22일 미국 상원의원 ‘게이로 닐슨’이 주창하고, 당시 하버드대 학생이었던 ‘데니스 헤이즈’가 나서서 행사를 추진한 ‘지구의 날’선언문의 일부이다.‘지구의 날’은 1969년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해상 기름유출 사고가 계기가 되어 시작됐다. 오늘이 35번째 맞는 ‘지구의 날’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1백85개국에서 약 5억명 이상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행사가 되었다.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오늘날 지구환경은 좋아지기는 커녕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되면서 인류문명의 지속 자체를 위협하는 기상재해에 직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재해의 원인을 지구의 온난화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온난화는 산업혁명이후 인류가 집중적으로 배출한 탄산가스등 온실가스로 인해 발생된다.올해초 유엔환경계획과 선진국 환경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기후변화 태스크포스팀’은 ‘기후의 도전에 대한 대응’이란 보고서를 통해 지구온난화를 이대로 방치할 경우 ‘10년뒤 지구에 엄청난 기상이변등 대재앙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상영됐던 영화 ‘투모로우’가 큰 관심을 끌었던 것도 온난화 때문에 빚어진 지구의 비극적인 최후를 그려 강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이같은 재앙을 방지하기 위한 실천방안을 담은 교토의정서가 우여곡절끝에 지난 2월 발효됐다. 역설적이게도 ‘지구의 날’ 주창 국가이자 이산화탄소 최대 배출국가인 미국이 끝내 불참함으로써 의정서의 효력에 대한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선진국들이 지구환경 보전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은 당장의 규제는 피했지만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을 계제가 아니다.오늘 ‘지구의 날’을 맞아 예년과 마찬가지로 전국에서 차없는 거리 행사등 각종 이벤트가 펼쳐진다. 올해는 마침 ‘아이들과 미래를 보호하자’는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한다. 미래 지구의 주인인 어린이들에게 푸른 한르과 깨끗한 땅, 마음껏 숨쉴 수 있는 공기를 물려주는 일은 우리세대 모두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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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4.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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