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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후보

민주당 공천을 받은 후보 중 당선을 기정사실화 한 후보들이 있는 것 같다. 지금 전반적인 정당지지도면에서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상당부분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한 탓이 크다. 그 가운데서도 남북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잘 해결해 민주당 지지로 연결됐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상승한 요인은 당이 잘해서라기 보다는 야당이 제 역할을 못해서 반대로 반사이득을 취한 면이 적지 않다. 지난 대선에 이어 도내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절대적이다. 민주평화당이 국회의원 절반을 차지하지만 존재감이 약하다. 당 지지도가 한자리수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준다. 2석의 바른미래당도 같은 상황이다. 국민의당이 쪼개져 두당으로 나눠진 바람에 지지율이 형편없다. 두 당으로 출마한 후보들은 선거운동하는데 동력이 약해 애를 먹고 있다. 과거 국민의당 때와는 천양지판이다. 심지어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에 대해 지선이 끝나면 없어질 정당 정도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다. 민주평화당은 민주당으로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으로 흡수통합 될 것이라는 사람도 있다. 상당수 도민들은 민주당에 지지를 보내면서도 독주체제를 경계한 나머지 민주평화당과 일부 무소속 단체장 후보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 이유는 민주당 일당독주체제에 나쁜 경험을 갖고 있고 상당수 후보들이 당 지지도만 믿고 자만심에 빠져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좋은 정책과 공약을 개발해서 표를 얻으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당 지지도에 얹혀서 선거를 치르려 하기 때문에 반감이 크다. 심지어 일부 후보는 당선이 된 양 교만하기 짝이 없다. 상당수 유권자들은 지난 장미대선때 문재인 대통령을 찍을 수 밖에 없었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과 성격이 다르다. 생활정치를 하는 일꾼들을 뽑는 선거라서 역량있는 후보를 뽑을 수 밖에 없다. 민주당 압승이냐, 민주평화당·무소속 돌풍이냐가 뜨거운 감자다. 민주당 바람이 쓰나미처럼 거세게 불어 과거처럼 싹쓸이할 것이라는 쪽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사람도 만만찮다. 끝까지 겸양지덕을 보인 후보가 꽃가마를 탈 것이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05.27 16:49

그들의 도덕적 책무

피렌체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상업도시다. 12세기 무렵부터 산업, 특히 모직물공업이 발전했던 피렌체는 직물상과 귀금속상이 조합을 만들어 번성하면서 경제적으로도 성공해 유럽의 상공업 중심 도시가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피렌체는 아무래도 예술의 도시 이미지가 더 강하다. 피렌체가 예술로도 번성해 유럽을 대표하는 관광도시가 된 것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문으로 꼽히는 메디치 가문의 역할 덕분이다. 평범한 중산층 가문이었으나 은행업으로 부를 축적하면서 15~16세기에 가장 유력하고 높은 영향력을 가진 피렌체 공화국의 실질적인 통치자로 성장한 메디치가문은 학문과 수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하여 피렌체를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정치 경제적으로 부침은 있었으나 18세기까지 300여 년 동안 전통과 명성을 이어왔던 메디치 가문이 단절된 것은 코시모 3세의 딸인 안나 마리아 루이사(Anna Maria Luisa, 1667~1642)가 죽은 뒤다. 주목할 만한 대목이 있다. 가문을 이었던 루이사의 존재다. 루이사는 메디치 가문의 예술품을 모두 토스카나 대공국과 피렌체에 기증한 인물이다. 메디치 가문의 후원 활동이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왔던 것을 돌아보면 이 가문이 얼마나 많은 양의 예술품을 갖고 있었을까 짐작하는 일은 쉽지 않은데, 루이사는 ‘모든 작품들은 피렌체를 떠나지 않도록 하라’는 유언과 함께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수많은 예술품을 모두 기증해 후대 사람들이 르네상스의 예술을 온전히 만날 수 있게 했다. 시대를 뛰어넘는 가치 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일 타계한 구본무 LG 회장을 애도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재계 뿐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 일반시민들과 네티즌들까지 가세한 애도 행렬은 ‘재벌’과 ‘대기업 총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어 있는 시대적 분위기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소탈한 인품과 남에 대한 배려, 정도경영의 기업 정신을 철저하게 지켜왔던 고인의 삶의 궤적 덕분일 터다. 사회적 도덕적 책무를 다하고자 했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 “편법을 써야 1등할 수 있다면 차라리 1등 하지 않겠다”던 그의 경영철학은 불법과 편법이 판치는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준다. 한 대학생은 구 회장을 추도하는 손편지에 “어려움을 견디고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할 때 제게 힘이 된 건 다름 아닌 신념이었다. 회장님께서 항상 강조하셨던 인간존중의 경영이 큰 도움이 되었다”며 “평생 한번이라도 뵙고 싶었는데 참으로 아쉽다. 회장님의 신념 또한 내가 이어 가겠다”고 썼다. 우리에게도 존경받는 기업 총수가 있었다는 것, 큰 위안이고 행복이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8.05.24 18:26

선거현수막 유감

선거캠프 사무실은 대개 교통요지에 있다. 그런 까닭에 임대료가 보통 비싼 게 아니다. 전주시내만 하더라도 좋은 목에 캠프를 차리려면 억 단위의 임대료가 든다고 한다. 예비후보 등록 때부터 선거까지 기껏 3개월 남짓임을 고려할 때 결코 만만치 않은 비용이다. 굳이 비싼 임대료를 들여 건물을 캠프로 쓰려는 이유는 다름 아닌 유권자들의 이목을 받기 위해서다. 후보간 경쟁은 좋은 위치의 선거사무소를 차지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선거철이면 매번 현수막이 걸리는 곳들이 따로 있다. 과거 당선자를 냈던 건물의 경우 더욱 인기다. 매번 낙선자만 나왔던 건물이라고 해서 기피 대상은 아닌 것 같다. 교통량이 많고, 멀리서도 눈에 확 띄는 건물을 선거사무소의 명당자리로 여기기 때문이리라. 선거사무소가 그저 캠프 사람들이 쓰는 사무실이라면 비싼 돈을 들여 공을 들일 필요가 없다. 선거사무소 본연의 기능보다는 오히려 선거 현수막이 갖는 효과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실제 선거운동 기간이 선거일까지 단 2주일뿐인 상황에서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현수막은 매우 강력한 선거운동 수단이다. 신인 정치인의 경우 인지도를 높이는 데 오프라인에서 이만한 수단을 찾기도 힘들 것이다. 유권자의 시선을 잡을 수 있는 선거 현수막은 어떤 것일까. 경기도의 한 기초단체장 후보는 물구나무 선 사진과 함께 ‘생각을 바꾸면 색깔이 아니라 인물이 보인다’는 현수막으로 눈길을 끌고 있단다. 정동영 의원이 대선 패배와 서울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낙선한 후 2008년 전주 보궐선거 때 걸었던 ‘어머니, 정동영입니다’의 현수막은 여러 비난도 있었으나 당시 유권자들을 크게 움직였다. 그러나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주시내에 걸린 후보들의 선거 현수막 중 확 눈에 띄는 걸 찾기 힘들다. 거의가 후보의 대형 사진과 이력, 정당, 추상적인 구호 등으로 이뤄져 있다. 차이가 있다면 오로지 현수막의 크기 정도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현수막마저도 선거공해로 여기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정책에 대한 뚜렷한 메시지도 없고, 감동을 줄 만한 문구도 없이 그저 크기에만 함몰된 때문이리라. 미래·소통·서민·복지·일자리·발전·행복 등 추상적인 구호에 유권자가 감동할 리 없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하는 합성사진까지 걸어놓으면서 정작 후보의 메시지가 없는 경우도 있다. 오죽하면 선거 현수막 규격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을까.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1일부터는 후보 사무실이 아닌 길거리에서도 선거 현수막을 만날 수 있다. 현수막 공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지방선거다운 슬로건이 나오길 바란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8.05.23 19:49

라돈가스

선진국이라고 위세 떠는 미국에서는 최근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으로 희생된 학생 등이 군인 사망자 수보다 2배나 많다고 한다. 세상에는 참 아이러니한 일이 많다. 적폐청산을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운 문재인 정권의 일부 관계자가 드루킹 댓글조작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터졌다. 야당이 ‘너 잘 걸렸다’는 기세로 드루킹 특검법을 진행했고 결국 지난 21일 국회를 통과했다. 대통령 측근이었다는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그리고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드루킹과 연결 고리가 확인된 사람들이다. 이에 한국당 등 야당은 기세를 올리고, 여당은 곤혹해 한다. 특검법대로라면 문재인 대통령도 조사를 받을 수 있다. 특검이 모든 의혹을 명명백백 파헤치길 바랄 뿐이다. 6월 12일 예정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북미회담은 성공을 거둘 것인가. 한반도는 정전협정을 접고 평화통일의 첫 걸음을 뗄 수 있을까.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사실을 북한은 경고하고 있다. 불과 3주 전 남북교류 기대가 컸지만 지난 몇 주간 한·미가 샴페인을 너무 섣불리 터트리는 바람에 결국 남측 기자들만 풍계리 초대장을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대진침대에서 폐암 등을 일으키는 라돈가스가 기준치 이상으로 높게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져 세상이 떠들썩 하다. 음이온 건강에 무작정 함몰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다. 대진침대는 음이온 효과가 있다는 메트리스 제조에 우라늄과 토륨 등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모나자이트를 원료로 썼고, 이 때문에 침대 사용자들이 인체 접촉은 물론 호흡을 통해 피폭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조사 결과다. 대진침대 관련 제품은 전량 회수 명령이 내려졌고, 관련 제품 사용자들은 제품 사용을 중지한 뒤 건강진단 등을 통해 방사능 피폭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포근한 침대에 누워, 건강에 좋다는 음이온을 흠뻑 들이마시며 건강한 삶을 구가하고 있다고 믿었다. 가장 친환경적이어야 할 침대에서 방사능 물질이 뿜어져 나왔으니, 이런 망할 일이 또 있겠는가. 대진침대 라돈가스 사건은 남원 내기마을 집단 암 발병 사건과 무관치 않다. 2년 전 29세대 57명 주민이 사는 내기마을에서 무려 12명의 암환자가 발생해 조사한 결과, 라돈가스가 큰 원인 중 하나로 나타났었다. 라돈가스는 무색무취한 침묵의 살인자다. 그 농도가 기준치(148㏃/㎥)를 초과한 학교가 전북에서 19개교나 된다. 돌이켜보면, 내기마을이나 익산 장전마을 사건 때 당국은 얼마나 신속한 조사 및 조치를 했는가 싶다. 시골 촌구석 일이라고 쉬쉬 하다가 원성이 자자하니 마지못해 움직인 측면은 없었는가.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8.05.22 19:21

징크스(JinX)

징크스(Jinx)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 마술에서 사용하던 ‘개미잡이’라는 새의 이름(Jugx)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징크스란 이름을 가진 기병대 대위가 훈련만 나가면 불길한 일들이 계속 생기는 상황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스포츠에선 미국 야구계에서 맨 먼저 사용했다. 미국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앨런 샌그리(Allen Sangree)는 1910년 ‘징크스:다이아몬드 이야기’란 책을 펴냈는데 이후 징크스는 미국 영어 사전에 등재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사실 징크스가 가장 많은 분야는 단연 스포츠다. 메이저리그의 보스턴 레드삭스가 1920년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트레이드한 후 2002년까지 82년간 단 한 차례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했다는 소위 ‘밤비노의 저주’가 대표적이다. 곧 다가올 월드컵에서도 소위 ‘펠레의 저주’가 관심사다. 펠레가 우승할 거라고 예상한 팀은 4강에도 못가보고 예선 탈락하는 징크스가 이어진 때문이다. 축구 경기에서 스코어가 3대 2가 되는 경우를 펠레 스코어라고 하고, 야구에서 8대 7이 되는 것을 케네디 스코어라고 하는데 펠레스코어라는 용어까지 만들어진 걸 보면 징크스가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징크스는 언젠가는 꼭 깨진다는 것이다. “비서는 최고 통치자가 되기 어렵다”는 정치권 통념을 깨고 비서실장을 지냈음에도 청와대 주인이 된 문재인 대통령은 좋은 예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지역 정가에서도 이런저런 징크스가 회자된다. 예를 들면 무주군수의 경우 매번 도의원 출신 후보가 당선됐고, 장수군수는 도의원 경력자가 전무했다. 아닌게 아니라 무주군수 선거에서는 김세웅, 홍낙표, 황정수 등 도의원 출신이 모두 당선됐고, 장수군수 선거에서는 김상두, 최용득, 장재영 등 도의원 이력을 갖춘 이가 단 한명도 없다. 4년 전, 진안 기초의원 선거 때 가 선거구(진안읍,백운, 마령, 성수) 당선자는 이한기, 김남기, 배성기 등 모두 ‘기’자 돌림이었는데 이를 두고 호사가들은 마이산의 ‘기’를 받은 사람만 됐다고 말했다. 나 선거구(용담, 부귀 등) 당선자인 김광수, 신갑수, 박명석 후보는 모두 용담댐 물(水) 기운을 받은 ‘수’자 돌림이었다는 말도 떠돌았다. 4년 전 제6회 지방선거 때 뽑힌 시·군의원은 전국적으로 2898명인데 이 중 10명이 6선에 성공했다. 전주시의원 6선을 지낸 최찬욱 후보가 도의원으로 출사표를 던지는 등 이번에 전국에서 10명의 7선 도전자들이 나섰는데 이들이 ‘마의 징크스’를 깰지도 주목된다. 선거전에서 징크스가 본인에게 유리할 경우 이를 적극 설파하고 본인 이해와 맞지 않으면 “징크스는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고 정면대응하는 후보들의 심리가 참으로 흥미롭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05.21 20:58

네탓 공방

선거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도전자는 창이고 현직은 방패다. 도전자들은 현직을 향해 공격을 가한다. 임기중에 해놓은 일이 없다고 연일 사자후를 토한다. 원 없이 공격하고 나면 그 다음에 자신의 장밋빛 공약을 제시한다. 마치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다줄 것처럼 오색영롱한 무지개 빛 공약을 한다. 선거 때마다 이 같은 프레임속에서 공방이 가열됐다. 유권자들은 누구 말이 맞는지 조차 모르고 표를 찍었다. 전북의 대표적인 선거이슈는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폐쇄문제다. 야권은 도민들이 지난 장미대선 때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절대적으로 지지해 대통령으로 당선시켜 줬는데도 제대로 지원해 주지 않아 전북경제가 파탄위기에 내몰렸다면서 병든 전북을 갈아 치워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은 대통령의 분신과도 같은 두명의 후보를 이번 지방선거에 당선시켜야만 하는 청와대 입장에서는 한국지엠 협상과정에서 부평과 창원에 대한 지원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을 배제한 것은 전북홀대를 확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배숙 정동영이 속한 민주평화당이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에 연일 강도높은 비판을 가하고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고 그 파장이 작지 않기 때문에 얼마든지 이 문제를 특별하게 다룰 수 있다. 하지만 마치 송하진 지사가 잘못해서 일을 그릇치고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호되게 질책한 것은 잘못이다. 송지사도 어떻게든지 이 문제를 해결해서 문 닫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녔다. 청와대 국회 산은 등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서번전번(서울에서 번쩍 전주에서 번쩍) 했다. 사실상 송지사는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니어서 협상에 나설 자격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사라는 직책은 자격여부를 떠나 정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사명감을 갖고 나선 것이었다. 군산조선소나 한국지엠 군산공장 문제는 처음부터 송지사 혼자 뛰어 다닌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었다. 호주에서 먹튀 경험을 갖고 있는 GM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안보상업주의에 힘입어 기세등등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치권이 우선 정부를 상대로 설득에 나섰어야 옳았다. 산은을 통해 8000억 이상의 지원을 해야하기 때문에 군산공장을 폐쇄하면 안된다고 못 박았어야 했다. 전북의원 10명이 총론에는 동의했으나 각론에서 각 정파별로 해결책이 다르고 타이밍을 놓쳐 오늘과 같은 사태를 만들었다. 선거를 앞두고 면피용 같은 립서비스만 하는 사이 버스는 전북을 떠났다. 정부도 지난해 군산조선소 폐쇄 때와 거의 같은 행보를 보인 것은 비난 받아야 마땅하다. 전북도도 일찍부터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를 기정사실화 한 책임은 있다. 미리 알아서 기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했다. 협상력을 높혀 나가려면 정치권과 함께 끝까지 정상화 주장을 펼쳐야 했다. 중구난방식으로 정치권이 네탓공방만 펼친 게 잘못이다. 언제까지 네탓공방만 할 텐가. /백성일 부사장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05.20 17:04

레드 카펫과 노란 자봉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앞마당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나 이동하는 동선마다 빨간 카펫(Red Carpet)이 놓였다. 귀빈을 극진히 영접하는 최고의 예우 표현이었다. 명예와 권위를 상징하는 빨간 카펫은 애초 국빈 영접 등 외교적 관례로 대중화되었지만 국가적 행사 뿐 아니라 세계 영화제 등 각종 공식행사에서도 널리 쓰이게 되면서 이제는 익숙한 문화가 되었다. 그렇다면 빨간 카펫은 언제부터 명예와 권위의 상징이 되었을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가멤논’은 그리스군을 이끌고 나가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해 돌아왔지만 자신의 아내와 그의 정부에게 살해당하는 비극적 인물이다. 그러나 더 큰 비극은 그의 아들 오레스테스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끝내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하는 상황이다. 이 이야기는 그리스 문학작품의 소재가 되어 오늘의 무대에서도 관객들과 만난다. 소포클레스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그리스 비극의 아버지 아이스킬로스의 대표작 ‘아가멤논’도 그중 하나다. 아가멤논이 트로이전쟁에서 승리해 귀국하면서 벌어지는 비극적 상황을 다룬 이 작품에서 아가멤논의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는 그가 승리하고 돌아오자 빨간 양탄자를 깔아 그를 맞이한다. 정작 아가멤논은 이 붉은 길이 ‘그리스 신들의 길을 상징한다며 거절 ‘하지만 작품 속 이 ’빨간 양탄자 ‘가 오늘날의 ’레드 카펫 ‘을 있게 한 기원으로 알려져 있다. 시대를 거치면서 ‘레드 카펫 ‘은 세계 각 분야의 이름난 시상식이나 세계적인 영화제의 대표적 행사이자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중에서도 영화상 시상식이나 영화제의 개폐막식의 ’레드 카펫 ‘에서 펼쳐지는 스타들의 행진이나 퍼포먼스는 해마다 큰 이슈를 만들어내는데, 그 실황이 전 세계에 전파될 정도로 대중들의 관심이 높다. 지난주 막을 내린 전주국제영화제도 개막식과 폐막식의 ‘레드 카펫’을 함께 즐기려는 관객들이 행사장을 메웠다. 흥미로운 광경이 있었다. 폐막식에서 펼쳐진 레드 카펫 행사다. 그날 레드카펫에는 영화인들 말고도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열흘 동안의 영화제를 현장에서 지켜낸 ‘노란자봉’(노란점퍼를 입은 자원봉사자)이 그들이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상징이 된 ‘노란자봉’들의 등장은 즐거웠다. 밝고 유쾌한 그들의 행진에 관객들은 웃고 즐거워하며 아낌없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노란 자봉의 레드 카펫은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퍼포먼스(?)다. 전주시민들과 관객, 집행위원회가 자봉들에게 보내는 감사와 격려의 폐막식 레드카펫은 이제 전주국제영화제만의 또 하나 상징이 되었다. 레드 카펫의 의미 있는 변신, 전주가 만들어낸 새로운 문화가 반갑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8.05.17 19:57

북한 개방과 전북

세계적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최근 북한 개방 외교전과 관련,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만 이전해도 북한 경제는 당장 5% 이상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고 블룸버그가 보도, 주목을 끈다. 베트남보다 턱없이 낮은 시간당 1.1달러에 불과한 북한의 임금 수준은 원가 절감에 목타는 기업들에게 큰 매력이다. 기업이 대거 진출하면 북한이 단기간에 개방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삼성전자 얘기는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한국의 고임금을 피해 중국, 베트남 등으로 공장을 지어 나갔던 기업들이 그 일부 만이라도 북한에 투자한다면 북한 경제가 살아나는 건 시간문제다. 북한 개방과 그 이후에 대한 이슈에서 주목받는 나라가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1970년대 중반까지 미국과 전쟁을 벌였고, 그들이 강력한 개혁개방에 나선 1986년 국내총생산액이 260억 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빈국이었다. 베트남은 그동안 국가 명운을 걸고 추진한 ‘도이모이’의 성공을 위해 미국과 한국 등 과거 전쟁 적국과 수교하는 등 경제 부흥을 위해 양팔을 걷어부쳤다. 결과는 확실했다. 베트남은 1990년대에 들어서 연평균 8% 성장했고, 지금도 7% 성장을 유지할 정도로 경제를 일으켜 세우는 데 성공했다. 베트남의 국내총생산은 세계 35위 수준이다. 현재 310억 달러 수준인 북한 국내총생산의 6배가 넘을 정도다. 베트남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외국 기업 사례는 제외하더라도, 삼성전자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투자 대열에 가세하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투자액만 해도 170억 달러, 우리돈으로 환산했을 때 18조 2500억 원 규모다. 국가든, 지자체든, 기업이든 발전의 결정적 요인은 투자금이다. 제아무리 좋은 사업 아이디어일지라도 적정한 투자금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결국 사장되고 말 것이다. 온갖 환경 시비에도 불구하고, 전북에는 소위 33㎞에 달하는 대단히 긴 해안 방조제가 있다. 그 안쪽에 4만㏊의 방대한 신천지가 생겼고, 정부는 새만금 전역을 동서남북으로 연결하는 기간도로와 항만, 철도, 고속도로, 그리고 국제공항까지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30년 가까이 소극적으로 투자하는 바람에 새만금에 관심 보인 국내외 기업 상당수가 입질만 하다 결국 떠났다. 투자도 잘 안되고, 설상가상으로 조선소와 GM공장처럼 있던 대기업도 문을 닫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껏 달아오른 북한 개방 이슈가 향후 전북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일까. 투자에 목마른 전북, 어떤 실속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가.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8.05.16 21:13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마지막 길

“군산시민들과 전북도민들에게 참으로 죄송하고 면목 없습니다. 기업의 사활이 걸린 상황에서 군산공장을 희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간 전북도민들이 보내준 성원과 은혜를 저버린 것에 대해 어찌 다 이해와 용서를 바랄 수 있겠습니까. 다만 우리가 버린 군산공장으로 인해 지역이 황폐화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여러 방안을 찾아보겠습니다.” 한국지엠이 경영정상화에 나서면서 최소한 이런 정도의 립서비스는 있어야지 않았을까.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폐쇄를 제물삼아 임단협 타결과 한국 정부로부터 8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수혈 받으면서 경영정상화의 첫 단추를 꿸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한 유감 표명 하나 없었고, 향후 계획도 나오지 않았다. 우리 정부와 한국지엠에게 군산공장은 그저 제물이었을 뿐이다. 한국지엠은 ‘미래를 위해 새롭게 다짐합니다’는 제목의 14일자 광고를 통해“염려 속에서도 한국지엠의 정상화 과정을 믿고 기다려주신 여러분께 감사한다”며 몇 가지 약속을 했다. 한국지엠의 사업을 지탱해 온 20여만 개의 소중한 직간접 일자리를 지키고, 세계적 수준의 첨단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경영정상화를 격려해준 고객과 사업파트너, 지역사회에도 깊이 감사드린단다. 군산공장 폐쇄에 직면해 있던 전북만큼 지역적으로 한국지엠의 정상화에 응원을 보낸 곳이 어디 있을까. 전북의 자치단체와 시민단체, 지역 정치권이 한마음으로 군산공장의 정상화를 바라며 지엠과 정부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했다. 군산공장이 문을 닫는 마당에 한국지엠의 20만개 일자리 지키기와 세계적인 첨단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약속이 오히려 지역민들에게는 더 큰 박탈감으로 다가선다. 정부의 처사가 괘씸한 것도 마찬가지다. 지엠의 군산공장 폐쇄 방침 발표 후 대통령이 챙기고, 국무총리가 현장을 찾는 등 범정부 차원의 깊은 관심을 보여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정부 역시 군산공장 정상화를 위한 카드는 끝내 꺼내지 않았다. ‘군산공장 활용 방안에 대해 신속하게 GM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와 적극 협의한다’는 원론적 내용이 정부 발표의 전부다. 한국지엠과 정부가 군산공장 문제를 이리 홀대할 수는 없다. 전북은 GM의 고비 때마다 차사주기 운동, 정부지원 건의, GM대우의 날 선포, 명예도민증 수여 등으로 정성을 쏟았다. 정부를 믿고 실낱같은 희망으로 참고 기다렸다. 그 결과 기업은 냉혹했고, 정부는 군산을 외면했다. 그럼에도 한국지엠과 정부가 아직 할 일은 남았다. 전북과 군산를 일으킬 수 있는 군산공장의 활용방안을 제대로 내놓는 일이다. 군산의 눈물을 끝내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8.05.15 18:47

도금고와 지방선거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 결과를 가장 주목하는 쪽은 바로 금융권이다. 도금고나 시군금고의 경우 단체장이 누가 되는가에 따라 주거래 은행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특히 도내 자치단체 금고 선정때마다 맞대결해온 전북은행과 농협은 시군 지점장 등을 결정할때 단체장 등과 학맥, 인맥 등이 얽히는 사람을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내 한 군지역에서는 금고를 빼앗기자 영전이 유력했던 은행 간부가 좌천된 일화도 유명하다. 하다못해 부단체장이나 재정담당자들과의 두터운 인연이 농협이나 전북은행 인사때마다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고 한다. 일반인에게 도금고나 시군금고 라는 말이 익숙하게 된 것은 1991년 지방선거때다. 30년만에 부활된 지방선거에서 일부 후보들은 시중은행이 맡고있던 금고를 지방은행 또는 농협으로 옮기겠다고 공약하고 나섰다. 전주에서 도의원 선거에 나섰던 전북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의 김병석씨는 맨 처음 지방은행으로의 금고이전을 유세장에서 거론했다. 이후 선거때마다 농협조합장 출신의 후보들은 농민과 함께하는 농협이 금고를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도금고의 경우, 광복 이후 줄곧 제일은행(SC제일은행의 전신)이 맡아왔다. 관선시대 중앙정부에서 결정하면 시도는 무조건 따라야만 했다. 금융계의 황태자로 일컬어졌던 이원조 전 금융감독원장은 바로 제일은행 상무출신이었는데, 그가 배후에 있는 상황에서 제일은행이 맡고있던 도금고 이전은 언감생심이었다. 자치제 이후 입김이 세진 민선 시도지사가 나서면서 마침내 도금고는 전북은행과 농협이 서로 나눠맡고 있다. 2000년과 2002년 전북은행이 1금고로 선정됐고, 2004년말부터 농협이 1금고를 맡고있다. 올 하반기 약 6조4000억원에 달하는 도금고 선정을 앞두고 농협과 전북은행이 서서히 몸풀기에 나섰다. 핵심은 전북은행의 1금고 탈환이냐, 농협은행의 수성이냐에 모아진다. 문제는 도금고 선정의 잣대다. 잡음이 없게하려면 종전 선정 방식대로 하면 되지만, 요즘 시대상황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얼마전 연간 34조원 규모의 서울시 금고 선정 결과, 제1금고로 선정된 신한은행은 서울시에 무려 3050억원의 출연금을 제안했다. 고작 2조원 남짓한 제2금고를 운영하게 될 우리은행도 상상을 초월하는 1200억원을 제안했다. 제아무리 상징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금고 하나를 따내기 위해 이처럼 막대한 출연금을 낸다면 그 부담은 어떤 형태로든 고객인 주민에게 전가될 것은 뻔하다. 국민권익위는 지난해말 행정안전부에 지역사회 실적 평가배점을 하향 조정하도록 권고했다. 은행간 출연금 경쟁과 기부금품 요구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금고를 맡는 은행이 손쉽게 돈을 버는 현상은 막아야 하지만, 지나친 출연금은 결국 고객인 주민부담으로 연결된다는 지적 또한 귀담아들어야 한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05.14 18:45

바람선거의 폐해

민주당 도당의 공천작업은 공정성을 상실한 가운데 우리가 결정하면 따라오라는 식의 안하무인에 해당하는 잘못된 공천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를 믿고 그랬는지는 몰라도 집권여당의 공천작업이 이 정도 밖에 안된데 대해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처음부터 무리하게 전략공천을 강행한 것이 많은 시비를 불러왔다. 절차의 정당성을 무시하고 한번 결정한 것을 뒤집어 엎어버려 공정성을 심하게 해쳤다는 비난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경선을 앞두고 특정후보를 돕기 위해 당원명부가 사전에 유출되는 한심한 일까지 발생했다. 뜻있는 도민들은 민주당 공천작업이 일당독주에서 빚어진 자만심으로 밖에 볼 수 없었다고 평가절하하면서 마치 유권자를 무시한듯한 공천은 투표를 통해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전반적인 분위기는 문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덕분에 민주당이 우세하지만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지방선거 특성상 익산이나 김제시장 선거는 민주평화당의 우세를 점치는 사람도 있다. 특히 눈여겨 볼 대목은 민주당의 불공정한 공천 때문에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장수군수선거에 출마한 이영숙 후보를 꼽을 수 있다. 남편 최용득 군수에 이어 부인이 장수군수 선거에 도전해 성공할 수 있느냐가 관심사다. 여기에 임실 심민 현 군수가 무소속으로 재선을 노리고 부안 김종규 현군수와 순창 강인형 전군수가 무소속으로 나섰다. 무주는 전 농협장 출신인 황인홍씨가 무소속으로 표밭을 종횡무진해 민주당 백경태 후보를 긴장시켰지만 백 후보가 곧바로 황정수 군수측의 조직을 흡수해 건곤일척이 됐다. 이번 지방선거는 예전처럼 민주당 바람이 얼마나 불것인가가 관전포인트다. 하지만 공천 때 보여준 모습이 너무 도민들을 얕잡아 보는 것 같아 오히려 일부지역에서 무소속쪽이 선방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도 많다. 그 이유는 지방선거의 성격이 대선이나 총선과 달리 인물을 뽑는 선거라서 결코 바람선거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과거 사례에서 보듯 민주당 일당독주체제로 가는 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당과 상관없이 정책과 공약을 따져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간 전북은 문 대통령 집권 1년동안 새만금사업등 굵직한 숙원사업과 무장관 무차관도 어느정도 해결됐기 때문에 그 연장선상에서 지방선거가 치러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도 있다. 반면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전북경제가 엉망진창이 됐기 때문에 자만심에 빠진 민주당 일당독주체제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바람선거로 당락이 갈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전북의 경제상황이 전반적으로 나아진 게 없기 때문이다. 도민들도 바람선거에 대한 폐해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알아 인물본위의 선거로 갈 것이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을 떼논 당상처럼 여기는 풍토를 바꿔야 전북이 건강해지고 지방자치가 발전할 수 있다. 도민들이 비판적이어야 강한전북이 만들어진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05.13 17:10

아이웨이웨이와 '난민'

‘인종, 종교, 국적 또는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 등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로 인하여 자신의 국적국 밖에 있는 자로서,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의 보호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아니하는 자’ 1951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국제 협약이 규정한 ‘난민’이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떠나 유엔 난민기구의 보호를 받고 있는 사람만 해도 2,100만명, 전 세계 인구의 1%인 7,700만 명이 난민 상태에 놓여 있다는 통계가 있다. 놀라운 숫자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떠나 정착하지 못하고 떠다니는 세계의 수많은 난민 문제를 추적해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인권운동가가 있다. 오늘의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중국의 예술가 아이웨이웨이다. 검열과 통제체제의 중국 정부를 거침없이 비판하며 온갖 탄압을 당하면서도 인권을 위해 앞장서온 그가 지난해 제작한 다큐 <유랑하는 사람들(Human Flow)>은 전 세계 20여국에서 만난 난민들의 이야기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유랑하는 사람들>을 초청했다. 1년 동안 25명의 제작진이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프랑스, 그리스, 독일, 스위스, 시리아, 터키 등 20여 개국에서 촬영했다는 다큐는 그 광범위하고 긴 여정만큼이나 서사적이다. 전쟁과 기근, 기후변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삶을 찾아 위험한 여정을 떠나는 다큐 속 난민들의 행렬은 끝없이 이어진다. 다큐에서 보여진 난민의 숫자는 6,500만 명.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일 34,000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한 자료를 보니 미국과의 전쟁으로 고국을 떠난 이라크 난민들의 숫자도 220만 명이나 된다. 전 국민의 10% 이상이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떠난 셈이다. <유랑하는 사람들>은 ‘우리 시대의 인류 상황을 이해하고자 떠나는 아이웨이웨이의 개인적 여정’이다. 인권의 가치에 대한 깊이 있는 믿음이 없었다면 제작 자체가 불가능했을 영화다. 아이웨이웨이는 “불확실성으로 대변되는 현 시대에 하나의 운명 공동체인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보다 높은 수준의 관용, 연민 그리고 신뢰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는 더욱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한다. 전주영화제 상영작 중 난민문제를 다룬 또 한편 영화가 있다. 일본의 젊은 감독 후지모토 아키오의 <내가 돌아갈 곳(Passage of Life)>다. 네 명의 미얀마 출신 가족이 안전한 삶을 위해 일본으로 이주했으나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야하는 실화를 담은 영화다. 난민문제를 새롭게 일깨워준 이 두 편의 영화. 영화의 힘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8.05.10 19:22

랜드마크

대한방직 전주공장과 부지를 인수한 (주)자광이 지난달 30일 143층 타워 건설 계획을 발표,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광에 따르면 이곳에는 350실 규모의 특급호텔, 백화점 등 관광 쇼핑시설, 3000세대 규모의 아파트, 컨벤션센터, 생태형 미디어파크 등이 들어선다. 전체부지 23만565㎡의 절반 정도에 도심 속 시민 힐링공간과 볼거리 제공을 위한 미디어테마파크, 녹지 등을 조성한다. 자광이 이익을 극대화하고, 동시에 전주 이익에 어느정도 부합하는 계획으로 보인다. 자광은 이 사업에 2조원 가량을 투입해야 하는데, 아파트와 상가 분양 등 직접 수입 부분과 각종 시설 운영 등에 따른 수입 등을 고려할 때 충분한 사업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하지만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사업은 시민 이익에도 부합돼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한 상황이다. 시민들이 자광의 계획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자광 계획 성공의 전제가 된다. 2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대고, 완공하여 시설을 개장하는 것은 자광의 몫이다. 시민 관심은 특혜 여부, 관광효과, 교통난, 상생 등이 될 것이다. 전주시는 대한방직 개발에 따른 특혜의혹을 잠재우고 기업은 물론 전주시 전체 이익에 부합하는 개발을 위한 공론화위원회 논의 과정을 거쳐 대한방직개발문제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자광은 사업설명회 직후인 지난 2일 전주시에 전주 143 익스트림타워 복합단지 사업계획서(안)을 제출했고, 전주시는 이를 검토해 어떤식으로든 대응해야 한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전주는 한옥마을이 뜨면서 1000만 관광객을 돌파한 도시다. 그들의 143타워는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코스가 될 수 있고, 전주 최고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가 1889년 5월15일 에펠탑 꼭대기 300m가 넘는 상공에 프랑스 국기를 꽂기 전까지 세계적 고층건축물은 빈약했다. 에펠탑을 계기로 고층 건축기술에 자신감이 붙은 건축가들의 바벨탑 건설은 러시를 이뤘다. 미국은 1933년 뉴욕에 443m 102층 높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준공했고, 일본은 1958년 333m 높이 도쿄타워를 준공했다. 우리는 1985년 249m 높이 63빌딩, 2016년 555m, 123층 높이 롯데월드타워를 준공했다. 높이 경쟁은 목조빌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스미토모린교사가 얼마 전 70층 350m 높이 목조빌딩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6조원의 자금을 투입, 이 건물을 지으려는 것은 목조건축 최고의 기술력, 최고의 랜드마크 등 자부심과 관광수입까지 겨냥한 것이다. 전주는 그런 랜드마크를 놓고 한바탕 논쟁을 해야 하게 됐다. /김재호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재호
  • 2018.05.09 19:46

이인제와 정동영

정치권에서 이인제는 그리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지 못하다. 짧은 우리의 현대 정치사에서 그이만큼 당적을 이리저리 옮긴 정치인이 없다. 당적도 당적이지만,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전혀 성향이 다른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었다. 그 결과 그의 정치적 입지는 계속 좁아졌고, 지난 총선에서는 지역구에서조차 낙선하면서 정치생명이 끝났다는 판정까지 받았다. 오죽하면 이인제 꼴 난다는 말이 회자될까. 이인제가 누구인가. 김영삼 정권 시절 최연소 노동부장관에 기용됐으며, 첫 민선 경기도지사에 출마해 당선됐다. 거칠 것 없었던 그의 상승세가 꺾인 것은 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에 불복하면서였다. 1997년 신한국당 대선 경선에 불복하고 탈당 후 무소속으로 대선에 나서 결과적으로 김대중 정부의 탄생에 일등공신이 됐다. 이후 민주당, 신한국당, 자유선진당을 오가며 철새 정치인으로 낙인찍혔다. 지역의 기대를 한 몸에 받다가 처절하게 나락으로 떨어졌던 정치인을 보듬어 준 곳이 그의 정치적 고향인 논산에서였다. 그는 18대 총선에서 자유선진당 후보로 당선되며 피닉제(불사조의 피닉스와 이인제의 합성어)라는 별명이 헛되지 않음을 확인시켰다. 지난 총선에서 낙선했던 그가 이번에는 자유한국당 후보로 충남도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인제 후보와 오버랩되는 전북 정치인이 정동영 의원이다. 정 의원 역시 전북 정치권의 최대 기대주였다. 15대 총선에서 전국 최다 득표로 국회에 입성한 후 통일부 장관, 집권당 의장, 집권당 대선 후보에 오르며 전도양양했다. 그런 그도 대선 참패와 서울 동작구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후 정치적 미아가 됐다. 전주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탈당과 함께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그의 재기를 고향에서 도왔다. 복당했던 민주당을 탈당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호남돌풍의 주도적 역할도 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별 역할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정 의원으로선 이인제 후보와의 단순 비교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당적 변경의 상황과 배경이 다르고, 현재 위치도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같은 선상에 놓은 이유는 현재의 전북 지방선거 상황 때문이다. 정 의원이 민평당 도지사 후보로 나섰다면 최소한 지금처럼 민주당 일변도의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물론, 정 의원이 나선다 해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도 속의 현 구도를 얼마만큼 깨뜨릴지 미지수다. 그럼에도 민주당을 탈당해 새 정당에 합류할 때의 명분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민평당 국회의원 중 누군가는 살신성인 자세를 보여야 했다. 그 도전자가 전북 정치의 간판인 정 의원이었으면 하는 것이다. 정치지도자는 마른자리가 아닌, 진자리에 나설 때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다. 정치인의 진퇴 문제가 어디 두 분만의 문제이겠는가.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8.05.08 19:20

정치인의 몸값

전주를 찾는 식도락가들이 반드시 짚어가는 곳이 있으니 바로 비빔밥으로 유명한 성미당이다. 고 이판례 여사가 전주시 중앙동 현재 성미당 자리에서 비빔밥과 깨죽, 잣죽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이 1965년이니까 벌써 63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전주비빔밥 상업화의 효시인 셈이다. 성미당은 이후 딸인 정영자 사장(71)을 거쳐 지금은 손자들이 경영을 맡고있다. 중앙동점은 손녀가, 서신동점은 이판례 여사의 손자가 경영하고 있는데 서신동점은 소석 이철승 전총재의 생가터다. 지금도 성미당 바로 옆엔 소석의 기와집 생가터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한때 소석 기념관이나 도서관 건립 움직임이 일기도 했으나 찬반양론이 제기되면서 요즘엔 주춤한 상태다. 소석은 야당 선명성이 문제되면서 김대중, 김영삼 등 양김씨와의 정치투쟁에서 패했으나, 어쨋든 전북출신인 그가 한국 현대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역사를 아는 이들은 비운의 거물 소석 생가를 볼때마다 전북의 초라한 모습을 떠올리며 웅비의 날을 기원하곤 한다. 한국 야당사에서 물줄기를 바꾼 대표적 사건은 1971년 대선을 앞두고 열린 신민당 전당대회였다. 김영삼, 김대중, 이철승 3인은 소위 40대 기수론를 들고 나섰다. 유진산 총재는 구상유취(口尙乳臭입에서 젖비린내가 난다는 뜻)라며 코웃음을 쳤으나 결국 대선 후보는 김대중으로 결정됐고 훗날 김영삼, 김대중은 차례로 대통령을 지냈고, 소석 이철승은 야당 총재를 역임했다. 정계원로들은 구상유취란 표현까지 썼으나 결국 도전하는 이들에겐 기회가 돌아갔음을 역사는 웅변한다. 613 지방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들의 후보진영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당선 가능성이 큰 민주당의 경우 송하진 지사후보를 비롯, 남원 이환주, 완주 박성일, 진안 이항로 후보는 관료로서 생활하다 선거에 뛰어들어 몸값을 올리는데 성공한 대표 케이스다. 익산 김영배 시장후보를 비롯,군산 강임준, 정읍 이학수, 부안 권익현, 무주 백경태 후보 역시 도의원에서 점프해 기초단체장 공천을 따냈다. 김승수 전주시장 후보나 임실 전상두, 고창 박우정 후보 역시 정당이나 관료, 사업 등의 독특한 경력을 거치며 계속 성장해온 경우다. 민주당 도의원 전주지역 공천자는 마치 5~10년전 전주시의원 명단을 옮겨다 놓은 것처럼 기초의원에서 점프한 이들이 대다수다. 상대적으로 정당 지지세가 약해 힘든 싸움이 예상되지만 민주평화당도 비슷하다. 임정엽 지사 후보는 도의원에서 시작해, 완주군수, 지역위원장을 지내며 몸을 불렸고, 익산 정헌율, 남원 강동원, 김제 정성주, 완주 박재완, 고창 유기상 후보 등도 새로운 도전이 눈에 띤다. 과연 이번 선거에서 몸값이 부쩍 오를 정치인은 누구일까.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05.07 16:27

'휘파람'

‘어젯밤에도 불었네 휘파람 휘파람/벌써 몇 달째 불었네 휘파람 휘파람/복순이네 집 앞을 지날 때 이 가슴 설레어/나도 모르게 안타까이 휘파람 불었네/휘휘휘 호호호 휘휘 호호호~ ‘ 90년대 민주화운동의 현장에서 즐겨 불렸던 북한노래 ‘휘파람’이다. 처음에는 대학가의 집회 현장에서나 불렸지만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전후로는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지면서 음반으로 출시되고, 나중에는 핸드폰 컬러링으로 활용될 정도로 친근한 노래가 되었다. 경쾌한 리듬에 ‘복순이’를 짝사랑하는 젊은이의 설레는 마음을 담은 가사 역시 단순해 금세 따라 부르기 십상(?)인데 거의 모든 노래가 체제수호나 찬양일색인 것과는 달리 남녀 간의 사랑을 담은 것이 주목할 만하다. 아니나 다를까 북한 당국은 이 노래가 ‘날라리풍’이라 하여 한때 금지하기도 했다고 한다. 북한의 대표적인 가수 전혜영이 부른 이 노래는 1988년 북한의 대중가요그룹 보천보 전자악단의 지휘자 리종오가 작곡했는데, 발표된 직후부터 북한 젊은이들에게 뜨거운(?) 인기를 얻어 첫 유행가곡이 되었다. ‘휘파람’은 북한의 대표적 서정시인 조기천(1913∼1951)이 쓴 시를 변형해 노랫말을 붙였다. 항일무장투쟁을 그린 장편서사시 ‘백두산’의 작가이기도 한 조기천은 해방직후 북한문단에서 ‘새로운 내용과 장르를 개척하고 이끈 향도자적 역할’을 평가 받는 문학인이다. 북한의 시는 사상과 우상화 시가 대부분이지만 ‘휘파람’은 1947년에 쓴 시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서정적이다. 날마다 직장에서 보는 복순이라는 처녀에 대한 사랑과 설렘을 담은 원작 시는 노래가 된 ‘휘파람’의 경쾌함만큼이나 웃음 짓게 한다. ‘오늘 저녁에도 휘파람 불었다오/복순이네 집 앞을 지나며/벌써 몇 달채 휘파람 부는데/휘휘…호호…/그리도 그는 몰라준다오//날마다 직장에서 보건만/보고도 다시나 못 볼 듯/가슴 속엔 불이 붙소/보고도 또 보고 싶으니/참 이 일을 어찌하오//오늘도 생긋 웃으며/작업량 삼백을 넘쳤다고/글쎄 삼백은 부럽지도 않아/나도 그보다 못하진 않다오//그래도 그 웃음은 참 부러워/어찌도 그리도 맑을가//한번은 구락부에서/나더러 무슨 휘파람 그리 부느냐고/복순이 웃으며 물었소/난 그만 더워서 분다고 말했다오/그러니 이젠 휘파람만 불수밖에…//몇 달이고 이렇게 부노라면…/그도 정녕 알아주리라!/이 밤도 이미 늦었는데/나는 학습 자료 뒤적이며/휘휘…호호…/그가 알아줄가?(조기천, 1947) 2018남북정상회담에 환호와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 노래 ‘휘파람’을 괜히 흥얼거리게 되는 이유, 따로 없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18.05.03 21:03

국회의원 대리전

이번 지방선거는 지방일꾼을 뽑는 선거지만 다음 21대 총선을 사전에 가늠할 수 있는 성격을 띠어 장내외 선거전이 치열하다. 이 때문에 현역 국회의원을 비롯 원외위원장들은 적접적으로 자신의 선거는 아니지만 자당 후보의 승리를 위해 알게 모르게 진땀을 흘린다. 문재인 대통령의 80%가 넘는 지지도 덕분에 민주당 공천이 당선으로 직결된다는 여론이 확대되면서 야권은 크게 위축돼 제대로 후보도 못내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녹색돌풍을 일으키며 7석을 차지,기염을 토했던 국민의당은 당이 붕괴되면서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으로 쪼개져 지리멸렬해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소속으로 지난번 전주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임정엽 전완주군수가 민주평화당 지사후보로 확정돼 선거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배숙 대표를 비롯 정동영 유성엽 김종회 김광수 의원 등 현역의원이 5명이나 된 민평당은 현역의원 중에서 지사 후보를 못내고 완주 무진장 위원장인 임 전군수를 지사후보로 냈다. 바른미래당은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을 지낸 정운천의원이나 재선의 김관영의원이 있지만 아직껏 지사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이 지사선거에 나서려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이유로 나서질 않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임 전군수의 지사출마에 대해 ‘임 전군수가 완주군수 재선하는 동안 군정을 잘 이끌어 군민들에게 인지도가 높고 전주에서 도의원을 지낸 관계로 많이 알려져 15% 이상은 득표할 것’아니냐면서 ‘설령 떨어져도 전주와 완주쪽에서 표가 많이 나오면 다음번 국회의원에 출마할 것’이라며 그의 출마를 반기는 사람도 있다. 특히 상당수 완주군민들은 다음번 총선에선 반드시 완주출신을 당선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완주 출신인 ‘임정엽 카드’가 결코 무망하게 보이지 않는다. 한편으론 임 후보는 ‘민주당 지사후보 경선 때처럼 송하진 지사의 건강문제를 흔들지 않을 것’이라며 ‘모처럼만에 임 후보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공약과 정책으로 페어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도 있다. 예전과 달리 다음 총선에서 도내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군이 두터워져 그 누구도 공천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춘석 안호영의원이 민주당 현역이지만 문재인 정권들어서면서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이 6명 정부 각 부처 차관급이 10명이나 돼 후보군이 다양해졌다. 이들 중 장관 발탁이 안되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려고 하기 때문에 현 위원장과 공천경쟁은 치열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재선가도를 달리는 송하진 현 지사의 영향력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으로 볼때 누가 민주당으로 시장 군수가 되느냐에 따라 차기 총선 공천자의 유불리가 점쳐질 것 같다. 야권 현역의원들도 수성하려고 백방으로 뛰고 있어 21대 총선전은 조기에 점화될 공산이 짙다. 정당지지율에 업혀 가는 지선후보는 무능력 한 후보라는 사실을 유권자가 알았으면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05.02 19:24

서울로 간 전봉준

동학농민군 최고 지도자였던 전봉준 장군(1855∼1895)의 동상이 수도 서울에 세워진 의미는 크다. 동학농민혁명의 발단이 된 고부봉기를 앞두고 작성된 사발통문의 4가지 내용 중에 ‘전주영을 함락하고 서울로 직향할사’라는 대목이 들어 있다. 동학농민군의 간절한 소망이었던 서울 진입은 관군과 일본군이 지킨 공주 우금치 전선에 막혀 끝내 무산됐다. 순창 피노리에서 체포된 후 혁명군 지도자가 아닌 죄인 신분으로 서울 땅을 밟게 된 전봉준 장군의 심정인들 오죽했으랴 싶다. 전봉준 장군이 사형 전 “나를 죽일진대 종로 네거리에서 목을 베어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내 피를 뿌려주는 것이 옳거늘 어찌 남몰래 죽이느냐”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전봉준 장군의 서울 동상은 이런 동학농민군의 변혁에 대한 갈망을 뒤늦게나마 평가하고 채워주는 상징적 조형물이다. 여기에 전북의 일개 사건 정도로 여겨온 동학농민혁명의 지평을 전국으로 넓히고, 혁명의 정신을 한층 더 높이 치켜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서울 동상의 설립까지 과정은 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2016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주를 방문했을 당시 문병학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사업부장의 제안을 받고 곧바로 부지 물색을 벌였다고 한다. 마침 전옥서 터 중에 서울시 땅이 있어 동상 건립이 급물살을 탔다. 동상건립위가 꾸려지고, 2억7000만원의 국민 모금이 이뤄졌다. 국민 모금에 200여명이 참여했다. 건립 부지와 사업비가 마련된 후 어떤 모습의 동상이 만들어질지 관심사였다. 전주 덕진공원에 있는 ‘전봉준 선생상’이나 정읍 황토현과 정읍공설운동장에 세워진 기존 동상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 탓이다. 고창 출신의 원로 조각가인 김수현 충북대 명예교수가 만든 서울 동상은 화강암 좌대 위에 전봉준 장군이 앉아 있는 모습이다. 가마 위에 앉아 서울로 압송되던 전봉준 장군의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문병학 부장은 “동학농민혁명 후 우리의 근현대사는 불구였다”며, “부상당한 전봉준 장군의 좌상이 그 역사를 잘 대변한다”고 했다. 좌대 때문에 동상 주변의 군중들이 장군을 떠받드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형상도 의도하지 않았던 장면이란다. 전봉준 장군 동상의 화룡점정은 ‘눈빛’이다. 누군가는 동상의 눈빛을 형형하다고 했다. 전봉준 장군의 사진을 보면 흑백사진임에도 우병우 전 청와대 수석이 쏜 ‘레이저 눈빛’을 능가한다. 안도현 시인은 ‘서울로 가는 전봉준’시에서 “누군가 찍은 한 장 사진 속에서 / 기억하라고 타는 눈빛으로 건네던 말 / 오늘 나는 알겠네”라고 전봉준 장군의 눈빛에 주목했다. 전봉준 장군의 형형한 눈빛이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라고 서울 한복판에서 불침번을 설 것 같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8.05.01 18:21

전주한지의 저력

지난해 9월말,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있는 주몽골 대사관에서 당시 오송 대사의 초청으로 언론인 10여명이 오찬을 한적이 있다. 대화도중 오 대사가 이곳 대사관에 치장된 전등이나 창호가 바로 전주한지인데 찾는 이들마다 색감이나 질감의 우수성에 탄복한다며 외교공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해외공관 활성화의 일환으로 전주한지가 널리 보급됐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관저에 전주한지가 쓰인것을 잘아는 이들도 이날만은 전주한지로 꾸며진 몽골대사 관저를 관심있게 다시 둘러봤다. 나중에 알고보니 몽골 대사관을 장식한 전주한지를 만들어 납품한 이는 백철희 고감한지앤페이퍼 사장이었다. 해외공관의 경우 교체작업이 쉽지않기 때문에 백 사장은 한지와 한지 사이에 필름을 넣어 반영구적으로 납품했다고 한다. 그런데 며칠전 다시 전주한지가 전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평화의집이 전주한지로 장식됐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서울에 있는 한지업체 자명산업을 통해 납품받았는데 창호와 벽면은 전주한지를 능가하는 것이 없었기에 전주에 있는 고감한지앤페이퍼 제품이 채택됐다고 한다. 회담장 창호는 한지 한장을 건조해 만든 1합으로, 벽면은 두장을 건조한 2합전주한지로 장식했다는 후문이다. 전주한지의 기를 받아서인지는 몰라도 이번 정상회담은 대성공을 거두며 지구상 남아있는 마지막 분단국가 한반도가 통일될 날도 머지 않았음을 예고한다. 일찌감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언급했던 것처럼 통일에의 희망이 무지개처럼 피어나는 나라가 된 것이다. 굳이 이번 일이 아니더라도 전주한지는 오랜 전통속에서 명성또한 대단했다. 전주한지는 지난해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소장 문화재 복원에 사용될 수 있도록 했고, 바티칸교황청이 소장중인 편지 기록물도 복본하는데 쓰였다. 현재 전국적으로 수제한지 제조업체를 보면 전북이 10곳, 경북이 5곳이며, 강원경남충북이 각 2곳, 경기가 한곳 등 총 22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주한지는 그동안 격에 맞는 대우를 받지못했다. 대형 한지 납품업체가 대부분 서울에 있고, 원주한지의 경우 색(色)한지로 특화한 것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해외공관이나 판문점 회담을 계기로 전주한지가 다시 도약해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한지를 잘 만드는 것에 그쳐선 안된다. 월드컵축구 공인구로 주로 쓰이는 아디다스의 경우 실제 공을 만드는 후진국 어린이들이 버는 돈은 일당이 1달러가 채 안되지만 공인구 하나의 가격은 20만원에 달한다. 제조보다 마케팅이 훨씬 더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전북의 고무장갑 한켤레, 떡볶이 한묶음이 떵떵거리며 해외에 나가듯 이제 전주한지가 막대한 부를 창출하고 국제사회에 평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18.04.30 18:39

인물과 능력

국민의당 분열로 경쟁구도가 붕괴됐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일당 독점구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지금 지역정가에서는 일당독점구도의 폐해를 걱정하면서 이를 넘어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간 민주당이 한 공천작업에 실망하는 사람이 많다. 공천과정에서 집권여당이 그렇게 비민주적이고 불공정하게 할 수 있는가 의심을 한다. 시험을 치르기 전에 사전에 답안지가 나도는 상황이 속출돼 공정성 위기를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에서 비롯된 자만심으로 밖에 이해가 가질 않는다. 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이유는 당의 노력으로 얻어진 결과라기 보다는 야당의 무기력 무능함 딴지걸기에서 비롯된 반사이득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도당은 중앙당이 남북정상회담 개최 이전까지 공천작업을 완료하라는 지시 때문에 서둘렀다고 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지지도를 확산시키려면 순서상 군수후보부터 결정한후 나중에 시장후보를 선정했어야 옳았다. 단체장 후보를 권리당원과 일반시민 50%씩 여론조사를 해서 결정했지만 사전에 후보의 공약과 정책을 알 수 있도록 토론회를 개최했어야 했다. 당이 정치신인들한테 진입장벽을 높게 쳐 버린 것이 문제였다. 사실 후보 등록일이 5월 24·25일인 점을 고려하면 굳이 공천을 조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이는 도당 지도부가 특정후보를 염두에 두고 일사천리로 일정을 잡은 게 결국은 불공정으로 이어지면서 파열음을 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고소고발로 이어지면서 공정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도당 지도부한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지금 전북의 현실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다. 군산이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저 난리를 겪고 있는데도 그 누구 하나 나서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이 없다. 여야 정치권은 면피용으로 왔다 갔다만 할 뿐 지금까지 속시원한 지원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도 똑같다. 전북의 속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무지 알길이 없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키느라 애만 썼지 지역으로 돌아온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존재감 없는 민주당을 비난하고 있다. 고용위기지역·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만 해놓고 있을 뿐 피부로 느낄 지원책은 없다. 문재인 정부의 탄생을 지렛대로 삼아 지역발전을 도모하려했던 계획들이 그저 순진무구하게만 보인다. 결국 지방선거에서 역량과 비전을 기준으로 냉정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당을 넘어서 인물과 역량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전북이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다. 전북은 중앙정부에서 볼 때 존재감조차 없어 보인다. 정치권의 무능함이 지역을 살릴 기회를 놓쳤다. 지방선거에서 후보의 인물됨됨이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도민들을 얕잡아 보는 시각도 바로 잡을 수 있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 스스로가 결정한다는 각오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04.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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