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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튤립 - 박인환

튤립은 특이한 왕관모양의 꽃송이부터 화려하고 선명한 꽃잎까지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꽃이다. 네덜란드에서 매년 세계적인 튤립축제가 열리면서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꽃이 되었지만 이 꽃의 원산지는 네덜란드가 아니라 카프카스와 페르시아 산악지대이다. 튤립(Tulip)이라는 이름도 터번(Turban)을 뜻하는 페르시아어 탈리반(Taliban)에서 나왔다는 설이 유력하다.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꽃인 튤립이 인류가 최초로 투기로 인해 겪은 혹독한 '버블'의 시초가 되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튤립에 영욕의 역사를 깊이 새긴 것은 네덜란드 사람들이다. 17세기 유럽의 경제 강국 네덜란드의 신흥 부호들이 색깔이 좋고 희귀한 튤립을 재배한 것이 그 발단이다. 튤립이 부(富)와 지위의 상징과 함께 이재의 수단이 되면서 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톨립 알뿌리 하나 가격이 집 한채 가격까지 치솟을 정도였다. 단순히 한 송이 꽃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외면한 군중심리가 낳은 파멸의 과정이었다.거품은 언젠가 꺼지는 법. 어느날 예고도 없이 튤립 가격은 수백분의 일로 폭락했고, 네덜란드는 즉시 공황상태로 빠져들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연쇄부도등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그럼에도 네덜란드인들의 튤립 사랑은 계속됐다. 튤립을 국화(國花)로 제정했으며, 17세기 이후 튤립 최대 생산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도 튤립을 중심으로 전세계 화훼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전북도 농업기술원이 바다에서 땅으로 변한지 4년째인 새만금 간척지 4㏊에 최근 튤립등 23개 품종의 구근 화훼류를 식재했다. 시험포장의 토양특성이 튤립 최대 생산지인 네덜란드와 유사한 미사질 양토로 이루어져 재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새만금지역이 청정지역으로 화훼류에 발생하는 병해충이 적어 생산에 적지라는 분석이다.이번 가을에 심은 튤립등은 꽃이 피는 내년 4월중에 전면 개방할 계획이라고 한다. 새만금 튤립재배 단지가 새만금의 새로운 관광명물로 육성되길 기대한다./박인환 주필

  • 문화일반
  • 박인환
  • 2009.11.17 23:02

[오목대] 진안 홍삼 - 조상진

요즘 신종플루가 맹위를 떨치면서 인기를 끄는 식품중 하나가 홍삼이다.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명절 선물로'홍삼 불패'신화를 낳고 있는 판에 신종플루 특수까지 겹친 것이다. 홍삼 때문에 한의원에서 보약이 팔리지 않아 울상이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하지만 홍삼이 신종플루의 감염위험을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홍삼은 4-6년된 수삼(말리지 않은 인삼)을 증기 등의 방법으로 쪄서 말린 것이다. 수삼을 찌면 전분 성분이 풀처럼 돼 벌레가 덜 먹는다. 색깔은 담황갈색 또는 담적갈색을 띤다.홍삼은 등급에 따라 천삼(天蔘) 지삼(地蔘) 양삼(良蔘)으로 나눈다. 상급인 천삼은 수삼의 홍삼화 과정에서 두 다리가 완전한 것, 중급인 지삼은 한 다리만 남은 것, 하급인 양삼은 다리가 없는 것을 가리킨다.식약청에 따르면 홍삼은 인삼이 갖고 있는 면역력 증진과 피로 해소 외에 혈소판이 뭉치는 것을 억제해 혈액순환을 돕는 효능이 더 추가된다. 더불어 남성 성기능 장애에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몸에 열이 많거나 염증이 있으면 가급적 섭취하지 않는게 좋다.진안군이 이러한 홍삼을 특화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당초 이렇다할 소득원이 없던 진안은 1980년대 들어 충남 금산·전남 화순과 함께 인삼 생산지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토질과 기후가 인삼재배 적지로 판명돼 재배면적이 급증한 것이다. 올해의 경우 1183 농가에서 1177ha(전국 대비 8.7%)를 재배, 2800만t의 인삼을 생산했다. 전국 최대 규모다.그런데 진안 인삼은 우수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금산 인삼의 명성에 밀려, 대접을 받지 못했다. 금산 인삼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이를 타개하기 위해 진안군은 인삼을 가공한 홍삼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2005년에는 전국 유일의 홍삼·한방특구로 지정된데 이어 생산과 가공·연구·유통·체험관광이 가능한 클러스터를 구축했다. 홍삼 한방타운을 만들고 서울 제기동 약령시장내에 총판장을 개설, 수도권 공략에 나섰다. 또 이번 달에는 홍삼연구소가 문을 열었다. 홍삼의 명품화에 나선 것이다. 연구소 개설을 계기로 진안이 홍삼의 메카로 우뚝 섰으면 한다./조상진 논설위원

  • 산업·기업
  • 조상진
  • 2009.11.13 23:02

[오목대] 전주정신 - 백성일

한 지역에 오래 살다보면 사회 생활하는데 제약 요인이 많다. 학연 지연 혈연 등 연줄망 관계 때문에 그렇다.전주만해도 지역이 좁아서 남의 사생활에 관한 이야기들을 많이 하고 산다. 지난 밤 누가 어디서 누구와 식사했고 술을 마셨는지까지도 다 나온다. 한 발짝도 제대로 뛸 수가 없다. 때로는 형님 동생하고 지내는 관계가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공적일 때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전주 사람들은 무척 격식과 체면을 중시한다. 좋게 말하면 선비사상이나 양반기질이 남아서라고 볼 수 있다. 지역에서 옳은 일 한번 하자고 해놓고서 슬그머니 뒤꽁무니를 빼는 사람도 많다. 전주 완주 통합만 해도 그렇다. 찬성측 대표로서 누구는 부적합 한 것 아니냐며 딴지를 건 사람도 있었다. 지역 발전에 관한 한 조건이 있어서는 안된다. 나서야 할 사람들이 나서지 않은 것이 결국 통합을 가로막는 장애였다.전주사람들은 외지인에게 비교적 친절하고 관대하다. 지역 사람들은 서로가 성장 배경과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인지 깔보는 경향이 많다. 상대를 깎아 내리는 풍토도 만연해 있다.그래서 돈 벌면 전주를 떠나라는 말이 있다. 준조세도 많고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아 사생활이 제약받기 때문일 것이다. 전주터는 역수되는 형국이라 좋긴하나 전주천이나 삼천의 물이 부족하여 재물이 부족하다.외지 기관장이 부임해오면 잘 해준다. 지역을 위해 일하러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좋은 감정을 갖도록 잘 해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 도를 넘으면 안된다. 아전기질이 있어 이들에게 일러 바치는 고자질 하는 풍토는 고쳐야 한다. 밥 한그릇 사준 것 갖고 평생 우려 먹는 것도 잘못이다. 요즘 밥 못먹고 사는 사람 없다. 밥도 사줬는데 뭣 일 안된다고 동네방네 떠들 일도 아니다.최근 전주정신에 관한 이야기들이 회자된다. 풍류와 저항이라고 아니면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 문제는 더 논의해야 할 사항이다. 그러나 최근 전주 완주 통합을 놓고 보인 태도는 이중적이라서 멀었다는 생각이다. 관권이 난무한 가운데 지역이 들쑤셔졌는데도 그 누구 하나 나서는 사람 없었다. 전주 사람들은 욕심은 많지만 때로는 이율배반적인 경우가 많다. 옳은 일에 총대메고 나서는 적극성이 타 지역에 비해 떨어진다./백성일 수석논설위원

  • 사회일반
  • 백성일
  • 2009.11.11 23:02

[오목대] 농업인들의 한숨 - 박인환

우리 농촌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때는 급속한 도시화와 공업화가 이뤄진 1980년 이후다. 농촌에서 생계를 잇기가 어려워진 농민들이 젊은층 부터 하나 둘 고향을 등지면서 1988년 727만명에 달했던 농민 수는 1998년 439만명, 지난해 318만명으로 급감했다. 전국민의 6.6% 수준으로 줄어든데다 고령화로 열명중 6명 이상이 환갑이 지났다.농업이 국내 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988년 9.2%, 1998년 4.3%, 지난해 2.2%로 낮아졌다. 농업의 위상이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수치다. 이같은 위상 추락은 한 마디로 쌀 문제 때문이다. 우리 농민의 70%가 쌀 농사를 짓고 있고, 전체 농업소득의 50%가 쌀 소득이다. 쌀 없는 농촌, 쌀 농사 안 짓는 농민은 생각할 수 없는게 우리 농촌의 현실이다. 기본적으로 쌀 가격만 버텨주어도 농촌문제의 절반은 해결될 수 있다는 얘기다.그런데도 몇년전 부터 쌀 가격은 생산비도 못건지는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올해의 경우 40㎏ 나락 기준으로 지난해 보다 1만원 정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쌀값 폭락은 쌀 소비가 급감하면서 쌀이 남아 돌기 때문이다. 각종 통계에 의하면 국민 1인당 평균 연간 쌀 소비량은 1970년 136㎏ 에서 지난해 75㎏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쌀 재배면적과 수확량도 조금 줄었지만 소비량 감소에 비할 바가 아니다. 게다가 김대중정부나 노무현정부때 추진하던 대북 쌀 지원이 중단된 것도 쌀 재고량 증가에 한몫 했을 것이다.내일(11월11일)이'농업인의 날'이다. 농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흙토(土)자를 풀어쓰면 열십(十)자와 한 일(一)자가 된다. 즉 토월토일(土月土日)인 11월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정한 것이다. 지난 1996년 정부가 처음 제정했다. 개발연대 30년간의 큰 희생자였던 농민들을 위로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격려를 해주자는데 제정 취지가 있을 것이다.그러나 농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한번의 위로나 행사 자리가 아니다. 쌀값 폭락등으로 긴 한숨을 내쉬고 있는 농업인들에게 희망과 자신을 되찾게 해 줄 수 있는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리라 본다./박인환 주필

  • 산업·기업
  • 박인환
  • 2009.11.10 23:02

[오목대] 도서관 - 장세균

경남 김해시에서는 누구나 어디서든지 책을 빌려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도시 구석구석 64곳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문화수준의 척도는 도서관에 있다. 얼마나 많은 도서관과 그곳에 얼마큼의 장서(藏書)가 있느냐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은 독서는 힘든 노동이요 일종의 시간 때우기요 어쩔 수 없는 여가선용(餘暇善用)으로 여기고 있다. 이력서 취미란에는 독서라고 써있는 경우가 많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전문서적은 말할것 없고 인문학에 관계된 서적을 반드시 읽어야만 교양인, 문화인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요즈음 공무원의 화려한 청사(廳舍)들이 문제인데 청사 건물을 검소하게 짓되 거기에서 절감되는 비용으로 도서관을 많이 짓도록 해야 할것이다. 이런 점에서 김해시의 도서관 행정은 다른 지방자치 단체의 모범이 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이 오늘처럼 초강대국이 된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미국 도서관에서 나온 것이다. 첫째 미국 대학 도서관들은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되었기에 대학 도서관에 들어가서 책을 빌릴수는 없어도 그 자리에서 읽어볼수는 있다. 이처럼 미국 도서관이 개방적임에 비해 한국 대학 도서관들은 폐쇄적이다.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어있지 않다.   미국 대학 도서관은 다른 대학 교수에게도 책을 얼마든지 빌려준다. 우리나라 대학 도서관은 그렇지 않다. 우리 대학들은 책을 구입하는데 인색하다. 2006년도 어떤 조사에 의하면 전국 대학 156곳의 한해 도서 구입비가 평균 8억5천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국내 최고라고 자랑하는 서울대 도서관의 장서는 2000년도 기준으로 약 200만권에 불과함에 비해 미국 하바드 대학 도서관 장서는 약 1400만권이다. 그래서 하바드 인것이다.   반면에 일본 동경 대학의 장서는 약 762만권으로 북미(北美)지역 대학중에 6위 수준이라고 한다. 미국 뉴욕시 인구가 약 2천만명인데 도서관수는 200개라고 한다. 서울의 도서관 숫자는 54개이다. 여기에 자료 구입비로 한해 50억원정도 들어갔다고 하는데 뉴욕의 퀸즈 도서관 한곳에서의 자료 구입비가 약 90억원이었다. 이처럼 미국은 책을 중요시 한다. 도서관은 그냥 도서관이 아닌것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 문화일반
  • 장세균
  • 2009.11.09 23:02

[오목대] 전통술 - 조상진

요즘 우리 술이 뜨고 있다. 한류와 함께 일본에서 불어 온 막걸리 열풍은 물론 각종 전통주(민속주)가 개발돼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일찌기 농경문화를 꽃피웠던 우리 민족은 집에서 술을 담는 가양주(家釀酒)가 발달했다. 고구려의 곡물 발효주가 중국에서 곡아주(曲阿酒)란 명주를 낳았고, 백제 사람 인번은 일본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미주(美酒)를 빚어 주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전국적으로 이름난 술만 360여 가지가 넘었다.그러던 것이 1907년 일제가 주세법을 만들어 단속하면서 전통주들이 자취를 감춰버렸다. 일부 밀주형태로 살아 남았던 전통술들이 100년의 세월을 건너 부활하기 시작한 것이다. 문배주 복분자주 허벅술 등은 외국 정상과의 만찬장에서 건배주로 각광을 받을 정도다.이런 추세에 발맞춰 지난 8월 농림수산식품부 등이'우리 술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우리 술의 품질 고급화와 전통주의 복원, 대표 브랜드 육성을 통한 세계화 등에 나서겠다는 내용이다.사실 세계 10위권의 교역국을 자랑하는 우리가 세계시장에 내놓을 명품 술 하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우리나라 술 시장 규모는 2008년 출고가 기준으로 8조6000억 원에 이른다. 이중 소주와 맥주, 위스키 등이 전체 시장의 87%를 차지한다. 막걸리와 약주를 포함한 전통주는 3.6%에 그치고 있다.문제는 소주와 맥주 막걸리 원료의 80-90%가 수입농산물이라는 점이다. 반면 프랑스의 와인, 독일의 맥주, 일본의 사케는 100% 자국 농산물을 사용한다.전통주 확산은 우리의 전통을 계승한다는 의미 외에 국내시장의 활성화와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필요하다. 그리고 반드시 인식해야 할 것은 전통주의 품질과 맛이 결코 와인 등에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마침 국세청에서 처음으로 우수 전통술을 대상으로 실시한'주류품질인증'심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적으로 42개 업체 84개 제품이 인증을 받았다. 이 가운데 도내에서는 24%인 12개 업체 20개 제품이 선정돼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를 자랑한다. 지역에서 생산된 복분자와 오디 뽕 등을 원료로 한 술이 대부분이다. 이번 인증을 계기로 도내 전통주들이 더욱 명성을 높였으면 한다./조상진 논설위원

  • 산업·기업
  • 조상진
  • 2009.11.06 23:02

[오목대] 친일(親日)인명사전 - 장세균

얼마후에 발간될 친일인명사전을 놓고 파문이 일고있다. 친일(親日)인명사전에 등재될 친일인물이 무려 4370명이라고 하니 여기에 연관된 가족들이나 집안사람들은 좌불안석(坐不安席)일것이다. 그래서 사전 발간 가처분 신청을 냈던 사람도 있었다.일제 36년의 치욕의 세월이 있은 후, 연합국의 승리로 1945년 8월 15일 해방의 날을 맞이했었다. 그러나 자력이 아닌 연합국이라는 타력으로의 해방이었기에 민족분단이라는 또 하나의 비극을 낳았다. 노력하지 민족에게는 역사의 발전은 없으며 퇴보의 역사가 기다리고 있을뿐이다. 이는 "역사의 연구"를 쓴 아놀드 토인비의 견해이기도 하다.8. 15해방을 통해 우리민족은 과거 일제시대에 대한 역사반성을 했었어야 했다. 지나간 과거는 이미 사라져 버렸기에 망각(忘却)의 피안(彼岸)일 뿐이라는 생각은 역사 건망증일 뿐이다. 우리의 의식은 현재에 몸담고 있으면서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3차원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 역사에 대한 반성에서 1948년 9월 7일 국회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반민족행위자 처벌 특별법"을 제정했다.그러나 친일세력의 반발과 조직적 방해공작으로 "반민특위"는 제대로 활동도 못하고 도중에 좌초해버린 식이었다. 그러나 "반민특위"의 일 년 남짓, 짧은 기간에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의하면 친일파는 여성 6명을 포함하여 모두 688명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 특별감찰부에 송치된 친일자는 모두 599명, 체포된 자가 305명 자수 61명이었다고 한다.제2차 대전후 프랑스가 나치 협력자 35만명중 12만명을 재판에 회부하고 그중 3만8천명이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것에 비할수 없는 관용이었다. 해방 후 국민 대다수의 열망을 딛고 친일파 문제를 해결을 제대로 했더라면 오늘처럼 친일파인명 사전발간 파문이 크지는 않을것이다.해방 후 그 당시에는 친일파에 대한 국민적 원성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인물에게는 반드시 명암(明暗)과 공과(功過)가 있게 되었다. 산이 높으면 그 그림자도 길듯이 말이다. 역사적 평가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조명하는 종합적 평가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장세균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장세균
  • 2009.11.05 23:02

[오목대] 선거 바람 - 백성일

달이 기울면서 바람 끝이 차가워졌다. 언제부턴가 여성들의 스커트 길이 마냥 가을이 짧아졌다. 곱게 물든 빨간 단풍 잎이 갈바람에 나뒹굴고 있다. 청마 유치환(柳致環)은 '나는 고독하지 않다'는 글에서 바람을 이렇게 표현했다. 바람이란 모두 날 짐승을 연상케 한다고 했다. 매섭고 모진 바람은 독수리의 사나운 근성이, 허우대만 크낙한 허풍선이 바람은 황새의 커다란 날개가, 구슬픈 바람은 기러기의 처절한 목청, 그리고 무르익는 입김같은 바람결은 비둘기의 앓는 소리라고 했다. 팔만대장경에도 꽃 향기에 거슬러 부는 바람은 모든 탐욕과 고통과 죄악을 뜻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빠른 바람은 번뇌를 일으킨다.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세상사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장자(莊子)가 남긴 말이다. 바람은 자연의 이치요 조화일 뿐이다. 바람은 부는 방향에 따라 이름도 제각각이다. 남서풍은 갈바람, 남동풍은 샛바람, 북서풍은 하늬바람, 북동풍은 높새바람이다. 광풍(光風)도 있다. 중국 초나라 초사(楚辭)에서 나왔다."해가 떠오르자 바람이 불어서 풀과 나무들의 빛깔이 생겼다"는 뜻이다. 곧 아침 해를 받아 온갖 식물들이 맑고 고운 생기를 띄고 있는 모양이다. 제월(霽月)은 비가 그친후 나온 달을 말한다. 그래서 광풍제월은 밤에 비가 그친후 하늘에 떠 있는 바람과 달처럼 정말로 맑고 깨끗한 상태를 말한다. 다산 정약용(丁若鏞)도 유배지에서 두 아들에게 "사대부의 마음 가짐은 광풍제월과 같이 털끝 만큼도 가려진 곳이 없어야 한다"고 썼다. 북송의 시인 황정견(黃庭堅)은 유학자 주돈이의 인품을 광풍제월 같다고 칭송했다. 내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 예상자들의 발걸음이 한결 빨라졌다.현역은 현역대로 수성하기에 바쁘고 도전자들은 도전자들대로 분주하다. 선거가 일상화되면서 선거꾼들이 많이 생겨나 바람 넣기에 바쁘다. 정치 철새처럼 이 사람 저 사람 옮겨 다니면서 편가르기에 정신 없다. 지역 정서에 의존하는 바람 선거는 이제는 끝나야 한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그런 선거도 없어져야 한다.공천 장사란 말도 사라져야 한다. 그간 황색 바람 불 때 공천만 받아 치러진 선거는 선거가 아니었다. 광풍제월처럼 마음결이 명쾌하고 시원하고 깨끗한 인품을 지닌 사람들이 출마했으면 한다./백성일 수석논설위원

  • 자치·의회
  • 백성일
  • 2009.11.04 23:02

[오목대] 사인훔치기 논란 - 박인환

전쟁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여러 요인중 하나가 정보의 보안성 여부다. 아군의 내부 정보와 통신내용을 상대에 노출시키고서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없다. 정보 보안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만든게 암호였다. 상대가 어떠한 수단 방법을 동원해도 해독하지 못하는 암호를 만드는 것이 승리를 이끄는 기본조건이었다.  스포츠 역시 승부를 겨루는 '아름다운 전쟁'인 만큼 암호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스포츠에서 비밀스런 암호인 사인(Sign)을 가장 많이 쓰는 종목이 야구다. 경기당 최대 1000번 까지 행해진다는 사인은 기본적으로 투수와 포수, 감독과 코치, 코치와 주자·타자 사이에서 다양하게 쓰여진다.  야구 경기는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면서 시작하는 스포츠이지만 그 이전에 사인으로 시작해 사인으로 끝난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선발투수가 첫 타자에게 공을 던지기전 포수와 사인을 교환하고 투구 공의 구질과 코스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야구 경기에선 머리, 눈, 코, 입, 귀, 얼굴, 가슴, 어깨, 팔, 손, 엉덩이, 무릎등 머리에서 발끝까지 신체의 모든 부위가 사인판으로 이용된다. 야구 경기장의 '제 2의 언어'인 사인은 자기 편끼리는 헷갈리지 않을 만큼 간단하면서 상대방은 쉽게 눈치채지 못하게 수많은 위장술로 덧칠된다. 그만큼 복잡해지는 것이다.  지난달 끝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KIA 타이거즈에 패한 SK 와이번즈의 김성근감독이 지난 주말 한 방송에서 "KIA가 한국시리즈 내내 사인을 훔쳤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고 있다. 김감독에게 따라붙는 별칭이'야구의 신(神)'이라는 '야신(野神)'이다. 게다가 KIA의 조범현감독과는 고교시절 부터 사제지간으로 인연을 맺은뒤 프로야구계에서도 여러 차례 제자와 스승관계로 만났다. 제자의 청출어람(靑出於藍)을 치하해주지는 못할 망정 잔칫상에 재를 뿌리는 격이다.  국내 현역 감독중 가장 많은 사인을 만들어 사용한다는 김감독이 사인훔치기를 거론한다는 자체가 적절치 못한 처사로 보인다. 시리즈 3연속 우승 실패가 아쉽기는 하겠지만 1주일전 끝난 경기내용을 다시 꺼낸 것도 치졸하기 짝이 없다. 상대의 사인 해독에 대비하고 이를 역이용하는게 '야신'의 능력이 아닐까. /박인환 주필

  • 야구
  • 박인환
  • 2009.11.03 23:02

[오목대] 가을 - 장세균

우리에겐 가을을 수식하는 단어가 많다. 풍요의 계절, 결실의 계절, 독서의 계절이 그것이다. 또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는 한문도 자주 인용되었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뜻이다. 우리에게 이처럼 가을은 긍정적 이미지의 계절이지만 유럽으로 가면 가을은 그리 좋은 이미지의 계절은 아닌듯싶다.가을은 고위도(高緯度) 지방인 유럽에 있어서는 생존을 위협하는 지루하고도 혹독한 겨울을 몰고 오는 전주곡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을은 인생에다 비유하면 중노인(中老人)이요 하루로 치면 석양(夕陽)이며 그리스도교에서는 최후의 만찬으로 비유되었다고 한다. 방향으로 치면 가을은 해저무는 서쪽이요, 빛깔로 치면 햐얀빛, 맛으로 치면 떫은맛이라고 한다고 한다.그래서 유럽에서는 우울한 이미지의 가을을 계절속에 끼워주기에 인색했다고 하며 되도록 이면 소외시키려고 했다고 한다. 완연한 가을인 10월 중순을 "리틀 섬머 (Little Summer)" 라고 불렀는데 이는 작은 여름이라는 뜻이다. 또 11월 초순을 "올 해어로인 섬머 (All Heroine Summer)"라 불렀는데 이는 여장부의 여름이라는 뜻이다.11월 중순을 가르켜 "성(聖) 마틴의 섬머 "라 불러 가을을 하나의 계절로 독립시키지 않고 여름에다 결부시켜 버렸다. 미국에서까지도 유럽의 전통을 따라 가을을 "인디언 섬머 (Indian Summer)"라고 불러 가을을 하나의 계절로 인정 않은 것이다. 영국에서도 14세기까지는 한해를 여름과 겨울 두 계절로 양분했을 뿐이라고 한다.가을이 처음 등장하여 3계절이 된 것은 15세기경으로 문인(飛) 초서라는 사람이 "오텀(Autumn)"이라는 말을 처음 쓰기 시작한 것이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그전까지는 가을이라는 계절이름이 없이 다만 수확(收穫)의 계절이라는 뜻에서 "하베스트(Harvest)" 또는 낙엽이 진다는 뜻에서 "폴(Fall)"로 불렀다고 한다.그러나 가을은 우리 한국이 위치한 풍토대에 자리잡은 소수의 나라 사람에게만 주어진 신(神)의 혜택인 것이다. 그래서 가을을 찬미하는 싯귀들이 우리에게는 그렇게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가을이 자꾸 짧아져가는 것 같아 많은 아쉬움이 있다./장세균 논설위원

  • 환경
  • 장세균
  • 2009.11.02 23:02

[오목대] 마실길 - 조상진

걷기 열풍이 거세다. 아침 저녁으로 천변을 걷거나 아예 출퇴근을 걸어서 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한 해 열리는 걷기대회만 전국적으로 400여 개에 이른다. 인터넷 걷기 동호회 열기는 더 뜨겁다. 회원수가 1만 명이 넘는 초대형 동호회부터 10여 명의 소모임까지 얼추 1000여 개에 육박한다.이같은 걷기 열풍은 거세게 불던 마라톤 붐을 능가하는 듯 하다.왜 일까? 걷기는 등산이나 마라톤에 비해 격렬하지 않으면서도 건강에 좋기 때문이다. 또 안전하고 아무 때, 아무 곳에서나 시작할 수 있다.사실 걷기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중 하나다. 신체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 걷기는 필수다. 걷기는 당뇨와 고혈압, 심장질환 뿐 아니라 골다공증, 다이어트에 좋다. 나아가 5분만 걸어도 엔돌핀이 솟아 우울증을 치료해 준다.이러한 걷기는 가볍게 공원 등을 걷는 산책에서 부터 거친 하이킹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장거리 도보여행인 트레일이나 트레킹이 인기다.이 중 트레일은 영국이 원조다. 영국은 1965년에 '국립 트레일'제도를 도입해 15개 지역에 4000㎞의 생태탐방로를 조성했다. 미국은 8만㎞가 넘는 트레일이 있으며, 일본도 1970년대부터 2만1000㎞의 생태탐방로를 설치해 연간 6000만 명이 찾고 있다.이에 비하면 우리는 늦은 편이다. 2007년 제주도에 올레길이 개발되면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지리산 허리를 순환하는 둘레길이 개통되었다. 올해까지 70㎞ 등 총 297㎞, 800리의 장거리 도보여행길이 만들어진다.이같은 열기에 힘입어 올 6월 변산'마실길'이 문을 열었다.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진 변산반도 옛 바닷가 길을 품에 안고 걷는 코스다. 올해 개통된 1단계 1구간은 새만금전시관-변산해수욕장-적벽강-격포항에 이르는 18㎞다. 2단계는 격포-모항, 3단계는 모항-자연생태공원에 이른다. 모두 연결되면 100㎞에 달한다.이와 함께 군산은 망해산둘레길, 익산은 숭림사까지, 완주군은 위봉산성길, 장수군은 마루한길을 조성했다.마실은 이웃을 방문하거나 가까운 곳에 바람쐬러 간다는 의미다. 행운유수(行雲流水)처럼 구름과 물을 벗삼아 마실길에 들어서면 세상근심이 씻어지지 않을까 싶다./조상진 논설위원

  • 문화일반
  • 조상진
  • 2009.10.30 23:02

[오목대] 개인의 행복 - 장세균

이명박 대통령은 " OECD 삶의 질 세계 포럼" 개막식에서 개인의 행복이나 삶의 질을 사회발전의 척도로 삼아야 하며 이를 위한 새로운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한다고 말한바 있다. 우리 사회는 오로지 경제성장 하나만을 목표로 지금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는지 모른다.   그래서 세계 경제력 12위에 올라있다. 아직은 선진국 수준의 국민 일인당 소득 3만불 단계로 진입하지는 못하고는 있어도 이쯤해서 국민들 개인 각자의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인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스템은 인간이 자칫 소비 기계로만 전락되게 할 수도 있다.   여기저기에 널려있는 광고판들은 소비를 부추기고 있고 상가의 진열된 물품들은 소비를 유혹하고 았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사회는 과잉소비를 낳게 하고 있다. 이제는 물건아 닳아져서 못쓰는 것이 아니라 유행을 벗어났기 때문에 페기 처분한다. 이렇듯 대량소비는 자원의 낭비와 자원의 고갈을 가져오다. 소비 행위속에 개인의 행복이 있는가. 인간의 행복이란 무엇인가? 이는 윤리학의 주제이기도 하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러나 정작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각인각색(各人各色)일 뿐이다. 이는 행복을 정의하는 기준들이 서로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개인들이 갖는 행복 기준이 변하기도 한다.   약 2천년전에 서양의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인간의 궁극적 목적으로 정의 하면서 인간의 행복은 욕망에 대한 이성의 지배라고 보았다. 쾌락이 행복이라고 보는 견해가 쾌락설이고 이는 에피큐로스의 주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가 쾌락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는 했어도 쾌락의 극대화를 행복으로 보지는 않았다. 육체적 쾌락은 어는 정도 인정은 하나 지나친 것은 피하자는 것이다. 쾌락의 극대화는 결국에 가서는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그는 쾌락이 아닌 "마음의 평정(Repose)"를 강조했다. 정신의 평온을 행복의 본질로 보았다. 말초적 쾌락이 난무하는 우리사회에서 마음의 진정한 평온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개인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장세균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장세균
  • 2009.10.29 23:02

[오목대] 9000원짜리 자장면 - 백성일

요즘이 골프 치기가 좋은 때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북 11개 골프장을 찾은 내장객은 92만명이었다. 증가율 면에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그린피가 수도권에 비해 싸서 내장객이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골퍼들에게 가장 기분 나쁜 것은 음식 질에 비해 음식 값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클럽하우스와 그늘집 음식 값이 턱 없이 비싸다. 골프장 레스토랑 음식은 신속하게 손님들에게 제공되기 때문에 호텔처럼 고급이라기 보다는 일반 레스토랑 수준이며 그늘집은 사실 분식집 수준 밖에 안된다.익산 S골프장의 자장면 값은 9000원이다. 전주 리베라 호텔 8100원보다 비싸다. 일반 중국 음식점 4~5000원 보다 2배 이상 비싸다. 특별히 맛 있는 것도 아닌데 엄청나게 비싸다. 다른 골프장들의 삶은 계란 1개 값은 1천원으로 일반 마트의 유정란 1개 값(200원 가량)을 고려하면 마진이 5배 가량 된다. 보통 골퍼들은 동반자 3명과 함께 골프장 클럽하우스 내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그늘집에 2번 가량 들러 음료 등을 마신다. 식음료 값만 5만원서 10만원 이상이 된다. 부담 되지만 여러 체면 때문에 불평 한마디 못한다. 전국 골프장들이 음식 값 비싸게 받기는 대동소이하다.호텔처럼 봉사료(10%)가 별도로 붙는 것도 아니고 일반 음식점과 달리 음식의 질이 특별히 좋은 것도 아니면서 골프장의 이윤 확대를 위해 음식 값을 비싸게 받고 있다는 게 골퍼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에반해 골프장들은 하나의 관례라고 말한다. 골프 대중화가 이뤄진 마당에 음식 값 비싼 것이 관행이라면 너무 궁색한 변명이다. 골프장이 없어 부킹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웠을 때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비싼 음식을 사먹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골프장 공급 과잉으로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선 골프장들이 음식 값을 마치 담합이라도 한 양 내리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칼하다.골퍼들은 결코 봉이 아니다. 접대 골프를 받는 공직자들은 돈을 잘 안내봐서 음식 값이 비싼지 싼지를 잘 모른다.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도 부담될 수 있지만 항상 음식 값 때문에 골프 잘치고 기분 잡친다. 세상사는 데는 상식이 있다. 자장면 한그릇에 9000원이다면 그것은 상식에 어긋난 것 아닐까./백성일 수석논설위원

  • 경제일반
  • 백성일
  • 2009.10.28 23:02

[오목대] 외과 수술 - 장세균

우리사회에 의사들이 많지만 흉부외과(胸部外科)나, 외과(外科), 산부인과의 전공의(專攻醫) 즉, 레지던트 부족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와있다고 한다. 이 세 분야는 다른 분야보다 우리생명을 직접 다루는 과목이다. 2009년도 통계에 의하면 흉부외과 전공의 확보율이 불과 약 28%, 외과 전공의 확보율은 약 65%, 산부인과 전공의 확보율은 약 78%였다고 한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앞으로는 외국으로부터 해당분야의 의사들을 수입하든가 수술을 받기위해 비행기 타고 외국을 가야하는 단계가 올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 수술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어 1만전에는 유럽에 두개골에 구멍을 뚫는 개공술(開空術)이 있었고 남아메리카의 잉카인들에게도 있었다고 한다. 수술에 절대 필요한 것은 통증을 경감시켜주는 치료법이었을 것이다. 인디언들은 코카나무 잎을 씹어서 나온 즙을 수술환자의 상처부위에 발랐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고대 중국에서 가장 뛰어난 외과의사는 "화타"였는데 그는 수술을 할 때 대마의 잎과 포도주를 정밀하게 혼합하여 환자에 먹여 통증을 없앴다고 한다.  최초로 진지하게 인간의 몸을 해부하여 심장이 인간의 중심이며 신장이 배설의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밝힌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라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유럽에서는 이발사가 외과의사를 겸했다고 하는데 그 당시에는 질병 치료법의 하나가 몸에서 나쁜피를 빼는 것이었다고 한다. 피 빼는 기술을 지닌 이발사가 피를 뽑았다.   우리는 이발소 앞에 파란색 빨간색 하얀색이 나선형으로 그려진 기구를 볼 수 있다. 이때 파란색은 정맥을 나타내고 빨강색은 동맥을 하얀색은 붕대를 의미한다. 오늘날 흉부외과나 외과 전공을 기피하는 이유는 첫째 수술 중 사망사고등 의료사고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고 둘째는 비현실적인 수술비 때문이라고 한다. 수술비가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우리 내장의 장기 수술을 위해 외국의사를 들여와야 하고 또는 심지어 외국으로까지 가서 수술을 받아야하는 단계가 온다면 이는 심각한 현상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무언가 개선책이 필요하다./장세균 논설위원

  • 보건·의료
  • 장세균
  • 2009.10.26 23:02

[오목대] 안중근 의거 100년 - 조상진

지금부터 100년 전인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께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역. 러시아 군악대의 요란한 팡파르 소리를 뚫고 6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 열차에서 막 내려 러시아 군대와 재무상 코코프체프의 영접을 받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총탄을 맞고 쓰러진 것이다.환영 나온 일본인속에 섞여 있다 총을 쏜 안중근(1879-1910) 의사는 러시아 말로 "코레아, 우라!(한국 만세)"를 외치며 일본 관헌에 체포되었다.이토는 하급무사에서 총리대신까지 오른 성공 신화의 인물. 조선 통감부 초대 통감을 지내는 등 침략의 원흉으로 꼽히고 있지만 일본에선 헌법 초안 마련과 의회 양원제 확립, 메이지 유신을 이끈'근대화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었다.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이날의 총성은 제국주의에 맞서는 아시아 민족주의 운동의 신호탄이었다. 중국의 쑨원은 당시 "공은 삼한을 덮고 이름은 만국에 떨치나니, 백세의 삶은 아니나 죽어서 천추에 빛나리"라는 글을 바쳤다.안 의사는 일본 관헌의 심문과정에서 이토를 죽일 수 밖에 없는 죄상으로 15가지를 들었다. 첫번째와 두번째는 각각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고종황제를 폐위시킨 죄를 거론했다. 이는 백범 김구도 항일투쟁에 나서게 된 동기로 든 대목이다. 이와 함께 정미 7조약, 한국인 학살, 정권 탈취, 군대 해산 등을 들었다.주목되는 것은 14번째로 동양평화를 파괴한 죄를 주장한 점이다. 이 항목은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동안 집필한'동양평화론'이란 논설과 맞물려 있다. 안 의사는 일본이 러일전쟁의 전리품으로 획득한 뤼순항을 개방항구로 삼아 이곳에 동양평화회의 본부를 두자고 제안한다. 또 은행을 설립하고 3국의 주요 지방에 은행 지점을 내어 공용화폐를 널리 보급, 산업발전을 함께 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EU보다 훨씬 앞선 '블록 경제론'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안 의사는 글씨가 뛰어나 일일부독서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 등 유묵이 보물 제569호로 지정돼 있다.하지만 아직도 그의 유해는 구천을 떠돌고 후손들은 어렵게 생활하다 쓸쓸히 죽어갔다. 그의 의거 100주년을 맞아 그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히 일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 아닌가 싶다./조상진 논설위원

  • 문화일반
  • 조상진
  • 2009.10.23 23:02

[오목대] 한글 푸대접 - 장세균

우리 한글이 정작 우리 땅에서 차별과 푸대접받고 있다는 것은 여러 조사를 통해서나 또 우리 스스로가 일상생활을 통해서도 충분히 감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중고등학교 현장에서만 영어 광풍이 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프랑스 소설가 알퐁소 도데가 쓴 "마지막 수업"이라는 소설을 기억한다. 그 소설 속에서 프랑스 국어 선생은 학생들을 향해 " 나라가 망해도 나라의 언어를 잃지 않는다면 나라를 잃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지금 우리는 이 말을 깊이 귀담아 들어야 할 때다. 나라가 망해도 나라의 언어를 지키면 감옥에 있어도 감옥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다.   지금, 영어가 난무는 하고 있어도 막상 외국 관광객에게는 별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외국 관광객들의 불평의 하나가 도로에 설치된 이정표의 영어들이다. 도로 이름을 영어로 표시한다는 것이 우리말의 음(音)을 그대로 알파벳으로 나열했기 때문이다. 예를 든다면 서울의 종로 1가를 영어로는 "Jonro 1 Ga"로 표시되 있다.   그냥 소리나는 대로 알파벳으로 표기했는데 외국 관광객들은 이단어의 뜻을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의 종각(鐘閣)의 이정표도 영어라고 표시돤 것이 "Jong-Gak"이다. 이것은 단순히 알파벳으로 써 있을뿐 영어가 아니다. 영어도 한글도 아닌 지구상에 없는 이상한 글자들이다. 전국에 걸쳐있는 현상이다. 전주도 마찬가지이다.   "은행로"를 영어로 표시한다는 것이 "Eunhang-Ro'이다. 소리나는대로 알파벳을 나열한 것이다. 이런 잘못된 영어 도로 표시판은 한문을 모르는 한글세대들 공무원들의 우리말에 대한 무지의 소치라고 본다. 서울의 도로, "종로"는 고유명사가 아니다. "종로"라는 명칭은 "종각(鐘閣)"이 있는 거리라는 뜻에서 "종(鐘)"이라는 말과 "거리"라는 뜻의 한자 "가(街)"자를 붙여 만든 합성어이다. 그러므로 "종로 1가"를 영어로 제대로 표시하면" Jong_Ro 1 Street" 이다.   전주의 "은행로"도 제대로 된 영어로는 " Eunhang Street"이다. 우리사회는 우리도로 이름이 고유 명사인지 보통 명사인지도 모르고 사는 그런 사회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 문화일반
  • 장세균
  • 2009.10.22 23:02

[오목대] 전국 체전 - 백성일

전북에서 전국체육대회가 지난 63년 44회를 시발로 80년 61회, 91년 72회, 2004년 84회 등 4차례 열렸다. 오늘날에야 전국체전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5공 때까지만 해도 가장 화려하고 큰 행사였다.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그리고 2002년 한일월드컵을 개최한 이후부터는 전국체전이 관심권 밖이었다. 그러나 지금도 체육인 한테는 관심이 높고 시도간 순위경쟁이 치열하다.대전에서 열린 전국체전은 올해로 90회를 맞았다.1920년 7월 13일 조선체육회가 창설된 후 첫 행사로 그해 11월 배재고보 운동장에서 열린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가 전국체전의 기원이 되었다. 이후 실질적인 종합대회의 효시는 조선체육회 창립 15주년을 기념하여 야구, 축구, 테니스, 육상, 농구 등 5개 경기가 열린 1934년 제15회 대회를 꼽는다. 현재 사용하는 정식 명칭은 27회 대회 때부터고 종전의 자유참가제를 시·도 대항제로 정착시킨 것은 29회 때다.30회 때까지 서울에서 개최해오다 51년 32회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광주에서 개최했다. 그후 서울과 지방의 균등한 체육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38회는 부산에서, 41회는 대전에서 그리고 1963년에는 44회가 전주에서 열렸다. 전국체전을 발전 과정으로 놓고 볼때 45~56년까지는 부활기, 57~71년까지는 도약기, 72~81년까지는 개혁기, 82~87년까지는 발전기, 88~현재까지는 승화기로 구분한다.전주에서 처음으로 열린 44회 전국체육대회는 숙박시설이 없어 민박으로 치렀다. 선수들이 각 가정에 분산 수용되어 숙박을 해야 했다. 인정체전이란 말을 남길 정도로 전북인의 훈훈한 정을 심어줬다. 자원봉사단을 구성해서 남원 광한루 등을 구경시켜 주기도 했고 비빔밥이 선수단에게 인기를 끌었다. 선수단에게는 버스와 택시 그리고 숙박요금을 할인해줬다.80년 61회 전국체전은 준비 과정부터 어려웠다. 78년 황인성지사가 박정희 전대통령이 주재하는 지방장관회의 석상에서 박대통령으로부터 지난 광주 대회에서 도세가 열악한 전북이 3위를 기록했다는 치하를 받고서 유치를 결정했던 것. 유류 파동이 나 대회 준비가 벅찼지만 정부 지원으로 조철권 전지사 때 성공적으로 치렀다. 김완주지사가 이끄는 올 성적은 어떨까./백성일 수석논설위원

  • 스포츠일반
  • 백성일
  • 2009.10.21 23:02

[오목대] 조선의 존속살해 - 장세균

경기 수원중부 경찰서는 지난 15일 성적이 나쁘다고 핀잔을 주는 아버지를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시신을 4개월여 동안 집안에 유기한 혐의로 대학생 김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한다. 부모를 살해하는 무서운 존속살해 현상이 빈발하고 있어 깊은 충격을 주고 있다.소위 젊은층들의 빈번한 존속살해 현상은 가정교육, 학교교육에 엄청난 구멍이 뚫려 있다는 징조이다. 우리사회가 서구화되면서 우리전통의 유교윤리는 증발되었고 그 자리에 서구 기독교적 윤리가 새롭게 대치된 것도 아니다. 현재 젊은이들의 윤리의식은 진공상태이다.유교 사회에서의 부모는 존경의 대상이지만 서양의 기독교 사회에서는 부모는 보호의 대상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부모나 노년층은 존경의 대상도 아니고 그렇다고 보호의 대상도 아닌 그저 귀찮은 존재로 전락되었다. 조선사회가 그래도 500년 동안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의 내적 요인은 철저한 유교윤리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조선 사회에서의 형법은 중국 명나라 형법인 "대명률(大明律)"로서, 이것이 우리 실정에 맞지 않을때는 우리 실정에 맞게 수정한 "대명률직해(大明律直解)"를 적용했다고 한다. 이"대명률직해"에 불효(不孝)의 범위를 10가지로 집약했다.부모나 조부모를 고소하는 행위 ,부모나 조부모에게 악담(惡談)하는 행위, 호적을 옮기는 행위, 재산을 분할하는 행위, 부모나 조부모를 봉양(奉養)하지 않는 행위, 상중(喪中)에 혼인하는 행위, 상중에 풍악(風樂)을 즐기는 행위, 상기(喪期)안에 상복(喪服)을 벗는 행위, 상(喪)을 당한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 행위, 거짓으로 발상(發喪)한 행위를 말한다.그리고 조부모나 부모에 대한 살해행위가 미수에 그쳤다 하드래도 목을 참수(斬首)했다. 만약 살해했을 때는 죄인을 산채로 묶어 다리를 끊고 손발을 끊은 다음, 목을 쳤다. 그리고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불효범인이 살던 집을 헐고 그 자리에 연못을 팠으며 읍호(邑豪)를 강등하고 수령(首領)을 파면하는 등 극단의 조치를 취했다. 오늘날 학생들에게도 최소한의 윤리의식 조장을 위해 학교에서 조선사회의 형법정도는 알도록 가르쳐야 한다. 이것도 역사교육이다./장세균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장세균
  • 2009.10.19 23:02

[오목대] 장승 - 조상진

장승(長生)은 가장 한국적인 민중문화의 상징이다. 통방울 같은 눈에 주먹코, 뾰족하게 벋친 이빨… 다소 과장된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어느 것은 부처님처럼 인자하고, 어느 것은 귀신처럼 험악한 몰골이다. 남근처럼 생기거나 문·무관처럼 근엄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장승의 어원은 긴(長) 나무푯말(승)로, 거리와 지명을 표시하거나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했다.마을 입구에서 흔히 볼수 있었으며 천하대장군(天下大將軍)·지하여장군(地下女將軍), 상원주장군(上元周將軍)·하원당장군(下元唐將軍) 등 남녀 한 쌍씩 서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목장승은 소나무나 밤나무로 만들었으며 비바람에 쉽게 부식되어 2-3년마다 새로 만들어 세워야 했다. 그래서 지금 전해지는 것은 대부분 석장승이다.장승과 관련된 설화나 속담 지명도 많다. 설화로는 장승을 치죄하여 도둑을 잡은'명관치장승설화(名官治長丞說話)'가 있고 판소리로는'변강쇠가'가 유명하다.변강쇠가는 전라도 잡놈인 변강쇠와 평안도 음녀(淫女)인 옹녀의 이야기다. 둘은 지리산에 들어가 살던중 지나친 음행으로 나태해진 변강쇠가 장승을 뽑아다 패어 불을 땐다. 이로 인해 조선 8도 장승들에게 보복을 당한다. 병에 걸려 앓다가 장승처럼 뻣뻣이 서서 죽는다. 신성모독과 장승터부 사상이 깔려 있다.또 송강 정철의 석장승을 소재로 한 시조는 백년해로하는 부부애를 그리고 있다. "길 위에 두 돌부처 벗고 굶고 마주서서/ 바람 비 눈 서리를 맞도록 맞을망정/ 인간에 이별은 모르니 그를 부러워하노라"속담도 여럿 있다. 키가 멋없이 큰 사람을 '구척 장승같다'고 했고 멍청하게 서 있는 사람을'벅수(장승)같이 멍하니 서 있다'고 했다. 또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할때'장승 얼굴에다 분가루 발라놓고 분값 내라고 한다'고 했다.장승백이 등 장승 관련 지명도 전국적으로 771개소나 된다. 전북에는 우리나라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9기의 장승중 6기가 있다.이러한 장승은 새마을 운동과 더불어 불쏘시개로 쓰이거나 민속촌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관광지에서 너무 남발되고 있다. 플라스틱 장승까지 나왔다.순창 복흥에서 추령장승축제가 17일까지 열린다. 인근 내장산 단풍과 삼림박물관도 함께 들려보면 좋을듯 하다./조상진 논설위원

  • 문화재·학술
  • 조상진
  • 2009.10.16 23:02

[오목대] 화학적 거세 - 장세균

일명 "조두순 사건"으로 인해 아동 성폭력범에게는 "화학적 거세"를 해야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일단은 "거세(去勢)"라는 용어가 남자들에게 섬찍하게 들리는 것은 사실이다. 거세는 사전적 의미로는 남자의 고환을 발라내거나 여자의 난소를 들어내어 생식(生殖)을 못하도록 하는것을 말한다.  죄인을 거세하는 것을 궁형(宮刑)이라고 하는데 중국 오제(五帝)시대에는 형벌에 다섯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묵(墨)으로써 죄인의 얼굴이나 팔뚝에 문신을 새기는것이고 둘째, 의()는 코를 베는것이고 셋째, 월()은 죄인의 뒤꿈치를 자른다. 네번째가 바로 궁(宮)으로써 남자 죄인은 거세하고 여자는 유폐시킨다. 다섯번째, 대벽(大劈)은 죄인의 목을 치는것이다.  형벌 중에서 궁형(宮刑)은 불륜관계를 저질른 남녀가 받는 형벌이었다. 거세라는 단어의 강한 어감 때문에 "화학적 거세"라는 용어보다는 약물치료 요법 또는 호르몬 치료요법으로 고치자는 의견도 많다. 화학적 거세 역시 사형제 존폐 논란처럼 찬반양론이 대립될 수 있다.   우선 찬성측은 어린아이만을 상대로 하는 성폭력범은 "소아기호증(pedophia)"으로써 일종의 질병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에 약물을 투여한다는 것은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일종의 치료 수단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권문제와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것이다. 모든 성범죄자에게 이런 약물치료법 즉 화학적 거세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소아기호증이나 성도착증의 성 폭력범에게만 해당된다는 것이다.   반대측의 논리는 형벌은 한번으로 끝나야 하는것이지 다시 약물투여를 하는 것은 이중 처벌이라는 것이다. 또 약물요법 치료로 인해 우울증이나 신체적 변화의 초래, 중성화(中性化)의 위험등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성폭력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을 낸다는 것은 신의 영역에나 속하는 난제이다.   조선시대에도 12세 이하의 어린 소녀를 간음한 사람은 비록 화간(和姦)이라 하드래도 강간으로 인정하여 사형을 시켰다. 조선시대는 5가지 형벌이 있었다. 첫째 태형,둘째 장형(杖刑), 셋째 도형(徒刑), 넷째가 유형(流刑), 다섯째가 사형이었다. 조선시대에도 성범죄는 엄격하게 다루었다는 의미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 법원·검찰
  • 장세균
  • 2009.10.1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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