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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물레방아 - 백성일

등산할 때는 내려 올 때를 더 조심해야 한다. 올라 갈 때는 앞만 보고 가지만 내려 갈 때는 쉽게 생각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높다. 벼슬 길도 똑같다. 정상까지 오르면 내려 갈길도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높은 자리에 앉아 있을 거라고 착각한다. 인생은 모든게 찰나고 잠시다. 그걸 잊고 산다. 선출직이나 고위직들은 인생살이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란 점을 잘 모른 것 같다.내년 지방선거에 나설 입지자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도지사 선거부터 시군의원까지 한꺼번에 8명을 선출해야 한다. 그간 높은 교육열로 문맹율이 낮은 탓에 이같은 동시선거를 실시하는 것만해도 자랑스럽다. 그러나 요즘 선거직에 자 타천 형태로 거론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아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격이란 말이 오히려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 많다.그러나 천방지축 마냥 세상 돌아가는 물정도 모르는 사람들이 호기를 부리고 있다. 감도 안되는 사람이 제 잘난 맛에 우쭐대고 있다. 정작 본인만 모른다. 마치 돈키호테 같은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잣대로 보면 자신이 제일 잘난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세상살이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선출직에 나서도 될 사람인지는 상식적으로 알 수 있는 문제다.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 사람은 다 자신의 때가 있는 법이다. 국회의원까지 해먹은 사람이 도지사 선거에 나온다면 그것도 모양은 안좋아 보인다. 국회의원 할 때 목에다 잔뜩 힘이나 주고 지역 일도 안한 사람이 도백 선거에 나선다면 그건 유권자를 깔보는 것 밖에 안된다. 모든 그릇된 판단은 욕심에서 나온다. 사람은 상선약수(上善若水) 와 같은 삶을 살기가 힘들다. 그러나 물의 철학 내지는 지혜를 살필 필요는 있는 것이다.상당수 정치인들이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떠난다. 다 부질 없는 욕심 때문이다. 선출직은 평소 덕을 많이 쌓아야 얻을 수 있는 자리다. 한 번 해먹은 것도 힘든 일인데 끼니 때마다 따뜻한 밥만 먹겠다는 것은 안 된다. 선출직에 나설 사람들은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다시 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한다./백성일 수석논설위원

  • 정치일반
  • 백성일
  • 2009.12.16 23:02

[오목대] 올해의 한자(漢字) - 박인환

연말을 맞아 송년회 망년회등 한해를 정리하는 모임들이 한창이다. 송년회 문화는 일본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이밖에 재미있는 일본의 연말 행사가 있다. 바로 '올해의 한자(漢字)'를 선정하는 일이다. 매년 그 해의 사회상을 상징하는 하나의 한자를 일반인을 상대로 공모한다. 한자의 뜻을 새기면서 한 해를 돌아보고, 나아가 다음해에 대한 교훈이나 기원까지 담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이벤트다. 한 마디의 말이나 짧은 문장이 사안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는 경우가 있다. 흔히 말하는'촌철살인(寸鐵殺人)'이다.지난주 일본 한자능력검정협회는 올해의 한자로 '신(新)'을 결정하고, 교토(京都)시의 유서깊은 사찰인 기요미즈데라(淸水寺)에서 이를 발표했다. 올해는 일본에서 정권교체를 통한 새로운 정권이 탄생했고, 스포츠계에서도 이치로의 메이저리그 9년 연속 200안타, 우사인 볼트의 육상 100m 세계기록등 신기록이 잇따른 것이 선정배경이다. 2위는 신종플루의 백신등을 상징하는'약(藥)'이, 3위는 정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정(政)'이 뽑혔다.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이후 연말이면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四字成語)를 발표하고 있다. 일본, 중국, 대만이 공모로 결정하는데 비해 교수신문은 200여명의 교수가 정한다. 그동안 선정한 단어는 당동벌이(黨同伐異, 04), 상화하택(上火下澤, 05), 자기기인(自欺欺人, 07), 호질기의(護疾忌醫, 08)등이다. 주석을 달지 않으면 웬만해선 이해하기 힘든 단어들이다.교수신문이 그동안 선정한 사자성어중 2005년의 '상화하택'이 올 한해 현상과 너무 딱 들어맞아 주목된다. 주역(周易)에 나오는 이 말은 '위에 불이 있고 아래에 물이 있어 서로 등진다'는 뜻으로 '서로 이반하고 분열하는 현상'을 비유한다.올해 세종시와 4대강 사업, 미디어법, 노동법등을 둘러싸고 빚어진 지역및 이념 대립등 우리 사회의 분열과 반목, 갈등 양상은 연말까지 진행형이다. 게다가 지난해 발생한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사회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지고,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는 확산돼가고 있다.교수신문이 '상화하택'을 다시 추켜들리는 없을테고 올 한해 사회상을 반영한 어떤 사자성어를 선정 발표할지 궁금하다./박인환 주필

  • 사회일반
  • 박인환
  • 2009.12.15 23:02

[오목대] 두바이 단상(斷想) - 장세균

사막에 기적을 낳은 '두바이'가 21세기 성공모델 국가로써 주목을 받는듯 싶더니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부도를 내고 말았다. 그렇다고 두바이는 "사막의 신기루 "에 불과했다는 속단(速斷)은 금물(禁物)이리라.그동안 두바이는 새만금을 선전하는 단골 메뉴가 아니었던가. 새만금이 바로 한국의 두바이라고. 그러나 전북도는 두바이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어 새만금을 두바이 같은 외부 의존형 성장 모델이 아닌, 신재생 에너지의 녹색사업의 중심지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두바이의 기적의 이면을 참고로 들여다 보자. 두바이는 통치자, 세이크 모하메드의 지휘아래 철저한 개방형의 국가를 만들었다. 전북의 불과 3분의 1 크기의 땅과 인구, 불과 91만명의 도시국가를 방문하기 쉬운 나라로 만들었다. 두바이에 입국하는 데는 비자가 필요없다. 입국 신고서, 외환신고도 할 필요가 없게 만들었다. 무료입장인 셈이다. 송금도 무제한이다.돈만 있으면 외국인도 주택을 살수있다. 막상 두바이 국민의 75%가 문맹자이지만 영어만 잘하면 의사소통에 불편이 없게끔, 영어가 두바이의 공용어가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두바이 인구의 80&가 외국인이라고 한다. 이런 정책의 밑바탕에는 외국인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 숨어있다.두바이의 기후는 사시사철 섭씨 4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이다. 여기에 우리 삼성건설이 두바이에 세계 최고층빌딩인 "버드 두바이"를 짓고 있는데 그 빌딩 높이가 무려 160층이요 높이가 700m 이상이라고 한다. 그 건설 현장에 투입된 인원만 해도 6000명인데 정작 한국인은 불과 20여명뿐이라고 한다. 투입된 인원의 대부분은 인도 노동자들인데 그들의 임금이 우리나라의 10분의 1 정도이기 때문에 고용된 것이다. 영국 기술자들의 임금도 우리 나라 기술자 보다 싸기 때문에 한국인 고용을 최대한 줄인 상태인 것이다.두바이 통치자, 세이크 모하메드는 세계 최대의 요트를 소유하고 있다는데 그 가격만 해도 우리 돈으로 무려 약 4천억원 정도이다. 두바이의 기둥은 무역과 금융으로써 두바이는 국제 무역항으로 아랍 에미리트 대부분의 은행과 보험 회사들이 이곳에 본점을 두고 있다./장세균 논설위원

  • 경제일반
  • 장세균
  • 2009.12.14 23:02

[오목대] 반계(磻溪) 유형원 - 조상진

부안에는 알려지지 않은 보물이 있다. 반계(磻溪) 유형원의 발자취다. 아니, 알려지지 않았다기 보다 발굴하지 못한 것이다.반계는 조선 500년 역사에 있어 경세학(經世學)으로는 율곡 이이와 쌍벽을 이뤘고, 실학으로는 다산 정약용에 앞선 선구자다. 하지만 율곡이 기호학파의 머리로 추앙받고 다산이 실학의 최고봉으로 거론되는데 비해 대접이 너무 소홀한 편이다. 학계나 지역의 관심이 그만큼 적었다는 반증이다.반계는 뛰어난 경륜에도 불구하고 평생 초야에 묻혀 지낸 인물이다. 본디 태생은 서울이나 인생의 황금기를 부안군 보안면 우반동(愚磻洞)에서 보냈다. 그의 호 반계는'우반동 계곡'에서 따온 것이다. 이곳 우반동은 세종때 우의정을 지낸 그의 9대조 유관의 사폐지지(賜弊之地·왕이 큰 공을 세운 신하에게 내린 땅)다.반계는 벌죽한 집안 출신이다. 외삼촌 이원진은 높은 벼슬에 큰 학자였고 고모부인 김세렴은 호조판서에 학문까지 높았다. 이들이 어렸을 적 스승이었다.그러나 당시 사회상은 암울했다. 15세에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반계는 가족과 함께 강원도·경기도 등으로 피난을 떠나야 했다. 또 당쟁으로 인해 참화를 입은 부친을 보고 벼슬길을 멀리했다.32세에 부안에 내려온 반계는 52세로 세상을 뜰 때까지 1만여권의 서적에 묻혀 학문연구에 몰두했다. 그러면서도 틈을 내 세상형편을 살폈다. 전국을 유람하며 민초들의 삶을 눈여겨 봤고 한때는 서울에 올라가 나라를 유린한 청(淸)을 치기 위해 군민을 단련시키기도 했다.반계의 빛나는 업적은 그가 우반동에서 18년에 걸쳐 완성한 '반계수록(磻溪隨錄)'에 응축돼 있다. 26권으로 된 이 책은 조선사회를 구제할 개혁교과서로, 후세 실학자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사후 97년이 지난 1760년에야 영조에 의해 탁월한 저술로 인정받아 국가에서 간행하였다.정인보는 "조선 근고의 학술사를 종합해 보면 반계가 1조(一祖)요, 다음이 이익, 그 다음이 정약용이다"고 말한 바 있다.또 최근에는 새만금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인문학적 접근으로 최치원과 함께 반계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언급되고 있다.이러한 때 (사)전북향토문화연구회가 11일 창립 20주년 기념으로 반계학술대회를 갖는다. 반계가 새롭게 조명되는 기회였으면 한다./조상진 논설위원

  • 문화일반
  • 조상진
  • 2009.12.11 23:02

[오목대] 도시색(都市色) - 장세균

유럽의 집들은 담장이 없다. 집과 집사이의 경계를 표시하는 정도의 낮은 울타리가 있을뿐이다. 우리도 주변의 높은 담장들이 낮아지고 있고 관공서의 담장도 폐지되고 있다. 여기에 길가의 허름한 담장들이 페인트로 곱게 단장이 된 후 그림까지도 그려져 거리의 미관을 살리고 있다.담장에 그람을 그려놓은 아이디어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나아가서 전주를 명품도시로 만들려면 유럽의 유명 도시들을 벤치 마킹해볼 필요도 있다. 유럽의 도시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통일된 도시색 (都市色)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도시처럼 제각각이 아니다.북유럽 국가인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의 집들은 담황색(淡黃色)계통의 벽과, 붉은 차양이 조화가 되어있고 네덜란드, 암스텔담의 집들은 다갈색의 벽과 진한 녹색 지붕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런던은 붉은 벽돌색이, 독일의 뮌헨은 노란색 계통이 도시색이 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는 벽을 베이지색으로, 지붕은 푸른색 계통의 색으로 통일 시킨다.건물의 색상을 주인의 취향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파리 시당국은 건물 색상에 엄격한 규제를 하고 있는데 심지어 자기 건물의 연돌이 쓰러졌다고 해서 당장 새로운 벽돌로 고쳐 세울수가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새 벽돌은 선명해서 주위 색상과 어울리지 않아 조화를 깨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 대안으로 시당국에서는 새 벽돌을 오랫동안 그을려 연돌용 벽돌로 만든 다음 공급하는 것이다.아름다운 파리는 이렇게 해서 만들어져 갔던 것이다. 이렇듯, 파리 시민들의 규제 수용 태도는 루이 14세와 나폴에옹 시대 때부터 도시색 규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네넬란드에서도 집을 짓거나 증축할 때 벽색, 지붕색은 시청이나 주민자치회의 허락을 받도록 되어 있다. 개인주의 국가인 유럽의 나라들이 개인 건물 색까지 간여 하는데는 도시 전체의 통일감을 위해서이다.인간은 한 물체를 보면서 동시에 주변도 보게된다. 그래서 건물들 색상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전주 한옥마을이 유명해지는 것은 한옥들의 통일감 때문이다. 전주도 도시색을 획기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장세균 논설위원

  • 자치·의회
  • 장세균
  • 2009.12.10 23:02

[오목대] 전북 병(病) - 백성일

오래전 고향 전주에서 검사장을 지낸 분이 전북 사람을 평한 적이 있었다. 그 분은 전국 각지에서 검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그 지역 사람들의 의식과 기질을 잘 파악했던 것 같다. 한마디로 전북 사람들은 소극적인데다 무비판적이라는 것. 광주나 전남 사람들은 적극적이고 비판적이라는 것. 경상도 사람들은 지역 문제에 관해서는 피 터지게 싸우다가도 결말이 나면 모두가 한군데로 힘을 몰아 준다는 것.사람은 자연 환경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살기 때문에 그 지역 나름대로 기질과 성향이 만들어 진다. 전주나 완주는 지명에서 말해주듯 자연 재해가 없는 완전한 고을이다. 예전처럼 농경사회가 주류를 이뤘을 때는 먹고 살기가 다른 지역에 비해 나아 자연히 풍류와 감칠 맛 나는 음식이 발달할 수 밖에 없었다. 전주 정신도 다 이같은 바탕에서 만들어 진 것이다.그러나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가면서 예전의 좋았던 전주 정신과 기질이 차츰 사라져 간다.원래 전북 사람들은 머리가 좋았다. 박정희정권 때부터 판 검사나 교수 언론인 출신이 많았다. 머리가 좋고 실력 있는 사람들이 이 길로 나갔기 때문이다. 이중환은 택리지를 쓸 때 전라도 지방을 와 보지도 않고 썼다. 간사하고 계집이나 좋아 한다고 전라도 사람들을 폄훼했다. 무슨 근거로 이 지방 사람들을 그렇게 묘사했는지 모를 일이다.지금도 중앙에서 전북 출신들이 머리가 좋다고 소문나 있다. 그러나 의리가 약한게 흠이라는 평을 듣는다. 셋이 모이면 반드시 누군가를 꺾어 버린다는 것. 서로 협력해서 발전을 도모해 나가는 법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중앙 무대에서 힘없고 배경 없이 홀로 살길을 찾다 보니까 이같은 부정심리가 굳어져 버린 것이다. 여기에 구심점 역할을 해줄만한 인물도 변변치 않은 탓도 크다.그간 황색 바람으로 국회의원과 지방선거를 여러차례 치른 탓에 주민들간 골이 깊게 패였다. 밥 한그릇이나 용돈 한번 줘 놓고 생색이나 내는 얼간이들이 있는 한 지역 발전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 없다. 지역에서 형님 동생하는 문화도 좋지만 서로간에 뒷통수 치는 일은 없애야 겠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대를 낙마시킬 목적으로 진정이나 투서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패배주의 근성에서 벗어 났으면 한다./백성일 수석논설위원

  • 자치·의회
  • 백성일
  • 2009.12.09 23:02

[오목대] 기후변화협약 - 박인환

유엔 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이 지난 2007년 2월 발표한 '기후변화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가 21세기 인류가 극복해야 할 최대 과제임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보고서는 '현재 추세라면 2050년대에 지구 온도가 지금보다 2∼3도 더오르며, 이럴 경우 동식물의 20∼30%가 멸종위기에 처하고 10∼20억 인구가 물 부족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보고서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프레온가스등이라고 명시했다. 이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지구촌은 지속가능한 발전은 물론이고 인류의 존립마저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기후변화에 따른 재앙을 막기 위한 지구촌의 노력이 처음 시작된게 1995년 베를린에서 열린 기후 변화협약 당사국 회의다. 이후 지속적으로 회의를 가지면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둔 회의가 1997년 일본 쿄토회의였다. 교토의정서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에 책임이 큰 선진 38개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기준으로 평균 5.2%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을 배출하는 미국의 탈퇴로 협약은 실효성을 잃었다.협약의 효율성은 떨어졌지만 교토 의정서의 이행기간이 2012년 만료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새로운 국제협약 마련이 시급해졌다. 어제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막된'제15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가 주목받는 이유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심각해지면서 이제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데 전세계가 공감하고 있다. 회의의 중대성을 감안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 전세계 105개 국가에서 정상이 참석한다. 1997년 교토회의때 단 한명의 정상도 참석하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우리나라는 그동안 감축의무국에 포함되지 않아 온실가스 배출에 비교적 자유로웠던게 사실이다. 일본등 선진국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는 동안 우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97∼2007년 사이 113%나 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코펜하겐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제시할 2020년 감축목표는 2005년기준 4%로 발표됐다.이제 우리도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 나서야할 시점이다./박인환 주필

  • 환경
  • 박인환
  • 2009.12.08 23:02

[오목대] 장례문화 - 장세균

우리나라에서 한해에 묘지(墓地)로 편입되는 땅이 서울 여의도 면적의 10배인, 약 1억만평 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런 현상을 놓고 전국토의 묘지화(墓地化)란 자조적(自嘲的)인 비판도 많다.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밀어내는 식이다.묘지는 우리의 유교 전통과 풍수지리가 맞물려 있다. 조상을 좋은 음택(陰宅)에 모시면 후손이 복을 받게 된다는 사상이다. 풍수지리에 묘자리로 세가지 좋은 지형(地形)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으로 닭이 알을 품어 수십 마리의 병아리를 낳을수 있는 지형, 두 번째는 산구형(産狗形)으로 개가 한번에 여러 새끼를 낳는 지형을, 세 번째는 매화낙지형(梅花落地形)으로 매화 향기가 사방으로 펴지듯 자손이 번창한다는 지형을 말한다.그러나 이젠 교통이 편리한 곳이 명당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장례문화도 급격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작년 2008년도에 우리나라에서 10명중 6명이 화장을 했다고 한다. 10년 전보다 3배가 많은 화장률이라고 한다.그러나 화장시설이 높은 화장률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문제이다. 전국 250개 지방자치 단체 중에 화장시설을 갖춘곳은 불과 50개이다. 사람들이 화장터를 혐오시설로 여기면서 설치반대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화장문화는 세계적으로 보편화되어 있다.미국은 사람이 죽으면 대부분 영결식은 교회에서 치르고 교회 부속묘지에 매장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공동묘지나 개인묘지에 매장되지만 묘지 면적은 한사람당 1평을 초과할 수 없다 .묘지는 공원처럼 잘 가꾸어져 혐오시설 개념도 아니다. 독일은 묘지에 토지 공개념을 도입하여 지방자치 단체가 조례를 규정하여 가족묘지를 인정치 않는다.묘지사용도 일정 기간에 한하며 그 기간은 보통 20년이다. 중국은 화장장에서 장레식을 마친 다음 화장이 되고 시신의 유골은 3일동안 화장장 안에 보관되었다가 납골당으로 옮겨진다. 납골묘의 크기도 모두 1 제곱미터 안팎이다. 일본은 불교의 영향을 받아 화장을 하며 납골당에 안치된다. 인도는 화장문화의 선구자이다. 이제는 화장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는것 만은 사실이다./장세균 논설위원

  • 문화일반
  • 장세균
  • 2009.12.07 23:02

[오목대] 혁신도시의 앞날 - 조상진

지방이 혁신도시로 아우성이다. 세종시 수정론과 맞물려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파격적인 지원을 내세워 세종시에 기업과 학교, 연구기관을 몰아주려 하자 위기감이 커진 탓이다.이렇게 되자 자치단체 등이 발끈하고 나섰다. 여기에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했다. 혁신도시 모임 소속 여야 의원 12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국 10개 혁신도시 건설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당초 계획대로 차질없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세종시 수정정책이 기업 및 공공기관 유치의 블랙홀 기능을 하고 있다"면서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연내 부지매입 완료 △대통령 주재 이전기관장 회의 개최 △'수정 세종시'에 대한 특혜철회 등 3개항을 요구했다.여론이 악화되자 이번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진화에 나섰다. 2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제3차 지역발전위원회에서 "혁신도시에 대해 정부는 신속하게 계획대로 추진해 나가려 한다"고 밝힌 것이다. 세종시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로 수정하더라도 혁신도시에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뜻이다.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대통령이 참석했던 지역발전위원회의 구상은 전혀 다르다. 노무현 정부는 수도권 집중의 폐해를 고치기 위해 국가균형발전론을 내세웠다. 그것은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157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 지방분권이 골격이다.반면 이명박 정부의 국토계획은 지역중심 보다는 광역으로 크게 가는 게 기본철학이다. 초광역경제권- 광역경제권(5+2)- 기초생활권 구상이 그것이다. 따라서 국토개발에 대한 기본철학이 서로 부딪친다.이런 갭 사이에서 세종시 수정론과 혁신도시 무력화가 나왔다.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은 그렇지 않아도 수도권을 뜨기 싫었는데 정부의 의지가 없자 일정을 최대한 늦추면서 뭉그적거린 것이다.전주 만성동과 중동, 완주 이서에 한국토지주택공사(?), 농촌진흥청 등 14개 기관이 들어서는 전북혁신도시의 경우 10월말 현재 공정률은 6.3%에 불과하다. 분양률은 더 낮다. 이대로 가다간 2012년 입주 완료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 밀어부쳐도 난관이 많은 게 이전문제다. 대통령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혁신도시의 앞날이 걱정이다./조상진 논설위원

  • 자치·의회
  • 조상진
  • 2009.12.04 23:02

[오목대] 루저(패배자) - 장세균

KBS 2TV 오락 프로그램인 "미녀들의 수다"에서 키가 작은 남자는 "루저(Loser:실패자)"라는 발언이 나왔는데 이에 대한 항의로 어떤 30대 남성이 언론중재위원회에 KBS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조정신청을 냈다고 한다.사건 발단을 제공한 사람은 한 여대생이었는데 그녀가 180 cm 이하의 남자는 싫고 키 작은 사람은 "루저"라고 말한 것이다. 이처럼 여과되지 않은 인격 모독적인 발언을 그대로 방송한 KBS의 처사에 대한 항의가 많다. 이것을 두고 "루저의 난(亂)"이라고 까지도 표현한다.요즈음 한자를 모르는 젊은층들의 마구잡이식 발언, 그리고 인터넷 채팅상에서 쏟아지는 국적 불명의 언어들이 소위 공영방송의 현장으로까지 침입한 경우들이다. 한국 여자들의 외모 지상주의의 위험수위가 어디까지 왔는가를 가늠케도 한다. 참고로 미국 헐리우드의 인기 스타인 톰 크루즈의 키가 1m 70cm에 불과하고 영화 "대부"에 나오는 알파치노의 키는 우리나라 남자 평균 신장 보다 훨씬 작은 1m 65cm이다.고대 그리스 신화에 '프로크루테스의 침대'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해적인 프로크루테스는 사람을 잡아와서 그의 침대에 뉘어놓고 침대보다 길면 다리를 잘라버리고 침대보다 짧으면 망치질해서 침대의 길이만큼 늘였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 세상 사람의 가장 알맞은 표준 신장이 이 푸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누워도 잘리지도 않고 또 늘려 지지도 않는 키가 1m 78cm로 보았다.서양의 미(美)의 여신, 비너스상의 신장이 1m 68cm 인데, 이보다 10cm가 더 큰 것이다. OECD 회원국 중에서 한국 사람들의 평균 신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또 OECD 통계에 의하면 세계에서 남자의 평균키가 제일 큰 나라는 네덜란드 이고 멕시코 남자의 평균키가 가장 작다고 한다. 여자의 경우는 아이슬란드 여자의 평균키가 가장 크고 멕시코 여자의 평균키가 가장 작다고 한다.2005년도의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4년도 기준으로 19세에서 24세 사이의 한국 남자 평균키는 175.5cm, 여자의 평균키는 161.6cm 로 나왔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남자는 루저(패배자)인 셈이다./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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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세균
  • 2009.12.03 23:02

[오목대] 전주 음식 - 백성일

전주를 한마디로 소개할 때 맛과 멋의 고장이라고 한다. 전주가 음식의 명향임에는 틀림 없다.그러나 언제부턴가 전주 음식 맛이 제 맛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정식만해도 전주 보다도 광주가 낫고 서울이 더 잘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광주와 서울 음식점들의 홍보 전략일 수 있다. 그러나 전주 음식 값이 싸서 그 질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토종 재료를 구해서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전주에서 한정식 잘 한다는 집에 가보면 반찬 가지수가 30 종류나 돼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다. 그러나 막상 수저들고 먹다 보면 젓가락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아무리 맛 있는 음식을 먹어도 내리 몇끼를 먹으면 맛이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음식 먹는 횟수에 상관없이 전주 한정식이 특성이 없다는 것. 그 나물에 그 반찬격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전주 음식이 새로운 조명을 받지만 솔직히 말해 전통적인 옛 맛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콩나물 국밥도 콩나물 비빔밥도 업소마다 맛이 제각각이다. 펄펄 끓여 주는 콩나물 국밥이 있고 그냥 국물에다 밥 말아 주는 곳도 있다. 콩나물 국밥은 술꾼들의 속을 확 풀어주고 달래 줘야기 때문에 국물 맛이 좋아야 한다. 천연재료를 써야 제 맛이 나는 법이다.그러나 화학조미료를 써서 맛을 내기 때문에 담백한 맛이 떨어진다. 더욱이 만든 사람의 손 맛이 중요하다. 오랜 노하우가 담겨 있어야 제 맛을 낼 수 있다. 음식 맛은 그래서 하루 아침에 낼 수 가 없는 법이다.맛 내는 데는 토렴도 중요하다. 국자로 국물을 퍼서 밥 알갱이에 적당히 국물이 스며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으면 제 맛이 안난다. 토렴을 제대로 하는 집이 전주에 과연 몇개나 될까 의심이 간다. 비빔밥도 그렇다. 전주에서 나는 음식 재료로 비빔밥을 만들어야 제격이다. 간장 된장 고추장은 음식 맛을 내는 결정타다. 여기에 우리 참깨로 짠 참기름을 넣어야 비빔밥 맛이 나는 것이다.그간 전주시도 전주 음식의 옛 맛을 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 사람 저 사람 얘기만 듣다보니까 전주 음식이 그 정체성을 잃은 가운데 퓨전화 돼 버렸다. 전주 업주들이 광주나 서울 가서 벤치 마킹한 결과다. 그 보다는 명인을 발굴해서 맛을 찾아내는 노력을 기울여야 맞다./백성일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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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09.12.02 23:02

[오목대] 표준화 - 박인환

표준화(Standardization)의 사전적 정의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문제를 주어진 여건하에서 최선의 상태로 해결하기위한 일련의 활동으로 풀이된다. 이런 활동에 필요한 합리적 기준이 바로 표준(Standards)이다. 표준은 합의에 의해 작성되고, 기술및 경험에 대한 총괄적인 발견사항등에 근거해 인정된 기관에 의해 승인되는 절차를 거친다.표준화의 대표적 사례로 미국 남북전쟁을 꼽는다. 남군은 여러 기술자의 손을 거친 소총으로 맞서 단 1개의 부품만 파손돼도 소총을 통째로 버려야 했다. 반면 북군은 동일한 규격으로 제작된 '휘트니 소총'으로 비상 상황에서도 부품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었다. 미국 전사상 가장 치열했던 남북전쟁은 결국 '표준 소총'의 승리로 끝났다.남북전쟁을 통해 표준의 위력을 확인한 미국은 표준화를 모든 산업분야에 적용하면서 강대국의 기틀을 다질 수 있었다. 오늘날 물류혁명을 이룩한 것도 미국이 베트남 전쟁터에 엄청난 군용물자를 수송하면서 컨테이너 규격을 표준화한데 힘입은 바 크다.표준화를 지향하는 가장 큰 목표는 사람한테 편리함을 주어야 한다는데 있다. 서로의 기준이 다른데서 오는 불편함을 해소해야 하는 것이다. 부수적으로 사회적 통합과 질서및 생산성 향상이 뒤따라 온다.흔히 표준화하면 공산품만을 떠올리지만 표준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크게 드러나지 않게 제 역할을 한다. 교통신호등의 표시체계나 색깔이 다르다면 엄청난 혼란에 빠질 것이다.지식경제부가 지난주 국민 불편과 사회적 낭비요소 제거를 위해 50개 생활 표준화 과제를 선정 발표했다. 회사별 모델별로 달랐던 문자 입력방식이나 배터리 규격 등이 대상이다. 이색적인 과제도 눈에 띈다. 고추장 매운맛 등급 이라든지 한방용 뜸, 경운기 브레이크등의 표준화가 그것이다.표준화는 우리 전통음식에서도 절실히 요구된다. 기존 조리법은 '약간' '적당히'등 모호하기 짝이 없다. 표준화된 조리법으로 어느 누가 조리하더라도 동일한 맛이 나도록 해야 한다. 마침 전주시가 음식분야 유네스코 창조도시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통음식의 글로벌화에 맞춰 조리 시스템의 현대화와 표준화 작업을 동시에 진행시켜야 할 것이다./박인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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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01 23:02

[오목대] '개룡남' - 장세균

우리사회에 재미있는 축약어(縮略語)들이 많다. 그 중에 하나가 "알부남"이다. "알부남"이란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를 줄인 말이다. 요즈음은 강한 남성보다는 부드러운 남자를 여자들이 더 선호하여 소위 "알부남"들이 인기가 있다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조차도 대선(大選)에서 자기도 알고보면 "알부남"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오랜 민주화 투쟁이 가져다준 그분의 강한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그런 축약어를 사용했을 것이다. "개룡남"이란 축약어를, 혹시 충청남도 계룡시에 사는 남자를 지칭하는 말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개룡남"이란 "개천에서 용난다"는 우리 속담대로 어려운 주위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한 남자를 가르킨다. 학창 시절부터 가난 때문에 고학을 하고 졸업 후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소위 판검사가 된 사람이 대표적 "개룡남"케이스였다. 이들은 당연히 주위로부터 갖은 찬사와 함께 선망의 대상이 됨은 물론 가문을 빛낸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옛날 같은 성가(聲價)는 없어 이상형 신랑감 순위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개룡남은 주위환경이 안좋아서 그 사람 한사람만 쳐다보고 사는 주변사람이 많아 그 뒤치닥거리가 싫다는 요즈음 젊은 여자들의 성향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는 자기 인생을 힘차게 개척하려는 여자들과 반대로 좋은 신랑을 골라 그 그늘속에 안주하여 편하게 한 세상을 살려는 공주병 환자도 많은것 같다.  고통없는 인생을 행복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이렇듯 여자들의 콧대가 높아지는 현상은 여자 남자의 성비(性比)의 불균형에서도 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결혼 나이는 남자 31.4세, 여자 28.3세이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남성의, 약 198만명, 여성의, 약 188명이 결혼 평균나이에 진입해 있다. 한마디로 예비 신랑감이, 약 100만명이 더 많은 공급과잉 현상으로 여자들의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진 것이다.   이처럼 옵션의 폭이 넓다보니 키작은 남자를 "루서(Loser)" 즉, 인생의 패자(敗者)라는 모독적 표현까지도 서슴치 않는 여성도 많아진 것이다. 그래도 어쨌든 개룡남은 주위에 꿈을 주는 사람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장세균
  • 2009.11.30 23:02

[오목대] 벽골제와 사야마이케 - 조상진

김제 벽골제(碧骨提·사적 제111호)는 농업용 저수지다. 현존하는 저수지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되었다.벽골제는 제천의 의림지, 밀양의 수산제와 함께 일찍부터 한반도에 쌀 재배가 융성했음을 보여준다. 1975년 발굴조사 결과 330년(백제 비류왕 27년)에 축조되었음이 확인됐다. 당시 수문 5개와 총 제방길이 3.3㎞, 만수면적 37㎢(1120만평)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였다. 공사에 동원된 일꾼들이 신에 묻은 흙을 털거나 낡은 짚신을 버린 것이 쌓여 신털뫼라는 언덕이 생겼다고 할 정도다.여러 차례 개축이 있었으나 임진왜란 이후 관리가 되지않아 주변 농민들이 헐어서 경작지로 사용해 왔다. 일제때인 1925년에는 동진농지개량조합이 제방 한 가운데로 수로를 내는 바람에 원형이 크게 훼손되었다.지금은 제방과 남쪽 끝 수문인 경장거와 북쪽 끝 수문인 장생거, 그리고 중앙수문 자리에 돌기둥이 남아 있을 뿐이다. 저수지 내부는 논으로 변했다.벽골제는 평지를 막아 진흙을 다져 쌓은 제방이다. 여기에 쓰인 축조방식은 판축기법과 부엽토공법이다. 부엽토공법은 글자 그대로 기초부분에'나뭇잎이나 풀을 까는 방식'이다. 중국(안풍당 유적)에서 기원해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 전해졌다. 물이 흐르는 곳에 제방이나 성벽을 쌓을 때 적용하는 아주 과학적인 기법이다.이 기법은 일본의 고대 댐식 저수지인 오사까의 사야마이케(狹山池)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616년 무렵 바닥에 진흙을 깔고 그 위에 나뭇잎을 다져 층층이 쌓아 올린 구조다.일본은 이 사야마 저수지를 지속적인 보수와 개축으로 명소로 만들어 자랑하고 있다. 특히 이 저수지 옆에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박물관은 일본의 수리관개시설과 토목기술을 소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건물 양쪽 3층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와 떡 자르듯 전시한 제방단면(높이 15.4m, 폭 62m)은 관람객을 압도한다.마침 김제시와 일본 사야마시가 이 두 저수지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함께 등재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이 하나의 쌀 문화권임을 보여주는 사례로 공동등재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다고 한다.고대 동아시아 수리시설의 역사를 보여주는 문화자산에,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조상진 논설위원

  • 문화재·학술
  • 조상진
  • 2009.11.27 23:02

[오목대] 영국과 거문도 - 장세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지난 18일 영국 의회 개원 연설에서 북한 핵문제를 거론했다고 한다. 영국은 미국에 비해 우리와 외교관계가 그렇게 깊지 않다. 해가 지지 않는다는 나라 영국은 이미 위력을 상실한 리어왕 신세이다.그러나 1950년 한국 전쟁 때 영국은 북한의 침략행위를 비난하면서 미국 다음으로 많은 군대를 한국에 파병한 바도 있었다. 8만 7000천명이 한국전에 참전하여 1000명 이상의 군인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1999년, 김대중 정부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에딘버러공을 초청하여 한국을 방문케 한바도 있었다.그들은 경상남도 안동을 방문하여 한국 전통문화의 맛을 살짝 보기도 하였다. 그 후 노무현 대통령이 영국 여왕의 초청을 받아 영국을 방문한바 있었는데 여왕은 국빈 방문 초청을 일년에 두 번 이상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여왕부처의 성대한 환영을 받으면서 그 유명한 버킹검 궁까지 마차를 타고 행진했다.여왕도 한국을 방문하기 전에 한국과 영국과의 얽힌 한영 근대사를 읽었을 것이다. 우리와 영국이 처음으로 정식 인연을 맺은 것은 1882년의 조영 통상조약이었고 그 후 다시 수정된 조약으로 일년후에 경복궁에서 우정, 통상, 항해조약을 맺었다. 그러나 영국의 제국주의 근성이 그대로 표출된 것이 바로 영국의 거문도 점령 사건이다.그 당시 영국은 자기 마음대로 거문도를 그들, 해군장관 이름을 따서 해밀턴 아일랜드라고 이름 붙였으니 우스운 일이다. 19세기말의 세계 패권국은 영국과 러시아였다. 영국은 러시아의 남하정책을 막아야 했고 러시아는 얼지 않는 부동항을 개척해야만 했다. 러시아는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토크를 점령하여 부동항을 만들었다. 다시 러시아가 한국의 영흥만을 점령할 것 이라는 소식에 영국은 전략적 위치가 좋은 거문도를 점령했다.그때가 1885년 4월이었다. 영국은 이 섬에다 포대를 구축하고 군영(軍塋)을 건설하고 수로(水路)까지 부설하는 등 러시아 불라디보스토크항을 공격할 수 있는 최적항으로 만들려고 하였던 것이다. 영국의 거문도 점령사건과 6.25전쟁 참전, 그리고 여왕의 북핵 관련 발언은 역사의 가변성을 말한다./장세균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장세균
  • 2009.11.26 23:02

[오목대] LH 본사 유치 - 백성일

고래등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이 있다. 요즘 세종시 건설에 대한 수정 논란으로 새만금사업이 직접적 피해를 입게 됐다. 정부는 세종시를 교육과학중심의 경제도시로 만들기 위해 분양가를 파격적으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기업들 한테 환심사기 좋은 말이다. 분양가를 낮추고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기업들은 다른 지역 말고 세종시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다. 기업에서 보면 이만큼 남는 장사는 없기 때문이다.정부가 지난 7월 새만금종합실천 계획을 발표하자 모처럼만에 지역 발전의 새 전기를 마련했다고 반겼던 전북은 지금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돼 버렸다. 내년 새만금 관련 예산도 올해보다 6백억 이상이 깎였다. 정부 예산을 4대강 쪽으로 집중 편성하다 보니까 이 같은 일이 생겼다. 여기에 새만금 수질개선대책도 발표하지 않고 뭉그적 거리고 있다. 무슨 사업이든지간에 정부 의지가 중요하다. 새만금사업은 도민들이 기대한 만큼 정부 의지가 없어 보인다. 사업비 반영 내용이나 수질개선대책 발표를 하지 않고 천연시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지난 7월 김완주지사가 이명박대통령에게 보낸 새만금사업에 대한 감사의 편지가 또다시 주목 받고 있다. 지난 정권때까지 MB와 각을 세웠던 김지사가 새만금종합실천계획이 발표되자 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2백만 전북 도민과 함께 큰 절 올린다고 7번이나 MB를 치켜 세웠다. 일각에서는 김지사가 '신용비어천가'를 쓴 게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많았다. 민주당 지도부가 미디어 관계법 등으로 길거리 투쟁에 나선 상황속에서 민주당 출신 김지사가 편지를 보낸 것에 의아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왜 하필 그 시점에 편지를 썼는가 그 배경에 관심 갖는 사람도 많았다.4대강 살리기 사업 중 하나인 영산강 기공식장에서 벌어진 박광태 광주광역시장과 박준영전남도지사의 인사와 축사도 거의 김지사 편지를 능가한 수준이었다. 그간 김지사가 보낸 감사 편지가 약발을 받아서인지 새만금신항 건설에 대한 KDI의 예비 타당성 조사가 통과됐다. 그렇다면 김지사가 또다시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유치를 위해 이대통령에게 편지를 써야 한다. 그래야 세종시 건설에 따른 새만금과 혁신도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지난 정권 때 김지사는 기고를 많이해 '김기자'로 통할 정도였다./백성일 수석논설위원

  • 자치·의회
  • 백성일
  • 2009.11.25 23:02

[오목대] 사석(捨石) 작전 - 장세균

바둑에 사석 작전이란 용어가 있다. 사석(捨石)이란 죽은 돌을 말하는데 이 죽은 돌을 아예 포기하면서 이 돌을 최대한도로 이용해 자기 집을 확장해 나가는 작전을 말한다. 이 사석작전은 정치에도 적용될 수 있을것이다. 바둑이나 정치도 승자와 패자로 나누어지는 승부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 예산안을 보면, 마치 호남이 바둑에 있어서 사석(捨石)이 된 느낌이다. 오랫동안 특정지역의 장기 집권속에서 호남 홀대론이 나왔었다. 그리고 비호남(非湖南)대 호남이라는 용어 자체도 호남을 사석으로 만들고 나머지 지역을 비호남권으로 묶어 보자는 선거 전략도 있었다. 비호남대 호남이란 대결구도를 만들어 호남을 의붓자식 취급하고 다른 지역의 호응을 얻으므로써 정치적 이득을 취하자는 사회 분열적 선거 전략이기도 하다.  미국의 한 주(州)보다도 작은 땅덩어리에 그것도 남과 북으로 나뉘이고 그것도 모자라 동서로 분열되어 있는 지금의 현실은 가장 큰 서글픈 현상이 아닐수 없다. 정치가라는 사람들은 마땅히 이런 분열에 가슴 아퍼야 한다. 이번에 내놓은 정부 예산안을 보면 호남을 사석으로 여기지 않나 의심이 간다.   정부의 내년 광역 경제권 사업 예산안에 충청권 5대 사업예산이 올 8천 834억원에서 1조 408억원으로 17.8%가 증액되었고 영남의 대경권 (대구 경북) 5대사업에 2천8억원에서 2천783억원으로 책정되어 38.6%가 증액되었고 동남권 (부산 경남) 5대 사업이 1천 570억원에서 1천 795억원으로 14.3%가 증액되었다고 한다.  호남권의 5대 사업은 올 1조 8천 351억원에서 1조 6천 266억원으로서 11.4%가 감액되었다. 새만금 사업은 올 3천 806억원에서 51.3%가 줄어들어 1천 852억원이 되었다. 특히 새만금 사업은 위치가 전북에 있을 뿐 우리의 좁은 국토에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 줄 세계적인 국책사업이다. 적극적인 예산 지원이 참으로 아쉽다.  우리의 좁은 국토가 골고루 잘사는 화평의 땅이 되어야 할것 이다. 그래서 참여정부의 공기업 지방이전, 혁신도시 추진정책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어느 지역도 사석이 되지 않는 폭넓은 정책이 주문된다. /장세균 논설위원

  • 정치일반
  • 장세균
  • 2009.11.23 23:02

[오목대] 멧돼지 출몰 - 조상진

멧돼지가 골치거리다. 애써 지은 농사를 망치거나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고속도로와 도심 주택가에 출몰, 사람에게 부상을 입히는 경우가 더욱 잦아졌다. 멧돼지 피해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그래서 정부가 멧돼지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환경부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전국의 19개 시군에 수렵장 7527㎢를 운영하기로 했다. 도내의 경우 남원 완주 고창이 대상 지역이다. 전국의 사냥꾼 2만3801 명에게 멧돼지 8063마리의 포획을 허가했다. 보통 한 해 잡히는 멧돼지 3000-4000 마리의 두배를 넘는 수다.또 환경부는 멧돼지의 서식밀도를 낮춰줄 것을 16개 시도에 요청했다. 전국의 멧돼지가 17만 마리까지 늘어나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 출현,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농작물 피해도 엄청나다"고 밝히고 있다.2008년 전국 산림의 멧돼지 서식밀도는 1㎢당 4.1마리로 적정한 밀도인 1.1마리를 4배가량 넘어섰다. 농작물 피해도 크게 늘어 2004-2008년 5년동안 365억 원에 이른다. 이는 야생동물에 의한 피해의 40%로, 멧돼지가 유해 야생동물 1위다.멧돼지는 잡식성인데다 대식가여서 들쥐 개구리 뱀 곤충 지렁이류는 말할 것 없고 식물의 열매 줄기 뿌리까지 닥치는대로 먹어치운다. 특히 긴 주둥이로 땅을 파헤치고 속에 있는 감자 고구마 등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린다.골프장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잔디 밑에 있는 굼벵이를 잡아 먹으려고 페어웨이와 그린을 파헤치기 때문이다.멧돼지의 폭발적인 증가는 덧을 이용한 밀렵이 단속되는데다 호랑이 표범 늑대 등의 천적이 사라진데 있다. 번식력도 왕성해 개체수는 늘어나는데 비해 각종 개발로 서식지가 줄어들고 이동통로가 단절된 탓도 크다.날씨가 추워지면서 먹이나 영역 다툼에서 밀려났거나 암컷을 찾던 수컷들이 길을 잃고 마을이나 도심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하지만 도심으로 들어온 멧돼지들은 인명피해에 대한 우려로 대부분 사살된다. 이를 두고 동물보호론자들은 '동물권'을 내세워 너무 잔인하다고 비판한다.정확한 실태조사와 구제방법, 자연생태계적 보전방법이 다양하게 모색되어야 할 것 같다./조상진 논설위원

  • 환경
  • 조상진
  • 2009.11.20 23:02

[오목대] 노인의 성 - 장세균

노인의 성(性)은 젊은이 위주의 현대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고 유교 전통문화가 강한 우리 사회에서는 언급 대상도 아니다. 고령화 사회는 그만큼 노인으로서의 인생이 길어진다는 뜻도 된다.노인도 이성에 대한 관심은 있게 되어있다. 그래서 우리 남도속요(南道俗謠)의 정타령을 보면, 지학(志學:10대)의 정은 번갯불 정이요 이립(而立:30대)의 정은 장작불 정이요 불혹(不惑:40대)의 정은 화롯불 정이요 지명(知命:50대)의 정은 담뱃불 정이며 이순(耳順:60대)의 정은 잿불 정이요, 종심(從心:70대)의 정은 반딧불 정이라고 했다.노년의 성(性)을 재미있게 표현해주는 대목이다. 서양의 경우, 72살의 독일의 문호, 괴테는 열일곱 살 난 아름다운 처녀 뷔르리케와의 열애에 빠졌었다. 그는 인간이 늙어가면서 차례로 사라져 가는 것이 7가지라고 했다. 첫 번째로 사라져 가는 것이 친구, 두번째는 일, 세번째는 재산, 네 번째는 성욕, 다섯 번째는 지위, 여섯번째는 미래, 일곱번째가 희망이라는 것이다. 그는 뷔르리케가 네 번째의 상실을 오랫동안 유보시켜 주었다고 썼다.75세를 넘긴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 지드는 1944년 4월 3일자 일기에 이렇게 썼다고 한다. "나는 아직도 성적 환희를 멸시 못하고 있다."고 말이다. 톨스토이 아내 소피아는 악처(惡妻)로 소문나 있었는데 52세의 소피아는 연하의 음악가 타네에프와 사랑에 빠졌다. 70세의 톨스토이는 맹렬한 질투를 하면서 "타네에프가 소피아로부터 빼앗아간 것은 정신이요 내가 차지하고 있는것은 육체"라고 자위했다는 것이다.70세의 빅토르 위고가 젊은 하녀 브랑쉬의 풍만한 육체의 노예가 된 것은 그 당시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 그의 노처(老妻)의 맹렬한 질투로 더 유명해졌다고 한다.생물학적으로 여성의 성은 남성에 비해 노인이 됨으로써 심리적 타격이 덜하다는 것은 프랑스의 보브아르가 쓴 그녀의 저서 "노년(老年)"에서 많은 생리적 문헌적 증거를 들어 입증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그 책에서 "노인의 성에 대한 그릇된 인식은 사회적 도덕적 허구이며 이런 고정관념으로 노인은 또 하나의 다른 학대를 받고 있다"고 썼다. /장세균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장세균
  • 2009.11.19 23:02

[오목대] 정치인의 입 - 백성일

정치인들은 매스컴에 유별나다. 날마다 신문이나 방송에 자신의 사진이나 기사가 안나면 몸살이 날 지경이다. 어찌보면 정치인들은 인기 연예인이나 별반 다를게 없다. 그만큼 매스컴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자신이 출연한 TV프로나 방송 출연시간을 알리기 위해 지인들에게 문자를 날린다. 지사나 시장 군수가 매스컴 타는 것은 국회의원 보다 한술 더 뜬다. 단체장들은 '홍보귀신'이 돼 있을 정도다.지역에서 국가를 상대로 한 대규모 숙원사업을 추진할 때는 예산 확보 때문에 힘들 때가 많다. 대표적으로 용담댐 새만금사업 등이 그랬다. 그러나 전주~남원간 4차선 확포장 사업은 국회의원들마다 자신이 국비를 확보해서 했다고 자화자찬 한 일이 많았다. 때로는 지역구가 달라도 상임위원회나 예결특위서 활동하다 보면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생뚱맞게 관련 없는 국회의원이 자신이 했다고 신문에 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선출직들은 자신의 업적을 유권자에게 알리고 싶은 맘이 꿀 떡 같다. 기회만 있으면 남이 한 일도 자신이 먼저 발표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돼 있다. 그만큼 정치인들의 구강구조가 일반인과 다르다. 뭣 일 좀 하면 좀이 쑤시게 돼 있다. 바로 누설심리가 누구 보다도 강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혀가 가만 있질 않는다. 이번에 예비 타당성이 통과된 새만금 신항만도 바로 그런 사례다. 전북의 최대 숙업사업을 해결하는 첫 단초를 마련했다고 해서 더 그랬을 것이다.MB에게 '신용비어천가'까지 쓴 김완주지사는 4석짜리 신항만 건설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기 위해 KDI에서 예비타당성이 통과되자마자 곧바로 언론에 공개했다. 그러나 사흘뒤 새만금위원회 강현욱공동위원장이 모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새만금 신항이 아직 정부에서 확정된 것 아니다"고 말했다. 강위원장은 "확정은 정부에서 발표해야 확정이 되는 것이다"고 전제한 뒤 "아마도 도가 그렇게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기업 유치나 숙원사업 해결에는 주연과 조연이 따로 있다. 새만금 신항의 예비타당성 통과도 강봉균의원을 비롯 여러사람들이 힘 모아 통과시킨 것. 현대중공업 유치도 군산고 출신 최규선 사장의 노력이 절대적이었고 김완주지사 강봉균의원 문동신군산시장등도 함께 노력했다./백성일 수석논설위원

  • 자치·의회
  • 백성일
  • 2009.11.1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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