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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을 막론하고 각종 모임에는 건배가 따르는 경우가 많다. 송년회나 신년하례회 등 격식을 갖춘 모임에서는 더욱 그렇다. 서로의 건강이나 행복을 빌고 결속을 다지기 위해서다.서양도 그렇지만 대작문화권인 동양에서는'잔(杯)을 깨끗이 비운다(乾)'는 뜻으로 다양하게 진화해 왔다. 중국은 간베이, 일본은 간파이 등 발음만 조금 다를뿐 공통의 단어를 사용한다. 이때 빠지지 않는 게 건배사 한 말씀이다.건배사는 시대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모습을 달리했다. 한때 여당의원들은 '위하여'를, 야당의원들은 '위하야'를 합창했다. 아주 오래된 버전이다.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는 술잔을 기울일 때 어김없이 '이대로'를 외쳤다. '이명박을 대통령으로'라는 의미가 담긴 구호였다.반면 경선에서 패배한 박근혜 대표측은 '친근해(혜)'를 구호로 삼았다. 건배사를 하는 사람이 먼저 '친'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근해(혜)'로 화답하는 것이다. 얼음공주 이미지를 탈피하고 사람들에게 좀더 친밀하게 보이고자 하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오랫동안 무소속으로 있다 한나라당에 입당한 정몽준 의원은 술자리에서 '해뜰날'을 선창했다. 가수 송대관의 히트곡을 빌려 자신의 정치적 열망을 표현한 것이다. 당 대표가 된 뒤에는 '지화자'로 바뀌었다. '지금부터 화합하자'를 줄인 말이다. '친이'나 '친박'을 떠나 화합을 강조한 것이다.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008년말 건배사로 '말보다 실천'을 주로 사용했다. 정 대표가 '말보다'하면 참석자들이 '실천'하고 받는 것이다. 당시는 여야가 'MB악법(?)'강행처리를 둘러싸고 대치해 있던 상황이었다.그러나 건배사는 장소에 따라 화를 부르기도 한다. 경기도 광명시 이효선 시장은 2006년 7월 여성단체들의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여성 통장들이 대거 참석한 모임 등에서 잇달아 '원만한 성행위를 위하여'라는 건배사를 한 때문이다. 사적인 자리에서 가능한 '성행위(성공과 행복과 위기극복)'라는 건배사를 공식석상에서 사용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는 것이다.건배사는 짧고 강한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그만큼 어려운 것중 하나다./조상진 논설위원
우리시대에 풀어야할 국가적 숙제는 첫째는 통일에 대비한 준비이고 둘째는 국토 균형발전이라고 본다 특히 오늘의 국토 불균형 발전은 심각한 한국병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 수도권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한 경우는 없다.일본 동경의 인구가 약 1천 3백만명이지만 일본 인구 1억 2천만명에 비하면 10분의 1에 불과하다.지난해 서울시청 통계에 의하면 서울 인구가 1천 4십2만 2천명이다. 남한 전체 인구 약 4천 8백 2십 9만 7천명의 5분의 1이 서울에 살고 있고 성남시를 비롯한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인구는 약 2천만명이다. 수도권 인구 2천만명은 남한 인구 4천 8백 2십 9만명의 48%이다. 남한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몰려있다는 이야기다.이런 현상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소위 잘나간다는 중앙 일간지들은 국토균형 발전에 대한 개념은 물론, 아예 관심도 없는 듯 싶다. 그들의 본거지가 서울이고 그곳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개인 재산도 수도권에 있기 때문에 지방의 어려운 실정은 동화속의 먼나라 이야기쯤으로나 들릴것이다.얼마전에는 모 중앙 일간지에 국토 균형개발이라는 개념 자체는 이 시대에는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주장을 펴는 칼럼을 싣기도 했다. 현 시대는 대 도시권을 중심으로 발전하는것이 정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수도권 비대화는 비정상이 아니라 정상이라는 것이다. 그럴듯한 괘변으로 수도권 비대화를 미화시키는 견강부회(牽强附會)의 극치를 보는듯 하다.세종시 문제로 온 나라가 벌집을 쑤신듯 시끄럽고 갑론을박(甲論乙駁)의 논쟁이 한창이다. 지난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과거 어느 정부보다도 국토 불균형 발전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통증을 느낀 나머지 심각한 국토 불균형 현상을 완화하고자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행정복합도시 건설을 내세웠다.도지사나 지방자치 단체장은 자기 지역개발에 집착하는것은 당연하나 장관이나 최고의 권력자는 대한민국 전체 지도를 수없이 보아야 한다. 미국의 한 주(州)만도 못한 조그만 나라를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인가. 세종시 건설이 국토균형 발전의 새로운 걸림돌이 될까 두렵다./장세균 논설위우너
정치권은 사람 키우는데 인색하다. 금 배지를 단 사람들은 만고풍상을 다 겪어서인지 남의 말을 잘 귀담아 듣지 않는다. 충언은 멀리하고 교언영색을 좋아한다. 원래 나이가 오십이 넘으면 남의 말 듣기를 싫어한다.자기 아집과 고집만 세진다. 그간 다선의원들이 지역에서 욕먹고 낙선한 이유가 다 여론의 흐름을 잘못 파악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때마다 공천자를 잘못 결정한 탓이 크다. 심지어 애써 뒷바라지 한 사람을 토사구팽시킨 사례도 있었다.사람을 인정해가며 키우면 배신하질 않는다. 충견이 주인 발꿈치를 무는 법은 없다. 조직에서 충성심을 제일로 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굽은 소나무 선산 지킨다는 말이 있듯 지역에도 바른 생각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충성심 경쟁만 시키지 사람 키우는데는 생각이 없다. 지역구 의원들은 지방의원에 나설 입지자들한테 생사여탈권이나 다름 없는 공천권을 갖고 있어 그 위세가 대단하다.동한시대의 환담은 신론(新論) 구보(求輔)편에서 이같이 말했다. 침구나 약초는 의료도구이지만 좋은 의사가 아니면 그것을 갖고 있어봐야 병을 치료할 수 없다고 했다. 사람을 제대로 알아볼줄 모르면 재능과 덕행을 다 갖춘 부하가 있어도 공을 못 세우는 법이다. 어느 분야나 훌륭한 인재는 중요하다. 당송 팔대가의 한사람인 한유(韓愈)는 천리마(千里馬)는 항상 있으나 백락(伯樂)은 드물다고 했다.백락은 주나라 때 말을 잘 감식하는 사람이었다. 천리마가 백락이라는 사람을 만나야 세상에 알려지듯이 능력을 알아보는 사람이 발탁해줘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백락을 만난 천리마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 인재는 많다. 정치인이나 기업가 한테는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는 능력 즉 지인지감(知人之鑑)이 뛰어나야 인재를 제자리에 쓸 수 있다. 정치권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룰 만들기에 바쁘다. 국회의원 한테 잘 보이기 위해 눈도장 찍기에 여념이 없거나 평소 의정 활동 보다는 이권 개입에 앞장선 사람이나 그 주변에서 호가호위하는 사람은 공천에서 배제시켜야 마땅하다. 지금은 국회의원들이 돈 보따리 보다는 백락의 혜안을 가질 때다./백성일 수석논설위원
중독(中毒)은 의학적으로 생체가 음식이나 약물의 독성 때문에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일이다. 알코올, 마약 중독등이 인류 역사와 함께 해온 고질적인 중독이다. 사회 변화에 따라 중독의 종류도 확대되고 있다. 예컨대 쇼핑 증독, 섹스 중독, 일 중독, 운동 중독, 게임 중독등이다.약물에 의한 중독이 아닌 도박이나 쇼핑등의 중독은 특정 행위에 몰두나 탐닉(耽溺)의 초기 단계를 거쳐 점차 그 정도가 심해져 집착 중독 단계에 이른다. 특정행위를 하지 않을 때 불안해 하고, 이런 행동들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학업에 지장을 받는데 이를 '행위중독'이라 한다.어떤 종류의 중독이든 중독의 여부는 특정행위에 대한 의존과 집착의 정도가 얼마나 과도한가로 가려질 수 밖에 없다. 최근 방학을 맞아 자녀들의 게임때문에 속끓는 가정이 한 둘이 아니다. 밤낮 가리지 않고 몇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에 열중하는 자녀를 보면 공부는 둘째치더라도 건강을 해치고 인성마저 비뚤어질까 걱정이다. 게임의 지나친 폭력성과 승부욕으로, 그리고 현실과 가상을 혼동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알려질 때마다 남의 일 같지 않은 부모들 가슴은 철렁 내려 앉는다.IT 강국답게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자는 지난해 말 현재 3500만명에 달하고, 청소년(6∼19세)의 인터넷 이용률은 99%에 이른다. 어려서 부터 온라인게임에 익숙하다 보니 중독단계까지 이른 청소년이 많다. 지난해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조사결과 아동청소년의 2.3%인 16만8000명이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群)으로 나타났고, 약 12%인 86만7000명이 상담이 필요한 잠재적 위험군으로 추정됐다.청소년들의 게임중독에 대처하기 위해 문화관광부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지난주 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국내 유관기관과 게임업체, 심리학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청소년들은 욕구조절 능력이 부족해 중독에서 헤어나기가 더 힘들다. 청소년들의 정신세계를 갉아먹는 게임중독의 덫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일에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박인환 주필
다음 겨울부터는 자기 집이나 가게 앞에 쌓인 눈을 제때 치우지 않으면 최대 100만원까지 과태료를 물게 될 전망이라고 한다. 소방재청은 지난 4일 폭설이 내렸지만 내집, 점포앞 눈을 치우지 않는 주민이 있어 통행에 불편을 가중했다며 자연재해 대책법 벌칙조항을 개정해서 최대 100만원까지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지난 7일 밝혔다고 한다.적당한 눈은 우리의 시상(詩想)을 일깨우기도 하는 고마운 자연의 선물이지만 많은 폭설은 당장 교통장애를 일으켜 출근길을 막는다. 그러나 많은 폭설은 일본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로 하여금 일본인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도 했다.그의 소설 '설국(雪國)'이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 되기도 하였는데 그 '설국'의 배경은 일본 홋카이도 유자와(湯)라는 온천 마을이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니 설국이 펼쳐졌다. 밤의 밑바닥이 하얗게 변했다"라는 구절이 이 소설의 첫 구절이다.그리고 한문 글자 풀이를 하면 재미있다. 비(雨)가 수풀처럼 쏟아져 내리면 장마(霖)요, 길바닥에 비가 맺힌것을 이슬(露)이라고 했으며 눈은 빗자루로 쓸어야 하니까 빗자루 추()자를 써서 눈, 설(雪)자를 만든 것이다. 서양에서는 예로부터 눈은 쓸지 않으면 안되는 죽음과 직결되는 공포의 대상이었다.개척시대에 미국에서 폭설이 내리면 교통이 두절되어 굶어죽는 기아(飢餓)시태가 이 일어났다고 한다. 심지어 뉴욕에서는 겨우 대여섯 시간 내린 폭설로 교통이 마비되자 약탈소동까지 벌어졌다. 서양의 작품속에 나오는 눈은 한국의 시(詩) , '백설무(白雪舞)'처럼 춤추는 그런 눈은 아니다. 눈의 이미지는 거의가 죽음이나 공포나 우울의 대상일뿐이다. 눈 내리는 시베리아의 풍경은 우리에게 자칫 낭만의 풍경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러시아인들에게는 그저 버려진 죽음의 땅이었다.서양에서는 눈만 내리면 열심히 쓸어내는 것은 앞으로 닥쳐올 공포의 잠재의식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의 지방 도시에서는 자기 집 앞 눈을 쓸지 않음으로써 시청의 청소부가 쓸게 되면 눈값으로 일정 금액을 요구받게 된다고 한다. 우리도 옛날과 달리 미국적 발상법에서 눈 청소를 강압당하지는 모르겠다. /장세균 논설위원
어느 날 영국의 A.W. 웰링턴 공작이 고급관리와 런던 다리 근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웰링턴은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5분 지각이군." 관리가 늦게 도착하자 그는 시계를 보면서 매우 불쾌하게 말하였다. "그렇지만 불과 5분인데요, 어르신."이 말을 들은 웰링턴은 "불과 5분이라고? 그 시간 때문에 우리 군대가 패배를 당했다면?"혼쭐난 관리는 다음 약속시간에 미리 와서 기다렸다. 과연 웰링턴 공작은 정시에 왔다. "어르신, 오늘은 제가 5분 먼저 왔습니다." 우쭐하며 관리가 말하자 공작이 찡그린 얼굴로 답했다. "자네는 시간의 가치를 모르는군. 5분을 낭비하다니, 아깝기 짝이 없는 일이야."여기서 웰링턴은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온 군대를 격파한 인물이다.벤저민 프랭클린이 경영하는 서점에 한 손님이 와서 책을 들고 물었다."이 책 얼마요?" "1달러입니다.""조금 싸게 안될까요?" "그러면 1달러 15센트 주십시요."손님은 프랭클린이 잘못 알아 들은 줄 알고 "아니 깎자는데 더 달라니요?"하고 말하자 "1달러 50센트 내십시요"라고 하였다.손님이 "아니, 이건 점점 더 비싸지잖아?"하고 화를 내자 프랭클린은 "아, 시간은 돈보다 더 귀한 것인데 손님께서 시간을 소비시켰으니 책값에 시간비를 가산해야 할 게 아닙니까?"하였다.지금 상도의로 보면 뺨맞을 일이지만 시간의 중요함을 강조한 에피소드가 아닐까 싶다.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을 때면 새삼 시간의 빠름을 실감한다. 하는 일이 별로 없는데도 세월은 저만치 가 있는 경우가 많다. 10년 전인 지난 2000년,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는다며 호들갑을 떨던 것이 엊그제가 아니던가.올해는 더우기 역사적으로 큰 획을 그은 사건이 많았던 해다. 한일합방 100년, 한국전쟁 60년, 4·19 혁명 5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30년, 남북정상회담 10년 등이 그것이다. 이들을 기념하고 6·2 지방선거 등을 치르다 보면 또 올 한해도 언제 지나갈지 모를 일이다.화살같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도 자신을 찾고 여유를 가져보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조상진 논설위원
올 겨울의 폭설로 교통이 많은 혼잡을 빚고 있다. 겨울 추위에 대해서는 관대한 마음을 갖는 것이 우리 한국인이다 . 특히 겨울의 폭설은 다음해의 풍년을 약속해주는 예고편쯤으로 생각해준다. 날씨는 우리 인간 심리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또, 날씨는 범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데, 살인, 강도, 절도, 방화, 폭행 같은 범죄의 57%가 맑은 날에 저질러지는데 반해 비 눈이 내리고 바람부는 날에는 범죄율이 겨우 6%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다. 자살도 맑은 날에 주로 많이 행해진다는 조사도 있다. 특히, 투신자살의 경우에는 맑은 날이 아니고서는 잘 저질러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맑은 날에는 신경이 흥분하여 결단을 내리기가 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기상학자 헌팅턴에 의하면 바람에 있어서도 북풍과 서풍이 사람을 성나게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속담에도 '하늬바람에는 함구(緘口)가 상책'이라고 했는데 하늬바람이 불면 입 다물고 있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뜻이다. 날씨에 따른 개인의 심리 변화에는 여러 가지 차이가 있을수는 있다.날씨에 관계없이 산책을 고수했던 독일의 철학자, 칸트 같은 날씨 둔감형이 있는 반면에 바이런이나 모파상 같은 문인들은 날씨에 굉장히 민감했던 사람들이다. 중국의 공자같은 사람도 벼락을 무척 싫어했다는 것이며 조선의 영조대왕은 구름이 짙게 깔린 날은 정사(政事)를 뒤로 미룰 만큼 날씨에 민감했다고 한다.어떤 통계에 의하면 혁명이나 쿠테타, 대형사고는 3월에서 5월 사이에 일어났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의 3. 1운동, 4,19혁명이나 5, 16이 이 기간에 일어났고 4월달에 대학가의 데모가 격렬했었다. 이는 추위가 가면 긴장감을 조성하는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격감하고 상대적으로 정서에 관계되는 호르몬이 촉진되기 때문이라고 한다.추위는 사람을 긴장케 하여 이지적이게 하는 장점과 심리적으로 활동을 둔화시키는 결점이 있다. 그래서 옛날에는 관상감으로 하여금 날씨를 이용해서 좋은 날을 택일케 했다는 것이다. 겨울 추위는 느슨해 질수 있는 우리의 마음을 다시 추스르게 하는 계기도 된다. /장세균 논설위원
올해는 선거의 해다.제5회 지방동시선거와 교육감 교육위원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입지자들로 난리법석이다. 유급제가 실시된 탓인지 입지자들로 넘쳐난다. 중국 당나라 시대 이래로 나라에서 인물을 뽑아 쓸 때 인물됨됨이를 중요시 여겼다. 다름 아닌 신(身)언(言)서(書)판(判)이다. 우리나라도 과거제가 있었지만 결국은 이 같은 기준을 원용했다.먼저 얼굴 생김새다. 그간 영상매체가 발달하면서 외모지상주의라는 부작용을 낳았지만 그래도 수려한 외모는 예나 지금이나 중요하다. 성형기술의 발달로 얼굴을 뜯어 고치는 사람도 많지만 잘 생긴 외모는 먼저 점수를 따고 들어 간다. 선출직 한테는 외모가 경쟁력이 된다. 사람들이 호감 가는 얼굴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첫 인상은 그래서 소중하다. 외모에 맞는 내모가 없으면 마치 꽃 향기가 없는 것과 똑같다.말 잘하는 것과 글 잘 쓰는 것은 다음으로 중요하다. 누가 더 상대방과 소통을 잘 하느냐가 능력이기 때문이다. 변사마냥 말 잘하는 것은 말 잘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머릿 속에 담겨진 생각을 쉽게 전달하는 능력을 말한다. 정치인 가운데는 말 잘하는 사람이 많다. 말로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학식이 풍부해도 남 앞에서 조리있게 표현을 못한다면 문제가 있다. 쉽게 말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글 잘 쓰는 것은 인터넷 시대에도 중요하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해서 상대를 설득하고 감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글 잘 쓰는 것은 내용을 말한다. 한마디로 콘텐츠가 중요하다. 글의 내용이 얼마나 논리적이고 알맹이가 있느냐다. 지금은 돈 주면 원고 써주는 스피치 라이터가 있지만 그래도 글 쓰는 능력은 소중하다. 남이 써 주는 원고만 읽다보면 창의적인 글은 못 쓴다.마지막으로 판단력이다. 세상살이가 선택의 연속이다. 뭔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성적인 판단력이 요구된다. 그만큼 판단력이 그 사람의 능력을 좌우한다. 한번의 판단이 자신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 유권자들은 통상 지연 혈연 학연등 정실에 얽매인다. 하지만 이번 선거부터는 각 후보의 신언서판을 보고 선택하면 후회는 안 할 것이다./백성일 수석논설위원
현재 인류가 가까운 장래에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에너지 문제를 꼽고 있다. 자원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에너지 개발없이 원유가 바닥난다면 인류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역사 이래 과학기술은 인류의 절박한 필요와 요구에 의해 발달해왔다. 새로운 에너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현 시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에너지 가운데 하나가 핵융합 에너지다. 원자력발전이 우라늄 처럼 질량이 큰 물질을 분열시켜 에너지를 얻는 것이라면, 핵융합 발전은 반대로 수소와 같은 질량이 작은 물질이 융합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이 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일단 원료가 싸고 무한한데다 환경을 거의 오염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핵융합은 태양이 열에너지를 만드는 원리와 같아 '인공태양 프로젝트'라 한다. 태양은 높은 온도와 강력한 중력으로 99% 이상이 '플라즈마' 상태다. 플라즈마란 원자핵과 전자들이 분리돼 있어 기체보다 훨씬 자유로운 상태다. 고체, 액체, 기체에 이어 물질의 네번째 상태로 불리며, 이 상태에서 핵융합반응이 일어나게 된다.1950년대 러시아의 물리학자인 안드레이 사하로프가 개발한 고리형의 자기장(磁氣場) '토카막'이 플라즈마를 담는 그릇으로 이용된다. 국내에서도 대전 국가핵융합연구소에 토카막 같은 핵실험 융합장치인 '한국형 인공태양(KSTAR)'이 2007년 8월 세계에서 6번째로 건설돼 2년여의 시험가동을 마치고 지난해 9월 부터 본격 가동되고 있다. KSTAR는 2008년 7월 국내 첫 플라즈마 실험에서 당초 목표한 온도1000만도, 지속시간 0.249초를 얻는데 성공했다.국가핵융합연구소가 지난 연말 전북도· 군산시와 플라즈마 발생 기술을 응용해 인공태양과 신소재 개발에 공조하기로 하는 내용의 '융복합 플라즈마연구센터및 실증단지 상호협력에 관한 협약(MOU)'를 체결했다. 2019년 까지 3단계에 걸쳐 새만금 과학연구단지에 플라즈마 연구 개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녹색개발을 지향하는 새만금에 핵융합 플라즈마센터 설립은 딱 들어맞는 궁합이다. 새만금이 녹색에너지 혁명을 주도하는 명품단지로 자리하길 기대한다./박인환 주필
새해가 밝았다. 음력으로 정월(正月)은 아니다 할지라도 양력 1월달도 새해를 맞이한 기분은 있게 마련이다. 우리의 전통은 음력 정월이면 그 유명한 토정비결(土亭訣)을 통해서 한해의 운수를 보기도 한다.동서양을 막론하고 운수를 점치는 데는 반드시 숫자가 동원된다. 각 민족마다 좋아하는 길수(吉數)가 다르다고 한다. 기독교 문화권의 길수는 하느님이 천지 창조를 마치시고 안식한 날이 7일째이다. 그래서 7이라는 숫자를 좋아한다고 한다. 일본 사람들은 8이라는 숫자를 싫어한다고 한다.한국 사람들이 싫어하는 숫자는 단연, 4라는 숫자인데 이 '4'는 죽을 사(死)자를 의미한다고 해서 싫어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엘리베이터에도 4층은 대부분 영어를 빌어서 'F'자 로 표시한다. 그러나 우리와는 달리 유태인과 인디언들은 4를 좋아한다고 한다. 한국 사람이나 그리스 사람들은 '3'을 좋아 하는데 '3'은 천(天), 지(地), 인(人)으로 우주의 기본 구조이기 때문이고 정(正), 반(反), 합(合)의 헤겔의 변증법과도 통하기 때문인것 같다.서양의 하느님은 6일 동안에 천지 창조를 했다면 한국의 신(神)은 3일 동안에 우주를 창조했다고 하는것이다. 우리가 다음으로 좋아하는 수는 6, 9, 12인데 이것들이 3으로 나누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3월 중에서도 홀수날인 1, 3, 5, 7, 9일과 짝수 날 중에서도 6, 12일을 아주 좋은 날이라고 하여 대길일(大吉日)로 여겼다고 한다.비단 아이를 낳는데 뿐만 아니라 큰일을 도모하는 거사(擧事)나 어떤일을 크게 세우는 창업(創業), 그리고 과거보는 날짜도 그 앞날의 번창이나 영화를 비는 뜻에서 3월 초순의 길일을 택했다고 한다. 유명한 3. 1운동을 굳이 그 날짜로 잡은것은 3과 1이라는 숫자가 길일이었기 때문이었다. 3.1운동 거사를 의논하는 가운데 3월 5일로 정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도 한다.그리고 민족 대표를 32인이나 34인도 아닌 33인을 민족 대표로 세운것도 재수가 좋다는 길수를 택한 것이다. 임금에게 올리는 하례 때 정승, 판서, 방백등 36명만을 참석시킨 것도 길수와 관계된 처사이다. 신년을 맞이해서 우리 전통적인 길수의 의미를 더듬어 본 것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우리 옛 이야기 중에는 "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에…"로 시작하는 것이 많다. 실제로 수원 팔달사 벽화에는 담배 피우는 호랑이 그림이 있다. 호랑이가 목에 힘을 잔뜩 주고 거만한 자세로 장죽을 물고, 연약한 토끼의 시중을 받는 모습이다. 아마 한국 민화 가운데 가장 해학적인 그림이 아닐까 싶다.또 힘세고 날래지만 한없이 어리석어 사람은 물론 토끼나 여우, 까치 등에게 골탕먹는 우스꽝스런 이야기들도 있다.반면 신통력을 지닌 영물(靈物)로 그려진 경우도 많다. 산신도(山神圖)가 대표적인 예다. 깊은 산 골짜기를 배경으로 기암괴석에 산신이 앉아 있고 옆에는 호랑이가 있는 그림이다. 여기서 호랑이는 산신의 시자(侍者)다. 때론 호랑이 자체가 산신과 동격이 되기도 한다.또 고구려 벽화의 사신도(四神圖)에도 등장한다. 좌 청룡, 남 주작, 북 현무와 함께 그려진 우 백호(白虎)는 서쪽 방위를 지키는 신수(神獸)다. 더불어 약자와 효자, 의인(義人)을 지켜주는 교훈적인 이야기도 있다.호랑이가 한반도에 출현한 것은 3만 년 전으로 추정된다. 경남 울주군 대곡리 암벽그림은 우리나라 최초의 호랑이 그림으로 유명하다. 모두 14마리가 그려져 있는데 먹이사냥 모습 등 풍요의 상징으로 해석된다. 또 청동기 시대의 호형대구(虎形帶鉤)는 벽사(귀신을 물리침)의 의미를 지닌다.이처럼 호랑이는 우리에게 친근하고 상징적인 동물이었다. 그래서 최남선은 조선을 호담국(虎談國)이라 칭하며 "중국의 용, 인도의 코끼리, 이집트의 사자, 로마의 이리처럼 조선에서 신성한 동물의 첫번째가 호랑이"라고 했다.이러한 호랑이도 현실세계에선 사람을 해치는 일이 잦았다. 호환이 잇달자 조선시대에는 착호갑사(捉虎甲士)라는 전문 병종을 두어 호랑이 포획과 살상을 독려했다. 일제 때 조선총독부는 '해수(害獸) 10년 사살계획'을 세웠다.이렇게 해서 한국 호랑이는 1921년 경북 경주 대덕산에서 사살된 기록을 끝으로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하지만 호랑이의 혼은 한국인의 무의식 속에 적지않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는 경인(庚寅)년, 백호랑이 해다. 산중군자(山中君子)라 불리던 호랑이처럼 늠름하고 슬기로룬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중국이 마약을 밀반입한 영국 남성에 대해 영국 정부의 선처 요청을 무시하고 29일 사형을 집행해 파장이 일고 있다. AP 통신은 신강(新疆) 위구르 자치지구 우루무치에서 4kg의 헤로인을 소지한 혐의로 2007년 체포된 영국인, 아크말 사이크가 사형됐다고 보도했다고 한다. 영국 정부가 발끈해서 비난성명을 낸 것은 당연했으리라.그러나 중국 정부의 마역 사범에 대한 초강력 조치에는 수긍이 갈수도 있다. 특히 영국과의 마약 문제는 중국인의 아킬레스 건을 건드리는 꼴이다. 중국의 마지막 왕조였던 청(淸)나라가 국제 사회에서 망신을 당한 것이 1840년과 1842년 사이에 있었던 아편 전쟁이었다. 이 전쟁은 아편 때문에 일어난 전쟁이라 이라 해서 아편 전쟁이라고 까지 이름 붙여졌다.이 아편 전쟁에서 청나라가 패배함으로써 남경조약(南京條約)이 체결되게 되었고 이 전쟁에서의 중국의 참패는 한반도의 조선에도, 바다건너 일본에게도 엄청난 충격을 주었던 획기적 사건이었다. 조선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제국이 서양의 양이(洋夷)에게 패했다는 뉴스에 귀를 의심했으며 일본의 에도 정부는 새로운 각오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그 당시 청나라는 쇄국정책을 시행하고 광주항(廣州港)만을 개항하여 무역을 허락하였다. 이 광주항의 단골 손님격이 영국의 동인도 회사였다. 영국은 중국으로부터 비단, 차(茶), 도자기를 수입하고 인도에서 면화를 수입하여 가공한 모직물과 향료(첼)를 중국에 수출했다. 그 당시 국제간의 거래는 은을 화폐로 사용했는데 영국에서 수입하는 차 금액이 엄청나다 보니 영국의 은이 고갈될 정도였다.영국은 차 대금을 해결하기 위해 인도에서 재배된 아편을 대량으로 비밀 루트를 통해 중국에 팔았다. 그 당시 중국인의 마약 중독자가 무려 10만명에 가까웠으며 심지어 군인들까지도 중독자가 되어 갔다. 청나라 황제가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에게 친서를 보냈다. 그 내옹은 이렇다."당신들의 성경에 의하면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는데 상대 무역국에 아편까지 팔수있단 말인가"라고. 아편전쟁 후유증으로 홍콩까지 빼앗겼던 중국이 이번의 영국인의 아편사건에 관대한 처분은 무리일 것이다./장세균 논설위원
김대중 전대통령 때문에 팔자 고친 사람들이 많다. 김 전대통령이 평민당 총재로 있을 때 노태우대통령과 담판 지어 지방자치를 부활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그 덕에 상당수 백수들이 지방의원이 돼 목에다 힘주고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지방의원들은 공무원들 한테는 상전이다. 갈수록 국회의원들의 못 된면만 닮아간다. 인사청탁은 단골 메뉴고 각종 이권 개입에 천방지축 날뛴다. 의원 돼서 재산이 불어난 사람도 많다.지방자치가 생활자치로 뿌리를 내렸다. 중앙에서 재정권을 이양하면 완전한 자치를 이룰 수 있다. 여기에 중앙정치에서 종속 관계만 벗어나면 지방자치는 그냥 굴러 갈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중앙정부가 지방정치를 예속시키기 위해 재정권을 틀어 쥐고 국회의원들이 지방의원을 종 부리듯이 하기 위해 공천권을 행사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정치자금을 모금하기 위해 후원회를 열도록 해놓고 지방의원들은 못하게 한다.하지만 지방의원들은 지방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 됐다. 관치시대 때 관주변에서 유지 행세 해오던 사람들과 완전히 임무 교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과거 도 시 군정 자문위원들은 말 그대로 무보수 명예직이었다. 그러나 지방의원들은 한동안 무보수 명예직으로 있다가 지금은 의정비를 받는 유급제로 전환됐다. 지금 이들이 도 시 군 의회에서 갖는 권한과 역할은 장난이 아니다. 각 자치단체의 예산을 심의 의결하고 감사권 조례제정권 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의정비도 기초의원은 3000만원 가량 광역의원은 5000만원 정도를 받는다. 여기에 플러스 알파가 있다는 말은 공공연한 비밀이다.지방에서 돈과 명예를 거머쥘 수 있는 자리가 흔치 않다. 이런 매력 때문에 지방에서는 먹물 좀 먹었다하면 지방의원에 출마할려는 사람이 많다. 자질이 떨어진데도 출사표를 던져놓은 사람이 꽤 있다. 어물전에서 꼴뚜기가 뛰니 망둥어가 뛰는 격이다. 지방자치가 실업자를 많이 구제했다. 직업없이 빈둥거리거나 정치한다고 왔다갔다하면서 배지 단 사람도 많았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졸부들과 백수들이 의회에 진출하면 또다시 부정으로 곪아 터진다./백성일 수석논설위원
전주천은 전주 동남쪽 20㎞ 지점 노령산맥 분수령인 임실군 관촌면 슬치에서 발원하고 있다. 완주군 상관면을 거쳐 전주의 동남쪽에서 북서쪽으로 시가지를 관통하며 흐른다.인류가 강을 끼고 문명을 발전해왔듯 전주시의 취락형성도 전주천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다리는 하천 양쪽 통행을 목적으로 가설된다. 전주천의 다리도 당초 목교(木橋)나 섶다리 형태였다. 전주천 최초의 콘크리트 다리는 1929년 가설된 전주교(현 싸전다리)와 완산교였다. 이 두다리는 1936년 전주천을 넘쳐 전주시내를 덮친 대홍수에 완산교는 유실되고 전주교만 살아남았다.이 두 다리외에 1900년대 초까지 중요한 구실을 했던 다리가 남천교(南川橋)다. 현재 전주시 교동에서 남원에 가기 위해선 꼭 건너야 했던 다리였다. 1753년 홍수로 유실된 것을 1790년 다시 가설했다고 기록됐다.남천교는 단순한 다리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부를 만큼 아름다운 석교(石橋)였다. 5칸의 홍예(紅霓) 즉 다섯개의 무지개형 아치로 가설돼 주민들은 '안경다리'라고 불렀다. 또 다리위에는 남쪽하늘을 우러러 보는 석각(石刻)의 용두(龍頭)를 세웠다. 다리 전면에 있는 승암산(僧巖山)이 화산(火山)이기 때문에 부중에 화재가 자주 일어났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액막이'로 설치한 것이다. (이봉섭著 '전북백년')남천교는 이후 여러차례 홍수를 견디지 못하고 유실된뒤 조선조말 평교형태로 가설됐으나 계속되는 물난리로 다시 도괴됐다. 1957년 콘크리트 교량으로 가설될 때 까지는 다리가 없었다. 이 다리도 안전 위험판정을 받아 지난해 새로운 다리 가설공사에 들어갔다.전주천 교량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던 남천교가 어제 개통식을 갖고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총 12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옛 오룡홍교 형식을 살린 형태로 지어졌으며, 다리위에 길이 27.5m, 폭 4.8m, 높이 6.5m 규모의 한옥누각을 올려 전통미를 한껏 살렸다. 새로 가설된 남천교가 전주 한옥지구와 연결된 새로운 명물로 사랑받길 기대한다./박인환 주필
대통령의 리더십은 나라발전에 중요한 열쇠이다. 권력의 칼을 쥔 대통령의 리더십은 사회발전의 방향타이기도 하다. 우리는 해방 후 많은 대통령의 리더십을 경험한바 있다. 더구나 5년 단임제 대통령제는 앞으로도 많은 대통령을 탄생시킬 것이다. 해방후는 민생고(民生苦) 문제 해결이 우선이었다.중국, 공자의 말 중에 "사람은 의식(衣食)이 족(足)해야 예절(禮節)을 안다."고 했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예의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금강산도 식후경(食後景)"이라고 했는데 아무리 좋은 구경도 먹은 다음의 일이라는 것이다. 서구 민주주의의 시초라는 고대 그리스 아테네는 지중해를 중심으로 발달한 부유한 상업 도시국가였었다. 아테네의 부(富)가 민주주의 제도를 탄생시킨 것이다.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명암이 있지만 경제발전을 우선순위로 한것은 그 시대의 탁견(卓見)이었다. 보리고개가 있었던 시절, 빵 문제해결이 시급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도 리더십이 없을 수 없다. 조갑제씨가 쓴 "박정희의 결정적 순간들"이라는 책을 통해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을 더듬어 보겠다.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의 첫째는 화합형 정책 결정이다. 박 대통령은 듣기를 좋아했고 주무 장관이 발안한 정책이 채택되도록 하여 정책에 주인의식을 만들어 주었다. 두 번째는 해당 각료들간에 토론을 충분히 시키고 찬반이 엇갈렸을 때는 결론을 도출해 냈다. 세 번째는 생산적 회의를 했다. 이 회의를 통해 현실적 정보를 얻었다고 한다.네 번째는 철저한 확인과 일관된 실천이었다. 현장 시찰을 통해서 집행을 확인하고 수정이 필요할 때는 토론을 거쳐 신속하게 처리했다. 다섯번째는 국민의 각성과 참여를 유도했다. 경부 고속도로 건설을 통해 패배의식을 극복케 했다. 여섯 번째는 정부는 맏형, 기업은 전사(戰士)라고 생각하여 기업이 엔진이라고 생각했다.일곱 번째, 내각에 권한과 책임을 위임했다. 여덟 번째, 관료 엘리트를 중시하고 학자들은 자문 역활을 하도록 했다. 교수를 행정 집행기관으로 채용치 않았다. 한사람의 대통령 리더십이 사회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다. 나머지 문제는 다음 지도자의 몫이다/장세균 논설위원
눈은 어떻게 내리는가. 어떤 모양으로 왔다가 어디로 사라지는가.눈은 "머언 곳에서 여인의 옷 벗는 소리"(김광균/ 雪夜)로, "고독한 도시의 이마를 적시"(눈오는 밤의 詩)며 내릴 때가 있다.내리는 눈발 속에는 '괜, 찮, 타,… 괜, 찮, 타…'(서정주/ 내리는 눈발속에는) 하는 소리가 들리고, '휘파람'(김소운/ 눈) 소리가 나기도 한다. 때로 "함박눈이 쏟아지면 귓가에 꿀벌이 닝닝거리듯 소란스럽다."(박목월/ 雪中梅)또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기(김수영/ 눈)도 하고, "사나이의 검은 손때처럼 검을 수도 있다."(김춘수/ 눈에 대하여)북방 어느 골방에서 보는 눈은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 때쯤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고"(백석/ 南新義州 유동 박시봉방), 초인으로 하여금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한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이육사/ 광야) 한다.또 흰 눈은 "테이프처럼 우리를 감으라, 자"(김동명/ 踏雪賦)하고 내맡기고 싶기도 하고, "한 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문정희/ 한계령을 위한 연가)하고 기원해 본다.뿐만 아니다. 겨울 문의(文義)에서 "눈이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고은/ 문의 마을에 가서)고 외치고 싶고 "너를 떠나 보내고 돌아오는 길은 펑펑 눈이 우는 밤"(신동집/ 눈)일 수 있다.오지 않는 막차를 기다리는 어느 간이역에는 지금도 "대합실 밖에 밤새 송이 눈이 쌓이고 흰보라 수수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곽재구/ 사평역에서)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변두리 빈터만 다니며 붐비고"(박용래/ 저녁눈) 건물들 사이를 헤매는 사내 앞에 "때마침 진눈깨비가 흩날"릴(기형도/ 진눈깨비) 수 있다.남도(南道) 땅끝 외진 동네에는 "눈이 좆나게 내려 부렸당께!"하며 이장이 마이크를 잡고 주민을 회관 앞으로 모이게도(오탁번/ 폭설) 하지만 누군가 "십이월의 눈 위에 시를 쓰는"(류시화/ 눈 위에 쓴 시) 마음도 있어야 할 것이다.크리스마스인 오늘, 서해안과 중부지방 등에 눈이 내린다고 한다./조상진 논설위원
전북 정치권은 온통 정동영의원의 복당 여부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도내에서 만큼은 아직도 크기 때문이다. 그가 복당되느냐 안되느냐에 따라 지방 정치인들의 운명이 갈릴 수 있다. 복당되면 지사 후보는 어느 정도 전략공천이 가미된 형태의 경선이 치뤄지겠지만 만약에 복당이 안되면 신건 유성엽의원과 독자 후보를 내 한판 싸움을 벌일 것이다. 전북에서 '형제의 난'을 겪을 것이 불보듯 뻔하다. 이런 상황이 오면 정세균대표와 정동영의원 한 사람은 죽게 돼 있다.문제는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길이다. 복당이 이뤄져야 형제의 난도 피하면서 민주당도 강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두 사람간에 복당 시기만 남겨 놓을 수 있다. 도민들이나 전주시민들은 정의원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대권 후보로 패장이 돼 쓸쓸하게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전주 사람들은 그를 어머니 품 마냥 다시 안아 주었다. 지금은 예전 같지는 않지만 대권 주자의 반열에 있어 그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그의 주변에는 선거 때 도와준 사람들이 많아 내심 복당을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정의원이 너무 지방선거에 깊게 개입하면 완전히 골목대장이 돼버려 대권 가도에서 멀어질 수 있다. 복당해도 최소한의 룰 메이커 정도로 끝나야 한다. 그렇지 않고 본인이 직접 나서서 지난 재선거 때처럼 진두지휘하면 오히려 정치적 입지가 좁혀질 수 있다. 물론 복당이 안되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복당되면 완전 경선을 하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그의 역할을 끝내야 한다.그는 여전히 태풍의 눈이다. 지난 재선거에서 그의 위력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정의원이 복당 안돼 자체적으로 후보를 내면 그 누구도 민주당이 이길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정의원 한테는 지금 도지사 시장 군수 지방의원 몇사람 되게 하는 게 별다른 의미는 없다. 그러나 1월이나 2월초에 복당 안되면 여러가지의 경우의 수가 발생해 최악의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아무튼 정대표나 정의원이 치킨게임은 벌이지 않을 것이다. 지난번 관광차 80대를 갖고 새만금현장 등에서 정의원이 시위를 한 것도 다 일리가 있다. 그를 복당시켜야 전북 도민들이 편하다. 대권 주자의 반열에 오른 정세균 대표가 이제는 마음 비우고 무조건 세명 의원을 복당시키는 것이 최상의 카드다. /백성일 수석논설위원
현대사회에서 자원봉사는 기부와 함께 갈수록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재난이나 크고 작은 행사를 비롯 어려운 이웃돕기등 정부나 자치단체의 힘만으로는 추스리기 어려운 일들이 자주 발생하면서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은 사회조직을 유지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존재가 되고 있다.'나눔과 공동체 정신'으로 불리는 자원봉사는 영국의 빈센트 드 폴 신부가 1671년에 조직한 '자선 부인회'의 사회봉사 활동을 효시로 친다. 이후 1863년 스위스에서 시작된 적십자운동, 19세기 후반 러시아에서 사회주의 사상운동으로 시작해 후에 낙후지역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발전한 브나로드 운동, 20세기초 청소년 선도를 위한 미국의 BBS운동과 같은 시기 농촌 청소년 의식개혁운동으로 시작된 4H클럽활동 등이 자원봉사의 대표격으로 꼽힌다.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에서도 전통적으로 공동체 의식이 강했다. 조선시대 집안이 어렵거나 환자가 있는 집의 농사를 대신 지어주거나 주택을 증축해주는 공굴제(共屈制)가 있었고, 두레·향약등에서 오늘날 자원봉사와 비슷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지난 2007년 태안반도 해안가의 검은 기름을 제거하기 위한 자원봉사에 1백여만명이 참여해 세계를 놀라게 한 것도 이같은 전통에 뿌리를 둔 것으로 볼 수 있다.자원봉사는 누구의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해서 타인과 지역사회를 위해 자신이 가진 능력을 대가없이 제공한다는 점에서 숭고한 실천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자원봉사는 사회통합을 이루고 발전시키는 동력이 된다. 유럽보다 사회보장 체계가 취약한 미국이 건강한 지역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풀뿌리 자원봉사에 힘입은 바 크다는 분석이다.(사)익산시 자원봉사종합센터가 지난주 전국 최우수 단체로 선정돼 장관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355개 단체에 4만700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는 익산센터는 인프라 구축과 운영관리, 우수 프로그램, 특수시책등 4개분야에 걸친 심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늘어나는 자원봉사자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체계적이고 효율적이지 못하면 숭고한 봉사정신이 훼손된다. 익산센터는 이번 수상에 만족하지 말고 더욱 정진해 '자원봉사 도시' 익산시를 만들기를 기대한다./박인환 주필
완주 삼례는 역참(驛站)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오래 전부터 역마(驛馬)의 주둔지였고 이를 위해 존재한 마을이었기 때문이다.국가의 공문서나 공공물자의 운송을 위해 설치된 역참은 꽤 오래 전부터 있었다. 중국은 BC 1000년무렵 역전(驛傳)제도가 있었고, 우리나라 문헌(삼국사기)에는 신라 소지왕때(687년)'사방(四方)에 우역(郵驛)을 설치하고'라는 기록이 보인다.하지만 이 제도가 체계화된 것은 고려 때다. 고려사(高麗史)에는 수도인 개경을 중심으로 22역도(驛道) 525역이라는 방대한 조직이 완성된 것으로 나와 있다. 조선시대 들어서는 이를 계승 보완했으며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으로 크게 흐트러졌다가 다시 정비했다.경국대전이나 증보문헌비고에는 전국의 도로망을 '9대로(大路)'로 나누고 간선과 지선, 노선번호, 이수(里數) 등을 명기하고 있다.호남지역은 9개 간선도로망중 제6로인 통영대로(서울-통영)와 제7로인 삼남대로(서울-제주)가 지나는데 삼례역이 분기역이다. 즉 서울-수원-천안-공주-여산을 거친 역로는 삼례에 이르러 전주-오수-남원-함양-진주-통영으로 가는 길과 금구-태인-정읍-장성-나주-영암-해남-제주로 가는 길로 갈리었다.따라서 전라도 및 경상도 일부와 관련된 조정의 명령이나 보고, 군사적 통신은 반드시 삼례를 거쳐 오갔다. 새로 부임하는 전라감사나 관찰사도 이곳을 지나야 했고, 부근에서 출도하는 암행어사도 이곳의 말과 역리(驛吏)를 징발했다.증보문헌비고에는 삼례역에 971명의 역원(오수역 1440명)이 있었고 호남읍지(1793년)에는 869명의 역원과 말 15필이 있었던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각 역에는 관둔전(官屯田)과 공수전(公須田)이 지급되었다. 1895년까지 이 일대에는 200여개의 마방(馬房)이 즐비하였다. 또 삼례역은 전주의 앵곡(이서) 반석(동서학동), 임실 임피 여산 함열 태인 정읍 고부 부안 김제 등 12개 역을 거느리고 있었다.이처럼 교통의 요충지다 보니 동학혁명 당시 2차례에 걸쳐 전국적인 봉기가 가능했다.마침 완주군과 (사)우리땅걷기가 세미나를 열어 삼례에 '옛길 박물관'을 건립하자고 제안했다. 좋은 아이디어나, 무엇을 어떻게 담을지 콘텐츠부터 생각하는게 어떨까 싶다./조상진 논설위원
세종시 문제가 뜨거운 사회 이슈로 살아있다. 나라의 수도(首都)를 이전하는 것을 천도(遷都)라 한다. 수도권 인구가 무려 2천만명을 초과함으로써 생긴 지방의 식민지화 현상을 바로 잡고자 하는데서 나온 노무현 정부의 회심의 작품이었다. 수도권 비대화 현상은 반드시 정상화 되어야한다. 그러나 행정도시 건설은 극약 처방이라고 본다. 세계 역대 수도 이전은 왕조가 바꾸어졌을때 일어났던 대변혁의 사건이었다. 중국의 수도(首都)인 베이징은 옛날의 수도는 아니었다. 중국 진시황제가 세운 진(秦)나라의 수도는 서안(西安)이었는데 지금의 협서성에 있는 도시이다. 그 유명한 실크로드 출발점이기도 하다. 당(唐)나라 때도 수도를 서안으로 했다. 그후 송(宋)나라 수도는 개봉(開封)이었다. 중국식 발음으로 "카이평"이다. 몽골, 칭기스칸의 손자인 쿠빌라이가 중국 송나라를 멸망시키고 원나라를 세워 수도를 베이칭, 즉 북경(北京)으로 이전하였다. 원나라를 멸망시킨 중국의 명(明)나라는 수도를 난징, 즉 남경(南京)으로 옮겼다. 남경은 일본이 저지른 "난징 대학살"로 유명한 도시이기도 하다. 지금은 강소성의 성도(省都)이다. 그 후 만주족, 누루하치가 청(淸)나라를 세운 후 수도를 다시 북경으로 옮겨갔다. 이처럼 이민족이 중국을 통치할때는 자기 본거지에 가까운 북경을 수도로 택했음을 알 수 있다. 몽골과 만주에 제일 가까운 도시가 바로 북경이다. 일본의 수도인 동경(東京), 즉 도꾜는 1868년 메이지 유신때 천황제(天皇制)로 돌아가면서 지금의 교오토, 즉 경도(京都)에서 옮겨진 것이다. 우리에게도 수도를 옮기는 천도의 역사는 있었다. 고구려의 남하정책으로 백제는 수도를 서울에서 곰나루터, 즉 웅진(熊津), 지금의 공주로 이전했다가 다시 부여로 옮겼다. 고려때는 수도를 개경(開京)에서 서경(西京), 지금의 평양으로 옮기자는 승려 묘청의 주장이 있었다. 수도이전은 그 나라의 명운(命運)과 관련아 있다. 행정복합 중심도시 건설안은 빈사상태에 놓인 지방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본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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