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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전관예우(前官禮遇)

태평양에서 배가 한척 침몰했는데 의사, 성직자, 변호사 3명만 살아 남았다. 그들은 구명 보트에 올라 탔으나 '노'가 없었다. 한참 주위를 살핀 끝에 보트에서 제법 떨어진 곳에서 '노'를 발견했으나, 상어떼들이 빙빙 돌고 있었다. 그들은 누가 노를 건지러 갈 것인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의사가 먼저 말했다. "나는 할 수가 없어. 누가 노를 가지고 오다가 상어에게 공격 당하면 치료해야 하니까." 그러자 성직자가 외쳤다. "그래, 나도 못 가. 만약 노를 가져 오다 누가 죽으면, 천국으로 갈수 있도록 기도해 주어야 하니까." 변호사가 말할 차례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다짜고짜 보트에서 뛰어 내려 노를 향해 헤엄쳤다. 변호사가 다가가자 상어들은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졌다. 변호사는 노를 붙잡고 유유히 보트로 헤엄쳐 돌아왔다. 그가 보트로 돌아 오자 그때서야 상어들이 다시 돌아왔다. 의사와 성직자가 놀란 표정으로 그를 쳐다 보았다. 그러자 변호사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건 전관예우야"최근 인터넷 카페에 올라 있는 글이다. 의사, 성직자, 변호사 등 전문직의 극심한 이기주의와 '끼리 끼리 해 먹는' 전관예우 관행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전관예우(前官禮遇)는 "판사나 검사로 재직했던 사람이 변호사로 개업하면서 맡은 사건에 대해 법원과 검찰에서 유리하게 판결하는 법조계의 관행적 혜택"을 일컫는다.사실 이러한 고질적 병폐는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 법조계 뿐 아니라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지방의회, 사기업 등 가릴 것이 없다. 지방에서도 고위공직이나 경찰 간부직을 지낸 후 건설 교통 등 각종 업체의 임원으로 옮겨 바람막이나 로비스트 역할을 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하지만 가장 심한 곳은 법조계다. 최근 참여연대 등이 발표한 자료는 그것을 여실히 증명한다. 법원장 출신이 퇴임일로 부터 1년 이내에 자신이 최종 근무했던 법원 사건을 수임한 건수가 210건에 이르고 있다. 퇴직후 3일만에 사건을 맡은 경우도 있었다. 또 재임시 재판이 진행중이던 사건을 퇴직후 수임하는 '끼어들기 사례'도 37건이 발견되었다. 전·현직끼리 돈으로 형량을 사고 판 셈이다.이러니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번 기회에 뿌리를 끊어야 할 것이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10.24 23:02

[오목대] 러시아의 고민

지난번에 러시아가 남오세티야를 보호하고 평화유지 작전을 수행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그루지아를 응징한것에 대해 미국 뉴욕 타임지는 "푸틴이 러시아의 오랜 상처에서 고름을 짜내기 시작했다"고 논평한바 있다. 또한 미국 워싱턴 포스트지는 "푸틴이 제국주의적 야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주장 했다.구 소련의 해체이후 러시아는 조심스런 행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푸틴의 집권후 러시아는 자국의 풍부한 석유 , 천연가스를 무기로 왕년의 화려했던 제국의 꿈을 부활시키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유럽 천연가스 사용량의 약 25%를 공급함으로써 유럽의 목을 단단히 쥐고 있는 셈이며 동시에 러시아의 재정은 풍부해지고 있다.그러나 러시아에도 남모를 고민은 있다. 마치 거대한 코끼리가 사자는 무서워하지 않아도 조그만 생쥐는 무서워하듯 말이다. 만약 생쥐가 코키리의 코속으로 침공(?) 하면 코끼리 역시도 속수무책 당할수 밖에는 없기때문이다. 큰 동물이라고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그렇다면 러시아의 아킬레스건은 무엇인가. 그것은 인구학적으로 볼때 러시아의 결정적 약점은 인구의 감소이다. 러시아는 2050년이면 1억의 인구도 못되어 겨우 7000만명에서 9900만명이 될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미국은 이 무렵이면 4억 2천만이 될것이라고 한다. 광범위한 전염병이 발생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인구의 감소는 러시아가 극복해야할 최대의 난제가 되고 있다.러시아는 매년 70만명 정도의 인구가 줄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 남성의 평균수명이 1950년대 수준인 59세라고 하니 후진국인 방글라데시보다 조금 나은 편이다. 이런 원인은 간단하다. 러시아의 취약한 의료 보장제도와 러시아인들의 과도한 알코올 섭취이다. 러시아의 푸틴 역시도 러시아의 인구감소를 러시아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실토한 바 있다.그러나 미국은 견실한 출산율과 꾸준한 이민자 유입으로 적정인구에는 걱정이 없다. 그러나 우리가 러시아의 고민을 불구경하듯 볼수만은 없는것은 우리의 낮은 출산율 때문이다. 러시아의 고민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10.23 23:02

[오목대] 마음 비우기

사람은 누구나 부귀영화를 꿈꾼다.말타면 경마 잡히고 싶은 것처럼 욕심은 끝이 없다.하지만 욕심 부린다고 세상일이 자기 뜻대로 되는가.요즘처럼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하는 때도 없다.IMF 때보다 힘들다고 한다.실물 쪽에서 점차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장기간 경기가 침체 상태에 빠지면서 아예 일자리 조차 찾지 않는 무업자(無業者)가 100만명이 되었다.세상사는 것이 귀찮다는 것이다.서울 논현동 고시원에서 발생한 묻지마 방화살인사건도 그냥 일어난 일이 아니다.악연이 빚어낸 참극이다.불가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다.범망경(梵網經)에서는 인연을 맺은 사람끼리의 만남을'겁(劫)'이라는 단위로 설명한다.겁은 천지가 한번 개벽하고 다음 개벽이 시작될 때 까지의 시간을 뜻한다.한마디로 말하면 1000년에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이 집채만한 바위를 뚫는 시간이요,100년에 한번씩 내려오는 선녀의 옷자락에 사방 40리의 바위가 닳아 없어 지는 시간이다.사람끼리 옷깃이 스치려면 500겁,부부가 되려면 7000겁,부모 자식은 8000겁,형제자매는 9000겁이 필요하다고 한다.달마대사의 관심론(觀心論)에 정심항락선인(淨心恒樂善因)염심상사악업(染心常思惡業)이란 귀절이 나온다.깨끗한 마음은 항상 착한 인연을 즐기고 ,물든 마음은 항상 악한 업을 생각한다고.세상살이는 모두가 인연(因緣)과 관련이 있다.하나의 씨앗이 발아하고 성장하여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적당한 환경과 조건을 만나야 한다.인생살이도 같은 이치다.좋은 인연을 맺는 것이 중요하다.악연이 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먼저 은인이 되어 서로 은혜를 보답하기 위한 선연(善緣)을 맺을 수 있을까.용기 있는 사람이 미인을 얻듯이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다음으로 밝게 웃고 긍정적인 말과 적극적인 자세로 행동하며 궂은 일에 솔선 수범하는 사람이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다.항상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돼야 한다.다른 사람과 만날때 상대가 따뜻한 체온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마지막으로 나를 포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나를 버리지 않으면 선연이 만들어지지 않고 악연만 생긴다.모두가 마음 비워 선연을 맺도록 했으면 한다.백성일수석논설위원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10.22 23:02

[오목대] '사이코패스'

지난 2004년 부유층과 부녀자 20명을 연쇄 살해해 전 국민을 경악케 한 살인범 유영철은 "자신은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라 사회를 죽였다"고 말했다. 불우하게 보낸 어린시절등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분노에 대한 복수방법으로 부유층과 부녀자 살해를 선택한 것이다.유영철은 재판과정 조사에서 '사이코패스(Psychopath)' 진단을 받았다. 사이코패스는 1920년대 독일 학자 슈나이더가 처음 소개한 정신의학적 용어다. 사이코패스란 정신분열과 달리 일반적인 감정이나 지각에는 문제가 없어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지만, 대부분 사람들 처럼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을 하면 이를 후회하고 죄의식을 느끼는 양심이 없는 증상이다. 반(反)사회적 성격 장애자로 엽기적인 연쇄살인범 등이 대부분 이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발생한 경기 안양 초등학생 살해사건, 서울 서남부 연쇄 살인사건, 보성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전문가들은 사이코패스의 정신병질(精身病疾)이 평소 잠재돼 있다가 범행을 통해서만 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의 범죄심리 전문가인 니시무라 유키는 사이코패스를 '정장차림의 뱀'이라고 했다.어제 서울 강남에서 30대 무직자가 자신이 거주하던 고시원에 불을 지르고 빠져 나오는 투숙자들에게 마구 흉기를 휘둘러 6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참변이 발생했다. 범인은 검거후 세상이 "나를 무시한다. 살기가 싫다"고 진술했다. 또 한 사람의 사이코패스로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된 것이다.이번 사건의 범인 역시 평소 겉보기에는 전반적으로 밝은 성격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생활고에 시달려 가끔 누나에게 돈을 받아 밀린 고시원비를 냈다고 한다. 경제적 궁핍등 사회적 불만과 그 책임을 자신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무고한 일반 시민들에게 전가한 '묻지마식 범행'으로 분석된다. 사이코패스의 전형인 셈이다.최근 미국발 금융위기 영향으로 앞으로 경기 침체와 불경기가 지속되고 실업자 증가등은 필연적일 것이다. 사회적 긴장도가 높아지고 혼돈 상태까지 우려된다. 그에 따른 사이코패스의 잦은 출현으로 사회적·재정적 비용도 더욱 커질 것이다. 빈부격차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소외계층을 배려하는 정책과 사회적 관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10.21 23:02

[오목대] '세습(世襲), 대물림'

일본은 세습(世襲) 즉, 대물림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할아버지 직업을 그대로 아들 손자들이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풍습이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일본 역대의 많은 총리들이 정치인의 후손이다는 것은 우리에게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치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도 대물림 현상은 자연스럽게 이루지고 있다.임진왜란 때 조선에서 끌려간 도공들의 후손들이 지금도 그대로 도맥(陶脈)을 이어가고 있지 않은가. 대표적인 경우가 이곳 남원출신 심수관이다. 가족들의 대물림 풍습은 불교 사찰까지도 연결된다.일본에는 8만개의 사찰이 있다. 깊은 산속에 있는 절은 모르지만 대부분의 말사(末寺)는 대처승이 주지(住持)이다. 그래서 일본에서의 절은 수행공간이자 생활공간이 되기도 한다. 절의 주지직도 아들에게 그대로 승계시킬 수 있다.또 아버지가 참치회집을 하면 아들들도 대학 졸업후 참치회집을 이어간다. 이렇듯 온 집안의 대물림 직업에는 남이 훙내를 못내는 그집안 특유의 비법(秘法)이 있게 마련이다. 정치 지향적 ,권력지향적인 우리 풍습에서는 하찮은 직업으로 폄하해 버릴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다. 이렇듯 일본은 온 집안이 한가지일에 몰두하는 것이 있다.일본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은 마치코바(町工場) 즉 , 동네공장이라고 한다. 이동네 공장은 인원이 10명 안팍이다. 대물려서 소규모 동네공장을 한다는 것이다. 일본이 1949년 첫 번째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이래 올해를 포함하여 8명의 노벨 수상자를 배출하였다. 올 노밸 물리학상 수상자인 마스카와 도시히데(益川敏英)와 고바야시 마코토(小林誠) 교수는 대학 선후배로 만나 35년간 소립자연구의 한 우물만을 팠다고 한다. 마스카와가 소립자의 6개 쿼크 존재설을 제시하고 고바야시가 이것을 이론적으로 증명해냈다. 이들의 이런 태도가 바로 장인(匠人)이 정신인 것이다.일본의 이번 성과를 놓고 일본정부의 과학자에 대한 풍부한 후원 때문이라고만 해서는 안 된다. 일본의 전통적 대물림 정신, 즉 세슈(世襲)가 낳은 쾌거라고 보아야할 것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세슈, 즉 대물림 정신이 필요할 때이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10.20 23:02

[오목대] '소음도시' 전주

"내가 일찌기 문을 닫고 누워서 소리 종류를 비교해 보니, 깊은 소나무가 퉁소 소리를 내는 것은 듣는 이가 청아한 탓이요, 산이 찢어지고 언덕이 무너지는 듯한 것은 듣는 이가 분노한 탓이요, (중략) 천둥과 우뢰가 급한 것은 듣는 이가 놀란 탓이요, 거문고가 궁우(宮羽)에 맞는 것은 듣는 이가 슬픈 탓이요, 종이창에 바람이 우는 것은 듣는 이가 의심나는 탓이니, 모두 바르게 듣지 못하고 특히 흉중에 품은 뜻을 가지고 귀에 들리는 대로 소리를 만든 것이다."이는 박지원의 '열하일기(熱河日記)'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듣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소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 아닌가 한다.이와 함께 '떠들기는 천안 삼거리다'는 말이 있다. 예전 천안 삼거리는 경기 충청 호남 3도(道)로 통하는 교차점이었다. 길 가는 이를 위하여 술집, 밥집이 즐비했다. 따라서 매우 시끄럽고 언제나 소란스런 것을 그렇게 일렀다. 또 '아동 판수 육갑외듯'이란 말도 있다. 어린 소경 무당이 육십갑자를 욀 때는 꽤나 시끄러웠던 모양이다. 그래서 악성(惡聲)을 거듭하거나 고함을 지름을 비유할 때 이런 말을 사용했다.전주시의 도로변 소음이 전국에서 두번째라고 한다. '천안 삼거리'도 '아동 판수'도 아닌, 조용하고 고전적인 도시로 알려진 전주가 시끄럽다니 의외다.이러한 사실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환경관리공단이 올 1월부터 6월까지 전국 도로변 592곳의 소음환경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62곳이 기준(주간은 65㏈, 야간은 55㏈)을 넘었다. 이 가운데 전주시 백제로변인 효자동 성원골드맨션과 효자파출소 등 2곳의 도로변 환경소음이 주간 72.9㏈, 야간 69.4㏈로 나타났다. 주간은 원주의 73.5㏈, 야간은 서울 이태원의 70.2㏈에 이어 가장 높다는 것이다.소음은 청력 저하나 스트레스, 불쾌감을 느끼게 한다. 또 업무나 학습 등 생활방해, 고협압, 출산율 저하나 사산율 증가 등을 가져온다. 나아가 갑작스럽게 70㏈ 이상의 소음에 노출될 경우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한다.공장·교통·생활·항공기 소음 등이 발생 원인이며 전주의 경우 교통소음이 가장 크다. 이는 시민들의 운전 습관과 무관하지 않으며 가로수를 심거나 방음벽을 설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트폴리스에 앞서 소음부터 해결해야 할 것 같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10.17 23:02

[오목대] 축제(祝祭)

이번의 국정감사에서 전북의 50여개의 축제에 드는 비용이 약 130억원이 든다는 것이 밝혀졌다.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하여 축제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필요는 없다. 축제를 통해 지역민 상호간의 우호와 이해를 촉진한다면 그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우리 전북에 가을에 거행되는 축제가 한둘이 아니다. 우선 고창의 수산물 축제 ,무주의 반딧골 산머루 축제 ,임실의 박사고을 산머루 축제, 전주의 세계 소리 축제, 김제의 지평선 축제, 장수의 의암 주논개 대축제, 고창의 모양성제, 임실의 소충 사선제 문화제,남원의 흥부제, 부안의 곰소 젓갈제 축제, 진안의 마이 문화제 ,완주의 대둔산 축제, 순창의 장류축제, 익산의 돌문화 축제, 남원의 뱀사골 단풍제, 정읍의 내장산 단풍 부부축제등이 있다.대부분의 우리축제는 일본의 축제 즉 마쯔리와는 차이가 있는것같다. 혹카이도의 유끼 마쯔리(눈축제)가 있는데 눈사람 하나가 집만큼 크다고 하니까 유명할만도 하다. 그러나 일본의 축제는 우리와 달리 구경거리의 축제가 아니라 주민들이 축제의 주인공이요 주체가 되는 축제인 것이다.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주민의 축제인 것이다.일본인의 축제는 대부분 농경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일본인들에게도 우리처럼 제일 중요한 것은 농경이었다. 이런 농경 사회에서는 씨족 집단이 주체가 되어 축제 즉 마쯔리를 집행했다고 한다. 이렇게 농업에서 출발한 마쯔리는 초기에는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서였는데 이런 점에서는 우리나라의 민속놀이와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우리나라의 "줄다리기" "백중놀이""지신밞기"등이 풍년의 염원에서 비롯되었듯이 말이다. 그러나 우리 축제들이 지속 발전이 않되었던 것은 일제(日帝) 때문이었다. 일제는 우리고유의 전통제전을 미신라고 가르쳐서 우리 전통축제를 지속시키지 못하게 했다.우리의 갖가지 축제가 지자체 단체장들의 얼굴 내밀기에 악용된다는 지적이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지역축제가 지자체 단체장들의 얼굴 내밀기에 의한 음성적 선거운동의 장(場)이 않되기 위해서는 구경만 하는 축제가 아닌 지역민들의 자발적 축제 마당으로의 탈바꿈이 필요하다.

  • 정치일반
  • 전북일보
  • 2008.10.16 23:02

[오목대] 보행권(步行權)

전주시내 주요 간선도로인 백제로의 중화산동 빙상경기장에서 전북도청에 이르는 일부 4차선 구간 도로에는 인도가 없다. 이 구간에는 도청 이전 이후 통행차량이 부쩍 늘었다. 이 구간을 걷는 시민들은 걸을 때마다 차량을 이리저리 피하는 곡예를 벌여야 한다. 트럭등 대형차량이 지날 때면 생명의 위험을 느낄 정도다. 보행권(步行權)이 무시된 대표적인 현장이다.인도가 설치된 다른 도로 역시 보행인들을 위한 길이 아니다. 분전함, 볼라드등 각종 시설물과 무질서한 입간판, 적치 상품 등에 부딪히고 방해받기 일쑤다. 건물 주차장의 진출입 출입구를 비롯 자전거 까지 오가는 인도는 어린이나 노인등 교통약자들의 통행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보행은 모든 교통행위의 기본이다. 인간 지향적인 교통체계 구축을 위한 첫걸음을 보행권 확보라고 볼 때 교통문제는 당연히 자동차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사실 그동안 도시 교통체계는 도시 외형적 발전 추세에 맞춰 자동차 소통이 용이한 시설물 위주로 채워져 온게 사실이다. 횡단보도 대신 지하도나 육교를 설치함으로써 보행자들은 땅속 아니면 공중으로 힘겹게 계단을 오르내렸다. 자동차를 주인처럼 떠받들고 사는 세상인지, 보행인이 주인으로 대접받는 도시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였다. 도시의 주인인 시민들에게는 마음놓고 거리를 활보할 권리가 있다. 주인인 사람을 밀어내고 자동차가 도로의 주인처럼 판을 치고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현실은 정상이 아니다.최근 활발하게 거론되고 있는 '보행권'은 법률적 개념은 아니지만 '보행자가 안전하고 쾌적하게 걸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지난 1997년 서울시의회가 처음 보행권에 관한 기본조례를 제정하면서 보행권이 일반시민들에 의미있게 인식됐다. 이후 몇몇 자치단체가 조례를 제정한뒤 지하도나 육교 폐지사업을 펼치고 있다.전북도가 지난주 시·군 교통과장 회의를 열고 앞으로 교통시설을 자동차 중심에서 보행자 보호 중심으로 개선하고, 보도가 확보되지 않은 주택가 주변도로에 '보행 우선구역'을 설치키로 했다. 뒤늦게나마 보행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앞으로도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보행권이 보장되는 도시를 만드는데 보다 많은 배려와 투자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 정치일반
  • 전북일보
  • 2008.10.14 23:02

[오목대] 견훤(甄萱)의 묘

지지난주 토요일에 막을 내린 전주의 소리 축제 중에서 창작 창극 "견훤"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견훤"이라는 역사적 인물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친숙한 존재이다. 후백제를 세워 완산 즉 지금의 전주에 도읍을 정하고 근 50년에 가까운 제국을 이끌어갔던 인물이다.지금도 견훤의 궁궐터가 전주의 동고산성에 남아있다. 이처럼 왕기(王氣)가 서린 전주는 후에는 조선을 개창한 이성계의 본향이 되기도 하였다. 견훤의 묘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봄즉하다. 견훤의 무덤으로 전해오는 것은 논산군 연무읍 금곡리 산 7번지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견훤의 묘가 있는 이곳은 금강(錦江)으로 유입되는 강경천 (江景川)의 중류에 형성된 충적평야의 가운데 있는 구릉이다. 이 야산에는 얕은 고개를 경계로 남북 2개의 구릉으로 다시 나누어졌는데 현재의 마을은 바로 이 고개의 동남쪽에 형성되어있다. 2개의 구릉을 기점으로 자연 부락의 명칭도 달라서 북쪽 구릉아래는 "동촌(東村) 마을" 남쪽 구릉 아래는 "서촌(西村) 마을"이라 불리운다. 이들 자연부락 주변에는 넒은 평야가 펼쳐저 있어 농사짓기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현재의 견훤의 묘는 그 규모가 봉분 직경이 약 10미터 봉분의 높이는 약 5미터에 달하고 있다. 주변에는 잔디를 식재하고 조경도 되어있다. 그리고 무덤의 동쪽에는 이곳이 후백제의 견훤왕의 무덤임을 알리는 비석도 세워져있다. 주민들은 이 무덤에 대해서 "진헌이 무덤", "왕묘", "왕총말랭이", "말무덤", "무기를 묻은곳"등으로 다양하게 불렀으나 1981년 12월21일 충청남도 기념물 제26호 "전견훤묘(傳甄萱墓)로 지정된 후로는 모두가 견훤묘로 인식하게 되었다고 한다.이 무덤에 대해서 주민들은 스스로 재향을 올리거나 적극적으로 보호를 하지는 않았지만 이 무덤을 훼손하면 벌을 받는다는 인식은 지금도 남아있다고 한다. 견훤묘가 있는 논산은 이곳 전주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접근이 용이하여 한번 가볼만하다. 이번 창극은 견훤의 한때의 영광이 전주에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08.10.13 23:02

[오목대] 곰소젓갈

젓갈은 어패류의 살이나 알, 창자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우리나라 특유의 음식이다. 김치와 더불어 가장 뛰어난 저장 발효식품이라 할 수 있다. 요긴한 밑반찬으로, 새우젓 조기젓 멸치젓 밴댕이젓 연어알젓 명란젓 어리굴젓 조개젓 창란젓 등 종류가 많다.젓갈은 농경을 시작하기 전부터 상하기 쉬운 어패류를 소금으로 저장하여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도록 한데서 비롯되었다. 이후 차츰 다양한 젓갈이 개발되었고 오늘날은 얼추 100가지가 넘는 젓갈문화를 이루었다.특히 날이 더운 전라도지역에서는 젓갈을 중시했다. 행세깨나 하는 집안에서는 철따라 여러 종류의 젓갈을 담갔다. 항아리에 재료가 완전히 덮일만큼 소금을 켜켜이 치고 꼭 봉해서 익혔다. 새우젓 멸치젓 조기젓 등은 김장할 때 주로 쓰고, 나머지는 갖은 양념에 무쳐 밥반찬으로 올렸다.조선시대 젓갈 담그는 법은 소금에만 절인 것, 소금과 술에 기름과 천초 등을 섞어서 담근 것, 소금과 누룩에 담근 것, 소금 엿기름 찹쌀밥 등을 섞어서 담근 것 등 4가지가 있었다고 한다. 술이나 누룩을 이용하는 것으로 미루어 주조법(酒造法)에서 연유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조선 후기에는 명태 조기 청어 멸치 새우 등이 많이 잡혔다. 이것을 건조시키거나 젓갈로 만들어 전국에 판매하였다. 이러한 젓갈은 유류(乳類)가 귀했던 우리 음식에서 중요한 칼슘의 공급원이었다. 또 젓갈은 궁중이나 일반 민가의 제사상에도 올랐다. '농가월령가' 8월령에 "북어쾌 젓조기로 추석명절 쇠어보세"라는 대목이 그것을 증명한다.지금 젓갈은 강경을 비롯 곰소, 광천, 강화, 인천 소래, 영광, 속초 등이 유명하며 지역축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곰소젓갈은 칠산어장에서 잡히는 싱싱한 원료와 인근 곰소염전의 천일염, 숙성(발효) 기술 등이 어우러져 뛰어난 맛을 인정받고 있다. 추석 무렵부터 12월 초까지 영전 삼거리에서 곰소간 6-7㎞구간은 젓갈을 사러 온 관광차량으로 만원을 이룬다. 가리비젓 낙지젓 전어밤젓 등이 담백하고 개미있는(개운한) 맛으로 특히 인기다.곰소항에는 현재 젓갈 생산·판매업체가 80여 곳이 있다. 까나리젓 새우젓 등 한해 8000여 톤을 생산해 전국 생산량의 20-30%를 차지한다. 마침 제5회 곰소젓갈축제가 12일까지 열리고 있어 한번 들려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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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0.10 23:02

[오목대] 치술(齒術)

일본의 의술이 우리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빨을 다루는 치술(S()에 관한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일본의 치과들은 대부분 구망가게 수준이라고 한다. 치과의사는 넘치고 보험환자들만 상대하는 데서 오는 결과라고 한다.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치과에 치열교정과 임플란트 시술을 대중화했다. 그리고 한국의 치과의사들이 임플란트 ,항노화(?U)치료등의 임상경험이 월등하다고 한다. 현재 한국의 많은 치과가 특히 임플란트 시술로 성행중이다.오늘의 치술이 있기까지에는 5500년이라는 장구한 역사가 숨어있다. 치통은 오랜 엣날부터 끊임없이 인간을 괴롭혔지만 이에 대한 치료법이 발견된지는 겨우 200년 밖에는 안된다고 한다.이집트에서는 이미 BC 3700년 전부터 치과 전문의사가 있었다고 하며 유프라테스강 계곡에서 발견된 수메르인들의 서판(?에는 이빨 치료에 대한 권고문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이 서판에는 약의 처방과 치료 방법외에도 이빨을 벌레가 파먹기 때문에 충치가 생긴다는 이론을 제시했다.충치에대한 이런 이론은 유럽에서 18세기가 되어서야 타파되었지만 세계 일부 지역에서는 오늘까지도 이런 이론이 통용되고 있다. 우리말의 충치(!S)도 이런 믿음에서 생긴 것이다. 로마제국이 멸망하면서 아랍 의사들이 치과의술을 선도했다고 한다. 그들은 치약사용을 권했으며 충치를 때우는데 금속재료를 사용했다. 그들은 치석이 치아에 해롭다는 사실도 밝혀냈으며 치아 이식방법을 기술해놓기도 했다 .중세 유럽에서는 수도사들이 치과치료를 대부분 도맡았다고 하는데 12세기와 13세기 초에 종교회의가 수도사들의 의료 활동을 규제하자 치과의술은 돌팔이 의사노릇을 하든 이발사들의 수중에 떨어졌다. 현대의 치과의술은 18세기 프랑스에서 탄생해서 19세기에는 치과의술이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는데 X 레이 촬영기가 개량되어 진단에 이용되면서 마침내 충치의 진짜 원인이 박테리아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한다.어쨋든 현재 한국의 치과 진료비가 일본이나 중국보다 싸고 기술이 좋기에 한국을 찾는 치과 관광객이 많아진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않일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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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0.09 23:02

[오목대] 독서삼도(讀書三到)

링컨 대통령은 가난해서 책 살 수가 없어 주로 이웃 집에서 책을 빌려다 읽었다.한번은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전기를 빌려와 밤새워 읽다가 잠든 사이 비가 새 책이 마냥 젖고 말았다.그는 다음날 책 주인을 찾아가 사과하고 대신 그 집 일들을 거들어줬다.그에 감동한 책 주인은 링컨에게 그 책을 주었고 그는 반복해서 그 책을 읽어 장차 위대한 대통령이 되었다.당(唐)의 문호 한유(韓愈)는 아들 창(昶)에게 독서를 권유하기 위해 시 한수를 써 주었다.시추적우제(時秋積友霽) 신량입교허(新凉入郊墟) 등화초가친(燈火稍可親) 간편가서권(簡編可舒卷) 바야흐로 가을 장마도 말끔히 개고 /마을과 들판엔 서늘한 바람 불어오네/이젠 등잔불도 가까이 할 수 있으니/책 한권 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리/가을 밤은 날씨가 서늘하여 책 읽기에 여간 좋지 않다.그러나 그냥 읽어서는 효과가 없다.마음(心)과 눈(眼) 그리고 입(口)을 함께 기울여 읽어야 한다.심도(心到) 안도(眼到) 구도(口到) 즉 독서삼도(讀書三到)를 해야 한다.잡념을 없애고 정신을 집중해서 읽어야만 독서삼매경에 빠질 수 있다.여기서 심도(心到)를 더 중시 여긴다.마음으로 하는 독서야말로 더럽혀진 영혼을 맑게 해주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일본에서는 아침 독서 10분 운동을 펼친다.정규 수업 직전 10분간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이다.국민독서장려를 위해'활자문화진흥법'도 만들었다.프랑스에서는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려면 생텍쥐베리의'인간의 대지', 빅토의 위고의 '레미제라블' ,알퐁스 도데의 '풍차간의 편지'를 반드시 읽어야 한다.이 정도의 책을 안 읽은 사람에게 장교를 시킬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스포츠 심리학 용어로 러너스 하이(Runners·high)란 말이 있다.마라톤 할때 느끼는 행복감을 뜻한다.달릴때 얻는 쾌감이 러너스 하이라면 독서와 사색을 통해 리더스 하이(Readers·high)를 얻는다면 사람들은 더 행복해 질 것이다.공자님도 가죽끈으로 엮은 주역(周易)을 끈이 세번이나 낡아 끊어질 때까지 정독했다고 하여 위편삼절(韋編三絶)이란 고사가 생겼다.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이란 말처럼 이 가을에 책 한권이라도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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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0.08 23:02

[오목대] '베르테르 효과'

톱 탤런트 최진실의 자살에 뒤이은 모방 자살 즉 "베르테르 효과"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급증하는 자살사건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최진실씨의 자살은 사회 잇슈화 되기에 충분하다." 베르테르 효과"라는 말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 슬픔"이 출간 된후 18세기 말 극중 주인공인 베르테르를 흉내 낸 자살을 두고 만들어진 말이다. 유명인들의 자살을 흉내 낸 자살을 뜻한다. 독일의 문호 요한 볼프강 괴테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출판 했을때는 그의 나이 불과 스물 다섯이었다.독일에서 이책이 출판되고 1년만에 프랑스에서도 출판 되었는데 1797년까지 무려 열일곱번 재판을 찍었고 5개 국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베르테르"라는 이름은 그 당시 계몽주의 지식인들의 마음에 깊숙이 각인되었다. 프랑스의 보나파르트 나폴레옹도 이 소설을 일곱 번이나 읽을 정도였고 이집트 원정을 떠날 때도 손수 휴대하고 다닐 정도였다고 한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소설은 단순한 소설이라기보다 종교적 교본이라고나 해야 할 정도였다. 이 소설에 대한 열광은 엄청난 유행을 만들었고 이소설의 무대가 되는 곳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고 한다. 어느때인가는 베츨러 예루잘렘 묘지에서 한밤중에 "젊은 베르테르의 행진"이 있었는데 시민들은 베르테르가 곧잘 입었던 노란색 조끼, 파란색 프록코트, 갈색 부츠와 둥그스럼한 펠트 모자를 쓰고 살롱에 몰려들었다.여기에다 한술더떠, 젊은이들은 베르테르가 로테를 처음 만났을 때와 권총으로 자살했을 때의 모습을 재현했다. 심지어 여자들은 "베르테르"라는 이름의 향수를 몸에 뿌렸으며 소매와 목 부분에 붉은색이 들어간 원피스를 입 고 다녔다고 한다.많은 젊은이들이 소설 속 주인공을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죽을때도 베르테르식 유서를 남기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렇듯 인간의 모방본능은 끝이 없는 듯싶다. 특히 유명인의 자살은 한 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사회 문제로 비화되는 것이다. 진작 이 작품을 쓴 괴테 자신도 베르테르의 효과를 짐작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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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0.06 23:02

[오목대] 노인

풍운아 한명회의 장인이자 세종때 판중추부사를 지낸 민대생(閔大生)은 장수했다. 그는 나이 90이 되던 해 정월 초하룻날 여러 조카, 손자들의 세배를 받고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이 절하며 말하기를 "100세 향수하십시오" 하였다. 그러자 이 노인은 화를 벌컥 내며 "내가 지금 나이 90인데 100살을 살라면 앞으로 10년밖에 더 살지 말란 말이 아니냐. 그런 박복한 말이 어디 있단 말이냐?"하고 내쫒아 버렸다. 그 다음 사람이 들어가 절을 올렸다. 그러면서 "아저씨께서는 100세 향수를 하시고 또 한번 100세 향수를 하십시오"라고 하였다. 그때서야 이 노인은 기뻐하며 "그래야지, 수를 올리려면 그렇게 해야 도리가 되지"하고 성찬을 먹여 보냈다. 대동기문(大東奇聞) 세종조(世宗朝)는 이를 '민대생이 백년수(百年壽)에 또 백년이라 한다'는 제목으로 기술하고 있다.그렇다. 노인들이 입으로는 "빨리 죽어야지"하지만 그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큰 오산이다.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 아니던가.옛 말에 '나라 상감님도 늙은이 대접을 한다'고 했다. 그리스와 일본 속담은 '집에 노인이 안 계시면 빌어서라도 모셔라' '늙은 말은 길을 잃지 않는다'고 했다.반면 프랑스와 영국 속담에는 '사과가 시들면 향기가 없어진다' '젊어서는 성인, 늙어서는 악마'라고 했다. 노인을 보는 시각이 극과 극이다.어쨌든 가을이 온다는 사실 보다도 단풍을 먼저 보게 되듯,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늙어가는게 인생이 아닌가 싶다. 일찌기 플라톤은 이를 "노령(老齡)은 분명히 신속하다. 하여간 우리에게 필요 이상으로 신속히 다가온다"(饗宴)고 갈파했다.통계청은 노인의 날인 1일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501만6000명으로 총인구의 10.3%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절대인구 500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고령자의 이혼이나 재혼도 지난해에 비해 10%이상 늘어났다. 또 노인의 65.3%가 노후준비를 하지 않았고, 41.7%가 생활비 때문에 일자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앞으로 노인 인구는 급증할 것이다. 여기서 파생되는 노인문제 역시 발등의 불이다. 하지만 노인도 "꽃보면 반갑고 잔잡으면 웃음나는"(이중집의 시조) 존재다. 항상 이 점을 감안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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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0.03 23:02

[오목대] 헐리우드 스타들

미국의 브랜드가 약 23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그러나 나이든 기성세대에게 쉽게 떠오르는 미국 브랜드는 우선, 포드 자동차, 그리고 코카콜라, 헐리우드 영화, 디즈니랜드 정도이다.이중에서도 헐리우드 영화는 기성세대에게 많은 추억거리를 안겨주었다. 지난 50, 60, 70년대의 배고프고 가난했던 시절, 서양 문화의 으뜸 전령사는 헐리우드 영화이었다. 악당과 대적하는 서부 보안관의 씩씩한 모습이나 인디언과 싸우며 황야를 개척하는 미국민의 광경은 관객들에게 삶의 청량제였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헐리우드 명배우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것이 세월의 무상함이다.2001년도 접어들어 영화 "길"에서 차력사, 잠파노 역을 실감나게 연기했던 안소니 퀸이 86세로 사망했다. 영화"노틀담의 꼽추"에서의 안소니의 연기는 지금도 살아있다. 화가 반고호의 삶을 그린 "열정의 랩소디"에서 고갱역으로 나와 오스카 조연상을 수상했다. 그의 만년은 그림과 조각에 받쳐졌다.2003년 도에는 미남배우 그레고리 펙이 사망했다.그는 올드팬에게 오드리 햅펀과 나온 "로마의 휴일"로 유명하다. " 신사 협정","정오의 출격","나바론 요새"등 출연작이 많지만 "앵무새 죽이기"라는 영화에서 인종차별에 맞서는 정의로운 변호사의 역이었는데 실제 생활에서도 모범적 이었다고 한다. 한번 이혼하고 기자출신 베로니카와 재혼한후 죽을때까지 평생을 같이 했다.2004년에 접어들어 알파치노, 로버트 드니로,잭 니콜슨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남자배우라는 칭호를 받았던 말론 브란도가 서거했다.향년 80세였다. 그의 오래지 않은 영화 "대부"는 너무도 유명하다.2008년 올해 들어 "벤허"의 주인공 찰톤 헤스톤이 영면했다.그의 강렬한 눈빛, 호소력있는 목소리, 카리스마의 외모도 함께간 것이다. 올들어 또 "내일을 향해 쏘라" "스팅"의 주인공, 폴뉴만이 서거했다. 이제 이들이 남기고 간 빈자리를 로버트 드니로, 캐빈 코스트, 크린트 이스우드, 정도가 지키는 정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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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0.02 23:02

[오목대] 그린피 인하

정계에서 알아주는 골프광인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골프 에피소드와 역대 대통령의 골프 비사등을 공개한 적이 있었다.박정희 대통령은 자세가 꼿꼿하고 경기 중에는 별로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이동중에는 골프채로 어깨총 자세를 하고 다녔다는 것.김영삼대통령은 자신과 안양골프장에서 라운드 하던중 헛 스윙을 해 엉덩방아를 찧었다는 것.사진기자들이 많이 포진해 있어 긴장한 탓인지 힘이 잔뜩 들어가 마냥 주저 앉고 말았다.YS는 그후 골프에 흥미를 잃어 배드민턴만 한다는 것이다.미국 대통령들은 골프와 친숙했다.고수인 케네디대통령은 자신이 골프 친다는 사실을 자주 숨겼다. 1960년 사이프레스 포인트에서 홀인원을 했다.케네디는 핀에 거의 붙는 샷을 날려 들어 가지 말라고 기도했지만 홀인원이 됐다.나중에 그는 단 한시간만에 홀인원했다는 소문이 전국을 돌아 백악관까지 들어왔다고 하소연했다.최악의 골퍼 중 한명인 닉슨은 내기할 때면 시도 때도 없이 컨시드를 달라고 했다.그레이하운드 버스회사 사장과 라운드 할 때 닉슨이 2피트짜리 퍼팅을 남겨 놓고 넣은 걸로 할까라고 하자 그 사장이 그러면 돈 못 준다고 했다고 한다.결국 닉슨은 그 퍼팅에 실패했다고 한다.클린턴은 사람들 앞에서 멀리건을 두개나 쳐놓고 79타를 쳤다고 당당히 말했다고 한다.국민들은 클린턴과 닉슨이 사실을 잘 말하지 않았다고 여겼다.이같은 이야기는'백악관에서 그린까지'라는 책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이병철 삼성회장은 50년초 일본에서 골프를 시작했다.일본프로골프의 대부라 불리는 고바리한테 골프를 배웠다.기본을 중시하는 고바리로부터 골프를 배워서인지 이회장의 골프엔 별다른 흠이 없었다.특히 아이언 샷이 정교했고 그린에 올라와서는 볼과 홀 사이의 라이를 잘 읽는 것으로 유명했다.이회장은 아들 이건희씨에게 골프를 배우도록 장비부터 각별히 신경을 써줬다.이회장은'골프를 이해하게 되면 세상의 이치를 알게 된다'고 여겨 골프 예찬론을 폈다.정부가 오늘부터 수도권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회원제 골프장에 대해 2년 한시적으로 골프장 세금 감면 혜택을 주기로 했다.드디어 그린피 인하를 통한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했다.삶은 계란 값부터 내려야 한다. /백성일(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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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10.01 23:02

[오목대] 마라톤의 인간한계

마라톤은 기원전 490년 페르시아 전쟁에서 1만여 그리스군이 10만 대군의 그리스를 물리치자 그리스의 병사 페이디피데스가 마라톤벌에서 아테네까지 달려가 승전보를 전하고 숨졌다는 일화에서 유래한 경기임은 잘 알려진 일화이다.하지만 현재의 마라톤 코스가 어떻게 42.195㎞로 결정됐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후일 마라톤벌에서 아테네 스타디움까지 거리를 실측한 결과 36.75㎞였으나,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 부터 1920년 제7회 벨기에올림픽때 까지 마라톤코스는 40㎞ 안팎이었다. 1908년 제4회 런던올림픽때도 42㎞로 설계했으나 당시 영국 왕실일가가 윈저궁에 앉아서 마라톤 경기의 시작을 봐야 한다는 발상 때문에 출발선을 변경하면서 거리가 42.195㎞로 늘어났고, 제8회 파리올림픽 부터 이 거리로 확정됐다고 한다.마라톤은 다른 기록경기와 달리 '신기록'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최고기록'이라 쓴다. 경기가 열리는 코스마다 지형등 여건이 다르기 때문이다.지난 28일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3분59초로 2시간4분대의 벽을 무너뜨리고 세계 최고기록을 갈아 치웠다. 100m 평균 17.63초로 전 코스를 달린 셈이다. 웬만한 성인의 단거리 달리기 속도를 전 구간 내내 유지해야 가능한 엄청난 질주다.마라톤 '인간 한계'로 여겨지던 2시간6분 벽이 1999년 11년만에 깨질 때만 해도 당분간 인간이 2시간5분 벽을 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9년 사이 5분, 4분 벽이 잇달아 무너지고 2시간3분 대에 진입함으로써 '인간 한계' 논의 자체가 무의미해진 느낌이다.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이 최근처럼 실감난 적은 없는 것 같다.스포츠 과학자들은 20년 안에 2시간 벽이 깨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옛 소련 연구소는 1시간50분 까지 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신발등 장비 발달과 신체 변화, 평탄한 코스가 개발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세계 마라톤이 스피드를 앞세워 질주를 계속하는 동안 한국 최고기록은 이봉주가 2000년 세운 2시간7분20초가 8년째 제 자리 걸음이다. 은퇴의사를 밝힌 이봉주를 이을 유망주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이래 가지고는 '마라톤 한국'의 전통을 이어가기 힘들다. 우리의 엷은 선수층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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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9.30 23:02

[오목대] 조직폭력배

지난 23일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경기도에 조직 폭력배가 제일 많고 인천이 9위를 차지했고 전남에 6개파 187명이 있다고 한다. 전북의 경우는 2004년도에 455명 이었던의 조직 폭력배가 다른 지역과는 달리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야인 시대라는 영화에서는 조직 폭력배와 정치계와 의 깊은 연관성을 보여주었다. 서울 종로를 장악했던 김두한 , 동대문 시장을 주무대로 했던 이정재 , 명동파의 두목 임화룡이 그들이었다. 이정재는 5. 1이후 사형을 당했고 여기에 충격받아 목사로 전향한 유명한 조직 폭력배도 있었다. 언젠가는 조직폭력이 미화 되다보니"조폭 마누라"라는 영화까지도 나왔다.우리나라의 조직 폭력 역사는 짧지만 중국, 일본의 경우는 그 연원이 상당히 길다. 일본에는 야쿠자가 있다면 중국에는 "삼합회"가 있다. 우리 귀에는 퍽 낯설지만 그것의 역사는 자그마치 서기 25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약 2천년 가까이나 된다.이들은 서기 25년 독재자 왕망이 왕의 지위를 찬탈할 때 몸을 바친 비밀 결사대였다. 그 후 삼합회에 영향을 준 집단은 10세기 무렵 당나라 말기에 있었던 백련교라고 하는데 그들은 중국을 지배했던 몽고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키기도 했고 , 주원장을 도와서 명나라를 세우는데도 한몫을 했다고 한다.청나라가 중국을 지배하자 명나라 복원을 위해 이들은 다시 저항운동을 전개했고 이 중심에 소림사 승려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서양세력을 물리칠려는 의화단의 일부이기도 했다. 이들 조직은 지금까지 동남아 각국에 은신하여 아편매매 매춘 갈취 불법 도박의 범죄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일본 과학 수사 연구소에 의하면 일본 야쿠자는 총 2500개 조직에 15만명이 있다고 한다. 1603년 도쿠가와 이에야스 시대가 되면서 전쟁이 없어지자 주인 없는 무사들이 많아졌다. 이들은 낭인(??이 되어 마을을 지켜주는 역할로 변신되기도 했는데 그들이 오늘의 야쿠자의 원조라 하고 있다.우리에게는 다행히 이런 뿌리 깊은 조직 폭력배가 없다. 뿌리 깊은 조직 폭력은 공권력으로도 제거하기가 상당히 힘들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렇다는 것이다./장세균(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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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9.29 23:02

[오목대] 배(梨)

'배 먹고 이닦기'라는 속담이 있다. 한가지로 두가지 이익을 얻는다는 뜻이다. '배 썩은 것은 딸을 주고 밤 썩은 것은 며느리 준다'는 말도 있다.이러한 배, 특히 배꽃은 옛부터 시인 묵객들이 많이 찾는 소재였다. 북송 제일의 시인 소동파는 "배꽃이 담백하니 버들은 더욱 푸르다(梨花淡白柳深靑)"고 노래했다. 하얀 배꽃과 푸른 버들의 대조적 색감이 선명하다. 또 "전일(前日)에는 천 그루 배나무 눈에 덮인듯 하더니/ 이제는 나비처럼 하염없이 나부끼네(舊日郭西千樹雪 今隨蝴전作團飛)"라고도 했다.미국의 자연주의 시인 H.D 소로우는 배꽃을 은가루에 비유했다. "이처럼 희디흰 꽃잎으로 피어나는 꽃은 없다/ 이처럼 훌륭한/ 은에서 쪼개진 은색꽃은 없다/ 오오 하이얀 배꽃이여/…"고려 후기의 문인 이조년의 시조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는 오랫동안 교과서에 실려 암송되었다. 또 부안의 명기 매창의 '이화우(梨花雨)' 역시 널리 알려진 시조다.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에 저도 날 생각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라""배꽃일세 배꽃일세/ 큰 애기 얼굴이 배꽃일세"라는 평안도 민요 또한 묘사가 좋다. 금세 훤하게 활짝 핀 처녀 얼굴이 떠오른다.이처럼 시의 소재로 널리 쓰였던 배는 서양배와 중국배, 남방형 동양배로 나뉜다. 생김새와 맛도 각각 다르다. 한국과 일본은 남방형 동양배에 속한다. 우리나라는 삼한시대부터 배나무를 재배한 기록이 있다. 전주 배와 생강으로 담은 이강주는 조선시대 3대 명주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유명했다.요즘 나오는 배는 어린이 머리통만한데다 한입 베어물면 단물이 줄줄 흐른다. 맛도 좋을 뿐 아니라 민간에서 단방약으로 널리 쓰인다. 당뇨병 대장암 예방 등에 좋고 담 가래 기침 해열작용 이뇨촉진 숙취해소에도 탁월하다. 또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때문에 쇠고기 등을 재는데도 사용한다.이러한 배를 생산하는 과수농가들이 시름에 잠겼다고 한다. 가격 폭락 때문이다. 가장 큰 대목인 추석이 예년보다 빨라 미처 판로를 찾지 못해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이후 배 농가가 크게 늘었고 덩달아 생산량도 대폭 늘어났다. 이같은 현상은 배에 국한되지 않는다는게 더 큰 문제다. 이래저래 농가들만 죽어나고 있다. /조상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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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8.09.26 23:02

[오목대] 중국인과 가짜

중국산 저질 유(乳)제품이 문제가 되는 가운데 또다시 중국산 사료에 멜라민이 섞여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홍콩에서 조차 중국산 사료에 멜라민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까지 하고 있는 정도이다.이처럼 중국인의 멍든 상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짜 상품 제조에 대해서만은 중국인은 면책특권을 받은 듯싶다. 어느 나라든지 명품이 있으면 그것을 모방하는 가짜 상품이 있게 마련이다. 좋게 말해서 모방 상품이요 나쁘게 말하면 가짜 도깨비 상품이다. 문제는 가짜 상품이 명품의 위력을 누르고 시장을 장악하는데 있다.특히 중국인은 가짜 상품 만드는 기술에 있어서는 명장(明匠)이요, 금메달감이다.아마도 중국인의 유전인자 속에는 가짜를 잘 만드는 재주가 숨겨져 있는 듯 하고 사물에 대한 중국인 특유의 과장법에도 나타나 있다.중국인의 표현들은 우리의 입을 크게 벌리게 하는 과장법적 표현들이 수두룩하다.그 유명한 미인의 대명사인 중국 당나라 헌종의 비(妃)인 양귀비의 음모(陰毛)의 길이가 석자라든가, 이태백의 시(詩)에 백발은 길이가 삼천자인데 근심 때문에 이렇게 자랐다고 했다. 도학자 장자(壯子)의 "소요유"에서는 "북쪽 바다 아득한 곳에 곤이라는 물고기가 있는데 그길이는 몇천리가 되는지 모른다"고 했다. 중국 4대 소설의 하나인 "서유기"에서 현장법사의 종자(從子)인 손오공은 500년 동안 오행산에 갇혔다가 돌에서 태어나 현장법사를 수행하면서 그의 귀속에 넣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써먹는 여의봉의 묘술(妙術)은 상상과 과장의 극치를 달린다.삼국지의 주인공 제갈공명에 얽힌 고사(古事)도 역시 과장법이 많은데 "적벽 대전"에서 제갈량이 동남풍을 빌었다는 것 역시 그렇고, 남만(南蠻)의 왕의 마음을 사로 잡기위해 일곱번 잡고 일곱번 놓아 주었다는 칠종칠금(七縱七擒)도 마찬가지이다.이런 과장은 중국 현대 영화의 "동방불패"에서도 사람이 처음으로 날아다니기도 했다. 이렇듯 문학작품,또는 영화에서의 과장은 상상력을 만족시키지만 이과장법이 옆길로 빠져 가짜 상품으로 변질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장세균(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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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8.09.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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