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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논의 公益的 기능

중국 황하(黃河)의 범람은 수천년동안 있어 왔지만 양쯔(楊子)강의 범람의 최근 수년해의 일이다.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정책으로 6천여Km 양쯔강변의 다락논등을 모두 매축(埋築)하여 공장용지등으로 용도를 바꾼 뒤에 이같은 홍수사태를 빚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최근 쌀 증산정책을 포기하면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교훈이다.정부의 쌀정책 변경배경으로 소비량 감소에 따른 보관비용 증가등 쌀의 경제적 부가가치만 거론될 뿐 벼농사가 우리의 자연생태계를 보호하는데 기여하는등 공익적 기능이 간과되고 있어 이에대한 인식의 전환이 요청되고 있다. 우리가 지나치기 쉬운 논의 공익적 기능으로는 첫번째가 홍수조절 기능이다. 우리나라 1년 강수량의 3분의 2 정도가 6∼8월 여름철에 집중되기 때문에 홍수피해를 입지 않는 해가 거의 없을 정도이다. 여름철 논은 물을 가두는 거대한 저수지 역할을 한다. 논에 물을 댈 수 있는 깊이는 약 26cm로 이를 우리나라 전체 논면적 1백16만ha에 대입해 계산하면 홍수시 논의 담수량은 27억t에 이른다. 이 담수량은 춘천댐 저수량의 18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다.둘째 지하수를 공급해주고 지하수의 오염을 저감하는 역할이다. 논에 가두어 놓은 물중 45% 정도가 논바닥을 통해 지하수로 저장된다. 또 벼는 물속의 질소와 인산 성분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수분오염 물질을 감소시키는등 하천수의 부영양화를 막고 지하로 스며드는 물의 오염을 감소시키는 기능을 한다.셋째 벼의 대기정화 기능이 탁월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논에서 재배되는 벼는 탄소동화작용을 통해 연간 1천4백여만t의 이산화탄소를 흡입하고 1천20여만t의 산소를 배출한다. 이밖에도 여름철의 확 트인 녹지공간과 요즘 같은 수획기의 황금빛 들판은 만족감 및 풍요로움을 제공해준다. 정부의 쌀정책이 바뀌면 휴경지가 늘어날 것은 뻔한 일이다. 일단 다른 용도로 바뀐 논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벼농사 위상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은 우리 자연환경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는 것을 먼저 깨달아야 할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10.05 23:02

[오목대] 헛소문

미국이 세계 최강의 권좌에서 밀려나리라는 ‘소문’이 미묘한 반미감정을 타고 세계 도척에 나돌고 있다. 그 밑바닥에는 미국 경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쌍둥이 건물의 테러에 의한 붕괴가 자리하고 있다. 대영제국의 표상이던 빅토리아 여왕이 ‘영국의 세기’가 마감되고 난 직후에 마치 ‘큐 사인’이라도 받은 양 쓰러졌다. 이와 흡사하게 ‘미국의 세기’라 자타가 공언하던 20세기가 끝나자마자 발생한 상상을 초월한 ‘사건’에 미국의 오만함을 싫어하던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소망’을 ‘소문’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이러한 ‘소문’에 힘이 실리게 된 것은 사건 직후 미국 일반시민들이 보여준 일사불란함 때문일 것이다. 다양성을 최고의 가치로 섬기던 그들이 갑자기 하나가 되어 ‘피의 보복’을 지지하고 나섰다. 강대국의 몰락이 외적 요인보다는 내적 타락에 의한 것임을 믿고 있는 이들은 이 비이성적 현상에서 붕괴의 단초를 반겨 찾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상황이 변해가고 있다. 세계 곳곳의 양심적 지식인들의 호소에 눈을 뜬 것인지, 아니면 팽개쳐두었던 ‘내면의 빛’을 다시 찾게 된 것인지, 반전쟁 반폭력 시위가 미국 심장부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언론도 아프간 응징에 집착하여 주변국 독재자들과 ‘더러운 거래’를 획책하고 있는 부시정권을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인들이 자부했듯 ‘미국의 세기’는 항공모함이나 달러의 위력에 의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강대국의 권위는 그것이 서있는 도덕적 건실함에 근거하는 것이다. 어떤 무고한 인명피해도 이것을 핑계로 한 또 다른 인명살상을 정당화해주지 못한다. 세계 도처에서 자행된 미국의 보복성 무차별 공격은 몇몇 방위산업체만 살찌게 했을 뿐 미국 자존심의 회복에는 기여하지 못했다. 헛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일체의 협상을 거부하는 미국 정치권의 태도는 사실일 수도 있겠다는 의혹을 쉽게 버리지 못하게 한다. 교통사고 소식 대신 연휴 뒤 뉴스란을 장식하고 있는 전차의 굉음이 영 마음을 무겁게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10.04 23:02

[오목대] 검은 커넥션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올해 91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가별 부패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0점 만점에 4.2점으로 42위를 차지했다. 작년에 9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부패지수에서는 4.0점으로 48위를 차지한 바 있다. 어찌보면 부패의 깊고 어두운 늪에서 한발짝 빠져나온 듯 싶다.하지만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지수 측정은 최근 3년간의 조사에 기초하고 있으며, 다년간의 지속적인 변화를 측정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순위가 조금 상승하고 점수가 0.2점 높아졌다고 해서 부패가 사라졌거나 크게 개선된 것은 아니다.그리고 부패척결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년에서 수십 년을 지속적으로 노력해야만 비로소 가능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전반의 부패요인을 효과적으로 척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권이 바뀌고 사람이 바뀔때마다 그저 마치 연례행사처럼 그렇게 스쳐가듯이 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결코 아니다.우리사회도 부패방지 전략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1999년부터 정부를 비롯한 각영역에서 부패통제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비록 작년에 비해서 올해 부패지수 순위가 몇 단계 상승했지만 아직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너무도 멀고 먼 길이기만 하다.부패지수에서 우리나라는 같은 아시아권의 싱가포르, 일본은 물론 대만, 말레이시아에 비교해서도 훨씬 뒤떨어진 순위를 보여주었다. 나아가 아직도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부패사건 등으로 국민들이 체감하는 부패현실은 너무도 심각하다.이런 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요즘 우리 사회는 ‘이용호 게이트’의 소용돌이에 빠져있다. 정치권에서는 10월에 ‘이용호 게이트’에 대한 국정조사권을 발동하고 특검제를 도입한다고 난리법석들이지만 부패예방과 통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패방지법과 자금세탁방지법을 당리당략에 따라 처리한 정치권을 믿지 못하는 것이 국민들의 정서이다.이용호 게이트를 지켜보면서 여운환, 허남석 총경, 김형윤 전 국정원경제단장, 그리고 서울지검 특수2부의 수사라인등 거의 우리 사회의 모든 부문이 연결된 총체적인 검은 커넥션을 보는 것 같아 마음 아프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9.30 23:02

[오목대] 風力발전

최근 미국 테러사태로 인해 세계의 석유 주산지인 중동에 전운이 감돌면서 대체에너지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대체에너지중에서는 경제성과 효율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는 풍력에너지가 가장 각광받고 있다.풍력발전이란 바람의 운동에너지를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시켜 전기를 얻는 기술이다. 풍력발전은 어느 곳에서나 부는 무공해, 무한정의 바람을 활용함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고,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발전에 소요되는 비용도 원자력발전이 1Kw/h당 6센트, 화력발전이 5센트 정도인데 비해 풍력발전은 3∼4세트면 충분하다.풍력발전의 이같은 장점으로 세계 각국은 정책적으로 배려등을 통해 경쟁적으로 풍력발전 보급을 확대해 나가는 추세이다. 지난해말 전세계의 풍력발전 시설용량은 1백만Kw급 원전 17기에 해당하는 1천7백30만Kw나 된다. 이중 1천2백82만Kw가 올려있는 유럽에서는 지난 6년간 시설용량이 매년 40%식 증가하여 현재 5백만명에게 전기를 풍력발전으로 공급하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도 해안·섬·산악지방등은 바람이 강해 풍력발전의 적지로 꼽히며, 특히 평균 초속 5·8m의 바람이 부는 새만금지역은 천혜의 여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국적으로 현재 8곳에 풍력발전소가 시설돼 있지만 전체 발전용량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전북도는 올해 군산시 비응도에 풍력발전기 2기를 설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새만금지역에 2010년까지 7백50억원을 들여 총 50기를 설치할 계획아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그런데 최근 전북도가 올 사업의 발주를 앞두고 풍력발전 기종 선정 문제로 딜레마에 빠져 있는 모양이다. 지역업체 보호차원에서 한국형 풍력발전시스템을 개발한 전북대 교내 벤처기업 (주)코윈텍을 사업에 참여시키려 했으나 이 사업의 주무기관인 에너지관리공단이 용량부족등의 이유를 들어 제동을 걸고 있다고 한다. 지역내 벤처기업 육성과 대체에너지 개발이라는 두가지 과제사이에서 골머리를 앓는 전북도의 입장을 이해할만 하다.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절묘한 묘수’를 찾아내길 기대해 본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9.28 23:02

[오목대] 교통문화 지수

자동차가 일상 필수품이 된 지금 교통문화는 곧 한 지역의 전반적인 문화수준을 알 수 있는 척도가 되었다. 교통문화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교통문화지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월드컵이라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앞에 둔 마당에 이 지수는 개최 도시 모두에게 있어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지난 5월부터 7월까지 교통안전공단과 녹색교통운동이 공동으로 전국 30개 도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통문화지수 조사 결과가 최근 발표되었다. 그런데 이 고장 전주가 월드컵 개최 도시 가운데 꼴찌에서 두번째를 기록했다. 예향을 내세우고 문화의 도시를 자랑하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부끄러운 결과라 아니할 수 없다.특기할 일은 평가 항목 중 운전행태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교통안전 부분에서 극히 낮은 점수를 받음으로써 이러한 결과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나머지 보행행태와 교통환경 부분에서도 비교적 괜찮은 점수를 받고도 종합평점에서 이런 기록을 차지하게 된 점은 특히 눈여겨볼 일이다.우선 주민 신고제 시행 이후 운전행태 개선에 급진전이 있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말하자면 그것이 아직 교통문화로까지 정착되지 못하고 신고의 눈길이 무서워 울며 겨자먹기로 정지선 지키기 등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이 지역에서 유별나게 심한 교통사고의 ‘확대포장’으로 사고율이 높게 책정된 수밖에 없었다는 점도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하는 부분이다. 경미한 접촉사고도 심각한 사고로 신고가 되고 아무렇지도 않은 가짜 환자들이 병원에서 거짓 입원하는 일이 이 ‘문화의 도시’에서는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어 있는 것이다.교통환경 등 구조적인 결함들을 시정하는 일도 금하고 운전행태를 바르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공동체 의식의 회복이라 할 수 있다.나도 언제든 실수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남의 실수를 대할 수 있어야 한다. 사소한 사고의 잘잘못의 가리기에 급급하여 신고나 고발을 일삼는 한, 그로 인한 도로정체와 교통혼잡을 모르쇠하는 뻔뻔함을 견지하는 한 우리는 결코 교통 후진성을 면할 수 없다. 단순한 교통문화지수의 문제가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이 지역의 삶의 질과 관련된 과제라 할 수 있는 것이다.

  • 지역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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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9.27 23:02

[오목대] '유머 政治'

한 모스크바 시민이 크렘린궁 앞을 뛰어가면서 ‘후르시초프는 바보다’라고 외쳤다. 그는 곧바로 체포돼 2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형량(刑量)중 3년을 당서기 모욕죄, 20년은 국가기밀누설죄였다. 영국 보수당의 처칠이 의회화장실에서 노동당 당수를 만났다. 그는 재밧게 바지 지퍼를 올리면서 중얼거렸다. “이 친구는 큰것만 보면 무조건 국유화 하자고 주장한단 말이야...”러시아와 영국에서 유행하는 유머들이다.유머(HUMOR)는 해학(諧謔) 익살을 뜻하는 말이다. 원래 이 말의 뿌리는 고대 그리스어 ‘HMOR’에서 유래된 것으로 ‘액체’를 의미한다. 중세 유럽인들은 이 액체의 상태에서 따라 사람의 감정이나 기분이 바뀐다고 생각했다한다. 1979년 미국 UCLA대학의 노먼 키즌즈박사는 ‘병(病)의 해부’라는 책에서 유머를 의학의 영역으로 끌어 올렸고 그후 수많은 병원이 유머치료법을 응용하고 있다한다. 실제로 유머치료 전문가들은 사람이 웃을 경우 면역기능을 맡고 있는 백혈구와 면역 글리블린은 많아지는 반면 스트레스를 받을때 나오는 코르티졸 호르몬은 줄어들어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하고 있다.굳이 의학적 해석까지 곁들이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한마디 유머가 주는 생동감은 더 설명이 필요없다. 대인관계, 교통문제, 직장생활에서 짜증나고 우울하고 불쾌할때 웃음거리를 만들어 좌중을 즐겁게 해줄줄 아는, 유머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그는 이미 한 발 앞서 나가는 직장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웃기는 컨설팅’이 이색 비지니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소식은 들린다.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유머의 노하우를 자문해 직장분위기를 화합으로 이끌고 더불어 업무의 능률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요즘 벌어지는 있는 정치판은 과연 어떤가. 도무지 익살과 해학 같은 서구 정치권의 유머 감각은 눈씻고 찾아 볼래야 찾아 볼 수가 없다. 그저 상대방을 불구대천의 원수 대하듯 으르렁대는 소리만 요란하다. 여·야가 싸울때 싸우더라도 관전자인 국민들을 피곤하게 해서는 안된다. 우리도 이제는 점잖은 유머정치를 볼때도 되지 않았는가.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9.26 23:02

[오목대] 쌀 소비촉진

5공때 전두환(全斗煥)대통령을 수행하여 미얀마 방문길에 올랐다가 아웅산 테러로 숨진 고 김재익(金在益) 경제수석비서관은 쌀증산시책을 반대한 소신파였다. 경제학의 비교우위론을 내세우며‘쌀은 값싸고 질도 우수한 미국산을 수입해다 먹는 대신 그많은 농경지에 공장을 세워 산업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 그의 이런 주장은 우리의 정서와 농촌현실을 외면한 경제학자의 이상주의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았었다.그러나 그의 정책판단이 옳았다고 보여지는 현실이 눈앞에 닥쳤다. 꾸준히 증산시책을 펴온 결과 이제는 재고량 누증으로 쌀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것이다. 5년연속 풍년에다가 소비량마저 감소하는 바람에 현재 쌀 재고량은 7백50만섬에 이르고 올 수확량까지 합하면 1천만섬이 넘을 것이라는게 당국의 전망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권장하는 적정량보다 60%나 초과한 양이다. 드디어 정부가 쌀 증산정책을 포기하고 내년부터는 점차 약정수매제도 폐지할 방침을 밝혔다.당연히 농민들이 들고 나설 일이다. 전국에서 농민단체들이 정부 정책을 성토하고 충남에서는 수확을 앞둔 벼를 갈아엎는 소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나라당이 남는 쌀을 북한에 지원하자는 제의를 하고 정부여당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움직임을 보이고있는데 이번에는 일부 강경론자들이‘퍼주기 식’대불정책이라고 반대하고 나서 문제가 꼬이는듯이 보인다. 보릿고개의 아픔을 꺾은지가 언젠데 이런 배 부른 타령이 나오는지 국민의 눈으로 볼때는 금석지감(今昔之感)이 드는것이 사실이다.이런 쌀 소동은 근본적으로는 소비촉진으로 해결해 나갈 수밖에 없다. 식생활 개선으로 쌀 소비에 문제가 생겼다면 쌀밥만 고집할것이 아니라 쌀을 가공한 식품개발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미 바이오벤처에서 생명공학과 접목한 버섯쌀·비타민쌀·암 예방쌀등 기능성 쌀을 연구개발하고 있다한다. 엊그제 김제 지평선축제에서는 모대학 관련 학부가 주최한 쌀 가공제품과 아시아·유럽의‘별미(別味) 밥’전시회까지 열렸다. 쌀이건 보리건 먹고 싶게 만들면 소비는 저절로 이루어지는것 아닌가.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9.25 23:02

[오목대] ‘說’과 ‘疑惑’

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百尺竿頭)에 걸린 구한말(舊韓末)에 차마 듣기 섬뜩한 괴담이 밑도 끝도 없이 떠돌기 시작했다. 너무 엽기적이어서 옮기기조차 거북한 이 괴담 시리즈는 “나병환자가 어린아이의 간을 빼먹는다, 중국 사람들이 항구에 배를 대놓고 서커스 시킬 아이들을 닥치는대로 잡아간다, 백인(러시아인)들이 몸보신 하기 위해 어린아이를 가마솥에 삶아 먹는다”는 등 사람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그러나 황당하기 이를데 없는 이 괴담은 입소문을 통해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고 어느새 일각에서는 반신반의 하면서 ‘사실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지만 소문이 소문을 확대 재생산하여 자꾸 반복해서 들으니 스스로 ‘인식의 혼란’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드(freud)의 지적처럼 인간은 이중적 본능을 가진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반복, 최면, 합리화에 약할 수 밖에 없다. 더욱 이 소문의 내용이 충격적이면 충격적일수록 혼란의 강도는 더 심하게 나타난다.어쨌거나 이 괴담은 폭발력이 어찌나 컸던지 수십년이 지난 해방후 까지도 이어져왔다. 흉측한 괴담이나 유언비어, 흑색선전과 같은 악성 루머는 항용 세상이 어지러울때 자주 등장하는 습성이 있거니와 이 괴담도 극도의 혼란기에 일본인들이 반사적 이득을 노리고 만들어 퍼뜨린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 모았었다.한데 최근에는 ‘설(說)’과 ‘의혹’이라는 단어로 포장된 유언비어와 흑색선전이 시간, 장소 가리지 않고 횡행하고 있어 국민들을 ‘혼란의 늪’으로 빠뜨리고 있다. 대명천지 밝은 세상에 혹세무민(惑世誣民)도 유분수지, 어디서 한마디만 주워들으면 무슨 대단한 비밀이라도 캐낸듯 우선 폭로부터 하고 본다.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아니면 말고’식으로 고개만 돌려버리면 그만이다. 상대방이 당할 곤욕 쯤이야 안중에도 없다. 그런 부류는 으례 자기 인권이라면 끔찍이도 챙긴다. 이같은 무책임한 폭로는 정치권과 언론이 단연 금메달 감이다. 야당과 일부 언론이 ‘이용호 사건’을 놓고 또 ‘호남 커넥션’ 운운하며 야단법석을 떨고 있다. 속이 빤히 들여다 보인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9.24 23:02

[오목대] 베이징의 洋弓

고구려 무용총(舞踊塚)의 서쪽에는 고구려인의 기상이 담긴 채색 수렵도가 있다. 벽화에는 큰 나무를 사이에 두고 오른쪽에는 소가 끄는 마차가 대기하고 있고 왼쪽에는 사냥을 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사냥은 깃털이 달린 모자를 쓴 5명의 말 탄 사람이 활시위를 힘껏 당기며 사슴과 호랑이를 쫓고 있는 생동감 넘치는 장면이 전개되고 있다.그런데 그 사냥하는 모습이 참으로 희한하다. 활을 쏘는 사람들이 사슴과 호랑이를 쫓으며 활시위를 당기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사슴과 호랑이로부터 멀리 떨어지면서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한마디로 사냥감을 쫓으면서 거리를 좁혀서 활을 쏘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라 재미가 없으니 사냥감과의 거리를 벌리면서 활을 쏴야 제 맛이라는 것이다. 참으로 신궁(神弓)이라 아니할 수 없다.신궁이라면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를 빼 놓을 수 없다. 황산대첩에서 왜구의 적장은 아지발도(阿只拔都)라는 장수로서 나이 겨우 십 오륙세되는 약관이지만 흰말을 타고 창을 휘두르는데 빠르고 날래기가 어느 누구와 비길 데 없이 용맹하였다고 한다. 아지발도가 말을 달려 지나칠 때마다 쓰러지는 고려 군사가 부지기수라 감히 당할 자가 없었다.적장 아지발도는 얼굴까지 갑옷으로 무장하고 있어서 활을 쏠만한 틈이 없었으니, 이를 본 이성계는 활로 아지발도의 투구를 쏘아 맞추어 떨어지게 한 후 그의 의동생 이두란으로 하여금 아지발도의 목을 쏘게 하여 적장을 제압하였다는 전사(戰史)가 전해지고 있다.선조들의 신들린 활 솜씨를 이어 받기라도 하듯이 우리 한국의 양궁은 세계 제일이다. 한국 여자 양궁이 LA대회 이후 시드니 올림픽까지 5연패(連覇)를 달성하고 남자 양궁도 이에 못지 않게 기세를 올리고 있다.이런 우리 남녀 양궁 선수들이 최근 제41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각기 본선에 올라 중국 베이징의 양궁센터를 뒤흔들고 있다. 우리선수들의 활시위를 지켜보면서 그 옛날 안시성 싸움에서 활을 쏘아 중국 당태종의 눈을 맞추어 간담을 서늘케 했다는 양만춘 장군이 떠오른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9.22 23:02

[오목대] ‘세계 치매의 날’

오늘은 세계치매협회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으로 제정한 제7회 ‘세계 치매의 날’이다. 지난 94년 WHO가 특별히 이 날을 제정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노령인구 증가와 함께 치매환자가 급증하고 있는데도 아직껏 이 병에 대한 확실한 치료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치매협회는 오늘 서울에서 ‘실버 씰(silver seal) 캠페인’을 시작으로 치매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우리가 흔히 ‘노망’이나 ‘망령’이라고 부르는 치매는 뇌신경에 일시적 혹은 지속적 손상이 발생해 뇌세포가 죽기 때문에 생기는 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노령인구의 증가로 치매에 걸리는 노인이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지난해말 우리나라의 65세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의 7.1%인 3백30만명으로 이중 약8.5%인 28만여명이 치매환자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치매환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2020년에는 65세이상 노인의 10%이상이 치매에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할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치매에 걸린 환자는 기억력 상실, 공간·시간 개념 상실, 언어 장애, 대소변 가리지 못하기 등의 각종 증상으로 급속히 피폐해진다. 그러나 치매가 더욱 무서운 것은 환자로 인해 가족관계까지 붕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환자를 장기간 돌보거나 병수발 하기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온 가족이 매달려 ‘전쟁아닌 전쟁’을 치러야 할 정도이다. 게다가 병원에 입원시킬 경우 경제적 부담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가족들이 겪는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다.이제 치매는 단순히 노인문제를 떠나 한 가정을 파괴시킬 수 있는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정부당국은 전국의 최소한 28만 이상의 가정이 치매환자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실을 ‘각 가정의 문제’로 간과해서는 안된다. 치매에 걸린 노인들이 사는 날까지 인간적인 품위를 지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의 도리이며 국민의 복지를 전담하고 있는 국가의 책임인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9.21 23:02

[오목대] 자동차 稅金

지난 주말 각시군 민원실이 북새통을 이루었다. 부당한 자동차세금에 대한 이의 신청자가 마감 일을 앞두고 한꺼번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자동차세금이 잘못 책정되었다는 불만이 납세자 권리 찾기 운동과 연계하여 법적인 대응으로까지 진전된 것이다.일차적인 불만은 다른 재산세에 비하여 자동차세가 턱없이 높게 책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보통 자동차 3년만 타도 찻값 자체를 상회하는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중·소형차의 경우에도 4억원을 호가하는 고급아파트의 재산세와 비슷한 세금을 내야 한다.또 하나 불만의 원인은 같은 자동차의 경우에도 형평성에 문제가 많다는 점이다. 배기량만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배기량이 같은 외제 고급승용차와 국산 자동차의 세금이 동일하다. 특히 차 가격이 현저하게 떨어진 중고차의 경우에도 똑같은 세금을 감당해야 하는 불합리가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심한 경우에는 실제 거래 가격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 일도 있다니 불만이 끊이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경우 주행세를 따로 지불해야 하고 휘발유 등 기름 값에도 높은 비율의 세금이 포함되어 있는데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턱없이 높은 세금이 부과되고 있는 점도 불평의 소지가 되고 있다. 생활필수품이 된지 오래인 자동차를 아직도 ‘특별한 소비’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대목이다.자동차세가 지방세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감세할 경우 지방세원의 급격한 감소를 염려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이런 이유로 불합리한 세금징수를 계속한다면 이야말로 행정편의주의 혹은 세수편의주의가 아닌가?이제 자동차가 보편화된 현실에 맞는 합리적 조세제도가 정착되어야 하겠다. 시민들의 문제제기나 이의신청이 있어야만 시정이 된다면 언제 후진국의 딱지를 뗄수 있겠는가? 뒷북 치는 행정이 아니라 예상되는 문제점을 앞서 개선해 나가는 선진국형 행정을 언제까지 부러워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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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9.20 23:02

[오목대] 美國대통령 자리

미국에서 훌륭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 가운데 가장 중요한것은 무엇일까. 연전(年前)에 프리스턴대학의 정치학 교수 프레드 그린스타인이 펴낸 그의 저서 ‘현대 대통령의 특성:루스벨트∼클린턴의 통치 스타일’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갈것 같다.그는 이 책에서 ‘대통령은 감정에 지배되지 않고 이를 건설적 목적으로 전환할수 있는 정서적 지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능력을 갖춘 역대 대통령으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와 제랄드 포드, 조지부시를 들었다. 프랭크린 루스벨트와 해리 트루만, 존F 케네디, 로널드 레이건등 미 국민들에게 훌륭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인물들은 비록 감정적인 면이 없진 않지만 감정에 의해 지도력을 손상하지는 않은 대통령으로 꼽고 있다.반면 빌 클린턴 대통령과 리차드 닉슨, 지미 카터등은 정서적으로 장애가 있는 대통령으로 분류했다. 그린스타인 교수는 특히 클린턴의 경우 그의 결점이 스스로를 수준 미달로 만들었으며 국가를 당황하게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의 위기는 클린턴의 바지 지퍼속에 있다’는 놀림을 받을 정도로 섹스스캔들로 혼쭐이 난 클린턴이나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닉슨은 그렇다 치자. 하지만 ‘세계의 정의와 인권’을 부르짖은 카터까지 ‘정서 장애’로 분류한데 대해서는 우리 정서로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그린스타인 교수는 루스벨트이래 역대 11명의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분석한 이 책에서 결론적으로 루스밸트를 개인의 장점과 단점을 가장 균형있게 조화시킨 인물로 평가 하면서 훌륭한 대통령을 결정하는 요소로 앞을 내다보는 비전과 의사소통능력, 정치력, 사물에 대한 인지방식, 조지력등을 꼽았다.그의 평가에는 들어있지 않지만 지금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미국의 자존심이 걸린 대테러와의 전쟁을 앞두고 통치력이 국민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린 테러범들은 더티함(더러움) 숫법을 써서라도 반드시 응징하겠다’는 그의 선언은 일면 감정이 섞인 것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그의 단호한 자세에는 미 국민과 전세계가 박수를 보내고 있다. 결단의 시기가 언제일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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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9.19 23:02

[오목대] 테러리즘

지난 11일 저녁, TV를 통해 민간항공기로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돌진한 테러장면을 지켜본 사람들은 아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그 끔찍한 화면이 ‘정말 실제 상황인가’하는 혼란을 겪었을 것이다. 첩보영화나 전쟁영화에 익숙한 우리들은 폭연(爆煙)에 휩싸인 1백10층짜리 매머드 건물을 지켜보면서 혹시 방송국에서 실수로 영화의 한 장면을 방영하는 것이 아닌가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장면은 실제 상황이었다. 아무리 이해의 폭을 넓혀 보아도 도무지 믿기지 않았지만 엄연한 사실이었다. 더욱이 공룡같은 쌍둥이 건물이 와르르 맥없이 무너져 내릴때는 보아서는 안될 것을 본것 같아 허탈해지기까지 했다. 그것은 테러가 아니라 차라리 전쟁이었다. 얼굴없는 ‘회색전쟁(grey war)’시대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테러리즘이 인류의 역사에 등장한 시기는 언제인가? 많은 전문가들은 1789년 프랑스 혁명이후 혼란기에 자행된 무차별 폭력을 기원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사전적 의미의 테러리즘, 즉 ‘조직적인 폭력의 사용’은 기원전부터 있어 왔다. BC44년에 발생한 로마의 쥴리어스 시저 암살사건이 일종의 테러리즘이고 AD66∼77년에 팔레스타인 종교집단이 ‘시카리’라는 테러리스트단체를 결성, 로마 통치에 협력하는 유태인들을 공격한 것도 테러리즘이다.이후 테러리즘은 시대가 바뀌면서 보다 다양한 목적하에, 보다 많은 장소에서 보다 잔인하고 충격적인 방법으로 자행되고 있다. 이제 특정인을 암살하는 단순테러 정도는 테러 축에도 못낀다. 항공기를 납치하고 협상을 벌이는 것도 고전적 테러방식이 돼버린지 오래다. 툭하면 차량을 이용한 폭탄테러에 항공기 공중폭파도 서슴치 않는다. 테러분자들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언하여 피해당사자가 민간인이든 민간 건물이든 가리지 않는다. 참으로 가증스런 집단이라 아니할 수 없다. 말이 테러리즘이지 국지적인 전쟁행위와 무엇이 다른가. 테러리즘의 세계적 권위자인 영국의 세인트 앤드류스대학 폴 윌킨스(poul wilkinson) 교수는 테러리즘을 ‘선전포고 없는 전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전쟁을 통해서라도 테러리즘은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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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9.17 23:02

[오목대] 노스트라다무스

노스트라다무스는 프랑스 출신의 시인이자 점성술가이다. 하지만 후세 사람들에게 노스트라다무스는 위대한 예언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노스트라다무스는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변혁들은 별들과의 관계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며, 인류가 살고 있는 지구 대이변의 마지막은 화성이 불러일으킨다고 예언하고 있다.노스트라다무스는 프랑스의 유태계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히브리어, 그리스어, 라틴어, 수학, 점성술을 배웠고, 대학에서는 의학을 전공했다. 젊은 시설에는 프랑스 각지를 방랑하면서 페스트나 풍토병 치료에 종사하면서 신(新)플라톤주의 사상과 은비사상을 접하였다. 그의 저서는 그 신비성 때문에 로마 가톨릭교회에 의해 금서(禁書)가 되기도 하였다.그 중에서도 4행시로 된 예언서 ‘제세기(諸世紀)’는 여러 나라 말로 써졌으며, 자신의 죽음뿐만 아니라 후원자인 앙리 2세의 죽음, 생바르텔미의 학살, 프랑스 혁명, 나폴레옹의 등장뿐만 아니라 런던의 대지진이나 히틀러의 대두, 페스트의 대재앙과 일본의 원폭투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예언을 하였다.심지어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현존하는 폭탄이나 로켓, 잠수함, 비행기등의 발명을 예언했다고 사람들은 믿고 있다. 특히 현존하는 예언시 968편이 1970년대 후반에 번역되어 나오면서, 전 세계는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이른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붐’이 일어나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요즈음, 전 세계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떠올리고 있다. 지금 전세계인의 이목은 미국과 중동에 쏠려있다. 서구세계의 부와 힘의 상징인 세계무역센터와 미 국방성 펜타곤이 무참히 짓밟힌 전대미문의 사건이 초강대국인 미국에서, 그것도 힘과 부를 상징하였던 심장부가 강타 당한 것을 지켜보았다.뉴욕과 워싱턴의 테러 대참사를 겪은 미국은 13일 이를 응징하기 위한 본격적인 전쟁태세에 돌입하면서 ‘21세기의 첫 전쟁’을 선포하였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기자 회견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쟁을 승리로 이끌 것이라는 확고하고 강력한 결의를 밝히며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대내외에 천명했다.뉴욕과 워싱턴의 대참사를 지켜보면서 노스트라다무스가 중동에서의 전쟁이 인류의 최후의 전쟁이 될 수 있다고 한 예언이 자꾸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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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9.15 23:02

[오목대] 게임엑스포

요즘 청소년들에게 단순 오락의 차원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인식되고 있는 컴퓨터 게임의 원조는 1958년 윌리 비긴보섬 박사가 개발한 5인치 크기의 오실로스코프를 이용한 테니스게임이라고 한다. 그후 62년 미국 MIT공대 학생 스티브 러셀이 만들어 인기를 끌었던‘스페이스 워’를 비롯 전투기 격추, 벽돌 부수기 등의 비디오 게임은 오락실에서 동전을 넣고 소일거리로 즐기는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하지만 9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정보통신 기술과 컴퓨터의 발전에 따라 이용자들의 흥미를 더해주는 다양한 게임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게임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세는 시장규모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올해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지난해의 8천3백58억원 보다 21% 성장한 1조1백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국내 게임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시장은 각각 50%와 1백60% 신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세계 게임시장의 수출시장 규모도 올해 예상액이 1천5백70억 달러이고, 2003년까지 2천6백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2003년의 매출액이 2천6백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반도체시장과 규모가 비슷하다는 얘기다. 어린아이들이나 즐기는 유치한 오락쯤으로 여겨지던 게임이 이제는 21세기를 이끌어 갈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게임을 통한 영상문화산업 육성’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개최한 제2회 전주 컴퓨터게임엑스포가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9일 막을 내렸다. 5만여명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는등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다고는 하지만 게임 역사관이나 모바일관등 기획전시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전주에서만 볼 수 있는 게임엑스포로 특화시키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사전준비가 소홀하고 전문인력이 없어 운영에 미숙한 점을 드러낸 것은 지방에서 개최하는 불리한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내년 제3회 대회에서는 보다 치밀한 사전준비로 도내 게임산업 육성과 전문인력 양성에 기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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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9.14 23:02

[오목대] 진정한 프로정신

자신(自信)은 성공의 제일 비결이다. 그것이 있어야만 타인의 신뢰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내실(內實)에서 우러나와야하지 허세여서는 안된다. 말하자면 스스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전제로 한 믿음일 뿐 남에게 시위하기 겉치레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지나친 자신감의 시위는 오만함으로 보일 수 있다. 시건방짐으로 오해될 수도 있다. 그래서 진정한 전문가는 구체적인 실천행위로 보여줄 뿐 괜스러운 말이나 몸짓으로 오해 살 일을 하지 않는다.이런 의미에서 볼 때 얼마 남지 않은 전주세계소리축제 전문실무기획팀들의 지나친 자신감이 일선 기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쫓기듯 바쁜 준비과정 때문에 홍보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처지이고 보면 홍보의 상당부분을 담당해줄 일선 기자들이 천만 원군처럼 반가울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흉대와 괄시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기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사과 한마디 없는 것이나 취재 때문에‘일’을 할 수 없다며 신경질을 부리는 것도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지금의 시점에서는 홍보보다 더 급한‘일’이 어디 있는가? 아직도 다른‘일’로 분주하다는 것은 스스로 지난 준비과정에 소홀함이 있었음을 자인하는 꼴에 다름아니다.진정, 이러한 태도가 이 지역의 문화적 역량에 대한 불신이나 지역 언론의 역할에 대한 과소평가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진정, 이것이 소리축제의 성패보다 조직 보스의 신임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행태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축제기획의 진정한 전문가라면 무엇인가 한 수 가르쳐주려거든 정말로 프로다운 면모를 먼저 보여줘라. 얼치기 프로 흉내내지 말고,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하며 일의 성공을 위해 철저하게 자기를 바치는 의연한 모습을 보여주라는 말이다.‘발목잡기 타령’으로 도망갈 구실만 찾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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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9.13 23:02

[오목대] 國監 거부운동

국정감사가 시작된 첫날 서울시청 감사장 입구에서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피감기관 공무원들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감사 거부’ 피켓시위를 벌인 것이다. 군사정부나 문민정부 시대에는 도저히 있을수 없었던 일이 사실상 국민의 정부 마지막 국정감사라 할 올해 국감장에서 벌어진데 대해 국민들이 아연해 하고 있다.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발전연구회(약칭 전공연)가 주도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감거부운동은 나름대로 수긍할만한 대목이 없진 않다. 국정감사에 관한 법률은 자치단체중 특별시·광역시·도를 국감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지난 91년 지방의회가 구성됨으로써 사실상 사문화 됐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미 시·도의회의 감사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이중으로 감사를 하면서 과도한 자료 제출요구로 지방공무원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정감사때만 되면 공무원들이 감사준비로 곤욕을 치르는 일이 어제 오늘의 일만도 아니다. 별로 중요하거나 꼭 필요할것 같지도 않은 시시콜콜한 자료준비로 밤샘하기 일쑤고 국감장에 불려나가 국회의원들의 호통과 질책에 주눅드는 일이 어디 한두번인가. 이런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국정감사 방식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나 국회내에서도 제기되곤 했지만 아직도 구태를 벗었다는 평가는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다.그렇다고 ‘전공연’측의 물리적 저항을 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국가 위임사무를 집행하는 지자체의 업무처리 과정을 국회가 감시·감독하지 않으면 뉘라서 이를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겠는가. 지방의회가 이를 대행한다지만 아직도 우리의 지방자치 수준이 국회와 버금갈만한 권위와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볼수는 없다. 더군다나 공무원들의 집단행동은 공무원법에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전공연도 이의 준수를 천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원을 상대로 물리적 저지투쟁까지 벌인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차제에 국회의 권능도 살리고 전공연의 요구도 어느정도 수용할 수 있는 절충점을 모색해야 한다. 그것은 지금과 같은 국감행태의 개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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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9.12 23:02

[오목대] 葬墓문화의 개선

해마다 설이나 추석같은 명절이면 어김없이 되풀이 되는 현상이 귀성전쟁이다. 고속도로나 국도는 말할것도 없고 심지어 도시주변의 지방도까지 전국 각지의 도로가 이 때쯤이면 넘쳐나는 차량들로 뒤범벅이 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교통체증으로 귀성객들이 차속에서 고통을 감수하는 것도 연례행사다. 오죽하면 ‘귀성길이 지옥길’이라는 자조섞인 푸념들이 쏟아 질까마는 이게 다 유난하다싶은 우리 민족의 조상숭배 풍습때문이니 따로 불평만 할 일도 아니다.양지바른 명당을 골라 조상의 묘를 잘 써야 발복(發福)한다는게 우리 전래의 장묘 풍습이다. 분묘가 크고 잘 가꿔져야 후손들의 체면이 선다는것도 통념이다. 그러다 보니 주자가례(朱子家禮)에 따라 시신을 염한 후 관에 넣어 땅에 묻는 매장방식이 여전히 성행한다. 그 묘지를 찾아 제사를 지내는 오랜 우리 풍습때문에 해마다 명절이면 마치 ‘먹이 사냥에 나선 굶주린 개미군단의 행렬’처럼 고달프기만 한 귀성전쟁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이런 장묘문화의 개선은 우리 사회에 오래 된 화두다. 매장 풍습때문에 해마다 여의도 1.6배 크기의 국토가 죽은 자의 몫으로 잠식 당하고 있고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전국의 지자체들이 묘지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죽은 사람이 산 사람보다 더 넓은 땅을 차지하는 이런 비효율을 그대로 방치했다간 국토가 절단날수 밖에 없다. 대안은 두말할것도 없이 화장(火葬)이다. 시신을 화장하여 뿌리거나 납골당에 안치하는 화장은 일본이 거의 1백%, 불교문화권의 태국이 90%, 미국이나 유럽같은 선진국들도 80%이상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화장 비율은 아직도 30%선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국민의식에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몇년전부터 사회저명인사나 종교계를 중심으로 ‘사후 장기기증과 화장참여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SK그룹 고 최종현회장의 화장유언과 그 실행이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준 일도 생생하다. 어제 본보 기획보도(19면)는 장묘문화 개선에 대한 도민의 관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화장과 납골당 문화만 정착돼도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치르는 귀성전쟁의 고생은 크게 줄어들수 있을 것이다. 내일 모레가 또 추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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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9.11 23:02

[오목대] 地方分權

예기치 못한 군사정권의 등장으로 30년 동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지방자치제가 온 국민의 절박한 요청에 따라 부활된지 올해로 11년째를 맞았다. 그러나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 각 지역의 잠재력이 살아나 전 국토가 균형발전 될것이라는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작금의 지방자치 실태는 ‘참담하다’고 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모양만 지방자치지 아직도 지방행정에 대한 결정권과 집행권을 중앙정부가 꽉 틀어쥐고 놓아주지 않고 있으니 지역 특성에 맞는 행정을 펼치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게다가 주요 정책결정과 예산투자가 여전히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져 지방은 오히려 지방자치 부활 전보다 상대적으로 더 퇴락하고 있다. 99년말 현재 분야별 수도권 집중도를 보면 남한면적의 11.8%에 불과한 서울·경기지역에 전체 인구의 46.3%가 몰려있고 10대 명문대와 30대기업 본사도 각각 80%와 88.5%가 모여있다. 또 국가공공기관이 84.3%, 외국인 투자기업이 72.9%, 벤처기업이 77.1%, 은행예금의 67.9%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수도권은 거대한 ‘블랙홀’이 되어 지방의 돈과 사람을 계속 빨아들여 주택난·교통체증·환경오염에 시달리고 있고 지방은 지방대로 산업침체에다 인재와 자금이 유출되는 악순환을 거듭하여 고사직전에 처해 있다. 더욱 염려되는 것은 지금도 틈만 나면 지방사람들은 수도권을 기웃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 모일간지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0.6%가 ‘지방에 있으면 뒤떨어 진다’고 대답했고 21.8%는 수도권으로의 이주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서시히 침몰해가는 지방실정을 보다못한 전국 각지역의 지식인 2천7백57명이 최근 “고사위기에 빠진 지방을 구하자”며 중앙정부를 향해 ‘지방분권’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수도권 집중을 부추기는 정책의 중지, 국세의 지방세로의 대폭 전환, 행정·재정 결정권의 지방 이양, 지방대학 육성 등을 주장하고 있다. 너무도 당연한 요구여서 부연 설명이 필요치 않을것 같다. 정부의 획기적인 인식의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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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9.10 23:02

[오목대] 曲藝 정치

우리네 남사당놀이는 곡예의 진미를 보여주는 놀이이다. 현재 전승되고 있는 남사당놀이 중 줄타기는 그야말로 줄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펼치는 곡예 그 자체이다. 줄타기는 줄꾼 또는 줄광대라 부르는 재주꾼이 두어 길 높이로 공중에 매어 놓은 줄 위에서 삼현육각의 반주에 맞추어 재담과 소리도 하고 춤도 추어가며 잔재주를 부리는 놀음이다.특히, 줄꾼은 놀이가 절정에 이르면 ‘잘하면 살 판이요, 잘못하면 죽을 판’이라는 재담을 한바탕 늘어놓으면 줄 위에 일어서서 뒤로 뛰어올라 몸을 날려 공중회전을 한 다음 줄 위에 앉는 재주를 아슬아슬하지만 능수 능란하게 펼친다. 보통사람이 줄꾼의 줄타기 놀이를 보면 그 아슬아슬함에 간이 조이지만 그 능수 능란함에는 혀를 내두른다.요즈음 우리 정치판을 볼라치면 줄타기놀이를 보는 것 같아 손에 땀이 날 지경이다. 8.15 평양축전에 참가한 사람들의 돌출행동으로 불거진 여야(與野)의 갈등은 한나라당이 제출한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표결 처리됨에 따라 민주당과 자민련의 DJP 공조는 물 건너갔다.이 와중에서 국정 책임의 연장선상에서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의 책임론이 거론되었으나 결국 이총리가 내각에 잔류키로 결정했다. 아주 거창한 대의명분을 총리 유임의 이유로 내세웠다. 즉, 당보다는 국가와 국민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당에 대한 의무보다 총리로서 국민에 대한 책무를 우선한다는 명분이 언뜻 보기에는 그럴듯하다.하지만 도무지 국민들은 찜찜한 마음이 앞서고 도무지 그가 내세우는 명분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번에도 국민들은 이런 사태를 지켜보면서 자신들의 조그만 이익을 위해서는 어떠한 배신이나 이합집산도 밥먹듯이 해대는 어두운 정치적 흥정에 몸을 떨었을 것이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민련의 총재였던 이 총리가 DJP공조가 파기된 이후에도 자민련으로 복귀하지 않고 그대로 잔류하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정치의 줄타기가 시작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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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9.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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